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_IT_K0521_T_001
- 014_0057_a_01L금강삼매경(金剛三昧經)
- 014_0057_a_01L金剛三昧經序品第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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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량(北凉) 실역 인명 - 014_0057_a_02L北涼失譯人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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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품(序品) - 014_0057_a_03L如是我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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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기사굴산 안에서 큰 비구의 무리 1만 명과 함께 계셨다. 이들은 모두 아라한의 도를 얻었으니, 그 이름은 사리불, 대목건련, 수보리 등으로서 이와 같은 많은 아라한들이었다.
또한 보살마하살 2천 명이 함께 계셨으니, 그 이름은 해탈(解脫)보살, 심왕(心王)보살, 무주(無住)보살 등으로서 이와 같은 보살들이었다. 다시 장자 8만 명도 함께 계셨으니, 그 이름은 범행(梵行) 장자, 대범행(大梵行) 장자, 수제(樹提) 장자 등으로서 이와 같은 장자들이었다.
또한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의 사람인 듯 아닌 듯한[人非人] 60만억 무리가 있었다. - 014_0057_a_04L一時佛在王舍大城耆闍崛山中,與大比丘衆一萬人俱,皆得阿羅漢道,其名曰舍利弗、大目犍連、須菩提,如是衆等阿羅漢;復有菩薩摩訶薩二千人俱,其名曰解脫菩薩、心王菩薩、無住菩薩,如是等菩薩;復有長者八萬人俱,其名曰梵行長者、大梵行長者、樹提長者,如是等長者;復有天、龍、夜叉、乾闥婆、阿修羅、迦樓羅、緊那羅、摩睺羅伽、人非人等六十萬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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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세존께서는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일체의 대중을 위해 대승경전을 말씀하셨으니, 일미(一味)․진실(眞實)․무상(無相)․무생(無生)․결정(決定)․실제(實際)․본각(本覺)․이행(利行)이라 표현하셨다.
“만일 이 경전을 듣거나 네 구절의 게송만을 받아 지녀도 이 사람은 곧 부처님의 지혜의 경지에 들어가서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할 수 있을 것이며, 일체 중생을 위한 위대한 선지식이 되리라.”
부처님께서는 이 경전을 말씀하신 뒤,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앉으셔서는 곧 금강삼매(金剛三昧)에 들어가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셨다. - 014_0057_a_14L爾時,尊者大衆圍遶,爲諸大衆說大乘經,名一味眞實無相無生決定實際本覺利行。若聞是經,乃至受持一四句偈,是人則爲入佛智地,能以方便敎化衆生,爲一切衆生作大知識。佛說此經已,結加趺坐,卽入金剛三昧,身心不動。
- 그 때 대중 가운데 아가타(阿伽佗)라 부르는 한 비구가 있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꿇어앉아서 이 대의를 거듭 밝히고자 게송으로 말하였다.
- 014_0057_a_20L爾時,衆中有一比丘,名曰阿伽陁,從座而起,合掌䠒跪,欲重宣此義,而說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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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7_b_01L위대한 자비로 가득하신 우리 세존이시여,
지혜에 통달하여 걸림이 없으시고
중생을 널리 다 건지시려고
유일한 도리[一諦義]1)를 말씀하셨네. -
014_0057_a_22L大慈滿足尊,
智慧通無碍,
廣度衆生故,
說於一諦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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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한맛의 도[대승]로써 설하시고
끝내 소승으로 설하지 않으시니
말씀하신 의미2)는
진실하지 않음을 여의셨네. -
014_0057_b_02L皆以一味道,
終不以小乘,
所說義味處,
皆悉離不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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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의 지혜의 경지에 들어가
참다운 실제(實際)를 결정하시사
듣는 사람은 모두 세간에 나와
해탈하지 않음이 없게 하셨네. -
014_0057_b_03L入佛諸智地,
決定眞實際,
聞者皆出世,
無有不解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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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릴 수 없는 일체의 보살들이
모두 중생을 제도하려고
대중을 위해 넓고 깊게 물어서
법의 고요한 모습[寂滅相]을 알고
결정된 곳에 들어가시네. -
014_0057_b_04L無量諸菩薩,
皆悉度衆生,
爲衆廣深問,
知法寂滅相,
入於決定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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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의 지혜와 방편으로써
마땅히 실제에 들어가도록 설하시니
모두 일승에 따르게 하시되
갖가지 뒤섞인 맛이 없구나. -
014_0057_b_06L如來智方便,
當爲入實說,
隨順皆一乘,
無有諸雜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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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한 번 비가 적시면
온갖 풀이 번영하듯이
그 바탕에 따라 각기 다르나
한맛의 진리로 적셔
두루 일체에 충만케 하시네. -
014_0057_b_07L猶如一雨潤,
衆草皆悉榮,
隨其性各異,
一味之法潤,
普充於一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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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한 번의 비로 적시면
모두 보리(菩提)의 싹을 길러내듯이
금강의 맛에 들어가시어
법의 진실한 삼매를 증득하시고
결정코 의심과 뉘우침을 끊으시니
한 법의 표지[印]를 이루시었네. -
014_0057_b_09L如彼一雨潤,
皆長菩提芽,
入於金剛味,
證法眞實定,
決定斷疑悔,
一法之印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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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무상법품(無相法品) - 014_0057_b_11L金剛三昧經無相法品第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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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세존께서는 삼매로부터 일어나 이러한 말씀을 하셨다. “모든 부처님의 지혜의 경지는 참다운 법의 모습인 결정성(決定性)에 들어가기 때문에 방편과 신통이 모두 모습 없는[無相] 이익을 얻게 하느니라. 유일한 깨달음의 진리는 이해하기도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렵다. 모든 2승들이 알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오직 부처님과 보살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니라. 제도할 수 있는 중생에게는 모두 한맛[一味]의 가르침을 설하느니라.” - 014_0057_b_12L爾時,尊者從三昧起,而說是言:“諸佛智地入實法相,決定性故,方便神通皆無相利。一覺了義難解難入,非諸二乘之所知見,唯佛菩薩乃能知之,可度衆生皆說一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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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에 해탈보살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꿇어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정법(正法)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상법(像法)이 세상에 머무르는 어지러운 시대[末劫]3)에 사는 5탁4)의 중생들은 가지가지의 악업이 많아 3계를 윤회하며 벗어날 때가 없을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후세 중생을 위해 한맛의 결정적인 진실을 설하셔서 저 중생들이 함께 해탈하도록 하여 주십시오.” - 014_0057_b_17L爾時,解脫菩薩卽從座起,合掌䠒跪而白佛言:“尊者!若佛滅後,正法去世、像法住世,於末劫中,五濁衆生多諸惡業,輪迴三界無有出時。願佛慈悲,爲後世衆生宣說一味決定眞實,令彼衆生等同解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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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7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내가 세상에 나온 원인을 물어서 중생을 교화하고자 하며, 저 중생들이세상에 나온 결과를 얻게 할 수 있다. 이 오직 하나뿐인 중대한 일[一大事]은 헤아릴 수 없으니, 위대한 사랑과 연민[大慈大悲] 때문이니라. 내가 만일 말하지 않는다면 즉시 인색함과 탐욕에 떨어지리니, 너희들은 한마음으로 자세히 들어라. 너희들을 위해 설하리라.
선남자여, 만일 중생을 교화한다면 교화한다는 생각도 없고, 교화함이 없다는 생각도 내지 않아야 그 교화가 더욱 클 것이니라.
저 중생들이 모두 대상과 주체[心我]5)라는 생각을 여의게 해야 하느니라. 일체의 대상과 주체는 본래 공적(空寂)한 것이니라. 만일 마음을 비울 수 있다면 마음은 허깨비처럼 변화[幻化]되지 아니할 것이며, 허깨비[幻]도 없고 변화(變化)도 없으면 바로 생김[生]이 없는 법을 얻을 것이요, 생김이 없는 마음은 변화함이 없는 데 있느니라.” - 014_0057_b_23L佛言:“善男子!汝能問我出世之因,欲化衆生,令彼衆生獲得出世之果。是一大事不可思議,以大慈故、以大悲故,我若不說卽墮慳貪。汝等一心諦聽諦聽,爲汝宣說。善男子!若化衆生,無生於化,不生無化,其化大焉。令彼衆生皆離心我,一切心我本來空寂,若得空心,心不幻化。無幻、無化卽得無生,無生之心在於無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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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중생의 마음의 바탕은 본래 공적합니다. 그 공적한 마음의 주체는 아무런 색깔이나 모양이 없는데 어떻게 닦아서 본래 공적한 마음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 014_0057_c_09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衆生之心性本空寂,空寂之心體無色相。云何修習得本空心?願佛慈悲爲我宣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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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여, 일체의 마음의 모습은 본래 근본이 없으며, 본래 근본이 없는 곳은 공적하여 생김이 없느니라. 만일 마음에 생김이 없으면 바로 공적함에 들어가나니, 공적한 마음의 경지에서 바로 마음의 공함을 얻느니라. 선남자여, 모습[相]이 없는 마음에는 대상도 없고 주체도 없나니 일체의 법의 모습도 이와 같으니라.” - 014_0057_c_12L佛言:“菩薩!一切心相本來無本,本無本處空寂無生,若心無生卽入空寂,空寂心地卽得心空。善男子!無相之心無心、無我,一切法相亦復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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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일체의 중생들이 주체에 사로잡혀 있거나 대상에 사로잡혀 있다면6) 어떠한 가르침으로 깨닫게 하여 저 중생들이 이 얽매임[縛:번뇌]에서 벗어나도록 하겠습니까?” - 014_0057_c_16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一切衆生若有我者、若有心者,以何法覺令彼衆生出離斯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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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8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만일 주체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12인연을 관찰하게 하리라. 12인연은 본래 원인과 결과에서 발생한 것이며, 원인과 결과는 의식의 흐름[心行]7)에서 일어난 것이니라. 마음도 오히려 있지 않은데 하물며 몸이 있겠느냐? 만일 주체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그에게는 있다는 견해를 없애게 할 것이요, 만일 주체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그에게는 없다는 견해를 없애게 하리라.
만일 대상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자라면 생김의 바탕[生性]8)을 소멸하게 하고, 만일 대상이 소멸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소멸의 바탕[滅性]9)을 소멸하게 하리라. 없애는 것이 바탕을 보는 것[見性]이요, 바로 실제에 들어가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본래의 생김은 소멸하지 않고 본래의 없어짐은 생기지 않는 것이어서소멸하지도 않고 생기지도 않으며, 생기지도 않고 소멸하지도 않나니, 일체의 모든 법도 이와 같으니라.” - 014_0057_c_18L佛言:“善男子!若有我者,令觀十二因緣。十二因緣本從因果,因果所起興於心行。心尚不有,何況有身?若有我者,令滅有見;若無我者,令滅無見。若心生者,令滅滅性;若心滅者,令滅生性。滅是見性,卽入實際。何以故?本生不滅、本滅不生,不滅不生、不生不滅,一切諸法亦復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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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중생이 법이 생기는 것을 보았을 때는 어떠한 견해를 없어지게 해야 하겠습니까? 법이 소멸하는 것을 보았을 때는 어떠한 견해를 없어지게 해야 하겠습니까?” - 014_0058_a_03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若有衆生見法生時,令滅何見?見法滅時,令滅何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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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여, 만일 어떤 중생이 법이 생기는 것을 보았을 때는 없다는 견해를 없어지게 하고, 법이 소멸하는 것을 보았을 때는 있다는 견해를 없어지게 하라. 만일 이러한 견해를 없어지게 한다면 법의 참다운 근원[法眞]10)을 얻으며, 결정된 바탕에 들어가는 일 없이 생김[生]이 없는 것을 결정하게 되리라.” - 014_0058_a_05L佛言:“菩薩若有衆生見法生時,令滅無見;見法滅時,令滅有見。若滅是見得法眞無,入決定性決定無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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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중생들이 생김이 없는 곳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생김이 없는 것입니까?” - 014_0058_a_08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令彼衆生住於無生是無生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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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생김이 없는 곳에 머무른다면 이것이 바로 생김이 있는 것이다. 왜냐 하면 머묾도 없고 생김도 없는 것이 바로 생김이 없는 것이니라. 보살이여, 만일 생김이 없는 것을 일으킨다면 그것은 생김으로 생기는 것을 없애려는 것이다. 생김과 소멸함이 함께 없어지면 본래의 생김은 발생하지 않느니라. 마음은 항상 공적하며, 공적함의 바탕은 머묾이 없나니, 마음에 머묾이 없는 것이 바로 생김이 없는 것이니라.” - 014_0058_a_09L佛言:“住於無生卽是有生。何以故?無住、無生,乃是無生。菩薩!若生無生,以生滅生,生滅俱滅,本生不生。心常空寂,空性無住,心無有住乃是無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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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마음에 머묾이 없다면 어떻게 수학(修學)할 것입니까? 배울 것이 있습니까, 배울 것이 없습니까?” - 014_0058_a_13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心無有住有何修學?爲有學也?爲無學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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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여, 생김이 없는 마음은 마음에 나고 드는 것[出入]이 없나니, 본래의 여래장(如來藏)은 바탕이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배움이 있는 것[有學]도 아니고 배움이 없는 것[無學]도 아니니라. 배움과 배우지 않음이 있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배움이 없는 것[無學]이며, 배움이 있지 아니한 것으로 곧 배울 바를 삼느니라.” - 014_0058_a_15L佛言:“菩薩!無生之心,心無出入,本如來藏性寂不動,亦非有學,亦非無學。無有學不學,是卽無學;非無有學是爲所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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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여래장의 바탕이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이라 합니까?” - 014_0058_a_18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云何如來藏性寂不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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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래장이란 생기고 소멸하는 분별 망상의 모습이 이법[理]을 가리워 드러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니, 이 여래장의 바탕은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느니라.” - 014_0058_a_20L佛言:“如來藏者,生滅慮知相隱理不顯,是如來藏性寂不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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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생기고 소멸하는 분별 망상이라 합니까?” - 014_0058_a_21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云何生滅慮知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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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8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여, 이법에는 옳고 그른 것이 없느니라. 만일 옳고 그른 것이 있다면, 바로 여러 가지의 생각이 발생하게 되느니라. 천 가지 생각 만 가지 분별이 생기고 소멸하는 모습이니라.
보살이여, 근본 바탕과 모습을 관찰할 적에는이법이 저절로 만족하나니라. 천 가지 생각과 만 가지 분별은 도리에 유익하지 않으며, 부질없이 정신만 소란하게 하여 본래의 마음을 잃게 하느니라.
만일 생각하고 분별함[思慮]이 없으면 생기고 소멸함이 없어서 실답게 일어나지 않나니, 모든 식(識)이 안정되어 고요해지며, 식의 흐름이 생기지 않으며, 5법이 청정하게 되리니, 이것을 대승이라 하느니라.
보살이여, 5법이 청정한 데 들어가게 되면 마음에는 바로 망령됨이 없어지느니라. 만일 망령됨이 없어지면 여래의 스스로 깨달은 성스러운 지혜[聖智]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니라. 지혜의 경지에 들어가면 일체가 본래부터 생김이 없다는 것을 잘 알게 되며, 본래 생김이 없는 것을 알면 망령된 생각이 없어지느니라.” - 014_0058_a_22L佛言:“菩薩!理無可不。,若有可不,卽生諸念,千思萬慮,是生滅相。菩薩!觀本性相理自滿足,千思萬慮不益道理,徒爲動亂,失本心王。若無思慮,則無生滅。如實不起,諸識安寂,流注不生,得五法淨,是謂大乘。菩薩!入五法淨,心卽無妄;若無有妄,卽入如來自覺聖智之地;入智地者,善知一切從本不生;知本不生,卽無妄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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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망령된 생각이 없다는 것은 마땅히 그치고 쉬어야 할 것이 없다는 것입니까?” - 014_0058_b_08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無妄想者,應無止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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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여, 망령된 생각은 본래 생기는 것이 아니기에 쉬어야 할 망령이 없느니라. 마음에 주체적인 마음이 없음을 알면 그쳐야 할 마음이 없으므로 분별함이 없으며, 현재의 의식이 생기지 않으며, 그쳐야 할 생김도 없나니, 이것이 바로 그침이 없는 것[無止]이요, 또한 그침 없는 것도 아니니라. 왜냐 하면 그침이면서도 그칠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 014_0058_b_09L佛言:“菩薩!妄本不生,無妄可息;知心無心,無心可止。無分、無別,現識不生,無生可止,是則無止,亦非無止。何以故?止無止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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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쳤으되 그칠 것이 없으나 그침이 바로 생기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 생김이 없는 것입니까?” - 014_0058_b_13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若止無止,止卽是生,何謂無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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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치려 하는 것이 생기는 것이거니와, 이미 그치고 보면 그칠 것도 없느니라. 또한 그침이 없는 데도 머무르지 않으며, 머묾이 없는 데도 머무르지 않나니, 무엇을 생기는 것이라 하는가?” - 014_0058_b_14L佛言:“菩薩!當止是生,止已無止,亦不住於無止、亦不住於無住,云何是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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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생김이 없는 마음에 어찌 취하고 버릴 것이 있으며, 어떠한 법의 모습에 머무르는 것입니까?” - 014_0058_b_16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無生之心,有何取捨?住何法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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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생김이 없는 마음에는 취할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느니라. 마음 아닌 데에 머무르며 법 아닌 데에 머무르는 것이니라.” - 014_0058_b_18L佛言:“無生之心,不取、不捨;住於不心、住於不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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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마음 아닌 데에 머무르고, 법 아닌 데에 머무르는 것입니까?” - 014_0058_b_19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云何住於不心、住於不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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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8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에 한 생각도 내지 않는 것이 마음 아닌 데에 머무르는 것이요, 법에 한 생각도 내지 않는 것이 법 아닌 것에 머무르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마음과 법에 생김이 일어나지 않으면 의지할 것이 없으며, 모든 의식의 흐름[行]에 머무르지 않고, 마음이 항상 공적하여 다른 모양이 없느니라. 예를 들자면 허공에는 움직임도 없고 머묾도 없으며, 일어남도 없고 만듦[爲]도 없으며, 저것도 없고이것도 없는 것과 같으니라. 공한 마음의 눈[空心眼]을 얻고 법의 공한 몸[法空身]을 얻어서 5음과 6입이 모두 공적하게 되리라.
선남자여, 공한 법을 닦는다는 것은 3계(界)에 의지하지 아니하고, 계상(戒相)에도 머무르지 아니한다. 청정하여 생각이 없으며, 끌어안을 것도 없고 놓아버릴 것도 없으며, 바탕이 금강과 같아서 3보(寶)를 부수어 버리지 아니하며, 마음을 비워서 움직이지 아니하지만 6바라밀(波羅蜜)을 갖추고 있느니라.” - 014_0058_b_21L佛言:“不生於心,是住不心;不生於法,是住不法。善男子!不生心法,卽無依止。不住諸行,心常空寂,無有異相。譬彼虛空無有動住,無起、無作、無彼、無此,得空心眼、得法空身,五陰、六入悉皆空寂。善男子!修空法者,不依三界、不住戒相;淸淨無念,無攝、無放;性等金剛,不壞三寶;空心不動,具六波羅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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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탈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6바라밀은 모두 모습[相]을 지니고 있거늘 모습을 지니고 있는 법이 세간을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 014_0058_c_06L解脫菩薩而白佛言:“尊者!六波羅蜜者,皆是有相。有相之法,能出世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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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내가 설명한 6바라밀이란 모습이 없고 만듦[爲]이 없는 것이니라. 까닭이 무엇인가? 만일 사람이 욕심을 여읜 경계에 들어가면 마음이 항상 청정하며, 진실하게 방편을 말하여 본각의 이익으로 남들을 이롭게 하나니, 이것이 보시[檀]바라밀이니라.
