통합대장경

ABC_IT_K1027_T_001
030_0601_a_01L가섭결경(迦葉結經)


안세고(安世高) 한역
최윤옥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 멸도(滅度)하신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는데, 나한(羅漢)들이 모두 함께 논의하고 있었다. 그때는 경장(經藏)ㆍ법률(法律)ㆍ여러 의론(議論)이 아직 결집되어 있지 않았다. 그들은 각기 마음속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우리들은 이미 해야 할 일을 다했고 진로(塵勞)의 산을 넘었으며 갈애(渴愛)의 강을 마르게 했다. 일체지(一切智)이신 태양과 같은 부처님ㆍ천중천(天中天)께서 갑자기 눈에 보이지 않으시니 우리들을 이 몸을 움직이고 보양(保養)하는 일이 싫어져서 지금 반니원(般泥洹:반열반)에 들고 싶구나.’
곧 게송을 설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의 연못과
건너기 어려운 은애(恩愛)의 바다를 넘어서
속세의 병들고 늙고
나고 죽는 수레바퀴를 파괴했네.

모든 종류의 온갖 집착을 보면
몸은 마치 독사가 담긴 광주리와 같으니
우리들은 반드시 멸도(滅度)하여
등불이 꺼지듯 마음[意]을 청정하게 하려네.

이때 무수천(無數千)의 아라한들이 각자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바위산이나 강가ㆍ샘가ㆍ해안의 절벽 등에서 멸도하여 그 은애(恩愛)를 다하였으니, 마치 등불이 홀연히 멸하는 것과 같았다. 이때 무수천의 아라한들은 모두 반니원에 들었다.
천인(天人)이 허공에 머물며 대가섭(大迦葉)에게 아뢰었다.
“지금 진인(眞人)들께서는 멸도하여 편안함에 이르렀습니다.”
이어서 천인(天人)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세존의 음성을 들어
오랫동안 마음에 장애가 없더니
지금 이미 떠나시어
부처님께서는 번뇌[垢]를 없애시고 편안함에 드셨네.

대중을 이끄시는 우두머리로서
선정[定]과 지혜를 여의면
홀연히 어리석음의 깊은 어둠에 빠져
법덕(法德)의 광명이 보이지 않게 되네.

존자 가섭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상쾌하구나, 천인의 말씀이여. 이 세간은 오래지 않아 다시 깊은 어둠에 빠질 것이다. 그 때를 당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윽고 다시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야 알겠구나. 지금 뜻을 모아 꼭 경률(經律)을 결집해야겠다. 모든 법의 교화[法化]는 가엾게 여기기 때문에 세간을 편안하고 안온하게 하는 것이다. 무엇 때문인가? 세존께서는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행을 지으시어 공덕을 쌓으셨고 힘들게 애쓰심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는데, 이는 모두 세간을 편안하게 하시고자 했기 때문이다. 법률(法律)을 결집하여 율(律)로써 세간을 구하고 섭수하며 이로부터 불법(佛法)을 받들어 보호하고 멸도에 이르기 전까지는 세간을 교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마땅히 모두 함께 모여 법을 섭수하여 보호하고 교화하리라.’
이때 현자 대가섭 등은 비구승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아나율(阿那律) 등이여, 능인(能仁:부처님의 별호)께서도 무상하시어 금강(金剛)의 산이 무너지고 부처님이라는 훌륭한 해[日]가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무상[非常]의 어둠이 능인의 광명을 가리고, 무상의 태양이 부처님의 바다를 고갈시켜 공허하게 하며, 무상의 불길이 일체지(一切智)를 태우고 있으니, 지금 바로 이때 항상 세간을 보호하려고 하셨던 부처님[父]의 공덕을 생각하고, 마땅히 부처님의 일[父事]을 바로 세워 부처님의 가르침[父敎]을 기려 행하신 바가 성취되도록 합시다.”
이에 게송으로 말했다.

아직 위없으신 분[無上]의 뜻을 결집하지 못하였으니
마땅히 몸을 버리고 멸도(滅度)할 수 없으며
또한 부처님의 자식된 도리로서
어찌 많은 경권(經卷)을 모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에 모든 비구승들은 이 말을 마칠 무렵, 존자 가섭과 오백 나한이 모여 올바른 법률의 내용을 결집하려고 곧 나열기(羅閱祇)로 나아가 세랍(歲臘)이 인정되는 회합을 가졌다. 그때 현자 아난(阿難)도 세랍을 갖추고 있었다. 그곳에 있던 나이든 이[耆年]들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여기 아난은 세존의 아우이고 또한 항상 가까이서 모시고 말씀을 들었으니, 큰 지혜를 갖추어 일체의 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성중(聖衆)들이 찬탄하며 말했다.

여기 화순(和順)한 대중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손바닥처럼 받들었으니
십력(十力)1)에게 칭탄받을 만하며
말하는 것은 청정하고 지혜를 간직하고 있네.

