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동문선소재려대승려시문(東文選所載麗代僧侶詩文) / 東文選所載 麗代僧侶詩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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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선』에 실린 고려 승려의 시문(東文選所載麗代僧侶詩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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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선』에 실린 고려 승려의 시문(東文選所載麗代僧侶詩文)
지은이 미상
이대형 (역)
총목차總目次
석후釋煦
천성절 축수재 소天成節祝壽齋䟽
석계응釋戒膺
지승을 보내며(送智勝)
식당명 병서食堂銘并序
석탄연釋坦然
문수사文殊寺
석요일釋寥一
물러남을 구함법사가 대궐에 불려 들어가 20여 년 있었다(乞退師召入禁二十餘年)
석천인釋天因
환상인의 산중작에 차운함(次韻晥上人山中作)
서상인이 용혈에서 사경하고 시를 지어 보내므로 차운하여 답함(誓上人在龍穴寫經有詩見贈次韻奉答)
사선암에서 노닐며 지음(遊四仙嵓有作)
치원암 주인이 시를 보내 나에게 산속 일을 기록해 달라고 청하므로 차운하여 답함(致遠庵主以詩見示仍以請予紀山中故事次韻答之)
원상인이 철쭉 주장을 준 것에 감사하며(謝圓上人惠躑躅柱杖)
해월루에서 달을 보며(海月樓看月)
옥주 서상인에게 줌(寄沃洲誓上人)
권학사 법화탑에 쓰다(題權學士法華塔)
병중에 운주숙대노가 송회도를 보여주기에(病中雲住叔大老見示松檜圖)
운상인이 병중에 지은 시를 차운하여(次韻雲上人病中作)
청곡노인이 조승제를 조문한 시에 차운하여(次韻靑谷老吊趙承制)
배가 남해에 닿자 눈병이 걸려 상적법주에게 부침(舟次南海得眼疾寄常寂法主)
장구로 답서를 대신하여 최학사에게(以長句代書答崔學士)
다시 화답함(再和)
홍영상인이 시를 보냈기에 차운하여 답함(洪英上人以詩見贈次韻答之)
차운하여 환상인에게 답함2수(次韻答晥上人二首)
냉천정冷泉亭
설법대說法臺
천관산기天冠山記
선사 원묘국사 제문(祭先師圓妙國師文)
부도를 세우고 유골을 안치하는 제문(立浮圖安骨文祭)
비석을 세운 후에 휘단(忌日)에 드리는 제문(立碑後諱旦祭文)
처음 사원에 들어가 임금 수명을 비는 소(初入院祝聖壽齋䟽文)
처음 사원에 들어가 영공의 수명을 비는 소(初入院祝令壽齋䟽文)
석혜문釋惠文
보현원普賢院
석영조釋祖英
철쭉꽃 응교(躑躅花應敎)
석식영암釋息影庵
선원사 비로전 단청기(禪源寺毗盧殿丹靑記)
공주 동정기公州東亭記
월등사 죽루의 대나무 기(月燈寺竹樓竹記)
검설劔說
국파설菊坡說
독암선옹의 모과 나무 지팡이 설(䄣庵禪翁木苽木杖說)
정시자전丁侍者傳
임금께서 환국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드리며 올린 소(聞大駕還國祝上䟽)
원자 탄생을 축하드리는 소(誕生元子祝上䟽)
별 이변을 없애는 소(星變消除䟽)
선원사를 복원하는 소(復禪源寺䟽)
원자께서 조회하러 가심에 축수하는 재를 올리는 소(元子上朝祝壽齋䟽)
화평원군이 조서를 받들어 원나라 서울에 간다는 소식을 듣고 축원하는 소(聞化平院君承詔上都祝䟽)
석무외釋無畏
고석정기孤石亭記
암자에 거처한 날들에 대한 기(庵居日月記)
원혜국통 제문圓慧國統祭文
타인을 대신하여 모친을 천도하는 소(代人薦母䟽)
앞의 글과 함께 시왕전에 올리는 소(同前十王前䟽)
나재신을 천도하는 소(薦羅宰臣䟽)
법화경을 찬양하는 소(法華經慶讃䟽)
원자를 축원하는 소(祝元子䟽)
축원하여 올리는 소노도부인이 행함(祝上䟽老道夫人行)
도지휘사 최유엄 재신을 축원하는 소(祝都指揮使崔有渰宰臣䟽)
법화경 필사의 완성을 경찬하는 소홍시중을 대신하여(寫成法華經慶讃䟽代洪侍中)
미타상의 점안을 경찬하는 소(彌陀像點眼慶讃䟽)
축원을 올리는 소(祝上䟽)
무량수여래ㆍ관세음보살ㆍ대세지보살을 한 탱화에 안치하고 점안하는 소(無量壽如來觀世音菩薩大勢至菩薩合安一幀點眼䟽)
법화경ㆍ열반경ㆍ금광명경ㆍ무량수경을 전독하는 소(法華經涅槃經金光明經無量壽經轉讀䟽)
