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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1291_a_01L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 제1권
대당용흥삼장성교서(大唐龍興三藏聖教序)1) -
009_1291_a_01L金光明最勝王經卷第一
大唐龍興三藏聖教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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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御製) - 009_1291_a_02L御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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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은 별자리를 늘어놓아 형상을 드러내고, 아득히 이어진 넓은 땅은 강과 산을 펼쳐놓아 형상을 이룬다”고 들었다. 천문(天文)을 우러러 관찰해보면 이미 그와 같고, 지리(地理)를 굽어 살펴보면 또한 이와 같다. 무릇 오묘한 뜻[妙旨]은 그윽하고 미묘해 이름이나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진여(眞如)는 맑고 고요해 성품이나 형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귀머거리와 같이 어리석은 마음을 일깨우려면 메아리가 요동치는 법의 천둥에 의지해야 하고, 길을 잃고 헤매는 중생을 이끌려면 방향을 알려주는 깨달음의 우두머리를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임시로 이름을 붙였지만 영원한 이름을 파괴하지 않고 설법을 즐기셨지만 결국 말할 게 없음을 설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009_1291_a_03L蓋聞,蒼蒼者天,列星辰而著象;茫茫者地,奠川嶽以成形。仰觀天文,旣如彼也;俯循地理,又若斯焉。夫以妙旨幽微,名言之路攸絕;眞如湛寂,性相之義都損。然則發啓心聾,資法雷之激響,將導迷衆,俟覺首以司方。故知假名不壞於常名,樂說乃詮於無說。
- 형상 밖의 형상을 홀로 삼계의 존자라 칭하고 하늘 가운데 하늘을 이에 육신통을 갖춘 성인이라 표현한다면, 법왕께서는 날카로운 견해로 72명의 군왕을 낳아 기르시고2) 범천과 제석이 다스린 세월마저 1만 8천년으로 가두신 것이 된다.3) 주나라 시절에 별이 빛을 잃었다는 말씀은 성인이 태어날 징조와 부합하였고,4) 한나라 시절에 태양이 상서로운 빛을 흘렸다는 기록은 신과 소통한 꿈과 맞아떨어졌다.5) 따라서 부처님은 능히 모래알처럼 오랜 겁 동안 위의를 떨치시고, 티끌처럼 수많은 세상에서 교화를 행하시는 것이다.
- 009_1291_a_10L至若象外之象,獨稱三界之尊;天中之天,爰著六通之聖。法王利見,孕育於七十二君;梵帝乘時,牢籠於萬八千歲。周星閟彩言,符降誕之徵;漢日流祥載,叶通神之夢。故能威揚沙劫,化被塵區。
- 009_1291_b_02L옥호(玉毫)6)에서 빛을 놓아 어둠을 없애고, 금구(金口)7)로 널리 선포하여 막힌 곳을 뚫으셨으니, 번뇌의 적을 물리침에 어찌 창과 방패를 쓰겠는가, 생사의 군대를 파괴함에 오직 지혜의 힘만 의지하셨다. 원만하고 밝은 세계를 열어 가없는 중생을 널리 받아들이고, 영원한 행복의 문을 열어 심식(心識)이 있는 생명을 두루 포용하셨으니, 하늘을 뒤덮는 욕망의 물결일지라도 경계의 바람이 그침에 단박에 맑아졌고, 해를 가리는 망정의 먼지일지라도 법의 비가 적심에 곧바로 쓸려가 버렸다. 귀의하는 자는 재앙이 소멸되고 복을 받았으며, 회향하는 자들은 위험이 제거되고 안락을 얻었으니, 가히 높고도 우뚝한 것이 그가 이룩한 공이 있겠지만 드넓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분이라 하겠다. 다만 꼬물꼬물 어리석은 사생(四生)8)은 무상(無常)을 깨닫지 못하고, 아득한 육취(六趣)9)는 모두들 유결(有結)10)에 묶였으니, 허공의 꽃이 실재가 아니고 강에 비친 달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을 어찌 알리오. 오음(五陰) 속으로 치달리고 삼계의 영역에서 옮겨 다닐 뿐이니, 온갖 만물을 거둬들여 결국 법문을 기다려야만 했다.
- 009_1291_a_16L玉毫舒曜而除昏,金口弘宣而遣滯。破煩惱之賊,詎藉干戈;壞生死之軍;唯憑慧力。闢圓明之界,廣納於無邊;開常樂之門,普該於有識。縱使浮天欲浪,境風息而俄澄;漲日情塵,法雨霑而便廓。歸依者,消殃而致福;迴向者,去危而獲安,可謂巍巍乎其有成功,蕩蕩乎而無能名者矣。但四生蠢蠢,未悟無常,六趣悠悠,俱纏有結,詎知空花不實,水月非堅。馳逐於五陰之中,播遷於三界之域,納諸品彙,終俟法門。
- 백마가 서쪽에서 와11) 현묘한 말씀이 동토에 전해지고부터서야 세존께서 곧 근기의 부류에 따라 법을 연설하시고, 중생이 이에 성품을 쫓아 미혹을 깨쳤으며, 마명(馬鳴)은 고귀한 책에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용수(龍樹)는 보배로운 게송에서 향기를 드날렸다. 이에 아득한 진단(震旦)12)까지 통하고 염부제(閻浮提) 멀리까지 유통되어 반자교(半字敎)13)와 만자교(滿字敎)14)가 구역을 나누고, 대승과 소승이 나란히 질주하였으며, 맑고 편안한 준덕들이 수승한 도량에서 실력을 겨루고, 아름답고 원대한 고사들이 법의 집에서 줄지어 거닐게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미묘한 말씀이 규범으로 드러나 천고의 세월을 거치면서 아름다운 명성을 드날렸고, 지극한 도리가 법규로 흘러 시방에 두루 미치면서 무성한 과실을 맺었다.
- 009_1291_b_06L自白馬西來,玄言東被。世尊則隨類敷演,衆生乃逐性開迷,馬鳴,擅美於瓊編,龍樹,騰芳於寶偈。於是遙通震旦,遠布閻浮,半滿之教區分,大小之乘竝騖。澄安俊德 接武於勝場,琳遠高人,騈蹤於法宇。遂使微言著範,歷千古而暢英聲;至賾流規,周十方而騰茂實。
- 그러나 후주(後周) 시절에 마군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시운을 만나15) 결국 온 천하 초제(招提)16)가 모조리 허물어지고 피폐해졌으며, 온 세상 법려(法侶)가 평민들 속으로 자취를 숨겨야 했다. 아, 적막한 선정의 거처에는 좌선하던 자리만 휑하니 남았고, 황량한 지혜의 동산에는 경행하던 흔적이 다시는 없게 되었다. 개황(開皇)에 이르러 거듭 보수하고 건립하였지만17) 다시 대업(大業)을 맞아 또 일부가 붕괴되는 일을 겪었으니,18) 귀신이 통곡하고 신령이 앓았으며, 산이 울고 바다가 들끓었다. 이미 도탄(塗炭)에 빠졌는데 가람(伽藍)이 어찌 남아나랴. 정법은 침몰해 사라지고, 사견은 더욱 늘어만 갔다. 이에 사람들이 깨달음의 길을 미혹해 고(苦)와 집(集)의 구역으로 되돌아갔고, 세속이 참된 종지를 뒤덮어 번뇌와 장애 속의 굴레에 속박되었다.
- 009_1291_b_14L頃屬後周,膺運大扇魔風。遂使天下招提,咸從毀廢,寰中法侶,迹混編甿。嗟乎!閴寂禪居,空留宴坐之處;荒涼慧苑,無復經行之蹤。爰洎開皇,重將修建,旋逢大業,又遇分崩,鬼哭神吟,山鳴海沸。旣遭塗炭,寧有伽藍,正法消淪,邪見增長。於是人迷覺路,邅迴於苦集之區;俗蔽眞宗,羈絆於蓋纏之內。
- 009_1291_c_02L우리 대 당나라가 천하를 차지하여 위로 유소씨(有巢氏)19)와 수인씨(燧人氏)20)를 능가하고 아래로 복희씨(伏羲氏)21)와 헌원씨(軒轅氏)22)를 굽어보자 삼성(三聖)23)이 거듭 빛을 발하고, 만방(萬邦)이 하나로 통일되었다. 위엄을 보여 일제히 정비하고 은택을 끝없이 베풀었으며, 대지의 맥락을 걷어잡아 순박함으로 돌이키고, 하늘의 강유를 널리 선포하며 정성을 바쳤다. 부처님의 태양을 다시 걸고 범천(梵天)24)을 거듭 보수하자 용궁(龍宮)의 여덟 기둥이 가지런히 안정되고 영취산[鷲嶺]의 다섯 봉우리가 높이를 다투었으니, 석존의 가르침을 크게 홍포한 것은 진실로 우리 황조라고 하겠다.
- 009_1291_b_22L我大唐之有天下也,上倰巢燧,俯視羲軒,三聖重光,萬邦一統。威加有截,澤被無垠,掩坤絡以還淳,亘乾維而獻款。再懸佛日,重補梵天,龍宮將八柱齊安,鷲嶺共五峯爭峻,大弘釋教,諒屬皇朝者焉。
- 대복선사(大福先寺)에서 경전을 번역한 삼장법사 의정(義淨)은 범양(范陽) 사람이다. 속성은 장씨(張氏)이니, 한(韓)나라 이후로 5대에 걸쳐 제상을 지내고 진(晉)나라 이전에 삼태(三台)25)의 벼슬을 지내면서 붉은색과 자주색26)으로 빛깔을 나누고 초미(貂尾)와 선문(蟬文)27)으로 광채를 합한 가문이다. 고조(高祖)께서 동제군수(東齊郡守)를 지내던 시절에는 어진 교화의 바람[仁風]이 부채를 따라 일어났고 단비가 수레를 따라 내렸으며, 육조(六條)28)로 교화를 펼치고 십부(十部)29)로 정치를 행하셨다. 이 무렵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러서는 모두 세속의 영화를 싫어하여 하나의 언덕30)에서 맘대로 살면서 세 갈래 오솔길31)을 소요하였다. 온화함을 품고서 몸을 소박하게 하고, 천성을 기르면서 정신을 편안하게 하였다. 그렇게 동쪽 산에서는 돋아난 영지를 따고 남쪽 개울에서는 맑은 물을 길었으니, 가히 저 멀리 붉은 산마루를 찾아갔다가 흰 구름에 깃들어 누웠다고 하겠다. 언덕의 학32)은 이에 울음을 삼켰고, 마당의 망아지33)는 이 때문에 그림자만 묶였다.34)
- 009_1291_c_05L大福先寺翻經三藏法師義淨者,范陽人也。俗姓張氏,五代相韓之後,三台仕晉之前。朱紫分暉,貂蟬合彩。高祖爲東齊郡守,仁風逐扇,甘雨隨車,化闡六條,政行十部。爰祖及父,俱厭俗榮,放曠一丘,逍遙三徑,含和體素,養性恬神。摘芝秀於東山,挹淸流於南㵎,可謂幽尋丹嶠,棲偃白雲,皐鶴於是吞聲,場駒以之縶影。
- 법사께서는 허깨비를 뽑아버린 밝은 총명함으로 일찌감치 총명함과 민첩함을 드러냈다. 자두를 변별할 나이35)를 넘기자마자 즐거운 마음으로 출가하였고, 사내가 낙양에서 노닐 나이36)를 넘기자마자 서쪽 나라로 찾아갈 뜻을 세웠다. 이후 경사(經史)37)를 두루 학업 하여 학문이 고금을 꿰뚫었고, 삼장(三藏)의 현묘한 중추를 손아귀에 쥐고서 일승(一乘)의 오묘한 뜻을 밝혔다. 그러고 나서는 한가롭게 지내며 고요함을 익히고 사려함을 쉬고서 선정에 안주하였으며, 저 산림에 의탁하여 이 티끌 같은 세상의 속박을 멀리하였다. 그러다 37세에 비로소 평소 품었던 뜻을 결행하여 함형(咸亨) 2년(671)에 발걸음이 광부(廣府)에 이르렀다. 출발할 때 의기투합한 숫자는 열 명이었지만 노 저어 떠날 때 뱃머리에 오른 사람은 오직 그 하나뿐이었다.
- 009_1291_c_13L法師幻挺明晤,夙彰聰敏。纔踰辯李之歲,心樂出家;甫過遊洛之年,志尋西國。業該經史,學洞古今,摠三藏之玄樞,明一乘之奧義。旣而閑居習靜,息慮安禪,託彼山林,遠茲塵累。三十有七,方遂雅懷,以咸亨二年,行至廣府。發蹤結契,數乃十人;鼓棹昇航,惟存一已。
- 009_1292_a_02L그렇게 남해를 돌아 아득히 흐르고 서역을 향해 길이 내달리면서 천 겹 바위산을 지나고 만 리 파도를 넘어 갔다. 조금씩 천축에 다다라 차례로 왕사성(王舍城)에 도착하니, 부처님께서 『법화경(法華經)』을 설하신 영취산(靈鷲山) 봉우리가 여전히 그대로였고, 여래께서 성도하신 성스러운 자취도 여전히 남아있었다. 폐사성(吠舍城)38)에는 일산을 바쳤던 흔적39)이 사라지지 않았고, 급고독원(給孤獨園)에는 황금을 깔았던 땅40)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세 갈래 보배 계단41)이 확연한 것을 눈으로 목격하였고, 여덟 개의 크고 신령한 탑42)이 아득한 것을 직접 관찰하였다. 그가 경유한 곳은 30여 국이고 편력한 세월이 20여년이었으니, 보리수 아래에서 수차례나 가지를 꺾으면서43) 오랫동안 체류하였고, 아뇩달지(阿耨達池)44) 가에서 몇 번이나 갓끈을 씻고45) 거울을 닦았다.46)
- 009_1291_c_21L巡南溟以遐逝,指西域以長驅,歷巖岫之千重,倰波濤之萬里。漸漸屆天竺,次至王城。佛說法華,靈峯尚在;如來成道,聖躅仍留。吠舍城中,獻蓋之蹤不泯;給孤園內,布金之地猶存。三道寶階,居然目睹,八大靈塔,邈矣親觀。所經三十餘國,凡歷二十餘載。菩提樹下,屢攀折以淹留,阿耨池邊,幾濯纓而澡鑑。
- 법사께서는 자비(慈悲)로 방을 짓고 인욕(忍辱)으로 옷을 삼아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서 항상 재계하였고, 여섯 때47)에 게으름이 없이 늘 좌선하였다. 또한 예전의 번역자들은 먼저 범문을 송출한 다음에 이를 바탕으로 한문으로 번역하면서 단어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바야흐로 학자들에게 의지해야만 했고, 뜻을 설명함에 있어서는 별도로 승려들에게서 도움을 받아야만 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법사께서는 그들과는 같지 않아 이미 오천축(五天竺)의 언어에 능통하였고, 또 이제(二諦)48)의 그윽한 종지를 상세히 밝혔다. 그래서 번역한 뜻과 엮어낸 문장이 모두 자기에게서 나왔고, 단어를 선택하고 이치를 확정할 때도 주변 사람의 도움을 빌리지 않았다. 이는 한나라 시절의 가섭마등(迦葉摩騰)49)을 능가하고, 진나라 때의 구마라집(鳩摩羅什)50)을 뛰어넘은 것이다.
