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다송문고(茶松文稿) / 茶松文稿卷第一

ABC_BJ_H0315_T_001

012_0676_c_01L
다송문고茶松文稿
다송문고 제1권(茶松文稿 卷第一)

조계산인 금명 보정 지음(曹溪山人 錦溟寶鼎 著)
이대형 (역)
총목차總目次
다송문고 제1권(茶松文稿卷第一)
문文-108편
화엄사 봉천암을 중수하는 글(華嚴寺奉天菴重修文)
원효암의 산왕 계안에 대한 글(元曉庵山王契案文)
수계 계안에 대한 글(受戒契案文)
고사제 축문庫司祭祝文
병정 제례 축문(兵丁致齋祝文)
산신계 서문(山神契序)
원군 탱화 서문(元君畵幀序)
보적암을 중수하는 글(寶積庵重修文)
비니 계毘尼契
침계루 중수 상량문枕溪樓重修上樑文
청진암을 중건하는 화문(淸眞菴重建化文)
행해당을 중건하는 화문(行解堂重建化文)
산을 유람하며 쓴 서문(遊山序)
종과 밥솥, 석천을 시주한 공덕에 대한 기문(中種食鼎石泉施主功德記)
장등 공덕에 관한 기문(長燈功德記)
만일암 중수 모연문(萬日重修募緣文)
화엄사 개와 모연문(華嚴寺盖瓦募緣文)
성주 쌍계사의 사천왕상 중수기(星州雙溪寺四天重修記)
지리산 문수암 모연문智異山文殊菴募緣文
보살계를 받는 첩(受菩薩戒牒)
합천군 가야산 해인사에서 어인 대장경~(陜川郡伽耶山海印寺大藏經御印出~)
송광사 하사당을 중수하는 상량문(松廣寺下舍堂重修樑文)
어인 대장경을 봉안하는 연화문(御印大藏經奉安緣化文)
산신계안에 대한 글(山神契案文)
보인 수좌가 구걸하는 단(寶印首座求乞單)
묵암의 비를 세우기 위한 모연문(默庵立石募緣文)
팔상전과 약사전의 양식과 등유 계 서문(八相殿藥師殿粮燈契序)
명부전 계안 서문(冥府殿契案序)
김시원 원당을 중건하는 상량문(金時元願堂重建上樑文)
윤웅렬 관찰사께 올리는 편지(上尹觀察雄烈書)
법해당 학계 서문(法海堂學契序)
월화당 학계 서문(月和堂學契序)
호붕당의 학계 서문(浩鵬堂學契序)
종사 계안 서문(宗師契案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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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676_c_02L1)茶松文稿 [1] 卷第一

012_0676_c_03L

012_0676_c_04L曹溪山錦溟寶鼎著

012_0676_c_05L2)總目次

012_0676_c_06L
卷一

012_0676_c_07L
一百八篇

012_0676_c_08L
華嚴寺奉天菴重修文元曉庵山王契
012_0676_c_09L案文受戒契案文庫司祭祝文
012_0676_c_10L丁致齋祝文山神契序元君畵幀序
012_0676_c_11L寶積庵重修文毘尼契枕溪樓重修
012_0676_c_12L上樑文淸眞菴重建化文行解堂重
012_0676_c_13L建化文遊山序中種食鼎石泉施主
012_0676_c_14L功德記長燈功德記萬日重修募緣
012_0676_c_15L華嚴寺盖瓦募緣文星州雙溪寺
012_0676_c_16L四天重修記智異山文殊菴募緣文
012_0676_c_17L受菩薩戒牒陜川郡…慶讃䟽松廣
012_0676_c_18L寺下舍堂重修樑文御印大藏經奉安
012_0676_c_19L緣化文山神契案文寶印首座求乞
012_0676_c_20L默庵立石募緣文八相殿藥師殿
012_0676_c_21L粮燈契序冥府殿契案序金時元願
012_0676_c_22L堂重建上樑文上尹觀察雄烈書
012_0676_c_23L海堂學契序月和堂學契序浩鵬堂
012_0676_c_24L學契序宗師契案序四天王眞像重
012_0676_c_25L{底}松廣寺所藏筆寫本目次編者作成補入

012_0677_a_01L사천왕상을 중수하고 채색하는 권선문(四天王眞像重修改彩勸文)
감로암 중수 화문甘露菴重修化文
광원암 중수 화문廣遠菴重修化文
지장전의 양식과 등불 공덕에 대한 기문(地藏殿粮燈功德記)
국사의 부도에 다례를 올리는 축문(國師浮屠茶禮祝文)
통허 화상의 진신에 대한 찬(洞虛和尙眞身讃)
또(又)
통허 화상의 입적을 알리는 통장 서문(洞虛和上出世通狀序)
송광사 행해당의 중건 상량문(松廣寺行解堂重建上樑文)
제운당 비석을 세우는 축문(霽雲堂立石祝文)
송광사 당사의 상주 집물 전장에 대한 서문(松廣寺堂司常住汁物傳掌序)
임금께서 하사하신 대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勅賜大法寶宗刹伽耶山海印寺~)
성수전을 창건한 연기 발문(聖壽殿始剏緣起跋文)
칠성계안 서문(七星契案序)
장경전의 불량을 들이기를 원하는 공덕에 관한 기문(藏經殿佛粮願入功德記)
취은 화상의 열반계 서문(翠隱和尙涅槃契序)
대지전에 논을 바치는 기문(大智殿獻畓記)
청원루 상량문淸遠樓上樑文
남여를 혁파하는 연기 기문(籃轝革罷緣起記)
성수전의 제반 집물을 전장하는 서문(聖壽殿諸般汁物傳掌序)
대장경 전독 발문(轉讀大藏經跋文)
청원루 중수기(淸遠重修記)
만일회 불장을 새로 만들고 쓴 기문(萬日會佛藏新成記)
봉두산 동리사 봉서암의 개와 권선문(鳳頭山桐裏寺鳳捿菴盖瓦勸善文)
두월 화상의 문계 서문(斗月和尙門契序)
단자單子
삼일암 중창 상량문三日菴重剏上樑文
삼일암을 중건한 연기에 대한 의론(三日庵重建緣起論)
이봉 선사의 문계 서문(离峯禪師門契序)
해경 선사의 자량 단문(海景禪師資粮單文)
곡성 태안사에 십륙존을 봉안한 연기 기문(谷城泰安寺十六尊奉安緣起記)
경안성 청룡사의 두찬 수좌의 단문(京安城靑龍寺斗賛首座單文)
은적암과 보조암의 화재 기문(隱寂庵普照菴回祿記)
일본으로 돌아가는 등원삼목남을 송별하는 서문(送藤原三木男歸日本序)
종무원이 조동종에 붙는다는 소식을 듣고~(聞宗務院付屬曺洞宗自題反對說)
『선문증정록』을 인쇄하기 위해 베껴 쓰고 난~(禪門證正錄印刷次書寫後跋)
보살계를 받는 첩(受菩薩戒牒)
벌목 축문伐木祝文
건물 부수는 축문(破屋祝文)
제운 화상의 문계 서문(霽雲和尙門稧序)
침계루를 중수하는 데 크게 시주한 이에 대한 작은 기록(枕溪樓重修大施主小記)
갑신조합 취지 서문(甲申組合趣旨序)
애동계 서문(愛同契序)
장경전 유리 창문을 새로 만드는 기문(藏經殿琉璃窓門新造記)
환선정 불상 봉안식 취지서(喚仙亭佛奉安式趣旨書)
관세음보살께 드리는 기도문(祈觀世音菩薩文)
청운 화상의 학계안 서문(靑雲和尙學契案序)
대계첩 서문大戒牒序文
해남군 두륜산 대흥사 청신암 중수기海南郡頭崙山大興寺淸神庵重修記
범해 선사의 행장(梵海禪師行狀)
『범해선사시집』의 발문(梵海禪師詩集跋)
응암 선조의 행장 초고(應庵先祖行狀草)

012_0677_a_01L修改彩勸文甘露菴重修化文廣遠
012_0677_a_02L菴重修化文地藏殿粮燈功德記
012_0677_a_03L師浮屠茶禮祝文洞虛和尙眞身讃

012_0677_a_04L洞虛和尙出世通狀序松廣寺行解堂
012_0677_a_05L重建上樑文霽雲堂立石祝文松廣
012_0677_a_06L寺…傳掌序勅賜大法寶…戒牒序
012_0677_a_07L聖壽殿始剏緣起跋文七星契案序
012_0677_a_08L藏經殿佛粮願入功德記翠隱和尙涅
012_0677_a_09L槃契序大智殿獻畓記淸遠樓上樑
012_0677_a_10L籃轝革罷緣起記聖壽殿諸般
012_0677_a_11L汁物傳掌序轉讀大藏經跋文
012_0677_a_12L遠重修記萬日會佛藏新成記鳳頭
012_0677_a_13L山…勸善文斗月和尙門契序單子
012_0677_a_14L三日菴重剏上樑文三日庵…緣起論
012_0677_a_15L离峯禪師門契序海景禪師資粮單文
012_0677_a_16L谷城…緣起記京安城…單文隱寂
012_0677_a_17L庵普照菴回祿記送藤原…日本序
012_0677_a_18L聞宗務院…反對說禪門證正錄印刷
012_0677_a_19L次書寫後跋受菩薩戒牒伐木祝文
012_0677_a_20L破屋祝文霽雲和尙門稧序枕溪樓
012_0677_a_21L重修大施主小記甲申組合趣旨序
012_0677_a_22L愛同契序藏經殿琉璃窓門新造記
012_0677_a_23L喚仙亭佛奉安式趣旨書祈觀世音菩
012_0677_a_24L薩文靑雲和尙學契案序大戒牒序
012_0677_a_25L海南郡…重修記梵海禪師行狀
012_0677_a_26L梵海禪師詩集跋應庵先祖行狀草

012_0677_b_01L지리산 천은사 감천강원 생도의 출품~(智異山泉隱寺甘泉講院生徒出品存案序)
금강산 유점사 출품의 답서(答金剛山楡岾寺出品序)
영남 곤양군 방장산 다솔사 대웅전과~(喬南昆陽郡方丈山多率寺大雄殿禪~)
지리산
세 적손~(智異山大華嚴寺臨濟宗三十六世嫡孫~)
조계산 송광사 우담 대선사의 행장 초고(曹溪山松廣寺優曇大禪師行狀草)
두륜산에서 조계산으로 돌아가는 김오천에게~(金梧泉自頭崙回曹溪山贈別序)
『송귀집』의 짧은 서문(送歸集短引)
화산선회품시에 부치는 글(寄華山禪會品詩書)
경성의 중앙학림으로 유학 가는 박상전을~(送朴祥銓遊學京城中學林序)
제살 축원(制殺祝)
학도들에게 행동에 대해 알려 주는 설(示學徒作之之說)
송광사 대공덕주 용운당 대선사 행장松廣寺大功德主龍雲堂大禪師行狀
『산수결』을 등사하여 보관하는 서(山水訣謄寫藏寘序)
육상궁 원당 기문(毓祥宮願堂記)
축성전 창건기祝聖殿剏建記
송광사 보제당 삼불의 개금 점안에 대한 소(松廣寺普濟堂三佛改金點眼疏)
영산회 주별靈山會晝別
명왕 야별 소冥王夜別疏
고흥군 금산면 풍악산 송광암 중수기高興郡錦山面楓岳山松廣庵重修記
여수군 돌산면 향일암 수륙대회 모연문麗水郡突山面向日庵水陸大會募緣文
보성군 대원사 능월당을 추도하는 축원(寶城郡大原寺綾月堂追悼祝)
석곡 정농오의 회갑시 서문(石谷鄭農塢回甲詩序)
다송문고 제2권(茶松文稿卷第二)
문文-140편
원통계안 서문(圓通契案序)
방장산 월화 장로께 올리는 서(上方丈山月和長老序)
화엄사 원화 함장께 올리는 글(上大華嚴寺圓華凾丈文)
용악 장로께 사례하는 편지(謝龍岳長老書)
우룡 법우에게 보내는 답서(答雨龍法友書)
형민 상인을 전송하는 서(送衡旻上人序)
연포의 상인 연파가 행각하기에 보내는 답서(答蓮圃上人蓮坡遊方序)
흥양군 팔영산 능가사 서불암 기문(興陽郡八影山楞伽寺西佛菴記)
조계산 보조암 강당과 선불장을 위한~(曹溪山普照庵講堂選佛場緣化結社文)
조계산 천자암 성산각의 중건 화문(曹溪山天子庵星山閣重建化文)
본군 수령 원우상이 폐해를 없애 준 것에 대한 칭송기(本郡守元禹常除瘼頌記)
본도 수의어사 이면상의 천왕문 단청 공덕에~(本道繡衣李冕相天王門丹靑~)
조계산 보조국사의 감로탑을 이안한~(曹溪山普照國師甘露塔移安緣起評)
영호 강백이 시를 청하기에 보낸 답서(答映湖講伯求韻)
송광사 시왕 탱화를 새로 조성한 기문(松廣寺十王幀新成記)
기로소 원당을 새로 세우는 일에 대한 상언(耆老所願堂新建事上言狀)
팔상성도 청문 유치八相成道請文由致
기로소 원당 성수전 창건에 대한 상언(耆老所願堂聖壽殿剏建事上言狀)
또 상량문과 액호, 예폐에 대한 상언(又樑文額號禮幣事上言狀)
풍암 조사의 부도를 비전에 봉안하는 기문(楓巖祖師浮屠奉安碑殿記)
『조선불교약사』를 읽은 감상을 논함(讀佛敎略史感想論)
『수선지』 서문(修禪誌序)
백양산의 청장을 사양하는 글(謝白羊山請狀書)

012_0677_b_01L智異山…存案序答金剛山楡岾寺出
012_0677_b_02L品序喬南…剏建樑文智異山…行
012_0677_b_03L狀草曹溪山…行狀草金梧泉…贈
012_0677_b_04L別序送歸集短引寄華山禪會品詩
012_0677_b_05L送朴祥銓…學林序制殺祝
012_0677_b_06L學徒作之之說松廣寺大功德主龍雲
012_0677_b_07L堂大禪師行狀山水訣謄寫藏寘序
012_0677_b_08L毓祥宮願堂記祝聖殿剏建記松廣
012_0677_b_09L寺…點眼疏靈山會晝別冥王夜別
012_0677_b_10L高興郡…重修記麗水郡…募緣
012_0677_b_11L寶城郡…追悼祝石谷…回甲
012_0677_b_12L詩序

012_0677_b_13L
卷二

012_0677_b_14L
一百三十八篇

012_0677_b_15L
圓通契案序上方丈山月和長老序
012_0677_b_16L上大華嚴寺圓華凾丈文謝龍岳長老
012_0677_b_17L答雨龍法友書送衡旻上人序
012_0677_b_18L答蓮圃…遊方序興陽郡…西佛菴記
012_0677_b_19L曹溪山…結社文曹溪山…化文
012_0677_b_20L郡守…頌記本道…功德頌曹溪
012_0677_b_21L山…緣起評答映湖講伯求韻松廣
012_0677_b_22L寺十王幀新成記耆老所願堂新建事
012_0677_b_23L上言狀八相成道請文耆老…上言
012_0677_b_24L又樑文…上言狀楓巖祖師浮屠
012_0677_b_25L奉安碑殿記讀佛敎略史感想論
012_0677_b_26L禪誌序謝白羊山請狀書金喚鯨靈

012_0677_c_01L김환경 영가 추도식 축문 金喚鯨靈駕追悼式祝
오 참사에게 올리는 편지(上吳參事書)
승평군 조계산 극락교 기문(昇平郡曹溪山極樂橋記)
정봉 대화상의 입적을 알리는 통장(正峯大和尙出世通狀)
『계산시고』 발문溪山詩稿跋文
부휴 선조의 비를 거듭 세우며 지은 비음기(浮休禪祖重立碑陰記)
밭을 개간하기 위해 터를 닦는 축문(墾田開基祝文)
지와굴 터를 닦는 축문(地瓦窟開基祝文)
제운 대선사 비음기霽雲大禪師碑陰記
임경당 돌우물을 새로 완성한 명(臨鏡堂石井新成銘)
벽담당 탑을 이안하는 축문(碧潭堂塔移安祝)
또(又)
벽담당 탑과 회계당 탑을 비전에 이안하고~(碧潭堂塔會溪堂塔移安碑殿及築~)
조계산 진영당 이전과 새로 영정을 조성한~(曹溪山眞影堂移建及新造影緣起論)
칠전의 동쪽 방장이 고금에 이름이 다름에 대한 변증(七殿東方丈古今名異卞)
조계산 송광사 사자목의 새 길과 옛길의~(曹溪山松廣寺獅子項新舊路緣起卞)
화엄사 진응 화상을 청하는 글(請華嚴寺震應和尙書)
월간잡지를 읽고 감상을 쓴 편지(讀月報感想書)
경월 거사의 「선문증정록 서문」 서술에 대한 답서(答擎月居士證正序述書)
근본을 배반하고 스승을 구하는 학우에게 보여 주는 글(示學友背本求師之人書)
조계산 제6세 원감국사께서 지은 『가송록』을~(曹溪山第六世圓鑑國師所著~)
동복군 유마사 봉향각의 창건 상량문(同福郡維摩寺奉香閣剏建上樑文)
수선사 계의 서문(修禪社契誼序)
제운 화상의 비석을 세우는 축문(霽雲和尙立石祝)
벽담 화상의 비석을 세우는 축문(碧潭和尙立石祝)
학생에게 보이다(示學生)
웃옷을 벗고 경전을 보는 학도들을 훈계하다(誡學徒脫上衣看經)
벽담 선사의 비를 세우는 연기 서문(碧潭禪師立碑緣起序)
이태왕을 천도하는 기도 축문(薦李太王祈禱祝)
이태왕의 백일재 연기 서문(李太王百齋緣起序)
조계산 국사전의 중창에 따른 상량 명과 서문(曹溪山國師殿重剏上樑銘并序)
이봉 대선사의 비를 세우는 축문(离峯大禪師立碑祝文)
기봉 대선사의 비를 세우는 축문(奇峰大禪師立碑祝文)
조계산 송광사 청진암의 네 번째 창건기(曹溪山松廣寺淸眞庵第四剏建記)
송광사 나한 전설에 대한 변증(松廣寺羅漢傳說卞)
조계산 송광사 국사전의 중수기(曹溪山松廣寺國師殿重修記)
두월 대사의 비를 세우는 제문(斗月大師立碑祭文)
진도 군수 이 옹께 올리는 편지(上珍島郡守李云翁書)
허정환이 법을 구하기에 쓴 답서(答許正煥求法書)
동복군 옹성산 몽성암 칠성계안 서문(同福郡甕城山夢聖庵七星契案序)
몽성암 창건기夢聖庵剏建記
해강 김규진
사찰의 액호를~(金圭鎭安淳煥寫送三十寺額號~)
한씨 문계안 서문(韓氏門契案序)
『조계고승전』 서문(曹溪高僧傳序)
『저역총보』 서문(著譯叢譜序)
엄군 통정공의 신산 장례 축문(嚴君通政公新山葬禮祝)
자당 숙부인 전주 이씨의 신산 장례 축문(慈堂淑夫人全州李氏新山葬祝)
6대와 5대 조비 묘의 석물을 봉안하는 축문(六代五代祖妣墓石物奉安祝)
『석보약록』 자서釋譜略錄自序
동경으로 유학 가는 완섭 사미를 보내며(送完燮沙彌東京留學)
『진각국사 법어송 초집』 서문(眞覺國師法語頌抄集序)
부휴 선조의 비를 세운 역사 서문(浮休先祖立碑歷史序)
부휴 조사의 비를 세우는 제문(浮休祖師立石祭文)

012_0677_c_01L駕追悼式祝上吳參事書昇平郡曹
012_0677_c_02L溪山極樂橋記正峯大和尙出世通狀
012_0677_c_03L溪山詩稿跋文浮休禪祖重立碑陰記
012_0677_c_04L墾田開基祝文地瓦窟開基祝文
012_0677_c_05L雲大禪師碑陰記臨鏡堂石井新成銘
012_0677_c_06L碧潭堂塔移安祝
碧潭堂…築墻記
012_0677_c_07L曹溪山…緣起論七殿…異卞曹溪
012_0677_c_08L山…緣起卞請華嚴寺震應和尙書
012_0677_c_09L讀月報感想書答擎月…述書示學
012_0677_c_10L友背本求師之人書曹溪山…印寫跋
012_0677_c_11L同福郡…上樑文修禪社契誼序
012_0677_c_12L霽雲和尙立石祝碧潭和尙立石祝
012_0677_c_13L示學生誡學徒脫上衣看經碧潭禪
012_0677_c_14L師立碑緣起序薦李太王祈禱祝
012_0677_c_15L太王百齋緣起序曹溪山…上樑銘
012_0677_c_16L离峯大禪師立碑祝文奇峰大禪師立
012_0677_c_17L碑祝文曹溪山…剏建記松廣寺羅
012_0677_c_18L漢傳說卞曹溪山…重修記斗月大
012_0677_c_19L師立碑祭文上珎島郡守李云翁書
012_0677_c_20L答許正煥求法書同福郡…契案序
012_0677_c_21L夢聖庵剏建記金圭鎭…小引韓氏
012_0677_c_22L門契案序曹溪高僧傳序著譯叢譜
012_0677_c_23L嚴君通政公新山葬禮祝慈堂…
012_0677_c_24L葬祝六代…奉安祝釋譜略錄自序
012_0677_c_25L送完燮沙彌東京留學眞覺…集序
012_0677_c_26L浮休先祖立碑歷史序浮休祖師立石

012_0678_a_01L환해 화상의 비를 세우는 제문(幻海和上立石祭文)
태안사 봉서암 중창기泰安寺鳳瑞庵重剏記
『화엄경』 사경 발문(寫華嚴經跋)
도림사 대법당 상량문道林寺大法堂上樑文
도림사 대법당 중창기道林寺大法堂重剏記
도림사 길상암 중수기道林寺吉祥庵重修記
조계산 감로암 동별당을 새로 건축하는 기문(曹溪山甘露庵東別堂新建記)
태안사 16나한을 이안한 연기(泰安寺十六聖移安緣起)
간병해 준 강재원에게 감사하는 편지(謝姜在源看病書)
또다시 사례함(又再謝)
응암 선사의 진영을 새로 조성하는 기문(應庵禪師眞影新造記)
『신심명』 번역 해설 발문(信心銘譯說跋文)
낙안군 동화사 승당의 불상 개금과 탱화를~(樂安郡桐華寺僧堂佛像改金~)
『불조록찬송』 서문(佛祖錄贊頌小引)
『삼장법수집』 서문(三藏法數集序)
『염불요문과해』 발문念佛要門科解跋文
자정국사의 탑이 훼손된 연기(慈靜國師毀塔緣起)
해남군 북평면 천태산 칠성암의 중건~(海南郡北平面天台山七星庵重建上樑文)
보성군 벌교 포구의 송명교당 상량문(寶城郡筏橋浦松明校堂上樑文)
곡성군 봉두산 동리사 능파각의 중수~(谷城郡鳳頭山桐裡寺凌波閣重修樑文)
태안사 대지전을 새로 창건하는 상량문(泰安寺大持殿新剏建上樑文)
조계산 송광사 칠성각을 새로 지으려 터를~(曹溪山松廣寺七星閣新建開基祝)
기둥을 세우는 축문(立柱祝)
칠성각 상량문七星閣上梁文
묵암 선사의 비석을 세우는 제문(默庵禪師立石祭文)
애감계 서문(哀感契序)
곡성군 도림사 시왕나한전의 중수기(谷城郡道林寺十王羅漢殿重修記)
조계산 화엄전, 오십전, 나한전의 불상~(曹溪山華嚴五十羅漢三殿佛像重修記)
조계산 송광사 극락교, 청량각 상량문曹溪山松廣寺極樂橋淸凉閣上梁文
위와 함께 기둥 세우는 축문(同立柱祝文)
부인상을 당한 사마 송염재를 위문하는 편지(問宋司馬念齋喪配書)
용운 대종사 비음기龍雲大宗師碑陰記
아사 조종현에게 보내는 답서(答趙雅士鐘鉉書)
용운 선사의 비를 세우는 제문(龍雲禪師立碑祭文)
개운산 동화사 선당의 중창 상량문(開雲山桐華寺禪堂重剏上樑文)
송광사 심검당의 변혁에 관한 기문(松廣寺尋釰堂變革記)
송광사 천자암 중수기松廣寺天子庵重修記
조계산 송광사 용화당의 중수 상량문(曹溪山松廣寺龍華堂重修上樑文)
조계산 송광사 화엄전, 불조전의 석축과~(曹溪山松廣寺華嚴佛祖兩殿石築~)
청해당을 부수는 축문(海淸堂破屋祝文)
보조국사 사리탑 축대가 무너져 세우는 축문(普照國師舍利塔築臺壞成祝)
송광사 사천왕의 다섯 번째 중수기(松廣寺四天王第五剏修記)
조계산 불일보조국사의 감로탑을 개축~(曹溪山佛日普照國師甘露塔改築記)
본사에서 염불당을 혁파함에 감상을 적은 설(本寺革罷念佛堂感想說)
함호 화상이 유촉하는 글(菡湖和尙遺囑文)
관음전 불량을 들이고자 하는 기문(觀音殿佛粮願入記)
천태암 불답 기문(天台庵佛畓記)
석존 탄신에 결사하는 글(釋尊誕辰結社文)
‘대경(화엄경) 글자수 분별의 결의’에 대한 변론(大經字數卞決疑辨)
함호 화상의 진영에 대한 찬(菡湖和尙影贊)
또(又)
만일당 삼불 개금과 불량답에 대한 기문(萬日堂三佛改金與佛粮畓記)
순천군 초천면 개운산 동화사 중수기順天郡草川面開雲山桐華寺重修記

012_0678_a_01L祭文幻海和上立石祭文泰安寺…
012_0678_a_02L重剏記寫華嚴經跋道林寺大法堂
012_0678_a_03L上樑文道林寺大法堂重剏記道林
012_0678_a_04L寺吉祥庵重修記曹溪山…新建記
012_0678_a_05L泰安寺十六聖移安緣起謝姜在源看
012_0678_a_06L病書
應庵禪師眞影新造記信心
012_0678_a_07L銘譯說跋文樂安郡…新成記佛祖
012_0678_a_08L錄賛頌小引三藏法數集序念佛要
012_0678_a_09L門科解跋文慈靜國師毀塔緣起
012_0678_a_10L南郡…上樑文寶城郡…上樑文
012_0678_a_11L城郡…樑文泰安寺…上樑文曹溪
012_0678_a_12L山松廣寺…開基祝立柱祝七星閣
012_0678_a_13L上梁文默庵…祭文哀感契序
012_0678_a_14L城郡…重修記曹溪山…重修記
012_0678_a_15L溪山…上梁文同立柱祝文問宋司
012_0678_a_16L馬念齋喪配書龍雲大宗師碑陰記
012_0678_a_17L答趙雅士鐘鉉書龍雲禪師立碑祭文
012_0678_a_18L開雲山…上樑文松廣寺…變革記
012_0678_a_19L松廣寺…重修記曹溪山…上樑文
012_0678_a_20L曹溪山…重剏記海淸堂破屋祝文
012_0678_a_21L普照…壞城祝松廣寺…剏修記
012_0678_a_22L溪山…改築記本寺…感想說菡湖
012_0678_a_23L和尙遺囑文觀音殿佛粮願入記
012_0678_a_24L台庵佛畓記釋尊誕辰結社文大經
012_0678_a_25L…決疑辨菡湖和尙影賛
萬日
012_0678_a_26L堂…佛粮畓記順天郡…重修記

012_0678_b_01L용화당 중수기龍華堂重修記
해청당 중건기海淸堂重建記
법성료의 본채 중수기(法性寮正堂重修記)
곡성군 옥과면 설산 수도암 기문(谷城郡玉果面雪山修道庵記)
보제당 석정 기문(普濟堂石井記)
원화 대사의 수시 서문(圓華大師壽詩序)
눌산 수좌가 은혜를 구하는 글(訥山首座求惠文)
경운 화상의 찬에 답하는 글(答擎雲和尙賛文)
모후산 유마사 염불당을 새로 짓고 천 일~(母后山維摩寺新剏念佛堂千日~)
고흥군 금산면 풍악산 송광암 중수와~(高興郡錦山面楓岳山松廣庵重修~)
제자들에게 촉루하는 글(囑累徒弟文抄)
부록 1
행록초行錄草
부록 2
금명 강백의 61세 수시 서문(錦溟講伯六十一壽詩序)
금명 대사 수시錦溟大師壽詩
금옹의 수첩을 읽은 후 감동하여(謹讀錦翁壽帖後感)
[부록 3]
금명 선사 비명 병서錦溟禪師碑銘并序
금명 대종사 비음기錦溟大宗師碑陰記
문文
화엄사 봉천암을 중수하는 글(華嚴寺奉天菴重修文)
무너지고 사라지고 이루어지고 머묾은 천지의 이치이며, 차고 비고 줄고 느는 것은 일월의 이치이니, 하물며 그 사이의 물건이야 무엇이 비고 이루어지고 줄고 느는 변화가 없을 수 있겠습니까.
이 사찰은 군옥부群玉府1)와 삼신산三神山처럼 안개가 아스라하여 길이 천 년을 이어 갈 꽃비가 내리는 법 도량을 보호하고, 산수가 맑고 빼어나 대화엄 사리事理2)의 종맥宗脈을 천양합니다. 위로 삼전三殿 보궁寶宮3)을 호위하니 임금의 장수를 빌고 어버이를 축원하는 감전紺殿4)이며, 중간에 삼존三尊 성상聖相5)을 보호하니 모두 속세 티끌을 벗어난 보배 나라입니다. 잔강潺江(섬진강)에 뗏목을 띄워 은하수(河漢)에 이르러 맴돌다 잠기니 한나라 사신6)의 남은 자취를 보겠고, 봉蓬ㆍ영瀛7)의 약초가

012_0678_b_01L華堂重修記海淸堂重建記法性寮
012_0678_b_02L正堂重修記谷城郡…修道庵記
012_0678_b_03L濟堂石井記圓華大師壽詩序訥山
012_0678_b_04L首座求惠文答擎雲和尙賛文母后
012_0678_b_05L山…結社文高興郡…改金記囑累
012_0678_b_06L徒弟文抄

012_0678_b_07L
附錄一一篇

012_0678_b_08L
行錄草

012_0678_b_09L
附錄二二篇

012_0678_b_10L
錦溟大師壽詩序錦溟大師壽詩

012_0678_b_11L
附錄三二篇

012_0678_b_12L
錦溟禪師碑銘并序錦溟大宗師碑
012_0678_b_13L陰記

012_0678_b_14L

012_0678_b_15L1)

012_0678_b_16L華嚴寺奉天菴重修文

012_0678_b_17L
壞空成住天地之常盈虛消長
012_0678_b_18L月之理況物於其間者孰能無空成
012_0678_b_19L消長之變也哉唯玆寺群玉之府
012_0678_b_20L神之山煙霞縹緲長護一千年
012_0678_b_21L雨之法場山水淸秀闡揚大華嚴
012_0678_b_22L理之宗脉上衛三殿寶宮盡是壽君
012_0678_b_23L祝親之紺殿中護三尊聖相都爲脫
012_0678_b_24L俗出塵之寶邦潺江浮槎接河漢而
012_0678_b_25L漂沉幾見漢使之留影蓬瀛藥草

012_0678_c_01L방장方丈(지리산)으로 이어져 푸른빛 짙으니 진나라 아이들8)이 향기 찾아옴을 금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구름 낀 시내를 굽어보아 궤안에 기대 부를 수 있는 것은 오배鰲背9)의 원효암이요, 아름다운 노을 봉우리에 손으로 가리킬 수 있는 것은 반야般若10)의 만수굴曼殊窟11)입니다. 석존의 솔도파窣屠波12)와 각전覺殿의 노사나盧舍那13)는 진정 인천人天의 복전福田이요 불교(釋宗)의 큰 사찰입니다.
그 가운데 구층암九層庵14)의 위 도솔암兜率庵의 아래에 봉천암奉天菴이 있는데 경영한 지 오래되어 이루고 무너짐이 이어지니, 옥루玉樓(건물)와 금면金面(불상)이 근심을 띠고 기둥과 방벽이 기울고 상처 나서, 납자衲子(승려)가 침묵할 수 없고 시인들 또한 안타까워합니다. 이에 보수하고자 동지들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사찰(蓮屋)에 비바람을 막아야 부처님이 편안하고 도를 닦을 수 있으며, 황금밭(金田)에 계옥桂玉15)을 심어야 나라가 편안하고 집안이 화락합니다. 봄에 씨 뿌리고 가을에 수확하는 것은 정녕 산이 울면 골짜기가 응답함과 같고, 선을 쌓으면 남은 경사가 있음16)은 물이 맑으면 달이 드러나는 것처럼 분명합니다.
원효암의 산왕 계안에 대한 글병신년(1896) 여름(元曉菴山王契案文丙申夏)
바다에 출현한 삼산三山 가운데 방장산이 봉蓬ㆍ주洲(봉래산과 영주산)를 끼고 우뚝 솟고, 지역을 나눈 사악四岳 가운데 지리산이 오잠鰲岑17)에 이어 수려하게 높다. 어찌 그저 높다고 명성을 날리겠는가, 실로 신령하고 기이하여 걸출한 것이다. 방장산의 곤坤(남서), 오잠의 태兌(서쪽)에 정람精藍(사찰)이 있으니 ‘원효암’이라 한다.
원효암은 원효元曉 성사聖師께서 창설하셨고 의상義相 조사께서 선禪을 이으셨다. 잔강潺江(섬진강)이 둘러 있어 교룡이 바위에 기댄 듯하고, 오잠 등성이의 푸른빛은 연꽃이 봉우리를 이룬 듯하다. 서천西天(인도)의 비래산飛來山18)인 듯하고 동토東土(중국)의 소림굴少林窟19) 같아 보인다. 그러하니 비록 선부주鮮部洲20) 바닷가에 살지만

012_0678_c_01L方丈而滴翠難禁秦童之探香抑復
012_0678_c_02L俯壓雲磵隱几可呼者鰲背之元曉
012_0678_c_03L却猗霞岑擧手可指者般若之
012_0678_c_04L曼殊窟釋尊之窣屠波覺殿之盧舍
012_0678_c_05L眞是人天福田釋宗巨刹就中
012_0678_c_06L九層之上兜率之下有菴曰奉天
012_0678_c_07L始旣久成壞相尋所以玉樓金面之
012_0678_c_08L帶愁樑棟房壁之傾瘡非衲子當含
012_0678_c_09L [1] 騷人亦皆悽悵玆營修葺
012_0678_c_10L [2] 同志盖風雨於蓮屋仸可安而道
012_0678_c_11L可修種桂玉於金田邦可寧而家可
012_0678_c_12L春種秋收丁寧谷應山鳴積善
012_0678_c_13L餘慶分明水澄月現云爾

012_0678_c_14L

012_0678_c_15L元曉菴山王契案文丙申夏

012_0678_c_16L
海出三山方丈挾蓬洲而挺特域分
012_0678_c_17L四岳智異接鰲岑而秀高豈徒高逈而
012_0678_c_18L闡名寔由靈異而稱傑方丈之坤
012_0678_c_19L岑之兌有精藍曰元曉菴聖師元曉
012_0678_c_20L之創設祖師義相之繼禪潺江帶圍
012_0678_c_21L怳然蛟龍之偃石鰲背積翠彷彿蓮
012_0678_c_22L花之作峰疑若西天之飛來山慣見
012_0678_c_23L東土之少林窟雖居鮮部洲海上
012_0678_c_24L「文」一字編者補入

012_0679_a_01L어찌 도시다천兜斯多天21)에 부끄러우리오. 복전福田에 복의 뿌리를 심으면 옥야玉野에서 옥 낱알을 수확하리다. 저 성중聖衆을 보건대 재齋의 규모가 많은 집안의 발원하는 마음으로 이미 갖추어졌거늘 오직 이 산령山靈만은 제물 공급에 한 분의 단신檀信(시주)이 오래도록 부족합니다. 그래서 향사香社22)의 계안契案23)을 맺고자 보시하는 군자들께 널리 아룁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재를 지내고 정성을 바침은 거대한 사찰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복을 구하고 장수를 구함은 필시 산령 진군眞君에게 해야 합니다. 정성을 드리고 마음을 맑게 하면 봉래산과 영주산의 영약을 얻게 될 것이요, 재물을 희사하여 발원하면 방장산의 신선을 보게 될 것입니다.
수계 계안에 대한 글(受戒契案文)
하루는 어떤 분이 책자(筴)를 내게 보이며 말했다. “무릇 석가 제자들은 몸을 보양하는 데는 사은四恩24)의 공을 입으면서도 승려가 됨25)은 십계十戒26)의 덕이 아님이 없소. 은혜의 공과 계의 덕에 대해 어찌 경중을 가릴 수 있겠소. 은혜를 알고 덕을 갚는 것 또한 선후가 없을 수 없지요. 그래서 사안社案(계)을 맺어 돈을 모아 이자를 불려 계사戒師27)를 생사 간에 잊지 않는 자료로 삼으려 하니 바라건대 서문을 써 주시오.”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아아, 일념의 선한 마음은 사은을 녹일 만하고 하나의 무작계無作戒28)는 삼취정계三聚淨戒29)를 포섭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지니면 빙설처럼 정갈하고 성곽처럼 굳건하여 일찍 스승에게 보답한 것이 됩니다. 어찌 다시 곗돈이라는 바깥의 틀과 변무駢拇30) 같은 썩은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대방大方31)의 면전에 불가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요. 비록 이와 같으나 어찌 알겠소, 바깥 틀만 있고 실지는 없는지. 무릇 밖에서 일어나는 일이 어찌 안에서 쌓여 밖으로 드러난 것이 아니겠소.”
나는 이에 그 일이 행할 만함을 기뻐하여 그 대략을 쓰노라.

012_0679_a_01L慙兜斯多天中種福根於福田收玉
012_0679_a_02L粒於玉野睠彼諸聖齋體已備於千
012_0679_a_03L門之願心唯此山靈供需久闕於一
012_0679_a_04L士之檀信故結香社之契案普吿君
012_0679_a_05L子之施門伏願致齋致誠不在宏藍
012_0679_a_06L巨刹求福求壽必乎山靈眞君
012_0679_a_07L誠澄心可得蓬洲之藥捨財發願
012_0679_a_08L見方丈之仙

012_0679_a_09L

012_0679_a_10L1)受戒契案文

012_0679_a_11L
一日某公攝筴示余曰凡爲釋子者
012_0679_a_12L身保質雖沾四恩之功零染禀具
012_0679_a_13L非十戒之德而恩功之戒之德何敢校
012_0679_a_14L其輕重知其恩報其德亦不能無先
012_0679_a_15L故玆結社案聚鈇出利以爲戒
012_0679_a_16L師存亡間不忘之資幸書其弁
012_0679_a_17L噫嘻一念善心可消四恩一無
012_0679_a_18L作戒能攝三聚之淨戒唯持此而淨
012_0679_a_19L如冰雪禁如城郭早已報師了也
012_0679_a_20L須契鈇之外模拼拇之腐詞無乃不
012_0679_a_21L可於大方之面前耶曰然雖如是
012_0679_a_22L知其徒外模而無其實也凡事之發於
012_0679_a_23L外者安敢不積於內而形外乎哉
012_0679_a_24L於是嘉其所爲之可爲而書其槩云爾

012_0679_b_01L
고사제32) 축문庫司祭祝文
고지기 대신大神 성명지하聖明之下33)
모든 영령과 신명 가운데 오직 최고입니다.
가장 신이하고 영험하고 용맹하고 위엄 있어서
예로부터 지금까지, 견고하게 지키고 엄격하게 호위하셨으니,
옛날 왕의 창고와 지금 사찰 곳간의
산해진미와 여래의 법재法財가
하夏나라의 거교鉅橋34)처럼 곡식이 풍성하고
한나라의 상평常平35)처럼 가득 차 넘쳤습니다.
이 사찰의 곳간은 예로부터 한결같이
오곡이 가득 차서 샘이 솟듯이 고갈되지 않고
벼와 기장이 계옥桂玉을 이루었습니다.
없음이 변하여 있음이 되니, 신의 보호를 헤아릴 길 없습니다.
존귀한 영령들께 우러러 바라노니 은택을 널리 적시옵고
여러 음식들을 갖추어 삼가 맑은 술을 드리나니
흠향하소서.
병정 제례 축문(兵丁致齋祝文)
방패와 창 등의 무기는 헌원씨軒轅氏36)의 본보기에서 비롯되었고,37)
오랑캐와 견융犬戎38)은 하夏ㆍ상商ㆍ주周 시대에 시작되었습니다.
오패五伯39)의 정벌에 미쳐서는 종묘宗廟의 은택을 받았고,
삼국이 출병하여서는 오히려 성군星君40)에게 복을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사직에 힘입어 나라 복록이 길이 창성하고
성군의 은택을 받아 지세가 형통하니,
고을에서 고을로 이르고 나라로 나라를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동국東國은 인의仁義의 풍습과 예악禮樂의 서적으로
삼천리강산에 교화가 이루어져 오백 년 세월을 누렸습니다.
서융西戎이 나라를 무너뜨림은 없으나 동비東匪41)가 백성을 학대하여,
의병이 만연하니 성대聖代의 오랑캐 같고
장수가 출병한 지 오래되니 황제黃帝 때의 전쟁 같습니다.
이러므로 아무개 공公께서
남악南岳의 대화엄사에서,
남병산南屛山에서 칠원의七元儀께 제사 지낸 일을42) 사모하여,
하늘까지 미치는 충성을 아뢰어

012_0679_b_01L• 庫司祭祝文 [3]

012_0679_b_02L
庫直大神聖明之下諸靈神祗唯是
012_0679_b_03L爲最最神最靈能猛能威從古及
012_0679_b_04L堅守嚴衛昔之王倉今之佛庫
012_0679_b_05L山珍海錯如來法財夏之鉅校 [4]
012_0679_b_06L穰充實漢之常平陳陳盈溢唯此
012_0679_b_07L寺庫古今一轍滿中五粟泉湧不
012_0679_b_08L稻糠黍稷變成桂玉變旡爲有
012_0679_b_09L神護莫測仰冀尊靈廣沾惠澤
012_0679_b_10L羞排備謹以淸酌伏唯尙饗

012_0679_b_11L

012_0679_b_12L• 兵丁致齋祝文

012_0679_b_13L
干戈兵革濫觴於軒轅氏之嘉模夷狄
012_0679_b_14L犬戎權輿於夏商周之聖代以及五
012_0679_b_15L伯之征伐猶蒙宗廟之餘陰三國之
012_0679_b_16L出師尙禱星君之慶福賴社稷而國
012_0679_b_17L祚永昌荷星澤而地運亨通從鄕至
012_0679_b_18L以國觀國以吾東國仁義風土
012_0679_b_19L禮樂車書化被三千里之江山亨國
012_0679_b_20L五百年之日月雖無西戎之傾國
012_0679_b_21L奈東匪之虐民義兵緣漫若聖代之
012_0679_b_22L夷狄將師出歷如帝時之戈干
012_0679_b_23L以某公於南岳之中大華嚴寺慕南
012_0679_b_24L屛之上祭七元儀敢扣彌天之忠

012_0679_c_01L나라 운세가 안정되기를 통렬히 바랍니다.
제물은 보잘것없지만 정성을 다했으니
성스런 근본인 자비로 특별히 혜택을 내리소서.
오직 바라건대
병사들이 이르는 곳에 바람이 일면 풀이 눕듯이 하고,
무기가 이를 때면 사자가 포효함에 여우가 엎드리듯 하게 하옵소서.
온갖 괴이함이 봄눈 녹듯 하고 만 가지 경사가 여름 구름이 일듯 하소서.
동비들을 붙잡아 으뜸 공적이 쟁쟁하고
의병 우두머리를 체포하여 공훈이 크게 하소서.
산신계 서문(山神契序)
산 중에 동방에서 최대는 묘향산과 구월산ㆍ봉래산ㆍ방장산이니, 나라의 사대 명산이 된다. 제남濟南(제주)의 최고는 영주산瀛洲山(한라산)으로 사대산과 서로 다퉈 사대산 가운데 둘을 누르고 나머지 둘과 함께 해동의 삼신산三神山이라 칭해진다. 그래서 삼정승(三台)의 형세를 이루고 높이 아득한 은하수에 닿는다. 지위는 취령鷲嶺43)보다 낮으나 덕은 용이龍耳44)만큼 높아, 온갖 바위가 수려하고 수많은 골짜기들이 다퉈 흐른다. 송도松濤45)와 옥설沃雪46)이 그림 속의 천지가 되니, 기이한 나무와 꽃은 신선이 노니는 정원이 아니런가.
더욱 신령스러운 것을 고찰하여 얻을 수 있으니, 용비龍飛(왕위에 오름)한 초에 태조대왕이 사대산의 영령을 이르게 하였는데 유독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것이 남악南岳(지리산) 산령山靈이었다. 남악 산령이 굴하지 않았던 까닭에 남악 산령을 산의 제1봉우리 아래 안치하여, 지금까지 오백 년에 이르도록 조종朝宗의 예로 규폐圭幣47)를 향유함이 늠연히 그치지 않는다. 이로써 남악의 산령이 사대산과 삼신산보다 특출함을 분명히 알 수 있다.

012_0679_c_01L冀安國之祚物雖菲薄情乃盡誠
012_0679_c_02L本慈悲特垂惠澤唯冀出師到處
012_0679_c_03L風行而艸偃兵革行時若獅吼而狐
012_0679_c_04L百恠與春雪而點湯萬慶等夏雲
012_0679_c_05L而起空攫取匪類首功錚錚捷俘
012_0679_c_06L義酋勳封落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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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679_c_08L山神契序

012_0679_c_09L
山於東方之最大者曰妙香曰九月
012_0679_c_10L曰蓬萊曰方丈是爲國之四大山也
012_0679_c_11L有濟南之最高者瀛洲與四山爭衡
012_0679_c_12L而奪其四山之二而并稱海東之三神
012_0679_c_13L列如三台之形勢高接河漢之嵬落
012_0679_c_14L位卑鷲嶺德峻龍耳千岩竟秀萬壑
012_0679_c_15L爭流松濤沃雪變是畫裡之乾坤
012_0679_c_16L木異花無乃仙人遊履之庄耶尤其
012_0679_c_17L勝靈者可考而得矣國於龍飛之初
012_0679_c_18L太祖大王坐致四山之靈而獨不能
012_0679_c_19L惟南岳山靈不屈故芿安南岳靈
012_0679_c_20L於山之第一峰下迄今五百年以朝
012_0679_c_21L宗之禮圭幣之享凛然不癈所以
012_0679_c_22L知其南岳之靈特出於四山三神之上
012_0679_c_23L此• 標者撰者親筆原稿(底本)中加漆
012_0679_c_24L「删」字及削除線處標示也其「删」字及削除線
012_0679_c_25L此書撰者意中不合以爲削除然而編
012_0679_c_26L不削而全載以ㆍ標示之以下倣此

012_0680_a_01L가히 가장 크고 또 크다고 하겠다.
무릇 이 계는 향사享祀(제사)를 위해 만든 것은 아니나, 사찰이 이 산에 있고 승려가 이 사찰에 있으니 존숭하는 예가 없겠는가. 사찰의 사미沙彌48) 수십 인이 돈을 모아 계를 만드니, 본성本聖 탄신일마다 공양 과일을 엄숙하게 준비하여 축리祝釐49)의 방법은 이루었는데 아뢸 글이 없다고 하니, 굳이 사양하다가 할 수 없이 다음과 같이 고하였다.
“그대들이 이른바 산령 중에 가장 영험한 것을 안다고 하는데, 사대산의 산령은 동방 산들 가운데 위대하지만 오히려 삼신산에 미치지 못하고, 삼신산 역시 남악에 미치지 못한다. 남악의 산령은 영험하고 위대하여 이미 이와 같으니, 초심初心의 믿음으로 가장 영험한 신성을 받든다면 그 덕이 높고 공이 커서 결코 썩은 붓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들은 힘쓸지어다.”
원군50) 탱화 서문(元君畫幀序)
엎드려 듣건대, 만법을 통괄하고 일심을 밝힘은 석가모니의 본성에 맞는 진리이고, 온갖 재앙을 멸하고 복을 이룸은 치성광熾盛光 여래51)의 인연에 따른 묘방妙方52)입니다. 그림자가 사바세계에 떨어지니 수많은 작용(化用)에 응하여 나타나고, 형체가 하늘에서 나뉘니 칠원七元이라는 존호를 항상 일컫습니다. 저 신성한 몸을 보건대 어찌 십선十善53) 삼악三惡54)의 업에 관계되겠습니까. 이 중생계를 슬퍼하시니 이에 구진九辰55) 칠요七曜56)의 명칭을 일으켰습니다. 작게 두드리면 작게 울리니 큰 종이 두드리길 기다림 같고, 크게 보시하여 크게 보답하니 밝은 거울이 피로를 잊은 듯합니다. 실로 삼계三界57)의 도사導師58)요 사생四生59)의 자비로운 부친입니다.
이 화엄사는 대화엄의 장엄한 누각으로 작은 강남의 진남鎭南60) 명승지입니다. 사리탑이 뜰 가운데 높이 솟아 있어

012_0680_a_01L明矣可謂最大之又大者也夫今是
012_0680_a_02L雖非享祀之設而寺在是山
012_0680_a_03L在是寺可無尊崇之禮耶寺之沙彌
012_0680_a_04L十數人聚鈇脩契每於本聖誕日
012_0680_a_05L嚴備供果祝釐之方旣就而吿以無文
012_0680_a_06L膠讓不獲而吿之曰公軰所謂知其靈
012_0680_a_07L之最靈者也四山之靈旣大於東方
012_0680_a_08L諸山而猶不及於三神三神亦不及
012_0680_a_09L於南岳南岳之靈靈且大旣如是
012_0680_a_10L以初心之信奉享最靈之聖則以其
012_0680_a_11L德高功大決非腐毫之所能也唯諸
012_0680_a_12L公勉旃

012_0680_a_13L

012_0680_a_14L元君畫幀序

012_0680_a_15L
伏聞統萬法明一心釋迦氏之稱性眞
012_0680_a_16L滅千災成萬福熾盛光之隨緣妙
012_0680_a_17L影落娑婆應現百億之化用
012_0680_a_18L分空界常稱七元之尊號觀彼諸聖
012_0680_a_19L何關十善三惡之業哀此群生界
012_0680_a_20L爰興九辰七曜之名小扣小鳴若洪
012_0680_a_21L鍾之待鼓大捨大報似明鏡之忘疲
012_0680_a_22L實三界之1) [1] 乃四生之慈父
012_0680_a_23L華嚴寺者大華嚴之莊嚴樓閣小江
012_0680_a_24L南之鎭南名區塔舍利高聳庭心

012_0680_b_01L항시 펼쳐 내는 상서로운 빛이 계곡에 가득하고, 화엄의 돌이 건물 벽에 뒤섞여 상설변설常說徧說61)의 오묘한 말씀이 공중에 떠 있습니다. 삼신 계곡엔 필시 한나라 사신이 왔을 테고, 방장산은 자못 진나라 아이가 오르내림을 보았을 겁니다. 괴이하게도 수천 년 동안 꽃비가 내린 이 보배 지역에 어찌 칠원군七元君의 존엄한 회소繪塑62)가 없습니까.
북을 두드려 군중을 모아 봉안하려는 의론을 바람처럼 내달리게 하니, 이구동성으로 귀의한다는 허락이 풀이 눕듯 합니다. 그러나 털을 뽑아 공을 만들려면 필시 털 가락들을 모아야 하고, 모기에게 산을 짊어지라고 하면 마땅히 가느다란 힘들을 모아야 합니다. 그래서 화축化軸(권선문)을 가지고 단월檀越63)들의 정성에 널리 고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재물은 목숨을 해치는 칼이니 마땅히 희사喜捨64)하여 목숨을 늘리고, 믿음은 몸을 보호하는 부적이니 실로 새기고 지녀서 몸을 기르소서. 칠요七曜 삼태三台65)의 형체는 중생의 마음이 담긴 물그릇에서 나뉘고, 1전錢 5리厘66)의 공적이라도 성군星君이 살펴보는 책에 기록됩니다. 당연히 파군破軍67)이 보고 임하여 안회顏回68)의 목숨을 연장할 것이요, 탐랑貪狼69)이 복을 내려 백도伯道70)의 후손을 이을 것입니다. 엎드려 축원하오니, 요임금의 뜰에 머물러 오백 년 일월日月이 길이 창성하고, 순임금의 전각에 봄이 돌아와 오천 리 강산이 길이 맑아지소서.
보적암을 중수하는 글(寶積菴重修文)
사바세계는 이룸과 빔의 사이에 있어서 진眞과 속俗의 환형幻形이 여여하고, 화장華藏세계71)는 일어남과 멸함 사이에 있어 권權(방편)과 실實의 의정依正72)이 역력하니, 실로 차고 비며 줄어들고 늘어나는 이치(理數)이며 숨고 드러나고 뜨고 가라앉는 겁파刼波73)입니다.
이 암자는 삼신동三神洞74) 안에 있는 세 부도浮圖(탑)이며, 내원암內院菴 위에 있는 내원內院75) 경계입니다. 삼교三敎(유불선)에서 세 성인을 아울러 다투어 연설하니 학자들의 보배 구역이요, 온갖 골짜기에서 온갖 물상을 사이에 두고 다투어 흐르니 온갖 아름다움이 모여 있습니다.

012_0680_b_01L光放光之瑞色彌谷石華嚴錯落殿壁
012_0680_b_02L常說徧說之妙談浮空洞名三神
012_0680_b_03L有漢使之通涉山號方丈頗見秦童
012_0680_b_04L之昇降恠此幾千年雨花之寶邦
012_0680_b_05L闕七元君繪塑之尊像擊鼓集衆風馳
012_0680_b_06L奉安之論異口同音草偃歸依之諾
012_0680_b_07L而然拔毛成毱必聚條縷之毫責蚊
012_0680_b_08L負山合募纖芥之力故將化軸
012_0680_b_09L吿檀誠伏願財是傷命之刀宜喜捨
012_0680_b_10L而延命信唯護身之符實銘佩而養
012_0680_b_11L七曜三台形分於衆生心水之器
012_0680_b_12L一錢五里 [5] 功錄於星君神鑑之篇
012_0680_b_13L當破軍照臨必延顏回之命貪狼降
012_0680_b_14L可繼伯道之孫伏祝人在堯庭
012_0680_b_15L昌五百年之日月春回舜殿長淸五
012_0680_b_16L千里之江山

012_0680_b_17L

012_0680_b_18L寶積菴重修文

012_0680_b_19L
娑婆在成空裡眞俗之幻形如如
012_0680_b_20L藏住起滅中權實之依正歷歷寔盈
012_0680_b_21L虛消長之理數乃隱現浮沒之刼波
012_0680_b_22L此菴三神洞裡三浮圖內院菴上內
012_0680_b_23L院界三敎并三聖而競說學子之寶
012_0680_b_24L萬壑隔萬象而爭流物華之積聚

012_0680_c_01L
저 자운慈雲 옹翁과 농암聾巖 백伯을 보니, 몸을 돌려 진眞으로 돌아가는 조사관祖師關76)이요, 경봉擎峰 장로와 원화圓華77) 스님은 세상에 나와 법을 펼치는 선불회選佛會78)입니다.
오호, 사람은 가고 사물은 늙으니 운이 다하여 천둥이 울리네.79) 겁파가 아득하여 찰해刹海(바다와 육지)의 생성과 소멸을 감당하지 못하고, 이치가 분명하니 세간의 줄고 늚을 어찌 견디리오. 기둥이 넘어지고 대들보가 썩으니 박쥐의 날아듦을 걱정하고, 기와가 흩어지고 벽이 부스러지니 눈과 비 스미는 게 가장 걱정입니다. 이러므로 옥빛 누각에 연기와 먼지가 침침하고 금빛 얼굴에 수심이 깊었습니다. (그러나) 소멸하고는 다시 일어나리니, 어찌 단월檀越(시주) 없이 그러하겠습니까. 없어졌다가 다시 생성됨은 왕성한 운을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이에 중수를 도모하여 단나檀那80)께 구하나니, 태호太湖81) 같은 물을 보아도 한 방울의 도움을 합해야 하고, 아홉 길의 산을 만듦에 반드시 한 삼태기의 공력을 모아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82) 엎드려 바라건대, 만나기 힘든 좋은 인연을 만나 속히 큰 발원을 일으키고, 보시하기 어려운 재물을 보시하여 길이 복전福田을 세우소서. 경사의 나머지와 재앙의 나머지가 맑은 물에 달이 드러나듯 하고, 당신에게서 나온 것이 당신에게로 돌아감이 산이 울면 골짜기가 응답하듯 할 것입니다.
비니83)짧은 서문(毘尼契小引)
비니毘尼는 이곳 말로 ‘계율’이라 한다. 삼업三業84)과 십악十惡85)을 막아서 계율이라 한다. 간략하게는 삼취三聚86) 등을 하나도 어기지 않는 것이고, 자세하게는 25만 3천 가지 세세한 행위이다. 짓지 않음으로부터 세세한 행위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빠뜨림이 없는 것이 비니이다.
계契라는 것은 모인다는 것이다. 여러 마음을 모아 하나의 일을 이루는 것을 계라 한다. 그러한즉 구족계를 가지고 빙설처럼 정결하게 하고 여러 마음을 모아 부절처럼 똑같게 되면 이것이 비니 계가 되는 것이다.
이제 여러분들은 젊은 나이에 승려가 되어 법단法壇에 참여하여,

012_0680_c_01L睠彼慈雲翁聾巖伯轉身返眞之祖師
012_0680_c_02L以及擎峰老圓華師出世闡法之
012_0680_c_03L選佛會嗚呼人去而物老運退而
012_0680_c_04L雷轟刼波茫茫不堪刹海之起沒
012_0680_c_05L數的的奚耐世間之消長棟顚樑朽
012_0680_c_06L可憐蝙蝠之侵掠瓦解壁落最患雪
012_0680_c_07L雨之滲灕以是而玉樓之烟塵沈沈
012_0680_c_08L面之愁悽凛凛雖然滅而復起豈旡
012_0680_c_09L檀越而然耶空而更成必待旺運而
012_0680_c_10L是矣玆謀重葺爰求檀那若夫觀水
012_0680_c_11L太湖可合一滴之助爲山九仭必募
012_0680_c_12L一簣之功伏願遇稀遇之良緣速起
012_0680_c_13L大願捨難捨之塵財永樹福田慶餘
012_0680_c_14L殃餘水澄月現出爾反爾谷應山鳴

012_0680_c_15L

012_0680_c_16L毘尼契小引

012_0680_c_17L
毘尼此云戒防三業十惡之謂戒也
012_0680_c_18L則一無作三聚等廣則二百五十三千
012_0680_c_19L細行也從無作而至細行一無闕如
012_0680_c_20L之爲毘尼也契者合也合衆心而成
012_0680_c_21L一事謂之契耳然則持具戒而淨如
012_0680_c_22L冰雪合衆心而符若一契是箇爲毘
012_0680_c_23L尼契歟今諸公妙年零染叨陪法
012_0680_c_24L「道」通用「導」{編}

012_0681_a_01L뜻을 결정하고 삼업의 행위를 엄숙히 하여 범부의 탈을 벗는 인연을 맺어 성인이 되는 기약을 보고자 하니, 계율의 공적을 논함에 잊지 못할 덕이 없을 수 없다. 그래서 향사香社를 맺으니 마땅히 성이 달라도 형제가 되고, 스승의 제자 됨을 예의로 구분하니 어찌 스승의 도리가 없을런가. 계를 갖추어 내게 글을 부탁하니, 비록 글을 잘하지는 못하나 비니 계가 중요함을 경축하며 먼저 비니의 이름을 풀이하고 그다음에 계가 무엇인지 설명하노라.
침계루87) 중수 상량문정유년(1897) 3월 3일 미시88)에 올렸다.(枕溪樓重修上樑文丁酉三月十三日未時上)
엎드려 생각건대, 제왕의 묘를 세움에 빈객의 계단에 상서庠序89)를 마련하고, 각황覺皇(부처)의 궁을 세움에 군신의 위치에 정루正樓를 마련하니, 제례를 올리고 예를 드리는 누각이며 인륜을 밝히고 강령을 제정하는 곳입니다.
이 사찰은 요나라 금나라 시절의 비90)가 있으니 그것을 읽으면 개산조開山祖를 알 수 있고, 가까이는 청나라 때의 대들보가 있어서 또한 중수한 후손들을 고찰할 수 있습니다.91) 열여덟 분의 등불이 이어져 아름다우니 보조普照92)께서 적을 소탕하여 사찰을 세운 비조가 되셨고, 서른세 분의 조사가 정병을 이어 부으니 노 공盧公93)이 발우를 전하여 골수를 얻은 선禪의 종사宗師가 되셨습니다. 그리하여 조계曹溪94)는 대승大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송광사는 삼보三寶라는 명칭을 얻었습니다.
다만 이 누각은 지위가 상서庠序와 나란하고 명칭은 정루正樓라 칭하며, 동쪽을 향하여 서쪽을 등지니 주객의 아름다움을 겸하였고, 왼쪽은 북쪽이고 오른쪽은 남쪽이라 물과 불의 구들을 누릅니다. 무지개다리를 이어 개울을 베고 누우니 사계절 긴 폭포는 포말을 날리고, 교각을 밟고 산악을 등지니 삼청三淸95)의 아름다움 같습니다. 난간에 기대어 굽어보고 우러러보니 아전鵝殿(법당)96)이 아스라하여 백량전栢梁殿97)에 앉은 듯하고, 창을 열어 돌아보며 가리키니 봉방蜂房(승방)98)이 빽빽하여 아방궁阿房宮99)에 오른 듯합니다.

012_0681_a_01L決志禀具以嚴三業之行能結
012_0681_a_02L革凡之緣會見成聖之期論其戒之
012_0681_a_03L爲功不能旡不忘之德故玆結香社
012_0681_a_04L誼爲異姓之昆弟禮分一師之弟資
012_0681_a_05L泯爲師之道乎營之具而吿余辨文
012_0681_a_06L不能文慶其戒契之爲重先以毘尼
012_0681_a_07L名之次以契什之云爾

012_0681_a_08L

012_0681_a_09L枕溪樓重修上樑文丁酉三月十三
012_0681_a_10L日未時上

012_0681_a_11L
伏以帝王立廟設庠序於主賓之階
012_0681_a_12L皇建宮搆正樓於君臣之位獻齋致
012_0681_a_13L禮之閣明倫制綱之堂是寺者
012_0681_a_14L在遼金讀碑可記開山之祖近稽淸
012_0681_a_15L代題樑亦考修葺之孫十八公燈燈
012_0681_a_16L聯芳普照爲掃賊建刹之鼻祖卅三
012_0681_a_17L祖瓶瓶相注盧公作傳鉢得髓之禪宗
012_0681_a_18L所以曹溪稱大乘之名松廣得三寶之
012_0681_a_19L但此樓也位比庠序名稱正樓
012_0681_a_20L向甲而坐庚并賓主之美左壬而右
012_0681_a_21L壓水火之坑攀虹枕溪飛噴四
012_0681_a_22L時長瀑踏橋背岳依俙三淸物華
012_0681_a_23L憑欄俯仰鵝殿之崔嵬如坐栢梁之
012_0681_a_24L殿 [6] 窓指顧蜂房之窩窟若登阿

012_0681_b_01L웅장하고 기이한 보물들은 모두 제왕의 구슬이요 나라의 보배이고, 아름다운 나무숲의 푸른빛은 모두 신비한 새와 하늘 향기로 가득합니다. 명칭이 상국上國(중국)에 알려짐이 의심 없으니, 명성이 중화中華(중국)에 퍼질 날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천도는 끊임없이 움직여 역수易數(운수)가 변함을 어찌하겠습니까. 겁파刼波의 바람이 불어 이치가 변하고 바뀜을 금할 수 없습니다. 싸우는 용과 걸터앉은 범은 수묵화의 연기구름 흔적에서 정채를 잃고, 그려진 학과 현어懸魚100)는 화려한 기둥에 그려진 푸른 물결에서 참모습을 잃었습니다. 한 누각이 고황에 든 병 같은 빌미를 받으니, 대중이 뼈를 깎아 내는 신이한 의사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습득拾得 옹翁101)은 먼 길을 와서 도중에 혓바닥을 흔들고, 한산자寒山子102)는 집안에서 규획하여 맛을 조리합니다. 진나라 채찍103)을 휘둘러 바위를 질책하니 토목이 흩어져 바닷물이 밀려들고 시장으로 사람이 오듯 하며, 한나라 소104)를 채찍질하여 구름에 소리치니 금과 곡식과 비단이 구름처럼 쌓이고 냇물처럼 옮겨 옵니다. 준승準繩105)의 이루離婁106)를 감독하고 목수(匠氏)의 공수工倕107)를 부르니, 북을 둥둥 울려 급고給孤108)의 정원에 재물을 모으고 나무를 쩡쩡 베어 기타祇陀109)의 숲 재목을 모읍니다. 비람毘藍110)에 기와를 날리고 하늘(碧落)에 사찰(瑶宮)을 세워, 오대부五大夫111) 우뚝 서니 진송秦松112)을 끊은 것이요, 삼장군三將軍 비껴 오르니 한백漢柏113)보다 명성이 오릅니다. 이어서 짧은 노래를 엮어 장홍長虹114)에 올립니다.

東        동
靑陽三月百花紅  따스한 3월에 온갖 꽃 붉게 피고
金烏出自曼殊室  금오金烏(태양)가 만수실曼殊室115)에서 나오니
萬像交繁造化風  만상을 번성하게 하는 조화 옹의 바람이로다

南        남
大將峰陰天子菴  대장봉大將峰이 가려 주는 천자암天子菴116)
兩笻一擲庭生樹  두 지팡이 던져 두니 뜰에 나무로 자라서
檀葉森森兜率叅  박달나무 우거져 도솔천에 참여하누나

西        서
祖師宗旨與天齊  조사祖師의 종지는 하늘과 나란하고
土肥泉甘山水好  기름진 땅과 단 샘물에 산수 좋아라
寶林鬱鬱卽曹溪  보림寶林이 울창하니 조계曹溪로구나

北        북
皇王自在無憂國  황상께서 계시니 근심 없는 나라
憶昔恭王聖住基  옛날 성인 공왕께서 머문 곳 생각하나
洛湖橫塞降維岳  서울과 호남 가로막은 산악에 강림하였네

上        상
菩薩來儀駕白象  보살이 흰 코끼리 타고 오시니
列宿銀河七元君  별들의 은하수 칠원군七元君께서
照臨空界消灾障  허공 세계에 밝게 임하여 장애를 소멸하시네

下        하

012_0681_b_01L房之宮宏傑詭異之奇珍擧爲帝珠
012_0681_b_02L國寶玉樹桂林之蒼翠盡是仙禽天香
012_0681_b_03L名聞上國無疑聲闡中華有日然而
012_0681_b_04L乾道輾轢其奈易數之屢遷刼波風
012_0681_b_05L不禁理運之變改鬪龍蹲虎
012_0681_b_06L精於水墨烟雲之痕畫鶴懸魚失眞於
012_0681_b_07L華柱滄波之態一樓受痼肓之祟
012_0681_b_08L衆求刮骨之醫於是拾得翁跋涉搖舌
012_0681_b_09L於途中寒山子規畫調味於家裡
012_0681_b_10L秦鞭而叱石土木空散海進市回
012_0681_b_11L漢牛而喝雲金布糓帛雲圍川輸
012_0681_b_12L準繩之離婁招匠氏之工倕鼛鼓摐
012_0681_b_13L財阜給孤之院伐木丁丁材盡
012_0681_b_14L祇陀之林颺瓦礫於毘藍起瑶宮於
012_0681_b_15L碧落五大夫挺立影斷秦松三將
012_0681_b_16L軍橫騰聲轉漢柏載綴短頌爰擧
012_0681_b_17L長虹靑陽三月百花紅金烏出
012_0681_b_18L自曼殊室萬像交繁造化風大將
012_0681_b_19L峰陰天子菴兩笻一擲庭生樹檀葉
012_0681_b_20L森森兜率叅西祖師宗旨與天齊
012_0681_b_21L肥泉甘山水好寶林鬱鬱卽曹溪
012_0681_b_22L皇王自在無憂國憶昔恭王聖住基
012_0681_b_23L湖橫塞降維岳菩薩來儀駕白象
012_0681_b_24L列宿銀河七元君照臨空界消灾障

012_0681_c_01L木石自奔基地啞  나무와 돌이 말없이 절터로 달려오고
名川十里去何忙  이름난 개울 십 리를 감에 어이 그리 바쁜가
萬壑累塵長刼瀉  온갖 골짜기 먼지들을 장겁長劫117)에 쏟아 내네

엎드려 바라건대 들보 올린 후에 잣나무는 더욱 빛을 발하고 우담바라가 다시 나타나소서. 지혜의 태양이 온갖 나라에 비추어 얼음 창자와 철 눈(冰腸鐵眼)이 좋은 나비를 꽃향기로 인도하고, 인자한 바람이 모든 왕에게 불어 밥주머니와 똥자루(飯囊屎帒)118)가 화염 속으로 파리들을 쓸어 버리게 하소서.
청진암119)을 중건하는 화문120)9월 일(淸眞菴重建化文九月日)
오상五常이 나뉘어 변방邊方(동방)에 배당된 것이 인仁이고, 삼교가 세워짐에 청정한 곳에 나타난 것이 불교입니다. 인자한 마음이 부처이니, 부처를 능인能仁이라 지목합니다. 군자의 마을에 거하며 법왕의 도를 행하면 누가 자비의 부처 나라라고 하지 않겠으며, 누가 적선積善의 인자한 나라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이 암자는 보조국사普照國師께서 정하신 터에 청진국사淸眞國師121)께서 지으신 것으로, 솔개의 처소(鴟坮) 위에서 맑고 빼어나며, 제비집(燕巢)보다 참된 모습입니다. 노을 어리는 봉우리에 기대어 고봉鼓峯의 내룡來龍122)이 힘차고, 아래로 구름 낀 개울을 굽어보면 낙강洛江의 성난 파도가 넘실댑니다. 남서쪽(坤隅)에서 선禪을 밝혀 불조佛祖123)의 골수를 단련하고, 동남쪽(巽畔)에서 법을 얻어 교리의 과행果行124)을 드날립니다. 높이 드날리는 비석(龜碑)125)은 없으나 신령한 탑(鵠塔)126)이 있으니, 어찌 거창하고 웅장한 볼거리를 논하리오. 하늘과 땅이 감춘 곳을 얻었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겁劫은 풍전등화처럼 침범하고 운수는 물속의 달처럼 변화하여, 금면金面(불상)의 지붕이 새고 옥루玉樓(건물)의 벽이 갈라졌습니다. 어찌 모기에게 산을 짊어지라고 책임지우리오마는 터럭을 모아 공을 이루게 됨을 알겠습니다. 이에 맹세하여 발원하고, 권선문을 가지고 단월檀越(시주)들께 권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적선의 남은 경사와 적악의 남은 재앙으로 반드시 군자와 소인의 마음(心水)127)이 자연히 드러나고, 찬양과 방해의 상벌이 결단코 현명한 왕과 귀졸鬼卒의 업경業鏡128)처럼 지극히 분명하리니,

012_0681_c_01L木石自奔基地啞名川十里去何忙
012_0681_c_02L壑累塵長刼瀉伏願上梁之後柏樹
012_0681_c_03L重光曇花再現慧日曜於萬國
012_0681_c_04L腸鐵眼引好蝶於花香仁風扇於百
012_0681_c_05L飯囊屎帒掃蹇蠅於火燄

012_0681_c_06L

012_0681_c_07L淸眞菴重建化文九月日

012_0681_c_08L
五常分位配動方者曰仁三敎立名
012_0681_c_09L現淨域者曰仸仁心則仸仸目能仁
012_0681_c_10L居君子之鄕行法王之道誰非云慈悲
012_0681_c_11L之仸國孰不曰積善之仁邦唯此菴
012_0681_c_12L卽普照國師所占之基淸眞國師草創
012_0681_c_13L之局淸秀於鴟坮之上眞的乎燕巢
012_0681_c_14L之中却倚霞岑鼓峯之來龍贔屭
012_0681_c_15L壓雲澗洛江之怒波鬘鬟坤隅明禪
012_0681_c_16L煆鍊佛祖之骨髓巽畔得法闡揚敎理
012_0681_c_17L之果行雖無龜碑之高顯猶有鵠塔
012_0681_c_18L之靈異何論宏傑巨剏之玩可得天
012_0681_c_19L藏地秘之稱然而刼相侵於風燈
012_0681_c_20L佚遷於水月屋添漏於金面壁龜坼
012_0681_c_21L於玉樓奈責蚊而負山知聚毛而成
012_0681_c_22L載矢心而發願爰袖疏而勸檀
012_0681_c_23L願善惡慶殃必然君子小人之心水自
012_0681_c_24L讃毀賞罰決乎賢王鬼卒之業鏡至

012_0682_a_01L청정한 구역의 좋은 인연을 맺어 변방의 티끌 재물(塵財)을 특별히 희사하시기를 바라나이다.
행해당을 중건하는 화문10월 일(行解堂重建化文十月日)
엎드려 듣건대, 중니仲尼(공자)가 이르길, “선을 보면 자신이 미치지 못할 듯 행동하고, 불선을 보면 끓는 물을 만진 듯이 한다.”129)라고 했습니다. 중니가 바보라면 괜찮거니와 중니가 무리 가운데서 빼어난 특출한 인물이라서 경사와 재앙을 잘 안다면, 천하 후세에 인간의 몸을 얻은 이로서 돌아갈 바가 있고 지극한 선에 머물러야 한다는 말임을 알 것입니다. 이것을 어찌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무릇 천지간에 선을 행하는 길은 하나만이 아니지만 특별히 부처를 보호하고 나라를 위하는 공적은 더욱 거창한 것입니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삿갓 하나로 부처를 덮어 준 공덕으로 순식간에 보위寶位(왕위)에 올랐으니, 그 당면할 신묘함이 또한 어떻겠습니까.
이제 이 행해당은 금선대각존金仙大覺尊(부처)의 감전紺殿130)이 될 뿐만 아니라 또한 세 분의 위대한 왕사王師의 진영131)이 있는 충사忠祠132)입니다. 세 분 왕사의 막중함을 숭상함은 비록 일반인과 어리석은 이라도 결단코 그 존엄함을 알 것인데, 하물며 예의를 아는 군자로서 중니의 교훈에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행해당의 시작이 어느 시대인지는 알 수 없으나 건물이 무너져 동쪽으로 기울고 서쪽으로 허물어져 금선황金仙皇(부처)과 공덕 있는 세 분의 진영이 처하실 만한 곳이 아닙니다. 지나가는 문인들이 그 때문에 눈물을 흘리거늘 머무는 승려는 어떠하겠습니까. 이에 북을 울려 대중을 모으고 비로소 중수하려는 바람을 일으켜, 후세 군자로 하여금 부처를 보호하는 믿음과 나라 위한 충성이 자연스레 일어나게 할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단씨檀氏(시주)께서는 한 삼태기의 흙을 희사하여 아홉 길의 공적에 이르시고133) 해진 삿갓 하나 던져 주어 보위寶位의 자리에 오르소서. 축원하옵나니, “봉각鳳閣에 천 년 비추는 달과 용루龍樓에 만세토록 부는 바람에, 학가鶴駕134)의 궁전들은 수성壽星135)처럼 걸음이 무궁하소서.”

012_0682_a_01L欲結淨域之良緣特捨動方之塵財

012_0682_a_02L

012_0682_a_03L行解堂重建化文十月日

012_0682_a_04L
伏聞仲尼曰見善如不及見不善如探
012_0682_a_05L使仲尼愚人也則可若使仲尼拔
012_0682_a_06L萃出類善知慶殃則爲天下後世得人
012_0682_a_07L身者知有所歸而在止於極善之言也
012_0682_a_08L是豈不爲動念㢤凡天地間作善之
012_0682_a_09L路非一而特護佛爲國之功尤爲巨
012_0682_a_10L創焉故昔人以一笠覆佛而驟登寶
012_0682_a_11L其當果之神妙更如何㢤今是堂
012_0682_a_12L不但爲金仙大覺尊之紺殿亦乃
012_0682_a_13L三大王師影眞之忠祠也三大王師之
012_0682_a_14L莫重崇奉雖士庶凡愚決知其尊仰
012_0682_a_15L而況知禮之君子敢不動念於仲尼之
012_0682_a_16L訓而得乎堂之權輿未知何代而殿
012_0682_a_17L宇摧頽東傾西落殆非金仙皇三大
012_0682_a_18L眞功德身之所宜居也經行墨客爲之
012_0682_a_19L嗟涕倘復居僧乎於是鼓椎集衆
012_0682_a_20L起重葺之願欲使後世君子護佛之
012_0682_a_21L爲國之忠油然而興伏願檀氏捨
012_0682_a_22L一簣土而吿九仞之功擲一破笠而登
012_0682_a_23L寶位之座爲之祝曰鳳閣千秋月
012_0682_a_24L樓萬歲風鶴駕諸宮殿壽星步不窮

012_0682_b_01L
산을 유람하며 쓴 서문무술년(1886) 봄(遊山序戊戌春)
대붕大鵬이 남해(南溟)로 옮아가고136) 두꺼비가 강남으로 감에, 비록 새와 양서류라는 차이는 있지만 취향은 동일하다. 긴 고래가 바다를 들이켜고 짧은 미꾸라지가 진흙을 삼키는 것도 청탁은 같지 않으나 배를 채움은 동일하다. 종류와 청탁이 다름을 부끄러워하여 옮아가고 삼키는 공덕을 빠뜨린다면 바다의 양과 강남의 경치, 해양의 넘실거림과 진흙의 혼탁함을 어찌 알겠는가.
내가 호남 바닷가(溟漚) 조계산 냇가에 있으면서 우물 밖 하늘을 알지 못하고 그저 대롱 속의 하늘만 보고서, 창문에 부딪히는 벌의 어리석음에 마음이 얽매이고 벽돌을 거울로 삼는다는 기롱을 흠씬 들은 지가 몇 년 되었다. 무술년(黃狗) 청양靑陽(봄)에 매이지 않음을 뜻으로 삼아 문득 티끌 세계를 벗어나니, 납자衲子(승려)의 본색이 이에 지극하였다. 세상에 긴 소맷자락을 펄럭이며 구름 밖에 짧은 지팡이를 짚고서, 사산四山의 이름난 곳과 오악五岳의 진인眞人을 일찌감치 다 보고 말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천 리의 여정과 아홉 길의 높이는 실로 첫 걸음과 삼태기 하나의 공력에서 시작하는 법이다. 그래서 두셋 지기知己(벗)들과 뜻을 맺어 짧은 미꾸라지와 엎드린 두꺼비의 행장을 차리고자 하였다. 바다의 양과 해양의 깊이 같은 것은 취향과 회포가 어떠한가에 달렸을 뿐이다. 이름난 경치와 진인의 풍모 또한 스스로 즐거워할 따름이다.
종과 밥솥, 석천을 시주한 공덕에 대한 기문(中鍾食鼎石泉施主功德記)
기술하노라. 얼음을 두드리고 대밭에서 운 것137)이 존귀한 영령을 항상 즐거운 곳에 봉안함과 어찌 같으며, 감옥에 갇히고 몸을 잃음이 복전福田의 토지에 선한 종자를 구함과 어찌 같으리오. 그래서 삿갓으로 덮어 준 공덕으로 왕위에 오르고, 우란분재(蘭齋)138)를 마련하여 천도하게 된 것입니다.

012_0682_b_01L遊山序戊戌春

012_0682_b_02L
大鵬之徙南溟蟾蜍之行江南雖羽
012_0682_b_03L甲之不同其趣則一也長鯨之吸海
012_0682_b_04L短鰌之吐泥亦淸濁之不同充腸則一
012_0682_b_05L若愧羽甲淸濁之殊而闕徙行吸
012_0682_b_06L吐之功則焉知其滄溟之量江南之
012_0682_b_07L大海之洋洋泥湫之淈淈也㢤
012_0682_b_08L在湖南溟漚曺溪泉流不知井外之
012_0682_b_09L只窺管中之空心纒窓蜂之痴
012_0682_b_10L飫甎鏡之譏者年已久矣於黃狗之
012_0682_b_11L靑陽不繫爲志忽爾出塵衲子本色
012_0682_b_12L於是乎極矣揮長袖於宇內投短笻
012_0682_b_13L於雲外四山之名地五岳之眞人
012_0682_b_14L已看盡說畢而然千里之程九仞之
012_0682_b_15L實仿乎初步一簣之功爰結二三
012_0682_b_16L知己欲做短鰌伏蟾之行李若其滄
012_0682_b_17L溟之量大海之深抵在趣懷之如何
012_0682_b_18L而已名地之景眞人之風亦只自
012_0682_b_19L悅云爾

012_0682_b_20L

012_0682_b_21L中鍾食鼎石泉施主功德記

012_0682_b_22L
述夫叩冰泣升豈若奉尊靈於常樂之
012_0682_b_23L陷獄喪身孰如求善種於福田之
012_0682_b_24L是以覆蘆笠而登位設蘭齋而薦

012_0682_c_01L
이제 정월靜月 화상和上은 선림禪林의 전단栴檀(향나무)이요 향해香海139)의 보배 뗏목으로, 세상을 높이 초월하여 조사관祖師關에서 온갖 사려를 분쇄하고, 방안에서 항상 관觀하여 여래장에서 일심을 맑게 하였습니다. 목련目連140)과 광목廣目141)의 효를 행하고, 중니仲尼(공자)와 구담(瞿曇, 석가)의 교훈을 간직합니다.
이에 앞서 간 영령들을 천도하려는 마음이 급하고 또한 정해진 업도 소멸하겠다는 뜻을 구하니, 업을 소멸하고자 수도하려면 마땅히 좋은 공구供具142)로 복전을 구해야 하고, 영령을 천도하려면 종소리를 듣게 하여 지옥을 깨뜨리게 하는 것만 같음이 없습니다. 그래서 먼저 호봉虎峰 화상으로 인하여 포뢰浦牢143)와 경부鯨桴(북채)의 소리를 걸고, 다시 포월抱月 선사에 기대어 밥솥과 석천石泉의 보배에 나아가 먹게 하였습니다. 세 가지 물건을 논하고 삼백여 금을 치르니 삼보三寶 사찰(家)에 사물四物144)이 풍족히 갖추어져 만일회萬日會145)에 온갖 것이 구비되었습니다.
오경五更146)을 알리는 소리에(椎頭) 객선客船의 꿈을 거의 깨고, 백 번 두드리니(捧下) 철갑을 두른 듯한 근심이 사라집니다. 게다가 향적香積147) 부엌에서는 때마다 부처를 삶는(烹佛)148) 아름다운 음식을 보겠고, 푸른 하늘에 밤중에는 맑은 달(齊月)의 가풍家風이 웃을 만합니다. 땡땡 울리는 종소리가 아비지옥에 전해져 앞서 가신 존귀한 영령들이 불계佛界에서 푸른 연꽃을 두르고, 펄펄 끓는 흰 쌀 위에서 자기의 정해진 업이 붉은 화로에 눈 녹듯 사라짐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리석게 세상에서 금전을 아끼는 놈들이야 말할 게 없고, 보잘것없이 뜬 세상에 효를 행하는 선비들이 살아감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나 또한 부평초 같은 길 위에서 장님이 지팡이 짚고 가듯 하며 불해佛海의 남은 찌꺼기입니다만, 영령들을 천도하여 흠향하게 한다는 소식을 듣고 썩은 붓149)이 부끄럽지만 말을 하고, 선을 심어 같이 물듦을 보고는 팔꿈치를 잡아당기듯150) 부끄러우나 글을 씁니다.
장등151) 공덕에 관한 기문(長燈功德記)
티끌처럼 많은 국토 중에 극락이 가장 장엄하고, 수많은 공양 물품 중에 연등이 제일 공덕이 됩니다. 소리와 색깔마다

012_0682_c_01L今此靜月和上禪林栴檀香海
012_0682_c_02L寶筏高超物外碎萬慮於祖師關
012_0682_c_03L觀室中澄一心於如來藏行目連廣
012_0682_c_04L目之孝佩仲尼瞿曇之訓於是唯急
012_0682_c_05L薦先靈之心亦求滅定業之志滅業
012_0682_c_06L修道最宜妙供具求福田薦靈度生
012_0682_c_07L莫如聞鍾聲破地獄所以先因虎峰和
012_0682_c_08L掛浦牢鯨桴之音更憑抱月禪師
012_0682_c_09L就食鼎石泉之寶論三種之物費三百
012_0682_c_10L餘金三寶家中四物豊備萬日會上
012_0682_c_11L百色具存五更椎頭幾惺客船之夢
012_0682_c_12L百匝捧下可消鐵圍之愁加以香積
012_0682_c_13L厨中時見烹佛之嘉趣碧落夜半
012_0682_c_14L笑濟 [7] 月之家風必知摐摐聲傳阿鼻間
012_0682_c_15L先亡尊靈披靑蓮於佛界澎澎沸盡
012_0682_c_16L玉粒上自己定業掃點雪於烘爐
012_0682_c_17L則獃獃人間守錢之奴不足可道
012_0682_c_18L碌浮世行孝之士相居幾何余亦萍
012_0682_c_19L路盲笻佛海餘滓聞薦靈而尙欽
012_0682_c_20L恧腐毫見種善而并熏書慚掣肘

012_0682_c_21L

012_0682_c_22L長燈功德記

012_0682_c_23L
塵沙國土極樂爲最上莊嚴億萬供
012_0682_c_24L燃燈卽第一功德聲聲色色

012_0683_a_01L귀와 눈에 환하니 장엄하고, 불꽃과 빛이 흑암을 깨뜨리니 공덕이라 하겠습니다. 이는 아미타불阿彌陀佛의 본래 서원이고152) 단나檀那(보시)의 믿는 근원입니다. 48대원으로 중생을 구제함에 천도天道와 인도人道ㆍ아수라도阿修羅道를 구별하지 않고, 삼시三施153)로 성인께 기도하니 재시財施와 법시法施ㆍ무외시無畏施가 갖추어집니다. 금빛의 장엄한 형상이 백억 찰토刹土(국토) 중에 화려하게 빛나 수천 가지 방편이 실제 가운데 흘러나오고, 검은빛의 누추한 형상이 열두 가지 중생154)으로 유전하다가 10쌍 혜안이 수련(修治)을 빌려 개통됩니다. 그러니 장엄한 극락을 보고자 한다면 연등 공덕만 한 게 있겠습니까.
이제 9층 위에 연사蓮社155)를 마련하여 만일萬日 가운데 아미타불을 염송하려 하니, 산은 신선의 마을인 방장산이요, 사찰은 불국토인 화엄사입니다. 결사結社가 이미 오래되었다고는 하나 가장 근심스러운 것은 연등이 오래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니, 이에 화사化士(화주)156)는 단문檀門(시주)에게 혀를 놀리고, 단나檀那는 화토化土157)의 인연을 기다립니다. 달(布月)의 그림자가 가을 못 위로 떨어지듯 권유하는 말(化說)이 끝없고, 가을 못의 물은 달빛의 그림자를 머금어 단바라밀(檀波)158)이 겹겹이 이어집니다. 보시하는 서원은 오직 영령을 천도하는 데 있고, 권유하는 말은 분명하게 기감機感159)을 따라야 합니다. 그리하여 연사蓮社에 등을 바쳐 보은하는 정성을 계발하고 수평水坪160)에 땅을 사서 기름을 제공하는 몸으로 삼습니다. 밤에도 시간을 이으니 어둠이 변하여 밝음이 되고, 불상의 광채와 사리의 광채가 서로 빛나 삼명三明161) 혜안을 볼 수 있으며, 사방의 허공과 상하의 허공을 함께 뚫으니 육신통六神通162)의 묘한 방법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담潭 노승의 공덕이 어찌 육친六親이 극락에 오르는 데 한정될 것인가. 월月 승려의 바람은 필시 십계十界163) 방생放生에 있습니다. 연태蓮胎164)에 들어가 연대蓮臺165)에 앉음이 제일 공덕이요, 불국佛國에 태어나 부처님 말씀을 듣는 것이 모두 극락 장엄이 됩니다.
나는 이제 이 구역에서 지식에 참여하여

012_0683_a_01L乎耳目之爲莊嚴熖熖光光照破黑
012_0683_a_02L暗之謂功德是乃彌陀之本願檀那
012_0683_a_03L之信根六八願之度生不論天道人
012_0683_a_04L道修羅道一三施之祈聖具足財施
012_0683_a_05L法施無畏施紫金嚴相輝華於百億
012_0683_a_06L刹中百千方便從實際而流出
012_0683_a_07L業陋形輪轉於十二類生十雙慧眼
012_0683_a_08L假修治而開通所以欲見極樂莊嚴
012_0683_a_09L若然燈功德今此設蓮社於九層之上
012_0683_a_10L念彌陀於萬日之中山卽方丈仙鄕
012_0683_a_11L是華嚴佛國雖稱結社已久最患燃
012_0683_a_12L燈不長於是化士搖舌於檀門檀那
012_0683_a_13L待緣於化土布月之影頓落於秋潭
012_0683_a_14L之上化說漫漫秋潭之水含印於
012_0683_a_15L布月之光檀波匝匝捨施之願唯在
012_0683_a_16L追薦亡靈引勸之談指的隨逐機感
012_0683_a_17L仍以獻燈蓮社啓報恩之誠買土水
012_0683_a_18L爲膏油之體夜以繼晷昏變生
012_0683_a_19L佛頂光舍利光互顯可見三明慧
012_0683_a_20L四方空上下空并徹叵測六通妙
012_0683_a_21L然則潭老之功何但六親登樂
012_0683_a_22L師之願必在十界放生入蓮胎坐蓮
012_0683_a_23L盡是第一功德生佛國聞佛語
012_0683_a_24L爲極樂莊嚴余今叅知識於域中

012_0683_b_01L지금 당장(脚下) 정토를 구합니다. 연사에 와서 지팡이를 쉬며 부끄럽지만 붓을 들어 헌사獻詞를 쓰고, 아미타불에 예를 올려 빛을 받으니 어느덧 기쁘게 찬탄하게 됩니다.
만일암 중수 모연문화엄사(萬日重修募緣文華嚴寺)
사바세계는 이뤄지고 머물고 무너지고 없어지는 가운데 있으니 파도 거품이 일었다 사라지는 것과 같으며, 수미산은 물과 불과 바람과 비 위에 있어서 공루空縷166)가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치가 그로 말미암아 순환하고 세계가 그 때문에 나타났다 사라지니, 기세계器世界167)가 오래가지 않는데 하물며 세상 사물이 오래가겠습니까.
이곳은 신라 왕손 자장慈藏168)이 창업하였고 고려 초에 유명한 승려 연기烟起169)가 개산開山한 곳입니다.170) 이층전二層殿의 화엄 석경石經171)은 가증스런 왜구에 의해 파괴되었으나, 진신眞身 사리를 모신 7층탑은 신병神兵의 보호로 유지되었으니, 감탄하게 됩니다. 여덟 사찰과 아홉 암자의 장관은 그림처럼 고운孤雲(최치원)의 필체로 묘사되었고, 세 전殿과 네 보寶의 웅장함은 벽암碧嵓의 비172)에 흠씬 적혀 있습니다. 군옥산群玉山의 선부仙府에 삼보三寶의 지위로 암자가 있으니, 구층대九層臺 위의 난야蘭若(사찰)이며 만일회 속에 다양한 명칭이 있는 것입니다.
연사蓮社를 맺어 청정하게 닦아 마음으로 아미타불阿彌陀佛 세계(서방정토)를 기약하고, 아미타불을 염송하고 제창하여 몸을 연꽃 고향에 의탁합니다. 만 일이 벌써 절반이나 지났는데 오직 백 가지 폐단이 가장 걱정입니다. 무너져 사라지는 변고는 이치이고, 비바람의 근심은 운수입니까. 들쭉날쭉하게 기울어져서 뱀이나 도마뱀이 소리 냄을 보고, 서까래가 썩어 무너지니 여우나 쥐들이 달려가는 소리를 항상 듣게 됩니다. 온갖 덕을 갖추신 금빛 몸이 여름 하늘의 비에 오래도록 젖고, 사성四聖173)의 존엄한 형상이 가을 산의 바람을 가리지 못합니다. 그러하니 염불하는 곳이라는 명분에 있어서 승가僧家의 제도가 부끄럽습니다. 단월檀越(보시)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니 필시 왕성한 운을 기다려야 하는 것입니까.

012_0683_b_01L淨土於脚下來蓮社而憇錫自愧抽毫
012_0683_b_02L獻詞禮彌陀而蒙光不覺隨喜讃嘆

012_0683_b_03L

012_0683_b_04L萬日重修募緣文華嚴寺

012_0683_b_05L
娑婆在成住壞空中若海漚之起滅
012_0683_b_06L彌處水火風災 [8] 似空縷之聚分理數
012_0683_b_07L由而循環世界以之隱現猶器世界
012_0683_b_08L之不久況人間物之長存唯此某處
012_0683_b_09L羅代王孫慈藏之剏業麗初名釋烟起
012_0683_b_10L之開山二層殿石華嚴可憎倭寇之
012_0683_b_11L坼破七級塔眞舍利堪歎神兵之護持
012_0683_b_12L八寺九菴之壯觀圖寫孤雲之筆
012_0683_b_13L殿四寶之宏傑飽飫碧嵓之碑群玉
012_0683_b_14L之仙府三寶之位次有菴曰九層
012_0683_b_15L臺上一蘭若萬日會中多名稱結蓮
012_0683_b_16L社而淨修心期彌陀世界念彌陀而
012_0683_b_17L齊唱身托蓮花故鄕半萬日而已過
012_0683_b_18L唯百弊之最患壞空之變理數也
012_0683_b_19L雨之患刼運耶枒杈傾斜或見蚖
012_0683_b_20L蛇蝮蝎之叫喚椽梠朽頽常聞狐狸
012_0683_b_21L鼯鼠之走馳萬德金𨈬長添夏天之
012_0683_b_22L四聖尊像莫掩秋山之風旣在
012_0683_b_23L念佛堂之名分却愧野僧家之制度
012_0683_b_24L無檀越而然矣必待旺運而是乎

012_0683_c_01L
이에 발원하여 권선문을 지니고, 대범大梵과 제석帝釋174)을 재물 주관하는 분으로 삼으니 화엄 법재法財가 무량하게 될 것이고, 관음觀音과 세지勢至 보살175)을 받들어 권신사勸信師(믿음을 권하는 분)로 삼으니, 단나檀那(보시)의 선한 믿음이 물이 용솟음치듯 합니다. 그러나 온갖 물을 모아야 바다를 이루고 작은 티끌을 모아 산을 이룹니다. 또한 아름다운 배를 타고 홀로 피안에 오르는 것은 널리 구하겠다는 큰 바람이 아니지만, 복전福田을 만나 스스로 심는 것이 어찌 널리 제도하겠다는 깊은 자비가 아니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호박과 진주는 토산품이 아니니 말할 게 없고 금은과 동철銅鐵을 집안의 풍요로움에 따라 보시하십시오. 아무개의 동전과 아무개의 금이 관음보살의 영험한 살핌에 밝게 드러날 것이고, 아무개의 곡식과 아무개의 비단이 제석천의 신이한 장부에 쾌속으로 오를 것입니다. 마음에 선근善根을 심어 장엄한 누각에 거닐고, 겁외劫外에 티끌 재산을 쓸어 버려 극락 도량에서 한가로이 거닐 것입니다.
화엄사 개와 모연문華嚴寺蓋瓦募緣文
방장산(지리산)은 삼신산의 하나요 천하의 명산이며, 화엄사는 방장산의 사찰로서 동국의 명승지입니다. 불상을 봉안하는 것은 우전왕(闐王)176)이 모범을 세우고 나서 어느 사찰인들 없겠습니까. 사리를 봉안한 탑은 부처의 몸을 나눈 것으로 동국 전체에 얼마 되지 않으니 명산 명승지에서 차지하지 않겠습니까.
신라 시대에 창건하여 터전의 웅장함과 범궁梵宮(사찰)의 굉장함은 옛날 고운孤雲 최 선생(최치원)의 기록이 자세합니다. 영험한 명승지로서 세월을 많이 겪으니 용마루와 기둥과 서까래 등이 상하고 썩은 것들이 많이 있고, 그중에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법당과 요사채들의 기와가

012_0683_c_01L發願王敢荷勸𨋀以大梵帝釋
012_0683_c_02L掌財主華嚴法財等空無量奉觀
012_0683_c_03L音勢至作勸信師檀那善信如水
012_0683_c_04L湧出雖然會百川而成海培微塵而
012_0683_c_05L就山且復駕芳舟而獨登旣非普濟
012_0683_c_06L之大願遇福田而自種豈曰廣度之
012_0683_c_07L深悲伏願琥珀眞珠非土產則莫說
012_0683_c_08L金銅銀鐵隨家豊而布施某人錢某
012_0683_c_09L人金昭現於觀音之靈鑑誰也糓誰
012_0683_c_10L也帛快登於帝釋之神簿種善根於
012_0683_c_11L心中逍遙莊嚴樓閣掃塵財於刼外
012_0683_c_12L閑步極樂道場

012_0683_c_13L

012_0683_c_14L華嚴寺蓋瓦募緣文

012_0683_c_15L
方丈乃三神之一也天下之名山也
012_0683_c_16L華嚴是方丈之刹爲東國之勝地也
012_0683_c_17L如像佛之奉安卽闐王之作則何寺旡
012_0683_c_18L若舍利之奉塔爲眞佛之體分
012_0683_c_19L東土而无幾寧非名山勝地之所占歟
012_0683_c_20L剏在羅代基址之雄勝梵宮之宏壯
012_0683_c_21L古崔先生孤雲之記備之詳矣以若
012_0683_c_22L靈勝之處多閱星霜棟椽柱櫓之內
012_0683_c_23L實傷朽者間多有之之中最爲目下
012_0683_c_24L之所急者諸法堂各寮舍之玉瓦龜

012_0684_a_01L금이 가고 부서져 비가 새는 것을 피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기와가 부서지고 기둥이 썩은 것은 이미 전해진 말이 있고 하물며 기와 손상이 건물마다 모두 그러해서 기와 조각 남아 있는 게 없으니, 이러한 것을 보수하지 않으면 자잘한 무리들은 필시 벼랑을 보고 물러나듯177) 하리니, 석가의 제자 된 도리로서 어찌 참을 수 있겠습니까.
이에 힘을 헤아리지 않고 기와 굽는 일을 시작하니, 비유하건대 맨손으로 범을 잡고 맨몸으로 강을 건너는(暴虎馮河)178) 자와 같습니다. 일이 태산보다 무거운데 힘은 기러기 털보다 가벼우니 여러 사람의 삼태기를 빌리지 않으면 아홉 길 높은 산을 이루지 못하는 것입니다.179) 그래서 권선문을 들고 인자한 이들 집안에 널리 고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적선하는 군자들께서는 뜻을 손상하고 과오를 더하는 티끌 재물을 아끼지 말고, 금강처럼 썩지 않는 좋은 인연을 함께 심으십시오. 동전이든 곡식이든 전례 없이 넉넉히 보시하시고 다른 이에게도 권하여 보호해서 큰일을 이루게 해 주십시오. 우리 부처님의 큰 자비와 널리 구제하는 덕, 산을 주관하는 산신령의 은미하게 돕는 은택이 메아리 같고 그림자 같으며 두드리면 응답하리니, 오직 믿음의 두터움에 달렸을 뿐입니다. 생전에는 인간의 오복五福을 갖출 것이요 내세에는 극락구품極樂九品을 누리리니, 모과를 던져 줌에 보배로 갚는다는180) 것은 이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누가 쾌락하지 않겠습니까.
성주 쌍계사의 사천왕상 중수기(星州雙溪寺四天重修記)
제왕의 묘를 세움에 상서庠序(학교)의 낭무廊廡181)를 설치하게 되고, 각황覺皇(부처)의 건물을 세움에 반드시 천룡의 호위가 있습니다. 상庠이요 서序라고 함에 인륜을 밝히는 도가 밝게 빛나고, 하늘과 용을 높임에 부처를 보호하는 법이 엄중합니다.
이 불령산佛靈山182) 쌍계사는 처음 창설한 것을 고찰할 수 없으니, 중수한 연대를 어찌 돌아보아 살피겠습니까. 그러나 구름 낀 시내를 굽어보면 거울처럼 쌍으로 흐르는 장관이요, 노을 지는 봉우리에 기대면

012_0684_a_01L難避時雨之滲漏一瓦之傷
012_0684_a_02L梁之朽已有傳說況瓦之傷破比屋
012_0684_a_03L皆然而元无片瓦留在失此不補
012_0684_a_04L小殘徒將必望崖而退爲釋子之道
012_0684_a_05L是可忍乎㢤玆不度力而方設燔瓦
012_0684_a_06L之役譬猶暴虎憑海者也事旣重於
012_0684_a_07L泰山力猶輕於鴻毛不借衆人之簣
012_0684_a_08L難成九仞之山故敢荷勸𨋀普吿仁
012_0684_a_09L人之門伏願積善君子莫惜損志益
012_0684_a_10L過之塵財共樹金剛不朽之良緣
012_0684_a_11L錢或糓拔例而優施引勸而護之
012_0684_a_12L辦大事吾佛大悲普濟之德主山
012_0684_a_13L神王陰隲之澤如響如影隨扣隨
012_0684_a_14L唯在信之厚薄生前則備人間之
012_0684_a_15L五福來世則享極樂之九品投之木
012_0684_a_16L報以瓊琚此之謂也孰不快樂㢤

012_0684_a_17L

012_0684_a_18L星州雙溪寺四天重修記

012_0684_a_19L
立帝王廟爰設庠序之廊廡建覺皇
012_0684_a_20L必有天龍之護1) [2] 曰庠曰序
012_0684_a_21L倫之道昭彰尊天尊龍護佛之法整
012_0684_a_22L唯此佛靈山雙溪寺未考剏設之
012_0684_a_23L濫觴奚稽重葺之年代然而俯壓雲
012_0684_a_24L壯觀鏡面之雙流却倚霞岑

012_0684_b_01L돌로 만든 불상(獨聖)이 의젓합니다. 평지에 솟아오른 봉우리는 아직 피지 않은 연꽃 같고, 기림祇林183)을 차지한 사찰은 초지初地184)의 선원 같습니다. 산이 병풍처럼 사방을 둘러 있으니 난새가 날아 구름을 흔드는 듯하고, 물이 백 겹으로 둘렀으니 교룡이 쓰러진 바위를 감싼 듯합니다. 진정 옛날 위국魏國 산하 같은 보배185)이니 오늘 아침 군자의 천석泉石에 대한 근심186)을 누가 말하겠습니까. 비록 여우와 토끼의 소굴이라고는 말하지 않더라도 제비와 참새의 서식지를 면하지는 못했습니다. 삼존三尊 금불상은 여전히 급고독給孤獨의 믿음(信根)을 기다리고, 네 구軀의 보체寶體(사천왕상) 또한 도솔천왕(都史)187)의 간청이 없습니다. 도부桃符188)가 사라지니 마귀가 기세등등하고, 각수覺樹(보리수)가 늦어지니 우담바라가 적적합니다. 어찌 단월檀越(시주)이 없어서 이렇겠습니까. 필시 왕성한 운을 기다려서 그럴 것입니다.
무신년(黃猿, 1908) 청룡의 봄에, 발원의 바람이 한 번 부니 이 공李公께서 단문檀門(시주)의 원인이 되고, 믿음의 풀이 일제히 누우니 운선雲禪이 가방街坊189)의 무리가 됩니다. 비유하자면, 터럭을 모아 공을 만들고 꽃을 따서 꿀을 만드는 격입니다. 전단栴檀(향나무)과 어울려 높고 큰 건물이 찬란하니 기악䕫堊의 공이요, 황금빛과 푸른색을 칠하여 단청이 드러나니 오도悟道190)의 붓입니다. 높아서 위태로운 것은 낮추어 편안하게 하고, 오래되어 무너진 것은 새롭게 수리합니다. 이에 천룡이 받드니 불상이 의젓하고, 상서庠序를 설치하니 윤리가 드러납니다. 금강봉金剛鋒 아래 마귀가 자연히 꺾이고, 옥호광玉毫光 속에 신들도 흠향합니다. 불상이 응하니 승려들이 손뼉 치고, 산이 빛나니 냇물도 어여쁩니다. 잡풀 더미 속에 우담바라 꽃이 거듭 드러나고, 뜨거운 번뇌의 바다에 청량한 깃발(幢)을 거듭 세웁니다. 단씨檀氏(시주)의 공은 우전왕優塡王과 함께 오래갈 것이고, 화사化士(화주승)의 덕은 수달다須達多191)와 함께 영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192)를 누가 기록하겠습니까. 유루有漏193)의 세계에 변화의 장소(化地)를 지었는데 사라질까 걱정되어 대략 서술합니다.