금자로 법화경을 필사한 소(寫成金字法華經䟽)
법화경을 필사한 소(書寫法華經䟽)
축원하는 소(祝上䟽)
법형 원혜국통을 천거하는 소(薦法兄圓慧國統䟽)
조사 예참에 축원하는 소(祖師禮懺祝上䟽)
용화회 소龍華會䟽
석요원釋了圓
환암幻菴
석선탄釋禪坦
고풍古風
여강에서 잔치하려고 모임(驪江讌集)
백로행白鷺行
보문사 누각 위의 시에 차운함(次普門寺閣上詩韻)
9월9일에 청연 시에 차운함(九日次淸淵詩韻)
임실현 벽에 쓰다(題任實縣壁)
능가산에서(楞伽山中)
석굉연釋宏演
‘아홉 굽이 시내’를 얻어 친구를 보내며 써서 주다(分題得九曲溪送友)
‘버들 심은 다리’를 얻어, 부모님 뵈러 가는 친구를 전송하며 써서 주다(分題得種柳橋送友省親)
서우련사의 산수도에 쓴 사겸의 시에 화답하여(奉和思謙題西字鍊師山水圖)
쌀 찧는 노래(舂米行)
청총마가 물 마시는 그림에 쓰다(題騘馬飮水圖)
물 마시는 말 그림에 쓰다(題飮馬圖)
가을 밤 장산사에서 자며(秋夜宿蔣山寺)
유선암에 쓰다(題劉仙巖)
송별하는 강가에서(送人之臨江)
자청궁에서 노닐며(遊紫淸宮)
석만우釋卍雨
일본 승려 문계를 보내며(送日本僧文溪)
산에서(山中)
석달전釋達全
연경 호천사 구층탑에 올라(登燕京昊天寺九層大塔)
이하의 「장진주」에 차운하여(次李賀將進酒韻)
제현들의 국화 노래에 차운하여(次韻諸賢賦菊)
진영으로 가는 이원수를 송별하며(送李元帥赴鎭)
정언 이혼의 화산 회고시에 차운하여(次韻李正言混花山懷古)
선원사 청원루禪源寺淸遠樓
석익장釋益莊
낙산사洛山寺
석조이釋祖異
조계선사 운감이 ‘무’자를 얻었기에(贈曹溪禪師云鑑得無字)
석시녕釋始寧
앞서 왕문공의 기련에 있는 ‘생生’자를 운으로 삼았는데, 약성 제랑이 모두 임습유의 시운을 차운했다는 소문을 들었기에 그 모양대로 다시 바침(前用王文公起聯中生字爲韻似聞藥省諸郞皆次林拾遺詩韻依㨾更呈)
석월창釋月䆫
영통사 서루에서 고인의 시를 차운하여(靈通寺西樓次古人韻)
석정근釋丁近
지평 동헌에 쓰다(題砥平東軒)
석종영족암釋宗聆足菴
장난으로 천사에게 줌선사가 일찍이 내도량에 갔다가 술 취해 콧물 흘리며 자다가 담당자에게 물리침을 당함(戱贈闡師師嘗赴內道場醉睡涕洟爲有司所斥)
석대각釋大覺
염촉사인의 사당(厭髑舍人廟)
석명우釋明友
원감국사 어록 서圓鑑國師語錄序
석신여釋信如
금강경 서金剛經序
석무명釋無名
지리산 암자에서 취한 후 지음(智異山庵醉後有作)
새로 수다사에 머물러 옛 것에 느낌이 있어 지음(新住水多寺感舊有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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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후釋煦
천성절1) 축수재 소天成節祝壽齋疏
엎드려 생각건대, 노낭露囊2)으로 절기를 기념하니 온 나라가 장수를 기원하며, 용장龍藏으로 글을 펼치니 하늘과 사람이 함께 복을 모읍니다. 수성하는 아름다운 시대에 탄생하신 때를 만났으니, 경건하게 부처님의 공덕에 의지하고 위로 황제를 도와, 사방의 축하를 받으시고 만 년의 수를 보존하소서.
소․권110
석계응釋戒膺
지승을 보내며(送智勝)
好學今應少           배우기 좋아하는 이 지금은 적고
忘形古亦稀           형체 잊음3)은 예전에도 드물었네
顧予何所有           돌아보니 내가 무엇을 가졌다고
而子乃來依           자네가 이렇게 와서 의탁해서는
窮谷三冬共           궁벽한 골에서 삼동을 같이 나더니
春風一日歸           봄바람 부는 어느 날 돌아가는구나
去留俱世外           가거나 머물거나 모두 세상 밖이러니
不用淚霑衣           눈물로 옷깃을 적시지는 마세나
오언율시ㆍ권9
식당명 병서食堂銘并序
식사라는 것은, 승려가 의지하여 도업을 닦는 방편이지만 이것으로 말미암아 허물을 이루기도 한다. 이에 식당에 명을 다음과 같이 새긴다.
謂食以宜道 洋銅灌口       먹음이 도에 마땅하다 하자니 끓는 구리를 입에 붓는다 하고4)
謂食以不宜 乳麋或取       마땅하지 않다고 하자니 우유죽을 마시기도 하였다네5)
惟樂之設 視疾之宜        약을 줄 때는 질병에 마땅함을 살펴야 하거늘

