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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654_b_01L선교석禪敎釋선교석禪敎釋청허 휴정 지음(淸虛休靜 撰)이인혜 (역)청허병로淸虗病老1)가 서산西山2) 금선대金仙臺에 살 때, 하루는 행주行珠ㆍ유정惟政ㆍ보정寶晶 세 스님이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3)를 가지고 와서 “반야般若의 가르침 가운데도 선禪의 요지가 있으니 반야를 으뜸으로 삼아도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내가 옛글을 끌어다가 대답하였다. 세존이 정법안장正法眼藏4)을 마하가섭에게 전했다는 말은 들었으나 금강반야金剛般若를 마하가섭에게 전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모든 풀잎 끝에도 생동하는 조사의 뜻이 있고, 심지어는 꾀꼬리와 제비도 항상 실상의 법을 말하거늘 하물며 우리 『금강경』의 한 구절이겠는가. 문자에 집착하지만 않으면 경 한 권을 다 읽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부처의 광명에 목욕하기란 그럴만한 근기가 아니면 엿볼 수조차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 그대들을 위해 선禪과 교敎 두 갈래 길을 대조하고 구분하면서 해석하려 한다. 그 해석은 옛날 책에서 끌어온 것이지5), 지금 것이 아니다.
“세존은 도솔천을 떠나기 전에 이미 왕궁에 내려왔고, 어머니 태에서 나오기 전에 이미 중생 제도를 마쳤다.”라고 했는데, 이 말은 선문禪門의 최초구最初句6)이다. 어떤 옛 분이 이렇게 송하였다.7) “석가는 세상에 나오지 않고서 사십구 년 동안 법을 설했고, 달마는 서역에서 오지도 않았는데 소림에는 묘한 비결 있었다네.” 이것이 바로 그런 뜻이다. 『화엄십종결華嚴十種訣』8)에서
“세존이 도솔천에서 왕궁에 내려와 태 속에 머물다가 태에서 나오고, 집을 떠나 도를 이루어 마군의 항복을 받고 법륜을 굴리다가 열반에 들었다.” 이 말은 선문의 말후구末後句9)이다. 어떤 사람은 “마치 하늘에 달이 있으면 땅 위의 모든 물에 달그림자가 나타나듯10), 시간에도 걸림이 없고 장소에도 걸림이 없다.11) 처음과 끝이 하나로 통하면 마지막 구절도 첫 구절이 되고, 첫 구절도 마지막 구절이 된다”라고 하는데, 그러나 우리 선문에는 -
007_0654_b_01L[禪敎釋]
007_0654_b_02L1)禪敎釋
007_0654_b_03L
007_0654_b_04L2)淸虛 休靜撰
007_0654_b_05L淸虗病老。在西山金仙臺。一日行珠
007_0654_b_06L惟政寶晶三德士。持金剛五家解。問
007_0654_b_07L曰般若敎中亦有禪旨。以般若爲宗
007_0654_b_08L可乎。病老引古答曰。只聞世尊以正
007_0654_b_09L法眼藏。付囑摩訶迦葉。不聞以金剛
007_0654_b_10L般若。付囑摩訶迦葉也。大抵百草頭
007_0654_b_11L上。有活底祖師意。至於鸎燕。常談
007_0654_b_12L實相法。況我金剛一句乎。不著文字
007_0654_b_13L則可讀一卷3)徑也。然洗佛光明。非
007_0654_b_14L其機。莫能窺。今日爲君禪敎二途
007_0654_b_15L對辨而釋。其釋也。乃古也。非今也。
007_0654_b_16L世尊未離兜率。已降王宮。未出母胎。
007_0654_b_17L度人已畢。此禪門最初句也。古德頌云。
007_0654_b_18L釋迦不出世。四十九年說。達摩不西來。
007_0654_b_19L少林有妙訣。是此意也。華嚴十種訣
007_0654_b_20L世尊從兜率降王宮。住胎出胎。出家成
007_0654_b_21L道。降魔轉法。至於入涅槃。此禪門末
007_0654_b_22L後句也。有云如月在天。影含衆水。時
007_0654_b_23L無礙處無碍。始終一貫。則末後句亦是
007_0654_b_24L最初句。最初句亦是末後句。然我禪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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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654_c_01L본래 그런 헤아림이 없다. 헤아림은 법을 아는 사람이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다. 『염송설의拈頌說誼』12)에서
세존께서 마야부인의 태중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서른세 분13)에게 모두 현묘한 수기授記14)를 주시면서 “내가 간직한 정법안장을 너희에게 비밀히 맡기노니15), 저마다 한 사람에게 전해주어 끊어지지 않게 하라” 하셨다. 송頌 한다. “마야부인의 뱃속 집은 법계의 몸체와 같아서 서른세 분 조사에게 동시에 비밀히 수기하였네.” 반야다라의 『부법전付法傳』16)에서
세존이 설산에 6년을 계시다가 별을 보고 도를 깨달으셨다. 그러나 이 법이 극치에 이르지 못함을 아시고는 수십 개월을 돌아다니다가 진귀眞歸 조사17)를 찾아가 비로소 그가 전하는 오묘하고 지극한 뜻을 얻었으니, 이것이 바로 교외별전敎外別傳의 근원이다. 『범일국사집梵日國師集』18)에서.
세존이 영취산 법회에서 가섭에게 자리를 반 나누어 주시고, 꽃가지를 들어 보이시고, 두 발을 내밀어 보임으로써 대중 앞에서 은밀히 당부하였으나19) 문수文殊와 보현普賢 등 8만 보살 대중들은 가섭이 깨달은 바를 알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교외별전의 갈래이다. 『범왕결의경梵王決疑經』20)과 『종도자전宗道者傳』21)에서
결단하여 말하니 가섭迦葉과 아난阿難 두 존자로부터 -
007_0654_c_01L中。本無如是啇量 1)商量則識法者懼
007_0654_c_02L也。拈頌說誼
007_0654_c_03L世尊初入摩耶胎。直與三十三人。揔授
007_0654_c_04L玄記云。吾有正法眼藏。密付於汝。各
007_0654_c_05L傳一人。勿令斷絕。頌曰摩耶肚裏堂
007_0654_c_06L法界體一如。卅三諸祖師。同時密授記。
007_0654_c_07L般若多羅付法傳
007_0654_c_08L世尊在雪山六年。因星悟道。旣知是法
007_0654_c_09L之未臻極。遊行數十月。歲在壬午。特
007_0654_c_10L尋訪于眞歸祖師。始傳得玄極之旨。是
007_0654_c_11L乃敎外別傳之源也。梵日國師集
007_0654_c_12L世尊在靈山法會上。爲迦葉分半座。擧
007_0654_c_13L花枝。示雙趺。對衆密付。文殊普賢。
007_0654_c_14L八萬菩薩衆海。罔知迦葉入處。是乃敎
007_0654_c_15L外別傳之派也。梵王決疑經及宗道者傳
007_0654_c_16L訣曰。自迦葉阿難二尊者。至六祖慧
007_0654_c_17L{底}萬曆丙戌移于全羅道光州無等山氷鉢庵書
007_0654_c_18L跋本(全南潭陽龍華寺所藏) {甲}崇禎六年朔寧
007_0654_c_19L龍腹寺留板本(東國大學校所藏。禪家龜鑑合
007_0654_c_20L綴) {乙}康熙九年梁山鷲栖山通度寺開刊本(東
007_0654_c_21L國大學校所藏) {丙}崇禎十五年全羅道海南地崑
007_0654_c_22L崙山大興寺開刊本(國立圖書館所藏。卷末有禪
007_0654_c_23L敎訣) {丁}刊年未詳本(서울大學校所藏。奇巖集
007_0654_c_24L合綴) {戊}刊年末詳本(東國大學校所藏) {己}刊
007_0654_c_25L年未詳妙香藏版淸虛堂集卷四所載之本文(東
007_0654_c_26L國大學校所藏)。撰者名。依淸虛碑銘。編者
007_0654_c_27L補入。「徑」作「經」{乙}{己}。
007_0654_c_28L「商」作「啇」{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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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655_a_01L육조혜능六祖慧能 대사까지를 33조사祖師라고 한다. 이 교외별전의 뜻은 하늘 밖으로 아득히 벗어난 것이기에, 5교의 학자22)들은 믿기 어려울 뿐 아니라 우리 선종의 하근기들 역시 까맣게 모를 것이다.23)
묻는다. 가섭과 아난은 성문의 지위에 있었는데, 어떻게 교외별전의 뜻을 감당할 수 있었는가?답한다. 가섭과 아난은 응화應化24)하신 큰 성인으로서 백천 가지 삼매와 한량없는 공덕이 여래와 다름 없었다. 하물며 그들은 이미 비밀한 기별記別25)을 받은 사람들이 아니던가. 『정종기正宗記』26)에서
세존의 게송에 “녹야원27)에서 시작하여 발제하28)에서 마칠 때까지 그 기간 동안에 한 글자도 말한 적 없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진실로 교외별전을 말한 것이다. 『지도론智度論』29)에서
모든 부처들은 활(弓)을 말하고, 여러 조사들은 활줄(弦)을 말하였다.30) 교가敎家의 걸림 없는 법은 바야흐로 한맛(一味)으로 돌아가고, 이 한맛이라는 자취마저 떨쳐버려야 비로소 선가禪家의 한마음(一心)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다함없는 성품 바다가 한맛으로 합하고, 한맛이라는 생각마저 가라앉은 것이 바로 우리 선禪이다”라고 하였다. 『순정록順正錄』과 『진정록眞正錄』에서
묻는다. 원교圓敎31)에서 말하는 성품 바다(性海)32)는, 그 자체는 생각할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것이나 처음에 법계의 인因을 닦아 마침내 법계의 과果를 증득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교에서 말하는 해인海印33)은, 증득 그 자체라서 인과因果를 떠난 것이니, 정통 선문에서 말하는 ‘심인心印’과 통할 수 있지 않는가?34)답한다. 같은 듯하나 같지 않다. 화엄에서도 끝없는 법계를 밝히기는 했으나 인과의 영역 안에 눌러앉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증득하는 사람은 반드시 견문생見聞生과 해행생解行生을 거친 뒤에라야 증득해 들어갈 수 있다35). 그러므로 이치를 따지는 함정을 아직 통과하지 못했고 열 가지 병36)의 근원을 아직 벗어나지 못했으니, 어찌 교외별전의 선지禪旨에 견줄 수 있겠는가. 해인이란 것도 인과를 떠났다고는 하나, 인과가 있는 곳에서 나와 -
007_0655_a_01L能大師。所謂 () 三也。此敎外別傳之
007_0655_a_02L旨。逈出靑霄之外。非徒五敎學者難
007_0655_a_03L信。亦乃當宗下根。茫然不識
007_0655_a_04L問迦葉阿難。位在聲聞。豈堪敎外別傳
007_0655_a_05L之旨乎
007_0655_a_06L荅迦葉阿難。應化大聖。百千三昧。無
007_0655_a_07L量功德。與如來不異。況已授密記者耶。
007_0655_a_08L正宗記
007_0655_a_09L世尊偈云。始從鹿野苑。終至跋提河
007_0655_a_10L於是二中間。未曾說一字。此固敎外別
007_0655_a_11L傳之謂也。智度論
007_0655_a_12L諸佛說弓。諸祖說弦。敎家無碍之法。
007_0655_a_13L方歸一味。拂此一味之跡。方現禪家
007_0655_a_14L1)一心。故云無盡性海合一味。一味相
007_0655_a_15L沉是我禪。順正錄及眞正錄
007_0655_a_16L問圓敎中性海。則自體雖不可思不可
