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1389_T_001
- 037_0601_c_01L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약사 제1권
- 037_0601_c_01L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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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
대당(大唐) 의정(義淨) 한역 - 037_0601_c_02L大唐三藏義淨奉制 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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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찬 번역
처음에 송(頌)으로 거두어 말했다. - 037_0601_c_03L初攝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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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도록 허락하여 주시니
비계[膏油]는 부스럼 병을 치료하며[膏油治疥病]
눈병에 쓰는 약과 중풍에 쓰는 약과[眼藥及風癎]
구수 필린바차(畢隣婆蹉)의 약주머니 등이 있다[畢隣婆蹉等]. -
037_0601_c_04L開許用諸藥、
膏油治疥病、
眼藥及風癇、
畢鄰婆蹉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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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처님[溥伽梵]께서는 실라벌성(室羅伐城)의 서다림(逝多林)에 있는 급고독원(給孤獨園)에 계셨다. 당시 여러 비구들이 가을철의 전염병에 걸려서 몸이 위축되고 누렇게 되었으며, 병에 시달려 파리해지고 지쳐서 힘이 없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나서 사정을 아시면서도 일부러 아난타(阿難陀)에게 물으셨다.
“무슨 까닭으로 여러 비구들의 몸이 위축되고 누렇게 되었으며, 병으로 파리해져서 힘이 없느냐?”
아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大德)이시여, 여러 비구들이 가을철이 되어 여러 가지 전염병에 걸려서 몸이 위축되고 누렇게 되었으며 병으로 파리해져서 힘이 없습니다.” - 037_0601_c_06L爾時薄伽梵在室羅伐城逝多林給孤獨園。時諸苾芻秋時染疾,身體痿黃,羸瘦顦顇,困苦無力。世尊見已,知而故問阿難陁曰:“何故諸苾芻,身體痿黃,羸瘦無力?”阿難陁白佛言:“大德!諸苾芻等,旣侵秋節遂染諸病,身體痿黃,羸瘦無力。”佛告阿難陁:“由是病苦,我今聽諸苾芻服食雜藥。”如是世尊旣聽服藥,時諸苾芻遂於時服、非時不服,身體尚衰,羸廋無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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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2_a_01L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병의 괴로움 때문에 그러하니, 내가 이제 비구들에게 여러 가지의 약을 복용하도록 허락하노라.”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는 약을 복용하도록 허락하셨다. 이때 비구들은 식사 때에만 약을 복용하고 식사 때가 아닌 때에는 약을 먹지 않아서 몸이 오히려 쇠약해졌으며 병으로 야위어서 힘이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아시면서도 일부러 아난타에게 물으셨다.
“나는 이미 비구들이 여러 가지의 약을 복용하는 것을 허락하였는데, 저 비구들은 여전히 병으로 야위었구나.”
아난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비구들이 여러 가지의 약을 복용하도록 허락하셨는데, 이 비구들은 모두 식사 때에만 약을 먹고 식사 때가 아닌 때에는 약을 복용하지 않기 때문에 몸이 위축되고 누렇게 되었으며 병으로 파리해져서 힘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비구들을 위하여 네 종류의 약을 먹도록 허락하니, 첫째는 시약(時藥)이며, 둘째는 갱약(更藥)이며, 셋째는 칠일약(七日藥)이며, 넷째는 진수약(盡壽藥)이다.
시약이란 첫째는 보릿가루[麨]이며, 둘째는 떡[餠]이며, 셋째는 맥두병(麥豆餠)이며, 넷째는 고기[肉]이며, 다섯째는 밥[飯]이니, 이것들은 모두 오전 중의 식사 때에 마땅히 먹어야 하는 까닭에 시약이라 한다. - 037_0601_c_16L爾時世尊知而故問阿難陁曰:“我已聽諸苾芻服食諸藥,然此苾芻猶故羸瘦?”阿難陁白佛言:“世尊聽諸苾芻服食諸藥,此諸苾芻竝於時服、非時不服,所以身體痿黃,羸瘦無力。”爾時佛告阿難陁:“我今爲諸苾芻,開四種藥:一、時藥;二、更藥;三、七日藥;四、盡壽藥。言時藥者:一、麨;二、餠;三、麥豆餠;四、肉;五、飯。此竝時中合食,故名時藥。
- 갱약이란 여덟 가지의 장(漿)을 이르는 것이다. 여덟 가지란 첫째는 초자장(招者漿)이며서방에 있는 나무의 이름이며 전저리(顚咀梨)라고도 한다. 껍질은 조협나무[皂莢]와 같으며 그 맛은 매실과 같다. 껍질은 두꺼운데 한두 개의 가지가 나 있으며 길이는 열두 치이다. 당시의 사람들은 눌러서 먹었다., 둘째는 모자장(毛者漿)이며 곧 파초자(芭蕉子)의 열매이다. 약간의 후춧가루를 열매 위에 놓고 그것을 손으로 심하게 비비면 모두 변하여 물이 된다., 셋째는 고락가장(孤洛迦漿)이며모양은 멧대추[酸棗]와 같고 그 맛도 한 가지인데, 다만 이 대추는 단맛이 없다, 넷째는 아설타 열매[阿說他果]이며, 다섯째는 오담발라(烏曇跋羅)이며그 열매의 큰 것은 자두와 같다., 여섯째는 발로쇄(鉢魯灑)이며그 열매의 모양은 까마귀머루[蘡薁子]의 열매와 같이 생겼으며, 맛도 또한 서로 비슷하다., 일곱째는 멸률추장(篾栗墜漿)이고곧 포도열매이다., 여덟째는 갈수라장(渴樹羅漿)모양은 작은 대추와 같고 단맛이 있으면서 조금 떫다. 나무는 대부분 따로 떨어져 있으며 모양은 종려나무와 같다. 여기에 있는 여러 가지의 장(漿)들은 모두가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고 깨끗하게 거른 연후에야 마실 수 있다.이다.
- 037_0602_a_03L言更藥者,謂八種漿。云何爲八?一、招者漿西方樹名,亦名顚咀梨。角同皁莢,其味如梅,角寬一兩指,長三四寸,時人鎭食;二、毛者漿卽芭蕉子,以少胡椒粖安在果上,手極捼之,皆變成水;三、孤洛迦漿狀如酸棗,其味一種,唯有此棗無甜者;四、阿說他果;五、烏曇跋羅其果大如李;六、鉢魯灑其果狀如蘡薁子,味亦相似;七、篾栗墜漿卽是葡萄菓;八、渴樹羅漿形如小棗,甜而且澀,樹多獨立,形若椶櫚。此等諸漿,皆須淨洗手,淨濾漉,然後堪飮。”
- 게송으로 거두어 말한다.
- 037_0602_a_14L內攝頌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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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와 파초와 멧대추
아설타 열매와 오발라 열매
까마귀머루와 포도와 갈수라
이것을 여덟 가지의 장(漿)이라고 하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
037_0602_a_15L椰子芭蕉及酸棗、
阿說他果烏跋羅、
蘡薁蒲萄渴樹羅、
是謂八種漿應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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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일약(七日藥)이란 소유(酥油)와 당밀(糖蜜)과 석밀(石蜜)이다. - 037_0602_a_17L“七日藥者:酥、油、糖蜜、石蜜。
- 진수약(盡壽藥)이란 근약(根藥)ㆍ경약(莖藥)ㆍ엽약(葉藥)ㆍ화약(花藥)ㆍ과약(果藥)을 말하며 다시 다섯 가지 종류의 요약(膠藥)과 다섯 가지 종류의 회약(灰藥)과 다섯 가지 종류의 염약(鹽藥)과 다섯 가지 종류의 삽약(澀藥)이 있다.
- 037_0602_a_18L盡壽藥者,謂根、莖、葉、花、果。復有五種膠藥、五種灰藥、五種鹽藥、五種澀藥。
- 무엇이 근약(根藥)인가? 향부자(香附子)ㆍ창포(菖蒲)ㆍ황강(黃薑)ㆍ생강(生薑)ㆍ백부자(白附子)를 이른다. 만약 다른 것들이 있다면 이것은 대체적인 본보기이니 약이 될 만한 것은 마음대로 쓰도록 하여라.
- 037_0602_a_20L云何根藥?謂香附子、菖蒲、黃薑、生薑、白附子。若更有餘物,是此體例、堪爲藥者,隨意當用。
- 037_0602_b_01L경약(莖藥)이란 전단향약(栴檀香藥)ㆍ갈백목(葛柏木)ㆍ천목향(天木香)ㆍ불사등(不死藤)ㆍ소백(小栢)이니, 나머지의 대체적인 본보기는 앞에 준하여 써야 한다.
- 037_0602_a_23L莖藥者,栴檀香藥、葛柏木、天木香、不死藤、小柏,若餘體例,准前應用。
- 엽약(葉藥)이란 세 가지 잎사귀이니 산채파사가엽(酸菜婆奢迦葉)중국에는 없다.ㆍ임바(絍婆)진목(棟本)이다.ㆍ고사득지(高奢得枳)중국에는 없다.를 말하며 다른 비슷한 것들은 앞에 준하여 써야 한다.
- 037_0602_b_02L葉藥者,三葉:謂酸菜婆奢迦葉此方無,紝婆棟木是也,高奢得枳此方無,及以餘類,准前應用。
- 화약(花藥)이란 바사가화(婆舍迦花)ㆍ임바화(絍婆花)ㆍ타득계화(陀得雞花)ㆍ용화(龍花)ㆍ연화(蓮花)를 이르며, 다시 나머지 비슷한 것들은 마땅히 소용이 되는 대로 쓰도록 하여라.
