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반야바라밀다심경약소연주기회편(般若波羅蜜多心經略疏連珠記會編) / 般若心經䟽記會編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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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바라밀다심경략소연주기회편般若波羅蜜多心經略疏連珠記會編
석실 명안石室明眼
반야바라밀다심경략소연주기회편 서문
이 반 지紙의 경전은 글자 수가 적고 문장도 간략하지만, 『대반야바라밀다경』 600권의 핵심을 담아서 모든 반야의 뜻을 포괄하고 대장경의 이치를 다 포섭하였으니, 가히 모든 불타의 어머니이자 만행萬行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관음보살이 불타의 신력神力을 이어받아 넓은 뜻을 간략히 설하여 모든 세간에 남겨 두었으니, 7부의 대중(七衆)1)의 언설에서 항상 회자된다. 『화엄경』이 일체경의 으뜸 되는 근원일지라도 많이 수지·독송하는 것으로는 이 『반야심경』을 능가하지 못한다. 만약 뜻이 풍부하되 문장이 간략하지 않았다면, 상相을 쓸어 없애고 공을 밝히며 허공 꽃을 보는 백태를 긁어내고 나비로 변한 꿈을 깨움이 어찌 이와 같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돌 속의 온기와 습기에 대해, 이를 보는 자는 많아도 아는 자는 드물다. 이에 현수 법장의 『반야심경략소般若心經略䟽』와 옥봉 사회의 『반야심경략소연주기般若心經略䟽連珠記』가 어쩔 수 없이 지어졌다. 우리의 사형인 석실 공石室公 명안明眼2)이 다행히도 『약소』와 『연주기』를 구하여 기꺼이 그 『약소』를 가지고 『반야심경』을 소통시키고, 『연주기』를 가지고 『약소』를 소통시켰으니, 바로 가지로 인해 줄기를 얻고 줄기로 인해 뿌리를 얻는 것과 같았다. 그런데 『연주기』가 별도로 유행하여 보는 자들이 힘들어함을 개탄하였으므로 모아서 편집하였다. 장차 판각, 인쇄하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온 나라에 공개함으로써 심오한 경전의 오묘한 뜻이 활연히 단박에 마음의 눈에 나타나 불법을 경외하는 마음을 열게 할 것이니, 실로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옛날 행책行策3)이 석벽石壁 스님의 기문을 규봉 종밀圭峯宗密4)의 소문에 이어 달아서5) 『금강경』의 위대한 뜻이 천년 후에도 환히 밝을 수 있도록 하였는데, 지금 석실 공 명안의 마음이 곧 행책의 마음이다. 지금을 들어 옛날과 비교해 보면 누가 먼저이고, 누가 뒤이겠는가. 이윽고 명안 공께서 나(秀演)를 비루하다고 여기지 않으시고 나에게 교증校證하고

009_0169_c_01L[般若波羅蜜多心經略疏連珠記會編]

009_0169_c_02L1)般若心經䟽記會編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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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半紙經 字少文略 而居六百卷之中
009_0169_c_05L心 包括諸般若之義 攝盡大藏敎之理
009_0169_c_06L可謂諸佛之母 萬行之源 肆以觀音大
009_0169_c_07L士 承佛神力 略說廣義 留諸世間 常
009_0169_c_08L轉於七衆 唇舌之上 華嚴雖爲一切經
009_0169_c_09L之宗源 而誦持之盛 莫尙於此 若非
009_0169_c_10L義豐文約 蕩相明空 刮見花之翳 覺
009_0169_c_11L化蝶之夢 焉得如是也㦲 然石裡温潤
009_0169_c_12L觀者多而知者鮮矣 此賢首之略䟽 玉
009_0169_c_13L峯之連珠記 不獲已而作也 我門兄石
009_0169_c_14L室公 幸獲䟽若記 喜其䟽以通經 記
009_0169_c_15L以通䟽 政如因枝得幹 因幹得根 而
009_0169_c_16L慨乎記獨別行 觀者病之 故會而編焉
009_0169_c_17L將付剞劂氏 公諸一國 使深經奧義
009_0169_c_18L2)▼(害+欠)然頓現於心目之間 開牖可畏之心
009_0169_c_19L實謂到矣 昔策公係石壁 記於圭峯䟽
009_0169_c_20L使金剛大義 煥然乎千載之後 今石室
009_0169_c_21L之心 乃策公之心也 引今較古 孰先
009_0169_c_22L孰後 旣而公不以演爲鄙諅 余校證而
009_0169_c_23L{底}康熙庚寅智異山雙磎寺開刊本 (國立圖書
009_0169_c_24L館所藏)
「▼(害+欠)」疑「豁」{編}