006_0881_a_01L

006_0881_a_02L1)東文選所載
006_0881_a_03L麗代僧侶詩文

006_0881_a_04L

006_0881_a_05L釋煦

006_0881_a_06L天成節祝壽齋䟽

006_0881_a_07L
伏以露囊紀節傾海宇以祈年龍藏
006_0881_a_08L敷文俠人天而集祉屬守成之嘉代
006_0881_a_09L逢誕聖之昌辰虔仗佛功上扶宸極
006_0881_a_10L膺受四方之賀保豊萬壽之期疏ㆍ卷
006_0881_a_11L一一○

006_0881_a_12L

006_0881_a_13L釋戒膺

006_0881_a_14L送智勝

006_0881_a_15L
好學今應少忘形古亦稀

006_0881_a_16L顧予何所有而子乃來依

006_0881_a_17L窮谷三冬共春風一日歸

006_0881_a_18L去留俱世外不用淚霑衣

006_0881_a_19L五言律詩ㆍ卷九

006_0881_a_20L食堂銘并序

006_0881_a_21L
食者僧所倚以脩道業而此所由以
006_0881_a_22L成過咎也於是乎銘其堂云

006_0881_a_23L
謂食以宜道洋銅灌口謂食以不宜
006_0881_a_24L麋或取惟樂 [1] 之設視疾之宜必甘必

006_0881_b_01L必甘必苦 非狂即癡        달아야 하느니 써야 하느니 고집하면 미쳤거나 바보로다
物於其物 物無非賊        사물이 그 사물이어야 한다면 사물마다 해롭지 않음이 없고
無物之物 物或成德        사물에 구애되지 않는 사물이라면 사물이 덕을 이루기도 하니6)
苟存諸中 有無俱玷        마음속에 집착하면 있든 없든 허물이 되네
先覺有言 口口作念        선각자가 말하길, 한 입 한 입마다 생각하라 하네
명ㆍ권49
석탄연釋坦然
문수사文殊寺
一室何寥廓           방 안이 어찌 이리 적요한가
萬緣俱寂寞           온갖 인연이 모두 적막하네
路穿石鏬通           길은 바위 뚫어 이어지고
泉透雲根落           샘은 구름 통해 떨어지네
皓月掛簷楹           흰 달은 처마에 걸려 있고
凉風動林壑           바람은 수풀을 움직이누나
誰從彼上人           누가 저 분7)을 따라서
淸坐學眞樂           고요히 앉아 참 즐거움 배울런지
오언고시․권4
석요일釋寥一
물러남을 구함법사가 대궐에 불려 들어가 20여 년 있었다(乞退師召入禁二十餘年)
五更殘夢寄松關         새벽 남은 꿈은 솔문에 기대면서
十載低徊紫禁間         10년을 대궐에서 서성거렸네
早茗細含鸞鳳影         이른 차는 가녀리게 봉황의 모습 띠고
異香新屑鷓鴣班         색다른 향은 새로운 자고반8) 가루로다
自憐瘦鶴翔靑漢         야윈 학이 하늘을 날아다녀서
久使寒猨怨碧山         추운 원숭이에게 산을 원망하게 함이 안타까워
願把殘陽還舊隱         남은 햇살 잡아 옛 거처로 돌아가
不敎巖畔白雲閑         바위 옆 백운이 한가롭게 하지 말아야지
칠언율시ㆍ권13
석천인釋天因
환상인의 산중작에 차운함(次韻晥上人山中作)
君從山中來           그대는 산에서 왔으니
勝境閱多少           경치를 많이 보았으리라
自言所歷多           스스로 말하길, “가본 데가 많은데