칠월 십오일에 새해가 끝날 무렵 경권과 법률 등 온갖 장(藏)을 모으기 시작했다. 오백 나한들이 다 모여 있을 때 기년(耆年)인 대가섭이 현자 아나율에게 말했다.
“그대는 세간을 살펴 누가 십력을 여의었는지, 그리고 여래의 제자인 승중(僧衆) 가운데 어떤 나한이 할 일을 다 마쳤는데도 이 모임에 오지 않았는지 살펴보시오.”
그러자 아나율이 곧 천안(天眼)으로 세간을 관찰한 다음 대답하였다.
“인자(仁者) 대가섭이시여, 연로하신 교환발(橋桓鉢)이라는 분이 시리천궁(尸利天宮)에서 새로운 세랍을 짓고 계신데, 오지 않으셨습니다. 부디 대가섭이시여, 반드시 비구승을 보내 이곳에 오도록 하십시오.”
그때 모임 가운데 나이가 어린 비구가 있었다. 그는 대계(大戒:具足戒)를 받은 지 삼 년이 된 비구였으며, 그 비구의 이름은 불나(不那)였다. 그는 세 가지 번뇌[三垢]2)를 끊었고, 세 가지 통달지(通達智)3)를 얻었으며, 경(經)·율(律)·론(論) 세 가지 불경들[三藏經]을 훤하게 깨달아 삼명(三明)4)을 얻었다. 또한 그는 삼계(三界)에 집착하지 않아 자재함을 얻었다.
이에 대가섭이 승중들 앞에서 말했다.
“나이 어린 비구여, 그대는 승중들의 심부름을 할 수 있겠는가?”
이때 현자 불나는 일어나 멈추어 서서 합장한 채 말하였다.
“존자의 교시를 받들어 당장 행할 수 있습니다.”
대가섭이 말하였다.
“훌륭하고도 훌륭하구나. 비구여, 현성(賢聖)의 무리 가운데 이렇게 나이 어린 비구가 있다니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오.”
이렇게 말하고 나자 불나가 게송으로 말했다.

시리천(尸利天) 약간 종류의
온갖 꽃들의 광명이 치성하게 비치더니
아주 신속히 그곳에 이르러
벌이 부드러운 향을 채취하는 것과 같네.

교환발(橋桓鉢)은 신통력으로
그곳에 머무르며 잘 지내면서
도리에 맞게 많은 가르침을 이어 받아
이와 같은 뜻을 펼쳐 교화하시네.

대가섭을 위시한
승중들에게 저를 보내며 말씀하시기를
이곳에서 승중들이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속히 기일을 맞추어 돌아오라 하셨네.

이때 현자 불나는 온갖 나한들로부터 명을 받고 금시조(金翅鳥)가 용궁으로부터 도약하여 날아오르듯이 사람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교환발의 처소에 이르렀다. 그는 머리를 숙여 발에 예를 올린 다음 안부를 묻고 곧 게송을 말했다.

고요하고[寂然] 훌륭하신 성품으로
선정[定]을 즐기고 번뇌를 멸하여 알맞게 수순하고
뜻[志]이 청정하여 가섭과
그 밖의 존자들처럼 자재하시네.

비구승들이 함께 모여 일을 도모해서
부처님의 한량없는 법을 흥성시키려 하고
그러한 이유 때문에 명을 완수하려 하니
아래로 내려가시어 훌륭한 점들을 보이소서.

이때 현자 교환발은 불나의 말을 듣고 한동안 생각에 잠긴 뒤 불나에게 말했다.
“인자(仁者) 불나여, 어떤 비구승이 다툼이나 소송이 없는 일을 얻고 십력(十力)에 의해 법륜(法輪)을 굴리는 가르침을 얻었다면, 온갖 사악한 외도들이 그를 산란하게 할 수 없지 않겠는가? 외도와 축생은 마치 놀란 사슴 무리와 같아서 불법(佛法)을 파괴하려고 하지만 그럴 수 없을 것이오. 사악한 도당들은 반딧불의 밝기로 태양의 광명을 가리려고 하지만 그럴 수 없지 않겠소? 또한 적지(寂志:沙門)가 아닌데 사문의 모습처럼 보일 수 없지 않겠소? 그리고 범지(梵志)의 행을 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청정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오. 또한 불나 인자(仁者)는 반드시 이렇게 말할 것이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온갖 가르침을 말씀해 주셨는데, 경(卿)께서는 오히려 가섭 등의 비구들은 장차 대애(大哀:大悲)를 받을 수 없다고 말할 것입니다. 세존께서 반니원(般泥洹)에 드셨으니 장차 지혜를 연설해 주실 수도 없을 것이며, 세상의 보배가 사라지셨으니 이도(異道)들이 바른 법의 가르침을 어지럽힐 것이고, 십력(十力)으로 법륜을 굴리는 왕의 자재함이 항상하지 못하고 홀연히 사라지니 장차 대애를 받을 수 없을 것이며, 모든 중생들을 편안하게 구제해 보호하는 일이 고요해져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 부처님의 광명[佛日]이 사라지지 않겠습니까? 부처님은 달빛[月光]과 같아서 걸림이나 장애가 되거나 덮어 가릴 수 없습니다. 도의 나무에 각의(覺意)가 꽃을 피우고 아름답게 우거지지 않는다면 사문과의 열매는 실로 무상(無常)으로 돌아갑니다. 세간의 커다란 등[大燈]은 비상(非常)의 바람이 그것을 멸하지 않을 수 없듯이, 비상(非常)의 물[水]이 부처님의 불을 멸할 수 있겠습니까? 홀연히 어리석지 않을 만한 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쟁론하여 어지럽히니 장차 법륜의 내용을 돌이키려 해도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이 계시지 않아 달빛이 다하면 아수륜(阿須輪:아수라)이 대광명(大光明)을 가릴 것입니다.’”
그때 현자 불나가 말했다.
“교환발이시여, 부처님이라는 배[船]는 이미 파괴되었고, 지혜의 산은 이미 무너졌으며, 법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도 멸도하여 저 세간을 초월하려 하고 있습니다.”
교환발이 말하였다.
“악인들이 화합되지 않아 다투고 논쟁한다면 어찌 세간에서 바른 법을 들을 수 있으며 이로부터 적정해질 수 있겠소?”
불나가 말하였다.
“긴요한 것이 뽑혀 없어지면 다른 것들은 필요가 없습니다. 여래의 광명이 떠나 버리면 세간에 다시는 위신력의 빛이 없게 되는데, 어디에 가야 구할 수 있겠습니까?”
곧 게송으로 말했다.

