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乘遍照光明藏無字法門經

ABC_IT_K0215_T_001
011_0389_a_01L대승변조광명장무자법문경(大乘遍照光明藏無字法門經)
011_0389_a_01L大乘遍照光明藏無字法門經


지바하라(地婆訶羅) 한역
박혜조 번역
김두재 개역
011_0389_a_02L 大唐天竺三藏地婆訶羅再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1_0389_a_03L如是我聞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보살과 비구 스님 무량 백천억 나유타(那由他) 대중들과 함께 계셨다.
011_0389_a_04L一時佛住王舍城耆闍崛與大菩薩及比丘僧無量百千億那由他衆俱
그 여러 큰 보살들은 모두 다 큰 지혜의 훌륭한 방편[大智善權]을 증득(證得)하였고, 모두 무자법장(無字法藏)을 잘 통달하였으며, 즐겁게 설법하는 말솜씨를 갖추었는데, 진제(眞諦)와 속제(俗諦)에 어긋남이 없었고 용맹정진(勇猛精進)하여 영원히 번뇌를 여의었으며, 모든 감각기관[根]을 조복(調伏)하여 집착하는 것이 없었다.
011_0389_a_06L其諸菩薩一切皆得大智善權悉能通達無字法藏具樂說辯不違眞俗勇猛精進永離蓋纏調伏諸根無所執著
중생을 불쌍히 여기기를 외아들 보듯 하니 애정이 두텁고, 실다운 지혜는 큰 보주(寶洲)와 같았다. 참괴(慚愧)를 몸통으로 삼고 정(定)과 혜(慧)를 머리로 삼으며, 큰 자비로써 체성(體性)을 삼았다. 선(善)하고 선하지 않은 법과 실답고 실답지 않은 법을 알아, 아(我)와 법(法), 이 두 가지가 다 공(空)한 것임을 비추어 알아서 수승하고 미묘한 경지에 머물렀다.
011_0389_a_09L憐愍衆生如視一愛重實智如大寶洲慚愧爲身定慧爲首以大慈悲而爲體性知善不善實不實法照了二空住勝妙地
또한 큰 명칭[大名稱]을 얻어 길이 편안하게 잠들어, 반드시 최상의 법을 수행하여 영원토록 태(胎) 안의 하열(下劣)한 몸은 벗어났으나, 몸 받음을 시현하여 국토를 수호하였다. 여러 가지 보시 받은 것을 널리 현자와 선인에게 골고루 돌아가게 하고, 삼계(三界)를 벗어나서 능히 삼계를 구원하니, 그 행이 청정하여 훌륭하게 나와 남[自他]에 대하여 잘 통달하여 이와 같은 공덕을 다 구족(具足)하였다.
011_0389_a_12L大名稱永安隱眠決定修行最上之永離胎藏下劣之身示現受生守護國土諸所施爲普遍賢善離於三界能救三界其行淸淨善達自他得具足如是功德
011_0389_b_02L그 이름은 승사유(勝思惟)보살ㆍ승취행(勝趣行)보살ㆍ묘음(妙音)보살ㆍ미음(美音)보살ㆍ변구(辯具)보살ㆍ변취(辯聚)보살ㆍ주계(珠髻)보살ㆍ천폭(千輻)보살ㆍ법망(法輞)보살ㆍ법향(法響)보살ㆍ연화면(蓮花面)보살ㆍ연화안(蓮華眼)보살ㆍ지지(持地)보살ㆍ지세(持世)보살ㆍ성변대지(聲遍大地)보살 등이었으니,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들은 모두 다 동자(童子)의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이 대중들 속에서 상수(上首) 보살이 되어 각기 자기 권속들과 더불어 함께하고 있었다.
