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金剛鍼論

ABC_IT_K1132_T_001
033_1060_c_01L
금강침론(金剛針論)1)
033_1060_c_01L金剛鍼論 法稱菩薩造

법칭(法稱)2) 지음
법천(法天) 번역
김호성 번역
033_1060_c_02L西天譯經三藏朝散大夫試鴻臚少卿傳教大師臣 法天 奉 詔譯


바라문이 말하였다.
“모든 성전 중에서 네 가지 위타(圍陀)3)가 바른 인식수단[正, pramāṇa]이 되며 또 이 중에서는 전승서[念, smṛti]4)가 바른 인식수단이 된다. 또 이 전승서(傳承書) 중에서는 능전(能詮)과 소전(所詮)이 바른 인식수단이 되는데, 이 중에서는 능전이 바른 인식수단이 된다. 오직 이것5)이 최상이니, 이보다 더 뛰어난 존재[法]는 없는 것이다. 세상에서 만약 이것이 없다고 한다면, 업은 어떻게 짓겠는가? 능전으로 말미암아 사랑이나 미움이 모두 이를 좇아서 생하는 것이다. 마치 ‘모든 종성(種姓) 중에서 바라문이 최상이다’ 하는 것과 같다. 이제 이 언전(言詮) 또한 다시 이와 같다.”
033_1060_c_03L如婆羅門言衆典之內四圍陁正於此中念爲其正又此念中能所詮又於此中能詮爲正唯此最上無法過此世若無此業云何作由此能若愛若恚從此而生如一切姓婆羅門上今此言詮亦復如是
이러한 이치는 그렇지 않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그 바라문은 어떤 종성(種性)이며 어떤 명(命)6)인가? 또 어떻게 알며, 행과 업(業)은 어떤가? 어찌하여 이렇게 바라문의 이름을 얻게 되었는가? 또한 이 위타는 어찌하여 바른 인식수단이 된다고 하는가?
제석(帝釋, Indra)7)이 원래는 어찌하여 축생[傍生]인가? 짐승은 어찌하여 월천(月天, soma)8)에서 태어나는가? 일천(日天, sūrya)9)이 원래 다시 짐승을 낳는가? 바람의 신[風天, Vāyu]ㆍ불의 신[火天, Agni]10)ㆍ물의 신[水天, Āpas]이 원래 전전(展轉)히 왕래하는데 어찌하여 이와 같은가?
033_1060_c_09L此理不然所以者何彼婆羅門何姓何命復云何知行業云何如何得此婆羅門名又此圍陁云何稱正帝釋元云何傍生傍生云何生於月天天元因復生傍生風天火天水天元展轉往來云何如是
또한 그들은 망령되이 집착한다.
“천상에서 죽어서는 다시 천상에 태어나며, 사람 중에서 죽어서는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 짐승 역시 마찬가지다.”
네 가지 위타 안에서 이렇게 설하는 것은 모두 진리가 아니다. 이러한 명(命, jīva)은 무엇인가? 무엇을 인(因)으로 해서 명이라 이름하는가? 바라문 등도 또한 이와 같다.
033_1060_c_15L又彼妄執天中死已復生天中人中死已復生人中傍生亦然四圍陁內作此說者皆非正理此命是何何因名命婆羅門等亦復如是
033_1061_a_01L또한 그대 외도(外道)의 바라문은 말한다.
‘정전(正典)에서 설한 바라제산(婆囉帝山)에서 일곱 가지 짐승을 낸다. 나사라타(那娑囉陀, Daśārṇa) 및 사슴은 가릉야리산(迦陵惹哩山, Kāliñjala)에서 났으며, 그 산에 있는 앵무새ㆍ백로ㆍ독수리ㆍ거위ㆍ사슴 등의 종류는 사람 중의 구로걸리(俱嚕乞曬二合, Kuru-kṣetra)11)한어(漢語)로는 복지(福地)이다.에 태어난다. 그곳에서 죽어서는 바라문 중에 태어나 네 가지 위타를 이해하는 것이다.”
033_1060_c_19L又汝外道婆羅門言正典所說婆囉帝山產七禽獸那娑囉陁及別鹿迦陵惹哩山彼山所有鸚鵡鷺𪆗鵝鹿之類生在人中俱嚕乞曬二合此云福地從彼死已生在婆羅門中解四圍論
이러한 짐승들, 사슴ㆍ거위ㆍ원앙 등이 사람 중에 태어난다. 저 짐승의 명(命)은 바라문이면서도 바라문이 아니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그 명이 만약 바라문이라고 한다면 짐승이 아닐 것이고, 그 명이 바라문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가 바라문으로 태어난다는 이러한 말은 진리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033_1061_a_02L此等禽獸鹿鵝鴛鴦出生人中彼獸之命是婆羅門非婆羅門所以者何彼命若是而非禽獸彼命若非彼生婆羅此言非理
바라문은 또 집착한다.
“네 가지 위타는 모든 진리의 근본이니, 역시 진여(眞如)라고 말한다. 다른 종성(種姓)으로부터 밥을 받아서는 안 된다.”12)
033_1061_a_06L婆羅門執四圍陁論是萬法本亦號眞如非於餘姓而許受食
그러면서도 수타(首陀, śūdra)로부터 갖가지 이익을 취하고 있으니 스스로 내세우는 주장[自宗]과 정면으로 모순되는 것이다. 어찌 정행(淨行)이라 이름하겠는가? 이로 말미암아서 역시 명(jīva)은 진정한 바라문이 아니다.
033_1061_a_08L於首陁處數數受利正違自宗何名淨行由此亦非眞婆羅門
또한 네 가지 위타는 바라문의 법이다. 망령되이 올바른 명[正命, ātman]과 올바른 진리[正法]에 대하여 바라문의 종성을 집착하는 것은 또한 비합리적이다. 어떤 것이 올바른 진리인가? 종성이 뒤섞여 있으니[間雜] 어찌하여 최상이라 이름하겠는가? 그 까닭은 무엇인가? 최상인 것은 뒤섞여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근거는 무엇인가?