세간은 공허하고
부처님께서 안 계시니 즐거울 것이 없네.
염부제(閻浮提)의 이로움을 어디에서 찾겠는가?
그러므로 멸도하려 하네.

그리고는 현자 교환발은 발우와 의복을 불나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성스러운 대중들을 받들어 내 음성을 베풀어 말하오. 일체의 현성들은 모두 원력으로 인욕하니 참으로 훌륭하오. 뜻이 존귀하고 방일함이 없소.”
현자 교환발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곧 멸도하였다. 멸도하자 몸에서 불길이 솟아올라 다시 스스로를 태웠으니, 마치 크게 쌓아 놓은 장작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다. 화장이 끝나자 공중에서 네 줄기의 샘물이 내려와 몸에 뿌려졌다. 물은 맑고 시원하였으며 그 색은 마치 수정이나 유리의 색과 같았다. 그 흐르는 물에서는 저절로 소리가 나 게송으로 말했다.
첫 번째 흐르는 물이 말했다.

지혜가 생사에 머무르면
뜬구름과 같아 믿을 수 없고
무상(無常)함이 금강(金剛)을 파괴하니
부처님이라는 산왕(山王)도 붕괴되네.

두 번째 흐르는 물이 말했다.

소유한 것은 항상 동요하여
두렵고 힘든 고통과 해로움을 받게 되며
자재하지 못하여 자신을 버리니
부처님께서는 멸도의 안락함을 찬탄하시네.

세 번째 흐르는 물이 말했다.

이와 같이 방일함이 없이
짓는 바가 그 몸을 이루어
무수한 번뇌가 해를 끼치고 괴롭히니
타오르는 등불이 신속히 멸하는 것과 같네.

네 번째 흐르는 물이 말했다.

대중들 가운데 가장 수승한 분께
반드시 머리 숙여 예를 올려야 하니
존자 교환발은
반니원에 이르네.

즐거움은 부처님의 십력(十力)에서 비롯되나니
그 분을 따라 멸도하려네.
비유하면 여섯 개의 이빨을 지닌 코끼리의
새끼가 어머니를 그리워 따르는 것과 같네.

그 분에게 머리 숙여 예를 올리나니
모든 현성(賢聖)들이시여
부디 존귀하신 비구승들이시여
저의 허물을 용서해주십시오.

현자 교환발이 멸도한 후 현자 불나는 옷과 발우를 챙겨 들고 마치 손가락을 튕기는 동안 즉시 되돌아와 승중들을 받들어 차례로 예를 올린 다음 게송으로 말했다.

인간들 가운데 가장 존귀하신 분
대애(大哀)를 베푸신 분께서 적멸하셨고
교환발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그 때에 응해 멸도하셨네.