- 037_0602_b_05L花藥者,謂婆舍迦花、紝婆花、陁得雞花、龍花、蓮花,更有餘類,應隨所用。
- 과약(果藥)이란 가려륵과(訶黎勒果)ㆍ암마륵과(菴摩勒果)ㆍ비혜득지과(鞞醯得枳果)ㆍ호초(胡椒)ㆍ필발(蓽茇)을 이르니, 만약 비슷한 것들이 있다면 앞에 준하여 써야 한다.
- 037_0602_b_07L果藥者,謂訶黎勒果、菴摩勒果、鞞醯得枳果、胡椒、蓽茇。若有餘類,准前應用。
- 다섯 가지 종류의 점약(黏藥)이란 아위(阿魏)ㆍ오당(烏糖)ㆍ자광(紫礦)ㆍ황납(黃蠟)ㆍ안실향(安悉香)이니, 아위약이라는 것은 아위나무에서 나오는 끈끈한 아교를 이르며, 오당이란 바라수(婆羅樹)에서 나오는 아교를 이르며, 자광이란 나무의 가지에서 나오는 즙을 이르며, 황납이란 꿀에서 나오는 찌꺼기이며, 안실향이란 나무의 아교를 이른다.
- 037_0602_b_10L五種黏藥者,所謂阿魏、烏糖、紫鑛、黃蠟、安悉香。阿魏藥者,謂阿魏樹上出膠。烏糖者,謂娑羅樹出膠。紫鑛者,樹枝上出汁。黃蠟者,謂蜜中殘出也。安悉香者,樹膠也。
- 다섯 가지 종류의 재(灰)란 굉맥(䵃麥)을 태워 만든 재와 유마(油麻)를 태워 만든 재와 굉맥익(䵃麥䴬)을 태워 만든 재와 우슬초(牛膝草)를 태워 만든 재와 바사수(婆奢樹) 잎사귀를 태워 만든 재를 이른다.
- 037_0602_b_15L五種灰者。謂𪍿麥灰、油麻灰、𪍿麥䴬灰、牛膝草灰、婆奢樹葉灰。
- 다섯 가지의 소금이라고 하는 것은 오염(烏鹽)ㆍ적염(赤鹽)ㆍ백석염(白石鹽)ㆍ종생염(種生鹽)ㆍ해염(海鹽)을 이른다.
- 037_0602_b_17L五種鹽者,謂烏鹽、赤鹽、白石鹽、種生鹽、海鹽。
- 무엇이 다섯 가지 종류의 삽약(澀澁)인가? 아마라목(阿摩羅本)ㆍ연목(楝木)ㆍ섬부목(贍部木)ㆍ시리사목(尸利沙木)ㆍ고점박가목(高苫薄迦木)을 이른다.
- 037_0602_b_19L云何五種澀藥?謂阿摩羅木、棟木、贍部木、尸利沙木、高苫薄迦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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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2_c_01L이 가운데에서 시약(時藥)이란 식사를 할 때에 약을 복용하는 것을 이르니 갱약(更藥)과 칠일약(七日藥)과 진수약(盡壽藥) 같은 것은 만약 시약과 함께 서로 조화되는 것이라면 식사를 할 때에 복용해야 하며, 식사 때가 아닌 때에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갱약과 칠일약과 진수약이 갱약과 더불어 서로 조화가 된다면 초경(初更)까지는 나누어서 복용해야 하며, 초경을 지나서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에 칠일약이 진수약과 더불어 서로 조화가 된다면 칠일약을 마땅히 복용하도록 하되, 7일이 지나서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진수약의 경우에는 진수약에 맞도록 지켜서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네 가지의 약이 서로 조화가 된다면 강한 것을 따라서 복용하되 만약 병이 없어지거나 병에 차도가 있으면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혹 같은 범행자(梵行者)에게 주는 경우라면 마땅히 이와 같이 지키도록 할 것이니, 먼저 손을 깨끗이 씻고 그 약을 받아서 한 사람의 비구와 마주하고 웅크리고 앉아 약을 손에 쥐되, 이와 같이 말하여라.
‘구수(俱壽)는 기억하십시오. 나 비구 아무개는 이와 같은 병이 있는 까닭에 이제 이 진수약을 지니게 되었으니, 복용하기 위해서입니다.’
같은 범행자와 함께 이와 같이 세 번 말하도록 할 것이며, 칠일약과 갱약의 경우에 있어서는 이에 준하여 지켜 지니도록 하여라.” - 037_0602_b_20L此中時藥者,謂於時中服食。若更藥、七日、盡壽藥,若與時藥相和者,時中應服、非時不應服。若更藥、七日、盡壽藥,與更藥相和者,齊初更分應服,過此不應服。若七日藥與盡壽藥相和者,七日應服。若過七日,不應服。若盡壽藥,應盡壽守持而服。然此四藥相和,從强而服。若無病及病差,不應服,或捨與同梵行者,應如是守持:先洗淨手,受取其藥,對一苾芻,蹲踞執藥,作如是言:‘具壽存念!我苾芻某甲,有是病,緣,此盡壽藥,我今守持,爲服用故。’幷同梵行者。如是三說。若七日藥更藥,准此守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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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있어 실라벌성에 있을 때 어떤 비구가 풍질(風疾)을 앓게 되어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수(賢首)여, 나는 풍질을 앓고 있습니다. 나를 위하여 처방하여 주십시오.”
그 의사가 말하였다.
“성자시여, 유정(有情)의 비계[脂]를 드시면 병이 낫게 될 것입니다.”
비구가 의사에게 말했다.
“현수여, 내가 지금 어찌 그 비계를 먹을 수 있겠습니까?”
의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오직 이 약이라야만 하며, 다른 것으로는 병을 낫게 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 비구들은 이 인연을 갖추어서 세존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에게 병이 있을 경우, 만약 의사가 ‘오직 이 약이라야만 하며, 다른 것은 병을 낫게 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비계를 먹도록 하여라.”
비구들은 어떠한 동물의 비계를 먹어야 되는지를 몰라서 다시 의사에게 물었다.
“당신들의 스승께서는 모든 지혜를 갖추신 분이시니, 가서 여쭈어 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 037_0602_c_11L緣在室羅伐城。有一苾芻身患風疾,往醫人處,問曰:“賢首!我患風疾,爲我處方。”時,彼醫人白言:“聖者!宜可服有情脂,病當除差。”苾芻報曰:“賢首!我今豈合食此脂耶?”醫人報曰:“唯有斯藥,餘不能差。”時諸苾芻以此因緣具白世尊,佛言:“苾芻有病,若醫人說唯此是藥、餘不能差者,應當服脂。”時諸苾芻不知服何等脂?還問醫人,醫人報曰:“汝師旣是一切智人,可往諮問,自當知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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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3_a_01L이때 비구들은 곧바로 부처님께 가서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의 비계가 있으니, 첫째는 물고기의 기름이며. 둘째는 돌고래의 기름이며, 셋째는 상어의 기름이며, 넷째는 곰의 기름이며, 다섯째는 돼지의 기름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의 비계는 제 때가 아닌 때에 익혔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걸렀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았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수지(守持)하였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 제 때에 익힌 것이라도 제 때가 아닌 때 에 걸렀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았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아 가졌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 제 때에 익혔거나, 제 때에 거른 것이라도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았거나,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아 가졌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 제 때에 익혔거나, 제 때에 걸렀거나. 제 때에 받았더라도 제 때가 아닌 때에 받아 가졌다면 먹지 말아야 한다. 제 때에 익혔거나, 제 때에 걸렀거나. 제 때에 받았거나, 제 때에 받아 가졌다면 마땅히 먹도록 하되, 기름[油]을 먹는 방법과 같게 해야 하며, 7일 동안 먹고 7일이 지나거든 먹지 말아야 한다.”
그 병을 앓던 비구는 이 비계를 먹어 마침내 병이 다 나았는데, 병이 다 나았는데도 남은 약이 있게 되자 그것을 모두 버렸다. 이때 어느 비구가 다시 풍병(風病)을 앓게 되자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수여, 제가 풍질(風疾)을 앓고 있습니다. 저에게 처방하여 주십시오.”
의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비계로 된 약을 드시면 됩니다. 이미 어느 비구께서 그것을 드시고 병이 나으셨으니, 당신은 그에게 가서 찾아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그 비구는 곧바로 전에 약을 복용한 비구의 처소에 이르러 물었다.
“구수여, 당신은 먼젓번에 비계를 복용하여 풍질을 고치셨다고 들었습니다. 의사가 저에게도 그 비계를 먹으라고 하였는데, 당신에게 남은 비계가 있으시다면 저에게 베풀어 주시기 바랍니다.”
비구가 말했다.
“나에게 남아 있던 비계는 이미 모두 버렸습니다.”
그는 그 비구에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그것은 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 비구들은 곧 이 일을 세존께 갖추어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먹다 남은 비계 약은 모두 버리지 말고 반드시 수거하도록 하여라.