033_1061_a_10L又四圍陁婆羅門法妄執正命及於正法婆羅門種亦復非理云何正法種姓間雜何名最上所以者何非最間雜其事云何
033_1061_b_01L만약 아버지의 이름이 나락걸차(那洛乞叉)라고 한다면 그 아들은 이에 병아라선(兵誐羅仙)이라는 것과 같다. 또한 만약 그 아버지 이름이 아아실제(阿誐悉帝二合, Agastya)라고 한다면 그 아들도 역시 아아실제라고 이름하는 것과 같다. 또한 만약 그 아버지의 이름이 포사야좌(布沙野二合左)라고 한다면 그 아들은 교시가(嬌尸迦, Kauśika)라 이름하는 것과 같다. 또한 만약 그 아버지의 이름이 구사자(俱舍子)라고 한다면 그 자식은 승살다아(僧薩多誐二合)라 이름하는 것과 같다. 또한 만약 그 아버지의 이름이 가치나(迦癡那, Kapila)13)라고 한다면 그 아들 역시 가치나라 이름하는 것과 같다. 또한 만약 그 아버지의 이름이 바좌우랍마(婆左虞臘麽二合, Ṥālagulma)라고 한다면 그 아들은 교달마(嬌怛麽, Gautama)라고 이름하는 것과 같다. 또한 만약 아버지가 가라사(迦羅舍, Kalaśa)라고 한다면 그 아들은 눌로나좌리야(訥嚕二合).拏左哩野二合, Droṇa-ācārya)라고 이름하는 것과 같다. 만약 그 아버지의 이름이 저일저리(底逸底哩, Tittiri)라고 한다면 그 아들은 저제리노가(底帝哩𠯆니(尼)와 소(所)의 반절(半切)迦, Taittirika)라 이름하는 것과 같다. 또한 만약 그 아버지의 이름이 날라맘(捺囉二合𤚥)이라고 한다면 그 아들은 이에 선각(仙覺, Rṣyaśranga)이라 이름하는 것과 같다.
또한 만약 그 어머니의 이름이 녹녀(鹿女, Mṛgī)로서 고기잡는 여인[採魚人, Kaivartini]이라고 한다면 그 아들은 바야승(嚩野二合僧, Vyāsa)14)인 것과 같다. 아버지가 수타의 종성이면 그 아들도 이에 미습미달람(尾濕二合彌怛覽二合, Viśvamitra)15)이라고 이름하는 것이니, 어머니는 전다라(氈陀羅, Caṇḍala)가 된다. 아들이 바슬타(嚩瑟姹二合, Vaisiṣṭha)16)라고 이름하면 어머니는 오리바시(烏哩嚩二合尸, Urvaśi)라고 이름한다. 하늘이 낳은 여자는 바라문이 아님은 위에서 설한 바와 같다. 무엇을 인(因)으로 해서 바라문이 인간 중에 최상이라고 고집해 말하는가? 또한 고집하는 바와 같이 수로저경(戌嚕二合底經:전승서)은 정히 진리가 아니다. 그러므로 있는 바라문의 법은 진리가 아닌 것이다.
033_1061_a_14L且如父名那洛乞叉其子乃名兵誐羅仙又如父名阿誐悉帝其子亦名阿誐悉帝二合又如父名布沙野二合子乃名嬌尸迦又如其父名俱舍子其子名爲僧薩多二合又如父名迦癡那其子亦名迦癡那又如父名婆左虞臘麽二合其子乃名嬌怛麽又如父名迦羅舍其子乃名訥嚕二合左哩野二合又如父名底逸底哩其子乃名底帝哩𠯆尼所切又如父名捺囉二合𤚥子名仙覺又如母名野鹿採魚人生其子乃名嚩野二合僧子覺乞曬二合引父首陁姓其子乃名尾濕二合彌怛二合母是氈陁羅子名嚩瑟姹二合名烏哩嚩二合天所生女非婆羅門如上所說何因固執言婆羅門人間最上又如所執戍嚕二合底經正亦非是故所有婆羅門法道理亦非
또한 주장하는 바라문의 법(마누 법전)과 같이 신선한 고기ㆍ자색[紫] 광석(lākṣā)ㆍ소금 등의 물건은 수타에게서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이고, 그대 바라문은 마땅히 그것들을 받아서는 안 되는 것이니, 이제는 어찌하여 그렇지 않은가?
033_1061_b_08L又如所執婆羅門法新肉紫鑛及鹽等物戍陁應受汝婆羅門勿宜受之今何不爾
또한 그들은 “우유를 파는 바라문은 허공으로 가서 바라문이 아닌 것으로 타락한다”고 분별한다. 고기를 먹어 허공에 떨어지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 것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우유와 고기를 사고파는 바라문은 수타의 법이 아니다. 이로 말미암아서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고기나 우유 등을 먹지도 않고 사고팔지도 않는 모든 사람은 전부 다 바라문이라 이름하는가?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우유와 고기를 파는 것은 바라문이 아니라는 것은 망령되이 비법(非法)에 집착하는 것이다.
033_1061_b_11L又如彼計乳賣婆羅門行虛空墮落非婆羅門食肉墮空非理亦爾是故應知買賣乳肉婆羅門非戍陁之法由此當知一切非食肉乳等人及非買賣皆摠得名婆羅門邪是故應知乳肉計賣非婆羅門妄執非法
또한 세간의 종성에 대하여 망령되이 최상이라 집착하는 것 역시 정법이 아니다. 만약 찰제리(刹帝利, Kṣatriya)ㆍ비사(毘舍, Vaiśya)ㆍ수달(戌達, Ṥudra) 등도 각기 최상이라 집착하면 마땅히 모두 바라문의 종성이라 이름해야 할 것이다.
033_1061_b_17L又世間姓妄執最上亦非正法如剎帝利毘舍戍達各執最上應皆摠名婆羅門姓
또한 괴로움의 몸을 집착하여 바라문이라 이름한다면, 괴로움의 몸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을 마땅히 바라문이라 이름해야 할 것이다.
033_1061_b_20L又執苦身名婆羅門諸有苦身一切摠應名婆羅門
033_1061_c_01L또한 그들은 “바라문을 죽이는 것은 큰 죄가 되며, 그들의 권속을 해치는 것 역시 그렇다”고 망령되이 집착한다. 또한 “바라문은 청정한 신의 입에서 태어났으며, 찰제리는 그 신(神)의 상체에서, 비사와 수타는 몸의 하체에서 태어났다. 그러므로 만약 그들을 살해하면 중죄를 얻게 된다”17)고 집착한다.
033_1061_b_22L又彼妄執殺婆羅門而獲罪重害彼眷屬獲罪亦爾復執彼從淨天口生剎帝利姓彼天身上毘舍首陁身足而生若殺於彼故獲重罪
그러한 집착 역시 진리는 아니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마땅히 다른 종성을 죽여도 죄가 되지 않고 다른 종성의 권속을 해쳐도 죄가 되지 않는 것 역시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망령된 집착은 합리적이지 않다.