012_0684_b_01L然石軀之獨聖峰聳平地形同未開
012_0684_b_02L之蓮花寺占祇林勢若初地之禪院
012_0684_b_03L山屏四列鸞趐掀雲水帶百圍
012_0684_b_04L腰偃石眞是昔日魏國山河之寶
012_0684_b_05L謂今朝君子泉石之愁雖不云狐兎之
012_0684_b_06L窟場尙未免燕雀之棲息三尊金像
012_0684_b_07L猶待給孤之信根四軀寶躰亦闕都
012_0684_b_08L史之懇請桃符隱而嬈魔騰騰覺樹
012_0684_b_09L晩而曇花寂寂豈无檀越 [9] 是耶必待
012_0684_b_10L旺運而然也黃猿之歲靑龍之春
012_0684_b_11L風一呼李公爲檀門之因信草齊偃
012_0684_b_12L雲禪作街坊之徒比若聚毛而結毬
012_0684_b_13L花而成蜜和栴檀而輪囷煥然䕫堊
012_0684_b_14L之功塗金碧而粧橫隱現悟道之筆
012_0684_b_15L高而危者低而安矣舊而頽之
012_0684_b_16L而修之於是天龍尊而佛嚴庠序設
012_0684_b_17L而倫彰金剛鋒下嬈魔自摧玉毫
012_0684_b_18L光中善神猶欽佛應而僧抃山輝
012_0684_b_19L而川媚蓁棘場中重現優曇之蕚
012_0684_b_20L惱海上更建淸凉之幢檀氏之功
012_0684_b_21L優闐而地久化士之德齊須達而天
012_0684_b_22L然而無住相布施門孰可云記蹟
012_0684_b_23L有漏界建化地恐泯沒而槩書云爾

012_0684_c_01L
지리산 문수암 모연문194)智異山文殊菴募緣文
세상에 지혜 있는 사람들이 논에 농사짓는 것만 알고 복전福田에 파종함을 모르는 것은 왜 그렇습니까. 인도함이 있는데 그러합니까, 인도함이 없어서 그러합니까. 앎이 있는데도 그러하다면 과오는 농부에게 있고, 앎이 없어서 그러하다면 과오는 인도하는 이에게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도와 농사는 그 결함이 동일합니다.
이제 이 암자는 문수사리曼殊舍利195)께서 상주하시는 곳입니다. 이 산을 올라 이 암자에 거주하는 이는 그 지혜가 날마다 달라지므로 ‘지이산智異山(지리산)’이라 합니다. 산의 명칭이 이렇게 일컬어지게 된 것은 믿어 의심할 게 없습니다. 암자는 첫째 봉우리 불묘佛廟(사찰)196) 아래 있어서 맑은 마음으로 반야의 오묘한 말씀을 많이 들으며, 출입문은 삼신동三神洞 신선계의 정상을 내리누르니 눈을 들면 진나라 아이들의 뗏목197)을 자주 봅니다. 목을 길게 빼면 닿을 듯한 것은 은하수의 요대瑶臺198)요, 귀를 기울여 익히 듣는 것은 청량산淸凉山의 가풍家風입니다. 이는 실로 성인들(諸聖)이 거주하는 장엄한 누각이요 중생이 길이 봉양할 복전인 것입니다.
그러나 암자가 창건된 지 오래되었으니 무너지고 없어지는 운수를 어찌 면하겠습니까. 그래서 복전의 말로 군자의 마을과 농부의 집에 자세히 고합니다. 오직 바라건대, 일찌감치 신근信根(믿음)을 일으키시어 복전에 파종하시고 대비大悲의 물을 주시고 무명초無明草를 제거하시어 인과로 맺어지는 가을을 기다리십시오. 그리하여 인도하는 이를 탓하지 마시고 큰 지혜의 도량인 문수의 방에서 같이 노닐기를 지극히 기도하고 지극히 기도합니다.
보살계199)를 받는 첩송광사 계단200)(受菩薩戒牒松廣寺戒壇)
언우씨齴齲氏201)가 갈대배(蘆舫)를 타고 강을 건너 곧바로 가리키는(直指) 핵심을 보여 주고,202)

012_0684_c_01L智異山文殊菴募緣文

012_0684_c_02L
蓋世人之智徒知稼穡於水田不知
012_0684_c_03L下種於福田者何也有導而然耶
012_0684_c_04L導而然耶有知而然則過在於耕夫也
012_0684_c_05L無知而然則過在於導人也是故導與
012_0684_c_06L𫅹者其闕一也哉今此菴曼殊舍
012_0684_c_07L利常住處登此山而居此菴者其智
012_0684_c_08L日異故曰智異山山之名從此稱之
012_0684_c_09L信无疑焉菴在第一峰佛廟之下
012_0684_c_10L心多聞般若之妙談門壓三神洞仙界
012_0684_c_11L之頂擧眼頻見秦童之浮槎翹首可
012_0684_c_12L摩者河漢之瑶臺側耳慣聆者
012_0684_c_13L凉之家風此實諸聖之莊嚴樓閣衆生
012_0684_c_14L之長養福田歟然菴之剏歲已久矣
012_0684_c_15L空之數人孰免哉故以福田之說
012_0684_c_16L吿於君子之鄕𫅹夫之家唯願早早
012_0684_c_17L發起信根能下種於福田灌之以大
012_0684_c_18L悲水鋤之其無明草第待酬因結果
012_0684_c_19L之秋使毋咎於噵人同遊大智道場
012_0684_c_20L曼殊室中至禱至禱

012_0684_c_21L

012_0684_c_22L受菩薩戒牒松廣寺戒壇

012_0684_c_23L
齴齲氏渡江乘蘆舫而示直指之樞機
012_0684_c_24L「衙」疑「衛」{編}

012_0685_a_01L노행자盧行者203)는 의발을 던지고 재를 넘어 홀로 전해 주는 비밀스런 소식(密信)을 드러냈습니다. 일미一味의 선교禪敎204)가 여섯 잎으로 꽃을 피웠고,205) 원융한 성상性相206)이 다섯 분파로 나뉘었습니다.207) 황명皇命으로 도첩度牒208)을 특별히 받고, 흠준欽遵209)하라는 성지聖旨를 여러 번 받들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마조馬祖가 한 번 소리 지르니 백百ㆍ황黃이 벙어리 되고,210) 부용芙蓉이 높이 수려하니 청淸ㆍ부浮가 골수를 얻었습니다.211) 이들이 모두 의발을 전한 비조가 되니 실로 선禪을 받은 상족上足(수제자)이 아님이 없습니다. 원효와 보조普照에 이르러는 멀리 신라와 고려에서 도를 얻은 산종散宗212)이 되고, 경성敬聖213)과 환성喚惺214)은 가까이 우리 조선에서 선을 깨달은 적통(嫡派)이 됩니다. 해동의 흐름(璿流)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데, 호남의 계주戒珠는 누가 가장 빛나고 청결하겠습니까. 금담錦潭215)과 대응大應216)이 상서로운 빛을 얻어 현설現說217)하고, 초의草衣218)와 범해梵海219)는 선禪과 교敎를 아울러 다투어 펼쳐 냈습니다. 금구金口220)의 보배로운 게송은 촛불처럼 빛나고 목차木叉221)의 떳떳한 가르침은 얼음처럼 정결하니, 상고의 현묘한 풍조를 일으킬 수 있고, 말엽의 바퀴 자국(伏轍)을 정돈할 수 있습니다.
이제 아무 곳 아무개 사찰에서 계율에 의거하여 계단을 세우고 계법을 펼치나니, 안에는 아무 곳의 아무개가 아무 사찰 아무 스승에게 출가하여 법명 아무개 자字 아무개인데 발심發心을 아무 해에 하고 나아가 십계十戒222)를 아무 해에 받고, 구족계具足戒223)와 천불계千佛戒를 원만히 받았으니, 너희들은 계를 받은 이후로 법을 위해 행지行持224)하고 연속하여 제도(化導)하라. 이 계율의 힘으로 현생에 보살위菩薩位를 이루고 내생에 불과佛果225)를 이루리라.
지금 황제께서는 만수무강하시어 나라가 평화로우리.
계첩戒牒은 몸을 따르니(隨身) 삼가 정결하게 받들어 지녀라.
첩 당사자에게 반드시 도달해야 한다(須至).226)
모년 모월 모일.

위 첩은 보살계를 받은 제자 아무개에게 주어 지니게 하라.

갈마아사리羯摩阿闍梨227) 아무개
화상아사리和尙阿闍梨228) 아무개
교수아사리敎授阿闍梨229) 아무개
일곱 증사證師 아무개와 아무개 등.

012_0685_a_01L盧行者逾嶺擲衣鉢以表單傳之密信
012_0685_a_02L一味禪敎六葉敷榮圓融性相五派
012_0685_a_03L分流特蒙皇命之度牒累荷聖旨之
012_0685_a_04L欽遵由是而馬祖一喝兮百黃爲之
012_0685_a_05L啞聾芙蓉高秀兮淸浮得其骨髓
012_0685_a_06L皆爲傳鉢之鼻祖實莫非受禪之上足
012_0685_a_07L以及元曉普照逈爲羅麗得道之散宗
012_0685_a_08L敬聖喚惺近繼我朝悟禪之嫡派
012_0685_a_09L東璿流其數不億湖南戒珠誰最
012_0685_a_10L光潔錦潭大應得祥光而現說
012_0685_a_11L衣梵海并禪敎而競演燭炤金口之
012_0685_a_12L寶偈氷淨木叉之彝訓能扇上古之
012_0685_a_13L玄風可葺末葉之伏轍今於某地某
012_0685_a_14L依律建壇開演戒法內有某處
012_0685_a_15L人某氏某生出家某寺某師法名某字
012_0685_a_16L發心某年進受十戒某年圓受具足
012_0685_a_17L千仸戒某年爾等自受戒後爲法行持
012_0685_a_18L展轉化導以此戒力現成菩薩位
012_0685_a_19L成佛果今上皇帝聖躬萬壽海宇
012_0685_a_20L昇平戒牒隨身謹潔奉持須至牒
012_0685_a_21L某年某月日 [10] 右牒給菩薩戒弟子某執收羯摩
012_0685_a_22L阿闍梨某和尙阿闍梨某敎授阿闍
012_0685_a_23L梨某七證師某某

012_0685_b_01L
합천군 가야산 해인사에서 어인 대장경 인출하는 불사를 경찬하는 소주별을 겸함(陜川郡伽耶山海印寺大藏經御印出佛事慶讃疏兼晝別)
적이 생각건대, 인주仁舟가 양하兩河에 빠짐에 중생이 고해苦海에 빠지고, 혜일惠日이 팔수八樹230)에 떨어짐에 눈먼 이들이 광명을 잃었습니다. 이 때문에 바라굴鉢羅窟231)에서 세 가지 의심을 단번에 끊었고, 사갈궁沙竭宮232)에서 만법을 총지捴持233)하였습니다. 600년 내지 700년에 이르러 마명馬鳴234) 대사가 빙해氷海에서 종지宗旨를 설하고, 용수龍樹235) 존자尊者가 인산印山에서 법문을 외어 번역하였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삿됨의 깃발을 파쇄하고 정법의 등불을 밝혔습니다.236) 이윽고 청정靑精237)이 남쪽으로 건너가니 강회康會238)가 오吳에 노닐 때이고, 백마가 동쪽으로 향하니 법란法蘭239)이 한漢에 들어온 날입니다. 이에 금문金文(불경)이 두루 쌓이고 현묘한 책들이 융성해졌습니다. 오백 응공應供240)이 결집한 말은 걸핏하면 논하여 수레에 실을 정도이고, 팔만 다라니에서 밝힌 이치는 다투어 쏟아 내어 말(斗)로 헤아릴 정도입니다. 또한 노나라 임금이 별이 떨어짐을 보니 상서로운 징조요, 한나라 임금에게 일륜日輪 두름을 보여 주니 조짐의 유래가 있는 것입니다.241) 법음法音은 온갖 구멍이 바람에 소리를 내듯 하고, 가르침은 수많은 하천이 달을 품음과 같습니다.
이제 해인사 장경전藏經殿의 처음을 살펴보면, 신라 애장왕哀莊王이 법당을 열어242) 국사國史를 안정시켰고 고려 문종이 장경전을 창설하여 불교 문헌을 간행하였습니다.243) 삼승三乘244)을 보관하여 삼보三寶245)의 으뜸에 참례하고, 삼국을 통일하여 삼국 구역을 무너뜨렸습니다. 신라와 고려 때의 창설이 어렵다면 어렵다고 할지나 우리 조선의 성대함은 흥하고 성합니다. 세조대왕께서는 50건을 인출하여 금강산 석왕사에 나누어 보관하였고, 정희대비貞熹大妃246)께서는 30부를 인출하여 설악산 명승지에 보관(布鎭)하였으니, 필시 닉왕匿王247)과 가제迦帝248)가 다시 나타나고, 용녀龍女와 천후天后가 다시 온 것입니다. 온 국토에 법의 교화가 널리 흡족하고 온 세상이 부처님 은혜에 모두 목욕합니다. 우리 대한 황제와 중귀 엄후中貴嚴后249)께서는

012_0685_b_01L陜川郡伽耶山海印寺大藏經御印
012_0685_b_02L出佛事慶讃疏兼晝別

012_0685_b_03L
竊以仁舟溺於兩河衆生沒其苦海
012_0685_b_04L日沈於八樹盲徒失其光明緣此而
012_0685_b_05L鉢羅窟中三疑頓斷沙竭宮裡
012_0685_b_06L法捴持迄千 [11] 六七百載馬鳴大師
012_0685_b_07L說於氷海龍樹尊者誦翻於印山
012_0685_b_08L之而破邪見幢燃正法炬矣洎乎靑
012_0685_b_09L精南渡康會遊吳之秋白馬東翻
012_0685_b_10L蘭入漢之日於是金文遍跱玄篇鬱
012_0685_b_11L五百應供結集之言動論車載
012_0685_b_12L八萬多羅所詮之理競抱斗量且自
012_0685_b_13L見殞星於魯君禎祥嘉瑞示佩日於
012_0685_b_14L漢后兆自由來法音則萬籟號風
012_0685_b_15L說則百川含月今海印藏經殿稽乎
012_0685_b_16L濫觴羅莊王開堂而鎭國史麗文宗
012_0685_b_17L剏殿而刊佛文藏三乘而叅三寶之宗
012_0685_b_18L統三國而隳三韓之域雖羅麗之剏
012_0685_b_19L則難而我朝之盛興且勃焉世祖
012_0685_b_20L大王印五十件而分藏於金剛之釋
012_0685_b_21L貞熹大妃出三十部而布鎭於雪
012_0685_b_22L岳之勝地必乎匿王迦帝之再現
012_0685_b_23L女天后之重來率土普冾法化普天
012_0685_b_24L咸沐佛恩毉我大韓皇帝中貴嚴后

012_0685_c_01L문무文武를 겸하시고 신성하시어, 신이한 공적이 헌호軒昊250)보다 뛰어나고 지극한 정치는 성강成康251)보다 아름답습니다.
이전에 사홍四弘252)을 심어 요임금 구름의 은혜 비가 널리 윤택하게 하고, 일찍 오덕五德253)을 바탕으로 도당씨陶唐氏(요임금)의 경풍景風(남풍)이 불어오게 합니다. 매번 그물 풀어 주는 것을 마음으로 삼고 결승結繩254)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이에 용정龍庭과 호혈虎穴255)이 모두 테두리(堤封)로 들어오고 한해澣海256)와 천산天山257)도 모두 교화(聲敎)에 젖어듭니다. 단발하고 문신한 우두머리도 왕궁에 와서 명을 청하고, 가슴을 꿰고 귀를 뚫은 추장도 궁궐에 와서 보배를 바칩니다. 조심스레 공경(翼翼)하니 안으로 사의四儀258)가 가지런하고 큰 덕이 한가로우니(閑閑) 바깥으로 칠정七政259)이 가지런합니다. 팔도(八域)를 정돈하고 만방이 조종朝宗260)하며, 상선上仙이 삼귀三歸261)의 마음을 펼쳤으니 황후(中貴)가 사의四依262)의 바람을 어찌 일으키지 않겠습니까. 더하여 팔정八正263)에 마음을 두고 오승五乘264)에 뜻을 독실히 하여, 널리 단나檀那(보시)를 운용하고 정업淨業을 닦으며 진실하고 긴요한 말씀을 돌아보니 불경보다 더한 게 없기에, 특별히 서울의 대덕 범운梵雲265)에게 명하시어 해인사 대장경 판목을 간행하라 하셨습니다.
종이는 3백 묶음이 들고 재물은 6만여 금金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관찰사(道臣)에게 명하여 법사法事를 모범으로 삼으라 하니, 삼강三江의 먹을 삶아 오색이 영롱하고, 오성五城의 종이를 만들어 육문六文266)이 잡다했습니다. 오추烏箒267)로 문지르니 정묘한 연기가 균일하게 적시고, 흰 손으로 가벼이 움직이니 신이한 변화를 다합니다. 귀한 함凾의 책들이 간장干匠268)의 창에 쌓이고 보배로운 게송과 글이 모추毛錐(붓)의 칼에서 결집됩니다. 화려한 빛깔을 이어 장엄하게 꾸미니 진나라 여인(秦姬)의 옷감처럼 곱고, 구름 무늬 옷을 입혀 장정하니 촉땅 여인(蜀娥)의 비단 빛에 물듭니다. 즉시 3질을 가지런히 만드니 삼보의 으뜸이 출현함을 의심하지 않고, 7부部를 나누어 쌓으니 칠금산七金山269)이 날아온 듯합니다. 어찌 다만 법을 밝히는 인연뿐이리오. 또한 중생을 제도하는 방편입니다.
이제 승려가 흩어지는 날에 즈음하여 승려들의 무차대회를 개최하고,

012_0685_c_01L文允武迺神迺聖神功邁於軒昊
012_0685_c_02L治美於成康曩植四弘普閠堯雲之
012_0685_c_03L惠雨夙資五德再扇唐后之景風
012_0685_c_04L以解網爲心結繩在念故玆龍庭虎
012_0685_c_05L盡入堤封澣海天山咸霑聲敎
012_0685_c_06L斷髮文身之魁俱請命於王庭穿胸
012_0685_c_07L儋耳之酋共獻賝於皇闕由之小心
012_0685_c_08L翼翼內整四儀大德閑閑外齊七
012_0685_c_09L掩頓八域朝宗萬方上仙旣發
012_0685_c_10L三歸之心中貴盍起四依之願加以
012_0685_c_11L留心八正篤意五乘廣運檀那
012_0685_c_12L脩淨葉 [12] 眷言眞要无過釋典特命
012_0685_c_13L京都大德梵雲爰刊海印大藏經板
012_0685_c_14L練三百許塊財費六萬餘金載勅道臣
012_0685_c_15L式摹法事烹三江之墨五色玲瓏
012_0685_c_16L五城之楮六文雜沓烏箒撓撓兮
012_0685_c_17L濡精烟素手輕輕兮殫諸神變
012_0685_c_18L凾玉𨋀攝疊於干匠之鋒寶偈金文
012_0685_c_19L結集於毛錐之刃聯華綵而嚴餙
012_0685_c_20L練秦姬之絲披雲衣而莊▼(車+黃)光染蜀
012_0685_c_21L娥之帛卽乃三帙齊修不疑三寶宗
012_0685_c_22L之運出七部分堆怳似七金山之飛
012_0685_c_23L何但闡法因緣抑亦度生方便
012_0685_c_24L今際散僧之日開千僧无遮之筵

012_0686_a_01L불공을 드리는 때에 제불諸佛의 인연 있는 모임을 세웁니다. 진秦나라의 홍속紅粟270)으로 향적香積271)의 음식을 마련하고, 주목왕周穆王272)의 금고金膏273)로 범궁梵宮(사찰)의 공양을 진설합니다. 향기로운 음식을 오정五淨274)의 모양으로 받들어 오고 빛나는 꽃들을 삼신산 모양으로 곱게 받들어 옵니다. 유리와 호박의 사발에 바다와 육지의 진미가 쌓이고 쌓이며, 산호와 마노의 쟁반에 금옥 같은 곡식이 은은하고 정결합니다. 어찌 세상의 삼덕三德275)에 용궁(蛟宮)의 팔진미를 겸하였습니까. 이름난 향 연기가 흩어지니 기자 무늬(藻黻)276)가 무지개 빛깔에 비치고, 옥 같은 글자가 구름처럼 나니 금빛과 푸른빛이 북두칠성의 빛보다 찬란합니다. 나팔(貝角)이 함께 소리 내어 산을 울리니 그 위엄이 팔한八寒 지옥277)을 놀라게 하고, 범고梵鼓(북)를 다투어 울려 들판이 진동하니 그 기세가 구정九頂 하늘278)을 움직입니다. 새가 상서로움을 나타내니 태양(玉燭)이 사계절에 화창하고, 구름이 채색을 드리우니 달(金鏡)이 칠요七曜279)의 빛을 머금었습니다.
우러러 바라건대 화장華藏세계280)의 자존慈尊281)께서 티끌 세상에 영향을 끼치시어 본래 서원을 저버리지 말고 미천한 정성을 받으소서. 금구金口의 게송이 뜻하는 바로 눈먼 중생을 안양安養(극락)으로 이끄시고, 옥호玉毫282)의 빛으로 비추시어 어리석은 무리를 낙방樂邦(극락)으로 비추소서. 구광루九光樓283) 앞에 인산印山이 우뚝하니 사찰의 신(伽神)284)이 하례하고, 홍하문紅霞門285) 안에 빙해氷海가 맑아 사찰의 신(局師)286)이 상서로움을 드립니다.
황제 폐하와 중귀 엄후中貴嚴后를 봉축하노니, 은택이 무강하고 은혜가 사방에 적시나이다. 왕업의 기초(鴻基)는 지극히 높고, 수명(鶴算)287)은 장수하소서. 또한 바라건대 태자전하와 세빈저하世嬪邸下께서는 사등四等288)의 복전福田을 세세생생에 구족하시고 육인六因289)의 선善한 과보를 세세생생에 장엄하소서. 겁석劫石290)이 부서지도록 보력寶曆(왕의 수명)이 길이 이어지시고 개성芥城291)이 비도록 나라의 기틀이 영원히 견고하소서.
광무光武 3년 기해(1899) 5월 1일 호남의 신승臣僧 보정寶鼎이 백배百拜하며 삼가 올립니다.

012_0686_a_01L供佛之時建諸佛有緣之會大秦紅
012_0686_a_02L備香積之羞周穆金膏陳梵宮
012_0686_a_03L之供芬芳妙味形五淨而擎來
012_0686_a_04L焯名花麗三山而捧至琉璃琥珀之
012_0686_a_05L海錯山珍鬪鬪飣飣珊瑚瑪瑙
012_0686_a_06L之盤玉粒金粟隱隱潔潔何人世
012_0686_a_07L之三德軿蛟宮之八珍烟散名香
012_0686_a_08L黻交映於虹蜺之彩雲飛玉字金碧
012_0686_a_09L煥爛於牛斗之光貝角并響而鳴山
012_0686_a_10L驚八寒之獄梵鼓競喧而震野氣動
012_0686_a_11L九頂之天瑞鳥禎祥玉燭和四時之
012_0686_a_12L曇雲垂彩金鏡含七曜之暉
012_0686_a_13L冀華藏慈尊塵方影響不捨本誓
012_0686_a_14L受微忱金口偈所流詮導衆盲於安
012_0686_a_15L玉毫光所照燭爍群昏於樂邦
012_0686_a_16L光樓前印山屹而伽神獻賀紅霞門
012_0686_a_17L氷海淸而局師禎祥奉祝皇帝陛
012_0686_a_18L中貴嚴后澤被无疆恩霑有際
012_0686_a_19L鴻基峻極鶴算彌長抑願太子殿下
012_0686_a_20L世嬪邸下四等福田生生具足
012_0686_a_21L因善報世世莊嚴刼石碎而寶曆長
012_0686_a_22L芥城空而皇基永固光武三年己
012_0686_a_23L亥五月初一日湖南臣僧寶鼎百拜
012_0686_a_24L謹上

012_0686_b_01L
송광사 하사당을 중수하는 상량문기해년(1899) 8월 27일(松廣寺下舍堂重修樑文己亥八月二十七日)
아량위兒樑偉.292)
고승이 선정에 드니 세계의 이뤄지고 무너짐에 관계하지 않는데, 여래가 출현하셔서 장엄한 누각을 편애하실까. 장엄한 것은 헛꽃(空花)이 찬란함 같고, 이뤄지고 무너짐은 물보라가 일어났다 잦아드는 것 같네. 모두 이치에 관계되니 누가 심상하다 하겠는가.
이제 이 하사당下舍堂293)은 어느 해에 창설하고 몇 번이나 수리했는가. 지붕이 새어 빗발이 들이치니 용의 골격은 새겨진 대들보에 기울어지고, 처마 기울어 서리 들이치니 물고기 비늘 같은 기와가 뒤섞였네. 하사당이 치료하기 매우 어려운데 상사당上舍堂294)의 승려가 비상한 방법을 구하였네. 그러자 여러 의논이 발흥하여 며칠 만에 일을 감독하게 되었네.
관성觀性은 감독하는 주인이 되고, 영우靈祐는 군액軍額(일꾼)의 으뜸이 되었네. 기역 자와 곱자를 가지고 목수는 손을 이리저리 놀리고, 칼과 도끼를 가지고 장석匠石295)이 끊어 내는구나. 북소리 둥둥, 벌목하는 소리 쩡쩡. 겁우刼雨에 기와 쓸어내리고, 비람풍(藍風)296)에 연기ㆍ먼지 날리네.
이에 긴 들보를 들고 짧은 노래를 올리네.

拋樑東      들보 동쪽에 던지니
靈泉似祝融    영천297)은 축융祝融298) 같은데
三日菴中老    삼일암299)의 노승은
默觀覔大雄    말없이 대응大雄(부처)을 찾는구나

南        남
忽地現優曇    홀연 우담바라화가 나타나니
大藏緣何至    대장경 인연이 어찌 이르렀나
聖恩獨此覃    성은이 유독 여기까지 미쳤네

西        서
蒼峭壓曹溪    푸른 산이 조계曹溪를 압도하고
商風吹不盡    가을바람 불어 끊이지 않는데
柯響自凄凄    도끼 소리 쓸쓸하구나

北        북
品類荷聖澤    물품을 성은으로 하사받고
翹首拜樞星    간절하게 추성樞星300)에 절하니
祥氛降紫極    상서로움이 자극紫極301)에 내리네

上        상
帝宮自晃朗    황제 자리 환히 빛나니
河漢牽牛翁    은하수에 소 끄는 노인
迢迢生角亢    아득히 각항角亢302) 보이네

下        하
乾坤㹅一馬    천지는 일마一馬이거늘303)
何事不修禪    왜 참선을 닦지 않고서
痴痴居大廈    어리석게 큰 건물에 사나

엎드려 바라건대, 들보 올린 후에 사방의 티끌이 고요해져 세상이 평화롭고, 지상에 상서로움이 내리고 선풍禪風이 더욱 성하여, 가신伽神(사찰의 신)이 축하하고 사찰이 형통하리라.

012_0686_b_01L松廣寺下舍堂重修樑文己亥八月
012_0686_b_02L二十七日

012_0686_b_03L
兒樑偉高僧入禪不關世界成壞
012_0686_b_04L來出現偏愛樓閣莊嚴迺莊迺嚴
012_0686_b_05L空花之燦然曰成曰壞似海漚之起
012_0686_b_06L悉係乎理數孰可云尋常今是
012_0686_b_07L剏設何年重葺幾度屋漏雨脚
012_0686_b_08L龍骨傾頽於彫樑簷驚霜威魚鱗錯
012_0686_b_09L落於聯瓦下舍堂劇難醫藥上舍僧
012_0686_b_10L求非常劑衆議勃興不日蕫 [13]
012_0686_b_11L性爲監蕫之主靈祐作軍額之長
012_0686_b_12L引規矩縱橫於榟人之手刀鉅斧斤
012_0686_b_13L斫斷於匠石之家鼛鼓撞撞伐木丁
012_0686_b_14L掃瓦礫於刼雨飛烟塵於藍風
012_0686_b_15L擧脩樑載獻短頌拋樑東靈泉似
012_0686_b_16L祝融三日菴中老默觀覔大雄
012_0686_b_17L忽地現優曇大藏緣何至聖恩獨此
012_0686_b_18L西蒼峭壓曹溪商風吹不盡
012_0686_b_19L響自凄凄品類荷聖澤翹首拜
012_0686_b_20L樞星祥氛降紫極帝宮自晃朗
012_0686_b_21L河漢牽牛翁迢迢生角亢乾坤
012_0686_b_22L㹅一馬何事不修禪痴痴居大廈
012_0686_b_23L願上樑之後塞塵肅靜聖宇昇平
012_0686_b_24L靈降祥禪風益熾伽神獻賀寺運

012_0686_c_01L
어인 대장경을 봉안하는 연화문(御印大藏經奉安緣化文)
장경각(經藏)을 중수重修하고 운반하는 비용과 봉안奉安하는 재齋를 올릴 때.1400냥, 백미 6섬
능인能仁(부처)께서 설하신 것을 통틀어 ‘팔만대장경’이라 하고, 경희慶喜304)가 모은 것을 총합하여 삼승三乘의 가르침(聖敎)이라 합니다. 권수를 계산하면 팔만이요, 모은 것을 칭하여 ‘대장경’이라 합니다. 법은 용궁에 잠겨 있고, 도는 학수鶴樹305)에 간직되어 있으니, 한나라의 축분竺墳(불경)이나 진秦나라 벽 속에 있던 노고魯誥306)와 비슷합니다. 백마를 몰아 경전을 실으니 양장兩藏에 달빛이 가득하고,307) 황권黃卷을 태워 도를 시험하니 오악五岳이 구름처럼 달립니다.308) 도가 구주九州(세계)를 비추니 법이 만년토록 영원합니다. 부처님이 허무의 영역에 대해 법설을 끝내신다면 법이 어찌 허무(何有鄕)309)로 돌아가지 않겠습니까.
지금 이 해인사 대장경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요, 존자尊者(아난阿難)가 결집한 가르침입니다. 그 처음을 고찰해 보면, 삼목왕三目王 조판관曺判官의 원력願力과 장부 이거인李居仁의 인연으로 왕손王孫의 믿음(信根)을 일으켜 나라 재산을 기울여 창시하게 되었습니다.310) 당唐 정원貞元 임오년(802)에 신라 애장왕哀莊王이 처음 시작하였고 홍무洪武 계유년에 이르러 우리 조선의 태조 임금께서 거듭 이으셨습니다. 세조 임금 무인년(1458) 여름에 50건을 인출하여 명산에 유치하였고, 정희貞熹 왕비311)께서 기유년312) 봄에 30질을 인출하여 사찰에 배포하였습니다. 어찌하여 유독 이 법계法界만 빠졌던가. 인연을 짓지 못함이 천년의 한입니다. 우리 대황제께서 선왕의 법사法事 인연을 경모하여 후손(后身)으로서 믿음과 과보를 닦아 제궁諸宮의 종실들에게 권하고 해인사의 승려를 불러 불사를 일으켜 불경을 인출하니

012_0686_c_01L亨通

012_0686_c_02L

012_0686_c_03L御印大藏經奉安緣化文

012_0686_c_04L
經藏重修運來資費奉安齋時錢一
千四
012_0686_c_05L百兩1) [3]
六石
能仁所說底通謂之八萬大藏
012_0686_c_06L慶喜所集之㹅號曰三乘聖敎計篇帙
012_0686_c_07L曰八萬稱積聚云大藏歟法尙潛於
012_0686_c_08L龍宮道猶蘊於鶴樹與漢室之竺墳
012_0686_c_09L似秦壁之魯誥驅白馬而駄經兩藏
012_0686_c_10L月滿焚黃卷而試道五岳雲奔
012_0686_c_11L映九州法久萬載仸如說罷虛無地
012_0686_c_12L法寧不歸何有鄕今此海印藏經
012_0686_c_13L來所說之藏尊者結集之敎考其濫
012_0686_c_14L三目王曺判官之願力一丈夫李
012_0686_c_15L居仁之因緣起王孫之信根傾國財
012_0686_c_16L而創始唐貞元壬午新羅哀莊王之
012_0686_c_17L草開至洪武癸酉我朝太祖王之重
012_0686_c_18L世祖王戊寅夏印五十件而留
012_0686_c_19L鎭名山貞熹妃己酉春出三十帙
012_0686_c_20L布分雄刹何獨闕如此法界千年恨
012_0686_c_21L未作因緣毉我大皇帝慕先王之法
012_0686_c_22L事因緣修后身之信根果報勸諸宮
012_0686_c_23L之宗室招海寺之梵僧作仸事而印
012_0686_c_24L「白」下疑脫「米」{編}

012_0687_a_01L나라를 위하고 세상을 도움이라. 대지가 기운을 토하는 듯하고 온갖 구멍이 일제히 소리치는 듯합니다.313) 천은天恩을 입어 천문天門의 경사에 바르게 기도하옵고 세 질帙을 성취하여 삼보三寶의 집314)에 보관합니다. 인출하는 방법(制方)을 마련한다 해도 어찌 큰 사찰(巨剏)에 봉안하는 것만 같겠습니까.
오직 우리 본사本寺는 지위가 삼보 대승의 종주로서 1부를 봉안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비유하건대 비가 세 가지 풀에 균등히 적시고315) 원음圓音이 시방에 두루 퍼지는 격입니다. 그러나 비록 근 1만 권의 경전이라 하더라도 아직 경전을 실을 백마가 부족하여, 50짐(負)의 보배가 남으니 오로지 나루와 다리로 삼을 청동316)만 믿습니다. 작은 강남317)의 단나檀那(시주) 인연이 실로 작은 공덕을 맺음이 아니요, 대장경 봉안奉安 의식은 큰 복전福田을 이룸이 아니겠습니까. 근 4백 리의 초료草料318)가 들 것이요 2천 금의 계옥桂玉이 소비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물며 열성조列聖祖께서 명을 내리셨으니 어찌 신하들이 거들먹거리며, 선대왕先大王의 칙령을 어찌 군자들이 소홀히 하겠습니까. 나라에 전할 보배이니 어찌 진산鎭山319)의 보배일 뿐이겠습니까. 그러므로 빈도貧道320)가 오색 붓을 적셔 단씨檀氏(시주)의 삼생 과보를 고합니다. 시詩의 ‘잊지 않으니 무리가 많다(無念有徒)’321)는 잠언은 ‘선한 이는 복을 받고 악한 이는 벌을 받는다’322)는 말에 합당하고, 경전의 ‘현재 원인과 내세 과보’라는 말은 마땅히 ‘산이 울고 물이 맑다’323)는 뜻으로 풀어야 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선녀인 선남자들은 잘 호념護念324)하겠다는 신심을 일으켜서 크게 길한 큰 도량에서 대장경 결사를 성취하시어 혜일慧日325)이 만국에 빛나고 황풍皇風326)이 백왕百王에게 불도록 하소서.기해년(1899) 6월 5일에 봉안하다.
산신계안에 대한 글감로암(山神契案文甘露菴)
니구산尼丘山327)이 영험하게 잉태하게 하니 천년토록 문묘에 제향될 스승(敎父)이 탄생하고,

012_0687_a_01L爲國家而祐世似大塊之噫氣
012_0687_a_02L萬竅之齋呼旣蒙天恩端祈天門之
012_0687_a_03L成就三帙均藏三寶之家雖營
012_0687_a_04L印出之制方奈若奉安之巨剏唯我
012_0687_a_05L本寺位尊三寶大乘之宗優荷一部
012_0687_a_06L奉安之命喩如一雨等潤三草圓音
012_0687_a_07L普遍十方然雖近一萬1) [4] 經文
012_0687_a_08L闕白馬之駕軸餘五十負重寶專恃
012_0687_a_09L靑銅之津梁小江南檀那之緣實非
012_0687_a_10L小功德而結矣大藏經奉安之式
012_0687_a_11L是大福田而成乎計近四百里草料
012_0687_a_12L餘二千金桂玉而況列聖祖之允命
012_0687_a_13L王臣之偃然先大王之勅令何君子
012_0687_a_14L之卛易爰是傳國之寶奚但鎭山之
012_0687_a_15L故染貧道五色毫載吿檀氏三生
012_0687_a_16L詩之無念有從之箴端合善慶
012_0687_a_17L惡殃經之今因來果宜乎訓之山鳴
012_0687_a_18L水淨伏願善女人善男子發起善護
012_0687_a_19L念之信心大吉祥大道場成就大藏
012_0687_a_20L經之結社慧日煌於萬國皇風扇於
012_0687_a_21L百王己亥六月初五日奉安

012_0687_a_22L

012_0687_a_23L山神契案文甘露菴

012_0687_a_24L
丘山孕靈乃誕千秋文廟之敎父

012_0687_b_01L계봉鷄峯이 영기를 모아 주니 한 나라를 영도할 우리 임금님이 나셨도다. 누가 간절한 기도 없이 이루어졌으랴. 경건한 정성 아님이 없도다.
이 조계산은 니구산의 형세에 기를 모으고 계봉의 용맥龍脈(산줄기)을 이어, 층층 산은 구름을 잡아 8대 산왕山王(산신)이 강림하는 정결한 지역이고 첩첩 봉우리가 하늘 높이 솟아 10호 진군眞君(신선)이 상주하는 도량입니다. 은은한 꽃과 산에는 매번 용과 범이 웅크리고 있는 영험한 자취가 보이고, 잔잔한 물과 바위는 간혹 구름을 잡고 학을 타는 존귀한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보배 봉우리(寶峰)의 꽃과 숲은 자연스레 감응하고 산과 강의 바위 절벽을 거닐며 노니니, 보살의 임시 모습(權形)이요 중생의 실제가 됩니다. 몇 구절로 찬탄하니 감응하면 물이 맑고 달이 빛나며, 일심으로 정성을 바치니 감응하면 산이 울고 골짜기가 응합니다.
대개 이러한 말세 중생의 복전으로 산신령의 지혜 칼(慧刀)만 한 것이 없으니, 이 계안을 맺어 그 인연을 모집합니다. 천년토록 문묘에 제향되고 나라를 이끌 경사를 누가 구하려 하겠는가, 그저 한 세상 재앙은 소멸하고 복이 생기는 상서로움을 바랄 뿐입니다.
재물은 물거품이나 먼지 같아 풍파를 만나면 견고하지 않고 선善은 좋은 옥 같아 물과 불에 들어가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금곡옹金谷翁이나 도주공陶朱公328)은 그저 허랑하게 살다 죽었고 풍읍豊邑329)의 태조와 숙량흘叔梁紇330)은 실로 영기를 모아 영험한 이를 탄강하였던 것입니다.
보인 수좌가 구걸하는 단(寶印首座求乞單)
엎드려 듣건대, 공성孔聖(공자)이 진陳과 채蔡 사이에서 7일 동안 어려움을 겪었고,331) 석존釋尊께서 사위성舍衛城에서 여러 집의 음식을 구걸해야 했으니, 거의 양호陽虎의 액운을 볼 뻔 하였었고,332) 목녀牧女는 젖을 바쳤습니다.333) 옛 성인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지금인들 그렇지 않겠습니까.
오직 빈도貧道는 부평초 같은 길에 지팡이 짚은 맹인이요 총림叢林334)의 병든 잎 같은데, 일찍이 상문桑門335)에 의탁하여 무장茂長(고창) 선원사禪院寺에서 머리 깎고 승복을 입었으며

012_0687_b_01L峯鍾氣爰生一國武領之我王誰無
012_0687_b_02L懇禱而成莫非虔誠之力唯玆曹溪
012_0687_b_03L鍾氣於丘山之勢承脉於鷄岑之
012_0687_b_04L層巒挐雲八大山王降臨之淨界
012_0687_b_05L疊嶂聳翠十號眞君常住之道場
012_0687_b_06L隱花山每見踞龍跨虎之靈跡潺潺
012_0687_b_07L水石或驗攀雲駕鶴之尊儀寶峰花
012_0687_b_08L感應也自在山河石壁遊戱之逍
012_0687_b_09L乃菩薩之權形爲衆生之實際
012_0687_b_10L句讃嘆其感則水澄月顯一心投誠
012_0687_b_11L其應也山鳴谷響蓋此叔季衆生之福
012_0687_b_12L莫若山靈之慧刀故結此案
012_0687_b_13L募彼緣誰欲求千秋文廟武領之餘慶
012_0687_b_14L只要願一世災滅福生之吉祥財如漚
012_0687_b_15L遇風波而非固善若琅玉入水
012_0687_b_16L火而不泯金谷翁陶朱公只虛生而
012_0687_b_17L浪死豊太祖叔梁紇實鍾氣而降靈

012_0687_b_18L

012_0687_b_19L寶印首座求乞單

012_0687_b_20L
伏聞孔聖之於陳蔡猶見七日之艱辛
012_0687_b_21L釋尊之於舍衛每乞亡家之飯食
012_0687_b_22L見良 [14] 虎之厄欽奉牧女之乳古聖尙
012_0687_b_23L況今不然恭唯貧道萍路盲杖
012_0687_b_24L叢林病葉早托桑門祝髮被緇於茂

012_0687_c_01L글방(黌海)을 유람하다가 백암白岩336) 화장대華藏臺에서 발우를 씻고 주석하였습니다. 그러나 문득 세속의 무상을 생각하고는 첩첩산중에 외로운 몸을 부쳤고, 늦게야 유루有漏337)의 환몽幻夢을 깨닫고는 일심을 삼독육적三毒六賊338)에 쏟아부었습니다. 금강산 수미암須彌菴 적멸굴寂滅窟에서 하안거를 많이 하였고 묘향산 비로봉 묘향대에서 좌선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세속의 공부에는 힘을 기울이지 못하였으나 초탈한 사업에는 이미 마음을 허락하였습니다. 비록 그러하나 봉우리 구름이나 연못의 달은 실로 옛 조사들의 선열禪悅의 맛이요 푸른 솔잎과 파란 개울물은 적송자赤松子339)가 기운을 보충한 것들인데, 조사와 신선의 분수에 미치지 못함을 한탄하니 어찌 달을 읊고(批月) 솔잎을 먹는 방법을 바라겠습니까. 도업道業을 이루고자 하면 마른 형체를 치료해야 하고, 불심에 도달하고자 하면 굶주린 배를 위로해야 합니다. 이런 까닭에 오위五位340)를 보건대 자량資粮이 믿음을 일으키는 처음이 되고, 육도六度341)를 닦는 데 보시를 행함이 선한 행위의 으뜸이 됩니다.
바라건대 사방의 석덕碩德342)께서는 발우 하나의 귀한 곡식을 덜어서 사위성의 선한 인연을 지으시고, 조그맣지만 귀한 낱알을 허락하여 진과 채의 굶주린 배를 풀어 주시기를 엎드려 바랍니다.
묵암343)의 비를 세우기 위한 모연문을미년(1895) 겨울에 문도들이 일을 시작하였는데 세파에 방해를 받았다. 병신년(1896)에 다시 일을 벌였으나 완성하지 못하고 무술년(1898) 가을에야 마치게 되었다.(默庵立石募緣文乙未冬門徒營始。爲世擾所害。丙申又設而未就。至戊戌秋方畢。)
소왕素王344)의 대업은 익주益州의 비345)에 서술되어 있고, 대감大鑑346)의 신공神功은 유후柳侯347)의 붓으로 진술되었습니다. 처음에 큰 공덕이 있으면 나중에 존숭하고 받드는 글을 짓게 됩니다. 예전에 이미 이러하였으니 지금 어찌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묵암씨默庵氏는 부휴浮休348)의 맥을 이어서

012_0687_c_01L長之禪院寺粗游橫 [15] 洗鉢2) [5] 錫於
012_0687_c_02L白岩之華藏臺忽念無常之塵界
012_0687_c_03L隻影於千山萬水之間晩覺有漏之幻
012_0687_c_04L注一心於三毒六賊之上多結夏
012_0687_c_05L於金剛之須彌菴寂滅窟已宴坐於香
012_0687_c_06L山之毘盧頂妙香臺雖未得力於閙中
012_0687_c_07L工夫早已許心於物外事業雖然嶺
012_0687_c_08L頭雲潭底月實古祖師禪悅之味
012_0687_c_09L松葉碧磵水是赤松子養精之需
012_0687_c_10L未至祖師仙子之分安敢望批月饌松
012_0687_c_11L之術爲成道業要療形枯欲達佛
012_0687_c_12L但慰飢腸是故五位第觀資粮
012_0687_c_13L爲起信之初六度齊修行檀爲作善
012_0687_c_14L之首幸須諸方碩德捨一鉢之玉粒
012_0687_c_15L能作舍衛之善緣許圭撮之金粟
012_0687_c_16L解陳蔡之飢腸伏望

012_0687_c_17L

012_0687_c_18L默庵立石募緣文乙未冬門從營始爲世
擾所害丙申又設而未
012_0687_c_19L至戊戌
秋方畢

012_0687_c_20L
素王大業追述於益州之碑大鑑神
012_0687_c_21L漫陳於柳候 [16] 之筆始有大功德者
012_0687_c_22L終著尊崇奉文昔旣如斯今胡不爾
012_0687_c_23L唯我默庵氏繼鉢於浮休之脉剏樹
012_0687_c_24L「券」疑「卷」{編}「甜」疑「憩」{編}

012_0688_a_01L백암栢庵349) 조사의 귀비龜碑350)를 세웠고, 풍암楓岩351)의 가풍에서 선을 깨달아 영해옹影海翁352)의 대회를 크게 열었습니다. 말세에 티끌세계와 어울리니353) 상고 시대의 진풍眞風을 행할 수 있고, 사바세계에 현신하여 화장세계華藏世界354)의 교해敎海(가르침)를 확장하였습니다. 변론은 은하수처럼 호탕하고, 분명함은 일월의 빛과 같습니다. 글을 토하여 문장을 이루니 화엄의 과도科圖355)가 은연중에 품목을 드러내고, 문답으로 풀어 내니 경전들의 요점이 빛나게 드러나 통합니다. 눈은 미세한 것도 뚫어 보고 마음엔 여러 책들이 담겨 있습니다. 선사先師께서 법을 드날리는 자리에서 낭함琅凾356)을 펼쳤으니, 문도들이 추모하는 자리에서 완염琓琰357)을 마련할 만합니다.
이에 검산釰山에서 돌을 캐기로 도모하고 옥벽玉壁에서 석벽을 다듬기를 거듭 꾀하였습니다. 거북은 잘 돌아보나 바위는 말이 없고, 산은 빛나고 하천은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다만 이 바위는 몸체는 우부禹斧358)를 거쳤으나 무게가 주정周鼎359)보다 무거우니, 귀신이 움직이지 않으면 사람이 이끌고 도와야 합니다. 아안鵝眼360)의 여러 눈동자들(동전)을 부지런히 엮어야 빗돌을 옮기는361) 공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여럿이 같이 하는 공론이 오래되었으니 문에 당도한 모연문을 꺼리지 마시고 티끌 세상에서 행함이 있는 물거품 같은 재물을 함께 부조하여 금강 보당寶幢362)의 법중法衆을 같이 이루소서.
팔상전363)과 약사전의 양식과 등유 계 서문병신년(1896) 3월 길일(八相殿藥師殿粮燈契序丙申三吉日)
천불千佛364)이 현재 같이 출현하시니 석가모니께서 네 번째가 되시며, 다섯 가지 보배가 방위를 따라 나뉘니 약사불께서는 열두 가지 발원365)을 하셨다. 혹은 사바세계의 교주敎主가 되고 또한 동방의 도사導師366)라고 한다. 도솔궁에서 코끼리가 끄는 일광 쌍륜에 오르시고, 마야麽耶367) 부인의 뱃속에서 법계일여法界一如368)의 가풍을 깨달았다. 자취를 세자궁에 보이시어 사방으로 다니시며 관찰하시던 날에 삼계三界369)를 싫어하고, 마음이 성역聖域을 원하여 성 밖으로 나가던 봄날에 만승萬乘(천자)의 지위를 버리셨다.

012_0688_a_01L栢庵祖之龜碑悟禪於楓岩之家
012_0688_a_02L設影海翁之大會同塵末運能行上
012_0688_a_03L古之眞風現身娑婆廣張華藏之敎
012_0688_a_04L辯同河漢之浩明并日月之光
012_0688_a_05L詞成章華嚴科圖之隱現品目答問
012_0688_a_06L解錯諸經會要之交映釋通眼徹微
012_0688_a_07L心藏衆部旣闡琅凾於先師揚法
012_0688_a_08L之座可設琓琰於門徒追慕之場
012_0688_a_09L謀伐石於釰山重營磨崖於玉壁
012_0688_a_10L善顧而石不語山必輝而川增媚但玆
012_0688_a_11L石也體經禹斧重過周鼎非鬼運
012_0688_a_12L而神轉乃人引而民扶勤搆鵝眼之
012_0688_a_13L衆眸可奏鞭叱之功力伏念僉同之
012_0688_a_14L公論旣久當門之募軸莫嫌共助塵
012_0688_a_15L世有爲之浮財同成金剛寶幢之法衆

012_0688_a_16L

012_0688_a_17L八相殿藥師殿粮燈契序丙申三吉
012_0688_a_18L

012_0688_a_19L
千佛現在并出釋迦氏爲第四尊
012_0688_a_20L寶隨方各分藥師仸發十二願或爲
012_0688_a_21L娑婆敎主亦名東方導師兜率宮中
012_0688_a_22L乘日光雙輪之象駕麽耶肚裡悟法
012_0688_a_23L界一如之家風迹示邸宮厭三界於
012_0688_a_24L遊觀之日心冀聖域捨萬乘於逾城

012_0688_b_01L설산에서 지극한 도를 닦으시어 샛별이 찬란함을 보시고, 보리수(道樹)에서 마귀를 꺾으시어 보병寶瓶을 높이 던지셨다. 녹원鹿園370)에서 법륜을 굴리시어 근기를 따라 돈점頓漸을 여시고, 학수鶴樹에서 완전히 열반하시어 신체(化儀)가 무상함을 보이셨다. 법음法音이 온갖 구멍에서 소리 나듯 하고, 불상의 자취는 온갖 하천이 달을 품은 듯하다. 사리가 접역鰈域371)에 펴지고 패엽貝葉372)은 용궁에 보관되었다. 불상을 맞이하여 경전을 싣고 온 것은 한나라 시대에 시작되었고 사찰을 지어 복을 높인 것은373) 신라 시대보다 더함이 없다. 겸상縑緗374)을 밝게 이어 가고375) 혹은 완염琬琰에 꽃무늬를 놓기도 한다.376)
이 영산靈山의 모임377)과 약사불의 거처에서, 사문沙門378)이 수행하니 팔상전은 점차 깨닫는 빗장이 되고, 바른 길을 보이시니 열두 가지 발원은 곧바로 지적하는 첩경이 된다. 수달須達379)의 정성스런 마음이 있으나 아직 가난한 여인380)의 큰 바람이 없다. 그래서 불상(金面)이 흑칠한 탑榻에서 서글퍼하고, 옥전玉殿이 먼지 구덩이에 매몰되어 있다. 어찌 빛을 내지 않아서 그렇겠는가. 필시 인연을 기다려서 그런 것이다. 이제 사미 10여 명이 돈을 거둬 계를 만들어 등유를 바치고 재를 올리는 계획을 마련하고서 나에게 글을 지어 달라고 하니,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 굶주린 이에게 밥 한 술 덜어 줌이 적선의 으뜸이요, 젊은 나이에 큰 마음을 냄이 믿음을 일으키는(起信) 최상이로다. 부처와 조사의 진실한 자식은 실로 보살의 큰 인연이 아님이 없다고 누가 말하지 않겠는가. 바라건대 여러분들은 처음처럼 마칠 때까지 신중하여 선재동자가 스승 찾으러 다닌 것을 배우고, 법을 위해 몸을 잊고 설산에서 구도한 것처럼 할지어다. 그러하면 비구와 비구니, 세간과 출세간을 막론하고 비단 다섯 보배의 도량에서 유희할뿐더러 너와 나, 지혜롭거나 우둔한 이들 모두 결정코 천불千佛의 명수名數에 참예하리로다.
명부전 계안 서문4월 8일(㝠府殿契案序四月八日)

012_0688_b_01L之春修至道於雪山見明星之炳煥
012_0688_b_02L降邪魔於道樹擲寶瓶之卓然轉法
012_0688_b_03L輪於鹿園開逐機之頓漸般湼槃於
012_0688_b_04L鶴樹示化儀之無常法音則萬籟號
012_0688_b_05L像跡則百川含月舍利布於鰈域
012_0688_b_06L貝葉藏於龍宮邀仸駄經濫觴於漢
012_0688_b_07L建刹崇福莫尙於羅朝或緝凞
012_0688_b_08L縑緗或銓花琬琰是靈山之會
012_0688_b_09L師之堂修行沙門八相殿爲漸次之
012_0688_b_10L關鑰示其正路十二願爲直指之捷
012_0688_b_11L雖有須達之誠心猶闕貧女之大
012_0688_b_12L以故金面怊悵於黑漆之塌 [17] 玉殿
012_0688_b_13L埋沒於煙塵之堆豈无放光而然乎
012_0688_b_14L待有緣而是矣今有沙彌十數輩
012_0688_b_15L鈇作契爲獻燈供齋之計以屬文爲
012_0688_b_16L余曰施一飯於飢客積陰
012_0688_b_17L之居先發大心於妙年起信之最上
012_0688_b_18L孰不曰仸祖眞子實莫非菩薩大因
012_0688_b_19L須僉公愼終如始學善財之尋師
012_0688_b_20L法忘軀如雪山之求道然則僧尼道
012_0688_b_21L非但遊戱於五寶之道場爾我智
012_0688_b_22L決定來叅於千佛之名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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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688_b_24L㝠府殿契案序四月八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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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二儀(천지)가 갈라짐에 양계陽界와 음부陰府(저승)의 밝고 어두움이 열리고, 삼재三才(천지인)가 나뉨에 여래와 중생의 구별이 생겼습니다. 티끌처럼 많은 국토에서 중생을 이끄니 여래라 하고, 승기僧祇381) 겁파刼波에서 음부를 깨뜨리니 양계가 됩니다. 실로 지혜가 가득하다 하더라도 어찌 보살의 자비와 같겠으며, 태양이 지극히 밝다 해도 중생의 어둠을 깨뜨리지 못합니다. 십계十界382)의 신토身土가 역력하고 삼생의 보응이 분명합니다.
이 지장대성地藏大聖은 중생의 인도자요, 시왕十王383)의 위의威儀는 음부의 정승(鈞軸)입니다. 명부를 펼쳐 점검하여 귀하거나 천하거나 죄질을 조금도 혼동하지 않고, 석장錫杖을 휘둘러 지휘하여 선악의 인과로써 능히 거마라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어찌 그러한 줄 알겠습니까? 찬탄하고 우러러 예를 올리면 지옥(惡道)에 떨어지지 않으니 광목녀廣目女384)의 정성을 익히 들었고, 불승佛乘을 비난하면 무간지옥에 가니 대목련大目連의 분재盆齋385)를 익히 읽었습니다. 그래서 지팡이 내리는 소리에 오역십악五逆十惡386)의 죄를 변화시킬 수 있고 업경대業鏡臺387) 앞에서 충효열신忠孝烈信의 선한 경사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이 모두 중생의 실제 응보이며 보살의 방편 형상입니다. 세상에서 오형五刑388)의 재판을 받았더라도 보상금을 내고 석방될 수 있거늘 하물며 명부 시왕의 재판에서야 의당 음덕(陰騭)을 드려 재앙을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돌이켜 생각건대, 보살의 비는 본래 사심이 없어 초목과 곡식들이 널리 흡족하게 젖고, 중생의 오온五蘊은 반드시 죽음이 있으니 바다와 산이나 허공과 도시 어디로도 피할 수 없습니다. 오묘한 인연으로 특별히 명복을 의지해야 하므로 향사香社389)를 맺어 쇠라도 끊을390) 인연을 모집하며, 푸성귀 같은391) 글이나마 지어서 옥을 떨치는392) 허락을 기대합니다.
우리 향도香徒393)들은 긴 하늘에 떨어져도 영험한 학을 탈 것이요 큰 바다에 빠져도 아름다운 배를 만나리니, 바라건대 복전을 만나 보리菩提의 씨를 심어 가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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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儀肇判爰開陽界陰府之幽明
012_0688_c_02L才纔分乃別如來衆生之凡聖塵毛
012_0688_c_03L國土度衆生曰如來僧祇刼波
012_0688_c_04L陰府卽陽界實智雖滿奚若菩薩之
012_0688_c_05L慈悲大陽至明難破衆生之障暗
012_0688_c_06L界之身土歷歷三生之報應昭昭
012_0688_c_07L此地藏大聖衆生之導師十王列儀
012_0688_c_08L陰府之鈞軸敷錄檢點貴賤罪質
012_0688_c_09L錯絲毫振錫指揮善惡果因能容車
012_0688_c_10L焉知其然讃嘆瞻禮不墮惡1) [6]
012_0688_c_11L慣聞廣目女之誠心毀罵仸乘卽往
012_0688_c_12L無間熟讀大目連之盆齋所以環錫
012_0688_c_13L聲下可轉五逆十惡之罪根業鏡臺
012_0688_c_14L能現忠孝烈信 [18] 善慶是皆衆生
012_0688_c_15L實報菩薩權形雖遭人間五刑之訴
012_0688_c_16L猶請賂而蒙放況被㝠府十王之
012_0688_c_17L聽訟宜納隲而消殃顧念菩薩一雨
012_0688_c_18L本自无私卉木草穀之普洽群生五
012_0688_c_19L蘊必然有死海山空市之難逃敢輸
012_0688_c_20L妙因特資㝠福故結香案 [19] 募斷金
012_0688_c_21L之緣載綴蔬筍待振玉之諾
012_0688_c_22L香徒墜長空而乘靈鶴溺巨海而遇
012_0688_c_23L芳舟幸値福田稼穡菩提之種
012_0688_c_24L「噵」疑「道」{編}

012_0689_a_01L명부冥府의 지혜로운 칼로 무명無明의 뿌리를 제거하시면 칼 나무와 칼 산을 만나더라도 연화정토로 변할 것이요, 화탕火湯(끓는 물)과 노탄爐炭(타는 숯)이 아뇩달지阿耨達池394)로 변할 것입니다. 범인과 성인이 근원은 동일하고 어둠과 밝음이 모두 찬란하게 될 것입니다.
엎드려 축원하건대 금지옥엽은 법우法雨에 적셔 영화롭고 봉황과 용의 자손은 자비로운 구름을 잡고 상서로움을 드러내소서.
김시원 원당395)을 중건하는 상량문4월 15일(金時元願堂重建上樑文四月十五日)
엎드려 듣자오니, 어진 바람이 동쪽에서 불어오니 효와 열烈이 강상의 대절大節이고, 자비로운 구름이 서쪽에서 이르니 공경과 믿음이 수행의 묘문妙門이 됩니다. 성현을 봉향하는 것을 공경과 신의라 하고, 부친과 지아비를 추앙하여 천도하는 것을 효와 열이라 합니다. 부처 형상을 만들어 불국佛國에 꽃이 피니 육왕396)의 공경이 하늘에 퍼짐이요, 모친 형상을 조각하여 공양을 배설排設하니 정란397)의 효가 대지에 퍼졌습니다. 여전히 존재하시는 듯한 감동을 일으켜 잊을 수 없는 은혜에 보답하는 것입니다.
이 원당願堂은 위로 석가모니 상像을 모시고 김 공金公의 진영을 옆에 두었습니다. 창시한 것은 건륭乾隆 58년 계축(1793) 여름에 본사本寺의 낙천樂天 화주(化士)가 드린 향과 산양山陽 율어촌栗於村 김시원金時元의 부인과 며느리 고씨高氏와 전씨全氏의 바람으로 희사한 것으로, 극락세계(常樂邦)로 혼을 천도하려고 해마다 향적香積의 오묘한 법도를 배설하고 영산회靈山會에 원당을 창건하여 때마다 연꽃의 지극한 이야기를 듣게 했습니다. 그 법식은 난대蘭臺의 새 모습 같고 직분은 복을 빌던 옛일과 흡사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사물이 바뀌어 세월이 옥루玉樓를 찾고, 이슬과 서리 내림에 먼지가 금면金面(불상)에 덮였습니다. 사찰의 승려만 슬퍼할 뿐 아니니 후손들이 어찌 안타깝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때를 기다리지 않고 경영하여 며칠 안 되어 속히 성취하니, 처음에 옛 장소에다 툭 트이게 기틀을 잡고 공수工倕398) 같은 장인을 불러

012_0689_a_01L資慧刃鋤決无明之根則當釰樹刀
012_0689_a_02L轉成蓮花淨土火湯爐炭化作
012_0689_a_03L阿耨達池凡聖同一源幽明皆晃朗
012_0689_a_04L伏祝金枝玉葉霑法1) [7] 榮華鳳子
012_0689_a_05L龍孫攀慈雲而現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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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689_a_07L金時元願堂重建上樑文四月十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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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689_a_09L
伏聞仁風東扇孝烈爲綱常之大節
012_0689_a_10L雲西極敬信爲修行之妙門奉享賢
012_0689_a_11L聖之謂敬信耶追薦父夫之爲孝烈也
012_0689_a_12L造佛形而花開佛國育王之敬彌天
012_0689_a_13L母像而供設母筵丁蘭之孝亘地
012_0689_a_14L如存之感報難忘之恩唯此願堂
012_0689_a_15L御釋氏之像補列金公之眞剏始則
012_0689_a_16L乾隆五十八癸丑夏本寺樂天化士之
012_0689_a_17L所薦檀山陽栗於村金時元妻婦高全
012_0689_a_18L兩氏之願捨施追薦魂於常樂邦年設
012_0689_a_19L香積之妙軌建創院於靈山會時聞
012_0689_a_20L蓮花之極談式如蘭臺之新儀職似
012_0689_a_21L薦福之古事星移物換刼尋玉樓
012_0689_a_22L往霜來塵渙金面猶寺禪之所愴
012_0689_a_23L雲仍之盍悽不時載經載營克日速
012_0689_a_24L成速就初用新舊爽塏開基匠招

012_0689_b_01L우뚝하게 기초를 다졌습니다. 창률昌律과 부선富善이 주지가 되어 일꾼을 이끌고, 두현斗玹과 수현守賢이 지휘와 재정 담당을 하였습니다. 잣나무(漢栢)로 틀을 설치하고 소나무(秦松)를 기초 위에 두었습니다. 융풍融風(입춘 바람)에 기와를 성대하게 하니 임궁琳宮(사찰)이 다시 드러나고, 구름과 물에 먼지를 씻어 내니 원당이 마련되었습니다. 이에 아량兒樑399) 노래를 부르고 가타伽陀(게偈)를 짓습니다.

拋樑東      들보 동쪽으로 던지니
萬物盡搖風    만물이 모두 바람에 흔들리는데
曼殊何處見    문수보살은 어디에 계시나
金色滿虛空    금빛이 허공에 가득하구나

南        남
百城次第泰    온갖 성城들이 차례대로 크니
彈指聲何大    손가락 튕기는 소리 얼마나 큰가
頓忘五十三    53선지식400)을 문득 잊어버리네

拋樑西      들보 서쪽으로 던지니
山下一曺溪    산 밑에 조계 냇물 흐르니
蓮界知非遠    연화세계가 멀지 않겠구나
不移宜可躋    변치 말고 마땅히 올라가야지

北        북
無憂是極樂    근심 없음이 극락이니
望美玩風流    아름다움 보면서 풍류 감상하며
王臣奉▼(亻+天)囑    왕과 신하는 부처 부탁을 받드네

上        상
乾道唯元亨    하늘의 도는 오직 원형元亨401)이라
花雨亂紛紛    꽃비가 어지러이 내리는데
法衆同供養    법의 무리가 함께 공양하네

下        하
地神呈瑞賀    땅의 신이 상서祥瑞로 축하드리니
罔明出定時    망명罔明402)이 선정에서 일어날 때
磵水談般若    시냇물은 반야를 말하도다

엎드려 바라건대 들보를 올린 후에 범천梵天403)이 은혜의 비를 내리고 가신伽神이 축하를 드리며, 인자한 바람이 극락세계에서 불어옴에 효와 열의 자식들에게 남은 경사를 보답하고, 자비로운 구름이 청정세계에 펼쳐짐에 공경과 믿음의 문에 남은 재앙을 소멸시키소서.
윤웅렬404) 관찰사께 올리는 편지능주(화순)에 유배되어 본사 나한에 백일재를 올렸고 또 한 섬 논을 관음전께 바치고 유배에서 풀려났으니, 반드시 광주 관찰사기 되시리라. (上尹觀察雄烈書以配在綾州地。上百日齋於本寺羅漢。又以一石畓庫。獻觀音前而解配。必爲光府觀察使耳。)
엎드려 생각건대, 빈도貧道는 솔문에 칩거하며 삼보三寶의 업을 증장시키고, 금지金地(사찰)에 거처하며 그저 사사四事405)의 공양을 더할 뿐입니다. 모두 제불諸佛이 안에서 돕는 훈습이요 군자가 밖에서 돕는 은택입니다.
근래 백 일 정성을 한 조각 붉은 마음으로 갈수록 더욱 근면하게 석 달 정진하니 십육 성중聖衆의 신이한 변화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012_0689_b_01L倕尤突兀安礎昌律富善爲住持
012_0689_b_02L而率軍斗玹守賢爲指揮與掌財
012_0689_b_03L架漢栢石生秦松宕瓦礫於融風
012_0689_b_04L宮復現掃塵土於雲水創院化成
012_0689_b_05L唱兒樑之歌載綴伽陀之頌拋樑東
012_0689_b_06L萬物盡搖風曼殊何處見金色滿虛
012_0689_b_07L百城次第泰彈指聲何大
012_0689_b_08L忘五十三拋樑西山下一曺溪
012_0689_b_09L界知非遠不移宜可躋無憂是極
012_0689_b_10L望美玩風流王臣奉佛囑
012_0689_b_11L道唯元亨花雨亂紛紛法衆同供養
012_0689_b_12L地神呈瑞賀罔明出定時磵水
012_0689_b_13L談般若伏願上樑之後梵天雨澤
012_0689_b_14L神獻賀仁風扇於樂方報餘慶於孝
012_0689_b_15L烈之子慈雲布於淨界消餘殃於敬
012_0689_b_16L信之門

012_0689_b_17L

012_0689_b_18L上尹觀察雄烈書以配在綾州地上百日
齋於本寺羅漢又以一
012_0689_b_19L石畓庫獻觀音前而解
必爲光府觀察使耳

012_0689_b_20L
伏以貧道蟄伏松扄益增三寶之業分
012_0689_b_21L叨在金地但添四事之供養儘諸佛
012_0689_b_22L內資之熏是君子外護之澤近以百
012_0689_b_23L日虔誠一片丹心愈久彌勤三月
012_0689_b_24L精進十六聖衆神變難思上祝北

012_0689_c_01L위로 북궐北闕(대궐)의 삼전三殿406)에 축하드리고 다음 남쪽의 장상將相(장수와 재상)을 위해 기도합니다. 하늘의 해가 비추어 임하니 엎어진 항아리407)의 어둠을 깰 수 있고, 대지의 우레408)가 기운을 토하니 장사長沙의 괴로움409)을 소멸할 수 있습니다. 천 개의 염주를 헤아리니 재앙과 장애를 소멸할 바람을 원만히 굴리고, 육시六時410)에 염불하며 묘길상妙吉祥411)의 말씀을 항상 칭념합니다. 회향回向412)하여 귀명례歸命禮413)하고 경찬하여 발원을 마칩니다.
티끌 같은 재산을 희사하여 이 복전을 심었으니 무슨 장애가 멸하지 않고 무슨 복이 이르지 않겠습니까. 즉시 경복궁(慶福殿) 위에서 용봉龍逢과 비간比干414)이 될 수 있고, 부월斧鉞415)의 장막 아래 다시 용안과 곤룡포를 접하리다.
두 스승(闍梨)을 대신하여 편지 한 장을 삼가 올립니다.
법해당 학계 서문(法海堂學契序)
갈대 하나로 동쪽으로 건너오니 팔뚝을 끊고416) 절구를 짊어지는(負舂)417) 믿음을 다투어 드리고, 삼장三藏418)을 서쪽에 가서 구하느라 말뚝을 붙들고 밥을 짓는(扶杙擧烟) 수고를 달게 받았다. 이는 모두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이요 실로 끝없는 공덕이 아님이 없다.
이 법해法海 강백講伯419)은 풍도風度가 고인을 능가하고 덕행이 요즘 사람들과 다르다. 고아한 행적은 반드시 찾아뵈니 아스라한 곤륜산도 쉽게 여길 정도요, 진정한 승려는 반드시 찾아뵈니 깊은 여학驪壑420)이라도 어찌 꺼리리오. 모두 구준衢罇421)에 취한다 해도 옥루屋漏422)에 부끄럽지 않으리라.
이에 조계산 아름다운 언덕에 경방經牓423)을 게시하고 화엄 법회의 법당法幢424)을 세운다. 마음을 비운 자는 개미처럼 사모하여425) 오색실에 물들 것을 도모하고, 배를 채워 조수가 물러가듯 하니 반드시 십양금十樣錦426)을 이룰 것이다. 이를 돌아보면 한 글자의 법은法恩조차 바다 같은 먹을 다해도 기록하기 어렵고, 삼시三時에 마시는 차는 금 항아리를 던져 수고롭게 할 만하다. 계契를 맺는 일은 쇠를 끊을427) 만한 일인데, 나에게 변론하는 말을 청하니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람에게 고금이 있지만 법에는 원근이 없다. 오직 공들은 시작을 했으니

012_0689_c_01L闕三殿君次禱南州一將相天日照
012_0689_c_02L能破伏盆之暗地雷吼氣可消
012_0689_c_03L長沙之苦千珠計較圓轉消灾障之
012_0689_c_04L六時課念常稱妙吉祥之言
012_0689_c_05L向而歸命禮慶讃而發願已旣捨塵
012_0689_c_06L而樹此福田何障不滅何福不
012_0689_c_07L卽當慶福殿上能作龍逢比干
012_0689_c_08L鉞帳下更接龍顏衮袍敢替兩箇闍
012_0689_c_09L謹修一尺鴈信

012_0689_c_10L

012_0689_c_11L法海堂學契序

012_0689_c_12L
一葦東濟爭呈斷臂負舂之信三藏
012_0689_c_13L西討甘受扶杙擧烟之勞是皆爲大
012_0689_c_14L事因緣實莫非无邊功德唯此法海
012_0689_c_15L講伯風度邁古德行殊今跡高必
012_0689_c_16L幾易崑丘之峻僧眞必詣何嫌
012_0689_c_17L驪壑之深盡醉衢罇不愧屋漏
012_0689_c_18L玆揭經牓於曺溪芳原建法幢於華嚴
012_0689_c_19L海會虛心者蟻慕圖染五色之絲
012_0689_c_20L腹而潮退必成十樣之錦 [20] 此一字
012_0689_c_21L法恩傾海墨而難記三時茶饋
012_0689_c_22L金瓮而可勞契事斷金請余辨說
012_0689_c_23L曰人有今古法无邇遐唯公等有初
012_0689_c_24L「雨」下疑脫「以」{編}

012_0690_a_01L마침이 있게 한다면 쇠를 끊는 믿음과 절구를 짊어진 정성이 결정코 그대들에게 있을 것이요, 말뚝을 들고 밥을 짓는 노고가 어찌 내게 관계되겠는가.
월화당428) 학계 서문(月和堂學契序)
타인에게 가르침을 말하는 이를 스승이라 하니 스승의 도는 엄중함이 핵심이고, 스승을 따라 의혹을 푸는 이를 제자라 하니 제자의 도리는 공경히 따르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상대인上大人 아무개씨(공자)는 3천7명의 학사를 교화하였고,429) 정변지正徧知 명행족明行足430)께서는 6만 7천 인을 제도하셨으니, 도리는 유교와 불교가 다르지만 스승과 제자의 풍모는 동일하다.
이제 월화당月和堂이 삼신동三神洞431) 쌍계사雙溪寺에 기(幢)를 세우고 방장산(지리산) 삼일암三日庵에서 마루(堂)에 올랐다. 기를 본 이들이 구름처럼 모여들고 방牓을 들은 이들이 시장처럼 모여드니, 방장산이 넓다 하지만 사람들은 좁게 여겼다. 혹 발을 밟으며(躡足)432) 계획하고 혹 귀에 대고 말하기를, “자취를 끊고 영원히 이별하는 것이 어찌 이름을 남겨 서로 아는 것만 같겠는가.”라고 하였다. 말이 바람 같으니 풀이 어찌 눕지 않겠는가. 둘 내지 다섯 푼을 내어 정성을 표하는 밑천으로 삼고 네다섯 푼의 이자를 불려 강신講信433)하는 거리로 삼았다.
범례가 정해졌으나 변론하는 글(辨文)이 없으니, 그중에 상선上善이 내게 한마디 해 줄 것을 청하였다. 나는 거적 엮듯 하려고 하나 저들은 채소 사듯 하려고 하였다.434) 그래서 먼저 스승과 제자의 도리를 서술하고 이어서 계약의 의론을 고한다. 맺는 노래는 다음과 같다.

海濶魚龍聚    바다 넓어 물고기와 용들이 모이고
山深象虎還    산 깊어 코끼리와 범이 돌아오네
浴川一輪月    골짝 시냇물의 둥근 달 하나
永和萬人間    길이 수많은 인간들을 화목하게 하네
호붕당435)의 학계 서문(浩鵬堂學契序)
부처와 조사께서 주고받은 기강은 총림(叢木)의 선방에서 이미 배불리 흡수했고, 스승과 제자가 얼굴을 대하고 가르치는 명분은 또한 계수나무 두 그루436) 그늘 아래에서 고찰하였다. 예와 의를 지탱하고 닦음을 기강이라 하고, 인仁과 신信을 수립하는 것을 명분이라 한다.

012_0690_a_01L而有終則斷之信舂之誠決在於君
012_0690_a_02L杙之勞烟之苦何與於我哉

012_0690_a_03L

012_0690_a_04L月和堂學契序

012_0690_a_05L
道向人敎曰師師道以嚴重爲綱
012_0690_a_06L從師生曰子子道以敬順爲常是以
012_0690_a_07L上大人某乙己化三千七學士正徧
012_0690_a_08L知明行足度六萬七千人道角儒佛
012_0690_a_09L師子同風今月和堂竪幢於三神洞
012_0690_a_10L雙溪昇堂於方丈山三日見幢者雲
012_0690_a_11L聞牓者市廻方丈雖寬物情自
012_0690_a_12L或躡足而謀謨或附耳而語曰
012_0690_a_13L其絕踪而永別奚若留名而相知
012_0690_a_14L旣如風草何不偃出二五文爲表
012_0690_a_15L誠母閠四五利爲講信子凡例旣
012_0690_a_16L辨文猶闕箇有上善求余一言
012_0690_a_17L吾欲編苫彼益買菜先叙師子之道
012_0690_a_18L次吿契約之論亂曰海濶魚龍聚
012_0690_a_19L深象虎還浴川一輪月永和萬人間

012_0690_a_20L

012_0690_a_21L浩鵬堂學契序

012_0690_a_22L
佛祖受授之紀綱已飽於叢木房中
012_0690_a_23L子面禀之名分亦考於兩桂陰下
012_0690_a_24L修禮義之謂紀綱樹立仁信之曰名分

012_0690_b_01L33인437)이 정수를 얻어 눈 속에서 팔뚝을 태웠고,438) 다섯 종파439)로 나뉘니 호통 소리(喝)에 귀가 먹었다.440) 한 가지 연꽃에서 벽송碧松441)의 두각이 아름답게 솟아나니 태고太古442) 조사의 7세손으로 우담바라가 다시 나타난 것이고, 여러 층의 풍암楓岩(세찰世察)이 영해影海(약탄若坦) 바닥에서 우뚝 솟으니 부휴浮休443) 종파의 6세손으로 깨달음의 나무가 거듭 꽃이 핀 격이라. 근래 벽담碧潭444)과 우담優曇445)의 현묘함을 드러내는 선禪 구절들은 섶을 쪼개어 불 밝히는 듯하고, 묵암默庵446)과 침명枕溟447)의 이치를 분석하는 교敎의 마당은 옥을 깎고 금을 가공한 듯하다. 이는 실로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본보기요 부처와 조사의 적통 후손이 아님이 없다.
아, 이제 호붕당浩鵬堂은 마음을 수월水月에 기대고 눈은 구름 안개처럼 맑아, 바다처럼 호탕한 도량은 삼장의 비밀스럽고 현묘한 극치에 능하고 붕새나 봉황 같은 지조는 천 리의 드넓은 창공도 쉽게 여긴다. 마음은 현묘한 기미에 부합하여 나루 잃은 들판의 객을 유인할 만하고, 몸에는 무딘 도끼를 지녀 삿된 지름길을 가는 완고한 사내를 징계할 수 있다. 묵암 노사老師의 등불에 지혜의 횃불을 지피고, 영해影海 부사父師의 방에서 법의法衣를 받았다. 삼경三更(자정 무렵) 촛불 아래에서 이미 노사盧士(혜능)의 기연機緣에 부합하니, 칠백 무리 가운데 도명道明448)처럼 웅건한 이 없겠는가. 이로 말미암아 석 자나 되는 긴 주둥이로 축수竺水(인도 바다)의 교룡과 고래 등을 삼키려 하고, 사방으로 드날리는 명예는 접역鰈域(조선)의 곤충과 벌레들마저 놀라게 한다. 넘실넘실 냇물이 흐르는데 매가 오디에 교화되어 산에 가득하고, 가벼이 구름이 달리는데 개미는 비린내를 좋아하여 계곡에 그윽하다.449) 사나운 말이 천리마 되니 백 공伯公450)의 구유에서 채찍을 많이 받고, 곤어가 붕새 되니451) 우문禹門452)의 번개에 꼬리를 몇 번 태우리라. 빈 채로 왔다가 채워서 가니, 실이 물들어 비단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아, 속수束脩 오정五釘453)의 정성은 일찍이 공자의 문하 십철十哲454)에서 들었고, 푸른 느릅나무 열 잎사귀의 정성으로 석원釋院(불교계)의 사부대중을 다시 보게 된다. 그러나 그저 외모만으로는 명분이 없으니 내실을 다투어 기강을 세운다.
나는 글이 규장珪璋455)에 부끄럽고 글씨는 소순蔬荀456)을 범했는데, 거적 엮는457) 사양을 얻기 어려워 맑은 대화(淸麈)458)에 끼게 되고, 채소를 사려는459) 청탁을 이기지 못해

012_0690_b_01L卅三之得髓雪裡蕉 [21] 五宗之分派
012_0690_b_02L喝下啞聾一朶芙蓉挺秀碧松之頭
012_0690_b_03L太古祖七世曇花再現數層楓岩
012_0690_b_04L兀影海之底浮休宗六代覺樹重芳
012_0690_b_05L近若碧潭優曇之禪句透玄薪析燭炤
012_0690_b_06L默庵枕溟之敎場部理删玉攻金
012_0690_b_07L莫非師子嘉模佛祖嫡胤今浩鵬
012_0690_b_08L心憑水月眼澄雲烟浩度海量
012_0690_b_09L能三藏之秘密玄極鵬志鳳操易千
012_0690_b_10L里之廓落蒼穹心契玄機可誘迷津
012_0690_b_11L之野客身佩鈯斧能徵邪經之頑夫
012_0690_b_12L燃智炬於默老之燈受法衣於影父之
012_0690_b_13L三更燭下已契盧士機緣七百
012_0690_b_14L徒中无奈道明勇健由之而嘴長三
012_0690_b_15L欲呑竺水之蛟龍鯨魚譽飛四荒
012_0690_b_16L將警鰈域之昆虫蠢蠖振振川輸
012_0690_b_17L化椹而彌山輕輕雲奔蟻慕腥而幽
012_0690_b_18L駻化成驥多見鞭於伯公之槽
012_0690_b_19L變爲鵬幾燒尾於禹門之電虛到而
012_0690_b_20L實往絲染而錦還束脩五釘之
012_0690_b_21L曾聞孔門十哲靑榆十葉之誼
012_0690_b_22L見釋院四衆然而但外㒵而沒分
012_0690_b_23L內實而立綱余書慚珪璋筆犯蔬荀
012_0690_b_24L難獲編苫之讓忝陪淸塵不勝買菜

012_0690_c_01L망령되이 썩은 붓을 든다.
종사460) 계안 서문(宗師契案序)
사방의 하천을 몰아 바다에 흘러드니461) 발해渤海와 창명滄溟462)은 검푸르게 동일한 짠 맛이요, 다섯 성씨463)를 모아 기술(匠)을 이루니 용상龍象과 호덕虎德464)은 석가가 아님이 없다. 숭상하는 바를 분석하면 으뜸(宗)이 되고, 범인을 녹여 성인으로 단련하는 것을 기술이라 한다.
우리 조계산의 종사宗師 자리는 용과 뱀이 뒤섞여 내원㮈園465)에서 법인法印을 차고, 선禪과 교敎를 겸하여 전하니 도야桃野466)에서 마음 거울을 다듬었다. 서쪽 하늘의 28조사祖師467)는 입으로 전하고 마주 보고 명하여 병으로 병에 따라 주었고, 당나라 6종사宗師468)는 마음으로 받고 몸으로 행하여 거울로 거울을 비추었다. 할 수 없는 말을 하니 임제臨濟469)와 하택荷澤470)이 오종五宗 선禪의 바람(禪風)이 되고, 전할 수 없는 것을 전하니 마명馬鳴471)과 용수龍樹472)가 칠조七祖473) 가르침의 기강이 되었다. 체용體用을 같이 나란히 제시하여 함께 드러내니 백장百丈474)과 황벽黃蘗475)이 사흘 동안 벙어리 되고 사흘 동안 귀먹었으며, 사리事理가 같이 융합되어 원만하게 거두니 현수賢首476)와 청량淸凉477)이 십문十門478)에 나오고 십문에 들어왔다.
월방月邦479)의 풍물을 자랑하지 말지니 조선(鰈水)의 강산이 더욱 기이하다네. 석실石室에 옥(珙)이 맑으니480) 태고太古 노옹이 바위를 쪼개어(擘岩) 각성하였고, 구곡龜谷481)에 구름이 열리니 환암幻庵482) 주인이 법계에 올라(登階) 마음을 맑게 했다. 한 그루 벽송碧松483)의 그림자가 벽암碧岩의 뜰에 지니 우뚝한 취미翠微484)는 눈이 덮여 고고하고, 만 가지 부용芙蓉485) 빛은 백암栢庵486)의 거리에 흩어져 은은한 부휴浮休487)가 티끌을 벗어났다. 취미의 절개가 빛나니 벽담碧潭의 기세가 풍암楓岩의 이마에 넘치고, 부휴의 빛이 찬연하니 영해影海의 향기가 묵암默庵의 연못에 전해졌다. 이 모두 마음이 보배 마을(寶州)에 걸리고, 성품이 티끌세계를 초탈한 것이다.
다시 선禪에 투철한 삼구三句488) 위에 일로향상으로 우담바라가 다시 학림鶴林489)에 드러남이요, 교敎의 일승을 전하는 가운데

012_0690_c_01L之請妄抽腐毫

012_0690_c_02L

012_0690_c_03L宗師契案序

012_0690_c_04L
驅四河而朝宗渤海滄溟同一醎味
012_0690_c_05L聚五姓而成匠龍象虎德無非釋迦
012_0690_c_06L當部所崇之曰宗鎔凡鍜聖之謂匠
012_0690_c_07L我曹溪宗席龍蛇混雜佩法印於㮈
012_0690_c_08L禪敎兼傳磨心鏡於桃野西乾
012_0690_c_09L四七祖口傳面命以瓶而注瓶
012_0690_c_10L土二三師心受身行如鏡而照鏡
012_0690_c_11L其無說之說臨濟荷澤爲五宗禪風
012_0690_c_12L傳此不傳之傳馬鳴龍樹作七祖敎
012_0690_c_13L體用齊示而俱現百丈黃蘗
012_0690_c_14L日啞三日聾事理雙融而圓收賢首
012_0690_c_15L淸凉十門出十門入莫誇月邦風
012_0690_c_16L更奇鰈水江山石室珙澄太古
012_0690_c_17L老翁擘岩而覺性龜谷雲闢幻庵
012_0690_c_18L主人登階而淨心一株碧松影落
012_0690_c_19L碧岩之庭亭亭翠微而傲雪萬朶芙蓉
012_0690_c_20L光散栢庵之巷隱隱浮休而出塵
012_0690_c_21L節煥乎碧潭氣凌楓岩之額浮光粲
012_0690_c_22L影海香傳默庵之塘是皆心懸寶
012_0690_c_23L性超塵界若復禪透三句上
012_0690_c_24L路向上優曇花再現鶴林敎傳一乘

012_0691_a_01L세 공가중空假中490)으로 벽오碧梧 나무는 다시 녹원鹿苑491)에서 파랗다. 실로 당시 종장宗匠(대가)의 멀리 세세토록 전해질 모범이 아니겠는가. 아아, 우리들은 향기 바다의 미미한 거품이요 선림禪林의 병든 잎사귀들이다. 법인法印을 차라는 명을 감당하여 외람되이 법등法燈을 전하는 이름에 참여하게 되었다. 불멸佛滅 이후의 분노를 매번 머금고, 불법이 해이해짐을 항상 탄식하게 된다. 이에 연계蓮契를 맺어 절실한 마음으로 은혜에 보답하고자 한다.
세계世系를 손꼽아 보자면,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 위로는 능인能仁(부처)으로부터 70세世의 넷이나 여섯이요, 싹을 통해 뿌리를 아니 아래로 보리菩提(달마) 40계系의 하나 또는 셋이다. 그러나 원융한 불문은 본래 일미一味의 바다이니 장애 없는 법계가 어찌 다섯 성씨로 구분되겠는가.
엎드려 바라건대 부처 은혜를 갚고자 하니 각자 조사의 인印을 차고, 선禪의 등불을 더욱 밝혀서 일월과 함께 길이 빛내고, 교敎의 숲에 꽃을 피워 천지와 함께 푸르리라.
사천왕상을 중수하고 채색하는 권선문경인년(1890) 3월(四天王眞像重修改彩勸文庚寅三月日)
만물을 덮어 기르는 것을 일러 하늘이라 하니 바람과 구름, 비와 이슬, 일월과 별들이 매여 있습니다. 무리들을 안락하게 하는 분을 일러 왕이라 하니 예절과 음악, 형벌과 정치, 선한 이를 상 주고 악한 이를 벌 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도리야마忉利夜摩492)는 사선四禪493)과 사공四空494)에서 법락法樂495)을 스스로 받아 그 수명이 무강하거늘, 주나라와 진나라ㆍ한나라ㆍ당나라, 그리고 오계五季496)와 오패五覇497)는 그저 당시에 이익이 되었을 뿐 지금은 어디에 보탬이 됩니까. 움직이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을 하늘의 운행이라 하고 오래될수록 더욱 향기로운 것을 왕의 덕이라 합니다.
아, 이 사천대왕은 오행을 빌려 주조하니 명나라 시기에 처음 만들었고, 사부대중을 보호하여 감응하니 가경嘉慶498) 연간에 세 번 수리하였습니다. 보배 같은 네 궁전은

012_0691_a_01L三空假中碧梧樹更翠鹿苑
012_0691_a_02L无乃當時宗匠遠世規模於戱吾儕
012_0691_a_03L香海微漚禪林病葉謬當佩印之命
012_0691_a_04L濫叅傳燈之名每茹佛後之噴常起
012_0691_a_05L法弛之嘆斯結蓮契心切報恩
012_0691_a_06L指世系則沂流得源上自能仁七十
012_0691_a_07L世之或四或六因苗識本下及菩提
012_0691_a_08L四十系之亦一亦三然而圓融佛門
012_0691_a_09L是一味之海無碍法界寧分五姓之
012_0691_a_10L伏望欲報佛恩各佩祖印禪燈
012_0691_a_11L益熾恊日月而長明敎林展芳
012_0691_a_12L天地而同翠

012_0691_a_13L

012_0691_a_14L四天王眞像重修改彩勸文庚寅三
012_0691_a_15L月日

012_0691_a_16L
覆毓萬像之謂天風雲雨露日月星
012_0691_a_17L繫也安樂衆庶曰王矣禮樂刑
012_0691_a_18L賞善罰惡能焉忉利夜摩
012_0691_a_19L禪四空自受法樂而其壽无疆
012_0691_a_20L秦漢唐五季五覇但益當時而今
012_0691_a_21L奚有補運而不變謂天行久而彌芳
012_0691_a_22L曰王德戱玆四天大王托五行而鑄
012_0691_a_23L剏始於大明之秋護四衆而感應
012_0691_a_24L三葺於嘉慶之曆四寶宮殿逈出於

012_0691_b_01L수미산 허리에 높이 드러나 신체는 높고도 낮으며, 빛나는 두 눈(兩曜)은499) 향해香海500)의 중심을 굽어보고 우러르니 비춰 봄이 지극히 신령스럽고 신성합니다. 건달바乾達婆501)와 대용주大龍主502)는 율려律呂503)로 음양을 조화시키니 동서로 구분하고, 구반다鳩槃茶504)와 비사문毘沙門505)은 구름을 치달리고 비를 내리게 하니 남북으로 구분합니다. 이렇게 온갖 상像을 만들어 성숙시키면 중생의 마음이 기쁘지 않겠습니까. 방망이와 호통 소리 속에 바다와 골짜기가 기울어 천둥이 치는 듯하고, 금강봉 아래 외도外道가 항복하여 바람 달리듯 하니, 모두 인연에 실제로 보답함이요, 임시 형상에 응한 자취입니다.
아아, 삼재三災(水火風)가 교대로 공격함에 존귀한 형체가 자잘해지고 쥐 둘(二鼠, 일월)이 번갈아 침노하니 하늘 옷이 여기저기 떨어졌습니다. 모두 의논을 일제히 펼쳐 중수하기를 도모하는데, 힘은 반딧불이 수미산을 태우려는 것 같고 일은 모기가 발해를 삼키려는 것과 같습니다. 이에 황금을 투척하여 사원을 시설하니 수달다須達多의 성심이요, 채석彩石을 다듬어 하늘을 기움은 여와씨女媧氏506)의 근력입니다.
바라건대 군자들께서는 황금 같은 허락을 함께 드리우시면 만 가지 얽힌 일들이 눈 녹듯 해결될 것입니다. 조화로운 비와 좋은 구름이 군자의 댁에 생길 것이요, 예악의 교화가 적선한 집에 상으로 내릴 것입니다. 노래가 큰 거리에 무르익으리니 혹 건달바가 구관九關(궁궐)에서 화답함이요, 거문고가 남전南殿에서 연주되니 응당 비사문의 칠현금七絃琴일 것입니다.
감로암 중수 화문4월 일甘露菴重修化文四月日
1천 바위가 다투어 아름다우니 천지가 감추어 둔 곳이 조계산이요, 1만 골짜기에 다투어 흐르니 신출귀몰한 곳이 송광사입니다. 보조국사普照國師가 나무 솔개를 놓아507) 잎사귀 범을 흩어 놓는 지혜로운 눈이 아니었다면 어찌 이러한 열여덟 분의 거찰508)을 차지할 수 있었겠습니까.
사찰의 두 번째 층에 암자가 있으니 명칭은 ‘감로암’이라 합니다. 그 암자는 원감국사圓鑑國師 위씨魏氏509)께서 창설한 곳으로, 국사는 열여덟 분에 속합니다.

012_0691_b_01L須彌之腰身量則可高可低兩曜朗
012_0691_b_02L俯仰香海之心照鑑也至靈至聖
012_0691_b_03L乾達婆大龍主律呂調陽而位分東
012_0691_b_04L西鳩槃茶毘沙門雲騰致雨而昭
012_0691_b_05L穆南北是無乃生熟萬像悅可衆心
012_0691_b_06L棒喝聲中海壑傾而雷捲金剛鋒下
012_0691_b_07L外道降而風馳皆爲實報酬因權形
012_0691_b_08L應跡烏乎三災交擊尊體瑣瑣
012_0691_b_09L鼠迭侵天衣落落衆議齊發重葺
012_0691_b_10L斯謀力同螢燒須彌事如蚊呑渤海
012_0691_b_11L擲黃金而施院須達多之誠心鍊彩
012_0691_b_12L石而補天女媧氏之膂力願諸君子
012_0691_b_13L同垂金諾萬縷冰釋和雨祥雲
012_0691_b_14L生於君子之宅禮樂敎化必賞於積
012_0691_b_15L善之家謠濃康衢倘和乾達婆之九
012_0691_b_16L琴奏南殿應是毘沙門之七絃

012_0691_b_17L

012_0691_b_18L甘露菴重修化文四月日

012_0691_b_19L
千岩競秀而天藏地秘者曹溪山也
012_0691_b_20L壑爭流而神出鬼沒者松廣寺也
012_0691_b_21L非普照國師放木鷹散葉虎之慧目
012_0691_b_22L能占此十八公之巨刹也哉寺之第二
012_0691_b_23L有菴曰甘露其名矣庵卽圓鑑
012_0691_b_24L國師魏氏之所剏師是十八公之一數

012_0691_c_01L국사께서 당년에 8도 관찰사의 자수紫綬510)를 차니 백성들의 칭송(口碑)이 총림에 끊이질 않았고, 직접 여러 고을에서 수령들의 행차(皂蓋)가 이르게 하니 하마비下馬碑511)가 아직도 사문沙門(사찰)에 남아 있습니다. 아전鵝殿(법당)의 금방울(요령)이 사시四時의 하늘 음악을 매번 들려 주고, 귀비龜碑(비석)의 옥전玉篆(글씨)은 여전히 만 가지 용과 뱀처럼 생생합니다.
장엄한 국사國師의 도량이 어찌 오늘날 슬퍼할 줄 알았겠습니까. 아아, 이루어지고 머묾은 무상하고, 무너지고 공허해지는 운수를 감당하지 못합니다. 채우고 비움에 이치가 있으니 천복薦福의 운수512)를 어찌하겠습니까. 황금 누각의 슬픔과 옥탑玉塔의 근심에 지나던 객도 슬퍼하거늘 승려(釋子)는 어떠하겠습니까.
이에 중수 논의를 일으켜 단씨檀氏(시주)들에게 고합니다. 바라건대 군자들께서는 티끌 재물을 아끼지 마시고 좋은 인연을 심으소서.
광원암 중수 화문7월 3일廣遠菴重修化文七月三日
조계산 북쪽(坎)에 ‘광원암’이 있습니다. ‘광원’이라 이름 지은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진각국사眞覺國師513)가 여기서 염송拈頌514)을 모아 훌륭한 명예를 중화中華(중국)보다 빛나게 했고, 구곡龜谷 선사는 여기서 설화를 기록하여515) 동방에 아름다운 풍습이 고무되도록 하였습니다. 암자의 이름이 넓고도 멀다고 하였으니, 가히 명실이 상부하다고 할 만합니다. 하물며 원숭이가 고개 위에서 울고 학이 숲속에서 울며, 꽃이 봄 시냇가에 밝고 솔이 여름 오솔길에 푸르며, 가을 계곡의 달과 겨울 산봉우리의 눈 등 사계절 변화하는 모습이 백 가지를 만들어 내니, 모두 광원암의 큰 볼거리입니다.
아, 만물의 번성하고 쇠퇴함과 달의 차고 기욺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기둥은 기울고 서까래는 썩었으니 어찌 숲이 슬퍼하고 시냇물이 부끄러워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천룡이 소리치니, 중생이 중수하길 도모하여 단나檀那(시주)에게 내달려 고합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천지를 여관 삼아 팽상彭殤516)과 범초凡楚517)가 헛되이 일장춘몽을 이루고, 광음光陰(세월)은 과객으로518) 진시황제와 한 무제武帝519)도 결국

012_0691_c_01L師之當年身佩八域道伯之紫綬
012_0691_c_02L士庶之口碑不絕於叢林面致列邑
012_0691_c_03L守令之皂蓋下馬之碑碣尙存於沙
012_0691_c_04L以其鵝殿金鈴每聞四時天樂
012_0691_c_05L碑玉篆尙活萬縷龍蛇壯其國師道
012_0691_c_06L焉知今日慷慨嗚呼成住無常
012_0691_c_07L不堪壞空之數盈虛有理其奈薦福
012_0691_c_08L之運金樓之悽玉塔之愁野客猶
012_0691_c_09L況釋子何爰起葺議吿其檀氏
012_0691_c_10L唯願君子莫惜塵財以樹良緣云爾

012_0691_c_11L

012_0691_c_12L廣遠菴重修化文七月三日

012_0691_c_13L
曹溪之坎有曰廣遠庵以廣遠名者
012_0691_c_14L眞覺國師集拈頌於玆令譽光
012_0691_c_15L宅於中華龜谷禪老錄說話於此
012_0691_c_16L風鼓舞於東土庵之名廣且遠矣
012_0691_c_17L謂名實相符者歟況其猿啼嶺上
012_0691_c_18L唳林間花明春溪松碧夏徑秋壑
012_0691_c_19L月冬嶠雪四時變態百端造化
012_0691_c_20L是廣遠菴之大觀也物盛衰月滿
012_0691_c_21L理之常然棟之傾椽之杇豈林
012_0691_c_22L慚澗愧亦龍天所喝衆以謀新
012_0691_c_23L吿檀那伏唯逆旅天地彭殤范 [22]
012_0691_c_24L作一場春夢過客光陰秦皇漢武

012_0692_a_01L석 자 진토塵土로 돌아갔습니다. 집안에 천금을 쌓아 두면 필시 자신을 함몰시키는 좋은 미끼가 되고, 마음에 선을 하나 두면 마침내 하늘에 오르는 좋은 사다리가 될지니, 지극히 축원합니다.
지장전520)의 양식과 등불 공덕에 대한 기문(地藏殿粮燈功德記)
옛날 석가모니께서 처음 정각正覺을 이루심에 난타難陀521)가 죽을 공양하고 가난한 여인이 등불을 바쳤으니, 물건은 다르지만 정성은 동일하다. 지금 지장왕에게 오래도록 등불 공양이 없었다. 추파옹秋波翁이 그 토지를 드리고, 조신녀曺信女께서 등유를 보시하니, 고금이 같지 않지만 그 사적은 또한 동일하다. 산사의 대운大雲 공公께서 이 일에 대해 힘을 많이 쓰셨다. 사람들에게 권하여 일을 이미 성취하고서 나에게 한마디 말을 구하니, 나는 “옛날에 일을 기록해 두었는데 지금은 어찌 그렇게 하지 않겠는가.”라 하였다. 그리고서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크도다, 단씨檀氏(시주)의 공덕이여. 향해香海가 마르도록 이 공양은 다함이 없고 대명大明(태양)이 잠기도록 이 빛은 불멸하리라.”
국사의 부도에 다례를 올리는 축문3월 26일 기신(기일) 겸 부도를 축원함.(國師浮屠茶禮祝文三月二十六日忌辰兼祝浮屠)
유세차維歲次 모년 모월 모일에 주지 사문沙門 아무개 등은 삼가 다과를 국사의 탑에 우러러 바칩니다.
대대로 은미한 덕을 숭상하고 일찍이 영험한 바탕을 받으셨습니다.
큰 도가 동쪽으로 와서 종풍宗風이 더욱 성대해지니
열조列祖께서 자리를 주장하시어 지혜의 빛이 휘황찬란했습니다.
참모습이 남아 계신 듯하여 이에 영정靈庭(뜰)을 쓸고
삼가 향과 차를 드리오니, 엎드려 바라건대 흠향하소서.
통허522) 화상의 진신523)에 대한 찬신축년(1901) 7월 9일 묘시(洞虛和尙眞身讃辛丑七月初九日卯時)
용을 그린다고 하는데 용을 그릴 수 있습니까? 껍데기일 뿐입니다. 범을 그린다고 하는데 범을 그릴 수 있습니까?