009_0170_a_01L그 전말을 서술하게 하였다. 그러므로 나는 그 번성해질 것을 기뻐하여 손을 다칠 것6)도 잊고 감히 한 번 찡그림7)을 흉내낸 것이다.
때는 강희 연간 용집龍集(歲次) 병무년(1706) 8월 모일, 해동 무용無用 사문 수연秀演8)이 삼가 쓰다.


009_0170_a_01L爲叙其顚末 故余悅其松茂 忘其手傷
009_0170_a_02L敢效一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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峕康熙龍集丙戌 仲秋 日 海東無

009_0170_a_04L用沙門秀演謹序
  1. 1)7부의 대중(七衆) : 크게 출가와 재가로 나뉘는 일곱 종류의 불제자. 비구·비구니·사미沙彌·사미니沙彌尼·식차마나式叉摩那·우바새優婆塞·우바이優婆夷.
  2. 2)석실 공石室公 명안明眼(1646∼1710) : 조선 후기 스님. 속성은 장張이고, 자字는 백우百愚이다.
  3. 3)행책行策(1628~1682) : 중국 청나라 때 스님이다. 속성은 장蔣이고, 자字는 절류截流이다.
  4. 4)규봉 종밀圭峯宗密(780~841) : 중국 당나라 때 스님. 화엄종의 제5조이다.
  5. 5)행책은 종밀의 『금강반야경소론찬요金剛般若經疏論纂要』(T33)와 자선子璿(965~1038)의 『금강경찬요간정기金剛經纂要刊定記』(T33)를 회편하여 『금강반야경소론찬요간정기회편金剛般若經疏論纂要刊定記會編』(X25)을 내었다. 『금강반야경소론찬요간정기회편』의 서문(X25, 485b)에서는, “석벽 스님이 (종밀 스님의 『금강반야경소론찬요』를) 별도로 자세히 해석하였는데, 지나치게 번다하여 장수 자선長水子璿 스님이 다시 일으켜 삭제할 것을 삭제하고 나서 『간정기』를 완성하였다.(石壁師別為廣解。 又失之太繁。 長水師復起。 而翦削之。 成刊定記。)”라고 하여 『간정기』가 종밀에서 석벽으로, 그리고 송대宋代의 자선에 이르러 완성되는 과정을 보이고 있다.
  6. 6)손을 다칠 것(傷手) : 적임자가 아님에도 섣불리 임무를 맡는 것을 뜻한다. 『노자』 제71장의, “목수를 대신해서 자귀질을 하는 사람치고 그 손을 다치지 않는 자가 드물 것이다.(夫代大匠斲者。 希有不傷其手矣。)”에서 온 말이다.
  7. 7)한 번 찡그림(一嚬) : 섣불리 속내를 드러내는 것을 뜻한다. 『한비자』 「내저설內儲說」 상의 “현명한 군주는 한 번 찡그리거나 웃는 것도 아낀다.(明主之愛一嚬一笑)”에서 온 말이다.
  8. 8)수연秀演(1651~1719) : 호는 무용無用. 부휴 선수浮休善修(1543~1615)의 법손으로 회편자 석실 명안石室明眼의 법우이다. 19세에 송광사에서 출가한 이후 백암 성총栢庵性聰(1631~1700)의 법제자로서 그의 강석을 이어받아 남방 불교계의 대종장이 되었다. 주로 화엄과 선을 강설하였고, 만년에는 염불에 전념하였다. 문집으로 『무용집無用集』이 전한다.
  1. 1){底}康熙庚寅智異山雙磎寺開刊本 (國立圖書館所藏)。
  2. 2)「▼(害+欠)」疑「豁」{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