033_1061_c_02L彼執非理所以者何應殺餘姓其罪非有害餘眷屬非有亦然由是妄執不契正理
또한 그들은 “그들의 행을 파괴하고 보시의 행을 파괴하는 것, 그리고 그들이 보시를 받는 것을 파괴한다면 지혜에 있어서나 몸에 있어서나 모두 중죄를 얻게 될 것이다”라고 집착한다.
033_1061_c_05L又彼所執破壞彼行破壞檀行及彼受施若智若身皆獲重罪
이는 마땅히 그렇지 않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몸과 지혜 중에서 어느 것을 바라문이라 이름할 수 있는가? 마땅히 수타 등도 모두 몸과 지혜를 갖고 있으니 모두 마땅히 바라문이라 이름해야 하는가?
033_1061_c_07L此不應然所以者何身智之中何者得名號婆羅門應首陁等皆有身智悉應得名婆羅門邪
또한 그들은 망령되이 집착한다.
“네 가지 위타ㆍ미맘바(彌𤚥婆, Mimāṃsa:聲論)18)ㆍ승거론(僧佉論, Sāṃkhya:數論)19)ㆍ미세사가(尾世史迦, Vaiśeṣika:勝論)20) 내지는 여러 가지 논21)을 이해하여 모두 요달(了達)하는 것을 바라문이라 이름한다.”
033_1061_c_10L又彼妄執解四圍陁及彌𤚥婆幷僧佉論尾世史迦乃至諸論皆悉了達名婆羅門
이러한 논리도 역시 비합리적이다. 수타 등도 역시 그러한 논의를 이해하고 그 뜻을 잘 깨달을 수 있으므로 마땅히 바라문이라 이름하겠는가?
033_1061_c_13L此理亦非如首陁等亦解彼論曉了彼義應皆得名婆羅門邪
만약 “고행을 닦으므로 바라문이라 이름한다.”고 한다면, 저 수타 등도 역시 능히 고행을 행할 수 있으므로 마땅히 바라문이라 이름하겠는가?
033_1061_c_15L若修苦行名婆羅門彼首陁等亦能行之應亦得名婆羅門邪
“여러 가지 술수(術數)를 잘 이해하므로 바라문이라 이름한다.”고 한다면, 저 고기 잡는 사람이나 모든 음악인들도 술수의 갖가지 차별을 잘 요달하므로 역시 바라문이라 이름하겠는가?
033_1061_c_17L解諸術數名婆羅門彼採魚人及諸樂人了解術數種種差別亦可得名婆羅門邪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행이 바라문이 아니며, 업이 바라문이 아니며, 보시를 받는 것이 바라문이 아니다.
033_1061_c_20L是故應知行非婆羅門業非婆羅門檀行受者非婆羅門
저 찰제리ㆍ비사ㆍ수타 역시 능히 그것을 행할 수 있으니, 마땅히 모두 바라문이라 이름하겠는가?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족성ㆍ업ㆍ행ㆍ태어남 내지는 덕(德)을 바라문이라 이름하는 것이 아니다.
033_1061_c_22L彼剎帝利毘舍首陁亦能行之應皆得名婆羅門邪是故應知非族非業非行非生乃至於德名婆羅門
033_1062_a_01L저 인(因)은 어찌하여 성립하는가? 해는 군나화(軍那花, kunda)22)와 같으며, 역시 꼭 하얀 달과 같다. 모든 번뇌를 여의고 뛰어난 행을 잘 닦으며, 위의(威儀)에 흠이 없으며 계행(戒行)이 갖추어지고, 모든 감각기관을 잘 조복하여 번뇌를 끊으며, 나도 없고 남도 없어서 모든 집착을 떠나며, 탐ㆍ진ㆍ치를 모두 멀리 여의는 등 이와 같이 하는 사람을 비로소 참된 바라문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033_1062_a_01L彼因何立日如軍那花亦似白月一切染善修勝行威儀無缺戒行具善伏諸根除斷煩惱無我無人諸執著及貪瞋癡悉皆遠離如是乃名眞婆羅門
또한 애욕과 번뇌 내지 축생을 떠나고 탐착을 일으키지 않으며 청정한 행을 닦는 것을 바라문이라 이름한다.
033_1062_a_06L又離愛染乃至畜生不生貪著修淸淨行名婆羅門
그러므로 이 속골로(速骨嚕二合) 선인(仙人)이 설하는 바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바라문은 종성이 아니며 업이 아니며 덕이 아니며 행이 아니며 기술[工巧]이 아니다. 만약 전다라(旃陀羅, Candāla)가 네 가지 위타와 기술을 잘 알고 덕행을 갖춘다면 마땅히 가히 바라문이라 이름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명ㆍ종성ㆍ지혜ㆍ몸ㆍ업행을 바라문이라 이름하는 것이 아니다.
033_1062_a_08L是故得知此速骨嚕二合大仙所說婆羅門非姓非業非德非行亦非工如旃陁羅善四圍陁工巧藝能德行具足應可得名婆羅門邪是故應非命非姓非智非身亦非業行婆羅門
또만 만약 수타가 애써서 수학(修學)하여서 네 가지 위타를 잘 알면 다섯 가지 신통23)을 얻은 선인이 된다. 그대 바라문들은 어떻게 이러한 낮은 종성을 받들어 모시겠는가? 또한 저러한 선도(仙道)를 네 가지 종성이 모두 얻을 수 있다면, 어찌하여 다른 종성을 최상이 아니라고 이름하겠는가?
033_1062_a_14L又如首陁苦行修學解四圍陁獲五通仙汝婆羅門云何奉事此下種姓又彼仙道四姓皆得云何餘姓名非最上
033_1062_b_01L또한 만약 제석이 과거에 선업을 닦아서 그러한 신으로 태어날 수 있었더라도 본래 낮은 종성 이었으므로 저 경의 바른 본문은, “이 바가만(婆伽晩, Bhagavann)24)은 제석보다도 낮은 종성이다”라고 지어져야 한다. 이와 같이 힐문하는 것은 한결같이 앞에 준한 것이다. 또한 그들은 설하기를, “대자재천(大自在天, Maheśvara)25)은 천후(天后)26)의 입에서 저 제석, 여러 신들 및 기세간(器世間)을 낳는 것이니, 세간에서 대자재천 및 천후를 낳는 것은 아니다. 근본은 능히 지말을 낳을 수 있지만, 지말은 근본을 낳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이러한 말은 저 정설(正說)과도 어긋나는 것이다. 본래의 낮은 종성(種姓)이 어떻게 망령되이 그로부터 생하는 것이라 집착하겠는가? 그러므로 비합리적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수타의 경우는 목숨이 다하면 저 대자재천에 태어나는데 그대 바라문은 어떻게 저 낮은 종성을 받들어 모시고자 하는가?