그 분에게 머리 숙여 예를 올리나니
모든 현성들이시여
부디 존귀하신 비구승들이시여
저의 허물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렇게 말한 후에 곧 스스로 멸도하였다. 그러자 모든 승중들은 무상함[非常]은 순식간에 닥친다고 헤아리게 되었고 정경(正經)과 계율과 모든 법의 해석을 사유하고, 곧 모두 비구승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그때 현자 대가섭이 아나율에게 말했다.
“인자(仁者)여, 이 모임 안에 누군가 음욕[婬]ㆍ분노[怒]ㆍ어리석음[癡]에 결박되어 있으며, 은애(恩愛)ㆍ음(陰)ㆍ개(蓋)5)에서 벗어나지 못해 반드시 계를 배워야 할 범부가 모여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그러자 아나율은 좌석을 살펴본 다음 대가섭에게 아뢰었다.
“아난이라는 비구가 있사온데 세존의 시자(侍者)였습니다. 그는 앞으로 더 닦고 배워야 성취할 수 있는데, 그가 이 모임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이에 현자 대가섭이 현자 아난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당장 일어나서 떠나시오. 우리들은 그대와 함께 경전의 요체[經要]를 결집할 수 없소.”
아난이 대답하였다.
“부디 존자 대가섭께서는 기쁜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저는 계(戒)가 모자라지도 않고, 그릇된 견해도 없으며, 선업을 파괴하지도 않았고, 행을 잃지도 않았으며, 또한 대중들에게 잘못을 범하지도 않았습니다.”
가섭이 대답하였다.
“오직 아난 그대가 여래를 가까이서 모셨고 상존(上尊)께서는 계(戒)에 부족함이 없으셨는데, 어찌 이리도 괴이쩍소? 또한 그대가 ‘나는 범한 바가 없다’고 말했는데, 증거를 취하여 잠시 후 강제로 집행하겠소. 나는 응당 그대의 전후(前後)의 허물과 죄를 헤아려 볼 것이오.”
대가섭이 이런 마음을 내자 삼천 세계가 여섯 가지 양상으로 흔들리고 백천(百千)의 천인들이 허공에 머물러 말하였다.
“원망스럽습니다. 대가섭이여, 어찌하여 구실을 대서 내보내려 합니까?”
그러자 현자 가섭이 아난에게 말했다.
“인자(仁者)는 어찌하여 잘못을 범한 바가 없다고 하시오? 무엇 때문에 부처님으로부터 여인들을 출가하여 사문이 되도록 청하였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대가섭이시여, 세존의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마하마야구담미(摩訶摩耶瞿曇彌)께서 애써 세존을 양육하고 받들었습니다. 보살이었을 때 젖을 먹여 성장시켰으니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사문이 되도록 청했던 것입니다. 또한 친족이 가엾은 생각이 들어 세간을 벗어나게 하려고 부처님께 그들이 사문이 되도록 청했던 것입니다. 또한 듣자니 과거 모든 부처님ㆍ평등각(平等覺)께 네 무리의 대중이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건대 세존의 법의 가르침에 따른 교화는 감소함이 없기 때문에 부처님으로부터 사문이 되게 하는 일을 구했습니다.”
존자 가섭이 말했다.
“오직 아난만이 여래법신(如來法身)의 공양의 덕에 효(孝)로써 은혜에 보답하는 일을 충분히 하지 못했고, 여인들이 사문이 되도록 하였으니, 비유하면 벼를 잘 가꾼 논에 하늘에서 큰 비가 내리고 우박이 떨어져 그것을 파괴하는 것과 같소. 부처님의 바른 법은 본래 오랫동안 유지되어야 하는데 공연히 여인들이 출가하여 사문이 되게 하여 천세(千歲)를 머물도록 하였소. 또한 아난 그대는 ‘나는 친족을 가엾게 여겼기 때문에 사문이 되게 하는 일을 청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사문의 법에 어긋나는 일이오. 왜냐하면 친족의 은혜에 대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오. 또한 아난 그대는 ‘과거 모든 평등각께서 네 무리의 대중들을 갖추고 계셨기 때문에 사문이 되도록 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그 당시의 사람들은 음욕ㆍ분노ㆍ어리석음이 적어서 번뇌[結]에 묶이지 않았으며 한가로움을 좋아하고 마음에 흠이나 더러움이 없었으니, 어찌 지금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겠소? 이상이 그대의 첫 번째 허물이오. 그러니 아래 땅바닥으로 내려오시오.
또한 아난 그대에게는 다시 허물이 있소. 세존께서 ‘정진하여 사신족(四神足)6)을 얻은 사람은 자재하게 수명을 일겁 동안 유지하거나 또한 겁을 뛰어 넘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대는 어찌하여 세존으로부터 세간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대비를 베푸시도록 구하지 않았소?”
아난이 대답하였다.
“존자시여, 그때는 악마 파순(波旬)이 내 마음을 요란하게 했기 때문에 부처님으로부터 대비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가섭이 대답하였다.
“이는 큰 허물이오. 탐욕이 없으신 분을 시봉하면서 마땅히 악마의 힘을 항복받았어야 했는데, 어째서 오히려 악마의 가르침을 따랐단 말이오? 이것이 그대의 두 번째 허물이오. 아난 그대는 이런 허물을 알지 못하고 있소.
그대에게는 또 허물이 있으니 세존께서 그대를 꾸짖으셨을 때 그대는 한을 품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여 다른 사람을 범했으니, 이것이 세 번째 허물이오.
그 다음 또 그대에게는 허물이 있으니, 그대는 세존의 금실로 짜서 만든 옷을 발로 넘었소. 이것이 네 번째 허물이오.
아난이여, 그대에게는 또 허물이 있으니 세존께서 반니원(般泥洹)에 임하실 때 쌍수(雙樹)에 이르려 하시면서 그대에게 물을 구했으나 물을 드리지 않았소. 이것이 다섯 번째 허물이오.
그대에게는 또 허물이 있으니, 불ㆍ세존께서 여러 가지 이러저러한 말씀을 설하시어 금계(禁戒)를 따르도록 하셨으나 그대는 염두에 두지 않아 미래의 사람들이 그것을 분별하여 물어 보게 했소. 이것이 여섯 번째 허물이오.
그대는 세존의 음마장(陰馬藏)을 여러 대중들에게 보였으니, 이것이 일곱 번째 허물이오.
아난이여, 그대에게는 또 허물이 있으니, 왜냐하면 세존의 자마금색(紫馬金色)을 여인들에게 보여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게 해 세존의 발을 더럽혔기 때문이오. 이것이 여덟 번째 허물이오.
아난이여, 그대에게는 또 허물이 있으니, 여기 모인 대중들은 음욕ㆍ분노ㆍ어리석음이 없는데 오직 그대만 세 가지 번뇌[垢]의 흠이 있소. 그대는 바야흐로 반드시 더 배워서 도를 이루어야 대중들을 교화하고 해야 할 일을 마칠 수 있을 것이오. 그대는 아직 이에 도달하지 못했으니 이것이 아홉 번째 허물이오.
자, 이제 일어나서 이 모임에서 떠나시오. 그대와 함께 경전을 결집할 수 없소.”
현자 아난은 사방의 좌석을 둘러보며 슬피 울면서 말했다.
“아아! 지극히 매정하구나.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저의 몸은 오늘 이미 여래를 여의어 구제받지도 보호받지도 못할 것이며, 눈으로는 밝은 것을 보지 못하여 세간이 어두워질 것입니다. 또한 현자 대가섭이시여, 불ㆍ세존께서 멸도(滅度)에 임하실 때, 저 아난에게 ‘그대는 슬피 울지 마라. 나에게 누(累)가 되나니’라고 말씀하셨는데 대가섭께서 지금 우연히 작은 오해를 가지고 용서하지 않고 계십니다. 인자(仁者) 가섭이시여, 즐거운 기분으로 마음을 푸십시오. 이후로는 감히 잘못하지 않겠습니다.”
그러자 존자 가섭이 아난에게 말했다.
“그대는 슬피 울지 마시오. 인자(仁者)의 공덕은 근본적으로는 널리 갖추어져 있소. 우리들은 법의 요체를 모임에서 반드시 여실하게 말해야 하니, 직접적으로 충고하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소. 아난이여, 이제 일어나시오. 우리는 그대와 함께 경전의 요체를 결집할 수 없소.”
이때 현자 아나율이 대가섭에게 말했다.
“우리들이 부처님의 본의에 어긋나고 멀어진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난은 부처님의 시자(侍者)로서 학식이 넓고 중요한 경장(經藏)을 모두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가 아니면 다음의 부처님이나 그 다음의 부처님이 오셔야 경전의 요체를 결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존자 대가섭이 말했다.
“우리들은 아난과 같이 바야흐로 더 배워야 할 부류와는 함께 경전의 뜻과 법의 요체를 결집할 수 없소. 아난이여, 이제 일어나 스스로 물러가시오. 나는 아라한을 성취한 이들과 함께 경전을 결집할 것이오.”
이에 아난은 자리에서 일어나 슬픈 마음으로 비구들을 돌아보고 수심 어린 기색을 하고서 자리를 떠났다. 그날 밤 그는 기지자(祇支子)에 의해 지도를 받아 일체의 번뇌[結]를 끊고 아라한도[羅漢道]를 얻어 삼달지(三達智)를 체득했으며 과보로 대신통(大神通)을 획득했다.
모든 나한들이 다음 날 다 모였는데 그 숫자는 백천(百千)이나 되었다. 마치 아수륜(阿須倫)이 달빛을 가려도 그 광명이 밝게 빛나 널리 세간에 나타내는 것과 같았다. 아난은 마음이 흔쾌했으며 모든 흠이나 더러움에서 벗어났고 해야 할 일을 다 처리하였다.
존자 가섭이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오. 아난 그대는 평등(平等)을 얻어 나의 마음을 뛸 듯이 기쁘게 하였소. 세존께서 말씀하신 불교에 누를 끼치는 자의 범주에서 그대는 이미 벗어났으니, 이와 같이 순차적으로 온갖 번뇌[漏]를 끊을 수 있었소. 또한 아난 그대는 불ㆍ세존으로부터 법을 강설받아 법안(法眼)이 열렸고, 인자(仁者)는 또 법을 들어 널리 간직할 수 있는 은혜를 입었으니, 마땅히 지금 영원히 잘 건립해야만 하오.”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했다.