011_0389_a_17L其名曰勝思惟菩勝趣行菩薩妙音菩薩美音菩薩辯具菩薩辯聚菩薩珠髻菩薩千輻菩薩法輞菩薩法響菩薩蓮花面菩蓮華眼菩薩持地菩薩持世菩薩聲遍大地菩薩如是等菩薩摩訶薩一切皆是童子像類於此衆中而爲上首各各與己眷屬等俱
그때 관세음보살은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관정(灌頂)으로 직위를 받은 여러 보살 대중들에게 둘러싸였고, 득대세(得大世)보살은 무량억의 대범천 무리들에게 에워싸였고, 승사유보살은 한량없이 많은 보살들과 하늘의 주인인 제석천(帝釋天)에게 둘러싸였고,
011_0389_b_03L爾時觀世音菩薩與無量無數灌頂受職諸菩薩衆之所圍繞得大勢菩與無量億大梵天衆之所圍繞思惟菩薩與無量菩薩及天主帝釋之所圍繞
허공장(虛空藏)보살은 한량없이 많은 사천왕(四天王) 무리들에게 둘러싸였으며, 중소지식(衆所知識)보살은 한량없이 많은 채녀(婇女)들에게 둘러싸였고, 보현(普賢)보살과 이의(離疑)보살ㆍ불공견(不空見)보살ㆍ지제개(止諸蓋)보살과 한량없이 많은 훌륭한 방편을 지닌 약왕(藥王)보살과 약상(藥上)보살 등이 각기 한량없이 많은 보살 대중들에게 둘러싸였다.
011_0389_b_08L虛空藏菩薩與無量四天王衆之所圍繞衆所知識菩薩與無量婇女之所圍繞普賢菩薩離疑菩不空見菩薩止諸蓋菩薩無量善巧藥王菩薩藥上菩薩等各與無量菩薩大衆之所圍繞
장로 사리불(舍利弗)과 마하목건련(摩訶目乾連), 마하가섭(摩訶迦葉) 등이 각기 모든 대아라한들에게 둘러싸였고, 나아가 시방세계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일체 세계에 있는 해와 달의 모든 천자들이 각기 위엄 있는 광명을 띠고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렀다. 하지만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인해 저마다의 위엄 있는 광명이 밝게 비추지 못하니, 마치 검은 먹 덩어리를 염부금(閻浮金)에 비교하는 것과 같았다.
011_0389_b_13L長老舍利弗訶目乾連摩訶迦葉等各與一切大阿羅漢之所圍繞乃至十方恒河沙等一切世界所有日月諸天子等以威光來至佛所以佛神力彼彼威光不能照曜猶如聚墨比閻浮金
또 한량없이 많은 나라연천(那羅延天)1)과 수천덕차가(水天德叉迦)용왕과 아나바달다(阿那婆達多)용왕 등도 그 권속들에게 둘러싸였고, 미음(美音)건달바왕 또한 한량없이 많은 건달바들에게 둘러싸였으며, 무탁(無濁)가루라왕은 7억 가루라왕 권속들에게 둘러싸였고, 나아가 시방의 항하(恒河)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의 일체 보살들이 제각기 자기 부처님께 간청하며 권속들과 함께 와 있었다.
011_0389_b_18L有無量那羅延天及以水天德叉迦龍王阿那婆達多龍王等亦與眷屬之所圍繞美音乾闥婆王亦與無量乾闥婆衆之所圍繞無濁迦婁羅王與七億迦婁羅王眷屬圍繞乃至十方恒沙世界一切菩薩各請己佛眷屬俱
011_0389_c_02L이 세간인 사바세계에서는 여러 가지 으뜸가는 미묘한 세상을 벗어난 공양거리를 가지고 부처님과 보살님께 공양을 올려 마쳤다. 그리고 나서 제각기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있으면서, 연화좌(蓮華坐)에 앉아서 세존을 우러러보았다.
011_0389_c_02L來至此閒娑婆世界持諸上妙出世供具供養於佛及菩薩已禮佛足卻住一面坐蓮華座瞻仰世尊
그때 승사유 보살마하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를 오른쪽 어깨로 메고 나서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서 부처님을 향해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사부대중을 위하여 ‘여래(如來)’라는 두 글자의 뜻을 여쭈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저를 위하여 설명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저희들로 하여금 모두 이익을 얻게 해주십시오.”