033_1062_a_18L又如帝釋往修善業得生彼天本下種姓彼經正文作如是說此婆伽晩及於帝釋彼下種姓如是徵詰一准於前又彼所說大自在天及於天后口中生彼帝釋諸天及器世間非從世間生大自在及生天后本能生末非末生本是故此言違彼正說本下種姓云何妄執從彼而生故知非理又如首陁命終生彼大自在天汝婆羅門云何奉事彼下種姓
또한 그대는 설한다.
“호흡하고, 약을 먹고, 고행하며, 단식하므로 바라문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033_1062_b_04L又如汝說婆羅門法服氣餌藥苦行絕食名婆羅門
저 수타 등도 능히 그것을 할 수 있으므로 이들도 마땅히 바라문이라 하겠는가?
033_1062_b_06L彼首陁等亦能行之此應得名婆羅門邪
또한 그들은 집착한다.
“수타에게서 손으로 밥을 받아 한 달이 지나면 현재의 몸은 수타의 몸이 되며, 내생의 과보로 태어날 때는 결정코 개가 된다.”
033_1062_b_08L又彼所執於首陁處手中受食經於一月現身變爲首陁之身後報生中決定作狗
또만 “바라문이 수타 계급의 여자와 결혼하여 그의 아내로 삼는다면, 부모와 가신(家神)이 모두 멀리할 것이며 죽어서는 지옥에 들어간다”고 집착한다.
033_1062_b_11L又婆羅門娶首陁女以爲其妻父母家神皆悉遠離死入地獄
이러한 집착은 합리적이지 않다. 바라문 종성과 저 수타가 어떠한 차별이 있겠는가?
033_1062_b_13L此執非理婆羅門姓與彼首陁有何差別
가치나(迦癡那)선인의 경우는 사슴의 태(胎)를 좇아서 태어났으나, 애써서 수학하여 선도(仙道)를 깨달은 것이다. 이 선인이 어찌 바라문을 좇아서 태어났겠는가?
033_1062_b_15L如迦癡那大仙從於鹿胎而生苦行修學乃證仙道此仙豈可從婆羅門而乃生邪
바야사(嚩野二合娑, Vyāsa)선인의 경우는 고기 잡는 여인에게서 태어났지만, 애써서 수학하여 선도를 이루었다. 이 선인이 어찌 바라문의 종성이겠는가? 그러므로 이러한 망령된 집착은 올바른 논리에 계합하는 것은 아니다.
033_1062_b_18L如嚩野二合娑大仙從採魚女之所生苦行修學而成仙道此仙豈是婆羅門姓是故妄執不契正理
또한 바사슬타(嚩斯瑟吒二合, Vasiṣtha) 선인의 경우, 오리바시(烏哩嚩二合尸)천녀(天女)에게서 태어났지만 애써서 수학하여 마침내 선도를 얻게 되었다. 이 선인이 어찌 바라문으로 태어났는가?
033_1062_b_21L又如嚩斯瑟咤二合大仙從於烏哩嚩二合尸天女所生苦行修學乃獲仙道仙豈是婆羅門生
033_1062_c_01L또한 녹각(鹿角)대선인은 사슴의 태에서 태어나 고행을 닦고 선도(仙道)를 이루었으니, 이 선인이 어찌 바라문이겠는가?
033_1062_c_01L又如鹿角大仙生於鹿胎修習苦行而成仙道此仙豈是婆羅門邪
또한 미습바미달로(尾濕嚩二合彌怛嚕二合)선인의 경우는 전다라 집안 여자에게서 태어났으니, 이 선인이 어찌 바라문이겠는가?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모든 감각기관을 조복(調伏)하고, 나와 남에 집착하지 않으며, 범행(梵行)을 부지런히 닦아서 번뇌와 욕망을 멀리 여의며 모든 번뇌를 영원히 쉰다. 이로 말미암아서 비로소 참된 바라문이라 이름하는 것이지, 저 종성을 따라서 생하는 것이 아니거늘, 어찌하여 바라문 종성은 세간에서 최상이고, 계행이 청결하며 종성은 잡스럽지 않다고 망령되이 집착하는가? 최상이 아님을 최상이라고 망령되이 집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저 바라문은 종성도 아니며, 명도 아니며, 가족도 아니며, 행도 아니며, 업도 아니며, 생도 아닌 것을 바라문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033_1062_c_03L又如尾濕嚩二合彌怛嚕二合大仙從於旃陁羅家女之所生此仙豈是婆羅門邪是故應知調伏諸根不執我人勤修梵行遠離染欲永息諸惑由此方名眞婆羅門而非從彼族姓而生如何妄執婆羅門姓世間最上戒行淸潔族姓無雜以此妄執非最爲最是故當知彼婆羅門非姓非命非族非行非業非生名婆羅門
또한 많은 사람의 경우 본래는 낮은 종성이었는데 계율을 지키며 복을 닦아서 생천(生天)을 얻는 것이니, 어찌 종성을 인하여 생천하겠는가?
033_1062_c_12L又如多人本下種姓持戒修福而得生天何因族姓乃生天邪
또한 그대들은 “가치나(迦癡曩)선인ㆍ미야사(尾野二合娑)선인ㆍ바시슬타(嚩尸瑟咤二合)선인ㆍ선각(善覺)선인ㆍ미습바미다라(尾濕嚩二合彌怛囉二合)27)선인ㆍ나라나(曩囉那)선인, 이들 위대한 선인들은 모두 낮은 종성의 종족에서 태어나서 애써서 인을 닦아서 신도를 얻게 되었다”는 것을 근본 가르침으로 받든다. 무슨 까닭에 망령되이 종성이 잡스럽지 않기 때문에 세간에서 최상이라고 집착하겠는가? 그러므로 마땅히 허망한 말을 믿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033_1062_c_14L又如汝宗迦癡曩大仙尾野二合娑大嚩尸瑟咤二合大仙善覺大仙尾濕嚩二合大仙彌怛囉二合大仙曩囉那大仙此等大仙皆從下姓種族而生苦行修因乃獲仙道何故妄執種姓非雜世間最上是故虛言應非信受
033_1063_a_01L또한 그들은 집착한다.
“바라문은 범천(梵天)28)의 입에서 태어났으며, 찰제리는 범천의 팔에서 태어났으며, 비사는 범천의 허벅지에서 태어났으며, 범천의 발에서 태어난 것이 수타이다.”
그러므로 허망하게 이렇게 많이 집착한다.