012_0692_a_01L歸三尺塵土家積千金必爲陷身之芳
012_0692_a_02L心存一善終作上天之良梯至祝

012_0692_a_03L

012_0692_a_04L• 地藏殿粮燈功德記

012_0692_a_05L
昔釋迦氏始成正覺難陀供其粥
012_0692_a_06L女獻其燈物雖殊而誠則一也今地
012_0692_a_07L藏王久闕供燈秋波翁納其土
012_0692_a_08L信女施其油今古不同其事亦一也
012_0692_a_09L山之大雲公於此事有力大矣
012_0692_a_10L勸諸人事旣就求余一言余曰古
012_0692_a_11L之事記之傳錄而今胡不然因爲
012_0692_a_12L書曰大矣哉檀氏之功香海渴而
012_0692_a_13L此飯无盡大明蘸而此光不滅云爾

012_0692_a_14L

012_0692_a_15L國師浮屠茶禮祝文三月二十六日
012_0692_a_16L忌辰兼祝浮屠

012_0692_a_17L
維歲次某年某月某日朔住持沙門某
012_0692_a_18L某等謹以茶果仰獻于國師之塔
012_0692_a_19L崇隱德夙禀靈姿大道旣東宗風
012_0692_a_20L益熾列祖主席慧光輝映眞儀如
012_0692_a_21L玆掃靈庭謹以香茶伏唯尙享

012_0692_a_22L

012_0692_a_23L洞虛和尙眞身讃辛丑七月初九日卯
012_0692_a_24L

012_0692_a_25L
畫龍龍可畫乎皮而已畫虎虎可畫

012_0692_b_01L털일 뿐입니다. 대사를 그린다고 하는데 대사를 그릴 수 있습니까? 영상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대사의 계율과 모범(軌模)과 자비와 정진, 불교 모임을 창설하고 융성하게 한 공과 덕은 어디서 찾을 수 있습니까.
아, 골짜기 허공(洞虛空)이 진상眞常524)의 체體가 되었으니, 물은 은병銀瓶에 있고 달은 하늘에 있습니다.
또(又)
오실 때는 초승달 같고 가실 때는 새벽 구름 같아, 본지本地를 매각昧却하고525) 수고로이 신훈新熏526)을 닦는구나. 계율을 엄격히 하여 불타佛陀께 귀의하니, 감인堪忍(세상)의 교화를 그만두고 비야毘耶527)처럼 입을 닫으셨네. 후손들이 추모하니 억지로 상서로운 모습 드러내시어, 방장方丈528)에 모습을 남기니 길이 솔문을 단속하시는도다.
통허 화상의 입적을 알리는 통장529) 서문(洞虛和上出世通狀序)
대개 사람에게 선한 것이 있으면 기록하고 행실에 아름다운 것이 있으면 표창하여, 금석에 새기고 죽백竹帛(책)에 기록하여 후세에 민멸되지 않도록 합니다. 하물며 도인(道者)으로서 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천지를 관통하여 귀신을 항복 받아 울게 한 분은 어떠하겠습니까.
화상의 휘는 치성致性이고, 통허는 그 호입니다. 속성은 김씨로서 본관은 김해이며 용성龍城 사람입니다. 부친은 상록尙淥, 모친은 광산 김씨이며, 함풍咸豊 갑진년530) 10월 21일에 태어나셨습니다. 13세 때 방장산(지리산) 천은사泉隱寺에서 출가하여 덕성 장로德誠長老에게 삭발하였고, 풍운豊雲 대사에게 구족계를 받았습니다. 일찍이 서당(黌海)에 다녔고, 송광사에서 조계曹溪의 종지宗旨를 찾았습니다. 벽하碧霞 대사를 구법具法의 부사父師로 정하고 우담優曇531)이 강의하는 자리에 나아가 대장경을 섭렵하여 여러 서적의 숨은 뜻을 탐구하고 다양한 사상(百家)에 두루 통하였습니다. 유력遊歷532)을 마치고는 불이법문을 영산 도사影山道師533)께 듣고

012_0692_b_01L毛而已畫師師可畫乎影而已
012_0692_b_02L然則師之戒律軌模慈悲精進佛會剏
012_0692_b_03L隆之之功之德向甚麽處覔得
012_0692_b_04L洞虛空爲眞常體水在銀瓶月在天

012_0692_b_05L

012_0692_b_06L

012_0692_b_07L
來如初月去似曉雲昧却本地
012_0692_b_08L修新熏嚴身律儀歸心佛陀休化
012_0692_b_09L堪忍掩關毘耶兒孫追慕强現瑞
012_0692_b_10L留影方丈永鎭松扄 [23]

012_0692_b_11L

012_0692_b_12L洞虛和上出世通狀序

012_0692_b_13L
蓋人有一善則記之行有一美則褒之
012_0692_b_14L勒之金石書之竹帛使之不泯於後
012_0692_b_15L況道者亘古彌今貫天達地
012_0692_b_16L鬼降魔者乎師諱致性洞虛其號也
012_0692_b_17L俗姓金氏貫金海龍城人父尙淥
012_0692_b_18L光山金氏生於咸豊甲辰十月二十一
012_0692_b_19L十三出家於方丈山泉隱寺祝髮
012_0692_b_20L於德誠長老受具於豊雲大師早遊
012_0692_b_21L黌海訪曹溪宗旨於松廣寺以碧霞
012_0692_b_22L大師定爲具法之父詣優曇講軒
012_0692_b_23L獵大經秘探群籍方通百家遊歷旣
012_0692_b_24L聞不二法門於影山道師叅虛舟

012_0692_c_01L여산厲山에서 허주 선백虛舟禪伯534)께 참례하여, 조사들의 어구를 세밀히 탐구하였습니다.
이에 문득 깨달으니 이 몸을 얻기 어려움이 귀목龜木535)과 같으며,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니 복전福田에 썩지 않는 것을 심는 것과 무엇이 낫겠습니까. 이에 만일회萬日會를 본사本寺 자정암(慈靜蘭若)536)에 베푸니, 기묘년(1879) 4월 15일에 시작하여 6ㆍ7년 사이에는 화엄회를 두 차례 베풀었습니다. 좁은 것을 꺼려 을유년(1885) 봄에 대사大寺 보제당普濟堂으로 모임을 옮기니 사방팔방으로 확 트여서 오는 이들을 널리 접하니 재물이 끊이지 않고 선중禪衆(수행자)들이 이어졌습니다.
오직 장애 없기를 바라는 축원과 널리 구제하리라는 서원은 물이 반드시 동쪽으로 흐르듯 하였고, 정진하는 자세와 나태를 책망함은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하였습니다. 하루에 만 번 염송하고(萬聲) 육시六時마다 예경禮敬하는 과업을 추우나 더우나 어기지 않으며, 시주와 재물(檀財)을 섞어 사용하지 않고 계율(律儀)을 지키고 범하는 절목에 있어서 오직 주색酒色을 금하는 것에 더욱 엄하게 하였습니다. 생각마다 안양安養(서방정토) 산업을 잊지 않고 마음마다 널리 구제하는 방편에 항상 두었으나, 자리自利가 이타利他보다 앞서고 화연化緣537)이 학주壑舟538)보다 빠름을 누가 알겠습니까?
신축년(1901) 봄에 어떤 대단한 단신檀信(신도)이 와서는 화엄 산림을 방문하니, 종이 두드림을 기다리는 듯하고 거울이 피로함을 잊은 듯했습니다. 3월 12일부터 비로소 결계結界539)하고 모임을 베풀어 깃발을 세우고(開幢) 널리 설說하여 장애 없이(無障) 회향回向540)하였습니다. 5월 1일부터는 한 끼를 과제로 삼아 제호醍醐541)의 맛과 향적香積의 반찬이라도 시간이 되지 않으면 반드시 거두셨습니다. 7월 7일에 이르러 가벼운 질병을 보이시고는 일어나지 않으시고, 9일 묘시卯時542)에 입적(奄眞)하시니, 세수世壽 58세요, 승랍僧臘은 45세입니다.
열반하시던 아침에 입승立繩543)에게 명하기를, “나는 가련다. 나를 위해 사성례四聖禮544)를 해 다오.”라고 하셨습니다. 입승이 목탁을 울려 무리를 모아 사성四聖을 제창할 때, 입술을 움직여 미미한 음성으로 함께 사성을 칭념하고

012_0692_c_01L禪伯於厲山地密究諸祖語句於是
012_0692_c_02L頓覺此身難得猶似龜木若也
012_0692_c_03L來空歸孰與植不朽於福田爰設萬
012_0692_c_04L日會於本寺慈靜蘭若己卯四月十五
012_0692_c_05L日始剏六七年間設華嚴會兩度
012_0692_c_06L於狹窄乙酉春移會於大寺普濟堂
012_0692_c_07L闢八闥普接方來財帛陳陳禪衆
012_0692_c_08L濟濟唯以无障之祝普濟之願
012_0692_c_09L水必東精進之操懈怠之策如救
012_0692_c_10L頭燃一日萬聲之課六時禮敬之葉 [24]
012_0692_c_11L雖寒暑而不忒檀財互用之禁律儀
012_0692_c_12L持犯之節唯酒色之斷尤加切嚴
012_0692_c_13L念不昧安養產業心心長在普濟方便
012_0692_c_14L誰知自利先於利他化緣速於壑舟乎
012_0692_c_15L辛丑春有大檀信來叩華嚴山林
012_0692_c_16L鍾待扣如鏡忘疲自三月十二日
012_0692_c_17L結界設會開幢普說無障回向已
012_0692_c_18L五月一日一食爲課雖醍醐之味
012_0692_c_19L積之饌未及其時必掇焉至七月初
012_0692_c_20L七日示微疾因以不起於初九日
012_0692_c_21L卯時奄眞世壽五十八僧臘四十五
012_0692_c_22L湼槃之旦命立繩曰吾將行矣
012_0692_c_23L我拜四聖禮云立繩鳴鐸集衆齊唱
012_0692_c_24L四聖時翻唇微音共稱四聖纔了

012_0693_a_01L사성례를 마치자마자 담백하게 선서善逝(입적)하셨습니다. 침실에 임시 빈소를 마련하였는데 첫날 밤 삼경三更에 한 줄기 상서로운 빛이 서쪽에서 사찰에 이르러 빽빽하게 공중에 서리어 하늘 높이 솟아 불꽃(火聚)이 붉게 치솟는 듯하니 흰 달이 밝음을 잃고 뭇 별들이 빛을 잃었습니다. 삼 일 동안 이러했고, 다비하는 곳에서도 또한 다시 이틀 밤이나 이러했습니다. 이러한 아름다운 상서로움에 원근의 속인들이 공경하여 다투어 조문을 오는 이들이 한두 사람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어찌 일생一生 일겁一劫에 심은 선근善根의 원력이겠습니까. 백겁 천생千生토록 제불諸佛을 받들어 섬기고 선지식에 참례하며 난행難行545)과 고행을 한 광대한 원력으로 해탈한 경계에서 나온 것입니다. 어찌 공연히 그렇겠습니까.
아, 이 만일회는 결사結社 이래로 겨우 23년 사이에 상서로움을 드러내며 왕생한 이도 있고 빛을 나투며 왕생한 이도 있고 좌탈坐脫하여 왕생한 이도 있어 그 수가 10여 명에 이르니 이는 화상과 본래 왕생을 서원誓願한 상선上善의 사람들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화상이 상서로움을 드러내며 왕생함은 이미 반드시 그렇게 될 사건으로, 중생들의 이목에 널리 고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또한 유명幽明(생사) 간에 널리 권하는 경사에 관계되므로 앞에는 선善을 기록하고 다음에 화상의 행적을 기록하고 마지막으로 승려(上人)들에게 부촉하여 깨닫게 한 것을 기록하였습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사방(諸方) 존숙尊宿546)들은 같이 증명하고 흠모하시기를 힘쓰소서.
송광사 행해당의 중건 상량문임인년(1902) 2월 26일(松廣寺行解堂重建上樑文壬寅二月二六日)
공경히 생각건대, 여래의 칠보七寶547)로 만들어진 대臺는 원래 이뤄지고 무너지는 실제가 없지만,

012_0693_a_01L聖禮泊然善逝因假殯于寢室
012_0693_a_02L夜三更一道瑞色自西亘寺鬱鬱
012_0693_a_03L盤空叅天火聚赫赫熾然白月失
012_0693_a_04L其明衆星奪其光如是者三夜也
012_0693_a_05L茶毘所亦如是者更二夜矣如是
012_0693_a_06L嘉祥遠近痴俗欽服奔慰者非止
012_0693_a_07L一兩人而已矣則此豈曰一生一刼之
012_0693_a_08L所種善根願力耶乃百刼千生承事
012_0693_a_09L諸佛叅禮知識難行苦行廣大願
012_0693_a_10L解脫境界中流出也豈徒然哉
012_0693_a_11L此萬日會結社以來纔二十三年之
012_0693_a_12L或有現瑞而徃生或有放光而徃
012_0693_a_13L或有坐脫而徃生者其數十餘
012_0693_a_14L是莫非和尙本誓願徃生之諸上善人也
012_0693_a_15L然則和尙之現瑞徃生早已必然之事
012_0693_a_16L不足普吿於衆人耳目而亦繫於幽明
012_0693_a_17L普勸之慶欽故始以善記之
012_0693_a_18L以和尙行李錄之終以諸上人付而曉
012_0693_a_19L伏唯諸方尊宿同垂證明欽慕
012_0693_a_20L勉㫋

012_0693_a_21L

012_0693_a_22L松廣寺行解堂重建上樑文壬寅二
012_0693_a_23L月二六日

012_0693_a_24L
恭唯如來之七寶臺原无成壞之實

012_0693_b_01L중생의 오행五行으로 이루어진 세계는 본래 머무르고 사라지는 명칭이 있습니다. 어떠한 과보의 인연입니까. 모두 원력으로 성취한 것입니다.
이 행해당은 실제로는 여래의 궁전이요 명칭은 중생의 요사채(寮堂)입니다. 지위는 선승禪僧으로548) 보현普賢549)의 행해行解550)에 찬란한 자리 높고, 나라의 화상으로 법도(䂓矩)가 늠연했습니다. 1천 년 동안 꽃비가 내리던 도량이요 열여덟 분이 공덕을 펼치던 곳이니, 또한 삼한의 조실祖室이며 삼보三寶의 복전입니다.
그런데 겁파劫波가 요동쳐서 봉황처럼 우뚝하더니551) 기울어진 것을 안타까워하고, 안개와 먼지에 매몰되니 물고기 비늘 같던 기와가 헝클어짐을 누가 감당하겠습니까. 이에 대중들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일으키고 단씨檀氏(시주)의 보시를 모집합니다. 수달須達의 동산이 있으니 어찌 기타祗陀의 재목이 없겠습니까. 청오靑烏552)가 마땅히 잘 살폈으니, 어찌 백마가 슬피 울도록 하겠습니까. 앞서 수년 동안 경영하고 왕성한 운을 기다려 성취하고자 하오니, 이에 철을 가르고 못을 부러뜨려(擘鐵斬釘)553) 공수工倕의 화로에 재가 날리고, 도끼를 휘둘러 깎으니(削繩) 장석匠石554)의 소매에 바람이 일었습니다.
고금을 굽어보고 우러르니, 들보에 좀 슨 글자는 강희康凞 갑신년(1704)에 중수했다는 말만 보입니다. 먼지 자욱한 옛 글에 누가 ‘수미산처럼 큰 겁劫에 수창하고 보수하다’라는 글귀를 살피겠습니까. 지금 상원上元(대보름) 화갑花甲에 바야흐로 일을 시작하는 모양을 경영하여 하현下弦555)의 시기에 반드시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옛 규모가 좁음을 꺼려 새로 넓게 도모하니, 남풍藍風556)에 구슬 먼지(珠塵)557)가 날리고 꽃비에 옥 초석을 안치했습니다. 시간을 줄여 옛 모습을 바꾸니 주춧돌에는 오대부五大夫인 진나라 소나무가 생기고, 기한을 정해 새롭게 하니 공중에 삼장군三將軍인 한나라 잣나무로 가설하였습니다. 바람과 구름이 만남에 긴 들보를 들어서 물과 달의 맑은 가슴으로 공경히 짧은 노래를 바칩니다.

拋樑東      들보 동쪽으로 던지니
靑帝已巡社宇紅  청제靑帝558)가 붉은 사우社宇(사찰) 순찰했고
十八祖師如有意  열여덟 분의 조사祖師들께서 뜻을 두신 듯
夜來感應現神通  밤 사이 감응하여 신통력을 드러내셨네

南        남
大將峰頭天子菴  대장봉 꼭대기에 있는 천자암
堂中弟子須精勤  마루 위의 제자들은 정근精勤하여

012_0693_b_01L生之五行界自在住空之名奈何果
012_0693_b_02L報因緣儘是願力成就唯玆是堂
012_0693_b_03L則如來宮殿名曰衆生寮堂位分禪
012_0693_b_04L普賢行解燦爛座高邦國和尙
012_0693_b_05L䂓矩凛然一千年雨花之場十八公
012_0693_b_06L闡化之地抑亦三韓國之祖室三寶宗
012_0693_b_07L之福田然而刼波搖蕩感嗟鳳跱傾
012_0693_b_08L烟塵磨沒孰堪魚鱗錯落爰起
012_0693_b_09L大衆嘉唱載募檀氏信施旣有須達
012_0693_b_10L之園寧无祗陀之材宜可靑烏善視
012_0693_b_11L豈令白馬悲嘶前數年而經營待旺
012_0693_b_12L運而成就以乃擘鐵斬釘灰飛工倕之
012_0693_b_13L運斧削繩風生匠石之袖俯仰
012_0693_b_14L古今樑生蠧字只見康凞甲申重修
012_0693_b_15L之言塵湮舊文誰考須彌浩刼剏補
012_0693_b_16L之句今則上无花甲方營始役之模
012_0693_b_17L弦月辰必期吿功之計嫌舊規之狹隘
012_0693_b_18L營新製之宏平飛珠塵於藍風安玉
012_0693_b_19L礎於花雨促時革舊石生五大夫之
012_0693_b_20L秦松克日就新空架三將軍之漢栢
012_0693_b_21L風雲際會迺擧脩樑水月朗懷
012_0693_b_22L獻短頌拋樑東靑帝已巡社宇紅
012_0693_b_23L八祖師如有意夜來感應現神通
012_0693_b_24L大將峰頭天子菴堂中弟子須精勤

012_0693_c_01L三大國師稽首叅  3대 국사559)께 머리 조아려 참례하네

西        서
曹溪一穗枕寒溪  조계 이삭 하나가 찬 시내를 베개 삼아560)
寶林春色今猶在  보림寶林의 봄빛은 지금도 여전하니
蒼峭接天澗水低  푸른 산 하늘 닿고 시냇물은 낮구나

北        북
滿目文殊无數億  눈에 가득한 무수한 문수보살이561)
唯願吾君壽不窮  오직 우리 임금님 수명 무궁하길 바라니
六時翹首拈香祝  육시六時에 머리 들고 향 집어 축원하네

上        상
七曜三光分列張  칠성과 삼광三光이 나누어 벌여 있는데
安得香積一鉢羞  향적香積 한 발우 음식을 어찌 얻어서
滿山貧道同供養  산에 가득한 빈도貧道들 함께 공양하리

下        하
六途盡入薩婆若  육도六途가 모두 살바야薩婆若562)로 들어가
淸衆齊誦法華經  청정한 무리들이 『법화경』 일제히 염송하니
天雨四花塵界洒  하늘에서 사방에 꽃비 내려 세상을 씻어 내네

엎드려 바라건대 들보 올린 후에 삼재三灾가 영원히 사라지고 팔부八部563)의 상서로움이 나타나, 사찰의 운수 평화롭게 용상龍象(큰스님)이 선원에 모이고 국풍이 태평하여 문무文武가 도량을 보호할지어다.
제운당564) 비석을 세우는 축문3월 31일(霽雲堂立石祝文三月三十一日)
엎드려 생각건대 선사께서는
법신法身은 자취 없으나, 비원悲願으로 형체를 드러내시어
갠 하늘에 구름처럼 나타나, 진주 다섯 알을
스스로 취하시고 쓰시니, 바다처럼 맑고 하늘처럼 깨끗하십니다.
용이 접수鰈水(조선 해역)에 서리고, 범이 솔문에 웅크리듯
교화는 진속眞俗을 아울러 인도하고, 문정門庭을 다스리셨으니
은혜로운 가지는 동쪽에 번창하는데, 자비로운 달은 서쪽으로 떨어져
음성과 모습이 멀어지니, 법은法恩을 갚지 못하고
무념無念에 대한 교훈을, 그저 간직할 뿐입니다.
바위를 다듬어 묘소를 만들고, 옥을 쪼아 비명을 새기니
높이 버틴 푸른 벽에, 아득히 산봉우리들이 점점이 보입니다.
겁석劫石도 마모되거늘, 풍귀豊龜(비석)가 편안하겠습니까만
사리(靈珠)를 안치하니, 상서로운 빛이 드러납니다.
덕으로 길이 세상을 교화하여, 문도들이 창성하고
금강 보당寶幢565)에, 편히 가부좌하셨습니다.
이에 천관薦祼566)하고, 차와 공양으로 아룁니다.
소박한 음식이지만, 붉은 정성을 곡진히 하여
삼가 몇 가지 음식을 드리니, 엎드려 바라건대 흠향하소서.
송광사 당사567)의 상주 집물568) 전장569)에 대한 서문3월 16일(松廣寺堂司常住汁物傳掌序三月十六日)

012_0693_c_01L大國師稽首叅西曹溪一穗枕寒溪
012_0693_c_02L寶林春色今猶在蒼峭接天澗水低
012_0693_c_03L滿目文殊无數億唯願吾君壽不窮
012_0693_c_04L時翹首拈香祝七曜三光分列張
012_0693_c_05L安得香積一鉢羞滿山貧道同供養
012_0693_c_06L六途盡入薩婆若淸衆齊誦法華經
012_0693_c_07L雨四花塵界洒伏願上樑之後三灾
012_0693_c_08L永息八部禎祥寺運昇平龍象聚於
012_0693_c_09L禪院國風亨泰文武護於道場

012_0693_c_10L

012_0693_c_11L霽雲堂立石祝文三月三十一日

012_0693_c_12L
伏唯先師法身無跡悲願現形
012_0693_c_13L天出雲眞珠五介自我取用海湛空
012_0693_c_14L龍蟠鰈水虎踞松扄化導眞俗
012_0693_c_15L戢理門庭惠柯東繁慈月西墜
012_0693_c_16L容洞隔法恩難酬無念之訓有徒
012_0693_c_17L是膺攻石封塚琢玉勒銘高撑翠
012_0693_c_18L逈點靑嶂刼石猶磨豊龜彌靖
012_0693_c_19L旣安靈珠特現祥光德化永世
012_0693_c_20L徒崇昌金剛寶幢跏趺安定爰庸
012_0693_c_21L薦祼載訴茶供物維菲薄曲盡丹
012_0693_c_22L謹以庶羞伏唯尙饗

012_0693_c_23L

012_0693_c_24L• 松廣寺堂司常住汁物傳掌序三月

012_0694_a_01L
천지에 상주하는 것은 수륙의 금석과 산해의 진귀한 음식들이요, 국가에 상주하는 것은 옥쇄와 갑옷, 그리고 예악과 형정刑政이다. 자못 조물주의 강상綱常570)이 그렇게 한 것에 의지한 것인가.
지금 본사本寺에 상주하는 것은 근고近古에 보기 드문 것들이다. 우리 보조普照 대사께서 금金나라 황제의 조정에서 국사가 되니, 기이한 보물들인 신출귀몰한 옷과 야광주, 능견난사能見難思 그릇571) 등을 하사하였다. 대사께서 가져와서는 보배로 간직하여 전각 벽에 보관하였다. 유나維那와 찰중察衆,572) 당직堂直573) 세 사람에게 맡아서 간수하라고 하니, 조물주와 강상의 관계 같았다. 천백 년 전해져 상주하니, 금석과 옥쇄의 관계와 흡사하다. 그러한즉 사찰의 흥망이 어찌 천지, 국가와 동일하게 이뤄지고 무너지지 않겠는가.
국사의 기일이 올 때마다 전장傳掌을 규칙으로 삼아, 부르는 소리에 따라 물건이 들어 있는지 없는지 상세하게 조사하고 잘잘못을 따져 상벌을 가하니, 조물주의 시기를 면하자면 집사의 책임에 힘쓸지어다. 그중에서도 13법전法殿(법당)에 있는 집물들 또한 이상과 같이 전하기를 무궁하게 하니, 천지에 상주하는 물건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일찍이 전장傳掌한 기록이 있으나 종이가 이지러지고 글자가 좀먹어 살펴보기 난감해서, 영우靈祐 상인上人(승려)이 다시 손질하고 서문을 청하기에 이렇게 쓰노라.
임금께서 하사하신 대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 금강계단 계첩 서문5월 15일(勅賜大法寶宗刹伽耶山海印寺金剛戒壇戒牒序五月十五日)
공경히 생각건대, 우리 각황씨覺皇氏(부처)는 금구金口로 친히 목차木叉574) 이훈彝訓575)을 펼치심에, 자세하게 보자면 무량하고 간략하게 보자면 세 가지(三聚)이니, 요점을 얻은 것으로는

012_0694_a_01L十六日

012_0694_a_02L
天地之常住者水陸金石山珍海錯
012_0694_a_03L國家之常住者璽印胄甲禮樂刑政
012_0694_a_04L頗賴造物綱常所使然歟今本寺之常
012_0694_a_05L住者近古所罕見者也吾師普照
012_0694_a_06L國師於金帝之朝命賜奇珍異玩之寶
012_0694_a_07L神出鬼沒之衣夜光晝映之珠能見
012_0694_a_08L難思之器師自携來寶重之而藏諸
012_0694_a_09L殿壁使維那察衆堂直數三人任之幹
012_0694_a_10L猶若造物之於綱常也千百載傳而
012_0694_a_11L常住恰似金石之於壐印也然則寺
012_0694_a_12L之興亡不盍與天地國家同一成壞也
012_0694_a_13L每至國師忌日傳掌以爲常規
012_0694_a_14L隨唱擧物詳査有无黜陟藏否庶免
012_0694_a_15L造物之猜執事之責勉之就中十三
012_0694_a_16L法殿所有汁物亦如右而傳之无窮
012_0694_a_17L天地之常住之物何異耶曾有所傳
012_0694_a_18L掌記而紙缺字蠧難堪考得靈祐
012_0694_a_19L上人重葺而請弁仍以書云爾

012_0694_a_20L

012_0694_a_21L勅賜大法寶宗刹伽耶山海印寺金
012_0694_a_22L剛戒壇戒牒序五月十五日

012_0694_a_23L
[25] 唯我覺皇氏金口親宣木叉彝訓
012_0694_a_24L則無量畧唯三聚節要得中特五

012_0694_b_01L특히 5부部 『범망경梵網經』이 최고다. 백겁百劫 정진하기 이전으로 거슬러 오르고, 천화千花가 떨어지는 시기에 분파되었다. 녹야원에서 시작하여 육군六群576)이 절로 조복하고 마침내 영취산에서 극에 이르니 칠중七衆577)이 모두 복종하였다. 부처와 부처가 친히 설하고 조사와 조사가 서로 전하여, 언우씨齴齲氏(달마)가 강을 건넘에 꽃 하나가 소림에 드러나고 여섯 잎이 보림寶林에 펼쳐졌다. 조사의 등불이 어둡지 않고 계율의 구슬에 티끌이 없어 다섯 줄기로 나뉘어 흐르니 다만 ‘매달린 실(懸絲)’578)의 참언만 남았다.
아아, 법의 운수가 순환하여 다행히 옛 조사께서 오대산에 조근朝覲579)하고 은밀하게 묘길상妙吉祥(문수보살)의 의궤儀軌를 받으니, 이로부터 계戒의 숲이 점차 향기로워져 선정의 물결이 편안하고 맑게 되었다. 이에 역대 조정에서 번창한 내력을 살펴보니, 당나라와 송나라 시대에 칙명을 받들어 계율을 천명함이 손으로 꼽을 수 없이 많고, 명나라와 청나라 이후에는 조서를 받들어 계단戒壇을 세우니 대개 다시 숭상한 것이다. 만력萬曆580) 성조인황제聖祖仁皇帝는 칙명으로 송조松祖를 혜거사惠居寺에 머물게 하여 남종南宗을 크게 번창시켰고, 옹정雍正 세종헌황제世宗憲皇帝는 칙명으로 대법원사大法源寺에 문조文祖581)를 머물게 하여 조사의 기풍을 중흥시키고 공경히 받들었다.
우리 접역鰈域(조선)은 근기와 행실이 나태하고 계戒의 숲이 쓸쓸한데, 만화萬化582) 화상이 분발하여 서쪽으로 배 타고 가서 대법원사 황계계단皇戒戒壇의 정함靜涵583) 대화상大和尙에게 나아가 삼단대계三壇大戒584)를 공경히 받고 몸을 닦아(律身) 돌아왔다. 아무개는 법유法乳가 동쪽으로 흐른다는 소식을 듣고 영취산 불보종찰(통도사) 금강계단에 나아가 만화 화상께 청하여 삼단대계를 공경히 받고 세상 밖으로 이름을 숨기고 빛을 호중壺中585)에 감추었다.
지금 칙명으로 세운 대법보종찰 금강계단에서 칠중이 같이 삼단을 세우고 계율에 따른 결계結界를 원만히 갖추어 보배로운 계를 펼친다. 안으로 보살계 제자가 있으니 계파는 아무개 지역이고 적籍은 아무개의 자식으로 이름 아무개, 자 아무개가 아무개 년에 아무개 지역 아무개 사찰 아무개 대사에게 나아가 삭발(祝髮)하고 아무개 해에 본단本壇에 참여하여

012_0694_b_01L部梵網最焉以源乎百刼精進之前
012_0694_b_02L乎千花辭退之時濫觴鹿苑六群自
012_0694_b_03L調終極鷲嶺七衆咸服佛佛親說
012_0694_b_04L祖祖相傳齴齲氏渡江一華現於少
012_0694_b_05L六葉敷於寶林祖燈不昧戒珠
012_0694_b_06L無瑕五派分流只存懸絲之讖焉
012_0694_b_07L法運循環何幸古祖朝覲五臺
012_0694_b_08L承妙吉祥之儀軌自是戒林轉芳
012_0694_b_09L河宴淸爰稽歷朝之昌崇唐宋之代
012_0694_b_10L奉勅闡戒指不勝屈明淸之後承詔
012_0694_b_11L建壇蓋復崇焉萬曆聖祖仁皇帝
012_0694_b_12L住松祖於惠居寺大暢南宗雍正世
012_0694_b_13L宗憲皇帝勅住文祖於大法源寺
012_0694_b_14L興祖風欽承奉持唯我鰈域根行
012_0694_b_15L懈怠戒林蕭然有萬化和尙奮志
012_0694_b_16L西泛詣大法源寺皇戒戒壇靜涵
012_0694_b_17L大和尙敬受三壇大戒律身東還
012_0694_b_18L聞法乳東流就靈鷲山佛宗刹金剛戒
012_0694_b_19L請萬化和尙欽受三壇大戒
012_0694_b_20L名塵外藏光壺中今於勅建大法寶
012_0694_b_21L宗刹金剛戒壇七衆軿埴三壇圓備
012_0694_b_22L依律結界開演寶戒內有菩薩戒弟
012_0694_b_23L系某地籍某人之子名某字某年
012_0694_b_24L就某地某寺某師祝髮年某叅于本

012_0694_c_01L삼단대계를 원만히 받는다.
바라건대 함께하는 납자들은 스스로 대계를 받아 여법如法하게 행지行持하고 전전展轉하며 교화하여 불교(釋敎)를 닦아 밝게 하고 승규僧規(승려 규율)를 잘 지키도록 하라.
성수전을 창건한 연기 발문계묘년(1903) 9월 19일(聖壽殿始剏緣起跋文癸卯九月十九日)
엎드려 듣자니, 대한제국 광무光武 7년586) 임인년(1902)은 우리 성천자聖天子(고종)의 성수聖壽가 망륙望六(51세)의 화갑花甲 경회慶會587)가 있는 해이다. 선왕先王의 예를 따라 기사耆社588)에 들어가 예연禮宴589)을 베풀고 천하 명승지를 선택하여 원당願堂을 세우고자 하니, 팔도 승려들이 구름처럼 달려와 청하였다. 임금께서, “호남의 조계산 송광사는 길성吉星590)이 비추어 천지간에 길이 존재하리니 짐이 스스로 점쳤노라. 승려를 불러 물어보라.”라고 하셨다. 봉시奉侍591) 이병정李炳鼎과 감동監蕫 정명원鄭明源이 명령을 듣고 발문發文592)하여 해당 사찰의 승려를 급히 불렀다.
동년 10월에 해당 사찰의 승려 보정寶鼎 등이 행장을 꾸려 상경했는데, 마침 궁중에 편치 않은 일이 있어 부사府社가 숙정肅靜하고 잠 잘 겨를이 없으셨다. 다음 해 계묘년(1903) 5월에 특별히 조칙을 내려 내탕전內帑錢593) 5만 냥으로 밤낮없이 감독하여 날을 정해 완공을 고하라고 하셨다. 감동 정명원과 보정이 칙명을 받들어 수레에서 내려 북을 울려 무리를 모아 터를 점치고 건물을 세우기로 하고 날을 가려 감독하였다. 도백道伯594)과 수령들이 돕겠다고 자원하고 지역 백성들이 양식을 들고 일하러 와서는, 근처 산들에서 재목을 구하고 고흥과 낙안의 진창鎭倉에서 기와를 운반했다. 이는 칙명을 받들어 달게 거행함이니 어찌 사사로이 편할 대로 하겠는가.
6월 9일에 시작하여 7월 20일에 상량上樑하기를 정하였다가

012_0694_c_01L圓受三壇大戒願諸同袍自受
012_0694_c_02L大戒如法行持展轉化導俾務修
012_0694_c_03L明釋敎整守僧規

012_0694_c_04L

012_0694_c_05L聖壽殿始剏緣起跋文癸卯九月十
012_0694_c_06L九日

012_0694_c_07L
伏聞大韓帝國光武七年壬寅卽唯我
012_0694_c_08L聖天子聖壽望六之花甲慶會也
012_0694_c_09L遹先王之禮入耆社設禮宴選擇天
012_0694_c_10L下名勝營建願堂八域僧尼雲奔
012_0694_c_11L而請上曰湖南之曺溪山松廣寺
012_0694_c_12L星照臨天地長存朕自占矣招僧
012_0694_c_13L問之奉侍臣李炳鼎監蕫 [26] 臣鄭明源
012_0694_c_14L聽令發文急招該寺僧同年十月該
012_0694_c_15L寺僧寶鼎等褁足上達適因宮中靡
012_0694_c_16L府社肅靜寢之未暇越明年癸
012_0694_c_17L卯五月特下詔勅內帑錢伍萬兩
012_0694_c_18L夜蕫役剋日吿功監蕫臣鄭明源與
012_0694_c_19L寶鼎奉勅下車鳴鼓集衆占基營
012_0694_c_20L差日蕫役道伯郡倅自願補助
012_0694_c_21L府郡民丁聚粮赴役求材於近郡諸
012_0694_c_22L運瓦於興樂鎭倉此莫非奉勅甘
012_0694_c_23L訓而擧行何敢私自闡便也自六月
012_0694_c_24L初九日始役以七月二十日初定上

012_0695_a_01L곡식 정책이 어렵고 지리한 여름 장마 때문에 8월 20일로 미루었다. 그리고 재목이 마땅하지 않아서 다시 9월 19일에 상량하고 11월 10일에 완공을 아뢰기로 했다. 예산의 부족 여부는 감독의 방법과 주도면밀함 가운데서 나온다. 토목의 헛된 소비와 인물의 헛된 힘은 갖추고 싶지 않다. 상량할 때 축소祝所에 내하전內下錢595) 1천 냥, 상량문을 쓸 홍공단紅貢緞596) 1필, ‘수水’ 자를 새긴 은화 3원이 들어왔으니, 이 모두는 드물게 있는 일대 성대한 것이다.
대개 우리 동방의 명승지에 원당을 설립함은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으니, 진신縉紳(벼슬아치)과 장보章甫(유생)들이 경영하여 공적을 요구하려 할 따름이다. 본사에 새로 건립한 기로소耆老所의 원당願堂 성수전 같은 경우는 즉시 정하였고 예산이나 나무, 돌, 기와 재목이나 상량문이나 전각 편액이 칙지勅旨로 하사하시지 않은 것이 없다. 그 중차대함이 어찌 감히 공적을 요구하는 것과 동일하게 비견하겠는가. 다만 후에 상고할 만한 것이 없을까 염려되어 전말을 대략 써서 천 년 후의 사람들에게 보일 따름이다.
칠성계안 서문갑진년(1904) 9월 20일(七星契案序甲辰九月二十日)
무릇 칠성계란 칠원성군七元星君을 봉안하여 재물을 모아 공양드리고 복을 비는 것을 일컫는다. 성군의 신이한 변화 같은 것은 허공(空界)을 순환하여 인간의 선악을 거울에 비추어 보듯 하고 저울에 달아 보듯 하여, 조금도 어그러짐이 없이 온갖 재난을 소멸하고 온갖 복을 이루어 자손이 흥하고 수명이 늘어나게 된다. 유정有情(중생)의 수명과 화복은 각사各司에서 복록을 정하여 인간 세계에 내려보내니, 그렇다면 복을 구하고 장수를 비는 것은

012_0695_a_01L爲粮政之艱凶夏霖之支離
012_0695_a_02L八月二十日退定又以材木之未當
012_0695_a_03L以九月十九日上樑至十一月初十日
012_0695_a_04L功吿預筭之足不足流出於監蕫之
012_0695_a_05L方畧周圖之中矣土木之虛費人物
012_0695_a_06L之空力不欲備焉上樑時爲祝所
012_0695_a_07L入內下錢一千兩樑文所寫紅孔 [27] 縀一
012_0695_a_08L水字刻銀貨三圓儘是罕有之一大
012_0695_a_09L晟擧也蓋吾東方勝地願堂之設
012_0695_a_10L數不億而止是縉紳章甫藉營要功已
012_0695_a_11L而矣至若本寺之新建耆老所願堂聖
012_0695_a_12L壽殿卽占㝎也預筭也木石瓦材
012_0695_a_13L樑文殿額也莫非爲勅旨所賜也
012_0695_a_14L其所重且大何敢以要功營建同日
012_0695_a_15L譬肩哉只恐泯後稽古畧書顚末
012_0695_a_16L示于千載之下云尒

012_0695_a_17L

012_0695_a_18L• 七星契案序甲辰九月二十日

012_0695_a_19L
凡七星契者奉安七元星君聚財獻
012_0695_a_20L祈福之謂也至若星君之神變
012_0695_a_21L環空界人間善惡如鏡照形如衡
012_0695_a_22L載物不錯絲毫滅千災而成萬福
012_0695_a_23L孫興而壽命長有情之壽夭福禍
012_0695_a_24L司定祿降生人間然則求福求壽

012_0695_b_01L여기를 두고 어디로 가리오?
본사本寺에 일찍이 성탱星幀597)이 없어 매번 성군星君께 기도하는 근심이 있었다. 계묘년(1903)에 황성皇城(서울)의 정3품 정씨鄭氏가 성전聖殿을 세우는 일로 칙명을 받들어 내려와서 둘러보다가 불전佛殿에 이르러 승려에게 묻기를, “이러한 큰 사찰에 왜 성탱이 없소. 내 마땅히 힘써 보리다.”라고 하였다. 갑진년(1904) 정월이 되자 일꾼들을 불러 탱화를 그리니 찬란하게 하늘이 개고 별들이 늘어선 듯하였다. 장경전(經殿) 북면에 안치하니, 이 장경전은 막중하게 엄중한데 필시 시절인연을 기다림이 있었던 것인가.
그렇게 성탱을 안치했지만 축리祝釐598)의 재물이 없었다. 이제 왼쪽에 칠원성군을 나열하고 복을 비는 계를 마련하고자 한다. 바라건대 여러 현명한 분들께서 각기 성군께 삶을 받은 아래 뜻대로 폐물을 들이고 재물을 모아 계를 만들어 정업淨業(선업)을 같이 닦으면, 온갖 재난을 멸하고 온갖 복을 이룸이 성군께서 분명하게 비추어 살피시는 속에 자연히 나타날 것이다. 마음을 맹세하여 뜻을 같이하는 이들은 향을 집고 기록에 참여하시라.
장경전의 불량을 들이기를 원하는 공덕에 관한 기문갑진년(1904) 10월(藏經殿佛粮願入功德記甲辰十月日)
엎드려 듣자니, 오행이 배속되어 세계가 이루어지고 세 인연이 합하여 몸(根身)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어찌 세계의 몸만 합해진 것이리오, 나라에 충성하고 부처를 봉양함이 모두 그러하다.
사찰의 장경전은 어인御印이 찍힌 팔만대장경을 특별히 하사하여 보관한 장소이다. 높이 봉안함은 진신 사리를 봉안함과 어울리는데, 향화香火(공양) 등의 제반 일들을 나한계羅漢契에서 마련하니 무릇 사정상 온당하지 못하다.
산山의 승려 금명錦明이 이러한 뜻을 영파影坡 대사께 달려가 고하였다. 대사는 일찍이 본사本寺의 사람인데 지금은 보석사寶石寺599)에 주석하고 있다. 대사는 그 일을

012_0695_b_01L此安歸本寺曾無星幀每爲祈星之
012_0695_b_02L歲癸卯皇城正三品鄭氏以聖殿
012_0695_b_03L營建事奉勅下車周覽及佛殿
012_0695_b_04L僧問曰此等巨刹何無星幀吾當
012_0695_b_05L營之至甲辰正月招工模畵燦然
012_0695_b_06L若霽天星羅安于經殿之北面此殿則
012_0695_b_07L莫嚴莫重而必待時緣而有在哉
012_0695_b_08L而旣安星幀祝釐之資闕焉玆列七
012_0695_b_09L元君於左欲修祈福之契願諸僉賢
012_0695_b_10L各於受生星君之下隨意納幣聚財
012_0695_b_11L成契同修淨業則滅千災成萬福
012_0695_b_12L現於星君照察之明鑑中矣誓心同志
012_0695_b_13L之士拈香叅錄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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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695_b_15L藏經殿佛粮願入功德記甲辰十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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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695_b_17L
伏聞五行配而世界成三緣合而根身
012_0695_b_18L豈唯世界根身之偶合忠國奉
012_0695_b_19L佛皆然寺之藏經殿卽御印八萬大
012_0695_b_20L藏經特賜藏鎭之所其爲崇奉
012_0695_b_21L合於眞舍利奉安而香火諸般自羅
012_0695_b_22L漢契中磨鍊凡情所未穩矣山之釋
012_0695_b_23L錦明以此意走吿于影坡師師曾
012_0695_b_24L本寺人今住寶石寺也師以那箇事

012_0695_c_01L같이 거주하는 응허 장로應虛長老에게 말하셨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로의 마음이 활짝 열려, 시주(檀門)의 1천 금 동전(銅葉)을 초개처럼 내주며, 길이 매일 공양하는 도구로 삼도록 하였다. 그래서 토지 열 섬지기(石落)를 사서 경결한 음식으로 공양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축원하였다.
“대황제 폐하께서는 성수聖壽 만세를 누리시고 황태자 전하께서는 성수 천세를 누리소서. 임금을 보필하는 기신耆臣600)들은 충량忠良하고 지위 높으니 어찌 특히 불사(法事)의 인연뿐이리오. 또한 충국忠國의 마음이 응당 동방의 허공과 같습니다. 응허 장로의 공은 겁석刼石이 마멸되어도 길이 남고 개성芥城601)이 비어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영파 대사의 덕은 또한 응허 장로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일을 시작한 것은 금명의 힘입니다. 하늘에 삼광三光이 있고 사람에게는 삼덕三德이 있듯이 이러한 일에 있어서 하나라도 없으면 안 되니 이를 세 인연의 화합이라 하겠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지전持殿602) 비구는 칼을 차고 자며603) 마음에 새겨 노래할지어다.”
취은 화상의 열반계 서문임인년(1902) 정월(翠隱和尙湼槃契序壬寅正月日)
여래如來께서 성도成道하실 때 목녀牧女604)가 죽을 드렸고, 열반하실 때는 난타難陀605)가 공양을 올렸다. 처음과 끝이 다르지만 정성은 동일하다. 존자尊者(달마)가 강을 건넘에 혜가惠可가 팔을 끊었고 양왕梁王이 당간幢竿을 세웠으니606) 사건과 예절이 같지 않지만 믿음은 또한 동일하다. 정성과 믿음의 이치(義)는 넓고도 크도다.
지금 취은翠隱 화상의 생사(時順)607)에 팔방의 승려들과 사방의 신녀信女들이 향화香火의 인연을 맺어 불후의 인연을 세우니, 향기로운 음식의 자료들을 각자 가져와서 잊지 않고자 하는 계를 함께 이루었다. 장차 시적示寂의 시기에 향기로운 제수祭需를 차리는 오묘한 길(妙軌)을 위하니, 사건은 다르고 시기는 같지 않지만 정성스런 마음이 지극히 간절함에 있음이

012_0695_c_01L及於同居應虛長老言未要終
012_0695_c_02L老之心地豁開檀門一千金銅葉
012_0695_c_03L草芥而托出爲永年每日供具云
012_0695_c_04L土十石落精需上供仍爲上祝曰
012_0695_c_05L皇帝陛下聖壽萬歲皇太子殿下
012_0695_c_06L壽千秋陪叅耆臣忠良位高豈特
012_0695_c_07L法事因緣亦乃忠國之心應如東方
012_0695_c_08L虛空然應老之功刼石磨而長存
012_0695_c_09L城空而難量影師之德亦不下於應
012_0695_c_10L其剏㘞則錦堂之力也在天爲三
012_0695_c_11L在人爲三德至若此事無一不
012_0695_c_12L是謂三緣合也唯願持殿比丘
012_0695_c_13L刀而睡銘心而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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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695_c_15L翠隱和尙湼槃契序壬寅正月日

012_0695_c_16L
如來之成道也牧女獻其粥湼槃也
012_0695_c_17L難陀供其飯始終雖殊而誠則一也
012_0695_c_18L尊者之渡江也惠可之斷臂梁王之
012_0695_c_19L竪竿事禮不同而信亦一也以其
012_0695_c_20L誠信之義廣且大矣哉今翠隱和尙
012_0695_c_21L之時順也八方僧尼四表信女
012_0695_c_22L香火因樹不朽緣各齎香需之資
012_0695_c_23L成不忘之契將爲示寂之辰香羞之
012_0695_c_24L妙軌事殊而時不同存乎誠心之至

012_0696_a_01L어찌 옛날에만 오로지 아름답겠는가.
내가 듣고서 가상하게 여겨 말했다. “화상의 생사 인연은 여래와 존자의 과덕果德608)과 오묘한 길보다 낮지 않도다.” 그리고 아래 나열한다.
대지전609)에 논을 바치는 기문을사년(1905) 2월 19일 (大智殿獻畓記乙巳二月十九日)
엎드려 듣건대, 많이 허락하고 조금 주는 자에게는 원망이 있고, 조금 보시하고 많이 바라는 자에게는 보답하지 않는다고 하니, 미덥도다, 이 말이여. 조금 주고 많이 바람은 보시하는 자의 잘못이요, 원망하여 보답하지 않음은 받는 이의 과오이다. 보시하고 받는 일에 신중하지 않을 수 있는가.
지금 청신녀淸信女610) 오씨吳氏가 오계五戒611)를 머리로 받들고(頂受) 마음으로 구품九品(극락)을 향해 부처를 받들어 예를 다하고 스승을 따라 도를 배우며 백 년의 목숨을 여기서 마감하고 10섬의 토지를 여기에 바쳐, 재승齋僧612)이 천령薦靈(천도)하는 자본으로 삼고자 한다. 이 어찌 조금 주고 많이 바라는 것이겠는가. 청정하게 주고받아 재 올릴 음식을 엄히 준비하여, 삼시三施613) 공양을 베풀고 십계十界614)의 중생을 제도하니, 누가 감히 원망하여 보답이 없다 하겠는가. 그러나 삼륜三輪615)이 공하지만 발혈鉢血의 교훈이 여전히 두렵고, 사시四施616)가 미약하지만 정확頂鑊의 경계는 여전히 무섭도다. 엎드려 바라건대 힘쓰시라.
청원루 상량문을사년(1905) 2월 20일淸遠樓上樑文乙巳二月二十日
우러러 생각하니, 양梁 무제武帝617)가 사찰을 지음에 원래 법당(法宇)과 누각(樓觀)의 구별이 없었고, 중니仲尼(공자)가 사당을 세울 때에야 정당正堂(본채)과 상서庠序618)의 규모가 생겼습니다. 누각은 임금과 신하의 지위를 정하고, 상서는 주인과 빈객의 명칭을 나열합니다.
우리 청원루는 불조佛祖께서 선택하신 장소에 국사國師께서 차지한 곳으로, 간곤艮坤619)으로 자리를 정해 목금木金의 재앙을 진압하고 임병壬丙년에 터를 닦아

012_0696_a_01L何專媺於古也哉余聞而嘉之曰
012_0696_a_02L和尙時順之因緣不下於如來尊者之
012_0696_a_03L果德妙軌云爾仍列于左

012_0696_a_04L

012_0696_a_05L大智殿獻畓記乙巳二月十九日

012_0696_a_06L
伏聞多許而小與者有怨薄施而厚
012_0696_a_07L望者不報信哉是言小與厚望
012_0696_a_08L之咎也有怨不報者受之過也
012_0696_a_09L受之事不得不愼哉今淸信女吳氏
012_0696_a_10L頂受五戒心向九品奉佛盡禮
012_0696_a_11L師學道終百年之命於此獻十石之
012_0696_a_12L土於斯爲永年齋僧薦靈之資此豈
012_0696_a_13L曰小與厚望者歟淸淨納受嚴備齋
012_0696_a_14L設三施之供度十界之衆孰敢
012_0696_a_15L云有怨不報者哉然而三輪雖空
012_0696_a_16L恐鉢血之訓四施雖微猶惧頂鑊之
012_0696_a_17L伏唯勉旃

012_0696_a_18L

012_0696_a_19L淸遠樓上樑文乙巳二月二十日

012_0696_a_20L
仰唯梁武建刹元無法宇樓觀之分
012_0696_a_21L尼立廟迺有正堂庠序之規樓觀定
012_0696_a_22L君臣之位庠序列主賓之名唯我淸
012_0696_a_23L遠樓佛祖選擇之場國師剏占之地
012_0696_a_24L艮坤定局坐向壓木金之災壬丙開

012_0696_b_01L용호龍虎(산줄기)가 성대한 수화水火를 빼앗았습니다. 온갖 골짜기에서 다투어 모여들어 맑게 쏟아지는 개울 빛이 세차게 흐르며 거문고 연주하듯 하고, 한 누각이 높이 날아 멀리 들녘 맑은 하늘의 구름과 저물녘 경치를 끌어옵니다. 아래로 구름 같은 개울을 누르니 봄 개울의 꽃을 예뻐할 수 있고, 한편 노을 어리는 산봉우리에 기대니 가을 산악의 달이 가장 사랑스럽습니다.
그러나 겁파劫波로 여러 번 감소하여 증수하기를 몇 차례 하였습니다. 아, 이 청사靑蛇(을사년)의 봄 황토黃兎의 달(2월)에 날을 가려 일을 감독하고 기한을 정해 일을 하였습니다. 뒤틀린 용골龍骨620)을 바꾸어 쓸모없는 재목(樗櫟)을 겁화로 태우고, 헝클어진 기와(魚鱗)를 열어젖히니 먼지(珠塵)가 남풍藍風에 날리듯 합니다. 기울어진 것은 바로 세우고 낮은 것은 높게 하며, 위태로운 것은 안정되게 하고 무너진 것은 바꾸었습니다. 깨진 거울이 다시 합해지니 이에 몇 아름 되는 들보를 들고, 이지러진 달이 다시 둥글어지니 육위六偉 노래621)를 부릅니다.

東        동
剌桐花映木蘭紅  엄나무(剌桐) 꽃이 비치는 목란은 붉고
壺中隱寂甚麽做  별천지(壺中) 은밀하고 고요한데 무엇을 하나
一穗天香襲寶宮  이삭 하나의 하늘 향기가 보궁寶宮(절)에 스미누나

南        남
一末靑山碧似藍  한쪽 끝 청산은 쪽빛처럼 푸르니
諸人莫問國師道  사람들아 국사의 도를 묻지 마라
笑指雙香天子菴  쌍향수622) 천자암을 웃으며 가리키네

西        서
毋岳瑞雲與斗齊  무악毋岳623)의 구름이 북두와 나란하니
要識寶林傳道處  보림寶林의 도를 전하는 곳 알려 하나
不擡寸步卽曺溪  한 걸음 움직이지 않아도 조계曺溪로다

北        북
九重聖澤元無極  구중궁궐의 임금 은택은 원래 끝없는데
如今安得碧桃香  지금 어찌 향기로운 벽도碧桃624)를 얻어
奉祝吾君千萬億  임금님 천만 장수를 봉축할 수 있을까

上        상
三界天人咸酬唱  삼천 대천 세계 천인天人들이 모두 노래하니
善住法樓問若何  법루法樓에 잘 머묾이, 묻노니 어떠한가
莊嚴宏廣同成樣  장엄하고 크고 넓어 함께 모양 이루었네

下        하
一榻淸風松露洒  평상은 맑은 바람과 솔 이슬에 씻기고
日晩茶銚生紫烟  해질녘 다기에서 자줏빛 연기 나오는데
隔林遠鶴鳴如賀  숲 멀리 학이 축하하듯 울어 대네

엎드려 바라건대, 들보 올린 후에 땅의 운세가 회복되고 사찰의 풍모가 중흥하여, 담백하고 밝게 불조佛祖의 골수를 파쇄하고, 고요히 멀리 국사國師의 은혜로운 유풍을 고무할지라.

012_0696_b_01L龍虎奪水火之克萬壑爭聚
012_0696_b_02L瀉溪光之激湍奏琹一樓高飛遠控
012_0696_b_03L野色之霽雲晩景俯壓雲澗堪憐春
012_0696_b_04L溪之花却倚霞岑最愛秋岳之月
012_0696_b_05L而刼波累減修葺幾增玆靑蛇
012_0696_b_06L之春黃兎之月差日蕫役剋時營
012_0696_b_07L換龍骨之杈枒掃樗櫟於刼火
012_0696_b_08L魚鱗之錯落颺珠塵於藍風倚者正
012_0696_b_09L低者高兮危者安之頽者換矣
012_0696_b_10L破鏡復合爰擧數抱之樑缺月重圓
012_0696_b_11L載唱六偉之頌剌桐花映木蘭紅
012_0696_b_12L壺中隱寂甚麽做一穗天香襲寶宮
012_0696_b_13L一末靑山碧似藍諸人莫問國師道
012_0696_b_14L指雙香天子菴西毋岳瑞雲與斗齊
012_0696_b_15L要識寶林傳道處不擡寸步卽曺溪
012_0696_b_16L九重聖澤元無極如今安得碧桃香
012_0696_b_17L祝吾君千萬億三界天人咸酬唱
012_0696_b_18L善住法樓問若何莊嚴宏廣同成樣
012_0696_b_19L一榻淸風松露洒日晩茶銚生紫烟
012_0696_b_20L林遠鶴鳴如賀伏願上樑之後地運
012_0696_b_21L回復寺風重興淡泊明淸破碎佛
012_0696_b_22L祖之骨髄寧靜致遠鼓舞國師之惠
012_0696_b_23L

012_0696_c_01L
남여를 혁파하는 연기 기문기해년(1899) 10월(籃轝革罷緣起記己亥十月日)
옛말에 이르길, “한 점 불똥이 만 이랑의 섶을 태우고 한 알의 환단還丹(단약)이 백 년 된 병을 치유한다.”라고 하니 옳도다, 이 말이여. 어찌 그런 줄 아는가?
본사本寺(송광사)에 이른바 남여籃轝(가마)라는 것은 금이나 옥처럼 큰 경비가 드는 것은 아니나 사찰 승려들의 고질병이 된 지 오래되었다. 기해년(1899)에 우리 대황제 폐하(고종)께서 칙명으로 인출한 팔만대장경 3부를 삼보종찰三寶宗刹625)에 나누어 안치하고 계판啓板626)을 내려 일체 잡역을 영원히 혁파하라는 칙명이 있었다. 그리고 가마 한 건에 대해서는 특별히 본도(전라도) 부군府郡에 특별히 칙지를 내리시고 또 무감武監627) 김영택金永澤에게 명하여 자주통부自主通符를 하사하시고 따로 혁파할 것을 더하셨다. 관찰사 민영철閔泳喆628)과 본군本郡(순천) 수령 윤성구尹成求와 무감 김영택이 칙령을 받들어 그에 따라 시행하였다. 부군府郡에서 군교를 보내 10좌座 가마를 감영 뜰로 날라서 부숴 불태우고 재로 만들어 쓸어 버렸다. 어찌 다만 한 점 불똥으로 비유하겠는가.
밧줄 같은 윤음綸音629)에 부군에서 응하여 천년의 고질병이 하루아침에 단번에 나으니, 이 어찌 환단還丹 한 알의 명확한 효험이 아니겠는가. 결승結繩으로 그물을 푸는(解網)630) 덕은 천지가 오히려 가벼운데, 소리에 응하고 그림자처럼 따르는 은택에 산과 바다가 무거우리오.
그 말을 기록하고 그 솥에 새겨 천 년 뒤 사람에게 보이노니, 혹 오늘의 일을 증명하지 않겠는가.
성수전의 제반 집물을 전장(인계)하는 서문을사년(1905) 6월(聖壽殿諸般汁物傳掌序乙巳六月日)
산이 높지 않아도 범이 은거하면 웅장하고, 물이 깊지 않아도 용은 잠겨 있으면 깊어 보인다.

012_0696_c_01L• 籃轝革罷緣起記己亥十月日

012_0696_c_02L
古云一點星火能燒萬頃之薪一粒
012_0696_c_03L丹還 [28] 可醫百年之病毉哉是言
012_0696_c_04L以知其然也本寺所謂籃輿者雖非
012_0696_c_05L金玉之景費能爲寺僧之痼疾其來
012_0696_c_06L久矣歲己亥我大皇帝陛下勅印
012_0696_c_07L八萬藏經三部分鎭三寶宗刹仍下
012_0696_c_08L啓板一切雜役永革事勅命自在
012_0696_c_09L至若藍輿一節特下勅旨于本道府郡
012_0696_c_10L又命武監金永澤賜許自主通符
012_0696_c_11L加革袪事觀察使臣閔泳喆本郡倅臣
012_0696_c_12L尹成求武監臣金永澤奉勅聽令
012_0696_c_13L遵施行自府郡發校十座藍轝
012_0696_c_14L上營庭碎而燒之灰而掃之豈特
012_0696_c_15L以一點之火比譬哉綸音如綍
012_0696_c_16L郡響應千年痼瘼一朝頓瘳此豈
012_0696_c_17L非一粒還丹之明效耶結繩解網之德
012_0696_c_18L天地猶輕響應影從之澤山海何重
012_0696_c_19L錄其言銘其鼎以示于千載之下
012_0696_c_20L或證明今日事否

012_0696_c_21L

012_0696_c_22L聖壽殿諸般汁物傳掌序乙巳六月
012_0696_c_23L

012_0696_c_24L
山不高虎隱則雄水不深龍藏則

012_0697_a_01L용과 범의 변화는 사람과 하늘이 헤아리지 못하는 것인가.
지금 조계산 송광사는 숭산崇山이나 화산華山처럼 굉장하지는 않지만 명성이 진단震旦631)에 드날림은 무슨 까닭인가. 보조국사普照國師께서 고려 고승으로 삼보종찰에 참여하여 열여섯 분632)의 비조鼻祖를 존숭하고 부처를 봉양하고 조사를 홍보하며 나라의 복을 빌고 세상을 도우셨다.
광무光武 기해년(1899)에 이르러 팔만대장경을 칙령으로 하사하시어 옛 보조국사께서 설법하시던 전각에 보관하게 하셨다. 이로부터 산이 절로 빛나고 냇물이 더욱 아름다워졌다. 임인년(1902)에는 우리 대황제 폐하의 성수聖壽가 망육望六(51세)이 되는 경사스런 때여서 선왕의 예법에 따라 기로소(耆社)에 들어가 예연禮宴을 베풀고 영수각靈壽閣633)의 옛일을 이으셨다. 본사(송광사)에 원당願堂을 세우라 하시고 정3품 정명원鄭明源을 보내 감독하게 하시고, 전의정前議政 윤용선尹容善634)에게 명하여 상량문을 찬술하게 하고, 규장각 학사 이순익李淳翼635)에게 필사하게 하셨다. 그리고 내탕전內帑錢 1만 냥과 예폐禮幣636)와 옥백玉帛ㆍ은화銀貨 등을 하사하시고, 지존至尊의 위패와 선생안先生案637)ㆍ시연侍輦638)ㆍ위의威儀 등을 봉안하니 찬란하게 일신되었다. 이른바 범이 은거하니 산이 웅장하고 용이 머무니 물이 깊어진 격이다. 무릇 여러 보배롭고 귀중한 집물汁物들을 천 년 뒤로 전함에 글이 없으면 상고할 수 없으니, 서문을 적고 명칭을 기록하여 책자를 만들어서 후생(可畏)639)에게 보인다.
엎드려 생각건대, 천 년 후에 안목을 갖춘 이가 혹시 ‘강이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는다(江流石不轉)’640)는 구절을 기억할까.
대장경 전독641) 발문을사년(1905) 3월 26일 회향(轉讀大藏經䟦文乙巳三月二十六日回向)
엎드려 듣건대, 우리 세조대왕께서 50부를 인쇄하여 오백승재五百僧齋642)를 베풀어

012_0697_a_01L龍虎之變非人天之所測歟
012_0697_a_02L曹溪山松廣寺者雖非嵩華宏壯
012_0697_a_03L名闡震旦何也國師普照以麗朝
012_0697_a_04L高僧位叅三寶之宗刹道尊十六之
012_0697_a_05L鼻祖奉佛弘祖福國祐世迄于光
012_0697_a_06L武己亥勅賜八萬藏經藏鎭于古普
012_0697_a_07L照國師說法殿上自是山自輝而川益
012_0697_a_08L媚焉越壬寅我大皇帝陛下聖壽
012_0697_a_09L望六之慶會追遹先王之禮入耆社
012_0697_a_10L設禮宴繼述靈壽閣古事勅建願堂於
012_0697_a_11L本寺派送正三品鄭明源蕫役命前
012_0697_a_12L議政尹容善撰上樑文命奎章閣學士
012_0697_a_13L李淳翼書之又下內帑錢壹萬兩禮幣
012_0697_a_14L玉帛銀花 [29] 等節奉安至尊位牌及先生
012_0697_a_15L案侍輦威儀等節煥然一新是所謂虎
012_0697_a_16L隱而山雄龍藏而水㴠者也凡諸寶
012_0697_a_17L重汁物傳於千載無文莫稽書其
012_0697_a_18L錄其名著成一册示諸可畏
012_0697_a_19L唯千載之後具眼人倘記得江流石不
012_0697_a_20L轉句云尒

012_0697_a_21L

012_0697_a_22L轉讀大藏經䟦文乙巳三月二十六日
012_0697_a_23L回向

012_0697_a_24L
伏聞我世祖大王印五十部設五百

012_0697_b_01L7일 동안 전독하게 하셨고, 정희대비貞熹大妃께서 30부를 인쇄하여 삼백승재를 베풀어 7일 동안 전독하게 하셨고, 우리 대황제 폐하께서는 3부部를 인쇄하여 이백승재를 베풀어 7일 동안 전독하게 하셨다. 위로 세 번 창설된 경사스런 모임의 연기緣起와 성과는 학조學祖643) 대사와 조매계曺梅溪644)ㆍ조시영曺始永645) 세 고사高士의 귀한 기록들에 이미 기재되어 있다. 이는 모두 법종찰法宗刹 해인사의 장전藏殿646)에서 베푼 일대 경사스런 모임이다.
지금 3부 경전을 칙명으로 하사하여 삼보종찰에 나누어 보관하게 하셨다. 본사(송광사)의 7일 정진과 대장경 전독에 대해서 보자면, 그런 일은 만나기 어렵고 인연 또한 없을 수 없으니 어찌 기록하지 않겠는가.
광무光武 2년 기해년(1899)647) 봄에 칙명으로 3부 경전을 인쇄할 때 본사 승려 50명이 인쇄 현장으로 가서 증명하여 교정하기도 하고 편집하여 봉첩奉牒하기도 하면서 그곳의 종주가 되지 않음이 없었다. 1부 대장경을 차례대로 옮기는 것은 얼음 위에서 수레바퀴를 굴리듯 조심스레 본전本殿에 봉안하였다. 이듬해 경자년(1890)에는 장막에 단청을 칠하고 건물을 새롭게 하였다. 신축년(1901)에 재물을 구하여 임인년(1902)에 단청을 칠하고 갑진년(1904)에 시주를 구하여 양식과 등불 물품과 갖가지 도구들을 갖추었으니, 부족한 것은 오직 전경轉經 한 대목이었다.
임인년 봄에 상궁 천씨千氏648)가 승가리僧伽梨649) 불사 때문에 해인사에 행차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산승 금명錦明이 급하게 참여하여 좌하坐夏650)하니, 다만 크게 바라는 것은 오직 풍경諷經651) 불사 한 가지였다. 한가로움을 틈타 토론을 할 때는 반드시 그러한 도리를 설파하였다. 마침 회광晦光652)과 초은草隱 두 존숙尊宿653)이 계셔서 천씨의 종기鍾期654)가 되므로 상황이 되는 대로 그 일에 대해 말씀드렸다. 하안거를 마치고 나서 두 사리闍梨655)와 천씨를 본사로 청하여 극진하게 예를 드리고

012_0697_b_01L僧齋七日轉讀貞熹大妃印三十
012_0697_b_02L設三百僧齋七日轉讀我大皇
012_0697_b_03L帝陛下印三部秩設二百僧齋
012_0697_b_04L日轉讀上三剏慶會緣起課蹟
012_0697_b_05L載於學祖大師曺梅溪曺始永三高士之
012_0697_b_06L寶唾傳錄記中而是皆爲法宗刹海印
012_0697_b_07L藏殿之所設辦一大慶會也今三部經
012_0697_b_08L勅賜分鎭三寶宗刹而至若本寺之七
012_0697_b_09L日精進轉讀大經事必難遇緣亦不
012_0697_b_10L安闕傳錄哉光武二年己亥春
012_0697_b_11L印三部經時本寺釋五十員齊赴印
012_0697_b_12L或爲證明校正或爲編集奉牒
012_0697_b_13L不爲該所宗主而一部大經傳次移
012_0697_b_14L如冰棱上轉輪仍奉安于本殿
012_0697_b_15L庚子雘其帳新其廳辛丑求財
012_0697_b_16L寅丹雘甲辰求諸檀氏爲粮燈之需
012_0697_b_17L百色具而所欠者唯轉經一款也
012_0697_b_18L壬寅春聞尙宮千氏以僧伽梨佛事
012_0697_b_19L行次于海印寺山之釋錦明委奔叅
012_0697_b_20L仍爲坐夏而第所大願唯諷經佛
012_0697_b_21L事一端也乘閑吐論必說那箇道理
012_0697_b_22L適有晦光草隱兩尊宿爲千氏之鍾期
012_0697_b_23L隨便說盡遮箇說話解夏後奉請
012_0697_b_24L兩闍梨及千氏于本寺致禮儘極

012_0697_c_01L재를 올려 기도하였다. 국사國師의 유적을 며칠(廣日) 완상하는 가운데 저절로 칭송하게 되었다. 그래서 향화香火(제사)의 인연과 결사結社의 약속을 방당方塘656)에서 굳게 맺었고, 각기 서울과 지방으로 나뉘어서는 매번 편지(魚鴈)로 묵연墨緣657)을 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초은 옹께서 무상無常한 선정으로 들어가시니 음성과 용모가 아득히 멀어져 이전의 약속을 고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불가의 대사는 유명幽明(생사)과 사후(身後)의 일에 관련이 없다. 회광 율사律師에게 부탁드렸는데, 일이 매우 거창하여 끝내 홀로 해 내기 어려웠다. 회광 율사는 선교善巧658)로 천씨와 초은 옹 사이에 앉아 2천 금을 모금하고 자신의 5백 금을 부비浮費659)로 사용하며, 천 리 되는 서울과 지방을 산 넘고 물 건너 왕림하셨다. 을사년(1905) 3월 9일에 본사에 이르러 동월 17일에 불사를 시작하였다.
규모가 비록 풍요롭지는 않으나 일이 알려져 모두들 놀랐다. 도내道內 산들에 글을 보내 밝은 선지식들을 초청하고, 계율에 따라 결계結界하고 여법如法하게 단을 설치했다. 뒤섞여 함부로 하는 변고가 있을까 걱정하여 건물 전체의 법중法衆을 2단壇으로 나누어, 교사敎師는 장경전藏經殿에 탑을 설치하고 발패發牌하여 풍경諷經하니 한결같이 경도감經都監660)과 입승立繩661)의 지시에 따라서 아침부터 오후까지 그리고 오후부터 저녁까지 한 번도 끊임이 없었다. 선사禪師는 대법당에 탑을 설치하여 정성 들여 정진하니 한결같이 유나維那662)와 지전持殿663)의 지시에 따라서 또한 끊임이 없었다. 기도하고 찬양하며 향불을 피우고 도를 닦을 때는 양쪽 법중이 대광명의 자리에서 합석하여 혼령을 불러 청하여 마땅하게 설하니 보고 듣는 것이 더하였다. 3경更(자정 무렵)을 친 후에 각자 장소로 돌아가서 자리를 펴고(開單) 쉬었다. 5경(새벽 4시 무렵)이 되면 양쪽 법중이 대법당 관음불 앞에 합석하여 마지摩旨664)를 올린 후 법에 따라 아침 공양을 마치고 양쪽 법중이 단을 나누어 전날처럼 하여 7일 동안 정진하고

012_0697_c_01L齋祈聖廣日玩賞國師遺跡不覺欽
012_0697_c_02L香火之緣結社之約牢結方塘
012_0697_c_03L各分京鄕每憑魚鴈可續墨緣
012_0697_c_04L外草翁奄入無常定中音容洞隔
012_0697_c_05L吿宿約然而佛門大事不關幽明身
012_0697_c_06L後之事旣囑於晦光律師事甚巨剏
012_0697_c_07L卒難獨辦以晦師之善巧坐千氏草
012_0697_c_08L翁之間募得二千金文以自己五百
012_0697_c_09L浮費需用千里京鄕䟦涉枉臨
012_0697_c_10L至乙巳三月初九日抵本寺同月十七
012_0697_c_11L始作佛事齋體雖非豊饒事聞
012_0697_c_12L已驚凡聽發文道內諸山奉請有明
012_0697_c_13L知識依律結界如法開壇恐有閑
012_0697_c_14L襍漫然之變一堂法衆分爲二壇
012_0697_c_15L師設榻於藏經殿發牌諷經一從經
012_0697_c_16L都監立繩之知委從朝至午自午至
012_0697_c_17L一無間斷也禪師設榻於大法堂
012_0697_c_18L致誠精進一從維那持殿之知委
012_0697_c_19L無間斷祈聖讃祝而焚修則兩衆合
012_0697_c_20L席于大光明場唱魂請靈隨宜說聽
012_0697_c_21L見聞得益打三更後各歸該所
012_0697_c_22L單休脚至五更時兩衆合席于大法
012_0697_c_23L堂觀音佛前摩旨上祝后依法朝供
012_0697_c_24L兩衆分壇如作日樣子七日精

012_0698_a_01L장애 없이 회향하였다. 법중의 법식과 위엄이 대단하니 이전 오백승五百僧 대회와 어찌 다르겠는가. 연후에 산중에서 동참하여 재齋를 설치하여 3일 정진하고 『범망경梵網經』665)과 『사분율四分律』666)로써 계율에 따라 결계하여 보계寶戒(귀중한 계율)를 연설(開演)하니 사중四衆667)이 3단에 모여들어 단상의 사리闍梨(스승) 말씀을 원만히 들었다. 대회 가운데 대덕大德(고승)의 위의가 엄숙함은 청나라 황계皇戒 계단의 가풍에 뒤지지 않으리라.
이로부터 조계산(溪山)에서 티끌을 초월하고 송광사(松門)의 빗장을 여니, 삼일암三日庵에서 부처를 삶고(烹佛) 조사도 삶는668) 고승을 자주 보게 되고, 육감정六鑑亭 위에는 계율을 보호하고 탑을 보호하는 도사들이 나열해 앉았다. 그러한즉 인쇄 장소(印場)에서 집무하는 상사上師(고승)와 시주자(檀門)를 이끌어 권하는 선지식들의 공덕은 무량하고 복이 무량하리라.
그저 몇 마디 말을 중생(含識)에게 부치노니, 나 또한 선림禪林의 병든 잎이요 가르침의 바다에 뜬 미미한 거품으로서 외람되이 경단經壇에 참여하여 여러(諸方) 선지식들의 가르침을 친히 받들어 해인 대장경의 법유法乳를 핥아 맛보게 되었으니, 내 사사로운 분수에 막대한 행운이다. 그 전말을 대강 서술하여 후생(可畏)에게 보이노라.
청원루 중수기을사년(1905) 7월(淸遠重修記乙巳七月日)
광무光武 9년 을사년(1905) 봄에 본 암자의 대덕大德 용선龍船 장로께서 이 누각을 중수하시고 겸하여 본채(正堂)의 왼쪽 행랑을 수리하시니 사성각四聖閣669)이 환해졌다. 스님의 법윤法胤670) 금월錦月 공公께서 내게 글을 구하기에, 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찍이 주당籌堂671)에 주석하며 벽오碧梧 도인이 찬술한 판상기板上記672)를 읽으니, 대강 ‘순치順治 경자년(1660)에 유영柳影 대사가 그의 무리 웅雄 등에게 명하여 사무에 애쓰게 하고 누각을 세우니, 승려와 시인들이 강설하고 읊조리는 일대 기특한 경관이 되었다.’라고 되어 있었다.

012_0698_a_01L無障回向法衆矩規威嚴深密
012_0698_a_02L何異昔日五百僧大會也然後山中同
012_0698_a_03L叅設齋三日精進以梵網經四分
012_0698_a_04L依律結界開演寶戒四衆并
012_0698_a_05L集三壇圓受壇上闍梨會中大德
012_0698_a_06L之威儀嚴肅莫讓於淸朝皇戒戒檀之
012_0698_a_07L家風歟自是溪山超塵松門通扄
012_0698_a_08L日庵中頻見烹佛烹祖之高僧六鑑
012_0698_a_09L亭上列坐護戒護塔之道士然則印
012_0698_a_10L場執務諸上師檀門引勸善知識
012_0698_a_11L德無量福無邊聊將數語付含識
012_0698_a_12L亦禪林病葉敎海微漚猥叅經壇
012_0698_a_13L炙諸方善識之敎誨吮味海印大藏經
012_0698_a_14L之法乳於吾私分幸莫大焉槩書
012_0698_a_15L顚末示諸可畏云尒

012_0698_a_16L

012_0698_a_17L淸遠重修記乙巳七月日

012_0698_a_18L
光武九年乙巳春本庵大德龍船長老
012_0698_a_19L重葺是樓兼修正堂之左翼爲四聖
012_0698_a_20L閣奐然之而師之法胤錦月公就余
012_0698_a_21L求文余曰曾住籌堂讀碧梧道人所
012_0698_a_22L撰板上記其槩曰順治庚子柳影
012_0698_a_23L大師命其徒雄等拮据事務剏起
012_0698_a_24L樓觀爲衲子騷人之講說題詠之一大

012_0698_b_01L이제 천 년 후대가 되어 몇 번의 겁화를 지냈는지 모르고 고찰할 글도 남아 있지 않다. 용선 장로가 이 암자에 주석한 지 10년에 문정門庭을 수리하고 암자의 규칙을 바로 세웠다. 산에 오르거나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673) 산야에서 모집하여 장인을 불러 일을 감독하니 기한 내에 일을 마쳤다. 웅장하고 화려하여674) 찬란하게 새로워지니, 어찌 강설하고 읊조리는 기특한 경관이 될 뿐이겠는가. 구름 덮인 시내를 내리누르고 이근耳根을 상쾌하게 하는 것은 이 누각의 맑은 빛이다. 노을에 물드는 봉우리에 기대어 멀리 들녘의 빛깔을 당기는 것은 이 누각의 먼 광경이다. 목을 늘여 삼청三淸의 법려法侶(도반)를 부를 만하고, 걸음을 옮겨 팔방(八跟)의 아름다운 경치를 거닐 수 있으니, 청원루의 취향이 아님이 없도다. 이제 유영의 뜻을 잘 계승한 이는 용선 노옹이거늘, 용선 노옹의 뜻을 뒤에 잘 계승할 자는 누구일까 묻노라.”
만일회 불장을 새로 만들고 쓴 기문을사년(1905) 6월(萬日會佛藏新成記乙巳六月日)
불佛에는 진眞과 비진非眞이 있다. 진이란 진여자성眞如自性으로, 이름도 없고 형상도 없기 때문이다. 비진이란 금석金石과 목칠木漆과 소상塑像 등이다. 장藏에는 공空과 불공不空이 있다. 공이란 공적허령空寂虛靈하여 훤하게 조금의 가림도 없는 것이다. 불공이란 항사恒沙675) 같은 제불諸佛의 공덕을 구족한다. 그렇다면 진불眞佛의 경계는 오직 공을 간직할(空藏) 따름이니, 어찌 간직함을 쓰겠는가. 쇠와 나무로 된 형상에 이르러는, 즉 무량한 공덕으로 장엄하는 간직함 속에 흘러나온 것이다. 불佛의 간직함이나 간직함의 불은 정지正智에 의해 그림자가 변하여 드러난 것이다. 간직함을 얻을 수 있는가.
본회(만일회)의 구품九品 회소繪塑676) 삼존금신三尊金身677)은 쇠와 나무에 교칠膠漆을 하여 채색한 형상의 인연으로 만든 것이다. 거미줄과 파리로 더럽혀지는 근심을 매번 생각하여,

012_0698_b_01L奇觀云迄今千載之下未知幾經刼
012_0698_b_02L而無文考焉龍老之住是庵十載
012_0698_b_03L葺理門庭住持庵規不山不海
012_0698_b_04L募諸山野招匠蕫役克日吿功
012_0698_b_05L革彙 [30] 奐然一新豈特爲講說題詠
012_0698_b_06L之奇觀而已哉附壓雲磵爽耳根者
012_0698_b_07L此樓之淸光也却倚霞岑遠控野色
012_0698_b_08L是樓之遠光也延頸可呼三淸之
012_0698_b_09L法侶擧步能跨八跟之佳境則是莫
012_0698_b_10L非淸遠之趣歟今善繼柳影之志者
012_0698_b_11L老是也而後之善繼龍老之志者
012_0698_b_12L是阿誰

012_0698_b_13L

012_0698_b_14L萬日會佛藏新成記乙巳六月日

012_0698_b_15L
佛有眞非眞眞者眞如自性無名
012_0698_b_16L絕相故非眞者金石木漆塑像等也
012_0698_b_17L藏有空不空空者空寂虛靈蕩無
012_0698_b_18L纖翳故不空者具足恒沙諸佛功德
012_0698_b_19L故也然則眞佛境界唯空藏而已
012_0698_b_20L用藏爲哉至於金木塑像卽無量功
012_0698_b_21L德莊嚴藏中流出之佛之藏藏之佛
012_0698_b_22L乃依正智影之所變現也爾藏而得乎
012_0698_b_23L本會九品繪塑三尊金身卽金木膠漆
012_0698_b_24L繪像之因緣所造而每念蛛網蠅汚之

012_0698_c_01L잘 간직할 계획을 도모하고자 인연을 기다린 지 오래되었다. 갑진년(1904) 겨울 하담荷潭 옹翁이 단서를 마련하여 유리를 사고 을사년(1905) 봄에 풍호당豊湖堂이 장인을 불러 일 마칠 것을 요구하니, 가히 눈과 발이 서로 돕고 지혜와 행실이 겸하여 온전하다 하겠다. 쇠와 나무가 몸이 되고 유리는 쓰임이 되어, 한 폭의 장엄한 보배 거울이 환영처럼 머무는 누각의 구름 속에 용솟아 올랐다. 진불眞佛의 공空을 간직함 같은 것은 형상의 공덕이 아니면 드러낼 수 없고, 형상의 공덕은 화단化檀678)의 인연이 아니면 형체를 이룰 수 없다. 불佛의 진眞과 비진非眞, 장藏의 공空과 불공不空은 화주(化士)와 시주(檀氏)의 일말의 정성스런 마음으로부터 유출되는 것인가.
이곳에 머물며 이 불상에 예배하는 이들은 불장佛藏의 인연을 돌이켜 비추어, 그저 쇠와 나무와 유리로 간직한 것이 아님을 알 것인가. 진여와 공적空寂의 불장佛藏이 육문六門679)의 마음속 자금광紫金光 속에 드러나리니,680) 오직 대중들은 힘쓸지어다.
봉두산 동리사681) 봉서암의 개와 권선문을사년(1905) 8월(鳳頭山桐裏寺鳳捿菴盖瓦勸善文乙巳八月日)
듣자니, 동리사는 옛날 신라 고승 혜철 국사慧徹國師682)가 창건한 것인데, 산 좋고 물 맑아 천 년 동안 꽃비가 내리던 도량이요 천지가 비장한 곳으로 삼백 고을683) 가운데 명승지입니다. 터전의 웅장함과 사찰의 굉장함은 오래된 국사의 비문에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그중에 봉서암은 봉두산의 구름 같은 날개(雲翼)요, 동리사의 배에 감춘 것(腹藏)으로, 암자의 크고 넓음은 호남 사찰 가운데 가장 으뜸입니다. 그와 같은 명승지로서도 오랜 세월을 지내다 보니 기둥과 처마가 썩어 부서진 것이 많은데, 현재 가장 급한 것은 기와가 갈라지고 부서져

012_0698_c_01L剋圖藏羅之計待因緣之久矣
012_0698_c_02L辰冬荷潭翁發其端買琉璃乙巳
012_0698_c_03L春豊湖堂召其匠要其終可謂目
012_0698_c_04L足相資智行兼專金木爲體琉璃
012_0698_c_05L爲用一幅莊嚴寶鏡聳出於幻住樓
012_0698_c_06L閣雲中若乃眞佛之空藏非塑像功
012_0698_c_07L莫可現用塑像之功德非化檀
012_0698_c_08L因緣無以成體佛之眞非眞藏之
012_0698_c_09L空不空唯自化士檀氏之一末誠心中
012_0698_c_10L流出歟居是堂禮是佛者庶幾返
012_0698_c_11L照佛藏因緣豈特以金木琉璃藏之知
012_0698_c_12L得耶眞如空寂之佛藏自現於六門
012_0698_c_13L心頭紫金光中唯諸大衆勉旃

012_0698_c_14L

012_0698_c_15L鳳頭山桐裏寺鳳捿菴盖瓦勸善文
012_0698_c_16L乙巳八月日

012_0698_c_17L
聞夫桐裡寺者古新羅高僧慧徹國師
012_0698_c_18L所剏而山明水麗一千年雨花之場
012_0698_c_19L天藏地秘三百州名勝之地基址之
012_0698_c_20L梵宇之宏古國師碑書之詳矣
012_0698_c_21L就中鳳捿菴者鳳頭之雲翼桐裡之
012_0698_c_22L腹藏庵之宏廣最冠於湖南諸刹
012_0698_c_23L以若名勝之處多閱星霜棟椽之朽
012_0698_c_24L敗雖多而最爲目下所急者瓦甎龜

012_0699_a_01L비가 새는 것입니다. 이른바 ‘기와 하나 부서지면 기둥이 썩는다’고 하는 말이 이미 전하고 있는데, 하물며 암자 전체가 모두 그러하니 어떻겠습니까. 지금 하지 않는다면 무너질 테니 어찌하겠습니까. 두세 명의 승려(緇徒)들이 이에 본인들의 힘을 헤아리지 않고 기와 굽는 일을 막 시작하니 비유하자면 맨손으로 범을 잡고 바다를 걸어서 건너려는684) 격입니다. 일이 이미 태산보다 중한데 힘은 기러기 털보다 가벼우니 여러 사람들의 삼태기를 빌리지 않고는 9길의 산을 이룰 수 없습니다.685) 그래서 짧은 글에 기대어 인자한 집안에 널리 고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적선하는 군자들은 티끌 재물을 아끼지 마시고 좋은 인연을 심으시면, 인간 세계의 오복이 갖추어지길 산이 울어 골짜기가 응하듯 하고, 극락의 구품을 누리길 물이 맑아 달이 비치듯 할 것입니다.
두월 화상의 문계 서문병오년(1906) 7월(斗月和尙門契序丙午七月日)
문門이란 문벌(閥)이요, 계契란 모임(合)이다. 여러 사람을 문정門庭(집안)에 모아 일가 문벌을 이루는 것이다. 이른바 네 개의 강물이 바다로 들어가면 동일하게 짠 맛이요, 다섯 성씨686)가 출가하면 동일하게 석씨가 된다고 하는 것이다.
지금 이 계는 누구의 계인가. 즉 선사先師 두월당斗月堂687)의 문정門庭에서 만든 계 모임(契社)이다. 일찍이 친분(契誼)이 있었는데 지금 계안契案(명단)이 없다. 그래서 계를 하는 날에 소목昭穆688)이 혼란하여 멀고 가까운 후손들을 진실로 기록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 문도門徒 금송錦松 공公께서 한마디 말을 해 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상한 손689)을 부끄러워 않고 마음을 내어, 선사를 위하는 도와 문정을 다스리는 정을 급하게 기록하노라.
단자單子
삼가 살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저는 본래 현풍縣風의 외로운 피붙이로 대대로 청고淸高함을 지켰습니다.

012_0699_a_01L時雨添漏所謂一瓦之破棟樑
012_0699_a_02L之朽已有傳說而況渾菴皆然者乎
012_0699_a_03L失今不爲必將傾覆而何也數三緇
012_0699_a_04L玆不度力方設燔瓦之役比猶
012_0699_a_05L暴虎而憑 [31] 海者也事已重於泰山
012_0699_a_06L猶輕於鴻毛不借衆人之簣難成九
012_0699_a_07L仞之山敢荷短疏普吿仁門伏願
012_0699_a_08L積善君子莫惜塵財能樹良緣
012_0699_a_09L人間之五福若山鳴而谷應享極樂
012_0699_a_10L之九品似水澄而月現云爾

012_0699_a_11L

012_0699_a_12L斗月和尙門契序丙午七月日

012_0699_a_13L
門者閥也契者合也聚衆人之
012_0699_a_14L門庭合爲一家門閥也所謂四河入
012_0699_a_15L同一醎味五姓出家同一釋氏
012_0699_a_16L者也今是契者是誰之契也卽先
012_0699_a_17L師斗月堂之門庭契社也曾有契誼而
012_0699_a_18L今無契案至於修契之日昭穆之混
012_0699_a_19L雲仍之遠近固莫得而記焉
012_0699_a_20L門徒錦松公求諸一言不愧傷手
012_0699_a_21L慨其爲先之道理門之情倉卒書于左

012_0699_a_22L

012_0699_a_23L• 單子

012_0699_a_24L
恐鑑伏以生本以縣風孤族世守淸高

012_0699_b_01L조부 이전에는 매영梅營690)에 살았는데, 부모를 일찍 여의고는 고양高陽으로 이사했습니다. 열심히 본업을 닦았으나 청전靑氊691)은 낡고 초가집을 보존하지 못하였습니다. 기러기 둘이 같이 나니 황천에서 외로운 그림자를 조문하고, 두 밝음을 모두 잃으니 일신을 지팡이에 의탁했습니다. 천 리 비옥한 들판에 원래 경작할 조그만 땅도 없는데, 사해四海 가옥에 어찌 몸을 굽히고 펼 초가집이나마 있겠습니까. 삼시 세끼 벽곡辟穀692)을 하니 적송자赤松子693)를 원해서 그렇겠습니까. 긴 밤에 서리 맞으며 자니 백수白首 옹翁이 부러워서 그렇겠습니까? 나물국에 거친 밥도 코 아래 구멍을 채우지 못하고, 누더기 베옷도 몸의 누추함을 가리지 못합니다. 굶주림과 추위에 쫓기니 염치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짧은 글로 선한 집안에 널리 고합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밥 한 덩이의 은혜로 어찌 예상翳桑의 보답694)을 바랐겠습니까. 몇 말의 물은 수레바퀴 자국의 붕어695) 목숨을 살릴 수 있으니, 천만 번 천만 번 바라옵니다.
병오년(1906) 2월 곽두환郭斗煥이 단자를 올립니다.
삼일암 중창 상량문병오년(1906) 10월 4일 미시(오후 2시 무렵)에 이하영696)이 서술한 것을 올리고, 이것은 사용하지 못했다.(三日菴重剏上樑文丙午十月初四日未時。上李夏榮所述者用之此未用。)
엎드려 듣자니, 진원眞元은 혼돈스럽게 천문天門에 일기一氣697)를 닫고, 변화(像化)는 어릿어릿하여 지호地戶에 삼령三靈698)을 감춥니다. 옥룡玉龍699)의 고견高見이라도 정밀함을 탐지하지 못하는데 금지보방金地寶坊(사찰)에 대해 어찌 오묘함을 알 수 있겠습니까.
조계산 송광사는 해전海甸(조선)에 웅장하게 서리어 산길에 절묘하니, 거령巨靈700)이 잠겨 있어 신이한 빛이 맑은(淸抹) 기운을 심었고 신성이 수호하여 상서로운 것이 정묘한 화려함을 쌓았습니다. 동부洞府701) 안은 넓어 하늘의 해가 많이 비춤을 경하하고, 산문은 북으로 트여 왕의 교화가 먼저 적심을 기뻐합니다. 땅의 기운이 회복됨을 보고서 만덕萬德의 아전鵝殿(법당)을 일찍이 창건하였고 하늘의 아름다움이 두터움을 헤아려 성수聖壽의 용루龍樓702)를 근래 세웠습니다.