007_0655_a_17L說。始修法界之因。終證法界之果。若
007_0655_a_18L海印則自是證體。離因離果。與禪門正
007_0655_a_19L宗心印。可和會否
007_0655_a_20L荅相似而不相似也。華嚴雖明無盡法
007_0655_a_21L界。坐在因果域內。證之者。須經見聞
007_0655_a_22L生。解行生然後。證入。故未透義路之
007_0655_a_23L窠臼。亦未脫十種之病源。豈比別傳禪
007_0655_a_24L旨耶。海印者雖離因離果。自從因果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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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655_b_01L인과를 없앤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인이 있다는 것은 처음의 자취요, 과가 있다는 것은 마지막 자취이다.그러나 선문에서 비밀히 전하는 뜻에는 법계의 인이 본래 없기에 인을 없앨 것도 없으며, 법계의 과가 본래 없기에 과를 없앨 것도 없다. 본래 인이 없기 때문에 만행을 닦을 길이 없고, 본래 과가 없기 때문에 과를 증득할 문이 없다. 하물며 공부하는 자가 참구하는 화두는 말의 길도 없고 이치의 길도 없고 아무 맛도 없다. 그러므로 열 가지 병에 걸리지 않으며, 화두만 온전히 들고 있다는 소견에도 빠지지 않고, 병통을 부순다는 견해에도 빠지지 않는다. 홀연히 한번 팍 터지면 저절로 일심법계가 환히 밝아지고 불가사의한 경계가 환히 밝아질 것이니, 하나를 듣고 천 가지를 깨달아 큰 총지總持37)를 얻은 자라 하겠다.더구나 종사宗師가 보여주는 수단은 법에 의거하고 말을 떠나 그때그때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혹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일으키고, 평지에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칼날 위에서 사람을 치기도 하고 번갯불 속에서 바늘을 꿰기도 하니, 아무리 근기가 높고 대단한 지혜를 가진 사람도 그 사이에서는 헤아릴 틈이 없다.38)
묻는다. 돈교頓敎39)에서는 “모든 법은 심연상心緣相40)을 떠났고 명자상名字相41)을 떠났으므로 한 생각도 생기지 않으며42), 도를 증득할 때도 증득하는 사람이 없다”고 하였는데, 이 말이 선문의 비밀한 뜻과 통할 수 있지 않겠는가?43)답한다. 같은 듯하나 같지 않다. “한 생각도 생기지 않는다”라는 돈교의 말은 마음이 아주 끊어져 의지할 것이 없기 때문에44) 사구死句의 구덩이 속에 앉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생각도 생기지 않는다는 견해를 명백히 보지 못하면 무엇으로도 이 행行을 감당할 수 없다. 『원각경』에 “법계의 청정함을 얻은 사람은 청정하다는 견해에 걸려들어 스스로 장애를 만든다”45)라고 했는데, 바로 이런 뜻이다. 증득의 대상인 진여를 논한다면 증득하는 주체인 지혜도 반드시 있을 것이며, 헛된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곳이 있다면 바른 생각이 생기는 곳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신위信位에서 시작해서 부처의 지위(佛地)에46) 이르는 자취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문의 비밀한 뜻에는 본래 한 생각도 없다. 일어나지 않는데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생각이라는 것이 본래 없는데 믿음의 지위가 어떻게 성립할 수 있겠는가. -
007_0655_b_01L歸亡因果處。有2)因者始迹。有果者終
007_0655_b_02L迹也 3)禪門密傳之旨。本無法界之因。
007_0655_b_03L更無亡因。本無法界之果。更無亡果。
007_0655_b_04L本無因故。無萬行之路。本無果故。無
007_0655_b_05L證果之門。況學者所叅活頭。沒語路。
007_0655_b_06L沒義路。沒滋味。不滯十種病。不渉全
007_0655_b_07L提見。亦不渉破病解。忽然噴地一發。
007_0655_b_08L則自然洞明一心法界。亦洞明不思議
007_0655_b_09L境界。所謂一聞千悟得大㹅持者也。況
007_0655_b_10L宗師所示手段。據法離言。殺活臨時。
007_0655_b_11L或作靑天霹靂。或起平地干戈。劔刃上
007_0655_b_12L能撲人。電光中能穿鍼。雖上根大智
007_0655_b_13L不容思議於其間也
007_0655_b_14L問頓敎中。一切法離心緣相。離名字相
007_0655_b_15L一念不生。證時亦無能入者。可與禪門
007_0655_b_16L密旨合否
007_0655_b_17L荅相似而不相似也。頓敎一念不生。泯
007_0655_b_18L絕無寄故。坐在死句坑中。然若不洞明
007_0655_b_19L一念不生之解。則無以攝此行也。圓覺
007_0655_b_20L云。得法界淨者。即被淨解。爲自障碍。
007_0655_b_21L此之謂也。若論所證眞如。則必有能證
007_0655_b_22L智體。若有不生妄念。則必有所生正念。
007_0655_b_23L又有從信而至佛地之迹也。禪門密旨。
007_0655_b_24L則本無一念。不生何念。念旣本無。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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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655_c_01L믿음의 지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부처의 지위가 어떻게 있겠는가. 가장 높은 가르침(最上乘)이라고 말은 하지만 가장 높은 가르침이란 본래 없는 것이다. 하물며 학인이 참구하는 활구活句는, 가까이 하면 당장에 얼굴을 태우는 불덩이 같아서47), 부처도 법도 둘 곳이 없다. 다만 하늘까지 태워버릴 듯한 큰 의심48)을 가지고 갑자기 칠통49)을 깨뜨려 버리면, 백천 가지 법문과 한량없는 묘한 이치가 구하지 않아도 완벽하게 얻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치를 깨달아 부처가 된다 해도 다만 질박한 법신(素法身)50)을 얻을 뿐이니, 화엄과 선을 어찌 같은 선상에서 논할 수 있겠는가.51) 그러므로 “조사가 마음을 전한 곳은 마치 새가 공중을 나는 것과 같아서 자취가 전혀 없다”하였고, 또 『화엄소華嚴疏』에 “원교圓敎와 돈교頓敎 위에 따로 한 종宗이 있다”52)고 한 것도 이 선문을 가리킨 것이다. 『수선장竪禪章』53)과 『결의론決疑論』에서
결단하여 말하니 원교에는 걸림 없는 연기(無碍緣起)라는 생각이 있고 돈교에는 명名과 상相을 끊었다는 생각이 있는 데 반해, 선문에는 더듬을 것도 없고 붙잡을 것도 없다.
묻는다. 『능가경楞伽經』은 성종性宗54)의 법으로서, 달마가 심지법문心地法門55)을 증명하려고 가져와서56) 대대로 부촉했다고 하는데, 그 말이 옳은가?답한다. 그것도 옳지 않다. 부처님이 대혜大慧보살57)을 위해 큰 바다 멀리 떨어진 곳과 같은 경계58)에서 불성佛性을 말씀한 것은, 이승二乘이 소승을 버리고 대승에 마음을 두도록 격려하고 분발시키려는 의도였을 뿐이다. 그런데 방등부方等部59)에서 그친다면 어찌 선문을 증명할 수 있겠는가. 『인고변금록引古辨今錄』60)에서
중봉重峰61) 조사가 말하였다. “달마가 처음 와서 정법안장을 혜가慧可에게 은밀히 맡기고서 승나僧那62)선사혜가의 방계를 보니 교敎라는 뗏목에 굳게 집착하여 조사의 바른 법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달마는 그의 어리석고 미혹한 생각이 -
007_0655_c_01L位何立。信位不立。佛地何有。雖說最
007_0655_c_02L上乘。本無最上乘。況學者。所叅活句。
007_0655_c_03L如一團火。近之則燎却面門。無佛法措
007_0655_c_04L著之處。只有大疑。如烈焰亘天。忽若
007_0655_c_05L打破漆桶。則百千法門無量妙義。不求
007_0655_c_06L而圓得也。然則雖證理成佛。只得素法
007_0655_c_07L身者。可與同論耶。故云祖師傳心處。
007_0655_c_08L如鳥飛空。永無蹤4)迹也。華嚴疏云。圓
007_0655_c_09L頓之上。別有一。宗 此禪門之謂也。竪禪
007_0655_c_10L章及決疑論
007_0655_c_11L訣曰。圓敎有無碍緣起之解。頓敎有
007_0655_c_12L離名絕相之解。禪門無摸𢱢。沒巴鼻
007_0655_c_13L問楞伽經性宗之法。達摩帶來。要證據
007_0655_c_14L心地法門。故歷世分付云云。可乎
007_0655_c_15L答此亦不可也。佛爲大慧菩薩。大海隔
007_0655_c_16L絕處。談佛性義。意欲激發二乘。捨小
007_0655_c_17L慕大而已。止可在方等部中。安可證據
007_0655_c_18L禪門耶。引古辨今錄
007_0655_c_19L重峰祖師云。達摩初來。以正法眼藏
007_0655_c_20L密付慧可。只觀僧那禪師可師
傍傳 執筏堅
007_0655_c_21L固。不得祖師正法。將恐以愚惑情。破
007_0655_c_22L「一心」右側行間有「一味」二字{乙}。「因」作
007_0655_c_23L「仁」{乙}。「禪門」右側行間有「更無」二字{乙}。
007_0655_c_24L「迹」作「跡」{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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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656_a_01L바른 법을 파괴할까 우선 방편으로 ‘『능가경』 4권63)이 나의 심요心要이다’ 하면서 혜가에게 맡기고 그것을 전하게 하였다.”그렇다면 조사 문하에서 『능가경』을 전하는 것은 승나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노란 잎64)일 뿐이다. 『해동칠대록海東七代錄』에서
묻는다. 『반야경』에 “모든 부처가 이 경에서 나왔기 때문에 반야를 부처의 어미라 한다”65)고 하였으니, 그러면 이 반야를 종지로 삼아도 좋은가?답한다. 그것도 옳지 않다. ‘반야般若’66)란 여기 말로 ‘지혜’라 번역하니, 지혜를 종지로 삼는다면 사리불이 종주宗主가 되어야 할 것이다.67) 『반야경』 이전에 설한 법은 모두 희론이기 때문에 경에서 “희론의 똥을 치워 없애라”68)고 한 것이니, 이렇게 볼 때 『반야경』은 성문들의 치질을 핥고 종기를 째는69) 좋은 약일 뿐이다. 그것을 어떻게 선문의 종주라 할 수 있는가. 『감소록鑑昭錄』에서70)
성주聖住71)화상은 항상 『능가경』을 읽다가 그것이 그르다는 것을 알고서는 곧 버리고 당나라에 들어가 선법禪法을 전해 받았다. 도윤道允72)화상은 늘 『화엄경』을 연구하다가 하루는 “원교와 돈교의 이치로 어찌 심인心印의 법을 깨닫겠는가”라고 하면서 그것을 버리고 당나라에 들어가 조사의 심인을 전해 받았다. 『칠대록海東七代錄』에서
결단하여 말하니 주금강周金剛이 덕산이 횃불을 든 것과73)과 양서산亮西山이 얼음 녹듯 무너져 내린 것74)과 부태원孚太原이 고각鼓角의 소리를 들은 것75)과 해월주海越州가 보장寶藏을 얻은 것76)과 영묵靈黙이 머리를 돌린 것77)과 양수良遂가 이름을 불린 것78)까지가 다 이런 일이다.