또한 고행에 집착하여 그 뜻을 굳게 지니는 것을 바라문이라 이름한다. 마땅히 고기를 잡는 사람ㆍ염색하는 사람ㆍ가죽을 만드는 사람 및 수타 등이 뜻을 굳게 하며 고행하면 마땅히 모두 바라문이라 이름하겠는가?
033_1062_c_20L又如彼執婆羅門姓梵王口生剎帝利姓梵天臂生毘舍種姓梵天髀生從於梵足乃生首陁是故虛妄多作是執又執苦行堅守其志名婆羅門應採魚人染師皮作及首陁等堅志苦行應皆摠名婆羅門邪
또한 그 모습을 집착하여 그 수염과 머리를 매고 허리띠를 매고 손에는 나무 지팡이를 들며,29) 의복은 소박하며 밥은 검소하게 먹은 것을 바라문이라 이름한다. 다른 수타 등도 역시 능히 그렇게 행하는 것이니, 마땅히 모두 바라문이라 해야 하겠는가?
033_1063_a_03L又執彼形編其髻髮腰帶索繫手執木杖衣素儉食名婆羅門餘戍陁等亦能行之應此摠名婆羅門邪又執四姓皆從梵生如何父一子姓乃別應可首陁乃至餘族一父所生子姓應殊此旣不爾彼云何然
또한 4성(姓)은 모두 범천으로부터 태어난 것이라고 집착한다면 어찌하여 아버지는 같은데 아들은 마땅히 달라야 한단 말인가?30) 마땅히 수타 내지 다른 종성도 같아야 한다. 아버지로부터 태어난 아들의 종성이 다르다는 것, 이는 이미 그럴 수 없으니, 저것이 어찌 그렇겠는가?
또한 바라문이 한 범천의 입에서 생한 것이라면, 자매 형제가 서로 성관계를 맺는 것이 되어 세상의 비웃음과 미움을 당할 일을 그대들은 능히 행하는 것이니, 어찌 청정하리오. 그러므로 청정하지 않음을 청정하다고 망령되이 집착하는 것이다. 만약 한 부모가 네 아들을 낳았다면 가히 다른 성(姓)이 아닐 것이니, 어찌 망령되이 “이는 바라문이다. 이는 찰제리다. 이는 비사다. 이는 수타다”라고 집착하겠는가? 어떻게 아버지는 같은데 아들의 종성은 각기 다른가? 그러므로 4성이 있다는 것은 망령되이 집착하여 차별하는 것이다.
033_1063_a_09L又婆羅門從一梵天口中而生姊妹兄弟自相交契世所呵厭汝能行之云何淸淨是故妄執非淨稱淨如一父母而生四子非可別姓如何妄執此婆羅門此剎帝利此是毘舍此是首陁云何一父子姓各別是故四姓妄執差別
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낙타ㆍ사슴ㆍ사자ㆍ호랑이의 형태와 다리가 각기 달라서 “이는 소의 발자취다. 내지 코끼리의 발자국이다”라고 가히 차별할 수 있는 것과 같지 않다.31) 또한 한 나무에서 꽃과 과실을 맺는 것과 같이 가히 다름이 있지 않으니, 다른 화훼(花卉)가 아닌 것이다. 태어난 곳이 같지 않은 것을 가히 같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대의 지금 4성(姓)의 도리 역시 그렇다. 바라문 혹은 찰제리 내지 수타는 모두 다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바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찌 망령되이 4성의 차별을 집착하겠는가?
033_1063_a_16L非如象馬牛羊駝鹿師子虎狼形足各異此是牛迹乃至象迹可分差別又如一樹出生花果可無有異非餘花卉生處不同非可令同汝今四姓道理亦然若婆羅門若剎帝利乃至首陁皆從一父之所生故云何妄執四姓差別
033_1063_b_01L또다시 천왕이 있었으니 유지슬치라(喩地瑟致二合囉, Yudhiṣṭhira)라고 이름하였는데, 공경히 합장하고 선인 폐사파쇄(吠娑波灑, Vaiśampāya)에게 와서 얼굴로써 발에 예배하고 대선인에게 말하였다.32)
033_1063_a_23L復有天王名喩地瑟致二合虔恭合掌來詣仙人吠娑波灑頭面禮足而白大仙云何得名婆羅門德復云何名婆羅門相差別之相復有幾種願今演說令我了解
그 때에 저 선인 폐사파쇄는 천왕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낙타ㆍ사슴ㆍ사자ㆍ호랑이의 형태와 다리가 각기 달라서 “이는 소의 발자취다. 내지 코끼리의 발자국이다”라고 가히 차별할 수 있는 것과 같지 않다.31) 또한 한 나무에서 꽃과 과실을 맺는 것과 같이 가히 다름이 있지 않으니, 다른 화훼(花卉)가 아닌 것이다. 태어난 곳이 같지 않은 것을 가히 같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대의 지금 4성(姓)의 도리 역시 그렇다. 바라문 혹은 찰제리 내지 수타는 모두 다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바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찌 망령되이 4성의 차별을 집착하겠는가?
“인욕ㆍ정진ㆍ정려ㆍ반야, 이들을 바라문의 덕이라 이름한다. 탐(貪)ㆍ진(瞋) 및 모든 유정을 여러 가지로 살해하는 짓을 멀리 여의는 것을 첫째 바라문의 모습이라 이름한다. 다른 사람이 소유한 일체의 재물에 대하여 탐내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둘째 바라문의 모습이라 이름한다. 포악함을 멀리 여의고 성행(性行)이 온화하며 아(我)와 인(人)을 봉(封)하지 않으며 계박 및 여러 가지 번리[欲染]를 멀리 떠나는 것을 셋째 바라문의 모습이라 이름한다. 사람 및 천녀 내지 짐승에 대하여 언제나 염착을 떠나는 것을 넷째 바라문의 모습이라 이름한다. 또다시 일체 유정을 성숙시키고 언제나 자비심을 일으키고, 여러 가지 감각기관을 조복하고 청정하여 최승(最勝)한 것을 다섯째 바라문의 모습이라 이름한다. 이와 같은 다섯 가지 모습33)을 모두 갖추는 것을 바라문이라 이름한다. 만약 남과 나를 집착하여 다섯 가지 모습을 갖추지 못함을 모두 수타라고 이름한다.”선인이 다시 유지슬치라에게 말하였다.
“종족도 아니고 종성도 아니며 고행을 닦아서 바라문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저 전다라 등이 다섯 가지 모습을 갖춤으로써 역시 진정한 바라문이라 이름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치로 말미암아 저 바라문도 역시 수타라 이름할 수 있으며, 수타 역시 진정한 바라문이라 이름할 수 있다.”