내가 이제 수거하는 법식에 대하여 설명하겠다. 만약에 남은 비계를 필요로 하는 비구나 다른 비구가 와서 찾는 경우에는 곧바로 주도록 하며, 만약에 와서 찾는 이가 없는 경우에는 마땅히 환자가 거처하는 곳에 보내어 그곳 에서 잘 보관하게 하며, 만약에 달리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거든 그곳에 가서 취하여 복용하게 할 것이니, 가르침에 따르지 않는 자는 월법죄(越法罪)를 지게 된다.” - 037_0602_c_22L時諸苾芻卽往問佛,佛言:“有五種脂:一者魚脂,二者江豚脂,三者鮫魚脂,四者熊脂,五者猪脂。此等五脂,非時煮、非時漉、非時受、非時守持,不應服。時煮,非時漉、非時受、非時守持,不應服。時煮、時漉,非時受、非時守持,不應服。時煮、時漉、時受,非時守持,不應服。時煮、時漉、時受、時守持,應服。如服油法,七日服,過七日不應服。”彼病苾芻因此服脂,病遂除愈。愈已殘藥,遂便摠棄。時有苾芻,復患風病,詣醫人處,問曰:“賢首!我患風疾,爲我處方。”醫人報曰:“宜服脂藥。已有苾芻,服脂得差,汝應就覓。”而彼苾芻卽往至前服藥苾芻所,問言:“具壽!汝先服脂,風得除差,醫人教我,亦服此脂。汝有殘脂,見惠於我。”苾芻曰:“我所殘脂,竝已棄卻。”告曰:“汝今不善,非所應爲。”時諸苾芻卽以此緣具白世尊。佛告諸苾芻:“服殘脂藥,不應摠棄,要須收擧。我今當說收擧法式:若苾芻所用殘脂,若餘苾芻來從求索者,應卽相與。若無人求者,當送病坊,病坊好爲藏貯。若有須者,於彼處取,守持而服。不依教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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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3_b_01L인연이 된 처소는 앞에서와 같다.
이때 어느 비구가 몸에 부스럼이 나서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수여, 나는 부스럼 병을 앓고 있습니다. 저에게 처방하여 주십시오.”
의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성자여, 마땅히 삽약(澁藥)을 드시면 병이 낫게 될 것입니다.”
비구가 대답했다.
“현수여, 내가 어찌 탐욕을 부릴 수 있겠습니까?”
의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이 삽약은 능히 부스럼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다른 약으로는 낫지 않습니다.”
“어떠한 삽약을 먹어야 되겠습니까?”
의사가 대답했다.
“성자여, 당신의 스승께서는 모든 지혜를 갖추신 분이시니 이 일에 관해 모두 알고 계십니다.”
여러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의 삽약이 있으니 첫째는 암몰라(菴沒羅)이고, 둘째는 임바(紝婆)이며, 셋째는 섬부(贍部)이며, 넷째는 야합(夜合)이며. 다섯째는 구사마(俱奢摩)이다. 비구들이여, 알아야 한다. 이 여러 가지의 약들은 더러는 껍질로 된 것도 있고 더러는 잎사귀로 된 것도 있으니, 마땅히 모두 찧고 빻아 물에 익혀서 몸에 바르도록 해야 한다”
그것을 몸에 발랐지만 다시 몸에 부스럼이 생기니,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가루약을 만들어야 한다.”
비구가 축축하게 찧어서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고는 부수어 가루로 만들지 않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축축하게 해서 찧지 말고 햇볕에 쬐어 말리도록 하여라.”
여러 비구들이 한낮에 약을 볕에 쬐느라고 힘이 없게 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뜨거운 햇볕에서는 약을 볕에 쬐지 말도록 하여라.”
비구들이 그늘에다 약을 말렸는데 약에 곧 곰팡이가 생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뜨겁지 않은 햇볕에서 약을 말리도록 하여라.”
여러 비구들이 삽약을 몸에 바르고 나서 곧바로 목욕을 했는데, 그 약이 모두 떨어져 나가 약의 효력을 얻을 수 없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를 때까지 손으로 문질러서 그 약이 피부에 스며든 후에 목욕을 하여라.”
목욕을 하고 난 뒤에 다시 약을 바르고 그 후에 다시 목욕을 하니, 부스럼 병이 낫게 되었다. 그 병을 앓던 비구는 부스럼이 다 낫게 되자 가지고 있던 남은 약을 곧 내버렸다.
다시 다른 비구가 부스럼 병을 앓게 되어 의사에게 가서 말했다.
“현수여, 내가 이러한 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으니, 나를 위하여 처방하여 주십시오.”
의사는 곧 삽약을 바르게 하고는 다시 비구에게 말했다.
“아무개 비구가 전에 부스럼 병을 앓기에 이 약을 바르게 하였으니, 그에게 가서 찾아보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비구가 곧 그에게 가서 물었다.
“구수여, 당신께서는 전에 삽약을 쓰신 일이 있으신지요. 저는 의사에게서
삽약을 쓰라는 처방을 받았습니다. 당신에게 만약 남은 약이 있다면 저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비구가 대답하였다.
“가지고 있던 남은 약은 제가 이미 버렸습니다.”
비구가 그에게 말했다.
“그와 같이 버리고 수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때 그 비구는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삽약을 쓰는 사람은 마땅히 그 사용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쓰고 남은 약은 내버리지 말아라. 만약 병을 앓고 있는 다른 비구가 그것을 구하거든 마땅히 주도록 하며, 만약 구하는 사람이 없거든 그것을 병자가 거처하는 곳에 보내 법에 따라서 저장하였다가 병을 앓는 사람에게 공급하도록 하여라. 이에 따라 행하지 않는 자는 월법죄(越法罪)를 짓는다.” - 037_0603_a_23L緣處同前。時有苾芻身患瘡疥,詣醫人處,問曰:“賢首!我患瘡疥,爲我處方。”醫人報曰:“聖者!宜服澀藥,當得病差。”苾芻荅曰:“賢首!我可是耽欲人耶?”醫人報曰:“此澀藥能治疥瘡,餘藥不差。”苾芻問曰:“當服何等澀藥?”醫人荅曰:“聖者!汝師是一切智者,具知此事。”諸苾芻等往白世尊,佛言:“有五種澀藥:一者菴沒羅,二者紝婆,三者贍部,四者夜合,五者俱奢摩。苾芻應知,此等諸藥,或皮、或葉竝應擣碎,水煮塗身。”塗已體更生瘡,佛告苾芻:“應作散藥。”苾芻濕擣,爲作一團,不爲碎粖,佛言:“不應濕擣,應曝使乾。”諸苾芻於盛日中曬藥,遂令無力,佛言:“不應於烈日中曝藥。”苾芻陰乾,藥便衣生,佛言:“可於微日中曝。”諸苾芻等,澀藥塗身卽便沐浴,其藥墮落,不得藥力。佛言:“待乾手摩其藥入皮膚,然後沐浴已更塗,塗已更浴,瘡病得差。”彼病苾芻瘡旣差已,所有殘藥遂便棄擲。有餘苾芻,復患瘡疥,往醫人處,告曰:“賢首!我患如是疾苦,爲我處方。”醫還令塗澀藥,幷更報言:“某病苾芻先亦患疥,令塗斯藥,可應就覓。”苾芻卽往問言:“具壽!汝先用澀藥,我爲醫人遣用澀藥。汝若有殘藥,見惠於我。”報言:“所有殘藥,我已棄擲。”苾芻報曰:“不應如此棄不收擧。”時彼苾芻以緣白佛,佛言:“用澀藥者,應知行法,所用殘藥,不應棄擲。若有餘病苾芻求者應與;若無求者,可送病坊,依法貯庫,病者應給。不依行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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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4_a_01L실라벌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때 어느 비구가 눈병을 앓다가 마침내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수여, 나는 지금 눈병을 앓고 있습니다. 나에게 처방해 주십시오.”
의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성자여, 안선나약(安膳那藥)를 쓰도록 하십시오. 곧 낫게 될 것입니다.”
비구가 의사에게 말했다.
“내가 어찌 욕망에 애착하는 사람이겠습니까?”
의사가 비구에게 말하였다.
“성자여, 이것은 눈병을 치료하는 데 좋은 약입니다. 이것을 제외하고 다른 약으로는 치료할 수가 없습니다.”
이 일을 당시의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의사가 말하기를, 그것이 눈병을 치료하는 약으로써 다른 것으로는 치료할 수가 없다고 하거든 마땅히 안선나를 쓰도록 하여라.”
그러나 그 비구는 안선나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지 못하여 곧 의사에게 물으니, 의사가 비구에게 말하였다.
“성자여, 당신의 스승께서는 모든 지혜를 갖추신 분이니, 마땅히 그것을 여쭈어 보도록 하십시오.”
이 때문에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종류의 안선나(安膳那)가 있으니 첫째는 화안선나(花安膳那)이고, 둘째는 즙안선나(汁安膳那)이며, 셋째는 말안선나(粖安謄那)이고, 넷째는 환안선나(丸安膳那)이며, 다섯째는 소비라석안선나(騷毘羅石安膳那)이다. 이 다섯 가지는 모두 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니, 비구가 눈병을 앓게 되거든 마땅히 안선나를 쓰도록 하여라.”
비구는 약을 쓰자 눈병이 낫게 되었다. 병이 다 낫게 되니 가지고 있던 남은 안선나를 내버렸다.
또 어느 비구가 마찬가지로 눈병을 앓게 되어 앞에서와 같이 의사에게 물었다. 의사는 다시 그에게 안선나약을 쓰게 하고 아무개 비구가 일찍이 눈병을 앓아서 먼저 그에게 안선나약을 쓰게 하였으니, 그에게 가서 약을 구해 보라고 하였다. 눈병을 앓는 비구는 의사의 말대로 그에게 찾아가서 물었다.