의지와 생각[志念]11)이 견고하여 마음에 항상 머묾이 없고, 청정하여 물듦이 없으며, 3계에 집착하지 않나니, 이것이 지계[尸]바라밀이니라.
공(空)한 법을 닦아 번뇌를 끊어서 일체의 존재[諸有]에 의지하지 아니하고 3업(業)을 적정하게 하여 몸과 마음에 머무르지 않으면, 이것이 인욕[羼提]바라밀이니라.
이름과 수효[名數]12)를 멀리 여의고, 공(空)과 유(有)의 견해를 끊어서 깊이 5음이 공함에 들어가면, 이것이 정진[毘梨耶]바라밀이니라.
공적함도 함께 여의고, 일체의 공함[空]에도 머무르지 아니하며, 마음이 머묾 없는 데에 있으나 크게 공함에도 머무르지 아니하면, 이것이 선정[禪]바라밀이니라.
마음에는 마음의 모습[相]이 없으며, 허공처럼 비움도 취하지 않는다. 모든 의지적 작용이 생기지도 않지만 적멸을 깨닫지도 않는다. 마음에 나가고 들어옴이 없이 바탕이 항상 평등하므로 가지가지 법의 실제(實際)는 모두 결정성(決定性)이다. 일체의 경지에 의지하지 않고 지혜에도 머무르지 아니하면, 이것이 지혜(智慧)바라밀이니라. - 014_0058_c_08L佛言:“善男子!我所說六波羅蜜者,無相、無爲。何以故?若人離欲,心常淸淨,實語方便,本利利人,是檀波羅蜜。志念堅固,心常無住,淸淨無染,不著三界,是尸波羅蜜。修空斷結,不依諸有,寂靜三業,不住身心,是羼提波羅蜜。遠離名數,斷空有見,深入陰空,是毘梨耶波羅蜜。俱離空寂,不住諸空,心處無住,不住大空,是禪波羅蜜。心無心相,不取虛空,諸行不生,不證寂滅。心無出入,性常平等,諸法實際,皆決定性,不依諸地、不住智慧,是般若波羅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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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9_a_01L선남자여, 이 6바라밀은 모두 본각의 이익을 얻어서 결정성(決定性)에 들어가며, 초연하게 세간을 벗어나 걸림없이 해탈하느니라.
선남자여, 이러한 해탈법의 모습[解脫法相]은 모두 모습이 없는 의지적 작용이며, 또한 벗어남과 벗어나지 않음도 없나니, 이것을 해탈이라 하느니라. 왜냐 하면 해탈의 모습은 모습도 없고 의지적 작용도 없으며, 움직임도 없고 어지러움도 없는 적정한 열반이며, 또한열반이라는 모습도 취하지 않느니라.” - 014_0058_c_20L善男子!是六波羅蜜者,皆獲本利,入決定性,超然出世,無碍解脫。善男子!如是解脫法相,皆無相行,亦無解、不解,是名解脫。何以故?解脫之相,無相、無行、無動、無亂,寂靜涅槃,亦不取涅槃相。”
- 해탈보살이 이러한 말씀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일찍이 없던 가르침을 얻었다 생각하고, 그 뜻을 펼치고자 게송으로 말하였다.
- 014_0059_a_02L解脫菩薩聞是語已,心大欣懌,得未曾有,欲宣義意,而說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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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깨달음으로 만족하신 세존께서
중생을 위하여 법을 펼치시되
모두 1승법을 설하시니
2승의 길은 있을 수 없네. -
014_0059_a_04L大覺滿足尊,
爲衆敷演法,
皆說於一乘,
無有二乘道。
-
한맛의 모습 없는 이익은
마치 허공보다 큰 것 같아서
받아들이지 않는 것 없건만
그 바탕이 각각 다름에 따라
모두 근본 자리를 얻게 하셨네. -
014_0059_a_06L一味無相利,
猶如太虛空,
無有不容受,
隨其性各異,
皆得於本處。
-
저처럼 객체와 주체를 여의어
하나의 법으로 이루어 진 바
일체 존재[諸有]의 같고 다른 행위는
모두 본각의 이익을 얻어서
두 가지 모습의 견해 끊게 하셨네. -
014_0059_a_07L如彼離心我,
一法之所成,
諸有同異行,
悉獲於本利,
滅絕二相見。
-
적정한 열반 또한
깨달음을 취하는데 머물지 않고
결정적인 경지에 들어가니
모습도 없고 의지적 작용도 없네. -
014_0059_a_09L寂靜之涅槃,
亦不住取證,
入於決定處,
無相無有行。
-
마음을 비운 열반[寂滅]의 경지는
적멸한 마음도 생김이 없는 것,
저 금강의 바탕과 같아서
3보를 부수지 아니하고
6바라밀을 갖추어
일체의 중생들 제도하시네. -
014_0059_a_10L空心寂滅地,
寂滅心無生,
同彼金剛性,
不壞於三寶,
具六波羅蜜,
度諸一切生。
-
초연히 삼계를 벗어나게 하지만
모두 소승법으로 하지 않고
한맛의 법인(法印)인
1승으로 이룩하셨네. -
014_0059_a_12L超然出三界,
皆不以小乘,
一味之法印,
一乘之所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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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대중들이 이 뜻을 설하는 것을 듣고 크게 기뻐하였으며, 대상[心]과 주체[我]라는 생각을 여의고, 공하여 모습[相] 없는 경지에 들어가니 광대하고 광활하였으며, 모두 결정성을 얻어서 오염된 번뇌를 남김없이 끊어 버렸다. - 014_0059_a_14L爾時,大衆聞說是義,心大欣懌,得離心我,入空無相,恢廓曠蕩,皆得決定,斷結盡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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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생행품(無生行品) - 014_0059_a_17L金剛三昧經無生行品第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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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심왕(心王)보살은 부처님의 설법이 삼계의 밖으로 벗어나 헤아릴 수 없는 것임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모아 합장하고 게송으로 여쭈었다. - 014_0059_a_18L爾時,心王菩薩聞佛說法,出三界外不可思議,從座而起,叉手合掌,以偈問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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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께서 말씀하신 뜻은
세간을 벗어나 아무런 모습이 없고
일체의 중생들이
다 번뇌가 끝나게 하셨네. -
014_0059_a_21L如來所說義,
出世無有相,
可有一切生,
皆得盡有漏?
-
결박을 끊고 대상과 주체를 비우게 되면
이것이 바로 생김이 없는 것
생김이 있을 수 없는데
어떻게 생김이 없는 법인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
014_0059_a_23L斷結空心我,
是則無有生,
云何無有生,
而得無生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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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9_b_01L
그 때 부처님께서 심왕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생김이 없는 법인[無生法忍]의 가르침은 본래 생김이 없는 것이다. 모든 의식의 흐름은 생김이 없는 것이면서도 생김이 없는 의식의 흐름이 아니니라. 생김이 없는 법인을 얻었다면 곧 허망한 것이니라.” - 014_0059_b_01L爾時,佛告心王菩薩言:“善男子!無生法忍法本無生,諸行無生非無生行,得無生忍卽爲虛妄。”
-
심왕보살이 부처님께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생김이 없는 법인을 얻은 것이 곧 허망한 것이라 한다면 얻을 것도 없고 법인(法忍)도 없는 것은 허망하지 않은 것입니까?” - 014_0059_b_04L心王菩薩言:“尊者!得無生忍卽爲虛妄?無得無忍應非虛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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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니라. 왜냐 하면 얻을 것도 없고 법인도 없다는 이것이 바로 얻을 것이 있는 것이니라. 얻을 것이 있고 법인이 있다면 이것이 바로 생김이 있는 것이니라. 얻는다는 데서 생김을 지니게 되며, 얻게 되는 법을 지니므로 아울러 허망하게 되느니라.” - 014_0059_b_06L佛言:“不也。何以故?無得無忍是則有得,有得有忍是則有生。有生於得,有所得法,竝爲虛妄。”
-
심왕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일러 법인도 없고 생김도 없는 마음이 허망한 것이 아니라 하옵니까?” - 014_0059_b_08L心王菩薩言:“尊者!云何無忍無生心而非虛妄?”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법인도 없고 생김도 없는 마음이란 마음에 형태나 단락(段落)이 없는 것이니, 마치 불의 바탕과 같은 것이니라. 불은 비록 나무 속에 있지만 그것은 결정된 바가 없는 바탕에 있는 것이므로 단지 이름만 있을 뿐이요, 바탕은 얻어질 수 없는 것이니라. 이치를 드러내기 위하여 설명을 빌려서 이름으로 삼았지만 이름도 얻을 수 없듯이 마음의 모양도 그러하니라. 그 있는 데를 볼 수가 없는 것이니, 마음이 이러한 것인 줄 알면 이것이 바로 생김이 없는 마음이니라. - 014_0059_b_09L佛言:“無忍無生心者,心無形段,猶如火性,雖處木中其在無所,決定性故。但名、但字,性不可得,欲詮其理假說爲名,名不可得;心相亦爾,不見處所,知心如是,則無生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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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이 마음의 바탕과 모습은 또한 아마륵이란 과일[阿摩勒果]과 같아서 본래 스스로 생긴 것도 아니요, 다른 것을 따라서 생긴 것도 아니며, 함께 생긴 것도 아니요, 원인[因]에서 생긴 것도 아니고, 생김이 없는 것도 아니니라. 왜냐 하면 끊임없이 새 것과 옛 것이 교체[代謝]하는 것에서 연유하기 때문이다. 인연으로 일어나지만 생기는 것이 아니며, 인연으로 사라지지만 소멸하여지는 것도 아니니, 숨고 나타나는 것은 형상이 없는 것이니라. 근본적인 이치는 적멸하여 있을 수 없는 곳에 있으며, 머무르는 것도 볼 수 없나니, 결정성(決定性)이기 때문이니라.
이 결정된 바탕은 또한 동일한 것도 아니며 다른 것도 아니요, 아주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늘 있는 것도 아니니라. 들어가는 것도 아니며 나오는 것도 아니요, 생기는 것도 아니며 소멸하는 것도 아니니라. 모두 네 가지의 비방[四謗]을 여의었고 말의 길이 끊어졌나니, 생김이 없는 마음의 바탕[心性]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 014_0059_b_14L善男子!是心性相又如阿摩勒果,本不自生、不從他生,不共生、不因生、不無生。何以故?緣代謝故。緣起非生、緣謝非滅,隱顯無相,根理寂滅。在無有處,不見所住,決定性故。是決定性,亦不一、不異,不斷、不常,不入、不出,不生、不滅,離諸四謗言語道斷;無生心性亦復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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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59_c_01L무엇이 생김과 생기지 않음, 법인의 있음과 법인의 없음을 말하는 것인가?
만일 마음에 얻음이 있느니 머묾이 있느니, 또 그 이치를 보느니 하고 말하는 자가 있다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지혜를 얻지 못하리니, 그것은 영원한 어둠이니라.
마음의 바탕[心性]을 요별(了別)하는 자는마음의 바탕이 이와 같아서 바탕 또한 이와 같이 생김도 없고 행함도 없음을 아느니라.” - 014_0059_b_21L云何說生不生、有忍無忍?若有說心有得、有住及以見者,卽爲不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般若是爲長夜了別心性者,知心性如是;性亦如是,無生、無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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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왕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마음은 본래 행함에서 생기는 것이 아닐 것 같으면 모든 행함은 생김이 없을 것이며, 행함[行爲]을 일으키는 것도 생기지 않을 것이니 생기지도 않고 행함도 없는 것이 바로 생김이 없는 행함[無生行]이라 하겠습니다.” - 014_0059_c_03L心王菩薩言:“尊者!心若本如無生於行,諸行無生。生行不生,不生無行,卽無生行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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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생김이 없는 이치로 생김이 없는 행함을 깨달았느냐?” - 014_0059_c_05L佛言:“善男子!汝以無生而證無生行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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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왕보살이 여쭈었다.
“아니옵니다. 왜냐 하면 만일 생김이 없는 행함이라면 바탕과 모습[性相]이 공적하여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으며, 얻을 수도 없고 잃을 것도 없으며, 말도 없고 해설도 없으며, 아는 것도 없고 모습도 없으며, 취할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는 것일진대 어떻게 깨닫는다고 하겠습니까? 만일 깨달음을 얻는다고 한다면 쟁론(爭論)이 되리니, 다툴 것도 없고 논의할 것도 없는 것이 생김이 없는 행함이기 때문입니다.” - 014_0059_c_06L心王菩薩言:“不也。何以故?如無生行,性相空寂,無見、無聞,無得、無失,無言、無說,無知、無相,無取、無捨,云何取證?若取證者,卽爲諍論。無諍、無論,乃無生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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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냐?” - 014_0059_c_10L佛言:“汝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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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왕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바가 없습니다. 왜냐 하면 보리의 바탕 속에는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으며, 깨달을 것도 없고 알 것도 없으며, 분별할 모습도 없습니다. 분별이 없는 속에서 청정한 바탕에 합일하나니, 그 바탕은 아무것도 혼합되어 있지 않고 말씀과 해설도 있을 수 없습니다. 또한 있는 것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니요, 아는 것도 아니며 모르는 것도 아니니, 가지가지의 본받아야 할 행함도 이와 같습니다. 왜냐 하면 일체의 본받아야 할 행함은 있는 곳을 볼 수 없으며, 결정성(決定性)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얻느니 얻지 못하느니 하는 것이 있을 수 없는데, 어떻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겠습니까?” - 014_0059_c_11L心王菩薩言:“尊者!我無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何以故?菩提性中無得、無失,無覺、無知,無分別相,無分別中卽淸淨性。性無閒雜,無有言說,非有、非無,非知、非不知;諸可法行亦復如是。何以故?一切法行,不見處所,決定性故。本無有得、不得,云何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
014_0060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그대가 말한 것처럼 일체의 마음의 흐름[心行]은 모습이 없으며, 주체는 고요하여 생김이 없는 것에 지나지 않느니라.
지니고 있는13) 가지가지의 식(識)도 이와 같으니라. 왜냐 하면 눈과 눈의 감각은 다 공적한 것이며, 식도 공적하여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 있을 수 없으며, 안으로 3수(受)가14) 없으니 3수가 적멸하느니라. 귀․코․혀․몸․마음 그리고 의식과 말나(末那)와 아리야식(阿梨耶識)도 역시 이와 같아서 모두 생기하지 않는 적멸한 마음이며,생김이 없는 마음이니라. - 014_0059_c_18L佛言:“如是,如是。如汝所言,一切心行,不過無相體寂無生,可有諸識亦復如是。何以故?眼、眼觸悉皆空寂,識亦空寂,無有動、不動相,內無三受,三受寂滅;耳、鼻、舌、身、心意意識,及以末那、阿梨耶識亦復如是,皆亦不生寂滅之心及無生心。
-
만일 적멸한 마음을 일으키거나 생김이 없는 마음을 일으킨다면 이것은 생김이 있는 행함이요, 생김이 없는 행함이 아니니라. 보살이여, 안으로 3수(受)와 3행(行)15)과 3계(戒)를 일으키느니라.
만일 이미 적멸하여 마음을 내었더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마음은 항상 적멸하여 성과[功]도 없고 쓰임[用]도 없으며, 적멸의 모습[寂滅相]도 깨닫지 못하고, 또한 깨달음이 없는 데도 머무르지 않느니라. 머물 곳이 없는 데 있을 수 있지만 언제까지나 모습 없음[無相]을 지니면 3수와 3행과 3계가 없으니, 모두 적멸하고 청정하여 머묾도 없느니라. 삼매에도 들어가지 아니하고 좌선(坐禪)에도 머무르지 아니하니 생김도 없고 행함도 없느니라.” - 014_0060_a_02L若生寂滅心,若生無生心,是有生行,非無生行。菩薩內生三受、三行、三戒,若已寂滅,生心不生。心常寂滅,無功、無用,不證寂滅相,亦不住於無證,可處無住摠持無相,則無三受、三行、三戒,悉皆寂滅淸淨無住,不入三昧、不住坐禪,無生、無行。”
-
심왕보살이 여쭈었다.
“선(禪)은 능히 움직임을 섭수하여 가지가지의 허깨비와 어지러움을 안정시키거늘 어찌하여 선(禪)이라 하지 않습니까?” - 014_0060_a_08L心王菩薩言:“禪能攝動,定諸幻亂。云何不禪?”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여, 선(禪)은 곧 움직임이니 움직이지도 않고 선(禪)이라 하지도 않는 것이 생김이 없는 선[無生禪]이니라. 선(禪)의 근본 바탕[本性]은 생김이 없는 것이니 생김을 여읜 선의 모습[禪相]이요, 선(禪)의 본성은 머묾이 없는 것이니 머묾을 여읜 선(禪)의 움직임이니라. 만일 선(禪)의 근본 바탕[本性]에 움직임[動]과 고요함[靜]이 없는 줄 안다면, 생김이 없음을 얻으리라. 생김이 없는 지혜는 또한 머무는 것에 의지하지 않으며 마음 역시 움직이지 않나니, 이러한 지혜 때문에 그러므로 생김이 없는 반야바라밀을 얻느니라.” - 014_0060_a_10L佛言:“菩薩禪卽是動,不動、不禪是無生禪。禪性無生,離生禪相;禪性無住,離住禪動。若知禪性無有動靜,卽得無生;無生般若亦不依住,心亦不動;以是智故,故得無生般若波羅蜜。”
-
심왕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생김이 없는 지혜[無生般若]는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으므로 어디에서도 떠나지 않습니다. 마음에 머물 곳이 없으며, 처소가 없는 데에 마음을 머무르게 하여 머묾도 없고 마음도 없습니다. 마음이 생김 없이 머묾[心無生住], 이와 같이 머무는 마음이 바로 생김이 없는 머묾입니다.
세존이시여, 마음이 생김이 없이 머무르는 것은 헤아려 생각할 수 없는 것이거늘 헤아려 생각할 수 없는 가운데서 말할 수 있습니까?” - 014_0060_a_15L心王菩薩言:“尊者!無生般若於一切處無住於一切處,無離心、無住處,無處住心、無住無心,心無生住,如此住心,卽無生住。尊者!心無生住不可思議!不思議中可不可說!”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 014_0060_a_19L佛言:“如是,如是。”
- 심왕보살은 이러한 말씀을 듣고 처음 있는 일이라 찬탄하면서 게송으로 여쭈었다.
- 014_0060_a_20L心王菩薩聞如是言,歎未曾有,而說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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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지혜 원만하신 세존께서
생김 없는 법을 널리 말씀하시네.
일찍이 듣지 못한 바를 듣게 하시니
아직 설하지 아니한 법 이제 말씀하시네. -
014_0060_a_21L滿足大智尊,
廣說無生法,
聞所未曾聞,
未說而今說。
-
마치 깨끗한 단 이슬이
때때로 한 번 나타나듯이
만나기도 어렵고 헤아리기도 어려운데,
듣는 것 역시 어려워라. -
014_0060_a_23L猶如淨甘露,
時時乃一出,
難遇難思議,
聞者亦復難。
-
014_0060_b_01L
위없이 좋은 복전(福田)이요
최상의 미묘한 약(藥)이라.