012_0699_b_01L父祖以上寓於梅營早失雙親
012_0699_b_02L于高陽勤修本業靑氊衰耗白屋難
012_0699_b_03L雙鴈并飛吊隻影於黃泉兩明俱
012_0699_b_04L托一身於杖頭千里沃野元無耕
012_0699_b_05L獲之尺壤四海家宅安有屈伸之草
012_0699_b_06L三時辟糓誰願赤松子然矣
012_0699_b_07L夜宿霜何羨白首翁然耶藿藜麁糲
012_0699_b_08L難充鼻下之坑祶袍縷褐莫掩身上之
012_0699_b_09L飢寒所逼廉義安在故將短詞
012_0699_b_10L吿善門伏唯一飡之惠豈望預 [32] 桑之報
012_0699_b_11L數斗之水能活跡鮒之命千萬千萬
012_0699_b_12L丙午二月日郭斗煥仰單

012_0699_b_13L

012_0699_b_14L三日菴重剏上樑文丙午十月初四日未
上李夏榮所述
012_0699_b_15L者用之
此未用

012_0699_b_16L
伏聞眞元混沌閉一氣於天門像化
012_0699_b_17L童蒙秘三靈於地戶雖玉龍高見
012_0699_b_18L克探精況金地寶坊焉能窮妙
012_0699_b_19L有曹溪山松廣寺者雄蟠海甸奇絕
012_0699_b_20L山徑巨靈潛藏神光種淸抹之氣
012_0699_b_21L神守護瑞物蓄精英之華洞府中寬
012_0699_b_22L慶天日之多照山門北圻喜王化之
012_0699_b_23L先沾相地運之復廻曾剏萬德之鵝
012_0699_b_24L殿度天休之滋渥近建聖壽之龍樓

012_0699_c_01L
다만 이 암자는 산의 정맥이 감춘 것이고, 여러 골짜기의 영험한 기운이 모인 곳입니다. 영묘하고 복스러운 지역이라 신의 보호를 받고 있고, 옥방금승玉榜金繩은 조정의 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겁파刼波에 따라 몇 번 무너졌고, 왕성한 운을 기다려 누차 완성되었습니다. 신라 시대에 조그맣게 차지하여 몇 번의 중창을 거쳤는지는 알 수 없고, 고려 시대에 크게 중창하여 네 번 돌이켜 신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금나라 태종황제 승안承安 2년(1197)에 보조국사普照國師가 창건 개산開山703)하여 삼보종찰에 비로소 참여하였고, 태화太和 5년(1205)에 담당湛堂 화상이 암자를 세워 마음을 증명하였고(證心) 비로소 ‘삼일’이라는 편액을 걸었습니다. 명나라 가정嘉靖ㆍ숭정崇禎704) 연간에 고봉高峰 조사와 계림 대사戒林大士가 차례로 입계入啓705)하여 거듭 완성하였고, 청나라 함풍咸豊 을묘년(1855)에 용운龍雲706) 화상과 신석희申錫禧707) 공이 동시에 힘을 합쳐 보수하였습니다.
우리 광무光武 10년(1906)에 만국萬國이 십부十部의 문턱에서 만나고, 많은 관리들이 삼승三乘의 문에 모여들었습니다. 성스런 글은 온갖 왕들을 가리고, 황제의 풍모는 만국을 부채질합니다. 큰 단신檀信(신도) 이하영李夏榮 공은 품계가 내부內府에서 장수와 재상의 지위 가운데 최고이고, 재능은 외무外務와 물리物理의 직분에 높다랗습니다. 친히 악발握髮708)하는 정성으로 섭족躡足709)하는 권위에 간언하고, 수달須達이 사원을 보시함을 사모하여 공방孔方(돈)을 내어 암자를 세웠습니다. 여산廬山에 결사하니 삼소三笑의710) 교분(契)을 잊어버리고, 월주越州에 탑을 세우니 삼생의 인연을 누구에게 고할까요. 장인을 불러 목재를 택하니 여름 석 달이 두렵고, 일꾼을 데리고 감독하니 가을(九秋)이 가장 적당합니다. 터전은 갑경甲庚711) 방향으로 금목金木의 재앙을 범하니 뇌화雷火의 때(令)712)를 기다려 터를 닦아 초석을 놓았고, 임병壬丙713) 방향으로 수화水火의 국면을 정하니 중수重水의 달(朔)을 점하여 기둥을 세우고 들보를 올렸습니다. 이에 온 골짜기의 자줏빛 안개가 부상扶桑714)을 에워싸 이 산으로 돌아오고, 온갖 산의 붉은 잎이 비람毘藍(바람)과 함께 공중으로 솟아올랐습니다. 자줏빛 골짜기를 뽑아 사방을 두르고

012_0699_c_01L但是庵者一山正脉之凾藏衆壑靈
012_0699_c_02L氛之輻湊靈區福地已被神功
012_0699_c_03L榜金繩會待朝命隨刼波而幾壞
012_0699_c_04L旺運而婁成羅代小占莫考幾經剏
012_0699_c_05L麗朝巨剏可稽四返建修大金
012_0699_c_06L太宗皇帝承安二年普照國師剏寺
012_0699_c_07L開山始叅三寶之宗太和五年
012_0699_c_08L堂和尙建庵證心初揭三日之額
012_0699_c_09L明嘉靖崇禎高峰祖師戒林大士
012_0699_c_10L次入啓重成淸朝咸豊乙卯龍雲和
012_0699_c_11L申公錫禧同時并力修補唯我
012_0699_c_12L光武十年萬國際會於十部之梱
012_0699_c_13L官輻湊於三乘之門聖文掩於百王
012_0699_c_14L風扇於萬國有大檀信李公夏榮
012_0699_c_15L極內府將相之位才高外務物理之分
012_0699_c_16L躬親握髮之誠諫犯躡足之權慕須
012_0699_c_17L達之施院擲孔方而建庵廬山結社
012_0699_c_18L却忘三笑之契越州建塔誰吿三生
012_0699_c_19L之因然而招匠捐材可畏三夏
012_0699_c_20L軍蕫役最宜九秋基局則甲庚犯金
012_0699_c_21L木之災待雷火令而開基安礎壬丙
012_0699_c_22L定水火之局占重水朔而竪柱上樑
012_0699_c_23L是萬壑紫烟繞扶桑而歸嶺千山丹
012_0699_c_24L并毘藍而騰空抽紫壑而四環

012_0700_a_01L붉은 봉우리를 쌓아 만 가지 변화를 주니, 풍경을 수습하여 찬양하는 노래를 조성합니다. 노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東        동
一輪朝旭扶桑紅  수레바퀴처럼 둥근 아침 해가 부상扶桑을 붉게 하니
靑蓮座主釋迦尊  푸른 연꽃 자리의 주인은 석가세존이시고
第列聖衆紫紺宮  늘어선 성중聖衆은 자줏빛 감궁紺宮(절)에 있네

西        서
蒼峭一抹壓曺溪  푸르고 가파른 산봉우리가 조계曺溪를 압도하니
寶林遺響今猶在  보림寶林715)의 남은 음향이 지금도 여전하구나
木犀黃梅稽首低  목서木犀(계수나무)와 황매黃梅에 머리를 숙이네

南        남
大將峰前曰有庵  대장봉 앞에 암자가 있다고 하는데
大藏八萬緣何到  팔만대장경이 어떻게 여기로 왔나
諸上善人說苦甘  뛰어난 선인善人들이 달고 씀을 말하네

北        북
羅漢神通棧道直  나한의 신통으로 놓은 곧은 잔도棧道716)
唯願欲叅大乘禪  오직 바라는 건 대승의 선禪에 참여하는 것
稽首于今呈悃愊  머리 숙여 지금까지 정성을 드리네

上        상
衆香國土去無障  중향국의 땅에 가는 데 장애 없어
願將香積齋餘飯  원컨대 재 올리고 남은 향적반香積飯으로
奉獻禪師同供養  선사禪師에게 봉헌하여 함께 공양하네

下        하
信侶雲集同心在  신도들이 운집하여 같은 마음으로 있으니
三生修到六情根  삼생에 육정六情717)과 육근六根을 닦아서
一世竟成一蘭若  한 세대에 결국 사찰을 이루었도다

엎드려 바라건대, 들보를 올린 후에 도력이 영원히 견고하고 종풍宗風이 크게 떨쳐 온갖 집안의 덕 있는 음조陰助가 편안하고 평탄한 풍조를 따르게 되고, 백대의 사부로서 허명虛明한 뜻을 통하게 하소서. 이하영 공의 자손이 길이 창성하여 삼황오제 성군(三五聖明)의 아름다운 기약에 응하게 하시고, 지위가 신하의 극에 이르러 백만 창생蒼生(백성)의 넓은 복을 모으게 하소서.
삼일암을 중건한 연기에 대한 의론11월 3일(三日庵重建緣起論十一月初三日)
비파의 마음이 오묘하더라도 손가락 아니면 발휘할 수 없고 사람의 마음이 선하다 해도 인연 아니면 베풀 수 없으니, 종이 치기를 기다림 같고 거울이 사물을 비춤 같다. 손가락 때문에 소리가 나고 인연을 기다려 은혜를 베푼다. 그렇다면 손가락과 인연의 이치가 어찌 헛되겠는가.
우리 대한 황제 광무光武 5년718) 경자(1900)에 나는 총섭㧾攝719)의 직임에 있었는데 기원祗園(사찰)이 적적하고 단문檀門(시주)도 막막하여 밤이나 낮이나 근심하고 있었다. 홀연 신사信士(신도) 정인홍鄭寅弘 공이 완영完營(전라 감영)에서 올라와 몇 개월 쉬게 되었는데,

012_0700_a_01L丹峰而萬變收拾風景助成贊詞
012_0700_a_02L

012_0700_a_03L
一輪朝旭扶桑紅靑蓮座主釋迦
012_0700_a_04L第列聖衆紫紺宮西蒼峭一抹壓
012_0700_a_05L曺溪寶林遺響今猶在木犀黃梅稽首
012_0700_a_06L大將峰前曰有庵大藏八萬緣
012_0700_a_07L何到諸上善人說苦甘羅漢神通
012_0700_a_08L棧道直唯願欲叅大乘禪稽首于今呈
012_0700_a_09L悃愊衆香國土去無障願將香積
012_0700_a_10L齋餘飯奉獻禪師同供養信侶雲
012_0700_a_11L集同心在三生修到六情根一世竟成
012_0700_a_12L一蘭若伏願上梁之後道力永堅
012_0700_a_13L風大振千門德蔭便遵安平之風
012_0700_a_14L世師傳要通虛明之旨李公夏榮
012_0700_a_15L孫永昌應三五聖明之休期位極人臣
012_0700_a_16L集百萬蒼生之洪福

012_0700_a_17L

012_0700_a_18L三日庵重建緣起論十一月初三日

012_0700_a_19L
琴心雖妙非指不發人心雖善非緣
012_0700_a_20L不施如鍾待扣如鏡照物因指發音
012_0700_a_21L待緣施惠然則指緣之義豈徒然哉
012_0700_a_22L大韓皇帝光武四年庚子余在㧾攝之
012_0700_a_23L祗園寂寂檀門寞寞日夕爲憂
012_0700_a_24L有信士鄭公寅弘自完營來憇錫數月

012_0700_b_01L한 번 만나 보고는 오래 알던 사이 같았다. 심지心地는 담백하고 품행(行義)은 고결하였다. 차를 마시다가 대화가 선방을 중건하는 일에 미쳐 가방街坊720)의 담당을 의탁하였더니, 태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편히 지내다 섣달(臘月)이 지나 헤어졌는데 정녕 바라는 건 오직 이 창건하는 일뿐이었다. 이후로 정 공鄭公은 업무 때문에 서울로 갔다. 서울과 지방이 멀지만 묵연墨緣(편지)은 이어졌다. 5년 후 갑진년(1904)에 다시 총섭을 맡았을 때, 비단가사 구품九品 불사, 그리고 백일기도 때문에 수레를 타고 사찰에 이르렀다. 이전에 이루지 못한 맹세를 펼쳐 보니, 먼저 불사가 가장 급하여 뜻은 창건하는 일에 있었다. 그래서 장경전藏經殿에서 기축祈祝을 베푸니, 장애 없이 성취하여 기쁘게 회향하였다.
다음 해 을사년(1905)에 유나維那 직임에 있었는데 또 탱화 개금改金과 비단가사 불사 때문에 인연 따라 사찰에 이르렀고 역시 바람대로 회향하였다. 다만 한스러운 것은 창건하는 일을 완수하지 못한 것이다. 병오년(1906) 가을에 지화紙貨 400원元을 보내 와서, 풀어 보니 한화韓貨로 7,500냥이 되었다. 그것은 시임 법부대신 이하영李夏榮 공이 은혜를 베푼 것이다. 이에 장인을 불러 감독하니, 몇 개월 되지 않아 일을 마쳤다.
오묘한 손가락의 움직임으로 비파의 마음이 자연히 움직이고 아양峨洋721)을 연주하여 타인의 선善을 자연히 발휘하게 하였으니 그렇다면 옛 비파의 무생곡無生曲과 본인의 인연 있는 재물로 부처와 조사들이 몸을 편히 하고 입명立命722)하는 곳을 창건한 것이다. 인연을 베푼 실제 본바탕을 보노라면 겁석刼石으로도 논할 수 없는데, 그 오묘한 손가락으로 마음을 움직여 창건한 것을 개성芥城으로도 어찌 비유하리오.
엎드려 바라건대, 천 년 뒤에 오늘의 마음을 살펴보는 이 또한 쓸데없지 않으리라.
이봉723) 선사의 문계 서문병오년(1906) 11월(离峯禪師門契序丙午十一月日)
옛사람들의 계 모임(修契) 가운데 흥이 나서 정을 펼친 것이 있고,

012_0700_b_01L一面如舊心地淡冷行義高潔茶飯
012_0700_b_02L之餘語及禪房重建事托以街坊之擔
012_0700_b_03L油然㶊之安居解臘而分袂丁寧者
012_0700_b_04L唯此剏事而已自後鄭公因擾赴京
012_0700_b_05L京鄕雖遠墨緣可續越五年甲辰
012_0700_b_06L任㧾攝時以錦袈裟九品佛事與百日
012_0700_b_07L祈禱事乘輪到寺舒盡昔誓未遂
012_0700_b_08L以佛事最急志在剏事矣因設祈祝於
012_0700_b_09L藏經殿無障成就歡喜回向明年乙
012_0700_b_10L巳在維那任又以改金幀畫與錦袈裟
012_0700_b_11L佛事隨緣到寺亦如願回向第恨未
012_0700_b_12L遂剏事矣至丙午秋以紙貨肆百元賚
012_0700_b_13L來解之爲韓貨七千五百兩也卽時法
012_0700_b_14L部大臣李公夏榮之所惠云于是招匠
012_0700_b_15L蕫役不數月吿功盖以妙指之所運
012_0700_b_16L琴心自動峨洋之所奏人善自發
012_0700_b_17L則古琴之無生曲本人之有緣財剏起
012_0700_b_18L於佛祖安身立命處睠彼施緣之實頭
012_0700_b_19L本地刼石莫論若其妙指之運心剏說
012_0700_b_20L芥城何喩伏望千載之下視今之心
012_0700_b_21L亦不徒然也夫

012_0700_b_22L

012_0700_b_23L离峯禪師門契序丙午十一月日

012_0700_b_24L
古人之修契也有發興而暢情者有修

012_0700_c_01L공을 닦아 덕을 세운 것이 있으며, 혹 생사를 같이하기로 맹세한 경우도 있고, 경사를 축하하고 상례를 돕는 경우도 있도다. 서적(方策)에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어서 마음에 새기고 입으로 외우니, 난정蘭亭에서 풍속을 따른 것724)은 단지 현인들이 봄 한철을 즐긴 것일 따름이요, 여산廬山의 도원桃園 같은 경우725)는 영웅들의 천 년 전 아름다운 자취이니, 누가 흠모하지 않겠는가.
지금 응하應夏 공公726)께서 그 조사 이봉离峯 대선사를 위하여 문도를 모아 계를 만들고 책자를 가져와서는 내게 서문을 구하므로,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찍이 보조普照의 난야蘭若(송광사)에서 선사의 도덕을 홈모하였고 귀로 법음을 흠씬 듣고 눈으로 진용眞容을 취하도록 보고 입으로 선열禪悦을 포식하면서 좋아하는 바가 되니, 자못 시탕侍湯727)한 은혜와 같습니다. 지금 이를 위함에 어찌 거적을 엮는 졸렬한 솜씨로 말을 하겠습니까? 그러나 그대가 이미 계契를 만들었으니 내가 한마디 물어보겠습니다. 계라는 이름은 같으나 취지는 다른데 지금 그대의 계는 흥이 나서 정을 펼친 것입니까, 상례를 돕고 경사를 축하하는 것입니까. 생사를 같이하자고 맹세한 것은 오직 세 분 준걸728)이 공을 닦고 덕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인데, 납자衲子(승려)들은 할 수 없는 것입니까. 절실하게 힘써야 합니다.”
해경 선사의 자량(양식) 단문정미년(1907) 2월(海景禪師資粮單文丁未二月日)
엎드려 생각건대, 빈도貧道729)는 가문이 쇠락하고 복이 없어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불교(桑門)에 몸을 맡기고 부처님께 귀의하였습니다. 청전靑氊730)은 없고 맨손으로 지탱하기 어려워 사방 산을 두루 다니면서 마음은 일경一境731)에 모았습니다. 그러나 구름을 끊고 달을 치는 듯한 조사들의 선열禪悦과 솔잎을 먹고 시냇물을 마시는 신선들의 수양(養精)에 대해 조사의 영역에 오르지 못했는데 어찌 신선을 바라겠습니까. 도업道業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른 형체를 치료하고 육신(色身)을 보호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만 굶주린 창자를 위로하고자 하나 들판에 조그만 땅도 없고 집안에 쌓아 둔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발우를 돌려 많은 가옥에 고합니다.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니

012_0700_c_01L功而立德者或誓同生死者有矣夫
012_0700_c_02L賻喪賀慶者矣夫昭著方策誨炙心口
012_0700_c_03L而如蘭亭隨俗只賢流之一春娛樂而
012_0700_c_04L至若廬山桃園乃群雄之千載芳躅
012_0700_c_05L孰不欽慕哉今應夏公爲其祖師离峯
012_0700_c_06L大禪師聚門徒成契誼夾册來余求
012_0700_c_07L余曰曾在普照蘭若欽奉禪師之道
012_0700_c_08L耳飫法音目醉眞容口飽禪悦
012_0700_c_09L其所愛頗同於侍湯之恩誼而今是爲
012_0700_c_10L安敢以編苫傷手道也哉然而君旣
012_0700_c_11L成契吾以一言向之契雖同名趣意
012_0700_c_12L卽殊今君契也發興而暢情乎賻喪
012_0700_c_13L而賀慶乎毉彼誓同生死唯三傑之所
012_0700_c_14L能修功立德矣衲子之不能哉切須
012_0700_c_15L勉之

012_0700_c_16L

012_0700_c_17L• 海景禪師資粮單文丁未二月日

012_0700_c_18L
伏以貧道門衰祚薄早失怙恃托身
012_0700_c_19L桑門歸命佛陀靑氊無物白手難保
012_0700_c_20L足遍四山心注一境然而切雲批月
012_0700_c_21L祖師禪悦餐松掬澗仙子養精未躋
012_0700_c_22L祖域安望仙界爲成道業必療形枯
012_0700_c_23L欲保色身但慰飢腸野無寸壤家無
012_0700_c_24L斗儲所以輪鉢諸方掛口萬戶飢寒

012_0701_a_01L염치가 어디 있습니까.
엎드려 생각건대, 미덥고 선한 군자들께서 적은 물이라도 기울여 붕어732)를 살려 주시기를 천만 기원합니다.
곡성 태안사에 십륙존733)을 봉안한 연기 기문기유년(1909) 중양일(9월 9일)(谷城泰安寺十六尊奉安緣起記己酉重陽日)
부처는 본래 머묾이 없는데 중생 때문에 손님과 주인의 명칭으로 나누었고, 마음은 내(我)가 없는데 인연들을 빌려 타인과 나의 경계를 드러낸다. 드러난 경계는 저절로 왕복이 있으니, 나뉜 명칭에 어찌 선후가 없겠는가. 그래서 문을 나선 목상木相이 군주에게 증거가 되어 선후를 양보하는 예의가 있었고, 하늘에 오른 진신眞身이 모친을 위해 설법하니734) 왕복에 제한이 없었다. 손님과 주인이 거듭되니 이에 존귀의 두각이 있고, 타인과 내가 뚜렷하니 맑고 더러움의 구분이 응한다. 비록 그러하나 이 어찌 이치가 본래 그러하겠는가. 이 모두는 권화權化735)로 마련된 것이다.
이제 아무개 산의 성중聖衆은 사람들이 손님과 주인의 지위로 칭하는데, 왕복의 단서를 경유하여 일의 핵심을 알고자 하면 문헌을 참고할 수 있다. 임진년 전란에 일대 사찰들이 모조리 화재의 화망을 당하였고 16석상은 모두 환퇴桓魋의 도끼736)를 받았으니, 이른바 곤륜산이 불에 타자 옥과 돌이 같이 탄다는737) 격이다. 비록 그렇게 화재가 다시 일어났으나 이에 16석상을 봉안하자는 의론이 일어났다.
우리 태상황제(고종)께서 즉위하신 지 10년 임신년(1872)738) 봄에 이웃 고을 태흥사太興寺 옥존玉尊을 봉안하여 십수 년 동안 받들어 향공양을 하였다. 계사년(1893) 여름에 본군(곡성) 천태암天台庵 석굴로 옮겼다. 12년간 단지 물이 스몄으니 이로 말미암아 손님과 주인을 구별한다는 기롱이 바람 달리듯 하고 타인과 나를 구별한다는 의론이 바람에 풀이 눕듯739) 하였다. 사찰의 모양은 옮긴 날 이전보다 점차 기울었고, 옥축玉軸740)은 봉안할 때의 옛 모습이 전혀 없어졌으니, 반드시 그럴 만하다. 봉안하여 숭봉했으나 복은 뒤(隱後)에 있고, 옮겨 훼손했으니

012_0701_a_01L所迫廉義安在伏唯信善君子能傾
012_0701_a_02L斗水可活鮒魚千萬祝手

012_0701_a_03L

012_0701_a_04L谷城泰安寺十六尊奉安緣起記
012_0701_a_05L酉重陽日

012_0701_a_06L
佛本無主而因衆生以分賓主之名
012_0701_a_07L是無我而假衆緣以現人我之界現界
012_0701_a_08L自有往復分名何無後先所以出門木
012_0701_a_09L爲君作證讓後先而有禮上天眞
012_0701_a_10L爲母說法乃往復而無際伴主重
012_0701_a_11L爰有尊貴之頭角彼我歷歷應是
012_0701_a_12L淨穢之區分雖然是豈理性之本然
012_0701_a_13L此皆權化之施設今某山聖衆者人稱
012_0701_a_14L賓主之位凡經往復之端欲知事巓
012_0701_a_15L可考文獻粤在壬辰兵燹一大梵刹
012_0701_a_16L當鬱攸之禍二八石像俱受懽 [33] 魋之斧
012_0701_a_17L所謂崑崗旣炎玉石俱焚雖然回祿重
012_0701_a_18L爰起奉安議論唯我太上皇帝卽位
012_0701_a_19L十年壬申春奉安隣郡太興寺玉尊
012_0701_a_20L數年崇奉香供癸巳夏移運本郡天
012_0701_a_21L台庵石窟十二載只見滲漏由玆賓主
012_0701_a_22L之譏風馳彼我之論草偃寺樣漸傾
012_0701_a_23L於移運之前日玉𨋀全无乎奉安時舊
012_0701_a_24L必然奉而崇之福在隱後移而毀

012_0701_b_01L화망이 목전에 있다. 훼손하여 옮기다 재앙을 초래하느니 높이 받들어 복을 받는 것만 같겠는가.
갑진년(1904) 여름에 천태암에서 옮겨 봉안하니, 의젓함이 도리천忉利天의 진상眞像 같았다. 을사년(1905) 봄에는 단나檀那(시주)들을 교화하여 채색하니 모습이 기환祗桓741)의 새로운 형상 같았다. 달이 드러난 천문天門처럼 석존의 온갖 덕이 찬란하고, 별이 늘어선 운각雲角742)처럼 아라한의 육신통이 환히 빛난다. 산이 빛나고 냇물이 아름다우니, 또한 용이 기뻐하고 귀신이 수호한다.
사찰의 이름은 ‘태안泰安’이니 봉안한 후에 사찰의 운수가 태안(편안)하고, 당堂(대청)의 이름이 ‘해회海會’이니 채색(塗會)하는 날에 대청의 중생이 해회(바다처럼 모이다.)하였다. 맹세하여 책자를 짊어지고 처음을 헤아려 결말을 요구한 것은 수경袖鯨 선사가 해당되고, 기쁨에 따라 찬탄하며 흠모하여 일을 맡은 것은 대중과 석덕碩德(고승)이 또한 그러하다.
나는 문장이 아름답지 못하나 함부로 썩은 붓을 꺼내고, 마음이 비단 같지 않으나 절하며 큰 송가를 바친다.
경안성 청룡사743)의 두찬 수좌의 단문(京安城靑龍寺斗賛首座單文)
엎드려 생각건대, 법을 구하는 이는 풀 옷에 열매를 먹고 서리 밟으며 가고 이슬 맞으며 자니, 나무 아래와 무덤 사이가 도량이 아님이 없고, 가고 머물고 앉고 누움에 편안한 자리 아님이 없습니다. 어찌 반드시 큰 하천 옆의 큰 건물인 연후에야 편히 지내겠습니까. 얕고 노둔한 근기인 경우에는 반드시 복 있는 땅을 빌려야 인연을 맺고 복을 심게 됩니다. 그래서 시대의 소란에 휩쓸림을 돌아보지 않고 좋은 지역의 거듭되는 영향(重熏)에 공경히 취하여, 90일 인연을 맺어 안거할 장소를 얻기 위해 염치를 무릅쓰고 단문單文을 올립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대덕大德744)들께서 중생을 제도하는 은택을 널리 열고 양식(資粮) 비용을 넉넉히 베풀어 주시면 가히 미세한 먼지가 쌓여 산이 되고 물방울이 합쳐서 바다가 된다 하리니, 헤아려 처분해 주시기를 천만 번 천만 번 바라옵니다.
은적암745)과 보조암746)의 화재 기문무신년(1908) 4월 18일 화재(隱寂庵普照菴回祿記戊申四月十八日回祿)

012_0701_b_01L禍招目前如其毀移而招禍 [34] 孰與
012_0701_b_02L崇奉而受福甲辰夏自天台而奉安
012_0701_b_03L儼如忉利之眞像乙巳春化檀那而塗
012_0701_b_04L儀若祗桓之新形月現天門釋尊
012_0701_b_05L之萬德燦爛星列雲角羅漢之六通炳
012_0701_b_06L豈是山輝川媚抑亦龍歡鬼護
012_0701_b_07L號泰安奉安之後寺運泰安堂名海
012_0701_b_08L塗會之日堂衆海會矢心荷券
012_0701_b_09L始要終袖鯨禪師是也隨喜讃歎
012_0701_b_10L慕執務大衆碩德亦然余文不圭璋
012_0701_b_11L妄抽腐毫心非錦繡拜獻景頌

012_0701_b_12L

012_0701_b_13L京安城靑龍寺斗賛首座單文

012_0701_b_14L
伏以求法之士草衣木食霜行露宿
012_0701_b_15L樹下塚間无非道場行住坐卧无非
012_0701_b_16L宴座何必大川廣厦然後安居哉至若
012_0701_b_17L淺根劣機必藉福勝之地可結緣而種
012_0701_b_18L故不顧時擾之所蕩欽醉勝地之重
012_0701_b_19L以得九旬結緣安居次冒廉仰單
012_0701_b_20L伏唯大德廣開濟衆之澤優惠資粮之
012_0701_b_21L可謂纖塵培岳滴水添海照亮處
012_0701_b_22L分之地千萬千萬

012_0701_b_23L

012_0701_b_24L隱寂庵普照菴回祿記戊申四月十

012_0701_c_01L
보건대, 세계가 만들어지고 소멸함은 학주壑舟747)보다 빠르고, 국민의 살고 죽음은 허공의 실보다 가볍다. 겁파劫波의 흐름이 아침저녁으로 바뀌고, 남풍藍風의 부딪힘은 동서로 어지러이 날린다. 하물며 인력으로 유지함이 이치의 변화와 같겠는가.
나라의 운이 임진년(1592)과 계사년(1593) 강을 건너는 날에 기울어졌고, 국민의 정이 갑오년(1894)과 을미년(1895) 약탈하는 해에 요동쳤다. 이 산이 비록 바닷가 궁벽한 산에 있어 깊은 골짜기와 둘러싼 산기슭이 많지만 어찌 홀로 백납白衲(승려)이 머물 뿐이겠는가. 황건黃巾(도적)이 기대앉기에 가장 알맞다.
융희隆熙 2년 무신년(1908) 봄에 지방이 점차 탁해져서 의도義徒(의병)가 창궐하여 부근의 떠돌이 백성들이 장대를 들고 모여들었다. 지역의 우두머리들이 위세를 따라 응하여, 초야에 몸을 숨긴 채 음식을 구하여 목숨을 보존하기도 하고 담 밖에서 자취를 숨겨 포를 거두고(收炮) 재물을 약탈하기도 하였다. 공적인 일을 빌미로 사적인 이득을 취하며 공갈하고 위협하였다. 4월 18일 석양이 되자, 본면(송광면) 대곡大谷 분대소分隊所의 일본 병사 수십 인이 처음에 진촌津村으로부터 갓고개(冠峙)를 거쳐 염불암念佛庵의 옛터에 오르니, 가로지른 길은 동암東菴 별당別堂 모퉁이로 바로 연결되었다. 즉시 불을 지르니, 거창한 한 암자가 순식간에 소진되었다. 돌이켜 보조암에 이르러 똑같이 불을 질렀다. 굉장한 범우梵宇(사찰)가 결국 화재의 변을 당했다. 하늘인가, 사람인가, 참인가, 꿈인가. 진실로 이해할 수 없도다.
부처님이 말씀하시길, 염불하고 불경을 보는 이들은 선신善神이 호위하고 장애가 소멸된다고 하셨으니, 책자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두 암자로 보자면 하나는 선방이고 하나는 강당인데, 삼재 변란이 다른 경계보다 먼저 범하였으니, 천룡이 노하고 지력地力이 쇠퇴한 것인가. 겁파刼波가 씻고 비람풍이 불었던 것인가. 아, 아!


012_0701_c_01L八日回祿

012_0701_c_02L
觀夫世界之起滅速於壑舟國民之存
012_0701_c_03L輕乎空縷刼波所流朝變而夕改
012_0701_c_04L藍風所擊東亂而西飛況乎人力之維
012_0701_c_05L奈若理數之遷變國祚俄傾於壬癸
012_0701_c_06L龍巳渡江之日民情旣動於甲乙馬羊
012_0701_c_07L討掠之年玆山雖在海甸窮峡多作幽
012_0701_c_08L谷環麓豈獨白衲之捿息最宜黃巾之
012_0701_c_09L隱几隆熙二年戊申春地方漸濁
012_0701_c_10L徒倡蹶附近遊民揭竿而嘯聚域內
012_0701_c_11L魁酋望風而響應或潛身草裡討飯
012_0701_c_12L而保命或隱迹墻外收炮而掠財
012_0701_c_13L公營私恐喝威脇以至四月十八日夕
012_0701_c_14L本面大谷分隊所日兵數十人初自
012_0701_c_15L津村路由冠峙仍登念佛庵舊址橫路
012_0701_c_16L直接于東菴別堂隅卽爲冲火巨剏一
012_0701_c_17L頃刻燒燼回抵普庵併冲火燹
012_0701_c_18L壯梵宇卒當鬱攸之變天也人也
012_0701_c_19L也夢也耶固莫得而思議也佛氏所謂
012_0701_c_20L念佛看經者善神衛護災障消磨云者
012_0701_c_21L昭著方册而至於兩菴一是禪室
012_0701_c_22L曰講堂也而三災之變先犯於凡境者
012_0701_c_23L以其天龍怒而地力衰耶刼波洗而藍
012_0701_c_24L風吹去歟嗚呼嗚呼

012_0702_a_01L昔年佛鼓與經鍾  예전의 불고佛鼓와 경종經鍾이
從此不鳴寂莫洲  이제 적막한 물가에 울리지 않겠네
今朝策杖因懷古  오늘 아침 석장 짚고 옛일 회상하니
一曲殷歌正感愁  한 곡조 슬픈 노래가 정녕 쓸쓸하구나
일본으로 돌아가는 등원삼목남을 송별하는 서문경술년(1910) 가을(送藤原三木男歸日本序庚戌秋)
가면 돌아오지 않음이 없는 것이 천지의 조화造化이고, 움직이면 고요해지지 않음이 없는 것이 이치의 공덕입니다. 고요히 움직이지 않고 돌아와서 가지 않는다면 어찌 조화의 공덕을 보겠습니까. 그러므로 능히 가서 돌아오고 움직여서 고요한 연후에 절로 생성의 묘함이 있습니다.
이제 등원藤原 공公은 일본의 높은 가문이요 동경의 귀족으로, 뜻은 파란 구름을 능가하여 능히 바다의 붕새748) 여정을 뛰어넘고, 기질은 백업白業(선업)에 절실하여 발해渤海 거북이749)의 상서로움을 도모할 만합니다. 재주는 신이한 교화를 겸하고 언설은 묘한 덕을 함축하며, 기감機感750)이 서로 투합하고 기러기 갈 길(鴈路)이 절로 열립니다. 시절 인연이 이미 익었으니 등용문(龍門)을 기대할 만합니다.
융희隆熙 3년(1909) 1월 8일 역말을 타고 본교本校에 이르러, 본월 10일에 제물을 차려 학연學宴을 개최하니, 지혜의 창(慧鋒)을 휘두를 때 눈먼 이들이 빛을 얻고, 날카로운 혀를 내두르는 곳에 귀 어둔 이들이 절로 총명해졌습니다. 몽매한 자로 하여금 눈을 비비고 자리에 올라가게 하시고, 혹 노둔한 이로 하여금 귀를 기울여 출석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쉬는 여름(休夏)이 되었는데 문득 귀국을 청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힘들게 자리에 가서는 석별의 글을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귀공貴公께서는 몸이 붕새의 길에 올라 부요扶搖(회오리바람)를 끼고 본댁에 도달하시고, 발은 용선龍船을 밟고 철륜鐵輪(기차)을 움직여 편히 실지實地에 도달하소서. 감에 어려움이 없으니 돌아옴이 어찌 쉽지 않겠습니까. 풍륜風輪751)이 저기에 있는데 누가 층암절벽의 육지 여정을 꺼릴 것이며, 기선이 뜨니 교룡과 고래의 파도치는 바다를 꺼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왕복하여 애타게 우러르는 정을 풀어 주시고, 이와 같이 동정動靜을 아시니 속히 경제經濟 방책을 마련하소서.

012_0702_a_01L
昔年佛鼓與經鍾從此不鳴寂莫洲

012_0702_a_02L今朝策杖因懷古一曲殷歌正感愁

012_0702_a_03L

012_0702_a_04L送藤原三木男歸日本序庚戌秋

012_0702_a_05L
無往不復天地之造化無動不靜
012_0702_a_06L數之功德唯靜不動唯復不往安能
012_0702_a_07L見造化之功德哉是故能往復能動靜
012_0702_a_08L然後自有生成之妙歟今藤原公
012_0702_a_09L域高門東京貴族志凌靑雲能超
012_0702_a_10L滄溟之鵬程氣切白業可圖渤海之龜
012_0702_a_11L才兼神化舌含妙德機感相投
012_0702_a_12L路自闢時緣旣熟龍門可期隆熙三
012_0702_a_13L年一月八日乘傳而至本校本月十日
012_0702_a_14L設奠而開學宴慧鋒揮時盲者得光
012_0702_a_15L利舌搖處聾者自聦使阿蒙括目而陞
012_0702_a_16L或魯鈍側耳而出席卒當休夏
012_0702_a_17L聞歸國之請克服臨行更寫惜別之句
012_0702_a_18L唯冀貴公身騰鵬路挾扶搖而得達本
012_0702_a_19L足跨龍𦨍駕鐵輪而安到實地
012_0702_a_20L旣無難復何不易風輪在彼誰畏層
012_0702_a_21L嶺疊巒之陸程滊船自泛不憚蛟浪
012_0702_a_22L鯨波之海門如是往復能解渴仰之情
012_0702_a_23L知是動靜速設經濟之方

012_0702_b_01L
종무원이 조동종에 붙는다는 소식을 듣고 스스로 반대하는 설을 쓰다신해년(1911) 겨울752)(聞宗務院付屬曺洞宗自題反對說辛亥冬)
진나라 역사에 이르길, 천하의 병기를 거두어 녹여서 종(鍾鐻)을 만들고, 백가百家753)의 책들을 모아 불태워 잿더미로 만들었다고 한다. 여呂를 영嬴으로 바꾸고754) 스스로 시황제始皇帝라고 칭한 이는 진나라 왕 정政755)이다. 강동江東 자제 8천 인을 이끌고 강을 건너 서쪽으로 가서 의제義帝를 상강湘江에서 시해하고 스스로 초패왕楚伯王이라 칭한 것은 항적項籍이다. 지금 국내 승려들의 동산動產을 거두어 종무원756)을 설치하고 사찰의 부동산을 기록하여 모아서 문구文具로 삼아 풍속을 바꾼다고 하며, 도총무都㧾務라 칭하는 이는 김현암金玄庵757)이다. 조선 승려 6천 인을 대신하여 강을 건너 동쪽으로 가서 조동종에 임제종을 부속시키고 대종정大宗正이라 칭하는 이는 이회광李晦光758)이다.
정 같은 영웅도 2대에 사직이 끊어지고 용맹한 장수 항적도 눈앞에서 천하를 잃었거늘 하물며 김씨의 영웅다움은 진나라 정에 못 미치고 이씨의 용맹 또한 항적에게 미치지 못하니, 정처럼 제사가 끊어지길 바라지 않고 항적처럼 나라를 잃지 않으려 한들 가능하겠는가. 의제義帝를 시해한 죄가 천하에 밝게 드러나 대역죄의 오명이 전역에 비릿하게 퍼졌다. 그래서 유방劉邦이 먼저 주창하여 삼하三河 사람들을 이끌고 하남河南 장수들을 일으켜 8년 동안 경쟁하여 천하 대적을 드러내어 무찌르니, 역사가가 이르길 명분이 바르고 이치가 순조롭다고 하였다.
이제 임제종의 적통이 인도와 중국으로부터 와서 2천 년 동안 대대로 이어졌거늘 감히 자신이 조동종 지파에 팔아 속하게 하고, 스스로 종무에 힘쓰고 가르침을 펼치며 사찰을 보호하고 승려를 보호한다고 한다. 종무에 힘쓴다고 했는데 어찌 반드시 종파를 바꾸어야 하는가. 원래 동일한 불조佛祖의 종교이거늘 어찌 특별히 본래 종파를 바꾸어 지엽적인 가르침을 펼치는가. 미혹됨이 심하다. 서울의 위세를 믿고 정치의 위협적인 권리에 기대어 진나라와 항적의 대역을 지으니,

012_0702_b_01L• 聞宗務院付屬曺洞宗自題反對說
012_0702_b_02L辛亥冬

012_0702_b_03L
秦史云收天下兵銷爲鍾鐻會百家
012_0702_b_04L焚爲土塊以呂易嬴自稱始皇帝
012_0702_b_05L秦王政是也卛江東子弟八千人
012_0702_b_06L渡江而西弑義帝於湘江自稱楚伯王
012_0702_b_07L項籍是也今收國內僧侶之動產
012_0702_b_08L設爲宗院籍寺刹不動之產聚爲文具
012_0702_b_09L以風易俗稱爲都㧾務者金玄庵是也
012_0702_b_10L代朝鮮僧侶六千人渡江而東附臨濟
012_0702_b_11L於曺洞稱爲大宗正者李晦光是也
012_0702_b_12L以其政之英雄二世絕社稷籍之勇將
012_0702_b_13L目下失天下況金雄不及秦政李勇亦
012_0702_b_14L不及項籍雖欲無政之絕祀籍之失國
012_0702_b_15L安可得乎以其弑帝之罪昭著於天下
012_0702_b_16L大逆之名腥布於域中劉邦首倡
012_0702_b_17L三河之士起河南之將八年競爭
012_0702_b_18L戮天下之大賊史氏之所謂名正義順
012_0702_b_19L今以臨濟嫡脉自來竺華二千年之久
012_0702_b_20L歷代嫡宗敢自販屬於曺洞枝派自稱
012_0702_b_21L務宗布敎保寺護僧旣曰務宗何必
012_0702_b_22L易宗可乎原是一佛祖宗敎何特易
012_0702_b_23L本宗而布枝敎也甚之惑矣能恃京
012_0702_b_24L洛之威勢竊憑政治之脅權忽作秦項

012_0702_c_01L소리를 삼키고 이빨을 머금고자 해도 격절한 정성을 이기지 못해 의로운 진열을 스스로 일으키노라.
우러러 바라건대, 석덕碩德은 모두 헤아리시어 이 전남 한 골짜기로 하여금 그냥 두어 관할하지 않게 하고, 해외 동포께서도 대역의 구덩이에 빠지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천만 공경히 바라나이다.
『선문증정록』을 인쇄하기 위해 베껴 쓰고 난 후의 발문계축년(1913) 3월(禪門證正錄印刷次書寫後跋癸丑三月日)
선禪이란 부처님의 마음이다. 마음이란 사람의 본성(性)이다. 이것을 깨달으면 부처님이 되고, 이것에 미혹하면 사람이 된다. 미혹과 깨달음이 다르지만 마음과 본성은 하나다. 석가세존께서 이것을 가섭迦葉에게 전하시고 이름을 ‘정법안장正法眼藏’759)이라 하였고, 달마는 이것을 혜가慧可에게 전하고 이름을 ‘제불법인諸佛法印’이라 하였다. 이 또한 이름은 다르나 실체는 하나다. 육조六祖(혜능) 이후 다섯 분파로 나뉘어 전하는데 그 적통을 이은 것이 ‘임제臨濟’이니, 임제는 선문禪門 삼구三句760)의 비조이다. 도처의 중생(兒孫)들이 이 삼구를 가지고 염롱拈弄761)하지 않음이 없다. 해동의 후학이 염송拈頌을 모으거나762) 설화說話를 찬술하니,763) 이것은 종파를 뛰어넘은 특별한 안목을 지닌 이들이 아님이 없다.
조계산은 바다 밖 편벽된 곳인데 우담優曇764) 선사가 있어, 그 종지를 얻고 안목에 통달하여, 조선의 안목 있는 이들을 자못 놀라게 했다. 가르침의 바다(敎海)에서 칼을 놀리고 선유禪乳의 맛을 완상하며 은밀한 뜻을 찾으니 완연히 한 잔의 과일즙 같고, 잘못된 부분을 증명하니 원효와 의상에 비견할 만하다. 이에 선종禪宗의 문단을 섭렵하여 삼전이선三傳二禪의 죽이고 살리는 문구765) 등의 말을 채집하였고, 간혹 별도로 해석하여 새롭게 듣는 것도 있다. 조사의 글과 옛 해석을 인용하여 변증하기도 해서, 근원을 맑게 하고 이름을 바르게 하니, 비유하여 극에 이르게 하고 근본을 찾아 통달하게 한다. 원래의 기록이 해석들과 함께 꼭 들어맞아,

012_0702_c_01L之大逆擬欲呑聲含齒不勝激切血
012_0702_c_02L自倡陳列之義擧仰冀碩德僉垂
012_0702_c_03L照亮俾此全南一曲置之不管至於
012_0702_c_04L海外同胞期不入大逆之坑千萬敬要

012_0702_c_05L

012_0702_c_06L禪門證正錄印刷次書寫後跋癸丑
012_0702_c_07L三月日

012_0702_c_08L
禪者佛之心心者人之性悟此之爲
012_0702_c_09L迷此之爲人迷悟雖殊心性一也
012_0702_c_10L釋尊以是而傳之迦葉其名曰正法眼
012_0702_c_11L達摩以是而傳之慧可其名曰諸佛
012_0702_c_12L法印此亦名異而體一也六祖以下五
012_0702_c_13L派分傳而其嫡傳者曰臨濟臨濟卽禪
012_0702_c_14L門三句之鼻祖也遍地兒孫莫不由此
012_0702_c_15L三句而拈弄海東後學或集拈頌
012_0702_c_16L撰說話此莫非超宗異目之徒也曺溪
012_0702_c_17L卽海外偏方有優曇禪師得其宗
012_0702_c_18L其目者頗駭域中之眼目而游刃於敎
012_0702_c_19L玩味於禪乳探隱搜密完如杯汴
012_0702_c_20L理亂證誤比肩曉湘爰涉禪宗文苑
012_0702_c_21L採集三傳二禪殺活文句等語或有別
012_0702_c_22L解新聞者便引祖文古釋而卞正之
012_0702_c_23L使其源而淸之名而正之喩而極之
012_0702_c_24L本而達之與其元錄釋錄若合符契

012_0703_a_01L선문의 명칭과 비유의 본말, 불조의 전수한 원류들이 환하게 눈앞에 보이게 되었으니 가히 선학禪學의 보감寶鑑이라 하겠다.
이것이 혹시 사라질까 봐 걱정되어 문재門財(문파의 재물)를 사용하여 인쇄해서 공적으로 보고 들을 수 있게 한다. 여러 대덕들께서는 부처님 마음과 사람의 본성을 특별히 증명하시고, 이로 말미암아 천겁千劫 후에도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보살계를 받는 첩(受菩薩戒牒)
삼업三業766)은 본래 청정하나 외경外境 때문에 아울러 일어나고, 칠중七衆767)은 원래 공한데 내심內心을 잊어 함께 나열된다. 원래 공하니 필시 지위 계급이 없고, 본래 청정하니 어찌 감응하는 기연機緣이 있겠는가. 중생과 부처는 근원이 동일하고, 사물과 나 또한 같은 것이다. 그러나 범인을 녹여 성인으로 단련하는 데는 선정과 지혜가 으뜸이 되고, 선정으로 인해 지혜를 발현하는 데는 계율(戒法)이 최고다. 그래서 세존께서 방편의 빗장을 크게 여시고 평등한 법문을 널리 설하실 때 비구의 사분율四分律을 친히 만드시고 보살의 범망계梵網戒를 특별히 선포하셨다. 인因이 과해果海를 갖춤은 연꽃이 곧 열매(果)인 것과 같고, 과果가 인원因源에 통함은 암마菴摩768)가 인因을 닦음과 같다.
보살계를 받는 것은 곧 제불諸佛의 지위에 들어가는 것이다. 33대에 전하여 등불과 등불이 서로 불타고 다섯 분파로 나뉘어 정병과 정병이 서로 부어 주었는데, 해동 총림叢林에 이르러서는 매달린 실처럼 은미한 비결만 지키고 있었다. 이에 대은 율사大隱律師769)가 광명의 계상戒相을 간절히 구하니 동방의 계림戒林이 초의草衣770)에게서 향기로워지고, 접역鰈域(조선)의 선파禪波가 범해梵海771)에게서 거듭 맑아졌다. 세 단의 계戒를 펼치니 삼업이 절로 맑아지고, 칠차죄七遮罪772)를 제압하니 칠중이 함께 조복한다.
이제 아무개 사찰 금강계단에서 계율에 따라 결계하고 보배로운 계를 펼치니, 안으로 제자 아무개 등은 본 단壇에 참여하여 3단의 보살대계를 받는다. 바라건대 대덕들은

012_0703_a_01L禪門之名喩本末佛祖之傳授源流
012_0703_a_02L然在目可謂禪學之寶鑑也恐或泯其
012_0703_a_03L烏有費門財而印刷以公見聞唯諸方
012_0703_a_04L大德特證乎佛心人性賴此而不滅於
012_0703_a_05L千刼之下云尒

012_0703_a_06L

012_0703_a_07L• 受菩薩戒牒

012_0703_a_08L
三業本淨因外境而並興七衆元空
012_0703_a_09L忘內心而齊列元空兮必無地位階級
012_0703_a_10L本淨兮安有機緣感應生佛以之同源
012_0703_a_11L物我亦是一則然而鎔凡鍜聖定慧居
012_0703_a_12L因定發慧戒法爲最所以世尊大
012_0703_a_13L開方便之關鍵普說平等之法門親制
012_0703_a_14L四分比丘之儀特宣梵網菩薩之戒
012_0703_a_15L該果海猶蓮花之卽果果徹因源
012_0703_a_16L菴摩之修因受菩薩戒者卽入諸佛位
012_0703_a_17L傳之卅三燈燈相燃分之五派瓶瓶
012_0703_a_18L相注至于海東叢林只守懸絲之隱讖
012_0703_a_19L爰有大隱律師懇乞光明之戒相東方
012_0703_a_20L戒林芬芳於草衣鰈域禪波重淸於
012_0703_a_21L梵海演三壇戒而三業自淨制七遮
012_0703_a_22L而七衆并調今於某寺金剛戒壇
012_0703_a_23L律結界開演寶戒內有弟子某人云云
012_0703_a_24L叅于本壇仍受三壇菩薩大戒願諸大

012_0703_b_01L스스로 큰 계를 받아 여법如法하게 행지行持하고 되풀이하여 교화하고 인도하여 대승 계율의 힘을 받아 현생에 보살위에 오르고 앞으로 불과佛果를 이루시라.
모년 모월 모일.
벌목 축문2월 6일伐木祝文二月六日
숲을 주관하는 신중神衆과 나무에 붙은 정령과 오행五行의 제령諸靈들은 각기 신이를 내어 이 정성(丹誠)을 비추소서. 큰 건물을 중창하기 위해 재목(杞材)을 사용하려고 큰 소나무와 울창한 나무들을 베어 내야 하므로 소청召請을 폅니다. 따로 늙은 회나무를 정하고 향기로운 양식을 특별히 마련하여 여기에 봉안하니, 한 대청에 구름처럼 모여 이 음식을 흠향하소서.
오직 이 한 장소는 온갖 장애가 소멸하고, 우리 사찰에는 많은 복을 내리소서. 귀신이 붙들고 보호하여 거창한 일을 잘 이루게 하시고, 오행의 신명들은 편히 머물러 움직이지 마소서. 여러 음식을 엄숙히 갖추고 삼가 맑은 술을 드리며 엎드려 바라건대 흠향하소서.
건물 부수는 축문2월 5일(破屋祝文二月五日)
구름 속으로 솟은 누각과 큰 신이 있는 가람伽藍(사찰)이 불상을 보호하고 탑을 보호하며 계를 보호하고 사람을 보호하는데, 세월을 여러 번 지나니 겁파劫波에 먼지가 날려 가옥은 늙고 사물은 무너졌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인연을 빌려 바꾸는 것이 도리이므로 옛것을 바꾸어 새 것을 따르려 합니다. 그래서 곡일穀日773)을 가리고 정결한 이웃을 별도로 택하여 존령尊靈을 옮기고자 하오니, 분노하지 말고 평상에 편히 계시옵소서.
정성껏 음식(糜粻)을 정결히 마련하오니, 이 정단淨壇(제단)에 강림하시어 흠향하소서. 우리가 짓는 일에 상서로움을 내리시고 장애를 소멸해 주소서. 우리 일꾼들에게 경사가 많고 재앙은 없게 하소서. 삼가 몇 가지 음식을 드리오니 엎드려 바라건대 흠향(尙嚮)하소서.

012_0703_b_01L自受大戒如法行持展轉化導
012_0703_b_02L受大乘戒力現登菩薩位當成佛果者
012_0703_b_03L云云年月日云云

012_0703_b_04L

012_0703_b_05L• 伐木祝文二月六日 [35]

012_0703_b_06L
主林神衆附木精靈兼及五行諸靈
012_0703_b_07L等衆各放神異照斯丹誠重剏大
012_0703_b_08L爰庸杞材長松鬱木无不斫伐
012_0703_b_09L故伸召請別㝎老檜特設香粻
012_0703_b_10L安于玆雲會一堂赴欽斯奠唯此
012_0703_b_11L一局百障滅殄唯吾一寺萬祥幅
012_0703_b_12L神護鬼扶善就巨創五行神祇
012_0703_b_13L安住勿動嚴備庶羞謹以淸酌
012_0703_b_14L唯尙嚮

012_0703_b_15L

012_0703_b_16L破屋祝文二月五日

012_0703_b_17L
樓閣雲中伽藍大神護仸護塔
012_0703_b_18L戒護人累經星霜刼波飛塵屋老
012_0703_b_19L物壞必假因緣易之爲道改舊從
012_0703_b_20L故差糓日別擇淨隣移運尊靈
012_0703_b_21L勿怒安床庸諸丹衷精備麋粻
012_0703_b_22L此淨壇俯賜欽享唯我創事降祥
012_0703_b_23L消障唯我軍額多慶無殃謹以庶羞
012_0703_b_24L伏唯尙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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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운774) 화상의 문계 서문(霽雲和尙門禊序)
엎드려 듣자니, 물에는 파도 없는 물이 없고, 가지에는 뿌리 없는 가지가 없다고 한다. 싹을 잡아 뿌리를 알고, 흐름을 거슬러 갈래를 얻게 된다. 이로 말미암아 구담씨瞿曇氏775)가 자리를 나눔에 음광飮光(가섭)이 천축竺天(인도)의 뿌리가 되고 언우자齴齲子(달마)가 강을 건넘에 혜가惠可가 월방月邦(중국)776)의 갈래가 된다. 여섯 대에 홀로 전하여 정병으로 정병에 부어 석실石室777)에서 기방箕邦(조선)의 물결을 전하였고, 다섯 갈래로 나뉘니 등불로 등불을 이어 보우普愚가 신주神州778)의 횃불을 이었다. 태고太古(보우)가 5세世 때 한 그루 부용芙蓉(영관靈觀)이 청허淸虛와 부휴浮休의 방당方塘779)을 덮어 주었고, 부휴가 6세 때 열 길 풍암楓岩(세찰世察)이 묵암默庵780)과 벽담碧潭781)의 둥근 정수리에 우뚝 빼어났다. 모두 법에 대한 견해가 고명하고 지혜의 눈이 밝았다.
이 제운 화상은 벽당碧堂(벽담)의 사형이요 묵사默師(묵암)의 사제로서 법부法父의 무딘 도끼(鈯斧)를 가지고 가풍을 다스리고, 형제의 집게와 망치에 기대어 소굴(窠窟, 집착)을 깨뜨렸다. 그래서 겁우刼雨가 복숭아 들판에서 개니 교룡과 고래의 검은 구슬(驪珠)이 빛나고, 자애로운 구름이 소나무 고개에 퍼지니 뭇 범과 사자ㆍ봉황 같은 영웅이 고무된다. 한 구름이 빽빽이 퍼지니 문정門庭이 융성하고, 만물을 두루 적시니 후손(法胤)들이 혁혁하다. 돈독하게 결사結社하여 무념無念의 가르침을 일으키고, 동전 모아 계 만들어(修契) 조사를 닮은 덕을 송축한다. 스승과 제자 및 동문형제 간에 가지마다 뽕나무 밭(桑田)에서 꽃을 피우고, 형제와 조카 및 손자들이 물결마다 접수鰈水(조선)에서 깊고 깊도다.
아아, 일은 이미 십 년을 경과하였는데 문장은 한마디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굳이 청하는 탓에 끈질기게 사양하니 철주掣肘782)한 듯한 글씨가 부끄럽고, 사양하지 못해 붓을 적시니 썩은 붓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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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703_c_02L霽雲和尙門禊序

012_0703_c_03L
伏聞水無無派之水枝無無根之枝
012_0703_c_04L苗而識根沂流而得派由是瞿曇氏
012_0703_c_05L分座飮光爲竺天之根齴齲子渡江
012_0703_c_06L惠可作月邦之派六代單傳以瓶注
012_0703_c_07L石室傳箕邦之波五派分流
012_0703_c_08L燈燃燈普愚續神州之炬太古五世
012_0703_c_09L一樹芙蓉覆蔭於淸虛浮休之方塘
012_0703_c_10L休六傳十丈楓岩挺特於默庵碧潭
012_0703_c_11L之圓頂盡是法見高峻智眼朗明
012_0703_c_12L此霽雲和上碧堂之兄默師之弟
012_0703_c_13L法父之鈯斧葺理家風憑兄弟之鉗
012_0703_c_14L撞破窠窟所以刼雨霽於桃野
012_0703_c_15L龍鯨魚之驪珠璿芳慈雲布於松岑
012_0703_c_16L虎獅鳳之英傑鼓舞一雲密布門庭
012_0703_c_17L隆隆萬物普沾法胤赫赫結社篤
012_0703_c_18L爰起無念之訓修契聚銅載頌
012_0703_c_19L克肖之德師資叔伯枝枝敷榮於桑
012_0703_c_20L兄弟侄孫波波淵深於鰈水
012_0703_c_21L事已經於十載文未成於一言
012_0703_c_22L固請而膠讓書慚掣肘辭不獲而染
012_0703_c_23L詞恧腐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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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계루를 중수하는 데 크게 시주한 이에 대한 작은 기록7월 7일(枕溪樓重修大施主小記七月七日)
단씨檀氏(시주)가 보시하여 황금 밭에 복을 심는 것은 시기의 적막適莫783)에 따르니 왜 그러한가. 인연의 있고 없음이 매여 있기 때문이다. 인연 없이도 열심히 구하는 것은 법중왕法中王이요 인연 있어도 더욱 아끼는 것은 수전노이다. 세상에는 인연 없이 열심히 구하는 이가 몇 사람 되지 않는다.
지금 하동 고동골(螺洞)에 사는 한씨韓氏는 방장方丈(지리산)으로부터 인연을 만나 보시하고 싶었으나 인연의 시기가 맞지 않았다. 이 산에 옮겨 왔는데 마침 이 누각을 중수하게 되니 저절로 기쁘게 보시하였다. 가히 “마침 온 것은 선생께서 때를 만남이다.(適來夫子時)”784)라고 할 만하다. 저 수전노에 비교하면 차이가 또한 얼마만 한가. 이러한 까닭에 인연 없이 열심히 구하는 이는 법중法中의 왕이라 한 것이다. 시주(檀氏)의 공적 같은 경우는 천 년 이어질 조계산(溪山)의 영원히 봄날인 송광松光785)이리니 그저 여기 나열한다.
갑신조합 취지 서문임자년(1912) 10월 그믐(甲申組合趣旨序壬子十月晦日)
재물이란 세계의 보물인데 안팎의 다름이 있으니 ‘사람’과 ‘사물’이다. 세계가 처음 나뉠 때에 맑아서 뜬 것은 하늘이고 탁해서 가라앉은 것은 땅이요 그 사이에 있는 것이 인물人物이다. 세계가 있고 인물이 없으면 빈 껍데기라 하겠고, 인물이 있으나 세계가 없으면 나체라 하겠다. 이렇게 보자면 세계가 보물로 삼는 것은 필시 사람과 사물이다. 사물 또한 사람이 없으면 그 보배 됨을 얻기 어렵다. 사람 또한 사물이 없으면 역시 그 보배 되기를 보존하기 어렵다. 사람과 사물의 보배 됨이 어찌 그저 그러하겠는가.
지금 조계산 법려法侶(도반)의 이 거사는 사물이 세계의 보배 됨을 일찍 알아서 동일한 나이(一甲)의 사람들을 조직하여 수십 전錢을 모아 그 이름을

012_0704_a_01L• 枕溪樓重修大施主小記七月七日

012_0704_a_02L
夫檀氏之捨施種福於金田者幹時
012_0704_a_03L之適莫何也蓋緣之有無所以繫
012_0704_a_04L無緣以勤求者法中之王有緣
012_0704_a_05L以彌慳者守錢之虜也世有無緣而
012_0704_a_06L勤求者又幾人也今河東之螺洞居
012_0704_a_07L韓氏草自方丈欲遇緣捨施而緣
012_0704_a_08L時之不適也轉到玆山適斯樓之營
012_0704_a_09L油然而喜施可謂適來夫子時
012_0704_a_10L彼守錢虜相去又幾何是故以 [36] 緣勤求
012_0704_a_11L法中之王也若夫檀氏之功
012_0704_a_12L秋溪山長春松光只列于左

012_0704_a_13L

012_0704_a_14L甲申組合趣旨序壬子十月晦日

012_0704_a_15L
財者世界之寶而有內外之異曰人
012_0704_a_16L與物也世界之肇判淸而浮者
012_0704_a_17L而沈者間於中者人物也有世界
012_0704_a_18L而無人物可謂空殻有人物而無世界
012_0704_a_19L可謂裸形以是觀之世界之所以爲寶
012_0704_a_20L必人與物也物亦無人難得其爲
012_0704_a_21L寶也人亦無物亦難得乎保其爲寶也
012_0704_a_22L人與物之所爲寶者豈徒然哉今曹溪
012_0704_a_23L法侶之是擧也早知物之爲世界之寶
012_0704_a_24L組一甲之人合十數之錢其名曰

012_0704_b_01L‘갑신조합’이라 하였다.
갑甲부터 계癸에 이르기까지 갑목甲木이 계수癸水의 윤택함을 얻고, 신申에서 사巳까지 신금申金이 사화巳火의 단련을 만나니, 윤택하면 만물이 자연히 자라나 성숙하고 단련하면 여러 마음이 반드시 모여서 결실을 맺는다. 원금과 이자(子母)가 같이 증식하니 넘실대는 화천貨泉786)에서 목욕하길 기대하고, 형제가 서로 양보하니 부드러운(習習) 독풍篤風787)을 볼 수 있다. 인물이 함께 번성하여 안팎이 도우니, 그러면 세계의 이른바 보배라는 것은 인물이 아니면 무엇인가. 인물의 이름이라는 것은 재보財寶가 아니면 무엇인가. 그대들은 각기 보배를 보배로 여기고 각기 앎을 알아서 세계에 우뚝 서서 빈 껍데기가 되지 말게 할지어다.
애동계 서문(愛同契序)
널리 사랑함을 인仁이라 하고, 크게 같음을 의義라 한다. 인의에 도달하게 하는 것을 자선이라 한다. 이것을 투구와 갑옷으로 삼은 것은 불교요 이것으로 실행하는 것은 유교이다. 인간(生民)이 세상에 드러난 이후로 두 성인의 큰 도를 배우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도달할 수 있는 자가 혹 있고, 배워도 도달하지 못하는 자도 또 있다. 도달하거나 못하는 것은 근기의 깊고 얕음에 있지, 도의 멀고 가까움에 있지 않은 것은 분명하고 명확하다. 지금 ‘애동愛同’이라는 것은 널리 사랑하고 크게 같다는 것이다. 인의의 넓음은 법계를 두루 하여 미치지 못하는 곳이 없고, 자선의 큼은 허공(空界)과 같아서 도달하지 못하는 곳이 없다. 모든 세계와 빈 허공이 사랑의 범위가 되니 불교와 유교를 논하지 않는다. 애동의 형제들은 개인의 실행에 있어서 자선 아님이 없고, 투구와 갑옷 또한 자선 아님이 없다.

012_0704_b_01L甲申組合也自甲至癸甲木得癸水之
012_0704_b_02L閠澤自申至巳申金逢巳火之鍜鍊
012_0704_b_03L潤澤則萬物自然長養而成熟鍜鍊則
012_0704_b_04L衆心必也團體而結果子母并殂 [37] 期沐
012_0704_b_05L貨泉之滔滔弟兄相讓庶見篤風之習
012_0704_b_06L人物俱盛內外相藉然則世界之
012_0704_b_07L所謂寶者非人物而誰也人物之所爲
012_0704_b_08L名者非財寶而何也唯諸君各寶其
012_0704_b_09L各知其知立於世界而毋使空殻
012_0704_b_10L也夫

012_0704_b_11L

012_0704_b_12L愛同契序

012_0704_b_13L
博愛之謂仁大同之謂義也仁義之所
012_0704_b_14L以到達之爲之慈善以是而胄甲者
012_0704_b_15L以是而行履者儒也自生民之現
012_0704_b_16L於世未有不學於二聖之大道而然而
012_0704_b_17L能逮者或有之學而未逮者亦有之
012_0704_b_18L之能否在乎根之淺深不在道之遐邇
012_0704_b_19L章章明矣今之愛同者博而愛之
012_0704_b_20L大而同之仁義之所博徧法界而無所
012_0704_b_21L不到慈善之所大等空界而無所不達
012_0704_b_22L渾世界虛空界爲愛之範圍不論佛儒
012_0704_b_23L爲愛同之昆季以其個人之行履也
012_0704_b_24L非慈善胄甲也亦莫非慈善也以慈

012_0704_c_01L자선을 일제히 동포의 마음으로 삼으면 누가 경애하여 화동和同하지 않겠는가. 마음이 이미 자선하면 인의의 도는 저절로 전 세계에 일어나리니, 대동 박애의 형제들을 볼 수 있으리라.
장경전 유리 창문을 새로 만드는 기문계축년(1913) 7월 15일(藏經殿琉璃窓門新造記癸丑七月十五日)
우리 석사자釋獅子788)의 기원정사祗桓精舍는 수달須達 장자長者가 황금을 희사하여 창설한 것이고, 미륵존의 선주누각善住樓閣은 뇌도발제牢度跋提가 마니摩尼로 세운 것이다.789) 혹은 티끌재물(塵財)을 내고 혹은 법력法力에 의지하였으니, 이는 불교를 도와 법을 드날리려는 큰 원력願力에서 흘러나온 것이 아님이 없다.
지금 산사의 석덕碩德(고승) 한붕漢朋790) 선사는 심우心友의 선善한 싹과 붕사鵬師의 미묘한 말을 인연으로 하여 재물을 특별히 허락하고 법력을 크게 움직이니, 다섯 쌍의 유리 창문에 거의 60원圓을 들여 환하게 일신하였다. 그리하여 삼장三藏의 용루龍樓와 보각寶閣이 거듭 드러나고 삼보종찰의 장엄함이 최고를 표방하게 되었다.
아아, 여래의 응화應化791)가 2,940년이요 경전이 보관된 지가 145년이다. 발원하여 문을 수리하는 믿음의 힘이 있을지 누가 알았으리오? 이전의 수달 장자와 뇌도발제가 다시 온 것인가, 도솔천과 기원정사에서 출현한 것인가. 훗날 개안開眼792)하면 박수 치며 웃지 않겠는가.
환선정793) 불상 봉안식 취지서계축년(1913) 10월 2일(喚仙亭佛奉安式趣旨書癸丑十月二日)
법신法身은 형상이 없으나 중생을 위해 형상을 드러내셨고, 진리는 말이 없으나 방편으로 말을 펼쳤다. 말은 진리를 빌려야 펼쳐지니,

012_0704_c_01L善一齊爲同胞之心則誰無敬愛而和
012_0704_c_02L同哉心旣慈善則仁義之道油然
012_0704_c_03L興全世界庶見大同博愛之兄弟也夫

012_0704_c_04L

012_0704_c_05L藏經殿琉璃窓門新造記癸丑七月
012_0704_c_06L十五日

012_0704_c_07L
唯我釋獅子祗桓精舍須達長者擲黃
012_0704_c_08L金而剏設彌勒尊善住樓閣牢度跋提
012_0704_c_09L傾摩尼而建修或出塵財或賴法力
012_0704_c_10L是莫非助佛闡法大願力中流出也
012_0704_c_11L山之碩德漢朋禪師因心友之善芽
012_0704_c_12L鵬師之妙談特許塵財宏運法力
012_0704_c_13L雙之琉璃帳門近費六十圓而煥然一
012_0704_c_14L三藏之龍樓寶閣重現三宗刹之莊
012_0704_c_15L嚴甲榜嘻嘻如來應化也二九四十
012_0704_c_16L經卷藏鎭也一十五六歲誰知有
012_0704_c_17L發願修門之信力哉或前須達牢度之
012_0704_c_18L重來耶或從兜率祗桓而出現耶他日
012_0704_c_19L開眼無乃搏笑也否

012_0704_c_20L

012_0704_c_21L喚仙亭佛奉安式趣旨書癸丑十月
012_0704_c_22L二日

012_0704_c_23L
法身無相爲衆生而現相眞理無言
012_0704_c_24L因方便而宣言言必藉眞而宣言言眞

012_0705_a_01L말마다 진여와 일미一味이고, 형상은 법으로 인해 드러나니 형상마다 법성法性과 동체이다. 동체이니 형상이 곧 형상 없음이요, 일미이니 말이 또한 말 없음이다. 그래서 경전에 이르길, 만약 색으로 보고 소리로 구하면 부처를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색과 형상, 소리와 말로 진정한 형상을 보고자 하면 겁을 다하도록 보기 어렵다. 사위성舍衛城의 목상木像794)이 어찌 진정한 형체이겠는가? 우전왕(于闐)이 임시로 베푼 것이다. 비야毘耶가 말을 안 한 것이 어찌 실제 일이겠는가? 문수를 기다려 비로소 말한 것이다. 기회를 기다려 형상을 드러내니 달이 1천 강에 비침과 같고, 인연에 응하여 말을 하니 천둥이 만국에 진동함과 같다.
지금 봉안하는 것은 형상 없는데 형상을 드러냄이요, 말 없는데 말을 함이다. 그 형상은 32가지 상호795)를 모두 갖추었고 그 말은 49년 동안의 파란이 광활하다. 그 진정한 형상을 보면 신통한 천안天眼을 반드시 얻고, 그 지극한 말을 들으면 지혜로운 천이天耳를 결정코 증득하게 된다. 우러러 바라노니, 선남善男과 신녀信女들은 경전에서 말씀한 대로 색과 형상 바깥에서 참된 부처를 보고, 소리와 말 바깥에서 지극한 말을 들어야 한다.
다만 지금의 경사(慶幸)는 시절 인연이 도래한 것으로 봄에 꽃나무가 피는 것과 크게 같고, 운때(運機)가 펼쳐진 것으로 조수가 바다로 나아감과 동일하다. 이는 자연스레 그렇게 되지 않음이 없으니 누가 감히 억지로 하고자 해서 하는 것이겠는가. 우둔한 이가 지혜로운 이가 됨에 반드시 소리와 말을 빌려 참을 증명할 것이요, 범인이 성인이 됨에 어찌 형상을 보고 법을 깨닫는 데 방해되리오. 그렇다면 노란 꽃과 푸른 대나무는 법신의 진실한 형상 아님이 없고, 앵무새 소리와 제비 소리가 지극한 이치와 오묘한 말 아님이 없다. 아하하, 이것이 무엇인가.
관세음보살께 드리는 기도문본경전에 7일 상공796)(祈觀世音菩薩文本經殿七日上供)
시방十方의 도사導師797)이자 사생四生의 자애로운 아버지요 광대하고 영험하게 감응하시는 관세음보살께 우러러 아룁니다. 원통圓通798)의 문을 열고 큰 서원을 펼치고

012_0705_a_01L如一味相乃因法而現相相法性同體
012_0705_a_02L同體則相卽無相一味則言亦無言
012_0705_a_03L經云若以色見聲求不能見佛盖以色
012_0705_a_04L相聲言欲見眞像窮刼難能所以舍
012_0705_a_05L衛木像豈是眞形乃于闐之權設
012_0705_a_06L耶杜言豈是實事待文殊而方說
012_0705_a_07L機現相如月印千江應緣發言似雷
012_0705_a_08L動萬國今之奉安也卽無相而現相
012_0705_a_09L乃無言而發言其相也三十二相之殊
012_0705_a_10L好具足其言也四十九年之波瀾浩瀚
012_0705_a_11L見其眞相則必得天眼之神通聞其至
012_0705_a_12L則決證天耳之聰智仰翼善男信女
012_0705_a_13L如經所說見眞佛於色相之表聽至言
012_0705_a_14L於聲言之外但今之慶幸時緣所到
012_0705_a_15L大同春行花木運機所發一似潮進海
012_0705_a_16L是莫不自然而然矣孰能敢强爲而
012_0705_a_17L爲哉變愚成智必假聲言而證眞
012_0705_a_18L凡作聖何妨見相而得法然則黃花翠
012_0705_a_19L無非法身眞相鶯音燕語莫不至
012_0705_a_20L理妙言阿訶訶是甚摩

012_0705_a_21L

012_0705_a_22L• 祈觀世音菩薩文本經殿七日上供

012_0705_a_23L
仰啓十方導師四生慈父廣大靈感
012_0705_a_24L觀世音菩薩開圓通門發大誓願

012_0705_b_01L특별히 자비를 하사하여 밝은 살핌을 내리소서.
지금 이 아무개 보체保體799)는 다행히 불법을 만났으나 도심道心에 물들지 못하고 안팎의 경전에 대해 뜻을 깨우치지 못하여 그저 공문空門에 들어 혹시 헛되이 죽을까 염려하여, 마음을 씻고 피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려 정성을 바칩니다. 오직 바라건대 대성大聖께서 원통의 넓은 문(普門)으로 특별히 가피를 내리시고 밝은 빛을 펼치시어 내 심신을 비추소서. 감로수 병을 기울여 나의 정수리에 부으셔서 여러 세대의 원망을 씻어 버리고, 천생千生의 죄업을 세척하시어 심신이 청정하게 마장을 소거하소서. 낮이나 밤이나 신통이 밝게 펼쳐지고 앉으나 누우나 지혜가 총명하여, 일체 경서를 자연스레 기억하고 일체 이치(義理)를 자연스레 깨달아 큰 변재辯才(말솜씨)를 얻고 큰 지혜를 통하며, 긴 수명을 얻고 영원한 안락을 누리게 하소서. 참선하고 도를 배움에 마장이 없어, 무생인無生忍800)을 깨닫고 유루업有漏業801)을 뽑아 버려 사은四恩802)에 모두 보답하고 삼유三有803)를 고루 구제하여 법계 중생과 함께 지혜를 심기를 바랍니다.
청운 화상의 학계안 서문관음사에서(靑雲和尙學契案序在觀音寺)
공손히 생각건대, 부처와 조사가 주고받은 대의(大節)는 총림(叢木)의 방에서 자못 들었고, 스승과 제자가 전승한 동일한 풍모는 내수㮈樹의 정원804)에 이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특별한 일구一句는 석가세존의 아름다운 법식이고, 속수束脩 오정五釘805)은 공자가 남긴 규모이니, 내실을 인하여 밖으로 드러나고 정성이 쌓여 말을 하게 됩니다.
이제 청운 강백靑雲講伯은 덕의 뿌리를 이전에 심으셨으니 덕산德山의 아름다운 지경에 가지가 무성하고, 영험한 새싹이 현재 돋아나니 관음사의 학림學林에 기운이 모입니다. 주고받음에 근원을 얻으니 멀리 월조月祖806)의 심인心印807)을 잇고, 전승함에 근본이 있으니 가까이 진옹震翁808)의 교강敎綱을 앗을 만합니다. 지혜가 담무참曇無讖과 축법란竺法蘭809)보다 넓어 오교五敎810)의 법수法水에 가르침이 융화되고, 재주가 도안道安과 혜원慧遠811)을 뛰어넘어 삼승三乘의 빼어난 수레에 올라탔습니다.

012_0705_b_01L賜慈悲許垂朗鑑今此某人保體
012_0705_b_02L遇佛法不染道心內外經書章句未
012_0705_b_03L徒入空門恐或浪死洗心泣血
012_0705_b_04L首投誠唯願大聖圓通普門特賜加
012_0705_b_05L放光明燭照我身心傾甘露瓶
012_0705_b_06L我頂門蕩除累世㤪債洗滌千生罪業
012_0705_b_07L身心淸淨魔障消除晝夜之間神通
012_0705_b_08L朗發坐卧之際智慧聰明一切經書
012_0705_b_09L自然記憶一切義理自然明曉得大
012_0705_b_10L辯才通大智慧得長壽命享永安樂
012_0705_b_11L叅禪學道無諸魔障悟無生忍拔有
012_0705_b_12L漏業四恩摠報三有齊拔法界衆生
012_0705_b_13L同願種智

012_0705_b_14L

012_0705_b_15L靑雲和尙學契案序在觀音寺

012_0705_b_16L
恭唯佛祖授受之大節頗聞乎叢木之
012_0705_b_17L師子傳承之同風旣源於㮈樹之苑
012_0705_b_18L特地一句爰是釋尊之嘉模束脩五釘
012_0705_b_19L抑乃孔門之遺規因內實而顯外蘊衷
012_0705_b_20L誠而發言爾今靑雲講伯宿植德根
012_0705_b_21L枝茂德山之勝界現挺靈芽氣鍾觀音
012_0705_b_22L之學林受授得源遠繼月祖之心印
012_0705_b_23L傳承有本近奪震翁之敎綱智廓曇蘭
012_0705_b_24L敎融五敎之法水才超安遠乘驂三乘

012_0705_c_01L혜철국사慧徹國師812)의 도량에서 용의 발우를 얻어 청운의 깃발을 세웠고, 대화엄의 법계에서 코끼리 주미(象麈)를 휘두르며 백마가 싣고 온 경전813)을 문드러지게 맛보았습니다. 흐름을 거슬러 근원을 찾으니 임제臨濟는 40세 비조가 되고, 뿌리를 인하여 싹을 얻으니 청허淸虛의 16대 적손이 됩니다. 띠 풀을 잡아 머리를 덮어814) 지혜로운 앎으로 선동하고, 도끼를 세워 안막을 제거하여 지혜로운 힘을 드날립니다. 또한 일과 이치(事理)를 겸행하니 그 행동이 방편(權)과 진실을 겸하고, 자비와 엄격함을 아울러 거행하니 그 거행함이 맹렬하고 위엄 있었습니다. 번뇌(迷津)에서 법륜을 굴리니 종이 치기를 기다리고 거울처럼 피로를 잊고 물리지 않으며, 글방(黌海)에서 가르침의 그물을 펼치니 잉어가 용이 되고 곤어가 붕새 되어 스스로 옮아갔습니다. 개미가 사모하듯815) 골짜기에 가득하고 산에 그윽하며, 매가 변화하듯816) 깃을 펼쳐 오디를 먹었습니다.817) 이로부터 청평靑萍과 결록結祿818)이 설薛ㆍ변卞819)의 문하에서 가격을 정하고820) 녹이騄駬와 기기驥騏821)가 백락伯樂822)의 구유에서 발을 움직였습니다. 풀을 뽑아 (길을 내어) 풍모를 우러르는823) 선비가 남쪽에서 오고 서쪽에서 오며, 양식을 싸들고 짚신 신고 오는 무리들이 동에서 오고 북에 이르렀습니다. 빈 채로 와서는 가득 채워 돌아가니824) 광산匡山에서 바늘을 정련하는825) 것처럼 빛을 갈고, 실로 가서 비단으로 돌아오니 서천西川의 비단 세탁에서826) 모양을 이룹니다. 그래서 이에 정수를 얻어 파초를 감싼 믿음은 신광神光 법사에게 듣고,827) 속수束脩828) 취부聚趺의 정성은 또한 공자의 제자들을 본받았습니다. 규모와 조직은 장운張雲 옹翁의 첫 기회에 넘쳐 감촉되고, 문서와 책은 김선金善 공公의 마름질에서 두루 성취되었습니다.829)
나는 송석松石의 자갈이자 조계산(溪山)의 먼지 거품으로서,830) 재주는 보잘것없으나831) 고상한 스승이 주고받는 대의(大節)를 공경히 송축하고, 문장은 저력樗櫟832)과 같으나 많은 분들이 전승하는 동일한 풍모를 기쁘게 따릅니다. 그러나 석 자 길이의 입833)이 없으니 오직 한마디 간절한 부탁만 당부합니다. 금석金石과 포백布帛과 곡식과 동철銅鐵은 규정(典章)의 외모일 뿐이요, 예악禮樂과 형정刑政을 막론하고

012_0705_c_01L之逸車得龍鉢於徹國師之道場爰建
012_0705_c_02L靑雲之幢揮象塵於大華嚴之法界
012_0705_c_03L嚼白馬之經泝流討源臨濟爲四十世
012_0705_c_04L之鼻祖因根得苗淸虛後十六代之嫡
012_0705_c_05L把茅盖頭智解以之扇動竪錍括
012_0705_c_06L慧力以之風揚抑亦事理兼行
012_0705_c_07L行也載權載實慈嚴并擧其擧也
012_0705_c_08L猛能威轉法輪於迷津鍾待扣鏡忘疲
012_0705_c_09L而不厭張敎網於黌海鯉成龍鯤化鵬
012_0705_c_10L而自遷蟻慕兮彌谷而幽山鷹化者
012_0705_c_11L展翎而食椹自是靑萍結祿 [38] 定價於薛
012_0705_c_12L卞之門騄駬驥騏動趾於伯樂之櫪
012_0705_c_13L撥草櫛風之士從南而從西裹粮躡屩
012_0705_c_14L之徒自東而自北虛而徃實而復
012_0705_c_15L光於匡山之鍊針絲之歸錦之還
012_0705_c_16L樣於西川之濯錦故玆得髓裹蕉之信
012_0705_c_17L或聞於神光法師束脩聚趺之誠亦倣
012_0705_c_18L乎孔門弟子規矩組織濫觸於張雲翁
012_0705_c_19L之初機案帙成篇周就乎金善公之裁
012_0705_c_20L余卽松石瓦礫溪山塵漚才雖彫
012_0705_c_21L祗頌高師受授之大節文同樗櫟
012_0705_c_22L隨喜多士傳承之同風然而雖無三尺
012_0705_c_23L之喙長唯託一言之丁囑金石布帛
012_0705_c_24L穀米銅鐵但典章之外模也莫論禮樂

012_0706_a_01L믿음과 경건함과 공경과 정성이 자선慈善의 내실이니, 굳이 바라건대 오직 같은 마음으로 힘쓰시길.
대계첩 서문大戒牒序文
엎드려 듣자니, 각황씨覺皇氏(부처) 금구金口의 진리 말씀(眞詮)과 목차木叉834)의 떳떳한 가르침은 백겁 수행의 이전에 근원을 두고 온갖 꽃들이 떨어지는 즈음에 갈라지며, 상암象嵓 취령鷲嶺에서 흥성하고 녹원鹿園 용성龍城에서 넘쳐흘렀습니다. 진단震旦835)의 주고받음을 돌이켜 보건대 기록은 문헌에 있고, 접역鰈域(조선)의 전하는 말을 고찰하건대 또한 상세합니다. 정관貞觀 17년(643)836)에 자장 율사慈藏律師께서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시고837) 상원上元 3년에 진표 율사眞表律師께서 보안현普安縣에서 미륵불을 뵈었습니다.838) 금강계단金剛戒壇839) 그림을 받아 널리 중생을 구제하기도 하고, 옥게玉偈 대승계大乘戒를 받아 무궁하게 전파하기도 했습니다.840)
그러나 세대가 흘러 성현이 멀어지니 우리 불교의 대계大戒는 거의 땅에 떨어져서 납자衲子(승려)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우리 순조대왕 26년 병술년(1826) 납일臘日841)에 대은大隱 율사께서 칠불선원七佛禪院842)의 종주가 되어서는 이 계법戒法이 퇴색함을 개탄하여 그 스승 금담金潭 선사와 서원을 세워 단壇을 세우고 불전에 계율을 빌었습니다. 그러자 7일 5경更(새벽)에 한 줄기 서광이 아방亞房843) 전문殿門에 이르러 적시고 여러 향기와 상서로운 빛이 대은 율사의 정수리에 이어지니, 다함없는 계품戒品이 천둥을 귀에 댄 듯하였습니다. 이에 대은 율사가 이 일로 금담金潭 율사에게 전하고,844) 금담 율사는 초의草衣 율사에게 전하고 초의 율사는 범해梵海 율사에게 전하고 범해 율사는 제게 전하였습니다. 병으로 병에 부으니 금구의 진리 말씀이 근원이 있어 마르지 않고, 등불로 등불을 사르니 목차木叉의 떳떳한 가르침은 전파됨이 무궁합니다.
이제 아무 곳 아무 사찰에서 계율에 따라 결계하여 보배로운 계戒를 열어 펼치니

012_0706_a_01L刑政信敬恭誠唯慈善之內實則固
012_0706_a_02L願唯諸同情勉旃

012_0706_a_03L

012_0706_a_04L大戒牒序文

012_0706_a_05L
伏聞覺皇氏金口眞詮木叉彝訓源乎
012_0706_a_06L百刼修行之前派乎千花謝退之際
012_0706_a_07L洋於象嵓鷲嶺汗漫於鹿園龍城稽震
012_0706_a_08L旦之受授記在傳錄考鰈域之傳說
012_0706_a_09L亦可詳也貞觀十七年慈藏律師親
012_0706_a_10L見文殊於五臺山上元三載眞表律師
012_0706_a_11L奉覲彌勒於普安縣或受金剛戒壇圖
012_0706_a_12L普濟有衆或受玉偈大乘戒傳布無窮
012_0706_a_13L然而世降聖遠吾佛大戒幾墜乎地
012_0706_a_14L衲子病焉毉我純祖大王二十六年丙
012_0706_a_15L戌僧 [39] 臘日大隱律師爲七佛禪院宗主
012_0706_a_16L慨此戒法之頽綱與其師金潭禪師
012_0706_a_17L誓建壇乞戒佛前七日五更一道祥
012_0706_a_18L亘灌於啞 [40] 房之殿門衆香瑞色
012_0706_a_19L注乎大隱之頂骨無盡戒品如雷灌
012_0706_a_20L於是大隱律師以是而傳之金潭律
012_0706_a_21L師傳之草衣律師師傳之梵海律
012_0706_a_22L師傳之不佞以瓶注瓶金口眞
012_0706_a_23L有源不渴以燈燃燈木叉彝訓
012_0706_a_24L派無窮今於某地某寺依律結界

012_0706_b_01L안으로는 아무 나이의 제자 아무개가 본단本壇에 참여하여 대계를 공경히 받았습니다. 바라건대 대덕大德들께서는 이 계의 힘을 받아 보살위菩薩位를 현증現證하시고 불과佛果를 당래에 이루소서.
해남군 두륜산 대흥사 청신암 중수기정사년(1917) 봄(海南郡頭崙山大興寺淸神庵重修記丁巳春)
저 양의兩儀(천지) 사이의 삼라만상을 보건대 차고 비고 줄고 느는 가운데 이뤄지고 무너짐이 동일하다. 원림園林의 누관樓觀과 궁전宮殿으로 별처럼 늘어서 아름답게 보이는 것들은 그저 만물 가운데 개개의 사물이니 환주장엄幻住莊嚴845) 가운데 어찌 일어서고 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사찰은 신라의 고승 아도阿度846)께서 창건하였다. 거대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흥하고 무너지고 창건하고 보수한 자취들은 중관中觀의 기記847)와 다산茶山의 지誌848)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맑은 물과 수려한 산의 사계절 변화하는 아름다운 감상은 중부옹中孚翁849)과 환여수幻如叟850)의 맑은 담론에서 얻을 수 있으니 어찌 쓸데없이 덧붙이겠는가.
사찰의 곤坤 방향(북쪽)이요 시내의 태兌 방향(서향)에 청신암이 있다. 현재 고찰해 볼 글이 없는데, 사찰과 동시에 이뤄지고 무너짐이 몇 번이나 되는가. 뒤로 노을 봉우리에 의지하고 구름 낀 시내를 굽어보니 십 리에 걸친 맑은 내가 세차게 흐르며 뜰을 두르고, 아홉 굽이 긴 폭포가 우렁찬 소리의 물방울로 앞을 막아선다. 일문日門851)을 마주하면 정신이 확연히 맑아지니 이것이 청신암의 큰 광경인데, 암자가 오래도록 무너져 승려가 거처할 수 없으니 이 또한 줄고 느는 운수이런가. 암자에 주석하는 학운鶴雲 장로께서 평소 비증悲增852)으로 권행權行하시는데 오직 이것을 걱정하셨다. 그래서 대중에게 의논하지 않고 손수 단문檀門(시주)을 모으고 인부를 불러 날을 가려 을묘년(靑兎, 1915) 맹춘(1월)에 일을 감독하고 같은 해 초여름에 삼태기 흙을 부었다.853) ‘하루도 못 되어 경영하여 때에 맞추어 준공했다’854)고 할 만하다. 본채가 우뚝하고 곁채는 날개를 펼친 듯하여

012_0706_b_01L演寶戒內有弟子某人某齡叅于本壇
012_0706_b_02L欽受大戒願諸大德受此戒力現證
012_0706_b_03L菩薩位當成佛果者

012_0706_b_04L

012_0706_b_05L海南郡頭崙山大興寺淸神庵重修
012_0706_b_06L丁巳春

012_0706_b_07L
觀彼兩儀間森羅物同一成壞於盈縮
012_0706_b_08L消長之內如園林樓觀宮殿之星羅綺
012_0706_b_09L錯者只是萬數之若箇物也安得不起
012_0706_b_10L滅於幻住莊嚴中耶是寺也卽羅代高
012_0706_b_11L僧阿度所剏也宏傑巨麗之奇觀興廢
012_0706_b_12L剏葺之盛蹟詳說於中觀記茶山誌之
012_0706_b_13L神筆水明山秀四時變態之勝賞
012_0706_b_14L得於中孚翁幻如叟之淸談何足贅也
012_0706_b_15L寺之坤溪之兌有庵曰淸神現無
012_0706_b_16L文考與寺同時興廢之幾度歟却倚霞
012_0706_b_17L俯壓雲澗十里明川激湍環除
012_0706_b_18L曲長瀑錚淙鎻襟顏對日門廓淸精神
012_0706_b_19L是卽淸神庵之大觀也庵久壞頽
012_0706_b_20L不堪居此亦消長之一數耶庵住鶴雲
012_0706_b_21L長老素以悲增權行唯是之憂不謀
012_0706_b_22L衆而袖募檀門招工差日蕫役於靑兎
012_0706_b_23L孟春覆簣乎同年初夏可謂不日經營
012_0706_b_24L尅時竣功也正堂兀然廊廡翼 [41]

012_0706_c_01L웅장하고 화려하게855) 새로이 단장하였으니 환주장엄의 일대 광경이런가.
다음 해 정사년(1917) 봄에 학운의 법손 효순孝順이 내게 달려와 글을 구하기에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최상은 덕을 세움이요, 하늘 또한 말이 없다856)는 것이 옛 성현께서 가르쳐 주신 감계이거늘, 선사께서는 어이하여 무앙수無央數857)의 겁전劫田에 무상無相858)의 정인淨因859)을 심지 않고 천지간에 이뤄지고 무너짐을 피할 수 없는 것을 근심하여 풍속을 따라 중수重修하여, 이미 덕의 과반을 더럽히고서 또 환幻 중의 환을 구하는가?”
효순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덕이 없어지지 않음은 오직 말을 빌림이요, 말이 전해짐 또한 덕에 의지하여 드러납니다. 덕이라는 것은 말에 기대어야 없어지지 않으니, 누가 그렇지 않다고 하겠습니까.”
나는 환 속에 없어지지 않는 덕이 말과 서로 의지한다는 말을 가상하게 여겨 일전어一轉語860)로 다음과 같이 고한다.
무릇 맑음이란 탁함의 근원이요, 정신이란 마음의 앎이다. 오탁五濁861)의 근원에서 맑게 하고 일심의 앎에서 정신을 밝게 하면 이른바 청신암이라는 환영의(幻住) 건물이 선사의 방촌方寸(마음)에서 찬란하리니, 어찌하여 애써 신체862)를 수고로이 하겠는가. 힘쓸지어다.
범해 선사의 행장정사년(1917) 봄(梵海禪師行狀丁巳春)
선사의 휘諱는 각안覺岸이요 자字는 환여幻如이니, 범해梵海는 그 호이다. 가경嘉慶 25년 경진(1820) 6월 15일에 태어나서 광서光緖 22년조선 개국 505년 병신(1896) 12월 26일에 입적하였다. 동방의 몸으로 응한 것이 희수稀壽(70)에 7을 더하였고, 서방 계율을 따른 것863)이 이순耳順(60)에 4를 더하였다. 호남 청해淸海의 범진梵津 구계九堦 사람이다.
세대를 거슬러 가면 신라의 명철한 최고운崔孤雲(최치원)의 후예이고, 본조(조선) 은사隱士 최수강崔壽崗 공의 6세世가 된다. 부친은 철徹이고 모친은 성산星山 배씨裵氏이다.

012_0706_c_01L革彙飛奐然一新抑乃幻住莊嚴之一
012_0706_c_02L奇觀歟粤明年丁巳春雲之孫孝順
012_0706_c_03L走余求文余曰太上立德天亦無言
012_0706_c_04L古聖之訓鑑而師何不樹無相淨因於
012_0706_c_05L無央數刼田憂其成壞之天地間所不
012_0706_c_06L能免者循俗而重修之已汚其德之過
012_0706_c_07L半也又求諸幻中之幻乎曰德之不朽
012_0706_c_08L唯藉言而言之所傳亦賴德而現也
012_0706_c_09L德也賴之言而不朽則其誰曰不然也
012_0706_c_10L余嘉其幻中不朽之德言相藉之言
012_0706_c_11L以一轉語吿之夫淸者濁之源神者
012_0706_c_12L心之識也澄淸乎五濁之源明神乎一
012_0706_c_13L心之識則所謂淸神庵之幻住樓觀
012_0706_c_14L然於師之方寸何勞肎䋜 [42] 之營營爲也
012_0706_c_15L唯勉旃

012_0706_c_16L

012_0706_c_17L梵海禪師行狀丁巳春

012_0706_c_18L
師諱覺▼(山+片)字幻如梵海其號也嘉慶
012_0706_c_19L二十五年庚辰六月十五日生光緖二
012_0706_c_20L十二年朝鮮開國
五百五年
丙申十二月二十六日
012_0706_c_21L應東身者稀又七服西戒者
012_0706_c_22L有四湖南淸海梵津九堦人沂其世
012_0706_c_23L新羅明哲崔孤雲之裔本朝隱士
012_0706_c_24L崔公壽崗之六世也父徹母星山裵

012_0707_a_01L꿈에 방죽의 흰 물고기를 보고는 출산하였는데, 좌우의 바깥쪽 사타구니에 길고 하얀 무늬가 아름답게 있어서 이름을 ‘어언魚堰’이라 하고 또는 ‘초언超堰’이라고도 했다. 성품이 물고기를 좋아하지 않았으니 태교胎敎를 돌아보아 결연히 속세를 뛰어넘는 기회로 삼았던 것인가.
14세 때 해남군 두륜산頭輪山 대둔사大芚寺의 호의縞衣864) 선사선사는 임진년(1592)에 창의모량사倡義募粮使865)였던 성균관 진사 효자 창랑공滄浪公 정수암丁壽嵓의 8세손이다.에게 의탁하여, 16세 때 삭발하고 하의荷衣866) 선사에게 십계十戒867)를 받았고 초의草衣 율사律師에게 구족계를 받았다.묵화默和 선사와 화담華潭 선사가 갈마교수羯摩敎授868)가 되었다. 호의와 하의ㆍ초의ㆍ문암聞庵ㆍ운거雲居ㆍ응화應化 6대 종사宗師에게 참학叅學하였고, 요옹寥翁 이李 선생869)께 유교를 배우고, 대호大湖870)와 자행慈行871)에게 재의齋儀를 받았다. 선사가 27세 때 호의 사부의 법인法印을 차고는 불자拂子872)를 세워 개당開堂873)하니, 진불상원眞佛上院874)은 보리의 법장法場875)이고 북암北庵 만일암挽日庵876)은 참선 강의(說禪)의 별궁이 된다. 6년 동안 『화엄경』의 근기에 따른 삼승법三乘法877)을 강의하시니 다투어 쏟아 냄이 말(斗)로 헤아릴 정도요, 12년 동안 『범망경梵網經』의 인연 따른 비니회毘尼會878)를 말하니 논의가 수레에 실을 정도였다.879) 실로 삼교三敎880)를 공부하는 이의 스승(敎父)이요 12대 종사宗師881)의 적손嫡孫이다.
갑진년(1844) 봄에 동쪽 방장산(지리산)에 들어갔고 이어서 조계산과 가야산ㆍ취령鷲嶺의 종찰宗刹들을 참배하였고, 계유년(1873) 여름에 남쪽 바다로 가서 탐라耽羅(제주) 한라산 명승지를 오르내렸다. 을해년(1875) 가을에 북쪽 한양으로 가서 삼각산의 자기紫氣882)와 구잠九岑의 아스라함과 송악松岳(개성)의 험준함과 기도箕都(평양)의 수려함에 눈이 취하고 마음이 배불렀다. 묘향산 보현보살께 참배하고 금강산 법기보살法起菩薩883)께 예를 올렸다. 이에 명산대천明山大川의 화려함과 크고 넓은 강 물결의 아득함이 산 같은 지혜와 바다 같은 가슴 사이에 가득해졌다. 이로부터 사람들을 보지 않아도 메아리처럼 응하고 친구들을 부르지 않아도 구름처럼 모여, 사람들과 시를 주고받음에 취하듯 영향 받음이 있고 대구와 격식에 따라 화답함에 미리 지어 놓은 듯이 능숙하였다.

012_0707_a_01L夢見堰沼白魚而生左右外胯
012_0707_a_02L長白紋彬彬焉仍名魚堰又曰超堰
012_0707_a_03L性不耆魚物顧念胎敎決爲超塵之
012_0707_a_04L機歟十四投海南郡頭輪山大芚寺縞
012_0707_a_05L衣禪師師卽壬辰倡義慕粮使成均進
士孝子滄浪公丁壽嵓之八世也

012_0707_a_06L六薙染受十戒於荷衣禪師得具戒
012_0707_a_07L於草衣律師以默和禪師華潭禪師
爲羯摩敎授之位
叅學於
012_0707_a_08L縞衣荷衣草衣聞庵雲居應化六大宗師
012_0707_a_09L閱儒敎於寥翁李先生受齋儀於大湖
012_0707_a_10L慈行師二十七佩縞衣父之法印
012_0707_a_11L拂開堂眞佛上院爲菩提之法場
012_0707_a_12L庵挽日爲說禪之別宮六周講華嚴
012_0707_a_13L機三乘法競抱斗量十二說梵網
012_0707_a_14L緣毘尼會動論車載實三敎學人之
012_0707_a_15L敎父乃十二宗師之嫡孫也甲辰春
012_0707_a_16L東入方丈芿叅曹溪伽耶鷲嶺之宗刹
012_0707_a_17L癸酉夏南浮瀛海躋攀耽羅漢拏之名
012_0707_a_18L乙亥秋北登漢陽三角之紫氣
012_0707_a_19L岑之崇峨松岳之峻嶺箕都之秀麗
012_0707_a_20L目醉而心飽之叅妙香之普賢禮金剛
012_0707_a_21L之法起於是明山大川之華麗長江洪
012_0707_a_22L浪之浩渺汗漫於智岳胸海之間自是
012_0707_a_23L人不見而響應朋不招而雲會與人酬
012_0707_a_24L有熏陶之醉對格和酌如宿搆之

012_0707_b_01L
선사는 일찍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감정이 안에서 움직여 밖으로 화려하게 드러난 것은 이백李白과 두보杜甫의 문장이요, 감회가 안에 쌓여 겉으로 드러난 것이 왕희지王羲之와 조맹부趙孟頫884)의 필법이다. 나는 틈날 때 감흥이 일어나는 대로 하니 비리한 말이 뒤섞이는 것을 알아도 바꾸지 않는다. 그저 감회를 펴고 그럴 듯하게 꾸밀(弄假) 뿐이다.” 선사가 지은 시문은 화려함을 버리고 실지를 취하였으니 이른바 ‘살진 피부를 벗기니 진정한 전단旃檀(향나무)만 남았다’는 말이 진실로 그릇되지 않다. 저작을 개괄하자면 『경훈기警訓記』와 『유교경기遺敎經記』ㆍ『사십이장경기四十二章經記』ㆍ『사략기史略記』ㆍ『통감기通鑑記』ㆍ『진보기眞寶記』ㆍ『박의기博議記』ㆍ『사비기四碑記』ㆍ『명수집名數集』ㆍ『동시선東詩選』 각 1권, 『동사열전東師列傳』 4편, 시고詩稿 2편, 문고文稿 2편으로 총 20여 편이 나란히 세상에 유통되고 있다. 다만 아직 간행할 여유가 없음이 안타깝다. 혹시 시절 인연을 기다려서 그런 것인가. 그 나머지 생사(時順)885)의 사이에 빛나는 사적들, 즉 물욕이 결백하고 범행梵行(수행)의 꼿꼿함이나 학식(學行)의 박식함, 가르침의 자애로움 등은 어찌 몽당붓의 짧은 말로 만에 하나라도 표현할 수 있겠는가. 요약하여 보자면, 마음은 하늘을 어기지 않고 얼굴은 타인에게 부끄럽지 않다고 함이 바로 이를 이름이라.
병신년(赤猿, 1896) 납월臘月(12월) 25일에 문인취운翠雲ㆍ동산東山 등들에게 명하기를, “세상 인연이 다하여 운명이 바뀌니 나는 내일 갈 것이다. 선교禪敎를 전한 이는 손가락을 구부려 헤아릴 수 있다.교敎를 전한 이는 원응 계정圓應戒定이고 선과 교를 아울러 전한 이는 취운 혜오翠雲慧悟와 서해 묘언犀海妙彥ㆍ금명 보정錦溟寶鼎ㆍ율암 찬의栗庵讃儀886) 등이라고 한다. 그대들은 오직 선을 전하기에 힘써라.”라고 하였다. 절구 한 수를 즉석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妄認諸緣稀七年  인연들을 잘못 알고 살아온 지 77년
窓蜂事業揔茫然  벌이 창에 부딪히듯887) 사업들이 허망하구나
忽登彼岸騰騰運  어느새 피안에 오를 운수가 되었으니
始覺浮漚海上圓  비로소 물거품의 바다가 원만함을 깨닫네

그러고는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고서 차를 마시며 대화하기를 평소와 같이 하고 밤새 서방정토를 염송하고는, 26일 여명에 문득 앉아서 입적하였다.
아아, 선사가 오심에 그 태몽이 이와 같고 선사가 가심에 그 영험이 이와 같도다.

012_0707_b_01L能也師嘗曰情動內而華外者李杜
012_0707_b_02L之文章懷積衷而發表者王趙之筆
012_0707_b_03L法也吾惟隨暇興感俚語襍遝知而
012_0707_b_04L不改者但述懷弄假而已盖所著詩文
012_0707_b_05L袪華取實所謂脫落肥膚惟眞旃檀
012_0707_b_06L在者信不謬矣槪考著作警訓記
012_0707_b_07L敎經記四十二章經記史略記通鑑
012_0707_b_08L眞寶記博議記四碑記名數集
012_0707_b_09L東詩選各一卷東師傳四篇詩稿二篇
012_0707_b_10L文稿二篇合二十餘篇并行于世
012_0707_b_11L只恨未暇印布或待時緣而然歟
012_0707_b_12L餘時順間事蹟犖犖者卽物欲之潔潔
012_0707_b_13L梵行之亭亭學行之博通敎訓之慈
012_0707_b_14L安敢以禿穎短詞售其萬一哉
012_0707_b_15L要觀之心不逆天面不愧人正謂此
012_0707_b_16L赤猿之臘念五日命門人翠雲東
山等

012_0707_b_17L世緣已盡大命俄遷吾當明日行
012_0707_b_18L禪敎所傳指可屈而得也敎傳圓應戒
禪敎并
012_0707_b_19L傳翠雲慧悟犀海妙彥錦
溟寶鼎栗庵讃儀等云云
君惟傳禪勉旃
012_0707_b_20L點一絕曰妄認諸緣稀七年窓蜂事業
012_0707_b_21L揔茫然忽登彼岸騰騰運始覺浮漚海
012_0707_b_22L上圓仍以灌浴改衣茶話一如竟夜
012_0707_b_23L念西至六 [43] 日黎明奄然坐化嗚呼
012_0707_b_24L之來也其夢如是師之去也其靈如

012_0707_c_01L천 년 후에도 영식靈識888)은 홀로 드러나 참된 빛이 어둡지 않으리니 생각건대 응당 증명되리라.
문생들이 이와 같이 말하였다.
『범해선사시집』의 발문정사년(1917) 봄(梵海禪師詩集跋丁巳春)
병진년(赤龍, 1916) 겨울에 나는 두륜산 장춘강원長春講院에 머물렀다. 석덕碩德(고승) 인월印月과 완월玩月 두 고명한 붕우가 있었으니 범해 선사의 법손이요 후손이었는데, 소매에서 4편扁 2권을 꺼내어 내게 보이며 말하였다. “이것은 범해 선조께서 참선하던 여가에 남기신 글(寶唾)889)인데 출간할 여가가 없소. 선사께서 보시고 편찬하시겠소?” 나는 빙그레 미소 지으며 읽어 보았다. 옮겨 쓸 겨를은 없었다.
다음 해 봄에 조계산에 가지고 와서 고명한 이에게 가치를 정하고자 하였다. 마침 사마司馬 송태회宋泰會890) 염재念齋 공公이 있었으니, 공은 즉 산 속의 재상이요 바다 밖의 명사로서 학식은 소식蘇軾과 두보杜甫만큼 넉넉하고 필체는 왕희지王羲之와 조맹부趙孟頫에 필적하였다. 승려인 나는 태전太顚과 혜원慧遠891)의 식견은 없으나 절로 한유韓愈와 도연명陶淵明의 취지는 있기에 숙소에 원고를 가져가서 연유를 말하였다. 공이 읽어 보더니 박학의 자질을 사랑하여 완상하면서 점점이 평가하고는 또한 서문을 써서 주셨다. 다만 이 원고는 이제부터 금성金聲892)이 있게 되었으니, 즉시 소사리小闍黎893) 완섭完燮894)에게 날을 정해 옮겨 쓰도록 하였다. 그리고 옛 편扁으로 책을 만들었다.
아, 병술년(1898) 봄에 만일암挽日菴 계단戒壇 앞에서 선사의 계를 받았고 병진년(1916) 겨울에 보련각寶蓮閣 안에서 선사의 진영을 참례하였으며, 정사년(1917) 여름에 조계산방에서 선사의 시를 편집하였으니 호겁浩劫(영원) 속의 기이한 인연이런가.
바닷가 두륜산(海崙山)에서 마침을 요약하니(要終) 그저 한때의 감우感遇895)가 있는 것만은 아니다. 훗날 이것을 읽는 이는 두 고명한 붕우의 본뜻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 잘 체득해야 비로소 얻을 수 있을 것이로다.

012_0707_c_01L千載之下靈識獨露眞光不昧
012_0707_c_02L應證明門生之如是云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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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707_c_04L梵海禪師詩集跋丁巳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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赤龍之冬余住頭崙之長春講院有碩
012_0707_c_06L德印月玩月二高朋卽禪師法孫雲仍
012_0707_c_07L袖四扁二𡰳而示余曰此卽梵海先
012_0707_c_08L祖禪餘寶唾而未暇榟印唯師閱而編
012_0707_c_09L之否予莞爾而拜讀不遑寫了翌春
012_0707_c_10L帶至曹溪欲將定併 [44] 於高眼矣適有宋
012_0707_c_11L司馬泰會念齋公公卽山中宰相海外
012_0707_c_12L名士學富蘇杜筆參王趙僧無顚遠
012_0707_c_13L之識見自有韓陶之趣旨也賚就其舘
012_0707_c_14L說由而試讀之愛其博學之質實玩之
012_0707_c_15L而點評之又以辨文而賜之但斯稿也
012_0707_c_16L從玆爲金聲之有在也卽命小闍黎完
012_0707_c_17L尅日寫了仍舊扁而成帙之
012_0707_c_18L戌春受禪師戒於挽日壇前丙辰冬禮
012_0707_c_19L禪師眞於寶蓮閣裡丁巳夏編禪師詩
012_0707_c_20L於曹溪山房倘是浩刼奇緣要終於海
012_0707_c_21L崙山之中非特有一時感遇而已後之
012_0707_c_22L讀此者能體乎二高朋之本意果安在
012_0707_c_23L而始得之也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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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암 선조의 행장 초고정사년(1917) 봄(應庵先祖行裝草丁巳春)
스님의 휘諱는 낭윤朗允, 자字는 퇴옹退翁, 호는 응암應庵이요 곡성군谷城郡 통명리通明里 출신이다. 속성은 초계草溪 최씨崔氏로 부친은 봉의鳳儀, 모친은 이씨李氏이다.
강희康熙 57년숙종 44년 무술년(1718) 4월 19일에 태어나셨다. 어려서 영특한 싹이 드러나 수승한 인(勝因)을 현재에 심었다. 골상이 특이하고 성품은 활달하여 안목은 구름을 가르는 번개를 빼앗고 눈썹은 진흙에서 솟아난 연꽃 같았다. 어려서 가정 교육을 받고 일찍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노고魯誥896)의 참된 글들과 두보杜甫와 소식蘇軾의 문장들을 대략 모두 살펴보았다.
13세 경술년(1730)에 부모를 모두 여의었다. 아아, 부모가 돌아가시니 일신一身을 어디에 의지할까. 일찍이 삼교三敎가 높다고 들었는데 어찌 한 밭만 고수할 것인가.
15세 임자년(1732)에 삼신산三神山897) 청학동을 방문하여 칠불암에 올라 눈길 가는 대로 회포를 붙였다. 경치가 눈을 놀라게 할 정도였고 진실로 머물 만해서 덕균德均 장로께 의탁하여 머리를 깎았다.
17세 때 용담龍潭 대덕에게 구족계를 받고, 18세 을묘년(1735) 조계산 풍암楓嵓898) 강백講伯을 방문하여 공부하니, 노사魯史899)와 불경(竺典)의 도리가 동일하여 기미와 이치가 부합하니 도장이 찍히는 것처럼 거푸집으로 찍어 내듯 할 따름이었다. 사오 년 동안 아비소(父牛)를 다 먹어치우고900) 친구 눌공訥公901)과 방외方外를 유람하며 5대 종장宗匠(대가)을 참배하여 구준衢樽902)에 만취하였다.
26세 계해년(1743) 봄에 (순천) 대광사大光寺 영천암靈泉庵에서 풍암楓岩의 강헌講軒903)을 다시 따랐고 눌공과 동일한 장소에서 법당法幢을 세우니윤允은 응암應庵이요 눌訥은 묵암默庵이다. 가히 ‘할미새 들판에 있고(鶺鴒在原)904) 훈지塤箎905)가 조화롭다’고 할 만 했다. 그러나 도가 이루어져도 시기가 된 연후에야 행해지는 법이요 하물며 ‘경전을 삼천 번 읽었는데 조계曹溪의 한마디에 사라졌네’906)라는 것이 이전 현인께서 경계한 바로다. 그리고 어리석은 벌이 창호지를 뚫음907)과 윤편輪扁의 지게미908)라고 하는 것들을 생각하니, 실로 경전의 요체인 지침을 곧장 잘라 버리고 삼장三藏의 통발을 단번에 버림이라.

012_0708_a_01L應庵先祖行裝草丁巳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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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諱朗允字退翁號應庵谷城郡通
012_0708_a_03L明里人姓草溪崔氏父鳳儀母李氏
012_0708_a_04L康熙五十七年肅宗四
十四年
戊戌四月十九日
012_0708_a_05L生也夙挺靈芽現種勝因骨相超
012_0708_a_06L性宇磊落眼奪割雲之電眉拔
012_0708_a_07L出泥之蓮幼蒙庭訓早霑師敎
012_0708_a_08L誥眞篇杜蘇章句略皆編覽矣
012_0708_a_09L三庚戌俱喪怙恃嗚呼雙親臨崩
012_0708_a_10L身安寄曾聞三敎之昇峙奚但一田之
012_0708_a_11L株守耶十五壬子訪三神山靑鶴洞
012_0708_a_12L七佛庵縱目憑懷境駭人目良可棲
012_0708_a_13L投德均長老薙髮十七受具於龍潭
012_0708_a_14L大德十八乙卯訪曹溪之楓嵓講伯
012_0708_a_15L史竺典其揆則一也契機符理如泥
012_0708_a_16L從壐金在鎔而已四五年間盡食其
012_0708_a_17L父牛與知己訥公遊方外叅五大宗匠
012_0708_a_18L滿醉衢樽也二十六癸亥春復追楓岩
012_0708_a_19L講軒於大光寺靈泉庵與訥公一場竪
012_0708_a_20L允曰應庵
訥曰默庵
可謂鵊 [45] 鴒在原塤箎相和
012_0708_a_21L而道雖成而時然後行矣而況經誦三
012_0708_a_22L千部曹溪一句亡卽前賢之所戒者乎
012_0708_a_23L且想痴蜂之鑚紙輪扁之糟粕云者
012_0708_a_24L乃直截經要之指針頓捨三藏之筌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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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불사 아방亞房(선방)에 돌아와 십무十無909) 병의 근원을 화두로 보고 백칙百則 공안公案910)을 마음에서 찾았다. 10년 하안거에 미세한 업(業累)이 고요한 물에 거울처럼 임하고, 뒤섞인 명상名相911)이 이치의 하늘(義天)에 별처럼 나열되었다. 이로부터 비릿함이 더욱 드러나 이름을 숨기기 어렵게 되어 개미처럼 좋아하는 이들이 많았으니 자못 비단으로 돌아감912)이 있었다. (여수) 영취산靈鷲山 정수암淨水庵과 지리산 사대암四大庵, (화순) 쌍봉산雙峰山 동부도東浮屠, 조계산 은적암隱寂庵과 보조암普照庵은 모두 선사께서 백추白鎚913)를 잡고 불자拂子를 세운 곳이다.
32세 기사년(1749)에 묵공默公(묵암)과 함께 방외의 행각을 하여 자취가 높은 분은 반드시 찾아뵙고 참된 스님께는 반드시 나아갔다.
다음 해 경오년(1750)에는 함께 조계산 은적암으로 돌아가 봄에 영해影海914) 노스님(師翁)의 대회를 마련하였다. 또한 기묘년(1759) 가을에 법부法父에게 신의信衣915)를 받고 풍암楓嵓 엄군嚴君(부친) 대회를 마련하게 되었는데 모두 단금斷金916)이 음으로 도왔다. 그리고 병술년(1766)에 백암栢庵917) 조사의 비를 비전碑殿918)에 세웠다. 선조들을 위한 사업을 벌임에 있어서 가히 ‘같은 소리는 서로 응대하고 같은 기운은 서로 찾는다’919)고 함이 진실로 허망하지 않았다.
대개 선禪과 교敎를 겸하여 전하고 선정과 지혜를 고르게 닦아, 머무름 없음을 본체로 삼고 형상 없음을 종지로 하여 기미에 응하게 되니, 종이 치기를 기다리고 거울이 피로를 잊은 듯하였다. 일생 동안 이리二利(자리自利와 이타利他)의 행적(行模)이 대개 이와 같았다.
하루는 문인호명虎鳴과 무봉鵡峰 등에게 명하기를, “무상無常함이 신속하니 유상有相(육신)이 문득 변천하는구나. 명銘을 쓰지 말고 탑도 세우지 말지니 (돌을) 자르지 말고 새기지 마라. 너희들은 삼가 지켜서 끝내 명예롭게 하지 않도록 하라.”라고 하고는 말이 끝나자 눈을 감고 손을 모으고는 소리 없는 삼매에 들어가셨다. 때는 건륭乾隆 59년정조 18년 갑인년(1794) 3월 17일 포시晡時920)였다. 세수世壽 77세요 좌하坐夏921) 62세였다. 그저 조계산 칠불암에 진영을 걸었으니 유훈을 삼가 지킨 게 아닌가. 껄껄.