“구수여, 저는 지금 눈병을 앓고 있습니다. 쓰고 남은 안선나가 있으신가요?”
그러나 이 비구는 남은 약을 찾지 못하고 비구에게 말했다.
“구수여, 제가 쓰고 남은 약을 지금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일을 세존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여, 만약에 쓰고 남은 안선나가 있거든 마땅히 함부로 버려서 거두어 두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내가 이제 그 안선나의 사용법과 안선나를 놓아두는 법에 대하여 말하리라.
그 안선나는 마땅히 굳고 단단한 곳에 놓아두되 꽃으로 만든 안선나는 구리그릇 안에 놓아두고, 즙으로 만든 약은 뚜껑이 있는 작은 그릇에 놓아두고, 가루로 만든 약은 대나무 통 속에 놓아두고, 뒤에 하나하나를 자루 안에 넣거나 혹은 물건 속에 넣거나 혹은 담장 안에 두고 말뚝을 박아서 안선나를 걸어 두어야 할 것이다. 비구는 마땅히 이 법에 따라야 하니, 이에 따라 행하지 않는 자는 월법죄(越法罪)를 짓는다.” - 037_0603_c_10L緣在室羅伐城,時有苾芻患眼,遂往醫人處問曰:“賢首!我今患眼,爲我處方。”醫人報曰:“聖者!宜用安膳那藥,卽應得差。”苾芻報曰:“我豈是愛欲之人。”醫人報曰:“聖者!此是好治眼藥,除此,餘藥不能療也。”以此因緣,時諸苾芻往白世尊。佛言:“若醫人言:‘此是治眼藥,餘不能療’者,應當用安膳那。”然彼苾芻不知用何安膳那?便問醫人,醫人報曰:“聖者!汝師具一切智,應往問之。”以斯緣故,時諸苾芻往白世尊。佛言:“有五種安膳那:一者花安膳那、二者汁安膳那、三者粖安膳那、四者丸安膳那、五者騷毘羅石安膳那。此之五種,咸能療眼。是故苾芻若患眼者,應用安膳那,方得除差。”病旣差已,所有殘安膳那遂便棄卻。又有苾芻,亦復患眼,同前問醫。醫令還用安膳那藥:“某甲苾芻,已曾患眼,先教用安膳那藥,可應詣彼求覓。”此病苾芻依言往問:“具壽!我今患眼,有殘安膳那不?”然此苾芻卽覓殘藥不得,報言:“具壽!我之殘藥,今覓不得。”以此因緣,往白世尊。佛言:“苾芻!若有殘安膳那,不應輒棄而不收擧。其安膳那行法,我今爲說安置法式。其安膳那,應置牢固處,花安膳那置於銅器中,汁藥安小合內,粖藥置在竹筒裏。後一一安置袋中,或以物裹,或於牆壁釘橛繫之。持安膳那苾芻應依法式,不依行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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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4_b_01L앞에서와 같은 곳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때 구수(具壽)인 서갈다(西羯多) 비구가 풍전(風瘨)을 앓으면서 곳곳을 유행(遊行)하였다.
그때 바라문 거사들이 그를 보고 서로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어느 집의 자손인가?”
전에 그를 알던 사람이 있어서 사람들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아무개 거사의 아들입니다.”
사람들이 말했다.
“부모도 없이 혼자가 된 까닭에 사문석자(沙門釋子)의 가르침 가운데로 출가를 하였으니, 만약에 출가하지 않았더라면 친척들이 반드시 풍질(風疾)을 치료해 주었을 것이다.”
이 일을 당시의 여러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여, 마땅히 서갈다 비구를 위하여 의사에게 물어서 풍질을 치료해 주도록 하여라.”
이때 여러 비구들이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현수여, 한 비구가 이러이러한 병을 앓고 있으니, 처방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의사가 말했다.
“날고기를 드시게 하면 반드시 낫게 될 것입니다.”
“현수여, 비구가 어찌 고기를 먹겠습니까?”
의사가 말했다.
“성자여, 이것은 풍병을 치료하는 약입니다. 이것을 제외하고 다른 것으로는 치료할 수가 없습니다.”
이때 여러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에 의사가 이것만이 약이 되고 다른 것으로는 고칠 수 없다고 말하거든, 날고기를 주어라.”
이때 비구들이 곧 그에게 날고기를 주었는데, 그 비구는 눈으로 직접 그것을 보고는 먹으려고 하지 않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른 것으로 눈을 가린 후에, 먹게 하여라.”
그 비구는 병이 난 비구의 눈을 가리고서 날고기를 주었는데, 먹은 뒤에 곧바로 가렸던 것을 풀자 병이 난 비구가 손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 곧 토해 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렸던 물건을 곧바로 제거하지 말고 그가 먹기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서 손을 깨끗이 씻고 별도로 향내 나고 맛있는 음식을 놓아두고 나서야 비로소 매었던 것을 풀고 그에게, ‘당신은 마땅히 이 맛있는 음식을 먹도록 하십시 오. 병이 낫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라.”
병이 나아서도 이 비구는 늘 그 약을 생각하였다. 이때 여러 비구들이 이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병이 다 나았거든 평상시와 같이 순행(順行)을 해야 하니, 이를 어기는 자는 월법죄를 짓는다.” - 037_0604_a_17L緣處同前。時有具壽西羯多苾芻,遂患風瘨,隨處遊行,乃至婆羅門居士見已,自相問言:“是誰家兒子?”有人先識,告衆人曰:“是某居士兒。”衆人言曰:“由是孤獨,令於沙門釋子教中出家。若不出家,親戚必當爲療風疾。”以此因緣,時諸苾芻往白世尊。佛言:“諸苾芻當爲西羯多苾芻問彼醫人,爲療風疾。”時諸苾芻往醫人處,問曰:“賢首!有一苾芻,患如是病,可爲處方。”醫人曰:“宜服生肉,必當得差。”苾芻報曰:“賢首!彼苾芻可是食肉人耶?”醫人曰:“聖者!此是治風病藥。除此藥已,餘不能療。”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若醫人說此爲藥,餘不能療,應與生肉。”時諸苾芻便與生肉,彼人眼見而不肯食。佛言:“應以物掩眼,然後與食。”時彼苾芻緣與,卽除掩物,然病苾芻見手有血,遂便歐逆。佛言:“不應卽除繫物。待彼食訖,淨洗手已,別置香羙飮食,方可除其掩繫,而告之曰:‘汝應食此羙食,病可得差。’差已,每憶斯藥。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若病差已,如常順行,違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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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4_c_01L왕사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 구수인 필린타파차(畢鄰陀婆瑳)는 출가를 하자마자 많은 병을 앓게 되었다.
이때 비구들이 모두 와서 문안하며 말했다.
“구수께서는 몸이 어떠신지요?”
“심히 편안하지 못합니다. 항상 여러 가지 질병을 앓고 있습니다.”
비구들이 물었다.
“구수여, 당신께서는 지금까지 무슨 약을 복용하였습니까?”
“저는 전에는 늘 여러 가지 약주머니를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약을 먹었습니다.”
여러 비구들이 말했다.
“지금은 어찌하여 약을 복용하지 않으십니까?”
“세존께서 허락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이때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 마땅히 약주머니를 가지고 있는 것을 허락하노라.”
비구들이 이 일로 인하여 다들 여러 가지 약을 모아 두고 있었는데, 주머니가 작아서 담아 둘 수가 없으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약을 묶어서 상아로 만든 말뚝에 매어 두어라.”
약이 곧 문드러지고 부서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때때로 볕에 쬐어 말려라.”
비구들이 한낮에 그 약을 볕에 쬐어 말리느라고 마침내 무력해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햇볕이 뜨거울 때에 볕에 쬐어 말리지 않도록 하여라.”
그리하여 그늘진 곳에서 말리자 약이 다시 문드러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늘지고 건조한 곳에 두도록 하여라.”
이번에는 비바람이 불어 닥쳤는데 비구들이 거두어들이지를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가인[白衣]이나 사미[求寂]에게 시켜서 거두어들이도록 하고, 만약 그들이 없다면 스스로 거두어들이도록 하여라. 비를 맞은 것은 버리고 나머지는 마땅히 쓰도록 하되, 의혹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것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까닭에 허락하는 것이니,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일이 없는 경우에는 그렇게 하지 말라.” - 037_0604_b_17L緣在王舍城。時具壽畢鄰陁婆瑳纔出家已,多有諸疾。時諸苾芻皆來問說:“具壽!四體如何?”答曰:“甚不安隱,常有諸病。”苾芻報曰:“具壽!汝於昔來,常服何藥?”荅曰:“我於昔時,畜雜藥袋,須時取服。”諸苾芻曰:“今何不服?”答曰:“世尊未許。”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我今聽諸苾芻,應持藥袋。”苾芻因此多畜諸藥,袋小不受。佛言:“其藥作束,繫象牙杙上。”藥便爛壞,佛言:“隨時暴曬。”彼於盛日之中暴曬其藥,遂令無力,佛言:“不應於赤日中暴藥,遂陰處曬。”藥還爛壞,佛言:“應陰乾處著。”又被風雨來至,諸苾芻不敢收擧,佛言:“使白衣、求寂,此若無者,當自收擧。其觸著處去卻,餘者應用,勿致疑惑。爲難故開,無難不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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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5_a_01L실라벌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구수 힐리벌다(頡離伐多)는 어느 때든지 찾아 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보는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였으니, 비구들은 힐리벌다 부르기를 소구(少求)라고 하였다. 그 소구가 어느 날 이른 아침에 가사와 발우를 챙겨서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는데, 차례로 걸식을 하다가 마침내 사탕수수를 압축시키는 소리를 들었다. 곧 가서 보니 사탕을 만들고 있었는데, 쌀가루를 섞어 만들고 있었다.