신라의 문성대왕文聖大王79)이 무염국사無染國師에게 물었다. “과인을 위해 선과 교의 우열을 가리고 설명해 주시오.” 국사가 대답하였다. “모든 관리와 재상이 제 직분을 다 잘 해내니, 제왕이 묘당廟堂 위에서 팔짱끼고 잠자코 계셔도 백성은 편안합니다.” 왕이 듣고 매우 기뻐하였다. 『무염국사별집無染國師別集』80)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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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656_a_01L滅正法。故假設方便云。楞伽經四卷
007_0656_a_02L是我心要。付慧可兼傳之。然則祖門傳
007_0656_a_03L1)棱伽者。爲僧那止啼之黃葉耳。海東七
007_0656_a_04L代錄
007_0656_a_05L問般若經云。諸佛從此經出。故稱般若
007_0656_a_06L爲佛母。然則以般若。爲宗可乎
007_0656_a_07L答亦不可也。般若此飜智慧。若是智慧。
007_0656_a_08L則舍利弗爲宗主也。般若已前所說法。
007_0656_a_09L皆爲戱論。故經云。蠲除戱論之糞也。
007_0656_a_10L是故當知。般若是聲聞。䑛痔破癕之良
007_0656_a_11L藥耳。安可謂禪門之宗主也。鑑昭錄
007_0656_a_12L聖住和尙 2)常扣楞伽經。知非便捨。入
007_0656_a_13L唐傳禪法
007_0656_a_14L道允和尙。常究華嚴經。一日乃曰。圓
007_0656_a_15L頓之旨。豈恕印之法。即捨之。亦入唐
007_0656_a_16L傳祖印。七代錄
007_0656_a_17L訣曰。周金剛之擧火。亮西山之氷釋
007_0656_a_18L孚大原之聞鼓角。海越州之得寶藏。
007_0656_a_19L至於靈默之回頭。良遂之稱名。凡以
007_0656_a_20L此也
007_0656_a_21L新羅文聖大王。問無染國師曰。禪敎高
007_0656_a_22L下。爲寡人辨釋
007_0656_a_23L答百僚阿衡。各3)能其職。帝王拱默廟
007_0656_a_24L堂之上。萬姓以安。王聞之大悅。無染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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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656_b_01L『화엄경』을 강의하는 좌주座主가 나계국사螺磎國師81)에게 물었다. “교敎의 세 가지 근기와 선禪에서 말하는 별전일기別傳一機82)를 구별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국사가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생사의 바다에다 세 가지 그물83)을 쳐놓은 것은, 인간과 천상의 물고기84)를 건져 올리기 위함이었다. 어찌 세 가지 그물에 걸린 고기를, 구름 밖에서 감로를 쏟는 신룡神龍85)에 비하겠는가.” 『나계별집螺溪別集』에서
결단하여 말하니 선문의 정통 근기는, 한편으로는 세 가지 그물 위에 있는 구름 밖 신룡과 같고, 한편으로는 모든 관리 위에 있는 묘당의 천자와 같으니 그 존귀함은 따져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때 교학을 하는 대여섯 명의 무리가 분한 얼굴을 하고 내게 물었다. “선가의 발언은 너무 도에 지나치다. 눈만 있고 발은 없는 것이 아닌가?”나도 정색하고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선가에는 눈도 있고 발도 있다. 차라리 영겁토록 생사에 빠져 지낼지언정 모든 성인의 해탈을 사모하지 않는 것86)이 선가의 눈이요, 다른 사람의 허물은 보지 않고 항상 자기 허물을 보는 것87)이 선가의 발이다. 아아, 세상은 나빠지고 성인은 가신 지 오래라, 마魔는 강해지고 법法은 약해져 정법正法을 흙덩이 보듯 한다. 나의 이 말도 물 한 잔으로 수레88)에 붙은 불을 끄는 격이다. 오조 홍인五祖弘忍 화상은 ‘내 본심을 지키는 것이 시방의 모든 부처를 생각하는 것보다 낫다’89)라고 하고 하늘을 가리키면서 ‘내가 너희를 속이는 것이라면 나는 세세생생 호랑이에게 먹힐 것이다’90)라고 장담하였다. 이런 말까지 듣고도 슬픈 감정이 생기지 않는 학인이 있다면 목석이나 다름없는 사람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고덕이 말하기를, 교를 소중히 여기고 마음을 가벼이 여기면 아무리 많은 겁을 지나더라도 모두 천마나 외도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91)”
선교석 마침. -
007_0656_b_01L師別集
007_0656_b_02L講華嚴座主。問螺磎國師曰。敎之三種
007_0656_b_03L根機。與禪之別傳一機。請爲我辨釋
007_0656_b_04L答世尊向生死海中。張三種網。摝人天
007_0656_b_05L魚。豈將三網。所摝之魚。比況雲外注
007_0656_b_06L甘露之神龍耶。螺磎別集
007_0656_b_07L訣曰。禪門正傳之機。一似三網之上。
007_0656_b_08L雲外神龍。一似百僚之上。廟堂天子。
007_0656_b_09L其尊其貴。不辨可知
007_0656_b_10L於是敎學者五六輩。憤然作色。問淸虗
007_0656_b_11L曰。禪家發言。越分過度。無乃有其眼。
007_0656_b_12L而無其足乎
007_0656_b_13L淸虗正色而對曰。禪家具眼具足。寧可
007_0656_b_14L永刦沉淪生死。不慕諸聖解脫者。禪家
007_0656_b_15L之眼也。不見他人非。常自見己過者
007_0656_b_16L禪家之足也。於戱。世降聖遠。魔强法。
007_0656_b_17L弱。視正法如土塊。我之此語。政如持
007_0656_b_18L4)盃水。救5)與火也。五祖和尙云。守我本
007_0656_b_19L心。勝念十方諸佛。因指天詛盟曰。若
007_0656_b_20L我誑汝。我被世世虎狼所食。學者到此。
007_0656_b_21L若不生悲感。可謂與本石無異也
007_0656_b_22L故古德云。重敎輕心。雖歷多刦。盡作
007_0656_b_23L天魔外道
007_0656_b_24L6)禪敎釋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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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656_c_01L발문(跋文)92)이 책을 유정惟政 ㆍ 행주行珠 ㆍ 보정寶晶 세 스님이 기꺼이 받아 감사의 예를 표하고는 곧 선 ㆍ 교 양당兩堂에 알렸다. 어느 날 선 ㆍ 교의 학자 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교학을 하는 자 [교]가 “선정과 지혜를 고르게 배우면 불성을 환히 본다는데, 이 이치를 어찌 생각하는가?”93) 하고 묻자, 선을 하는 자 [선]가 “우리 집에는 종놈(奴婢)이 없다”고 대답하였다.94)
[교] 중생의 괴로움을 보고 보살이 자비심을 일으키는 것은 어떤가?[선] 자慈란 이룰 부처가 있다고 보지 않는 것이고, 비悲란 건질 중생이 있다고 보지 않는 것이다.95)
[교] 그렇다면 여래가 말씀한 법도 중생을 건지지 못한단 말인가?[선] 여래가 말씀한 것이 있다고 하면 부처를 비방하는 것이요,96) 여래가 말씀한 것이 없다고 하면 법을 비방하는 것이다.97) 진짜 부처는 입이 없어 법을 설할 줄 모른다. 진짜 듣는 사람은 귀가 없는데 그 누가 듣는단 말인가?98)
[교] 그렇다면 일대장교一大藏敎가 쓸데없다는 말인가?[선] 일대장교는 마치 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은 것이다.99) 근기가 날카로운 사람은 사자와 같고 근기가 둔한 사람은 개(韓獹)와 같다.100)
[교] 믿고 이해하고 수행하고 증득하는(信解行證)101) 단계가 분명하니, 등각等覺102)을 얻은 자는 비추는 작용이 있는 가운데 고요하고[照寂], 묘각妙覺을 얻은 자는 고요한 가운데 비추는 작용이 있으며[寂照],103) 번뇌가 변하여 보리가 되고 생사가 변하여 열반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선] 등각과 묘각 둘은 형틀을 걸머진 귀신이요, 보리와 열반은 나귀를 매는 말뚝이다. 나아가서 개념과 문장을 잘못 아는 것은 똥을 머금는 짓이요, 부처와 조사를 찾는 것은 지옥 갈 업을 짓는 일이다.104)
[교] 그렇다면 부처와 조사는 뭔가?[선] 부처란 허깨비 몸이요, 조사란 늙은 비구이다.105)
[교] 모든 현성들이 어찌 본 것과 얻은 것이 없겠는가?[선] 제 눈을 어떻게 보며, 제 마음을 어떻게 얻겠는가. 교에서도 “머리는 본래 얹혀 있는데 스스로 얻었다거나 잃었다는 생각을 내고,106) 마음은 본래 평등한데 스스로 범부라거나 성인이라는 소견을 일으킨다”라고 하였으니, 어찌 미친 듯이 날뛰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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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656_c_01L7)此卷惟政行珠寶晶三德士。欣受禮謝