011_0389_c_04L爾時勝思惟菩薩摩訶薩卽從座起偏袒右肩右膝著地合掌向佛而作是言世尊我爲四衆欲問如來二字之義惟願如來爲我解說令我等輩咸得利益
그때 세존께서 승사유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래께서 어찌 한 중생만을 위하여 세간에 출현하시겠느냐? 그것은 곧 한량없이 많은 중생들을 유익하게 하기 위하여 세간에 출현하시느니라. 선남자야, 그대가 지금 능히 사부대중을 위한 까닭에 ‘여래’라는 두 글자의 뜻에 대해 물었으니, 그대가 질문한 것을 따라 지금 그대를 위해 설명하리라.”
011_0389_c_09L爾時世尊告勝思惟菩薩言善男子如來豈爲一衆生故出現於世乃爲利益無量衆生出現於世善男子今乃能爲四衆故請問於我二字之隨汝所問當爲汝說
그때 승사유보살은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는 말씀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법을 보살마하살이 마땅히 멸해 없애고 또 수호해야 하며, 다시 어떤 법을 여래께서 극복해 증득하고 또 깨우쳐 알아야 합니까? 이와 같은 두 가지 의미를 오직 원하옵건대 설명해 주십시오.”
011_0389_c_14L於是勝思惟菩薩蒙佛聽許白佛言世尊有何等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及以守護復有何法如來克證及以覺知如是二義惟願爲說
그때 부처님께서 승사유보살을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는 이미 한량없이 많은 복(福)과 지혜를 성취하였고, 다시 여래의 위엄 있는 신통력을 입어서 능히 나에게 이와 같은 뜻을 질문하는구나. 자세히 듣고 잘 들어서, 깊이 생각하고 기억하라. 내가 이제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해 줄 것이다.
011_0389_c_18L爾時佛讚勝思惟言善哉善哉善男汝已成就無量福慧復爲如來加威神力乃能問我如是之義諦聽善思念之吾當爲汝分別解說
선남자야, 한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법이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이른바 탐욕(貪欲)이니, 이와 같은 한 가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011_0389_c_22L善男子有一種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何等一法所謂欲貪如是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
011_0390_a_02L선남자야, 또 한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이른바 성냄[瞋恚]이니, 이와 같은 한 가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011_0390_a_02L善男子復有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何等一所謂瞋恚如是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
선남자야, 또 한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법이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이른바 어리석음[愚癡]이니, 이와 같은 한 가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011_0390_a_05L善男子復有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何等一法所謂愚癡如是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
선남자야, 또 한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이른바 아집(我執)이니, 이와 같은 한 가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011_0390_a_07L男子復有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何等一法所謂我執如是一法薩摩訶薩應當除滅
선남자야, 또 한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이른바 게으름[懈怠]이니, 이와 같은 한 가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011_0390_a_10L善男子復有一菩薩摩訶薩應當除滅何等一法所謂懈怠如是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
선남자야, 다시 한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이른바 수면(睡眠)이니, 이와 같은 한 가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011_0390_a_13L善男子復有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何等一法所謂睡眠是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
선남자야, 또 한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이른바 더러운 애욕[染愛]이니, 이와 같은 한 가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011_0390_a_15L善男復有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何等一法所謂染愛如是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
선남자야, 또 한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이른바 의혹(疑惑)이니, 이와 같은 한 가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011_0390_a_18L善男子復有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何等一法謂疑惑如是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
선남자야, 또 한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이른바 무명(無明)이니, 이와 같은 한 가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011_0390_a_21L善男子復有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何等一法所謂無明如是一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
선남자야, 위에서 설한 것과 같이 이와 같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마땅히 멸해 없애야 하는 것이니라.
011_0390_a_23L善男子如上所說如是等法菩薩摩訶薩應當除滅
011_0390_b_02L선남자야, 그대가 나에게 묻기를, ‘다시 어떤 법이 있어 보살마하살이 마땅히 수호해야 하는가’라고 했으니 이제 그대를 위해 설명하리라.