- 009_1292_a_06L法師慈悲作室,忍辱爲衣,長齋則一食自資,長坐則六時無倦。又古來翻譯之者,莫不先出梵文,後資漢譯,蹠詞方憑於學者,詮義別稟於僧徒。今茲法師,不如是矣,旣閑五天竺語,又詳二諦幽宗。譯義綴文,咸由於己出;指詞定理,匪假於傍求。超漢代之摩滕,跨秦年之羅什。
- 법사께서는 거의 400부에 도합 50만 송의 범본 경전과 금강좌진용(金剛座眞容) 1포, 사리 300과를 가지고 증성(證聖) 원년(695) 여름 5월에 비로소 도읍에 도착하였다. 측천대성황제(則天大聖皇帝)께서는 동쪽에서 솟아51) 천명을 받고, 하늘로 날아올라 기강을 거머쥐고는 선왕들의 사업을 계승해 번창시키는 것으로 임무로 삼고, 사해의 백성을 널리 구제하는 것으로 마음을 삼는 분이셨다. 이에 모든 관료들에게 명령하고 아울러 사부대중을 정비하셨으니, 무지개 깃발이 해를 쓸어버리고, 봉황의 노래52)가 구름을 걷었으며, 육수의 향기가 퍼지고53), 오색의 꽃잎이 흩날렸다. 그렇게 쟁쟁하고 성대하며 휘황하고 찬란하게 상동문(上東門)에서 맞이하여 불수기사(佛授記寺)에 안치하셨다.
- 009_1292_a_14L所將梵本經,僅四百部,合五十萬頌,金剛座眞容一鋪,舍利三百粒,以證聖元年夏五月,方屆都焉。則天大聖皇帝,出震膺期,乘乾握紀,紹隆爲務,弘濟爲心。命百寮,兼整爰四衆,虹幡㨹日,鳳吹遏雲,香散六銖,花飄五色。鏘鏘濟濟,煒煒煌煌,迎于上東之門,置于授記之寺。
- 009_1292_b_02L법사께서는 우전삼장(于闐三藏)54) 및 대복선사(大福先寺) 주지 사문 복례(復禮), 서숭복사(西崇福寺) 주지 법장(法藏) 등과 함께 『화엄경』을 번역하였고, 이후 대복선사에서 천축삼장 보사(寶思)55)와 말다(末多)56) 및 불수기사 주지 혜표(惠表), 사문 승장(勝莊)・자훈(慈訓) 등과 함께 근본부(根本部)의 율(律)을 번역하였다.57) 이 대덕들은 모두 사선(四禪)의 선정에 잠겨 육바라밀[六度]을 그윽이 품고는 마음의 받침대에다 법의 거울을 높이 걸고, 성품의 바다에서 계율의 구슬을 환희 밝히셨던 분들이다. 이들은 문장의 숲에서 빼어난 재능을 드러내 깨달음의 나무를 가져다가 줄줄이 꽃망울을 터트렸고, 지혜의 횃불을 환하게 드날려 달을 맑히고 그림자와 합하였다. 순금과 박옥이란 진실로 이런 분들에게 해당하니, 진실로 범천 궁궐의 기둥이요 대들보이며, 참으로 불법 문중의 용이요 코끼리이다. 이들이 이미 여러 경율 200여권을 번역하고는 교정과 필사를 마치고 곧바로 모두 황궁에 진상하였으며, 그 나머지 계율과 여러 논서들은 바야흐로 다음 작업을 기다리게 되었다.
- 009_1292_a_22L共于闐三藏,及大福先寺主沙門復禮,西崇福寺主法藏等,翻花嚴經。後至大福先寺,與天竺三藏寶思、末多,及授記寺主惠表,沙門勝莊、慈訓等,譯根本部律。其大德等,莫不四禪凝慮,六度冥懷,懸法鏡於心臺,朗戒珠於性海。詞林挺秀,將覺樹而連芳,慧炬揚輝,澄桂輪而合影。渾金璞玉,諒屬其人,誠梵宇之棟梁,寔法門之龍象。已翻諸雜經律二百餘卷,繕寫云畢,尋竝進內。其餘戒律諸論,方俟後詮。
- 그리하여 오편(五篇)58)의 가르침이 온전히 규명되고, 팔법(八法)59)의 원인이 빠짐없이 밝혀졌으니, 구슬을 삼킨 거위60)마저 보호하고, 벌레의 목숨마저 해치지 않게 하였으며, 부낭(浮囊)61)은 반드시 썩지 않은 것을 취하고 기름 그릇62)은 끝까지 엎어버리지 말게 하며, 성교(聖教)63)의 기강을 받들고 모든 생명체의 이목을 열어주게 되었다.
- 009_1292_b_10L五篇之教具明,八法之因備曉。鵝珠尚護,蟲命無傷。浮囊必取於不虧,油鉢終期於靡覆。崇聖教之網紀,啓含生之耳目。
- 삼가 바라옵니다. 위로 밑거름이 되어주신 선대 성황들께서 칠묘(七廟)64)의 기반을 길이 융성하게 하시고, 아래로 황위를 계승한 미미한 제가 구천(九天)65)의 명령을 항상 보좌하게 하소서. 모든 생명을 인수의 영역66)으로 옮기고, 천박한 풍속이 순수한 근원에 이르게 하시며, 해마다 풍년들고 절기마다 온화하며, 먼 곳은 안정되고 가까운 곳은 정숙되도록 하소서.
- 009_1292_b_13L伏願。上資先聖,長隆七廟之基;下逮微躬,恒佐九天之命。遷懷生於壽域,致薄俗於淳源。歲稔時和,遠安邇肅。
- 돌아보건대, 온갖 업무를 총괄해야 하고 사해의 일들이 너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을야(乙夜)67)의 여가를 틈타 하늘을 뒤덮는 덕을 돕고자 허공을 살피고 적멸을 두드려 이렇게나마 서문을 지었다.
- 009_1292_b_16L顧以萬機務摠,四海事殷。爰憑乙夜之餘,式贊彌天之德,課虛扣寂,聊題序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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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1292_b_18L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勝王經) 제1권 - 009_1292_b_18L金光明最勝王經卷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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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당삼장(大唐三藏) 사문 의정(義淨) 한역
장용서 번역 - 009_1292_b_19L大唐三藏沙門義淨奉 制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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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서품(序品) - 009_1292_b_20L序品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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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009_1292_b_21L如是我聞:
- 어느 때 부처님[薄伽梵]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취봉산(鷲峯山) 꼭대기에 계셨다. 그 가장 청정하고 매우 심오한 법계[法界], 모든 부처님들의 경계, 여래(如來)께서 머무시는 처소에서 큰 필추(苾芻) 대중 9만 8천 명과 함께 계셨다.
- 009_1292_b_22L一時薄伽梵,在王舍城鷲峯山頂,於最淸淨甚深法界,諸佛之境如來所居,與大苾芻衆九萬八千人。
- 009_1292_c_02L그들은 모두 아라한(阿羅漢)으로서 큰 코끼리 왕처럼 잘 길들여지고, 모든 번뇌[漏]를 이미 제거하여 다시는 번뇌가 없으며, 마음이 잘 해탈하고 지혜가 잘 해탈하여 할 일을 다 끝내고 모든 무거운 짐을 벗어버렸으며, 자신의 이익[己利]을 이미 얻어 삼계의 모든 결박을 끊고 큰 자재[大自在]를 얻어 청정한 계(戒)에 머무르며, 훌륭하고 교묘한 방편과 지혜로 장엄하고 8해탈을 증득하여 이미 저 언덕에 이른 자들이었다.
- 009_1292_c_02L皆是阿羅漢——能善調伏如大象王,諸漏已除,無復煩惱,心善解脫,慧善解脫,所作已畢,捨諸重檐,逮得己利,盡諸有結,得大自在,住淸淨戒,善巧方便,智慧莊嚴,證八解脫,已到彼岸——
- 그들의 이름은 구수(具壽)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구수 아설시다(阿說侍多), 구수 바습파(婆濕波), 구수 마하나마(摩訶那摩), 구수 바제리가(婆帝利迦), 대가섭파(大迦攝波), 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攝), 가야가섭(伽耶迦攝), 나제가섭(那提迦攝), 사리자(舍利子), 대목건련(大目乾連) 등이었고, 그 중 아난다(阿難陀)만이 배우는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 009_1292_c_06L其名曰:具壽阿若憍陳如,具壽阿說侍多,具壽婆濕波,具壽摩訶那摩,具壽婆帝利迦,大迦攝波,優樓頻螺迦攝,伽耶迦攝,那提迦攝,舍利子,大目乾連;惟阿難陁住於學地。
- 이와 같은 큰 성문(聲聞)들이 제각기 저녁 무렵 선정에서 깨어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 009_1292_c_11L如是等諸大聲聞,各於晡時從定而起,往詣佛所,頂禮佛足,右遶三帀,退坐一面。
- 또 백천만억의 보살마하살과 함께 계셨으니, 그들은 대용왕(大龍王)과 같은 큰 위덕을 지녔고, 명성이 널리 퍼져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며, 청정한 보시와 계율을 늘 받들고 지키기를 좋아하며, 한량없는 겁(劫) 동안 욕됨을 참으며 정진(精進)하였고, 모든 정려(精慮:선정)를 초월하여 생각을 현재 눈앞의 일에 매어두었으며, 지혜의 문을 열어 방편을 잘 닦고, 자유자재하게 미묘한 신통에 노닐며, 총지(總持)를 얻어 변재가 무궁무진하고, 모든 번뇌를 끊어 쌓이고 쌓였던 더러움이 모두 없어진 자들이었다.
- 009_1292_c_13L復有菩薩摩訶薩,百千萬億人俱——有大威德,如大龍王,名稱普聞,衆所知識,施戒淸淨,常樂奉持,忍行精勤,經無量劫,超諸靜慮,繫念現前,開闡慧門,善修方便,自在遊戲,微妙神通,逮得摠持,辯才無盡,斷諸煩惱,累染皆亡。
- 또 그들은 머잖아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이루어 마군의 무리를 항복받을 것이며, 법의 북을 울리며 모든 외도(外道)를 제어하여 깨끗한 마음을 내게 하며, 오묘한 법륜을 굴려 인간과 천상의 무리를 제도하고, 시방세계 부처님 국토를 모두 장엄하여 여섯 갈래 중생들이 빠짐없이 이익을 입게 하며, 큰 지혜를 성취하였고, 큰 인욕(忍辱)을 갖추었으며, 큰 자비심에 머무르고, 아주 견고한 힘을 가진 자들이었다.
- 009_1292_c_20L不久當成一切種智,降魔軍衆而擊法鼓,制諸外道,令起淨心,轉妙法輪,度人天衆,十方佛土悉已莊嚴,六趣有情無不蒙益,成就大智,具足大忍,住大慈悲心,有大堅固力。
- 009_1293_a_02L또 그들은 여러 부처님을 대대로 섬기면서 열반에 들지 않았고, 미래 세상이 다하도록 널리 부처님 계신 곳에서 깨끗한 인(因)을 깊이 심겠다고 크게 서원하는 마음을 일으켰으며, 3세인 과거ㆍ현재ㆍ미래에 있어서 그 무생인(無生忍:無生法忍)을 깨달아 2승이 행하는 경계를 넘어섰으며, 매우 훌륭한 방편으로 세간을 교화하고, 큰 스승의 가르침에 있어서 그 비밀한 법을 모두 자세히 설명할 수 있으며, 심오한 공(空)의 성품을 이미 다 깨달아 다시는 의혹할 것이 없는 자들이었다.
- 009_1292_c_24L歷事諸佛,不般涅槃,發弘誓心,盡未來際,廣於佛所深種淨因,於三世法悟無生忍,逾於二乘所行境界,以大善巧化導世閒,於大師敎悉能敷演,秘密之法,甚深空性,皆已了知,無復疑惑——
- 그들의 이름은 무장애전법륜(無障礙轉法輪)보살, 상발심전법륜(常發心轉法輪)보살, 상정진(常精進)보살, 불휴식(不休息)보살, 자씨(慈氏)보살, 묘길상(妙吉祥)보살, 관자재(觀自在)보살, 총지자재왕(摠持自在王)보살, 대변장엄왕(大辯莊嚴王)보살, 묘고산왕(妙高山王)보살, 대해심왕(大海深王)보살, 보당(寶幢)보살, 대보당(大寶幢)보살, 지장(地藏)보살,
- 009_1293_a_06L其名曰:無障碍轉法輪菩薩,常發心轉法輪菩薩,常精進菩薩,不休息菩薩,慈氏菩薩,妙吉祥菩薩,觀自在菩薩,摠持自在王菩薩,大辯莊嚴王菩薩,妙高山王菩薩,大海深王菩薩,寶幢菩薩,大寶幢菩薩,地藏菩薩,
- 허공장(虛空藏)보살, 보수자재(寶手自在)보살, 금강수(金剛手)보살, 환희력(歡喜力)보살, 대법력(大法力)보살, 대장엄광(大莊嚴光)보살, 대금광장엄(大金光莊嚴)보살, 정계(淨戒)보살, 상정(常淨)보살, 극청정혜(極淸淨慧)보살, 견고정진(堅固精進)보살, 심여허공(心如虛空)보살, 부단대원(不斷大願)보살, 시약(施藥)보살, 요제번뇌병(療諸煩惱病)보살,
- 009_1293_a_12L虛空藏菩薩,寶手自在菩薩,金剛手菩薩,歡喜力菩薩,大法力菩薩,大莊嚴光菩薩,大金光莊嚴菩薩,淨戒菩薩,常定菩薩,極淸淨慧菩薩,堅固精進菩薩,心如虛空菩薩,不斷大願菩薩,施藥菩薩,療諸煩惱病菩薩,
- 의왕(醫王)보살, 환희고왕(歡喜高王)보살, 득상수기(得上授記)보살, 대운정광(大雲淨光)보살, 대운지법(大雲持法)보살, 대운명칭희락(大雲名稱喜樂)보살, 대운현무진칭(大雲現無盡稱)보살, 대운사자후(大雲師子吼)보살, 대운우왕후(大雲牛王吼)보살, 대운길상(大雲吉祥)보살, 대운보덕(大雲寶德)보살, 대운일장(大雲日藏)보살,
- 009_1293_a_18L醫王菩薩,歡喜高王菩薩,得上授記菩薩,大雲淨光菩薩,大雲持法菩薩,大雲名稱喜樂菩薩,大雲現無邊稱菩薩,大雲師子吼菩薩,大雲牛王吼菩薩,大雲吉祥菩薩,大雲寶德菩薩,大雲日藏菩薩,
- 009_1293_b_02L 대운월장(大雲月藏)보살, 대운성광(大雲星光)보살, 대운화광(大雲火光)보살, 대운전광(大雲電光)보살, 대운뢰음(大雲雷音)보살, 대운혜우충변(大雲慧雨充遍)보살, 대운청정우왕(大雲淸淨雨王)보살, 대운화수왕(大雲花樹王)보살, 대운청련화향(大雲靑蓮花香)보살, 대운보전단향청량신(大雲寶栴檀香淸凉身)보살, 대운제암(大雲除闇)보살, 대운파의(大雲破醫)보살68) 등이었다.