007_0656_c_02L即通8)于禪敎兩堂。一日禪敎數五十學者
007_0656_c_03L俱會。一席敎者曰㝎慧等學。明見佛性
007_0656_c_04L此理如何。禪者曰我家無奴婢。敎者曰菩
007_0656_c_05L薩觀衆生苦。起慈悲心如何。禪者曰慈者
007_0656_c_06L不見有佛可成。悲者不見有衆生可度。敎
007_0656_c_07L者曰然則如來所說法。不能度衆生否。禪
007_0656_c_08L者曰若言如來有所說。即是謗佛。若言如
007_0656_c_09L來無所說。亦是謗法 9)眞佛無口。不解說
007_0656_c_10L法。眞聽無耳。其誰聞乎。敎者曰然則一
007_0656_c_11L大藏敎無用處否。禪者曰。一大藏敎。如摽
007_0656_c_12L月指也。利根者。如獅子。鈍根者。如韓獹
007_0656_c_13L敎者曰信10)解行證階級分明。豈非等覺者
007_0656_c_14L照寂。妙覺者寂照。轉煩惱者爲菩提。轉
007_0656_c_15L生死者爲涅槃乎。禪者曰等妙二覺。擔枷
007_0656_c_16L鬼。菩提涅槃。繫驢橛。至於認名認句。含
007_0656_c_17L屎塊。求佛求祖。地獄業。敎者曰佛也祖
007_0656_c_18L也又如何。禪者曰佛是幻化身。祖是老比
007_0656_c_19L丘。敎者曰一切賢聖。豈無見處證處。禪
007_0656_c_20L者曰自眼。如何見。自心如何證。敎中亦
007_0656_c_21L云頭本安然。自生得失之想。心本平等
007_0656_c_22L自起凡聖之見。豈非發狂耶。敎者曰畢竟
007_0656_c_23L「棱」作「楞」{己}。「常」無有{乙}。「能」無有
007_0656_c_24L{乙}。「盃」作「杯」{己}。「與」作「輿」{甲}{乙}{丙}{丁}
007_0656_c_25L{戊}{己}。「禪敎釋終」無有{乙}{己}。此跋文無有
007_0656_c_26L{甲}{乙}{丁}{戊}。「于」無有{己}。「眞佛…聽無」十
007_0656_c_27L一字。無有{己}。「解」下有「眞佛無口。不解說
007_0656_c_28L法眞聽無」{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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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657_a_01L[교] 그렇다면 그대들의 이치는 도대체 어떤 것인가?[선] 자기 본분에는 본래 명자名字가 없지만 방편으로 정법안장이니, 열반묘심이니 하는 것이다. 한마디가 더 있는데 그것은 다음 날로 넘기겠다.107)
이것으로 선 ㆍ 교 양측의 문답과 변론이 끝나고 그들은 각기 절을 하고 제자리에 앉았다. 서산이 “이번 문답을 선교석禪敎釋의 발문跋文으로 붙였으면 좋겠다”하고, 사미 쌍익雙翼을 불러 쓰게 하였다.
그때가 만력萬曆 병술丙戌(1586) 동지달 초순이었다. 만력 45년 정사丁巳(1617) 중춘일仲春日에 전라도 광주 무등산 빙발암氷鉢庵으로 옮겼다.108) -
007_0657_a_01L其理如何。禪者曰自已分上。本無名字方
007_0657_a_02L便。呼爲正法眼藏。涅槃妙心。更有一語
007_0657_a_03L付在明日。於是禪敎對1)辯訖。各禮拜依
007_0657_a_04L位而坐。西山曰。此一期問答。亦可跋禪
007_0657_a_05L敎釋也。即喚沙彌雙翼書
007_0657_a_06L2)時萬曆丙戌至月上幹 3)移于萬曆四
007_0657_a_07L十五年丁巳仲春日。全羅道光州無等
007_0657_a_08L山氷鉢4)庵
007_0657_a_09L「辯」作「辨」{己}。「時萬曆…氷鉢庵」三十三
007_0657_a_10L字。無有{己}「移于…氷鉢庵」二十四字。無有
007_0657_a_11L{丙}。乙本刊記如下「山中大德眞熙。宗悅。義嚴
007_0657_a_12L應敏。冲絢。寺內一應。印行。幸行。熙玉。智暹。坦
007_0657_a_13L默。印鑑。信玄。師印。靈寶。信休。性林。刻字淳
007_0657_a_14L淨。守彥。信靑。康熙九年庚戌。仲春。梁山鷲栖山
007_0657_a_15L通度寺開刊」。
007_0657_a_16L丙本刊記如下「崇禎十五年嵗次壬午。仲春日
007_0657_a_17L全羅道海南地崑崙山大興寺開刊以下施主秩省
007_0657_a_18L略」。
- 1)청허병로淸虗病老 : 청허와 병로 모두 휴정 자신의 호이다. 이외에도 별호로 백화도인白華道人ㆍ서산대사西山大師ㆍ풍악산인楓岳山人ㆍ두류산인頭流山人ㆍ묘향산인妙香山人ㆍ조계퇴은曹溪退隱이 있다.
- 2)서산西山: 묘향산妙香山을 말한다.
- 3)『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 : 온전한 제목은 『金剛般若波羅蜜經五家解』이다. 구마라집 역의 『금강경』에 규봉 종밀圭峰宗密의 찬요纂要, 6조 혜능慧能의 구결口訣, 부대사傅大士의 찬贊, 야보 도천冶父道川의 송頌, 종경宗鏡의 제강提綱 등을 달아놓은 책으로, 『금강경』 주석서 중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읽힌 책이다.
- 4)정법안장正法眼藏 : 불교의 진수를 일컫는 말. 안眼은 모든 것을 비추고, 장藏은 모든 것을 소장所藏한다는 뜻. 따라서 안장은 모든 것을 비추고 모든 것을 소장하는 무상정법無上正法의 공덕을 나타낸다.
- 5)천책天頙이 지은 『선문보장록禪門寶藏錄』에 옛 성현의 말씀을 인용해서 선과 교를 비교 분석한 「선교대변문禪敎對辨門」이라는 장이 있는데, 휴정이 이 취지를 이어서 이 책을 재인용하고 결訣을 붙인 듯하다. ‘禪敎二途 對辨而釋’이라는 휴정의 말에서 그런 뜻을 읽을 수 있다.
- 6)최초구最初句 : 세존의 탄생과 관련하여 나타낸 본분의 구절을 말한다. 『선문염송』의 제1칙으로 나온다.
- 7)다음의 송頌은 『續傳燈錄』22권 「隆興府黃龍靈源惟清禪師」에 온전히 실려 있다.
- 8)『화엄십종결華嚴十種訣』 : 어떤 문헌인지 알 수 없다. 위 게송은 종경宗鏡이 지은 『銷釋金剛科儀會要註解』 3권 에 인용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종경 이전에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후대의 금명 보정錦溟寶鼎(1861~1930)이 역대 불교 논소와 역서, 각종 저서와 금석문의 제목과 저자명을 집록하여 저술한 목록집인 『著譯叢譜』에 그 제목이 실려 있다.
- 9)말후구末後句 : 앞의 최초구最初句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세존의 열반과 관련하여 드러낸 본분의 구절을 말후구라 한다. 두 가지 모두 진리를 나타내는 궁극적인 한 구절로서 다른 상황에서 표현된 것일 뿐이다. 『無門關』 13칙에 “최초구를 안다면 말후구도 알리라. 그러나 말후구와 최초구여! 그 어느 것도 결정적인 한 구절은 아니로다(識得最初句 便會末後句 末後與最初 不是者一句).”라고 나온다.
- 10)원통선圓通善의 착어著語이다. 앞 구절은 ‘도솔천을 떠나기도 전에(未離兜率)’에 대한 착어이고, 뒤의 구절은 ‘벌써 왕궁에 강림했다(已降王宮)’라는 구절에 대한 착어이다.
- 11)앞 구절은 ‘이미 왕궁에 강림하였다’라는 구절에 대한 「설화」이고, ‘도솔천을 떠나기도 전에’라는 구절에 대한 「설화」이다.
- 12)염송설의拈頌說誼 : 혜심慧諶이 편찬한 『선문염송』을 주석한 『禪門拈頌說話』를 말한다. 이 대목은 염송의 제1칙에 관한 설화에서 띄엄띄엄 인용한 것이다.
- 13)서른세 분 : 마하가섭摩訶迦葉부터 육조 혜능六祖慧能에 이르기까지 선법을 전한 33인의 조사를 말한다. 가섭迦葉을 제1조로 하여 27조 반야다라般若多羅에 이르기까지 서천 조사 27인과, 보리달마를 초조로 하여 6조 혜능까지의 동토東土 조사 6인을 더하여 33인이 된다.
- 14)수기授記 : ⓢvyākaraṇa. 예언ㆍ약속. 부처님께서 수행 중인 제자에게 미래의 깨달음에 대해 하나하나 구별하여 예언하는 것을 기별記別이라고 한다. 기별을 주는 것을 수기授記라 하고, 받는 것을 수기受記라 한다.
- 15)밀부密付 : ‘密’은 친밀하다는 뜻이며 ‘付’는 부촉付囑의 뜻이다. 부촉은 부처님이나 조사가 교법을 전하여 제자들에게 맡기고 널리 유행하도록 당부하는 것이다. 선종의 전통에서 간접적인 방법이나 다른 방편에 의지하지 않고 스승이 제자에게 직접 친밀하게 전수하는 것을 이른다.
- 16)반야다라부법전般若多羅付法傳 : 『반야다라부법전』이라는 이름의 문헌은 찾지 못했지만, 보정의 『著譯叢譜』에 『付法傳 般若多羅』이라는 기록이 있다.
- 17)진귀조사眞歸祖師: 부처님에게 교외별전의 조사선을 전했다고 하는 전설의 조사이다. 이설은 우리나라에만 전한다. 고려 진정국사眞靜國師 천책天頙(1206~1277?)의 『禪門寶藏錄』에 최초로 보이는데, 여기에서는 『達磨密錄』에서 인용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達磨密錄』은 달마에게 가탁한 위서로서 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존재 여부도 의심스럽다.