저 부처님은 세간의 존귀한 이로서 머무르면서
제일(第一)에 이르셨으니
모든 사람들의 도술은
그것에 도달하지 못하여 함께 노닐 수 없네.

이에 감로(甘露)의 맛은
널리 현인(賢人)들에게 이르렀으나
부처님께서 결정적으로 적멸하셨기 때문에
교화하는 일이 드물게 되었네.

이때 나이가 많은 이들[耆年]이 아난에게 말했다.
“당신은 머무르면서 반드시 정경(正經)과 법률 그리고 갖가지 법의 해석을 결집해야만 합니다.”
이어서 모임에 참석한 무수한 백천(百千)의 대중들이 아난에게 말했다.
“법을 생각하여 공경하시고 널리 구체적으로 갖추셨으니, 비구들이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하는 것이 한량없다는 것을 두루 관찰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했다.

이 비구 무리는 뛰어나지만
부처님의 공덕을 어기어 멀리하면
다시는 위덕의 광명이 비추지 않게 되니
허공에서 태양빛이 사라지는 것과 같네.

이때 현자 아난이 사자좌(師子座)를 관하고 있자, 모든 비구승들이 빙 둘러 에워쌌다. 이는 사자왕의 처소에 뭇 사자들이 모여 있는 것과 같았다.
아난이 자리에 앉자 현자 대가섭이 아난을 위하여 게송을 설하였다.

큰 지혜를 갖춘 이여, 부디 그것을 설해주십시오.
편안하게 머무르면서 강의해 주십시오.
어떠한 경권(經卷)이 있는지
그리고 세존께서 가장 먼저 설하신 바가 무엇인지를.

가섭이 아난을 위하여 이 게송을 말하고 나자 아난의 마음은 곧 부처님의 깨달음을 얻어 경전의 도리를 생각하였다. 그는 두려움이 없었고 동요하지도 않았으며 의혹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는 멀리 세존께서 반니원에 드셨던 곳을 향하여 한 마음으로 합장한 채 입으로 게송을 말했다.

한 때 이와 같이 들었네.
부처님께서 바라나(波羅捺)에서 유행(遊行)하실 때
선인(仙人)께서는 녹원(鹿苑)에서 법을 설하시어
법륜(法輪)의 경전을 갖추셨네.

모든 존자들이 모두 함께 지극히 권하자 아난은 사자가 거닐듯 사자좌에 올라 첫 마디를 토했다.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한 때 세존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경을 들을 수 있었는데, 모든 것에 다 능통하셨습니다.”
일체의 아라한들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땅바닥으로 내려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오호라, 무상한 힘이여. 우리들은 여래께서 설법하시는 모습을 바라보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는데, 오늘은 어찌하여 이와 같이 들을 수밖에 없다는 말인가?’
그때 진인(眞人:아라한의 다른 이름)이 이런 게송을 말했다.

아아, 삼계(三界)는 황홀하기가
달이 물 위에 어리는 것 같으니
비유하면 그것은 신기루와 같아
파초처럼 견고하지 못하네.