- 009_1293_a_23L大雲月藏菩薩,大雲星光菩薩,大雲火光菩薩,大雲電光菩薩,大雲雷音菩薩,大雲慧雨充遍菩薩,大雲淸淨雨王菩薩,大雲花樹王菩薩,大雲靑蓮花香菩薩,大雲寶栴檀香淸涼身菩薩,大雲除闇菩薩,大雲破瞖菩薩。
- 이와 같은 한량없는 큰 보살들이 제각기 저녁 무렵 선정에서 깨어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 009_1293_b_06L如是等無量大菩薩衆,各於晡時,從定而起,往詣佛所,頂禮佛足,右遶三帀,退坐一面。
- 또 5억 8천 명의 리차비(梨車毘) 동자(童子)가 있었으니, 그들의 이름은 사자광(師子光)동자, 사자혜(師子慧)동자, 법수(法授)동자, 인다라수(因陀羅授)동자, 대광(大光)동자, 대맹(大猛)동자, 불호(佛護)동자, 법호(法護)동자, 승호(僧護)동자, 금강호(金剛護)동자, 허공호(虛空護)동자, 허공후(虛空吼)동자, 보장(寶藏)동자, 길상묘장(吉祥妙藏) 동자 등이었다.
- 009_1293_b_09L復有梨車毘童子五億八千,其名曰:師子光童子,師子慧童子,法授童子,因陁羅授童子,大光童子,大猛童子,佛護童子,法護童子,僧護童子,金剛護童子,虛空護童子,虛空吼童子,寶藏童子,吉祥妙藏童子。
- 이와 같은 사람들이 우두머리였고, 그들은 모두 위없는 개달음에 편안히 머물며 대승(大乘)을 깊이 믿고 환희하는 자들이었다. 그들도 제각기 저녁 무렵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 009_1293_b_14L如是等人而爲上首,悉皆安住無上菩提,於大乘中,深信歡喜。各於晡時,往詣佛所,頂禮佛足,右遶三帀,退坐一面。
- 또 4만 2천 명의 천자가 있었으니, 그들의 이름은 희견천자(喜見天子), 희열(喜悅)천자, 일광(日光)천자, 월계(月髻)천자, 명혜(明慧)천자, 허공정혜(虛空淨慧)천자, 제번뇌(除煩惱)천자, 길상(吉祥)천자 등이었다. 이와 같은 천자들이 우두머리였고, 그들은 모두 큰 서원을 세워 대승을 보호하고 지키며 바른 법을 융성하게 이어가 끊어지지 않게 하는 자들이었다. 그들도 제각기 저녁 무렵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 009_1293_b_17L復有四萬二千天子,其名曰:喜見天子,喜悅天子,日光天子,月髻天子,明慧天子,虛空淨慧天子,除煩惱天子,吉祥天子,如是等天子而爲上首,皆發弘願,護持大乘,紹隆正法,能使不絕。各於晡時,往詣佛所,頂禮佛足,右遶三帀,退坐一面。
- 009_1293_c_02L또 2만 8천의 용왕(龍王)이 있었으니, 그들은 연화용왕(蓮華龍王), 예라엽(★ (殹/言) 羅葉)용왕, 대력(大力)용왕, 대후(大吼)용왕, 소파(小波)용왕, 지결수(持駃水)용왕69), 금면(金面)용왕, 여의(如意)용왕 등이었다. 이와 같은 용왕들이 우두머리였고, 그들은 대승의 법을 늘 즐거워하며 받아 지니고, 깊은 신심을 일으켜 찬양하며 옹호하는 자들이었다. 그들도 제각기 저녁 무렵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 009_1293_b_24L復有二萬八千龍王:蓮華龍王,%(醫-酉+言)羅葉龍王,大力龍王,大吼龍王,小波龍王,持駃水龍王,金面龍王,如意龍王,如是等龍王而爲上首,於大乘法,常樂受持,發深信心,稱揚擁護。各於晡時,往詣佛所,頂禮佛足,右遶三帀,退坐一面。
- 또 3만 6천의 여러 약차(藥叉) 무리가 있었으니,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이 그들의 우두머리였다. 그들의 이름은 암바약차(菴婆藥叉), 지암바(持菴婆)약차, 연화광장(蓮華光藏)약차, 연화면(蓮花面)약차, 빈미(顰眉)약차, 현대포(現大怖)약차, 동지(動地)약차, 탄식(呑食)약차 등이었다. 이러한 약차들은 모두 여래의 바른 법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며 마음 깊이 보호하고 지키면서 피로하고 게으른 생각을 내지 않는 자들이었다. 그들도 제각기 저녁 무렵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 009_1293_c_08L復有三萬六千諸藥叉衆,毘沙門天王而爲上首。其名曰:菴婆藥叉,持菴婆藥叉,蓮花光藏藥叉,蓮花面藥叉,顰眉藥叉,現大怖藥叉,動地藥叉,吞食藥叉,是等藥叉悉皆愛樂如來正法,深心護持,不生疲懈。各於晡時,往詣佛所,頂禮佛足,右遶三帀,退坐一面。
- 또 4만 9천 게로다왕(揭路茶王)이 있었으니, 향상세력왕(香象勢力王)이 그들의 우두머리였다. 그 외에도 건달바(健闥婆), 아소라(阿蘇羅), 긴나라(緊那羅), 마호락가(莫呼洛伽) 등과 산과 숲, 강과 바다의 온갖 신선과 아울러 여러 큰 나라의 임금들과 왕후[中官], 후비(后妃), 청정한 믿음을 가진 남녀, 인간과 천상의 대중들이 모두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그들은 모두 위없는 대승을 옹호하겠다고 서원하여 경전을 읽고 외우고 받아 지니며 베껴 써서 널리 유포하는 자들이었다. 그들도 제각기 저녁 무렵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 009_1293_c_15L復有四萬九千揭路茶王,香象勢力王而爲上首,及餘健闥婆,阿蘇羅,緊那羅,莫呼洛伽等,山林河海一切神仙,幷諸大國所有王衆,中宮后妃,淨信男女,人天大衆悉皆雲集,咸願擁護無上大乘,讀誦受持,書寫流布。各於晡時,往詣佛所,頂禮佛足,右遶三帀,退坐一面。
- 이러한 성문ㆍ보살ㆍ인간과 천상의 대중, 용과 귀신 등 여덟 부류들이 구름처럼 모여든 뒤, 그들은 제각기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부처님의 얼굴을 우러러보며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으니, 그것은 훌륭하고 묘한 법문을 듣기 원하였던 까닭이다.
- 009_1293_c_23L如是等聲聞、菩薩、人天大衆、龍神八部,旣雲集已,各各至心合掌恭敬,瞻仰尊容,目未曾捨,願樂欲聞殊勝妙法。
- 009_1294_a_02L그때 부처님[薄伽梵]께서는 저녁 무렵 선정에서 깨어나 대중을 관찰하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09_1294_a_03L爾時,薄伽梵於日晡時,從定而起,觀察大衆,而說頌曰:
-
『금광명』의 미묘한 법은
가장 훌륭한 모든 경의 왕
매우 심오하며 들어보기 힘든
모든 부처님의 경계이어라
내 이제 대중을 위해
이와 같은 경을 널리 설하리라. -
009_1294_a_04L金光明妙法,
最勝諸經王;
甚深難得聞,
諸佛之境界,
我當爲大衆,
宣說如是經。
-
사방에 계신 네 분의 부처님도
위신(威神)으로 함께 가호하시니
동방에는 아촉불(阿閦佛)
남방에는 보상불(寶相佛)
서방에는 무량수불(無量壽佛)
북방에는 천고음불(天鼓音佛). -
009_1294_a_06L幷四方四佛,
威神共加護:
東方阿閦尊,
南方寶相佛,
西方無量壽,
北方天鼓音。
-
내가 연설할 미묘한 법은
복된 참회 중에서도 으뜸이어라
온갖 죄를 멸해 없애고
모든 나쁜 업 깨끗이 없애네. -
009_1294_a_08L我復演妙法,
吉祥懺中勝,
能滅一切罪,
淨除諸惡業。
-
뭇 고통을 소멸하고
언제나 한량없는 즐거움을 주며
온갖 지혜의 근본이요
모든 공덕이 장엄하다네. -
009_1294_a_10L及消衆苦患,
常與無量樂,
一切智根本,
諸功德莊嚴。
-
중생들의 몸은 온전하지 않고
목숨은 장차 줄어들기 마련
온갖 흉한 모습 눈앞에 나타나고
천신들도 모두 날 버리고 떠나가리. -
009_1294_a_11L衆生身不具,
壽命將損減,
諸惡相現前,
天神皆捨離。
-
친구들은 나에게 원한을 품고
권속들 제각기 뿔뿔이 흩어지며
너나없이 모두들 등을 돌리고
보배도 재물도 흩어지기 마련. -
009_1294_a_12L親友懷瞋恨,
眷屬悉分離,
彼此共乖違,
珍財皆散失。
-
나쁜 별이 나타나 변괴를 부리고
사악한 벌레들의 피해를 입으며
혹은 또 수많은 근심과 걱정
갖가지 고통에 시달리기도 하며
깊은 잠 꿈속 나쁜 꿈 꾸고는
이로 인해 번민하기도 하네. -
009_1294_a_14L惡星爲變怪,
或被邪蠱侵,
若復多憂愁,
衆苦之所逼,
睡眠見惡夢,
因此生煩惱。
-
이런 사람들 반드시 목욕하고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고는
깊고도 깊다고 부처님께서 찬탄하신
이 미묘한 경전 중의 왕
오로지 마음을 쏟아 어지러움 없이
읽어 외우고 듣고 받아 지녀라. -
009_1294_a_16L是人當澡浴,
應著鮮潔衣,
於此妙經王,
甚深佛所讚,
專注心無亂,
讀誦聽受持。
-
이 경의 위력으로 말미암아
모든 재난과 횡액을 벗어나고
그 밖의 여러 가지 고난들도
남김없이 모조리 없어지리라. -
009_1294_a_18L由此經威力,
能離諸災撗,
及餘衆苦難,
無不皆除滅。
-
세간을 보호하는 4천왕과
또 그들의 대신과 권속
한량없는 모든 약차(藥叉)들이
한마음으로 모두가 옹위(擁衛)하리라. -
009_1294_a_19L護世四王衆,
及大臣眷屬,
無量諸藥叉,
一心皆擁衛。
-
대변재천(大辯才天)의 여신(女神)
니련하(尼連河)의 수신(水神)
하리저(訶利底) 모신(母神)70)
견뢰(堅牢) 지신(地神). -
009_1294_a_20L大辯才天女,
尼連河水神,
訶利底母神,
堅牢地神衆。
-
범천왕과 제석천왕
용왕과 긴나라(緊那羅)
그리고 금시조왕(金翅鳥王)
아소라천(阿蘇羅天)의 무리. -
009_1294_a_22L梵王帝釋主,
龍王緊那羅,
及金翅鳥王,
阿蘇羅天衆。
-
이러한 하늘과 귀신들이
그들의 권속을 거느리고
모두 찾아와 이런 사람 보호하며
밤낮으로 잠시도 떠나지 않으리. -
009_1294_a_23L如是天神等,
幷將其眷屬,
皆來護是人,
晝夜常不離。
-
009_1294_b_02L
내가 이제 설하려는 이 경은
깊고 깊은 부처님의 행(行)
모든 부처님의 비밀한 가르침
천만겁이 지나도 만나기 어려우리. -
009_1294_a_24L我當說是經,
甚深佛行處;
諸佛秘密敎,
千萬劫難逢。
-
만일 이 경을 듣고
남을 위하여 연설해 주고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을 품고
혹 이 경에 공양 올린다면
이런 여러 사람들은
반드시 한량없는 세월을 두고
언제나 모든 하늘과 사람
용과 귀신에게 공경 받으리. -
009_1294_b_03L若有聞是經,
能爲他演說,
若心生隨喜,
或設於供養;
如是諸人等,
當於無量劫,
常爲諸天人,
龍神所恭敬。
-
이 복덩어리 한량이 없어
그 수는 항하 모래알보다 많네.