- 18)범일국사집梵日國師集 : 『梵日國師集』은 범일의 문집으로 보이는데, 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존재를 방증할 자료도 없다. 이 단락은 『禪門寶藏錄』 권상의 내용과 거의 같은데, 『禪門寶藏錄』에서는 『海東七大錄』에서 인용했다고 전거를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알 수 없는 저술이다. 범일국사梵日國師(810~889)는 신라 후기의 승려로, 성은 김씨이며 계림 관족冠族 출신이다. 15세(824년)에 출가하여 831년부터 847년까지 당나라에서 구법 활동을 하였는데, 이 중에 염관 제안鹽官霽安선사를 만나 ‘평상심이 도’라는 말에 크게 깨치고 그의 문하에 6년을 머물렀다. 귀국하여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굴산闍窟山의 개조가 되었다.
- 19)이 세 가지 일화는 부처님이 세 곳에서 가섭에게 마음을 전했다는 뜻으로 삼처전심三處傳心이라 한다. 각각 분반좌分半座, 염화미소拈花微笑, 곽시쌍부槨示雙趺라 말하며 선종 전등의 초조初祖로 가섭을 설정하는 근거가 된다. 분반좌는 『中本起經』「大迦葉始來品」, 염화미소는 『大梵天王問佛決疑經』「初會法付囑品」, 곽시쌍부는 『佛般泥洹經』에 각각 나온다.
- 20)『大梵天王問佛決疑經』을 말한다. 선종의 전등사傳燈史가 확립된 이후에 찬술된 위경이다.
- 21)종도자宗道者는 보통 투자 법종投子法宗을 가리키는데, 이 저술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
- 22)5교의 학자 : 교학자를 통틀어 가리킨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분류한 교상판석敎相判釋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5교로 나눈 것으로는 당唐 현수 법장의 ‘오교판五敎判’이 대표적이다. 법장은 부처님의 일대 교설을 형식과 내용의 깊이에 따라 소승교小乘敎ㆍ대승시교大乘始敎ㆍ대승종교大乘終敎ㆍ돈교頓敎ㆍ원교圓敎의 오교로 나누었다.
- 23) ‘이 교외별전의 ~ 모를 것이다’라는 부분는 지눌知訥의 『看話決疑論』에서 그 대강을 인용한 것이다. “그러므로 교외별전은 교승敎乘을 멀리 벗어난다.(故云敎外別傳 逈出敎乘)”, “선종의 교외별전이 제시하는 가장 빠른 길로 깨닫는 문은 일정한 법도에 따르는 분별을 넘어서므로 교학자가 믿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선종 하근기의 얕은 식견으로도 망막하여 알지 못한다.(禪宗敎外別傳徑截得入之門 超越格量故 非但敎學者難信難入 亦乃當宗下根淺識 罔然不知矣)”
- 24)응화應化 : 중생의 근기에 응해서 변화된 몸을 드러냈다는 말이다. 네 가지 성문 중 하나인 응화성문應化聲聞은 보살이 성문승과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성문의 몸으로 변화한 것을 말한다. 돈황본燉煌本 『金剛般若經依天親菩薩論贊略釋秦本義記』에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의 많은 제자들을 응화성문으로 제시하고 있다.
- 25)기별記別 : 수기授記나 현기玄記와 같다. 즉, 깨달아 부처가 될 것이라는 예언.
- 26)『정종기正宗記』 : 계숭契嵩(1007∼1072)의 『傳法正宗記』를 말한다.
- 27)녹야원鹿野苑 : ⓢMrgadavā. 부처님이 처음 설법하신 곳으로 인도의 바라나시 북부에 있다.
- 28)발제하跋提河 : ⓢHiraṇyavatī. 아리라발제하阿利羅跋提河의 약칭. 중인도 쿠시나가라에 있는 강 이름이다. 부처님이 이 강의 서안에서 열반에 드셨다.
- 29)『大智度論』을 말한다. 이 게송은 『大慧語錄』 등 선禪 문헌에 자주 인용된다. ‘부처님이 한마디도 설하지 않았다는 불설일자(不說一字)’에 관한 설은 『大般若經』과 그 주석서 『大智度論』 그리고 『楞加經』 등에 보인다. “나는 일찍이 이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도리에 대해서는 한 글자도 설한 적이 없고, 그대도 듣지 못했다.”(我嘗於此甚深般若波羅蜜多相應義中 不說一字 汝亦不聞. 『大般若經』 ); “보살은 처음 발심하여 성불하기까지 그 사이에 일체의 법에 대해 설한 것도 없고 들은 것도 없었다. 모든 관찰이 소멸하고 언어가 끊어졌으므로 설할 수 없으며, 설할 수 없으므로 들을 수 없고, 들을 수 없으므로 알 수 없으며, 알 수 없으므로 모든 법에 대해 받아들이는 것도 집착하는 것도 없었으니 곧 열반에 들어간 것이다.”(菩薩初發心 乃至得佛 於其中間 一切法無說無聞 諸觀滅故 語言斷故 不可說 不可說故 不可聽 不可聽故 不可知 不可知故 於一切法 無受無著則入涅槃 『大智度論』);“법은 문자를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혜야, 부처님과 모든 보살은 한 글자도 설하지 않고 한 글자도 답하지 않는다. 왜 그런가? 법은 문자를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다.”(法離文字故 是故大慧 我等諸佛 及諸菩薩 不說一字 不答一字 所以者何 法離文字故 『楞伽經』)
- 30)서산이 굽은 활등과 곧은 활시위를 비유로 끌어들인 이유는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 등의 격외선지格外禪旨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동일한 구절이 『선가귀감』에 나오며, 그 평석에 간화선의 화두 참구를 지향하는 서산의 의중이 드러난다.
- 31)원교圓敎 : 화엄종 법장의 오시교판으로 보자면, 『法華經』과 『華嚴經』의 교설이 원교에 해당한다. 일위一位가 곧 일체위一切位이고, 일체위가 곧 일위이므로 십신十信이 가득해지면 오위五位를 포섭하여 정각을 구족하게 된다는 원융무애한 교설이다. 여기서는 선가의 교외별전과 대칭시키기 위하여 교학의 극치가 되는 교설로 제기하였다.
- 32)성품 바다(性海) : 모든 법을 원만하게 포용하고 그들 상호간에 걸림 없이 융합되어 있는 것이 바다와 같이 끝이 없기 때문에 성性을 바다에 비유하여 성해性海라 한다. “원교에서 내세우는 말은 오로지 한계가 없는 법계일 뿐이니 성해는 원만하게 융합하고 인연으로 일어나는 현상(緣起)은 장애가 없어 모든 것이 서로 일치하고 상호 침투되어 있다.”(圓教中所說 唯是無盡法界 性海圓融 緣起無礙 相即相入.『華嚴經探玄記』)
- 33)해인海印 : 해인삼매를 말한다. 바다에 바람이 없어 수면이 맑고 깨끗할 때 온갖 사물이 일시에 비치는 것과 같이 깨달은 마음에 번뇌의 파도가 없을 때 삼라만상이 일시에 드러나는 것을 가리킨다.
- 34)이 문답은 전체적으로 『禪門寶藏錄』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발췌하여 인용하고 있다.
- 35)화엄종의 삼생성불설三生成佛說은 견문생ㆍ해행생ㆍ증입생 등 삼생을 경과하여 성불한다는 설로서 지엄智儼이 주장한 이래 법장法藏에서 완결되었다. ‘生’은 ‘位’와 같다. 『華嚴一乘十玄門』 大45 p.518a7, 『華嚴五敎章』 권1 大45 p.480b6, 『探玄記』 권3 大35 p.158b19 등 참조.
- 36)열 가지 병(十種病) : 간화십종병看話十種病을 말한다. 대혜 종고大慧宗杲가 무자화두를 참구할 때 발생하는 병통을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제시했는데 지눌知訥이 이것을 십종병이라는 용어 아래 정리했다. 지눌의 『法集別行錄節要』에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①있다ㆍ없다는 대립적 有ㆍ無의 無라고 이해하는 것(作有無會). ②일정한 도리를 통해서 이해하는 것(作道理會). ③의근意根을 가지고 사량 분별하는 것(向意根下思量卜度). ④눈썹을 움직이고 눈을 깜짝거리는 등의 미세한 마음의 움직임이 있는 곳에 뿌리를 내리고 알아내려 하는 것(向揚眉瞬目處垜根). ⑤언어상에서 살 길을 모색하는 것(向語路上作活計). ⑥모든 것을 날려버리고 아무 일 없는 경계 속에 우두커니 있는 것(颺在無事甲裏). ⑦화두의 숨은 뜻은 궁구하지 않고 단지 화두를 드는 그 자체로 깨달으려 하는 것(向擧起處承當). ⑧경전이나 어록 등의 문자를 끌어들여 입증하려 하는 것(向文字中引證). ⑨진무眞無의 무無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有眞無之無). ⑩미혹된 현재 상태에서 언제 깨달을 날이 올까 하고 기다리기만 하는 것(將迷待悟).
- 37)총지總持 : ⓢdhāraṇī. 다라니陀羅尼의 한역어이다. 일체법을 담고 있는 것 또는 기억력記憶力. 즉 부처님의 가르침과 그 진리를 모두 길이 지니는 것을 가리킨다. 대총지는 완전한 총지를 얻었다는 뜻으로서 원만한 깨달음의 성취를 가리킨다.
- 38)『禪門寶藏錄』「禪教對辨門」 20則의 내용과 지눌知訥의 『法集別行錄節要』ㆍ『看話決疑論』에서 그 대강을 취하여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
- 39)돈교頓敎 : 문자와 언어를 떠나 바로 진여를 가리키는 교법. 법장의 『華嚴五敎章』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돈교에 따르면 모든 법은 오직 하나의 진여심일 뿐이어서 차별상이 다하고 언어를 떠나고 사유분별이 끊어져 설할 수 없는 것이다. 가령 『維摩經』 중에서 32명의 보살들이 설한 불이법문과 같은 것들을 말한다.(若依頓敎 卽一切法 唯一眞如心 差別相盡 離言絶慮 不可說也. 如維摩經中 三十二菩薩所說 不二法門者.)”
- 40)심연상心緣相 : 마음이 대상에 응하는, 혹은 대상을 만들어내는 성질.
- 41)명자상名字相 : 명칭을 붙이고 개념화하는 성질.