象外極高妙           세상 밖 경지가 극히 오묘하다네

006_0881_b_01L非狂即癡物於其物物無非賊
006_0881_b_02L物之物物或成德苟存諸中有無俱
006_0881_b_03L先覺有言口口作念銘ㆍ卷四九

006_0881_b_04L

006_0881_b_05L釋坦然

006_0881_b_06L文殊寺

006_0881_b_07L
一室何2)寥廓萬緣俱寂寞

006_0881_b_08L路穿石3)鏬通泉透雲根落

006_0881_b_09L皓月掛簷楹凉風動林壑

006_0881_b_10L誰從彼上人淸坐學眞樂

006_0881_b_11L五言古詩ㆍ卷四

006_0881_b_12L

006_0881_b_13L釋寥一

006_0881_b_14L乞退師召入禁
二十餘年

006_0881_b_15L
五更殘夢寄松關十載低徊紫禁間

006_0881_b_16L早茗細含鸞鳳影異香新屑鷓鴣班 [2]

006_0881_b_17L自憐瘦鶴翔靑漢久使寒猨怨碧山

006_0881_b_18L願把殘陽還舊隱不敎巖畔白雲閑

006_0881_b_19L七言律詩ㆍ卷一三

006_0881_b_20L

006_0881_b_21L釋天因

006_0881_b_22L次韻晥上人山中作

006_0881_b_23L
君從山中來勝境閱多少

006_0881_b_24L自言所歷多象外極高妙

006_0881_c_01L初經月南洞           처음엔 월남골을 지나니
千嶂洗秋雨           천 봉우리가 가을비에 씻기고
樓臺出其下           누대가 그 밑에 출현하니
金碧照巖宇           단청이 너럭바위를 비추었지
行行轉淸曠           가고 갈수록 맑고 밝아져
襟抱豁披露           가슴이 활짝 펴지더군
巉巖上絶頂           가파른 정상 위에서
下瞰衆衆步           아래로 중생들 거닒을 굽어봤다”고 했지.
留詩謝禪翁           시를 남겨 스님께 감사드릴 뿐
恨不相從早           일찍 같이 하지 못함이 안타깝네
淸風響萬壑           청풍은 온 골짝에 울리는데
千偈猶未了           일천 게송은 오히려 끝나지 않았네
오언고시ㆍ권4
서상인이 용혈에서 사경하고 시를 지어 보내므로 차운하여 답함(誓上人在龍穴寫經有詩見贈次韻奉答)
海門千點山           바닷가 천 점이나 되는 산들
點點遙可數           점점이 멀리 헤아릴만하네
憑欄試一望           난간에 기대 바라보면
窅有烟霞趣           멀리 연하9)의 흥취로다
君居疊翠間           그대는 산 속에 살아
爽氣常吸漱           상쾌한 기운을 마셔서
神淸鶴骨癯           정신은 맑아 학처럼 말랐고
毛衲雲縷縷           헌 장삼은 구름처럼 누더기라
自言素無能           자신은 본래 무능하여
餘事難入手           다른 일은 할 수 없다며
唯思寫蓮經           오직 법화경 사경만 생각하여
欲以滌瑕垢           허물을 씻고자하네
淸風掃一室           청풍이 쓸고 간 방안
是中亦何有           여기에 또 무엇이 있으리
明窓置淨几           창가에 정결한 책상 놓고서
一寫三稽首           한 번 쓰고 세 번 절하네