이 경을 읽고 외우는 이는
이런 공덕을 꼭 받으리라. -
009_1294_b_05L此福聚無量,
數過於恒沙,
讀誦是經者,
當獲斯功德。
-
시방세계 부처님과
깊은 행의 모든 보살들은
이 경 지니는 이를 옹호하여
모든 고난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
009_1294_b_07L亦爲十方尊,
深行諸菩薩,
擁護持經者,
令離諸苦難。
-
이 경에 공양하려는 이는
아까 말대로 목욕을 하고
음식과 향, 꽃을 올리며
언제든지 자비심을 내어야 하네. -
009_1294_b_08L供養是經者,
如前澡浴身,
飮食及香花,
恒起慈悲意。
-
이 경을 듣고자 하는 이는
그 마음 깨끗이때를 없애고
언제나 환희심 일으키며
모든 공덕 쌓도록 하라. -
009_1294_b_09L若欲聽是經,
令心淨無垢;
常生歡喜念,
能長諸功德。
-
만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이 경을 듣는다면
그 사람 반드시 인간으로 태어나
모든 고난을 멀리 여의리라. -
009_1294_b_11L若以尊重心,
聽聞是經者;
善生於人趣,
遠離諸苦難。
-
그 사람, 선근(善根)이 성숙되어
모든 부처님의 칭찬을 받아야
바야흐로 이 경과
참회의 법을 듣게 되리라. -
009_1294_b_12L彼人善根熟,
諸佛之所讚;
方得聞是經,
及以懺悔法。
-
2.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 - 009_1294_b_13L金光明最勝王經如來壽量品第二
-
그때 왕사성에 한 보살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묘당(妙幢)이었다. 그는 과거 한량없는 구지나유타의 백천이나 되는 부처님 계신 곳에서 섬기고 공양하며 모든 선근을 심은 자였다.
이때 묘당보살은 혼자 고요한 곳에서 이런 생각을 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석가모니여래께서는 그 수명이 짧아 겨우 80년일까?’ - 009_1294_b_14L爾時,王舍大城有一菩薩摩訶薩,名曰妙幢,已於過去無量俱胝那庾多百千佛所,承事供養,殖諸善根。是時妙幢菩薩獨於靜處,作是思惟:“以何因緣,釋迦牟尼如來壽命短促,惟八十年?”
-
009_1294_c_02L그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부처님 말씀대로 하자면 두 가지 인연만 있으면 수명이 길어진다고 한다. 그 두 가지란 무엇인가? 하나는 산목숨을 해치지 않는 것이고, 하나는 남에게 음식을 베푸는 것이다. 석가모니여래께서는 일찍이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무수한 대겁(大劫) 동안 길고 긴 세월을 두고 산목숨을 죽이지 않았고 열 가지 착한 일을 행하셨으며, 언제나 음식을 온갖 굶주린 중생들에게 은혜롭게 베푸셨다. 심지어 당신 몸의 피와 살, 뼈와 골수마저 내주시어 그들로 하여금 배불리 먹게 하셨으니, 하물며 그 밖의 음식 따위이겠는가?’ - 009_1294_b_20L復作是念:‘如佛所說,有二因緣,得壽命長。云何爲二?一者、不害生命,二者、施他飮食。然釋迦牟尼如來曾於無量百千萬億無數大劫,不害生命,行十善道,常以飮食惠施一切飢餓衆生,乃至己身血肉骨髓,亦持施與,令得飽滿,況餘飮食。’
- 그때 그 보살이 부처님 계신 곳에서 이렇게 생각했을 때,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그 방은 별안간 넓어지고 장엄하고 깨끗해졌으며, 제청(帝靑)과 유리(琉璃)등 가지가지 보배로 여기저기 장식된 것이 마치 부처님의 정토세계와 같아졌다. 또 하늘나라의 향기보다 훨씬 진한 묘한 향기가 그 방안을 가득 채웠다.
- 009_1294_c_03L時彼菩薩於世尊所,作是念時,以佛威力,其室忽然廣博嚴淨,帝靑琉璃種種衆寶,雜彩閒飾,如佛淨土,有妙香氣過諸天香,芬馥充滿。
- 방의 4면에는 각각 훌륭한 사자의 평상이 있는데, 네 가지 보배로 만들어졌고 하늘 옷이 그 위에 깔려 있었다. 또 평상에는 묘한 연꽃이 있는데, 가지가지 보배로 장엄하게 꾸며져 있고 그 크기는 부처님만 하며, 저절로 나타난 것이었다.
- 009_1294_c_07L於其四面各有上妙師子之座,四寶所成,以天寶衣而敷其上。復於此座有妙蓮花,種種珍寶以爲嚴飾,量等如來自然顯現。
- 이 연꽃 위에 네 분 부처님이 계시니, 동쪽에는 부동(不動)여래, 남쪽에는 보상(寶相)여래, 서쪽에는 무량수(無量壽)여래, 북쪽에는 천고음(天鼓音)여래 이셨다. 이 네 분 부처님께서 각기 그 자리에서 가부좌로 앉아 계셨다. 그분들은 큰 광명을 놓아 왕사대성(王舍大城)과 삼천대천세계 내지 시방에 있는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 국토까지 두루 널리 비추셨고, 갖가지 하늘 꽃들이 비처럼 흩날리고 갖가지 하늘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 009_1294_c_10L於蓮花上有四如來,東方不動,南方寶相,西方無量壽,北方天鼓音。是四如來各於其座加趺而坐,放大光明,周遍照耀王舍大城,及此三千大千世界,乃至十方恒河沙等諸佛國土,雨諸天花,奏諸天樂。
- 이때 이 섬부주(贍部洲) 안과 삼천대천세계에 사는 중생들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훌륭하고 묘한 기쁨을 조금도 부족함 없이 받았다. 몸이 불구인 자는 모두 몸이 온전해졌고, 소경은 볼 수 있게 되고, 귀머거리는 듣게 되고, 벙어리는 말하게 되고, 어리석은 자는 지혜를 얻고, 마음이 산란한 자는 본 마음을 되찾고, 헐벗은 자는 옷을 얻고, 천대받던 자는 공경 받고, 더럽던 자는 몸이 깨끗해지는 등, 이 세상의 갖은 이익과 전에 없던 일들이 모두 나타났다.
- 009_1294_c_16L爾時,於此贍部洲中及三千大千世界,所有衆生,以佛威力,受勝妙樂,無有乏少。若身不具,皆蒙具足,盲者能視,聾者得聞,瘂者能言,愚者得智,若心亂者得本心,若無衣者得衣服,被惡賤者人所敬,有垢穢者身淸潔,於此世閒所有利益,未曾有事,悉皆顯現。
- 009_1295_a_02L그때 묘당보살은 네 분 여래와 희유한 일들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며 합장하고, 성심으로 모든 부처님의 훌륭한 모습을 우러러 보았다. 그리고 또 석가모니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사유하였는데, 다만 수명에 있어서 만큼은 ‘여래께서는 공덕이 무한한데 어째서 수명은 극히 짧아 겨우 80년일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 009_1294_c_23L爾時,妙幢菩薩見四如來及希有事,歡喜踊躍,合掌一心,瞻仰諸佛殊勝之相,亦復思惟釋迦牟尼如來無量功德,惟於壽命生疑惑心:“云何如來功德無量,壽命短促唯八十年?”
-
이때 네 분 부처님께서 묘당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는 이제 마땅히 여래 수명의 길고 짧음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왜냐 하면, 선남자야, 우리는 모든 하늘과 세간의 범천, 마왕, 사문 바라문 등 사람과 사람 아닌 자들 중에 부처님의 수명을 세어 그 한계를 안 자를 보지 못하였다. 다만 위없이 바르게 모든 것을 아시는 부처님만은 제외한다.” - 009_1295_a_05L爾時,四佛告妙幢菩薩言:“善男子!汝今不應思忖如來壽命長短。何以故?善男子!我等不見諸天世閒梵、魔、沙門、婆羅門等,人及非人,有能筭知佛之壽量,知其齊限;惟除無上正遍知者。”
- 그때 네 분 여래께서는 석가모니부처님께서 타고나신 수명의 길이를 말씀하시고자 부처님 위신력으로 욕계와 색계의 천신과 모든 용ㆍ귀신ㆍ건달바ㆍ아소라ㆍ게로다ㆍ긴나라ㆍ마호락가와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의 보살마하살들을 모두 불러모아 묘당보살의 깨끗하고 묘한 방 안으로 들어가게 하셨다.
- 009_1295_a_10L時四如來欲說釋迦牟尼佛所有壽量,以佛威力,欲色界天諸龍、鬼神、健闥婆、阿蘇羅、揭路茶、緊那羅、莫呼洛伽,及無量百千億那庾多菩薩摩訶薩,悉來集會,入妙幢菩薩淨妙室中。
- 그때 네 분 부처님께서는 대중 가운데서 석가모니여래께서 타고나신 수명의 길이를 알려주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09_1295_a_15L爾時,四佛於大衆中,欲顯釋迦牟尼如來所有壽量,而說頌曰:
-
모든 바닷물의
물방울 수는 셀 수 있어도
석가모니여래의 수명만큼은
세어서 알 자 누구도 없어라. -
009_1295_a_17L一切諸海水,
可知其渧數,
無有能數知,
釋迦之壽量。
-
모든 묘고산을 부순
겨자씨 만한 그 가루는 셀 수 있어도
석가모니여래의 수명만큼은
세어서 알 자 누구도 없어라. -
009_1295_a_19L析諸妙高山,
如芥可知數,
無有能數知,
釋迦之壽量。
-
모든 대지의 흙
그 티끌의 수는 알 수 있어도
석가모니여래의 수명만큼은
세어서 알 자 누구도 없어라. -
009_1295_a_20L一切大地土,
可知其塵數,
無有能數知,
釋迦之壽量。
-
설령 허공을 재어
그 끝은 알 수 있어도
석가모니여래의 수명만큼은
세어서 알 자 누구도 없어라. -
009_1295_a_21L假使量虛空,
可得盡邊際,
無有能度知,
釋迦之壽量。
-
어떤 사람이 억겁 동안 살면서
있는 힘을 다해 계산한다 하여도
그래도 또한 알 수 없으리
세존의 수명만큼은. -
009_1295_a_23L若人住億劫,
盡力常筭數,
亦復不能知,
世尊之壽量。
-
중생의 목숨 해치지 않고
남에게 음식을 베풀면
이 두 가지 인연으로
그 수명은 길어진다네. -
009_1295_a_24L不害衆生命,
及施於飮食,
由斯二種因,
得壽命長遠。
-
009_1295_b_02L
이런 까닭으로 부처님의
그 수명 세어서 알기 어려우니
마치 겁이 끝없는 것처럼
그 수명 또한 그러하니라. -
009_1295_b_02L是故大覺尊,
壽命難知數,
如劫無邊際,
壽量亦如是。
-
묘당이여, 그대는 마땅히
의혹을 일으키지 말라
부처님의 수명은 한량없으니
아무도 그 수 아는 자 없어라. -
009_1295_b_04L妙幢汝當知,
不應起疑惑,
最勝壽無量,
莫能知數者。
-
그때 묘당보살은 네 분 여래께서 석가모니부처님의 수명이 한량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런데 어째서 석가모니여래께서는 이렇게도 짧은 수명을 나타내 보이십니까?” - 009_1295_b_05L爾時,妙幢菩薩聞四如來說釋迦牟尼佛壽量無限,白言:“世尊!云何如來示現如是短促壽量?”
-
그때 네 분 세존께서 묘당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저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다섯 가지가 흐린 세상[五濁惡世]에 출현하시는 때는 사람의 수명이 다만 100년으로서, 타고난 성품이 저열하고 선근은 적고 엷으며 게다가 믿고 이해하는 마음까지 없다. - 009_1295_b_08L時四世尊告妙幢菩薩言:“善男子!彼釋迦牟尼佛於五濁世出現之時,人壽百年,稟性下劣,善根微薄,復無信解。
- 이 모든 중생들은 나라는 소견[我見], 사람이란 소견[人見], 중생(衆生)과 수명을 가진 것[壽者]과 자라나는 것[養育] 등이라고 보는 삿된 소견[邪見], 나와 내 것이란 소견, 만물을 없어진다거나 영원하다고 보는 소견[斷常見]들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 이 모든 중생과 모든 외도(外道), 이 같은 무리들을 이롭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바른 견해[正解]를 일으켜 빨리 위없는 깨달음을 성취하게 하기 위하여 석가모니여래께서는 그렇게 짧은 수명을 나타내 보이신 것이니라.
- 009_1295_b_11L此諸衆生多有我見、人見、衆生、壽者、養育邪見、我我所見、斷常見等,爲欲利益此諸異生及衆外道如是等類,令生正解,速得成就無上菩提,是故釋迦牟尼如來示現如是短促壽命。
- 선남자야, 그래서 저 여래께서는 중생들이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보고는, 부처님은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과 근심스러워하고 조바심 내는 생각을 내서, 부처님 세존께서 말씀하신 경교(經敎)를 빨리 받아 지녀 읽고 외우고 뜻을 다 통달하여 남들에게 해설하고 비방하는 생각을 내지 않게 하기 위하여, 이런 까닭으로 여래께서는 짧은 수명을 나타내 보이신 것이니라.
- 009_1295_b_16L善男子!然彼如來欲令衆生見涅槃已,生難遭想、憂苦等想,於佛世尊所說經敎,速當受持,讀誦通利,爲人解說,不生謗毀,是故如來現斯短壽。
- 왜냐 하면, 저 모든 중생들이 만일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지 않는 것을 보면 공경하지도 만나 뵙기 어렵다는 생각도 내지 않을 것이며, 여래께서 말씀하신 매우 깊은 경전도 또한 받아 지니지도 읽고 외우지도 뜻을 통달해서 남들에게 베풀어 말해 주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언제나 부처님을 뵈므로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 009_1295_b_20L何以故?彼諸衆生若見如來不般涅槃,不生恭敬難遭之想,如來所說甚深經典,亦不受持讀誦通利、爲人宣說。所以者何?以常見佛,不尊重故。
- 009_1295_c_02L선남자야, 마치 어떤 사람이 그 부모가 재산이 많아 귀중한 보배가 창고에 가득 찬 것을 보고도 재물은 희귀하고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왜냐 하면, 부모의 재산에 대하여 늘 있는 것이라는 생각[常想]을 내기 때문이니라.
- 009_1295_b_24L善男子!譬如有人見其父母多有財產,珍寶豐盈,便於財物不生希有難遭之想。所以者何?於父財物生常想故。
- 선남자야, 저 모든 중생도 이러하여 만일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지 않으시면 희유하시고 만나 뵙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언제든지 뵐 수 있기 때문이니라.