- 42)『華嚴經探玄記』에 “돈교란 단지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으면 부처라 하고, 지위와 점차적 단계에 따르지 않고 설하므로 돈頓이라는 명칭을 세운다. (頓敎者 但一念不生 卽名爲佛 不依位地漸次而說 故立爲頓.)”라고 나온다.
- 43)이 문답은 『禪門寶藏錄』 권1 20則에서 인용하고 있는 「玄覺禪師教外竪禪章」과 『看話決疑論』의 대강(大綱)을 종합하여 논지를 펼치고 있다.
- 44)민절무기泯絕無寄 : 두순杜順의 『華嚴法界觀門』에 네 가지 진공관眞空觀 중 하나로 제시된다. 규봉 종밀은 『都序』에서 선종을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그에 따르면 민절무기종은 모든 대립된 상相에 대한 집착을 끊고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는 것을 그 종지로 삼으며, 우두종牛頭宗과 석두희천石頭希遷 계통의 종지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세 가지로 나눈 교종 중에서 밀의파상현성교密意破相顯性敎와 상응한다고 했다.
- 45)『원각경』에는, 원문의 被가 彼로 되어 있다. 경문에 따르면 “법계의 청정함을 얻은 사람은 그것이 청정하다는 견해를 내서 스스로 장애를 만든다(若復有人勞慮永斷得法界淨即彼淨解為自障礙)”고 번역해야 한다. 『원각경』의 이 대목에서는 중생과 보살이 청정한 법계나 각覺에 안주하여 스스로 장애를 만들어내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지눌知訥의 『간화결의론』에 彼가 被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휴정이 『간화결의론』을 인용한 듯하다.
- 46)대승보살의 52단계(십신十信, 십주十住, 십행十行, 십회향十廻向, 십지十地, 등각等覺, 묘각妙覺) 수행 계위 가운데 제1위에서 제10위까지의 단계는 신위信位 곧 십신十信으로서 범부의 단계에 해당한다. 십지 중 제9지의 보살이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을 끊은 뒤에 성취하게 되는 제10지의 단계가 불지佛地 즉 불도佛道를 성취한 단계이다.
- 47)‘불덩이’에 비유한 구절은 『看話決疑論』을 인용한 것이다. 『雪竇語錄』, 『圜悟語錄』, 『大慧語錄』「示徐提刑」 등에 나오는 말인데, 일단화一團火는 큰 불덩어리라는 뜻의 대화취大火聚로 되어 있다. 화두가 모든 망상을 태워 없애는 도구라는 뜻을 나타내는 비유이다.
- 48)의심疑心 : 의정疑情 또는 의단疑團이라고도 한다. 의심은 화두 공부의 방법적 요소이다. 『看話決疑論』에서는 무자無字화두에 대한 의심으로 기술하고 있는데, 이 무자화두는 악지惡知ㆍ악해惡解를 무너뜨리는 무기라는 대혜종고大慧宗杲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이것은 모든 것을 태워 없애는 큰 불덩어리와 동일한 맥락의 비유이다.
- 49)칠통漆桶 : 시커먼 통. 보통은 사물의 이치를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모든 분별이 차단된 본래의 화두 자체를 비유하는 말이다.
- 50)질박한 법신(素法身) : 천태종天台宗의 용어. 원교보살圓敎菩薩의 육즉위六卽位 중에서 이즉불理卽佛과 상응한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중생의 잠재적인 법신을 말한다. 그것이 질박하여 아무런 장식이 없다는 뜻에서 ‘素’라 하며, 아직 이치상으로 법신이라 할 뿐인 지위를 뜻한다. 이는 수행의 결과로 성취한 공덕에 따라 장엄莊嚴된 법신과 구별된다. “모든 중생은 누구나 법신을 가지고 있지만 그 법신의 본체는 질박하여 천룡天龍의 대중에게 경시된다. 그러나 정혜定慧를 수학하여 법신을 장엄한다면 모든 중생으로부터 공경을 받을 것이다. (一切衆生皆有法身, 法身體素, 天龍之所忽劣. 若修學定慧, 莊嚴法身, 則一切見敬也. 『法華經玄義』)”
- 51)『看話決疑論』에 “다만 이치를 깨달아 부처가 된 것일 뿐이니 질박한 법신이라 한다.(但是證理成佛, 可名爲素法身也. 『看話決疑論』)”라고 나온다.
- 52)“(돈교에서) 단번에 언어가 끊어진 경계를 드러내는 이유는 별도로 모든 상념을 벗어난 한 부류의 근기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니, 선종에 해당한다.”(『華嚴經疏』 권2 大35 p.512c4. 頓顯絕言, 別為一類離念機故 即順禪宗)
- 53)『禪門寶藏錄』에 따르면 「玄覺禪師教外竪禪章」이지만, 미상의 전거이다.
- 54)법성종法性宗을 말한다. 규봉 종밀圭峯宗密이 교판한 대승 3종 중 하나이다. 여래장 연기 또는 진여 연기의 입장에서 모든 중생의 마음이 번뇌와 미혹을 끊음으로써 청정한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본래부터 청정한 것이라고 깨달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大乘起信論』과 『楞伽經』 등을 전거로 한다.
- 55)4권본 『능가경』의 「불어심품佛語心品」에 근거하여 선종에서 “부처님의 말씀은 마음을 근본으로 한다(佛語心爲宗)”라고 한 구절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불심인佛心印을 곧바로 전하는 경전적 근거가 된다. 이에 따라 선종을 불심종佛心宗이라고도 한다.
- 56)『唐高僧傳 』「慧可傳」에 달마가 혜가에게 『楞伽經』을 전했다고 한 이래 이 설을 계승한 북종 계열의 『楞伽師資記』「菩提達磨章」에 나타난다. 이후 남북 양종이 대립하면서 남종의 혜능慧能이 『金剛經』의 구절에서 깨달았다는 설과 동시에 신회神會가 필두가 되어 북종 배격의 일환으로 『楞加經』 전수설은 부정된다. 그러나 마조도일馬祖道一(709∼788)의 어록에 인용되면서 다시 『능가경』을 중시하게 되었다.
- 57)대혜보살大慧菩薩 : ⓢMahāmati. 『楞伽經』의 회좌會座에서 상수上首를 맡은 보살이다.
- 58)언어와 같은 수단으로는 소통되지 않는 경지를 비유한 말.
- 59)방등부方等部 : ⓢlalita-vistara. 대승경전을 그 성격에 따라 크게 다섯으로 분류한 것 중 하나. 화엄ㆍ반야ㆍ열반ㆍ법화 등의 사부를 제외한 모든 대승경전을 통틀어서 일컫는 말이다.
- 60)『禪門寶藏錄』에는 ‘鑑昭禪師引古辨今錄’이라고 되어 있는데, 어떤 책인지 미상이다.
- 61)중봉重峰 : 나말선초 스님으로 생몰연대는 미상이다. 『禪門寶藏錄』에 따르면, ‘重峰祖師澄觀禪師’라고 하였으며, 당에 가서 장경 혜릉長慶慧稜(854~932)의 법을 잇고 돌아왔다고 한다. 이 단락은 『禪門寶藏錄』에서 중봉 조사가 고려 광종(925~975)과 선원禪源에 대해서 문답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62)승나僧那 : 생몰연대는 미상이고 속성은 마馬씨이다. 『景德傳燈錄』에 따르면, 어려서 여러 경서經書에 통하였고 21세에 예서禮書와 역서易書를 강의하였는데, 청강하는 사람이 저자에 모인 사람만큼 많았으나 혜가의 설법을 듣고서 동지 열 명과 함께 출가하였다.
- 63)『楞伽阿跋多羅寶經』이 『楞伽經』 4권 본이다. 세 종류의 한역본 중 가장 먼저 성립된 것으로 추정한다.
- 64)노란 잎 :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방편으로 노란 나뭇잎을 돈이라 속여 울음을 그치게 한다는 비유로, 『大般涅槃經』「嬰兒行品」에 나온다. “아기가 소리 내어 울고 있을 때 부모가 노란 버들잎을 들고 ‘울지 마라, 울지 마라. 네게 돈을 줄게’라고 달래면 아기는 그것을 보고 진짜 돈이라 생각하고, 곧장 울음을 그치는 것과 같다.(如彼嬰兒啼哭之時, 父母即以楊樹黃葉, 而語之言, ‘莫啼, 莫啼. 我與汝金.’ 嬰兒見已, 生眞金想, 便止不啼.)”
- 65)반야경 계열의 모든 경전에 두루 나타난다. “심오한 반야바라밀다는 모든 부처님을 낳으니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이다(深般若波羅蜜多, 能生諸佛,是諸佛母. 『大般若經』)”;“마하반야는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이니, 삼세의 모든 부처님은 누구나 이 경전에 따라 수행한 끝에 성불하였다.(以摩訶般若為諸佛母, 三世諸佛, 皆依此經修行, 方得成佛. 『金剛經解義』)”
- 66)반야般若 : ⓢprajñā, prajñā-pāramitā.
- 67)부처님 10대 제자 중 사리불을 지혜제일智慧第一이라 칭한다.
- 68)『妙法蓮華經』에 다음의 글이 나온다. “오늘날 세존께서 저희들로 하여금 모든 법의 희롱의 똥을 사유하여 버리도록 말씀하셨습니다.(今日世尊令我等思惟,蠲除諸法戲論之糞)”
- 69)본래는 아첨하며 세도가에게 붙어서 이익을 취하는 비열한 행위를 나타낸다. 여기서는 반야가 선문의 도와 비교하여 격이 떨어지는 방편에 불과하다는 뜻을 보이기 위한 말로 쓰였다. 『莊子』「列御寇」의 다음 이야기에 근거한다. “진나라 왕에게 병이 생겨 의원들을 불렀는데, 등창을 째거나 고름을 짜낸 자는 한 승의 수레를 얻었고, 치질을 핥은 자는 다섯 승의 수레를 얻었다. 치료하는 방법이 하천해질수록 그만큼 얻는 수레도 많았던 것이다.(秦王有病召醫, 破癰潰痤者, 得車一乘, 舐痔者, 得車五乘. 所治愈下, 得車愈多.)”
- 70)앞의 문답의 인용으로 밝힌 『引古辨今錄』과 같은 저술이다. 『禪門寶藏錄』에는 ‘鑑昭禪師引古辨今錄’이라고 되어 있지만, 미상의 책이다.