006_0881_c_01L初經月南洞千嶂洗秋雨

006_0881_c_02L樓臺出其下金碧照巖宇

006_0881_c_03L行行轉淸曠襟抱豁披露

006_0881_c_04L巉巖上絶頂下瞰衆衆步

006_0881_c_05L留詩謝禪翁恨不相從早

006_0881_c_06L淸風響萬壑千偈猶未了

006_0881_c_07L五言古詩ㆍ卷四

006_0881_c_08L誓上人在龍穴寫經有詩見贈次韻

006_0881_c_09L奉答

006_0881_c_10L
海門千點山點點遙可數

006_0881_c_11L憑欄試一望窅有烟霞趣

006_0881_c_12L君居疊翠間爽氣常吸漱

006_0881_c_13L神淸鶴骨癯毛衲雲縷縷

006_0881_c_14L自言素無能餘事難入手

006_0881_c_15L唯思寫蓮經欲以滌瑕垢

006_0881_c_16L淸風掃一室是中亦何有

006_0881_c_17L明窓置淨几一寫三稽首

006_0881_c_18L{底}成化紀元之十四年蒼龍戊戌二月序記本
006_0881_c_19L(東國大學校所藏) {甲}太學社影印本ㆍ題名補入
006_0881_c_20L{編}ㆍ東文選一三○卷(朝鮮宣祖代徐居正等奉命
006_0881_c_21L撰)多有麗代僧侶詩文其中釋冲止(詩二一篇
006_0881_c_22L祭文三篇表五篇疏四篇) 釋眞靜(詩九篇)及
006_0881_c_23L釋懶翁(詩四篇) 已入「圓鑑歌頌」「湖山錄」及
006_0881_c_24L「懶翁歌頌」 餘他詩文依著者別時代順錄在此
006_0881_c_25L年代未詳者在其後
「寥」東國輿地勝覽卷
006_0881_c_26L三作「廖」{編}
「鏬」東國輿地勝覽卷三作「罅」
006_0881_c_27L{編}

006_0882_a_01L妙哉精進幢           묘하도다 정진의 깃발이여
末季無出右           말세에 그보다 더함 없네
緖餘能爲詩           여가에 능히 시를 지으니
辭婉氣渾厚           말은 아름답고 기운이 후덕하네
拳拳意未已           애틋한 뜻이 다함이 없어
如犢渴思乳           송아지가 우유 갈구함 같네
所恨兩差池           안타까운 것은 둘이 어긋나
未共山中住           함께 산에 거하지 못함이라
幾廻淸夜夢           몇 번이나 맑은 꿈속에서
飛到龍泓口           용홍 입구로 날아갔던가
歸期在不遠           올 기약이 멀지 않더니
且待歲云暮           또 기다리다 해가 저무는구나
오언고시ㆍ권4
사선암에서 노닐며 지음(遊四仙嵓有作)
仙遊邈已遠           신선들 모습은 아득하고
嘉境轉幽寂           경치는 점점 그윽해지네
晴川碧如藍           맑은 시내는 쪽빛처럼 푸르고
石蘚暖於席           바위 이끼는 자리보다 따스하구나
逍遙能幾時           소요함이 얼마쯤 되었나
俛仰忽陳迹           두리번거리다 묵은 자취 되었네
淹留非不佳           머무름이 좋긴 하다만
但恐日易夕           해가 빨리 저무는구나
오언고시ㆍ권4
치원암10) 주인이 시를 보내 나에게 산속 일을 기록해 달라고 청하므로 차운하여 답함(致遠庵主以詩見示仍以請予紀山中故事次韻答之)
東南壯觀有水山         동남쪽에 산수가 장관이라
自古聖賢留軌躅         자고로 성현들이 머물렀네
我來此山訪其老         이 산에 와서 노옹을 방문하니
晤語數宵猶未足         대화가 며칠 밤에도 끝나지 않네
因言山來自大白         말하길, 이 산은 태백산에서 이어져
文華之勢天下獨         화려한 형세가 천하에 으뜸이라 하네
蒼崖萬仞路百曲         만길 아스라한 절벽에 구불구불한 길
幽居誰肯此來卜         깊숙한 곳이니 누가 여기 오겠냐마는
文昌崔侯始結廬         최문창후11)께서 처음 집 지으니
姚生學書仍接屋         요생이 글 배우러 집을 이었네
上有金生古巖窟         위로 김생12)의 옛 암굴이 있어
貝書寫出千餘軸         불경을 천여 축이나 베껴 쓰노라니
嵌根流墨每滴硯         바위에서 흐른 먹물이 연적에 떨어지고
天帝降藥使明目         천제가 약을 내려 눈 밝혔네
下着永郞捨身處         아래는 영랑13)이 몸 버린 곳이라
願出淸泉灑炎溽         샘 솟아 무더위 씻고 싶었네
故留仙骨在金匱         그래서 선골을 금궤에 넣어두고
幾敎來者同熏浴         오는 이에게 같이 감화받게 했네