- 009_1295_c_04L善男子!彼諸衆生亦復如是,若見如來不入涅槃,不生希有難遭之想。所以者何?由常見故。
- 선남자야, 마치 어떤 사람이 부모가 가난하고 곤궁하고 재산도 적은데, 그 가난한 사람이 혹 대궐이나 대신의 집에 갔다가 그 집 창고 속에 가지가지 진귀한 보배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본다면, 그는 희귀하고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낼 것이니라. 그때 그 가난한 사람은 재물을 벌기 위하여 널리 방편을 쓰고 부지런히 일하며 게으르지 않을 것이다. 왜냐 하면 그래야 가난하고 곤궁한 생활을 버리고 안락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니라.
- 009_1295_c_07L善男子!譬如有人父母貧窮,資財乏少,然彼貧人或詣王家、或大臣舍,見其倉庫種種珍寶悉皆盈滿,生希有心,難遭之想。時彼貧人爲欲求財,廣設方便,策勤無怠。所以者何?爲捨貧窮,受安樂故。
-
선남자야, 저 모든 중생도 이러하니라. 만일 여래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보면, 만나 뵙기 어렵다는 생각과 근심스러워하고 걱정하는 생각을 일으킬 것이니라. 그리고 이런 생각도 하리라.
‘한량없는 세월 동안에 부처님 여래들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은 오담발(烏曇跋)꽃이때를 만나 한 번씩 피는 것과 같다.’ - 009_1295_c_12L善男子!彼諸衆生亦復如是,若見如來入於涅槃,生難遭想乃至憂苦等想,復作是念:‘於無量劫諸佛如來出現於世,如烏曇跋花,時乃一現。’
- 중생들이 희유하다는 마음을 내고,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일으켜야 어쩌다 부처님을 만나게 되면 공경하고 믿는 마음을 내며, 설하시는 바른 법을 듣고는 진실한 말로 믿는 생각을 내서, 있는 경전은 모두 다 받아 지니고 훼방하는 마음을 내지 않느니라.
- 009_1295_c_16L彼諸衆生發希有心,起難遭想。若遇如來,心生敬信,聞說正法,生實語想,所有經典悉皆受持,不生毀謗。
-
선남자야, 이런 인연으로 저 부처님 세존께서는 세상에 오래 계시지 않으시고 속히 열반에 드시는 것이다. 선남자야, 이 모든 여래들께서는 이러한 선교방편으로 중생을 성취하시느니라.”
그때 네 분 부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마치고 눈깜짝할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 009_1295_c_19L善男子!以是因緣,彼佛世尊,不久住世,速入涅槃。善男子!是諸如來,以如是等善巧方便成就衆生。”爾時,四佛說是語已,忽然不現。
- 009_1296_a_02L그때 묘당보살마하살은 한량없는 백천 보살과 한량없는 억 나유타 백천 중생들과 함께 취봉산(鷲峯山)에 계시는 석가모니여래 정변지께 찾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리고 묘당보살은 앞에 있었던 사실을 세존께 자세히 말씀드렸다.
- 009_1295_c_22L爾時,妙幢菩薩摩訶薩與無量百千菩薩,及無量億那庾多百千衆生,俱共往詣鷲峯山中釋迦牟尼如來正遍知所,頂禮佛足,在一面立。時妙幢菩薩以如上事具白世尊。
- 그때 네 여래께서도 또한 취봉산으로 찾아와 석가모니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각기 본래의 방위를 따라 자리에 앉으시더니, 시중을 드는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 009_1296_a_04L時四如來亦詣鷲峯,至釋迦牟尼佛所,各隨本方就座而坐,告侍者菩薩言:
-
“선남자야, 너는 지금 석가모니부처님께 나아가서 나를 대신하여 ‘병도 없으며 걱정도 적으시며, 기거가 가볍고 편안하시며 다니시기에 불편함은 없으십니까?’ 하고 문안드려라. 그리고 다시 또 이렇게 말씀드려라.
‘훌륭하고 훌륭하신 석가모니여래시여, 이제 『금광명경(金光明經)』의 매우 심오한 법요(法要)를 연설하시어 온갖 중생을 유익하게 하시고 굶주림을 제거하시고 기쁨을 얻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도 함께 기뻐하리라.” - 009_1296_a_06L“善男子!汝今可詣釋迦牟尼佛所,爲我致問:‘少病少惱,起居輕利,安樂行不?’復作是言:‘善哉!善哉!釋迦牟尼如來!今可演說『金光明經』甚深法要,爲欲饒益一切衆生,除去飢饉,令得安樂,我當隨喜。’”
-
그때 그 시자 보살들은 각각 석가모니여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두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서서 다 같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 하늘과 사람의 스승들께서는 간곡히 안부를 여쭈었습니다. 병은 없고 걱정도 적으시며, 기거가 가볍고 편안하시며 다니시기에 불편함은 없으십니까?” - 009_1296_a_12L時彼侍者各詣釋迦牟尼佛所,頂禮雙足,卻住一面,俱白佛言:“彼天人師致問無量:‘少病少惱,起居輕利,安樂行不?”
-
또 이렇게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신 석가모니여래시여, 이제 『금광명경』의 매우 심오한 법요를 연설하시어 온갖 중생을 유익하게 하시고 굶주림을 제거하고 기쁨을 얻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 009_1296_a_15L復作是言:“善哉!善哉!釋迦牟尼如來!今可演說『金光明經』甚深法要,爲欲利益一切衆生,除去飢饉,令得安樂。”
-
그때 석가모니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는 시자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저 네분 여래께서는 모든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나에게 바른 법을 널리 펴도록 권하시는구나.” - 009_1296_a_18L爾時,釋迦牟尼如來、應、正等覺告彼侍者諸菩薩言:“善哉!善哉!彼四如來乃能爲諸衆生饒益安樂,勸請於我宣揚正法。”
-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09_1296_a_21L爾時世尊,而說頌曰:
-
나는 늘 취봉산(鷲峯山)에서
이 보배로운 경전 설하고 있고
중생을 성취하기 때문에
반열반에 드는 것을 나타내 보이네. -
009_1296_a_22L我常在鷲山,
宣說此經寶;
成就衆生故,
示現般涅槃。
-
범부들 삿된 소견을 일으켜
내 말을 믿지 않기에
그들을 성취시키기 위한 까닭에
반열반에 드는 것을 나타내 보이네. -
009_1296_a_24L凡夫起邪見,
不信我所說;
爲成就彼故,
示現般涅槃。
-
009_1296_b_02L
그때 대중 가운데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의 성은 교진여(憍陳如)요, 이름은 법사수기(法師授記)였다. 그는 한량없는 백천 바라문과 함께 부처님께 공양하고 나서 세존께서 반열반에 드신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 나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 009_1296_b_02L時大會中有婆羅門,姓憍陳如,名曰法師授記,與無量百千婆羅門衆,供養佛已,聞世尊說入般涅槃,涕淚交流,前禮佛足,白言:
- “세존이시여, 만일 진실로 여래께서 모든 중생들에 대한 대자비를 가지고 계셔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유익하게 하여 안락을 얻게 하심이 마치 부모와 같고 이에 누구도 따를 자가 없으며, 깨끗한 보름달처럼 세간의 귀의처가 되고, 마치 해가 처음 솟아오르듯 큰 지혜로써 밝혀 주시며, 라호라(羅怙羅 : 羅睺羅)처럼 중생들을 널리 살펴주고 치우침 없이 사랑하신다면, 부디 세존께서는 저희의 한 가지 소원을 들어 주소서.”
- 009_1296_b_06L“世尊!若實如來於諸衆生有大慈悲,憐愍利益,令得安樂,猶如父母,餘無等者,能與世閒作歸依處,如淨滿月,以大智慧能爲照明,如日初出,普觀衆生,愛無偏黨,如羅怙羅,惟願世尊施我一願!”
-
이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계셨다.
그 대중 가운데 있던 일체중생희견(一切衆生喜見)이라는 리차비(梨車毘)동자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바라문 교진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대바라문이여, 당신은 지금 부처님께 무슨 소원을 비십니까? 제가 그 소원을 들어주겠습니다.” - 009_1296_b_11L爾時世尊默然而止。佛威力故,於此衆中,有梨車毘童子,名一切衆生憙見,語婆羅門憍陳如言:“大婆羅門!汝今從佛,欲乞何願?我能與汝。”
-
바라문이 동자에게 말하였다.
“동자여, 나는 위없는 세존을 공양하고 싶어 지금 여래께 사리(舍利)를 겨자씨만큼이라도 나눠주실 것을 청하고 있다. 왜냐 하면 나는 일찍이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부처님의 사리를 겨자씨 만한 것이라도 얻어서 공경하고 공양하면 그 사람은 반드시 삼십삼천에 태어나 제석천왕이 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 009_1296_b_15L婆羅門言:“童子!我欲供養無上世尊,今從如來求請舍利如芥子許。何以故?我曾聞說:‘若善男子、善女人得佛舍利如芥子許,恭敬供養,是人當生三十三天而爲帝釋。’”
-
이때 동자가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만일 삼십삼천에 태어나는 훌륭한 과보를 받고자 원한다면, 지극한 마음으로 이 『금광명최승왕경』을 들어야 합니다. 이 경은 모든 부처님 경 가운데서도 가장 훌륭해 알기도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려워 성문이나 연각으로서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이 경은 한량없고 가없는 복덕의 과보를 줄 뿐만 아니라 위없는 깨달음까지 이루어 줍니다. 그러므로 이제 제가 당신을 위하여 이 사실을 대강 말씀해 드릴까 합니다.” - 009_1296_b_20L是時童子語婆羅門曰:“若欲願生三十三天受勝報者,應當至心聽是『金光明最勝王經』。於諸經中最爲殊勝,難解難入,聲聞、獨覺所不能知;此經能生無量無邊福德果報,乃至成辦無上菩提。我今爲汝略說其事。”
-
009_1296_c_02L바라문이 말하였다.
“그렇소. 동자여, 이 『금광명경』은 매우 깊고 가장 훌륭하여 알기도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렵다. 성문이나 연각들도 알지 못하거늘 하물며 우리처럼 변두리에 사는 사람들이 미미하고 천박한 지혜로 이해할 수 있겠느냐? 그런 까닭에 지금 우리는 부처님의 사리를 겨자씨만큼이라도 얻어, 제 고장으로 돌아가 보배함 속에 넣어 두고 공경하고 예배하다가 죽은 뒤에 제석천왕이 되어 오래도록 안락을 누리려는 것이다. 어찌하여 너는 지금 우리가 명행족(明行足)에게서 이 소원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가?” - 009_1296_c_02L婆羅門言:“善哉!童子!此『金光明』甚深最上,難解難入,聲聞、獨覺尚不能知,何況我等邊鄙之人,智慧微淺而能解了。是故我今求佛舍利如芥子許,持還本處,置寶函中,恭敬供養,命終之後得爲帝釋,常受安樂。云何汝今不能爲我從明行足求斯一願?”
- 이렇게 말하자 동자는 곧 바라문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 009_1296_c_09L作是語已。爾時童子卽爲婆羅門,而說頌曰:
-
항하 빠르고 힘찬 물살에서
하얀 연꽃을 피게 할 수 있고
노란 새를 하얗게 하고
검은 새를 빨갛게 할 수도 있네. -
009_1296_c_10L恒河駃流水,
可生白蓮花;
黃鳥作白形,
黑鳥變爲赤。
-
설사 섬부(贍部)나무에서
다라(多羅)열매가 열리게 하고
갈수라(朅樹羅)가지 속에서
암라(菴羅) 잎사귀가 나올 수도 있네. -
009_1296_c_12L假使贍部樹,
可生多羅果;
朅樹羅枝中,
能出菴羅葉。
-
이러한 희유한 일은
혹시 일어날 수 있다 해도
세존의 사리만은
끝내 얻을 수 없으리. -
009_1296_c_13L斯等希有物,
或容可轉變;
世尊之舍利,
畢竟不可得。
-
가령 거북의 털로 천을 짜서
그것으로 훌륭한 옷을 지어
추운 겨울에 그 옷을 입는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
009_1296_c_14L假使用龜毛,
織成上妙服,
寒時可被著,
方求佛舍利。
-
가령 모기나 파리 다리 모아
누각을 짓고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는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
009_1296_c_16L假使蚊蚋足,
可使成樓觀,
堅固不搖動,
方求佛舍利。
-
가령 물 속에 사는 거머리의
입에서 새하얀 이빨이 자라
창 끝처럼 길고 크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
009_1296_c_17L假使水蛭蟲,
口中生白齒,
長大利如鋒,
方求佛舍利。
-
가령 토끼의 뿔로
긴 사다리를 만들어
천궁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
009_1296_c_18L假使持兔角,
用成於梯蹬,
可昇上天宮,
方求佛舍利。
-
쥐가 사다리 타고 올라
공중의 달빛을 가리는
아소라를 쫓아낸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
009_1296_c_20L鼠緣此梯上,
除去阿蘇羅,
能障空中月,
方求佛舍利。
-
파리가 술 마시고 취해
온 마을을 돌아다니며
집을 번듯하게 짓는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
009_1296_c_21L若蠅飮酒醉,
周行村邑中,
廣造於舍宅,
方求佛舍利。
-
만일 당나귀의 입술 빛이
빈파(頻婆) 열매처럼 붉어져
노래와 춤을 잘하게 한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
009_1296_c_22L若使驢脣色,
赤如頻婆果,
善作於歌舞,
方求佛舍利。
-
까마귀와 부엉이가
한 보금자리에 깃들어
서로 사이좋게 노닌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
009_1296_c_24L烏與鵂鶹鳥,
同共一處遊,
彼此相順從,
方求佛舍利。
-
009_1297_a_02L
가령 파라(波羅)나무 잎사귀로
우산(雨傘)을 만들어서
큰 소낙비를 막아낼 수 있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
009_1297_a_02L假使波羅葉,
可成於傘蓋,
能遮於大雨,
方求佛舍利。
-
가령 저 커다란 배에
온갖 보물을 가득 싣고
육지로 마구 달릴 수 있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
009_1297_a_03L假令大舩舶,
盛滿諸財寶,
能令陸地行,
方求佛舍利。
-
가령 뱁새가 부리로
향산(香山)을 집어 물고
어디든 마음대로 노닌다면
부처님 사리를 구할 수도 있으리. -
009_1297_a_05L假使鷦鷯鳥,
以嘴銜香山,
隨處任遊行,
方求佛舍利。
-
그때 법사수기 바라문이 이 게송을 듣고 역시 가타(伽他)를 지어 일체중생희견동자(一切衆生憙見)동자에게 답하였다. - 009_1297_a_06L爾時,法師授記婆羅門聞此頌已,亦以伽他答一切衆生憙見童子曰:
-
훌륭하구나, 대동자여
이 대중 가운데 길상(吉祥)이로세
선교방편의 마음이 있어
부처님의 위없는 수기 받았네. -
009_1297_a_08L善哉大童子,
此衆中吉祥;
善巧方便心,
得佛無上記。
-
여래의 크신 위덕은
이 세간을 구호하나니
어진 동자여, 지성으로 들어라.
