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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277_b_01L석문가례초釋門家禮抄 ✽석문가례초 서문(釋門家禮抄序)대개 길례吉禮1)는 조금 가볍게 여겨도 흉례凶禮(상례)는 더욱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이미 이가 나고 머리카락이 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한결같이 정을 잊고 그 예를 끊어 버릴 수 있겠는가? 아무리 우리 종파가 적멸寂滅을 즐거움으로 삼고 생사를 아무렇지도 않은 일로 여긴다지만, 바른 비니毘尼(律)를 따른 후에야 법칙에 부합하게 될 것이다.『석씨가례釋氏家禮』와 같은 책은 우리나라(東國)에는 본래 없었으니, 석씨의 집안에서 덕 높으신 스님이 돌아가시면 흉례를 치름에 있어서 어긋나는 일이 많았다. 감실龕室·당당當堂·애읍哀泣의 경우는 세속과 똑같이 하였는데, 이미 좋은 방법을 만들어 낼 길도 없고 게다가 옛 법을 따르는 방법조차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그리하여 대대로 내려오면서 전례前例만을 답습하는 것으로 실로 슬픔을 견뎌 내는 역할을 해 왔다. 아울러 구조口弔와 제문祭文에 대해서는 말은 풍성하지만 상고할 길이 없고, 제복制服의 경중도 규범에 맞는 것이 없으며, 수답酬答하는 제서題書에 있어서도 높고 낮은 신분을 다하지 못하였으며, 사유闍維(다비)와 도종導從에 있어서도 길례와 흉례가 서로 뒤섞여 있었다. 내가 이를 늘 마음에 언짢게 생각해 오던 차 근래 자각慈覺 대사의 『선원청규禪院淸規』와 응지應之 대사의 『오삼집五杉集』, 그리고 『석씨요람釋氏要覽』을 얻어 모조리 열람해 보니, 그 가운데 가례家禮가 너무도 상세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다만 그것은 중국에서 숭상하던 법으로서 동방의 예와는 걸맞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그 요점만을 초출抄出하여 초학初學들에게 남겨 줄 따름이다.대명大明 숭정崇禎 병자丙子년(1636) 8월 중완中浣에 나암 진일懶庵眞一이 삼가 쓰다. -
008_0277_b_01L[釋門家禮抄]
008_0277_b_02L1)釋門家禮抄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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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_0277_b_04L夫吉禮且輕。凶禮尤重。旣合齒髮。 [1] 豈
008_0277_b_05L可一槩忌 [2] 情而絶其禮哉。雖我宗以寂
008_0277_b_06L滅爲樂。生死是常。隨方毗尼。須 [3] 合其則。
008_0277_b_07L如釋氏家禮。 [4] 東國素無其本。釋門上德
008_0277_b_08L歸寂。凶禮多違。龕室當堂哀泣同俗。
008_0277_b_09L旣無生善之路。且虧遵古之道。𨔛 [5] 相㳂
008_0277_b_10L襲。實所堪傷。兼乃 [6] 口吊祭文。言多無
008_0277_b_11L稽。制服輕重。罔所合䂓。至於酬答書
008_0277_b_12L題。匪窮高下。闍維噵從。凶吉相叅。余
008_0277_b_13L每以介懷歎息。 [7] 近得慈覺大師禪院淸
008_0277_b_14L䂓。應之大師五杉集。釋氏要覽。讀之。其
008_0277_b_15L中。家禮甚詳。 [8] 而但是中國所尙之法。不
008_0277_b_16L合東方之禮。 [9] 抄出其要。 [10] 以寄初學云爾。 [11]
008_0277_b_17L時大明崇禎丙子。八月。中浣。懶
008_0277_b_18L庵眞一謹序。 [12]
008_0277_b_19L{底}順治十七年聞慶裵珊瑚奉鴈刊本(延世大
008_0277_b_20L學校所藏)。釋門喪儀抄與家禮抄。兩書之內容
008_0277_b_21L大同。又其序文稍異。然序者之名相異。前序
008_0277_b_22L屬於碧岩覺性。後序屬於懶庵眞一。又白谷處能
008_0277_b_23L跋於前書云。此書是覺性之所編。後書之梅谷
008_0277_b_24L敬一跋文。亦同此說。眞一是覺性之門弟。然則
008_0277_b_25L眞一取師之著書以爲自作耶。不然則處能敬一
008_0277_b_26L等後人。假託此書於覺性之名聲耶。編者不能決。
008_0277_b_27L而附記此焉。
- 1)길례吉禮 : ① 관례冠禮나 혼례婚禮 따위의 경사스러운 예식禮式. ② 대사大祀·중사中祀·소사小祀 따위의 나라 제사의 모든 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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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底}順治十七年聞慶裵珊瑚奉鴈刊本(延世大學校所藏)。釋門喪儀抄與家禮抄。兩書之內容大同。又其序文稍異。然序者之名相異。前序屬於碧岩覺性。後序屬於懶庵眞一。又白谷處能跋於前書云。此書是覺性之所編。後書之梅谷敬一跋文。亦同此說。眞一是覺性之門弟。然則眞一取師之著書以爲自作耶。不然則處能敬一等後人。假託此書於覺性之名聲耶。編者不能決。
而附記此焉。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김재희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