널리 중생을 건지시려고
이제야 말씀을 펼치시었네. -
014_0060_b_01L無上良福田,
最上勝妙藥,
爲度衆生故,
而今爲宣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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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대중 속에서 이러한 설법을 듣고, 모두 생김 없는 법과 생김 없는 반야를 얻게 되었다. - 014_0060_b_02L爾時,衆中聞說此已,皆得無生無生般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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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본각리품(本覺利品) - 014_0060_b_04L金剛三昧經本覺利品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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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무주(無住)보살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한맛이요 진실하며[一味眞實] 불가사의한 법을 듣고, 먼 곳으로부터 가까이 이르러 부처님의 자리로 다가가 한마음으로 자세히 듣고 청정한 경지에 들어가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 014_0060_b_05L爾時,無住菩薩聞佛所說一味眞實不可思議,從遠近來,親如來座,專念諦聽,入淸白處,身心不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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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부처님께서 무주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 014_0060_b_08L爾時,佛告無住菩薩言:“汝從何來?今至何所?”
-
무주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근본 없는 데서 왔다가 이제 근본 없는 데로 갑니다.” - 014_0060_b_10L無住菩薩言:“尊者!我從無本來,今至無本所。”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본래 온 곳도 없으니 이제 갈 곳도 없느니라. 그대가 얻은 본각(本覺)의 이익은 헤아려 측량할 수 없는 것이니라. 이것이 위대한 보살마하살이니라.”
그리고는 바로 큰 광명을 놓으시어 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시며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14_0060_b_11L佛言:“汝本不從來,今本不至所。汝得本利不可思議,是大菩薩摩訶薩。”卽放大光遍照千界,而說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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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도다, 보살이여.
지혜가 만족하고
항상 본각의 이익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는구나. -
014_0060_b_14L大哉菩薩!
智慧滿足,
常以本利,
利益衆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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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나 서거나 앉거나 눕거나
항상 본각의 이익에 머물며
가지가지 중생을 이끌어 주니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구나. -
014_0060_b_16L於四威儀,
常住本利,
導諸群庶,
不來不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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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무주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이익으로 운전해야 중생의 일체의 정식(情識)을 변화시켜 아마라식[奄摩羅]에 들어가게 합니까?” - 014_0060_b_17L爾時,無住菩薩而白佛言:“尊者!以何利轉而轉衆生一切情識入庵摩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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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께서는 항상 순일한 깨달음[一覺]으로 여러 가지 식(識)을 변화시켜 아마라식에 들어가게 하느니라. 왜냐 하면 일체 중생의 본각(本覺)은 항상 순일한 깨달음으로 가지가지의 중생을 깨우치며, 저 중생들이 모두 본각을 얻어서 가지가지의 정식(情識)들이 공적하여 생김이 없는 줄을 깨우치게 하느니라. 왜냐 하면 결정된 근본 바탕[本性]은 본래 움직임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 014_0060_b_19L佛言:“諸佛如來常以一覺而轉諸識入庵摩羅。何以故?一切衆生本覺,常以一覺覺諸衆生,令彼衆生皆得本覺,覺諸情識空寂無生。何以故?決定本性本無有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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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0_c_01L무주보살이 여쭈었다.
“일체의 식(識)16)은모두 경계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인데 어떻게 움직이지 않습니까?” - 014_0060_c_01L無住菩薩言:“可一八識皆緣境起,如何不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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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체의 경계는 본래 공하며, 일체의 식도 본래 공하므로 공은 연고(緣故)가 없는 바탕[無緣性]이니라. 어떠한 인연으로 일어나는가?” - 014_0060_c_02L佛言:“一切境本空,一切識本空,空無緣性,如何緣起?”
-
무주보살이 여쭈었다.
“일체의 경계가 공하다면 어떻게 볼 수 있습니까?” - 無住菩薩言:“一切境空,如何有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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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게 되면 망상이 되느니라. 왜냐 하면 일체의 존재[萬有]는 생김도 없고 형상도 없어서 본래 스스로 이름하지 않는 것이니 모두가 공적하며, 일체의 법(法)의 모습도 이러하며 일체 중생의 몸 또한 이와 같으니라. 몸도 오히려 존재하지 않거늘 어떻게 볼 수 있을 것인가?” - 014_0060_c_04L佛言:“見卽爲妄。何以故?一切萬有,無生、無相,本不自名,悉皆空寂;一切法相亦復如是;一切衆生身亦如是。身尚不有,云何有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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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보살이 여쭈었다.
“일체의 경계가 공하고 일체의 몸이 공하며, 일체의 식이 공하고 깨달음 역시 공하겠습니다.” - 014_0060_c_08L無住菩薩言:“一切境空、一切身空、一切識空,覺亦應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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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순일한 깨달음이란 무너뜨릴 수 없고 부술 수도 없나니 결정성(決定性)이기 때문이니라. 공한 것도 아니요 공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공하면서도 공하지 않은 것[空亦不空]도 아니니라.” - 014_0060_c_09L佛言:“可一覺者,不毀、不壞,決定性故,非空、非不空,無空不空。”
-
무주보살이 여쭈었다.
“가지가지의 경계도 그러하여 공의 모습도 아니며 공의 모습 아닌 것도 아니겠습니다.” - 014_0060_c_11L無住菩薩言:“諸境亦然,非空相、非無空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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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저 경계라 할 수 있는 것은 바탕이 본래 결정되어 있지만 결정된 바탕의 근본은 처소가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 014_0060_c_12L佛言:“如是。彼可境者,性本決定,決定性根,無有處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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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보살이 여쭈었다.
“깨달음도 이와 같아서 처소가 없겠습니다.” - 014_0060_c_14L無住菩薩言:“覺亦如是,無有處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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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깨달음은 처소가 없기 때문에 청정하나니 청정하므로 깨달음이 없느니라. 사물은 처소가 없기 때문에 청정하나니 청정하므로 물질[色]이라 할 것도 없느니라.” - 014_0060_c_15L佛言:“如是。覺無處故淸淨,淸淨無覺;物無處故淸淨,淸淨無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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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보살이 여쭈었다.
“마음과 안식(眼識:눈의 분별)도 이와 같아서 헤아릴 수 없겠습니다.” - 014_0060_c_16L無住菩薩言:“心、眼、識亦復如是。不可思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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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과 안식도 이와 같아서 헤아릴 수 없느니라. 왜냐 하면 물질은 본래 처소가 없으므로 청정하여 이름할 것이 없으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니라. 눈은 본래 처소가 없고 청정하여 보이는 것이 없으므로 밖으로 나가는 것도 아니니라. 마음은 본래 처소가 없고 청정하여 그침이 없으므로 일어날 곳이 없느니라. 식(識)은 처소가 없고 청정하여 움직임이 없으므로 인연의 차별이 있을 수 없느니라. 바탕은 모두 공적하며, 바탕은 깨달을 수 없나니, 법칙을 깨닫는 것으로 깨달음을 삼기 때문이니라. - 014_0060_c_17L佛言:“心、眼、識亦復如是。不可思議!何以故?色無處所,淸淨無名,不入於內;眼無處所,淸淨無見,不出於外;心無處所,淸淨無止,無有起處;識無處所,淸淨無動,無有緣別。性皆空寂,性無有覺,覺則爲覺。
- 014_0061_a_01L선남자여, 깨달음 없는 여러 가지의 식(識)을 깨우쳐 알면 근본으로 들어가느니라. 왜냐 하면 금강석 같은 지혜[金剛智]의 경지에서는 해탈의 길[解脫道]이끊어졌으며, 완전하게 끊어지면 머묾이 없는 경지에 들어가 나오고 들어가는 것이 없느니라. 마음은 소재처가 없는 결정성의 경지에 있으며, 그 경지는 청정하기가 맑은 유리와 같고, 바탕은 항상 평등하기가 저 대지와 같으며, 깨달아 미묘한 관찰은 지혜의 햇빛과 같고, 이로움을 성취하고 본각(本覺)을 얻는 것은 위대한 진리의 비[法雨]와 같으니라. 이 지혜에 들어간 자는 부처님의 지혜의 경지에 들어간 것이며, 지혜의 경지에 들어간 자는 가지가지의 식(識)이 발생하지 않느니라.”
- 014_0060_c_23L善男子!覺知無覺,諸識則入。何以故?金剛智地解脫道斷,斷已入無住地,無有出入。心處無在決定性地,其地淸淨如淨琉璃,性常平等如彼大地,覺妙觀察如慧日光,利成得本如大法雨。入是智者,是入佛智地,入智地者,諸識不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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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보살이 여쭈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순일한 깨달음의 성스러운 힘과 네 가지 큰 지혜의 경지는 바로 일체 중생의 본각의 이익[本覺利]이 되겠습니다. 왜냐 하면 일체의 중생은 바로 이 몸속에서 본래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 014_0061_a_06L無住菩薩言:“如來所說,一覺聖力,四弘智地,卽一切衆生本根覺利。何以故?一切衆生卽此身中本來滿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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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왜냐 하면 일체의 중생은 본래부터 번뇌가 없으며, 가지가지 착함과 이익의 근본이지만 지금은 욕심의 가시[欲刺]를 지니고 있으므로 아직 항복시키지 못한 것이니라.” - 014_0061_a_09L佛言:“如是。何以故?一切衆生本來無漏,諸善利本,今有欲刺,爲未降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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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보살이 여쭈었다.
“만일 어떤 중생이 아직 본각의 이익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번뇌를 캐어 모으고 있다면 극복하기 어려운 그것들을 어떻게 항복시켜야 하겠습니까?” - 014_0061_a_11L無住菩薩言:“若有衆生未得本利,猶有採集。云何降伏難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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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혹 번뇌를 쌓거나 혹 홀로 행하되 대상을 분별하거나 번뇌에 물들더라도 그 정신을 돌리어 공한 동굴[空窟]에 머물게 하면 조복하기 어려운 것을 항복시키게 될 것이요, 마군의 속박에서 벗어나 초연히 명백하게 드러난 경지에 앉아 식음(識陰)17)이 완전한 열반에 들게 되느니라.” - 014_0061_a_13L佛言:“若集、若獨行,分別及以染,迴神住空窟,降伏難調伏,解脫魔所縛,超然露地坐,識陰般涅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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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보살이 여쭈었다.
“마음으로 열반을 얻으면 홀로 뛰어나 필적할 것이 없이 항상 열반에 머무르게 되리니 그것을 마땅히 해탈이라 합니까?” - 014_0061_a_16L無住菩薩言:“心得涅槃獨一無伴,常住涅槃,應當解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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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항상 열반에 머무르면 이것은 열반의 올가미니라. 왜냐 하면 열반이 바로 본각의 이익이며, 이로운 본각이 본래 열반이요, 열반의 깨달음의 성분(性分)이 바로 본각의 성분이기 때문이니라. 깨달음의 바탕은 다른 것이 아니므로 열반도 다름이 없다. 깨달음은 본래 생김이 없으므로 열반도 생김이 없다. 깨달음은 본래 사라짐이 없으므로 열반도 사라짐이 없다. 열반과 깨달음은 본래 다름이 없으므로 열반을 얻을 수 없나니, 열반을 얻을 수 없는데 어찌 머묾이 있다 하겠느냐. - 014_0061_a_17L佛言:“常住涅槃是涅槃縛。何以故?涅槃本覺利、利本覺涅槃,涅槃覺分卽本覺分。覺性不異,涅槃無異;覺本無生,涅槃無生;覺本無滅,涅槃無滅。涅槃、覺本無異故,無得涅槃、涅槃無得,云何有住?
- 014_0061_b_01L선남자여, 깨달은 사람은 열반에 머무르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깨달음은 본래 생김이 없는 것이니 중생의 허물을 벗어나며, 깨달음은 본래 공적함도 없으니 열반의 움직임을 벗어나는 것이니라. 이러한 경지에 머무르면 마음에머무는 바가 없어서 나가고 들어감이 있을 수 없으며 아마라식에 들어가기 때문이니라.”
- 014_0061_a_22L善男子!覺者不住涅槃。何以故?覺本無生,離衆生垢;覺本無寂,離涅槃動。住如是地,心無所住、無有出入,入庵摩羅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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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보살이 여쭈었다.
“아마라식은 들어갈 곳이 있는 것이며, 곳[處]은 얻을 바가 있는 것이니, 이것은 법을 얻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 014_0061_b_02L無住菩薩言:“庵摩羅識,是有入處,處有所得,是得法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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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니니라. 왜냐 하면 비유하자면 어리석은 자식이 손에 금전(金錢)을 가지고도 지니고 있는 줄 모르고 시방(十方)으로 돌아다니며, 50년이 지나도록 가난과 고난으로 오직 구걸하는 것으로 일을 삼았으나18) 자신을 지탱하기도 부족했던 것과 같으니라. 그 아버지는 자식의 이러한 사정을 보고 자식에게 일러 말했다.
‘너는 금전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여 쓸 줄을 모르느냐? 마음대로 필요한 것을 모두 충족할 수 있으리라.’
그 자식이 정신을 차리고 금전을 찾으니,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금전(金錢)를 얻었다고 말했느니라. 그 아버지는 말했느니라.
‘어리석은 자식아, 너는 기뻐하지 말라. 얻었다는 금전은 본래 너의 물건이니, 네가 얻은 것이 아니니라. 어찌 기쁘다고 하겠느냐?’
선남자여, 아마라식도 이와 같으니라. 본래 나오는 모습[出相]도 없으며 이제 들어가는 것[入]도 아니니라. 옛적에는 어리석었기 때문이니 없는 것이 아니며, 이제 깨달았다고 하여 들어온 것이 아니니라.” - 014_0061_b_04L佛言:“不也。何以故?譬如迷子,手執金錢而不知有。遊行十方經五十年,貧窮困苦,專事求索而以養身,而不充足。其父見子有如是事,而謂子言:‘汝執金錢何不取用?隨意所須皆得充足。’其子醒已,而得金錢,心大歡喜,而謂得錢。其父謂言:‘迷子!汝勿欣懌,所得金錢是汝本物,汝非有得,云何可喜?’善男子!庵摩羅者亦復如是。本無出相,今卽非入。昔迷故非無,今覺故非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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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보살이 여쭈었다.
“저 아버지는 그 자식이 어리석은 줄을 알면서도 어찌하여 50년이 지나도록 시방으로 돌아다니며 가난과 고난을 겪은 다음에야 비로소 알려 주는 것입니까?” - 014_0061_b_14L無住菩薩言:“彼父知其子迷,云何經五十年、十方遊歷、貧窮困苦,方始告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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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50년이 지났다는 것은 한순간19)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요, 시방으로 돌아다녔다는 것은 함부로 분별하는 생각에 끌려 다님이니라.” - 014_0061_b_16L佛言:“經五十年者,一念心動;十方遊歷,遠行遍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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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보살이 여쭈었다.
“어떠한 것을 한순간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라 합니까?” - 014_0061_b_17L無住菩薩言:“云何一念心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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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한순간의 마음이 움직이면 5음이 함께 일어나며, 5음이 일어나는 가운데 50악(惡)20)이 갖추어져 있느니라.” - 014_0061_b_18L佛言:“一念心動五陰俱生,五陰生中具五十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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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보살이 여쭈었다.
“함부로 분별함에 끌려 다니며 시방을 돌아다니고 한순간의 마음이 일어날 때에 50악을 갖추게 되는데, 어떻게 저 중생이 한순간의 마음도 일으키지 않도록 하겠습니까?” - 014_0061_b_19L無住菩薩言:“遠行遍計,遊歷十方,一念心生,具五十惡。云何令彼衆生無生一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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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중생들로 하여금 심신(心神)을 가라앉혀 금강 같은 경지[金剛地]에 머물게 하고, 마음이 고요하여 일어남이 없게 하며, 마음을 항상 무사태평하게 하면, 바로 한순간의 마음도 일어남이 없느니라.” - 014_0061_b_22L佛言:“令彼衆生安坐心神,住金剛地靜念無起,心常安泰卽無一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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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1_c_01L무주보살이 여쭈었다.
“불가사의하옵니다. 깨달음의 생각이 일어나지 않고그 마음이 무사태평하면 바로 본각의 이익입니다. 그 이익은 움직임이 없지만 항상 있어서 없는 것이 아니며, 없는 것이 아니란 것도 있을 수 없으며, 깨닫지 않는다는 것[不覺]이 없지 않으며, 깨달음이 없음[無覺]을 깨달아 알면 그것은 본래의 이익(本利)이요 본각(本覺)입니다. 깨달음이란 청정하고 물듦이 없어서 변이(變易)하지 않고 결정성이기 때문에 헤아려 측량할 수 없습니다.” - 014_0061_c_01L無住菩薩言:“不可思議!覺念不生,其心安泰,卽本覺利。利無有動,常在不無,無有不無,不無不覺。覺知無覺,本利、本覺,覺者淸淨無染、無著,不變、不易。決定性故,不可思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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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 佛言:“如是。”
- 무주보살이 이 말씀을 듣고 처음 있는 일이라 느껴 게송으로 여쭈었다.
- 014_0061_c_05L無住菩薩聞是語已,得未曾有,而說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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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크게 깨달으신 세존이시여,
중생에게 생각 없는 법[無念法]을 설하시니
생각도 없고 생김도 없는 마음이여,
그 마음 항상 생겨서 소멸하지 않는구나. -
014_0061_c_07L尊者大覺尊,
說生無念法,
無念無生心,
心常生不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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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일한 깨달음은 본각의 이익
가지가지 본각을 이롭게 하는 것은
마치 저 금전을 얻은 것 같아서
얻은 것이 곧 얻은 것이 아니어라. -
014_0061_c_09L一覺本覺利,
利諸本覺者,
如彼得金錢,
所得卽非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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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대중들은 이 말씀을 듣고 모두 본각의 이익인 지혜바라밀을 얻었다. - 014_0061_c_10L爾時,大衆聞說是語,皆得本覺利般若波羅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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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입실제품(入實際品) - 014_0061_c_12L金剛三昧經入實際品第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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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여래께서 이와 같은 말씀을 하셨다.
“모든 보살들은 본각의 이익에 깊이 들어가야 중생을 제도할 수 있느니라. 만일 후세에 때 아닌 때[若後非時]에 진여에 상응하여 법을 설하면 시기와 이익을 함께하기 어려우므로[時利不俱]21) 혹은 순조롭게 말하고 혹은 거슬리게 설법하되 동일한 것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게 진여에 상응하여 설하느니라. 모든 망정(妄情)과 지견(智見)22)을 이끌어 일체지(一切智)의 바다에 흘러 들어가게 하며, 제도받을 수 있는 중생들로 하여금 헛된 바람에 휩쓸리지 않게 하며, 모두 저들로 하여금 한맛[一味]의 신비로운 젖[神乳]23)을 바라도록 할 뿐이니라.