011_0390_b_02L善男子汝問於我復有何法菩薩摩訶薩應守護者今爲汝說
선남자야, 한 가지의 법이 있으니, 보살마하살이라면 항상 꼭 수호해야 하는 법이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이른바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권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한 가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언제나 꼭 수호해야 하는 법이니라. 왜냐하면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법을 수호하게 되면, 곧 모든 불여래의 일체 계장(戒藏)을 수호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니라.
011_0390_b_03L男子有一種法菩薩摩訶薩常當守何等一法所謂己所不欲勿勸他如是一法菩薩摩訶薩常應守護何以故若菩薩摩訶薩守護此法是守護諸佛如來一切戒藏
모든 보살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목숨을 아끼거든 마땅히 살생하지 말아야 하며, 자기 재물을 아끼거든 마땅히 도적질하지 말아야 하며, 자기 부인을 아끼거든 마땅히 다른 여자를 범하지 말아야 하며, 제 자신이 진실한 말을 좋아한다면 마땅히 다른 이를 속이지 말아야 하며, 제 자신이 화합을 좋아한다면 마땅히 다른 이를 이간질하지 말아야 하며,
011_0390_b_08L如諸菩自愛命者則不應殺自愛財者則不應盜自愛妻者不應侵他自愛實語不應誑彼自愛和合不應閒他
제 자신이 정직한 것을 좋아한다면 마땅히 삿되게 속이지 말아야 하며, 제 자신이 부드러움을 좋아한다면 마땅히 다른 이를 모질게 꾸짖지 말아야 하며, 제 자신이 그쳐 만족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마땅히 다른 것에 탐욕을 내지 말아야 하며, 제 자신이 인자하고 너그러운 것을 좋아한다면 마땅히 다른 사람에게 성내지 말아야 하며, 제 자신이 바른 견해를 좋아한다면 마땅히 다른 사람을 가르쳐서 삿된 소견을 내지 않도록 해야 하느니라.
011_0390_b_11L愛正直不應邪綺自愛柔軟不應惡自愛止足終不於他而生貪欲愛仁恕終不於他而生瞋恚自愛正見終不教他令生邪見
선남자야, 이와 같이 보살이 마음을 내어 말하기를, ‘나는 이제 여래의 바른 가르침을 공경히 따르리라’고 한다면 마땅히 부지런한 마음으로 이 법을 수호해야 하느니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수호하는 한 가지 법이라고 말하느니라.
011_0390_b_15L善男子如是菩薩發意說言我今敬順如來正教應當勤心守護此法是名菩薩摩訶薩守護一法
선남자야, 내가 이와 같은 여러 보살들을 보건대, 위없는 대보리(大菩提)를 구하고자 하는 것은 전부 즐거움을 위한 까닭에 보리를 구하는 것이지, 괴로움을 위해 보리를 구하는 자는 없느니라.
011_0390_b_18L善男子我見如是諸菩薩等欲求無上大菩提者悉爲樂故而求菩提無有爲苦求之者也
선남자야, 이런 까닭에 내가 말하기를 ‘제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지 말라’고 한 것이니라. 이와 같은 법은 보살마하살이라면 꼭 지키고 보호해야 하느니라.”
011_0390_b_20L善男是故我說己所不欲勿勸他人是等法菩薩摩訶薩應當守護
그때 승사유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법을 여래께서 잘 증득하고 깨우쳐 알아야 한다고 하셨습니까? 오직 원하옵건대, 저를 위해 그 뜻을 열어 설명해 주십시오.”
011_0390_b_22L爾時勝思惟菩薩復白佛言世尊等之法如來克證及以覺知惟願爲我開演其義
011_0390_c_02L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여래께서는 본래 어느 한 법도 깨우치거나 증득한 것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법은 깨달을 것도 없고 증득할 것도 없기 때문이니라. 이것이 바로 여래께서 증득한 것이며 깨달은 것이니라.
011_0390_c_02L佛言善男子無有一法而是如來所覺所證何以故於諸法中無覺無證此是如來所證所覺
선남자야, 일체의 법은 본래부터 그 법이 없었다는 것을 여래께서 깨달아 증득하셨으며, 일체의 법은 본래부터 소멸됨이 있지 없다는 것을 여래께서 깨달아 증득하셨으며, 일체의 법은 그 성품이 양쪽의 치우침을 여의었다는 것을 여래께서는 깨달아 증득하셨으며, 일체의 법은 본래부터 실제로 있는 것이 아님을 여래께서는 깨달아 증득하셨느니라.