033_1063_b_05L時彼仙人吠娑波灑乃告王言忍辱精進靜慮般若此乃名爲婆羅門德遠離貪瞋及諸殺害一切有情是名第一婆羅門相於他所有一切財物而非貪受是名第二婆羅門相遠離暴惡性行溫和不封我人捨離繫縛及諸欲染是名第三婆羅門相於人天女乃至傍生恒離染著是名第四婆羅門相又復成熟一切有情恒起悲愍調伏諸根淸淨最勝是名第五婆羅門相如是五種悉皆具足名婆羅門若封彼我非具五相皆名首陁仙人復告喩地瑟恥二合囉言非族非姓及修苦行成婆羅門彼旃陁等具足五相亦得名爲眞婆羅門由如是彼婆羅門亦名首陁首陁亦名眞婆羅門
033_1063_c_01L저 유지슬치라가 선인에게 말하였다.
“저 바라문은 불살생의 행을 행하여 과보가 청정함을 얻습니다. 이는 소분(少分)이라도 바라문이라 이름합니다.”
033_1063_b_22L彼喩地瑟恥二合囉白仙人言彼婆羅門行不殺行獲果淸淨此乃少分名婆羅門
선인이 다시 유지슬치라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이 사성이 다른 것은 모두 과거의 숙업 인연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치 세간에서 태생(胎生)하는 유정은 모두 더러운 곳ㆍ감각기관에서 태어난 것이나, 어찌 차별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계행을 지키고 다시 덕업을 닦는 것을 바라문이라 이름하며, 나아가 수타가 덕행을 닦으면 바라문을 이룬다.
033_1063_c_02L仙人復告喩地瑟恥二合囉言此四姓別皆由過去宿業因緣猶如世間胎生有情一切皆從穢處根生有何差別是故戒行復修德業名婆羅門乃至首陁修於德行成婆羅門
만약 바라문이 덕업을 닦지 않는다면 이 역시 하열한 수타라고 이름한다.
033_1063_c_07L若婆羅門不修德業此亦得名下劣首陁
또 이 5근(根)이 능히 악업을 일으키는데 언제나 마땅히 조복해야 하는 것이니, 마치 대해(大海)에 빠져 있는 유정이 마땅히 제도를 구해서 피안으로 넘어가야 하는 것과 같다.”
이 때 유지슬치라왕은 선인이 설하는 바를 듣고서 이해하고 기뻐하였다. 이러한 듣는 바를 일체의 다함없는 유정에 회향하여 보시함으로써 모두로 하여금 깨닫게 하는 것이니, 자신 및 자기의 목숨을 탐해서는 안 된다.
“나는 오늘 밤 인욕을 닦는데 권속 및 질투를 떠나고 일체의 욕경(欲境)에 다시 탐착하지 않고 해탈을 구해서 언제나 정행(淨行)을 닦는 것이다.”
033_1063_c_09L又此五根能起惡業恒應調伏猶如大海沈溺有情應求濟度令超彼岸爾時喩地瑟恥二合囉王聞仙所說解踊躍以此所聞迴施一切無邊有悉令曉悟非爲自身及貪己命今日夜修習忍辱遠離眷屬及於嫉一切欲境更不耽著趣求解脫恒修淨行
선인이 다시 유지슬치라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유정을 죽이지 않고 탐욕과 분노를 멀리 여의고 청정하여 견줄 이 없는 것, 이와 같음을 바라문의 행이라 이름한다. 여러 감각기관을 조복하고 보시ㆍ인욕ㆍ진실ㆍ범행ㆍ모든 유정을 자비롭게 옹호하는 것ㆍ지혜를 닦는 것, 이러한 것을 바라문의 행이라 이름한다. 삿된 고행을 떠나고 유정의 근기가 갖고 있는 모든 고통에 응하는 것, 이와 같은 것을 바라문의 행이라 이름한다.”
033_1063_c_17L仙人復告喩地瑟恥二合羅言不殺有情遠離貪瞋淸淨無比如是名爲婆羅門行調伏諸根布施忍辱眞實梵行悲念愍護一切有情修習智慧如是名爲婆羅門行離邪苦行應有情機所有衆苦如是名爲婆羅門
033_1064_a_01L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낙타ㆍ사슴ㆍ사자ㆍ호랑이의 형태와 다리가 각기 달라서 “이는 소의 발자취다. 내지 코끼리의 발자국이다”라고 가히 차별할 수 있는 것과 같지 않다.31) 또한 한 나무에서 꽃과 과실을 맺는 것과 같이 가히 다름이 있지 않으니, 다른 화훼(花卉)가 아닌 것이다. 태어난 곳이 같지 않은 것을 가히 같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대의 지금 4성(姓)의 도리 역시 그렇다. 바라문 혹은 찰제리 내지 수타는 모두 다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바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찌 망령되이 4성의 차별을 집착하겠는가?
또 바라문의 아야달리경(誐野怛哩二合經, Gāyatri)34)의 주문 중에서 설하였다.“고행하여 집착을 떠나고 여러 가지 감각기관을 조복하고 4시(時)에 보시를 행하며 유정을 애념(愛念)하고 수면(睡眠)을 사리(捨離)하여 언제나 정행(淨行)을 닦아서 천 겁(劫)에 지나는 것을 비로소 참다운 바라문이라고 이름한다.”
033_1064_a_01L又婆羅門誐野怛哩二合經呪中說行離執調伏諸根四時行施愛念有捨離睡眠恒修淨行經於千劫得名爲眞婆羅門
선인은 다시 유지슬치라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만약 네 가지 위타를 잘 이해하는 것을 바라문이라고 이름하며, 성품이 최상이라 칭한다면, 다른 수타의 종성 역시 능히 잘 이해한다면 어찌 최상이 아니겠는가?”
033_1064_a_05L仙人復告喩地瑟恥二合羅言若人解了四圍陁論名婆羅門稱姓最上餘首陁姓亦能了解何非最上
비유하면 4성이 함께 성인의 경지에 노니는 것과 같다. 있는 바의 종적은 이 사람의 종적이며 저 사람의 종적은 아니라고 가히 분별할 수가 없다. 한 종성과 네 가지 종성이 모두 이와 같다. 임시의 방편[施設]으로 말미암는 것이니, 근본에서는 차별이 없다.