세간은 세간이 아니며 머묾은 머무는 처소가 아니니, 다섯 가지 공[五空]에 나가고 들어가되 취하고 버림이 있을 수 없느니라. - 014_0061_c_13L於是,如來作如是言:“諸菩薩等本利深入,可度衆生。若後非時,應如說法時說利,不但順不順說,非同、非異,相應如說。引諸情智,流入薩婆若海,無令可衆挹彼虛風,悉令彼庶一味神乳,世閒、非世閒,住非住處,五空出入無有取捨。
- 왜냐 하면 모든 법의 공한 모습과 바탕은 있는 것도 없는 것도[有無] 아니요, 없는 것도 없지 않은 것[無不無]도 아니니라. 없는 것도 아니요 있는 것도 아니므로 결정된 바탕이 없나니, 있다는 것에도 없다는 것에도[有無]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니라. 저 있다 없다 분별하는 범부나 성인24)의 지혜로는 측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모든 보살들이 만일 이 이익을 알 것 같으면 바로 보리(깨달음)를 얻으리라.”
- 014_0061_c_20L何以故?諸法空相,性非有、無,非無、不無,不無、不有,無決定性,不住有、無,非彼有無。凡聖之智,而能測隱,諸菩薩等若知是利,卽得菩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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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2_a_01L그 때 대중 가운데 한 보살이 있었는데 대력(大力)이라 불렀다.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부처님 앞에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다섯 가지 공에 나가고 들어감에 취하고 버림이 있을 수 없다고 하셨는데, 다섯 가지 공에서 취하고 버림이 없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 014_0061_c_23L爾時,衆中有一菩薩名曰大力,卽從座起,前白佛言:“尊者!如佛所說,五空出入,無有取捨。云何五空而不取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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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의 다섯 가지 공이란 3유(有)25)가 공이요, 6도(道)의 그림자가 공이며, 법의 모습[法相]이 공이요, 명상(名相)26)이 공이며, 심식(心識)이 공임을 말하느니라. 보살이여, 이와 같은 공들은 공이면서 공에 머물지 아니하며, 공이면서 공의 모습이 없거니와 모양이 없는 법에 어찌 취하고 버림이 있겠는가? 취할 것이 없는 경지에 들어가면 세 가지 공에 들어가느니라.” - 014_0062_a_03L佛言:“菩薩!五空者:三有是空、六道影是空、法相是空、名相是空、心識義是空。菩薩!如是等空,空不住空,空無空相,無相之法,有何取捨?入無取地,則入三空。”
-
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어떠한 것이 세 가지 공입니까?” - 大力菩薩言:“云何三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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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가지 공이란 공의 모습[空相]도 공하며, 공이 공하다[空空]는 것도 공하며, 그 공해진 것[所空]도 공한 것을 말하느니라. 이와 같은 공들은 세 가지 모습에 머무르지 아니하지만 진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니, 문자와 언어의 길이 끊어져 헤아릴 수 없느니라.” - 014_0062_a_08L佛言:“三空者:空相亦空、空空亦空、所空亦空。如是等空,不住三相、不無眞實,文言道斷,不可思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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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진실은 없는 것이 아니라면, 이것의 모습은 마땅히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 014_0062_a_11L大力菩薩言:“不無眞實,是相應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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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없는 것[無]은 없는 것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있는 것[有]은 있는 것에 머무르지 않으니, 없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다. 있는 것이 아닌 법[不有之法]은 아니라고 하면 없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다. 없는 것이 아닌 모습[不無之相]은, 아니라고 하면 있는 것에 머무는 것이니, 있고 없는 것으로써 이치를 드러낼 수 없는 것이니라. 보살이여, 이름과 뜻[名義]이 없는 모습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왜냐 하면 이름 없는 이름이라 하여 이름 없는 것이 아니며, 뜻 없는 뜻이라 하여 뜻이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니라.” - 014_0062_a_12L佛言:“無不住無、有不住有,不無、不有。不有之法,不卽住無;不無之相,不卽住有,非以有無而詮得理。菩薩!無名義相,不可思議。何以故?無名之名,不無於名;無義之義,不無於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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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이와 같은 이름과 뜻은 진실하고 여여[如]한 모습이며, 여여하게 오는 여여한 모습입니다. 그 여여함은 여여함에 머무르지 아니하며, 여여함에는 여여함의 모습이 없습니다. 모습[相]에는 여여함이 없기 때문에 여여하게 오지 않는 것이 없으며, 중생의 마음의 모습들 또한 여여하게 오는 것이니, 중생의 마음에는 마땅히 특별한 경지가 없겠습니다.” - 014_0062_a_17L大力菩薩言:“如是名義,眞實如相。如來如相,如不住如,如無如相。相無如故,非不如來。衆生心相,相亦如來;衆生之心,應無別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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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중생의 마음에는 진실로 별다른 경계가 없느니라. 왜냐 하면 마음은 본래 청정하기 때문이며, 이치는 더러움이 없기 때문이니라. 다만 티끌에 물들었기에 3계라 이름하며, 3계의 마음을 별다른 경계라 이름하느니라. 이 경계는 허망한 것이며, 마음의 변화를 따라서 생긴 것이니, 마음에 허망함이 없을 것 같으면 특별한 경계도 없는 것이니라.” - 014_0062_a_20L佛言:“如是。衆生之心,實無別境。何以故?心本淨故、理無穢故,以染塵故,名爲三界。三界之心,名爲別境。是境虛妄,從心化生;心若無妄,卽無別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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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2_b_01L대력보살이 여쭈었다.
“만일 마음이 깨끗할 것 같으면가지가지의 경계는 생기지 않을 것이니, 이 마음이 청정할 때는 마땅히 3계가 없겠습니다.” - 014_0062_b_01L大力菩薩言:“心若在淨,諸境不生。此心淨時,應無三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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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보살이여, 마음이 경계를 발생시킨 것이 아니고 경계도 마음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보이는 모든 경계는 오직 보여지는 마음일 뿐이니, 마음에 환화(幻化)가 없으면 보이는 것도 없기 때문이니라. 보살이여, 안으로 중생이 없고 세 가지 성품이 공적하면 나라는 무리도 없고 남이라는 무리도 없느니라. 이리하여 두 가지의 들어감[二入]에 이르러도 역시 마음을 일으키지 않게 되나니, 이러한 이익을 얻으면 3계가 없는 것이니라.” - 014_0062_b_02L佛言:“如是。菩薩!心不生境,境不生心。何以故?所見諸境唯所見心,心不幻化則無所見。菩薩!內無衆生,三性空寂,則無己衆、亦無他衆,乃至二入,亦不生心。得如是利,則無三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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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어떠한 것이 두 가지의 들어감에서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입니까? 마음은 본래 생기지 않는 것인데 어떻게 들어간다고 말씀하십니까?” - 014_0062_b_07L大力菩薩言:“云何二入不生於心?心本不生,云何有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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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가지 들어감이란, 첫째는 이치로 들어감[理入]이요, 둘째는 행함[行]으로 들어가는 것이니라. - 014_0062_b_09L佛言:“二入者:一謂理入、二謂行入。
- 이치로 들어간다는 것은, 중생은 참된 바탕[眞性]과 다르지 않지만 하나도 아니요 같은 것도 아니니라. 다만 번뇌[客塵]에 가리어 있을 뿐이며,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는 것임을 깊이 믿는 것이니라. 마음을 깨우침의 관법[覺觀]에 집중하되 불성을 잘 관찰하여 있는 것도 아니요 없는 것도 아니며, 자신도 없고 다른 이도 없으며, 범부와 성인이 둘이 아닌 금강 같은 마음의 경지[金剛心地]에 굳게 머물러 이동하지 아니하며, 적정(寂靜)하여 인위적인 조작이 없고 분별함이 없으면, 이것을 이치로 들어가는 것[理入]이라 부르는 것이니라.
- 014_0062_b_10L理入者深信衆生不異眞性,不一、不共,但以客塵之所翳障,不去、不來。凝住覺觀,諦觀佛性,不有、不無,無己、無他,凡聖不二。金剛心地,堅住不移,寂靜無爲,無有分別,是名理入。
- 행함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마음이 어디로 기울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그림자(경계의 영상)가 흘러 변함이 없으며, 있는 곳[有處]에서 고요히 생각하되, 찾는 것이 없어서 바람이 두드리나[風鼓:경계의 바람] 움직이지 않기가 마치 대지(大地)와 같으며, 대상[心]과 주체[我]를 버리고 중생을 제도하되 생김도 없고 모습도 없으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것이니라.
- 014_0062_b_14L行入者心不傾倚,影無流易,於所有處,靜念無求,風鼓不動,猶如大地。捐離心我,救度衆生,無生、無相,不取、不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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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여, 마음에는 나가고 들어옴이 없고 나가고 들어오는 것이 없는 마음은 들어오되 들어오지 않는 것이므로 들어오는 것이라 부르느니라.
보살이여, 이와 같이 법에 들어가되 법의 모습[法相]은 공하지 아니하며, 공하지 않은 법이지만 헛되이 버리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없는 것이 아닌 법은 공덕을 갖추고 있으며, 마음도 아니요 그림자(경계)도 아니며, 법이(法爾:법 그대로)27)가 청정하기 때문이니라.” - 014_0062_b_17L菩薩!心無出入,無出入心,入不入故,故名爲入。菩薩!如是入法,法相不空。不空之法,法不虛棄。何以故?不無之法,具足功德,非心、非影,法爾淸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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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어찌하여 마음도 아니요 그림자도 아니며, 법이가 청정하다고 합니까?” - 014_0062_b_21L大力菩薩言:“云何非心、非影,法爾淸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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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2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공하고 여여한[空如] 법은 심식(心識)의 법이 아니요, 마음의 부림[心使]이 소유한 법도 아니니라. 공한 모습[空相]의 법도 아니며, 물질적인 모습[色相]의 법도 아니니라. 마음의 유위(有爲)와서로 응하지 않는 법도 아니며, 마음의 무위(無爲)와 서로 응하는 법도 아니니라. 드러난 그림자도 아니며 어떠한 현상으로 드러내어 보이는 것도 아니니라. 자성(自性)도 아니며 차별도 아니요, 이름도 아니며 모습[相]도 아니요, 뜻[義]도 아니니라. 왜냐 하면 뜻에는 여여함[如]이 없기 때문에 여여함이 없는 법 또한 없는 것이요 여여함이 없는 것이며, 여여함이 없는 것도 있을 수 없으며, 그렇다고 여여함이 없는 법이 있다는 것도 아니니라. 왜냐 하면 근본 이치인 법은 이치도 아니며 근본도 아니요, 모든 쟁론(爭論)을 떠나 그 모습을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니라. 보살이여, 이와 같이 청정한 법은 생기되 생김이 있는 법으로 생기는 것도 아니요, 없어지되 없어지는 법으로 없어지는 것도 아니니라.” - 014_0062_b_22L佛言:“空如之法,非心識法,非心使所有。法非空相、法非色相,法非心有爲不相應法;非心無爲是相應法,非所現影、非所顯示,非自性、非差別,非名、非相、非義。何以故?義無如故。無如之法,亦無無如,無有、無如,非無如有。何以故?根理之法,非理、非根,離諸諍論,不見其相。菩薩!如是淨法,非生之所生生、非滅之所滅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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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불가사의합니다. 이와 같은 법의 모습은 무엇이 합하여 이루어진 것도 아니요, 홀로 이루어진 것도 아닙니다. 굴레를 메울 수도 없고 무엇과 짝지을 수도 없으며, 모이는 것도 아니고 흩어지는 것도 아니며, 생기는 것도 아니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또한 오는 모양이나 가는 모양이 없으니 참으로 불가사의합니다.” - 014_0062_c_08L大力菩薩言:“不可思議!如是法相,不合成、不獨成,不羈、不絆,不聚、不散,不生、不滅,亦無來相及以去住。不可思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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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불가사의하고도 불가사의하니라. 마음과 마음도 역시 그러하니라. 왜냐 하면 여여함[如]은 마음과 다르지 않나니, 마음은 본래 여여하기 때문이니라.
중생의 불성(佛性)은 하나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니라. 중생의 바탕은 본래 생기고 없어짐이 없나니, 생기고 없어지는 바탕은 그 바탕이 본래 열반이니라. 바탕과 모습[性相]이 본래 여여하며, 여여함에는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니라.
일체의 법의 모습[法相]은 인연을 따르나 일어남이 없으며, 일어나는 모습과 바탕은 여여하며, 여여함은 움직이는 바가 없는 것이니라. 인연의 바탕과 모습은 서로가 본래 공한 것이며, 인연과 인연은 공하고 공한 것이어서 인연으로 일어날 수 없느니라. 일체의 연기법은 미혹한 마음과 망령된 견해이며, 드러난 것은 본래 생김이 없는 것이니, 인연의 근본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마음은 법의 이치와 같아서 자체가 공하여 없는 것이니라. 저 공의 으뜸[空王]은 본래 머무르는 곳이 없건마는, 범부의 마음은 망령되이 분별해서 보는 것과 같으니라. - 014_0062_c_11L佛言:“如是。不可思議!不思議心,心亦如是。何以故?如不異心,心本如故;衆生佛性,不一、不異。衆生之性,本無生滅,生滅之性,性本涅槃。性相本如,如無動故,一切法相,從緣無起;起相性如,如無所動,因緣性相,相本空無。緣緣空空,無有緣起,一切緣法,惑心妄見。現本不生,緣本無故,心如法理,自體空無。如彼空王,本無住處,凡夫之心,妄分別見。
- 014_0063_a_01L여여의 모습은 본래 있고 없는 것이 아니니라.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모습은 오직 심식(心識)을 보는 것일 뿐이니라. 보살이여, 이러한 심법(心法)은, 자체는 없는 것도 아니며 있는 것도 아니요, 있는 것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니니라. 보살이여, 없다느니 없지 않다느니[無不無] 하는 모습은 언설로 도달하는 경지가 아니니라. 왜냐 하면 진여의 법은 텅 비어서 모습이 없나니,2승(乘)이 미칠 수 있는 경지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허공의 경계는 안과 밖을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니, 여섯 가지를 실천하는[六行] 보살28)이라야 이것을 알 수 있느니라.”
- 014_0062_c_20L如如之相,本不有無,有無之相,見唯心識。菩薩!如是心法,不無自體,自體不有,不有、不無。菩薩!無不無相,非言說地。何以故?眞如之法,虛曠無相,非二乘所及。虛空境界,內外不測,六行之士,乃能知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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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어떠한 것을 6행(行)이라 합니까? 원컨대 설명하여 주십시오.” - 014_0063_a_03L大力菩薩言:“云何六行?願爲說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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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째는 10신행(信行)이요, 둘째는 10주행(住行)이요, 셋째는 10행행(行行)이요, 넷째는 10회향행(回向行)이요, 다섯째는 10지행(地行)이요, 여섯째는 등각행(等覺行)이니, 이와 같이 실행하는 사람이라야 능히 알 수 있느니라.” - 014_0063_a_04L佛言:“一者、十信行,二者、十住行,三者、十行行,四者、十迴向行,五者、十地行,六者、等覺行。如是行者,乃能知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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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실제(實際)에 대한 깨달음의 이익은 나가고 들어옴이 없나니, 어떠한 법과 마음으로 실제에 들어갈 수 있습니까?” - 014_0063_a_07L大力菩薩言:“實際覺利無有出入。何等法心得入實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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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실제의 법은, 법에 끝[際]이 없으므로 끝이 없는 마음이면 실제에 들어가느니라.” - 014_0063_a_08L佛言:“實際之法,法無有際,無際之心,則入實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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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끝없는 마음의 지혜는 그 지혜가 가이없으며, 가이없는 마음은 마음에 자재함을 얻나니, 자재로운 지혜라야 실제(實際)에 들어가게 되느니라. 저 범부들처럼 마음이 유약한 중생들은 그 마음에 헐떡거림이 많으리니, 어떠한 법으로 다스려야 견고한 마음을 얻어서 실제에 들어가게 하겠습니까?” - 014_0063_a_10L大力菩薩言:“無際心智,其智無崖;無崖之心,心得自在;自在之智,得入實際。如彼凡夫、軟心衆生,其心多喘。以何法御,令得堅心,得入實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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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여, 저 마음이 헐떡거리는 자는 안과 밖의 번뇌[使]로 끄달림에 따라서 흘러가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만드느니라. 커다란 바람이 파도를 치면 큰 용이 놀라 날뛰나니, 그 놀라 날뛰는 마음 때문에 헐떡거림이 많게 되느니라. 보살이여, 저 중생들로 하여금 셋을 보존하고 하나를 지키게 해서[存三守一] 여래선(如來禪)에 들어가게 하나니, 선정 때문에 마음은 헐떡거림이 없어지느니라.” - 014_0063_a_13L佛言:“菩薩!彼心喘者,以內外使,隨使流注,滴瀝成海,大風鼓浪,大龍驚駭,驚駭之心,故令多喘。菩薩!令彼衆生存三守一入如來禪。以禪定故,心則無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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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어떠한 것을 셋을 보존하고 하나를 지키게 해서 여래선에 들어간다고 하는 것입니까?” - 014_0063_a_17L大力菩薩言:“何謂存三守一入如來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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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셋을 보존한다는 것[存三]은 세 가지 해탈을 보존하는 것이요, 하나를 지키게 한다는 것[守一]은 한마음의 진여[如]를 지키는 것이니라. 여래선(如來禪)에 들어간다는 것은 이치로써 마음의 청정한 진여를 관찰[觀]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마음의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 바로 실제(實際)에 들어가는 것이니라.” - 014_0063_a_19L佛言:“存三者,存三解脫。守一者,守一心如。入如來禪者,理觀心淨如,入如是心地,卽入實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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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세 가지 해탈법이란 어떠한 일이며, 이치로써 관찰하는 삼매(三昧)는 어떠한 법을 따라서 들어갑니까?” - 014_0063_a_21L大力菩薩言:“三解脫法是何等事?理觀三昧,從何法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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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가지 해탈이란 바로 허공해탈[虛空]․금강해탈[金剛]․반야해탈[般若]을 말하며, 이치로 관찰[觀]한다는 것은 마음이 이치대로 청정하여 마음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이니라.” - 014_0063_a_22L佛言:“三解脫者:虛空解脫、金剛解脫、般若解脫。理觀者心如理淨,無可不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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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3_b_01L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어떠한 것을 작용을 보존하는 것[存用]이라 하며, 어떠한 것을 관찰한다 합니까?” - 014_0063_b_01L大力菩薩言:“云何存用?云何觀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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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과 현상[事]이 둘이 아닌 것을, 작용을 보존하는 것이라 부르고, 안으로 행하고[內行] 밖으로 행함[外行]에, 나가고 들어오는 것이 둘이 아니며, 하나의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마음에 얻고 잃음이 없어서 동일하면서도 동일하지 않은 경지로 깨끗한 마음이 흘러들어 가는 것을 관찰한다고 부르는 것이니라.