012_0708_b_01L歸來七仸之亞房看話於十無之病源
012_0708_b_02L覔心於百則之公案十夏安居微細業
012_0708_b_03L鏡臨於定水盤錯名相星羅於義
012_0708_b_04L由是腥益露名難晦蟻慕者頗有
012_0708_b_05L錦歸矣靈鷲之淨水庵智異之四大庵
012_0708_b_06L雙峰之東浮屠曹溪之隱寂庵普照
012_0708_b_07L盡師拈鎚竪拂之場三十二己巳
012_0708_b_08L默公作方外行脚跡高必尋僧眞必詣
012_0708_b_09L越庚午伴歸曹溪之隱寂庵春設影師
012_0708_b_10L翁之大會又己卯秋受信衣於法父
012_0708_b_11L設楓嚴 [46] 君之大會皆斷金影助粤丙
012_0708_b_12L戌立栢庵祖碑於碑殿至若爲先之剏
012_0708_b_13L可謂同聲相應同氣相救 [47] 信不誣
012_0708_b_14L盖禪敎兼傳定慧均修無住爲體
012_0708_b_15L無相爲宗以至應機如鍾待扣鏡忘疲
012_0708_b_16L一生之二利行模槪此類也一日命門
012_0708_b_17L虎鳴鵡
峰等
無常迅速有相餓遷不銘
012_0708_b_18L不塔非斫非雕爾惟愼守勿令終譽
012_0708_b_19L言訖閉眉合手奄入無聲三昧卽乾
012_0708_b_20L隆五十九年正宗十
八年
甲寅三月十七日晡
012_0708_b_21L時也世壽七十七坐夏六十二
012_0708_b_22L掛眞于曹溪之於七佛無乃謹守遺誡
012_0708_b_23L呵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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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은사 감천강원 생도의 출품 존안922) 서문을묘년(1915) 겨울(智異山泉隱寺甘泉講院生徒出品存案序乙卯冬)
살펴보니, 도는 본래 말이 없으나 말을 빌려 사제 간의 도리가 이루어지고, 이치는 원래 극이 없으나 태극을 빌려 음양의 이치가 나뉜다. 극이란 이치의 형상이요 말이란 도의 그물이다. 형상과 말을 두는 이유는 도와 이치를 얻고자 함이 아닌가. 어찌 도와 이치일 뿐이겠는가, 만물이 모두 그러하도다.
이제 본원(감천강원)이 을묘년(靑卯, 1915) 봄에 창설되었으니, 이곳은 산이 빛나고 물이 아름다우며 바위 샘물이 맑고 달다. 암자에 약사암 편액을 거니 이는 신선이 거처하는 곳이 아니런가. 나는 조계산에서 이곳에 적식擿植923)하여서는 석장을 쉬고 감천甘泉(단 샘물)으로 발우를 씻고는 강원을 ‘감천’이라 명명하였다. 숲과 샘의 즐거움을 찾아다니며 더위를 피하자 홀연 하안거가 끝났다. 단풍을 사랑하는 수레를 멈추고서924) 다만 눈밭에 앉는 제도(동안거)를 당면하여 수십 명의 도반(法侶)들과 함께 불경(金經)의 현묘한 뜻을 토론하고 게송(玉偈)의 서늘함(虛凉)을 곱씹었다. 간혹 사람을 무는 사자925)도 있지만 또한 남곽南郭처럼 피리 부는 이926)도 없지 않았다. 그러므로 학생(學員)이 얻은 공부의 업적은 드러내어 적지 않으면 핵심을 얻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출품出品927)하는 창제唱題928)를 내어 두루마리 9축軸을 제출하여 대방大方929)의 여덟 사찰에 8축을 나눠 주고 하나는 본원 벽에 걸어 놓는다. 한편으로 방외方外의 웅변雄辯930)을 알리기를 도모하고 한편으로는 지식이 전진하는 것을 돕고자 함이다. 그러한즉 이 기록은 웅변과 지식의 형상이요 그물이로다. 만약 반쪽짜리 사자라도 있어서 문장들 사이에 주목하여 두뇌를 굴리게 되면 천 년 후에 말 없는 도와 극 없는 이치가 응당 말과 형상의 바깥에서 드러나리라.

012_0708_c_01L智異山泉隱寺甘泉講院生徒出品
012_0708_c_02L存案序乙卯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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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夫道本無言假有言而師資之道成
012_0708_c_04L理元無極藉太極而陰陽之理判焉
012_0708_c_05L極者理之象也言者道之罤也所以
012_0708_c_06L存乎象罤者乃非得其道理者也豈道
012_0708_c_07L與理之而已哉萬物皆然歟今本院之
012_0708_c_08L剏設於靑卯之春但玆地也山光水麗
012_0708_c_09L泉石潔甘菴揭藥師之扁是無乃仙子
012_0708_c_10L之所居耶余自曹溪擿植于此1) [8]
012_0708_c_11L錫而洗鉢之以甘泉而命其院酷探林
012_0708_c_12L泉之樂而避暑者忽然解夏而旣停愛
012_0708_c_13L楓之車第當坐雪之制爰與數十法侶
012_0708_c_14L討論金經之玄旨咀嚼玉偈之虛凉
012_0708_c_15L有咬人之獅兒亦不無郭吹之笛客
012_0708_c_16L然學員之所得工業非著而筆之莫知
012_0708_c_17L其髓皮之如何也仍發出品之唱題
012_0708_c_18L出九𨋀八頒於大方之八寺一揭於本
012_0708_c_19L院之壁上一以圖輸方外之雄辯一以
012_0708_c_20L庶助進前之智識也然則但此書也
012_0708_c_21L雄辯智識之象罤耶若有一半個獅兒
012_0708_c_22L着眼轉腦於章句間以其千秋之下
012_0708_c_23L言之道無極之理應見於言象之表
012_0708_c_24L「甛」疑「憩」{編}

012_0709_a_01L이에 서문을 쓴다.
금강산 유점사 출품의 답서을묘년(1915) 겨울(答金剛山榆岾寺出品序乙卯冬)
남악南岳의 나무 그늘에서931) 세상의 꿈이 깨지 않고, 서구西球(서방정토)의 진실한 경관에 눈동자를 붙이지 못하여 몽롱하게 안절부절못하니, 아직 혼이 흩어지지 않았지만 거의 죽은 사람 같은 지 몇 년 되었다. 홀연 도리천忉利天932)의 독고毒皷933)가 벼락처럼 울리니 이상향(無何有)으로부터 문득 떨어져서 한 조각 협곡에서 가루가 되었다. 그 속의 티끌과 터럭이 겁풍劫風 바깥으로 흩날리고 세상의 모래와 돌들이 번갯불 주위로 불타니, 하물며 어둔 꿈을 대번에 깨고 높이 든 눈동자로 어찌 형체의 잠들고 깨어남934)과 연꽃의 피고 짐으로 그 광경을 비유할 뿐이겠는가. 진정 가히 수미산이 바다에 솟으니 다른 봉우리들이 절로 낮아지고 높은 해가 공중에 뜨니 여러 빛들이 모두 빛을 잃는다 하겠다. 이는 법기法起935) 노옹(老爺)이 반야般若의 다함없는 장藏을 펼치시고 봉래蓬萊 선동(仙子)이 방장方丈936)의 인연 있는 무리들을 맞아들인 것이 아닌가. 공경히 생각건대 불일佛日이 일만이천 봉우리들의 달에 길이 빛나고, 법의 물결(法波)이 53불937) 제불의 마음에 길이 흐르리니, 천 번 만 번 축하하노라.
영남 곤양군(사천) 방장산(봉명산) 다솔사 대웅전과 선승당938) 창건 상량문을묘년(1915) 겨울(喬南昆陽郡方丈山多率寺大雄殿禪僧堂建樑文乙卯冬)
서술하노니, 양의兩儀(천지)가 나뉨에 터는 금지金地 법계를 살펴 정하였고 삼신산三神山이 높이 솟아 이름이 옥경玉京 선궁仙宮에 걸렸습니다. 우러러 하늘 마음을 헤아리니 다만 잘 살피는 청오靑烏939)를 얻고, 엎드려 땅의 맥을 정하니 어찌 백마를 슬피 울게 하리오. 거북점이 같이 따름을 들었으니 환희하는 용신을 보는 듯합니다.
방장산 다솔사는 남악의 기운이 모이니 선계(蓬瀛)의 신령이 빛을 더하고,

012_0709_a_01L於是乎書

012_0709_a_02L

012_0709_a_03L答金剛山榆岾寺出品序乙卯冬

012_0709_a_04L
南岳柯陰塵夢未惺西球眞景眉眸
012_0709_a_05L莫着矇矇然憧憧然渾似魂未散之半
012_0709_a_06L死人者幾個年矣忽於忉利之毒皷霹
012_0709_a_07L自無何有而頓落擊碎於一片夾谷
012_0709_a_08L之中個裡塵毛蕩颺於刼風之外寰中
012_0709_a_09L砂石 [48] 焦於電火之邊而況夢昧之頓
012_0709_a_10L眸睛之高着豈特以形之交開蓮
012_0709_a_11L之合開譬其景光哉眞可謂須彌出海
012_0709_a_12L群峰自落杲日當空衆景俱奪是無
012_0709_a_13L乃法起老爺開演乎般若無盡之藏
012_0709_a_14L萊仙子引接乎方丈有緣之衆恭惟佛
012_0709_a_15L日長明於萬二千峰峰之月法波永流
012_0709_a_16L於五十三仸仸之心千賀萬祝

012_0709_a_17L

012_0709_a_18L喬南昆陽郡方丈山多率寺大雄殿
012_0709_a_19L禪僧堂剏建樑文乙卯冬

012_0709_a_20L
述夫兩儀角分基銓金地之法界三山
012_0709_a_21L鼎峙名懸玉京之仙宮仰揆乾心
012_0709_a_22L得靑烏善視俯定坤脉豈令白馬悲嘶
012_0709_a_23L曾聞龜筮恊從幾見龍神歎喜方丈山
012_0709_a_24L多率寺者南岳鍾氣蓬瀛之靈神增輝

012_0709_b_01L동해가 알현하니 해 뜨는 곳(日域)의 고운 무지개가 빛을 드리우며, 에두른 십주十洲 군옥부群玉府940)로 거의 천 년 동안 꽃비가 내리는 도량입니다. 창시한 것을 살펴보면 양梁나라 천감天監 2년(503)에 연기 조사烟起祖師가 개산주開山主941)가 되고 당나라 정관貞觀 10년(636)에 자장 율사慈藏律師가 다솔사(兜率)의 손님이 되었습니다.942) 의상義湘 스님이 ‘영봉사靈鳳寺’라 칭함은 당나라 의봉儀鳳 원정元正(676)이요, 도선道詵 노옹이 ‘영악사靈岳寺’라 칭함은 당나라 건부乾符 2년(875)입니다. 보제普濟와 곤봉昆峯943)이 보수(剏修)한 해에 이르러 사적비寺蹟碑를 이어 세우고 진안震顏과 월초月蕉944)가 중수한 날에 ‘다솔사’라는 명칭으로 바꾸었습니다. 시작을 헤아리고 결과를 요약하자면 크게 창시한 분은 여덟이고 중창한 분은 또한 셋입니다. 혹은 임금의 힘을 빌려 나라를 복되게 하고 백성을 도왔으며, 혹은 단문檀門(시주)을 방문하여 삶을 천도하고 세상을 구제하였습니다. 사리闍黎(스승)들이 운집하니 정토의 업이 절로 새로워지고, 용상龍象(대덕)이 바람처럼 몰려드니 총림의 모양이 이전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운수(理數)가 있으니 영고성쇠가 얼마나 거듭하였던가. 개국 522년 갑인(靑虎, 1914) 납월臘月(섣달) 7일 밤에 화덕火德이 재앙을 흘려 결국 무너지고 없어지는 변화를 맞으니 염제炎帝(불의 신)가 재앙을 내려 화재(回祿)의 변화를 혹독하게 맞은 것입니다. 대웅보전도 솟아날 수 있는 문이 없는데 하물며 나한羅漢과 명왕㝠王이 몸을 숨길 수 있는 곳이 있었겠습니까. 우리 승려들이 실색함은 논할 것도 없거니와 저 숲과 샘이 무안함을 어찌 능히 기록하겠습니까. 얼마나 다행인지 부처님의 가피로 법의 운수가 돌아와 본사 주지 월초月蕉가 중창하는 바람을 한 번 불어 대니 산승 대중이 함께 즐거워하며 풀처럼 빨리 응하였습니다. 이때 상부上府의 창설하라는 윤음綸音을 받고서 곤양군 관사의 재목을 얻게 되어, 기한을 정해 힘써 이룩하니 시각이 언제인가. 을묘년(靑兎, 1915) 소춘小春(10월)이라.
남풍嵐風945)에 기와를 쓸어 버리고 은혜로운 비에 구슬의 티끌을 씻어서, 입덕立德에서 대들보를 운반하니 진나라 채찍946)이 공적이 없고,

012_0709_b_01L東海朝宗日域之彩虹呈瑞環十洲群
012_0709_b_02L玉之府幾千年雨花之場稽考剏始之
012_0709_b_03L權輿梁天監二年烟起祖師爲開山
012_0709_b_04L之主唐貞觀十載慈藏律師立兜率
012_0709_b_05L之賓義湘師之靈鳳兮唐儀鳳之元正
012_0709_b_06L道詵翁之靈岳寺唐乾符之二年以及
012_0709_b_07L普濟昆峯之剏修年繼樹寺蹟之碑
012_0709_b_08L顏月蕉之重葺日改稱多率之名原始
012_0709_b_09L要終大剏者爲八焉重葺者亦三也
012_0709_b_10L或藉王力福國而祐民或扣檀門
012_0709_b_11L生而濟世1)黎雲集淨士之業自新
012_0709_b_12L龍象風從叢林之樣依舊然而理數所
012_0709_b_13L否泰何尋開國五百二十二年靑虎
012_0709_b_14L臘月初七日夜火德流災卒當壞空之
012_0709_b_15L消長炎帝降殃酷遭回祿之變態
012_0709_b_16L大雄寶殿猶能乎湧出無門況羅漢㝠
012_0709_b_17L庸堪於竄身有地我釋子之沒色
012_0709_b_18L不足可論彼林泉之無顏有誰能紀
012_0709_b_19L何幸而佛力所被法運循環本住持月
012_0709_b_20L重剏之風一號山之釋大衆咸樂
012_0709_b_21L之草翛然爰蒙上府剏設之綸音芿得
012_0709_b_22L本郡官舍之材木克日成辦晷刻何期
012_0709_b_23L粤靑兎之小春也掃瓦礫於嵐風滌珠
012_0709_b_24L塵於惠雨運大樑於立德秦鞭無功

012_0709_c_01L지산智山에서 흩어진 재목들을 옮기니 신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옥을 쪼아 장석匠石947)의 돌로 기초를 다지고, 흰 사다리(雪梯)를 타고 공수工倕948)의 재목으로 건물을 지었습니다.949) 날을 가리고950) 시간을 골라 오대부五大夫 진송秦松951)이 다섯 위치로 나열하고, 별을 점쳐 날을 헤아리니 사장군四將軍 한백漢栢952)이 사방에 올라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스라이 높은 아전鵝殿(법당)인 비로전毘盧殿953)의 참된 모습(眞體)은 여럿 가운데 용솟음치고, 웅장한954) 익실翼室955)인 선승당禪僧堂의 큰 활용(大用)은 양쪽으로 나뉘었습니다.
이에 긴 들보를 들며 짧은 노래를 엮습니다.

東        동
海天縹緲日輪紅  아스라한 바다 하늘에 붉은 해 바퀴
五色玲瓏雲影裡  오색 영롱하게 구름 속에 빛나니
誰磨玉鏡掛靑空  누가 옥경을 닦아 창공에 걸어 놓았나

南        남
百城詢友路頭叅  많은 성들의 친구 방문하는 길에 참례하니
若也信根如善財  믿음의 근기가 선재동자와 같다면
不移寸步入賢庵  촌보를 옮기지 않아 어진 암자에 들리라

西        서
大將峰陰日欲低  대장봉大將峰956) 그늘에 해가 저물려 하는데
安養芙蓉開也未  안양安養(극락)의 연꽃은 피었는지
應飽香飯聽風柯  향적반957)을 먹고 풍가風柯를 듣노라958)

北        북
淸虛一氣是無極  청허한 일기는 무극이러니
北闕鴻恩報不能  북궐의 큰 은혜는 갚을 수 없네
齊和一唱於千祝  한 목소리로 천만 축원을 외치노라

上        상
諸天花雨幾般樣  하늘에서 꽃비가 여러 모양으로 내리니
喚來王母列仙童  서왕모와 신선들의 동자들을 불러
收拾烟雲同供養  안개와 구름 수습하여 함께 공양하리

下        하
罔明從地起三昧  망명罔明959)은 땅에서 솟아 삼매 일으키는데
野人莫問此家風  야인野人은 이 집안의 가풍을 묻지 않고
十里名川談般若  유명한 십 리 냇가에서 반야를 말하누나

엎드려 바라건대 들보를 올린 후에 온갖 복이 함께 모이고 수많은 상서로움이 같이 이르러, 용천龍天과 신명들이 천지와 더불어 항상 수호하고 불일佛日과 조인祖印960)이 일월과 함께 나란히 밝을지어다.
지리산 대화엄사 임제종 36세 적손 원화 대선사의 행장 초고을묘년(1915) 겨울(智異山大華嚴寺臨濟宗三十六世嫡孫圓華大禪師行狀草乙卯冬)
선사의 휘는 덕주德柱, 자는 수미守微, 호는 원화圓華이며 담양潭陽 사람이다. 속성은 정씨鄭氏로서 관향은 담양潭陽이고 부친 기철基喆은 대대로 의관衣冠을 갖추었다. 모친 오씨吳氏는

012_0709_c_01L搬散材於智山神力有助玉琢而匠石
012_0709_c_02L安礎雪梯而倕材架空差穀選時
012_0709_c_03L大夫之秦松分列五位占星揆日
012_0709_c_04L將軍之漢栢騰鎭四方鵝殿崔嵬
012_0709_c_05L盧眞體湧出群品翼室彙 [49] 禪僧大
012_0709_c_06L位分兩邊爰擧脩樑載綴短頌
012_0709_c_07L海天縹緲日輪紅五色玲瓏雲影裡
012_0709_c_08L磨玉鏡掛靑空百城詢友路頭叅
012_0709_c_09L若也信根如善財不移寸步入賢庵西
012_0709_c_10L大將峰陰日欲低安養芙蓉開也未
012_0709_c_11L飽香飯聽風柯淸虛一氣是無極
012_0709_c_12L北闕鴻恩報不能齊和一唱於千祝
012_0709_c_13L諸天花雨幾般樣喚來王母列仙童
012_0709_c_14L拾烟雲同供養罔明從地起三昧
012_0709_c_15L野人莫問此家風十里名川談般若
012_0709_c_16L願上樑之後百福咸集萬祥鼎臻
012_0709_c_17L天祗神與天地而常護佛日祖印
012_0709_c_18L日月而齊明

012_0709_c_19L

012_0709_c_20L智異山大華嚴寺臨濟宗三十六世
012_0709_c_21L嫡孫圓華大禪師行狀草乙卯冬

012_0709_c_22L
師諱德柱字守微號圓華潭陽人也
012_0709_c_23L姓鄭氏貫潭陽父基喆世衣冠母吳
012_0709_c_24L「黎」疑「梨」{編}

012_0710_a_01L별이 품 안으로 떨어지는 꿈을 꾸고는 잉태하여 도광道光 19년조선 헌종 5년, 일본 천보天保 10년이다. 기해년(1839) 5월 25일에 출산하였다. 천성이 영특하고, 정수리는 둥글고 코는 우뚝하며 눈빛은 별빛을 앗을 정도요, 입술은 연꽃을 점찍은 듯했다. 다만 집안이 넉넉하지 못해 책을 읽지 못함을 늘 안타까워했다.
7,8세 때 노는 곳은 늘 서당의 옆이어서, 글 읽는(絃誦)961) 소리를 몰래 듣곤 했다. 간혹 동료의 책을 같이 보기도 하고, 땅에 떨어진 붓(穎)을 줍기도 하면서, 독서를 하게 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붓을 잡으면 침식枕食을 잊을 정도였다. 낮에 두 끼를 먹고 밤에 잠을 한 번 자면서, 몸에는 갖옷과 삼베를 구별하지 않고 발에는 갖신과 버선을 얻지 못하였지만, 보는 건 반드시 외워서 가르쳤고 들으면 반드시 기억하여 전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비상한 재주라고 칭찬하였다고 한다. 배움을 알게 되는 나이에 능히 역사서를 가르치고 서적을 다 보니 어른들이 ‘어린 선생님’이라고 일컬었다고 한다.
15세 계축년(1853)에 부모님 상을 함께 당하니 아아, 슬프도다, 궁박하게 되었으니 어디로 갈꼬.
17세 을묘년(1855)에 지리산 화엄사에 이르게 되니 산 좋고 물 맑으며 사찰이 웅장하여 마음이 쏠리니 어찌 머물지 않겠는가. 그래서 산문에 자취를 의탁하고 사찰 암자에서 거닐며 글을 읊었다. 서우西藕 대사가 보고는 기특하게 여기고 삭발하게 하고, 포허抱虛962) 대덕에게 계를 받으니 남악南岳(지리산)의 영령이 나를 이끈 것이 아닌가. 이에 마음껏 다니며 공부를 하니 4대 종장宗匠조계산 우담優曇과 함명涵溟, 방장산 포허抱虛와 응월應月963)에게 경전을 배우고 우담 선사에게 구족계를 받았다.
경전을 대하고 선정에 듦에 공양을 알리는 종(飯鍾)이 크게 울리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격식을 찾고 숨은 뜻을 찾음에 강헌講軒의 은미한 기미를 드러내었다. 사서육경四書六經964)에 대해서는 왕모王某의 고견을 다시 물었고, 삼장三藏과 백가百家에 대해서는 방외의 대가(雄辯)들에게 남김없이 탐구하였다. 가히 ‘어려서는 유교 경전을 탐독하고 커서는 불교 경전을 탐구하였다’965)고 하리니, 어찌 고인이 이런 아름다움을 독차지할 것인가.
28세 병인년(1866)동치 5년, 이왕李王(고종) 3년

012_0710_a_01L夢星殞入懷仍而有娠道光十九
012_0710_a_02L朝鮮憲宗五年日
本天保十年也
己亥五月二十五日生
012_0710_a_03L天資穎悟頂圓準隆眼奪星光唇點
012_0710_a_04L蓮華但家道不贍每長恨不讀年七
012_0710_a_05L八遊必學庠之傍竊聽絃誦之聲
012_0710_a_06L併同侶之筴或拾落地之頴臨讀不覺
012_0710_a_07L移晷執筆忘却枕食日必兩食夜必
012_0710_a_08L一宿身不卞裘麻之衣足不得靴袜之
012_0710_a_09L目必誦而敎之耳必記而傳之
012_0710_a_10L稱非常之才云 [50] 學之年能訓通史
012_0710_a_11L盡書籍父老所謂童蒙敎員云爾十五
012_0710_a_12L歲癸丑俱遭雙親之痛嗚呼哀哉
012_0710_a_13L且窮矣我安適歸乎十七乙卯轉到
012_0710_a_14L智異山華嚴寺山水秀明寺宇宏傑
012_0710_a_15L意如注盍以住居仍托迹山門行吟
012_0710_a_16L寺菴有西藕大師見而器之乃爲削
012_0710_a_17L受戒於抱虛大德無乃南岳靈之
012_0710_a_18L所引我耶爰恣遊學受經於四大宗匠
012_0710_a_19L曹溪山優曇菡 [51]
方丈山抱虛應月
受具戒於優曇禪師
012_0710_a_20L經入定沒覺飯鍾之大鳴探格索隱
012_0710_a_21L現拔講軒之微稧四書六經更扣於王
012_0710_a_22L某之高見三藏百家鑽極於方外之雄
012_0710_a_23L可謂髫專魯誥冠討竺墳者何專
012_0710_a_24L美於古哉二十 [52] 歲丙寅同治五年
李王三年
建幢於

012_0710_b_01L화엄사 대도량에서 건당966)하니, 법부法父는 즉 벽암碧嵓967)의 10세손인 두월斗月968) 대사였다. 근원을 거슬러 가면 부용芙蓉969)의 13세손이요 임제臨濟970)의 36세손이 된다. 그렇게 본산本山 금정암金井庵971)에 주석하니 비린내가 드러나자 개미가 좋아하여 골짜기에 그윽하듯972) 하였기에, 개당보설973)하여 오는 이들을 응접하였다.
30세 무진년(1868) 봄에 어디선가 손님이 와서는 시를 청하고 이름을 구하기에, 시는 굳이 사양하고 다만 이름만 적어 주었다. 몇 달 지나 체포(邏取)하라는 어명이 내렸는데, 조금도 꺼리는 기색이 없이 역마驛馬를 타고 상경하였다. 훈련법아訓練法衙에 이르러 포도대장의 문초를 받았다. 아아, 손으로 용의 턱을 찌르니974) 심주心珠가 불해佛海의 파도에서 빛을 발하고, 몸소 범 굴을 범하니 지혜의 칼(慧刃)이 법률의 칼과 창보다 휘황찬란하다. 이른바 죄명이 명백하게 나올 곳이 없고 하늘이 위에서 마음(心事)을 아심이라. 죄는 죄로 돌아가고 공은 공으로 돌아가니 무사히 방면되어 돌아왔다. 어찌 쇠가 대장장이 앞에서 펄펄 뛰는975) 것뿐이겠는가, 또한 진주가 합포合浦로 돌아옴이라.976) 이에 불경佛鏡이 무죄한 운명을 저절로 비추고 법력이 운수의 나뉨을 더욱 드러냄을 알겠다. 이로부터 명성이 고을에 퍼지고 명예가 날개 없이도 드날렸다. 그래서 배우고자 하는 이가 조수처럼 밀려오고 구름이 에워싸듯 하니, (지리산) 사대암四大庵의 영원사靈源寺와 (지리산) 천은사泉隱寺의 수도암修道庵은 마땅히 하안거를 지내는 강원講院이요 대화엄사의 보적암寶積庵과 구층대九層臺와 봉천암鳳泉庵은 항시 안거하는 교장敎場이었다.
손에는 원명圓明(둥글고 밝은) 염주를 놓지 않으며 대비大悲의 주문을 일과로 삼고, 입으로 방광方廣(크고 넓은) 게송을 끊지 않으며 묘연화妙蓮花977)를 업으로 삼았다. 음식은 반찬을 겸하지 않았고 의복은 사치를 하지 않으며, 공적인 일을 반드시 먼저 하고 사적인 일은 뒤에 했다. 반가운 이(靑眼)를 만나 토론하면 묻지 못할까 걱정이요, 재가신자(白衣)와 대화할 때면 항상 말이 없고자 했다. 자취를 호중壺中978)에 감추고서 대회의 논의가 구름처럼 일어도 더욱 자취를 감추고 나아가지 않았고, 처마 밑에서 재능을 감추니(鞱光) 조계曹溪의 청이 굳세어도

012_0710_b_01L華嚴大道場法父卽碧嵓十世孫斗月
012_0710_b_02L大師是也泝其源則芙蓉之十三世
012_0710_b_03L濟之三十六世孫也芿住本山金井庵
012_0710_b_04L腥薌發露蟻慕幽谷開堂普說
012_0710_b_05L接方來也三十歲戊辰春有客自無
012_0710_b_06L何而來者請其詩求其名固讓乎
012_0710_b_07L但記乎名矣居數月有邏取之御
012_0710_b_08L小無忌色乘馹上京抵訓練法衙
012_0710_b_09L對捕將問草 [53] 毉嘻手攙龍頷心珠發
012_0710_b_10L光於佛海波瀾身犯虎穴慧刃輝晃於
012_0710_b_11L法律釰戟所謂罪名白地無中出心事
012_0710_b_12L靑天在上知罪歸罪功歸功無事蒙
012_0710_b_13L放而還奚啻金躍大冶抑亦珠還合浦
012_0710_b_14L是知佛鏡自鑑於無罪之命法力益彰
012_0710_b_15L於有數之分自是名播有鄕譽飛無翼
012_0710_b_16L請益者海進雲圍四大庵之靈源
012_0710_b_17L隱寺之修道宜其結夏之講院大華嚴
012_0710_b_18L之寶積九層臺與鳳泉恒是安居之敎
012_0710_b_19L手不釋圓明之珠大悲呪爲課
012_0710_b_20L不掇方廣之偈妙蓮花爲業食不兼饌
012_0710_b_21L服不重侈爲公必先營私在後對靑
012_0710_b_22L眼而討論唯恐不問與白衣而酬酌
012_0710_b_23L欲無言歛迹壺中大會之論雲興
012_0710_b_24L歛迹而不赴鞱光廡下曹溪之請膠固

012_0710_c_01L더욱 재능을 감추고 응하지 않았다. 저술한 『묘연기妙蓮記』와 『회경록會鏡錄』, 손수 베껴 쓴 『칠서대전七書大典』과 『남화경南華經』979)과 『제가어록諸家語錄』이 세상에 유통된다.
광서光緖 19년 계사년(1893) 5월 25일에 가벼운 질병을 보이시며, “사대四大980)는 가합假合이요 오온은 실제가 아니니 이름을 세상에 드날리지 말고 가합을 실제로 여기지 말라.”라고 했다. 30일 새벽에 목욕하고 가부좌 하더니 이윽고 입적하셨다. 세수世壽는 55세요, 법랍法臘은 38세였다. 진영을 본사에 걸어 두었다.
조계산 송광사 우담 대선사의 행장 초고『동사열전』에 대략 나옴.(曹溪山松廣寺優曇大禪師行狀草東師傳中略出)
선사는 영남 안동 사람이다. 속성은 권씨權氏로서 부친은 중국重國이며 모친은 조씨趙氏이다. 홍기洪基가 이름이고 우담優曇은 호이다. 도광道光 임오년(1822) 3월 3일에 태어났다. 나면서 영특하고 성숙하여 어려서부터 명민하고 배우길 좋아했다.
배움에 뜻을 두는 나이(15)에 맹세하고 출가하려는데 부모께서 허락하지 않아 유성踰城981) 고사를 생각하였다. 순흥順興982) 지역 소백산 희방사希芳寺983)로 들어가 자신自信 장로에게 의탁하여 삭발하였다. 세상 인연이 넉넉하지 않아 다만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984) 문구만 보고 심우心友985) 도반道伴들과 함께 팔공산에 가서 혼허渾虛 대사를 참례하고 여러 경전들을 배웠다. 매이지 않음을 뜻으로 삼아 남쪽으로 차차 옮아가니 구름이 용을 따르듯 바람이 범을 따르듯 했다. 헤어질 인연이면 떠나고 따를 인연이면 머무르다가, 조계산 옛 길상사吉祥社(송광사)에 이르러 지봉智峰 대사를 세연世緣의 주인으로 삼고 연월蓮月 선사를 법인法印의 부친으로 삼았다. 침명枕溟986) 대덕의 강헌講軒에서 가르침을 받고 인파仁波 율사의 계단戒壇에서 선禪을 얻었다.
27세 때 진각眞覺987) 조사의 수선사修禪社에서 향을 집고 개당開堂하였고,

012_0710_c_01L益鞱光而不應所著妙蓮記會鏡錄
012_0710_c_02L所寫七書大典南華經諸家語錄行于
012_0710_c_03L光緖十九年癸巳五月二十五日
012_0710_c_04L微疾曰四大是假五蘊非實無以名
012_0710_c_05L顯於世無以假爲其實至三十日黎明
012_0710_c_06L灌浴趺坐已奄然而化世壽五十五
012_0710_c_07L法臘三十八掛眞于本寺

012_0710_c_08L

012_0710_c_09L曹溪山松廣寺優曇大禪師行狀草
012_0710_c_10L東師傳中略出

012_0710_c_11L
禪師嶺南安東郡人姓權氏父重國
012_0710_c_12L母趙氏洪基名也優曇其號也生於
012_0710_c_13L道光壬午三月三日生而頴達夙成
012_0710_c_14L而敏悟好學志學之年誓心出家
012_0710_c_15L母不許竊念踰城故事入順興地小白
012_0710_c_16L山希芳寺依自信長老而剃染世緣不
012_0710_c_17L但閱初發心自警之章句與心友道
012_0710_c_18L抵八公山叅渾虛大師學數部經
012_0710_c_19L以不係爲志轉次南行若雲從龍
012_0710_c_20L從虎離緣去隨緣住抵達曹溪山古
012_0710_c_21L吉祥社因智峰大師爲世緣之主
012_0710_c_22L蓮月禪師結法印之父受敎於枕溟大
012_0710_c_23L德之講軒得禪於仁波律師之戒壇
012_0710_c_24L十七歲拈香開堂於眞覺祖師修禪之

012_0711_a_01L벽담碧潭988) 선사先師의 대회에서 발우를 얻고 부월斧鉞을 계승했다. 교敎의 눈은 설인 연묵雪仁蓮默의 교해敎海(가르침의 바다)에서 맑아졌고, 선禪의 몽둥이는 진귀 백초眞龜白草의 선문禪門을 두드렸다. 사방팔방의 개사開士989)들이 백아伯牙의 거문고에서 음을 알고(知音),990) 청평靑萍과 결록結綠991)이 설촉薛燭992)의 문에서 가치를 정하듯,993) 크고 작은 두드림에 응하여 싫증 내지 않고 오랑캐와 한족 거울을 살핌에 피로를 잊었다.
저술한 『선문증정록禪門證正錄』994) 1권과 『잡저雜著』 1권이 세상에 전한다.
세계世系를 고찰하면 부휴浮休의 11세손이요 임제臨濟의 36세 적통(嫡傳)이다. 부휴의 6세손에 풍암楓嵓995)이 있고 풍암 아래 4대 걸인이 있으니 묵암 최눌默庵最訥과 응암 낭윤應庵朗允,996) 제운 해징霽雲海澄, 벽담 행인碧潭幸仁이다. 이 4대 걸인은 조계산의 교사(敎父)이고 불해佛海의 아름다운 배로다. 벽담이 회계會溪997)에게 전하고 회계의 세 제자 중에 연월蓮月이 있고 연월이 대사에게 전하였으니 필만畢萬998)의 이후를 징험할 수 있다.
광서光緖 6년 신사년(1881)999) 9월 8일에 입적하니 세수世壽 60세요 승랍僧臘은 45세이다. 진영을 조계산 영당影堂1000)에 걸었다.
두륜산에서 조계산으로 돌아가는 김오천1001)에게 주는 이별의 서병진년(1916) 섣달에 장춘원에서(金梧泉自頭崙回曹溪山贈別序丙辰臘在長春院)
듣자니, 남쪽으로 강회江淮1002)에 유람하여 드넓은 강물 위에 노닐며 빈 채로 가서는 꽉 채워 돌아오는 이가 있으며 서쪽으로 바다에 가서 지식인의 문을 찾아가 실이 물들어 비단으로 돌아오듯 한 이도 있다고 합니다. 어찌 문장 사업만 그렇겠습니까. 또한 도덕 가풍도 그러할 것입니다.
나는 을묘년(靑兎, 1915) 봄에 방장산에 들어가 은자를 방문하였으나 만나지 못하고는 감천甘泉 강원1003)에서 차를 달였습니다. 병진년(赤龍, 1916)에는 두륜산1004) 정상에 올라 영주瀛洲(제주)를 향하고자 했으나 실행하지 못하고 장춘학림長春學林1005)에 석장을 쉬었습니다.

012_0711_a_01L得鉢繼鉞於碧潭先師大會之派
012_0711_a_02L眼澄乎雪仁蓮默之敎海禪椎扣於眞
012_0711_a_03L龜白草之禪門八域開士知音於伯琹
012_0711_a_04L靑萍結淥 [54] 定價於薛門應大小扣而無
012_0711_a_05L窺胡漢鏡而忘疲所著禪門證正錄
012_0711_a_06L一卷雜著一𡰳并行于世考其世系
012_0711_a_07L則浮休之十一世孫臨濟之三十六世
012_0711_a_08L嫡傳也浮休之七 [55] 傳有楓嵓嵓下有四
012_0711_a_09L大傑曰默庵最訥應庵朗允霽雲海
012_0711_a_10L碧潭幸仁此四傑卽曹溪之敎父
012_0711_a_11L佛海之芳舟潭傳之會溪溪之三傳
012_0711_a_12L有蓮月月傳之大師畢萬之後可驗也
012_0711_a_13L光緖六年辛巳九月八日示寂世壽六
012_0711_a_14L僧臘四十五掛眞于曹溪之影堂也

012_0711_a_15L

012_0711_a_16L金梧泉自頭崙回曹溪山贈別序
012_0711_a_17L辰臘在長春院

012_0711_a_18L
聞夫南游江淮涵泳汗漫之上虛而往
012_0711_a_19L實而歸者或有之西浮大洋叅訪知
012_0711_a_20L識之門絲之染錦之還者亦有之
012_0711_a_21L以文章事業已矣抑爲道德家風然歟
012_0711_a_22L余靑兎之春入方丈山訪隱者而不遇
012_0711_a_23L [56] 煎茶於甘泉講院赤龍之歲陟頭崙
012_0711_a_24L向瀛洲而未果迺憇錫于長春學林

012_0711_b_01L구곡九曲1006)의 맑은 바람을 섭렵하여 무이武夷1007)의 그윽한 경치를 많이 보면서, 삼장三藏의 법미法味를 완상하였지만 제호醍醐1008)의 극진함을 어찌 알겠습니까.
충의忠義 사당 같은 경우는 3대 화상1009)의 사액으로 의로운 풍모가 늠름하고 진화眞化 비전碑殿은 12대 종사宗師1010)의 풍성한 공적으로 위대한 업적이 찬란합니다. 또한 동東ㆍ서잠西岑과 일日ㆍ월문月門1011)의 기반은 하늘이 감추고 대지가 비장한 곳이며, 남南ㆍ북대北臺의 미륵상1012)은 그 덕이 신령의 변화요 귀신의 공적입니다. 황금빛으로 야기夜氣가 뜨니 천불千佛1013)의 호광毫光1014)이 항상 드러남이요, 옥빛 산색이 흐르니 온 계곡의 잣나무들이 항상 푸른 것입니다. 이는 대흥사의 장관이요 장춘동의 특색이 아니겠습니까. 가히 학자들의 기북驥北1015)이요 승려들의 사남司南1016)이라 할 만합니다. 다만 심전心田을 혀로 경작하는 데 코끼리의 조력이 없지 않고, 의지意地에 돌을 던짐에 사자가 사람 무는 것을 자주 봅니다.1017) 그게 어찌 다른 분이겠습니까. 상인上人(스님)이십니다.
장차 서쪽으로 배를 타시리니 반드시 붕새처럼 현달하여 학처럼 돌아오실 테고, 그에 앞서 남쪽으로 행차하시니 가까이서부터 하여 멀리 오른다1018)는 말과 완전히 부합합니다. 늠름한 기상은 산악에 모인 영기를 얻었고, 찬란한 외모(眉堂)1019)는 고요히 비치는 강물 같습니다. 발로 양기羊岐1020)의 성城에 올라 여러 바다의 법류法流를 삼키고, 입을 표하驃訶1021)의 문에 걸어 두고 꽃들(화엄경)의 맛을 곱씹었습니다. 이치의 하늘(義天)에 눈부시게 찬연히 십문十門1022)의 별들이 벌여 있고, 마음의 땅(心地)에 밝고 드넓게 삼관三觀1023)의 달이 원만합니다. 어찌 다만 본과本科(불경)만 정미하겠습니까, 또한 찬극鑽極1024)이 나란히 빛납니다.
봄부터 겨울까지 문득 10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꽃을 찾고 눈발이 서기까지 홀연 삼제三際1025)의 날들을 겪었습니다. 인연 있으면 안거하여 몇 겁 이전 번뇌의 미혹한 업業을 소멸하고, 장애 없으면 행각行脚(履歷)하여 여러 생生 이후 보리의 영험한 싹을 심었습니다. 이는 향화香火(공양)의 인연 아님이 없으니 누가 연꽃 사업이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아아, 이치와 운수가 있으니

012_0711_b_01L涉獵九曲之淸風多見武夷之幽趣
012_0711_b_02L閱三藏之法味安知醍醐之極眞至若
012_0711_b_03L忠祠義堂三大和尙之賜額義風凛凛
012_0711_b_04L眞化碑殿十二宗師之豊功偉蹟彬彬
012_0711_b_05L抑又東西岑日月門其基也天藏而地
012_0711_b_06L南北臺彌勒像其德也神化而鬼
012_0711_b_07L夜氣浮金千佛之毫光常現山色
012_0711_b_08L流玉一洞之栢樹恒靑是無乃大興寺
012_0711_b_09L之壯觀長春洞之特色歟抑可謂學者
012_0711_b_10L之驥北衲僧之司南乎但舌耕心田
012_0711_b_11L不無象兒之助力或石投意地頻見獅
012_0711_b_12L徒之咬人其豈他耶上人是矣將期
012_0711_b_13L西泛必也鵬顯而鶴歸先作南行
012_0711_b_14L同自邇而陟遐以其稜稜氣宇剩得岳
012_0711_b_15L降之鍾靈晃晃眉堂渟淯江淵之鑑照
012_0711_b_16L足涉羊岐之城呑吐衆海之法流口掛
012_0711_b_17L驃訶之門咀嚼襍華之滋味義天耀朗
012_0711_b_18L燦然十門之星羅心地昭明廓乎三觀
012_0711_b_19L之月滿奚但本科之精美亦乃鑽極之
012_0711_b_20L并顯自春抵冬遽然十箇月之景影
012_0711_b_21L探花立雪忽經三際日之光陰有緣安
012_0711_b_22L能消幾刼前煩惱惑業無障履歷
012_0711_b_23L挺植多生後菩提靈芽是莫非香火因
012_0711_b_24L孰不曰蓮花事業噫嘻理數所在

012_0711_c_01L만남과 이별은 견디기 어렵고, 채움과 비움이 없을 수 없으니 만남과 이별을 어찌하겠습니까. 시기로는 지상에 우레가 돌아와1026) 일양一陽이 명협蓂莢1027)의 머리에 비로소 생기고, 지상에 연못이 비춰 이르니1028) 삼음三陰이 매화와 버들의 눈(眼)에 떨어집니다. 얼음이 물 가운데 굳건하고 눈발이 산의 모습을 치장합니다. 달 밝은 밤이나 바람 부는 아침에 그대가 ‘돌아감만 못하다’1029)는 구절을 읊조리면, 등불의 남쪽이요 벼루의 북쪽에서1030) 나는 ‘돌아가리라’ 노래1031)로 응대하겠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남쪽으로 가는 오늘 아침 빈 채로 가서 가득 채워 돌아옴은 그저 당사자가 물 들이켬에 달렸고, 서쪽으로 배를 타는 훗날 실이 물들어 비단으로 돌아가리니 미혹한 나그네가 모래로 밥 짓기1032)를 어찌 기다리겠습니까. 주인과 손님의 남은 회포를 이기지 못해 고금의 남은 감회를 들었습니다.
『송귀집』의 짧은 서문모임의 일동이 시를 지어 책을 만들었기에 서문을 쓴다.(送歸集短引會中一同。作詩成篇。以序弁之。)
조계산은 학자들의 기북驥北으로 열여섯 분의 국로國老1033)가 뛰어난 기세로 세상에 출현하니 중생의 으뜸을 길러 양성함이요, 장춘동長春洞은 풍광(物華)의 회남淮南1034)으로 12대 종사가 운수를 열고 출석하니 인류(品類)의 안목을 도야함이라. 법당을 열고 널리 설법하여 방외의 승려들을 응접하고, 풀을 뽑고 바람에 머리 감으며1035) 세상의 빼어난 경관을 찾아다녔도다. 수많은 인재들1036)과 아름다운 인걸들이 상인上人(스님)께 나아오니, 오천梧泉이 그 호이다.
조계산 법의 물에 갓끈을 씻고 방장산의 용문龍門에서 뺨을 쪼이며, 응암應庵 사부의 법종을 몇 번이나 치고, 호붕浩鵬 노스님의 고아한 발자취를 걸었네. 제비와 짝하여 날아오르고 내리니 봄빛의 상서로움을 입에 물었고, 꾀꼬리를 불러 유희하니 꽃과 버들의 성대한 경치가 옷깃에 스몄네. 장춘동의 빈 공간에 세운 시냇가 누각의 바람과 안개가 소매 속으로 들어오고, 두륜산에 전하는 아름다운 학림學林의 법도가 혀 위로 굴러왔네.
아아, 인연 따라 머물고 인연이 흩어져 떠나니 운수 이치가 항상 그러하고, 옛것에 의지해 나아가고 옛것을 바꾸어 옮기니 주역의 도리를 어찌 할 수 없도다.

012_0711_c_01L合離難堪盈虛叵無會分奈若時則
012_0711_c_02L地雷旣復一陽始生於蓂莢之頭地澤
012_0711_c_03L照臨三陰剝落於梅柳之眼氷堅水腹
012_0711_c_04L雪粧山容月夕風朝君唱不如歸之句
012_0711_c_05L燈南硯北我酬歸去來之辭唯冀南遊
012_0711_c_06L今朝虛往實歸只在當人之飮水西泛
012_0711_c_07L他日絲染錦還何待迷客之蒸沙
012_0711_c_08L勝主伴之遺懷載擧今古之餘感

012_0711_c_09L

012_0711_c_10L送歸集短引會中一同作詩成篇以序
012_0711_c_11L弁之

012_0711_c_12L
曹溪學者之驥北十六國老間氣現世
012_0711_c_13L長養群生之鼻頭長春物華之淮南
012_0711_c_14L二宗師啓運出席陶冶品類之眼目
012_0711_c_15L所以開堂普說應接方外之衲僧撥草
012_0711_c_16L櫛風叅訪域中之勝賞濟濟多士
012_0711_c_17L彬物華就有上人曰梧泉其號也
012_0711_c_18L纓曹溪之法水爆腮方丈之龍門幾撞
012_0711_c_19L應師之法鍾却步鵬老之高躅伴燕子
012_0711_c_20L而飛落口含吉祥之春光招鶑兒而遊
012_0711_c_21L衿襲花柳之盛景長春餘空殻溪樓
012_0711_c_22L之風烟盡入袖中崙山傳嘉模學林之
012_0711_c_23L䂓矩轉來舌上吁吁隨緣住離緣去
012_0711_c_24L數之理常然依舊就革舊遷易之道莫

012_0712_a_01L홀연 백설곡白雪曲1037)이 울리니 고승(開士)들이 모두 낙심(寒心)함이요, 녹죽綠竹 노래1038)를 이어 부르니 친구(高朋)의 아름다운 약속을 감내하기 어렵네. 그러나 옛사람들의 송별 선물을 아련히 기억하나니 전송하는 짧은 글이 어찌 없을런가.
오직 바라건대 남쪽으로 유람하여 종사宗師가 도야하던 교화에 배불렀으니 북쪽으로 돌아가 국로國老가 장양長養1039)하던 법의 물결에 다시 목욕하소서.
왼쪽에 기록된 금송錦頌1040)을 이으라고 요구하기에 오른쪽에 거친 말들을 억지로 짓노라.
화산선회품시에 부치는 글정사년(1917) 봄 조계산에서(寄華山禪會品詩書丁巳春。在曹溪山。)
듣자 하니, 상한 국과 쉰밥은 향적香積 주방에 들어갈 수 없다는데, 소 오줌과 말똥이 어찌 편작扁鵲1041)의 처방에 보탬이 되겠는가. 그러나 짧은 가지와 굽은 들보라도 장석匠石1042)은 먹줄을 이용하여 3층 건물을 이룰 수 있고, 둔한 나귀와 말이라도 백락伯樂1043)은 또한 채찍질하여 천 리 여정을 가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좋은 기술자는 몇 자 되지 않는 썩은 나무라도 버리지 않고 성인 또한 미친 사람의 말이라도 채용한다고 하니, 훌륭하다 이 말이여. 그러나 이제 상하고 쉰 국과 밥, 그리고 소와 말의 오줌과 똥을 향적의 주방과 편작의 처방에 함부로 던져 놓으면, 냄새 난다고 하며 누가 약재로 쓰겠는가. 다만 장석의 먹줄과 백락의 채찍질로 버리지 않고 가려 사용하기만을 믿을 뿐이다.
감히 짧은 가지 같은 몽당붓의 노둔하고 미친 말들로 존귀하고 총명한 이들의 장소를 함부로 더럽히고자 하니, 바라건대 수많은 인사들이 화목하게 임하여 보고서, 썩은 나무라도 버리지 말고 미친 말이라도 택하여 쓰소서. 먹줄을 쓰고 도끼를 휘두르며 채찍을 들어 구슬을 엮으소서. 수많은 패옥을 흩뿌려 쉰밥을 변화시켜 선열禪悅의 맛을 만끽하고, 한 줄기 비의 감미로운 은택을 내리시어 말똥을 씻고 약초의 싹이 자라나게 하소서.
엎드려 바라노니 살펴보소서.

012_0712_a_01L忽起白雪之曲盡是開士之寒心
012_0712_a_02L聯唱綠竹之詞難堪高朋之佳約遙憶
012_0712_a_03L昔人贈贐盍無送歸之短篇唯冀南遊
012_0712_a_04L旣飽宗師陶冶之風化北歸更沐國老
012_0712_a_05L長養之法流要聯左開之錦頌强搆右
012_0712_a_06L行之蔬詞

012_0712_a_07L

012_0712_a_08L寄華山禪會品詩書丁巳春在曹溪
012_0712_a_09L

012_0712_a_10L
聞諸殘羹餿飰不能入香積之厨中
012_0712_a_11L尿馬糞安敢補扁鵲之方哉然而寸枝
012_0712_a_12L曲樑匠石能以縄墨而成三層之棟宇
012_0712_a_13L駑驢鈍馬伯樂亦以鞭撻而行千里之
012_0712_a_14L道程所以良工不棄數尺之朽聖人亦
012_0712_a_15L用狂夫之語良哉是言今以殘餿之羹
012_0712_a_16L牛馬之尿糞妄投於香之厨扁之方
012_0712_a_17L其誰曰聞臭而製刁之哉但恃其匠氏
012_0712_a_18L之縄伯公之鞭之不弃而擇用之也
012_0712_a_19L將寸枝之短毫駑鈍之狂語妄瀆於尊
012_0712_a_20L聦之軒幸濟濟多士穆穆照臨莫弃
012_0712_a_21L尺朽擇用狂語揮縄墨而運斧擧鞭
012_0712_a_22L撻而聯珠撒萬斛之瓊琚變餿飰而飫
012_0712_a_23L禪悅之味惠一雨之甘澤滌馬糞而長
012_0712_a_24L藥草之萠伏唯照鑑

012_0712_b_01L
경성의 중앙학림으로 유학 가는 박상전1044)을 송별하는 서정사년(1917) 봄(送朴祥銓遊學京城中學林序丁巳春)
산이 그리 높지 않아도 범이 머물면 웅장하고, 물이 그리 깊지 않아도 용이 서리면 깊다고 하는 것처럼, 사람이 그리 현명하지 않아도 배움이 밝으면 현달한다. 그렇다면 용과 범은 산수가 이름을 드날리는 이유가 되고, 학문은 세상에서 입신立身하게 되는 이유인 것이다. 세 가지 것들에 이러한 셋이 없이 세상에 유명한 경우를 나는 아직 듣지 못했다.
이제 세계열강 속에서 영웅이 함께 일어나고 세상과 내가 경쟁하여, 강자와 약자가 서로 삼키고 지혜로운 이와 아둔한 이가 밀쳐 대는(推敲)1045) 때에, 지역 총림叢林1046)의 돈을 모아 학림學林을 삼각산 남쪽 한강의 북쪽에 창설하였다. 전국 사원의 재능 있는 이들을 모아 선교禪敎의 진리를 탐구하고 철학의 화려함(文華)을 연구하게 하니, 바라는 것은 반드시 영달하는 것이 아닌가.
영ㆍ호남의 남쪽 모퉁이에 있는 조계산 같은 데서 칠원漆園의 꿈1047)에 아직 달콤하게 빠져 있어 열강의 세력을 깨닫지 못하다가, 다행히 용과 뱀이 서로 울부짖어1048) 풍운이 괴안槐安의 꿈1049)을 깨워 솔문을 밀어제치고 활안活眼1050)을 뜨게 하며 한 쌍의 파랑새가 매화 정원과 버들 언덕에 오르내리는 때이니, 이는 조물주가 세계와 나를 경쟁하게 하는 기회가 아님이 없도다.
병진년(1916) 여름에 임 공林公석진錫珍1051)을 선발하고 정사년(1917) 봄에 박 군朴君상전祥銓이 이어 나란히 상경하여 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한다고 한다. 선후의 차이는 있으나 재기가 민첩(敏古)1052)하여 난형국제蘭兄菊弟1053)가 각기 향을 띠고, 옥을 단련하고 쇠를 끊듯이 각기 날카로움을 드러내니, 무리들 속에서 쟁쟁하여 가히 눈빛으로 의사를 통할 수 있는 자1054)로다.
떠날 때에 도반들에게 지시하여 즉석에서 시를 지어 작품을 잇고 서문을 붙여서 주었다.

삼각산 우뚝하고 한강은 넘실대니
(角山兀兀。漢水蕩蕩。)
그대가 그 높음을 배우고 그 맑음을 생각하도록 하는 두 사물이로다
(使吾君學其高思其淸之兩箇物耶。)
두 빛(일월)이 서로 바뀌고 만물이 서로 빛나니
(雙耀迭遷。萬像交光。)

012_0712_b_01L送朴祥銓遊學京城中學林序丁巳
012_0712_b_02L

012_0712_b_03L
山不太高而虎隱則雄水不甚深
012_0712_b_04L龍藏則涵人不良賢而學明則達
012_0712_b_05L則龍虎乃山水之所以闡名者學問卽
012_0712_b_06L人界之所以立身者也有其三者無此
012_0712_b_07L三而鳴於世也吾未必聞也今世界列
012_0712_b_08L疆之中英雄并起物我競爭强弱并
012_0712_b_09L智愚敲椎 [57] 之秋聚域中叢林之金
012_0712_b_10L剏學林於角山之南漢水之北 [58] 海內
012_0712_b_11L寺院之才子究禪敎之眞理硏哲學之
012_0712_b_12L文華其所以希望者無乃必乎榮達也
012_0712_b_13L以若曹溪在嶺湖之南陬尙酣漆園
012_0712_b_14L之夢莫悟列强之勢幸於龍蛇之交叫
012_0712_b_15L風雲打起於槐安之夢椎松扄開活眼
012_0712_b_16L一雙靑鳥頡頏於梅園柳岸之際是莫
012_0712_b_17L非造物之物我競爭之機耶丙夏選林
012_0712_b_18L
丁春繼朴君
[59]
并馳上洛入校修
012_0712_b_19L學云雖有先後才機敏古蘭兄菊
012_0712_b_20L各佩其香鍊玉斷金各逞其利
012_0712_b_21L卽徒中錚錚而可目語者也臨發指法
012_0712_b_22L題口呼聯篇繼引而贈之曰角山
012_0712_b_23L兀兀漢水蕩蕩使吾君學其高思其
012_0712_b_24L淸之兩箇物耶雙耀迭遷萬像交光

012_0712_c_01L그대가 그 밝음을 배우고 그 아름다움을 배우도록 하는 무진장이로다
(使吾君學其明師其華之無盡藏耶。)

아아, 조계산이 세상에 높고 세상에 깊은 이유는 용과 범이 여기에 머물고 여기에 서리는지 여하에 달려 있다. 저 용과 범과 함께 여기에 은거(隱藏)하는 이는 그 누구인가. 그대가 사해 풍운을 모아 조계산의 물에 함축하고 백수百獸 종족을 몰아 조계산에서 기르게 된다면 이 조계산의 높이 웅장하고 깊이 함축되는 명성이 천 년 후에도 썩지 않으리니, 그대를 얻기를 머리 들어 기다릴 뿐이라.
제살1055) 축원(制殺祝)
유세 운운. 엎드려 생각건대 하늘이 만민을 내심에 연월일시를 미리 정할 수 없고, 수요壽夭 길흉 또한 기약할 수 없습니다. 혹 경사도 있고 혹 재앙도 있으니, 길흉이란 원래 하늘에 매여 있습니다. 하늘로 말미암아 생기고 하늘로 말미암아 죽으니 삶과 죽음의 이 운명은 오직 하늘만이 자재自在합니다.
아무개 보체保體1056)는 날 때 달을 택하지 못하고 우연히 낭살狼殺1057)을 범하였습니다. 비록 일시日時는 아니나 또한 천명에 매여 있습니다. 그래서 이에 비노니 한 마음 붉은 정성을 높은 하늘이시여 낮게 들으사, 미천한 정성을 곡진히 살피시고 특별히 제살制殺을 하사하시어, 끓는 물에 눈 녹듯 바람에 구름이 쓸려가듯 하게 하소서.
삼가 천수天水와 맑은 향을 올리노니 이 제례를 흠향하소서. 엎드려 바라노니 상향尙饗1058)하소서.
학도들에게 행동에 대해 알려 주는 설(示學徒作之之說)
사람이 하늘에서 심성을 받아 땅에 떨어졌으니 그 지혜와 우둔함이나 성스러움과 평범함의 차이는 인종에서 비롯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인종이 그런 종이 되는 까닭은 본성이 연기緣起되는 바에 원인이 있다. 심성이라는 것이

012_0712_c_01L使吾君學其明師其華之無盡藏耶
012_0712_c_02L曹溪之所以高於世深於世者其賴
012_0712_c_03L龍虎之隱於斯藏於斯之如何也與彼
012_0712_c_04L龍虎而隱藏於斯者其誰人乎若使
012_0712_c_05L吾君會四海之風雲藏畜於曹溪之水
012_0712_c_06L驅百獸之種族隱育於曹溪之山庶此
012_0712_c_07L曹溪高深雄涵之名不朽於千載之下
012_0712_c_08L得吾君而翹首可待云爾

012_0712_c_09L

012_0712_c_10L制殺祝

012_0712_c_11L
維歲云云伏以天生萬民年月日時
012_0712_c_12L不能預定壽夭吉凶亦不相期或有
012_0712_c_13L吉慶或有凶殃凡有否泰原係于天
012_0712_c_14L由天而生由天而死生死此命唯天
012_0712_c_15L自在唯我某保體生不擇月偶犯狼殺
012_0712_c_16L雖非日時亦係天命故玆敢乞一寸
012_0712_c_17L丹誠天高聽卑曲照微誠特賜制殺
012_0712_c_18L如湯點雪若風掃雲謹以天水一炷
012_0712_c_19L淸香 [60] 欽斯奠伏唯尙饗

012_0712_c_20L

012_0712_c_21L示學徒作之之說

012_0712_c_22L
盖人之禀乎天落於地者其智愚聖凡
012_0712_c_23L本乎種耶曰否也人種之所以爲種者
012_0712_c_24L原乎眞性之所緣起者也心性也者

012_0713_a_01L지혜와 우둔함이나 성인과 범인의 차별에 어떤 관계가 있는가? 다만 행동의 근면하고 나태함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을 따름이다.
요堯임금의 성스러움과 도척盜跖1059)의 평범함이나 석가세존의 지혜와 조달調達1060)의 우둔함은 행위가 그렇게 만든 것에서 연유하지 않음이 없다. 세상에 다니는 배들이 동으로 가고 서로 가고 느리고 빠르며 멈추고 가는 것이 모두 키를 잡은 이에게 달린 것과 같다. 키를 잡은 자는 기능(機關)이 손에 있는데, 혹여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동으로 가고자 하나 도리어 서로 가고, 남으로 가고자 하나 북으로 가게 된다. 그 책망이 어디에 있는가? 책망이 있을 따름이 아니다.
한 배의 사람들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물건을 가득 실어 피안에 오르지 못해 강 속에 침몰하여 하류로 떠내려가, 결국 풍랑과 파도 속으로 귀결되면 어찌 한심하지 않겠는가. 오직 우리 배움의 바다 가운데 키를 잡은 이들이 어찌 다른 사람들이겠는가. 즉 우리 형제들이로다. 그대들의 재주와 기량으로 바닥 없는 향기로운 배를 함께 몰아서 무형의 지혜의 노를 굳게 잡고 무언無言의 물결에 떠가는도다. 옥을 캐는 이는 멀리 용궁에 소장한 것도 꺼리지 않고 주옥을 탐내는 자는 깊이 여용驪龍의 심연深淵도 사양하지 않는다1061) 하니, 그대들에게 징험할 수 있다. 오대양 육대주에 이르러 증기선을 몰아 돌아다니고, 고래 파도가 치며 붕鵬새가 나는 바다에 은혜의 노를 잡아 떠다니며 동서남북을 마음대로 하며, 빠르고 늦음과 가고 멈춤을 마음대로 하여 피안에 올라 본지本地에 도착하는 것은 키를 잡은 이의 잘함과 못함에서 말미암지 않겠는가.
우리 학도들은 배를 움직이는 법을 보고 바야흐로 키를 잡는 핵심을 알리라. 인간 세계에서 지혜와 우둔함이나 성스러움과 평범함은 행동이 요임금과 도척의 지혜와 우둔에서 말미암지 않음이 없고, 또한 행동이 석가세존과 조달의 성스러움과 평범함에서 말미암지 않음이 없도다. 오직 그대들은 애쓸지어다.
송광사 대공덕주 용운당 대선사 행장을미년(1895) 봄에 글을 완성했는데 정사년(1917) 겨울에야 (비석의) 초안을 잡았다.(松廣寺大功德主龍雲堂大禪師行狀乙未春書成而至丁巳冬草)

012_0713_a_01L關於智愚聖凡之別也哉但由作之之
012_0713_a_02L勤怠何如而已矣所以堯之聖跖之凡
012_0713_a_03L釋尊之智調達之愚莫不由作之之使
012_0713_a_04L然也夫如世行船者能東能西欲遲
012_0713_a_05L欲停行㹅關于把梢人也爲其把
012_0713_a_06L梢者機關在手而或使用不善欲東
012_0713_a_07L而反西進南而退北其咎安在乎
012_0713_a_08L但責咎之所在而已一船人不達的地
012_0713_a_09L滿載物未登彼岸沉之中江退之下流
012_0713_a_10L竟歸於風浪鯨濤之中豈不寒心哉
012_0713_a_11L我學海上把梢人豈異人乎卽吾弟兄
012_0713_a_12L以若諸君之才器共駕無底之芳舟
012_0713_a_13L堅把無形之智楫浮沒無言之波瀾
012_0713_a_14L謂採玉者不憚龍藏之遠探珠者
012_0713_a_15L辭驪壑之深者於君可驗矣至於六洲
012_0713_a_16L五洋駕鐵船而逍遙鯨浪鵬溟把惠
012_0713_a_17L楫而游泳任東西而南北能遲速而行
012_0713_a_18L登彼岸到本地豈不由把梢之善否
012_0713_a_19L唯吾諸君觀行舟之法方知把梢
012_0713_a_20L之機關庶幾乎人界上智愚也聖凡也
012_0713_a_21L莫不由作之爲堯跖之智愚亦莫非作
012_0713_a_22L之爲釋尊調達之聖凡唯諸君勉旃

012_0713_a_23L

012_0713_a_24L松廣寺大功德主龍雲堂大禪師行

012_0713_b_01L
선사의 휘諱는 처익處益이요 자는 경암警菴이니 용운龍雲은 그 호이다. 속성은 이씨李氏이니, 즉 효령대군孝寧大君의 후예 장제부정長提副正 원손源孫1062)의 후손이다. 대대로 남원에 거주하다가 조부 이하로 곡성谷城 통명산通明山 용계촌龍溪村으로 옮겼다. 부친의 휘는 춘필春弼이고 모친은 밀양 박씨朴氏이다. 꿈에 어떤 범승梵僧1063)이 가사를 입고는 문 밖에 와서 고하더니, 이후 임신이 되어 가경嘉慶 계유년(1813) 10월 7일에 낳았다. 광서光緖 무자년(1888) 5월 5일에 입적하셨으니, 세수 76세요 승랍은 61세였다.
골격이 특이하고 눈동자에 빛이 났다. 10세 때 총명하고 영특하여 배우면 바로 외워 버렸고 노닐 때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하지 않아 장차 노성하게 될 징조가 있었다. 맵고 비린 것을 먹지 않았고 일찍 일어나서 늦게 잠이 드니, 모친의 꿈 조짐과 부합되었다.
15세(1827) 때 조계산 송광사로 출가하여 남일南日 장로를 은사로 모셨다.
17세(1829) 때 머리 깎고 기봉奇峰1064) 대사에게 구족계를 받고 제봉霽峰 율사에게 선禪을 받았다. 침명枕溟1065)과 인파印波, 성암惺庵, 기봉奇峰 4대 종장宗匠의 가르침에 참석하여 제반 학문을 연구하였다.
27세(1839) 때 보봉寶峰의 장실에서 분향(拈香)하니 즉 석가세존 72대 적손嫡孫이 된다. 기해년(1839)에 해남 표충사表忠祠 향임享任으로 부임하였다가, 부친의 질병 소식을 듣고는 밤새 집으로 가서 탕약 시중을 들었다. 이틀 만에 부친이 돌아가시게 되자, 손가락을 잘라 피를 내어 목구멍에 흘려 넣으니, 부친이 잠에서 깨듯 소생하셨다. 밤낮으로 손을 잡고 있다가 영결하게 되었다.
임인년(1842, 30세) 봄 밤중에 사찰에 불이 나서 대웅전과 불우佛宇 다섯 채와 승료僧寮1066) 8채, 공사公舍 11채, 모두 1,150여 칸이 하루아침에 화재 변란을 당했다. 아무도 나서는 이 없어서 선사께서 나이 서른에 복구하려는 뜻을 세우고, 서울을 오가며 고관들과 관계를 맺어 공명첩空名帖으로 모금하기도 하고

012_0713_b_01L乙未春書成而至丁巳冬草

012_0713_b_02L
師諱處益字警菴龍雲其號也俗姓
012_0713_b_03L李氏卽孝寧大君裔長提副正源孫之
012_0713_b_04L孫也世居南原父祖以下寓谷城地通
012_0713_b_05L明山龍溪村父諱春弼母密陽朴氏
012_0713_b_06L夢有一梵僧着袈裟謁門外仍有
012_0713_b_07L生於嘉慶癸酉十月七日光緖戊子
012_0713_b_08L午月五日寂壽七十六臘六十一
012_0713_b_09L相不類眼瞳曜日年十歲聦明頴悟
012_0713_b_10L學必立誦遊必不群將有老成之徵
012_0713_b_11L食不葷腥枕唯夙夜倘符母夢之兆也
012_0713_b_12L十五出家於曹溪山松廣寺以南日長
012_0713_b_13L老爲師十七祝髮禀具于奇峰大師
012_0713_b_14L受禪於霽峰律師叅敎於枕溟印波惺
012_0713_b_15L庵奇峰四大宗匠學窮百家二十七拈
012_0713_b_16L香於寶峰之室卽我釋尊七十二世之
012_0713_b_17L嫡孫也己亥赴海南表忠祠享任聞家
012_0713_b_18L君疾報罔夜到庭侍湯餌纔兩日奄
012_0713_b_19L乃斫指涎喉如睡覺甦生日夜執
012_0713_b_20L永訣耳壬寅春夜半渾寺失火
012_0713_b_21L雄殿及佛宇五所僧寮八公舍十一合一
012_0713_b_22L千一百五十餘間一朝1) [9] 當回祿之變
012_0713_b_23L人無倡首而師年三十志圖復舊
012_0713_b_24L沒京營締交重臣或空帖而募金

012_0713_c_01L문서를 가지고 다니며 재물을 모으기도 하였다. 이 해 여름부터 갑진년(1844, 32세) 봄까지 우선 대웅전을 세우고 차례로 각 법전을 세웠고 또 그다음 승암僧庵을 차례대로 하고 안승安僧1067)과 기타 공사公舍를 세웠다. 정미년(1847, 35세)까지 차례대로 세우니, 편안히 선을 닦는 것이 누구의 힘인지 알 것이다.
또한 해남 표충사 어필각御筆閣1068)과 비각碑閣,1069) 산양山陽(화순) 죽원사竹原寺와 곡성谷城 길상암吉祥菴ㆍ천태암天台菴, 운봉雲峰 백장암百丈菴이 모두 선사께서 창건한 것이다. 금구金溝 금산사金山寺와 완산完山 송광사松光寺 삼존불三尊佛에 대해 개금改金 불사를 하니 당시 상서로운 빛이 나왔다. 통도사通度寺 계단戒壇과 법당法堂, 해인사海印寺 장경전藏經殿을 중수重修하고, 봉은사奉恩寺 장경藏經의 인출印出과 해인사 장경의 인출에 있어서 화주化主1070) 하셨으니, 모두 선사께서 장소에 따라 인연을 맺은 것들이다.
기미년(1859, 47세)에 해남 표충사 총섭㹅攝1071)을 재임한 후에 전라도 도승통都僧統1072) 직임을 맡았는데, 법이 오래되어 폐단이 되자 완영完營(전라 감영) 최신묵崔信默과 임응환林應煥 두 관리와 함께 힘을 같이해 관인官印을 거두니, 상사上司에서 소멸시켰다.
병인년(1866, 54세) 봄에 영남 표충사 제임祭任을 받은 후에 돌아오길 세 차례 하였으니, 모두 ‘대각등계大覺登階’1073) 교지가 내렸다. 같은 해 가을에 서양 배가 강화도를 함락하고 통진通津(김포) 등을 접하여 나라 안팎이 소란하였을 때,1074) 전라도 수의繡衣(어사) 윤자승尹滋承1075) 공을 의승장義僧將으로 초빙하여 명을 받들어 장비를 갖추길 재촉했는데, 마침 서양 배가 물러간다는 관보關報1076)를 듣고는 그만두었다.
기사년(1869, 57세) 봄에 광양光陽성이 함락되고1077) 바닷가가 소란해서 본관本官으로부터 성을 지키라는 칙명이 내려오자,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의병을 이끌고 밤새 성으로 들어가 하루 동안 성채를 지키다가 돌아왔다. 관인을 차고 공무를 행한 적이 다섯 번이고, 직임을 받고 직첩을 받은 게 또한 그러했다. 어떤 승려가 나한羅漢에게 기도한 지 7일 만에 푸른 옷을 입은 이가 꿈에 나타나 말하길, “용운龍雲은 소백산의 신령이 사문沙門(승려)으로 자취를 드러내어,

012_0713_c_01L荷券而鳩財自同年夏至甲辰春
012_0713_c_02L建大雄殿次設各法殿又其次僧庵
012_0713_c_03L如次并擧安僧其他公舍至丁未
012_0713_c_04L第建立居禪安堵知誰之力也亦復
012_0713_c_05L海南表忠祠御筆閣碑閣山陽竹 [61] 原寺
012_0713_c_06L谷城吉祥菴天台菴雲峰百丈菴并師
012_0713_c_07L所剏建金溝金山寺完山松光寺三尊
012_0713_c_08L并改金仸事時見放光現瑞通度
012_0713_c_09L寺戒壇法堂海印寺藏經殿重修奉恩
012_0713_c_10L寺藏經印出海印寺藏經印出化主皆
012_0713_c_11L師之隨處結緣也己未海南表忠祠㹅
012_0713_c_12L攝再任後以道內都僧統之任法久成
012_0713_c_13L與完營崔

兩吏同力收印
012_0713_c_14L司銷之丙寅春以嶺南表忠祠祭任
012_0713_c_15L行而還三次皆有大覺登階之敎旨也
012_0713_c_16L同年秋洋舶陷江華接通津等地朝野
012_0713_c_17L騷亂時本道繡衣尹公
以義僧將招
012_0713_c_18L督奉令治裝適聞退舶關報而止之
012_0713_c_19L巳春光陽陷城沿海蕭亂自本官有
012_0713_c_20L守城之飭不日倡率罔夜入城一日
012_0713_c_21L守壘而還凡佩印行公者五也贈職受
012_0713_c_22L帖者亦如之有僧禱羅漢七日夢一
012_0713_c_23L靑衣言曰龍雲卽小白山靈示迹沙門
012_0713_c_24L「倅」通「卒」{編}

012_0714_a_01L승려 풍속을 바로잡으려고 한 것이다.”라고 한 것이 세 번이다. 이 또한 모친의 꿈과 부합하는 것인가.
기묘년(1879, 67세) 여름에 승가리僧伽黎1078) 대구품大九品1079)을 만들고, 시왕생칠재十王生七齋1080)를 7일 동안 밤낮으로 작법作法1081)하고 회향回向하니 밤에 두 줄기 상서로운 빛이 보였다. 이는 운명이 다할 때에 극락(樂方)으로 인도한다는 징조가 아니겠는가.
상대霜臺(사헌부) 중신重臣과 창화倡和1082)할 때마다 바로 시를 읊조리며 미리 지어 놓은 것처럼 하였다. “맑고 시원한 비가 삼천세계에 내리는데(淸凉雨下三千界), 적막하게 등불은 네다섯 기機를 사르네(寂寞燈燃四五機).”의 구절이 그러하다. 당시 진신대부縉紳大夫(관료)들이 공문空門(불가)의 친구가 되지 않음이 없었는데 신석희申錫禧1083)ㆍ조석형曺錫亨1084) 공公과 권돈인權敦仁1085)ㆍ심응태沈膺泰1086) 재상, 조영하趙寗夏 정승(輔), 오취선吳取善1087)ㆍ이범진李範晋1088) 공 등 41명은 고귀하고 성대한 가문으로 외부 장수나 내부 재상의 사대부 아님이 없었다. 도리를 논하며 취향을 펼침은 향산香山의 아름다운 법과 같고, 시를 나누며 보내고 맞이함은 호계虎溪1089)의 남은 풍조이다. 어찌 옛날이 아름다움을 독차지하리오.
을유년(1885, 73세) 봄에 용화당龍華堂(지장전)을 수리하여 수령이 행차하여 묵을 수 있는 청헌淸軒으로 삼았다.
병술년(1886, 74세) 여름에 동쪽 방장方丈을 붉게 칠하여 삼대전三大殿을 봉안奉安하여 복을 비는 원당願堂1090)으로 삼고, 백설당白雪堂은 30년간 참선(安禪)하는 장소로 삼았다.
능사能事를 이미 두루 하고 화연化緣이 다하려 하자 가벼운 질병을 보이고 담담하게 입적(化)하였다. 보조암普照庵에 진영을 걸고 부도전浮屠殿에 비석을 세웠다.
『산수결』을 등사하여 보관하는 서의병과 일병의 난리 역사는 다른 기록에 있다.(山水訣謄寫藏寘序義兵日兵亂離歷史在別錄)
나는 무기년戊己年1091)의 난리에 청진암(淸眞蘭若)1092)에 은거하여 그저 심령心靈이 어떠한가만 관찰하고 있었다. 하루는 명사明師1093)와 두 숙덕宿德1094)이 문을 두드리고 방문하여, 차를 마시며 시를 화답하였다. 대화가 산수 취미에 이르자 옥룡玉龍1095)과 일행一行1096)의 비결을 유인游刃1097)하지 않음이 없이 주고받으며 말하길,

012_0714_a_01L糾正僧風云者三夜此亦倘符母夢耶
012_0714_a_02L己卯夏造僧伽黎大九品十王生七齋
012_0714_a_03L七晝夜作法回向夕雙道現瑞無乃
012_0714_a_04L臨命終時接引樂方之兆歟每和霜臺
012_0714_a_05L重臣率爾口占如宿搆焉其詩曰
012_0714_a_06L凉雨下三千界寂寞燈燃四五機之句
012_0714_a_07L是也當時縉紳大夫莫不爲空門友
012_0714_a_08L唯申公
曺公
權相
沈相
趙輔
012_0714_a_09L
吳公
李公
如是四十一員
012_0714_a_10L門隆族莫非爲出入將相之士大夫
012_0714_a_11L論道發趣如香山之嘉模唱酬送迎
012_0714_a_12L虎溪之遺風何專美於古哉乙酉春
012_0714_a_13L修葺龍華堂爲守令行次寄宿之淸軒
012_0714_a_14L丙戌夏丹雘東方丈奉安三大殿祝釐
012_0714_a_15L之願堂白雪堂爲三十年安禪之所也
012_0714_a_16L能事已周化緣將畢示微疾泊然而
012_0714_a_17L掛眞于普照庵立石于浮屠殿

012_0714_a_18L

012_0714_a_19L山水訣謄寫藏寘序義兵日兵亂離
012_0714_a_20L歷史在別錄

012_0714_a_21L
余戊己之亂隱居于淸眞蘭若只觀心
012_0714_a_22L靈之如許矣一日明師二宿德扣門而
012_0714_a_23L茶以點之詩以和之語及山水之
012_0714_a_24L玉龍之秘一行之訣莫不游刃而

012_0714_b_01L“동인東人(조선인) 가운데 없어서는 안 될 사람으로 이 사람만 함이 없다.”라고 하였다. 나는 가슴이 상쾌하여 한 번 살펴보고자 하는 마음이 없을 수 없었다. 또한 선산의 명당 자리를 간절히 구한 지가 오래되었다. 즉시 승려들이 지닌 비결들을 구하여 날마다 등사하여 등불을 돋우고 읽었다. 몇 개월 되지 않아 등사와 독서를 마치니, 사격四格과 오산五山ㆍ팔괘八卦ㆍ구성九星1098)에 대해 손바닥을 가리키듯 하였다. 형체로 드러난 것에 대해 용을 찾고1099) 장소를 결정하는 것은 족히 주저하거나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고는 스님들과 산을 구경하고 물을 감상하면서 산이 아름답고 물이 수려한 곳에 도달하면 담소하며 고인의 비밀스런 장소를 가리키기도 하였다. 운월령雲月嶺 위의 삼망봉三望峯에 이르러, 혈穴을 얻어 부친을 안장하니 임좌壬坐(북서쪽을 등진 자리)이고, 아래로 기룡촌起龍村에 이르러 혈을 얻어 모친을 안장하니 유좌酉坐(서쪽을 등진 자리)이다. 이것은 이른바 하늘과 땅이 감춘 곳이요 맹인이 문을 얻은 격이라 하리니, 어찌 많이 얻을 수 있겠는가.
아아, 옛날 명사明師가 하늘을 보고 땅을 꿰뚫어 근본을 살핀 연후에야 행세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육안肉眼의 부패한 선비들이 어찌 구구한 문자와 요철낭서腰鐵囊書1100)로 산수 간에 치달으며 풍화風火의 말로 혀를 놀리는가. 이런 일은 일단 제쳐 두고 다음과 같이 송頌한다.

行盡江南幾千里  강남 수천 리를 다 다녀도
不知那介是眞龍  어디가 진짜 용인지 모르네
三山并出抱藏裡  삼산이 솟아나 감싼 가운데
二水分流交會中  두 물줄기 흘러 만나는 중에
奴在面前排大張  노비는 면전에서 크게 베풀고
主從背後聳星峰  주인은 뒤에서 별처럼 솟아나
城門塞閉無尖缺  성문 닫으니 뾰족하게 갈라짐 없고
水口關闌不通風  수구 막으니 바람도 통하지 않네
육상궁 원당 기문(毓祥宮願堂記)
일찍이 듣자니, 본사(송광사)에 육상궁을 봉안했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가. 옛 기록에 이르길, 우리 숙종대왕의 두 번째 왕후인 숙빈淑嬪 최씨의 원당이라고 한다.

012_0714_b_01L呑吐曰東人之不可無者莫此若也
012_0714_b_02L余心懷爽朗不能無一覽之欲亦旣切
012_0714_b_03L於先山之明穴一所久矣卽求諸師之
012_0714_b_04L所有眞訣日寫而燈讀之不數月而寫
012_0714_b_05L覽其於四格五山八卦九星指點於掌
012_0714_b_06L尋龍定局之形於外者固莫足而遲
012_0714_b_07L疑也仍與諸師觀山玩水行到山佳水
012_0714_b_08L或談笑指點古人秘地轉至雲月
012_0714_b_09L嶺上三望峯得一穴安父山壬坐
012_0714_b_10L至起龍村上占一穴安母山酉坐
012_0714_b_11L所謂天藏地秘盲者得門安可多得耶
012_0714_b_12L嗚呼古之明師鑑天透地徹見根底
012_0714_b_13L然後可以行於世也如今肉眼腐儒
012_0714_b_14L安可以區區文字腰鐵囊書走殺於山
012_0714_b_15L水之間撓舌於風火之說乎姑寘是事
012_0714_b_16L頌曰

012_0714_b_17L
行盡江南幾千里不知那介是眞龍

012_0714_b_18L三山并出抱藏裡二水分流交會中

012_0714_b_19L奴在面前排大張主從背後聳星峰

012_0714_b_20L城門塞閉無尖缺水口關闌不通風

012_0714_b_21L

012_0714_b_22L毓祥宮願堂記

012_0714_b_23L
曾聞本寺奉安毓祥宮云者何謂也
012_0714_b_24L記云卽我肅宗大王第二后淑嬪崔氏

012_0714_c_01L빈궁이 탄생한임신하여 왕후로 봉한 사실의 전말은 길어서 일일이 열거하지 않는다. 영조대왕이 즉위한 지 31년 을해년(1755)에 천하 명산을 골라서 추모하는 원당을 세우라 명하셨다. 예조에서 본도의 군(순천)에 발관發關1101)하니 도신道臣(관찰사)과 군리郡吏들이 명에 따라 일을 하여 다음 해 병자년(1756) 봄에 본사 명부전(㝠殿)의 남쪽이자 행해당(行堂)1102)의 북쪽에 원당을 세웠다.
두 개의 마룻대와 화려한 기둥이 높이 초제招提1103) 위로 솟고 일궁一宮의 주렴이 안개와 놀 바깥으로 은은히 비쳤다. 이로부터 계하啓下1104)한 칙지勅旨가 매년 내려와서 각군各郡 향리와 백성들의 고충이 영원히 두절되었으니 사찰이 편안하고 승려들이 보존됨은 원당을 봉안한 덕이 아님이 없다. 조정에서 진휼하는 은택이 멀리 천 리 바깥의 공문空門까지 미쳤도다.
아, 70여 년 후에 본궁은 창평군昌平郡1105) 용흥사龍興寺로 이전되었다. 이 또한 운수가 있는 것이요, 원래 치도緇徒(승려)들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어찌 탄식하겠는가. 그러나 원당의 창설은 인연으로 완성됨이요, 원당의 이전은 자연히 무너짐이다. 인연과 자연은 하늘의 이치요 주역의 수리이다. 그러므로 이수理數에 부칠 따름이다.
축성전 창건기祝聖殿剏建記
축성전이란 즉 우리 삼전三殿의 탄생일에 축원(祝釐)하는 전각이다. 광서光緖 12년 병술년(1886)은 이태황李太皇(고종)께서 왕위에 오른 지 23년이 되는 해이다. 본 군수 이범진李範晋1106)은 본래 화려한 가문의 각신閣臣으로서, 상경하여 대궐에 들어가 입시하여 친히 주달하면서 승평昇平(순천)의 웅걸함을 은밀히 아뢰고 송광사의 뛰어난 경치를 세밀히 사뢰었다. 그러자 주상께서 빙그레 감탄하며 말씀하셨다. “예전에 현릉玄陵1107)이 ‘동방 제일의 도량’이라 일컬었다고1108) 들었는데 정녕

012_0714_c_01L之願堂云嬪宮所誕妊娠封后之始末事
長不枚擧也

012_0714_c_02L祖大王卽位三十一年乙亥勅選天下
012_0714_c_03L名山特設願堂之追慕而自禮曺發
012_0714_c_04L關于本道郡道臣郡吏依敎蕫役
012_0714_c_05L年丙子春勅建願堂于本寺㝠殿之南
012_0714_c_06L行堂之北雙棟華楹突逈於招提之上
012_0714_c_07L一宮瑶簾隱映於烟霞之表自是啓
012_0714_c_08L下勅旨比年下護各郡吏民之苦瘼
012_0714_c_09L永爲杜絕寺安僧存莫非願堂奉安
012_0714_c_10L之德朝家賑恤之澤遠及於千里空
012_0714_c_11L門矣七十餘年後本宮移安于昌
012_0714_c_12L平郡龍興寺此亦理數所在原非緇
012_0714_c_13L徒之所能何足歎哉然堂之剏也
012_0714_c_14L緣而成堂之移也自然而毀盖因緣
012_0714_c_15L自然者卽天之理易之數也故付諸
012_0714_c_16L理數而已

012_0714_c_17L

012_0714_c_18L祝聖殿剏建記

012_0714_c_19L
祝聖殿者卽我三殿下誕辰祝釐之殿
012_0714_c_20L光緖十二年丙戌年卽李太皇卽祚
012_0714_c_21L之二十三年也本郡倅李範晋本以華
012_0714_c_22L族閣臣上京入闕入侍親達密奏昇平
012_0714_c_23L之雄傑細禀松寺之勝賞上莞爾欽歎
012_0714_c_24L昔聞玄陵之謂東方第一道場者

012_0715_a_01L빈말이 아니로구나. 짐朕이 1천 금 재물을 획하劃下1109)할 테니, 네가 그 사찰에 건물을 지어서 삼전三殿의 탄신재誕辰齋를 받드는 것이 괜찮겠지?” 공이 절하고 물러나, 사찰에 와서 북을 울려 무리를 불러서는 용운당龍雲堂(처익處益)에게 관리하게 하였다. 그러고는 토지 32마지기를 사서 삼전의 위패를 동쪽 방장에 봉안하고 판액을 걸어 ‘축성전’이라 하였다. 다음 해 정해년(1887)에 또 5백 금을 내려 주어 단청을 새롭게 하고 문을 세우고 섬돌을 쌓게 하였다. 아, 막중한 성전聖殿이 오색구름 끝에 아스라이 높고 웅장한 홍문虹門1110)이 네 거리에 빛나며 13층 섬돌 위에 삼중三重 어천문於千門을 올리고, 이름을 ‘만년’이라 하였다.
다음 병신년(1896)에 본도 관찰사 윤웅렬尹雄烈1111)이 본사에 와서 백배百拜하며 경축敬祝하고 만세계萬歲契를 마련하여 7백 금을 하사하고, 또한 지방 관원들에게 힘 닿는 대로 희사喜捨하도록 권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계안문契案文을 친히 작성하였으니, 대략 “우리들이 이 지역에 들어와서 성전을 우러러보니 태양 아래 오색구름이 지척에 있는 듯하다.”라고 하였다. 도신道臣(관찰사)과 군의 관리들이 이처럼 흠모하니 하물며 이 사찰에 머무는 치도緇徒(승려)로서 어떻게 경축하지 않겠는가. 불일佛日이 길이 밝고 황도皇圖1112)가 공고하리라.
송광사 보제당 삼불의 개금 점안에 대한 소(松廣寺普濟堂三佛改金點眼疏)
사바세계 운운云云 재를 마련한 대단월大檀越 아무개 보체保體는 은사恩師 아무 당堂의 영靈을 위해 또한 자신이 정토에서 태어나려는 바람을 위해 화주(化士) 아무개와 도감都監1113) 아무개, 별좌別座1114) 아무개 등이 공동으로 발심하여 금어비구金魚比丘1115) 아무개에게 청하여 극락도사極樂導師1116) 아미타불 1위位와 관음觀音과 세지勢至1117) 보살 각 1위를 도금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원만한 날에 점안點眼 법회를 공경히 마련하여 섭호攝護1118)해 줄 것을 우러러 기도합니다.

012_0715_a_01L不誣矣朕劃下一千金需財汝建堂于
012_0715_a_02L該寺供三殿誕辰齋可乎公拜退
012_0715_a_03L于寺鳴鼓招衆令龍雲堂管之仍買
012_0715_a_04L土三十二斗落只奉安三殿位牌於東
012_0715_a_05L方丈揭額曰祝聖殿翌年丁亥又下
012_0715_a_06L五百金重新丹雘建門築階
012_0715_a_07L重聖殿嵬嵬乎五雲之端壯觀虹門
012_0715_a_08L逈逈四街之表十三層階上上於千三
012_0715_a_09L重門 [62] 曰萬年越丙申本道觀察使
012_0715_a_10L臣尹雄烈巡到于本寺百拜敬祝
012_0715_a_11L萬歲契以七百金處下亦勸地方官員
012_0715_a_12L隨力喜捨云親製契案文其略曰
012_0715_a_13L輩旣入此境瞻仰聖殿日下五雲
012_0715_a_14L隔咫尺云以道臣郡官如此欽慕
012_0715_a_15L況居此寺之緇徒倘如何敬祝哉佛日
012_0715_a_16L長明皇圖鞏固云

012_0715_a_17L

012_0715_a_18L松廣寺普濟堂三佛改金點眼疏

012_0715_a_19L
據娑婆世界云云設辦齋者大檀越某
012_0715_a_20L保體爲恩師某堂靈亦爲己身當生
012_0715_a_21L淨土之願化士某都監某別座某等
012_0715_a_22L共發心敬請金魚比丘某銑金極樂
012_0715_a_23L導師阿彌佛一位觀音勢至各一位
012_0715_a_24L圓滿之日敬設點眼法會仰祈攝護者

012_0715_b_01L
엎드려 생각건대 목상木像의 신령한 모습(靈儀)은 기원(祇桓)1119)의 탁자 위에서 비롯되었고 금신金身의 오묘한 모습(妙色)은 음광飮光1120)의 마음에서 흘러나왔고, 우전국優塡國 왕의 믿음1121)과 비수천주毘首天主1122)의 미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제 이 삼존불은 무량수광無量壽光이 주세불主世佛1123)이 되고 관음觀音과 세지勢至가 보처존補處尊1124)이 되어, 만덕萬德이 단엄하니 아스라한 수미산인 듯하고, 두 눈빛이 찬란하니 중중무진의 윤위산輪圍山1125)과 방불합니다. 항상 비치는 광명은 천 개의 해가 두루 비추는 듯하고, 두루 묘법을 설함은 백 개의 혀로 항상 노래함이 아님이 없습니다. 48대원大願의 지난 인연은 법장法藏 비구가 때때로 발원한 원력願力이요,1126) 천수천안의 현재 업은 관음여래께서 이전에 심은 선근善根1127)이라. 그리하여 백옥처럼 밝은 터럭이 (수미산) 다섯 봉우리에서 휘돌고 자금색 사지(四像)가 백억 찰토에 화려하게 빛나네. 그림자로 나툰 화현化現1128)은 끝이 없어서 인연 있는 이들 모두 건지고, 밝은 빛이 곳곳마다 흘러 중생을 거둬 주지 않음이 없도다.1129) 좌보左補1130)는 다음과 같다. “보배 손으로 버들가지 집어 감로수를 흩뿌리니 지옥에서 타는 불을 끄고, 금빛 몸으로 연꽃에 앉아 오묘한 향을 날리니 천하의 더러움을 제거하도다.” 우보右補1131)는 다음과 같다. “관 속의 보배 상투에 천 가지 꽃 드리우고 몸에는 구름 옷의 다섯 빛깔이 아롱지네.” 이미 중생을 건질 방편이 있으니 어찌 대응하여 교화할 형체가 없겠는가. 모두 대단월의 한 조각 마음이 유출됨이고, 늙은 비구의 세 치 혀에서 나온 것이다. 여러 인연을 합하여 일이 이루어졌으니 어찌 성인들의 감응이 없겠는가.
엎드려 생각건대, 작은 실과 한 방울 물도 베풀기 어려운 이러한 말세 시대에 진짜 금과 좋은 땅을 희사할 수 있는 저 본래 근기를 생각하니, 어찌 일생 동안 훈습한 믿음의 종자일 뿐이겠는가, 실로 백겁百刼 동안 수행한 복전福田으로 말미암음이라. 금을 칠하고 빛을 다듬어 백 가지 어려운 일에 힘쓰고, 재물을 관리하고 경영하여 만 가지 힘든 일에 근면하였도다. 정갈한 마음을 증관證觀하고 위엄 있는 명령을 송념誦念하니 찬양할 수도 없고,

012_0715_b_01L伏以木像靈儀濫觴於袛 [63] 桓卓上金身
012_0715_b_02L妙色流出於飮光心中由乎優塡國王
012_0715_b_03L之信根毘首天主之美術今此三尊佛
012_0715_b_04L無量壽光爲主世佛觀音勢至作補
012_0715_b_05L處尊萬德端嚴依俙須彌之落落
012_0715_b_06L曜晃朗彷彿輪圍之重重常放光明
012_0715_b_07L疑是千日之普照徧說妙法無非百舌
012_0715_b_08L之長吟六八大願之宿因法藏比丘時
012_0715_b_09L所發願力一千手眼之現業觀音如來
012_0715_b_10L前所種善根所以白玉明毫旋轉於五
012_0715_b_11L峯山上紫金四像輝華於百億刹中
012_0715_b_12L影化重重有緣皆度光流處處無不
012_0715_b_13L攝生左補曰寶手執楊枝洒甘露
012_0715_b_14L燋燃於鬼界金身坐蓮蕚飛妙香除觸
012_0715_b_15L穢於八寰右補曰冠中寶䯻垂千華
012_0715_b_16L身上雲衣輕五彩旣有度生之方便
012_0715_b_17L無應化之權形儘是大檀越一片心而
012_0715_b_18L流出老比丘三寸舌而自來旣合衆緣
012_0715_b_19L而事成盍無諸聖之感應伏念丁此末
012_0715_b_20L寸絲滴水難施之時思彼本根
012_0715_b_21L金沃土能捨之事豈特一生熏習之信
012_0715_b_22L實從百刼修行之福田抑唯銑金磨
012_0715_b_23L百種艱力管財營辦萬般勤辛
012_0715_b_24L觀淨心誦念威令已無能以讃仰

012_0715_c_01L별을 보며 경점更點1132)하고 공사供司1133)가 밥을 함에 또한 아뢸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온갖 물품을 구비하여 능히 일을 마치게 되니 혹시 한 가지라도 결핍되면 큰 일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이제 점안點眼하는 법단을 개최하게 되어 특별히 축원을 펼치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요堯임금의 풍화가 만방에 펼쳐지고 불일佛日이 천추에 빛나소서. 온갖 일들이 조화로워 태평하고 평안하며 만민이 기뻐하며 함께 즐겁게 하소서. 그런 연후에 바라건대, 보고 들음에 따라 기쁘게 같이 보리 인연을 펼치고 원근에 인연을 맺어 함께 종지種智1134)의 과보가 원만하게 되게 하소서.
영산회 주별1135)(靈山會晝別)
사바세계 운운云云에 의거하여 재齋를 마련한 아무개는 엎드려 망사亡師 아무개 영靈이 마침내 사십구재를 당함에 정토에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법회를 공경히 마련하였으니, 우러러 바라건대 섭수攝受1136)하소서.
엎드려 듣건대, 석가세존의 바다 같은 큰 자비는 삼계三界를 널리 윤택하게 고루 적시고, 명부시왕冥府十王의 하늘처럼 신이한 살핌은 칠취七趣1137)를 온통 비춰 환히 꿰뚫습니다. 사랑하여 도와줌을 서두르니 어찌 간절히 기도하는 근면함이 없겠습니까.
엎드려 생각건대, 망사는 실로 제게 부친과 같아, 사랑하여 길러 주는 마음이 미혹한 자식에게 유독 깊었는데 일생 동안 받들었던 정성은 은사恩師에게 가장 얕았습니다. 변변치 않은 음식이라도 작은 정성이나마 백세까지 봉양하리라 기약하였는데 생사로 영원히 멀어짐이 어찌 하루아침보다 빠릅니까. 생전의 거처와 모습(音容)을 그윽이 생각해 보니 피눈물이 샘처럼 흐르고, 사후에 왕생할 태질胎質을 모르니 가슴에 불이 납니다. 두 뺨에 흐른 눈물 자욱이 마르기 전에 사십구재(七齋)의 정한 기일이 임박하였으니 그저 슬피 울부짖은들 무슨 보탬이 되리오. 천도함이 마땅합니다. 이로 말미암아 불초자의 미약한 정성을 펼쳐 무차대회를 엽니다.
삼단三壇1138)의 정궤淨軌는 홍려鴻臚1139) 문밖에서도 이에 따랐고, 7축의 영문靈文1140)은 영취산 정상에서도 설했던 것입니다.