011_0390_c_04L男子一切諸法本無有法如來覺證一切諸法本無有滅如來覺證一切諸法性離二邊如來覺證一切諸法本無有實如來覺證
또 선남자야, 일체의 법은 다 자기가 지은 업(業)의 인연(因緣)의 힘을 따르는 까닭에 생겨나는 것이지만, 그런데도 이 인연은 한 생각의 순간에도 머무르지 않는 것이 마치 번갯불과 같나니, 이와 같은 업의 인연을 여래께서 깨달아 증득하셨느니라. 이런 까닭에 내가 말하기를, ‘인연 때문에 모든 법이 생기고, 인연 때문에 모든 법이 소멸한다. 따라서 만일 인연을 여의게 되면 곧 업보(業報)도 없다’고 하였으니, 이와 같은 등의 일을 여래께서는 깨달아 증득하셨느니라.
011_0390_c_08L復次善男子一切諸法皆從自業因緣力故而得生起而是因緣念念不住猶如電光如是業緣如來覺證故我說以因緣故而諸法生以因緣故而諸法滅若離因緣則無業報是等事如來覺知
선남자야, 이와 같이 깨달아야 할 일체법의 자성을 이름하여 ‘두루 비추는 광명의 창고[遍照光明之藏]’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무슨 까닭으로 법성(法性)을 창고라는 이름을 붙였겠느냐? 모든 중생들의 세간지(世間智)와 출세간지(出世間智)가 전부 이 창고를 의지해서 생겨나기 때문이니라. 만일 실상의 지혜로써 저 법성을 관하면, 지혜란 저것[彼:遍照光明之藏]을 의지해서만 생겨나는 까닭에 창고라고 이름하느니라.
011_0390_c_14L善男子如是所覺一切法性是名遍照光明之藏善男何故法性名之爲藏以諸衆生世出世智皆依此藏而得生故如以實智觀彼法性智依彼生故名爲藏
또 선남자야, 나는 다시 말하기를, ‘일체 법은 허깨비와 같고 아지랑이와 같으며 물속에 비친 달그림자와 같다’고 하나니, 이와 같은 일을 여래께서는 깨달아 증득하셨느니라.
011_0390_c_18L復次善男子我亦復說一切諸法如幻如焰如水中月如是等事如來覺
또 선남자야, 모든 법의 성상(性相)은 일미(一味)로 해탈하나니, 이와 같은 일을 여래께서는 깨달아 증득하셨느니라. 선남자야, 이와 같은 일미(一味)인 해탈하는 법성을 ‘두루 비추는 광명의 창고’라고 이름하느니라.
011_0390_c_21L又善男子諸法性相一味解脫是等事如來覺證善男子如是解脫一味法性是名遍照光明之藏
011_0391_a_02L또 선남자야, 또 한 가지 법이 있으니, 여래께서는 그 법을 깨달아 증득하셨느니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이른바 모든 법은 생기지도 않는 것이요, 멸하지도 않는 것이며,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으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인(因)도 아니요 연(緣)도 아니니, 이와 같은 법을 여래께서는 깨달아 증득하셨느니라.
011_0390_c_23L復次善男子又有一法如來覺證等一法所謂諸法不生不滅不增不不來不去不取不捨非因非緣是等法如來覺證
또 선남자야, 여래께서는 일체 법은 자성이 있지 않아서, 비유할 수도 없으며 문자로 설명할 수도 없음을 모두 아셨으니, 이와 같은 법을 여래께서는 깨달아 증득하셨느니라.
011_0391_a_04L復次善男子如來了知一切諸法有自性不可爲喩無有文字之所辯如是之法如來覺證
선남자야, 위에서 설한 것과 같이, 이와 같은 법은 모두 여래께서 깨달으신 것이며 증득하신 것이니라. 미래의 부처님께서도 이 두루 비추는 광명장(光明藏)의 무자(無字)법문을 설하실 것이니라.”