033_1064_a_08L譬如四姓同遊聖境所有蹤迹不可分別此人之蹤非彼人迹一姓四姓亦復如是由假施設本無差別
또한 세상의 소ㆍ말 등은 형상이 다르다고 해도 남성과 여성의 두 가지 기관은 같은 종류여서 다름이 없는 것과 같다. 저 바라문과 찰제리ㆍ비사ㆍ수타는 하나의 종성인데도 네 가지 종성이 서로 상응[相望]하는 것도 그렇다.
033_1064_a_11L又如世間牛馬等形相狀雖異男女二根同類不殊彼婆羅門與剎帝利毘舍首陁一姓四姓相望亦然
또한 한 사람의 피ㆍ살ㆍ똥ㆍ오줌ㆍ손ㆍ발 모든 기관이 많은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피ㆍ살 등과 더불어 동류인 것도 역시 그렇다.
033_1064_a_14L又如一人血肉屎尿手足諸根與衆多人所有血肉同類亦然
또한 연꽃ㆍ찰달리꽃[刹怛哩花]ㆍ월라(月螺)는 빛깔에서 가히 구분이 되어 차별이 있으나, 나머지 4성의 빛깔은 다름이 없으니 어떻게 차별할 수 있겠는가? 또한 소ㆍ말 내지 코끼리ㆍ사슴이 애욕을 행하는 것과 같다. 성행위를 함에 있어서 가히 차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바라문ㆍ찰제리ㆍ비사ㆍ수타는 서로 성행위를 행한다. 모두 태생(胎生)이니 어떤 차별이 있겠는가?
033_1064_a_16L又如蓮花剎怛哩花月螺光色可分差別於餘四姓色相無異如何差別又如牛馬乃至象鹿行於染欲而非交契可分差別今婆羅門與剎帝利毘舍首陁互相交契而行染欲皆同胎生有何差別
033_1064_b_01L또한 바라문이 낳은 여자와 같아서 다른 바라문의 동성(同姓)의 자매에 대하여 어떻게 성행위를 맺겠는가? 자매ㆍ형제ㆍ부부도 또한 그렇다. 세상의 수타는 이러한 법을 행하지 않는다.
033_1064_a_22L又如婆羅門所生之女對餘婆羅門同姓姊妹云何交契姊妹兄弟夫妻乃爾世間首陁非行此法
비유하면 세간의 우담발수(優曇鉢樹)와 같다. 꽃ㆍ과실ㆍ가지ㆍ잎이 비록 많기는 하지만 근신(根身)은 다름이 없으니, 능히 이 꽃과 저 꽃을 분별할 수 없다. 그대 바라문 역시 그와 같으니 가히 동성(同姓)의 자매와 성행위를 해서 세상의 비웃음과 꺼려하는 바가 되어서는 안 되며, 가히 행해서는 안 된다.
033_1064_b_02L譬如世間憂曇鉢樹花果枝葉雖復衆多根身無異非能分別此彼之花汝婆羅門亦復如是非可交會同姓姊妹世所呵厭非可行之
또한 몸과 말의 불선(不善)을 떠나고 언제나 청정한 업을 닦는 것을 바라문이라 이름한다면, 저 비사들도 능히 행할 수 있는 것이다. 저 선인이 되는 것이니, 바사슬타(嚩私瑟姹二合)라고 한다.
033_1064_b_06L又如捨離身語不善恒修淨業名婆羅門破毘舍等亦能行之得彼大仙名嚩私瑟姹二合
또한 세간의 불이 능히 땔감을 다 태워버려서 별하지 않는 것과 같으니, 이제 바라문이 다른 종성에 대하여 다름이 없는 것 역시 그렇다.
033_1064_b_09L又如世間之火能燒柴薪而無分別今婆羅門對餘諸姓無異亦然
또한 저들이 반드시 미야사(彌野二合娑)선인이 본래는 고기를 잡는 어부의 소생이며, 저 바라문의 소생이 아님과 같다.
033_1064_b_11L又如彼宗彌野二合娑大仙本是採魚父之所生亦非是彼婆羅門生
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낙타ㆍ사슴ㆍ사자ㆍ호랑이의 형태와 다리가 각기 달라서 “이는 소의 발자취다. 내지 코끼리의 발자국이다”라고 가히 차별할 수 있는 것과 같지 않다.31) 또한 한 나무에서 꽃과 과실을 맺는 것과 같이 가히 다름이 있지 않으니, 다른 화훼(花卉)가 아닌 것이다. 태어난 곳이 같지 않은 것을 가히 같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대의 지금 4성(姓)의 도리 역시 그렇다. 바라문 혹은 찰제리 내지 수타는 모두 다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바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찌 망령되이 4성의 차별을 집착하겠는가?
033_1064_b_13L又如半拏嚩王兄弟五人同一母生父乃各別此由宿業同母別父非由於姓而妄執別
또한 반나바(半拏嚩, Pāṇḍava)왕의 형제 다섯 사람35)이 동일한 어머니에게서 났으나 아버지는 각기 다른 것과 같다. 이는 숙업으로 말미암아서 어머니를 같이 하고 아버지를 달리하는 것이지, 종성으로 말미암아서 망령되이 다르게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또한 세상의 소금을 물에 넣으면 형체는 비록 사라지지만 짠맛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 숙업이 몸을 따라서 숨었다가 나타났다가 함도 역시 그렇다. 망령된 집착을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마땅히 깊이 알아야 할 것이니, 가히 의지해 믿을 바가 아니다.
033_1064_b_16L又如世間鹽處於水形雖可隱鹽味非無宿業隨身隱顯亦然如是妄執諸有智人應當審悉非可依信
金剛鍼論
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바라문교의 사성제도(카스트)를 비판하면서 모든 인간은 누구나 평등한 존재임을 설하는 불교측 문헌이다. 범본(Vajrasūci) 역시 현존하고 있는데, 바라문교 자체의 문헌인 『바즈라수치카 우파니샤드(Vajrasūcika Upaniṣad)』의 구성을 따르면서 바라문 중심 인간관을 비판하고 있다. 또 범본과 한역을 대조해 보면, 한역에서는 범본에 있는 서문이 빠져 있고 서술의 순서도 상당히 다르다. 그러나 그 내용에 있어서는 대체로 일치한다. 이들 두 문헌을 중심으로 바라문교와 불교의 인간평등론을 비교 검토한 논문인 정승석의 「인간평등론의 두 양상」 『동국사상』 제20집, 서울,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1987, pp.29~57 참조.