012_0715_c_01L星更點供司蒸熟亦有可以誦言
012_0715_c_02L此百色俱存能事方畢若或一種乏缺
012_0715_c_03L大功難成伊今肆開點眼之壇特伸祝
012_0715_c_04L釐之願伏願堯風扇於萬國佛日輝於
012_0715_c_05L千秋百工和而泰安萬民悅而咸樂
012_0715_c_06L然後願見聞隨喜共發菩提之因遠近
012_0715_c_07L結緣同圓種智之果

012_0715_c_08L

012_0715_c_09L• 靈山會晝別

012_0715_c_10L
據娑婆世界云云設辦齋者某伏爲亡
012_0715_c_11L師某靈卒當七七之齋當生淨土之願
012_0715_c_12L敬設法會仰冀攝受者伏聞釋尊之弘
012_0715_c_13L慈如海普潤三界而均沾㝠王之神鑑
012_0715_c_14L如空洞照七趣而朗徹旣切愛援之急
012_0715_c_15L何乏恳禱之勤勤伏念亡師寔予
012_0715_c_16L猶父諸資愛養之心偏深於迷子
012_0715_c_17L生奉覲之誠最淺於恩師菽水微誠
012_0715_c_18L將期於百歲幽明永隔何速於一朝
012_0715_c_19L暗想生前之居處音 [64] 血淚泉至昧却死
012_0715_c_20L後之徃生胎質胸臆火燃雙臉之沾痕
012_0715_c_21L未乾七齋之定期奄迫徒哀號而何益
012_0715_c_22L唯薦拔之是宜由是玆發不肖之微忱
012_0715_c_23L爰開無遮之大會三壇淨軌斯遵於鴻
012_0715_c_24L臚之門外七軸靈文自說於鷲嶺之頂

012_0716_a_01L보탑의 문이 열리니 두 존尊1141)의 진실한 모습을 우러러보고, 업경대業鏡臺1142)가 높아 열왕列王(명부시왕)의 엄한 모습에 공경히 예배합니다. 천륜天輪이 움직이는 곳에 화개花盖 깃발이 타화천他化天1143)의 당堂 앞에 어지러이 떨어지고, 지축이 움직이는 때에 장엄한 누각이 가라궁迦羅宮1144) 문밖으로 용솟음쳐 나옵니다. 또한 1단壇의 아사리(闍梨)들이 운집하고 팔부천룡八部天龍1145)이 강림하니, 금우반金牛飯과 옥산주玉山珠가 금쟁반과 옥발우의 표면에 쌓이고(鬪鬪) 우두향牛頭香1146)과 용안과龍眼果1147)가 코끼리 향로의 규각虬角1148) 끝에 쌓입니다(飣飣).1149) 어찌 형체를 꾸며 하늘을 감동시킬 뿐이겠습니까. 또한 마음이 정성스럽고 장소도 특별합니다. 진관眞觀과 청정관淸淨觀, 그리고 지관智觀1150)이 거듭 현묘하고, 범음梵音1151)과 해조음海潮音,1152) 그리고 패음唄音1153)이 함께 울립니다. 믿음과 발원을 성취하니 향 내음이 수월도량으로 흩어지고, 주력呪力이 퍼져 흐르니 공양하는 연기(供雲)가 제주帝珠1154)의 경계에 두루 퍼집니다. 등잔불은 반짝반짝 별들이 늘어선 듯 반야의 광명을 활짝 열고, 깃발은 겹겹이 구름처럼 드리워져 법신의 상호相好1155)를 일제히 드러냅니다. 능인能仁(부처)의 보이지 않는 가피가 가까이 있고, 염마왕(閻老)의 감응이 멀지 않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망사께서는 이 수승한 인연으로 천겁의 숙업을 다 소멸하고 오묘한 과보를 받아 일승一乘의 진리(道眞)를 깨달으소서. 혹 하늘에 태어나시거든 미륵불의 누각으로 돌아오시고, 결정코 불성을 깨달아 미타불의 연대蓮臺1156) 위를 거니소서. 남은 물결이 널리 비추어 괴로운 중생들이 모두 소생하리니, 그저 진심어린 정을 드러내어 선소宣疏1157)를 진술합니다.
명왕 야별 소㝠王夜別疏
사바세계 운운에 의거하여 엎드려 생각건대, 손안의 황금 석장錫杖으로 지옥문을 열어젖히고, 손바닥 위의 밝은 구슬로 대천세계를 비춥니다. 십전十殿1158)에서 판결(照律)하니 아비阿鼻1159)의 의정依正1160)이 곧장 얼음 녹듯 하고, 오도五道1161)가 나뉘니

012_0716_a_01L寶塔門闢仰瞻二尊之眞儀業鏡
012_0716_a_02L臺高敬禮列王之嚴像天輪動處花盖
012_0716_a_03L幢幡亂墜於他化天之堂前地軸轉時
012_0716_a_04L樓閣莊嚴湧出於迦羅宮之門外抑亦
012_0716_a_05L一壇闍梨之雲集八部天龍之降臨
012_0716_a_06L牛飯玉山珠鬪鬪於金盤玉鉢之面
012_0716_a_07L頭香龍眼果飣飣於象爐虬角之頭
012_0716_a_08L唯形餙之感天亦復心誠而特地眞觀
012_0716_a_09L淸淨觀并智觀而重玄梵音海潮音和
012_0716_a_10L唄音而齊唱信願成就香縷散於水月
012_0716_a_11L之道場呪力宣流供雲遍於帝珠之
012_0716_a_12L境界 [65] 燈燦燦星列洞開般若之光明
012_0716_a_13L幡影重重雲垂齊現法身之相好能仁
012_0716_a_14L之㝠加在近閻老之感應不遐伏願亡
012_0716_a_15L將此勝因頓消千刼之宿業承斯
012_0716_a_16L妙果便悟一乘之道眞倘或生天兮
012_0716_a_17L徃返於彌勒樓閣之中決定見佛矣
012_0716_a_18L遙於彌陀蓮臺之上餘波普潤苦類咸
012_0716_a_19L聊表衷情敢陳宣疏

012_0716_a_20L

012_0716_a_21L㝠王夜別疏

012_0716_a_22L
據娑婆云云伏唯手中金錫振開地獄
012_0716_a_23L之門掌上明珠光攝大千之界十殿
012_0716_a_24L照律阿鼻依正直下冰消五道分岐

012_0716_b_01L비로毘盧1162)의 몸과 토지에 자연히 방향이 다릅니다. 이미 선악의 길을 정했으니 어찌 뜨고 가라앉는 문이 없겠습니까.
엎드려 생각건대, 제자 아무개 등은 혹시 망사亡師께서 중음中陰1163)에서 지체될까 걱정되어 영식靈識(영혼)을 천도하여 상품에 나도록 하고자, 사십구재 저녁에 9단壇을 마련합니다. 팔각八角의 궤범(軌模)을 얻지는 못했지만 삼단三壇의 청결한 법식은 드러낼 수 있습니다. 7일 동안 정진하니 일심이 하늘을 뚫고, 1단壇의 아사리는 오체五體를 투지投地합니다. 하늘로 솟는 범패는 어산魚山1164)의 오묘한 소리를 고무시키고, 땅을 휩쓰는 단향檀香의 바람은 우두산牛頭山1165)의 진향眞香을 사르는 듯합니다. 허공의 삼신三身은 완연히 보탑寶塔이 용솟은 듯하고, 탁자 가득한 십전十殿은 원래 명계㝠界에서 강림한 것입니다. 연운烟雲의 보잘것없는 공양을 꺼리지 마시고 바라건대 청정한 수월水月의 단장壇場에 강림하소서.
엎드려 빌건대, 지장 성존地藏聖尊께서 아울러 길을 앞서 인도하시고, 염라 천자閻羅天子께서 대중을 이끌어 강림하소서. 밝은 구슬과 육환장(環錫)1166)으로 빛을 내시니 소리가 울려 중생을 경계하게 하고, 쇠사슬과 구리 형구를 내려놓으니 편안히 괴로움이 그칩니다. 진열한 자리와 과일(蒲果)은 비록 순타純陀1167)의 좋은 공양은 아니지만, 해바라기 같은 정성을 다하니 어찌 제위提韋1168)의 좋은 음식과 다르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망사의 가는 혼백이 괴로운 삼도三途1169)를 밟지 않고, 극락 구품九品1170)에 오르소서. 그러한 연후에 바라건대 재를 올리는 이들의 윗대 먼저 가신 여러 생生의 부모님들이 화택火宅을 여의고 연태蓮胎1171)로 같이 태어나, 아뇩달지阿耨達池1172)에서 여러 겁의 먼지를 씻어 버리고 옥호玉毫1173)의 빛 속에서 무생無生의 오묘한 인연을 문득 깨달으소서. 남은 빛이 비치는 곳에 눈 어둔 이들이 함께 깨달으리니, 이에 정성을 다해 표현하고 삼가 아룁니다.
고흥군 금산면 풍악산 송광암 중수기高興郡錦山面楓岳山松廣庵重修記

012_0716_b_01L毘盧身土自然趣異旣定善惡之路
012_0716_b_02L何無昇沈之門伏念弟子某等恐或亡
012_0716_b_03L滯於中陰欲薦靈識生於上品
012_0716_b_04L當七七之夕爰設三三之壇雖未得八
012_0716_b_05L角之軌模猶可表三壇之淨式七日精
012_0716_b_06L一心徹天一壇闍梨五體投地
012_0716_b_07L天梵樂鼓舞魚山之妙音括地檀風
012_0716_b_08L焚燋牛頭之眞香半空三身完若寶塔
012_0716_b_09L之湧出滿榻十殿原是㝠界之降臨
012_0716_b_10L莫嫌烟雲菲薄之供養願降水月淸淨
012_0716_b_11L之壇場伏祈地藏聖尊并引路而先導
012_0716_b_12L閻羅天子率徒衆而降御明珠環錫放
012_0716_b_13L振聲而警群鐵鎻銅鉗放下安詳
012_0716_b_14L而息苦陳列蒲果雖非純陀之妙供
012_0716_b_15L傾渴葵誠何異提韋之上味伏願亡師
012_0716_b_16L逝魄不踏三途之苦趣高步九品之樂
012_0716_b_17L然後願齋者各等上世先亡多生
012_0716_b_18L父母并離火宅同生蓮胎阿耨池中
012_0716_b_19L蕩滌累刼之塵垢玉毫光裡頓悟無生
012_0716_b_20L之妙因餘光所照群盲咸惺玆將丹
012_0716_b_21L表宣謹疏

012_0716_b_22L

012_0716_b_23L高興郡錦山面楓岳山松廣庵重修
012_0716_b_24L

012_0716_c_01L
엎드려 듣건대, 갈대 잎사귀 하나로 부처님을 덮어 준 덕택으로 십륜十輪의 왕위를 감득感得하였고, 동전 셋을 스님에게 시주한 덕택에 5리里의 보배(寶藏)를 뚫어 얻었다1174)고 하는데, 하물며 전각을 수리하여 불상을 안치하고 10속束의 금으로 불상에 옷을 입혔으니 어찌 왕위와 보장으로 논할 뿐이겠는가.
이 암자는 보조국사普照國師께서 창건한 보방寶方(사찰)으로 지역은 수려하고 불상은 신령하여, 기도하면 응해 주시니 소리가 골짜기에 울리듯 하고, 바라면 이루어 주시니 달이 강에 비치듯 한다. 신이하고 영묘한 자취는 마을 노인과 촌부村夫들의 평판(口碑)으로 남아 있으니, 거듭 말할 게(重瀆) 없다.
몇 번의 겁파刼波1175)를 지났는지 모르겠는데 함풍咸豊 7년 정사(1857)에 징천澄天이 중수하니 선극모宣克模 공이 공덕주가 되었다. 건양建陽 원년 병신(1896)에는 우화又和가 중수하니 승지 선영홍宣永鴻1176) 공이 또 공덕주가 되었다. 소화昭和 2년 정묘(1927)에는 주지 경봉景鳳이 중건하니 참봉 선남훈宣南熏 공이 또 대공덕주가 되었다. 기사(1929) 여름에는 불상을 도금하니 참봉叅奉 공公(선남훈)과 면장面長 장남박張南搏1177)과 사사키(佐佐木) 등 여러 인사들이 좋은 인연을 같이 맺어 불사를 성취하였다. 서까래와 벽돌ㆍ기와가 변하여 견고한 보배 전각이 되었고, 칠이 누추한 검은 몸이 광명의 금신金身이 되니, 이로부터 불심佛心이 영묘하고 천룡이 환희하였다. 중생이 믿음으로 돌아오니 반드시 재앙을 소멸하고 복을 내려 주며, 완상하는 객이 지팡이를 던지니 장차 손과 발로 춤을 추리라.
아아, 선공宣公이 3대에 복을 지음에 화華 지역인의 세 가지 축원1178)과 기자箕子의 다섯 가지 복1179)은 이미 거론할 게 없다. 동참하신 군자들께서 인연을 맺었으니 진실로 순씨荀氏 팔룡八龍1180)과 주나라의 90세1181) 보응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주지의 교화 인연으로 단씨檀氏(시주)들의 신근信根을 규합하여 전각을 수선하고 불상을 빛나게 하여 찬란하게 변모시켰으니, 함께 선한 인연을 맺어 함께 종지種智를 원만히 함을 얻을 것에 의심이 없다.
아름다운 자취가 사라질까 걱정되어

012_0716_c_01L
伏聞一蘆葉覆佛感得十輪之王位
012_0716_c_02L錢金施僧穿得五里之寶藏而况修一
012_0716_c_03L殿而安佛銑十束而衣佛者豈特以王
012_0716_c_04L位寶藏論也㢤是庵者卽普照國師所
012_0716_c_05L剏之寶方其地也秀麗其佛也神靈
012_0716_c_06L恳禱卽應如響傳谷願求卽遂如月
012_0716_c_07L印江神異靈妙之蹟自在於鄕老村夫
012_0716_c_08L之口碑不足重瀆也未知幾經刼波
012_0716_c_09L而咸豊七年丁巳澄天重修宣公克模
012_0716_c_10L爲功德主建陽元年丙申又和重修
012_0716_c_11L承旨宣公永鴻又作功德主昭和二年
012_0716_c_12L丁卯住持景鳳重建叅奉宣公南熏
012_0716_c_13L又作大功德己巳夏銑金塗佛叅奉
012_0716_c_14L公與本面長張南搏及佐佐木等諸君子
012_0716_c_15L同結良緣成就佛事椽梠塼瓦變成
012_0716_c_16L堅固寶殿漆陋烏躬改作光明金身
012_0716_c_17L從此而佛心靈妙天龍歡喜衆生歸信
012_0716_c_18L必得消災降福玩客投杖將有手舞足
012_0716_c_19L蹈矣嗚呼宣公三代之作福華三祝
012_0716_c_20L箕五福已無可論同叅諸君子之結緣
012_0716_c_21L荀八龍周九齡必有報應以其住持之
012_0716_c_22L化緣叫合諸檀氏之信根修繕殿宇
012_0716_c_23L銑光佛身而煥然改觀者要得同結善
012_0716_c_24L緣同圓種智之無疑也恐泯芳蹟

012_0717_a_01L전말을 대략 기록함으로써 그 덕을 영원하게 하고자 할 뿐이다.
여수군 돌산면 향일암 수륙대회 모연문麗水郡突山面向日庵水陸大會募緣文
무릇 수륙대회란 산해진미를 널리 차려 놓고 위로 제불諸佛ㆍ보살菩薩과 성문聲聞ㆍ연각緣覺ㆍ명왕明王1182)ㆍ팔부성중八部聖衆1183)을 공양하고 다음으로 범석梵釋1184)과 제천諸天ㆍ칠요七曜 등 일체 신중神衆을 공양하고 아래로 오악五岳과 용신龍神ㆍ수라修羅1185)ㆍ명관㝠官ㆍ지옥地獄ㆍ방생傍生1186)ㆍ신기神祇1187) 등의 무리를 공양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성四聖과 육범六凡1188)을 함께 공양하고 여래의 비밀스런 신이한 주문을 같이 받들어, 밖으로 외모와 힘을 증가하고 안으로 복과 은혜를 받고자 합니다. 이로 말미암아 아난해阿難海는 밤에 면연귀面然鬼의 아룀을 들었고1189) 양梁 무제武帝는 아귀신餓鬼神의 부탁을 받았습니다.1190) 영 공英公1191)이 이인異人을 감동시키고 양자楊子1192)가 의식에 관해 지은 글은 모두 수륙재의 뚜렷한 명문明文1193)입니다. 누가 타인을 속여서 재물을 취하겠습니까?
지금 이 지역에서는 집이 수국水國(바다)에 있으니 어찌 물고기 뱃속에 선산이 없겠습니까? 육도陸島1194)에 거처하니 자못 범 등에 무덤이 있을 지경입니다. 만경창파는 모두 익사한 혼백의 장소요, 7리里 청산은 원통한 귀신의 집이 아님이 없습니다. 이와 같이 무량한 슬픈 혼백을 누가 능히 힘이 있어 제도하겠습니까? 제불諸佛의 법력이 아니라면 추도할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양자楊子의 의식에 기대어 양 무제의 공양(齋供)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선남자와 선신녀善信女들은 먼저 선산의 슬픈 혼백을 생각하고 다음으로 자손에 음덕을 베풀도록, 티끌 재산을 널리 베풀어 수륙대회를 속히 마련하시고 신심을 넉넉히 펴시어 복과 지혜의 선근善根을 깊이 심으소서.
받들어 빌건대, 바다가 편안하고 강이 맑아 수국이 연꽃 고향으로 변하고 비바람이 순조로워

012_0717_a_01L記顚末以永厥德云尒

012_0717_a_02L

012_0717_a_03L麗水郡突山面向日庵水陸大會募
012_0717_a_04L緣文

012_0717_a_05L
夫水陸大會者廣設山珍海錯上供諸
012_0717_a_06L佛菩薩聲聞緣覺明王八部聖衆次供
012_0717_a_07L梵釋諸天七曜一切神衆下供五岳龍
012_0717_a_08L神修羅㝠官地獄傍生神祗等衆如是
012_0717_a_09L四聖六凡普通供養共承如來秘密神
012_0717_a_10L外增色力內資福惠由是阿難海
012_0717_a_11L夜見面然鬼之吿白梁武帝夢得餓鬼
012_0717_a_12L神之囑托英公之感異人楊子之製儀
012_0717_a_13L皆爲水陸齋之明文昭著人誰欺人
012_0717_a_14L取物哉今此地也家在水國誰無魚
012_0717_a_15L腹之先塋人居陸島頗有虎背之塚殯
012_0717_a_16L萬頃滄波盡是沈魂滯魄之宮七里靑
012_0717_a_17L無非寃鬼哀神之宅如是等無量哀
012_0717_a_18L孰能以有力拔濟若非諸佛之法力
012_0717_a_19L難以追悼之妙術也故憑楊子之儀式
012_0717_a_20L欲設武帝之齋供伏唯善男子善信女
012_0717_a_21L先念祖塋之哀魂次施子孫之蔭德
012_0717_a_22L惠塵財速設水陸之大會優發信心
012_0717_a_23L深植福慧之善根奉祝海宴河淸水國
012_0717_a_24L變成蓮花之故鄕雨順風調陸島化作

012_0717_b_01L육도가 극락세계로 변할지어다.
보성군 대원사 능월당을 추도하는 축원(寶城郡大原寺綾月堂追悼祝)
안타깝도다, 안타깝도다. 봉효奉曉 박 공朴公이여. 망극하고 망극하도다. 능월綾月 선자禪子1195)여.
살고 죽음은 본래 공한데 그대는 절로 가고 오며, 가고 옴은 원래 없는데 그대는 절로 살고 죽는구나.
쯔쯧 쯔쯧, 어디서 오는가. 슬프고 슬프다, 어디로 가는가.
봉산鳳山(천봉산)은 적적한데 용이 큰 바다로 달아나고, 죽사竹寺는 쓸쓸한데 달이 태허太虛(허공)로 떨어지는구나.
벗이여 벗이여, 동일한 취지에 함께 공들였고, 친구여 친구여, 동일한 도를 같이 하였도다.
해와 달이 머물지 않아 벌써 다비를 치렀으나 슬픈 느낌은 잊히지 않아 이에 추도합니다.
소박한 음식이나마 차려 놓고 감히 존령尊靈을 부르노니, 제물은 보잘 것없으나 간절한 정성을 불쌍히 여기소서.
삼가 다과와 몇 가지 음식을 슬피 드리노니, 엎드려 바라건대 흠향하소서.
석곡 정농오의 회갑시 서문(石谷鄭農塢回甲詩序)
결사結社 인원 중에 ‘정용월鄭龍月’이라는 법우法友가 있으니, 일찍이 향화香火(공양)의 불후不朽한 인연을 맺고는 나이를 잊고 막역한 교제를 하게 되었다. 그가 근자에 명부전(㝠殿)에서 기도하길래, 그 까닭을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사백舍伯1196)이 엄군嚴君(부친)의 회갑을 위해 약간의 물품을 내어 명부시왕(十㝠王)께 드려 잔치를 베풀고 마을의 군자들을 초청하고 시를 청하여 장수를 축원하고자 하는 까닭입니다.”
“사백의 호는 무엇이오?”
“호는 농오農塢요 자는 기준基俊이며 이름은 내호來鎬라고 합니다.”
나는 낯빛을 바로 하고 말했다.
“공경스럽도다. 농오農塢 공公의 집안 규율이여. 아우가 정성을 다해 명왕㝠王께 기도하여 수명을 늘리는 은밀한 보살핌을 받고자 하고, 자식이 회갑연을 마련하고 수시壽詩1197)를 청하여 축강祝崗1198)하는 영화로움을 도모하는도다.

012_0717_b_01L極樂之世界云尒

012_0717_b_02L

012_0717_b_03L寶城郡大原寺綾月堂追悼祝

012_0717_b_04L
嗟呼嗟呼奉曉朴公罔極罔極綾月
012_0717_b_05L禪子生死本空君自去來去來元無
012_0717_b_06L君自生死咄㢤咄㢤從何處來哀乎
012_0717_b_07L哀乎自何所去鳳山寂寂龍遁大海
012_0717_b_08L竹寺荒荒月落太虛友兮友兮
012_0717_b_09L功一致朋㢤朋㢤同風一道日月不
012_0717_b_10L已經茶毘哀感不忘玆營追悼
012_0717_b_11L爰設薄奠敢募尊靈物雖菲薄恳誠
012_0717_b_12L可㦖謹以茶果庶羞哀薦伏唯尙享

012_0717_b_13L

012_0717_b_14L石谷鄭農塢回甲詩序

012_0717_b_15L
余有社內法友曰鄭龍月曾結香火不
012_0717_b_16L朽之緣而爲忘年莫逆之交矣近祈㝠
012_0717_b_17L殿問其故答曰舍伯之久爲其嚴君
012_0717_b_18L之回甲初度惠略干物獻于十㝠王
012_0717_b_19L將欲設宴請鄕黨諸君子請其詩
012_0717_b_20L其壽如是故也曰舍伯之號何也
012_0717_b_21L號農塢字基俊名來鎬云余啾然正
012_0717_b_22L色曰欽㢤農塢公之家䂓也有其弟
012_0717_b_23L而極誠力祈㝠王欲蒙延壽之㝠熏
012_0717_b_24L其子而設甲宴請壽詩期圖祝崗之現

012_0717_c_01L효심에 대한 형제의 정(鴒情)1199) 같은 것은 모두 농오 공의 가정 교육에서 흘러나온 것이라. 누군들 듣고서 공경히 축원하지 않으리오. 나는 먼저 친구 용월龍月의 교분을 돌아보고 다음으로 조카의 효심을 생각하여, 다만 풀 냄새 나는 황잡한 말이나마 농오 공의 집안에 전하는 효우가 이와 같음을 축하드릴 뿐이라.”

