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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_1142_a_01L건타국왕경(健陀國王經)
후한(後漢) 안식국(安息國) 안세고(安世高) 한역
권영대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1,250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건타(犍陀)라는 국왕은 바라문을 섬겼는데, 이 바라문은 산중에 살면서 과일나무를 많이 재배하였다. 한번은 나무꾼이 그의 과일나무를 망가뜨렸는데 이것을 본 바라문은 곧 왕에게 가서 말하였다.
“이 사람이 무례하게 나의 과일나무를 망쳤으니 왕께서는 마땅히 죽음으로 다스려 주시오.”
왕은 바라문을 공경히 섬겼으므로 감히 어기지 못하여 곧 나무를 망가뜨린 이를 죽였다.
그 뒤 오래지 않아서 어떤 소가 남의 벼를 먹다가 그 주인에게 맞아 뿔 하나를 꺾였는데 피가 얼굴에 흘렀으며 아픔을 참을 수 없었으므로 그 소는 곧 왕에게 와서 아뢰었다.
“저는 무례하게도 남의 벼를 먹다가 지금 주인에게 뿔을 꺾였습니다.”
벼 임자도 역시 왕에게 달려왔다. 왕은 짐승의 말을 알고 있으므로 소에게 말했다.
“내 너를 위해 그를 죽음으로 다스리겠다.”
소는 곧 대답하였다.
“이제 그 사람을 죽인다고 해서 나를 아프지 않게는 못 합니다. 다만 다짐하여 뒤에는 남의 귀를 나처럼 만들지 못하게 하여 주십시오.”
왕은 곧 감동하여 생각하기를, ‘내가 섬기는 바라문은 단지 과일나무 때문에 나로 하여금 사람을 죽이게 하였으니, 이 소만도 못하구나’ 하고는 곧 바라문을 불러서 물었다.
“이 도를 섬기면 어떤 복이 있습니까?”
바라문은 대답하였다.
“재앙이 사라지고 복을 이루어 부귀하고 장수합니다.”
왕은 다시 물었다.
“나고 죽음을 면할 수 있습니까?”
“나고 죽음은 면할 수 없습니다.”
왕은 혼자 생각하기를, ‘마땅히 이 나고 죽음을 면하는 도를 섬겨야겠다’ 하고는 곧 신하들에게 명하여서 수레를 차려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온몸을 땅에 대고 부처님께 절하고 아뢰었다.
“듣자오니 부처님의 도는 지극히 높아서 천하에는 교화를 입어 제도된 이들이 한량없다고 하오니, 원하옵건대 법을 받고 스스로 개종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곧 왕에게 5계(戒)와 10선(善)을 주시고, 천상과 지상의 일체의 인물은 나면 죽지 않는 것이 없다고 설명하셨다.
왕은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제 법과 계율을 받들어서 높이면 어떤 복을 얻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시와 지계(持戒)는 현세에서 복을 얻고, 인욕(忍辱)과 정진(精進)과 선정[一心]과 지혜는 그 덕이 한량이 없어서 나중에 천상에 올라가서 전륜성왕[遮迦越王]이 되며, 또한 함이 없이 세상을 건지는 도[無爲度世之道]를 얻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곧 왕을 위해 곧 상호(相互)와 위신과 광명을 나투었다. 왕은 환희하여 뜻이 풀리어 곧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얻었다.
아난(阿難)은 옷을 바로하고 머리를 땅에 대고 부처님께 절하고 아뢰었다.
“이 왕은 소와 본래 어떤 인연이 있기에 소의 말을 알아들었으며, 바라문을 버리고 부처님의 도를 섬겼으며, 부처님께 법을 듣자 곧 수다원의 도[道迹]를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적 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부처님 때에 왕과 소는 형제 우바새(優婆塞)로 다 함께 하루 낮ㆍ하룻밤 동안 재계[齋]하였는데, 왕은 법을 지키고 정진하여 게으르지 아니했으므로 죽어서 천상에 올라갔으며, 내려와서는 국왕이 되었는데, 소는 그때 재(齋)를 범하여 밤에 밥을 먹었으므로 나중에 그 죄를 받았으며, 죄가 끝나서는 다시 소가 된 것인데, 백 세상 동안 늘 전생의 알음알이가 있었으므로 와서 왕의 뜻을 일깨웠습니다. 그 소는 7일 뒤에 죽어서 천상에 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어서 사부대중에게 말씀하셨다.
“계를 받았으면, 재계(齋戒)하고 범하지 말라.”
모든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하늘ㆍ용ㆍ귀신들은 경을 듣고 환희하여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갔다.
- 020_1142_a_01L犍陁國王經後漢安息國三藏安世高譯聞如是。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與千二百五十比丘俱。時,有國王,號名犍陁,奉事婆羅門。婆羅門居在山中,多種果樹。時,有採樵人,毀敗其果樹,婆羅門時見之,便將詣王所言:‘是人無狀,殘敗我果樹,王當治殺之。’王敬事婆羅門,不敢違之,卽爲殺敗樹者。自後未久,有牛食人稻,其主逐捶牛,折其一角,血流被面,痛不可忍。牛徑到王所,白言:‘我實無狀,食此人少稻。今爲其見捶折我角。’稻主亦追到王所,王曉鳥獸語告牛言:‘我當爲汝治殺之。牛卽報言:‘今雖殺此人,亦不能令我不痛,但當約勅,後莫取人如我耳。’王便感念言:我事婆羅門但坐果樹,令我殺人,不如此牛也。便呼婆羅門問言:‘今事此道有何福乎?’婆羅門報言:‘可得攘災致福富貴長壽。’王復問言:‘可得免於生死不?’報言:‘不得免於生死也。’王獨念言:當用此道爲事。便勅群臣嚴駕,往到佛所,五體投地,爲佛作禮,白言:‘我聞佛道至尊,巍巍教化,天下所度無數,願受法言,以自改操。‘佛卽授王五戒十善,爲說一切天地人物無生不死者。王以頭面著地爲禮,白佛言:‘今奉尊法戒,當得何福?’佛言:‘布施持戒現世得福,忍辱精進一心智慧者,其德無量,後上天上,亦可得作遮迦越王,亦可得無爲度世之道。’佛卽爲王現相好威神光耀。王卽歡喜,意解便得須陁洹道。阿難正衣服,頭面著地,爲佛作禮,白佛言:‘此王與牛,本何因緣,牛語意便解,捨婆羅門,而事佛道,見佛聞法,卽得道迹?佛言:‘乃昔拘那含牟尼佛時,王與牛爲兄弟,作優婆塞,俱持齋一日一夜。王守法精進不懈怠,壽終昇天上,壽盡下爲國王。牛時犯齋,夜食,後受其罪,罪畢復作牛。百世尚有宿識,故來開悟王意,牛後七日壽終上生天上。’佛言:‘四輩弟子受持齋戒,不可犯也。’諸比丘僧、比丘尼、優婆塞、優婆夷、天、龍、鬼神聞經歡喜,前爲佛作禮而去。揵陁國王經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안세고(安世高)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