비구가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사탕에 가루를 묻히지 마시오?”
그 사람이 물었다.
“그렇다면 사탕을 뭉칠 만한 다른 것이 있습니까?”
비구는 대답했다.
“내가 다른 무엇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우리들은 식사가 아닌 때에 사탕을 먹어야 되기 때문에 가루를 묻혀서는 안 됩니다.”
비구에게 말했다.
“성자여, 식사 때에 사탕을 드시든지 식사 때가 아닌 때에 사탕을 드시든지, 이 사탕은 가루가 아니면 다른 것으로는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비구는 마침내 떠나갔다. 그 후 어느 때에, 그때는 식사 때가 아니었는데, 대중 가운데에 사탕을 나누어 주었다. 그러나 그 비구는 두려워하여 먹으려고 하질 않았다.
제자가 여쭈었다.
“오파타야(鄔波馱耶:親敎師)시여, 대중들에게 사탕을 나누어 주어 대중들이 모두 먹고 있는데 어찌하여 드시지 않습니까?”
비구가 제자에게 말했다.
“구수여, 이 가운데에는 제 때에 먹어야 하는 것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먹지 않았다.
이때 비구들이 물었다.
“구수여, 대중들이 사탕을 먹는데 어찌하여 먹지 않습니까?”
제자가 그들에게 말했다.
“저희 오파타야께서 말씀하시기를, 제 때에 먹어야 하는 것이 섞여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그 말을 들은 비구들도 모두 먹지 않았다. 힐리벌다는 이렇게 하여 마침내 대중들로 하여금 대부분이 먹으려 하지 않게 만들었다.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한 까닭으로 오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작법(作法)이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 그것의 출처(出處)가 깨끗하면 그것을 먹어도 되니 의혹하지 말라.”
이때 구수 힐리벌다는 이른 새벽에 가사와 발우를 갖추어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며 차례로 다니다가 향을 파는 가게 앞에 이르러, 어떤 사람이 미숫가루를 묻힌 손으로 사탕가루를 뭉쳐서 사탕을 쥐고 나서는 다시 손에 미숫가루를 묻히는 것을 보았다.
비구는 그것을 보고 나서 그에게 말했다.
“현수여, 손에 미숫가루를 바른 뒤에는 사탕을 손에 잡지 마십시오. 우리는 식사가 아닌 때에 이 사탕을 먹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비구에게 말했다.
“성자여, 누가 자주자주 손을 물로 씻고 나서야 사탕을 만지겠습니까?”
뒤에 그 비구는 두려워하여 사탕을 먹으려고 하지 않았고, 제자와 문인들도 마찬가지로 모두가 먹지 않아서 일이 앞에서와 같게 되었다.
이때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이 본래 더러운 것이라면 먹지 말아야 하나, 본체가 깨끗한 것이라면 그것을 먹더라도 범하는 것이 없게 된다.” - 037_0604_c_11L緣在室羅筏城。時有具壽頡離伐多,於一切時不樂求覓,見者多疑。時諸苾芻共號爲頡離伐多,爲少求故。其少求者後於晨朝著衣持鉢,入城乞食。次第#行乞,遂聞壓甘蔗聲,因卽往見作沙糖團,以米粉相和。苾芻報曰:“汝莫著粉和摶。”其人問曰:“可更有餘物摶沙糖不?”苾芻答曰:“我實不知更有何物?然我等非時須食沙糖,所以不合著粉。”報曰:“聖者!時與非時,任食不食,此團除粉,餘物不中。”苾芻遂去。後於一時,於非時分,衆中行沙糖團。然彼苾芻,疑不敢食。弟子問曰:“鄔波馱耶!衆行沙糖,大衆皆食,何不食耶?”報言:“具壽!此中有時食雜故。”彼諸弟子亦復不食。時諸苾芻問曰:“具壽!衆食沙糖,云何不食?”報曰:“我鄔波馱耶言曰:‘有時食雜故。’聞者亦皆不食。頡離伐多遂令衆人多不肯食。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不由此故而成於染,作法應爾。出處淨故,應可食之,勿致疑惑。”是時具壽頡離伐多晨時著衣持鉢,入城乞食。次第行至香行鋪前,見人以麨塗手,遂摶沙糖。捉沙糖已,復麨塗手。苾芻見已,告曰:“賢首!手旣塗麨,勿把沙糖,我須非時食此沙糖。”彼人報曰:“聖者!誰復數數用水洗手始得相觸?”後彼苾芻疑不敢食,弟子門人皆亦不食,事竝同前。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彼本成染,卽不堪食。本體淨故,食之無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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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5_b_01L실라벌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구수 사리자(舍利子)가 몸에 풍병(風病)을 앓았다. 구수 대목건련(大目揵連)은 그에게 병이 있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일찍이 자주 사리자의 병을 돌보면서도 의사에게 묻지 않았는데, 이제는 물어봐야겠구나.’
그리하여 곧 의사가 있는 곳으로 가서 물어보았다.
“현수여, 구수 사리자가 이러이러한 병을 앓고 있습니다. 처방하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의사가 말했다.
“그 병의 증상을 보건대, 소금과 초(醋)를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면 마땅히 병이 낫게 되실 것입니다.”
대목건련이 초를 구하여 얻고 나서 다시 소금을 구하려고 하니 구수 필린타바차(畢鄰陀婆蹉)가 그에게 말했다.
“제가 전에 소금을 가진 것이 있어서 그것을 광에 저장을 하여 평생 동안간직하고 있습니다. 만약 세존께서 먹는 것을 허락하신다면 제가 마땅히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때 구수 사리자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대목련에게 말했다.
“내 생각에는 좀 이상하군요. 만약 진형수약(盡形壽藥)을 제 때에 먹는 약과 섞어서 함께 복용을 한다면 제 때가 아닌 때에는 마땅히 복용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때 대목련은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목련아, 만약에 갱약(更藥)과 칠일약(七日藥)과 진수약을 식사 때에 먹는 약과 함께 복용한다면 식사 때에 먹어야 할 것이니, 식사가 아닌 때에는 먹지 말아라. 만약에 칠일약과 진수약을 갱약과 함께 복용한다면 경분(更分)까지는 복용을 하되 이 경분 이상은 마땅히 복용하지 말아라. 만약에 진수약을 칠일약과 함께 섞어서 복용한다면 7일을 복용하도록 하되 7일이 지나면 복용해서는 안 된다. 만약 진수약을 진수약과 함께 섞어서 복용한다면 평생토록 복용해야 한다. 만약 이에 따르지 않는다면 월법죄(越法罪)를 짓게 된다.” - 037_0605_a_19L緣在室羅筏城。具壽舍利子身嬰風病,具壽大目揵連見其有疾,作如是念:“我曾頻與舍利子看病,不問醫人,今應宜問。”卽往醫處問言:“賢首!具壽舍利子患如是如是病,可爲處方。”醫人報曰:“聖者!看其患狀,宜服鹽醋,當得除差。”旣求得醋,更欲求鹽,具壽畢鄰陁婆蹉報曰:“我先有鹽,貯之角內,盡壽守持。若世尊許服,我當相與。”時具壽舍利子聞此語已,報大目連曰:“我意有疑,盡形壽藥若和時藥,非時不應服。”時大目連以緣白佛,佛言:“目連!若更藥、七日藥、盡壽藥與時藥相和,應作時服,非時不服。若七日、盡壽與更藥相和,應齊更分服,過此更分不應服。若盡壽藥與七日藥相和,應七日服,過七日不應服。若盡壽與盡壽藥相和,應盡壽服。若不依者,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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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5_c_01L그때 세존께서는 적묘국(荻苗國)에 계시면서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교화를 하시다가 바라닐사(波羅痆斯)에 있는 선인타처(仙人墮處)인 시록림(施鹿林) 안에 이르셨다.
이 성 안에는 대군(大軍)이라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큰 부자로서 재물이 많고 여러 가지로 수용하는 것이 많았다. 그 사람에게는 대군녀(大軍女)라는 아내가 있었는데, 삼보를 믿고 공경하였으며 어질고 착하며 성품이 바르고 청정함을 좋아하였다. 그는 세존께서 적묘국에 유행하시다가 바라닐사에 도착하셔서 선인타처인 시록림 안에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이 소식을 듣고 나서 생각하였다.