012_0717_c_01L若其鴒情之於孝心盡從於農公之
012_0717_c_02L家庭敎育中流出也孰不聞而欽祝者
012_0717_c_03L余先顧龍友之交分次念其侄之孝
012_0717_c_04L但以蔬荀荒辭聊賀農塢公之家傳
012_0717_c_05L孝友如是也
  1. 1)군옥부群玉府 : 옛날 제왕이 책을 보관하던 명산의 서고. 『穆天子傳』 권2.
  2. 2)사리事理 : 개별 현상과 깨달음의 진리.
  3. 3)삼전三殿 보궁寶宮 : 삼전은 왕대비전王大妃殿, 대전大殿, 중궁전中宮殿을 이르는 말이고 보궁은 삼전을 미화한 표현이다.
  4. 4)감전紺殿 : 감색의 궁전, 즉 사찰.
  5. 5)삼존三尊 성상聖相 : 삼존은 본존과 그 좌우에 모시는 두 보살. 성상은 성스러운 형상.
  6. 6)한나라 사신 : 한나라 무제武帝는 도사들의 말을 믿고 불로초를 찾기 위해 각지로 사람을 보냈다고 한다.
  7. 7)봉蓬ㆍ영瀛 : 봉래蓬萊와 영주瀛洲의 병칭으로, 방장方丈과 함께 바다 가운데 있다고 전하는 삼신산三神山을 가리킨다.
  8. 8)진나라 아이들 :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불徐市과 동남동녀童男童女 500명을 바다로 보냈다.
  9. 9)오배鰲背 : 오잠鰲岑의 등성이. 오잠은 「元曉菴山王契案文」에 나옴.
  10. 10)반야般若 : ⓢ prajnā. 지혜. 지리산 반야봉(높이 1,732m)의 의미로 사용한 듯함.
  11. 11)만수굴曼殊窟 : 만수는 문수사리文殊師利(ⓢ Manjushri). 대승불교에서 최고의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이다.
  12. 12)솔도파窣屠波 : ⓢ stūpa. 탑.
  13. 13)노사나盧舍那 : ⓢ Vairocana. 비로자나毗盧舍那(毘盧遮那), 대일여래大日如來. 법신불法身佛의 통칭.
  14. 14)구층암九層庵 : 지리산 노고단 자락 아래에 있다.
  15. 15)계옥桂玉 : 『史記』의 “땔나무를 구하기는 계수나무보다 귀하고 쌀은 옥보다도 귀하다.”라는 표현에서 나온 말로, 땔감과 쌀을 일컬음.
  16. 16)선을 쌓으면~경사가 있음 : 착한 일을 쌓아 온 집에는 반드시 후손에까지 미치는 경사스러움이 있다는 뜻으로 『易經』 「文言」에 기록되어 있다.
  17. 17)오잠鰲岑 : 오봉鰲峰. 거북이가 등에 지고 있다고 전해지는 바다의 산.
  18. 18)비래산飛來山 : 영취산靈鷲山. 항주杭州에 있다. 동진東晋 시대에 서천 승 혜리慧理가 이 산에 올라 놀라며 말하기를, 이 산은 천축국天竺國 영취산의 작은 봉우리인데 어떻게 날아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한다. 여기서는 석가모니께서 설법했던 인도 마가다국(magadha)의 도읍지 왕사성王舍城 동쪽에 있는 영취산(기사굴산耆闍崛山)을 가리킨다.
  19. 19)소림굴少林窟 : 중국에 선종禪宗을 전한 달마達磨가 9년 동안 면벽좌선面壁坐禪하였던 곳.
  20. 20)선부주鮮部洲 : 조선朝鮮. 수미사주須彌四洲의 하나로 인간 세계를 뜻하는 ‘남섬부주南贍部洲’에 ‘조선’이라는 말을 합쳐서 만든 어휘로 보인다.
  21. 21)도시다천兜斯多天 : ⓢ Tuṣita. 도솔천. 욕계 6천 중의 제4천으로, 미륵보살이 머물고 있는 천상의 정토이다. 지족천知足天ㆍ묘족천妙足天ㆍ희족천喜足天 또는 희락천喜樂天 등으로 번역한다.
  22. 22)향사香社 : 당나라 백거이白居易가 향산香山의 승려 여만如滿과 함께 결성한 향화사香火社의 준말. 결사結社 일반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함.
  23. 23)계안契案 : 계에 참여한 이들의 명단.
  24. 24)사은四恩 : 『心地觀經』에 따르면 사은은 부모의 은혜, 중생의 은혜, 국왕의 은혜, 삼보의 은혜를 들고, 일체의 중생은 모두 사은을 진 존재라고 함.
  25. 25)승려가 됨 : 원문은 ‘零染禀具’. 영염零染은 머리 깎고 물들인 옷을 입는다는 뜻으로, 승려가 됨을 이르는 말. 품구禀具는 승려로서의 자격을 갖춘다는 의미인 듯함.
  26. 26)십계十戒 : 사미沙彌와 사미니沙彌尼가 지켜야 할 열 가지 계율. 중생을 죽이지 말라, 도둑질을 하지 말라, 음행淫行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술 마시지 말라, 꽃다발을 쓰거나 향을 바르지 말라, 노래하고 춤추고 풍류 구경하지도 말라, 높고 큰 평상平牀에 앉지 말라, 때 아닌 때에 먹지 말라, 금은 따위의 보물을 갖지 말라.
  27. 27)계사戒師 : 수계사授戒師. 자기에게 계를 준 스승.
  28. 28)무작계無作戒 : 말이나 행위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계戒를 받음으로써 몸에 배게 되는, 허물이나 악을 방지하려는 의지력.
  29. 29)삼취정계三聚淨戒 : 대승의 보살이 받아 지녀야 할 세 가지 계율. 즉 섭률의계攝律儀戒ㆍ섭선법계攝善法戒ㆍ섭중생계攝衆生戒. 섭률의계는 5계ㆍ10계ㆍ250계 등 일정하게 제정된 여러 규율과 위의威儀 등을 통한 윤리 기준이고, 섭선법계는 선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총섭하는 선량한 마음을 기준으로 하는 윤리 원칙이며, 섭중생계는 일체의 중생을 제도한다는 대원칙에 따르는 윤리 기준이다.
  30. 30)변무駢拇 :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에 살이 더 붙어 합해진 것. 쓸모없는 물건을 뜻한다. 『莊子』 「駢拇」.
  31. 31)대방大方 : 문장이나 학술이 뛰어난 사람.
  32. 32)고사제庫司祭 : 고사는 대개 절의 모든 일을 감독하는 도사都寺와 절의 사무를 맡아보는 감사監寺, 그리고 이러한 업무를 보조하는 부사副寺의 세 직임을 총칭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곳간을 맡은 신을 가리킨다.
  33. 33)성명지하聖明之下 : 신명을 높여 부르는 말인 듯함.
  34. 34)거교鉅橋 : 상商나라 주왕紂王 때의 곡식 창고. 『書經』 「尙武」. 본문에 하나라라고 한 것은 착오로 보임.
  35. 35)상평常平 : 한나라 선제宣帝 때의 곡식 창고. 경수창耿壽昌이 제안하여, 이 창고에 곡식을 저장하여 곡식 가격이 비쌀 때에는 싸게 팔고, 쌀 때에는 고가로 매입하여 저장함으로써 곡식 가격의 안정을 꾀했다.
  36. 36)헌원씨軒轅氏 : 전설의 고대 임금인 황제黃帝의 별칭. 헌원의 언덕에서 태어났다.
  37. 37)방패와 창~본보기에서 비롯되었고 : 황제는 처음으로 방패와 창을 만들었으며 지남거指南車라는 수레를 만들어 구려족九黎族의 우두머리 치우蚩尤와 판천阪泉에서 싸워 승리하였다 한다.
  38. 38)견융犬戎 : 은殷ㆍ주周 때에 서쪽 지방에 있던 융족戎族의 일파.
  39. 39)오패五伯 : 춘추시대의 제후 가운데서 패업霸業을 이룬 다섯 사람. 제齊나라 환공桓公, 진晉나라 문공文公, 진秦나라 목공穆公, 송宋나라 양공襄公, 초楚나라 장왕莊王 등을 이르는데, 목공과 양공 대신에 오吳나라 부차夫差와 월越나라 구천句踐을 이르기도 한다.
  40. 40)성군星君 : 북두칠성의 낱낱을 신으로 이르는 말. 탐랑貪狼 성군, 거문巨門 성군, 녹존祿存 성군, 문곡文曲 성군, 염정廉貞 성군, 무곡武曲 성군, 파군破軍 성군.
  41. 41)동비東匪 : 동학의 무리를 비적이라고 비난하는 표현.
  42. 42)남병산南屛山에서 칠원의七元儀께~지낸 일을 : 칠원의는 북두칠성을 가리킴. 제갈공명이 남병산에 칠성단을 설치하고 동남풍이 불기를 기도하여 적벽대전에서 성공하였다. 『三國志演義』 49회 「七星壇諸葛祭風三江口周瑜縱火」에 나옴.
  43. 43)취령鷲嶺 : 영취산. 인도 마가다국摩竭陀國의 왕사성王舍城 동북쪽에 있는 산으로 석가모니가 설법한 곳.
  44. 44)용이龍耳 : 풍수지리 면에서 용의 귀에 해당한다고 보는, 명당으로 꼽는 장지. 『晉書』 「郭璞傳」.
  45. 45)송도松濤 : 소나무가 바람결에 흔들려 물결 소리같이 나는 소리.
  46. 46)옥설沃雪 : 본래는 뜨거운 물을 눈에 붓는다는 뜻으로 일이 쉽게 해결됨을 뜻한다. 여기서는 그저 깨끗한 눈 풍경을 가리키는 듯함.
  47. 47)규폐圭幣 : 신神에게 바치는 귀중한 예물.
  48. 48)사미沙彌 : ⓢ śrāmaṇera. 불교 교단에 처음 입문하여 사미 십계를 받고 수행하는 남자 승려. 의역하여 식자息慈, 행자行者라고 한다.
  49. 49)축리祝釐 : 신에게 제사를 지내 복이 내리기를 기원함.
  50. 50)원군元君 : 칠원성군七元星君. 북두칠성을 신격화한 것.
  51. 51)치성광熾盛光 여래 : 칠성각의 여래. 북극성의 화신으로 하늘의 별을 주관함.
  52. 52)인연에 따른(隨緣) 묘방妙方 : 인연에 따라 변화하는 묘한 방법.
  53. 53)십선十善 :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열 가지 청정한 일. 사람이나 동물 따위의 살아 있는 것을 죽이지 않는 불살생不殺生, 남의 재물을 훔치지 않는 불투도不偸盜, 남녀 간에 음란한 짓을 저지르지 않는 불사음不邪婬, 거짓말이나 헛된 말을 하지 않는 불망어不妄語, 남을 괴롭히는 나쁜 말을 하지 않는 불악구不惡口, 이간질을 하지 않는 불양설不兩舌, 진실이 없는 교묘하게 꾸미는 말을 하지 않는 불기어不綺語, 탐내어 그칠 줄 모르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불탐욕不貪欲, 성내지 않는 부진에不瞋恚, 그릇된 견해를 일으키지 않는 불사견不邪見.
  54. 54)삼악三惡 : 삼악도三惡道, 삼악취三惡趣. 뜨거운 불로 몸을 태우는 지옥도地獄道와 서로 잡아먹는 축생도畜生道, 그리고 칼과 몽둥이로 핍박하는 아귀도餓鬼道를 가리킨다.
  55. 55)구진九辰 : 북두구진. 북두칠성의 제6 무곡성 주변의 별 두 개를 합쳐서 부르는 말. 『天文類抄』에서는 무곡성 바로 옆에 있는 별은 내필성內弼星이라 하고 그보다 좀 떨어져 있는 별은 외보성外輔星이라 함.
  56. 56)칠요七曜 : 대개는 일ㆍ월과 오성(화ㆍ수ㆍ목ㆍ금ㆍ토)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칠요성, 즉 북두칠성을 가리키는 듯함.
  57. 57)삼계三界 : 미혹한 중생이 윤회하는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
  58. 58)도사導師 : 남을 인도하여 불도佛道에 들어가게 하는 승려.
  59. 59)사생四生 : 생명체를 출생 방식에 따라 네 가지로 분류한 것. 모태에서 태어나는 태생胎生, 알에서 깨어나는 난생卵生, 습한 곳에서 생기는 습생濕生, 어느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업력業力으로 태어나는 화생化生.
  60. 60)진남鎭南 : 남쪽을 진압한다는 뜻.
  61. 61)상설변설常說徧說 : 무한한 시간 동안 항상 설하며 무한한 공간에서 늘 설한다는 뜻.
  62. 62)회소繪塑 : 흙으로 만든 색칠한 인형.
  63. 63)단월檀越 : ⓢ dānapati. 보시하는 사람. 시주施主.
  64. 64)희사喜捨 : 기쁜 마음으로 재물을 베풀어 주는 것.
  65. 65)칠요七曜 삼태三台 : 요는 빛난다는 뜻으로 칠요는 일곱 개의 빛나는 별을 말하고, 삼태는 삼태성, 즉 국자 모양인 북두칠성의 물을 담는 쪽에 길게 비스듬히 늘어선 세 쌍의 별이다.
  66. 66)5리厘 : 1전錢의 절반.
  67. 67)파군破軍 : 칠성의 하나. 장수하게 해 준다고 함.
  68. 68)안회顏回 : 춘추시대 말기 노魯나라 사람. 자가 자연子淵이라 안연顔淵으로도 불린다. 공자가 가장 신임했던 제자로, 공자보다 서른 살 어렸지만 공자보다 먼저 죽었다.
  69. 69)탐랑貪狼 : 칠성의 하나. 자손에게 만 가지 덕을 준다고 함.
  70. 70)백도伯道 : 진晉나라 때 사람 등유鄧攸의 자. 등유가 하동 태수河東太守로 있을 적에 석륵石勒의 병란兵亂을 당하여 어린 아들과 죽은 아우의 소생인 어린 조카를 데리고 피난하였다. 그는 도중에 두 아이를 다 온전히 데려가지 못할까 염려한 나머지 마침내 자기 아들을 버리고 조카만 보호하여 데려갔는데, 그는 끝내 자식을 두지 못하였다. 당시 사람들이 그를 의롭게 여겨 슬퍼하여 말하기를, “천도가 무지하여 등백도로 하여금 자식이 없게 했다.”라고 하였다. 『晉書』 권90 「鄧攸列傳」.
  71. 71)화장華藏세계 : 연화장세계. 비로자나불이 있는 공덕 무량, 광대 장엄의 세계.
  72. 72)의정依正 : 의보依報와 정보正報. 부처나 중생의 몸이 의지하고 있는 국토와 의식주 등을 의보, 과거에 지은 행위의 과보로 받은 부처나 중생의 몸을 정보라고 함.
  73. 73)겁파刼波 : 겁劫, 또는 겁파劫簸라고도 한다. 한 세계가 만들어져서 존속되다가 파괴되어 무無로 돌아가는 한 주기를 말한다.
  74. 74)삼신동三神洞 : 지리산의 계곡. 보적암은 화엄사에 속한 암자이다.
  75. 75)내원內院 : 도솔천兜率天에 있는, 미륵보살彌勒菩薩이 살면서 설법한다는 곳.
  76. 76)조사관祖師關 : 조사의 관문. 조사의 경지에 이르는 관문, 곧 공안公案을 뜻함.
  77. 77)원화圓華(1839~1893) : 덕주德柱의 호. 성은 정씨鄭氏, 전라남도 담양 출신. 17세 때 지리산 화엄사로 출가하여 서우西藕를 은사로 모시고 승려가 되었으며, 그 뒤 선을 배우고 두월斗月의 법맥을 이어받았다.
  78. 78)선불회選佛會 : 부처를 뽑는 모임. 참선 수행하는 모임.
  79. 79)운이 다하여 천둥이 울리네 : 매우 운이 없음을 가리킨다. 송나라 명재상 범중엄范仲淹이 지방 수령으로 있을 때, 가난해서 배부르게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선비를 동정하여 그에게 천복비薦福碑 탁본을 뜰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었지만 그가 탁본 장비를 가지고 가던 날 저녁에 천복비가 벼락을 맞아 깨지고 말았다. 천복비는 중국 요주饒州에 있는 비로, 당나라 이북李北이 글을 짓고 구양순歐陽詢이 글씨를 썼는데, 탁본이 송나라 때 매우 귀하게 여겨졌다.
  80. 80)단나檀那 : ⓢ dāna의 음역으로 보시布施라는 뜻이며, 범어와 한어를 합쳐서 단시檀施라고도 한다. 또한 보시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단월檀越(ⓢ dānapati)과 혼용해 사용되기도 한다.
  81. 81)태호太湖 : 강소성江蘇省과 절강성浙江省의 접경 지역에 위치한,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담수호.
  82. 82)아홉 길의~것과 같습니다 : 『書經』 「旅獒」의 “자그마한 행동이라도 신중히 하지 않으면 큰 덕에 끝내 누를 끼칠 것이니, 이는 마치 아홉 길 산을 만들 적에 한 삼태기의 흙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 공이 허물어지는 것과 같다.(不矜細行。終累大德。爲山九仞。功虧一簣。)”라는 말을 활용한 것이다.
  83. 83)비니毘尼 : ⓢ vinaya의 음사. 조복調伏ㆍ율律. 출가자가 지켜야 할 규율.
  84. 84)삼업三業 : 신업ㆍ구업ㆍ의업을 가리키는 말로, 신체ㆍ언어ㆍ마음으로 이루어지는 선악의 행위.
  85. 85)십악十惡 :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열 가지 죄악. 즉 살생, 남의 재물을 훔치는 투도偸盜, 음란한 사음邪婬, 거짓말이나 헛된 말인 망어妄語, 남을 괴롭히는 나쁜 말인 악구惡口, 이간질하는 양설兩舌, 진실이 없는, 교묘하게 꾸민 기어綺語, 탐욕貪欲, 진에瞋恚(성냄), 그릇된 견해인 사견邪見.
  86. 86)삼취三聚 : 삼취정계三聚淨戒. 『菩薩地持經』에서는 일체의 계를 섭률의계攝律儀戒, 섭선법계攝善法戒, 섭중생계攝衆生戒로 분류하고 있다. 섭률의계는 율의를 지킴으로써 자신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며, 섭선법계는 금계로써 만족하지 않고 봉사정신으로 이타적인 선행을 닦아 가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섭중생계는 궁극적으로 중생을 보살로, 그리고 부처로 성취시켜 불국토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87. 87)침계루枕溪樓 : 순천 송광사에 있는 누각.
  88. 88)미시未時 :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
  89. 89)상서庠序 : 학교. 주周나라에서는 상庠, 은殷나라에서는 서序라고 부른 데서 나온 말.
  90. 90)요나라 금나라 시절의 비 : 송광사에 있는 보조국사비普照國師碑. 송광사는 867년(경문왕 7) 도의道義가 창건하였으며, 고려 시대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1158~1210)이 중수하였다고 한다.
  91. 91)청나라 때의~수 있습니다 : 1656년에 각성覺性(1575~1660)이 송광사를 중창한 바 있다.
  92. 92)보조普照 : 보조국사 지눌. 고려 중기의 고승高僧이자 선종禪宗의 중흥조. 성은 정鄭씨. 자호는 목우자牧牛子.
  93. 93)노 공盧公 : 혜능慧能(638~713). 그의 속성이 노盧씨이다. 석가모니부터 계산하면 혜능은 33조사가 되고 달마로부터는 6조가 된다.
  94. 94)조계曹溪 : 혜능의 호. 혜능이 소주韶州 조계에 있는 보림사寶林寺에 머무른 데서 유래함. 송광사가 있는 산 이름이기도 함.
  95. 95)삼청三淸 : 신선이 산다는 옥청玉淸, 상청上淸, 태청太淸의 세 궁宮을 아울러 이르는 말.
  96. 96)아전鵝殿(법당) : 정원에 거위를 기르면 뱀이 사라지는 것처럼, 부처가 머무는 곳은 온갖 재해가 사라지므로 법당을 아전이라 한다.
  97. 97)백량전栢梁殿 : 한 무제 때의 궁전. 한 무제가 이곳에서 신하들과 함께 칠언시를 읊었던 일이 유명하다.
  98. 98)봉방蜂房 : ‘벌집’이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작은 승방을 가리킴.
  99. 99)아방궁阿房宮 : 진나라 시황제가 세운 궁전.
  100. 100)현어懸魚 : 물고기 그림. 대개는 맞배지붕이나 팔작지붕의 합각 부분에 있는 박공판牔栱板(‘∧’ 모양으로 붙인 두꺼운 널판) 위쪽 밑부분에 달아 놓는 장식물을 가리킴.
  101. 101)습득拾得 옹翁 : 당 태종 정관貞觀 연간에 시승詩僧으로 유명. 국청사國淸寺에 있던 풍간豐幹 선사가 숲을 거닐다가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주워 와서 길렀기에 습득이라고 불렀다.
  102. 102)한산자寒山子 : 당나라 때 승려. 절강성浙江省 천태현天台縣에 있는 한암寒岩 굴속에 살아 한산寒山이라 부른다. 습득과 함께 문수文殊와 보현普賢 보살의 화신으로 여겨졌다.
  103. 103)진晉나라 채찍 : 진시황秦始皇이 석교石橋를 놓아 바다를 건너가서 해가 뜨는 것을 보려 했다. 그러자 신인神人이 돌을 굴려 바다를 메우는데, 돌이 빨리 구르지 않자 채찍으로 돌을 때리니 돌에서 피가 났다 한다. 진 복심伏深의 『三齊略記』.
  104. 104)한나라 소 : 목우유마木牛流馬를 말하는 듯함. 촉한蜀漢의 제갈량諸葛亮은 험한 산지를 뚫고 신속하게 군량미를 운반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 맞닥뜨리자 소와 말의 모양을 한 군량 수송용 장치를 만들어 위기를 극복했다.
  105. 105)준승準繩 : 평면의 수평 여부를 측정하는 수준기水準器와 직선을 긋는 먹줄.
  106. 106)이루離婁 : 황제黃帝 때 사람. 눈이 아주 밝았다고 전해지는 전설상의 인물이다. 『愼子』 內篇.
  107. 107)공수工倕 : 요堯임금 때 뛰어난 목수. 춘추시대 말기의 공수반公輸班과 함께 유명한 장인.
  108. 108)급고給孤 : ⓢ anāthapiṇḍada. 급고독給孤獨. 인도 교살라국橋薩羅國 사위성舍衛城의 부유한 상인 수달다須達多의 별칭. 기타祇陀 태자에게 황금을 주고 구입한 동산에 기원정사祇園精舍를 지어 석가모니께 바쳤다.
  109. 109)기타祇陀 : ⓢ jeta의 음사. 사위성 파사닉왕波斯匿王의 태자.
  110. 110)비람毘藍 : 싯다르타가 태어난 룸비니lumbinī 동산. 여기서는 사찰 터를 가리킴.
  111. 111)오대부五大夫 : 20등급 가운데 9등급에 해당하는 관작.
  112. 112)진송秦松 : 진시황이 봉선을 행하러 태산泰山에 올라갔다가 폭풍우를 만나자 나무 아래에서 쉬고는 그 나무를 오대부에 봉했던 고사가 전한다. 『史記』 「秦始皇本紀」.
  113. 113)한백漢柏 : 한 무제가 측백나무를 선장군先將軍에 비유했고, 태산에 여섯 그루를 심었는데 아직도 네 그루가 있다고 한다.
  114. 114)장홍長虹 : 긴 무지개라는 뜻으로 대개는 구름다리를 지칭하는데 여기서는 대들보를 가리킴.
  115. 115)만수실曼殊室 : 문수보살의 처소. 문수보살은 만수실리曼殊室利, 문수사리文殊師利, 묘길상妙吉祥 또는 묘덕妙德으로 표기됨.
  116. 116)천자암天子菴 : 송광사 남쪽에 있는 암자. ‘대장봉’은 대개 ‘장군봉’으로 불린다.
  117. 117)장겁長劫 : 기나긴 겁劫의 시간.
  118. 118)밥주머니와 똥자루(飯囊屎帒) : 아무 쓸모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
  119. 119)청진암淸眞菴 : 현재 송광사 부도암 위쪽에 청진국사 부도와 청진암 터가 있다.
  120. 120)화문化文 : 연화문緣化文. 인연 맺을 사람들을 모집하는 글.
  121. 121)청진국사淸眞國師 : 고려 승려 몽여夢如(?~1252)의 시호. 수선사修禪社 16국사國師 중 제3세 국사. 이규보李奎報와 교유.
  122. 122)내룡來龍 : 풍수지리 용어로서, 종산宗山(主山)에서 내려온 산줄기를 가리킴.
  123. 123)불조佛祖 : 부처와 조사祖師.
  124. 124)과행果行 : 인행因行으로 불도를 완성한 부처님이나 보살이 중생들을 위해 일으키는 온갖 공덕행과 구제행.
  125. 125)비석(龜碑) : 거북을 닮은 용 비희贔屭 모양의 석좌石座 위에 비석을 세워 놓은 것.
  126. 126)탑(鵠塔) : 원문 ‘鵠塔’은 곡림鵠林의 탑이라는 뜻인데 일반적인 탑의 의미로 사용함. 곡림은 석가모니가 세상을 떠난 곳으로 쌍림雙林 또는 사라쌍수沙羅雙樹라고도 하며, 곡탑에는 석가모니의 사리舍利가 간직되어 있음.
  127. 127)마음(心水) : 사물을 여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마음.
  128. 128)업경業鏡 : 생전에 지은 선악의 일을 비추어 본다는 저승의 거울.
  129. 129)선을 보면~듯이 한다 : 『論語』 「季氏」에 나오는 구절.
  130. 130)감전紺殿 : 감색의 궁전. 사찰.
  131. 131)세 분의~왕사王師의 진영 : 현재 송광사 삼성각에 있는 지공 선현指空禪賢(1300~1361), 공민왕의 왕사 나옹 혜근懶翁慧勤(1320~1376), 태조의 왕사 무학 자초無學自超(1327~ 1405)의 진영을 말하는 듯함.
  132. 132)충사忠祠 : 나라에 공훈을 세운 이의 사당.
  133. 133)한 삼태기의~공적에 이르시고 : 『書經』 「旅獒」의 “자그마한 행동이라도 신중히 하지 않으면 큰 덕에 끝내 누를 끼칠 것이니, 이는 마치 아홉 길 산을 만들 적에 한 삼태기의 흙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 공이 허물어지는 것과 같다.(不矜細行。終累大德。爲山九仞。功虧一簣。)”라는 말을 활용한 것이다.
  134. 134)학가鶴駕 : 황태자나 세자의 행차를 말함. 주周나라 영왕靈王의 태자 진晋이 백학白鶴을 타고 신선이 되어 갔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였음.
  135. 135)수성壽星 : 남극 부근의 별. 노인성老人星으로 장수의 신이라 함.
  136. 136)대붕大鵬이 남해(南溟)로 옮아가고 : 붕새가 남쪽 바다로 날아갈 때 파도를 3천 리나 일으키고 하늘 높이 9만 리를 날아간다고 『莊子』 「逍遙遊」에 나온다.
  137. 137)얼음을 두드리고~운 것 : 삼국시대 진晉나라 왕상王祥이 모친을 위해 잉어를 얻고자 겨울철 얼음을 깨고 잉어를 구하였고, 오나라 맹종孟宗은 겨울철에 죽순을 원하는 모친을 위해 대밭에 나갔더니 죽순이 없어 눈물을 떨구자 죽순이 솟아났다고 한다. 『三國志』 「吳書」, 『晉書』 권33 「王祥列傳」.
  138. 138)우란분재(蘭齋) : 음력 7월 15일에 지옥이나 아귀餓鬼의 세계에서 고통 받고 있는 영혼을 구제하기 위해 3보寶에 공양하는 의식이다. 우란분盂蘭盆은 ⓢ ullambana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으로, 도현倒懸이라 번역한다. ‘거꾸로 매달리는 고통을 받는다’는 뜻이다. 목련目連이 어머니를 천도하기 위해 여름 안거가 끝나는 음력 7월 15일에 여러 승려들에게 갖가지 음식과 과일을 정성스럽게 공양한 데서 유래한다.
  139. 139)향해香海 : 수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향수 바다.
  140. 140)목련目連 : 부처의 10대 제자 중 한 사람으로 본명은 대목건련大目乾連.
  141. 141)광목廣目 : 『地藏經』에 나오는 인물. 생전에 수많은 물고기와 자라, 고기, 알 등을 즐겨 먹고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제하기 위하여 부처님을 그려 모시고 공양을 올리니, 얼마 뒤에 지옥에 떨어졌던 어머니가 광목녀의 집 하녀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142. 142)공구供具 : 공양 때 쓰이는 그릇이나 도구. 대개 공양하는 향香, 화華, 번개幡蓋, 음식물을 넣는 그릇 등을 말함.
  143. 143)포뢰浦牢 : 용의 아들인데 고래를 보면 무서워서 크게 운다고 한다. 종의 윗부분에 음통과 용(포뢰)이 있는데 용의 목 부분에 종의 걸쇠가 걸려 있는 이 부분을 용뉴龍紐라고 부른다.
  144. 144)사물四物 : 사찰에서 사용하는 소리를 내는 네 가지 의식용 도구. 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板.
  145. 145)만일회萬日會 : 정토왕생을 기원하며 1만 일 동안 염불하는 모임.
  146. 146)오경五更 : 새벽 3시부터 5시 사이.
  147. 147)향적香積 : 사찰 음식. 진리를 깨닫는 법열을 음식에 비유한 것이다. 『維摩經』 「香積佛品」.
  148. 148)부처를 삶는(烹佛) : 불보살의 진실한 뜻을 체득한다는 말.
  149. 149)썩은 붓(腐毫) : 자기의 글 솜씨에 대한 겸칭.
  150. 150)팔꿈치를 잡아당기듯(掣肘) : 공연히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여 뜻한 바를 이룰 수 없게 만드는 것을 뜻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글이 서툴다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노魯나라 복자천宓子賤의 고사인데, 복자천이 단보亶父의 수령으로 임명되어 떠나갈 적에 글씨를 잘 쓰는 임금의 측근 아전 두 사람을 청하여 함께 데리고 갔다. 고을의 아전들이 모두 모였을 때 그 아전들에게 글씨를 쓰게 하였는데, 글씨를 쓰려고 하면 옆에서 팔꿈치를 잡아당기고, 그 때문에 글씨를 잘못 쓰면 또 화를 내었다. 그 아전들이 두려워 사직하고 돌아가 임금에게 자초지종을 고하니, 임금이 자신을 경계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간섭하지 않았다고 한다. 『呂氏春秋』 「具備」.
  151. 151)장등長燈 : 불상 앞에 등불을 켜는 것을 말함.
  152. 152)아미타불阿彌陀佛의 본래 서원이고 : 서방 정토에 있는 아미타불이 법장보살일 때 48대원을 세웠고, 그중에 몽광안락원蒙光安樂願은 “만약 제가 부처가 될 적에 시방세계의 무량하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의 중생들 몸이 저의 광명을 입어 그들의 몸에 비치기만 하여도 그들은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져 인간계와 천상계를 초월할 것이니, 그렇지 못하면 저는 부처가 되지 않겠습니다.”라는 서원이다. 『無量壽經』.
  153. 153)삼시三施 : 재시財施, 법시法施, 무외시無畏施. 재시는 재물을 보시하는 것, 법시는 교법을 말해 주어 깨닫게 하는 것, 무외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없게 해 주는 것이다.
  154. 154)열두 가지 중생 : 삼세三世와 사방四方이 화합하여 서로 교섭하므로 중생이 열두 가지로 변화한다고 『楞嚴經』에 나옴.
  155. 155)연사蓮社 : 백련사白蓮社. 동진東晉의 고승 혜원慧遠이 여산廬山에 세운 불교 모임인데 여기서는 일반적인 불교 모임을 가리킴.
  156. 156)화사化士(화주) : 신도들의 집을 돌며 절에 필요한 양식ㆍ물건ㆍ비용 등의 시물施物을 얻는 소임,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157. 157)화토化土 : 부처가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방편으로 나타낸 국토.
  158. 158)단바라밀(檀波) : ⓢ dānapāramitā의 음역. 단나바라밀다檀那波羅蜜多, 보시바라밀.
  159. 159)기감機感 : 중생이 부처나 보살의 교화를 감지함.
  160. 160)수평水坪 : 물이 흐르는 평지. 지명으로 사용되었을 수도 있음.
  161. 161)삼명三明 : 부처나 아라한이 갖추고 있는 세 가지 자유자재한 지혜. 숙명지증명宿命智證明은 나와 남의 전생을 환히 아는 지혜, 생사지증명生死智證明은 중생의 미래 생사와 과보를 환히 아는 지혜, 누진지증명漏盡智證明은 번뇌를 모두 끊어 내세에 미혹한 생존을 받지 않음을 아는 지혜.
  162. 162)육신통六神通 : 아주 신묘하고 막힘이 없는 여섯 가지 지혜. 곧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신족통神足通, 누진통漏盡通을 말함.
  163. 163)십계十界 : 불계佛界ㆍ보살계菩薩界ㆍ연각계緣覺界ㆍ성문계聲聞界(이상은 오계悟界), 천상계天上界ㆍ인간계人間界ㆍ수라계修羅界ㆍ축생계畜生界ㆍ아귀계餓鬼界ㆍ지옥계地獄界(이상은 미계迷界) 등이다.
  164. 164)연태蓮胎 : 『蓮宗寶鑑』 권8에, “정토에 나서 그 연태에 들어가 모든 쾌락을 얻는다.”라고 했으니, 이때 연태는 연꽃을 의미한다. 염불로 아미타불의 정토에 왕생하는 사람들은 연꽃 속에서 화생하는데, 이 모습이 어머니의 자궁에서 태어나는 것과 흡사하기 때문에 연태라고 하였다.
  165. 165)연대蓮臺 : 연꽃 자리. 정토에 왕생하는 이가 앉는 9종의 연화대를 구품연대九品蓮臺라 함.
  166. 166)공루空縷 : 신기루蜃氣樓의 뜻인 듯함.
  167. 167)기세계器世界 : 기세간器世間. 중생이 살고 있는 국토 세계.
  168. 168)자장慈藏(590~658) : 진골 출신으로 636년(선덕여왕 5) 승실僧實 등 제자 10여 명과 함께 당나라로 가서 청량산淸凉山의 문수보살상에 기도하고, 가사袈裟와 부처의 발우, 그리고 불두골佛頭骨 한 조각과 함께 사구게四句偈를 받았다. 대장경과 번당幡幢ㆍ화개華蓋 등을 가지고 귀국하자, 왕은 분황사芬皇寺에 머무르게 하고 대국통大國統으로 임명하였다. 645년 황룡사에 9층탑을 세웠다.
  169. 169)연기烟起 : ‘緣起’, ‘烟氣’, ‘鷰起’라고도 함. 신라 경덕왕 때의 승려. 지리산 화엄사華嚴寺의 중창주이다. 출가하여 도학道學을 성취한 뒤 여러 명산을 편력하였다는 설과 인도에서 왔다는 설 등이 있다. 경덕왕 때 제작된 『新羅華嚴經寫經』이 발견됨으로써 그의 사적이 확인되었다. 즉, 이 사경의 발문에 의하면, 그의 주재하에 754년(경덕왕 13) 8월에 사경을 조성하기 시작하여 그 이듬해 2월에 완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가 창건한 사찰로는 흥덕 연기사烟起寺, 나주 운흥사雲興寺, 지리산 천은사泉隱寺와 연곡사鷰谷寺, 곤양 서봉사栖鳳寺, 산청 대원사大源寺 등이 있다.
  170. 170)이곳은 신라~개산開山한 곳입니다 : 화엄사 창건에 대해 중관대사中觀大師 해안海眼(1567~?)이 1636년(인조 14)에 쓴 「湖南道求禮縣智異山大華嚴寺事蹟」에는 544년(신라 진흥왕 5)에 인도 승려 연기緣起가 세웠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東國輿地勝覽』에는 시대는 분명치 않으나 연기煙氣라는 승려가 세웠다고 전한다. 『求禮續誌』에는 신라 선덕왕 때 자장 율사가 증축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171. 171)화엄 석경石經 : 『華嚴經』을 엷은 청색의 돌에 새긴 것이다. 신라 문무왕 17년(677)에 의상 대사가 왕명을 받아 화엄사에 각황전을 세우고 이곳에 화엄 석경을 보관하였다. 각황전의 안쪽 벽에는 현재 그림이 걸려 있으나, 원래는 여기에 화엄 석경이 벽을 이루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진왜란 때 화재로 석경들이 파손되었고, 색깔도 회갈색 등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파손된 것을 모아 지금은 약 9천여 점이 남아 있다.
  172. 172)벽암碧嵓의 비 : 조선 중기 승려인 벽암 각성碧巖覺性(1575~1660)의 행적을 기리기 위하여 1663년(현종 4) 세운 비석으로, 지리산 화엄사 금강문 앞에 있다. 벽암은 1630년에서 1636년에 화엄사를 크게 중창하였으며, 화엄사에서 입적하였다. 화엄사에 있는 벽암대사비에는 “여러 산사山寺를 창건하고 혹은 중수하였는데 쌍계사의 동찰東刹, 화엄사의 대대적 중창, 송광사 가람이 그중 큰 것이며 나머지는 생략한다.(諸山衆園。或剏或修。如䨥溪之東刹。華嚴之宏制。松廣之伽藍。乃其大者。餘可略也。)”라는 언급이 보인다. 비문은 한국금석문종합정보시스템(http://gsm.nricp.go.kr/) 참고.
  173. 173)사성四聖 : 아미타불ㆍ관세음보살ㆍ대세지보살ㆍ대해중보살.
  174. 174)대범大梵과 제석帝釋 : 대범천왕大梵天王과 제석천왕帝釋天王. 대범천왕은 사바세계娑婆世界를 주관하고, 제석천왕은 수미산 정상에 있는 도리천忉利天에 주석하며 사천왕四天王과 주위의 32천왕天王을 통솔한다.
  175. 175)세지勢至 보살 :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 지혜로 중생을 이끄는 힘을 가진 보살을 말함. 보관에 수병水甁을 다는 것이 특징으로, 관음과 함께 아미타불의 협시脇侍로서 아미타삼존을 형성함.
  176. 176)우전왕優塡王(闐王) : ⓢ Udena 또는 Udyana. 갠지스Ganges강과 야무나Yamuna강이 합류하는 알라하바드Allahabad 지역에 있던 발사국拔沙國 구섬미성拘睒彌城의 왕. 최초로 불상을 만들었다고 함.
  177. 177)벼랑을 보고 물러나듯 : 당나라 배휴裵休가 황벽 희운黃檗希運의 설법을 편집하여 만든 『傳心法要』에 나오는 구절.
  178. 178)맨손으로 범을~강을 건너는(暴虎馮河) : 무모한 행동을 뜻함. 『論語』 「述而」, 『詩經』 「小雅」 ≺小旻篇≻에 나오는 말.
  179. 179)여러 사람의~못하는 것입니다 : 『書經』 「旅獒篇」에 “아홉 길의 산을 만드는 데에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도 일을 다 이루지 못한다.(爲山九仞之功。虧一簣。)”라고 한 것을 활용한 표현.
  180. 180)모과를 던져~보배로 갚는다는 : 『詩經』 「衛風」 ≺木瓜≻에 “나에게 모과를 주거늘 경거로써 갚는다.(投我以木瓜。報之以瓊琚。)”라고 되어 있다.
  181. 181)낭무廊廡 : 정전正殿 아래로 동서에 붙여 지은 건물.
  182. 182)불령산佛靈山 : 경북 김천시 증산면에 있음.
  183. 183)기림祇林 : 석가모니가 머물렀던 기원정사祇園精舍가 있는 숲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그저 숲이라는 의미로 사용됨.
  184. 184)초지初地 : 보살이 수행하는 계위階位인 52위 가운데 십지十地의 첫 단계, 곧 환희지歡喜地를 말함.
  185. 185)위국魏國 산하 같은 보배 : 멋진 산하를 말함. 『史記』 「孫子吳起列傳」에 “무후武侯가 서하西河를 배 타고 내려가다가 오기吴起에게 말하기를, ‘아름답도다, 산하의 견고함이여. 이는 위국의 보배로다.’”라고 했다.
  186. 186)천석泉石에 대한 근심 :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질병처럼 깊음을 비유하는 천석고황泉石膏肓의 의미인 듯함.
  187. 187)도솔천왕(都史) : 원문 ‘都史’는 도솔천兜率天을 가리킴. ⓢ Tuṣita Udeva의 음역. 6욕천의 네 번째.
  188. 188)도부桃符 : 악귀를 쫓는 부적의 일종. 복숭아나무 판자에 신도神荼ㆍ울루鬱壘 두 신상神像을 그려서 대문 곁에 걸어 두면 악귀를 쫓는다는 고사에서 유래됨.
  189. 189)가방街坊 : 거리에 나가 탁발하는 소임,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190. 190)오도悟道 : 오도자吳道子의 오자가 아닐까 한다. 오도자는 당나라 화가로 불화佛畫에 뛰어났다.
  191. 191)수달다須達多 : ⓢ sudatta의 음사. 선시善施라고 번역. 석가에게 기원정사를 지어 드린 사람. 자비로운 마음으로 외롭고 늙은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보시를 하였다 하여 급고독給孤獨이라고도 한다.
  192. 192)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 집착 없이 베푸는 보시.
  193. 193)유루有漏 : ⓢ sâsrava. 번뇌가 있음을 뜻하는 말. 번뇌가 없는 무루無漏에 상대되는 말이다. 여기서 누漏는 누설漏泄이란 말로 번뇌를 의미한다.
  194. 194)모연문募緣文 : 권선문勸善文과 같음. 승려가 일반 사람에게 돈이나 물건을 기부하도록 이끄는 글.
  195. 195)문수사리曼殊舍利 : ⓢ Manjusri. 문수보살. 문수사리文殊師利, 만수사리曼殊師利, 묘길상妙吉祥. 지혜의 보살.
  196. 196)첫째 봉우리 불묘佛廟(사찰) : 지리산 첫째 봉우리는 대개 높이 1,915m인 천왕봉을 일컫는다. 위 문맥에서는 ‘불묘’가 봉우리 명칭으로 사용되었을 수도 있다.
  197. 197)진나라 아이들의 뗏목 : 진시황이 불로초를 구해 오도록 보낸 동남동녀들의 배를 말한다.
  198. 198)요대瑶臺 : 옥으로 장식한 누대. 신선 거주지.
  199. 199)보살계菩薩戒 : 대승大乘의 보살이 지켜야 할 계율. 『菩薩地指經』의 유가계瑜伽戒와 『梵網經』의 범망계梵網戒가 주로 행해짐.
  200. 200)계단戒壇 : 계를 수여하는 의식을 진행하는 장소.
  201. 201)언우씨齴齲氏 : 뻐드렁니에 충치투성이. 달마 대사를 가리킴. 삼교노인三教老人이 쓴 「碧巖錄序」에 “齴齲來東。單傳心印。”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202. 202)곧바로 가리키는(直指)~보여 주고 : 달마 대사가 새로운 선법禪法을 전한 것을 일컫는다.
  203. 203)노행자盧行者 : 육조 혜능慧能(638~713)을 가리킴. 그의 속성이 노盧씨이다. 행자行者(ⓢ Acarin)는 불도를 닦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방장을 돕는 상좌上座를 이르기도 한다. 혜능은 5조 홍인의 의발을 전수받아 남쪽으로 피신했다. 그가 임종할 때 제자들에게 말하길, 가사 때문에 죽을 뻔했고 법은 옷에 달려 있지 않다고 하며 제자들에게 가사를 전하지 않았다.
  204. 204)일미一味의 선교禪敎 : 부처님의 교법은 외면적으로 보면 다종다양하지만, 그 근본 뜻은 하나라는 뜻.
  205. 205)여섯 잎으로 꽃을 피웠고 : 선종이 초조 달마에서 육조 혜능으로 이어져 번성했다는 의미.
  206. 206)성상性相 : 성품과 형상.
  207. 207)원융한 성상이~분파로 나뉘었습니다 : 혜능 이후로 발생한 임제종, 위앙종, 조동종, 운문종, 법안종을 말한다.
  208. 208)도첩度牒 : 관청에서 승려에게 발급하는 출가 증명서.
  209. 209)흠준欽遵 : 황제의 명령에 따라 시행함.
  210. 210)마조馬祖가 한~벙어리 되고 : 당나라 때 백장百丈이 마조를 찾아뵈었는데 마조가 불자拂子를 세우고 백장에게 법거량을 하다가 마조가 소리를 지르자 백장은 사흘 동안 귀가 먹었다. 훗날 백장 문하에 있던 황벽黃蘗이 마조를 예배하러 가려고 하자 백장이 그 얘기를 들려 주었고 이를 들은 황벽은 자기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 『禪門拈頌』 181칙 「百丈再參」.
  211. 211)부용芙蓉이 높이~골수를 얻었습니다 : 조선 초기 부용 영관芙蓉靈觀이 벽송 지엄碧松智嚴으로부터 태고 보우太古普雨의 법통을 계승하여 청허 휴정淸虛休靜과 부휴 선수浮休善修에게 전해 주었다.
  212. 212)산종散宗 : 중국에서 전래하지 않고 자생한 종파.
  213. 213)경성敬聖 : 법명은 일선一禪이고 호는 경성 외에도 휴옹休翁, 선화자禪和子, 광성廣聖 등이 있음. 1511년(중중 6)에 묘향산 문수암文殊庵에서 고행ㆍ정진하다가, 지리산에 있는 지엄智儼을 찾아가서 지도받았다. 1544년에 묘향산 보현사普賢寺 관음전觀音殿에 머물면서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214. 214)환성喚惺(1664~1729) : 법명은 지안志安. 15세 때 미지산 용문사龍門寺로 출가하였고, 정원淨源으로부터 구족계를 받았다. 1725년(영조 1) 금산사金山寺에서 화엄대법회를 열었을 때 학인 1,400명이 모여 강의를 들었다.
  215. 215)금담錦潭(1842~1914) : 법명은 증준證俊. 1860년(철종 11)에 팔공산 동화사桐華寺 송암松庵 장로를 은사로 모시고 출가하였으며, 1862년에 금강산 유점사楡岾寺로 옮겨 나은懶隱 강백講伯으로부터 불경을 배웠다. 1892년에 도총섭都摠攝으로 임명되어 종풍을 널리 선양하고 불교의 뿌리를 확고히 하는 데 공을 세웠다.
  216. 216)대응大應(1830~1894) : 법명은 탄종坦鍾. 12세 때 금강산 장안사長安寺에 들어가서 승관勝寬을 은사로 삼고 일민日敏을 계사戒師로 삼아 출가하였다. 1851년(철종 2) 보운암普雲庵에서 개강開講한 뒤 여러 사찰의 주지를 지냈고, 오대산ㆍ설악산 등의 절에서 설법하면서 많은 승려들을 지도하였다.
  217. 217)현설現說 : 현신설법現身說法. 부처가 갖가지 모습으로 나타나 설법하는 것을 말함. 여기서는 설법을 잘하였다는 의미로 사용함.
  218. 218)초의草衣(1786~1866) : 법명은 의순意恂. 15세 때 나주 운흥사雲興寺의 벽봉 민성碧峰敏性을 스승으로 출가했고, 24세 때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정약용과 교유했으며, 30세 때 서울에 올라와 김정희, 신위申緯 등과 사귀었다. 55세 때 살아 있는 채로 헌종에게서 시호를 받았고, 저서에 『一枝庵詩稿』, 『艸衣禪課』, 『禪門四辨漫語』, 『東茶頌』 등이 있다.
  219. 219)범해梵海(1820~1896) : 법명은 각안覺岸. 1833년(순조 33) 두륜산 대둔사大芚寺로 가서 출가하였고, 1835년 호의縞衣를 은사로 삼고 하의荷衣에게서 사미계를 받았으며, 초의로부터 구족계를 받았다. 1846년에 호의의 법을 이어 진불암眞佛庵에서 『華嚴經』과 『梵網經』을 강설하고 선리禪理를 가르쳤다.
  220. 220)금구金口 : 부처님의 입을 높여 이르는 말.
  221. 221)목차木叉 :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 prātimoksa의 음사). 계율의 조문만을 모은 것. 불교 교단에서 포살布薩 때에 읊어졌다.
  222. 222)십계十戒 : 사미 또는 사미니가 받는 계율. 사미계沙彌戒. 주 26 참조.
  223. 223)구족계具足戒 : 정식 승려가 될 때 받는 계율. 비구에게는 250계, 비구니에게는 348계가 있다.
  224. 224)행지行持 : 불도佛道를 닦아 가짐.
  225. 225)불과佛果 : 불도 수행으로 얻는 부처의 경지.
  226. 226)반드시 도달해야 한다 : 원문 ‘須至’는 공문에서 반드시 수신자에게 도달해야 한다는 뜻의 마무리 짓는 말.
  227. 227)갈마아사리羯摩阿闍梨 : 계 받는 취지를 대중에게 알리는 표백表白과 갈마문羯摩文을 읽는 스승. 아사리阿闍梨(ⓢ ācārya)는 스승이라는 뜻.
  228. 228)화상아사리和尙阿闍梨 : 계를 주는 아사리. 계화상.
  229. 229)교수아사리敎授阿闍梨 : 위의 작법을 가르쳐 주는 아사리. 위의아사리라고도 함.
  230. 230)팔수八樹 : 부처님이 구시라拘尸羅의 사라수沙羅樹 숲속에서 열반에 들었는데 동서남북에 이 나무가 두 그루씩 서 있었으므로 사라쌍수라고 하며, 부처님이 열반에 들자 그중 한 나무씩 죽었다는 전설이 있다.
  231. 231)바라굴鉢羅窟 : 필바라굴畢波羅窟. ⓢ Pippalī-guhā. 칠엽굴七葉窟. 중인도 왕사성王舍城 부근에 있던 석굴로, 불멸 후 1차 결집을 행하였던 곳이다.
  232. 232)사갈궁沙竭宮 : 사갈라용궁沙竭羅龍宮. ⓢ Sāgara. 사갈라는 한역하면 ‘큰 바다’라는 뜻.
  233. 233)총지捴持 : 대개는 ‘모든 공덕을 다 지니고 있다’는 뜻으로 진언眞言, 곧 다라니陀羅尼를 뜻하는 명사로 사용하는데 본문에서는 동사로 사용하였다.
  234. 234)마명馬鳴 : ⓢ Aśvaghosa. 중인도 마가다 사람으로 불멸 후 6백 년경에 출세한 대승의 논사論師. 본래 외도 출신으로 불법을 헐뜯었으나 협존자脇尊者(일설에는 부나사富那奢)와 토론하다 설복당하여 그의 제자가 되고 대승불교를 선전하였다. 『大乘起信論』 등의 저서가 있다.
  235. 235)용수龍樹 : ⓢ Nāgārjuna. 바라문 계급 출신으로 남인도에서 태어났다. 용궁의 창고에서 대승의 경전들을 보고는 석 달간 읽고 그 뜻을 두루 통하였다. 『中論』과 『大智度論』 등의 저서가 있다.
  236. 236)마명 대사가~등불을 밝혔습니다 : 『法苑珠林』의 “六百歲已九十六種外道等。邪見競興。破滅佛法。有一比丘。名曰馬鳴。善說法要。降伏一切諸外道輩。七百歲已有一比丘。名曰龍樹。善說法要。滅邪見幢。然正法燈。” 구절을 원용한 듯하다.
  237. 237)청정靑精 : 강회가 들고 갔다는 사리를 가리키는 듯함.
  238. 238)강회康會 : 동오東吳의 승려 강회는 베트남에서 수도하다가 진신사리를 들고 남경으로 와서 포교를 하였다. 손권孫權이 기뻐하여 242년에 사찰을 짓게 하였다.
  239. 239)법란法蘭 : 축법란竺法蘭. 중국에 처음 불교를 전했다고 하는 중인도의 승려. 67년 가섭마등迦葉摩騰과 함께 중국에 백마를 타고 건너와서 낙양洛陽의 백마사白馬寺에서 『四十二章經』을 번역했다고 전해진다.
  240. 240)응공應供 : ⓢ arhat. 마땅히 공양 받아야 할 자라는 뜻으로 아라한阿羅漢을 가리킨다. 『五分律』에 따르면, 석가모니의 열반 직후 왕사성王舍城에서 1차 결집結集이 있었는데, 500명의 아라한들이 이 회의에 참석하여 불전佛典을 편찬하였다고 하며, 이 결집을 현재 ‘오백결집’이라고 부른다.
  241. 241)노나라 임금이~있는 것입니다 : 노魯 장공莊公 7년에 별들이 비처럼 떨어지면서 밤이 대낮처럼 밝았다고 『春秋』에 있으니 부처가 태어난 것이요, 한漢 명제明帝 때 목에 해를 두르고 있는 금빛 사람이 궁전으로 날아오는 꿈을 꾸고서, 서역에 사람을 보내 불법을 구해 오게 했다. 이 구절은 최치원의 「智證和尙碑銘」을 활용하였다. 이어지는 다음 문장도 그러하다.
  242. 242)신라 애장왕哀莊王이 법당을 열어 : 애장왕 3년(802)에 해인사를 창건했다. 『東史綱目』.
  243. 243)고려 문종이~문헌을 간행하였습니다 : 해인사 사적비 비문에 따르면, 문종 시대에 경판을 해인사에 안치하였다고 한다.
  244. 244)삼승三乘 : 세 종류의 가르침. 승乘은 ‘타는 것’으로, 인간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타는 것, 즉 가르침을 의미한다. 대승불교에서는 불교를 성문승聲聞乘, 연각승緣覺乘, 보살승菩薩乘의 3종으로 나누고, 각각 능력이 다른 세 종류의 대상을 위해서 다른 가르침이 있다고 한다.
  245. 245)삼보三寶 : 불교도의 세 가지 근본 귀의처인 불보佛寶ㆍ법보法寶ㆍ승보僧寶.
  246. 246)정희대비貞熹大妃 : 조선 세조의 왕비. 성종 때 8년 동안 수렴청정을 하였다.
  247. 247)닉왕匿王 : 파사닉왕波斯匿王. ⓢ prasenajit. 사위성舍衛城의 파사닉왕은 부처님께 수시로 나라 다스릴 이치를 물었다.
  248. 248)가제迦帝 : 아수가왕阿輸迦王, 아육왕阿育王, 무우왕無憂王, 아소카왕. 인도 마우리아조 제3대왕(재위 B.C. 269~B.C. 232)으로, 불적彿跡을 순방하며 많은 스투파(탑)를 건설하였다고 한다.
  249. 249)중귀 엄후中貴嚴后(1854~1911) : 순헌황귀비純獻皇貴妃. 엄귀인이라 불렸다. 1897년 덕수궁으로 환궁한 후 대한제국의 선포와 때를 같이하여 영친왕 이은李垠을 낳았다. 이로 인해 고종의 후궁으로 귀인貴人에 책봉되었다. 1900년에 순빈淳嬪에, 1901년에 순비淳妃에, 1903년에는 황귀비皇貴妃에 책봉되었다. 엄황귀비를 황후로 승격시키고자 하는 운동이 1897년부터 1906년까지 지속적으로 일어났으나, 한편에서는 반대하는 의견도 많아 결국 황후에 책봉되지는 못하였다. 그녀는 후궁이었지만 왕비가 없는 상황에서 왕비와 같은 역할을 하였으며, 황귀비라는 독특한 지위에 있었다.
  250. 250)헌호軒昊 : 황제 헌원씨黃帝軒轅氏와 태호 복희씨太昊伏羲氏의 합칭. 중국 문물의 기초를 다졌다고 평가되는 신화적 인물.
  251. 251)성강成康 : 주周나라의 전성기를 이끈 성왕成王과 강왕康王.
  252. 252)사홍四弘 : 사홍서원四弘誓願. 네 가지 넓고 큰 서약. 가없는 중생을 다 건지겠다는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끝없는 번뇌를 다 끊겠다는 번뇌무진서원단煩惱無盡誓願斷, 한없는 법문을 다 배우겠다는 법문무량서원학法門無量誓願學, 위없는 불도를 다 이루겠다는 불도무상서원성佛道無上誓願成.
  253. 253)오덕五德 : 유학儒學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덕. 온화, 양순良順, 공손, 검소, 겸양.
  254. 254)결승結繩 : 끊을 묶어 의사 표시를 하던 방식. 그 시대의 소박한 정치를 가리키는 듯함.
  255. 255)용정龍庭과 호혈虎穴 : 용정은 흉노匈奴의 선우單于가 천지의 귀신에게 제사 지냈던 장소로 오랑캐 땅을 가리킨다. 호혈도 같은 의미로 보인다.
  256. 256)한해澣海 : 고비사막을 가리키기도 하고, 발해渤海를 가리키기도 하며, 남쪽의 큰 바다를 가리키기도 함.
  257. 257)천산天山 : 파미르고원에서 중앙아시아의 키르키스탄과 카자흐스탄까지 2,900km에 걸쳐 있는 산맥.
  258. 258)사의四儀 : 수행자가 생활에서 갖추어야 할 네 가지의 몸가짐. 행行, 주住, 좌坐, 와臥.
  259. 259)칠정七政 : 일곱 가지 자연물의 변화 원리를 정치의 근원으로 삼은 치도治道. 대개 『書經』에 나오는 일월과 오성을 말함.
  260. 260)조종朝宗 : 제후가 천자에게 조하朝賀하는 일. 봄에 만나는 것을 조朝라 하고, 여름에 만나는 것을 종宗이라 한 데서 유래한다.
  261. 261)삼귀三歸 :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귀의함.
  262. 262)사의四依 : 출가자가 닦아야 할 네 가지 법. 진리에 의지하고 사람을 의지하지 않음(依法不依人), 바른 뜻의 경전에 의지하고 바르지 못한 경전에 의지하지 않음(依了義經不依不了義經),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않음(依義不依語), 지혜에 의지하고 인식에 의지하지 않음(依智不依識). 『大般涅槃經』 권6 「四依品」. 이 외에 초기 출가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청정한 생활 양식을 말하기도 함. 이때 사의지는 탁발托鉢, 분소의糞掃衣, 수하좌樹下坐, 부란약腐爛藥. 분소의는 남이 버린 헌옷 조각이나 버려진 시체에서 얻은 천 조각을 기워 입는 것을 말한다. 수하좌는 지붕이 있는 곳에서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란약은 소의 오줌을 발효시켜 만든 허술한 약을 사용할 정도로 자신의 몸에 대한 집착을 끊어야 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좋은 약에 대한 집착을 경계한다는 의미도 있다.
  263. 263)팔정八正 : 팔정도. 괴로움의 현실을 종식시킬 여덟 가지 바른 길.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활, 바른 노력, 바른 주의력, 바른 정신.
  264. 264)오승五乘 : 해탈의 경지를 얻게 하는 불타의 교법을 수레를 타는 것에 비유해서 승乘이라고 한다. 여기에 다섯 가지 구별을 세운 것을 오승이라 하니, 즉 인승人乘ㆍ천승天乘ㆍ성문승聲聞乘ㆍ연각승緣覺乘ㆍ보살승菩薩乘이다.
  265. 265)범운梵雲 : 1866년(고종 3)에 용선龍船과 함께 대원군의 시주로 서울 화계사의 퇴락한 건물들을 보수한 경력이 있다.
  266. 266)육문六文 : 한자를 만드는 여섯 가지 방법인 육서六書인 듯함.
  267. 267)오추烏箒 : 판목을 인간할 때 판목에 먹을 묻히는 솔을 말하는 듯함.
  268. 268)간장干匠 : 오나라 합려闔閭 시대의 칼을 잘 만들던 간장干將인 듯함.
  269. 269)칠금산七金山 : 금ㆍ은ㆍ폐류리吠琉璃ㆍ파지가頗胝迦의 네 보석으로 된 수미산과 쇠로 된 철위산鐵圍山의 중간에 있는, 금으로 된 일곱 개의 산.
  270. 270)홍속紅粟 : 큰 창고에 가득하여 붉게 썩어 가는 곡물.
  271. 271)향적香積 : 중향衆香 나라의 부처 이름. 사찰 음식을 가리킴. 『維摩詰經』 「香積品」.
  272. 272)주목왕周穆王 : 팔준마八駿馬가 모는 수레를 타고 천하를 유람하다가 곤륜산 꼭대기의 요지瑤池에 가서 서왕모西王母를 만나 환대를 극진히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列子』 「周穆王」.
  273. 273)금고金膏 : 신선들이 먹는 약.
  274. 274)오정五淨 : 오탁五濁과 반대되는 청정한 세상. ① 겁정怯淨은 전쟁과 기근, 질병이 없고 물질이 풍요하고 육체적으로 건강한 세상. ② 견정見淨은 청정한 견해를 지녀 삿된 견해가 발을 못 붙이는 세상. ③ 번뇌정煩惱淨은 욕심과 성냄, 어리석음의 번뇌로 괴로움을 겪지 않는 세상. ④ 중생정衆生淨은 중생들이 자비심과 평정심으로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세상. ⑤ 명정明淨은 불국토로서 수명이 지극히 긴 세상.
  275. 275)삼덕三德 : 부처가 갖춘 세 가지 공덕. 단덕斷德은 모든 번뇌를 소멸한 공덕, 지덕智德은 지혜로써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꿰뚫어 보는 공덕, 은덕恩德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은혜를 베푸는 공덕.
  276. 276)기자己字 무늬(藻黻) : 기자의 등을 보인 형태인 아亞 자 모양.
  277. 277)팔한八寒 지옥 : 여덟 개의 추운 지옥. 심한 추위로 몸이 부르튼다는 알부타頞部陀(arbuda) 지옥부터 심한 추위로 몸이 몹시 얼어서 터져 큰 붉은 연꽃같이 된다는 마하발특마摩訶鉢特摩(mahā-padma) 지옥까지를 말함.
  278. 278)구정九頂 하늘 : 구천九天. 가장 높은 하늘. 구九는 최고의 수를 뜻함.
  279. 279)칠요七曜 : 해, 달과 오성.
  280. 280)화장華藏세계 : 우주의 중심에 있다고 하는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의 정토. 이 부처는 천 개의 잎을 가진 연화좌蓮華座에 앉아 있는데, 그 잎 낱낱은 낱낱의 세계를 상징하며, 그 낱낱의 세계에 100억 국토가 있고 그 국토에 보신불報身佛이 출현한다고 함.
  281. 281)자존慈尊 : ⓢ maitreya. 음사는 미륵彌勒, 번역은 자씨慈氏. 미륵보살을 높여 이르는 말.
  282. 282)옥호玉毫 : 32상相의 하나. 부처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
  283. 283)구광루九光樓 : 해인사 한가운데 있는 강당으로 사용하던 건물. 부처님이 아홉 곳에서 설법하면서 그때마다 백호에서 광명을 놓았다는 『華嚴經』 내용에서 따옴.
  284. 284)사찰의 신(伽神) : 사찰을 지키는 신. 그 신을 모신 곳이 가람각伽藍閣으로, 통도사나 표충사 등에 있다.
  285. 285)홍하문紅霞門 : 해인사 일주문.
  286. 286)사찰의 신(局師) : 국사局司, 곧 절터를 수호하는 신. 해인사 봉황문(천황문) 안에 그 신을 모신 국사단局司壇이 있다.
  287. 287)수명(鶴算) : 삼국시대 오나라 육기陸璣의 모시소毛詩疏에, “학은 천 년을 산다.”라고 하였음. 학을 선금仙禽이라 하여 축수祝壽하는 데 많이 사용한다.
  288. 288)사등四等 : 사무량심四無量心. 모든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과 미혹을 없애 주는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의 네 가지 무량심을 의미한다.
  289. 289)육인六因 : 여섯 가지 원인. ① 능작인能作因은 어떤 것이 생겨나는 데 도움이 되는 원인, 또는 방해되지 않는 원인. ② 구유인俱有因은 두 개 이상의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 서로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는 관계일 때의 그 원인. ③ 상응인相應因은 마음과 마음 작용(心所)이 동시에 일어나, 서로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는 관계일 때의 그 원인. ④ 동류인同類因은 결과와 성질이 같은 원인으로, 인과 관계에서 결과도 좋고 원인도 좋고, 결과도 나쁘고 원인도 나쁜 것과 같이 성질이 같을 때의 그 원인. ⑤ 변행인遍行因은 두루 작용하는 원인으로, 동류인에서 힘이 강한 번뇌가 원인이 되는 경우를 따로 세운 것이며 강력한 번뇌가 특정한 대상에 한하지 않고 널리 여러 번뇌를 일으킬 때의 그 원인. ⑥ 이숙인異熟因은 다른 성질로 성숙된 결과를 초래하는 원인.
  290. 290)겁석劫石 : 겁劫의 무한한 시간을 비유한 말. 곧, 가로ㆍ세로ㆍ높이가 각각 1유순由旬(약 8km)인 큰 반석을 솜털로 짠 베로, 100년에 한 번씩 쓸어 반석이 다 닳아 없어진다 해도 1겁이 끝나지 않는다고 함.
  291. 291)개성芥城 : 개자겁芥子劫. 겁의 무한한 시간을 비유한 말. 곧, 가로ㆍ세로ㆍ높이가 각각 1유순由旬(약 8km)인 성 안에 가득한 겨자씨를 100년에 한 알씩 집어 내어 겨자씨가 다 없어진다 해도 1겁이 끝나지 않는다고 함.
  292. 292)아량위兒樑偉 : 혹은 아랑위兒郎偉. 상량문에서 시 첫 부분에 쓰는 말. 대개 ‘어기여차’의 뜻으로 봄.
  293. 293)하사당下舍堂 : 승려들이 생활하던 건물. 대웅전 뒤 높은 곳에 있다.
  294. 294)상사당上舍堂 : 방장실로 사용되는 건물. ‘삼일암’이라고도 함.
  295. 295)장석匠石 : 고대의 유명한 장인匠人. 이름은 석石, 자字는 백伯. 그가 자귀로 물건을 쪼면 조금도 틀림이 없다 하여, 기예가 미묘한 경지에 이른 것을 비유함.
  296. 296)비람풍(藍風) : 비람毘嵐은 ⓢ vairambhaka의 음사. 신맹迅猛이라 번역. 우주가 성립될 때나 파괴되어 끝날 때, 맹렬하게 휘몰아친다는 폭풍.
  297. 297)영천 : 삼일암 옆의 샘물. 제9대 국사 담당湛堂이 이곳의 물을 마시고 3일 만에 오도하였으므로 ‘삼일영천三日靈泉’이라 했다.
  298. 298)축융祝融 : 불의 신, 여름의 신.
  299. 299)삼일암三日庵 : 송광사의 암자. 제9대 국사 담당湛堂이 이곳의 물을 마시고 3일 만에 오도하였으므로 일명 삼일암이라고 부른다. 조선 시대 김시습, 근래 성철 승려 등이 머물렀다.
  300. 300)추성樞星 : 북두칠성의 첫째 별.
  301. 301)자극紫極 : 북극성. 천자의 자리를 뜻함.
  302. 302)각항角亢 : 수성壽星. 남극노인성. “각성角星ㆍ항성亢星ㆍ저성氐星은 수성壽星의 자리인데 연주兗州의 분야이다.”라고 하였다. 『白湖全書』 권26 「『周禮』 춘관의 별에 해당되는 구주의 분야 및 열두 자리(周官星土九州十有二次)」 참조.
  303. 303)천지는 일마一馬이거늘 : 『莊子』 「齊物論」에서 “천지는 하나의 손가락이요 만물은 하나의 말이다.(天地一指也。萬物一馬也。)”라고 한 데서 온 말. 시비是非와 진위眞僞는 알기가 어려움을 의미한다.
  304. 304)경희慶喜 : 아난阿難. ⓢ ānanda. 석가모니불의 사촌동생이며, 십대 제자 중 다문多聞 제일이다. 불멸佛滅 후에 경권經卷의 대부분은 이 사람의 기억에 의하여 결집結集되었다고 함.
  305. 305)학수鶴樹 : 부처님께서 북인도 구시라拘尸羅 성 서북쪽으로 흐르는 발제하跋提河 물가의 사라수 여덟 그루가 둘씩 마주 서 있는 사이에 자리를 깔고 열반에 드니 그 숲이 하얗게 변했다. 그래서 그것을 학림鶴林 또는 학수라 한다.
  306. 306)노고魯誥 : 유교 문헌. 고誥는 왕이 신하에게 내리는 글이며, 『書經』에 있는 문체의 하나다. 진秦나라의 박사였던 복승伏勝이 은밀히 『書經』을 벽 속에 감추고, 난을 피해 사방으로 흘러 다니다가 평화를 되찾은 뒤 돌아와서 벽을 열어 당시 통용되는 문자인 금문今文으로 기록했다고 한다.
  307. 307)백마를 몰아~달빛이 가득하고 : 67년 후한 시대 때 명제明帝의 초청을 받고 가섭마등迦葉摩騰이 축법란竺法蘭과 함께 백마에 불경을 싣고 낙양으로 갔다.
  308. 308)황권黃卷을 태워~구름처럼 달립니다 : 후한 명제가 불법을 펴자 오악五嶽의 도사들이 재주를 시험하기를 청하였다. 그래서 황권, 즉 도교 경전과 불경을 단 위에 놓고 불을 지폈더니 불경은 온전하고 황권은 다 타 버렸다. 『漢法本內傳』.
  309. 309)허무(何有鄕) :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은 어디에도 없는 곳으로, 곧 무위無爲의 경지. 『莊子』.
  310. 310)삼목왕三目王 조판관曺判官의~창시하게 되었습니다 : 이거인은 신라 문성왕 4년(842) 길가에서 눈이 셋 달린 강아지를 발견하고는 불쌍하게 여겨 집에 데려다 길렀다. 844년 강아지가 죽어서 묻어 주었고 846년 이거인이 죽어서 저승에 가니, 세 눈을 가진 왕이 심판을 하다가 그를 반가이 맞았다. 왕은 바로 세 눈 달린 강아지였던 것이다. 이거인은 왕의 도움을 받아, 염라대왕에게 불경을 유포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왔다고 대답하여 이승에 돌아왔고, 이거인이 공주의 병을 고쳐 줌으로써 왕은 사재를 보시하여 불경을 간행하게 하였다. 간행한 불경은 해인사에 모시고 경찬회慶讚會를 베풀었다. 『朝鮮寺刹史料』. 본문에서 조판관이라 한 것은 염라대왕의 휘하에 있는 관직임을 가리킨다.
  311. 311)정희貞熹 왕비(1418~1483) : 세조의 왕비. 세조가 죽은 후 예종이 14개월 만에 죽자 1469년부터 1476년(성종 7) 2월 8일(음력 1월 13일)까지 수렴청정을 하였다.
  312. 312)기유년 : 기유년은 1489년인데 정희 왕비의 생몰년과 맞지 않으니 착오가 있는 것이다.
  313. 313)대지가 기운을~소리치는 듯합니다 : 『莊子』 「齊物論」에 “대지가 기운을 내뿜는 것을 바람이라 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모르지만 일단 일어났다고 하면 만 개의 구멍이 노하여 소리친다.(夫大塊噫氣。其名爲風。是唯無作。作則萬竅怒號。)”라는 말이 있다.
  314. 314)삼보三寶의 집 : 사리를 봉안한 불보사찰 통도사, 대장경을 보관한 법보사찰 해인사, 고승을 많이 배출한 승보사찰 송광사.
  315. 315)비가 세~균등히 적시고 : 『大方廣佛華嚴經疏演義鈔』 권10에 “세 가지 풀과 두 가지 나무가 같지 않으나 동일하게 비의 윤택함을 입고, 오성과 삼승이 같지 않으나 법우의 맛은 차이가 없다.(三草二木不同。同承一雨之潤。五性三乘不一。法雨一味無差。)”라는 구절이 있다. 세 가지 풀은 인천人天과 이승二乘과 보살을 상징한다.
  316. 316)나루와 다리(津梁)로 삼을 청동 : 나루와 다리는 물을 건너는 수단이므로 중생을 제도하는 방편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경전을 운반할 수 있는 수단을 뜻한다. 청동은 청동전靑銅錢의 준말로 동전을 뜻함.
  317. 317)작은 강남 : 순천을 가리키는 듯함.
  318. 318)초료草料 : 초료장草料狀. 공무로 파견되는 관원에게 연도沿道의 각 역참驛站에서 역마와 식료 등을 공급하도록 명령하는 문서.
  319. 319)진산鎭山 : 대개는 진호鎭護하는 산, 즉 주산主山의 뜻으로 사용하는데 여기서는 대장경이 산을 진호한다는 의미로 사용함.
  320. 320)빈도貧道 : 승려의 겸칭.
  321. 321)잊지 않으니 무리가 많다(無念有徒) : ‘잊지 않으니(無念)’는 “임금의 충성된 신하라면, 그대 조상의 덕을 잊지 말라.”라는 『詩經』 「大雅」 ≺文王≻의 구절이고, ‘무리가 많다(有徒)’는 것은 “어진 이를 홀대하고 권세가에게 붙는 무리가 실로 많다.(簡賢附勢。寔繁有徒。)”라는 『書經』 「仲虺之誥」의 구절이다. 최치원이 「智證和尙碑銘」에서 두 구절을 이어서 “無念爾祖。寔繁有徒。”라고 하였으니, 조상의 덕을 잊지 않으면 무리가 불어난다는 의미로 풀이되는데, 여기서도 그런 의미로 사용하였다.
  322. 322)선한 이는~벌을 받는다 : 원문은 ‘善慶惡殃’. 『周易』 「文言傳」의 “선을 쌓은 집안은 반드시 남는 경사가 있고, 불선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는 재앙이 있다.(積善之家。必有餘慶。積不善之家。必有餘殃。)”를 줄인 말이다.
  323. 323)산이 울고 물이 맑다 : 산이 울면 골짜기가 응하고 물이 맑으면 달빛이 드러나듯 인과가 분명하다는 뜻이다.
  324. 324)호념護念 : 부처나 보살을 마음에 잊지 않고 염송함.
  325. 325)혜일慧日 : 부처의 지혜를 햇빛에 비유한 말.
  326. 326)황풍皇風 : 천자의 덕화德化를 바람에 비유한 말.
  327. 327)니구산尼丘山 : 중국 산동성山東省 곡부曲阜에 있는 산으로 공자가 태어난 곳.
  328. 328)금곡옹金谷翁이나 도주공陶朱公 : 금곡옹은 금곡에 살았던 석숭石崇, 도주공은 월왕 구천句踐의 신하였던 범여范蠡의 다른 이름. 둘 다 막대한 부자였다.
  329. 329)풍읍豊邑 : 한나라의 건국 시조 유방劉邦이 패군沛郡 풍현豐縣 출신이었던 까닭에 풍읍은 건국 시조 또는 제왕의 고향을 지칭한다. 여기서는 전주를 말함.
  330. 330)숙량흘叔梁紇 : 공자의 아버지로 성은 공孔이고, 이름이 흘이며, 자가 숙량이다.
  331. 331)공성孔聖(공자)이 진陳과~어려움을 겪었고 : 공자가 일찍이 초楚나라의 초빙을 받아 제자들과 함께 가던 중 진ㆍ채 두 나라 경계에 이르렀는데, 진나라와 채나라 대부들이 서로 짜고서 사람들을 동원하여 공자를 들에서 포위해, 가던 길을 차단하고 또한 식량 공급을 막아서 7일간이나 끼니를 못 끓이는 곤경을 겪었다. 『論語』 「衛靈公」.
  332. 332)양호陽虎의 액운을~뻔 하였었고 : 공자가 광匡 지역을 지나는데 그곳 사람들이 공자를 양호로 오인하여 구류하였다가 5일 후에 풀어 주었다.
  333. 333)목녀牧女는 젖을 바쳤습니다 : 석가모니가 6년 고행을 했지만 깨닫지 못하고 니련선하尼連禪河에서 목녀가 공양하는 유미죽乳糜粥을 먹고 안정을 취한 후 선정에 들어 해탈하게 되었다.
  334. 334)총림叢林 : 잡목이 우거진 숲. 승려들의 경전 교육을 위한 강원講院, 참선 수행을 위한 선원禪院, 계율 교육을 위한 율원律院 등 세 개의 교육 기관을 모두 갖춘 사찰을 뜻하기도 함.
  335. 335)상문桑門 : 사문沙門. 불교.
  336. 336)백암白岩 : 백암산은 여러 군데가 있는데 여기서는 전남 내장산 옆에 있는 백암산으로 보임.
  337. 337)유루有漏 : 번뇌가 있음. 번뇌가 없는 무루無漏에 상대되는 말이다.
  338. 338)삼독육적三毒六賊 : 삼독은 탐진치貪瞋癡, 육적은 육식六識, 즉 안식眼識ㆍ이식耳識ㆍ비식鼻識ㆍ설식舌識ㆍ신식身識ㆍ의식意識을 일컬음.
  339. 339)적송자赤松子 : 진晉나라 때 도사道士. 일명 황대선黃大仙이고, 본명은 황초평黃初平이다. 출신이 빈한하여 8세 때 가축을 치는 일을 했다. 15세 때 적송산赤松山에 들어가 도를 닦아 적송자란 이름이 붙었다. 도술이 신통해서 백성들을 재난에서 많이 구해 주었다고 한다.
  340. 340)오위五位 : 불도를 수행하는 다섯 가지 자리. ① 자량위資糧位는 불도에 나아갈 양식을 저축하는 자리, ② 가행위加行位는 다음 위位에 나아가기 위하여 특별히 노력하는 자리, ③ 통달위通達位는 공하여 내가 없는 진리를 통달한 자리, ④ 수습위修習位는 진리를 본 뒤에 다시 닦아서 장애를 없애는 자리, ⑤ 구경위究竟位는 번뇌를 끊고 진리를 증하여 불과佛果에 이른 자리를 말한다.
  341. 341)육도六度 : 육바라밀六波羅蜜. 보살이 수행해야 할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智慧 등 여섯 가지.
  342. 342)석덕碩德 : 덕이 높은 승려.
  343. 343)묵암默庵 : 최눌最訥(1717~1790)의 호. 본관은 밀양, 성은 박씨, 자는 이식耳食. 전라도 흥양현興陽縣 장사촌長沙村 출신. 14세 때 징광사澄光寺로 출가하여 18세 때 만리萬里 대사에게 구족계를 받았으며, 당대의 종장이던 호암虎巖ㆍ회암晦庵ㆍ용담龍潭ㆍ상월霜月 등을 참방하였고, 명진明眞 대사에게서 선지를 깨달았고, 영해影海 대사에게 탁마하였다. 17년간 표충사에 주석하다가 조계산 보조암으로 이거하여 그곳에서 74세로 입적하였다. 문집 『默奄大師詩抄』와 저서 『諸經會要』가 전한다.
  344. 344)소왕素王 : 왕위는 없으나 왕의 덕을 갖추고 있다는 뜻으로 공자를 가리킴.
  345. 345)익주益州의 비 : 당나라 왕발王勃이 지은 「益州夫子廟碑」를 가리킴.
  346. 346)대감大鑑 : 육조 혜능. 816년에 당나라 헌종이 대감선사라는 시호를 내렸다.
  347. 347)유후柳侯 : 유종원柳宗元(773~819). 자는 자후子厚. 한유ㆍ구양수ㆍ소식ㆍ소순ㆍ소철ㆍ증공ㆍ왕안석과 더불어 ‘당송팔대가’로 불린다. 「曹溪第六祖賜諡大鑑禪師碑」를 지었다. 유주 자사를 지냈기 때문에 유유주柳柳州, 유후로도 일컬어진다.
  348. 348)부휴浮休 : 선수善修(1543~1615)의 호. 속성은 김씨. 지리산의 신명信明에게 출가하여 부용 영관芙蓉靈觀의 법을 이어받았다.
  349. 349)백암栢庵 : 성총性聰(1631~1700)의 호. 속성은 이씨. 남원 사람으로 13세 때 출가하여 13법계法戒를 받고, 18세 때 방장산方丈山에 들어가 취미翠微에게서 9년 동안 불교 공부를 하였으며 많은 불전을 간행하였다.
  350. 350)귀비龜碑 : 무덤 앞에 배설하는 거북을 닮은 용 비희贔屭 모양의 석좌石座 위에 세운 비碑를 말한다. 비희는 구룡九龍이 낳은 새끼로서 나면서부터 무거운 것을 지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351. 351)풍암楓岩 : 세찰世察(1688~1765)의 호. 영해 약탄影海若坦의 제자이고, 속성은 밀양 박씨이며 전라남도 순천 출생이다. 어린 나이에 출가해 당대 화엄학으로 이름이 높던 무용 수연無用秀演과 영해 약탄影海若坦의 문하에 들어 수학하다 무용이 입적한 후 영해의 제자가 되어 부휴 문중의 정맥을 계승했다.
  352. 352)영해옹影海翁 : 약탄若坦(1668~1754)의 호. 자는 수눌守訥. 10세 때 고흥 능가사楞伽寺에 출가하여 득우得牛와 수연秀演에게 경론經論을 배운 후 참선 수행함. 자수암慈受庵과 송광사松廣寺에서 학인들을 지도함. 무용의 제자.
  353. 353)티끌세계와 어울리니 : 원문은 ‘同塵’. 자기의 지덕과 재기를 감추고 세속을 따름을 이르는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의미.
  354. 354)화장세계華藏世界 : 불교에서 그리는 세계. 『華嚴經』에 「華藏世界品」이 있다.
  355. 355)과도科圖 : 경전 내용의 과목들을 도표와 같이 표로 그린 것.
  356. 356)낭함琅凾 : 귀한 서적을 간직한 상자. 불경을 가리킴.
  357. 357)완염琓琰 : 비석. 본래 주나라 성왕 때부터 서서西序에 진열해 둔 보물의 하나로 규圭의 이름이라고 한다. 『書經』 「顧命」.
  358. 358)우부禹斧 : 우禹가 천하의 하천을 개척할 때 용문산龍門山을 도끼로 끊었다 한다.
  359. 359)주정周鼎 : 우임금이 구주九州의 쇠붙이를 모아 주조했다는 큰 솥. 주周 정왕定王의 사자로 위문 나온 왕손만王孫滿에게 초자楚子가 주정周鼎의 경중을 물으니, 왕손만은, “나라란 덕에 달려 있는 것이지 솥의 경중에 달린 것이 아니다.……지금 비록 주나라가 쇠미해졌으나 천명이 다하지 않았으니, 솥의 경중은 물을 것이 못 된다.”라고 하였다. 『左傳』 ‘성공成公 3년’.
  360. 360)아안鵝眼 : 남북조南北朝 시대 송宋나라 폐제廢帝 이후로 주조된 구멍 뚫린 쇠돈.
  361. 361)빗돌을 옮기는 : 원문은 ‘鞭叱’. 진시황이 석교石橋를 놓아 바다를 건너가서 해가 뜨는 것을 보려 하자 신인神人이 돌을 굴려 바다를 메우는데, 돌이 빨리 구르지 않자 채찍으로 돌을 때리니 돌에서 피가 났다 한다. 진晉 복심伏深의 『三齊略記』.
  362. 362)보당寶幢 : 비단에 구슬을 매단 깃발이나 휘장. 본래 당번幢幡을 뜻하나, 당번을 걸기 위한 당간幢竿까지 총칭하여 쓰기도 한다.
  363. 363)팔상전八相殿(捌相殿) : 부처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나눠 그린 팔상도를 모신 사찰 전각.
  364. 364)천불千佛 : 과거, 현재, 미래의 삼겁三劫에 각각 나타난다는 1천의 부처.
  365. 365)열두 가지 발원 : 광명이 항상 비출 것, 몸이 유리 같고 뜻대로 이루어질 것, 보시함에 다함이 없을 것, 대승불교를 안립할 것, 삼취정계三聚淨戒를 갖출 것, 신체가 완전할 것, 병이 없을 것, 여자가 남자 되어 성불할 것, 정견正見을 가질 것, 어려움을 벗어날 것, 음식이 넉넉하여 안락할 것, 의복이 갖추어질 것.
  366. 366)동방의 도사導師 : 도사는 인도하는 스승. 약사여래는 동방세계 유리광국琉璃光國이라는 불국토를 건설한다고 한다. 『藥師瑠璃光如來本願功德經』.
  367. 367)마야麽耶 : ⓢ Māyā. 대개는 마야摩耶로 표기함. 석가 출산 후 7일 만에 타계했다고 한다.
  368. 368)법계일여法界一如 : 진여眞如와 같음.
  369. 369)삼계三界 : 천계天界와 지계地界, 인계人界의 세계를 말하기도 하고, 욕계와 색계ㆍ무색계를 말하기도 한다.
  370. 370)녹원鹿園 : 녹야원鹿野苑. 석가모니께서 성도한 지 삼칠일 만에 법륜을 굴리어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등 다섯 비구를 제도하였다. 『雜阿含經』.
  371. 371)접역鰈域 : 가자미가 많이 잡히는 구역이라는 뜻으로, 조선을 가리킴.
  372. 372)패엽貝葉 : 패다라엽貝多羅葉. ⓢ pattra. 인도에서 여기에 경문經文을 썼기에 경전을 뜻하게 됨.
  373. 373)사찰을 지어~높인 것은(建刹崇福) : 신라 시대에 지은 숭복사를 염두에 둔 표현이다.
  374. 374)겸상縑緗 : 겸縑은 명주, 상緗은 담황색 비단으로 책의 장정裝幀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불경 편찬을 가리킴.
  375. 375)밝게 이어 가고 : 원문 ‘緝熙’는 『詩經』 「大雅」 ≺文王≻에 나오는 표현이다.
  376. 376)완염琬琰에 꽃무늬를 놓기도 한다 : 완염은 아름다운 옥의 일종인 규圭의 이름인데 여기에 문자를 써서 기록을 남기기도 한다. 고운 옥에 팔상도를 그린다는 말인 듯함.
  377. 377)영산靈山의 모임 : 영산회靈山會 또는 영산회상靈山會上이라고 함. 석존釋尊이 영취산靈鷲山에서 주로 『法華經』을 설법하던 때의 모임을 이름.
  378. 378)사문沙門 : 출가 수행자.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 śramaṇa를 음역한 것.
  379. 379)수달須達 : ⓢ sudatta. 사위성舍衛城의 부호이며 파사닉왕波斯匿王의 신하. 기타祇陀 태자에게 황금을 주고 구입한 동산에 기원정사祇園精舍를 지어 석가모니에게 바침.
  380. 380)가난한 여인 : 석가모니께서 사위국舍衛國에 머물 때 가진 게 없는 여인 난타難陀는 온종일 구걸을 하여 한 푼의 돈을 손에 쥐게 되었고, 그 돈으로 기름을 사서 등불 하나를 밝혀 석존에게 바쳤다. 이 등불 공양의 공덕으로 모든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을 얻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발원하고 기도하였다. 『賢愚經』 「貧女難陀品」.
  381. 381)승기僧祇 : 아승기阿僧祇. 수로 표현할 수 없는 가장 많은 수.
  382. 382)십계十界 : 불계佛界ㆍ보살계菩薩界ㆍ연각계緣覺界ㆍ성문계聲聞界(이상은 오계悟界), 천상계天上界ㆍ인간계人間界ㆍ수라계修羅界ㆍ축생계畜生界ㆍ아귀계餓鬼界ㆍ지옥계地獄界(이상은 미계迷界).
  383. 383)시왕十王 : 『十王經』에 나오는 명계冥界에서 사자死者에 대한 죄의 경중을 다루는 10명의 왕. ① 진광왕秦廣王(本地, 부동명왕), ② 초강왕初江王(석가불), ③ 송제왕宋帝王(문수보살), ④ 오관왕五官王(보현보살), ⑤ 염마왕閻魔王(지장보살), ⑥ 변성왕變成王(미륵보살), ⑦ 태산왕泰山王(약사여래), ⑧ 평등왕平等王(관세음보살), ⑨ 도시왕都市王(대세지보살), ⑩ 전륜왕轉輪王(아미타불).
  384. 384)광목녀廣目女 : 『地藏經』에 나오는 인물. 생전에 수많은 물고기와 자라, 고기, 알 등을 즐겨 먹고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제하기 위하여 부처님을 그려 모시고 공양을 올리니, 얼마 뒤에 지옥에 떨어졌던 어머니가 광목녀 집 하녀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385. 385)대목련大目連의 분재盆齋 : 신통력을 지닌 대목건련大目犍連이 어머니가 지옥에서 고통 받는 모습을 보고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재를 올려 모친을 구원하였는데 이 재를 우란분재盂蘭盆齋라고 한다.
  386. 386)오역십악五逆十惡 : 오역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죽이고, 승려를 죽이고, 이간질하고 화합을 깨뜨리고, 부처님을 부정하는 행위. 십악은 신身에 관련된 살생ㆍ도둑질ㆍ음탕함ㆍ구口에 관련된 거짓말(妄語)ㆍ아첨(綺語)ㆍ험담(惡口)ㆍ이간질(兩舌), 의意에 관련된 탐貪ㆍ진瞋ㆍ치癡를 말한다.
  387. 387)업경대業鏡臺 : 업경業鏡. 지옥에 있는 염라대왕이 중생의 죄를 비추어 보는 거울.
  388. 388)오형五刑 : 태형笞刑, 장형杖刑, 도형徒刑, 유형流刑, 사형.
  389. 389)향사香社 : 당나라 백거이白居易가 향산香山의 승려 여만如滿과 함께 결성한 향화사香火社의 준말. 결사結社 일반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함.
  390. 390)쇠라도 끊을 : 우정友情이 쇠붙이도 자를 만큼 단단함을 비유함. 출전은 『周易』 「繫辭傳」 上 “二人同心。其利斷金。”.
  391. 391)푸성귀 같은 : 원문은 ‘蔬筍’. 승려들의 담박한 문장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392. 392)옥을 떨치는(振玉) : 상대방의 목소리를 미화한 표현. 한편 『孟子』 「萬章篇」에 “집대성되는 것은 금성金聲으로 시작하고 옥진玉振으로 끝맺는다.”라고 해서 완성을 뜻하기도 한다.
  393. 393)향도香徒 : 향사香社의 무리. 불교 신앙 활동을 목적으로 조직된 결사結社의 신도들.
  394. 394)아뇩달지阿耨達池 : ⓢ anavatapta. 여기서 맑은 물이 흘러내려 섬부주贍部州를 비옥하게 한다고 함.
  395. 395)원당願堂 : 시주자의 소원을 빌거나 죽은 사람의 화상이나 위패를 모셔 놓고 명복을 비는 법당을 이르는 말.
  396. 396)육왕育王 : 아육왕阿育王. ⓢ aśoka. 무우無憂라고 번역. 찬드라굽타candragupta가 마가다국magadha國 난다nanda 왕조를 무너뜨리고 세운 마우리야maurya 왕조의 제3대 왕으로, 인도 남단부를 제외한 전 인도를 통일함. 불교에 귀의하여 수많은 탑과 사원을 세우고, 수많은 사절들을 인도 전역에 파견하여 불교를 전파함.
  397. 397)정란丁蘭 : 한漢나라의 효자. 어렸을 때에 어머니를 여의고 너무 애통하여 나무에다 어머니의 모습을 새겨 두고 늘 어머니같이 섬겼다 한다. 어느 날 이웃에 사는 장숙張淑이란 사람이 만취하여 그 상像을 쳤기에 흥분하여 장숙을 죽여 관헌에게 체포되었는데, 그 상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398. 398)공수工倕 : 요堯임금 때의 훌륭한 장인. 『莊子』 「達生」.
  399. 399)아량兒樑 : 상량할 때 부르는 노래. 상량식을 할 때 부르는 노래가 처음에 ‘아량위兒樑偉’라는 말로 시작된다.
  400. 400)53선지식 : 『華嚴經』에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의 지도에 따라 53인의 선지식을 방문한다.
  401. 401)원형元亨 : 원형이정元亨利貞. 역학에서 말하는 천도의 원리. 원元은 만물의 시始로 춘春에 속하고 인仁이며, 형亨은 만물의 장長으로 하夏에 속하고 예禮이며, 이利는 만물의 수遂로 추秋에 속하고 의義이며, 정貞은 만물의 성成으로 동冬에 속하고 지智가 됨.
  402. 402)망명罔明 : 초지初地 보살. 분별적 지성을 극복했다는 선종의 불립문자를 상징함. 문수보살이 여러 부처들이 모인 곳에 이르렀을 때, 여러 부처들이 각기 처소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오직 한 명의 여인만이 석가모니의 자리 가까이에서 삼매에 들어 있어서, 문수가 세존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세존은 여자를 깨워 삼매의 경지에서 나오게 해서 직접 물어보라고 했다. 문수는 여인의 주변을 세 번 돌고서 손가락을 한 번 탁 튕기고는 신통력을 다하여 깨우려고 했으나 깨우지 못했다. 그러자 세존은 말하길, “설령 수백 수천의 문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여자를 삼매의 경지에서 나오게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래로 내려가 12억이라고 하는 갠지스강 모래알의 수처럼 많은 국토들 지나면, 이 여자를 삼매에서 꺼낼 수 있는 망명罔明 보살이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 순간 망명 대사가 땅에서 솟아 나와 세존에게 예배를 하였다. 세존은 망명에게 여인을 삼매로부터 꺼내라고 명령을 내렸다. 망명이 여인 앞에 이르러 손가락을 한 번 탁 튕기자, 여인은 바로 삼매의 경지에서 나왔다. 『無門關』 42칙 「女子出定」.
  403. 403)범천梵天 : 브라흐마Brahmā, 범천왕. 힌두교 창조의 신. 비슈누Vishnu(유지의 신), 시바Shiva(파괴의 신)와 함께 힌두교 삼주신(Trimūrti) 가운데 하나다. 불교에 수용된 뒤에는 석가모니에 귀의해 제석천帝釋天과 함께 불법佛法의 수호신이 되었다.
  404. 404)윤웅렬尹雄烈(1840~1911) : 본관은 해평海平이고 충청남도 아산 출신이며 자는 영중英仲, 호는 반계磻溪이다. 윤치호尹致昊의 아버지이다. 1856년(철종 7) 무과에 합격하였고, 1880년 수신사 김홍집金弘集의 수행원으로 일본에 동행하였다. 1884년 갑신정변에 가담하여 개혁이 단행될 때 형조판서ㆍ한성부좌윤에 임명되었다. 갑신정변이 실패하자 1886년 4월부터 1894년 6월까지 능주(현재의 화순)로 유배되었다. 1896년 전라남도 관찰사로 발령 받았고 전라남도재판소 판사를 겸하였다. 또한 이 해부터 수년에 걸쳐 중추원 의관을 맡았다. 1900년 전라남도 관찰사, 1902년 중추원의관ㆍ임시서리로 발령 받았다. 1910년 10월 7일 ‘한일합병’에 대한 공로로 남작 작위를 받았다.
  405. 405)사사四事 : 승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네 가지 물건. 침구, 의복, 음식, 탕약.
  406. 406)삼전三殿 : 왕대비전王大妃殿ㆍ대전大殿ㆍ중궁전中宮殿.
  407. 407)엎어진 항아리 : 원문 ‘伏盆’은 ‘覆盆’의 뜻이다. 『抱朴子』 「辨問」에 “해와 달도 비추지 못하는 곳이 있고, 성인도 알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마치 삼광三光이 엎어 놓은 동이 안을 비추지 못하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다.
  408. 408)대지의 우레 : 주역의 지뢰복地雷復 괘에 해당하며, 쌓인 음의 기운 속에 한 줄기 양의 기운이 새롭게 나옴을 나타냄.
  409. 409)장사長沙의 괴로움 : 전국시대 초楚나라 굴원屈原은 회왕懷王 때 삼려대부三閭大夫가 되어 국정國政을 행하였는데, 다른 대부의 투기를 받아 신임을 잃자 「離騷經」을 지어 왕의 마음을 돌리려 하였으며, 회왕의 아들 양왕襄王 때에 이르러 참소를 받고 장사로 옮겨지자 ≺漁父≻ 등을 지은 뒤 멱라수汨羅水에 투신하였다. 그리고 한漢나라 때 장사왕長沙王의 태부太傅였던 가의賈誼가 모함을 받고 쫓겨난 뒤 상수湘水를 건널 적에 백여 년 전 멱라에 빠져 죽은 굴원을 애도하면서 ≺弔屈原賦≻를 지었다.
  410. 410)육시六時 : 하루를 여섯으로 나눈 염불 독경의 시각.
  411. 411)묘길상妙吉祥 : 문수사리文殊師利. 묘덕妙德ㆍ유수濡首. 지혜가 뛰어난 공덕이라는 뜻으로 반야지혜를 상징한다.
  412. 412)회향回向 : 자기가 닦은 선근공덕을 다른 사람이나 자기의 불과佛果로 돌려 함께하는 일.
  413. 413)귀명례歸命禮 : 몸과 마음을 바쳐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함.
  414. 414)용봉龍逢과 비간比干 : 용봉은 하나라의 현신賢臣인 관용봉關龍逢인데, 걸왕桀王의 무도無道함을 간諫하다가 피살되었고, 비간은 은나라 주왕紂王의 숙부로, 주왕의 학정虐政을 간하다가 피살되었다. 여기서는 현신을 뜻하는 말로 사용하였다.
  415. 415)부월斧鉞 : 임금이 장수나 제후에게 생살권生殺權을 부여한다는 뜻에서 주던 도끼 모양의 의장儀仗.
  416. 416)팔뚝을 끊고 : 달마 대사가 갈대를 타고 중국으로 오자 그의 가르침을 청하던 혜가惠可가 “천하에 붉은 눈이 내릴 때 제자로 받아들이겠다.”라는 달마 대사의 말에 팔뚝을 잘라 바치며 확고한 구법 의지를 보였다.
  417. 417)절구를 짊어지는(負舂) : 당나라 때 혜능慧能이 황매 회하黃梅會下의 행자 시절에 돌을 짊어지고 방아 찧기를 여덟 달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부용 거사負舂居士라 불렸다.
  418. 418)삼장三藏 : 경장經藏, 율장律藏, 논장論藏의 셋으로 불교성전佛敎聖典을 총칭함.
  419. 419)강백講伯 : 경론經論을 가르치는 강사講師에 대한 존칭.
  420. 420)여학驪壑 : 여룡驪龍(흑룡)이 산다는 깊은 골짜기. 『莊子』 「列禦寇」.
  421. 421)구준衢罇 : 누구나 실컷 마시도록 대로에 놓아 둔 술동이라는 뜻으로, 성인聖人의 도를 가리킨다. 『淮南子』 「繆稱訓」의 “성인의 도는 마치 대로에 술동이를 놔 두고서 지나는 사람마다 크고 작은 양에 따라 각자 적당히 마시게 하는 것과 같다.(聖人之道。猶中衢而置尊邪。過者斟酌。多少不同。各得所宜。)”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422. 422)옥루屋漏 : 집안 구석진 모퉁이. 『詩經』 「大雅」 〈抑〉에 “네가 네 집에 있을 때에 보니 옥루에 있을 때에도 부끄러움이 없었네.(相在爾室。尙不愧于屋漏。)”라고 하였다.
  423. 423)경방經牓 : 경전을 공부하는 곳이라는 표시.
  424. 424)법당法幢 : 불법을 표시하는 깃발.
  425. 425)개미처럼 사모하여 : 『莊子』 「徐無鬼」에 “양고기가 개미를 좋아하지 않아도 개미들이 좋아서 달려드는 것처럼(蟻慕羊肉) 순임금이 노린내 나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舜有羶行) 백성들이 좋아한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426. 426)십양금十樣錦 : 사천四川에서 나는 질 좋은 비단으로 열 가지 꽃무늬가 있다. 원나라 척보지戚輔之가 찬술한 『佩楚軒客談』에 “맹씨가 촉蜀에 있을 때 십양금을 제작했으니, 장안죽長安竹ㆍ천하악天下樂ㆍ조단雕團ㆍ의남宜男ㆍ보계지寶界地ㆍ방승方勝ㆍ사단獅團ㆍ상안象眼ㆍ팔답운八答韻ㆍ철경쇠하鐵梗蓑荷라 한다.”라는 문구가 있다.
  427. 427)쇠를 끊을 : 『周易』 「繫辭」 上의 “二人同心。其利斷金。”에서 나온 것으로 두 사람의 우정이 금속을 끊을 만큼 단단하다는 것을 말한다.
  428. 428)월화당月和堂 : 1891년에 계암桂庵, 용선龍船과 함께 송광사 불일암 정문을 중수한 바 있다.
  429. 429)상대인上大人 아무개씨(공자)는~학사를 교화하였고 : 원문의 “上大人某乙己。化三千七學士。”는 “上大人孔乙己。化三千。七十士。”의 변용이다. 이 문구는 당나라 둔황사본에도 보이고 송나라 『續傳燈錄』 권20, 『佛祖綱目』 권36 등에 보인다.
  430. 430)정변지正徧知 명행족明行足 : 바르게 두루 알고 식별(오온에 대한 통찰)과 행동(보시, 계율)을 갖추신 분이라는 뜻으로 『法華經』에 나오는 여래의 칭호.
  431. 431)삼신동三神洞 : 지리산 골짜기 이름.
  432. 432)발을 밟으며(躡足) : 조심스레 주의를 환기하는 몸짓. 『史記』 「淮陰侯傳」에 “장량張良과 진평陳平이 한왕漢王의 발을 밟으며 귀에 대고 말하기를 ‘한漢나라가 방금 불리한 형편이니, 어찌 한신韓信이 제왕齊王이 되는 것을 금할 수 있습니까? 왕으로 세워 잘 대우하는 것만 같지 못합니다.’라 하였다.”라는 구절이 있음.
  433. 433)강신講信 : 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우의와 신의를 새롭게 다짐하며 대화하는 것.
  434. 434)나는 거적~하려고 하였다 : 나는 짧게 하고자 하나 저들은 길게 늘이길 원했다는 뜻이다. 최치원의 「無染和尙碑銘」에서 “僕編苫者。師買菜乎。編苫者。常以編索。比於前。欲其短也。買菜者。常求其小益也。”의 구절을 가져온 것이다.
  435. 435)호붕당浩鵬堂 : 호붕 진홍浩鵬振弘. 1892년에 송광사 감로암에 주석한 바 있다.
  436. 436)계수나무 두 그루 : 남천축국南天竺國에 있던 달마 대사가 스승 반야다라般若多羅에게 어느 나라에 가서 불사를 펼칠지 물으니, 반야다라가 중국으로 가라고 하며 게송을 지어 줬는데 그 마지막 구절이 “두 그루 어린 계수나무 오래도록 무성하리라.(二株嫩桂久昌昌)”였다. 달마가 머문 숭산에 계수나무가 많다고 한다.
  437. 437)33인 : 육조 혜능의 전법 제자가 33인이라 한다. 『傳燈錄』.
  438. 438)눈 속에서 팔뚝을 태웠고 : 미상. 아마도 혜가가 눈 속에서 자기 팔뚝을 잘라 달마에게 공부를 청했던 일을 말하는 듯함. 입설단비立雪斷臂.
  439. 439)다섯 종파 : 임제종ㆍ위앙종ㆍ운문종ㆍ조동종ㆍ법안종. 당나라 무종이 도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억압한 폐불 사태(842~845)를 일으켜서 4만여 사찰을 폐사하고 모든 경전을 불살랐다. 이 극악한 억불 정책으로 화엄과 천태 등 교종은 거의 단절됐으나, 주로 산중에 있던 선종은 별 타격을 입지 않아 이후 불교의 중심으로 등장하게 된다.
  440. 440)호통 소리(喝)에 귀가 먹었다 : 마조馬祖 선사가 백장 회해百丈懷海에게 호통을 치자 백장은 사흘 동안 귀가 먹었다가 마조 선사의 뜻을 깨닫고 법을 펼쳤다.
  441. 441)벽송碧松(1464~1534) : 지엄智儼. 벽송은 당호이고 법호는 ‘야로野老’이다. 속성은 송씨宋氏로서 전라북도 부안에서 출생.
  442. 442)태고太古(1301~1382) : 보우普愚. 태고는 호, 시호는 원증圓證. 1347년 중국 호주湖州 천호암天湖庵에서 석옥石屋에게 도를 인정받고, ≺太古庵家≻의 발문과 가사를 받았다. 1371년 공민왕이 국사로 봉하였다.
  443. 443)부휴浮休(1534~1615) : 선수善修. 부휴는 법호. 시호는 홍각등계弘覺登階. 20세 때 지리산에 들어가 신명 장로信明長老에게서 수도하였으며, 서예에도 뛰어났다. 저서로 『浮休堂集』이 있다.
  444. 444)벽담碧潭(1721~1788) : 행인幸仁. 풍암 세찰의 제자. 해남 대흥사의 13대 강사에 속한다.
  445. 445)우담優曇(1822~1881) : 홍기洪基. 우담은 법호이고 초명은 우행禹幸, 성은 권權이다. 『禪門證正錄』을 지어 긍선亘璇(1767~1852)의 『禪文手鏡』을 논박했다.
  446. 446)묵암默庵(1717~1790) : 최눌最訥. 자는 이식耳食. 14세 때 출가하여 만리萬里 대사 밑에서 승려가 되었다. 19세 때 풍암楓巖 화상에게 불경을 배우고 저서로 『諸徑問答盤着會要』 등과 문집을 남겼다.
  447. 447)침명枕溟(1801~1876) : 한성翰醒. 침명은 법호. 16세 때 팔영산八影山 선계암仙界庵으로 가서 권민權敏을 은사로 하여 삭발하였다. 춘파春坡에게 구족계를 받았고, 긍선에게 선과 참법懺法을 배운 다음 혁원奕謜의 법을 이었다.
  448. 448)도명道明 : 육조 혜능의 지도로 깨달음을 얻은 이. 원주袁州 몽산蒙山에 머물며 몽산 도량을 만들었고, 성제사聖濟寺의 개산조사開山祖師가 되었다.
  449. 449)매가 오디에~계곡에 그윽하다 : 최치원의 「智證和尙碑銘」에 나오는 “개미가 양고기를 좋아하듯 사람들이 모여들어 산을 가득 채웠으며, 매가 변화하듯 사람들이 개과천선하여 그 골짜기에서 그윽했다.(蟻慕者彌山。鷹化者幽谷。)”라는 구절을 활용했다. ‘매가 오디에 교화되어(鷹化椹)’는 대구를 맞추면서 발생한 오류로 보인다.
  450. 450)백 공伯公 : 주나라 사람 백락伯樂. 천리마가 소금 수레를 끌고 태행산太行山을 오르다가 그를 보고 크게 울자 백락이 수레에서 내려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451. 451)곤어가 붕새 되니 : 북쪽 바다에 사는 곤어는 크기가 몇천 리나 되는데 새로 탈바꿈하면 붕새가 되어 남쪽 바다로 날아간다고 한다. 『莊子』 「逍遙遊」.
  452. 452)우문禹門 : 용문협. 우임금이 물을 다스리던 곳이라 함. 이곳의 폭포는 세 단계로 이루어져서 매우 급하게 쏟아져 내리기 때문에, 강해江海의 대어大魚 수천 마리가 그 밑에 모여서 위로 뛰어올라 가면 용이 된다. 용이 되어 승천할 때 번개가 내리쳐 잉어의 꼬리를 태워 없앤다고 한다.
  453. 453)속수束脩 오정五釘 : 소박한 예물. 『論語』 「述而」에서 공자가 이르기를 “속수 이상을 행한 자는 내가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다.”라고 하였는데, 주자朱子의 주에 “수脩는 포脯이니, 10정脡이 1속束이다. 속수는 지극히 박한 예물이지만 예를 갖추고 오면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었다.”라고 하였다. ‘釘’은 ‘脡’을 뜻하는 게 아닐까.
  454. 454)십철十哲 : 공자孔子 문하의 뛰어난 열 명의 제자. 곧 안회顔回ㆍ민자건閔子騫ㆍ염백우冉伯牛ㆍ중궁仲弓ㆍ재아宰我ㆍ자공子貢ㆍ염유冉有ㆍ자로子路ㆍ자유子游ㆍ자하子夏.
  455. 455)규장珪璋 : 예식 때 장식으로 쓰는 귀한 옥이라는 뜻으로, 훌륭한 인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56. 456)소순蔬荀 : 채소와 죽순. 채식을 하는 승려들의 기풍을 말함.
  457. 457)거적 엮는 : 원문은 ‘編苫’. 자기 글에 대한 겸칭이다. 최치원의 「無染和尙碑銘」 참조.
  458. 458)맑은 대화(淸麈) : 주麈는 주미麈尾(사슴 꼬리털로 만든 먼지떨이)의 뜻. 진晉의 명사名士들이 청담淸談을 할 때 손에 쥐고 이리저리 흔들며 이야기했음.
  459. 459)채소를 사려는 : 글을 청한다는 뜻. 최치원의 「無染和尙碑銘」에 보임.
  460. 460)종사宗師 : 법맥法脈을 받고 건당建幢한 높은 승려.
  461. 461)바다에 흘러드니 : 원문은 ‘朝宗’. 『詩經』 「小雅」 ≺沔水≻ “沔彼流水。朝宗于海。”에서 유래.
  462. 462)발해渤海와 창명滄溟 : 둘 다 큰 바다라는 뜻으로 사용한 말이다.
  463. 463)다섯 성씨 : 육조 혜능 아래 나뉜 오종五宗을 가리킴.
  464. 464)용상龍象과 호덕虎德 : 용상은 덕이 높고 행적이 뚜렷한 스님을 용이나 코끼리의 위력에 비유하여 사후에 높여 이르는 말. 호덕 역시 그러한 의미를 표현한다.
  465. 465)내원㮈園 : 바라내국波羅㮈國(Bārāṇasī)의 녹야원鹿野苑. 석가모니께서 제자들에게 전도의 길을 떠나라고 선언했고 이때 악마 파순波旬(Pāpīyas)이 나타나 방해하지만 동요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雜阿含經』 권39 제1096경 『繩索經』에 나온다.
  466. 466)도야桃野 : 도도桃都의 들판이라는 말로, 동방, 즉 조선을 뜻한다. 중국 동남쪽에 도도라는 이름의 거목巨木이 있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말이다. 최치원의 「大嵩福寺碑銘」, 『述異記』.
  467. 467)28조사祖師 : 1세 마하 가섭摩訶迦葉부터 28세 보리 달마까지를 말함.
  468. 468)6종사宗師 : 초조 달마에 이어 2조 혜가慧可, 3조 승찬僧璨(?~606), 4조 도신道信(580~651), 5조 홍인弘忍(601~674), 육조 혜능慧能(638~713) 중에 도신이 수나라와 당나라에 걸쳐 있고 홍인과 혜능은 당나라 시기에 활동했다.
  469. 469)임제臨濟 : 당나라 조주祖州 남화현南華縣 출생. 이름은 의현義玄, 속성은 형刑. 황벽산黃璧山의 희운希運에 사사하여, 그의 법을 이어받았다.
  470. 470)하택荷澤(684~758) : 신회神會. 혜능 문하의 5대 종장宗匠으로 남돈선南頓禪을 확립. 활대滑臺의 대운사大雲寺에서 무차대회를 개설하여 종론宗論을 제기하고 신수계의 북종선이 방계임을 선전했다.
  471. 471)마명馬鳴 : 중인도 마가다Magadha(摩竭陀) 사람으로, 불멸 후 600년경에 출세한 대승의 논사論師.
  472. 472)용수龍樹 : 원래의 이름은 나가르주나Nāgārjuna이며, 용수는 산스크리트어로 용龍을 뜻하는 나가naga와 나무를 뜻하는 아가르주나agarjuna를 한자로 옮겨 표기한 것이다. 중관中觀을 주창하여 대승불교의 교리를 체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473. 473)칠조七祖 : 화엄칠조華嚴七祖. 인도의 마명과 용수, 당나라의 두순杜順과 운화 지엄雲華智儼, 현수 법장賢首法藏, 청량 징관淸涼澄觀, 규봉 종밀圭峰宗密.
  474. 474)백장百丈(749~814) : 회해懐海. 마조馬祖로부터 선맥禪脈을 이어받았다.
  475. 475)황벽黃蘗(?~850) : 희운希運. 백장 회해의 제자이고 임제 의현의 스승. 당나라 지성인 배휴裴休와 마음에 대해 묻고 답한 내용으로 임제종의 기준이 되는 『傳心法要』를 남겼다.
  476. 476)현수賢首(643~712) : 법장法藏. 699년 측천무후則天武后의 청으로 『華嚴經』을 강하여 현수라는 호를 받고, 이로부터 무후의 신임이 두터웠다. 책을 지어 화엄의 교리를 크게 밝히고, 화엄종의 조직적 체계를 이루었다.
  477. 477)청량淸凉(738~839) : 징관澄觀. 796년에 장안長安에 가서 40권 화엄경의 번역에 참여하고 그 경의 주석서를 지음.
  478. 478)십문十門 : 지엄智儼이 법계연기를 이해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십문을 설하였고, 지엄의 이러한 십문은 그 뒤 화엄가華嚴家에서 법계연기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법문(十玄緣起無碍法門)으로 알려졌다. ① 동시구족상응문同時具足相應門(相應에 의함), ② 인다라망경계문因陀羅網境界門(譬에 의함), ③ 비밀은현구성문秘密隱顯俱成門(緣에 의함), ④ 미세상용안립문徵細相容安立門(相에 의함), ⑤ 십세격법이성문十世隔法異成門(世에 의함), ⑥ 제장순잡구덕문諸藏純雜具德門(行에 의함), ⑦ 일다상용부동문一多相容不同門(理에 의함), ⑧ 제법상즉자재문諸法相卽自在門(用에 의함), ⑨ 유심회전선성문唯心回轉善成門(心에 의함), ⑩ 탁사현법생해문託事顯法生解門(智에 의함).
  479. 479)월방月邦 : 인도. 『首楞嚴義疏注經』에 따르면 인도가 별처럼 작은 나라들에 비하여 달처럼 크므로 월방이라 한다고 했다. “印度月名。具云印特伽。此云月邦。以此大國形諸小國如星中月。”
  480. 480)석실石室에 옥(珙)이 맑으니 : 고려 말 태고 보우太古普愚의 스승인 석옥 청공石屋淸珙(1272~1352)을 가리킴. 석옥 청공은 원나라 승려로 임제종의 18대손이다. 보우는 석옥에게 임제선을 배웠고 깨달음의 증거로 가사를 받았다.
  481. 481)구곡龜谷 : 각운覺雲의 호. 고려 말의 승려. 보우普愚의 법통을 이어 남원 만행산 승련사勝蓮寺에 있었으며, 『傳燈錄』에 심취하여 30여 년간 연구하였다.
  482. 482)환암幻庵 : 혼수混修(1320~1392)의 호. 선원사禪源寺의 식영암息影庵으로부터 『楞嚴經』을 배웠고 고운암孤雲庵에 있던 나옹懶翁과 자주 만났으며, 나옹으로부터 신표를 받았다. 1383년에 국사로 책봉되고, ‘대조계종사 선교도총섭 오불심종 흥자운비 복국리생 묘화무궁 도대선사 정편지웅존자大曹溪宗師禪敎都總攝悟佛心宗興慈運悲福國利生妙化無窮都大禪師正遍智雄尊者’라는 존호를 받았다.
  483. 483)벽송碧松 : 지엄智儼(1464~1534)의 당호. 법호는 야로이고 전라북도 부안 출생이며 속성은 송씨이다. 조선 중종 때(1520) 지리산에 작은 암자를 지어 수도했는데 이것이 벽송사가 됨.
  484. 484)취미翠微 : ‘취미’는 푸른 산을 뜻하기도 하면서 수초守初(1590~1668)의 호이기도 하다. 16세 때 두륜산으로 가 부휴 대사를 모셨다. 40세 때 옥천 영취사에서 선법을 발표하니 배우고자 하는 자가 구름처럼 모였다. 저서로 『翠微大師詩集』이 있다.
  485. 485)부용芙蓉 : 영관靈觀(1485~1571)의 당호. 자는 은암隱庵, 법호는 연선蓮船. 낙엽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확연 대오大悟하였다. 지리산의 지엄智儼을 만나 비로소 불법을 대오하고, 보우普愚의 법통을 계승, 이를 휴정休靜과 부휴浮休에게 전수하였다.
  486. 486)백암栢庵 : 성총性聰(1631~1700)의 호. 13세 때 출가하여 지리산 수초守初 밑에서 불경을 배웠고 많은 불서를 간행하였다.
  487. 487)부휴浮休 : 선수善修(1543~1615)의 호. 서산 대사의 사제로 전통적인 격외선格外禪을 계승하였고, 일념회기一念回機ㆍ일념회광一念回光ㆍ회광반조回光返照를 강조하여 임진왜란 이후의 불교계를 정비하였다. 저서로는 『浮休堂大師集』이 있다.
  488. 488)삼구三句 : 선의 종지를 간명하게 나타내는 것. 임제삼구臨濟三句를 비롯하여 분양 선소汾陽善昭와 운문 문언雲門文偃 등의 삼구가 있음.
  489. 489)학림鶴林 : 석가모니가 입멸한 쿠시나가라kuśinagara의 사라쌍수沙羅雙樹 숲을 말함. 석가모니가 입멸할 때, 그 숲이 학과 같이 희게 되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함.
  490. 490)공가중空假中 : 모든 현상에는 불변하는 실체가 없다는 공空, 모든 현상은 여러 인연의 일시적인 화합으로 존재한다는 가假, 공空이나 가假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中을 말함.
  491. 491)녹원鹿苑 : 녹야원鹿野苑. 석가가 불도를 닦아 처음 설법한 곳. 지금의 바라나시Varanasi에서 북동쪽 약 7km 지점에 있는 동산. 중부 인도 파라나국派羅奈國 북쪽 성 밖에 있던 동산.
  492. 492)도리야마忉利夜摩 : 도리천忉利天과 야마천夜摩天. 욕계 6천의 제2천. ‘도리’는 33의 음사音寫이며 삼십삼천三十三天으로 의역한다. 도리천은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須彌山(Sumeru)의 정상에 있으며 제석천帝釋天(Indra)의 천궁天宮이 있다. 야마夜摩는 ‘yāma’의 음사, 시분時分이라 번역. 이곳에 있는 신들은 때때로 즐거움을 누린다고 함. 도리천에서부터 위에 구름을 붙여서 허공에 있는 하늘인데, 욕계 6천의 세 번째인 곳.
  493. 493)사선四禪 : 사선천四禪天. 색계色界의 선정禪定에 있는 초선천初禪天ㆍ제이선천第二禪天ㆍ제삼선천第三禪天ㆍ제사선천第四禪天을 통틀어 이르는 말.
  494. 494)사공四空 : 사무색처四無色處. 무색계의 네 가지 경지. 공무변처空無邊處, 식무변처識無邊處, 무소유처無所有處,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 등이 있다.
  495. 495)법락法樂 : 부처의 가르침을 믿고 받드는 기쁨. 법회를 마칠 때 음악이나 시, 노래 등으로 불보살에게 공양하는 것.
  496. 496)오계五季 : 당나라가 망하고 송나라가 일어나기까지의 다섯 나라. 오대五代. 후량後梁, 후당後唐, 후진後晉, 후한後漢, 후주後周. 말세라는 뜻에서 이르는 말임.
  497. 497)오패五覇 : 춘추시대 다섯 명의 패왕을 이른다. 대개 제齊 환공桓公, 진晉 문공文公, 초楚 장왕莊王, 오吳 합려闔閭, 월越 구천句踐을 꼽는다.
  498. 498)가경嘉慶 : 청나라 인종仁宗 때의 연호. 1796년부터 1820년까지.
  499. 499)두 눈(兩曜)은 : 원문 ‘兩曜’는 본래 해와 달을 뜻하나 문맥상 ‘두 눈’으로 풀었다.
  500. 500)향해香海 : 수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향수 바다.
  501. 501)건달바乾達婆 : ⓢ Gandharva. 수미산 남쪽 금강굴金剛窟에 살며, 제석천帝釋天의 음악을 관장하는 신神.
  502. 502)대용주大龍主 : 서방 호세천왕護世天王. 비류박차毘留博叉. 용과 여의주를 지녔으며 광목천왕廣目天王이라고도 함.
  503. 503)율려律呂 : 한 옥타브 안에 배열된 12율의 양률과 음려의 총칭.
  504. 504)구반다鳩槃茶 : ⓢ kumbhāṇḍa의 음사. 염미귀厭眉鬼, 동과귀冬瓜鬼라고 번역. 수미산 중턱의 남쪽을 지키는 증장천왕增長天王의 권속으로, 사람의 정기를 먹는다는 귀신.
  505. 505)비사문毘沙門 : 사천왕 가운데 북쪽을 수호하는 다문천왕多聞天王의 이칭. 비사문천은 항상 불교의 도량을 보호하며 법을 빠짐없이 듣는다고 한다. 탑을 지니고 있는 형상.
  506. 506)여와씨女媧氏 : 다섯 가지 색깔의 돌을 다듬어 하늘의 부족한 곳을 기웠다고 함. 『列子』 「湯問」.
  507. 507)보조국사普照國師가 나무 솔개를 놓아 : 보조국사가 송광사 절 터를 잡을 때 나복산羅葍山(현재의 모후산母后山)에서 나무로 만든 솔개(木鴟)를 날렸더니 국사전國師殿의 뒷등에 떨어져 앉았으므로 이 뒷등의 이름을 치락대鴟落臺라고 불렀다 한다.
  508. 508)열여덟 분의 거찰 : 송광사의 ‘송松’은 ‘十八公’으로 파자된다. 열여덟 분의 큰 스님이 불법을 널리 펴는(廣) 사찰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이라는 전설이 있다.
  509. 509)원감국사圓鑑國師 위씨魏氏 : 충지冲止(1226~1293). 법호는 법환法桓ㆍ복암노인宓庵老人, 시호는 원감圓鑑, 속명은 위원개魏元凱. 아버지는 호부원외랑戶部員外郎 소紹이며, 어머니는 이부원외랑吏部員外郎 송자옥宋子沃의 딸이다. 원나라 세조의 흠모를 받았으며, 원오圓悟의 법을 이어 수선사修禪社 제6세 국사가 되었다.
  510. 510)자수紫綬 : 고위 관원이 차는 호패號牌의 자줏빛 술실이나 술띠.
  511. 511)하마비下馬碑 : 공경을 표시하기 위해 말에서 내려야 하는 곳임을 표시하는 비석.
  512. 512)천복薦福의 운수 : 매우 운이 없음을 가리킨다. 송나라 범중엄范仲淹이 지방 수령으로 있을 때, 가난해서 배부르게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선비를 동정하여 그에게 천복사薦福寺의 비석 탁본을 뜰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었지만, 그가 탁본 장비를 가지고 가던 날 저녁에 천복비가 벼락을 맞아 깨지고 말았다.
  513. 513)진각국사眞覺國師 : 혜심慧諶(1178~1234). 지눌知訥의 뒤를 이어 수선사修禪社(송광사)의 제2세 사주社主가 되었다. 저서로는 『禪門拈頌集』 등이 있다.
  514. 514)염송拈頌 : 불경 또는 조사祖師의 어록에서 발췌한 선문 공안에 대한 강령의 요지를 제시한 염拈과 그에 대한 찬송.
  515. 515)설화를 기록하여 : 『禪門拈頌』에 대하여 특별한 어휘를 뽑고, 거기에 관계되는 출전을 인용하고 용어를 풀이한 주석서를 지칭한다.
  516. 516)팽상彭殤 : 장수와 요절을 뜻함. 팽조彭祖는 700살을 살았고 상殤은 스무 살을 넘기지 못하고 죽음을 뜻함.
  517. 517)범초凡楚 : 춘추시대 강대국인 초나라와 그 속국인 범나라를 합칭한 말. 『莊子』 「田子方」에 초왕楚王이 범군凡君과 함께 앉았을 때 초왕의 좌우에서 “범나라는 망했다.”라고 하자 범군이 존망存亡에 대한 견해를 피력한다.
  518. 518)천지를 여관~광음光陰(세월)은 과객으로 : 이 구절은 조선 시대 임제林悌(1549~1587)의 「愁城誌」에서 “夫以逆旅天地之間。過客光陰之中。彭殤同夢。凡楚一轍。”을 원용한 것인데, 그 이전에 당나라 이백李白이 「春夜宴桃李園序」에서 “夫天地者。萬物之逆旅也。光陰者。百代之過客也。而浮生若夢。爲歡幾何?”라고 하였다.
  519. 519)진시황제와 한 무제武帝 : 둘 다 장수하기 위해 도술을 좋아하였던 임금.
  520. 520)지장전地藏殿 : 명부전冥府殿, 시왕전十王殿이라고 일컫는다. 염라대왕 등 10왕을 모신 전각인데 주존은 지장보살地藏菩薩을 모신다.
  521. 521)난타難陀 :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부처님을 위해 공양을 올리고 싶었지만 가진 것이 없어 구걸로 얻은 몇 푼의 돈으로 작은 등과 기름을 사서 불을 밝혔다. 시간이 흘러 새벽이 다가오자 왕과 귀족들이 밝힌 호화로운 등은 꺼졌으나 난타의 등불만은 홀로 꺼지지 않고 주위를 밝게 비췄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여인이 정성으로 켠 등불은 꺼지지 않는다며 제자 아난에게 이 여인이 훗날 성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賢愚經』 「貧女難陀品」. 고행하던 석가모니께서 수자타(善生女)가 주는 우유죽을 먹고 깨달았다고 한다.
  522. 522)통허洞虛(1844~1901) : 행적은 이 글의 본문 참조.
  523. 523)진신眞身 : 진리 그 자체를 뜻하는 말인데 여기서는 초상화를 가리킴.
  524. 524)진상眞常 : 참되고 변하지 않음.
  525. 525)본지本地를 매각昧却하고 : 본지는 변화하지 않는 본래의 부처나 보살을 이르고, 매각은 잊어버리는 것인데, 여기서는 방편을 펴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 의미로 보임.
  526. 526)신훈新熏 : 선천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것을 이르는 말.
  527. 527)비야毘耶 : 유마거사維摩居士는 비야리성毗耶離城에서 늘 칭병稱病하고 누워서 문병 오는 불제자들에게 침묵으로 설법했음. 『維摩詰小說經』.
  528. 528)방장方丈 : 사방으로 1장丈이 되는 방이란 뜻이다. 유마거사가 병이 들었을 때 그가 거처했던 사방 1장의 방에 문병 온 3만 2천 명을 모두 사자좌獅子座에 앉게 한 데서 유래함.
  529. 529)통장通狀 : 통문通文. 민간단체나 개인이 같은 종류의 기관, 또는 관계가 있는 인사 등에게 공동의 관심사를 통지하던 문서.
  530. 530)함풍咸豊 갑진년 : 함풍 연간엔 갑진년이 없다. 도광道光 갑진년(1844)의 오류이다.
  531. 531)우담優曇 : 홍기洪基(1822~1880)의 호.
  532. 532)유력遊歷 : 여러 곳을 두루 돌아다님.
  533. 533)영산 도사影山道師 : 경순敬淳(?~1883)의 호. 고창 선운사禪雲寺에서 삭발하였다. 선방에서 20여 년 동안 참선 공부로 선의 깊은 뜻을 체득하여, 선운사의 뛰어난 선지식으로 명성이 높았다. 당시 덕진德眞과 더불어 뛰어난 선지식으로서 이름을 떨쳤으며, 전라남도 곡성군 관음사觀音寺에서 앉은 채 입적하였다.
  534. 534)허주 선백虛舟禪伯 : 덕진德眞(1806~1888)의 호. 조계산 송광사에 들어가 삭발하고 홀로 선정을 닦으며 도학을 성취하였다. 흥선대원군이 불러 국가를 위하여 철원 보개산寶蓋山 지장암地藏庵과 고산高山 운문사雲門寺에서 기원하게 하였다.
  535. 535)귀목龜木 : 맹귀우목盲龜遇木. 사람의 몸을 받아 세상에 나거나, 불법을 만나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을 비유한 말. 눈먼 거북이가 바다에서 백 년마다 한 번씩 물 위에 나오는데 우연히 구멍 뚫린 나무로 머리가 나온다는 말로, 만나기 어려움을 비유한 말이다. 『涅槃經』.
  536. 536)자정암慈靜庵(慈靜蘭若) : 송광사 산내 암자. 고려 시대 자정국사慈靜國師가 창건하여 자정암이라 하였는데 1975년 법정法頂 스님이 중건하면서 불일암佛日庵이라는 편액을 걸었다.
  537. 537)화연化緣 : 대개 교화하는 인연을 가리키는데 여기서 화연이 빠르다고 한 것은 열반을 뜻함. 불보살이 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은 교화할 인연이 있기 때문이고 이 화연이 다하면 곧 열반하게 된다.
  538. 538)학주壑舟 : 골짜기 속의 배. 죽음을 가리킴. 『莊子』 「大宗師」에 “골짜기 속에 배를 숨겨 두고 산을 못 속에 숨겨 두면 안전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한밤중에 힘센 자가 등에 지고 달아나도 어리석은 사람은 알아채지를 못한다.(夫藏舟於壑。藏山於澤。謂之固矣。然而夜半有力者負之而走。昧者不知也。)”라고 하였다.
  539. 539)결계結界 : 수행에 필요한 일정한 지역을 정해 행동에 제한을 가하는 일.
  540. 540)회향回向 : 회전취향廻轉趣向의 준말. ⓢ pariāmanā. 스스로 쌓은 선근善根 공덕을 다른 사람에게 돌려 자타自他가 함께 불과佛果의 성취를 기하려는 것.
  541. 541)제호醍醐 : 우유에 갈분葛粉을 타서 미음같이 쑨 죽. 최상급의 음식.
  542. 542)묘시卯時 : 오전 5시부터 7시까지.
  543. 543)입승立繩 : 사찰의 규율과 질서를 다스리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544. 544)사성례四聖禮 : 극락세계에 있는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일체청정대해중보살님께 예를 올리는 것.
  545. 545)난행難行 : 극도로 고된 수행.
  546. 546)존숙尊宿 : 학문과 덕행이 뛰어나 남의 본보기가 될 만한 승려.
  547. 547)칠보七寶 : 일곱 가지 보물. 『無量壽經』에 따르면, 금ㆍ은ㆍ유리琉璃ㆍ거거硨磲ㆍ산호ㆍ마노瑪瑙ㆍ파리玻璃.
  548. 548)지위는 선승禪僧으로 : 맥락이 이어지지 않으니 착오나 누락이 있는 듯함.
  549. 549)보현普賢 : 문수보살이 지식과 지혜와 깨달음을 관장하는 데 대해, 이치와 명상과 실천을 관장하는 보살.
  550. 550)행해行解 : 심식心識이 대상에 작용하여 그 모양을 분별하고 요해하는 일.
  551. 551)봉황처럼 우뚝하더니 : 원문의 ‘鳳跱’는 최치원의 「大嵩福寺碑銘」에서 인용함. ‘跱’는 ‘峙’와 같음.
  552. 552)청오靑烏 : 풍수, 지관地官을 말함. 풍수지리학의 원조인 한나라의 청오자靑烏子가 자신의 학문을 요약하여 묘 터를 정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정리하여 『靑烏經』이란 책을 펴낸 데서 유래함.
  553. 553)철을 가르고 못을 부러뜨려(擘鐵斬釘) : 『碧巖錄』에 나오는 표현으로, 과감하게 일을 처리함을 이르는 말인데 여기서는 작업 과정을 뜻하기도 한다.
  554. 554)장석匠石 : 고대의 유명한 장인匠人. 『莊子』 「人間世」.
  555. 555)하현下弦 : 음력 매월 22~23일에 나타나는 달의 형태. 활 모양의 현弦을 엎어 놓은 것.
  556. 556)남풍藍風 : 비람풍毘嵐風. ⓢ vairambhaka의 음사, 신맹迅猛이라 번역. 우주가 성립될 때나 파괴되어 끝날 때, 맹렬하게 휘몰아친다는 폭풍.
  557. 557)구슬 먼지(珠塵) : 빙소작憑霄雀이 창오苍梧 들녘에 푸른 모래 구슬을 물어다 언덕을 쌓으니 ‘구슬 언덕’이라 하는데, 구슬은 가볍고 작아 먼지처럼 바람에 흩날리니 ‘구슬 먼지’라 한다는 내용이 『拾遺記』에 있다. 여기서는 공사할 때 나는 먼지를 미화시킨 표현이다.
  558. 558)청제靑帝 : 봄을 맡은 동쪽의 신.
  559. 559)3대 국사 : 2대 국사 즉 두 분의 국사가 아닐까. 천자암에 두 그루 향나무가 있는데 보조국사普照國師와 담당국사湛堂國師가 중국에서 수도를 하고 귀국할 때 짚고 온 지팡이를 나란히 꽂은 것이 이 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담당국사는 왕자의 신분으로 보조국사의 제자가 되었다.
  560. 560)찬 시내를 베개 삼아 : 침계루枕溪樓를 가리킴.
  561. 561)눈에 가득한 무수한 문수보살이 : 『祖庭事苑』에 “눈에 가득히 문수보살 만나 말을 나누었으나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으니 어찌하랴.(滿目文殊接話談。言下不知開何印。)”라는 구절이 있다.
  562. 562)살바야薩婆若 : ⓢ sarva-jña의 음사. 일체지一切智라고 번역. 모든 것의 안팎을 깨달은 부처의 지혜.
  563. 563)팔부八部 : 팔부신장八部神將, 팔부신중八部神衆, 천룡팔부天龍八部, 용신팔부龍神八部. 인도에 예로부터 전하여 내려오던 신들 가운데 여덟 신을 하나의 군으로 수용해서 불교의 수호신으로 삼아 조성한 상을 말한다.
  564. 564)제운당霽雲堂 : 제운 해징霽雲海澄(1719~1804). 풍암 세찰楓巖世察의 제자. 이 글 뒤쪽에 「제운 화상의 비석을 세우는 축문기미년(1919) 3월 14일에 세움.」이 있으므로 이 글 역시 1919년의 기록일 가능성이 높다.
  565. 565)보당寶幢 : 비단에 구슬을 매단, 깃발이나 휘장.
  566. 566)천관薦祼 : 천薦은 신에게 제물 들기를 권하는 일, 관祼은 술을 땅에 부어 신의 내강來降을 비는 일.
  567. 567)당사堂司 : 수행승의 규율과 질서를 다스리는 유나維那가 절의 사무를 보는 곳. 또는 그곳에서 사무를 보는 유나.
  568. 568)상주常住 집물汁物 : 항상 있어야 하는 물건들.
  569. 569)전장傳掌 :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맡아보던 일이나 물건을 넘겨서 맡김. 사무 인계.
  570. 570)강상綱常 : 삼강三綱과 오상五常. 곧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
  571. 571)능견난사能見難思 그릇 : 보조국사가 금나라에 들어가 병든 황제의 쾌유를 빌기 위하여 기도할 때 쓰던 청동제의 바루로 원래는 500점이었다고 한다. 송광사 사적에는 조선 숙종이 이들 그릇을 감상한 뒤에 그 가공 기교의 뛰어남에 감탄하여 이름을 ‘능견난사’라 붙였다는 기록이 전한다.
  572. 572)찰중察衆 : 사찰에서 대중의 잘못을 살펴 시정케 하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573. 573)당직堂直 : 당집이나 서당 따위를 맡아 지키는 사람.
  574. 574)목차木叉 : ⓢ moksa. 계戒.
  575. 575)이훈彝訓 : 사람이 항상 지켜야 하는 가르침.
  576. 576)육군六群 : 부처 당시에 악행을 일삼은 난타難陀, 발난타跋難陀, 가류타이迦留陀夷, 천나闡那, 아설가阿說迦, 불나발弗那跋의 여섯 비구.
  577. 577)칠중七衆 : 불교 교단을 구성하는 일곱 부류의 사람. 비구, 비구니, 식차마나式叉摩那(예비 비구니), 사미, 사미니, 우바새, 우바이를 가리킨다. 앞의 5중衆은 출가중出家衆, 뒤의 2중은 재가중在家衆이다.
  578. 578)매달린 실(懸絲) : 5조 홍인弘忍(601~674)이 육조 혜능을 인가하면서, 옛날부터 법을 전해 받으면 목숨이 ‘매달린 실’처럼 위험하다고 했다. 『六祖壇經』.
  579. 579)조근朝覲 : 조정에 나가 임금을 뵙던 일을 뜻하는데 여기서는 오대산 문수보살을 예경했다는 뜻으로 사용했다.
  580. 580)만력萬曆 : 명나라 신종의 연호. 이어서 나오는 성조는 청나라 황제로 연호는 강희康熙를 사용했다.
  581. 581)문조文祖 : 문해 복취文海福聚(1686~1765). 율종律宗 천화파千華派의 제7조祖로, 강소江蘇 보화산寶華山에서 수계受戒하고 율장律藏을 깊이 연구했다. 얼마 뒤 진휘 실영珍輝實詠의 법을 이었다. 옹정雍正 12년(1734) 세종이 불러 보고 북경北京 대법원사大法源寺에 머물면서 전계傳戒하고, 마침내 천화파가 국도國都에서 홍법하는 단서를 열었다. 나중에 보화산으로 돌아가니 수계하는 사람이 수십만에 이르렀다. 저서에 『南山宗統』과 『瑜伽補註』, 『施食儀軌』 등이 있다.
  582. 582)만화萬化(1850~1919) : 관준寬俊. 강원 간성 출생. 9세 때 금강산 건봉사乾鳳寺 금현錦玹의 문인으로 들어가, 태허太虛에게서 구족계를 받았다. 1872년(고종 9) 왕가의 기원도량인 석왕사釋王寺 봉향관奉香官에 임명되고, 1874년 승통僧統, 1878년 강화도 전등사傳燈寺의 총섭이 되었다. 1910년 일본에 국권을 빼앗기자 승직을 버리고 전국의 명찰을 유랑하다가 1919년 건봉사로 돌아가 후학을 양성하였다. 후학 정호鼎鎬가 그곳에 비를 세웠다.
  583. 583)정함靜涵(1817~1893) : 창도昌濤. 동산銅山 사람으로 속성은 유劉이고, 정함은 자, 호는 거정도인蕖汀道人이다. 청나라 말기의 저명한 고승이다.
  584. 584)삼단대계三壇大戒 : 사미니계, 비구니계, 대승보살계를 수여하는 계단.
  585. 585)호중壺中 : 신선세계. 후한後漢의 술사術士 비장방費長房이 시장에서 약을 파는 선인仙人 호공壺公의 총애를 받아 그의 호리병 속으로 들어갔더니, 그 안에 일월日月이 걸려 있고 선경인 별천지別天地가 펼쳐져 있었다고 한다. 『後漢書』 권8.
  586. 586)광무光武 7년 : 임인년(1902)은 현재 광무 6년으로 본다.
  587. 587)경회慶會 : 새해 첫날이나 임금의 생신, 회갑 등 국가 및 왕실에 경사가 있을 때 군신君臣이 모여 축하하는 것.
  588. 588)기사耆社 : 기로소耆老所. 연로한 고위 문신들의 친목 및 예우를 위해 설치한 관서. ‘기耆’는 나이 70이고, 80이 되면 ‘노老’라고 하였다.
  589. 589)예연禮宴 : 격식을 갖추고 베푸는 궁중 잔치.
  590. 590)길성吉星 : 복성福星, 녹성祿星, 수성壽星 등 3성을 가리킴.
  591. 591)봉시奉侍 : 시종원侍從院의 벼슬. 시종원은 1895년(고종 32) 관제개혁 때 임금의 비서ㆍ어복御服ㆍ어물御物, 그밖의 의약ㆍ위생 등에 관한 일을 관장하기 위하여 설치되었던 궁내부 산하 관서.
  592. 592)발문發文 : 발통發通. 글을 보내 소식을 알림.
  593. 593)내탕전內帑錢 : 임금이 사사로이 쓰는 돈.
  594. 594)도백道伯 : 당시 전라도 관찰사는 이근호李根澔(1861~1923). 1915년 불교계 중심 기관인 30본산연합사무소 고문을 맡았고, 1917년 친일 성향 단체인 불교옹호회의 고문으로 활동하였다.
  595. 595)내하전內下錢 : 임금이 신하에게 사사로이 내어 주던 돈.
  596. 596)홍공단紅貢緞 : 붉은 빛깔의 두껍고 무늬 없는 비단.
  597. 597)성탱星幀 : 칠성을 불교 호법신으로 의인화하여 묘사한 그림.
  598. 598)축리祝釐 : 신에게 제사를 지내 복이 내리기를 기원함. 축祝은 빈다는 의미이고 리釐는 복이란 의미.
  599. 599)보석사寶石寺 : 충청남도 금산군 남이면 석동리 진락산에 있는 절. 마곡사麻谷寺의 말사이다.
  600. 600)기신耆臣 : 기로소耆老所에 소속된 나이 일흔이 넘은 정2품 이상의 문신.
  601. 601)개성芥城 : 개자겁芥子劫. 겁劫의 무한한 시간을 비유한 말. 곧, 가로ㆍ세로ㆍ높이가 각각 1유순由旬(약 8km)인 성 안에 가득한 겨자씨를 100년에 한 알씩 집어 내어 겨자씨가 다 없어진다 해도 1겁이 끝나지 않는다고 함.
  602. 602)지전持殿 : 노전爐殿. 법당을 관리하는 소임.
  603. 603)칼을 차고 자며 : 잠을 잘 때도 번뇌를 자르는 칼을 차고 잔다는 뜻으로 수련에 매진함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자나 깨나 잘 관리하라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604. 604)목녀牧女 : 석가모니가 6년 고행을 했지만 깨닫지 못하고 니련선하尼連禪河에서 목녀가 공양하는 유미죽乳糜粥을 먹고 안정을 취한 후 선정에 들어 해탈하게 되었다.
  605. 605)난타難陀 :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이 부처님을 위해 공양을 올리고 싶었지만 가진 것이 없어 구걸로 얻은 몇 푼의 돈으로 작은 등과 기름을 사서 불을 밝혔다. 『賢愚經』 「貧女難陀品」. 주 521 참조.
  606. 606)양왕梁王이 당간幢竿을 세웠으니 : 양왕은 양 무제, 당간은 법회 같은 행사가 있을 때 다는 기를 달아 두는 장대를 뜻하므로, 당간을 세움은 사찰을 세웠다는 뜻으로 보임. 양 무제는 자신의 참배를 위해 동태사同泰寺라는 거대하고 화려한 사원을 지었으며, 고행승처럼 꾸미고 아침저녁으로 사원에 가서 예불을 올렸다.
  607. 607)생사(時順) : 『莊子』 「養生主」에 “때마침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태어날 때였기 때문이고, 때마침 세상을 떠난 것은 갈 때였기 때문이니, 태어나는 때를 편안히 맞이하고 죽는 때를 편안히 따르면 슬픔이나 즐거움 따위의 감정이 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갈 수 없다.(適來夫子時也。適去夫子順也。安時而處順。哀樂不能入。)”라고 했다.
  608. 608)과덕果德 : 수행의 결과로써 얻은 공덕.
  609. 609)대지전大智殿 : 대지, 곧 문수보살을 모신 곳.
  610. 610)청신녀淸信女 : 불교를 믿는 여자 재가신도.
  611. 611)오계五戒 : 불교 계율 중 가장 근본이 되는 다섯 가지 계목. 일반적으로 처음 출가하여 승려가 된 사미沙彌와 재가在家 신도들이 지켜야 할 것이라 하여 사미오계沙彌五戒, 신도오계信徒五戒라고 함.
  612. 612)재승齋僧 : 재를 지내는 승려.
  613. 613)삼시三施 : 세 개의 단壇을 쌓고 승려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말하는데, 삼시란 금전ㆍ의복ㆍ음식 등의 재시財施, 설교의 법시法施, 병자나 고독한 사람을 위로해 주는 무외시無畏施이다.
  614. 614)십계十界 : 미욱한 사람에서 깨달은 사람을 포함한 모든 경지를 열 종류로 나눈 지옥계, 아귀계, 축생계, 수라계, 인간계, 천상계, 성문계, 연각계, 보살계, 불계를 말한다.
  615. 615)삼륜三輪 : 지하에서 대지를 받들고 있다는 금륜金輪, 수륜水輪, 풍륜風輪.
  616. 616)사시四施 : 네 가지 베풂. 보시, 서로 사랑함, 이익이 됨, 이익을 함께함. 『佛說七處三觀經』.
  617. 617)양梁 무제武帝(464~549, 재위 502~549) : 소연蕭衍. 남조 양나라의 초대 황제. 불교를 신봉하여 사원을 대대적으로 건축하는 한편 세 번이나 동태사同泰寺에 몸을 바쳤다.
  618. 618)상서庠序 : 학교. 주나라에서는 상庠, 은나라에서는 서序라고 하였음. 여기서는 문맥상 본체에 잇대어 지은 행랑行廊(翼廊)의 의미로 사용함.