삼계에서 동등하게 짝할 이가 없고
공덕이 가장 청정하시지만
부처님께서도 언제나 끝은 있어서
홀연히 어그러지시니 바람이 일어나는 것과 같네.

그때 현자 대가섭은 잠시 동안 선정에 들어 사유한 다음 탄식하여 말했다.
“오호라. 힘을 다했어도 끝내 벗어나질 못했구나.”
이에 아난이 게송으로 말했다.

지혜 없는 이를 돌아보지 않고
지혜로운 이도 보살피지 않으며
해탈한 이나 아직 건너지 못한 이나
어떤 이도 귀의하지 않네.

진언을 설하여 구제할 수 없고
거친 말을 사용하는 것도 면하지 못하여
세간에서 죽는 일이 다른 사람과 동등하니
마치 바닷물이 짠 것 같이 똑같네.

이때 대가섭은 아난으로부터 이 말을 듣고 나서 은근하게 경전의 법륜을 굴리는 것을 받아들여 아야구린(阿若拘隣)7) 등 다섯 비구에게 물어 보았다.
“당신들이 받은 것도 이와 같습니까?”
대답하였다.
“이와 거의 유사한 것 같습니다.”
비교해 본 뒤 정경장(正經藏)을 결집하고 율장(律藏)을 결집하고 여러 법장(法藏)을 결집하여 마침내 경전을 모두 결집했을 때 여러 하늘들이 다가와 허공에 머물면서 소리 높여 찬탄하였다.

아난은 중생을 위하여
온갖 가르침과 금계(禁戒)를 나타내 보이시고
정법경(正法經)을 결집하였으니
뭇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네.

이로부터 정진하여 행하면
석가문(釋迦文)께서도 선도(善導)하실 것이니
미래에도 현재에도
제일가는 선정[定]을 얻으리.

정경(正經)과 율금(律禁) 및 모든 법(法)의 해석을 다 결집했을 때 존자 대가섭이 게송으로 말했다.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법의 경권(經卷)을 건립하였고
십력(十力)의 가르침을 결집했으니
이는 한량이 없네.