보살이여, 이러한 사람은 두 가지 모습에 머무르지 않느니라. 비록 출가를 하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집에 있는 것[在家]에도 집착하지 않느니라. 비록 법복(法服)이 없고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29)를 갖추지 아니하였으며, 포살(布薩)에 들어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은 인위적인 조작이 없이[無爲] 저절로 편안하기 때문에 성인의 도과(道果)를 얻어서 2승(乘)에 머무르지 아니하고 보살도에 들어간 뒤에 마땅히 수행의 경지를 채워서 부처님의 깨달음을 이루게 되느니라.” - 014_0063_b_02L佛言:“心事不二,是名存用。內行、外行,出入不二,不住一相。心無得失,一不一地,淨心流入,是名觀之。菩薩!如是之人,不在二相。雖不出家,不住在家;雖無法服,而不具持波羅提木叉戒;不入布薩,能以自心無爲自恣,而獲聖果。不住二乘,入菩薩道,後當滿地成佛菩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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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불가사의합니다. 이러한 사람은 출가(出家)하지는 않았지만 출가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왜냐 하면 열반의 저택에 들어가서 여래의 옷을 입고 깨달음의 자리에 앉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사문(沙門)이라 할지라도 마땅히 존경하고 공양하여야 하겠습니다.” - 014_0063_b_10L大力菩薩言:“不可思議!如是之人,非出家、非不出家。何以故?入涅槃宅、著如來衣、坐菩提座,如是之人,乃至沙門宜應敬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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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왜냐 하면 열반의 저택에 들어가서 마음은 3계를 뛰어넘었으며, 여래의 옷을 입고 법이 공한 곳에 들어갔으며, 깨달음의 자리에 앉아서 정각(正覺: 바른 깨달음)의 경지에 올라갔으니, 이와 같은 사람은 마음으로 두 가지 나[二我]를 뛰어넘었거늘, 어찌 하물며 사문이라 하여 존경하고 공양하지 않겠는가?” - 014_0063_b_13L佛言:“如是。何以故?入涅槃宅,心越三界;著如來衣,入法空處;坐菩提座,登正覺地。如是之人心超二我,何況沙門而不敬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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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저와 같이 순일한 경지[一地]와 공의 바다[空海]는 2승(乘)의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겠습니다.” - 014_0063_b_16L大力菩薩言:“如彼一地及與空海,二乘之人爲不見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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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저 2승(乘)의 사람들은 삼매에 탐닉하여 삼매의 몸을 얻지만 저 공의 바다인 순일한 경지에서는 마치 술 병[酒病]을 얻어 침침하며 취하여 깨어나지 못하거나,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도 오히려 깨어나지 못하는 것과 같나니, 술기운이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깨어나며, 바야흐로 이러한 행함[行]을 닦은 뒤에 불신(佛身:부처님의 몸)을 얻게 되는 것이니라.
저러한 사람은 일천제(一闡提)30)를 버림에 따라서 곧 여섯 가지의 행함[六行]에 들어가며, 행하는 경지와 처소에서 한 생각의 깨끗한 마음이 청정하며, 결정코 명백하여 금강 같은 지혜의 힘[金剛智力]으로 아비발치의 경지[阿鞞跋致]31)에서 중생을 제도하되 자비심에 다함이 없느니라.” - 014_0063_b_18L佛言:“如是。彼二乘人,味著三昧。得三昧身於彼空海一地,如得酒病惛醉不醒,乃至數劫猶不得覺,酒消始悟方修是行,後得佛身。如彼人者,從捨闡提卽入六行,於行地所一念淨心,決定明白金剛智力,阿鞞跋致,度脫衆生,慈悲無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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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3_c_01L대력보살이여쭈었다.
“이러한 사람은 마땅히 계율(戒律)을 지키지 않으리니, 저 사문들을 마땅히 공경하여 우러러보지 않을 것입니다.” - 014_0063_c_01L大力菩薩言:“如是之人應不持戒,於彼沙門,應不敬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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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계율을 설명하는 사람이 되면 착하지 않고 교만하기 때문이며, 마음 바다의 파도와 물결 때문이니라. 그러나 그의 마음의 땅[心地]은 8식(識)의 바다가 잔잔해지고, 9식(識)의 흐름이 청정하여 바람이 그것을 움직일 수 없고, 파도와 물결이 일어나지 않나니, 계율의 근본 바탕은 공과 같아서 그것을 지키는 자는 도리어 미혹하여[迷] 엎어지는 것이니라. 저러한 사람은 7식(識)과 6식이 일어나지 않고 가지가지의 갈망과 애욕[諸集]이 사라져 고요하며, 세 부처[三佛]를 여의지 않고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세 가지 모습 없는 가운데서 마음에 순응하여 심오하게 들어가되 3보(寶)를 깊이 공경하고 위의(威儀)를 잃지 않기 때문에 저 사문을 공경하지 않음이 없느니라. 보살이여, 저 어진 사람32)은 세간의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 법에 머무르지 않으며, 세 가지 공한[三空] 마을[聚]에 들어가 세 가지 법[三有]의 마음을 없애느니라.” - 014_0063_c_03L佛言:“爲說戒者,不善慢故、海波浪故。如彼心地,八識海澄、九識流淨,風不能動、波浪不起,戒性等空,持者迷倒。如彼之人,七六不生、諸集滅定,不離三佛而發菩提,三無相中順心玄入,深敬三寶,不失威儀,於彼沙門不無恭敬。菩薩!彼仁者不住世閒動不動法,入三空聚滅三有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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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력보살이 여쭈었다.
“저 어진 사람은 과족만덕(果足滿德)부처님과 여래장(如來藏)부처님과 형상(形像)부처님 등 이러한 부처님의 처소에서 보리심을 발하여 세 가지의 청정한 계율[三聚戒]에 들어가지만 그 모습[相]에 머무르지 않고, 3계33)의 마음을 없애 버리되 공적한 경지에 거주(居住)하지 않으며, 제도할 만한 중생을 버리지 않으려고 고르지 못한 땅[不調地:중생계]에 들어갔으니 불가사의합니다.” - 014_0063_c_10L大力菩薩言:“彼仁者於果足滿德佛、如來藏佛、形像佛如是佛所發菩提心,入三聚戒;不住其相,滅三界心;不居寂地、不捨可衆,入不調地不可思議。”
- 그 때에 사리불(舍利弗)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 014_0063_c_14L爾時,舍利弗從座而起,前說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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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의 바다를 갖추었지만
열반의 성역에 머물지 않나니
마치 저 미묘한 연꽃이
높은 언덕에서 나지 않은 것 같네. -
014_0063_c_15L具足波若海,
不住涅槃城,
如彼妙蓮華,
高原非所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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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처님께서 한량없는 세월에
온갖 번뇌를 버리지 않으시고
세상 건지신 뒤에 득도하심은
마치 진흙에서 연꽃이 나오는 것 같네. -
014_0063_c_17L諸佛無量劫,
不捨諸煩惱,
度世然後得,
如泥華所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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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러한 6행(行)의 경지는
보살(菩薩)이 닦을 바요,
저러한 3공(空)의 마을은
보리의 참된 길이네. -
014_0063_c_18L如彼六行地,
菩薩之所修;
如彼三空聚,
菩提之眞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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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머물되 머무르지 않는 것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와 같이
올 곳으로 다시 돌아와
보살도 갖춘 뒤에 벗어나리라. -
014_0063_c_19L我今住不住,
如佛之所說,
來所還復來,
具足然後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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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나와 하나요 둘이 없게 하듯이
앞에 온 이나 뒤에 오는 이
모두 바른 깨침에 오르게 하리. -
014_0063_c_21L復令諸衆生,
如我一無二,
前來後來者,
悉令登正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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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불가사의하니라. 너는 마땅히 장차 깨달음의 길을 성취하여 한량없는 중생들이 생사(生死)의 바다를 벗어나게 하리라.” - 014_0063_c_22L爾時,佛告舍利弗言:“不可思議!汝當於後成菩提道,無量衆生超生死苦海。”
- 014_0064_a_01L그 때에 대중들은 모두 보리를 깨달았고, 많은 소승의 무리들은 다섯 가지의 공[五空]한 바다에 들어갔다.
- 014_0064_a_02L爾時,大衆皆悟菩提,諸小衆等入五空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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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진성공품(眞性空品) - 014_0064_a_03L金剛三昧經眞性空品第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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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도를 닦는 데는 이름과 모습이 있을 수 없으며, 세 가지 청정한 계율[三戒]에는 형식도 없는데, 어떻게 수용하여 중생을 위해 설명하겠습니까?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를 위해 말씀하여 주십시오.” - 014_0064_a_04L爾時,舍利弗而白佛言:“尊者!修菩薩道無有名相,三戒無儀。云何攝受爲衆生說?願佛慈悲,爲我宣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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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그대를 위해 설명하여 주리라. 선남자여, 좋거나 좋지 않은 법은 마음에 따라서 변화하여 생기는 것이니라. 일체의 경계는 의식과 언어로 분별한 것이니, 한 곳에서 제어(制御)하면 온갖 인연이 끊어져 없어지리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순일한 본각이 일어나지 않으면 세 가지의 작용[用]은 베풀어지지 않을 것이요, 여여한 이치에 머무르면 6도의 문이 닫힐 것이며, 네 가지 인연이 순조로울 것 같으면 세 가지 계율이 갖추어지리라.” - 014_0064_a_07L佛言:“善男子!汝今諦聽,爲汝宣說。善男子!善不善法,從心化生。一切境界,意言分別,制之一處,衆緣斷滅。何以故?善男子!一本不起,三用無施;住於如理,六道門杜;四緣如順,三戒具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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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여쭈었다.
“어떠한 것이 네 가지 인연이 순조로울 것 같으면 세 가지 계율이 갖추어진다는 것입니까?” - 014_0064_a_12L舍利弗言:“云何四緣如順,三戒具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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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인연이란, 첫째는 택멸(擇滅)34)하는 힘으로 취하는 인연[擇滅力取緣]이니 섭률의계(攝律儀戒)35)를 말하며, 둘째는 본각의 이익인 청정한 근기의 힘으로 모여 일어나는 인연[本利淨根力所集起緣]이니 섭선법계(攝善法戒)36)를 말하는 것이요, 셋째는 근본 지혜와 대비의 힘에서 연유[本慧大悲力緣]하는 섭중생계(攝衆生戒)37)를 말하며, 넷째는 순일한 깨달음에 통달한 지혜의 힘에서 연유[一覺通智力緣]하는 여여함에 따라 머무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 인연이라 말하느니라.
선남자여, 이러한 네 가지 큰 인연의 힘은 현상의 모습[事相]에는 머물지 않지만 공용(功用)이 없는 것이 아니며, 한 곳[一處:本覺境地)을 떠나서는 찾을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이와 같은 하나의 일은 전체적으로 6행을 받아들였으니, 이것이 부처님의 깨달음인 일체지혜의 바다이니라.” - 014_0064_a_13L佛言:“四緣者:一謂作擇滅力取緣,攝律儀戒;二謂本利淨根力所集起緣,攝善法戒;三謂本慧大悲力緣,攝衆生戒;四謂一覺通智力緣,順於如住;是謂四緣。善男子!如是四大緣力,不住事相,不無功用,離於一處,則不可求。善男子!如是一事通攝六行,是佛菩提薩婆若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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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여쭈었다.
“‘현상의 모습[事相]에는 머무르지 않지만 공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란 법의 참된 공이며, 영원하고[常], 즐겁고[樂], 불멸의 나요[我], 청정한 것[淨]은 두 가지 나38)를 뛰어넘은 위대한 열반이며, 그 마음에는 얽매임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위대한 힘의 관행(觀行)이며, 이러한 관행의 깨달음 가운데 마땅히 37조도품의 법[道品法]을 갖추겠습니다.” - 014_0064_a_21L舍利弗言:“不住事相,不無功用,是法眞空,常樂我淨。超於二我,大般涅槃,其心不繫,是大力觀。是觀覺中,應具三十七道品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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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4_b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37조도품의 법을 갖추었느니라. 왜냐 하면 4념처(念處), 4정근(正勤), 4여의족(如意足), 5근(根), 5력(力), 7각지(覺支), 8정도(正道) 등의 이름은 많으나 그 뜻이 하나이니라. 또한 동일한 것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니 이름과 숫자 때문이며, 다만 이름뿐이요 문자일 뿐이니라. 법은 얻을 수 없는 것이니 얻을 수 없는 법은 하나의 뜻이요, 문자에는 없나니, 문자(文字)가 없는 모습과 의미는 진실한 공의 바탕이니라. 공한 바탕의 의미는 실답게 여여하며, 여여한 이치는 일체의 법을 갖추었느니라. 선남자여, 여여한 이치에 머무르는 사람은 세 가지 괴로움의 바다를 건너게 되느니라.” - 014_0064_b_01L佛言:“如是,具三十七道品法。何以故?四念處、四正勤、四如意足、五根、五力、七覺分、八正道等,多名一義,不一、不異。以名數故,但名、但字,法不可得。不得之法一義無文,無文相義,眞實空性。空性之義如實如如,如如之理具一切法。善男子!住如理者,過三苦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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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여쭈었다.
“일체의 법이란 모두 다 언어와 문자일 뿐이나 언어와 문자의 모습이 바로 뜻이 되지는 않느니라. 실다운 뜻을 언어로 의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이제 여래께서는 어떻게 법을 설하시겠습니까?” - 014_0064_b_08L舍利弗言:“一切萬法,皆悉言文。言文之相,卽非爲義;如實之義,不可言議。今者如來云何說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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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법을 설하는 것은 너희 중생들이 말씀을 일으키는 데(상태나 환경)에 있으므로 말할 수 없는 것을 설하는 것이니,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설하는 것이니라. 내가 설한 것은 의어(義語: 뜻말)이지 문어(文語:글말)가 아니니라. 중생이 설명하는 것은 문어이지 의어(義語)가 아니니라. 의어가 아닌 것은 모두 공허하여 실답지 않은 것이니, 공허하여 실답지 않은 말[空無之言]은 그 뜻에 대해 말하지 않으며, 뜻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모두가 속이는 말[妄語]이니라. - 014_0064_b_11L佛言:“我說法者,以汝衆生在生說故。說不可說,是故說之。我所說者,義語非文;衆生說者,文語非義。非義語者,皆悉空無。空無之言,無言於義。不言義者,皆是妄語。
- 뜻과 같이 말하자면 실상의 공은 공이 아니며 공허한 실상은 진실한 것이 아니니라. 두 가지 모습을 떠나 중간이라 할지라도 맞지 않나니, 그 알맞지 않은 법은 세 가지 모습[三相]을 떠나 처소를 볼 수 없으므로 여여한 그대로 말하느니라. 여여함에는 없다거나 있다거나 하는 것이 없나니, 없다는 것은 없다는 법에 대해서 있는 것이니라. 여여함에는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것이 없나니, 있다는 것은 있다는 법에 대해서 없는 것이니라. 여여함에는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말씀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여여함에 있는 것도 아니고, 여여함은 여여함을 소유하지 않으므로 여여한 말씀이 없는 것도 아니니라.”
- 014_0064_b_15L如義語者,實空不空,空實不實,離於二相,中閒不中。不中之法離於三相,不見處所。如如如說,如無無有,無有於無,如無有無,有無於有,如有無不在。說不在說故,不在於如,如不有如,不無如說。”
-
사리불이 여쭈었다.
“일체의 중생들은 일천제(一闡提)를 따르나니 일천제의 마음은 어떠한 지위에 머물러야 여래와 여래의 실상에 도달할 수 있겠습니까?” - 014_0064_b_20L舍利弗言:“一切衆生從一闡提。闡提之心住何等位,得至如來如來實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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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4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천제의 마음을 따라 여래와 여래의 실상에 도달하여 다섯 등급의 지위에 머무느니라.
첫째는 믿음의 지위[信位]이다. 이 몸 속의 진여의 종자(種子)는망령된 마음으로 가려져 있으나 망령된 것을 버리면 마음이 청정해지는 것을 믿는 것이니, 마음이 청정하면 명백하게 모든 경계가 의식과 언어의 분별인 줄을 아느니라.
둘째는 생각하는 지위[思位]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모든 경계는 오직 의식과 언어뿐이며, 의식과 언어의 분별은 마음대로 나타나는 것이요, 보이는 경계는 나의 본래의 식(識)이 아니라고 관하는 것이니라. 이 본래의 식은 법도 아니며 뜻도 아니요, 잡히는 것도 아니며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닌 줄을 아는 것이니라. - 014_0064_b_22L佛言:“從闡提心乃至如來,如來實相住五等位。一者、信位。信此身中眞如種子爲妄所翳,捨離妄心,淨心淸白,知諸境界意言分別。二者、思位。思者,觀諸境界唯是意言,意言分別隨意顯現,所見境界非我本識,知此本識非法、非義,非所取、非能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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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닦는 지위[修位]이다. 닦는다는 것은 항상 수행하고자 하는 주체적인 마음[能起]을 일으키되 마음을 일으킴과 닦음이 동시이니라. 먼저 지혜로써 이끌어서 가지가지의 장애와 난관[障難]을 배제하고 속박(번뇌나 업장)에서 벗어나는 것이니라.
넷째는 행함의 지위[行位]이다. 행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의 행함의 경지를 벗어나 마음에 취하고 버리는 것이 없느니라. 지극히 청정하고 근기가 예리하여 움직이지 않는 마음의 여여함은 결정된 보배로운 바탕이며 위대한 열반의 경지이니, 오직 바탕만이 공하고 클 뿐이니라. - 014_0064_c_06L三者、修位。修者,常起、能起,起修同時,先以智導,排諸障難,出離蓋纏。四者、行位。行者,離諸行地,心無取捨,極淨根利,不動心如,決定實性,大般涅槃,唯性空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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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는 버리는 지위[捨位]이다. 버린다는 것은 바탕이 공한데도 머물지 않는 것이니라. 바른 지혜는 흘러서 변하지만 대비의 여여한 모습이며, 그 모습은 여여함에도 머무르지 않느니라. 삼먁삼보리(三藐三菩提)39)는 마음을 비워 깨닫지 않는 것이니, 마음에는 변제(邊際:변두리나 끝)가 없어서 처소를 볼 수 없으며, 이것이 여래에 이르는 길이니라.
선남자여, 이 5위(位)는 순일한 깨달음이니라. 본각의 이익에 따라서 들어가나니, 만일 중생을 교화하고자 한다면 그 본처(本處)에 따라야 하느니라.” - 014_0064_c_10L五者、捨位。捨者,不住性空,正智流易,大悲如相,相不住如,三藐三菩提虛心不證,心無邊際,不見處所,是至如來。善男子!五位一覺從本利入,若化衆生從其本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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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여쭈었다.
“어떠한 것을 그 본처에 따르는 것이라 합니까?” - 舍利弗言:“云何從其本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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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본래 근본이란 없느니라. 정해진 처소가 없는 데에 살면서 변제(邊際)를 비우고 실상에 들어가며, 보리심을 일으켜 성스러운 길[聖道]을 원만하게 성취하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마치 손으로 저 허공을 잡는 것과 같아서 잡은 것도 아니며, 잡지 않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니라.” - 014_0064_c_15L佛言:“本來無本,處於無處,空際入實,發菩提心,而滿成聖道。何以故?善男子!如手執彼空,不得非不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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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말씀하셨듯이 불사에 앞서서 본각의 이익으로써 취한다고 하셨는데, 이것은 적멸을 생각하는 것이며, 적멸은 여여한 것입니다. 가지가지의 공덕을 다 지니고, 마땅히 일체의 법을 진열하되 원융무애하여 둘이 아니니 헤아려 측량할 수 없습니다. 마땅히 이 법을 알면 바로 이것이 마하반야바라밀입니다. 이것은 크게 신비한 주문[大神呪]이며, 이것은 크게 밝은 주문[大明呪]이며, 이것은 위없이 밝은 주문[無上明呪]이며, 이것은 위없이 평등한 주문[無等等呪]입니다.” - 014_0064_c_18L舍利弗言:“如尊所說,在事之先,取以本利,是念寂滅,寂滅是如。摠持諸德,該羅萬法,圓融不二。不可思議!當知是法卽是摩訶般若波羅蜜,是大神呪、是大明呪、是無上呪、是無等等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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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5_a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진여는 공한 바탕이니라. 바탕이 공한 지혜의 불은 가지가지의 번뇌[結]를 태워 없애 버려평등하고 평등하니라. 등각(等覺:평등한 깨달음)의 세 가지 경지[三地]와 묘각(妙覺:묘한 깨달음)의 세 가지 몸[三身]이 9식(識) 가운데서 명백하여 밝고 깨끗하며 가지가지의 그림자가 있을 수 없느니라. - 014_0064_c_23L佛言:“如是,如是。眞如空性,性空智火燒滅諸結。平等平等,等覺三地,妙覺三身,於九識中皎然明淨,無有諸影。
- 선남자여, 이 법은 인(因)도 아니고 연(緣)도 아니니, 그것은 지혜 자체의 작용(作用)이기 때문이니라. 움직임도 아니고 고요함도 아니니, 그것은 작용의 바탕이 공하기 때문이니라.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니, 그것은 공한 모습도 공하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만일 중생을 교화할 것 같으면 저 중생들이 이 뜻을 관찰[觀]하여 들어가게 해야 하느니라. 이 뜻에 들어가면 이것이 여래를 보는 것이니라.”