  2. 2)한역에서는 저자가 법칭(法稱, Dharmakīrti)이라고 되어 있으나, 범본에는 마명(馬鳴, Aśvaghoṣa)이라 되어 있다. 불교논리학자인 법칭의 저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많다. 마명의 저서라고 본다면, 이 문헌의 성립 시기는 1세기 후반에서 2세기 초반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3. 3)네 가지 베다 즉 리그베다ㆍ사마베다ㆍ야주르베다ㆍ아타르바베다를 말한다. 이들은 각기 시ㆍ노래ㆍ제사(祭祀)ㆍ주문 등을 집대성한 것이다.
  4. 4)성현들의 기억에 의하여 전해진 문헌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서사시인 『마하바라타』와 『라마야나』가 있다.
  5. 5)능전(能詮), 곧 신을 말한다.
  6. 6)영혼, jīva.
  7. 7)범어로 인드라이다. 리그베다에서는 군신(軍神), 천둥의 신, 태양의 신 등으로 말해지고 있다. 리그베다의 찬가 중 25%가 인드라에게 바쳐지는 찬가로서, 가히 당시 인도의 국민신(國民神)이라 할 수 있다. 불교에 들어와서는 석제환인(釋帝桓因), 곧 제석(帝釋)이 된다.
  8. 8)술의 신으로서 소마라고 한다. 리그베다 제9권 전체가 이 소마에 대한 찬가로 이루어져 있다. 소마가 어떤 시물을 원료로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9. 9)태양신으로서 수리야라고 한다. 새벽의 여신 우샤스(Uṣas)의 아들로 말해진다.
  10. 10)아그니라고 한다. 리그베다에서는 인드라 다음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이다. 제화(祭火)로서 아그니는 신과 인간의 중개자 역할을 한다.
  11. 11)힌두교의 성서라고 할 수 있는 『바가바드기타』에 나오는 골육상쟁의 전쟁이 일어났던 곳이다. 지금의 델리 근처에 있는 평원이며, 옛날에는 하스티나푸라(Hastināpura)라고도 불렀다.
  12. 12)다른 종성으로부터 밥을 받는 것은 부정(不淨)한 일로 여겨진다. ‘부정탄다’는 관념이 카스트 제도의 고착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3. 13)전설적으로 인도 6파 철학 중 상키야(수론) 철학의 시조라고 한다.
  14. 14)편찬자라는 뜻. 베다의 편찬자. 전설적으로는 마하바라타의 편찬자, 베단타 철학의 창시자라고도 한다.
  15. 15)크샤트리아족의 대선인(大仙人)인데, 고행에 의해서 바라문 계급으로 오르고, 7대 선인의 하나가 되었다.
  16. 16)베다의 찬가를 많이 지은 선인이다.
  17. 17)『리그베다』 10.90, 「원인가(原人歌, Puruṣa-sūkta)」에 근거하고 있다. 원문에는, “브라흐만이 그의 입이었으며, 그의 두 팔은 라자냐(크사트리아)가 되었고, 그의 두 넓적다리는 바이샤가 되었으며, 그의 발에서는 수드라가 생겨났도다”라고 되어 있다. 『리그베다』의 초역(抄譯)으로 정승석의 『리그베다』(서울:김영사, 1984)가 있다.
  18. 18)인도 육파철학 중의 하나. 베다의 제사에 대한 의미를 천착하는 제사철학을 확립하였다. 베다의 언어가 진리임을 주장하기 위하여 이 학파는, “소리는 영원하다”는 성상주론(聲常住論)을 주장하였다. 그런 까닭에 중국에서는 성론(聲論)이라 불렀던 것이다.
  19. 19)인도 육파철학 중의 하나. 현상세계는 순수정신(puruṣa)과 물질적 자성(prakṛti)의 두 가지 근원에서 유래한다고 본다. 두 가지 근원을 말한다는 점에서 이원론 철학을 내세우며, 이 두 가지 근원에서 현상세계로 전개되는 과정을 모두 스물다섯 가지 원리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수론(數論)이라 불린 것이다.
  20. 20)인도 육파철학의 하나. 우주의 궁극적 요소를 실체ㆍ속성ㆍ운동ㆍ보편ㆍ특수ㆍ내속 등의 여섯 가지 범주로써 설명한다. 이 학파의 이름에 ‘수승하다’는 뜻이 있으므로 중국에서는 승론(勝論)이라 번역한 것이다.
  21. 21)범본에서는 점성(占星)과 활명(活命)을 더 언급하고 있다.
  22. 22)쟈스민의 일종이다.
  23. 23)천안통(天眼通)ㆍ천이통(天耳通)ㆍ타심통(他心通)ㆍ숙명통(宿命通)ㆍ여의통(如意通) 등을 말한다.
  24. 24)힌두교의 신인 비쉬누(Viṣṇu) 또는 시바(śiva)를 가리킨다.
  25. 25)힌두교의 시바를 가리킨다.
  26. 26)시바신의 부인. 즉 신비(神妃).
  27. 27)원문에는 미습바선인, 미다라선인이라고 되어 있는데, 미습바미다라선인의 오자이므로 고쳐 번역하였다.
  28. 28)브라흐만. 우주의 창조자로서 최고신이다.
  29. 29)인도의 바라문 수행자들이 취하는 복장이다.
  30. 30)바라문교의 주장을 가지고, 그 같은 주장이 오류임을 지적함으로써 비판한다.
  31. 31)동물들의 경우 족적이 다르면 다른 종류이지만, 사람들의 경우는 같으므로 다른 종성일 수가 없다는 주장이다.
  32. 32)아래의 대화는 인도의 대서사시인 『마하바라타』에서 인용한 것이다.
  33. 31)동물들의 경우 족적이 다르면 다른 종류이지만, 사람들의 경우는 같으므로 다른 종성일 수가 없다는 주장이다.
  34. 33)이 중 첫째로부터 셋째까지는 그대로 오계 중의 불살생ㆍ불투도ㆍ불사음에 해당한다.
  35. 31)동물들의 경우 족적이 다르면 다른 종류이지만, 사람들의 경우는 같으므로 다른 종성일 수가 없다는 주장이다.
  36. 34)『리그베다』 중에서 가장 신성한 찬가인데 모든 바라문이 조석으로 다 염하는 것이다.
  37. 31)동물들의 경우 족적이 다르면 다른 종류이지만, 사람들의 경우는 같으므로 다른 종성일 수가 없다는 주장이다.
  38. 35)『바가바드기타』의 주인공 아르쥬나의 다섯 형제인 유디슈티라(Yudhiṣṭhira)ㆍ비마(Bhima)ㆍ아르쥬나(Arjuna)ㆍ나쿨라(Nakula)ㆍ사하데바(Sahadeva)를 말한다. 또한 어머니는 같으며 아버지가 달랐다는 것은 모계사회였음을 의미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