세간의 그릇된 견해와
아득한 어둠에 대한 생각이 멸하고
그 광명이 멀리까지 비추니
어둠 가운데서 큰 등불이 타는 것과 같네.
030_0601_a_01L迦葉結經後漢安息三藏安世高 譯聞如是一時世尊滅度未久諸羅漢等悉會共議未集經藏法律諸議心念言吾等所作已辦越塵勞山竭愛河一切智日佛天中天眼忽不吾等患厭載攝是身今欲般泥洹卽說偈曰以度愚人淵恩愛海難越破壞俗朽老及生死之輪 見諸種衆著身如蛇蚖篋我等當滅度 意淨如燈滅於是無數千阿羅漢等各自從意所山巖流河泉源深岸之中於彼滅盡其恩愛如燈忽滅無數千阿羅漢等悉般泥洹天住虛空白大迦葉今眞人等以滅度安於是天人卽說頌曰宣尊之音聲其久心無礙今是爲已逝佛者消垢安 如應衆導首以爲定離慧忽愚癡窈冥法德光不見尊者迦葉聞是言已心自念言快哉天人說此世閒不久當復窈冥此當云何卽自念言便以解了今攝結義當集經律諸法化要用哀愍故安隱世閒何以故世尊從無數劫作行功累德勤苦難量欲安世閒集是法律以救攝於是奉護佛法所化未滅度頃當共合集攝護法化於是賢者大迦葉等會比丘僧便告言曰那律等能仁無常金剛山壞佛勝日非常之闇蔽能仁光非常之日竭佛海非常之火燒一切智今正是常護世閒念父功德當立父事譽父教所作使成於是頌曰未結無上義不當捨滅度具安佛之子須集衆經卷於是衆比丘僧適說是已尊者迦葉五百羅漢欲合集結正法律義便詣羅閱祇聚會歲臘爾時賢者阿難亦具歲臈其諸耆年心念如是此阿難者世尊之弟又常親侍聞持大智一切法爾時聖衆卽便歎曰於是和順衆奉佛教如掌十力所稱譽所言淨持慧於是七月十五日新歲已竟便集經卷法律諸藏五百羅漢悉俱聚會年大迦葉告賢者阿那律卿觀世閒誰離十力如來弟子衆僧何所羅漢所作已辦而不來會乎於是阿那律卽以天眼察視世閒報曰仁者大迦有耆年名曰橋桓鉢在尸利天宮而作新歲彼不來會唯大迦葉當遣僧使請呼至此爾時衆中有幼者受大戒三年比丘比丘字不那三垢已斷逮三達智曉三藏經獲于三明不著三界#猶得自在於彼大迦葉告衆僧曰年少比丘子汝能爲衆僧使時賢者不那起住叉手受如尊教輒能行耳大迦葉曰善哉善哉比丘賢聖衆中有是年幼比丘甚爲佳矣說是則已頌曰尸利若干種衆花光盛耀疾速往到彼如蜂採軟香 橋桓鉢神通所止而有勝如理承衆教宣化如是意 大迦葉之等衆僧遣吾告於此興僧事速來至于期於是賢者不那從衆羅漢受是命已譬如金翅鳥躍出龍宮如人眴頃到橋桓鉢所稽首禮足談語問訊便說頌曰寂然善哉性樂定滅調順志淨迦葉淨及餘尊自在 合會有僧事最興佛無量彼因欲命具來下見衆勝於是賢者橋桓鉢聞不那言一時心謂不那曰仁者不那有比丘僧得無鬪變諍訟之事十力所轉法輪之衆邪異道無亂之乎外道畜生如驚鹿輩得無欲以壞於佛法邪黨得無以螢火之明欲障日之光耀乎無以非寂志見沙門像無梵志行自謂淸淨又不那仁者當說佛告比丘衆教而卿反謂迦葉之等比丘之衆將無大哀世尊般泥洹將無演慧珍不見異道撓亂正法之教儻無十力轉法輪王自在非常忽而不見無大哀安隱一切救護衆生寂而不佛日不沒乎佛喩月光得無罣礙覆蔽將無道樹覺意生花興盛之好沙門果實歸于無常世閒大燈得無非常風滅之耶得無非常水滅于佛儻無愚癡子諍亂佛教將法輪義追返不還無佛月耀光明爲盡將阿須輪障大光明爾時賢者不那曰橋桓鉢佛船已壞慧山已崩諸持法之等亦欲滅度越彼世閒橋桓鉢曰惡人得無合鬪變諍云何於世閒得聞正法於是而寂謂不那曰以爲拔要餘在無要離如來光世閒無復威神之耀當往何求卽時頌曰世閒以爲空無佛無所樂閻浮利何索便於是滅度於是賢者橋桓鉢取鉢衣服與不那以奉聖衆宣我聲曰一切衆賢者悉願忍以於善哉義尊之無放逸者橋桓鉢說是以竟便而滅度滅度從身出火還自闍維如大積薪燃炬矣闍維以竟便於空中於四流泉來下灌身水淸且涼其色如水精璃之色彼流水自然有聲而說頌曰第一流水曰智慧住生死不當信浮雲無常壞金剛佛山王已崩第二流水曰所有常動搖用畏勤苦害不自在捨己佛嘆滅度安第三流水曰如是無放逸所作成其身無數惱害擾如燃燈疾滅第四流水曰衆中最有勝當爲稽首禮尊者橋桓鉢至於般泥曰 樂從佛十力願隨而滅度譬如六牙象其子慕逐母 於彼稽首禮一切賢聖衆唯願尊上僧原我之所咎於是賢者橋桓鉢滅度之後賢者不那便取衣鉢如彈指頃卽時來還奉衆僧次第禮竟便說頌曰人中之最尊大哀而寂然橋桓鉢聞之應時便滅度 於彼稽首禮一切賢聖衆唯願尊上僧原我之所咎說是以後便自滅度於時一切衆僧皆計非常須臾思惟正經諸法之解卽悉赴會比丘僧爾時賢者大迦葉告阿那律曰仁者且觀是衆會誰有婬怒癡縛結未解恩愛陰蓋須學戒辦凡夫聚會也阿那律察坐訖白大迦葉有比丘名阿難世尊侍者方當學成彼來會此於是賢者大迦葉謂賢者阿難汝且起去我等不與卿共結經要阿難報曰願尊者大迦葉歡悅我不缺戒亦無邪見不壞業亦不失行亦不犯衆迦葉報唯且阿難卿侍如來親近上尊有缺戒何足爲怪又仁謂言我無所起取證舍勒來我當計卿前後過於是大迦葉適起此心三千世界六反震動百千天人住於虛空擧聲怨哉此大迦葉何以出辭乃爾賢者迦葉謂阿難言仁者云何謂無所犯何故從佛求令女人出家爲沙門阿難報曰大迦葉世尊母終摩訶摩耶瞿曇彌勤苦養育躬奉世尊爲菩薩時乳哺令長欲報其恩求令作沙門愍念親族欲令得度是故求佛令作沙門又聞過去諸佛平等覺有四輩衆我念世尊法教之化得無減少故從佛求使作沙門者迦葉曰阿難是爲不足達孝報如來法身供養之德令女人作沙門者譬如成就稻田天大雨墮雹而破壞之佛正法者本當久立坐于女人出家作沙門令住千歲又阿難汝我用愍念親族之故求爲沙門爲不應沙門之法以有親族恩念故又阿難汝言過去諸平等覺具有四輩故求爲沙門爾時世人婬怒癡薄無有縛結志樂空閑心無瑕穢豈得比之今時人乎是爲一過下算著地又阿難汝復有過又世尊所說其有精進獲四神足者便能自在住壽一劫若復踰劫汝何爲不從世尊求哀愍傷世閒阿難答曰尊者時魔波旬撓擾我意故不從佛求哀耳葉答曰是爲大過何謂侍於無欲當降魔