006_0882_a_01L妙哉精進幢末季無出右

006_0882_a_02L緖餘能爲詩辭婉氣渾厚

006_0882_a_03L拳拳意未已如犢渴思乳

006_0882_a_04L所恨兩差池未共山中住

006_0882_a_05L幾廻淸夜夢飛到龍泓口

006_0882_a_06L歸期在不遠且待歲云暮

006_0882_a_07L五言古詩ㆍ卷四

006_0882_a_08L遊四仙嵓有作

006_0882_a_09L
仙遊邈已遠嘉境轉幽寂

006_0882_a_10L晴川碧如藍石蘚暖於席

006_0882_a_11L逍遙能幾時俛仰忽陳迹

006_0882_a_12L淹留非不佳但恐日易夕

006_0882_a_13L五言古詩ㆍ卷四

006_0882_a_14L致遠庵主以詩見示仍以請予紀山

006_0882_a_15L中故事次韻答之

006_0882_a_16L
東南壯觀有水山自古聖賢留軌躅

006_0882_a_17L我來此山訪其老晤語數宵猶未足

006_0882_a_18L因言山來自大白文華之勢天下獨

006_0882_a_19L蒼崖萬仞路百曲幽居誰肯此來卜

006_0882_a_20L文昌崔候 [3] 始結廬姚生學書仍接屋

006_0882_a_21L上有金生古巖窟貝書寫出千餘軸

006_0882_a_22L嵌根流墨每滴硯天帝降藥使明目

006_0882_a_23L下着永郞捨身處願出淸泉灑炎溽

006_0882_a_24L故留仙骨在金匱幾敎來者同熏浴

006_0882_b_01L後有大乘坐頭陁         뒤에 있는 대승사에 승려가 앉으니
卓庵面勢依暘谷         우뚝한 암자는 양곡14)을 의지했네
三賢二聖共栖遁         세 현인과 두 성인이 함께 머무니
千載風流競芬馥         천년의 풍류가 다투어 아름답구나
至今遺迹宛猶在         지금까지 유적이 완연히 남아있는데
勝事無人書帛竹         아름다운 일을 죽백에 기록할 이 없네
近聞東都紫微翁         근래 듣자니 경주의 자미옹이
早驚身世勞榮辱         세상 영욕의 고달픔에 일찍 놀라
試尋佳處立願刹         좋은 곳 찾아서 원찰을 세우니
湧出樓臺照林麓         누각이 용솟아 수풀을 비추네
仍邀其老置庵中         노옹을 맞이하여 암자에 두니
衣掛煙霞形土木         옷은 연하에 걸고 형체는 토목이라
繁華已猒浮海蜃         번화함을 신기루처럼 싫어하고
得失又忘蕉覆鹿         득실을 파초로 사슴 덮은15) 듯 잊었네
快哉此翁得此老         상쾌하다, 이 옹이 이 노옹을 얻음이여
所尙何曾墮流俗         숭상함이 어찌 속류에 떨어지랴
牋緘幾道婉銀鉤         몇 줄의 편지는 아름다운 글씨요
檀施長年供桂玉         오래도록 보시하여 식량 등을 대주네
龜藏巖竇沒頭尾         거북이는 바위굴에 숨어 모습을 감추어도16)
尙有人天爭係屬         오히려 사람과 하늘이 다투어 속하려 하네
平生長誦白蓮經         평생 읊은 것은 법화경이니
箇是靈山親受囑         영산에서 친히 부촉 받은 경이지17)
又持圓覺與楞嚴         또한 원각경과 능엄경을 외워서
三部循環日相續         세 경전을 순환하여 날을 잇네