내 이제 차례차례 말하리라. -
009_1297_a_10L如來大威德,
能救護世閒;
仁可至心聽,
我今次第說。
-
부처님의 경지는 생각하기 어려워
이 세간에선 똑같은 것 없어라
법신의 성품은 영원하여
닦아 행함에도 차별이 없다. -
009_1297_a_11L諸佛境難思,
世閒無與等;
法身性常住,
修行無差別。
-
부처님의 본체는 모두 같으니
설하신 법문도 또한 같다
모든 부처님 짓는 자 없고
또한 본래부터 남[生]이 없어라. -
009_1297_a_12L諸佛體皆同,
所說法亦爾;
諸佛無作者,
亦復本無生。
-
세존의 단단하신 금강의 몸
권도로써 화신(化身)을 보이셨으니
이런 까닭에 부처님 사리는
겨자씨 만한 것도 없느니라. -
009_1297_a_14L世尊金剛體,
㩲現於化身;
是故佛舍利,
無如芥子許。
-
부처님은 피와 살로 된 몸이 아닌데
어찌 사리가 있을 수 있겠는가
방편으로 뼈를 남기시는 건
모든 중생을 유익케 하기 위함이네. -
009_1297_a_15L佛非血肉身,
云何有舍利?
方便留身骨,
爲益諸衆生。
-
법신이 곧 정각이요
법계가 곧 여래라.
이것이 부처님의 진실된 몸이기에
또한 이와 같은 법문 말하네. -
009_1297_a_16L法身是正覺,
法界卽如來;
此是佛眞身,
亦說如是法。
-
이때 대중 가운데 있던 3만 2천 천자는 여래의 수명이 장구하다는 말을 듣고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는 뛸 듯이 기뻐하고 전에 없던 일이라 하며 이구동성으로 게송을 말하였다. - 009_1297_a_18L爾時,會中三萬二千天子,聞說如來壽命長遠,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歡喜踊躍,得未曾有。異口同音,而說頌曰:
-
부처님께선 반열반에 들지 않으시니
바른 법 또한 없어지지 않네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려고
멸해 다함[滅盡]을 보이실 뿐. -
009_1297_a_22L佛不般涅槃,
正法亦不滅;
爲利衆生故,
示現有滅盡。
-
세존께서는 생각으로 알 수 없는 분
묘한 몸에는 다른 모습 없어라.
중생들에게 이익을 주려고
가지가지 장엄을 나타내실 뿐. -
009_1297_a_24L世尊不思議,
妙體無異相;
爲利衆生故,
現種種莊嚴。
-
009_1297_b_02L
그때 묘당보살은 친히 부처님 앞에서, 또 네 여래와 두 대사와 모든 천자에게서 석가모니여래의 수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 009_1297_b_02L爾時,妙幢菩薩親於佛前,及四如來幷二大士諸天子所,聞說釋迦牟尼如來壽量事已,復從座起,合掌恭敬白佛言:
-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반열반하지 않으시고 사리가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어찌하여 경에서는 열반과 부처님의 사리가 있어 모든 인간과 천상 사람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공양케 한다고 말씀하셨습니까?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 현재 몸과 뼈를 남겨 두시어 세상에 유포되어 인간과 천상이 공양을 올려 복을 얻는 일이 끝없이 많거늘, 지금 새삼 없다고 하니 의심을 내게 합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 009_1297_b_06L“世尊!若實如是,諸佛如來不般涅槃,無舍利者,云何經中說有涅槃及佛舍利,令諸人天恭敬供養?過去諸佛現有身骨流布於世,人天供養得福無邊?今復言無,致生疑惑。惟願世尊哀愍我等,廣爲分別!”
-
그때 부처님께서 묘당보살과 모든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꼭 알아두어라. 반열반하여 사리가 있다고 하는 것은 비밀한 뜻으로 한 말이니라. 이러한 뜻은 마음을 오로지 하고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 - 009_1297_b_11L爾時,佛告妙幢菩薩及諸大衆:“汝等當知!云般涅槃有舍利者,是密意說,如是之義,當一心聽。
-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의 진실한 이취(理趣)를 잘 이해하고 구경의 대반열반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열 가지 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009_1297_b_14L善男子!菩薩摩訶薩如是應知,有其十法能解如來、應、正等覺眞實理趣,說有究竟大般涅槃。
-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 모든 여래께서 마침내 온갖 번뇌의 장애[煩惱障]와 앎의 장애[所知障]를 끊어 없애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둘째,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중생에게 본래의 성품이 없고 법에도 본래의 성품이 없다는 것을 잘 아시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셋째, 몸에 의지함[身依]과 법에 의지함[法依]을 잘 전변(轉變)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넷째, 모든 중생에게 임의로 교화하는 인연을 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다섯째, 진실하여 차별의 모습이 없는 평등한 법신을 증득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 009_1297_b_17L云何爲十?一者、諸佛如來究竟斷盡諸煩惱障、所知障故,名爲涅槃。二者、諸佛如來善能解了有情無性及法無性故,名爲涅槃。三者、能轉身依及法依故,名爲涅槃。四者、於諸有情任運休息化因緣故,名爲涅槃。五者、證得眞實無差別相平等法身故,名爲涅槃。
- 009_1297_c_02L 여섯째, 생사와 열반에 두 성품이 없다는 것을 알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일곱째, 온갖 법에서 그 근본을 알아 그 청정함을 증득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여덟째, 온갖 법에서 그 생겨남도 없고 멸함도 없다고 잘 수행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아홉째, 진여법계가 실제 평등하다는 바른 지혜를 얻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열째, 모든 법의 성품과 열반의 성품에 있어서 차별 없음을 얻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이것이 열반이 있음을 설명하는 열 가지 법이니라.
- 009_1297_b_24L六者、了知生死及以涅槃無二性故,名爲涅槃。七者、於一切法了其根本,證淸淨故,名爲涅槃。八者、於一切法無生無滅善修行故,名爲涅槃。九者、眞如法界實際平等,得正智故,名爲涅槃。十者、於諸法性及涅槃性,得無差別故,名爲涅槃。是謂十法說有涅槃。
-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진실한 이취를 잘 이해하고 구경의 대반열반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열 가지 법이 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009_1297_c_08L復次,善男子!菩薩摩訶薩如是應知,復有十法,能解如來、應、正等覺眞實理趣,說有究竟大般涅槃。
-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 온갖 번뇌는 낙욕(樂欲)이 근본이 되어 낙욕으로부터 생기는데,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낙욕을 끊었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둘째, 여러 부처님께서는 모든 낙욕을 끊었으므로 한 법도 취하지 아니하고, 취하지 않으므로 갈 것도 없고 올 것도 없고 취하는 것도 없나니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셋째, 가고 올 것도 취할 것도 없으므로 이것은 곧 생기지도 멸하지도 않는 법신이며, 나고 멸함이 없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 009_1297_c_11L云何爲十?一者、一切煩惱以樂欲爲本,從樂欲生;諸佛世尊斷樂欲故,名爲涅槃。二者、以諸如來斷諸樂欲,不取一法,以不取故,無去無來,無所取故,名爲涅槃。三者、以無去來及無所取,是則法身不生不滅,無生滅故,名爲涅槃。
- 넷째, 나고 멸함이 없는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말이 끊어졌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다섯째, 나[我]도 남[人]도 없이 오직 법이 나고 멸하면서 전의(轉依)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여섯째, 근본 번뇌와 이에 따르는 번뇌[隨惑]는 모두 나그네[客]와 같고 먼지[塵]와 같은 것이고, 법의 성품은 주인으로서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아시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 009_1297_c_17L四者、此無生滅非言所宣,言語斷故,名爲涅槃。五者、無有我人,惟法生滅,得轉依故,名爲涅槃。六者、煩惱隨惑,皆是客塵,法性是主,無來無去,佛了知故,名爲涅槃。
- 009_1298_a_02L 일곱째, 진여(眞如)는 실다운 것이고 그 밖의 다른 것들은 다 허망하다. 실다운 성품의 주체가 곧 진여인데, 진여의 성품이란 곧 여래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여덟째, 실제(實際)의 성품에는 희론(戱論)이 있을 수 없다. 오직 여래만이 실제의 법을 증득하여 희론을 영영 끊었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 009_1297_c_22L七者、眞如是實,餘皆虛妄,實性體者卽是眞如,眞如性者卽是如來,名爲涅槃。八者、實際之性無有戲論,惟獨如來證實際法,戲論永斷,名爲涅槃。
- 아홉째, 생겨나는 것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고 생긴다는 것은 허망하다. 어리석은 사람은 생사의 흐름에 빠져 허둥대지만 여래의 본체는 실다워서 허망함이 없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열째, 실답지 않은 법은 인연으로부터 생기지만 진실한 법은 인연을 따라 생기지 않나니, 여래의 법신은 그 자체가 진실하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열반이 있음을 설명하는 열 가지 법이니라.
- 009_1298_a_03L九者、無生是實,生是虛妄,愚癡之人漂溺生死,如來體實,無有虛妄,名爲涅槃。十者、不實之法是從緣生,眞實之法不從緣起,如來法身,體是眞實,名爲涅槃。善男子!是謂十法說有涅槃。
-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의 진실한 이취를 잘 이해하고 구경의 대반열반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열 가지 법이 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009_1298_a_08L復次,善男子!菩薩摩訶薩如是應知,復有十法,能解如來、應、正等覺眞實理趣,說有究竟大般涅槃。
-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 여래께서는 보시(布施)와 보시의 과보에 나[我]도 나의 것[我所]도 없음을 잘 알아 보시와 그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둘째, 부처님께서는 계율[戒]과 계율의 과보에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잘 알아 그 계율과 계율의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셋째, 부처님께서는 인욕(忍辱)과 인욕의 과보에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잘 알아 그 인욕과 인욕의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 009_1298_a_11L云何爲十?一者、如來善知施及施果,無我我所,此施及果不正分別,永除滅故,名爲涅槃。二者、如來善知戒及戒果,無我我所,此戒及果不正分別,永除滅故,名爲涅槃。三者、如來善知忍及忍果,無我我所,此忍及果不正分別,永除滅故,名爲涅槃。
- 넷째, 부처님께서는 정진(精進)과 정진의 과보에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잘 알아 그 정진과 정진의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다섯째, 부처님께서는 선정(禪定)과 선정의 과보에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잘 알아 그 선정과 선정의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여섯째, 부처님께서는 지혜와 지혜의 과보에 나와 나의 것이 없음을 잘 알아 그 지혜와 지혜의 과보에 대한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 009_1298_a_18L四者、如來善知勤及勤果,無我我所,此勤及果不正分別,永除滅故,名爲涅槃。五者、如來善知定及定果,無我我所,此定及果不正分別,永除滅故,名爲涅槃。六者、如來善知慧及慧果,無我我所,此慧及果不正分別,永除滅故,名爲涅槃。
- 009_1298_b_02L 일곱째, 모든 부처님께서는 온갖 유정(有情)과 비유정과 온갖 법은 모두 성품이 없다고 잘 알아 바르지 못한 분별을 영영 멸해 없앤다. 그러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여덟째, 만일 자신이 무엇을 사랑하게 되면 곧 그것을 추구하게 되고 추구하게 되면 온갖 괴로움을 받게 된다.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스스로 사랑을 없앴으므로 추구함을 영영 끊었고, 추구하는 일이 없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 009_1298_a_24L七者、諸佛如來善能了知一切有情非有情,一切諸法皆無性,不正分別,永除滅故,名爲涅槃。八者、若自愛者便起追求,由追求故,受衆苦惱;諸佛如來除自愛故,永絕追求,無追求故,名爲涅槃。
- 아홉째, 생멸하는 유위법(有爲法)은 다 수량이 있지만 무위법(無爲法)은 수량이 없다. 부처님께서는 유위법을 떠나 무위법을 증득하여 수량이 없으므로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열째, 여래께서는 유정도 법도 그 본체의 성품은 모두 공하고, 공(空)도 떠나고 유(有)도 아닌 공의 본성이 바로 참된 법신(法身)인 줄 아는 까닭에 이름을 열반이라 한다. 선남자야, 이것이 열반이 있음을 설명하는 열 가지 법이니라.
- 009_1298_b_07L九者、有爲之法皆有數量,無爲法者數量皆除,佛離有爲,證無爲法,無數量故,名爲涅槃。十者、如來了知有情及法,體性皆空,離空非有,空性卽是眞法身故,名爲涅槃。善男子!是謂十法說有涅槃。
- 선남자야, 어찌 여래께서 반열반하지 않는 것만이 희유한 일이겠느냐? 또 열 가지 희유한 법이 있으니, 그것은 부처님의 행이시다.