力反從魔教是爲二過阿難汝且不識是過汝復有過世尊訶汝恨言他犯他坐是爲三過次復汝以足越世尊金縷織成衣是爲四過阿難次復有過世尊臨般泥洹欲至雙樹從汝求水而不與之爲五過汝復有過佛世尊說諸雜碎隨順禁戒汝亦不念爲當來人別問之是爲六過汝以世尊陰馬之示於衆人是爲七過阿難汝復有何以故世尊紫磨金色示于女人令上啼哭淚污其足是爲八過阿難汝復有過是衆會中無婬怒癡而汝獨有三垢之瑕汝方當學成其道衆所作已辦而汝未達是爲九過起出會終不與卿共結經也賢者阿難普察四座悲哀嗚呼甚毒何因乃爾乎我身今日已離如來無救無目不睹明世閒爲冥又賢者大迦其佛世尊臨滅度時告阿難汝莫啼悲兼以我累於大迦葉今偶小誤而不相原唯仁者迦葉悅豫意解不敢失也尊者迦葉謂阿難曰莫啼哭仁功德本以普具足我等法要會當如言直諫之辭不得不設且起吾不與卿共結經要於是賢者阿那律謂大迦葉我等云何違離阿難佛之侍者博聞摠持積要之藏次佛第三而結經要乎尊者大迦葉吾等不與阿難方學之類俱共結集經義法要阿難且起自退而去與成就阿羅漢等乃俱結經於是阿難起坐悲哀顧視衆比丘憂色而出應時其夜彼祇支子爲示聞解斷一切結得羅漢道逮三達智果大神通諸羅漢衆異日共會無數百千如阿須倫捨月之光其明照耀普現世閒阿難心悅脫諸瑕穢所作已辦尊者迦葉曰善哉善哉阿難卿逮平等心忻踊世尊所謂累教者今已度卿如是順次得斷諸漏又汝阿難佛世尊講說法蒙仁博聞持法之當今永立於是頌曰彼佛住世尊所至爲第一悉有如人民道術不齊遊 於是甘露味爲至普賢人佛定滅寂然以故教化希於是諸耆年謂阿難曰汝當住須結集正經法律衆法之解於是衆會無數百千告阿難已念法恭敬具足玄普察比丘思佛功德而不可限是頌曰此比丘衆勝以違遠佛德不復有威耀如空離日光於是賢者阿難卽觀師子之座衆比丘僧周帀圍遶如師子王處衆師子阿難坐已賢者大迦葉爲阿難說頌曰大智願說之安住子唯講何所之經卷世尊最先說迦葉爲阿難說是偈適竟阿難意卽得佛覺而念經道無所畏懼亦不動無所疑難遙向世尊般泥曰處心叉手便口頌曰聞如是一時佛遊波羅捺仙人鹿苑說具足法輪經衆尊甚多悉共勸助乃上師子座師子行第一說言聞如是一時隨尊所處所可聞經皆悉誦宣一切衆羅漢等聞是言已便皆避座下處于心念如是嗚呼無常力吾等自睹如來說法適爾近耳今日云何聽聞如爾時眞人說此頌曰咄三界恍忽如月現于水譬如彼幻化猶芭蕉無堅 三界無等侶功德最淸淨佛者常有終忽乖如風起爾時賢者大迦葉須臾閒禪思便嗟嘆嗚呼終力一切無脫於是頌曰不顧無智者亦不護有智脫與及未度無有不歸盡 不以言呪濟不用麤辭免世閒死等耳同如海水鹹於是大迦葉從阿難聞是言已便慇懃受轉法輪經告阿若拘鄰五比丘汝等所受如是不答曰若斯如是類結集正經藏結集律藏結集諸法結集經時諸天卽來住于虛空聲稱曰衆上爲阿難示現諸教禁造集正法經哀愍衆人民 於是精集行釋迦文善導未來及現在爲得第一定於是結集正經律禁諸法解已尊者大迦葉卽說頌曰是爲哀愍人所建法經卷結集十力教則爲無有量 其世閒邪見及念窈冥滅其光照耀遠冥中燃大燈迦葉結經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십력이란 첫째는 바른 도리와 그른 도리를 분별하는 힘, 둘째는 선악업과 그 과보를 여실히 아는 힘, 셋째는 사선(四禪)과 사무색정(四無色定) 등의 선정(禪定)을 체득하고 숙련하는 힘, 넷째는 중생의 근기가 높은지 낮은지 그리고 우수한지 하열한지를 여실하게 아는 힘, 다섯째는 중생의 여러 의욕을 여실히 아는 힘, 여섯째는 중생계의 차별을 여실하게 아는 힘, 일곱째는 수행의 방법과 그 도의 진행 결과를 여실히 아는 힘, 여덟째는 중생의 과거의 일을 여실하게 아는 힘, 아홉째는 중생의 미래에 관한 일을 여실히 아는 힘, 열째는 일체의 번뇌와 장애가 다하여 불도를 획득하는 지력(智力)이다.
  2. 2)구(垢)는 범어로 mala이다. 세 가지 더러움이란 중생의 심행(心行)을 더럽히는 탐욕ㆍ진에ㆍ우치, 즉 삼독(三毒)을 말한다.
  3. 3)자신과 중생의 과거에 관한 일을 잘 아는 숙명지(宿命智), 중생이 나고 죽을 때 선악업에 따라 선취(善趣)나 악취(惡趣) 가운데 어디로 나아가는 지를 아는 천안지(天眼智), 사제(四諦)의 이치를 얻어 일체의 번뇌를 없애고 해탈하는 누진지(漏盡智)를 말한다.
  4. 4)앞의 세 가지 통달지와 의미가 같으며 그것들에 의해 증명(證明)됨을 뜻한다.
  5. 5)사람의 심성(心性)을 눌러 덮어 선법(善法)이 생기지 못하도록 장애하는 번뇌이다. 대표적으로 오개(五蓋)가 있으니, 탐욕개(貪慾蓋)ㆍ진에개(瞋恚蓋)ㆍ혼면개(婚眠蓋)ㆍ도거악작개(掉擧惡作蓋)ㆍ의개(疑蓋)이다.
  6. 6)삼십칠도품 가운데 사념처(四念處), 사정근(四正勤) 다음의 세 번째 행법(行法)으로 사여의분(四如意分) 또는 사여의족(四如意足)이라고 한다. 이른바 뛰어난 선정(禪定)을 얻으려는 욕구, 선정을 얻으려는 마음자세, 선정을 얻으려고 정진함, 선정을 획득하기 위한 사유관찰이다.
  7. 7)범어로 Ajñāta-kauṇḍinya이며,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라고도 한다. 부처님께서 최초로 교화하셨던 다섯 비구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