- 71)성주聖住 : 성주 무염聖住無染(800~888)은 신라 후기 승려로, 구산선문 중 하나인 성주산문聖住山門의 개조이다. 태종 무열왕의 8대손으로 어릴 때부터 해동의 신동이라 불렸다. 13세에 설악산 오색석사五色石寺의 법성法性에게 출가하여 『화엄경』을 배우다가 821년에 배를 타고 당나라에 들어가 남산 지상사至相寺에서 『화엄경』을 묻고, 마조馬祖 문하의 마곡 보철麻谷寶徹스님에게 인가를 받았다. 845년에 귀국하여 오합사烏合寺에 주지로 살았는데 문성왕이 그 절을 성주사聖住寺라 개칭하였다. 888년(진성2)에 88세로 입적하니, 대랑혜大朗慧라는 시호와 백월보광白月葆光이라는 탑호를 내렸다. 최치원이 왕명을 받아 지은 탑비가 충남 보령군 미산면 성주리 성주사 터에 남아 있다.
- 72)도윤道允 : 쌍봉 도윤雙峰道允(798~868)은 신라 후기 승려로, 구산선문 중 하나인 사자산문獅子山門의 개조이다. 18세에 출가하여 황해도 귀신사鬼神寺에서 『화엄경』을 듣고 ‘원돈圓頓의 가르침이 어찌 심인心印만 하랴’ 하고는 825년(헌덕 17)에 당나라로 가서 남전 보원南泉普願에게서 법을 이어받고 847년(문성 9)에 귀국하여 금강산에 주석했다. 그 뒤 전남 쌍봉사로 가서 종풍을 크게 떨쳤으므로 쌍봉화상이라 불렸다. 세수 71세, 법랍 53세로 입적하였는데, 그때 오색 광명이 입에서 나와 공중에 상서로운 상이 퍼져나갔다고 하여, 서기만천철감국사瑞氣滿天澈鑒國師라고도 한다.
- 73)주금강周金剛은 덕산 선감德山宣鑑(780~865)을 말한다. 당唐의 승려로, 속성은 주周씨이다. 경율經律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였고, 특히 『금강경』의 대의를 두루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주금강이라 일컬어졌다. 덕산이 횃불을 들었다는 말은 용담 숭신龍潭崇信과의 일화에 근거한다. 덕산이 용담에게 가르침을 구하러 왔다가 밤이 늦자 용담이 등불을 덕산에게 주었고 덕산이 받으려 하자 입으로 불어서 꺼버렸다. 그 순간 덕산이 깨달았고, 다음 날 아끼던 『金剛經疏抄』를 법당 앞에 가지고 나와 횃불 하나를 들고 높이 올리며, “불교의 여러 가지 심오한 이론을 궁구하여도 한 터럭을 허공에 던지는 것과 같이 별것 아니고, 속세의 핵심적인 도를 다 파헤친다고 하더라도 한 방울 물이 거대한 계곡에 떨어진 것과 같을 뿐이다”라 말하고서 그 책을 태워버렸다.
- 74)홍주洪州 서산西山 양 좌주亮座主가 42본 경론을 강의하다가 하루는 마조를 찾아가 뵈니, 마조가 물었다. “그대가 경론을 강의한다고 들었는데 무엇을 가지고 강의합니까?” 좌주가 마음을 가지고 강의한다고 대답하자 마조가 말했다. “마음은 꼭두각시 같고 뜻은 그에 장단 맞추는 자와 같은데, 그대가 어찌 경론을 강의할 줄 알겠소.” “마음이 강의하지 못한다면 허공이 강의할 수 있겠습니까?” “도리어 허공은 강의할 수 있지.” 그러자 양 좌주가 팔을 흔들며 나가는데 마조가 “좌주!” 하고 불렀다. 좌주가 고개를 돌리자 “이게 뭔가?” 하였는데, 좌주가 여기서 깨닫고 예를 올리고 물러났다. 좌주는 절에 돌아가서 대중에게 말했다. “아무도 내 일생동안의 공부를 능가할 자가 없다고 여겼는데, 오늘 마조에게 질문 하나 받고 평생의 공부가 얼음 녹듯 하였다.”
- 75)부태원은 설봉 의존雪峰義存의 제자인 태원부 상좌太元孚上座이다. 부태원이 양주楊州 광효사光孝寺에서 『열반경』 강講을 하는데, 협산 전좌夾山典座가 눈에 길이 막혀서 광효사에 머물며 부상좌의 강의를 듣다가, 법신法身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부 상좌는 강의가 끝나고 협산에게 법신 부분을 다시 설명하였으나 협산은 수긍치 않고 ‘다만 법신에 대해서 헤아릴 줄만 알 뿐 실제로 법신을 아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다음 모든 일을 쉬고 참구해 보라고 권했다. 부 상좌는 이 말을 듣고 초저녁부터 좌선에 들어갔는데 오경五更에 새벽을 알리는 고각鼓角 소리를 듣고 활짝 깨달았다.
- 76)해월주海越州는 월주越州의 대주 혜해大珠慧海이다. 대주선사가 마조馬祖를 찾아갔다. 마조가 불법을 구하러 왔다는 혜해에게 “자기 보배 창고는 던져 버리고 사방으로 다니면서 뭘 하려는가?” 하고 되물었다. “어떤 것이 저의 보배 창고입니까?” 하고 묻으니, 마조가 “지금 나에게 묻는 그것이 바로 보배 창고다.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서 조금도 모자람이 없으며, 자유롭게 쓸 수 있거늘 어찌 밖에서 찾아 구하려 하는가!”라고 대답하는 소리를 듣고 대주가 깨달았다.
- 77)영묵은 마조의 제자인 오예 영묵五洩靈默이다. 오예가 석두를 찾아가, “한마디라도 일치하면 머물고 그렇지 않으면 떠나겠노라”고 말했다. 석두가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오예는 가버렸다. 석두가 “스님!” 하고 부르자 오예가 고개를 돌렸고, 석두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바로 이것일 뿐이니, 머리를 돌리고 뇌를 굴려서 무엇 하겠는가?”라고 했다. 오예는 이 말에 크게 깨달았다.
- 78)양수는 수주 양수壽州良遂이다. 양수가 마곡을 찾아갔는데, 마곡은 양수가 오는 것을 보고도 운력을 나가버렸다. 양수가 다시 운력하는 곳으로 찾아가자 마곡은 모르는 척하고 방장으로 가서 문을 닫아버렸다. 양수가 문을 두드리자 마곡이 “누구시오?”라고 물었고, “양수입니다”라고 자신의 이름을 입으로 말하는 그 순간 양수는 홀연히 깨달았다.
- 79)문성대왕文聖大王(?~857) : 신라 46대 왕. 재위기간(839∼857)의 통일신라는 쇠퇴기에 접어들어 ‘장보고의 난’ 등 많은 혼란이 발생했다. 『景德傳燈錄』 권11에 따르면, 헌안대왕憲安大王과 함께 신라대증선사新羅大證禪師의 법을 이은 제자로 이름이 등재되어 있다.
- 80)『禪門寶藏錄』에는 「無染國師行」에 근거한 것으로 되어 있다.
- 81)나계국사螺磎國師 : ‘磎’는 ‘溪’자와 같다. 천태종 나계의적螺溪義寂(819~897)을 말한다.
- 82)별전일기別傳一機 : 교설과 문자에 의존하지 않고 별도의 방법으로 종지를 전수받을 수 있는 근기를 가리킨다.
- 83)교설을 그물에 비유하여 교망敎網이라 한다. 교설을 세 가지로 분류한 예가 몇 가지 있다. 첫째, 점교漸敎ㆍ돈교頓敎ㆍ부정교不定敎로 나누는 것이다. 길장吉藏(549~623)의 『勝鬘寶窟』에 따르면, 이것은 남방 교학자들의 분류라고 한다. 둘째, 광통율사光統律師(1139~1208)의 분류로서 점교ㆍ돈교ㆍ원교圓敎로 나누는 것이다. 셋째, 『法華經』에서 말하는 삼승교三乘敎로서 성문승교聲聞乘敎ㆍ연각승교緣覺乘敎ㆍ보살승교菩薩乘敎 등이다.
- 84)물고기는 중생을 비유한 말이다. “대성大聖께서 뛰어난 방편으로 기연機緣을 길러 두루 거두어들이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화엄경』에 ‘크나큰 교敎의 그물을 펼쳐 생사의 바다에 던지고, 인천의 물고기들을 건져 올려 열반의 언덕으로 이끈다’라고 한 말은 이를 가리킨다.(大聖善巧, 長養機緣, 無不周盡. 故此經云, ‘張大教網, 置生死海, 漉人天魚, 置涅槃岸.’ 此之謂也. 『華嚴五敎章』 권1)”
- 85)신룡神龍 : 위에서 말한 별전일기와 상응한다. “또 용왕이 짙은 구름을 퍼뜨려 감로의 비를 내림으로써 바다를 가득 채운다.(又如龍王布密雲, 霔甘露雨充大海 『華嚴經』)”
- 86)석두희천石頭希遷(700~790)의 말이다. 『景德傳燈錄』「青原行思傳」 남악회양南嶽懷讓(677~744)과의 문답에 나온다.
- 87)『壇經』에 그 취지가 보인다. “언제나 자신의 허물을 보면 도와 맞아떨어지리라. …… 만일 타인의 잘못을 본다면, 자신의 잘못도 그 주변에 있으리라.”(宗寶本 『壇經』 大48 p.351b25. 常自見己過, 與道即相當. …… 若見他人非, 自非却是左.) 지눌의 『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에 ‘曹溪祖師云 若眞修道人 不見世間過 常自見己過 於道便相當 若見他人非 自非却是左’라고 나온다.
- 88)원문은 ‘與’이나 다른 본을 참고하여 ‘輿’로 번역하였다. 물 한 바가지로 수레에 붙은 불을 끈다는 이야기는 『맹자』에 나온다. “인仁이 불인不仁을 이기는 것은 물이 불을 이기는 것과 같다. 요즈음 인을 행하는 자들은 마치 한 잔의 물로 한 수레 가득 실린 땔나무에 붙은 불을 끄려는 것과 같다.( 仁之勝不仁也, 猶水勝火. 今之爲仁者, 猶以一杯水救一車薪之火也. 『孟子』「告子章」上)” 맹자가 주장하는 인의仁義정치가 현실적으로 너무 무력한 것이 아니냐는 뜻으로 그의 제자가 빗대서 물은 것이다. 힘이 미미하여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는 뜻으로 쓰인다.
- 89)『最上乘論』나오는 말이다. “‘무엇을 가리켜 자신의 마음이 자기 밖의 저 부처님을 칭념稱念하는 것보다 낫다고 합니까?’ ‘언제나 저 부처님을 칭념하는 것으로는 생사를 면하지 못하며, 나의 본심을 지켜야 피안에 도달한다.’”(問曰, ‘何名自心勝念彼佛?’ 答曰, ‘常念彼佛, 不免生死;守我本心, 則到彼岸.’)