‘저분은 마땅히 우리의 부처님 세존이실 것이다. 내가 자주 공양을 드렸어야 했는데 아직 갖추어 드리지 못하였으니, 이제 내가 가진 재산을 모두 가져다가 무상자존(無上慈尊)께 받들어 올려서 간략하나마 공양을 드려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부처님 계신 곳에 도착하여 발에 예배를 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 037_0605_b_14L爾時世尊在荻苗國,人閒遊行到波羅痆斯仙人墮處施鹿林中。於彼城內,有一長者名曰大軍,富貴饒財,多諸受用。彼人有妻名大軍女,敬信三寶,賢善質直,意樂淸淨。彼聞世尊於荻苗國遊行,來到波羅痆斯,在仙人墮處施鹿林中,聞已念曰:“此應是我大師世尊,我雖頻爲供養,由未周備,今以我現有家貲悉持奉上無上慈尊,略申供養。”作是念已,卽往佛所,到已禮足,退坐一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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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는 대군 장자를 위하여 근기에 맞게 설법하여 보이시고
가르쳐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며, 갖가지의 방편을 써서 묘법(妙法)을 말씀하시고 나서 잠자코 머물러 계셨다. - 037_0605_c_02L爾時世尊爲大軍長者隨順說法,示教利喜,以種種方便演妙法已,默然而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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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대군 장자는 설법을 듣고 나서 마음으로 크게 환희하여 곧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왼쪽 어깨만 덮은 채로 합장하여 예배드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오니 세존과 비구 대중 여러분께서는 3개월의 여름 안거 동안 제가
모시도록 청하는 것을 받아주십시오. 제가 의복과 음식과 잠자리와 의약품을 공양하겠습니다.” - 037_0605_c_05L爾時大軍長者旣聞法已,心大歡喜,卽從座起,偏袒右肩,合掌禮佛,而白佛言:“唯願世尊及苾芻衆,受我三月夏安居請,我以供養衣服、飮食、臥具、醫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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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6_a_01L그때 세존께서는 묵묵히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이때 장자는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는 것을 보자 크게 환희하여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물러났다.
그 장자는 세존께 3개월의 안거 동안에 갖가지로 공양을 드리고 비구들에게도 부족한 것이 없도록 하였다. 장자는 매일같이 이른 아침에 세존의 발에 예배를 드리고 곧 다시 여러 병든 비구들을 살펴보곤 하였는데, 한 비구가 무거운 병이 들었다. 장자는 의사에게 가서 물었는데, 그 의사는 고깃국을 먹이도록 하였다.
장자는 물어보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아내에게 말했다.
“현수여, 의사가 병을 앓고 있는 어느 비구에게 고깃국을 먹여야만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니, 당신이 마련해서 병이 난 비구의 처소에 급히 보내 주는 것이 좋겠소.”
이때 그 장자는 곧바로 어린 하녀에게 시켜서 돈을 가지고 푸줏간에 가서 고기를 사게 하였다. 그런데 그날은 바로 왕자가 태어난 날이어서, 모든 도살을 금지시키고 만약에 범하는 자가 있으면 그에게 무거운 벌을 주었으며, 고기를 사지도 못하게 하였다. 이때 그 어린 하녀는 위의 일을 갖추어서 주인께 말하였다.
그때 장자의 아내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석 달 동안을 세존과 비구 스님들께 공양을 드리되, 가지고 있는 재산으로 부족함이 없게 하였는데, 만약 이제 이 약을 얻지 못한다면 그로 인하여 비구가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 이것은 내가 잘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을 하고 나서는 곧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그것으로 넓적다리의 살을 베어 하녀에게 주고는 그것을 잘게 저며서 맛있는 고깃국을 끓여서 병을 앓고 있는 비구에게 급히 보내게 하였다. 어린 하녀가 곧 국을 끓여서 갖다 드리니 병을 앓고 있던 비구는 그것을 받아먹고 병이 나았다.
그 비구는 또한 그것이 그 장자의 부인이 자신의 살을 도려낸 것인 줄은 몰랐지만,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미 이 공양을 받았으니 헛되이 누워 있는 것은 합당치 못한 일이다. 나는 이제 아직 얻지 못한 자로 하여금 얻게 하며, 아직 증득하지 못한 자로 하여금 증득하게 하며, 아직 해탈하지 못한 자로 하여금 해탈하게 해야겠다.’
이렇게 발심을 하여 부지런히 정진을 하여 모든 번뇌를 단절하고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으니, 3명(明)과 6통(通)을 갖추고 8해탈(解脫)을 갖추고 여실지(如實知)를 얻었으며, 그의 생(生)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해야 할 바는 이미 갖추어졌고 후유(後有)를 받지 않게 되었다. 마음에는 걸림이 없어서 마치 손으로 허공을 가르는 것과 같았으며, 칼로 몸을 자르거나 상처에 향을 발라서 낫게 해 주거나 간에 사랑하는 마음도 미워하는 마음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금을 보는 것이 흙을 보는 것과 같아서 차별이 없었으며, 모든 명예와 이익을 버리지 않음이 없어서 제석(帝釋)과 범천(梵天) 등 모든 하늘 사람들이 공경하게 되었다. - 037_0605_c_10L爾時世尊默然受請。是時長者見佛許已,生大歡喜,禮佛而去。時彼長者供給世尊三月安居種種供養,及諸苾芻,無所闕乏。長者每日淸旦禮世尊足,卽復觀察諸病苾芻。有一苾芻,身嬰重病。往問醫人。時彼醫人令食肉羹。長者問已,歸到家中,語其婦曰:“賢首!有病苾芻,醫人令食肉羹,方能療疾,汝可爲辦,宜速送往病苾芻處。”時彼長者卽令小婢,將其錢物往諸屠家,欲買其肉。卽於此日,國王誕子,遂皆斷屠;若有犯者,與其重罪。假令貴買,亦不可得。時彼小婢具以上事白大家知。時長者婦作是思惟:“我於三月,供養世尊及苾芻僧,所有家資不令有乏。若今不得此藥交,恐苾芻因斯命過,是我不善。”如是思已,卽持利刃入己房中以割髀肉,授與小婢,令其細切,煮作美羹,急送與彼病苾芻食。爾時小婢卽作送與,然病苾芻得已便食,病遂除愈。彼病苾芻,亦復不知是彼長者妻割身肉,便作是念:”我旣受此供養,不合空臥,我今宜可未得者令得、未證者令證、未解者令解。”發勤精進,斷諸煩惱,得阿羅漢果、三明六通、具八解脫,得如實知:我生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不受後有。心無障礙,如手撝空,刀割香塗,愛憎不起,觀金與土等無差別,於諸名利無不棄捨,釋梵諸天悉皆恭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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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6_b_01L그때 세존께서는 하루의 초분(初分)에 가사와 발우를 갖추시고 여러 대중들을 데리고 대군 장자의 집으로 가셨다. 그곳에 도착하시고 나자 대중보다 앞서서 자리에 나아가 앉으시고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당신의 아내는 지금 어느 곳에 있습니까?”
장자가 대답하였다.
“방 안에 있습니다.”
세존의 위신력은 불가사의하여 그 여인을 가호(加護)하시니, 살을 도려낸 곳의 색깔이나 모양이 예전과 아무 차이가 없었으며 평상시와 같았다. 이때 장자의 아내는 세존 계신 곳에서 환희심을 내어 방에서 나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 여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무슨 인연이 있기에 능히 나고 죽는 험한 길에서 보살행(菩薩行)을 하였는가?”
여인은 곧 합장을 하고 게송으로 아뢰었다. - 037_0606_a_17L爾時世尊於日初分,執持衣鉢,將諸大衆往大軍舍。旣至彼已,於大衆前就座而坐,告長者曰:“汝之少婦,今在何處?”答言:“室內。”世尊威力不可思議,加護彼女,令於割處所有身肉,色相無差,平復如故。時長者妻於世尊所,生歡喜心。從房出已,詣世尊所,頂禮佛足,住立一面。佛告女曰:“汝有何因,能於生死險道發菩薩行?”女卽合掌而說頌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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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죽는 가운데에 윤회를 하면서
이 몸이야 쉽게 얻을 수 있으나
백천(百千) 구지(俱胝)의 겁을 지내더라도
여래의 경계는 만나기 어렵나이다. -
037_0606_b_04L輪迴生死中,
是身易可得;
百千俱胝幼,
尊勝境難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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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장자는 부처님 세존과 대중들이 모두 자리에 앉으신 것을 보자
곧 청정한 갖가지의 훌륭한 음식을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을 올려서 모두를 만족하게 하고 식기를 치웠다. 양치질을 마치고 청정하게 손을 씻자 이 장자는 다시 작은 앉을 자리를 가져다가 한쪽에 앉았으니, 법을 듣고자 함이었다. - 037_0606_b_06L爾時長者見佛世尊及諸大衆悉安坐已,卽以淸淨種種上美飮食供養佛僧,皆令滿足。攝除食器,嚼齒木已,淸淨洗手。是時長者更取小座,於一面坐,爲聽法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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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세존께서는 장자를 위하여 미묘한 법을 말씀하여 보이시고 가르치시고 이익되고 기쁘게 하시고, 무수한 방편으로 법을 자세히 말씀하시고 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본래의 처소로 올라오셨다. 그리고 모든 비구를 모으시고 대중 가운데에서 자리에 나아가 앉으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고기를 먹는 것은 대중이 다 같이 싫어하는 것이니, 모든 고기 가운데에서 사람의 고기가 가장 냄새나고 더러우며 나쁜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비구는 다시는 먹어서는 안 될 것이니, 만약 사람의 고기를 먹는다면 솔토라저(窣吐羅底)를 얻는다.
