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무주경책(無住警策) / 警策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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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경책無住警策
긍선亘璇
성재헌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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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책 서
옛날에 서암 화상瑞岩和尙1)께서는 늘 방장실에서 “주인공!” 하고 부르고 스스로 “예.” 하고 대답하였으며, “정신 바짝 차려라.” 하고는 또 “예.” 하고 대답하셨다. 또 “주인공!” 하고 부르고는 “예.” 하고 대답하고, “나중 훗날에도 남들에게 속지 말거라.”라고 하고는 또 “예, 예.” 하고 대답하셨다.
송하겠다.

我人山上逢三毒   아상과 인상의 산에서 삼독을 만나고
逆順境中遇八風   역경과 순경 속에서 팔풍2)을 만나
惑苦紛紜難制止   미혹과 고통 분분하고 제지하기 어려우니
也宜頻喚主人公   주인공을 자주자주 불러야 마땅하지
그래서 호號를 삼낙자三諾子(세 번 스스로 대답한 사람)라 하였다.

용이나 호랑이, 봉황이나 난새 같은 자들은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겠지만 그 나머지 양이나 말 같은 부류야 어찌 잘 다스려짐이 없겠는가? 이 방법으로 (정각正覺에) 들어간 자들이 고금에 파다하다. 그래서 무주옹無住翁께서 오묘한 깨달음의 산(妙覺山)에 있는 선정의 암자(禪那庵)에 머무시며 달빛 밝은 돈대 아래에서 맑은 바람을 마시고 맑은 바람 부는 누각 위에서 밝은 달빛을 즐기면서 구속됨도 없고 얽힘도 없이 맘껏 자유롭게 노닐고, 반듯한 방장실方丈室에 베개를 놓고 높이 누웠다가, 홀연히 어느 날 구름과 안개가 어둑하게 깔리고 비바람이 갑자기 몰아치자 깜짝 놀라 일어나면서 이렇게 불렀던 것이다.
“노주露柱야! 등롱燈籠아! 그만 자고 도량을 돌보아라. 나도 술지개미나마 공양을 올리고, 또한 옛사람을 모범으로 삼아 완곡하게 표현하고 평범하게 생활하면서 만물과 함께 변해 가리라.”
‘주인공’은 이 노인만 일컬은 것이 아니다.이와 같고, 이와 같다. 모든 사람이 이와 같고, 낱낱마다 분수가 있으니, 그대 어린 청풍자淸風子여! 너도 마땅히 이를 본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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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0609_c_02L1)警策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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昔瑞岩和尙常居丈室中自喚云
010_0609_c_05L人公自應曰諾惺惺着又應日諾
010_0609_c_06L曰主人公應曰諾他時後日莫受人
010_0609_c_07L又應曰諾諾頌日我人山上逢三毒
010_0609_c_08L逆順境中遇八風惑苦紛紜難制止
010_0609_c_09L宜頻喚主人公故號三
諾子
龍虎鳳鸞不在此
010_0609_c_10L其餘羊馬之類豈無調御因此得
010_0609_c_11L入者古今頗多是以無住翁居於妙
010_0609_c_12L覺山禪那庵中飮淸風於明月坮下
010_0609_c_13L明月於淸風樓上無拘無絆逍遙自在
010_0609_c_14L方丈正中安枕高臥忽然那日雲霧
010_0609_c_15L晦瞑風雨便作驚起喚云露柱燈籠
010_0609_c_16L休合睡看收道場吾當糟粕堪爲供
010_0609_c_17L亦依古人牓㨾婉轉平任與物推
010_0609_c_18L主人翁非獨此翁云云如此
如此
人人如
010_0609_c_19L箇箇有分爾兒淸風子汝須依㨾
010_0609_c_20L{底}咸豊九年臘月華嚴寺上院禪中謄書本(海
010_0609_c_21L印寺釋宗眞所藏筆寫本){甲}咸豊九年元月河東
010_0609_c_22L七佛庵中書記本(海印寺釋宗眞所藏筆寫本)
010_0609_c_23L此書著者不明但普鼎所述通方正眼之記錄書
010_0609_c_24L目中白坡亘璇之所著云故編者收錄於亘璇之
010_0609_c_25L此序文底本無有依甲本補入{編}

010_0610_a_01L부르고 또 불러야 한다. 부르다가 마음의 길도 말의 길도 끊어진 자리에 도달하면 (‘주인공!’ 하고) 부르는 소리에 살아 계신 부처님이 불쑥 튀어나오리라.
같은 옷을 입은 자들이여, 부디 이 글을 자세히 읽고 억지로라도 주재자가 되어 나아가건 물러나건 모두 포용하면서 남이 볼 때나 보지 않을 때나 한결같고 겉과 속이 다르지 않아 한 발짝도 떼지 않고서 곧장 보리菩提를 증득하기를 바란다. 내 말을 따를지, 내 말을 따르지 않을지는 스스로 잘 판단하라. 진중하고 진중하라.
 은적산隱寂山 명월당明月堂에서 청풍자淸風子가 삼가 서문을 쓰다.

010_0610_a_01L喚之又喚喚到心言路絕處喚聲下
010_0610_a_02L活佛突出來也唯願同袍熟覽斯文
010_0610_a_03L强作主宰進退含容隱現同時內外
010_0610_a_04L莫異不移寸步直證菩提依予言不
010_0610_a_05L依予言自當裁酌珍重珍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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隱寂山明月堂中淸風子謹序
  1. 1)서암 화상瑞岩和尙 : 당말唐末 오대五代 때 승려로 법명은 사언師彦이다. 서암瑞巖은 주석처 이름이다. 속성은 허許씨, 복건성 민월閩越 출신으로 암두 전활巖頭全豁(828~887)의 법을 잇고, 절강성 태주 서암원瑞巖院에 머물렀다. 『宋高僧傳』 제13권.
  2. 2)팔풍八風 :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이익(利)ㆍ손해(衰)ㆍ비방(毁)ㆍ찬양(譽)ㆍ칭찬(稱)ㆍ꾸지람(譏)ㆍ고통(苦)ㆍ쾌락(樂)의 8가지를 바람에 비유한 것이다.
  1. 1){底}咸豊九年臘月華嚴寺上院禪中謄書本(海印寺。釋宗眞所藏筆寫本){甲}咸豊九年元月河東七佛庵中書記本(海印寺釋宗眞所藏筆寫本)。此書。著者不明。但普鼎所述通方正眼之記錄書目中。白坡亘璇之所著云故。編者收錄於亘璇之末。此序文。底本無有。依甲本補入{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