- 90)이 또한 『最上乘論』에 나오는 말에 따른다. “만약 내가 너를 속였다면, 내생에 18 대지옥에 떨어질 것을 하늘과 땅에 대고 맹세한다. 또 만약 네가 나를 믿지 않으면, 내생에 대대로 호랑이의 밥이 될 것이다.”(若我誑汝, 當來墮十八地獄, 指天地為誓. 若不信我, 世世被虎狼所食.)
- 91)황벽희운黃檗希運의 말로 『傳心法要』의 다음 내용에 기초한다. “도를 배우는 많은 자들이 교법에서 깨닫고 심법에서 깨닫지 못하니, 비록 겁의 세월 동안 수행하더라도 결코 본래의 부처가 되지는 못한다. 만약 마음에서 깨닫지 못하고 교법을 보고 분별로 깨닫는다면 마음을 가볍게 여기고 교법을 중시하게 될 것이다.”(學道人, 多於教法上悟, 不於心法上悟, 雖歷劫修行, 終不是本佛. 若不於心悟, 乃至於教法上悟, 即輕心重教.)
- 92)이 발문은 여타 판본에는 있지 않고 1642년에 전라남도 해남 대흥사大興寺에서 간행한 판본(국립도서관소장)에만 있다.
- 93)남전보원南泉普願이 황벽희운黃檗希運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해 던진 질문이다. “지주池州의 남전보원선사가 황벽에게 물었다. ‘정ㆍ혜를 평등하게 공부하여 불성을 분명히 본다고 하는데 이 도리는 어떤 것인가?’ ‘하루 24시간 중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정도면 장로의 안목이 아닌가?’ ‘부끄럽습니다.’ ‘물 값은 그만두고 짚신 값은 어떤 사람에게 돌려받을까?’ 이에 황벽은 대답하지 않았다.”(『禪門拈頌說話』 203則 韓5 p.202c17. 池州南泉普願禪師, 問黃蘗, ‘定慧等學, 明見佛性, 此理如何?’ 蘗云, ‘十二時中, 不依倚一物.’ 師云, ‘莫是長老見處麽?’ 蘗云, ‘不敢.’ 師云, ‘漿水價卽且置, 草鞋錢敎什麽人還?’ 蘗不對.)
- 94)이 대답 역시 정혜와 관련된다. 천황도오天皇道悟와 석두희천石頭希遷 사이의 문답에 나온다. “천황도오선사가 석두에게 물었다. ‘정ㆍ혜를 떠나서 어떤 법으로 사람들을 가르치십니까?’ ‘나의 이곳에는 남에게 부림을 당하는 노비가 없는데, 무엇을 벗어나란 말인가?’”(『禪門拈頌說話』 350則 韓5 p.297c21. 天皇道悟禪師, 問石頭, ‘離卻定慧, 以何法示人?’ 頭云, ‘我這裏無奴婢, 離箇什麽?’)
- 95)이 문답의 취지는 『宛陵錄』에서 볼 수 있다. “어떤 학인이 물었다.‘모든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대자비를 행하여 중생에게 법을 설해줍니까?’ 황벽이 답했다. ‘부처님의 자비는 인연에 얽매이지 않으므로 대자비라 한다. 자는 이루어지는 부처가 있다는 견해를 가지지 않는 것이며, 비는 제도되는 중생이 있다는 견해를 가지지 않는 것이다. 설해지는 법에는 말하는 것도 없고 보여주는 것도 없으며, 그 법을 듣는 자 또한 듣는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다. 비유하자면 환사(幻士)가 환인(幻人)에게 법을 설해주는 것과 같다.’”(『宛陵錄』 大48 p.386a12. 問, ‘諸佛如何行大慈悲, 為眾生說法?’ 師云, ‘佛慈悲者, 無緣故, 名大慈悲. 慈者, 不見有佛可成;悲者, 不見有衆生可度. 其所說法, 無說無示, 其聽法者, 無聞無得, 譬如幻士, 爲幻人說法,’)
- 96)『金剛經』 大8 p.751c13.
- 97)대주혜해大珠慧海도 이와 동일한 논법으로 『金剛經』의 구절을 활용했다. “대주가 말했다. ‘「만약 여래가 설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면 부처님을 비방하는 것이니, 이런 사람은 내가 설한 이치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했으나, 이 말에 따라 이 경전을 부처님의 친설이 아니라고 한다면 경전을 비방하는 결과가 된다. 대덕들께서 한마디 해보시기 바란다.’”(『景德傳燈錄』 권6 「大珠慧海傳」 大51 p.247a4. 師曰, ‘「若言如來有所說法, 則為謗佛, 是人不解我所說義」 若言此經不是佛說, 則是謗經, 請大德說看.’)
- 98)『宛陵錄』 大48 p.387a9.
- 99)『圓覺經』 大17 p.917a27에 나오는 말이다. “경전의 교설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으니, 달을 보고 나면 가리키는 수단인 손가락은 결국 달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 것이다.”(修多羅教, 如標月指, 若復見月, 了知所標畢竟非月.)
- 100)한韓나라의 개이므로 한로韓獹라 한다. 문자에 얽매이는 자를 개에 비유하고, 문자가 가리키는 취지를 곧바로 포착하는 자는 사자에 비유한다. 본래 『涅槃經』에는 개의 비유만 나오지만 후대에 그 취지를 확충하여 사자를 대칭시켰다. “모든 범부가 결과만 보고 그 발생의 조건이 되는 인연을 살필 줄 모르니, 마치 개가 자기에게 던져진 흙덩이를 쫓아가고 던진 사람을 쫓아가 물지 못하는 것과 같다.”(『大般涅槃經』 권25 大12 p.516b13. 一切凡夫, 惟觀於果, 不觀因緣, 如犬逐塊, 不逐於人.) “어리석은 개에게 흙덩이를 던지면 흙덩이를 쫓아가지만 사자는 던진 사람을 무는 것과 같다.”(『諸方門人參問語錄』 卍110 p.854a18. 如狂狗趁塊, 師子咬人.)
- 101)신해행증信解行證. “믿고 이해하고 수행하고 증득하는 것은 비록 그 단계가 같지는 않지만, 믿음의 대상에서 증득하는 경지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의 법은 원래 다르지 않다. 곧 이해한다는 것은 믿음의 대상을 이해하는 것이고, 수행한다는 것은 이해의 대상을 수행하는 것이며, 증득한다는 것은 수행의 대상을 증득하는 것이다.”(『圓覺經略疏注』 권하 大39 p.573a7. 謂信解行證, 雖階級不同, 而所信乃至所證之法, 元來不異. 謂解則解其所信, 修則修其所解, 證則證其所修.)
- 102)보살계위 52위 중 51위로서 불지佛地에 해당한다. 묘각은 52위 즉 구경위究竟位이다.
- 103)『菩薩瓔珞本業』 권하 大24 p.1018b19.
- 104)임제의현臨濟義玄의 말에 따른다. 『臨濟語錄』 大47 p.497c10~c17 참조. 담가귀擔枷鬼는 담가쇄한擔枷鎖漢으로 되어 있고, 흙덩이와 지옥에 떨어질 업 등은 이 발문에서 덧붙인 말이다.
- 105)이 역시 임제의현의 말이다. 『臨濟語錄』 大47 p.499c20.
- 106)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머리를 잃어버렸다고 착각한 연야달다(演若達多 ⓢYajñadatta)의 이야기를 가리킨다. 본래의 성품을 자기 밖에서 구하는 어리석은 자를 비유한다. 『楞嚴經』 권4 大19 p.121b8 참조.
- 107)법문이나 문답을 마무리할 때 “아래로 이어질 말은 길기에 다음 날로 넘기도록 한다(向下文長, 付在來日)”라고 하는 형식으로 끝맺은 것이다.
- 108)강희康熙 9년 양산 통도사通度寺 개간본에는 일에 참여한 산중 스님들과 사중 스님들, 판각한 사람들의 이름과 간기가 붙어 있고, 숭정崇禎 15년 해남 대흥사大興寺 개간본에는 간기와 시주질이 붙어 있다.
- 1){底}萬曆丙戌移于全羅道光州無等山氷鉢庵書跋本(全南潭陽龍華寺所藏) {甲}崇禎六年朔寧龍腹寺留板本(東國大學校所藏。禪家龜鑑合綴) {乙}康熙九年梁山鷲栖山通度寺開刊本(東國大學校所藏) {丙}崇禎十五年全羅道海南地崑崙山大興寺開刊本(國立圖書館所藏。卷末有禪敎訣) {丁}刊年未詳本(서울大學校所藏。奇巖集合綴) {戊}刊年末詳本(東國大學校所藏) {己}刊年未詳妙香藏版淸虛堂集卷四所載之本文(東國大學校所藏)。
- 2)撰者名。依淸虛碑銘。編者補入。
- 3)「徑」作「經」{乙}{己}。
- 4)「商」作「啇」{乙}。
- 1)「一心」右側行間有「一味」二字{乙}。
- 2)「因」作「仁」{乙}。
- 3)「禪門」右側行間有「更無」二字{乙}。
- 4)「迹」作「跡」{己}。
- 1)「棱」作「楞」{己}。
- 2)「常」無有{乙}。
- 3)「能」無有{乙}。
- 4)「盃」作「杯」{己}。
- 5)「與」作「輿」{甲}{乙}{丙}{丁}{戊}{己}。
- 6)「禪敎釋終」無有{乙}{己}。
- 7)此跋文無有{甲}{乙}{丁}{戊}。
- 8)「于」無有{己}。
- 9)「眞佛…聽無」十一字。無有{己}。
- 10)「解」下有「眞佛無口。不解說法眞聽無」{己}。
- 1)「辯」作「辨」{己}。
- 2)「時萬曆…氷鉢庵」三十三字。無有{己}
- 3)「移于…氷鉢庵」二十四字。無有{丙}。
-
4)乙本刊記如下「山中大德眞熙。宗悅。義嚴應敏。冲絢。寺內一應。印行。幸行。熙玉。智暹。坦默。印鑑。信玄。師印。靈寶。信休。性林。刻字淳淨。守彥。信靑。康熙九年庚戌。仲春。梁山鷲栖山通度寺開刊」。
丙本刊記如下「崇禎十五年嵗次壬午。仲春日全羅道海南地崑崙山大興寺開刊以下施主秩省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