- 014_0065_a_03L善男子!是法非因、非緣,智自用故;非動、非靜,用性空故;義非有無,空相空故。善男子!若化衆生,令彼衆生觀入是義,入是義者是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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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여쭈었다.
“여래를 뜻으로 관찰하면 가지가지의 흐름에 머무르지 않으며, 마땅히 4선(禪)40)을 여의고 유정천(有頂天)41)을 뛰어넘겠습니다.” - 014_0065_a_07L舍利弗言:“如來義觀不住諸流,應離四禪而超有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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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왜냐 하면 일체의 법은 이름과 숫자일 뿐이니 4선도 이와 같으니라. 만일 여래를 볼 것 같으면 여래의 마음은 자유로워서 항상 멸진처(滅盡處)에 있으며, 나오는 것도 아니고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그것은 안과 밖이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 014_0065_a_08L佛言:“如是。何以故?一切法名數,四禪亦如是。若見如來者,如來心自在,常在滅盡處,不出亦不入,內外平等故。
- 선남자여, 저러한 가지가지의 선관(禪觀)은 모두 생각이 공한 선정이거니와 이 여여함은 그것과 다르니라. 왜냐 하면 여여함으로 여여함의 실상을 관찰하되 여여함의 모양을 보고 관찰할 수 없이 가지가지의 모습이 적멸하나니, 적멸이 바로 여여의 뜻이기 때문이니라. 저와 같이 생각이 있는 선정(禪定)은 움직임이지 선(禪)이 아니니라. 왜냐 하면 선의 바탕[禪性]은 가지가지의 움직임을 여읜 것이므로 물들게 하는 것도 아니며 물들어진 것도 아니요, 법도 아니며 그림자도 아니니라. 가지가지의 분별을 떠난 본각의 이익이란 뜻이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이와 같이 관찰하는 선정(禪定)이라야 선(禪)이라 이름하느니라.”
- 014_0065_a_11L善男子!如彼諸禪觀,皆爲想空定,是如非復彼。何以故?以如觀如,實不見觀,如相諸相,相已寂滅,寂滅卽如義。如彼想禪定,是動非是禪。何以故?禪性離諸動,非染、非所染,非法、非影,離諸分別,本利義故。善男子!如是觀定,乃名爲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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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여쭈었다.
“불가사의합니다. 여래께서는 항상 여여한 실상으로 중생을 교화하시되 이러한 실상의 뜻에는 글이 많고 뜻이 풍부하여 근기가 영리한 중생은 닦을 수 있으려니와 근기가 아둔한 중생은 뜻을 알기가 어려우리니, 어떠한 방편으로 저 아둔한 중생들이 이 진리에 들어오도록 하겠습니까?” - 014_0065_a_18L舍利弗言:“不可思議!如來常以如實而化衆生。如是實義,多文廣義,利根衆生乃可修之,鈍根衆生難以措意。云何方便令彼鈍根得入是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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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아둔한 근기의 중생들이 하나의 사구게(四句偈)를 받아 지니게 하면 참된 진리에 들어가리라. 일체의 불법이 하나의 게송 가운데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니라.” - 014_0065_a_22L佛言:“令彼鈍根受持一四句偈,卽入實諦。一切佛法,攝在一四偈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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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불이 여쭈었다.
“어떠한 것이 네 구절로 된 게송입니까? 원하옵건대 말씀하여 주십시오.” - 014_0065_a_23L舍利弗言:“云何一四句偈?願爲說之。”
- 014_0065_b_01L이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14_0065_b_01L於是,尊者而說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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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으로 생긴 뜻은,
이 뜻은 적멸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며,
가지가지의 생멸(生滅)을 소멸한 뜻은,
이 뜻은 생함이요, 멸함이 아니니라. -
014_0065_b_02L因緣所生義,
是義滅非生;
滅諸生滅義,
是義生非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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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대중들은 이 게송 설하시는 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였으며, 모두 생김이 없는 법과 생김이 없어진 지혜와 바탕이 공한 지혜의 바다를 얻었느니라. - 014_0065_b_04L爾時,大衆聞說是偈,僉大歡喜,皆得滅生滅生般若性空智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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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여래장품(如來藏品) - 014_0065_b_06L金剛三昧經如來藏品第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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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범행 장자(梵行長子)가 본제(本際)42)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생긴다는 뜻이므로 소멸하지 않으며, 소멸한다는 뜻이니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진여의 뜻이 바로 부처님의 보리입니다. 보리의 바탕이 바로 분별없는 것이며, 분별없는 지혜는 그 끝이 없음을 분별하나니, 다함 없는 모습[無窮之相]은 분별이 소멸한 것일 뿐이라 이러한 뜻의 모습[義相]은 불가사의하고, 불가사의한 가운데는 분별이 없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일체 법의 수량은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으나 끝이 없는 법의 모양은 하나의 실다운 뜻의 바탕이며, 오직 하나뿐인 성품에 머무르게 된다는 그 일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 014_0065_b_07L爾時,梵行長者從本際起,而白佛言:“尊者!生義不滅、滅義不生,如是如義卽佛菩提。菩提之性則無分別,無分別智分別無窮。無窮之相唯分別滅,如是義相不可思議,不思議中乃無分別。尊者!一切法數無量無邊,無邊法相一實義性唯住一性。其事云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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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여, 불가사의하니라. 내가 설한 가지가지의 가르침은 어리석은 자를 위하기 때문이며 방편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니라. 일체 가르침의 모습은 하나요, 실다운 뜻의 지혜이니라.
왜냐 하면 마치 한 시장에 네 개의 대문[四大門]을 열어 놓으면, 이 네 개의 대문은 모두 하나의 시장으로 돌아가듯이, 저 중생들이 마음대로 들어가게 되는 가지가지 가르침의 맛 또한 이와 같으니라.” - 014_0065_b_14L佛言:“長者!不可思議!我說諸法爲迷者故,方便導故,一切法相一實義智。何以故?譬如一市開四大門,是四門中皆歸一市,如彼衆庶隨意所入;種種法味亦復如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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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장자가 여쭈었다.
“가르침이 만일 이러하다면, 제가 한맛[一味]에 머무르면 마땅히 일체의 모든 맛을 포섭하겠습니다.” - 014_0065_b_19L梵行長者言:“法若如是,我住一味,應攝一切諸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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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왜냐 하면 한맛의 진실한 뜻은 하나의 큰 바다와 같아서 일체의 흐름이 들어가지 않음이 없느니라. 장자여, 일체 가르침의 맛은 오히려 저 뭇 흐름과 같아서 이름과 수량은 비록 다르지만 그 물은 다르지 않느니라. 만일 큰 바다에 들어가면 여러 흐름을 통괄하여 한맛에 머무르게 되나니, 곧 가지가지의 맛을 끌어안기 때문이니라.” - 014_0065_b_20L佛言:“如是,如是。何以故?一味實義如一大海,一切衆流無有不入。長者!一切法味猶彼衆流,名數雖殊,其水不異。若住大海則括衆流,住於一味則攝諸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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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5_c_01L범행 장자가 여쭈었다.
“모든 가르침이 한맛이라면 어찌하여 3승의 길[三乘道]과 그 지혜에 차이가 있다고 합니까?” - 014_0065_c_02L梵行長者言:“諸法一味。云何三乘道其智有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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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여, 비유하자면 강(江)과 하수(河水)와 회수(淮水)와 바다[海]는 크고 작음이 다르기 때문이며, 깊고 얕음의 차이 때문이며, 이름과 글자의 구별 때문이니라. 물이 강 가운데 있으면 강물이라 부르고, 하수 가운데 있으면 하수라 부르고, 회수 가운데 있으면 회수라 부르지만 물이 함께 바다 가운데 있으면 바닷물이라 부르는 것처럼 가르침 또한 이와 같아서 함께 진여에 있으면 단지 부처의 길[佛道]이라 부를 뿐이니라.
장자여, 유일한 부처의 길[佛道]에 머무르면 세 가지 행[三行]을 통달하느니라.” - 014_0065_c_03L佛言:“長者!譬如江、河、淮、海,大小異故、深淺殊故、名文別故,水在江中名爲江水、水在淮中名爲淮水、水在河中名爲河水、俱在海中唯名海水。法亦如是,俱在眞如,唯名佛道。長者!住一佛道,卽達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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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장자가 여쭈었다.
“어떠한 것을 세 가지 행[三行]이라 합니까?” - 014_0065_c_08L梵行長者言:“云何三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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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가지 행이란, 첫째는 현상에 따라 취하는 행[隨事取行]이며, 둘째는 식에 따라 취하는 행[隨識取行]이며, 셋째는 진여에 따라 취하는 행[隨如取行]이니라.
장자여, 이와 같은 세 가지 행은 많은 방법들을 모두 다 섭수(攝受)하고 있으며, 일체 가르침의 방법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없느니라. 이 행에 들어오는 자는 공이란 모습을 일으키지 않느니라. 이렇게 들어오면 여래장(如來藏)에 들어왔다고 말할 수 있느니라. 여래장에 들어간다는 것은 들어가되 들어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 014_0065_c_09L佛言:“一、隨事取行,二、隨識取行,三、隨如取行。長者!如是三行摠攝衆門,一切法門無不此入。入是行者,不生空相;如是入者,可謂入如來藏;入如來藏者,入不入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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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장자가 여쭈었다.
“불가사의합니다. 여래장에 들어간다는 것은 마치 싹이 열매를 맺은 것과 같아서 들어가는 곳이 없습니다. 줄기와 뿌리의 이로운 힘[利力]이 이롭게 그 근본을 이루는 것입니다. 근본 실제(實際)를 얻으면 그 지혜는 얼마나 됩니까?” - 014_0065_c_13L梵行長者言:“不可思議!入如來藏,如苗成實,無有入處。本根利力,利成得本,得本實際,其智幾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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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지혜는 끝이 없으나, 요약해서 말하자면 그 지혜에는 네 가지가 있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결정된 지혜[定智]이니 여여함을 따르는 것이며, 둘째는 결정되지 않은 지혜[不定智]이니 방편으로 병(病)을 꺾어 부수는 것이며, 셋째는 열반의 지혜이니 전각(電覺)43)의 실제(實際)를 제거함이며, 넷째는 마지막 지혜[究竟智]이니 실상에 들어가 부처의 길을 갖추는 것이니라.
장자여, 이와 같이 네 가지 중요한 작용[用]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라. 이것은 큰 다리[橋梁]이자 커다란 나루터이므로 만일 중생을 교화하려면 마땅히 이 지혜를 사용해야 하느니라. - 014_0065_c_16L佛言:“其智無窮。略而言之,其智有四。何者爲四?一者、定智,所謂隨如,二者、不定智,所謂方便破病,三者、涅槃智,所謂除電覺際,四者、究竟智,所謂入實具足佛道。長者!如是四大事用,過去諸佛所說,是大橋梁、是大津濟。若化衆生,應用是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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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6_a_01L장자여, 이 커다란 작용을 사용하는 데는 다시 세 가지 중대한 사업이 있느니라.
첫째는 세 가지 삼매에서는 안과 밖44)이 서로 빼앗지 않으며, 둘째는 대(大)․의(義)․과(科)에서는도리에 따라 간택하여 소멸시키며, 셋째는 진여의 지혜와 선정에서는 위대한 자비(大悲)로써 이익을 함께 하느니라. 이와 같은 세 가지 일은 보리를 성취시키느니라. 이 일을 실행하지 않으면 능히 저 네 가지 지혜의 바다에 흘러 들어갈 수 없으며, 가지가지의 커다란 마군이가 그 유리한 기회를 얻게 되리라.
장자여, 너희들 대중은 성불(成佛)할 때까지 항상 닦고 익히되 잠시도 실수해서는 안 되느니라.” - 014_0065_c_22L長者!用是大用,復有三大事。一者、於三三昧內外不相奪,二者、於大義科隨道擇滅,三者、於如慧定以悲俱利。如是三事,成就菩提;不行是事,則不能流入彼四智海,爲諸大魔所得其便。長者!汝等大衆,乃至成佛,常當修習勿令蹔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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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장자가 여쭈었다.
“어떠한 것을 세 가지의 삼매(三昧)라 합니까?” - 梵行長者言:“云何三三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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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가지 삼매란 공삼매(空三昧)․무상삼매(無相三昧)․무작삼매(無作三昧)이니라.” - 014_0066_a_06L佛言:“三三昧者,所謂空三昧、無相三昧、無作三昧,如是三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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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장자가 여쭈었다.
“어떠한 것을 대(大)․의(義)․과(科)라 합니까?” - 014_0066_a_08L梵行長者言:“云何於大義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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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는 4대(大)를 말하며, 의는 5음(陰)․18계(界)․6입(入)을 말하며, 과는 근본 식[本識]을 말함이니, 이것을 대․의․과라 하느니라.” - 014_0066_a_09L佛言:“大謂四大、義謂陰界入等、科謂本識,是謂於大義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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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장자가 여쭈었다.
“불가사의합니다. 이와 같은 지혜의 공용(功用)은 스스로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여 3계의 경지를 넘어가며, 열반에도 머물지 않고 보살도에 들어갑니다. 이와 같은 가르침의 모습은 생하고 소멸하는 법이니, 분별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분별을 여의면 법은 마땅히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 014_0066_a_10L梵行長者言:“不可思議!如是智事,自利利人,過三界地,不住涅槃,入菩薩道。如是法相,是生滅法,以分別故;若離分別,法應不滅。”
- 그 때 여래께서는 이 뜻을 펴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14_0066_a_14L爾時,如來欲宣此義而說偈言:
-
법은 분별을 따라 생기고
다시 분별을 따라 도리어 없어지네.
가지가지 분별하는 법을 없애 버리면
이 법은 나고 없어지는 법이 아니네. -
014_0066_a_15L法從分別生,
還從分別滅,
滅諸分別法,
是法非生滅。
-
그 때 범행 장자는 이 게송 설하시는 것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그 뜻을 펴고자 게송으로 말하였다. - 014_0066_a_17L爾時,梵行長者聞說是偈,心大欣懌,欲宣其義而說偈言:
-
모든 법은 본래 적멸한 것
적멸은 또한 생김이 없나니
이 모든 나고 없어지는 법
이 법은 생김 없는 것도 아니어라. -
014_0066_a_19L諸法本寂滅,
寂滅亦無生,
是諸生滅法,
是法非無生。
-
저것이 바로 이것과 함께하지 않나니
단멸[斷]과 상존[常]을 지니기 때문이네.
이것은 바로 두 가지를 떠났지만
또한 하나의 머묾에도 있지 않네. -
014_0066_a_21L彼則不共此,
爲有斷常故,
此則離於二,
亦不在一住。
-
만일 법에 하나가 있다고 한다면
이 모습은 털바퀴45)와 같은 것
마치 아지랑이와 물이 뒤바뀌듯이
모두가 허망하기 때문이라네. -
014_0066_a_22L若說法有一,
是相如毛輪,
如焰水迷倒,
爲諸虛妄故;
-
014_0066_b_01L
만일 법이 없다고 본다면
이 법은 마치 허공과 같으리니
장님은 해[日]를 볼 수 없듯이법을 설명해도 거북의 털과 같네. -
014_0066_a_23L若見於法無,
是法同於空,
如盲無目倒,
說法如龜毛。
-
제가 이제 부처님 말씀을 듣고
법에는 두 가지 견해가 없음을 알았으며
또한 중간에 의지해 머물지도 않기에
머묾 없음에 따라 뜻을 받아 지니네. -
014_0066_b_02L我今聞佛說,
知法非二見,
亦不依中住,
故從無住取。
-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은
머묾 없음을 따르나니
나도 머묾 없는 곳을 따라서
이곳에서 여래를 예배합니다. -
014_0066_b_03L如來所說法,
悉從於無住,
我從無住處,
是處禮如來。
-
여래의 모습에 경건히 예배하는 것은
허공처럼 움직이지 않는 지혜이며
처소 없음에도 집착하지 않으니
머묾 없는 몸에 경례합니다. -
014_0066_b_04L敬禮如來相,
等空不動智,
不著無處所,
敬禮無住身。
-
저는 어디서나
항상 모든 여래를 뵈옵나니
오직 원하옵건대 모든 여래께서는
저를 위해 영원한 법 말씀하소서. -
014_0066_b_06L我於一切處,
常見諸如來,
唯願諸如來,
爲我說常法。
-
그 때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너희들을 위하여 영원한 법[常法]을 말하리라.
선남자여, 영원한 법이란 영원한 법이 아니니라. 말도 아니고 글자도 아니며, 진리[諦]도 아니고 해탈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니고 경계도 아니니라. 가지가지의 망령됨과 단멸의 경계를 떠난 것이니라. 이 법은 무상한 것이 아니라 일체의 상견(常見)과 단견(斷見)을 떠난 것이니라. 식(識)을 투철하게 보면 항상하는 것이지만 이 식은 항상 적멸하며, 적멸하다는 것 또한 적멸하느니라. - 014_0066_b_07L爾時,如來而作是言:“諸善男子!汝等諦聽,爲汝衆等說於常法。善男子!常法非常法,非說亦非字,非諦、非解脫,非無、非境界,離諸妄斷際。是法非無常,離諸常斷見,了見識爲常,是識常寂滅,寂滅亦寂滅。
-
선남자여, 법의 적멸을 인식하는 자는 마음을 적멸하게 하지 않았으나 마음이 항상 적멸하느니라. 적멸을 얻는 자는 마음이 항상 참된 관찰[觀]에 있느니라.
