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
석실 명안石室明眼(1646~1710) 속성은 장張, 자는 백우, 다른 호는 설암雪巖. 진주 출신으로 12세에 지리산 덕산사德山寺 성각性覺에게 출가하였고, 그 뒤 무영無影에게 교敎와 선禪을, 백암柏庵에게 화엄華嚴을 배웠다. 화엄원교華嚴圓敎를 가장 우위에 두는 교판敎判을 하였으며, 만년에는 오직 염불왕생문에 귀의하여 서방도량西方道場을 결성하였다. 법을 이은 제자가 많았고, 그중 청윤淸胤과 태휘太暉가 고족高足이다.
2. 서지 사항
경남 하동 지리산 쌍계사雙磎寺, 1710년(숙종 36) 간행. 2권 1책. 30.2×20.2cm.
3. 구성과 내용
경남 하동 지리산 쌍계사雙磎寺, 1710년(숙종 36) 간행. 2권 1책. 30.2×20.2cm.『반야바라밀다심경략소연주기회편』이라는 서명에 그대로 나타나 있듯이 이 책은 『반야바라밀다심경』에 대한 소문疏文인 당나라 법장法藏(643~712)의 『반야심경략소』와 이 소문에 대한 기문記文인 송나라 사회師會(1102~1166)의 『반야심경략소연주기』 두 책을 한데 모아 경經ㆍ소疏ㆍ기記를 계통적으로 구별하는 안목으로 편집(會編)한 것이다.<개행>회편자인 명안에 따르면 나무의 뿌리에 닿기 위해서는 가지와 줄기를 지나야 하는 것처럼 『반야심경』의 대의를 얻으려면 반드시 이 두 책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되므로 당시 따로 유통되고 있던 두 책을 회편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본문의 기본 구성은 주석서의 일반 형식에 맞추어 서문에 해당하는 ‘총서명의總叙名義’와 세부적 해석인 ‘개장석문開章釋文’ 그리고 ‘경찬회향慶讃回向’으로 이루어져 있다.<개행>이 책의 특징을 논하자면 법장과 사회라는 대표적 화엄 학자가 반야사상의 핵심 경전인 『반야심경』을 주석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 만큼 이 책의 주요 내용은 반야사상의 진공眞空의 개념과 화엄사상의 묘유妙有의 개념에 대한 통합적 사유의 모델들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주요한 예로서 진공인 이법理法과 묘유인 사법事法의 관계에 대해 상위相違와 상작相作, 궁극적으로 무애無礙의 개념을 매개로 회통하고 있는 대목 등은 공ㆍ유 개념에 대한 통합적 사유의 가능성을 일목요연하게 구현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불교의 회통적 성격을 중시하는 한국 불교의 풍미에도 잘 들어맞는 지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