내가 이제 대중 가운데에서 상좌의 행법(行法)을 제정하니, 모든 상좌는 대중이 식사를 할 때, 어떤 사람이 고기를 가지고 와서 나누어 주려고 하거든 마땅히 먼저 ‘이것은 무슨 고기입니까?’라고 물어야 할 것이다. 만약 상좌가 늙고 병들어서 혹은 변별하여 말하지 못하거나 흑은 기억하지 못하거든 두 번째의 상좌가 묻도록 해야 하니, 만약에 상좌가 묻지 않는다면 월법죄(越法罪)를 짓게 된다.” - 037_0606_b_11L爾時世尊爲長者說微妙法,示教利喜,無數方便演說法已,從座而起,還至本處,集諸苾芻,於大衆中就座而坐,告諸苾芻曰:“食人肉者,衆所共嫌,於諸肉中,人肉最爲臭穢可惡,故苾芻不應更食。若食人肉者,得窣吐羅底也罪。我今制衆中上座行法。然諸上座,凡衆食時,有人將肉欲行,應先問言:‘此是何肉?’若上座老病,或無辯了、或不記憶,第二上座應問。若上座不問,得越法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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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6_c_01L그때 비구들은 마음에 의심이 해소되지 않아서 세존께 청하여 말씀드렸다.
“대군 장자의 아내가 스스로 자신의 살을 베어 비구에게 공양하여 비구는 마침내 병이 나았고,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비구는 깊이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품어서 정진을 게을리 하지 않아 곧 아라한과[漏盡]를 얻었습니다. 이미 사람의 고기를 먹었으니 대중들이 싫어하는 바가 되었으며, 법에 어긋남이 있었으니, 이것은 책망 받을 만한 일인데, 무슨 인연으로 아라한과를 얻게 되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 비구는 다만 금생에만 이 여인에게서 공양을 받은 것이 아니다. 지나간 과거세의 한량없는 겁(劫) 동안에도 항상 자신의 살로써 이 비구에게 공양을 올렸으니, 이러한 인연으로 이제 다시 살로써 공양을 올린 것이다. 그리하여 이 비구는 과거생에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다섯 가지의 신통을 얻었고, 금생에 여섯 가지의 신통을 갖추고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인연을 자세히 말하리라.
지나간 옛날에 바라닐사성(波羅痆斯城)에 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큰 부자로서 재산이 많았고 어질고 의로웠으며 신심이 있고 착하였으며 그의 아내도 그러하였다. 이때 총명하고 박식한 어느 바라문이 있어, 제자들에게 둘러싸였으니 그 수가 5백 명이 되었으며, 그는 제자들에게 명론(明論:veda)을 가르쳤다. 큰 부자인 장자는 그 바라문의 처소에서 마음 깊이 믿음을 일으켜 곧 바라문의 대중들에게 집으로 청하여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의 것으로 모두 공급하기를 평생토록 게을리 하지 않았다.
부자 장자는 성품이 자애로웠기 때문에 매일같이 이른 아침에 바라문의 제자들을 두루 살펴보면서 그들의 안부를 알아보곤 하였다. 그 바라문의 한 제자가 몸에 질병이 생겨 고생을 하다가 의사에게 가서 물었다.
의사가 그에게 말했다.
‘고깃국을 먹어야겠습니다.’
그때 장자는 마납박가[摩納薄迦:나이 어린 바라문의 학생]의 처소에 가서 위문하고 나서 그에게 말했다.
‘자네는 병으로 고생으로 하고 있는데, 의사는 무슨 약을 먹게 하던가?’
그가 곧 대답했다.
‘고깃국을 먹게 하였습니다.’
그 장자는 물어보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말했다.
‘바라문의 제자가 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데 고깃국을 먹어야 한다고 하니, 어린 하녀에게 돈을 가지고 시장에 가 고기를 사서 국을 만들어 그에게 보내 먹게 해 주시오.’
그런데 그날은 국왕의 부인이 왕자를 낳은 날이어서 칙명으로 도살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만약에 그것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무거운 벌을 주게 하였다. 그리하여 비록 돈이 있다 하더라도 고기를 살 수 없었다. 하녀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일을 갖추어 말하니, 그 장자의 아내는 이 일에 대해 듣고 나서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미 바라문의 제자들을 청하여 집에 와서 공양하도록 하고 있는데, 병이 난 마납박가 동자가 약을 얻지 못하면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니 이것은 나의 허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손에 날카로운 칼을 쥐고 곧 넓적다리의 살을 베어 하녀에게 국을 끓여서 제자에게 보냈다. 그 제자는 국을 먹고 나서 얼마 안 되어 병이 나았다.
그는 생각하였다.
≺지금은 고기를 구할 수가 없는데, 이것은 반드시 장자의 부인이 스스로 자신의 살을 베어 그것으로 나에게 베풀어 준 것일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나자 마음 깊이 부끄러운 생각이 나서 다시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아직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며,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고, 아직 드러내어 나타내 보이지 못한 것을 드러내 보이는 일에 정진하여 게으르지 말아야 할 것이니, 지금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여 부지런히 정근(精勤)을 했던 까닭에 곧 다섯 가지의 신통을 얻었다.
너희들 비구여, 이상하다는 생각을 내지 말아라. 옛날에 장자의 아내로서 살을 베풀어 준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 이 대군 장자의 부인이 바로 그 사람이며, 지나간 때에 병을 앓았던 사람은 바로 지금의 병이 난 비구이다. 과거 생에 이 여인이 살을 베어 베풀어 준 인연으로 다섯 가지의 신통을 얻었고 금생에는 아라한과를 구족하여 얻은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순흑업(純黑業)을 지으면 순흑보(純黑報)를 얻게 되고, 순백업(純白業)을 짓게 되면 순백보(純白報)를 얻게 되며, 잡업(雜業)을 짓게 되면 잡보(雜報)를 얻게 된다. 이러한 까닭에 여러 비구여, 흑업과 잡업을 버리고 순백업을 닦아야 한다.” - 037_0606_b_22L時諸苾芻心疑未了,請世尊曰:“大軍長者妻自割身肉供養苾芻,遂令病差。由此因緣,深懷慚愧,精進不懈,便得漏盡。旣食人肉,衆所譏嫌,於法有違,是可訶責;以何因緣,而得漏盡?”佛告諸苾芻曰:“然彼苾芻,非但此生受此女人供養,於過去世無量劫中,常以身肉供此苾芻。由是因緣,今還以肉而爲供養。然此苾芻於過去生,由此女人獲得五通,於今生中具足六通,證得漏盡。汝等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廣說因緣。乃往昔時,波羅痆斯城中有一長者,大富多財,仁義信順,其妻亦爾。有婆羅門,聰明博識,弟子圍繞,數盈五百,教讀明論。大富長者於彼婆羅門處深起信心,便請此婆羅門衆至家,以諸所有而盡供養,乃至盡形心無懈惓。是時大富長者爲性慈愍,每於晨朝遍觀徒衆,知其安不?其婆羅門有一弟子,身遭疾苦,往問醫人,醫人報曰:‘當噉肉羹。’爾時長者往摩納薄迦處申慰問已,語言:‘汝身病苦,醫人遣服何藥?’彼便報曰:‘令食肉羹。’時彼長者問已還家,而報婦曰:‘有婆羅門子病苦,要須肉羹。可令小婢持錢往市買肉作羹,送與令食。’其日國王夫人誕子,遂勅斷屠;如有犯者,必加重罪。縱有錢物,無由買得。婢旣歸還,具陳是事。其長者妻聞斯事已,便自思惟;‘我今已請婆羅門衆至家供養,此病摩納薄迦童子於藥不得,必死無疑,是我之過。’作斯念已,便入自房,手持利刀卽割䏶肉,令婢作羹,送與病人。旣食羹已,病尋除差。患者思惟:‘今旣斷肉,無由可得,必應是此長者之妻自割其肉,而將施我。’作是念已,深生慚愧,復自思惟;‘我所未證者令證、未得者令得,所未顯示,精進不懈,今應作之。’由精勤故,便得五通。汝等苾芻!勿生異念,昔時大富長者之妻施肉者,豈異人乎?今此大軍長者夫人是。昔時病人者,今病苾芻是。於過去生,因此女人施肉緣故而獲五通,今時具足得阿羅漢果。”佛告諸苾芻:“若純黑業,得純黑報;若純白業,得純白報;若雜業,得雜報。是故諸苾芻,應捨黑業、雜業,修純白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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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7_b_01L실라벌성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 교살라(憍薩羅)의 국왕인 승광 대왕(勝光大王)에게는 제일의 코끼리가 있었는데 홀연히 돌림병으로 죽자, 그 해에 기근이 들었다. 이때 바라문 장자와 나라 안의 사람들은 모두 코끼리 고기를 먹었다.
육군비구[六衆苾芻]는 식사 때가 되어 가사와 발우를 갖추어서 실라벌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을 하다가 장자의 집에 이르렀다. 그 집에서는 드러내놓고 코끼리 고기를 삶고 있었는데, 솥에서는 김이 나고 있었다. 집에 들어가 걸식을 하고자 하니, 장자의 아내가 말했다.
“저희는 지금 먹을 것이 없습니다.”
육군비구가 물었다.
“솥에서 김이 나고 있는데, 이것은 무엇입니까?”
부인이 말했다.
“성자여, 이것은 코끼리 고기입니다. 당신들께서 어찌 코끼리의 고기를 드실 수 있겠습니까?”
“우리들은 오직 시주에게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들이 코끼리 고기를 먹는다면 우리도 먹을 것이니, 우리에게 시주해 주십시오.”
장자의 아내는 곧 고기를 비구에게 주었다. 육군비구는 그것을 얻자 발우 에 가득 채워 가지고 떠나갔다.
다른 비구들이 보고 물었다.
“당신들의 발우 안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득 차서 넘치려고 하는군요?”
육군비구가 대답하였다.
“코끼리 고기입니다.”
“당신들은 어떻게 코끼리 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까?”
육군비구가 대답했다.