011_0391_a_07L善男子如上所說如是之法悉是如來所覺所證當佛說此遍照光明藏無字法
그러자 그때 미진(微塵)처럼 많은 여러 보살들은 10지(地)에 머무름을 얻었고, 또 한량없이 많은 여러 보살들은 여러 지(地)에 머물고 있었으며, 또 어떤 한량없이 많은 여러 보살들은 백천 가지의 온갖 큰 삼매를 증득하였다.
011_0391_a_09L時有微塵數諸菩薩等得住十地又有無量諸菩薩等住於諸地又有無量諸菩薩等證得百千諸大三昧
또 어떤 한량없이 많은 미진수의 중생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을 내었으며, 또 어떤 한량없고 그지없이 많은 중생들은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으며, 또 어떤 한량없고 그지없이 많은 중생들은 지옥(地獄)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의 갖가지 온갖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어 인간이나 하늘 가운데 태어나 수승하고 묘한 즐거움을 받았다.
이 모임에 참여했던 일체 대중들은 모두 부질없이 버려지지 아니하여서, 한 사람도 헛되게 지나친 자가 없었다.
011_0391_a_12L又有無量塵數衆生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又有無量無邊衆生得阿羅漢又有無量無邊衆生得脫地獄畜生種種諸苦生人天中受勝妙諸在會衆悉不唐捐無有一人而空過者
그때 부처님께서 라후라(羅睺羅)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나의 이 법요(法要)를 너는 꼭 받아 지니도록 하여라.”
011_0391_a_18L爾時佛告羅睺羅言善男子我此法汝當受持
당시 그 모임 가운데 90억 보살마하살들이 이 말씀을 듣고 나서는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맹세코 저 사바세계의 후시(後時) 후분(後分)에 능히 법기(法器)가 될 만한 자를 보게 되면, 저희들은 마땅히 그를 위해 이 경전을 펴서 설하겠습니다. 그러니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너무 걱정하시지 마시옵소서.”
011_0391_a_20L時彼會中有九十億菩薩摩訶薩聞是語已承佛神力白佛世尊我等誓於娑婆世界後時後見有堪能爲法器者我當爲彼宣說是經惟願世尊不以爲慮
011_0391_b_02L그때 사천왕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미래 세상에 선남자와 선여인이 있어서 능히 이 경전을 받아 지니는 자가 있으면, 제가 꼭 옹호(擁護)할 것이며, 그가 원하고 구하려는 모든 것이 있으면 다 만족하게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이 선남자와 선여인은 능히 이 경전을 받아 지닐 법기이기 때문입니다.”
011_0391_a_24L爾時四天王復白佛言世尊若當來世有善男子及善女人能有受持此經典者我當擁護諸有願求皆令滿足何以此善男子及善女人能持此經法器故
그때 세존께서 90억 모든 보살들과 사천왕이 이와 같이 권청(勸請)함을 보시고 나서 곧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내가 설한 ‘두루 비추는 광명장의 무자(無字) 법문’은 내가 부처를 이루고 난 이래로 아직 설하지 아니하였는데, 지금에야 너희들을 위하여 이를 연설하느니라.