  619. 619)간곤艮坤 : 간은 동북, 곤은 남서 방향이다.
  620. 620)용골龍骨 : 들보를 가리키는 듯함.
  621. 621)육위六偉 노래 : 상량할 때 부르는 노래. 동, 서, 남, 북, 상, 하로 여섯 번 ‘아랑위兒郞偉’라는 말이 들어간다.
  622. 622)쌍향수 : 송광사 천자암에 1세 보조국사와 9세 담당국사湛堂國師가 꽂은 향나무 지팡이가 자라서 두 그루 향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88호.
  623. 623)무악毋岳 : 전라남도 화순군 동복면과 남면, 전라남도 순천시와의 경계에 있는 모후산母后山을 가리키는 듯함.
  624. 624)벽도碧桃 : 반도蟠桃. 삼천 년에 한 번 꽃이 피고 그 꽃이 핀 후 삼천 년 만에 열매가 열리며 삼천 년이 지나야 먹을 수 있다. 그때가 되어도 색깔이 푸른색이라 벽도라고 한다. 이 과일을 먹으면 불로장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625. 625)삼보종찰三寶宗刹 : 양산 통도사(불佛), 합천 해인사(법法), 순천 송광사(승僧).
  626. 626)계판啓板 : 승정원承政院에 걸어 두었던 게시판의 일종. ‘계啓’ 자를 새긴 널판인데 그 위에 주의 사항을 써 놓았음. 임금의 전교傳敎를 받거나 상주문上奏文을 올릴 때 이 판 앞에서 배례拜禮한 후 사무를 처리하였음.
  627. 627)무감武監 : 무예별감武藝別監의 준말. 훈련도감訓鍊都監의 군사 중에서 궁궐 문 옆에서 숙직 호위하던 무사.
  628. 628)민영철閔泳喆(1864~?) : 본관은 여흥驪興, 초명은 영철泳轍. 민익호閔益鎬의 아들로, 교리校理 민선호閔善鎬에게 입양되었다. 1885년(고종 22) 문과에 합격하고, 검열檢閱ㆍ설서說書, 홍문관의 정자正字 등을 거치고 1895년 궁내부특진관에 제수되었다. 다음 해 황해도 관찰사로 나갔다가 뒤에 전라도 관찰사로 전임하고, 1902년 군부대신이 되었고, 그 뒤 육군부장陸軍副將ㆍ군무총장軍務總長ㆍ철로총재鐵路總裁를 역임하였다.
  629. 629)밧줄 같은 윤음綸音 : 윤음은 국왕이 국민에게 내리는 훈유訓諭 또는 그 문서이다. 『禮記』 「緇衣」에서 “임금의 말씀이 실 같다가 나오면 명주실 같고 임금의 말씀이 명주실 같다가 나오면 밧줄같이 된다.(王言如絲。其出如綸。王言如綸。其出如綍。)”라고 한 대목에서 유래되었음.
  630. 630)결승結繩으로 그물을 푸는(解網) : 결승은 끈을 묶어 표시하던 순박한 시대를 말함. 그물을 푼다는 것은 사냥할 때 그물의 한쪽을 약간 터 놓아 짐승을 다 잡지 않는다는 것으로, 탕왕湯王의 인덕을 나타낸 말. 탕왕이 들에서 어떤 사람이 사방을 막은 그물을 쳐 놓고 “모두 이 그물 속으로 들어오라.”라고 비는 것을 보고 그 그물의 3면을 터 놓은 채 “왼쪽으로 갈 것은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갈 것은 오른쪽으로, 그렇지 않을 것만이 그물 속으로 들어오라.”라고 빈 데서 나온 고사.
  631. 631)진단震旦 : 해가 뜨는 곳이라는 뜻으로 인도에서 중국을 부르던 별칭이었는데, 여기서는 조선을 뜻함.
  632. 632)열여섯 분 : 송광사의 법맥을 이어온 16국사. 제1세 조사祖師 원력수생 해동불일 보조국사願力受生海東佛日普照國師, 제2세 조사 진각국사眞覺國師, 제3세 조사 증익 청진국사贈謚淸進國師, 제4세 조사 충경 진명국사冲鏡眞明國師, 제5세 조사 회당 화상 자진국사晦堂和尙慈眞國師, 제6세 조사 원감국사圓鑑國師, 제7세 조사 자정국사慈靜國師, 제8세 조사 자각국사慈覺國師, 제9세 조사 담당 화상湛堂和尙, 제10세 조사 별전종주 중속조등 묘명존자 혜감국사別傳宗主重續祖燈妙明尊者慧鑑國師, 제11세 조사 묘엄존자 증시자원국사妙嚴尊者贈諡慈圓國師, 제12세 조사 혜각국사慧覺國師, 제13세 조사 각엄국사覺嚴國師, 제14세 조사 복암 화상 정혜국사復庵和尙淨慧國師, 제15세 조사 홍진국사弘眞國師, 제16세 조사 고봉 화상高峯和尙.
  633. 633)영수각靈壽閣 : 숙종 45년(1719)에 임금의 나이가 예순이 되자,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가서 만들어 놓은 누각의 하나로, 이때부터 갖가지 어첩御帖을 보관하는 장소로 쓰임.
  634. 634)윤용선尹容善(1829~1904) : 자는 경규景圭, 호는 자유재自有齋, 시호는 문충文忠, 본관은 해평海平. 이조 참판 윤치의尹致義의 아들이다. 1885년(고종 22) 문과에 급제하여 문명文名을 떨쳤다.
  635. 635)이순익李淳翼 : 1857년(철종 8) 전시殿試에 직부直赴하여 급제하였다. 이후 규장각 직각 등을 역임하고 1902년 정1품 보국輔國에 올랐다.
  636. 636)예폐禮幣 : 공경의 뜻으로 주는 물건.
  637. 637)선생안先生案 : 전임자의 인적 사항을 적은 책. 일명 안책.
  638. 638)시연侍輦 : 불교의 재 의식에서 사용되는 가마. 절 문 밖까지 메고 나가서 신앙의 대상과 재를 받을 대상을 절 안으로 모셔 오는 역할을 한다.
  639. 639)후생(可畏) : 『論語』 「子罕篇」 “후배가 두려워할 만하다.(後生可畏)”에서 나온 말.
  640. 640)강이 흘러도~구르지 않는다(江流石不轉) : 두보杜甫의 시 ≺八陣圖≻의 구절. 이 시는 두보가 어복현魚復縣 강가에 아직도 남아 있는, 지난날 제갈량이 군사 훈련을 위해 만든 팔진도 돌무더기 유적을 보고 지은 시이다.
  641. 641)전독轉讀 : 큰 경전을 읽을 때 전체를 차례대로 읽지 않고 띄엄띄엄 읽는 것.
  642. 642)오백승재五百僧齋 : 5백 분의 승려를 공양하는 의식. 『目蓮經』에 백승재, 오백승재, 천승재의 명칭이 나온다.
  643. 643)학조學祖 : 본관은 안동, 속성은 김씨, 호는 등곡燈谷ㆍ황악산인黃岳山人. 아버지는 김계권金係權이다. 신미信眉ㆍ학열學悅 등과 함께 선종의 승려로서 세조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여러 고승들과 함께 많은 불경을 국어로 번역, 간행하였다. 1500년(연산군 6) 왕비의 명으로 해인사의 대장경 3부를 인간하고 그 발문을 지었으며, 1520년(중종 15) 왕명으로 다시 해인사 대장경 1부를 간인하였다.
  644. 644)조매계曺梅溪 : 조위曺偉(1454~1503).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태허太虛, 호는 매계梅溪. 김종직金宗直의 시고詩稿를 수찬한 장본인이라 하여 오랫동안 의주에 유배되었다. 박식하고 문장이 위려偉麗하여 문하에 많은 문사가 배출되었다.
  645. 645)조시영曺始永(1843~1912) : 본관은 창녕昌寧, 자는 치극稚克, 호는 후계後溪. 동지중추부사 위偉의 12세손. 1882년 정시문과에 급제하여 홍문관의 수찬, 경상도 관찰사 등을 역임하면서 향약鄕約과 향음주례鄕飮酒禮를 실시하여 풍속을 교화하고 농상農桑을 권장하여 치적을 남겼다.
  646. 646)장전藏殿 : 대장경을 보관해 두는 건물.
  647. 647)광무光武 2년 기해년(1899) : 광무 2년은 1898년이고 기해년은 1899년이므로 일치하지 않는데, 기해년이 정확하다.
  648. 648)천씨千氏 : 천일청千一淸. 네 살에 궁녀로 들어가 1909년 훈5등에 서훈됨.
  649. 649)승가리僧伽梨 : ⓢ saṃghāṭī의 음사. 삼의三衣의 하나. 삼의 가운데 가장 크므로 대의大衣, 베 조각들을 거듭 이어서 만드므로 중의重衣, 조條의 수가 많으므로 잡쇄의雜碎衣라고 함.
  650. 650)좌하坐夏 : 승려들이 음력 4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일정한 곳에 머물며 수행하는 하안거에 참여하다.
  651. 651)풍경諷經 : 경전을 소리 내어 읽음.
  652. 652)회광晦光(1862~1933) : 1908년 근대 불교 최초의 교단인 원종圓宗의 종정을 역임(1908~1912)한 이래 해인사 주지(1911~1923)로서 당대 불교계의 실력자로 군림함.
  653. 653)존숙尊宿 : 수행이 뛰어나고 덕이 높은 노승老僧을 일컫는 말.
  654. 654)종기鍾期 : 종자기鍾子期. 춘추시대 거문고 명인 백아伯牙의 친구로, 백아의 곡을 잘 이해하고 터득함.
  655. 655)사리闍梨 : 아사리阿闍梨의 준말. 승려의 스승.
  656. 656)방당方塘 : 네모난 못. 마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송나라 주희朱熹의 ≺觀書有感≻.
  657. 657)묵연墨緣 : 편지로 잇는 인연.
  658. 658)선교善巧 :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그 소질에 따라 임시로 행하는 교묘한 수단과 방법.
  659. 659)부비浮費 : 일을 하는 데 써서 없어지는 돈.
  660. 660)경도감經都監 : 경전에 관한 경비를 맡아보는 직임, 또는 그 직임에 있는 승려를 가리키는 듯함.
  661. 661)입승立繩 : 불가의 기강을 맡은 직임, 또는 그 직임에 있는 승려.
  662. 662)유나維那 : 선원禪院의 규율과 질서를 다스리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663. 663)지전持殿 : 불전佛前이나 법당을 관리하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664. 664)마지摩旨 : 불전에 올리는 밥.
  665. 665)『범망경梵網經』 : 우리나라 불교 계율의 기초를 이루는 경전. 제불諸佛이 중생을 구제함이 거미줄같이 빠짐없다는 뜻.
  666. 666)『사분율四分律』 : 출가한 승려가 불법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계율을 자세히 기록한 불교의 율전.
  667. 667)사중四衆 : 불교 교단을 구성하는 네 부류의 사람. ① 비구比丘. ⓢ bhikṣu. 걸사乞士라고 번역. 출가하여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남자 승려. ② 비구니比丘尼. ⓢ bhikṣuṇī.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은 여자 승려. ③ 우바새優婆塞. ⓢ upāsaka의 음사. 근사남近事男, 청신사淸信士라고 번역. 출가하지 않고 부처의 가르침에 따르는 남자 신도. ④ 우바이優婆夷. ⓢ upāsikā의 음사. 근사녀近事女ㆍ청신녀淸信女라고 번역. 출가하지 않고 부처의 가르침에 따르는 여자 신도.
  668. 668)부처를 삶고(烹佛) 조사도 삶는 : 부처나 조사라는 이상적인 인격체가 고정되어 실재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수행자의 선병禪病을 치료하기 위한 법문. 『祖堂集』 권9.
  669. 669)사성각四聖閣 : 사성은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대해중보살을 가리킴.
  670. 670)법윤法胤 : 법통을 계승한 아들.
  671. 671)주당籌堂 : 일반적으로는 비변사를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암자 이름인 듯함.
  672. 672)판상기板上記 : 현판에 적힌 기문.
  673. 673)산에 오르거나~들어가지 않고 : 원문 ‘不山不海’는 최치원의 「智證和尙碑銘」에서 차용한 것으로 비명에는 이어서 ‘而得上寶’라는 구절이 있다. 멀리 가지 않고도 좋은 재목을 얻었다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
  674. 674)웅장하고 화려하여 : 원문 ‘鳥革翬飛’는, 『詩經』 「小雅」 ≺斯干≻의 “새가 놀라 낯빛이 변함과 같으며, 꿩이 날아가는 것과 같다.(如鳥斯革。如翬斯飛。)”에서 나온 말이다. 주희朱熹의 『詩經集傳』에 “그 동우棟宇가 높게 일어남은 새가 놀라 낯빛이 변함과 같고, 처마가 화려하고 높으며 날아갈 듯함은 꿩이 날아 날개를 펴는 것과 같다. 대개 그 건물의 아름다움이 이와 같다.(其棟宇峻起。如鳥之驚而革也。其簷阿華采而軒翔。如翬之飛而矯其翼也。蓋其堂之美如此。)”라고 하였다.
  675. 675)항사恒沙 : 인도 항가하恒伽河(갠지스강)의 모래란 뜻으로 무수 무량의 큰 수를 나타내는 말. 항하사恒河沙.
  676. 676)회소繪塑 : 흙으로 만들어 색칠한 형상.
  677. 677)삼존금신三尊金身 : 삼존은 석가 삼존, 아미타 삼존, 약사 삼존 등이 있다. 금신은 금불상.
  678. 678)화단化檀 : 보시. 연화단월緣化檀越의 줄임말. 연화緣化는 인연 있는 사람을 교화함, 단월檀越은 보시.
  679. 679)육문六門 : 육근六根의 문. 즉 안근眼根, 이근耳根, 비근鼻根, 설근舌根, 신근身根, 의근意根을 말한다.
  680. 680)육문의 마음~속에 드러나리니 : 육문은 육근이고, 나옹 화상의 「누이에게 보내는 답장(答妹氏書)」에 “육문에서 언제나 자금광을 놓으리라.(六門常放紫金光)”라는 문구가 있다.
  681. 681)동리사桐裏寺 : 전라남도 곡성군 동리산(일명 봉두산)에 있는 태안사泰安寺의 별칭.
  682. 682)혜철 국사慧徹國師 : ‘惠哲’이라고도 함. 자字는 청보淸寶이며, 속성은 박朴씨이고 경주에서 출생하였다. 당나라에 들어가 서당 지장西堂智藏 선사의 법을 이어받았다. 경문왕景文王이 ‘적인寂忍’이라는 시호를 추증하였다. 『東師列傳』.
  683. 683)삼백 고을 : 전국을 가리킴. 윤기尹愭(1741~1826)의 『無名子集』 ≺在泮。有人以烟草歌命題賦百韵。押烟以速爲善。余亦走筆。≻에 “우리나라 전국의 삼백 고을은, 토질이 지역마다 서로 달라서(我東三百州。土宜殊分躔。)”라는 구절이 있음.
  684. 684)맨손으로 범을~걸어서 건너려는 : 원문 ‘暴虎而憑海’는 『論語』 「述而」의 “暴虎馮河”와 『詩經』 「小雅」 ≺小旻≻의 “不敢暴虎。不敢馮河。”에서 나온 것이다.
  685. 685)여러 사람들의~수 없습니다 : 『書經』 「旅獒」의 “9길의 산을 만드는 데에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란다.(爲山九仞之功。虧一簣。)”라고 한 데에서 나온 말.
  686. 686)다섯 성씨 : 혜능 이후로 발생한 임제종, 위앙종, 조동종, 운문종, 법안종을 말한다.
  687. 687)두월당斗月堂 : 우홍禹洪(1744~1816)의 호. 백암 성총栢岩性聰→우계 준익友溪雋益→화봉 회변華峯懷卞으로 이어지는 법맥을 이었다. 1797년에 제운霽雲과 함께 송광사 천자암을 중건하였다.
  688. 688)소목昭穆 : 종묘나 사당에 조상의 신주를 모시는 차례. 왼쪽 줄을 소昭라 하고, 오른쪽 줄을 목穆이라 함.
  689. 689)상한 손 : 졸렬한 솜씨를 가리킴. 『道德經』 74장 “뛰어난 목수 대신에 나무를 베는 자는 제 손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夫代大匠斲者。希有不傷其手矣。)”의 구절에서 연유함.
  690. 690)매영梅營 : 여수에 있는 전라 좌수영.
  691. 691)청전靑氊 : 선대先代로부터 전해진 귀한 유물. 진晉나라 왕헌지王獻之가 누워 있는 방에 도둑이 들어와서 물건을 모조리 훔쳐 가려 할 적에, 그가 “도둑이여, 그 푸른 모포는 우리 집안의 유물이니, 그것만은 두고 가는 것이 좋겠다.(偸兒。靑氈我家舊物。可特置之。)”라고 하자, 도둑이 질겁하고 도망쳤다는 고사가 있다. 『晉書』 권80 「王羲之列傳王獻之」.
  692. 692)벽곡辟穀 : 곡식은 안 먹고 솔잎, 대추, 밤 따위만 날로 조금씩 먹음.
  693. 693)적송자赤松子 : 신농씨神農氏 시대에 활약했던 우신雨神이다. 그는 빙옥산冰玉散(수정 분말)을 복용하는 술법에 뛰어났다.
  694. 694)예상預桑의 보답 : 예상은 지명인데,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것을 뜻한다. 춘추시대 진나라 영첩靈輒이 이곳에서 굶주려 쓰러져 있는데 조돈趙盾이 지나다 보고 먹을 것을 주어 구제해 주었다. 그 뒤에 영첩이 진나라 영공靈公의 갑사甲士가 되어, 위험에 처한 조돈을 구제해 주었다. 『春秋左氏傳』 ‘선공宣公 2년’.
  695. 695)수레바퀴 자국의 붕어 : 『莊子』 「外物」에서 장자가 감하후監河侯에게 곡식을 꾸러 갔다가 감하후의 답변을 듣고 한 이야기. 장자가 길을 가다 수레바퀴에 패인 웅덩이에 있는 붕어를 보았는데, 붕어가 살려 달라고 해서 장자가 서강의 물을 길어다 주겠다고 하자, 붕어가 몇 되의 물만 있으면 되는데 서강의 물을 가져오려면 나를 어물 가게에서 찾을 거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696. 696)이하영李夏榮(1858~1929) : 조선 말기의 문신ㆍ친일 반민족 행위자. 본관은 경주, 자는 치행致行, 호는 금산琴山. 1886년(고종 23) 외아문주사外衙門主事 등을 거쳐 1904년 외부대신이 되었는데 각종 이권을 일본에 넘겨주었다. 1929년 3월 1일 사망할 때까지 조선총독부 중추원 고문으로 활동하였다.
  697. 697)일기一氣 : 만물의 원기.
  698. 698)삼령三靈 : 천지인.
  699. 699)옥룡玉龍 : 신라 말의 승려 도선道詵(827~898)의 자. 음양지리설陰陽地理說과 풍수지상법風水地相法을 담은 『道詵秘記』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700. 700)거령巨靈 : 물의 신.
  701. 701)동부洞府 : 신선이 사는 계곡.
  702. 702)성수聖壽의 용루龍樓 : 1902년에 세운 성수전을 말한다. 용루는 황궁 또는 황태자가 거처하는 곳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왕과 관련되어 있음을 표시한다.
  703. 703)개산開山 : 절을 처음으로 세움.
  704. 704)가정嘉靖ㆍ숭정崇禎 : 가정은 명나라 세종의 연호로 1522년에서 1566년, 숭정은 명나라 의종의 연호로 1628년에서 1644년을 가리킨다.
  705. 705)입계入啓 : 임금에게 상주上奏하는 글월을 올리거나 또는 직접 아뢰는 일.
  706. 706)용운龍雲 : 처익處益(1813~1888)의 호. 본문 「송광사 대공덕주 용운당 대선사 행장」 참고.
  707. 707)신석희申錫禧(1808~1873) : 본관은 평산平山, 자는 사수士綬, 호는 위사韋史. 대사헌ㆍ규장각제학ㆍ이조판서ㆍ예조판서 등을 지냈으며, 글씨에 능하였다.
  708. 708)악발握髮 : 주나라 주공周公이 머리를 감을 때 손님이 찾아오면 머리카락을 잡은 채 손님을 맞았다는 고사에서 온 말.
  709. 709)섭족躡足 : 발을 밟는다는 뜻으로, 신하가 임금에게 간언諫言을 하는 것을 의미함. 한漢나라 때 장량張良과 진평陳平이 한왕漢王의 발을 넌지시 밟고 귓속말로 간언한데서 유래함.
  710. 710)여산廬山에 결사하니 삼소三笑의 : 동진東晉 시대 혜원 법사慧遠法師가 여산 동림사東林寺에 있었는데, 도연명陶淵明과 육수정陸修靜이 찾아왔다가 돌아갈 때 혜원이 평소의 전송에는 넘지 않던 호계를 지나왔으므로 세 사람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711. 711)갑경甲庚 : 갑은 정동에서 북으로 15도, 경은 정서에서 남으로 15도 기운 방향.
  712. 712)뇌화雷火의 때(令) : 뇌화는 『周易』에서 풍괘豐卦를 뜻한다. 풍요로운 시기라는 의미인 듯하다.
  713. 713)임병壬丙 : 임은 정북에서 서로 14도, 병은 정남에서 동으로 15도 기운 방향.
  714. 714)부상扶桑 : 해가 뜨는 동쪽 바다. 여기서는 조선을 가리키는 듯함.
  715. 715)보림寶林 : 육조대사 혜능이 조계曹溪에 지어서 36년 동안 가르침을 편 사찰.
  716. 716)잔도棧道 : 절벽과 절벽 사이에 사다리처럼 높이 걸쳐 놓은 다리.
  717. 717)육정六情 : 희喜, 노怒, 애愛, 락樂, 애哀, 오惡의 여섯 감정.
  718. 718)광무光武 5년 : 1901년. 경자년은 1900년이므로 번역은 경자년에 따른다.
  719. 719)총섭㧾攝 : 현재의 본사本寺 주지급主持級에 주어졌던 직책명이다.
  720. 720)가방街坊 : 거리에 나가 탁발하는 소임,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721. 721)아양峨洋 : 거문고의 명인인 백아伯牙가 고산高山에 뜻을 두고 연주하면 그의 지음知音인 종자기鍾子期가 “좋구나, 아아峨峨하여 태산과 같도다.”라고 하였고, 유수流水에 뜻을 두고 연주하면 “좋구나, 양양洋洋하여 강하江河와 같도다.”라고 평했다는 일화가 있다. 『列子』 「湯問」.
  722. 722)입명立命 : 천명을 좇아 마음의 안정을 얻음.
  723. 723)이봉离峯(1804~1890) : 법명은 낙현樂玹. 나주 출신으로 17세 때 나주 덕룡산 쌍계사로 출가하였다가 조계산 회계會溪 선사의 법을 이었다. 금강산과 태백산을 유력하다가 칠불사 옥부대玉浮臺에서 선정을 닦았고 보성 대원사大原寺에 머물다가 만년에 송광사 보조암에 주석했다. 팔도대각등계보제존자도총섭八道大覺登階普濟尊者都摠攝에 추증되었다.
  724. 724)난정蘭亭에서 풍속을 따른 것 : 동진東晋 묵제穆帝의 영화永和 9년(353) 3월 3일 회계會稽 산음山陰(절강성浙江省 소흥紹興) 난정에서 당시의 명사 41명이 모여 계추를 하고 유상곡수流觴曲水의 유흥을 하고 시흥에 젖었다. 그때 지은 시집의 서를 왕희지王羲之가 썼고 옛날에는 「臨河序」라고 하였으나 지금은 「蘭亭序」라고 하며 또 「稧帖」이라고도 한다.
  725. 725)여산廬山의 도원桃園 같은 경우 : 동진 시대에 여산에 살던 혜원慧遠이 동림사東林寺에서 18명의 인사들과 함께 백련사白蓮社를 만들었다.
  726. 726)응하應夏 공公(1881~1908) : 전라남도 곡성군 석곡면 출신. 13세 때 송광사로 출가하여 호연 선사를 은사로 하여 금명 선사에게 수계하고 진응震應 강백에게 골수를 얻고 26세 때 광원암에서 건당하였다.
  727. 727)시탕侍湯 : 어버이의 병환에 약시중을 드는 일. 여기서는 직접 곁에서 모셨다는 의미.
  728. 728)세 분 준걸 : 백련사를 맺은 승려 혜원과 도사 육수정陸修靜, 시인 도연명陶淵明.
  729. 729)빈도貧道 : 승려 자신의 겸칭.
  730. 730)청전靑氊 : 선대先代로부터 전해진 귀한 유물. 진晉의 왕헌지王獻之가 누워 있는 방에 도둑이 들어와서 물건을 모조리 훔쳐 가려 할 적에, 그가 도둑에게 그 푸른 모포는 우리 집안의 유물이니, 그것만은 두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자, 도둑이 질겁하고 도망쳤다는 고사가 있다.
  731. 731)일경一境 : 하나의 대상. 진리를 어떠한 사물을 빌려 표현하는 것.
  732. 732)붕어 : 『莊子』 「外物」에서 장자가 감하후監河侯에게 곡식을 꾸러 갔다가 감하후의 답변을 듣고 한 이야기. 장자가 길을 가다 수레바퀴에 패인 웅덩이에 있는 붕어를 보았는데, 붕어가 살려 달라고 해서 장자가 서강의 물을 길어다 주겠다고 하자, 붕어가 몇 되의 물만 있으면 되는데 서강의 물을 가져오려면 나를 어물 가게에서 찾을 거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733. 733)십륙존十六尊 : 석가모니 생존 시에 교화를 받았던 열여섯 제자. 『入大乘論』에는 “부처님이 열반하실 때 16아라한에게 불멸佛滅 후의 불교 호지護持를 부촉付屬하셨다.”라고 하였다. 이들 16아라한은 삼계三界(과거ㆍ현재ㆍ미래)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으며, 삼장三藏(경ㆍ율ㆍ논)에 통달하였다고 한다.
  734. 734)하늘에 오른~위해 설법하니 : 부처님이 도리천忉利天에서 어머니 마야부인摩耶夫人을 위하여 설법한 것을 모은 것이 『地藏菩薩本願經』이다.
  735. 735)권화權化 :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여러 모습으로 변신하여 세상에 나타나는 것.
  736. 736)환퇴桓魋의 도끼 : 공자가 송宋나라에 있을 때에 큰 나무 아래에서 제자들과 예禮를 익히고 있었는데, 평소 공자를 미워하던 사마司馬 환퇴가 공자를 해치고자 그 나무를 베어 버리게 한 일이 있었다. 『史記』 권47 「孔子世家」.
  737. 737)곤륜산이 불에~같이 탄다는 : 『書經』 「夏書」 ‘胤征’에 나오는 말이다.
  738. 738)즉위하신 지 10년 임신년(1872) : 임신년은 고종 9년에 해당함.
  739. 739)바람에 풀이 눕듯 : 『論語』 「顔淵」에 나오는 말로, 공자孔子가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고 소인의 덕은 풀과 같아서 바람이 불면 쓰러지게 된다.(君子之德風也。小人之德草也。草尙之風。必偃。)”라고 한 구절을 활용한 것임.
  740. 740)옥축玉軸 : 본래는 왕이 공신에게 내린 두루마리 글인데, 여기서는 16존을 기록한 족자를 일컫는 듯함.
  741. 741)기환祗桓 : 기원祇園, 즉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
  742. 742)운각雲角 : 구름 무늬를 놓아 만든 장식용의 기와. 지붕 용마루 끝에 얹는 망새의 한 가지이다.
  743. 743)청룡사 :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청룡리에 있는 고려 시대 사찰.
  744. 744)대덕大德 : ⓢ Bhadanta를 의역한 것으로 원래는 부처를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점차 지혜와 덕망이 높은 승려를 높여 부르는 말로 사용됨.
  745. 745)은적암隱寂庵 : 현전하지 않음. 본서에서 ‘동암東庵’으로 지칭되는 것으로 보아 보조암의 동쪽에 있었던 것으로 보임.
  746. 746)보조암普照菴 : 송광사 부도암과 감로암의 북쪽 해발 400m 정도의 산속 깊은 곳에 축대를 쌓아 조성하였는데 발굴 조사 결과 인법당因法堂 구조였다고 한다.
  747. 747)학주壑舟 : 골짜기 속의 배. 죽음을 가리킴. 『莊子』 「大宗師」.
  748. 748)붕새 : 붕새가 남쪽 바다로 날아갈 때 파도를 3천 리나 일으키고 하늘 높이 9만 리를 날아간다고 『莊子』 「逍遙遊」에 나온다.
  749. 749)발해渤海 거북이 : 발해 동쪽 저편에 귀허歸墟라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계곡이 있고 귀허의 바다에는 신선들이 사는 다섯 개의 산인 대여산垈輿山, 원교산員嶠山, 방곤산方壼山, 영주산瀛州山, 봉래산蓬萊山 등이 떠 있는데 이 산들을 거대한 거북이 열다섯 마리가 받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列子』 「易間篇」에 나온다.
  750. 750)기감機感 : 부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중생의 소질이나 능력.
  751. 751)풍륜風輪 : 수미산 둘레에 있는 구산팔해九山八海와 사주四洲 밑에는 그것들을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세 원통형의 층이 있는데, 위층을 금륜金輪, 중간층을 수륜水輪, 아래층을 풍륜이라 함. 여기서는 그저 바람처럼 쉽게 오고 간다는 의미로 사용한 듯함.
  752. 752)이회광은 일본에 가서 원종과 일본 조동종과의 연합에 합의를 보고 10월 6일에 연합조약 7개조를 체결했고, 이를 알게 된 승려들은 1910년 음력 10월 5일에 광주 증심사證心寺에서 승려대회를 열었으며, 1911년 정월 15일에 영남과 호남의 승려들이 순천 송광사에서 총회를 열고 임제종을 세우게 되었다. 그러나 임제종과 원종은 1911년 6월에 총독부에서 사찰령을 반포함에 따라 없어지게 되었다.
  753. 753)백가百家 : 여러 학파.
  754. 754)여呂를 영嬴으로 바꾸고 : 진시황은 장양왕莊襄王 영이인嬴異人의 아들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여불위呂不韋의 아들이라고 한다.
  755. 755)정政 : 진시황의 이름.
  756. 756)종무원 : 승려 대표자 52인이 1908년 3월 6일 원흥사에 모여 설립한 원종종무원圓宗宗務院을 가리킨다.
  757. 757)김현암金玄庵 : 서울 안암동 개운사開雲寺의 주지를 역임했다.
  758. 758)이회광李晦光(1862~1933) : 1906년 조직된 친일 성향 불교단체인 불교연구회가 1908년 원종이란 종단을 창설하자 종정으로 추대됐다. 친일 단체인 일진회 이용구李容九 회장의 추천으로 일본인 승려 다케다 한시(武田範之)를 원종 고문에 앉히는 등 본격적으로 친일 활동에 나섰다. 1910년 8월 29일 전국 72곳의 사찰 위임장을 갖고 일본에서 일본 대표인 히로쓰(弘津設三) 조동종 총무와 7개조의 ‘연합맹약’을 체결했다. 친일 불교단체인 불교진흥회도 만들었다.
  759. 759)정법안장正法眼藏 : 정법은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이고, 안장은 정법이 일체의 사물을 밝혀 내 갈무리한다는 의미.
  760. 760)선문禪門 삼구三句 : 선의 근본 가르침을 간명하게 나타낸 것. 임제의 삼구 이외에 분양 선소汾陽善昭와 파릉 호감巴陵顥鑑, 운문 문언雲門文偃, 현사 사비玄沙師備 등이 삼구를 말하였다.
  761. 761)염롱拈弄 : 가지고 논다는 뜻인데, 삼구를 여러 방면에서 되새기는 것을 뜻한다.
  762. 762)염송拈頌을 모으거나 : 고려 고종 13년(1225)에, 승려 혜심慧諶이 불경 또는 조사祖師의 어록에서 공안을 발췌한 다음, 그에 대한 강령의 요지를 제시한 염拈과 공안의 본뜻을 알리고자 시로 간결하게 참뜻을 내보이는 송頌 등을 채집하여 『禪門拈頌』을 편찬했다.
  763. 763)설화說話를 찬술하니 : 『禪門拈頌』의 해설서 『拈頌說話』를 진각 혜심眞覺慧諶(1178~1234)의 제자 각운覺雲이 찬술하였다.
  764. 764)우담優曇 : 홍기洪基(1822~1881)의 법호. 초명은 우행禹幸, 성은 권權이다. 『禪門證正錄』을 지어 백파 긍선白坡亘璇의 『禪文手鏡』을 논박했다.
  765. 765)삼전이선三傳二禪의 죽이고 살리는 문구 : 삼전은 삼처전심三處傳心, 이선은 조사선과 여래선을 가리킨다. 삼처전심은 여래의 삼처전심과 달마의 삼처전심이 있다. 세 곳에서 심법을 전했다는 것이다. 여래의 삼처전심 가운데 첫째인 ‘여래가 다자탑 앞에서 가섭과 자리를 반으로 나누어 앉은 일(多子塔前分半座)’에 대해 『禪門拈頌』에서는 살인도殺人刀라 하고, 둘째인 ‘여래가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자 가섭이 깨닫고 빙그레 웃은 일(拈花微笑)’은 활인검活人劍이라 했는데, 이에 대해 논쟁이 전개된다. 백파는 첫째에 대해 살殺뿐인 여래선이고 둘째는 살활을 겸하고 기용機用을 갖춘 조사선이라고 했으나 초의는 첫째도 살활을 겸했다고 주장했고, 우담은 초의를 지지한다.
  766. 766)삼업三業 : 몸과 입과 마음의 세 가지 욕심으로 인하여 저지르는 죄업.
  767. 767)칠중七衆 : 불교 교단을 구성하는 일곱 부류의 사람. 비구, 비구니, 식차마나式叉摩那(예비 비구니), 사미, 사미니, 우바새, 우바이를 가리킨다. 앞의 5중衆은 출가중出家衆, 뒤의 2중은 재가중在家衆이다.
  768. 768)암마菴摩 : 암라림菴羅林에서 세존을 만나 교화된 여자 암마라菴摩羅. 『佛所行讚』 권4 「菴摩羅女見佛品」.
  769. 769)대은 율사大隱律師 : 대은 낭오大隱朗旿(1780~1841). 연담 유일蓮潭有一의 손상좌이고 금담 보명金潭普明(1765~1848)의 제자.
  770. 770)초의草衣(1786~1866) : 15세 때 나주군 남평 운흥사 벽봉 민성에게 출가했다. 19세 때 해남 대흥사 완호에게서 구족계를 받고 삼장을 수학했다. 24세 때 대흥사로 돌아와 연담으로부터 초의라는 호를 받았다. 일찍이 24세 연상인 정약용丁若鏞이 강진 신지도로 유배 오자 그에게 유학과 시문을 배웠다. 한양에서 많은 인사들과 교유했으며, 특히 동년배인 김정희金正喜와는 교분이 두터웠다. 1815년 처음으로 금강산 등지를 유람하다가 1817년(순조 17) 경주 불국사에서 크게 깨달았다. 1826년에 대흥사 뒤쪽에 일지암을 짓고 이곳에서 홀로 40여 년간 수행에 전력했다. 1856년(철종 7) 김정희가 죽자 2년 후 과천까지 가서 조문하고 돌아와 그 후 일지암에 머물며 두문불출하다가 1866년 8월에 입적했다.
  771. 771)범해梵海(1820~1896) : 법명은 각안覺岸, 법호는 범해, 자는 환여幻如, 자호는 두륜산인구계頭輪山人九階. 1833년(순조 33) 두륜산 대둔사大芚寺로 가서 출가하였고, 1835년 호의縞衣를 은사로 삼고 하의荷衣에게서 사미계를 받았으며, 초의로부터 구족계를 받았다. 1846년에 호의의 법을 이어 진불암眞佛庵에서 『華嚴經』과 『梵網經』을 강설하고 선리禪理를 가르쳤다.
  772. 772)칠차죄七遮罪 : 일곱 가지 지극히 무거운 죄. ① 부처의 몸에 피가 나게 함. ② 아버지를 죽임. ③ 어머니를 죽임. ④ 화상和上을 죽임. ⑤ 아사리阿闍梨를 죽임. ⑥ 교단의 화합을 깨뜨림. ⑦ 성인聖人을 죽임.
  773. 773)곡일穀日 : 곡단穀旦. 좋은 날. 『詩經』 「陳風」 ≺東門之枌≻에 “날씨 좋은 날 남쪽의 원씨를 찾는구나.(穀旦于差。南方之原。)”라는 구절이 있다.
  774. 774)제운霽雲 : 제운 해징霽雲海澄(1719~1804). 풍암 세찰楓巖世察의 제자.
  775. 775)구담씨瞿曇氏 : 석가모니 종족의 성.
  776. 776)월방月邦(중국) : 『首楞嚴義疏注經』에 따르면 “인도가 별처럼 작은 나라들에 비하여 달처럼 크므로 월방이라 한다.(印度月名。具云印特伽。此云月邦。以此大國形諸小國如星中月。)”라고 했다. 위 문맥에서는 중국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한다.
  777. 777)석실石室 : 고려 말에 백운 경한白雲景閑(1299~1375)과 태고 보우太古普雨(1301~1382)가 원나라에 건너가 석옥 청공石屋淸珙(1272~1352)에게 사사받고 돌아온 것을 말하는 듯함.
  778. 778)신주神州 : 중국. 전국시대 제齊나라 추연鄒衍이 중원中原 지방을 ‘신주적현神州赤縣’이라고 일컬은 데에서 유래하였다. 도성을 가리키기도 하며, 문맥상 조선으로 볼 수도 있다.
  779. 779)방당方塘 : 네모난 못. 마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송나라 주희朱熹의 ≺觀書有感≻.
  780. 780)묵암默庵 : 최눌最訥(1717~1790)의 호. 주 343 참조.
  781. 781)벽담碧潭 : 행인幸仁(1721~1788)의 호. 주 444 참조.
  782. 782)철주掣肘 : 남의 팔꿈치를 옆에서 잡아끈다는 뜻으로, 남의 일에 참견하여 못하게 방해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여기서는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실력을 가리킴. 원문 ‘書慚掣肘’는 최치원의 「大嵩福寺碑銘」에 나옴.
  783. 783)적막適莫 : 적適은 가可, 막莫은 불가不可인데, 미리 가와 불가를 정하지 않고 오직 의義를 따른다는 말이 『論語』 「里仁」에 나온다.
  784. 784)마침 온~때를 만남이다(適來夫子時) : 『莊子』 「養生主」의 글. 『莊子』에서는 이 뒤에 ‘適去夫子順’이라고 하여 ‘去來’를 생사의 의미로 사용하였는데, 이 소기에서는 그저 ‘오다’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785. 785)송광松光 : 소나무 빛. 송광사松廣寺를 염두에 둔 표현이다.
  786. 786)화천貨泉 : 재화의 샘. 신新나라 때 왕망王莽이 발행한 엽전 이름이기도 하다.
  787. 787)부드러운(習習) 독풍篤風 : 원문 ‘習習’은 바람이 부드럽게 부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로 『詩經』 「邶風」 ≺谷風≻에 나오고, 독풍은 도타운 풍속이라는 뜻이다.
  788. 788)석사자釋獅子 : 석가모니를 동물의 제왕인 사자에 비유한 표현.
  789. 789)미륵존의 선주누각善住樓閣은~세운 것이다 : 선주누각은 도솔천 내원內院의 선법당善法堂을 가리킴. 『彌勒上生經』에 따르면, 뇌도발제가 서원을 세우길, 미륵보살을 위해 법당을 지을 수 있다면 이마에서 구슬이 나오게 해 달라고 하자, 이마에서 보배 구슬과 유리 등이 나와서 마니摩尼처럼 투명하였고 이 마니 빛이 허공에서 돌아 49개의 보배 궁전으로 변화했다고 한다.
  790. 790)한붕漢朋(漢鵬, 1864~?) : 고흥 출신으로 속성은 안씨安氏요, 자는 성학聖鶴이라고 본문 「승평군 조계산 극락교 기문」에 소개되어 있다. 현재 송광사 종고루鐘鼓樓 옆 약수터에 ‘漢朋和尙’이라 새겨져 있다.
  791. 791)응화應化 :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중생의 능력이나 소질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화하여 나타나는 것.
  792. 792)개안開眼 : 불도의 진리를 깨달음.
  793. 793)환선정喚仙亭 : 전라남도 순천시 조곡동稠谷洞 죽도봉공원竹島峰公園 내에 있다. 원래 환선정은 매곡동 둑실로 건너가는 다리 머리에 있었다. 1962년 8월 28일 수해로 유실되면서 1988년에 현재 자리에 복건했다. 송광사와 선암사에 의해 1913년 불상이 안치되고 승속僧俗의 염불 수행을 위해 백련사白蓮社가 결성되는 등 불교 포교당으로 바뀌었다.
  794. 794)사위성舍衛城의 목상木像 : 사위성의 파사닉왕波斯匿王과 코삼비국의 우전왕이 각각 자마금과 전단나무로 5척의 부처님 형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795. 795)32가지 상호 : 족하안평립상足下安平立相 등 부처님 형상의 특징들.
  796. 796)상공上供 : 부처나 보살에게 음식물ㆍ향ㆍ꽃 등을 바침.
  797. 797)도사導師 : 남을 인도하여 불도佛道에 들어가게 하는 승려.
  798. 798)원통圓通 : 진여眞如의 이치를 깨달은 상태 또는 그 이치를 뜻하는 말로, 일주문 대신 원통문을 세운 사찰도 있음.
  799. 799)보체保體 : 몸을 보호한다는 뜻으로, 살아 있는 사람의 축원문 이름 밑에 쓰는 말.
  800. 800)무생인無生忍 : 무생법인無生法忍의 준말.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진리를 확실하게 인정하고 거기에 안주하여 마음을 움직이지 않음.
  801. 801)유루업有漏業 : 미혹한 생존을 초래한 번뇌나 그릇된 행위. 깨달음에 이르게 한 청정한 수행을 뜻하는 무루업無漏業의 상대가 되는 업.
  802. 802)사은四恩 : 『心地觀經』에 따르면 부모의 은혜, 중생의 은혜, 국왕의 은혜, 삼보의 은혜를 들고, 일체의 중생은 모두 사은을 진 존재라고 함.
  803. 803)삼유三有 : 중생의 세 가지 생존 상태. 욕유欲有는 탐욕이 들끓는 욕계의 생존. 색유色有는 탐욕에서는 벗어났으나 아직 형상에 얽매여 있는 색계의 생존. 무색유無色有는 형상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난 무색계의 생존.
  804. 804)내수㮈樹의 정원 : 암몰라원菴沒羅園. 부처님이 『維摩經』을 설한 곳. 중인도 폐사리吠舍釐(Vaiśālī) 성 부근에 있다. 내수㮈樹에서 출생한 내녀㮈女가 뒤에 마가다국摩竭陀國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의 왕비가 되었으며 이 정원을 부처님께 바쳤다. 『出曜經』 권3, 『四分律』 권39.
  805. 805)속수束脩 오정五釘 : 소박한 예물. 『論語』 「述而」에서 공자가 이르기를 “속수 이상을 행한 자는 내가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다.”라고 하였는데, 주자朱子의 주에 “수脩는 포脯이니, 10정脡이 1속束이다. 속수는 지극히 박한 예물이지만 예를 갖추고 오면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었다.”라고 하였다. ‘釘’은 ‘脡’을 뜻하는 게 아닐까.
  806. 806)월조月祖 : 월방月邦의 조사. 월방은 중국을 가리키는 뜻으로 사용됨.
  807. 807)심인心印 :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 깨달음.
  808. 808)진옹震翁 : 동방의 노인.
  809. 809)담무참曇無讖과 축법란竺法蘭 : 담무참은 인도인으로 둔황을 거쳐 412년 고장姑臧(甘肅省)에 와서 『大集經』 등을 번역하였고, 축법란은 인도인으로 동한東漢 때에 낙양 백마사白馬寺에 머물며 『四十二章經』 등을 번역하였다.
  810. 810)오교五敎 : 석가의 일대 교설을 5종으로 분류하여 설명하는 것으로, 여러 경우가 있는데 당나라의 법장法藏은 소승교小乘敎(阿含經)ㆍ대승시교大乘始敎(解深密經)ㆍ종교終敎(楞伽經ㆍ勝鬘經)ㆍ돈교頓敎(維摩經)ㆍ원교圓敎(華嚴經)로 분류했다.
  811. 811)도안道安과 혜원慧遠 : 동진東晋의 승려 도안은 12세 때 천재 소년으로 조정에 발탁되었고 불교 경전에 주해를 달았다. 혜원은 도안의 제자로서 정토교를 창시했다.
  812. 812)혜철 국사慧徹國師 : ‘惠哲’이라고도 함. 자字는 청보淸寶이며, 속성은 박朴씨이고 경주에서 출생하였다. 당나라에 들어가 서당 지장西堂智藏 선사의 법을 이어받았다. 경문왕景文王이 ‘적인寂忍’이라는 시호를 추증하였다. 『東師列傳』.
  813. 813)백마가 싣고 온 경전 : 67년 후한 시대 때 명제明帝의 초청을 받고 가섭마등迦葉摩騰이 축법란竺法蘭과 함께 백마에 불경을 싣고 낙양으로 왔다.
  814. 814)띠풀을 잡아 머리를 덮어 : 암자를 지어 거주한다는 뜻인 듯함.
  815. 815)개미가 사모하듯 : 『莊子』 「徐无鬼」에 “개미는 양고기를 좋아하여 모여든다. 양고기는 누린내가 나기 때문이다. 순임금의 행동에도 누린내 나는 구석이 있다. 그래서 백성들이 좋아하여 모여드는 것이다.(蟻慕羊肉。羊肉羶也。舜有羶行。百姓悅之。)”라는 말이 나온다.
  816. 816)매가 변화하듯 : 『禮記』 「月令」에, 중춘仲春의 달에는 “매가 변화하여 비둘기가 된다.(鷹化爲鳩)”라는 말이 나온다. 최치원의 「智證和尙碑銘」에 “개미가 양고기를 좋아하듯 사람들이 모여들어 산을 가득 채웠으며, 매가 변화하듯 사람들이 개과천선하여 그 골짜기에서 그윽했다.(蟻慕者彌山。鷹化者幽谷。)”라는 말이 나온다. 주석에, 매가 변하여 비둘기 됨이 악이 변하여 선이 됨과 같다고 하였다.
  817. 817)오디를 먹었습니다 : 『詩經』 「衛風」 ≺氓章≻에, “아, 비둘기여, 뽕나무 열매를 따먹지 말라.(于嗟鳩兮。無食桑葚。)”라고 하였다. 비둘기가 뽕나무 열매를 많이 먹으면 취함에 이른다고 하였다.
  818. 818)청평靑萍과 결록結祿 : 청평은 보검의 이름이고 결록은 미옥의 이름.
  819. 819)설薛ㆍ변卞 : 춘추시대 초나라 사람으로 도검刀劍을 잘 감정한 설촉薛燭과 보옥寶玉을 발견한 변화卞和이다. 그가 형산荊山에서 캐낸 옥이 화씨벽和氏璧이다.
  820. 820)청평과 결록이~가격을 정하고 : 이 문장은 이백의 「與韓荊州書」를 원용하였다.
  821. 821)녹이騄駬와 기기驥騏 : 천하의 준마駿馬.
  822. 822)백락伯樂 : 주나라 사람. 천리마가 소금 수레를 끌고 태행산太行山을 오르다가 그를 보고 크게 울자 백락이 수레에서 내려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823. 823)풀을 뽑아~풍모를 우러르는 : 원문은 ‘撥草櫛風’인데 ‘撥草瞻風’의 의미인 듯하다. ‘櫛風’은 ‘櫛風沐雨(바람에 빗질하고 비에 머리 감다.)’라고 하여 우禹가 집에 들어가지 않고 치수하러 다닌 것처럼 객지에서 고생하는 것을 뜻한다.
  824. 824)빈 채로~채워 돌아가니 : 『莊子』 「德充符」의 표현.
  825. 825)광산匡山에서 바늘을 정련하는 : 당나라 때 이백李白이 젊었을 적에 광산에서 글을 읽다가 도중에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한 노파가 바늘을 만들기 위해 바위에 열심히 도끼를 가는 모습을 보고 감명 받았다고 한다.
  826. 826)서천西川의 비단 세탁에서 : 서천은 사천성四川省의 금강錦江을 말함. 여기에서 비단을 세탁하면 더욱 빛난다고 함.
  827. 827)정수를 얻어~법사에게 듣고 : 신광 법사는 달마의 제자 혜가慧可. 혜가가 자기 왼쪽 팔을 잘라 구도의 결심을 보이자, 이에 땅에서 파초 잎이 솟아나 팔을 받들었다.
  828. 828)속수束脩 : 소박한 예물. 『論語』 「述而」에서 공자가 이르기를 “속수 이상을 행한 자는 내가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다.”라고 하였는데, 주자朱子의 주에 “수脩는 포脯이니, 10정脡이 1속束이다. 속수는 지극히 박한 예물이지만 예를 갖추고 오면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었다.”라고 하였다.
  829. 829)규모와 조직은~두루 성취되었습니다 : 조직은 장선 옹이 만들고 문서는 김선 공이 완성했다는 뜻.
  830. 830)송석松石의 자갈이자~먼지 거품으로서 : 조계산 송광사에 주석하고 있다는 표현인 듯함.
  831. 831)보잘것없으나 : 원문 ‘彫蟲’은 ‘彫蟲篆刻’의 준말로서, 작은 벌레를 새기고 이상야릇한 글자를 아로새긴다는 뜻으로, 대개는 문장을 지을 때 지나치게 자구의 수식에만 얽매임을 말한다.
  832. 832)저력樗櫟 : 참나무와 가죽나무 재목이라는 뜻으로, 아무 데도 쓸모없는 사람을 비유함.
  833. 833)석 자 길이의 입 : 언변이 능숙함을 뜻함. 『莊子』 「徐无鬼」.
  834. 834)목차木叉 :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 ⓢ prātimoksa의 음사. 계율의 조문만을 모은 것. 불교 교단에서 포살布薩 때에 읊어졌다.
  835. 835)진단震旦 : 인도에서 중국을 부르던 별칭. 진震은 진秦의 음이 전와轉訛한 것이며 진토秦土, 즉 진나라 땅을 의미하는 ⓢ Cīna-sthāna에 중국인이 한자를 갖다 맞춘 것이다.
  836. 836)정관貞觀 17년(643) : 『三國遺事』 탑상편 「皇龍寺九層塔」의 기록에 의하면 이 해는 자장 율사가 신라로 돌아온 해이고, 문수보살을 친견한 시기는 선덕여왕 5년(636) 정관貞觀 10년이라고 한다.
  837. 837)정관 17년(643)에~문수보살을 친견하시고 : 자장 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 가서 돌로 조성한 문수보살 앞에서 7일 동안 기도하였더니 꿈에 범어로 게송을 일러 주었다. 그 의미를 알지 못했는데 꿈에 어떤 승려가 나타나 해석해 주었다. 이후 신라로 돌아올 때 용이 나타나 이전에 게송을 번역해 준 승려가 문수보살의 진신이라고 일러 주었다.
  838. 838)상원上元 3년에~미륵불을 뵈었습니다 : 상원 3년은 미상. 진표 율사가 영산사靈山寺에서 미륵불을 친견한 이야기는 『三國遺事』 의해편 「眞表傳簡」에 나온다. 영산사는 일명 변산邊山 또는 능가산楞伽山이라고 한다는데, 변산반도 부안의 옛 지명이 보안保安이므로 본문의 보안현普安縣은 변산을 가리키는 듯하다.
  839. 839)금강계단金剛戒壇 : 자장 율사가 신라로 돌아와 현재 영축산 통도사 대웅전 북쪽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을 쌓았다.
  840. 840)옥게玉偈 대승계大乘戒를~전파하기도 했습니다 : 진표 율사에게 미륵보살이 나타나 간자簡子를 주면서 이 법을 세상에 전파하라고 했다. 이후 진표 율사는 매해 개단開壇하여 법을 펼쳤다.
  841. 841)납일臘日 : 동지로부터 세 번째의 미일. 중국에서는 세 번째 술일戌日 또는 진일辰日 등으로 시대마다 달랐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신라 때에는 12월 인일寅日이었다.
  842. 842)칠불선원七佛禪院 : 칠불사七佛寺.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범왕리에 있다.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재위 42~199)의 일곱 왕자가 이곳에 와서 수도한 지 2년 만에 모두 부처가 되었으므로 칠불사라 이름 지었다.
  843. 843)아방亞房 : 신라 효공왕(재위 897~912) 때 담공曇空 선사가 이중 온돌방을 지었는데 그 방 모양이 ‘亞’ 자와 같아 아자방이라 하였다.
  844. 844)대은 율사가~율사에게 전하고 : 제자인 대은 율사의 머리에 서광이 비쳤기에 대은이 스승인 금담에게 대계大戒를 줌으로써 사제 관계가 바뀌게 되었다.
  845. 845)환주장엄幻住莊嚴 : 실지정토實地淨土와 상대되는, 환영으로 머무는 장엄.
  846. 846)아도阿度(357~?) : 고구려 출신으로 16세 때 사신을 따라 아버지 아굴마阿掘摩가 있는 위나라로 넘어가 출가해 아도라는 도첩을 받고 현창玄暢에게 아도我道라는 법명을 받았다. 이후 19세 때 귀국해 어머니의 뜻을 따라 눌지왕(417~457)이 다스리는 신라로 넘어와 포교하였다.
  847. 847)중관中觀의 기記 : 중관 해안中觀海眼(1567~?)이 편찬한 『竹迷記』.
  848. 848)다산茶山의 지誌 : 다산 정약용丁若鏞(1762~1836)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大芚寺誌』. 대둔사는 대흥사의 이전 이름.
  849. 849)중부옹中孚翁 : 초의 의순草衣意恂(1786~1866)의 자. 초의는 여러 절에서 수학했지만 대흥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다.
  850. 850)환여수幻如叟 : 범해 각안梵海覺岸(1820~1896)의 자. 14세 때 해남 대둔사로 출가하여 호의縞衣를 스승으로 승려가 되고, 16세 때 초의에게 구족계를 받았다.
  851. 851)일문日門 : 대둔사의 동쪽 오심재는 해가 뜨는 곳이라 하여 일문이라 하고 대둔사 서쪽 오도재(오도치)는 달이 뜨는 곳이라 하여 월문月門이라 부른다.
  852. 852)비증悲增 : 중생에게 공덕과 이익을 베풀어 구제함을 본원으로 하고, 자비의 마음으로 색계色界에 오래 머물면서 중생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 위하여 빨리 성불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는 보살의 성격.
  853. 853)삼태기 흙을 부었다 : 원문 ‘覆簣’는 흙 한 삼태기를 부어 산을 만든다는 말로 적소성대積小成大의 뜻과 같다. 『論語』 「子罕」의 “비유하자면, 산을 만들 적에 마지막 한 삼태기의 흙을 붓지 않아 산을 못 이루고서 중지하는 것도 내 자신이 중지하는 것이며, 평지에 흙 한 삼태기를 부어 산을 만들기 시작해서 점점 만들어 나가는 것도 내가 해 나가는 것이다.(譬如爲山。未成一簣。止。吾止也。譬如平地。雖覆一簣。進。吾往也。)”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854. 854)하루도 못~맞추어 준공했다 : 원문 “不日經營。尅時竣功。”은 『詩經』 「大雅」 ≺靈臺≻에 “영대를 세우려고 경영하시니, 백성들이 달려들어 하루도 못 되어 완성했네.(經始靈臺。經之營之。庶民攻之。不日成之。)”라고 한 것을 원용한 것이다.
  855. 855)웅장하고 화려하게 : 원문 ‘鳥革翬飛’는, 『詩經』 「小雅」 〈斯干〉에 “새가 놀라 낯빛이 변함과 같으며, 꿩이 날아가는 것과 같다.(如鳥斯革。如翬斯飛。)”라고 하였고, 주희朱熹의 『詩經集傳』에 “그 동우가 높게 일어남은 새가 놀라 낯빛이 변함과 같고, 처마가 화려하고 높으며 날아갈 듯함은 꿩이 날아 날개를 펴는 것과 같다. 대개 그 대청의 아름다움이 이와 같다.(其棟宇峻起。如鳥之驚而革也。其簷阿華采而軒翔。如翬之飛而矯其翼也。蓋其堂之美如此。)”라는 말이 나온다.
  856. 856)최상은 덕을~말이 없다 : 앞 구절은 입덕立德 입공立功 입언立言이라는 삼불후三不朽 가운데 입덕이 최고라는 말로, 『春秋左氏傳』 ‘양공襄公 24’년에 나오고, 뒤 구절은 하늘은 말이 없고 행동과 사실로 보여 줄 뿐이라고 『孟子』 「萬章」에 나옴.
  857. 857)무앙수無央數 : ⓢ asaṃkhya.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
  858. 858)무상無相 : 차별과 대립의 모습(相)을 초월한 무차별의 상태.
  859. 859)정인淨因 : 정토에 태어날 수 있는 씨앗.
  860. 860)일전어一轉語 : 미혹한 마음을 싹 바꿔 깨달음에 들게 하는 간단명료한 한마디 말.
  861. 861)오탁五濁 : ⓢ Kasaya. 말세에 일어나는 다섯 가지 혼탁함. 겁탁劫濁은 시대가 더러워진 것이다. 견탁見濁은 간사한 악과 사상에 대한 견해가 번성함을 말한다. 번뇌탁煩惱濁은 탐심貪心과 진심瞋心 등의 정신적 악이 넘치는 것을 말한다. 중생탁衆生濁은 중생의 몸과 마음이 더럽혀짐을 말한다. 명탁命濁은 수명이 짧아짐을 말한다.
  862. 862)신체 : 원문 ‘肯綮’은 대개 모든 사물의 급소 또는 가장 중요한 곳을 일컫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달리 사용되었다. 긍肯은 뼈에 붙은 살, 경綮은 힘줄과 살이 얽힌 부분을 뜻한다. 『莊子』 「養生主」에, 요리의 명인 포정庖丁이 “문혜군文惠君을 위하여 소를 잡아 살을 도려낼 때, 그 기술은 긍경肯綮을 건드리지 않고 교묘히 도려냈다.”라고 한 데서 비롯되었다.
  863. 863)동방의 몸으로~따른 것 : ‘동방의 몸으로 응한 것’의 원문 ‘應東身者’와 ‘서방 계율을 따른 것’의 원문 ‘服西戒者’는 최치원의 「無染和尙碑銘」에 나오는 표현으로 각각 ‘조선에 태어난 것’과 ‘출가한 것’을 말한다.
  864. 864)호의縞衣 : 시오始悟(1778~1868)의 호. 어릴 때 이름은 계방桂芳, 속성은 정씨丁氏, 전라남도 보성 출신. 학문과 덕행이 뛰어나 초의草衣ㆍ하의荷衣와 더불어 삼의三衣라 불렸다.
  865. 865)창의모량사倡義慕粮使 : 의병을 일으키고 식량을 모은 인물이었다는 뜻이다.
  866. 866)하의荷衣 : 정지正持(1779~1852)의 호. 속성은 임씨林氏이며 전라남도 영암靈巖에서 태어났다. 1794년(정조 18) 두륜산 대흥사 백련白蓮에게 출가하였으며, 열심히 수행하여 완호玩虎에게 구족계를 받은 후 법제자가 되었다.
  867. 867)십계十戒 : 사미沙彌와 사미니沙彌尼가 지켜야 할 열 가지 계율.
  868. 868)갈마교수羯摩敎授 : 갈마아사리羯摩阿闍梨. 계 받는 취지를 대중에게 알리는 표백表白과 갈마문羯摩文을 읽는 스승.
  869. 869)요옹寥翁 이李 선생 : 이병원李炳元. 『東師列傳』 참조.
  870. 870)대호大湖 : 『東師列傳』에는 ‘태호 성관太湖性寬’이라 하였다.
  871. 871)자행慈行 : 책활策活(1782~1862)의 호. 범패승梵貝僧이며 속성은 장씨張氏, 전라남도 영암 출신. 17세 때 해남 두륜산 대흥사로 출가하여 완호玩虎에게 구족계를 받고 덕홍德弘의 법을 이었다. 삼여三如에게 율律과 선禪을 배우고 호훈好訓에게 범패를 전수받았다.
  872. 872)불자拂子 : 불도를 닦을 때 마음의 티끌이나 번뇌를 털어 내는 데 사용하는 불구佛具의 하나. 상징적인 수행 용구로 사용되고 있다. 일종의 장엄구로서 선승禪僧이 문답 시에 즐겨 사용하기도 한다.
  873. 873)개당開堂 : 새로 주지가 된 스님이 절에 가서 처음으로 설법하는 의식.
  874. 874)진불상원眞佛上院 : 대흥사 남서쪽에 있는 진불암.
  875. 875)법장法場 : 불사를 행하고 설교, 법회 따위를 하는 장소.
  876. 876)북암北庵 만일암挽日庵 : 대흥사 동편에 있는 북미륵암과 그 아래쪽에 있었던 만일암을 가리키는 듯함.
  877. 877)삼승법三乘法 : 성문聲聞, 연각緣覺, 보살菩薩에 대한 세 가지 가르침.
  878. 878)비니회毘尼會 : 비니는 ⓢ vinaya의 음사로서 출가자가 지켜야 할 규율을 가리킨다.
  879. 879)다투어 쏟아~실을 정도였다 : ‘다투어 쏟아 냄이 말로 헤아릴 정도요’의 원문 ‘競抱斗量’과 ‘논의가 수레에 실을 정도였다’의 원문 ‘動論車載’는 최치원의 「智證和尙碑銘」에 나온다.
  880. 880)삼교三敎 : 대개는 유불선 삼교를 뜻하는데 불교 가운데 돈교頓敎, 즉 일정한 단계를 거치지 않고 처음부터 깨달음의 경지를 설한 가르침인 『華嚴經』을 말한다. 점교漸敎, 즉 일정한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가르침인 아함경에서 『般若經』ㆍ『涅槃經』 등으로 나아가는 형식. 부정교不定敎, 즉 돈교와 점교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영원한 부처의 성품을 설한 가르침인 『勝鬘經』ㆍ『金光明經』의 가르침을 말함.
  881. 881)12대 종사宗師 : 풍담 의심楓潭義諶(1592~1665), 취여 삼우醉如三愚(1622~1684), 화악 문신華岳文信(1629~1707), 월저 도안月渚道安(1638~1715), 설암 추붕雪岩秋鵬(1651~1706), 환성 지안喚惺志安(1664~1729), 벽하 대우碧霞大愚(1676~1763), 설봉 회정雪峰懷淨(1678~1738), 호암 체정虎巖體淨(1687~1748), 상월 새봉霜月璽封(1687~1767), 함월 해원涵月海源(1691~1770), 연담 유일蓮潭有一(1720~1799).
  882. 882)자기紫氣 : 상서로운 기운.
  883. 883)법기보살法起菩薩 : 80권본 『華嚴經』에 금강산이 법기보살의 주처라고 하였다. 반야계 경전에는 담무갈曇無竭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884. 884)왕희지王羲之와 조맹부趙孟頫 : 왕희지는 동진東晉의 서예가, 조맹부는 원나라 서예가.
  885. 885)생사(時順) : 『莊子』 「養生主」에 “때마침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태어날 때였기 때문이고, 때마침 세상을 떠난 것은 갈 때였기 때문이니, 태어나는 때를 편안히 맞이하고 죽는 때를 편안히 따르면 슬픔이나 즐거움 따위의 감정이 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갈 수 없다.(適來夫子時也。適去夫子順也。安時而處順。哀樂不能入。)”라고 했다.
  886. 886)율암 찬의栗庵讃儀(1867~1929) : 송광사 원해圓海의 법인을 받고 1904년에 송광사 판사 부임, 1923년에 송광사 주지 부임.
  887. 887)벌이 창에 부딪히듯 : 당나라 고령古靈 선사가 창가에서 경전을 읽고 있다가, 벌이 창호지를 뚫고 나가려 하는 것을 보고는 “세계가 이처럼 광활한데도 나가려 하지 않고 창호지만 뚫으며 세월을 보내려 하는구나.(世界如許廣闊不肯出。鑽他故紙驢年去得。)”라고 탄식했다는 고사가 있다. 『景德傳燈錄』 「古靈神贊禪師」.
  888. 888)영식靈識 : 신령스럽게 아는 마음 작용. 지식을 배워서 아는 것과는 달리 사람의 근본 성품에는 본래 신령스럽게 아는 마음 작용이 있는데 이를 영식이라고 한다.
  889. 889)글(寶唾) : 원문 ‘寶唾’는 보배로운 침이란 뜻으로 훌륭한 글귀를 가리킴.
  890. 890)송태회宋泰會(1872~1942) : 전라남도 화순 출신이며 자는 평숙平淑, 호는 염재念齋. 16세 때 형 재회在會와 함께 최연소로 사마시司馬試에 급제하여 ‘동몽진사童蒙進士’로 불렸다. 시문詩文과 서예에 뛰어났고 『매일신보』 기자로 잠시 활동하였다. 한일 합방 이후 낙향하여 보성, 능주, 순천, 고창 등에서 한문과 서화 등을 가르쳤다. 1922년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 동양화부에서 입선한 후 글씨와 사군자에서 모두 9회에 걸쳐 입선하였다.
  891. 891)태전太顚과 혜원慧遠 : 태전은 당나라 문인 한유가 조주자사潮州刺史로 좌천되었을 때 교유했던 승려이고, 혜원은 동진東晉 시대 여산廬山의 동림사東林寺를 세우고 도연명 등과 교유했다.
  892. 892)금성金聲 : 시작을 뜻함. 음악을 합주할 때 먼저 종을 쳐서 소리를 베풀고 마지막에 경磬을 쳐서 그 음운을 거두어 주악을 끝냈다.
  893. 893)소사리小闍黎 : 소좌小佐. 제자.
  894. 894)완섭完燮 : 용은龍隱 주완섭朱完燮.
  895. 895)감우感遇 : 대우에 감동함.
  896. 896)노고魯誥 : 유교 문헌. 고誥는 왕이 신하에게 내리는 글이며, 『書經』에 있는 문체의 하나다.
  897. 897)삼신산三神山 : 신선이 산다는 봉래蓬萊ㆍ방장方丈ㆍ영주瀛洲의 세 전설적인 산인데 여기서는 방장산으로도 불린 지리산을 가리킨다.
  898. 898)풍암楓嵓 : 세찰世察(1688~1767)의 법호. 속성은 밀양 박씨. 무용 수연無用秀演에게 수학하다가 무용이 입적한 후 영해 약탄影海若坦의 제자가 되어 부휴 문중의 정맥을 계승했다.
  899. 899)노사魯史 : 노나라 공자가 지은 역사서 『春秋』를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유교 경전 전반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900. 900)아비소(父牛)를 다 먹어치우고 : 사부師父의 가르침을 모두 받았다는 뜻인 듯함.
  901. 901)눌공訥公 : 묵암 최눌黙庵最訥(1716~1790). 자字는 이식耳食. 18세 때 출가하여 선과 교종에 능하고 제자백가 및 시서에도 통함. 풍암에게 경학을 익히고 조계산 보조암에서 세수 74세로 입적하였다.
  902. 902)구준衢樽 : 성현의 도. 성인의 도는 길거리 복판에 술통을 놓아 둔 것과 같아서 지나가는 사람마다 자기 양대로 적당히 떠서 마시면 된다고 하였다. 『淮南子』.
  903. 903)강헌講軒 : 고승이 경전을 가르치고 법을 설하는 장소.
  904. 904)할미새 들판에 있고(鶺鴒在原) : 『詩經』 「小雅」 ≺常棣≻에 “저 할미새 들판에서 호들갑 떨듯, 급할 때는 형제들이 서로 돕는 법이라오. 항상 좋은 벗이 있다고 해도, 그저 길게 탄식만을 늘어놓을 뿐이라오.(鶺鴒在原。兄弟急難。每有良朋。況也永歎。)”라는 구절이 있는데, 물가에 있어야 할 할미새가 언덕에서 쏘다니며 자기의 짝을 찾듯, 그렇게 형제간에도 깊이 우애하는 마음을 발휘해서 서로 환난을 구하려고 급히 달려가야 한다는 뜻으로, 형제의 우애를 비유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905. 905)훈지塤箎 : 서로 가락이 잘 맞는 두 개의 관악기로서 보통 형제를 가리킬 때 쓰는 표현이다. 『詩經』 「小雅」 ≺何人斯≻에 “형이 훈을 부니 동생이 지를 부네(伯氏吹塤。仲氏吹篪。)”라고 하였다.
  906. 906)경전을 삼천~한마디에 사라졌네 : 법달法達이라는 수행자가 조계 혜능을 찾아와 절을 하는데 이마가 바닥에 닿지 않는 것을 보고 혜능이 법달의 상태를 알아보아 무엇을 공부했냐고 물으니 『法華經』을 3천 번 읽었다고 하였다. 그러자 혜능은 예절이란 본시 아만我慢을 꺾는 것인데 어찌하여 머리가 땅에 닿지 않느냐는 게송을 읊었고, 이에 법달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위와 같은 내용의 게송을 읊었다. 『六祖壇經』.
  907. 907)벌이 창호지를 뚫음 : 주 887 참조.
  908. 908)윤편輪扁의 지게미 : 윤편은 춘추시대 제齊나라 사람으로 수레바퀴를 잘 만드는 이다. 그가 제환공齊桓公이 당상堂上에서 책을 읽는 것을 듣다가 왜 지게미를 읽느냐면서 바퀴통에 꼭 맞게 굴대를 깎는 기술은 손의 감각으로 알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을 뿐 결코 자식에게도 말로 전해 줄 수 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莊子』 「天道」.
  909. 909)십무十無 : 『華嚴經』 「盧舍那佛品」에서 설한, 화장장엄華藏莊嚴 세계해世界海가 갖춘 열 가지 무애無碍를 말한다. ① 정사무애情事無碍는 유정에 응하여 나타내지만, 일은 유정 밖으로 뛰어넘음을 말한다. ② 이사무애理事無碍는 온전히 참 성품과 같지만, 천차만별의 상이 분명함을 말한다. ③ 상입무애相入無碍는 한 불국토가 시방에 가득 차고, 시방은 하나로 들어가도, 또한 남음이 없음을 말한다. ④ 상즉무애相卽無碍는 무량한 세계가 곧 한 세계임을 말한다. ⑤ 중현무애重現無碍는 티끌 속에서 일체 세계를 보며, 세계 속의 티끌 가운데에서 세계를 보는 것이 또한 이와 같음을 말한다. ⑥ 주반무애主伴無碍는 한 세계는 반드시 존재하는 일체를 권속으로 삼음을 말한다. ⑦ 체용무애體用無碍는 일찰해一刹海는 반드시 대용大用이 있어서, 근기에 부응한 설법을 함을 말한다. ⑧ 은현무애隱顯無碍는 물듦과 깨끗함, 나타냄과 숨음, 이류異類의 숨음과 나타냄 등은 연緣에 따라 정해짐을 말한다. ⑨ 시처무애時處無碍는 한 찰나가 삼세의 겁을 나타내고, 혹은 한 생각 가운데서 무량한 세계를 나타냄이 이와 같이 걸림이 없음을 말한다. ⑩ 성괴무애成壞無碍는 이뤄짐이 곧 무너짐이고, 무너짐이 곧 이뤄짐이며, 걸림이 없이 잘 나타내고 숨음을 말한다.
  910. 910)백칙百則 공안公案 : 송宋나라 승려 중현重顯이 옛 조사祖師들이 남긴 언행 중 후세에 귀감이 될 만한 고칙古則을 100가지로 정리하고 거기에 송頌을 붙인 『雪竇頌古』가 이후 선종禪宗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碧巖錄』의 모체가 되었다.
  911. 911)명상名相 : 망상을 일으키고 미혹하게 하는 것. 귀에 들리는 것을 명名, 눈에 보이는 것을 상相이라 한다. 들리고 보이는 모든 사물에는 다 명 또는 상이 있는데 모두 망령된 생각이 지어낸 것이다.
  912. 912)비단으로 돌아감 : 실로 왔다가 비단이 되어 돌아간다는 말의 줄임말로, 빈 채로 왔다가 가득 차서 돌아간다는 뜻이다.
  913. 913)백추白鎚(白椎) : 백퇴白槌라도도 함. 백白은 아뢴다는 뜻이고, 추鎚는 소리 내는 도구. 개당開堂할 때 퇴를 쳐서 대중에게 알림을 말함.
  914. 914)영해影海 : 영해 약탄影海若坦(1668~1754). 화엄학으로 유명했던 무용 수연無用秀演의 법제자이자 풍암 세찰의 스승.
  915. 915)신의信衣 : 스승이 제자에게 법맥法脈을 전하는 표시로 물려주는 가사.
  916. 916)단금斷金 : 친구를 가리킴. 친구 사이의 우정이 쇠붙이도 자를 만큼 단단함을 비유할 때 쓰이며, 출전은 『周易』 「繫辭傳」 上. 여기서는 묵암을 가리키는 듯함.
  917. 917)백암栢庵 : 성총性聰(1631~1700)의 호. 13세 때 조계산으로 출가하여 지리산 수초守初 밑에서 불경을 배웠고 1660년부터 순천 송광사에서 학승을 지도하였으며 1681년 임자도에 표류하다 정박한 배에서 명나라 간행본 『華嚴經疏鈔』 등을 발견하여 간행하였다.
  918. 918)비전碑殿 : 비각碑閣. 비석과 부도를 봉안한 곳.
  919. 919)같은 소리는~서로 찾는다 : 『周易』 「乾卦」의 구절.
  920. 920)포시晡時 :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921. 921)좌하坐夏 : 수행승들이 여름에 일정한 기간 동안 외출을 금하고 수행하는 것. 여기서는 승랍僧臘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922. 922)존안存案 : 없애지 않고 보존하여 두는 원안의 문건.
  923. 923)적식擿植 : 장님이 지팡이를 두드리면서 간다는 뜻인데 어렵사리 왔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924. 924)단풍을 사랑하는 수레를 멈추고서 : 가을이 되었다는 뜻으로, 당나라 두목杜牧의 칠언절구 ≺山行≻에 나오는 “수레 멈추고 앉아 늦은 단풍 즐기니(停車坐愛楓林晩)”의 구절을 응용한 표현이다.
  925. 925)사람을 무는 사자 : 진실을 파악하는 이를 뜻한다. 『傳燈錄』에 “韓獹逐塊。獅子咬人。”이라는 구절이 있다. 개(韓獹)에게 돌을 던지면 개는 구르는 돌덩이를 쫓아가 입으로 문다. 그러나 사자에게 돌을 던지면 사자는 구르는 돌을 쫓지 않고 돌을 던진 인간을 찾아 문다.
  926. 926)남곽南郭처럼 피리 부는 이 : 실력이 없는 이를 뜻한다. 제齊 선왕宣王이 피리 연주를 좋아하여 항상 3백 인을 모아 합주하게 하자, 남곽 처사南郭處士가 피리를 불지도 못하면서 슬쩍 끼어들어 흉내만 내며 국록을 타 먹었는데, 선왕이 죽고 민왕湣王이 즉위한 뒤 한 사람씩 연주하게 하자 처사가 줄행랑을 놓았다는 남곽취우南郭吹竽의 고사가 전한다. 『韓非子』 「內儲說」 上.
  927. 927)출품出品 : 품평을 하다, 즉 학식을 평가한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928. 928)창제唱題 : 경전의 제목만을 입으로 부르다.
  929. 929)대방大方 : 학문과 격식이 높은 사람.
  930. 930)방외方外의 웅변雄辯 : 여기서 방외는 승려를 가리키고 웅변은 학식이 뛰어남을 가리킨다.
  931. 931)남악南岳의 나무 그늘에서 : 원문은 ‘南岳柯陰’으로 남가일몽南柯一夢을 가리킨다. 당나라 이공좌李公佐의 「南柯太守傳」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주인공 순우분淳于棼이 그의 집 남쪽에 있는 크고 오래된 회나무 아래서 술을 과도하게 마셔서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부귀영화를 경험하고서 인생의 무상함을 깨달았다.
  932. 932)도리천忉利天 : ⓢ Trāyastriṃśa. 의역해 33천이라고도 한다. 불교의 27천天 가운데 욕계欲界 6천의 제2천에 해당한다. 세상의 중심인 수미산의 정상에 있으며 중앙에 있는 선견천善見天이라는 궁전에 제석천帝釋天이 머무르면서 사방 32성의 신神들을 지배한다.
  933. 933)독고毒皷 : 독을 바른 북으로 이것을 두드리면 듣는 사람들이 모두 죽는다고 한다. 『涅槃經』에서 그 가르침이 중생의 번뇌를 살해한다는 것에 비유해서 말한 것이다.
  934. 934)형체의 잠들고 깨어남 : 원문 ‘形之交開’는 『莊子』 「齊物論」의 “其寐也魂交。其覺也形開。”를 활용한 표현이다.
  935. 935)법기法起 : 금강산에 머물고 있다는 보살. 80권본 『華嚴經』.
  936. 936)방장方丈 : 사방으로 1장丈이 되는 방이란 뜻이다. 유마거사維摩居士가 병이 들었을 때 그가 거처했던 사방 1장의 방에 문병 온 3만 2천 명을 모두 사자좌獅子座에 앉게 한 데서 유래함.
  937. 937)53불 : 월씨국月氏國에서 53불이 철종을 타고 바다를 건너와 신라 안창현安昌縣(간성)을 거쳐 금강산 느릅나무 그늘에 앉아 있었기에 이곳에 유점사楡粘寺를 지었다고 한다.
  938. 938)선승당禪僧堂 : 참선하는 선당과 승려들이 거처하는 승당을 아울러 이르는 말.
  939. 939)청오靑烏 : 한나라 때 풍수지리가. 『靑烏經』이 전한다.
  940. 940)십주十洲 군옥부群玉府 : 십주는 바닷속 선경으로 조주祖洲ㆍ영주瀛洲ㆍ현주玄洲ㆍ염주炎洲ㆍ장주長洲ㆍ원주元洲ㆍ유주流洲ㆍ생주生洲ㆍ봉린주鳳麟洲ㆍ취굴주聚窟洲이다. 군옥부는 군옥산群玉山으로 서왕모西王母가 살았다는 전설상의 선산仙山이다.
  941. 941)개산주開山主 : 사찰을 세운 이.
  942. 942)연기 조사烟起祖師가 개산주가~손님이 되었습니다 : 연기 조사가 창건할 때는 영악사靈岳寺라 하였는데, 자장 율사慈藏律師가 중창하여 사명을 다솔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靈岳寺重建碑」.
  943. 943)보제普濟와 곤봉昆峯 : 고려 공민왕의 왕사인 보제존자 혜근惠勤이 크게 중창하였고, 1686년 숙종 12년에 곤봉자昆峯子 혜능惠能 등이 복구하였다. 채팽윤蔡彭胤의 「昆陽知異山靈嶽寺重建碑」 『希菴集』.
  944. 944)월초月蕉(1870~1930) : 월초가 다솔사의 주지를 맡고 있던 1914년에 불이 나서 사찰이 소진되자 신도들과 합심하여 보수하였다.
  945. 945)남풍嵐風 : 비람풍毘嵐風. ⓢ vairambhaka의 음사, 신맹迅猛이라 번역. 우주가 성립될 때나 파괴되어 끝날 때, 맹렬하게 휘몰아친다는 폭풍.
  946. 946)진晉나라 채찍 : 진시황이 석교石橋를 놓아 바다를 건너가서 해가 뜨는 것을 보려 했다. 그러자 신인神人이 돌을 굴려 바다를 메우는데, 돌이 빨리 구르지 않아 채찍으로 돌을 때리니 돌에서 피가 났다 한다. 진 복심伏深의 『三齊略記』.
  947. 947)장석匠石 : 고대의 유명한 장인匠人. 자字는 백伯. 그가 자귀로 물건을 쪼면 조금도 틀림이 없었다고 함.
  948. 948)공수工倕 : 요堯임금 때 뛰어난 목수.
  949. 949)흰 사다리(雪梯)를~건물을 지었습니다 : 원문 ‘雪梯而倕材架空’은 최치원의 「大嵩福寺碑銘」 “雪梯而倕材架險”을 원용한 것이다. 그 주석에 “나무 깎아 사다리를 만드니 눈처럼 하얗다.(削木爲梯。其白如雪。)”라고 했다.
  950. 950)날을 가리고 : 원문 ‘差穀’은 『詩經』 「陳風」 ≺東門之枌≻의 “좋은 날을 택하여 남쪽 언덕에 모이네.(穀旦于差。南方之原。)”에서 나온 말이다.
  951. 951)진송秦松 : 진시황秦始皇이 봉선을 행하러 태산泰山에 올라갔다가 폭풍우를 만나자 나무 아래에서 쉬고는 그 나무를 오대부五大夫에 봉했던 고사가 전한다. 『史記』 「秦始皇本紀」.
  952. 952)한백漢柏 : 한 무제가 측백나무를 선장군先將軍에 비유했고, 태산에 여섯 그루를 심었는데 아직도 네 그루가 있다고 한다.
  953. 953)비로전毘盧殿 : 비로자나불을 모신 법당.
  954. 954)웅장한 : 원문 ‘翬革’은 『詩經』 「小雅」 ≺斯干≻에, 추녀의 위용을 “새가 날개를 펼친 듯, 꿩이 날아가는 듯.(如鳥斯革。如翬斯飛。)”이라고 표현한 데서 나왔다.
  955. 955)익실翼室 : 본채의 좌우 양편에 달린 방.
  956. 956)대장봉大將峰 : 다솔사가 있는 산이 전후좌우에 병사들을 거느린 대장 같은 모습이라서 사찰 이름을 ‘많이 거느렸다’는 의미로 지었다고 「多率寺冥府殿大陽樓四王門重建記」에 전한다.
  957. 957)향적반香積飯 : 사찰 음식. 진리를 깨닫는 법열을 음식에 비유한 것이다. 『維摩經』 「香積佛品」.
  958. 958)향적반을 먹고 풍가風柯를 듣노라 : 『續傳燈錄』 권18 「仰山行偉禪師法嗣」에 “향적세계에서는 향반을 먹고 무생을 깨닫고, 극락나라에서는 풍가를 듣고 반야를 깨닫노라.(香積世界餐香飯悟無生。極樂國中聽風柯悟般若。)”라고 하였다.
  959. 959)망명罔明 : 초지初地보살. 분별적 지성을 극복했다는 선종의 불립문자를 상징함. 문수보살이 여러 부처들이 모인 곳에 이르렀을 때, 여러 부처들이 각기 처소로 돌아가고 오직 한 명의 여인만이 석가모니 자리 가까이에서 삼매에 들어 있어서, 문수가 세존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세존은 여자를 깨워 삼매의 경지에서 나오게 해서 직접 물어보라고 했다. 문수는 여인의 주변을 세 번 돌고서 손가락을 한 번 탁 튕기고는 신통력을 다하여 깨우려고 했으나 깨우지 못했다. 그러자 세존은 망명에게 여인을 삼매로부터 꺼내라고 명령을 내렸다. 망명이 여인 앞에 이르러 손가락을 한 번 탁 튕기자, 여인은 바로 삼매의 경지에서 나왔다. 『無門關』 42칙 「女子出定」.
  960. 960)조인祖印 : 조사의 심인心印. 심인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진 깨달음.
  961. 961)글 읽는(絃誦) : 『詩經』을 배울 적에 거문고와 비파 등 현악기에 맞추어 노래로 부르는 것을 현가絃歌라 하고 악기의 반주 없이 낭독하는 것을 송誦이라 하는데 원문 ‘絃誦’은 이 둘을 합하여 말한 것이니, 곧 수업하고 송독하는 것을 말한다.
  962. 962)포허抱虛 : 담수淡水의 법호. 부휴 선수浮休善修(1543~1615)의 제자.
  963. 963)조계산 우담優曇과~포허抱虛와 응월應月 : 우담은 홍기洪基(1822~1880)의 호, 함명(1824~1902)의 호는 태선太先으로 침명枕溟에게 교학을 배움. 응월은 1867년에 상주 남장사南長寺 영산전靈山殿을 중수하고 1870년에 선덕사에서 쌍월雙月과 함께 수행했다는 기록이 있음.
  964. 964)사서육경四書六經 : 사서는 『論語』ㆍ『孟子』ㆍ『大學』ㆍ『中庸』이고, 육경은 『詩經』ㆍ『書經』ㆍ『禮記』ㆍ『樂記』ㆍ『易經』ㆍ『春秋』의 여섯 가지 경서.
  965. 965)어려서는 유교~경전을 탐구하였다 : 원문 “髫專魯誥。冠討竺墳。”은 당나라 종밀宗密이 쓴 『圓覺經大疏』의 서문에서, 종밀 자신이 그렇게 했다는 맥락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므로 본문의 ‘고인’은 종밀을 가리킨다.
  966. 966)건당建幢 : 불법佛法의 깃발을 세운다는 뜻. 비구계를 받은 후, 오랜 기간 수행하여 남을 가르칠 수 있는 경지에 이른 승려가 스승의 법맥法脈을 이어받고 법호法號를 받는 일.
  967. 967)벽암碧嵓 : 벽암 각성碧巖覺性(1575~1660)은 지리산 화엄사를 1630년에서 1636년에 크게 중창하였으며, 화엄사에서 입적하였다.
  968. 968)두월斗月 : 우홍禹洪(1744~1816)의 호. ‘벽암의 10세손’이라 하였는데 ‘6세손’의 오류이다. 「두월 대사의 비를 세우는 제문」 참고.
  969. 969)부용芙蓉 : 영관靈觀(1485~1571)의 당호. 자는 은암隱庵, 법호는 연선蓮船. 지리산의 지엄智儼을 만나 불법을 대오하고, 보우普愚의 법통을 계승, 이를 휴정休靜과 부휴浮休에게 전수하였다.
  970. 970)임제臨濟 : 당나라 조주祖州 남화현南華縣 출생. 이름은 의현義玄, 속성은 형刑. 황벽산黃璧山의 희운希運에 사사하여, 그의 법을 이어받았다.
  971. 971)금정암金井庵 : 지리산 화엄사의 부속 암자. 1562년(명종 17) 설응雪凝이 창건하고, 고종 때 칠성전과 요사채를 세웠다.
  972. 972)개미가 좋아하여 골짜기에 그윽하듯 : 최치원의 「智證和尙碑銘」에 나오는 “개미가 양고기를 좋아하듯 사람들이 모여들어 산을 가득 채웠으며, 매가 변화하듯 사람들이 개과천선하여 그 골짜기에 그윽했다.(蟻慕者彌山。鷹化者幽谷。)”라는 구절을 활용했다.
  973. 973)개당보설開堂普說 : 처음 법당을 열어 널리 대중을 위해 설법함.
  974. 974)용의 턱을 찌르니 : 역린逆鱗을 건드림을 뜻하는 듯함.
  975. 975)쇠가 대장장이~펄펄 뛰는 : 『莊子』 「大宗師」에 의하면, 자래子來가 말하기를 “지금 위대한 대장장이가 쇠를 녹이는데(大冶鑄金), 그 쇠가 펄펄 뛰면서 ‘나는 반드시 막야검鏌邪劍이 되겠다.’라고 한다면 대장장이는 반드시 그 쇠를 상서롭지 못한 쇠라고 여길 것이다.”라고 했다는 데서 온 말로, 분수를 지키지 못하고 스스로 유능하다고 여겨 쓰이기를 급급하게 여기는 것을 주로 비유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비유하는 듯하다.
  976. 976)진주가 합포合浦로 돌아옴이라 : 후한後漢 때 합포에서 진주가 생산되었는데, 탐관오리가 조개를 무리하게 채취하게 하니 진주가 나오지 않다가, 맹상孟嘗이 태수로 부임하여 청렴한 정사를 행하자, 다시 진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後漢書』 「孟嘗傳」.
  977. 977)묘연화妙蓮花 : 선나禪那. ⓢ dhyāna. 선정禪定.
  978. 978)호중壺中 : 신선세계. 여기서는 경치 좋은 암자를 가리킴.
  979. 979)『칠서대전七書大典』과 『남화경南華經』 : 칠서는 『論語』ㆍ『孟子』ㆍ『中庸』ㆍ『大學』의 사서에 『詩經』ㆍ『書經』ㆍ『周易』 삼경을 추가하여 일컫는 말이다. 남화경은 『莊子』를 가리킨다.
  980. 980)사대四大 : 물질의 구성 요소인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네 종류를 가리킴.
  981. 981)유성踰城 : 석가모니가 29세 때 밤중에 성을 넘어 출가한 것을 말한다.
  982. 982)순흥順興 : 경북 영주 지역의 옛 이름.
  983. 983)희방사希芳寺 : 희방사喜方寺라고 함. 643년(선덕여왕 12)에 두운杜雲이 창건함.
  984. 984)『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 : 고려 후기에 간행된 출가 승려를 위한 불교 입문 교재. 고려 보조 지눌普照知訥의 『誡初心學人文』과 신라 원효元曉의 『發心修行章』, 고려 야운野雲의 『自警文』 세 가지를 하나로 편찬함.
  985. 985)심우心友 : 서로 마음속을 터놓고 지내는 친구.
  986. 986)침명枕溟 : 한성翰醒(1801~1876). 침명은 법호. 16세 때 팔영산八影山 선계암仙界庵으로 가서 권민權敏을 은사로 하여 삭발하였다. 춘파春坡에게 구족계를 받았고, 긍선亘璇에게 선과 참법懺法을 배운 다음 혁원奕謜의 법을 이었다.
  987. 987)진각眞覺 : 진각국사眞覺國師 혜심慧諶(1178~1234). 수선사(현재 송광사) 2세 조사. 지눌의 제자. 보조국사에 의해 시작된 수선사 선풍은 진각국사에 의해 확립되어 16국사가 배출되었다.
  988. 988)벽담碧潭 : 행인幸仁(1721~1788). 풍암 세찰楓巖世察의 제자.
  989. 989)개사開士 : 불도를 열어 중생을 인도하는 사부라는 뜻으로, ‘보살’ 또는 ‘고승’을 달리 이르는 말.
  990. 990)백아伯牙의 거문고에서 음을 알고(知音) : 춘추시대 초나라의 종자기鐘子期가 백아의 연주를 알아주어 친구가 되었듯이 여러 고승들이 우담 대사와 지음의 교분을 맺었다는 뜻이다.
  991. 991)청평靑萍과 결록結綠 : 청평은 명검, 결록은 아름다운 옥의 이름.
  992. 992)설촉薛燭 : 춘추시대 월나라 사람으로 칼을 잘 감정했다.
  993. 993)청평과 결록이~가치를 정하듯 : 우담의 평가를 모두들 존중할 정도로 명망이 높았다는 뜻이다. 이 문장은 당나라 이백李白의 「與韓荊州書」에 나오는 “庶靑萍結綠長價於薛卞之門”을 활용한 것이다.
  994. 994)『선문증정록禪門證正錄』 : 백파 긍선白坡亘旋(1767~1852)의 『禪文手鏡』에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자 1874년에 찬술하여 1913년에 송광사에서 간행함.
  995. 995)풍암楓嵓 : 세찰世察(1688~1767)의 법호. 속성은 밀양 박씨. 무용 수연無用秀演에게 수학하다가 무용이 입적한 후 영해 약탄影海若坦의 제자가 되어 부휴 문중의 정맥을 계승했다.
  996. 996)응암 낭윤應庵朗允(1718~1794) : 자字는 퇴옹退翁. 곡성군谷城郡 통명리通明里 출신이다. 속성은 초계草溪 최씨崔氏로 부친은 봉의鳳儀, 모친은 이씨李氏이다. 17세 때 용담龍潭 대덕에게 구족계를 받고, 18세(1735) 때 조계산 풍암 강백楓嵓講伯을 방문하여 공부하고 선禪과 교敎를 겸하여 전하고 선정과 지혜를 고르게 닦았다. 본문 「응암 선조의 행장 초고」 참조.
  997. 997)회계會溪 : 법명은 휘종輝宗(1759~1835). 송광사 북쪽 기슭에 그의 탑이 있고 동각에 진영을 모심.
  998. 998)필만畢萬 : 춘추시대 진晉나라 사람. 필공고畢公高의 후예로, 진헌공晉獻公을 섬겨 경耿나라와 곽霍나라ㆍ위魏나라를 멸망시켰다. 위지魏地에 봉해져서 대부大夫가 되자, 진나라 장복대부掌卜大夫 곽언郭偃이 “필만의 후손은 반드시 크게 번창할 것이다.(畢萬之後必大)”라고 예언한 고사가 전한다. 『春秋左氏傳』 ‘민공閔公 1년’. 필만의 후손인 위씨魏氏는 나중에 한씨韓氏ㆍ조씨趙氏와 함께 진나라를 삼분하여 제후가 되고 급기야는 전국 칠웅戰國七雄의 하나로 국세를 크게 떨쳤다.
  999. 999)광서光緖 6년 신사년(1881) : 신사년은 광서 7년에 해당하므로 일치하지 않는데 신사년에 맞추어 연도를 제시했다.
  1000. 1000)영당影堂 : 영정을 모셔 둔 사당.
  1001. 1001)김오천金梧泉 : 해은 재선海隱栽善. 금명 보정에게 수업을 받은 승려.
  1002. 1002)강회江淮 : 중국 장강長江과 회수淮水 일대. 지금의 강소성江蘇省과 안휘성安徽省 일대에 해당하는데 여기서는 남쪽 지방을 뜻하는 말로 사용됨.
  1003. 1003)감천甘泉 강원 : 지리산 천은사泉隱寺에 있던 강원. 본문 앞쪽에 관련 글이 있음.
  1004. 1004)두륜산 :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남쪽에 있는 산. 높이 703m이다. 남서쪽의 대둔산大芚山(높이 672m)과는 자매봉을 이룬다. 흔히 대둔산ㆍ대흥산大興山으로 부르기도 한다.
  1005. 1005)장춘학림長春學林 : 장춘은 대흥사로 이어지는 계곡 이름이고, 학림은 학자가 모이는 곳이라는 뜻으로 학교를 뜻함.
  1006. 1006)구곡九曲 : 장춘동 계곡이 아홉 굽이로 되어 있어서 ‘구림구곡九林九曲’으로 칭해지며 ‘구곡장춘九曲長春’이라 부르기도 한다.
  1007. 1007)무이武夷 : 산 이름. 송나라 주희朱熹가 지은 ≺武夷九曲歌≻가 유명함. 여기서는 두륜산의 경치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함.
  1008. 1008)제호醍醐 : 우유를 정제한 최고의 음료. 불도의 숭고한 경지를 이르는 말.
  1009. 1009)3대 화상 : 대흥사 표충사에는 임진왜란 때 승병장으로 활약한 휴정休靜과 그의 제자 유정惟政과 처영處英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고, 편액은 정조의 친필이다.
  1010. 1010)12대 종사宗師 : 대둔사가 배출한 풍담 의심楓潭義諶(1592~1665), 취여 삼우醉如三愚(1622~1684), 화악 문신華岳文信(1629~1707), 월저 도안月渚道安(1638~1715), 설암 추붕雪岩秋鵬(1651~1706), 환성 지안喚惺志安(1664~1729), 벽하 대우碧霞大愚(1676~1763), 설봉 회정雪峰懷淨(1678~1738), 호암 체정虎巖體淨(1687~1748), 상월 새봉霜月璽封(1687~1767), 함월 해원涵月海源(1691~1770), 연담 유일蓮潭有一(1720~1799). 대둔사 부도전에 서산 대사를 비롯하여 대둔사 13대 종사와 13대 강사 등의 부도와 비가 있다.
  1011. 1011)동東ㆍ서잠西岑과 일日ㆍ월문月門 : 대둔사의 동쪽 오심재는 해가 뜨는 곳이라 하여 ‘일문日門’이라 하고 대둔사 서쪽 오도재(오도치)는 달이 뜨는 곳이라 하여 ‘월문’이라 부른다.
  1012. 1012)미륵상 : 두륜산 진불암 위쪽에 있는 북미륵암 용화전龍華殿에는 마애 미륵상(국보 308호)이 있다.
  1013. 1013)천불千佛 : 대둔사 천불전에 봉안되어 있다. 1817년에 발원하여 경주 기림사에 불상 조성을 의뢰하였고 경주 불석산佛石山의 돌로 천불상을 만들었다. 배로 운반 도중에 표류하여 일본에 갔다가 돌아와 1818년에 봉안하게 되었다.
  1014. 1014)호광毫光 : 부처님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에서 나오는 밝은 빛.
  1015. 1015)기북驥北 : 기주冀州의 북쪽. 준마가 많이 나는 곳으로 훌륭한 인재가 모이는 곳을 말한다.
  1016. 1016)사남司南 : 주장한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기북’과 유사하게 실력자들이 모인 곳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듯하다. 최치원의 「無染和尙碑銘」에 “司南。司。守主也。南。任也。南宗。”이라 하였다.
  1017. 1017)다만 심전心田을~자주 봅니다 : 심전을 혀로 경작한다는 것은 설법한다는 뜻이고, 의지에 돌을 던진다 함은 의지는 심心이니 마음을 일깨운다는 뜻인 듯하다. 사자가 사람을 무는 것은 『傳燈錄』의 “한로축괴韓獹逐塊 사자교인獅子咬人”으로서, 진실을 파악함을 뜻한다.
  1018. 1018)가까이서부터 하여 멀리 오른다 : 『書經』 「太甲」 下에 “높은 곳에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먼 곳에 오르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과 같다.(若升高。必自下。若陟遐。必自邇。)”라는 말이 나온다.
  1019. 1019)외모(眉堂) : 원문 ‘眉堂’은 미우眉宇라는 표현을 바꾸어 쓴 듯함. 미우는 대개 눈썹 언저리를 지칭하나 문맥상 외모로 번역함.
  1020. 1020)양기羊岐 : 양을 찾으러 나갔다가 만난 갈림길이라는 말이다. 도망친 양을 잡으려고 쫓아가다가 ‘갈림길 속에 또 갈림길이 있어서(岐路之中。又有岐焉。)’ 끝내는 양을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망양지탄亡羊之歎’의 고사에서 나온 것이다. 『列子』 「說符」.
  1021. 1021)표하驃訶 : 본래는 꾸민다는 말인데 여기서는 ‘화엄’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華嚴經探玄記』에 “梵語名為健拏驃訶。健拏名雜華。驃訶名嚴飾。”이라 하였고, 최치원의 「無染和尙碑銘」에 “驃訶健拏”가 나오는데 이에 대해 ‘華嚴’이라는 협주가 달려 있다.
  1022. 1022)십문十門 : 화엄종의 2조 지엄智儼(602~668)이 법계연기를 이해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십문을 설하였고, 지엄의 이러한 십문은 그 뒤 화엄가華嚴家에서 법계연기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법문(十玄緣起無碍法門)으로 알려졌다. ① 동시구족상응문同時具足相應門(相應에 의함), ② 인다라망경계문因陀羅網境界門(譬에 의함), ③ 비밀은현구성문秘密隱顯俱成門(緣에 의함), ④ 미세상용안립문徵細相容安立門(相에 의함), ⑤ 십세격법이성문十世隔法異成門(世에 의함), ⑥ 제장순잡구덕문諸藏純雜具德門(行에 의함), ⑦ 일다상용부동문一多相容不同門(理에 의함), ⑧ 제법상즉자재문諸法相卽自在門(用에 의함), ⑨ 유심회전선성문唯心回轉善成門(心에 의함), ⑩ 탁사현법생해문託事顯法生解門(智에 의함).
  1023. 1023)삼관三觀 : 관법觀法의 내용을 셋으로 나눈 것. 천태종에서는 공관空觀ㆍ가관假觀ㆍ중관中觀, 법상종에서는 자은慈恩이 세운 유관有觀ㆍ공관ㆍ중관, 화엄종에서는 진공관眞空觀ㆍ이사무애관理事無礙觀ㆍ주편함용관周遍含容觀으로 나눔.
  1024. 1024)찬극鑽極 : 남김없이 연구한다는 뜻인데 불교 이외의 것까지 섭렵한다는 뜻으로 사용된 듯함. 『緇門警訓』에 “승려가 본업을 정미하게 하고서 찬극하여 견문을 넓힘으로써 한쪽에 매이지 않는다면 어찌 방해되겠는가.(釋子既精本業。何妨鑽極以廣見聞。勿滯於一方也。)”라고 함.
  1025. 1025)삼제三際日 : 삼세三世, 즉 과거와 현재, 미래.
  1026. 1026)지상에 우레가 돌아와 : 지뢰복地雷復 괘. 동지에 해당함. 땅을 상징하는 곤坤(☷) 괘가 위에 놓이고 진震(☳) 괘가 아래에 놓여 이루어진 괘(坤☷上 震☳下)이다.
  1027. 1027)명협蓂莢 : 요堯임금 때 나타났던 상서로운 풀. 달력풀, 책력풀. 월초에 하루 한 잎씩 나서 보름에 15잎이 되고, 16일부터 한 잎씩 떨어지는데 작은 달에는 한 잎이 마르기만 하고 떨어지지 아니한다고 함.
  1028. 1028)지상에 연못이 비춰 이르니 : 지택림地澤臨 괘. 12월에 해당함. 지뢰복 괘의 양이 자라서 지택림 괘가 됨.
  1029. 1029)돌아감만 못하다 : 원문 ‘不如歸’는 두견이의 별칭으로 촉蜀나라 망제望帝가 임금 자리를 내 주고 도망칠 때에 두견이가 울었는데, 그 뒤로 촉 땅 사람들이 두견이의 울음 소리를 들을 때면 망제를 생각한 나머지 비감에 사로잡히면서 마치 “불여귀거不如歸去(어째서 빨리 돌아가지 않느냐.)”라고 울어 대는 것처럼 들었다는 고사가 있다. 『蜀王本紀』.
  1030. 1030)등불의 남쪽이요 벼루의 북쪽에서 : 저녁 때 글을 지음을 가리킴.
  1031. 1031)‘돌아가리라’ 노래 : 동진東晉의 도연명陶淵明이 지은 ≺歸去來辭≻.
  1032. 1032)모래로 밥 짓기 : 원문 ‘蒸沙’는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 한다는 ‘蒸沙成飯’의 줄임말인 듯하다. 이는 실현 가능성이 없음을 뜻한다.
  1033. 1033)열여섯 분의 국로國老 : 송광사는 보조국사에서 시작해 16분의 국사를 배출하였다.
  1034. 1034)회남淮南 : 회수淮水 남쪽. 기온이 따스하여 풍광이 좋음.
  1035. 1035)풀을 뽑고~머리 감으며 : 행각行脚을 뜻함. 원문은 ‘撥草櫛風’. ‘撥草’는 ‘撥草瞻風’이라고 하여 잡초를 뽑아 길을 내어 가서 풍모를 우러른다는 뜻이고, ‘櫛風’은 ‘櫛風沐雨(바람에 빗질하고 비에 머리 감다.)’라고 하여 우禹가 집에 들어가지 않고 치수하느라 다닌 것처럼 객지에서 고생함을 뜻한다.
  1036. 1036)수많은 인재들 : 원문 ‘濟濟多士’는 『詩經』 「大雅」 ≺文王≻에 나오는 표현이다.
  1037. 1037)백설곡白雪曲 : 수준 높은 노래를 뜻한다. 전국시대 초楚나라 서울 언영鄢郢에서 어떤 사람이 불렀다는 〈陽春白雪曲〉으로, 그 수준이 워낙 높아 그에 화답한 자가 수십 명에 지나지 않았다 한다. 『新序』.
  1038. 1038)녹죽綠竹 노래 : 절차탁마의 내용을 담은 『詩經』 「衛風」 ≺淇奧≻을 말한다. 그 시 첫머리에 “저 기수 물굽이를 굽어보니, 푸른 대나무가 무성하도다. 아름답게 문채 나는 우리 님이여, 깎고 다듬은 듯하고 또 쪼고 간 듯하도다.(瞻彼淇奧。綠竹猗猗。有匪君子。如切如磋。如琢如磨。)”라고 하였다.
  1039. 1039)장양長養 : 몸이나 마음을 단련하여 기름.
  1040. 1040)금송錦頌 : 비단처럼 아름다운 노래. 최치원의 「智證和尙碑銘」에 “재주는 금송에 뒤져서 글을 짜내기 어렵다.(才輸錦頌文難織)”라는 구절이 있음.
  1041. 1041)편작扁鵲 : 전국시대의 의술인. 거의 죽을 뻔한 괵국虢國 태자를 살린 것으로 유명하다.
  1042. 1042)장석匠石 : 『莊子』에 나오는 유명한 장인匠人.
  1043. 1043)백락伯樂 : 춘추시대 진목공秦穆公의 신하로 있으면서 말을 감정하는 일을 맡았다.
  1044. 1044)박상전朴祥銓(?~?) : 3.1독립운동 주동자에 속하여 재판을 받은 사실이 『매일신보』 1919년 11월 8일자에 보인다.
  1045. 1045)밀쳐 대는(推敲) : 원문 ‘推敲’는 주로 글을 다듬는다는 뜻으로 쓰는데 여기서는 문맥을 중시하여 풀이하였다.
  1046. 1046)총림叢林 : 승려들의 경전 교육을 위한 강원講院, 참선 수행을 위한 선원禪院, 계율 교육을 위한 율원律院 등 세 개의 교육 기관을 모두 갖춘 사찰을 뜻함.
  1047. 1047)칠원漆園의 꿈 : 장자莊子의 호접몽胡蝶夢을 가리킴. 칠원은 장자가 벼슬살이를 한 장소. 『史記』 「莊周傳」.
  1048. 1048)용과 뱀이 서로 울부짖어 : 병진년(1916)과 정사년(1917)을 가리킴.
  1049. 1049)괴안槐安의 꿈 : 남가일몽南柯一夢. 괴안은 그 이야기에 나오는 나라 이름. 당나라 이공좌李公佐의 「南柯記」.
  1050. 1050)활안活眼 : 사리를 밝게 보는 눈.
  1051. 1051)임 공林公석진錫珍(1892~1968) : 법호는 기산綺山. 1912년에 다송에게 구족계를 받았고 중앙학림을 졸업한 다음 송광사 강사와 주지 등을 역임하고 총무원장과 동국대학교 이사장을 지냈다.
  1052. 1052)민첩(敏古) : 원문 ‘敏古’는 『論語』 「述而」 “我非生而知之者。好古敏以求之者也。”에서 온 말.
  1053. 1053)난형국제蘭兄菊弟 : 매형국제梅兄菊弟, 화형국제花兄菊弟. 자질이 뛰어난 형제를 말함. 국화는 가을에 피기 때문에 아우라 칭함.
  1054. 1054)눈빛으로 의사를~있는 자 : 원문 ‘可目語者’는 최치원의 「無染和尙碑銘」 “若若得東人可目語者”에서 온 것으로 ‘以心傳心’이라는 협주가 있다.
  1055. 1055)제살制殺 : 오행에서 편관 칠살을 제극하는 것이다. 편관은 자신을 극하는 신이므로 일명 살殺이라고도 하여 흉포한 신에 속한다. 그래서 제화制化가 있으면 편관이라 부르고 제화가 없으면 살이라 부른다.
  1056. 1056)보체保體 : 몸을 보호한다는 뜻으로, 살아 있는 사람을 축원할 때 이름 밑에 쓰는 말.
  1057. 1057)낭살狼殺 : 살殺 또는 살煞. 편관偏官 칠살七殺의 약칭이다. 편관은 일간이 음양불배우陰陽不配偶로 극을 받는 것으로, 양일생은 양간陽干에서 음일생은 음간陰干에서 극을 받는 관계가 되는 것이 편관이다. 곧 편관은 흉신으로 철저히 자신의 의사를 배반하는 신이며 이 신은 칠살 또는 단순히 살殺이라고 하여 가장 꺼리는 신이다. 칠살은 십간 오행의 일곱 번째로 각각 양은 양의 극, 음은 음의 극이 되는 작용이다.
  1058. 1058)상향尙饗 : 제사 때 읽는 축문의 맨 끝에 쓰여, ‘비록 적지만 차린 제물을 받으소서’라는 뜻으로 이르는 말.
  1059. 1059)도척盜跖 : 춘추시대 노魯나라 사람. 노나라 대부大夫 유하예柳下惠의 동생이다. 일찍이 무리 9천 명을 모아 천하를 횡행하고 다니면서 제후를 공격하고 약탈해 나중에 도척으로 불렸다고 한다.
  1060. 1060)조달調達 : 제바달다提婆達多. ⓢ devadatta. 붓다의 사촌 동생으로, 출가하여 그의 제자가 되었으나 붓다에게 승단을 물려줄 것을 청하여 거절당하자 500여 명의 비구를 규합하여 승단을 이탈하고 여러 번 붓다를 살해하려다 실패함.
  1061. 1061)주옥을 탐내는~사양하지 않는다 : 이 구절은 최치원의 「眞監和尙碑銘」을 차용하였다. 깊은 연못 속에 여용이 귀한 구슬을 물고 있다는 이야기는 『莊子』 「列禦寇」에 나온다.
  1062. 1062)원손源孫 : 태종의 차남인 효령대군(1396~1486)의 둘째 아들 서원군瑞原君 이친李의 손자이자 이신성李愼誠(1552~1596)의 조부.
  1063. 1063)범승梵僧 : 계행戒行을 지키는 승려.
  1064. 1064)기봉奇峰 : 장오藏旿(1776~1853)의 호.
  1065. 1065)침명枕溟 : 한성翰醒(1801~1876)의 호. 16세 때 팔영산八影山 선계암仙界庵으로 가서 권민權敏을 은사로 하여 삭발하였다. 춘파春坡에게 구족계를 받았고, 긍선亘璇에게 선과 참법懺法을 배운 다음 혁원奕謜의 법을 이었다.
  1066. 1066)승료僧寮 : 요사채. 승려들이 기거하는 숙사.
  1067. 1067)안승安僧 : 요사채를 가리키는 듯함.
  1068. 1068)어필각御筆閣 : 왕의 글이 있는 건물. 현재 현판은 ‘御書閣’으로 되어 있다.
  1069. 1069)비각碑閣 : 서유린徐有隣(1738~1802)이 1791년에 지은 「西山大師表忠祠紀蹟碑銘」과 연담 유일蓮潭有一(1720~1799)이 1792년에 지은 「建祠事跡碑銘」이 있다.
  1070. 1070)화주化主 : 세상을 교화하는 주인, 곧 부처님을 말하나, 일반적으로는 가방화주街坊化主, 또는 가방 공양주街坊供養主를 말함. 즉 거리에 나가서 여러 사람들에게 시물施物을 얻으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부처님과의 인연을 맺게 하는 동시에, 그 절에서 쓰는 비용을 마련하는 승려를 말함.
  1071. 1071)총섭㹅攝 : 현재의 본사本寺 주지급主持級에 주어졌던 직책명이다.
  1072. 1072)도승통都僧統 : 조선 후기 규정소糾正所나 표충사 등의 책임자 승려. 1703년(숙종 29)에 전라도의 승려 통감統監 기관으로 좌ㆍ우 규정소가 각각 송광사松廣寺와 금산사金山寺에 설치되고, 도승통이 그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이후 경상도에도 규정소가 설치되는 등 점차 확산되었다. 정조는 여기서 더 나아가 용주사龍珠寺를 오규정소五糾正所의 하나로 지정하여 전국의 승려와 교단을 통솔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고, 용주사 주지 사일獅馹을 팔도도승통八道都僧統으로 임명하였다. 그러나 오규정소의 승통제는 정조 사후 유명무실해졌다.
  1073. 1073)대각등계大覺登階 : 나라에서 지위가 높은 승려에게 내렸던 칭호.
  1074. 1074)같은 해~소란하였을 때 : 흥선대원군의 천주교도 학살ㆍ탄압에 대항하여 프랑스 함대가 강화도에 침범한 병인양요丙寅洋擾를 가리킨다.
  1075. 1075)윤자승尹滋承(1815~?) : 본관은 파평, 자는 중무仲茂. 경상남도 창녕 출신. 1859년(철종 10) 증광문과에 갑과로 급제, 이조참의ㆍ사간원대사간과 승지를 지낸 뒤 1865년(고종 2)에 전라도 암행어사로 출두하여 관기를 다스리고 잠시 의주부윤을 지냈다.
  1076. 1076)관보關報 : 공문을 보내 알림.
  1077. 1077)광양光陽 성이 함락되고 : 1869년 3월 전라남도 광양에서 70여 명의 난민과 가담자 등 300여 명이 광양현성을 침입하여 군기고를 습격하고 현감 윤영신尹榮信을 사로잡고 인부印符를 탈취한 뒤 사창社倉을 부수고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눠 주었다. 이 민란은 3일 만에 진압되어 주모자들은 서울로 압송되어 모반 대역죄로 능지처참되었고, 난도亂徒 44명은 좌수영에서 효수되었는데, 이 민란은 당시 민란 중 최초의 병란적 성격을 갖는다.
  1078. 1078)승가리僧伽黎 : ⓢ saṃghāṭī. 가사袈裟 가운데 가장 크므로 대의大衣, 베 조각들을 거듭 이어서 만드므로 중의重衣, 조條의 수가 가장 많으므로 잡쇄의雜碎衣라고 한다. 중간 가사는 울다라승鬱多羅僧(ⓢ uttara-āsaṅga)으로, 윗도리에 입으므로 상의上衣ㆍ상착의上著衣, 대중이 모인 의식 때 입으므로 입중의入衆衣라고 한다. 내의로 입는 가사는 안타회安陀會(ⓢ antarvāsa), 중숙의中宿衣라고 한다.
  1079. 1079)대구품大九品 : 가사袈裟 여든한 벌을 만드는 일.
  1080. 1080)시왕생칠재十王生七齋 : 생전예수시왕생칠재生前豫修十王生七齋의 준말. 살아 있는 동안에 진 빚을 참회하고 다음 생의 복을 미리 닦는 의식. 죽은 이를 심판하는 열 명의 왕을 명부시왕冥府十王이라 하고, 살아 있을 때 미리 7일 동안 사십구재와 같은 의식을 봉행하므로 ‘생칠生七’이라고 한다.
  1081. 1081)작법作法 : 불교 의식에 사용되는 무용을 작법이라고 하는데 주로 일정한 장단과 리듬이 없이 범패를 반주로 추는 것이어서 대개는 법당 안에서 조용히 추는 춤이다.
  1082. 1082)창화倡和 : 남의 시운에 맞추어 시를 지음. 시가를 주고받음.
  1083. 1083)신석희申錫禧(1808~1873) : 본관은 평산平山, 자는 사수士綬, 호는 위사韋史. 대사헌ㆍ규장각제학ㆍ이조판서ㆍ예조판서 등을 지냈으며, 글씨에 능하였다.
  1084. 1084)조석형曺錫亨(1794~?) : 본관은 창녕, 자는 치겸穉謙. 1834년 식년시에 급제.
  1085. 1085)권돈인權敦仁(1783~1859) : 본관은 안동, 자는 경희景羲, 호는 이재彛齋.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을 지냈다. 원상으로 잠시 국정을 맡았다.
  1086. 1086)심응태沈膺泰(1803~?) : 본관은 청송, 자는 사원士元. 1834년 식년시에 급제.
  1087. 1087)오취선吳取善(1804~?) : 본관은 해주海州, 자는 순위舜爲. 1868년 경상도 관찰사로 있으면서 지방 방비에 힘썼으며, 한성판윤으로 있을 때는 부패한 포도청을 대신해 민간의 송사를 담당하였다.
  1088. 1088)이범진李範晋(1852~1911) : 자는 성삼聖三, 본관은 전주. 1879년(고종 16) 문과에 급제, 왕비 민씨의 사랑을 받아 궁중에 출입, 친로파 안경수安駉壽 등과 같이 궁중 세력을 잡고 친일파를 몰아내고 일본 장교에게 훈련을 받은 훈련대를 해산하는 등 일본색 일소에 노력하였다.
  1089. 1089)호계虎溪 : 중국 강서성江西省 여산廬山의 시냇물. 「廬山記」에 “샘물이 동림사東林寺 아래를 돌다 호계로 흘러들어 간다. 동진東晉 혜원慧遠이 손님을 전송하면서 이곳을 지나는데 때마침 범이 울었기 때문에 호계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 뒤로 혜원이 손님을 전송할 때 호계를 넘어가지 않았다. 당시 문인 도연명陶淵明과 도사 육수정陸修靜을 전송할 때 이야기를 나누다 마음이 맞아 지나는 줄도 모르고 호계를 지났는데, 이로 인하여 서로를 바라보고 크게 웃었다.”라고 전한다.
  1090. 1090)원당願堂 : 죽은 이의 화상畵像이나 위패位牌를 모시고 그 원주願主의 명冥을 빌던 법당.
  1091. 1091)무기년戊己年 : 1905년 을사조약과 1907년 정미 7조약과 고종의 양위, 군대 해산을 계기로 의병투쟁이 전개되었는데, 이에 대해 일본은 1908년 5월 경기도ㆍ충청도ㆍ강원도 일부 지방에 제6사단의 보병 제23연대를, 서울ㆍ평안도ㆍ황해도에 제7사단의 보병 27연대를 각각 파견하여 의병 탄압에 주력하였다. 그에 따라 전국적인 의병 활동이 위축되었지만 호남 지역은 유지되었다. 이 때문에 일본군 사령부는 1909년 9월 1일부터 약 2개월간 ‘남한대토벌작전’을 지휘하며 호남 의병을 철저히 탄압하기 시작했다. 무신년은 1908년, 기유년은 1909년이다.
  1092. 1092)청진암(淸眞蘭若) : 현재 송광사 부도암 위쪽에 청진국사 부도와 청진암 터가 있다.
  1093. 1093)명사明師 : 풍수지리에 밝은 사람.
  1094. 1094)숙덕宿德 : 학식과 덕망을 쌓은 선비.
  1095. 1095)옥룡玉龍 : 신라 말의 승려 도선道詵(827~898)의 자. 음양지리설陰陽地理說과 풍수지상법風水地相法을 담은 『道詵秘記』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1096. 1096)일행一行(683~727) : 당나라 승려. 시호는 대혜선사大慧禪師. 현종의 명을 받아 새로운 달력 대연력大衍曆을 만들었다. 도선이 일행에게 음양술수와 풍수지리설을 배웠다고 한다.
  1097. 1097)유인游刃 : 일을 처리하는 데 매우 익숙하여 침착하고 여유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인데 여기서는 비결을 시원하게 파헤침을 가리킴. 『莊子』 「養生主」 ‘庖丁解牛’의 고사에서 요리사가 소 잡는 일에 익숙해져, 살을 가를 때 살점과 살점 사이에 틈이 있는 곳으로 칼을 쓰는 것이 여유롭다는 데서 비롯된 말.
  1098. 1098)사격四格과 오산五山ㆍ팔괘八卦ㆍ구성九星 : 사격은 원형이정元亨利貞, 오산은 동국의 명산으로 꼽히는 북쪽 묘향산妙香山ㆍ서쪽 구월산九月山ㆍ동쪽 금강산ㆍ중앙 삼각산三角山ㆍ남쪽 두류산이다. 구성은 만물을 아홉 가지로 구분하는 것인데, 일백수성一白水星ㆍ이흑토성二黑土星ㆍ삼벽목성三碧木星ㆍ사록목성四綠木星ㆍ오황토성五黃土星ㆍ육백금성六白金星ㆍ칠적금성七赤金星ㆍ팔백토성八白土星ㆍ구자화성九紫火星이다.
  1099. 1099)용을 찾고 : 산의 형세를 살펴 그 진위眞僞와 생사를 판단하는 일.
  1100. 1100)요철낭서腰鐵囊書 : 요철은 지남침, 낭서는 지리서를 말하는 듯함.
  1101. 1101)발관發關 : 상관이 하관에게 공문을 보냄.
  1102. 1102)행해당行解堂(行堂) : 원문 ‘行堂’은 사찰 나그네가 묵는 방을 가리키는데, 명부전을 ‘㝠殿’이라고 표현했기에 ‘行堂’은 행해당을 줄인 표현으로 해석된다.
  1103. 1103)초제招提 : 사찰의 다른 이름. ⓢ catur-diśa. 사방四方이라는 의미.
  1104. 1104)계하啓下 : 임금의 재가裁可.
  1105. 1105)창평군昌平郡 : 1914년에 폐지되어 담양군에 병합되었다.
  1106. 1106)이범진李範晋(1852~1911) : 자는 성삼聖三, 본관은 전주. 1879년(고종 16) 문과에 급제, 왕비 민씨의 사랑을 받아 궁중에 출입, 친일파를 몰아내고 일본 장교에게 훈련을 받은 훈련대를 해산하는 등 일본색 일소에 노력하였다. 1895년(고종 32) 을미사변이 일어나 민심이 소란한 틈을 타서 정권을 탈환하려고 경복궁을 습격했으나 실패하고, 이듬해 1896년(건양 1) 2월 인천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군함으로부터 군인을 끌어들여 시위한 후 고종 황제와 황태자를 모셔 내어 아관파천俄館播遷을 단행, 그해 7월 군인과 경찰을 경복궁에 보내 총리 대신 김홍집金弘集과 농상공무 대신 정병하鄭秉夏 등을 잡아 죽이고 친일파를 역적으로 몰아 많은 희생자를 내게 하고 박정양朴定陽을 수반으로 친로파 내각을 조직하였다. 벼슬은 내무협판內務協辦과 법무 대신 등을 역임했으며 노일 전쟁 후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 러시아 방면에서 방랑하다가 죽었다.
  1107. 1107)현릉玄陵 : 황해북도 개풍군 해선리에 있는 고려 공민왕의 무덤.
  1108. 1108)현릉이 ‘동방~도량’이라 일컬었다고 : 『懶翁禪師語錄』 「塔銘」에 “신해년(1371) 8월 26일에 임금(공민왕)이 공부상서 장자온張子溫을 보내 편지와 도장과 법복과 발우를 내리시고는 ‘왕사 대조계종사 선교도총섭 근수본지 중흥조풍 복국우세 보제존자王師大曹溪宗師禪敎都摠攝勤修本智重興祖風福國祐世普濟尊者’로 봉封하시고, 동방 제일 도량인 송광사에 계시라고 명하셨다.”라는 기록이 있다.
  1109. 1109)획하劃下 : 주어야 할 것을 한 번에 다 주지 아니하고 나누어 줌.
  1110. 1110)홍문虹門 : 무지개처럼 반원형으로 지은 문.
  1111. 1111)윤웅렬尹雄烈(1840~1911) : 본관은 해평海平이고 충청남도 아산 출신이며 자는 영중英仲, 호는 반계磻溪이다. 윤치호尹致昊의 아버지이다. 1856년(철종 7) 무과에 합격하였고, 1880년 수신사 김홍집金弘集의 수행원으로 일본에 동행하였다. 1884년 갑신정변에 가담하여 개혁이 단행될 때 형조판서ㆍ한성부좌윤에 임명되었다. 갑신정변이 실패하자 1886년 4월부터 1894년 6월까지 능주(현재의 화순)로 유배되었다. 1896년 전라남도 관찰사로 발령 받았고 전라남도재판소 판사를 겸하였다. 또한 이 해부터 수 년에 걸쳐 중추원 의관을 맡았다. 1900년 전라남도 관찰사, 1902년 중추원의관ㆍ임시서리로 발령 받았다. 1910년 10월 7일 ‘한일합병’에 대한 공로로 남작 작위를 받았다.
  1112. 1112)황도皇圖 : 황제의 계획. 나라의 운명을 말함.
  1113. 1113)도감都監 : 절에서 돈이나 곡식 따위를 맡아보는 직책, 또는 그 사람.
  1114. 1114)별좌別座 : 절에서 식사ㆍ의복ㆍ방석ㆍ이부자리 등을 담당하는 직책,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
  1115. 1115)금어비구金魚比丘 : 불상을 그리는 비구.
  1116. 1116)극락도사極樂導師 : 극락으로 인도하시는 분.
  1117. 1117)세지勢至 : 아미타불의 오른쪽에 있는 보처補處 보살. ⓢ Mahasthama-prapta. 마하살타마발라발다摩訶薩馱摩鉢羅鉢跢. ‘대세지’ 또는 ‘득대세得大勢’라고 함.
  1118. 1118)섭호攝護 : 부처님이 중생을 광명 속에 받아들여 보살핌.
  1119. 1119)기원(祇桓) : 기원정사祇園精舍(祇洹精舍).
  1120. 1120)음광飮光 : ⓢ kāśyapa. 가섭迦葉. 마가다국magadha國 출신으로, 엄격하게 수행하여 두타제일頭陀第一이라 일컬음. 바라문의 여자와 결혼했으나 가정생활을 싫어하여 아내와 함께 출가하여 붓다의 제자가 됨. 붓다가 입멸한 직후, 왕사성王舍城 밖의 칠엽굴七葉窟에서 행한 제1차 결집結集 때, 의장이 되어 그 모임을 주도함.
  1121. 1121)우전국優塡國(于闐國) 왕의 믿음 : 우전국은 타클라마칸Taklamakan사막의 남서쪽에 있는 불교가 성행한 나라. 해남 미황사 사적비에, “신라 경덕왕 8년(749년), 의조義照 화상의 꿈에 금인金人이 나타나 ‘나는 본래 우전국의 왕인데, 금강산이 일만불一萬佛을 모실 만하다 하여 배에 싣고 갔더니, 이미 많은 사찰들이 들어서서 봉안할 곳을 찾지 못하여 되돌아가던 길에 여기가 인연토因緣土인 줄 알고 멈추었다. 경전과 불상을 소에 싣고 가다가 소가 멈추는 곳에 절을 짓고 모시면 국운과 불교가 함께 흥왕하리라.’라 하였다.”라고 한다.
  1122. 1122)비수천주毘首天主 : 비수갈마천毘首羯磨天. ⓢ viśvakarman. 제석천帝釋天의 신하로 공작工作을 담당하는 신.
  1123. 1123)주세불主世佛 : 법당에 모신 부처 가운데서 주主가 되는 부처. 말세에 출현하여 새로운 정법회상을 열어 세상을 바로잡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부처님.
  1124. 1124)보처존補處尊 : 주불主佛의 좌우에서 모시는 보살.
  1125. 1125)윤위산輪圍山 : 철위산鐵圍山. ⓢ cakravāḍa-parvata. 수미산의 사주四洲를 둘러싸고 있는 쇠로 된 산.
  1126. 1126)48대원大願의 지난~발원한 원력願力이요 : 서방 정토에 있는 아미타불이 법장보살일 때 48대원을 세우고 5겁 동안 수행을 거듭한 결과 서원과 수행을 성취하여 지금으로부터 10겁 이전의 옛날에 부처가 되어 서쪽 안국정토에서 설법을 펼치고 있다. 『無量壽經』.
  1127. 1127)선근善根 : 좋은 과보를 받을 만한 좋은 인因.
  1128. 1128)화현化現 :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중생의 소질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화하여 나타나는 것.
  1129. 1129)백옥처럼 밝은~않음이 없도다 : 아미타불에 대한 찬탄의 구절로, 『僧家禮儀文』 등에 나온다.
  1130. 1130)좌보左補 : 아미타불을 왼쪽에서 보좌하는 관세음보살.
  1131. 1131)우보右補 : 아미타불을 오른쪽에서 보좌하는 대세지보살.
  1132. 1132)경점更點 : 성곽이 있는 곳에 북과 징을 쳐서 시간을 알리는 일을 이르던 말.
  1133. 1133)공사供司 : 밥을 짓는 소임을 맡은 승려.
  1134. 1134)종지種智 : 모든 현상의 있는 그대로의 평등한 모습과 차별의 모습을 두루 아는 부처의 지혜.
  1135. 1135)영산회靈山會 주별晝別 : 영산회는 석가여래가 영취산靈鷲山에서 제자들을 모아 설법하던 모임. 「靈山會晝別」은 뒤에 기록된 「㝠王夜別疏」와 같이 망자를 천도하는 의식에서 사용된 글이다. 주별은 낮에, 야별夜別은 밤에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1136. 1136)섭수攝受 : 자비심으로 중생을 포용하여 가르쳐서 인도함.
  1137. 1137)칠취七趣 : 지옥, 아귀餓鬼, 축생畜生, 인간, 신선, 천상, 아수라阿修羅 등의 세계를 일컫는 말.
  1138. 1138)삼단三壇 : 상단은 불보살을 모시는 단상, 중단은 팔부신장을 비롯한 호법선신을 모시는 단상, 하단은 영혼의 위패가 모셔진 단상.
  1139. 1139)홍려鴻臚 : 후한 때에 마등摩騰과 법난法蘭이 처음으로 불교 경전을 가지고 와서, 외국인을 접대하던 관청 홍려시鴻臚寺에 머물렀다. 이후로 사寺가 사찰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1140. 1140)7축의 영문靈文 : 『妙法蓮華經』 7권을 가리킴.
  1141. 1141)두 존尊 : 문맥상 석가세존과 염마왕을 가리킴.
  1142. 1142)업경대業鏡臺 : 업경業鏡. 지옥에 있는 염라대왕이 중생의 죄를 비추어 보는 거울.
  1143. 1143)타화천他化天 :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파라유마파사波羅維摩婆奢. 욕계欲界 6천天 가운데 제6천이다. 다른 세계에서 만들어 낸 욕망의 대상을 자유자재로 수용하여 즐거움을 누리는 세계.
  1144. 1144)가라궁迦羅宮 : 사가라沙迦羅궁을 가리키는 듯함. 사가라는 8대 용왕의 하나. 사가라는 큰 바다란 뜻. 고대로부터 비를 내려 주는 신으로서 널리 숭앙받고 있으며, 특히 불교에서는 불법을 수호해 주는 대표적인 호법신이다.
  1145. 1145)팔부천룡八部天龍 : 불법을 지키는 신장神將들. 곧 천天, 용龍, 야차夜叉(Yaksa), 건달바乾達婆(Gandharra), 아수라阿脩羅(Asura), 가루라迦樓羅(Garuda), 긴나라緊那羅(Kimnara), 마후라가摩喉羅伽(Mahoraga).
  1146. 1146)우두향牛頭香 : 마라야摩羅耶산에서 나는 전단향의 이름. 그 향을 몸에 바르면 불구덩이에 들어가도 타지 않는다. 40권본 『華嚴經』 권14.
  1147. 1147)용안과龍眼果 : 용안육龍眼肉. 용안龍眼, 즉 무환자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의 열매. 자양분이 많고 단맛이 있다.
  1148. 1148)규각虬角 : 바다코끼리의 송곳니.
  1149. 1149)쌓입니다(飣飣) : 앞의 ‘鬪鬪’와 함께 『禪要』 「晚參」에 나오는 표현이다.
  1150. 1150)지관智觀 : 광대지혜관廣大智慧觀. 진관, 청정관, 비관悲觀, 자관慈觀과 함께 관세음보살의 오관五觀이라고 함. 『觀世音菩薩普門品』.
  1151. 1151)범음梵音 : 범패梵唄. 불교의 의식 음악.
  1152. 1152)해조음海潮音 : 중생이 나무관세음보살이라고 염불함에 대하여 관세음보살이 때를 가리지 않고 이익을 주는 것을 해조 소리에 비유한 것.
  1153. 1153)패음唄音 : 경전을 외우는 소리.
  1154. 1154)제주帝珠 : 제석천帝釋天의 구슬. 제석천은 욕계 제2천인 도리천의 주인이며, 수미산 위의 선견성善見城에 살면서 중턱에 있는 사천왕을 거느리고 불법과 불제자를 보호한다. 제석천이 사용하는 강력한 무기는 인다라망因陀羅網이다. 이것은 제석천궁에 장엄되어 있는 그물로, 수많은 보배 구슬로 이루어져 있어 흔들면 서로 빛을 발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적을 물리친다.
  1155. 1155)상호相好 : 부처가 갖추고 있는 신체의 크고 작은 특징.
  1156. 1156)연대蓮臺 : 연꽃 자리. 정토에 왕생하는 이가 앉는 9종의 연화대를 구품연대九品蓮臺라 함.
  1157. 1157)선소宣疏 : 불전佛前 등에서 바라는 취지 등을 진술하는 것.
  1158. 1158)십전十殿 : 명계冥界 시왕十王의 처소.
  1159. 1159)아비阿鼻 : 여덟 가지 지옥 중에 가장 아래층에 있는 지옥. ⓢ avīci. 무간無間이라 번역.
  1160. 1160)의정依正 : 의보依報와 정보正報. 부처나 중생의 몸이 의지하고 있는 국토와 의식주 등을 의보, 과거에 지은 행위의 과보로 받은 부처나 중생의 몸을 정보라고 함.
  1161. 1161)오도五道 : 천도天道ㆍ인도人道ㆍ아귀도餓鬼道ㆍ축생도畜生道ㆍ지옥도地獄道.
  1162. 1162)비로毘盧 : 비로자나毘盧遮那의 준말. ⓢ Vairocana. 몸의 빛, 지혜의 빛이 법계에 두루 비쳐 가득하다는 뜻으로, 부처의 진신을 일컫는 말이다.
  1163. 1163)중음中陰 : 중유中有, 중온中蘊. 중생이 죽어서 다음 생을 받을 때까지의 49일 동안.
  1164. 1164)어산魚山 : 범패를 하는 승려. 범패 수도장의 발상지를 가리키기도 함. 인도는 이민달라산, 중국은 어산이 범패의 발상지라고 한다.
  1165. 1165)우두산牛頭山 : 산봉우리 모양이 소 머리 같은데, 이곳에서 나는 향을 우두전단향牛頭旃檀香이라 한다. 몸에 바르면 불에 들어가도 불이 사르지 못하며, 제천諸天들이 아수라阿脩羅와 싸울 때 칼이 헌 데에 바르면 곧바로 아물었다고 함.
  1166. 1166)밝은 구슬과 육환장六環杖(環錫) : 지장보살이 어둠을 밝히는 마니주摩尼珠를 들고 육환장(고리 여섯 개 달린 석장)으로 지옥문을 열어 지옥중생을 구제한다고 한다.
  1167. 1167)순타純陀 : ⓢ cunda. 대장장이의 아들로, 붓다가 쿠시나가라(kuśinagara)에서 입멸하기 직전에 그에게 버섯 요리를 바침.
  1168. 1168)제위提韋 : 배선사국裵扇闍國 바라문婆羅門 종성의 부유한 여인. 남편이 죽고 아들이 없었으므로 과부로 살다가 자기 소유를 모두 보시하고 자신을 불태우려고 하다가 발지바鉢底婆(변재辯才)의 가르침에 따라 열 가지 선한 금계를 받음. 『未曾有經』.
  1169. 1169)삼도三途 : 지옥地獄, 아귀餓鬼, 축생畜生.
  1170. 1170)극락 구품九品 : 하품하생부터 상품상생까지의 구품연대九品蓮臺.
  1171. 1171)연태蓮胎 : 연꽃을 통해 서방정토에 태어남을 가리킨다. 『觀經』.
  1172. 1172)아뇩달지阿耨達池 : 아뇩달은 ⓢ anavatapta의 음사. 무열無熱ㆍ무열뇌無熱惱라고 번역. 향취산香醉山의 남쪽, 대설산大雪山의 북쪽에 있다는 상상의 연못. 여기에 용왕이 살며, 맑은 물이 흘러내려 섬부주贍部州를 비옥하게 한다고 함.
  1173. 1173)옥호玉毫 : 32상相의 하나. 부처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
  1174. 1174)동전 셋을~뚫어 얻었다 : 옛날 악생왕惡生王이 동산에서 황금 고양이를 보고는 사람을 보내 땅을 파 보니, 3섬들이 구리쇠 독을 하나 얻었는데 거기에는 금전이 가득 차 있었다. 좀 더 깊이 파다가 또 독 하나를 얻었다. 이렇게 하여 세 개의 독을 얻었다. 또 곁으로 파다가 거기서도 구리쇠 독을 얻었다. 쉬지 않고 자꾸 파서 5리에 이르는 동안 모두 구리쇠 독을 얻었는데 거기에도 금전이 가득 차 있었다. 악생왕은 매우 이상히 여겨 곧 존자 가전연迦栴延에게 가서 그 돈을 얻은 내력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과거의 그 인이 뭐냐고 물었다. 존자는 대답하였다. “자세히 들으십시오. 먼 옛날 91겁 전 비바시불毘婆尸佛의 끼친 법이 있을 때 여러 비구들이 네거리에 높고 큰 자리를 만들고 그 위에 발우를 얹어 두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세상에 누가 이 든든한 창고 안에 돈을 넣겠는가? 이 창고에 넣은 돈은 물도 띄울 수 없고 불도 태울 수 없으며, 왕도 빼앗을 수 없고 도둑도 겁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때 어떤 가난한 사람이 마침 나무를 팔아 돈 세 전을 얻은 것이 있었는데, 그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곧 그 돈을 모두 발우에 넣고 성심으로 발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집을 향해 5리쯤 걸어오면서 걸음마다 기뻐하고, 집 문에 이르러서는 보시한 그곳을 향해 진심으로 발원하고는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때의 그 가난한 사람이 바로 지금의 왕입니다. 왕은 과거에 세 전을 보시한 인연으로 말미암아 세상마다 존귀하여 그런 세 개의 돈 항아리를 얻었으며, 5리 동안 걸음걸음마다 기뻐한 인연으로 항상 5리 안에 그런 돈이 있게 된 것입니다.” 왕은 전생의 인연을 듣고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雜寶藏經』 9권 103 ‘金猫因緣’.
  1175. 1175)겁파刼波 : 겁劫, 또는 겁파劫簸라고도 한다. 한 세계가 만들어져서 존속되다가 파괴되어 무無로 돌아가는 한 주기를 말한다.
  1176. 1176)선영홍宣永鴻 : 본명 선형수(1861~1924). 본관 보성. 도양면 관리(현 도덕면)에서 태어나 거금도 지역인 금산면을 기반으로 부를 이루었다. 고흥 최초의 무역상으로 알려진 선영홍은 중국과 일본으로 우뭇가사리를 수출해서 고흥 제일의 거부가 되어 재산이 3만 석에 이르렀다. 그는 1904년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134칸의 한옥을 짓고 보은으로 이주하면서 두원면과 과역면, 점암면, 영남면 등 네 개면 일대에 보유하고 있던 토지를 소작인들에게 나눠 줬다. 소작인들은 십시일반으로 쇠붙이를 모아 1922년 두원면에 철로 된 그의 시혜비施惠碑를 세웠다. 철비는 현재 보은에 있는데 지난 2004년 도로 공사로 인해 옮겨 갔다고 한다.
  1177. 1177)장남박張南搏 : 거금도 고흥군 금산면 신촌리에 장남박 면장의 행적을 기념하는 비가 1941년에 세워져 전해진다.
  1178. 1178)화華 지역인의~가지 축원 : 요堯임금 때에 화 땅의 봉인封人(관직)이 수壽, 부富, 다남자多男子라고 하는 세 가지로써 임금을 축도祝禱했다. 화봉삼축華封三祝. 『莊子』 「天地」.
  1179. 1179)기자箕子의 다섯 가지 복 : 주周 무왕武王의 물음에 대해 기자가 답변한 홍범구주洪範九疇에 나옴. 오래 사는 것(壽), 부유함(富), 안락함(康寧), 덕을 좋아하는 것(攸好德), 늙어서 편히 죽는 것(考終命). 『書經』.
  1180. 1180)순씨荀氏 팔룡八龍 : 한나라 말엽 순숙荀淑이 낳은 여덟 명의 훌륭한 아들을 일컬음. 그중 순곤荀緄은 제남상濟南相을 역임했고, 조조曹操를 보필한 순욱荀彧을 낳았다.
  1181. 1181)주나라의 90세 : 장수함을 뜻함. 『禮記』 「文王世子」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문왕이 무왕에게 말하기를, “너는 무슨 꿈을 꾸었느냐?”라고 하니, 무왕이 답하기를 “꿈에 천제께서 저에게 구령九齡을 주셨습니다.”라고 했다. 문왕이 “너는 그것을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무왕이 “서방에 아홉 나라가 있으니 군왕께서 마침내 진무鎭撫하실 듯합니다.”라고 하였다. 문왕이 “아니다. 옛날에는 나이를 령齡이라 말했으니 이(齒)도 또한 령이다. 내 수명은 100세이고 네 수명은 90세니 내가 너에게 세 살을 주겠다.”라고 하였다. 문왕은 97세에 임종하고 무왕은 93세에 임종하였다.
  1182. 1182)명왕明王 : ⓢ Vidyārāja. 부처의 명을 받아 마장魔障의 항복을 받고 물리친다는 밀교 특유의 분노존忿怒尊으로, 불교 제존의 분류에서 여래, 보살 다음인 제3류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무서운 외모, 격한 자태의 분노형으로 다면광비多面廣臂한 것이 많고, 무기를 가지고 불꽃에 휩싸이며, 매우 강포하며 괴이한 모습으로 나타내는 것이 통례이다.
  1183. 1183)팔부성중八部聖衆 : 팔부신장八部神將, 팔부신중八部神衆, 천룡팔부天龍八部, 용신팔부龍神八部. 인도에 예로부터 전하여 내려오던 신들 가운데 여덟 신을 하나의 군으로 수용해서 불교의 수호신으로 삼아 조성한 상을 말한다.
  1184. 1184)범석梵釋 : 색계 초선천初禪天의 왕인 범천梵天과 수미산 정상에 있는 도리천忉利天의 왕인 제석帝釋을 일컬음.
  1185. 1185)수라修羅 : ⓢ Asura. 제석천과 싸움을 그치지 않는 신.
  1186. 1186)방생傍生 : 몸을 옆으로 누이고 다니는 벌레, 새, 물고기 따위의 생물.
  1187. 1187)신기神祇 : 하늘의 신을 신神, 땅의 신을 기祇라 하고, 합해서 신기라 한다.
  1188. 1188)사성四聖과 육범六凡 : 사성은 불佛ㆍ보살菩薩ㆍ연각緣覺ㆍ성문聲聞의 사계四界. 육범은 십계十界 가운데 여섯 가지 범부의 세계인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
  1189. 1189)아난해阿難海는 밤에~아룀을 들었고 : 아난해, 즉 아난이 홀로 있을 때 얼굴이 불타는 ‘면연面然’이라는 아귀가 나타나서는 3일 후에 아난의 운명이 다하여 아귀로 환생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아난이 세존께 방법을 묻자 세존께서는 다라니를 일러 주어 암송하게 하였다. 『佛說救面然餓鬼陀羅尼神呪經』.
  1190. 1190)양梁 무제武帝는~부탁을 받았습니다 : 양 무제가 538년에 꿈속 신승神僧의 가르침을 따라 수륙재의를 마련했다고 한다.
  1191. 1191)영 공英公 : 당나라 고종 시대에 도영道英 선사가 북산사北山寺에서 수륙재를 봉행했다고 한다. 도영은 처음에 태행산太行山에 숨어 지내다가 나중에 용대택龍臺澤에 이르러 물고기가 노니는 것을 보고는 마음에 들어 옷을 벗고 연못 속으로 들어갔다가 이레 만에 나오는 등 행동거지가 기궤奇詭하였다.
  1192. 1192)양자楊子 : 양악楊鍔(974~1020). 동천추관東川推官. 『水陸儀文』 3권을 찬술했다고 하는데 전하지는 않고, 송나라 종효宗曉가 편찬한 『施食通覽』에 수록된 「水陸大齋靈跡記」나 「水陸齋儀文後序」 등을 통해 대강을 짐작할 수 있다.
  1193. 1193)명문明文 : 법령 중에서 어떤 사항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조항.
  1194. 1194)육도陸島 : 대륙에 가까운 섬.
  1195. 1195)선자禪子 : 선을 닦는 이.
  1196. 1196)사백舍伯 : 남에게 자기 맏형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
  1197. 1197)수시壽詩 : 생일 축시.
  1198. 1198)축강祝崗 : 산등성이처럼 오래 살기를 축원함. 『詩經』 「小雅」 ≺天保≻의 “산등성이 같고 구릉같이(如岡如陵)”의 구절에서 나옴.
  1199. 1199)형제의 정(鴒情) : 『詩經』 「小雅」 〈常棣〉에 “저 할미새 들판에서 호들갑 떨듯, 급한 때는 형제들이 서로 돕는 법이라오. 항상 좋은 벗이 있다고 해도 그저 길게 탄식만을 늘어놓을 뿐이라오.(鶺鴒在原。兄弟急難。每有良朋。況也永歎。)”라는 구절에서 나온 말.
  1. 1){底}松廣寺所藏筆寫本。
  2. 2)目次。編者作成補入。
  3. 1)「文」一字。編者補入。
  4. 1)此• 標者。撰者親筆原稿(底本)中。加漆「删」字及削除線處標示也。其「删」字及削除線處。此書撰者。意中不合。以爲削除。然而編者。不削而全載。以ㆍ標示之。以下倣此。
  5. 1)「道」通用「導」{編}。
  6. 1)「衙」疑「衛」{編}。
  7. 1)「白」下疑脫「米」{編}。
  8. 1)「券」疑「卷」{編}。
  9. 2)「甜」疑「憩」{編}。
  10. 1)「噵」疑「道」{編}。
  11. 1)「雨」下疑脫「以」{編}。
  12. 1)「甛」疑「憩」{編}。
  13. 1)「黎」疑「梨」{編}。
  14. 1)「倅」通「卒」{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