- 009_1298_b_12L復次,善男子!豈惟如來不般涅槃是爲希有?復有十種希有之法,是如來行。
-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 생사의 시끄러움과 열반의 고요함에 있어 생사와 열반이 평등한 것을 증득함으로 말미암아, 생사윤회에 처하지도 않고 열반에도 머물지 않아 모든 중생에게 싫증을 내지 아니하나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 009_1298_b_15L云何爲十?一者、生死過失,涅槃寂靜,由於生死及以涅槃證平等故,不處流轉,不住涅槃,於諸有情不生厭背,是如來行。
- 둘째,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에 대해 ‘이 모든 어리석은 범부들이 뒤바뀐[顚倒] 소견을 행하여 모든 번뇌에 얽매어 있으므로 내가 이제 깨우쳐 그들로 하여금 해탈케 하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 그저 전생부터의 자비스러운 선근의 힘으로 말미암아 저 중생들을 그들의 근성(根性)과 그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것[意樂]과 이해력[勝解]에 따라 분별을 일으킴 없이 자연스럽게 제도하고 가르치고 이롭게 하신다. 이렇게 미래 세상이 끝나도록 다함이 없게 하시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 009_1298_b_18L二者、佛於衆生不作是念:‘此諸愚夫行顚倒見,爲諸煩惱之所纏迫;我今開悟,令其解脫。’然由往昔慈善根力,於彼有情隨其根性意樂勝解,不起分別,任運濟度,示敎利喜,盡未來際無有窮盡,是如來行。
- 009_1298_c_02L 셋째, 부처님께서는 ‘내가 지금 12분교(分敎)를 설교하여 중생을 유익하게 하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 그저 전생부터의 자비스러운 선근의 힘으로 말미암아 저 중생을 위하여 널리 설교하여 미래 세상이 끝나도록 다함이 없게 하시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 009_1298_b_23L三者、佛無是念:‘我今演說十二分敎,利益有情。’然由往昔慈善根力,爲彼有情廣說,乃至盡未來際無有窮盡,是如來行。
- 넷째, 부처님께서는 ‘나는 이제 저 도시나 시골의 임금이나 대신이나 바라문(婆羅門:브라흐만)이나 찰제리(刹帝利:크샤트리아)나 비사(薜舍:바이샤)나 술달라(戌達羅:수드라) 등의 집에 가서 그들에게서 밥을 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 그저 전생부터 몸과 입과 뜻으로 행한 관습의 힘으로 말미암아 임의대로 그들을 찾아가 이익을 주기 위해 걸식을 행하는 것이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 009_1298_c_04L四者、佛無是念:‘我今往彼城邑聚落,王及大臣、婆羅門、剎帝利、薜舍、戍達羅等舍,從其乞食。’然由往昔身語意行慣習力故,任運詣彼,爲利益事而行乞食,是如來行。
- 다섯째, 여래의 몸은 굶주리고 목마른 법이 없다. 또한 대소변을 보거나 여위고 피로한 모습이 없으며, 비록 걸식을 하더라도 식사하시는 일이 없고 또한 분별이 없으시다. 그저 중생을 유익하게 하기 위하여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이시는 것이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 009_1298_c_08L五者、如來之身無有飢渴,亦無便利羸憊之相,雖行乞取而無所食,亦無分別,然爲任運利益有情,示有食相,是如來行。
- 여섯째, 부처님께서는 ‘이 모든 중생에게는 상‧중‧하의 근기가 있으니, 그 근기와 성품에 따라 법문을 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 그저 부처님 세존께서는 아무런 분별도 없이 그 그릇에 따라 인연에 응해 그들을 위하여 법문을 설할 뿐이시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시다.
- 009_1298_c_11L六者、佛無是念:‘此諸衆生,有上、中、下,隨彼機性而爲說法。’然佛世尊無有分別,隨其器量善應機緣,爲彼說法,是如來行。
- 일곱째, 부처님께서는 ‘이 중생들은 나를 공경하지 아니하고 늘 나에게 욕설만 하니 그들과 더불어 같이 얘기할 수 없다. 그리고 저 중생들은 나를 공경하고 언제나 나를 서로 함께 찬탄하니 나는 저들과 더불어 같이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신다. 그저 여래는 자비심을 내어 평등하게 대하며 차이를 두지 않으시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 009_1298_c_15L七者、佛無是念:‘此類有情不恭敬我,常於我所出呵罵言,不能與彼共爲言論;彼類有情恭敬於我,常於我所共相讚歎,我當與彼共爲言說。’然而如來起慈悲心,平等無二,是如來行。
- 여덟째,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사랑하고 미워하고 교만하고 탐내고 아끼는 마음과 모든 번뇌가 없으시다. 그저 여래께서는 늘 고요한 것을 즐기고 욕심 적은 것을 찬탄하며 모든 시끄럽고 어수선한 것을 여의시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 009_1298_c_20L八者、諸佛如來無有愛憎、憍慢、貪惜及諸煩惱,然而如來常樂寂靜,讚歎少欲,離諸諠鬧,是如來行。
- 009_1299_a_02L 아홉째, 여래께서는 모르거나 통달하지 못한 법이 한 가지도 없으며, 어떤 경우에서 거울 같은 지혜[鏡智]가 앞서 나타나고, 분별이 없으시다. 그저 여래께서는 저 중생들이 지은 업을 보고 그들의 뜻을 따라 방편을 써서 유인하여 그들로 하여금 벗어나게 하시나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 009_1298_c_22L九者、如來無有一法不知、不善通達,於一切處鏡智現前無有分別。然而如來,見彼有情所作事業,隨彼意轉方便,誘引令得出離,是如來行。
- 열째, 여래께서는 일부 중생이 부유해지는 것을 보더라도 환희하지 않고 그가 몰락하는 것을 보더라도 근심하지 않으신다. 그저 여래께서는 그 중생이 바른 행을 닦는 것을 보면 걸림 없는 대자(大慈)로써 자연히 구제하여 섭수하시고, 중생이 삿된 행을 닦는 것을 보면 걸림 없는 대비심(大悲心)을 내어 자연히 구제하여 섭수하시나니, 이것이 여래의 행이다.
- 009_1299_a_03L十者、如來若見一分有情得富盛時,不生歡喜;見其衰損,不起憂慼。然而如來見彼有情修習正行,無礙大慈自然救攝;若見有情修習邪行,無碍大悲自然救攝。是如來行。
- 선남자야, 이렇게 알아라. 여래ㆍ응공ㆍ정등각에게는 이와 같이 가없는 바른 행이 있다고 말한다.
- 009_1299_a_08L善男子!如是當知如來、應、正等覺,說有如是無邊正行。
- 너희들은 이것이 열반 진실의 모습임을 명심해야 하느니라. 간혹 반열반이 있듯이 보이는 것은 바로 권도의 방편이고, 또 사리를 남겨두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공양하게 하는 것도 모두 여래의 자비스런 선근의 힘이니라. 만일 그것을 공양한다면 그는 미래세에서 여덟 가지 재난을 멀리 여의고 모든 부처님을 만나 뵙고 선지식을 만나 착한 마음을 잃지 않고 복의 과보가 그지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삼계를 재빨리 벗어나 생사에 결박되지 않을 것이니라. 너희들은 이러한 묘한 행을 부지런히 닦으며 방일(放逸)하지 말라.”
- 009_1299_a_10L汝等當知,是謂涅槃眞實之相。或時見有般涅槃者,是㩲方便,及留舍利令諸有情恭敬供養,皆是如來慈善根力。若供養者,於未來世,遠離八難,逢値諸佛,遇善知識,不失善心,福報無邊,速當出離,不爲生死之所纏縛,如是妙行,汝等勤修,勿爲放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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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묘당보살은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들지 않으심과 매우 깊은 행에 대하여 하신 말씀을 듣고 합장하고 공경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야 비로소 여래대사께서 반열반에 들지 않으심과 또 사리를 남겨 널리 중생을 유익케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어 몸과 마음이 뛸 듯이 기쁘며, 전에 없던 이 일을 찬탄합니다.” - 009_1299_a_16L爾時,妙幢菩薩聞佛親說不般涅槃及甚深行,合掌恭敬白言:“我今始知如來大師不般涅槃,及留舍利普益衆生,身心踊悅,歎未曾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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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을 말씀하셨을 때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가없는 중생들이 모두 더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고, 그때 네 분 여래께서는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보이지 않으셨다.
묘당보살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본래 지내던 곳으로 돌아갔다. -
009_1299_a_20L說是「如來壽量品」時,無量無數無邊衆生,皆發無等等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時四如來忽然不現,妙幢菩薩,禮佛足已,從座而起還其本處。
金光明最勝王經卷第一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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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1299_b_02L
- 1)대당용흥삼장성교서(大唐龍興三藏聖教序) : 당나라 용흥 연간에 번역 간행된 삼장의 성교에 붙인 서문이란 뜻이다. 이 서문은 용흥신룡(龍興神龍) 원년(705)에 의정삼장(義淨三藏)이 『공작왕경(孔雀王經)』 등을 번역하자 중종(中宗)이 이를 치하하며 지은 것이다. 성교(聖教)는 성자께서 말씀하신 교법이란 뜻으로, 곧 경률론(經律論) 삼장과 기타 여러 성현들의 저서를 지칭한다.
- 2)시간과 공간, 언어와 형상을 초월한 진여(眞如)를 부처님으로 지칭한다면, 불교가 전래되기 이전 중국 제왕들의 지혜 역시도 부처님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뜻이다. 72명의 군왕[七十二君]은 중국의 역대 제왕을 뜻한다.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 권16에 “≺사마상여봉선서(司馬相如封禪書)≻에서 ‘왕통을 계승하여 시호를 받았다고 대략 말할 수 있는 자는 72명의 군왕입니다. 따라서 관자(管子)는, 옛날에 태산(太山)에 봉하고 양부(梁父)에서 제사지낸 자로 72명이 있다고 하였습니다’라고 하였다. 양부는 곧 태산 아래의 작은 산 이름이다”라고 하였다.
- 3)아득한 상고시대의 치세도 부처님의 통제 하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뜻이다. 『화엄경수소연의초(華嚴經隨疏演義鈔)』 권16에 “『제왕갑자기(帝王甲子記)』를 살펴보면 ‘천황씨(天皇氏)는 18,000년을 다스렸고, 지황씨(地皇氏)는 9,000년을 다스렸고, 인황씨(人皇氏)는 4,500년을 다스렸다’고 하였다. 어떤 본에는 ‘삼황(三皇)이 모두 18,000년을 다스렸다’고 하였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는 중국 고대 삼황을 범천과 제석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 4)『불조통기(佛祖統紀)』 권34에 “소왕(昭王) 26년 갑인년 4월 8일에 장강과 황하, 연못과 우물이 범람하고 궁전과 대지가 진동하였으며, 오색의 광명이 태미(太微)를 관통하고 들어와 서쪽에서 퍼졌다. 왕이 태사 소유(蘇由)에게 ‘이게 무슨 징조인가?’ 하고 묻자, 소유가 ‘대성인께서 서방에 태어나셨습니다. 천년 후에는 그 말씀이 이 땅에 전해질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왕이 이를 돌에 새겨 남쪽 교외의 큰 사당 앞에 설치하게 하였다”고 하였다. 태미(太微)는 북두성 남쪽에 있는 별자리 이름으로, 조정 혹은 임금의 거처를 뜻한다.
- 5)『불조통기(佛祖統紀)』 권35에 “후한 명제(明帝) 영평(永平) 7년(64)에 황제가 키가 1장 6척에 머리 뒤쪽으로 태양의 광명을 두른 황금빛 사람이 궁전으로 날아오는 꿈을 꾸었다. 다음날 아침 여러 신하들에게 (이 꿈의 의미를) 물어보았지만 누구도 대답하질 못했다. 그러자 태사 부의(傅毅)가 나서서 말했다. ‘신이 듣기로, 주나라 소왕 시절에 서방에서 성인이 출현한 일이 있는데 그 이름이 불(佛)이라고 합니다’ 황제가 이에 중랑장 채음(蔡愔)과 진경(秦景), 박사 왕준(王遵) 등 18명을 파견하여 서역으로 가서 불도를 구해 오게 하였다”고 하였다.
- 6)옥호(玉毫) : 부처님 32상의 하나이다. 부처님 두 눈썹 사이에 백옥처럼 하얗고 부드러운 털이 한 가닥 있었는데, 오른쪽으로 돌돌 말린 형상이며 항상 빛이 났다고 한다.
- 7)금구(金口) : 부처님의 입, 또는 부처님의 말씀을 뜻한다. 부처님의 몸이 황금빛이라서 금구라 칭하기도 하고, 금강처럼 견고한 말씀이란 뜻에서 금구라 칭하기도 한다.
- 8)사생(四生) : 모든 생물을 태어나는 방식에 따라 태생(胎生)・난생(卵生)・습생(濕生)・화생(化生)의 네 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 9)육취(六趣) : 미혹한 중생이 업인(業因)에 따라 나아가는 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아수라(阿修羅)・인간(人間)・천상(天上)의 여섯 세계를 말한다. 육도(六道)라고도 한다.
- 10)유결(有結) : 다음 생[後有]을 초래하는 번뇌[結]. 곧 탐욕(貪欲)・진에(瞋恚)・우치(愚癡)를 뜻한다.
- 11)후한 명제 영평 10년(67)에 채음(蔡愔) 등이 중천축의 대월지국(大月氏國)에서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을 만나 불상과 경전을 흰 말에 싣고 낙양으로 왔다.
- 12)진단(震旦) : 진(震)은 방위로 동방에 해당한다. 동방의 해 뜨는 곳이라는 뜻으로, 중국을 일컫는 말이다.
- 13)반자교(半字敎) : 소승교를 지칭한다. 반자(半字)는 완전하지 못한 글자를 뜻한다. 소승교의 의리(義理)가 원만하지 못한 것을 불완전한 글자에 비유한 말이다.
- 14)만자교(滿字敎) : 대승교를 지칭한다. 대승교의 의리(義理)가 원만함을 완전한 글자에 비유한 것이다.
- 15)후주 무제(武帝)가 건덕(建德) 3년(574) 5월에 조칙을 내려 불교와 도교를 폐하였다. 그는 경전과 불상을 훼손하고 사문과 도사들을 환속시켰는데, 이때 환속한 승려와 도사의 수가 200여만 명이었다고 한다. 『불조통기(佛祖統紀)』 권38.
- 16)초제招提 : ⓢcāturdiśa의 음역인 척투제사(拓鬪提奢)의 준말 척제(拓提)가 와전되어 초제(招提)가 되었다. 의역하면 사방승방(四方僧坊)이다.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사방을 떠도는 승려들이 언제든 쉬어갈 수 있도록 마련된 사찰이란 뜻이다.
- 17)개황(開皇)은 수(隋)나라 문제(文帝)의 연호이다. 불교를 깊이 신앙했던 문제는 즉위하자마자 조칙을 내려 폐사를 중수하고 출가를 권장하였다.
- 18)대업(大業)은 수나라 양제(煬帝)의 연호이다. 대업 5년(609)에 “천하의 승려들 가운데 덕업이 없는 자는 모조리 환속시키고, 사원에도 일정한 숫자의 승려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조리 환속시키라”는 조칙을 내렸다. 『불조통기(佛祖統紀)』 권39.
- 19)유소씨(有巢氏) : 중국 고대의 제왕이다. 집짓는 법을 처음으로 가르쳤다고 한다.
- 20)수인씨(燧人氏) : 중국 고대의 제왕이다. 불 피우는 법을 처음으로 발견해 백성들에게 음식 익히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 21)복희씨(伏羲氏) : 중국 고대의 제왕이다. 황하(黃河)에서 나온 용마(龍馬)를 보고 역(易)의 팔괘(八卦)를 그렸고, 그물을 발명해 수렵과 어로를 가르쳤다고 한다.