가지가지의 명색(名色)46)은 오직 이 어리석은 마음[痴心]일 뿐임을 아나니, 어리석은 마음의 분별로 모든 법을 분별하기 때문에 명색에서 벗어나는 어떤 다른 일이 없느니라. 법이 이와 같음을 알고 문자와 말에 따르지 않으며, 마음은 뜻을 핵심으로 삼아 나[我]를 분별하지 않고 나라는 것이 가명인 줄을 알면 바로 적멸을 얻을 것이니, 만일 적멸을 얻으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 014_0066_b_13L善男子!知法寂滅者,不寂滅心,心常寂滅;得寂滅者,心常眞觀,知諸名色,唯是癡心;癡心分別,分別諸法,更無異事出於名色。知法如是不隨文語,心心於義不分別我,知我假名卽得寂滅。若得寂滅,卽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 그 때 장자 범행은 이 말씀을 듣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 014_0066_b_19L爾時,長者梵行聞說是語而說偈言:
-
이름의 모습[相]과 분별하는 일과
법을 셋이라 부르며
진여와 바르고 묘한 지혜는
그것과 다섯을 형성했네. -
014_0066_b_20L名相分別事,
及法名爲三,
眞如正妙智,
及彼成於五。
-
저는 이제 이 법이
단견과 상견에 얽매여
나고 없어지는 길에 들어간 줄 아나니
이것은 단견(斷見)이요 상견이 아니어라. -
014_0066_b_22L我今知是法,
斷常之所繫,
入於生滅道,
是斷非是常。
-
여래께서 공한 법을 말씀하시니
단견과 상견에서 멀리 떠나 있도다.
인연은 없는 것이니 생기지 않는 것
생기지 않으므로 없어지지 않는 것이어라. -
014_0066_b_23L如來說空法,
遠離於斷常,
因緣無不生,
不生故不滅。
-
014_0066_c_01L
인연에 집착하여 있다[有]고 하는 것은
마치 허공 속에서 꽃을 따려는 것과 같고
석녀(石女)의 아기를 구하려는 것과 같아서
필경에는 얻을 수 없으리라. -
014_0066_c_01L因緣執爲有,
如採空中華,
猶取石女子,
畢竟不可得。
-
모든 인연을 떠나서 취하고
또한 다른 것을 따르지 않고 소멸한다.
자신의 5온 12처 18계와 4대에 미쳐서는
진여에 의지하므로 실상을 얻으리. -
014_0066_c_03L離諸因緣取,
亦不從他滅,
及於己義大,
依如故得實。
-
이러므로 진여의 법은
항상 자재하여 여여하나니
일체 모든 법은
진여가 아니라 식이 변화한 것일세. -
014_0066_c_04L是故眞如法,
常自在如如,
一切諸萬法,
非如識所化。
-
식을 여의면 모든 법은 공한 것
이러므로 공한 곳을 따라서 말하나니
생기고 없어지는 모든 법을 없애고
언제나 열반에 머묾이여. -
014_0066_c_05L離識法卽空,
故從空處說,
滅諸生滅法,
而住於涅槃。
-
대비가 빼앗는 바이며
열반은 없어져서 머무르지 않나니
소취(所取)와 능취(能取)를 변화시켜
여래장에 들어가게 하시네. -
014_0066_c_07L大悲之所奪,
涅槃滅不住,
轉所取能取,
入於如來藏。
-
그 때에 대중들이 이 뜻에 대한 설명을 듣고 모두 바른 생활을 얻어 여래의 여래장의 바다에 들어갔다. - 014_0066_c_08L爾時,大衆聞說是義,皆得正命,入於如來如來藏海。
-
8. 총지품(摠持品) - 014_0066_c_10L金剛三昧經摠持品第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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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지장(地藏)보살이 대중 가운데서 일어나 부처님 앞으로 나와 합장하고 꿇어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대중을 관찰하매 마음에 의심하는 일이 있어서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한 듯합니다. 이제 여래께서는 그 의심을 제거하여 주시고자 하시니, 제가 이제 대중을 위하여 의심에 따라 묻는 바입니다. 원하건대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불쌍히 여겨 허락하여 주십시오.” - 014_0066_c_11L爾時,地藏菩薩從衆中起至于佛前,合掌䠒跪而白佛言:“尊者!我觀大衆心有疑事,猶未得決。今者如來欲爲除疑,我今爲衆隨疑所問,願佛慈悲垂哀聽許。”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여, 그대는 이와 같이 중생을 제도할 수 있으려니와 이것은 위대한 자비라, 헤아려 생각하기가 어렵느니라. 그대는 마땅히 널리 물어라. 그대를 위하여 설명하리라.” - 014_0066_c_16L佛言:“菩薩摩訶薩!汝能如是救度衆生,是大悲愍不可思議。汝當廣問,爲汝宣說。”
-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일체의 모든 법이 어찌하여 인연으로 생기지 않는다 하십니까?” - 014_0066_c_18L地藏菩薩言:“一切諸法云何不緣生?”
- 그 때 여래께서는 이 뜻을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14_0066_c_19L爾時,如來欲宣此義,而說偈言:
-
만일 법이 인연으로 생기는 바
인연을 떠나 법도 있을 수 없다면
어떻게 법의 고정된 바탕[性]이 없는데
인연으로 법이 생길 수 있겠는가? -
014_0066_c_20L若法緣所生,
離緣可無法,
云何法性無,
而緣可生法?
-
그 때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법이 만일 생김이 없는 것이라면 어찌하여 설법을 하시되 법이 마음을 따라서 생긴다고 말씀하십니까?” - 014_0066_c_22L爾時,地藏菩薩言:“法若無生,云何說法,法從心生?”
- 이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於是尊者而說偈言:
-
014_0067_a_01L
이것이 마음으로 생겨난 법[所生法]이라면
이 법은 능취(能取:주체)와 소취(所取:대상)이니
술취한 눈으로 허공의 꽃을 보는 것 같아
이 법도 그러하여 저것이 아니네. -
014_0067_a_01L是心所生法,
是法能所取,
如醉眼空華,
是法然非彼。
-
그 때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법이 만일 이와 같다면 법은 곧 의지할 상대가 없는 것이니, 의지할 상대가 없는 법은 마땅히 저절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 014_0067_a_03L爾時,地藏菩薩言:“法若如是,法則無待,無待之法,法應自成。”
- 이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14_0067_a_05L於是尊者而說偈言:
-
법은 본래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나다 남이다 하는 것도 그러하니라.
시작되는 것도 아니고 끝나는 것도 아니며
이루어지고 무너짐에도 머물지 않느니라. -
014_0067_a_06L法本無有無,
自他亦復爾,
不始亦不終,
成敗則不住。
-
그 때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일체 모든 법의 모습이 바로 본래의 열반이며, 열반과 공의 모습도 이와 같나니, 이러한 법들이 없으면 이 법은 여여함에 상응하겠습니다.” - 014_0067_a_08L爾時,地藏菩薩言:“一切諸法相卽本涅槃,涅槃及空相亦如是。無是等法,是法應如。”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러한 법이 없어야 이 법이 여여하니라.” - 佛言:“無如是法,是法是如。”
-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불가사의합니다. 이와 같은 진여의 모습은 같은 것도 다른 것도 아니며, 뜻으로 취득하는 것이나 업으로 취득하는 것이나 모두 공적하나니, 공적한 마음과 법은 함께 취득할 수 없는 것이므로 마땅히 적멸합니다.” - 014_0067_a_11L地藏菩薩言:“不可思議!如是如相,非共、不共,意取、業取,卽皆空寂。空寂心法,俱不可取,亦應寂滅。”
-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14_0067_a_14L於是尊者而說偈言:
-
일체의 공적(空寂)한 법
이 법은 고요하나 공한 것은 아니다.
저 마음이 공하지 않을 때에
이러한 마음의 얻음은 있지 않으리. -
014_0067_a_15L一切空寂法,
是法寂不空,
彼心不空時,
是得心不有。
-
그 때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이 법은 3제(諦:색․공․심)가 아니니라. 3제인 물질[色]․허공[空]․마음[心]도 없어지는 것이거니와 이 법이 본래 소멸할 때에는 이 법도 마땅히 이러한 소멸에 상응하겠습니다.” - 014_0067_a_17L爾時,地藏菩薩言:“是法非三諦,色空心亦滅,是法本滅時,是法應是滅。”
- 이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14_0067_a_19L於是尊者而說偈言:
-
법은 본래 자성이 없건만
저것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것이니
이와 같은 차별이 있는 곳에서가 아니라
저 그러함[如是]에 있느니라. -
014_0067_a_20L法本無自性,
由彼之所生,
不於如是處,
而有彼如是。
-
그 때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일체 모든 법은 생김도 없고 소멸함도 없거늘 어찌하여 하나가 아니라 합니까?” - 014_0067_a_22L爾時,地藏菩薩言:“一切諸法無生、無滅。云何不一?”
- 이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於是尊者而說偈言:
-
014_0067_b_01L
법은 머무르는 곳이 없으며
모습과 수효는 공하므로 없나니
이름[名]47)과 언설의 두 가지와 법,
이것은 바로 능취와 소취이니라. -
014_0067_b_01L法住處無在,
相數空故無,
名說二與法,
是則能所取。
-
그 때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일체 모든 법의 모습은 두 언덕에도 머물지 않으며, 또한 중간의 흐름에도 머물지 않나니, 심식(心識)도 이러하거늘, 어찌하여 가지가지의 경계가 식(識)을 따라 생긴 것이라 하십니까? 만일 식이 생김[生]을 지닐 수 있다면 이 식 또한 생김을 따르는 것이거늘 어찌하여 생김이 없다고 하십니까? 식이 능생(能生)이라면 소생(所生)48)을 지니는 것입니다.” - 014_0067_b_03L爾時,地藏菩薩言:“一切諸法相,不住於二岸,亦不住中流;心識亦如是。云何諸境界,從識之所生?若識能有生,是識亦從生。云何無生識,能生有所生?”
- 이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14_0067_b_07L於是尊者而說偈言:
-
소생과 능생 두 가지는
두 가지인 능연과 소연49)이라.
본래 각각의 자아가 없나니
있음에 사로잡히는 것은 허공의 꽃 같은 환상이니라. -
014_0067_b_08L所生能生二,
是二能所緣,
俱本各自無,
取有空華幻。
-
식의 생김이 아직 없을 적에
경계는 이 때에 생긴 것이 아니니라.
경계가 아직 생기지 않았을 적에
이 때는 식도 역시 사라지느니라. -
014_0067_b_10L識生於未時,
境不是時生,
於境生未時,
是時識亦滅。
-
그것들은 본래 함께 없는 것
또한 있다거나 없다거나가 아닌 있음이니,
생김이 없으면 식 역시 없는 것,
어찌 경계가 있음을 따른다고 하는가? -
014_0067_b_11L彼卽本俱無,
亦不有無有,
無生識亦無,
云何境從有?
-
그 때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법의 모습은 이와 같아서 안과 밖이 함께 공하여 경계와 지혜 두 가지 무리는 본래 적멸하니라. 여래께서 말씀하신 실상은 진실로 공한 것이니, 이와 같은 법은 바로 집기(集起)50)가 아닙니다.” - 014_0067_b_12L爾時,地藏菩薩言:“法相如是,內外俱空。境智二衆,本來寂滅。如來所說實相眞空,如是之法卽非集也。”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실다운 법은 물질도 아니고 머묾도 없으며, 집기되는 것도 아니고 집기시키는 것도 아니며, 의(義)도 아니고 대(大)도 아닌 순일한 본각의 이로운 법이니 깊은 공덕의 무더기이니라.” - 014_0067_b_15L佛言:“如是。如實之法,無色,無住,非所集、非能集,非義、非大,一本利法,深功德聚。”
-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불가사의하고 불가사의한 무더기입니다. 7식과 전5식이 생기지 않으면 8식과 6식이 적멸하며, 9식의 모습도 공하여 없을 것입니다. 있음[有]도 공하여 있을 수 없고, 없음[無]도 공하여 있을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 법의 뜻이 모두 공하여 행함이 없는 데에 들어가지만 가지가지의 업을 잃지 않으며 주체와 대상이 없으며, 주동과 피동[能所]의 신견(身見)51)과 안과 밖의 번뇌[結使]가 모두 고요해졌으므로 가지가지의 서원[願] 역시 멈추었습니다. 이와 같이 이치로 관(觀)하는 지혜와 선정과 진여를 세존께서는 항상 말씀하셨으니, 진실로 공한 법[空法]이 바로 훌륭한 약(藥)인 것과 같습니다.” - 014_0067_b_17L地藏菩薩言:“不可思議!不思議聚,七五不生,八六寂滅,九相空無,有空無有,無空無有。如尊者所說法義皆空,入空無行不失諸業。無我我所,能所身見,內外結使,悉皆寂靜,故願亦息。如是理觀,慧定眞如。尊者常說寔如空法,卽良藥也。”
-
014_0067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왜냐 하면 법의 바탕은공하기 때문이니라. 공의 바탕은 생김이 없기 때문에 마음도 항상 생김이 없으며, 공의 바탕은 소멸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도 항상 소멸함이 없으며, 공의 바탕은 머묾이 없기 때문에 마음도 머묾이 없고, 공의 바탕은 조작함[爲]이 없기 때문에 마음도 역시 조작함이 없느니라. 공은 나가고 들어옴이 없어서 가지가지의 얻고 잃음을 떠나며, 5음․18계․6입 등이 모두 없나니, 마음이 여여하여 집착하지[着] 않는 것 또한 이와 같으니라. 보살이여, 나는 가지가지의 공한 가르침을 설하여 가지가지의 있다는 견해[有]를 부수기 때문이니라.” - 014_0067_c_01L佛言:“如是。何以故?法性空故。空性無生,心常無生;空性無滅,心常無滅;空性無住,心亦無住;空性無爲,心亦無爲。空無出入,離諸得失,界陰入等皆悉亦無;心如不著,亦復如是。菩薩!我說空法,破諸有故。”
-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있다는 것이 실답지 않기를 알되 아지랑이가 물이 아닌 것과 같이 알고, 실상이 없지 않다는 것을 알되 불의 바탕이 생기지 않는 것같이 알아야 하나니, 이와 같이 관찰[觀]하면 이 사람은 슬기롭다 하겠습니다.” - 014_0067_c_06L地藏菩薩言:“尊者!知有非實如陽焰水、知實非無如火性生,如是觀者是人智也。”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왜냐 하면 이 사람은 참다운 관(觀)으로 하나의 적멸을 관찰하되 모습과 모습 아닌 것을 평등하게 공으로 인정하여 공을 닦으므로 부처를 보는 데 실패하지 않으며, 부처를 보기 때문에 세 가지 흐름[三流]에 따르지 않느니라.
대승 가운데서 3해탈도(解脫道)는 하나의 몸이요 자성이 없느니라. 자성이 없기 때문에 공(空)이며, 공하기 때문에 모습이 없고, 모습이 없기 때문에 만드는 것이 없으며, 만드는 것이 없기 때문에 희구하는 것이 없으며, 희구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서원[願]이 없나니, 바람[願]이 없기 때문이니라. 이로써 행업(行業)을 알기 때문에 반드시 마음을 깨끗하게 해야 하며, 마음이 깨끗하기 때문에 부처를 보게 되며, 부처를 보기 때문에 미래에는 정토(淨土)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보살은 이 깊고 깊은 법에서 세 가지의 교화[三化]로써 부지런히 닦아 지혜와 선정이 원만하게 이루어졌으므로 3계를 뛰어넘느니라.” - 014_0067_c_09L佛言:“如是。何以故?是人眞觀,觀一寂滅,相與不相等以空,取空以修空故,不失見佛;以見佛故,不順三流於大乘中。三解脫道一體無性,以其無性故空;空故無相;無相故無作;無作故無求;無求故無願;無願故以是知業,故須淨心;以心淨故便得見佛;以見佛故當生淨土。菩薩!於是深法三化勤修,慧定圓成,卽超三界。”
-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생김도 없고 소멸함도 없다는 것은 바로 무상52)하다는 것입니다. 이 생기고 없어지는 것[生滅法]을 없애되 생기고 없어지는 것이 완전히 소멸하여 버리면 적멸로 항상함을 삼는 것이니라. 항상하기 때문에 단멸하지 않거니와 이 단멸하지 않는 법은 3계의 가지가지,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 법[動不動法]을 떠나는 것이니라. 유위법(有爲法)에서 마치 불구덩이를 피하는 것과 같은데, 어떠한 법에 의지해서 스스로 책망하고 꾸짖어야 저 유일한 문에 들어가겠습니까?” - 014_0067_c_17L地藏菩薩言:“如來所說,無生、無滅,卽是無常。滅是生滅,生滅滅已,寂滅爲常,常故不斷,是不斷法。離諸三界,動不動法,於有爲法,如避火坑。依何等法而自呵責,入彼一門?”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여, 저 세 가지 중대한 일에서 그 마음을 꾸짖고 책망하며, 세 가지 큰 진리에서 그 행에 들어가게 되느니라.” - 014_0067_c_22L佛言:“菩薩!於三大事呵責其心,於三大諦而入其行。”
-
014_0068_a_01L지장보살이 여쭈었다.
“어떠한 것을 세 가지 일에서 그 마음을 꾸짖는 것이라 하고, 어떠한 것을 세 가지 진리에서유일한 행에 들어간다 합니까?” - 014_0067_c_23L地藏菩薩言:“云何三事而責其心?云何三諦而入一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가지 중대한 일이란, 첫째는 인(因)이요, 둘째는 과(果)요, 셋째는 식(識)이니라. 이와 같은 세 가지 일은 본래부터 공하여 나 아닌 것과 참다운 나[眞我]가 없거늘, 어찌 이것에 애착하고 물드는 마음을 낼 것인가? 이 세 가지 일에 얽매여 고해(苦海)에 표류하는 것이라 관찰하고, 이러한 일로 항상 스스로 꾸짖고 책망해야 하는 것이니라. - 014_0068_a_02L佛言:“三大事者:一謂因、二謂果、三謂識。如是三事,從本空無,非我眞我。云何於是而生愛染?觀是三事,爲繫所縛飄流苦海,以如是事,常自呵責。
-
세 가지 중대한 진리란, 첫째는 보리의 도이니, 이것은 평등한 진리이며, 불평등한 진리가 아니니라. 둘째는 크게 깨달아 바른 지혜로 얻는 진리이니, 삿된 지혜로 얻는 진리가 아니니라. 셋째는 지혜와 선정이 다름이 없는 행으로 들어가는 진리이니, 잡스러운 행으로 들어가는 진리가 아니니라. 이 세 가지 진리로써 부처의 길을 닦으면, 이 사람은 이 법에서 바른 깨달음[正覺]을 얻지 못할 리가 없으리라.
바른 깨달음의 지혜를 얻으면 위대하고 지극한 자비를 펼쳐서 자신과 남을 함께 이롭게 하며, 부처의 깨달음[佛菩提]을 성취하느니라.” - 014_0068_a_06L三大諦者:一、謂菩提之道,是平等諦,非不平等諦,二、謂大覺正智得諦,非邪智得諦,三、謂慧定無異行入諦,非雜行入諦。以是三諦而修佛道,是人於是法無不得正覺。得正覺智,流大極慈,己他俱利,成佛菩提。”
-
지장보살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법은 인연이 없습니다. 만일 인연[緣]이 없는 법일 것 같으면 인(因)이 곧 일어나지 않을 것인데, 어떻게 움직이지 않는 법으로 여래에 들어가겠습니까?” - 014_0068_a_11L地藏菩薩言:“尊者!如是之法則無因緣;若無緣法,因則不起。云何不動法入如來?”