011_0391_b_06L爾時世尊見九十億諸菩薩等及四天王如是請已便作是言善男子此所說遍照光明藏無字法門我得佛來未曾演說今爲汝等而演說之
선남자야, 저 미래세의 모든 중생들이 만일 이 희유(希有)한 법문을 얻어 듣는다면, 마땅히 그 사람은 오래지 않아 한량없이 많은 복과 지혜를 성취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사람은 곧 나를 받들어 섬겨서 공양할 것이며, 이 사람은 곧 부처님의 큰 보리(菩提)를 짊어질 것이며, 이 사람은 반드시 훌륭한 말솜씨를 성취할 것이며,
011_0391_b_10L善男子彼未來世諸衆生等若得聞此希有法門當知是人久已成就無量福慧當知是人則爲承事供養於當知是人則爲荷擔佛大菩提知是人決定當得成就辯才
이 사람은 반드시 불국토를 청정히 할 것이며, 이 사람이 수명을 마칠 때에는 반드시 아미타불(阿彌陀佛)과 보살 대중에게 둘러싸이는 것을 볼 것이며, 이 사람은 항상 나의 몸이 영취산(靈鷲山)에 있는 것을 볼 것이며, 이들 여러 보살 대중들을 볼 것이니라. 이 사람은 곧 이미 끝없는 법장(法藏)을 증득한 사람이며, 이 사람은 숙명지(宿命智)를 얻게 되고,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011_0391_b_15L當知是人決定當得淸淨佛土當知是人臨命終時定當得見阿彌陁佛菩薩大衆之所圍繞當知是人常見我身在靈鷲山及見此等諸菩薩衆當知是人則爲已得無盡法藏當知是人得宿命智當知是人不墮惡道
011_0391_c_02L또 선남자야, 지금 내가 설한 법은 일찍이 설한 적이 없었던 법이니라. 만약 미래 세상에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설사 이미 5역죄(逆罪)2)를 지었더라도, 이 법문을 듣고 만약 잘 쓰고 지니거나 독송하고 해설하거나 하며, 혹 다른 이에게 권하여 쓰고 지니게 하거나 독송하게 하며 해설하게 한다면, 내가 보건대 이 사람은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고, 그가 지니고 있는 모든 번뇌장(煩惱障)ㆍ업장(業障)ㆍ보장(報障)이 전부 청정하게 될 것이니라.
011_0391_b_21L復次善男子今我說是未曾有法當來世有善男子及善女人設有已作五逆等罪聞此法門若能書持讀誦解說或勸他人書持讀誦及以解我見是人不墮惡道其人所有諸煩惱障業障報障皆得淸淨
그 사람은 다음 세상에 5안(眼)3)을 얻어 구족(具足)할 것이며, 곧 모든 부처님께 관정(灌頂)을 받게 될 것이며, 곧 모든 불세존(佛世尊)과 여러 보살들의 호념(護念)의 대상이 될 것이고, 다음 세상에 나는 곳마다 모든 감각기관[根]을 완전하게 갖추어 결함이 없을 것이니라.”
011_0391_c_04L其人來世具得五眼其人則爲一切諸佛所共灌頂其人則爲諸佛世尊及諸菩薩之所護念其人來世在在所生足諸根無有缺減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해 마치시자, 승사유 보살마하살 등과 모든 비구들과 천(天)ㆍ용(龍) 등 8부(部)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말씀을 듣고는 모두 크게 환희하며 믿고 받아 지녀 받들어 실천하였다.
011_0391_c_08L佛說是經已勝思惟菩薩摩訶薩等及諸比丘天龍八部聞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
大乘遍照光明藏無字法門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1. 1)범어 Na-ra-yana의 음역(音譯). 천상의 역사(力士)로서 그 힘의 세기가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된다고 한다.
  2. 2)다섯 가지 악행. 소승 불교에서는 아버지를 죽이는 일[殺父], 어머니를 죽이는 일[殺母], 아라한을 죽이거나 해하는 일[殺阿羅漢], 승단의 화합을 깨뜨리는 일[破和合僧], 부처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일[出佛身血] 따위의 무간지옥에 떨어질 행위를 이르고, 대승 불교에서는 절이나 탑을 파괴하여 불경과 불상을 불태우고 삼보(三寶)를 빼앗거나 그런 짓을 시키는 일, 성문(聲聞) 따위의 법을 비방하는 일, 출가자를 죽이거나 수행을 방해하는 일, 소승 불교의 5역(逆) 가운데 하나를 범하는 일, 모든 업보는 없다고 생각하여 10악(惡)을 행하고 다른 이에게 가르치는 일을 말한다.
  3. 3)모든 법의 사(事)ㆍ이(理)를 관조하는 5종의 눈. 곧 육안(肉眼)ㆍ천안(天眼)ㆍ혜안(慧眼)ㆍ법안(法眼)ㆍ불안(佛眼)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