- 22)헌원씨(軒轅氏) : 중국 고대의 제왕이다. 소전씨(少典氏)의 아들로 성은 공손(公孫)인데, 희수(姬水)에서 자랐다하여 희씨(姬氏)라고도 하고, 헌원(軒轅)의 언덕에서 출생하였다하여 헌원씨라고도 한다. 배와 수레를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 23)삼성(三聖) : 불교・도교・유교의 교주인 석가모니불과 노자와 공자를 말한다.
- 24)범천(梵天) : 사찰을 신들의 거처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 25)삼태(三台) : 태위(太衛)・사도(司徒)・사공(司空)의 삼공(三公)을 뜻한다.
- 26)붉은색과 자주색 : 고관의 관복 색깔이다. 즉 고관을 뜻한다.
- 27)초미(貂尾)와 선문(蟬文) : 초미(貂尾)는 담비 꼬리이고, 선문(蟬文)은 매미 날개이다. 모두 고급관리가 쓰는 관(冠)의 장식품이다.
- 28)육조(六條) : 지방 관원을 상벌(賞罰)하는 여섯 조항으로, 간단한 법령을 뜻한다.
- 29)십부(十部) : 십부악(十部樂)의 준말이다. 당나라 시대 열 가지 음악을 말한다.
- 30)일구(一丘) : 일구일학(一丘一壑)의 준말이다. 하나의 언덕과 하나의 골짜기라는 뜻으로, 은퇴하여 초야에 묻혀 사는 것을 말한다. 『한서(漢書)』 권100 ≺서전 상(敘傳上)≻에 “하나의 골짜기에서 낚시하면 만물이 그 뜻을 어지럽히지 못하고, 하나의 언덕에서 소요하면 천하가 그 즐거움을 바꾸지 못한다.[漁釣於一壑 則萬物不奸其志 棲遲於一丘 則天下不易其樂]”고 하였다.
- 31)삼경(三徑) : 은자(隱者)의 문정(門庭)을 뜻한다. 한(漢) 나라 장후(張詡)가 뜰에 소나무・국화・대나무를 심은 세 갈래 오솔길을 만들고서 양중(羊仲)・구중(求仲)과만 교류했던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 32)고학(皐鶴) : 은거하는 군자를 비유하는 말이다.
- 33)장구(場駒) : 어진 은사(隱士)를 비유하는 말이다. 『시경(詩經)』 「소아(小雅)」 ≺백구(白駒)≻에 “새하얀 저 망아지가, 마당의 채소를 먹었다 핑계대고, 발을 묶고 고삐 매어, 오늘 아침을 길게 이어가니, 귀하신 우리 손님, 여기서 더 놀다가소.[皎皎白駒 食我場苗 縶之維之 以永今朝 所謂伊人 於焉逍遙]”라고 하였다.
- 34)의정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어진 은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고조(高祖)를 만나지 못했던 것을 안타까워한 표현이다.
- 35)변리(辯李)가 무엇을 뜻하는지 명확치 않다. 『송고승전(宋高僧傳)』 권1에서는 “초츤(髫齓)의 나이에 부모와 이별하고 삭발하였다[髫齓之時辭親落髮]”고 하였는데, 초츤(髫齓)은 다박머리에 젖니를 갈 시기인 7~8세 정도를 말한다.
- 36)배움에 뜻을 두고 대처로 나갈 시기라는 뜻으로 15세쯤을 말한다. 『송고승전(宋高僧傳)』 권1에서는 “나이 15세에 문득 그 뜻을 싹틔워 서역을 유람하고자 하였다[年十有五便萌其志 欲遊西域]”고 하였다.
- 37)경사(經史) : 경서(經書)와 사서(史書)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 38)폐사성(吠舍城) : 폐사(吠舍)는 ⓈVaiśāli의 음역이다. 비사(毘舍)・비사리(毘舍離)・유야리(維耶離)・폐사리(吠舍離)라고도 하며, 광엄성(廣嚴城)으로 의역하기도 한다. 중인도 항하 북쪽에 있으며, 발기인(跋祇人)들의 도성(都城)이었다.
- 39)『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 권상 「불국품佛國品」에 “그때 비야리성(毘耶離城)의 보적(寶積)이라는 장자 아들이 장자 아들 500명과 함께 칠보 일산을 들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얼굴을 발에 대어 예배하고는 각자 자신들의 일산을 모두 부처님께 공양하였다”고 하였다.
- 40)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가 기원정사(祇園精舍)를 지을 때, 기타태자(祇陀太子)로부터 숲을 사기 위해 그 숲 땅바닥에 황금을 깔아 값을 치렀다는 고사가 있다.
- 41)삼도보계(三道寶階) : 부처님이 도리천(忉利天) 선법당(善法堂)에서 어머니 마야부인(摩耶夫人)에게 설법하고 나서 이 세계로 돌아올 때 사용한 계단이다. 세 갈래 중 가운데 계단은 황금이고, 왼쪽은 수정, 오른쪽은 백은(白銀)이었다고 한다. 중인도 겁비타국(劫比他國)에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상카시아(Saṅkasia) 유적이 이에 해당한다.
- 42)팔대영탑(八大靈塔) : 부처님의 8대 성지에 세운 큰 탑이다. 탄생한 곳인 가비라국 룸비니동산의 탑, 성도한 곳인 마가다국 니련선하 가의 탑, 최초로 설법한 곳인 바라나국 녹야원의 탑, 신통을 보여준 곳인 사위국 기원정사의 탑, 도리천에서 칠보의 계단으로 내려온 곳인 승가시국 곡녀성 탑, 제바달다의 꼬임에 빠졌던 대중을 돌아오게 한 곳인 마가다국 왕사성의 탑, 열반에 들 것을 예언한 곳인 비야리성의 탑, 입멸한 곳인 구시나가라성의 탑이 그 여덟이다.
- 43)붓다가야에 체류하며 성지를 순례하고 떠나는 사람들과 아쉬운 이별의 정을 나누었음을 말한다.
- 44)아뇩달지(阿耨達池) : ⓈAnavatapta 아뇩달(阿耨達)은 무열뇌(無熱惱)・청량(淸凉)으로 의역하기도 한다. 인도의 4대강인 긍가・신도・박추・사다의 근원으로 설산의 북쪽, 향취산의 남쪽에 있다.
- 45)분분한 세속을 초탈해 자신의 고결한 신념을 지켰다는 뜻이다. 굴원(屈原)이 지은 ≺어부사(漁父辭)≻에서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으리라.[滄浪之水淸兮 可以濯我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我足]”고 하였다.
- 46)마음을 맑혔다는 뜻이다. 감(鑑)은 마음을 거울에 비유한 것이다.
- 47)여섯때[六時] : 하루 종일을 뜻한다. 예전에 하루를 낮 6시와 밤 6시로 구분했던 것에서 온 말이다.
- 48)이제(二諦) : 진제(眞諦)와 속제(俗諦)를 말한다. 제(諦)는 변치 않는 진리를 뜻한다. 속제는 세제(世諦)라고도 하며, 세속에서 적용되는 도리를 말한다. 진제는 성제(聖諦)・승의제(勝義諦)・제일의제(第一義諦)라고도 하며, 공(空)・열반(涅槃)・진여(眞如)・실상(實相) 등 불법의 궁극적 세계를 말한다.
- 49)가섭마등(迦葉摩騰) : ⓈKāśyapa-Mātaga 축섭마등(竺葉摩騰)・섭마등(攝摩騰)이라고도 한다. 중인도 사람으로 대소승의 삼장에 정통하였다. 후한(後漢) 명제(明帝)의 사신 채음(蔡愔) 등의 간청으로 축법란(竺法蘭)과 함께 중국으로 와서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 1권을 번역하였다. 이것이 중국 역경의 시초이다.
- 50)구마라집(鳩摩羅什) : 구자국(龜竝國) 출신으로, 후진(後秦) 융안 5년(401년)에 장안(長安)으로 들어왔다. 이후 국빈으로 대접받으며 대대적인 역경사업을 주도해 서명각(西明閣)과 소요원(逍遙園)에서 『대품반야경(大品般若經)』・『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십송률(十誦律)』・『중론(中論)』 등 경률론 74부 380여 권을 번역하였다.
- 51)출진(出震) : 황제로 등극했다는 뜻이다. 진괘(震卦)는 방위로 동쪽에 해당한다. 제왕의 등극을 태양이 동쪽에서 솟아오르는 것으로 상징한 표현이다.
- 52)봉취(鳳吹) : 임금이 행차할 때 생황(笙篁)이나 피리 등의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을 뜻한다. 진 목공(秦穆公)의 딸 농옥(弄玉)과 그의 남편 소사(蕭史)이 봉루(鳳樓)에서 피리를 불면 봉황새가 모여들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 53)하늘나라 사람들의 향기가 풍겼다는 뜻이다. 육수(六銖)는 육수의(六銖衣)의 준말이다. 육수의는 천인(天人)이 입는 매우 가벼운 옷이다. 『장아함경(長阿含經)』에 “도리천(忉利天) 사람들의 옷 무게는 6수이고, 염마천(炎摩天) 사람들의 옷 무게는 3수이고, 도솔천(兜率天) 사람들 옷 무게는 2수반이다”고 하였다. 수(銖)는 무게 단위로 1냥의 24분의 1에 해당한다.
- 54)우전삼장(于闐三藏) : 우전국(于闐國) 출신인 실차난타(實叉難陀)를 지칭한다. 695년(증성1)에 범본(梵本)을 가지고 낙양에 와서 『화엄경(華嚴經)』・『입능가경(入楞伽經)』 등을 번역하였다.
- 55)보사(寶思) : 보사유(寶思惟)의 준말이다. 범어이름은 아이진나(阿儞真那)이고, 북천축 가습미라국(迦濕彌羅國) 왕족 출신이다. 장수(長壽) 2년(693)에 낙양에 와서 역경에 참여하였다. 『불공견삭다라니경(不空羂索陀羅尼經)』 등 7부 9권을 역출하였다.
- 56)말다(末多) : 의정의 번역작업에 동참했던 사람들의 명단이 『개원석교록(開元釋教錄)』 권9와 『송고승전(宋高僧傳)』 권1 등에 나오는데, 말다(末多)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혹 ‘末多’는 ‘惟’의 오기(誤記)이거나 판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가 아닐까 추측된다.
- 57)의정이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근본설일체유부니다나목득가(根本說一切有部尼陀那目得迦)』・『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根本說一切有部百一羯磨)』 등을 번역하였다.
- 58)오편(五篇) : 율장을 뜻한다. 비구 250계, 비구니 348계를 5과(科)로 분류해 그 죄의 경중과 처벌을 밝힌 것을 말한다. 5과는 바라이(波羅夷)・승잔(僧殘)・바일제(波逸提)・바라제제사니(波羅提提舍尼)・돌길라(突吉羅)이다.
- 59)팔법(八法) : 일체의 법을 교(敎)・이(理)・지(智)・단(斷)・행(行)・위(位)・인(因)・과(果)의 8종으로 분류한 것이다.
- 60)한 수행자가 걸식을 하러 갔는데, 주인이 음식을 가지러 간 사이에 그 집 아이가 진주를 땅에 흘렸다. 그때 마침 마당에 있던 거위가 그 구슬을 먹어버렸다. 아이의 울음에 달려 나온 주인이 수행자를 의심하였지만, 수행자는 성질 급한 주인이 구슬을 찾기 위해 거위의 배를 가를까 염려하여 침묵을 지켰다. 결국 수행자는 거위가 똥을 쌀 때까지 갖은 고초를 감내하여 거위의 생명을 구했다는 고사가 있다.
- 61)부낭(浮囊) : 강이나 바다를 건널 때 사용하는 공기주머니이다. 경전에서 계율(戒律)을 비유하는 용어로 자주 쓰인다.
- 62)유발(油鉢) : 계율 또는 정념(正念)을 비유하는 말이다. 기름그릇을 들고 갈 때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기름을 쏟아버리게 되는 것처럼, 수행자는 전심전력으로 노력하며 잠시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 63)성교(聖教) : 성자께서 말씀하신 교법이란 뜻으로, 곧 경률론(經律論) 삼장과 기타 여러 성현들의 저서를 말한다.
- 64)칠묘(七廟) : 천자(天子)의 사당을 말한다. 『예기禮記』 ≺왕제(王制)≻에 “천자(天子)는 일곱 개의 사당을 두니, 삼소(三昭)와 삼목(三穆)과 태조(太祖)의 묘이다”고 하였다.
- 65)구천(九天) : 가장 높은 하늘, 즉 옥황상제를 말한다.
- 66)수역(壽域) : 인수지역(仁壽之域)의 준말로, 사람들이 모두 천수(天壽)를 누리며 사는 태평성대를 뜻한다. 인수(仁壽)는 원래 『논어(論語)』 ≺옹야(雍也)≻의 “인자는 장수한다.[仁者壽]”에서 온 말이다. 이를 원용하여 『한서(漢書)』 권22 ≺예악지(禮樂志)≻에 “구례(舊禮)를 찬술하고 왕도정치를 밝혀서 온 세상의 백성들을 이끌어 인수의 지역에 오르게 하면, 풍속이 어찌 주나라 성왕(成王)과 강왕(康王) 때의 태평시절 같지 않겠으며, 수명이 어찌 은나라 고종(高宗) 때와 같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였다.
- 67)을야(乙夜) : 황제가 정무를 쉬는 시간을 말한다. 당 태종(太宗)은 홀수인 날 밤을 갑야(甲夜), 짝수인 날 밤을 을야(乙夜)로 구분하여 갑야에는 정무를 살피고 을야에는 독서를 했다고 한다. 또 하룻밤을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의 오경(五更)으로 나눈 것으로 을야는 밤 9시~11시에 해당한다는 설도 있다.
- 68)송ㆍ원ㆍ명 3본에는 대운파예보살(大雲破翳菩薩)로 되어 있다.
- 69)송ㆍ원ㆍ명 3본에는 지사수용왕(持駛水龍王)으로 되어 있다.
- 70)범어로는 Hārītī이고 하리제(訶利帝)‧가라제(柯利帝)‧가리저(哥利底)‧가리타(呵利陀)로 음역하기도 한다. 대야차여신의 이름으로 청색(靑色)‧청의(靑衣)라 한역하며 귀자모(鬼子母)‧애자모(愛子母)‧천모(天母)‧공덕모(功德母)라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