- 그 때 여래께서는 이 뜻을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014_0068_a_14L爾時,如來欲宣此義,而說偈言:
-
일체 모든 법의 모습은
바탕이 공하나 움직이지 않음이 없나니
이 법은 이 때에 있지만
이 때에 일어나는 것도 아니니라. -
014_0068_a_15L一切諸法相,
性空無不動,
是法於是時,
不於是時起。
-
법에는 때(과거, 미래)를 달리함이 없으나
때를 달리해서 일어남도 아니며
법은 움직임과 움직이지 않음이 없나니
바탕이 공하므로 적멸하니라. -
014_0068_a_17L法無有異時,
不於異時起,
法無動不動,
性空故寂滅。
-
바탕이 공하고 적멸할 때에
이 법은 이 때에 나타나나니
모습을 여읜 까닭에 고요히 머물고
고요히 머물기에 연유하지 아니하네. -
014_0068_a_18L性空寂滅時,
是法是時現,
離相故寂住,
寂住故不緣。
-
이 가지가지의 인연으로 일어나는 법,
이 법의 인연은 생김이 아니니
인연은 생하고 없어짐이 없으므로
생하고 없어짐의 바탕은 공적하도다. -
014_0068_a_19L是諸緣起法,
是法緣不生,
因緣生滅無,
生滅性空寂。
-
인연의 바탕은 능연과 소연이니
이 인연은 본래 인연으로 생기느니라.
그러므로 법의 일어남은 인연이 아니며
인연이 일어나지 않음 또한 그러하니라. -
014_0068_a_21L緣性能所緣,
是緣本緣起,
故法起非緣,
緣無起亦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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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으로 생긴 법
이 법이 인연이니
인연의 생기고 없어지는 모습
저것은 바로 생기고 없어짐이 없는 것. -
014_0068_a_22L因緣所生法,
是法是因緣,
因緣生滅相,
彼則無生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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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8_b_01L
저 진여의 참다운 실상은
본래 나고 사라짐이 아니건만
가지가지의 법은 이 때(현재)에 있으면서
스스로 생기고 사라짐을 만드는구나. -
014_0068_a_23L彼如眞實相,
本不於出沒,
諸法於是時,
自生於出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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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므로 지극히 청정한 근본은
본래 여러 힘 때문이 아니니
마지막 얻은 곳[後得處:究竟覺]에 나아가
본래의 얻음[本得:本覺]에서 그것을 얻는 것일세. -
014_0068_b_02L是故極淨本,
本不因衆力,
卽於後得處,
得彼於本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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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지장보살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마음자리가 상쾌해졌고, 이 때에 대중들도 의심하는 자가 없었다. 그는 대중들의 마음을 알고 나서 게송으로 여쭈었다. - 014_0068_b_03L爾時,地藏菩薩聞佛所說心地快然——時諸衆等無有疑者——知衆心已,而說偈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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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중들의 마음속의 의심을 알았기에
은근하고 확고하게 물었더니
여래께서는 크신 사랑으로
잘 분별하여 남김이 없었네. -
014_0068_b_06L我知衆心疑,
所以殷固問,
如來大慈善,
分別無有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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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2부 대중들은
모두 분명하게 깨달았으니
저는 이제 깨달은 곳에서
가지가지 중생을 두루 교화하되 -
014_0068_b_08L是諸二衆等,
皆悉得明了,
我今於了處,
普化諸衆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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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크신 사랑처럼
본래의 서원을 버리지 않으리.
그러므로 저 외아들이 사는 땅[一子地]53)에서
번뇌에 머무르렵니다. -
014_0068_b_09L如來之大悲,
不捨於本願,
故於一子地,
而住於煩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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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여래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보살은 불가사의하구나. 항상 큰 사랑[大悲]으로 중생의 괴로움을 뽑아 주는구나.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경전의 가르침[經法]을 받아 지니거나 이 보살의 이름을 지니면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고, 일체의 장애와 난관[障難]이 사라지리라. 만일 어떤 중생이 다른 잡념 없이 일심으로 이 경전을 염송하고, 법대로 닦아 익히면 그 때 보살은 항상 화신을 나투어 그를 위해 설법하고 이 사람을 옹호하여 끝끝내 잠시도 버리지 않으며, 이 사람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얻게 하리라.너희들 보살이여, 만일 중생을 교화하려거든 모두 이러한 대승의 결정된 깨달음의 뜻[了義]을 익히도록 할지니라.” - 014_0068_b_10L爾時,如來而告衆言:“是菩薩者不可思議,恒以大慈拔衆生苦。若有衆生持是經法、持是菩薩名者,卽不墮於惡趣,一切障難皆悉除滅。若有衆生無餘雜念,專念是經如法修習,爾時菩薩常作化身而爲說法,擁護是人終不蹔捨,令是人等速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汝等菩薩,若化衆生,皆令修習如是大乘決定了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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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서 여쭈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대승의 복덩어리는 결정코 번뇌를 끊나니, 생김이 없는 깨달음의 이익은 불가사의합니다. 이와 같은 법은 어떠한 경전이라 부르며, 이 경전을 받아 지니면 얼마만한 복을 얻겠습니까?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자비로써 저희들을 위해 말씀하여 주십시오.” - 014_0068_b_19L爾時,阿難從座而起,前白佛言:“如來所說大乘福聚,決定斷結,無生覺利,不可思議。如是之法,名爲何經?受持是經得幾所福?願佛慈悲,爲我宣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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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8_c_01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경전의 이름은 불가사의하느니라.과거에 모든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생각하신 것이라 여래의 일체지(一切智)의 바다에 들어갈 수 있느니라.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경전을 지니면 일체의 경전 속에서 바라거나 찾을 것이 없느니라. 이 경전의 법은 많은 법을 모두 지니고 있으며, 경전의 핵심요지를 포용하고 있느니라. 이 가지가지의 경전의 가르침[經法]은 법의 핵심을 묶은 것이니라.
이 경전의 이름은 섭대승경(攝大乘經)이라 부르며, 또한 금강삼매(金剛三昧)라 부르며, 역시 무량의종(無量義宗)이라 부르느니라.
만일 어떠한 사람이 이 경전을 받아 지니면 수십만의 가지가지의 부처님을 받아들여 모시는 것이라 부르느니라. 이러한 공덕은 비유하자면 허공처럼 끝이 없어서 헤아릴 수 없느니라. 내가 부촉할 것은 오직 이 경전뿐이니라.” - 014_0068_b_23L佛言:“善男子!是經名者不可思議,過去諸佛之所護念能入如來一切智海。若有衆生持是經者,則於一切經中無所悕求。是經典法摠持衆法,攝諸經要;是諸經法,法之繫宗。是經名者,名『攝大乘經』、又名『金剛三昧』、又名『無量義宗』。若有人受持是經典者,卽名受持百千諸佛如是功德,譬如虛空無有邊際不可思議。我所囑累唯是經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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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이 여쭈었다.
“어떠한 마음으로 행하며, 어떠한 사람이 이 경전을 받아 지니겠습니까?” - 014_0068_c_10L阿難言:“云何心行、云何人者受持是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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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경전을 받아 지니는 사람은 마음에 얻고 잃음이 없으며, 항상 범행(梵行)을 닦느니라. 희론(戱論)을 하더라도 항상 청정한 마음을 즐기고, 마을에 들어가더라도 마음은 항상 선정(禪定)에 있으며, 혹은 세속에 살더라도 3유(有)에 집착하지 않느니라.
이 사람은 현세에 다섯 종류의 복(福)이 있으니, 첫째는 대중들의 존경을 받으며, 둘째는 몸으로는 횡액과 요절하는 일이 없으며, 셋째는 삿된 이론을 잘 변별하여 대답하고, 넷째는 기꺼이 중생을 제도하며, 다섯째는 능히 성스러운 길[聖道]에 들어갈 수 있느니라. 이러한 사람은 이 경전을 받아 지니느니라.” - 014_0068_c_11L佛言:“善男子!受持是經者,是人心無得失,常修梵行。若於戲論,常樂靜心;入於聚落,心常在定;若處居家,不著三有。是人現世有五種福:一者、衆所尊敬,二者、身不橫夭,三者、辯答邪論,四者、樂度衆生,五者、能入聖道。如是人者受持是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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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이 여쭈었다.
“저러한 사람은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 공양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 014_0068_c_17L阿難言:“如彼人者,度諸衆生,得受供養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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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러한 사람은 중생을 위하여 위대한 복전[大福田]이 될 수 있으며, 항상 위대한 지혜를 실행하되 방편과 진실을 함께 시연(試演)하리니, 이것은 4의승(依僧)이니라. 가지가지의 공양 내지 머리, 눈, 골수까지도 역시 다 받을 수 있거니와 하물며 옷과 음식[衣食]을 받지 못하겠는가?
선남자여, 이러한 사람은 너의 선지식이요, 너의 다리[橋梁]가 되거니와 하물며 범부로서 공양하지 않겠는가?” - 014_0068_c_18L佛言:“如是人者,能爲衆生作大福田,常行大智,權實俱演,是四依僧。於諸供養,乃至頭目髓腦,亦皆得受,何況衣食而不得受?善男子!如是人者,是汝知識,是汝橋梁,何況凡夫而不供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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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9_a_01L아난이 여쭈었다.
“저 사람에게서 이 경전을 받아 지니게 되어 이 사람을 공양하면얼마만한 복(福)을 얻겠습니까?” - 014_0068_c_23L阿難言:“於彼人所受持是經、供養是人,得幾所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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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떠한 사람이 성 안에 가득한 금과 은을 가지고 보시하더라도 이 사람에게서 이 경전의 4구게(句偈)를 받아 지니는 것만 못하리니, 이 사람을 공양하는 것은 불가사의하니라.
선남자여,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이 경전을 지니게 하면서 마음이 항상 선정(禪定)에 있어서 본심(本心)을 잃지 않아야 하느니라. 만일 본심을 잃으면 마땅히 바로 참회하라. 참회의 법은 맑고 시원하니라.” - 014_0069_a_02L佛言:“若復有人,持以滿城金銀而以布施,不如於是人所受持是經一四句偈。供養是人不可思議。善男子!令諸衆生持是經者,心常在定,不失本心;若失本心,當卽懺悔。懺悔之法是爲淸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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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이 여쭈었다.
“앞서의 죄를 참회하면 과거로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까?” - 014_0069_a_07L阿難言:“懺悔先罪不入於過去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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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마치 어두운 방과 같아서 밝은 등을 만나면 어둠은 바로 없어지느니라. 선남자여, 앞서 지은 모든 죄를 참회한다고 말함이 없으면 그것을 과거로 들어간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 014_0069_a_08L佛言:“如是。猶如暗室,若遇明燈,暗卽滅矣。善男子!無說悔先所有諸罪,而以爲說入於過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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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이 여쭈었다.
“어떻게 하는 것을 참회라 합니까?” - 014_0069_a_11L阿難言:“云何名爲懺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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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경전의 가르침에 의거하여 진실관(眞實觀)에 들어가는 것이니라. 한 번 관(觀)에 들어갈 때마다 모든 죄가 없어지느니라. 모든 악취(惡趣)를 떠나 장차 정토(淨土)에 태어나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것이니라.” - 014_0069_a_12L佛言:“依此經敎入眞實觀,一入觀時諸罪悉滅,離諸惡趣,當生淨土,速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
- 부처님께서 이 경전에 대한 설법을 마치시니, 그 때 아난과 모든 보살과 4부 대중들은 모두 크게 기뻐하여 결정(決定)을 얻고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기쁘게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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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4_0069_a_14L佛說是經已,爾時阿難,及諸菩薩、四部大衆,皆大歡喜,心得決定,頂禮佛足,歡喜奉行。
金剛三昧經
壬寅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1)일제의(一諦義)에 대해서는 번역이 다양하다. 이기영은 “한 가지 깨달음의 뜻”이라 번역했고, 백용성은 “한결같은 뜻”이라 번역했다. 역자는 “유일한 도리”라 번역했다. 원효 스님은 이것을 일심(一心)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것은 일승, 일불승, 일승도(一乘道)와 유관하며, 해탈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란 의미가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유일한 도리라 번역했다.
- 2)의미처(義味處)를 번역한 말. 여기서 처는 장점[長處], 단점[短處], 12처(處)에서 볼 수 있듯이 의미를 한정하는 범주의 개념으로 어미 뒤에 붙어 명사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보고 단순하게 의미로 번역하였다.
- 3)말겁(末劫)은 혼탁한 세상, 진정한 가르침이 사라진 세상을 말한다.
- 4)질서와 정의가 파괴된 혼란한 세상을 지칭하는 말. 다섯 가지의 혼탁함, 즉 겁탁․견탁․번뇌탁․중생탁․명탁을 지칭한다.
- 5)심(心)은 심소(心所) 혹은 심수(心數)의 약어로 보고 대상으로 해석했으며, 아(我)는 이에 상대적 개념인 주체로 해석하였다.
- 6)‘약유아자 약유심자(若有我者 若有心者)’는 주체나 대상에 사로잡혀 있는 자로 번역했다. 아집과 법집에 떨어진 상태를 나타내고 있는 구절로 파악하였기 때문이다.
- 7)분별식이 흘러가는 상태를 역동적으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의식의 흐름으로 번역했다.
- 8)고려대장경에는 멸성(滅性)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신수대장경에는 생성(生性)으로 주를 달아 놓고 있다. 논리적으로 생성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므로 생성으로 번역했다.
- 9)신수대장경의 부기에 따라 생성을 멸성으로 번역했다. 논리적으로는 신수대장경의 부기에 따르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 10)법진(法眞)을 신수대장경에서는 법진원(法眞源)으로 부기하고 있다. 내용상으로는 법의 근원, 대상의 본바탕이란 의미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법의 참다운 근원으로 해석했다.
- 11)신수대장경에는 지(志)를 지(至)로 부기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내용상 지(志)로 번역하는 데 무리가 없으므로 의지로 번역했다.
- 12)명수(名數)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보살의 이름과 분별이며, 둘째는 법의 모습이다. 여기서는 첫 번째 의미를 취하여 번역했다.
- 13)가유(可有)를 신수대장경의 판본의 부기에 따라 소유(所有)로 번역하였다.
- 14)고(苦)․락(樂)․사(捨)를 말한다.
- 15)복행(福行)․죄행(罪行)․부동업(不動業:無動行)을 말한다.
- 16)이 부분은 8식으로 번역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내용의 흐름에 따르면 신수대장경의 부기에 따르는 것이 무리가 없으므로 일체의 식으로 번역한다.
- 17)8식과 5음.
- 18)‘전사구색(專事求索)’을 번역한 말. ‘전사’는 ‘오로지 ……으로 일을 삼는다’는 의미이며, ‘구색’은 찾는다, 요구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여기서는 구걸한다는 의미이다.
- 19)일념(一念)은 지극히 짧은 시간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 20)50악이란 5음으로 짓는 악을 말한다. 즉 5음이 신업 세 가지, 구업 네 가지, 의업 세 가지 등 열 가지 악업이 5온에 가탁하여 악업을 짓는 것이다.
- 21)이 부분은 고려대장경본의 내용이 원활하게 통하지 않으므로 신수대장경의 부기에 따라 시기와 이익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번역했다. 고려대장경에는 이 부분이 “시설리부단(時說利不但)”으로 되어 있어서 의미를 파악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시리불구(時利不俱)”로 번역하였다.
- 22)정(情)과 지(智)를 번역한 문장이다. 정이란 크고 작은 욕정[大小情欲]의 차이를 말하며, 지란 공(空)에 대한 지견(知見)의 차별을 의미한다.
- 23)대정신수장경에는 신공(神孔)으로 부기되어 있으며, 원효 스님의 금강삼매경론에서도 신공으로 해석하고 있다.
- 24)여기서의 성인은 2승의 성인을 말한다.
- 25)세 가지의 생존, 세 가지의 법, 세 가지의 생존 영역, 삼계에서 각각 존재하는 모습을 가리킨다.
- 26)명칭과 형태. 임시로 이름 붙여진 것. 표면적이고 비본질적인 것이다.
- 27)자연적으로 정해져 있는 법 그대로의 모습. 본래 있는 그대로라는 뜻이다.
- 28)여섯 가지를 실천하는 보살을 지칭한다. 보살을 대사(大士)라 번역한다.
- 29)포살이나 자자를 시행할 때 장로가 대중들 앞에서 읽게 되는 계본(戒本). 여기에 적힌 계율 조항을 위반했을 경우는 고백하고 대중들의 용서를 구하고 참회한다.
- 30)구제불능의 중생을 이챤티카라고 하는데 한문으로 음역하여 일천제라 말한다.
- 31)불퇴전의 경지를 말한다. 다시는 퇴보하지 않는 수행의 경지이다.
- 32)어진 사람[仁者]이라 번역했지만 기실은 깨달은 사람을 의미한다. 따라서 부처님을 지칭할 때 인자라 표기하기도 한다.
- 33)신수대장경에는 3유(有)로 부기되어 있다. 3유는 3계에 생존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고려장경본에 따라 3계로 번역하였다.
- 34)분별력에 의지하는 방편 지혜를 말한다.
- 35)부처님께서 정한 규칙을 지켜서 악을 방지하는 것을 말한다.
- 36)선을 증장시키는 계율을 지칭한다.
- 37)중생을 교화하고 중생의 이익을 위해 힘을 기울이는 것이다.
- 38)인아(人我)와 법아(法我)를 말한다. 여기서 아는 궁극적인 실재를 지칭하는 것이며, 인간들의 경험적 자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주체와 객체 어디에도 영원불멸의 궁극적 실재는 법하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것이 바로 두 가지 아를 초월하는 것이다.
- 39)위없이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이라는 뜻이다.
- 40)신역에서는 4정려를 말한다.
- 41)비상비비상천을 말한다.
- 42)첫째, 진리의 근거, 만물의 근본을 말한다. 둘째, 이전의 상태나 과거를 말한다. 셋째, 근본적인 구극의 진실, 진여를 말한다.
- 43)5식이 전광석화와 같이 일어나는 것이다.
- 44)안은 식(識)을 의미하고, 바깥은 경계나 대상을 지시한다.
- 45)허공에 아른거리는 실체가 없는 공화(空華)와 같은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 46)5온을 말한다. 명은 수․상․행․식을, 색은 물질을 말한다.
- 47)여기서 이름이라 번역했지만 명색이란 이름으로 구분할 때의 명(名)이다. 즉 5온 중에서 심리적 영역인 수․상․행․식을 포괄하는 용어이다.
- 48)능생은 만물을 만들어 내는 창조적 역할을 담당하는 무엇, 내지는 어떤 힘을 말한다. 소생은 능생자에 의해 만들어진 피조물을 말한다. 따라서 능생과 소생의 관계는 주체와 대상,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 49)마음과 개별적인 마음의 작용이 대상을 향해 작용하고, 그 모습을 지니게 되는 것을 연(緣)한다고 말한다. 심식은 스스로 연유(緣由)하는 것이기에 능연이라 말하고, 대상은 심식에 의해 연유하기 때문에 소연이라 말한다.
- 50)집(集)은 재생을 초래하고, 탐욕을 수반하며, 이곳저곳에 탐착하는 애착의 쌓임을 의미한다.
- 51)다섯 가지 견해 중의 하나. 5온이 화합한 신체를 영원히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또한 아(我)에 따르는 기구와 권속을 나의 소유로 잘못 생각하는 견해.
- 52)영원한 것이 없이 늘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 53)초지 이상에서 이미 일체의 중생이 평등함을 깨달았으므로 그 중생들을 보기를 외아들 보듯이 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마음의 경지를 표현하여 외아들이 사는 땅이라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