“구수여, 지금은 기근이 들어서 음식을 구할 수 없습니다. 어찌 굶주림을 당하여 스스로 죽겠습니까?”
이때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여, 천룡(天龍)ㆍ약차(藥叉)와 인(人)ㆍ비인(非人) 등과 국왕ㆍ대신들은 모든 비구에게 다 같이 공경하는 마음을 내고 있는데, 어떻게 왕실 코끼리의 고기를 먹겠느냐? 만약에 왕이 이 말을 듣는다면 반드시 말하기를, ‘비구들이 코끼리 고기를 먹은 까닭에 나의 제일가는 코끼리가 그 때문에 죽었다’고 하여 마침내 나무라고 미워하는 마음을 내게 될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비구는 코끼리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만약에 그것을 먹는다면 월법죄(越法罪)를 짓게 된다. 코끼리의 고기는 이미 그러하거니와 말의 고기도 그러하다.” - 037_0607_a_23L緣在室羅筏城時。憍薩羅主勝光大王有第一象,忽然疫死。年當飢饉。時婆羅門長者及諸國人皆食象肉。六衆苾芻食時著衣持鉢,入室羅伐城次第乞食,至長者家。然彼家中現煮象肉,釜中氣出。入舍從乞,長者妻曰:“我今無食。”苾芻問曰:“釜中氣出,是何物耶?”妻曰:“聖者!此是象肉。仁等豈可食象肉耶?”答曰:“我等唯憑施主而活,若汝等食象肉者,我等亦食,可將施我。”妻卽持肉授與苾芻,得已盛滿鉢袋攜之而去。有餘苾芻,見而問曰:“仁鉢袋中是何物耶?盛滿過度。”答言:“象肉。”“豈可仁等食象肉耶?”答言:“具壽!時屬飢饉,無食可求,豈得受飢而自死耶?”時諸苾芻以緣白佛。佛言:“汝等苾芻!天、龍、藥叉、人非人等、國王大臣,於諸苾芻咸生恭敬,云何食噉王家象肉?王若聞時,必作是語:‘由諸苾芻食象肉故,我第一象因此而亡。’遂生譏醜。是故苾芻不應食象肉。若食者,得越法罪。象肉旣爾,馬肉亦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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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_0607_c_01L어느 때 세존께서는 섬파성(贍波城)에 계시면서 게가지(揭伽池)의 언덕에 있는 정사(精舍)에 머무셨다.
그 연못 안에는 용왕이 있어서 이름을 첨비야(瞻箄耶)라고 하였는데 신심이 있고 어질고 착하였으며, 매달 8일과 14일이면 궁에서 나와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여 비구의 처소에 나아가 8계八支學處:八齋戒를 받고, 받고 나서는 드러난 곳에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는데, 다른 중생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다.
당시에 이미 기근이 들어서 어떤 수척해진 사람, 소와 양을 치는 사람, 나무를 하는 사람, 세상을 유행(遊行)하는 사람, 바른 도로써 살아가는 사람, 삿된 도로써 살아가는 사람 등 여러 사람들이 함께 와서 용의 살을 도려내어가지고 돌아가 먹었다.
이때 육군비구는 가사와 발우를 갖추어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장자의 집에 이르렀는데, 이 집에서는 드러내 놓고 용의 고기를 삶고 있어서 솥에서는 김이 나오고 있었다.
육군비구가 곧 들어가서 걸식을 하려 하자, 장자의 아내가 말했다.
“저희는 지금 먹을 것이 없습니다.”
비구가 물었다.
“솥에서 김이 나고 있는데, 이것은 무엇입니까?”
“성자여, 이것은 용의 고기입니다. 당신들께서 어찌 용의 고기를 드실 수 있겠습니까?”
육군비구가 말하였다.
“우리는 오직 시주에게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먹는다면 우리도 먹을 것이니, 우리에게 베풀어 주십시오.”
장자의 아내는 곧 고기를 가져다가 비구에게 주었다. 이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더욱 많이 가져가게 되었다.
이때 그 용의 아내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러 비구들이 용의 고기를 먹는 까닭에 사람들이 모두 함께 먹으니, 나의 남편은 어느 때에나 이러한 고통 받는 것을 면하게 될 것인가? 내가 이 일을 부처님께 가서 여쭈어야겠다.’
용의 아내는 초저녁이 지나자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나서 한쪽에 앉았다. 용녀(龍女)의 몸에서 나는 광명이 사방을 두루 밝게 비추니, 게가지의 주변도 모두 밝아졌다.
용녀(龍女)는 합장을 하고 공경히 세존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저의 남편은 신심이 있고 어질고 착하여, 매월 8일과 14일에는 용궁에서 나가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여 비구의 처소에 가서 8계(戒)를 받고 드러난 곳에서 용의 몸으로 되돌아가곤 하였으나 다른 중생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이때 흉년을 만나서 저 굶주린 사람들이 함께 남편의 살을 도려내었고, 그로 인하여 비구들이 모두 가져다가 먹을 것으로 충당하였습니다. 저의 남편으로 하여금 고통을 면하게 하고자 하오니 원하겁대 세존이시여, 자비로우신 생각으로 불쌍히 여기시고, 비구들이 용의 고기를 먹지 않게 계율을 제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037_0607_b_21L爾時世尊住贍波城,揭伽池岸精舍而住。於彼池中有龍王名曰瞻箄耶,信心賢善,每於月八日十四日從宮而出,變作人形,詣苾芻所受八支學處。受已於顯露處還復本形,亦不損惱所餘衆生。時旣飢饉,有羸瘦人及牧牛羊人、幷採樵人、遊行人、正道活命人、耶道活命人,此等諸人共來剜割,持歸而食。是時六衆苾芻,著衣持鉢入城乞食,至長者家。然此家中,現煮龍肉,釜中氣出,卽入舍從乞。長者妻曰:“我今無食。”苾芻問曰:“釜中氣出,是何物耶?”報言:“聖者!此是龍肉。仁等豈可食龍肉耶?”答言:“我等唯憑施主而活。若汝等食者,我等亦食,可將施我。”妻卽持肉授與苾芻。由此諸人更多取肉。時彼龍婦作如是念:“由諸苾芻食龍肉故,人皆共食,欲遣我夫何時免受如斯苦痛?我以此緣,宜行問佛。”旣過初夜,往詣佛所,禮佛足已,在一面坐。龍女身光周遍照耀,揭伽池邊悉皆明徹。時龍女合掌恭敬,白世尊言:“大德!我之夫主,信心賢善,每於月八日十四日從龍宮出,變作人形詣苾芻所,受八支學處。於顯露處還復龍身,亦不損惱所餘衆生。時逢儉歲,有彼飢人共割其肉,因此苾芻皆取充食,欲遣我夫何時免苦?唯願世尊慈念哀愍,制諸苾芻勿食龍肉。”
-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잠자코 계셨다. 용녀(龍女)는 부처님께서 말없이 허락하신 것을 알고 인사를 드리고 물러갔다.
- 037_0608_a_04L爾時,世尊聞是語已,默然而住。是時龍女知佛默許,奉辭而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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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는 새벽이 되자, 대중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셔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난밤에 초경(初更)이 지나 섬파(贍波) 용녀가 광명을 밝게 비추면서 내가 있는 곳으로 와 예배하고 공경하며 한쪽에 앉았다. 그의 몸에서 나는 광명은 사방을 두루 밝게 비추었고, 게가지의 주변도 모두 밝게 비추었다.
용녀는 나에게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저의 남편은 신심이 있고 어질고 착하며 매월 8일과 14일에는 용궁 밖으로 나와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여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8계[八支學處]를 받고 나서는 드러난 곳에서 다시 용의 몸으로 되돌아오곤 하였으나 다른 중생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지금 흉년을 만나 여러 굶주린 사람들이 남편의 살을 도려내 가지고 가서 먹으니, 그로 인하여 비구들도 용의 고기를 먹게 되었습니다. 저의 남편으로 하여금 이 고통을 면하게 하고자 합니다. 원하오니 세존께서, 비구들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 용의 고기를 먹지 않도록 계율을 제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이 말을 듣고 잠자코 있었더니, 그 용녀는 내가 잠자코 있는 것을 보고 내게 예배하고 떠나갔다. 이러한 까닭에 비구들은 용의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용의 고기를 먹는 자는 여러 천룡(天龍) 등이 다 같이 싫어하고 천하게 여기며, 선법(善法)이 소멸되니 석가의 제자가 아니다. 이러한 까닭에 비구들은 마땅히 용의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며, 먹는 자는 월법죄를 짓게 된다.” -
037_0608_a_06L爾時世尊至天明已,於大衆前敷座而坐,告諸苾芻曰:“於昨夜中過初更已,有瞻波龍女,光明赫弈來至我所,旣申禮敬,在一面坐。彼身威光周遍照耀,揭伽池側皆有光明,作如是語:‘大德!我之夫主,信心賢善,每於月八日十四日從龍宮出,變作人形受八支學,於顯露處還復龍身,亦不損惱所餘有情。時遭儉歲,有諸飢人割肉將食,因此苾芻亦食龍肉,欲遣我夫何時免苦?唯願世尊,制諸苾芻勿食龍肉,生慈愍故。’我聞是語,默然而住。時彼龍女見我默然,禮辭而去。是故諸苾芻不應食龍肉。食龍者,諸天、龍等悉皆嫌賤,消滅善法,非釋迦子。是故諸苾芻不應食龍肉,食者得越法罪。”
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藥事卷第一
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