禪餘妙唱發天機         참선하다 읊조려 천기를 발하니
道韻何人賡一曲         그 시에 누가 한 곡조 이으랴마는
再來請益我雖頑         다시 와서 청하니 나는 아둔하나
所禀豈唯分句讀         성품이 어찌 띄어 읽기만 분간하랴
虛往實歸斯可喜         빈손으로 갔다가 채워서 돌아옴이 기쁘나
易滿但慚如鼴腹         두더쥐처럼 쉽게 배부름이 부끄럽네18)
칠언고시ㆍ권6
원상인이 철쭉 주장19)을 준 것에 감사하며(謝圓上人惠躑躅柱杖)
支提山高幾千仞         지제산은 높이가 거의 천 길이라서20)
上上不得尋其源         오르고 올라도 근원을 찾을 수 없네
上人脚力老猶徤         상인의 다리는 늙었어도 여전히 굳세서
㝠搜數日窮朝昏         며칠 동안 밤낮을 다해 탐색하여
行穿中林忽有得         수풀을 뚫고 가서 문득 구하였으니
一條躑躅生嵌根         철쭉 하나가 바위 밑에서 자랐구나
裁爲柱杖尺度足         다듬어 주장을 만드니 규격에 맞네
皮膚脫盡精堅存         껍질은 없어지고 견고함은 남으니
鏗然紫玉露節目         붉은 옥처럼 마디와 눈이 드러나는데
尙有點點蒼苔痕         아직 점점이 이끼 흔적이 있구나
上人念我欲行脚         상인께서 내가 행각21)하고 싶은 걸 알고
持用惠我何殷勤         나에게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가
登危陟險有餘力         위험한 곳을 다닐 때도 여유가 있으니
信知造次承渠恩         정말이지 큰 은혜 받음을 알겠네

006_0882_b_01L後有大乘坐頭陁卓庵面勢依暘谷

006_0882_b_02L三賢二聖共栖遁千載風流競芬馥

006_0882_b_03L至今遺迹宛猶在勝事無人書帛竹

006_0882_b_04L近聞東都紫微翁早驚身世勞榮辱

006_0882_b_05L試尋佳處立願刹湧出樓臺照林麓

006_0882_b_06L仍邀其老置庵中衣掛煙霞形土木

006_0882_b_07L繁華已猒浮海蜃得失又忘蕉覆鹿

006_0882_b_08L快哉此翁得此老所尙何曾墮流俗

006_0882_b_09L牋緘幾道婉銀鉤檀施長年供桂玉

006_0882_b_10L龜藏巖竇沒頭尾尙有人天爭係屬

006_0882_b_11L平生長誦白蓮經箇是靈山親受囑

006_0882_b_12L又持圓覺與楞嚴三部循環日相續

006_0882_b_13L禪餘妙唱發天機道韻何人賡一曲

006_0882_b_14L再來請益我雖頑所禀豈唯分句讀

006_0882_b_15L虛往實歸斯可喜易滿但慚如鼴腹

006_0882_b_16L七言古詩ㆍ卷六

006_0882_b_17L謝圓上人惠躑躅柱杖

006_0882_b_18L
支提山高幾千仞上上不得尋其源

006_0882_b_19L上人脚力老猶徤㝠搜數日窮朝昏

006_0882_b_20L行穿中林忽有得一條躑躅生嵌根

006_0882_b_21L裁爲柱杖尺度足皮膚脫盡精堅存

006_0882_b_22L鏗然紫玉露節目尙有點點蒼苔痕

006_0882_b_23L上人念我欲行脚持用惠我何殷勤

006_0882_b_24L登危陟險有餘力信知造次承渠恩

006_0882_c_01L報渠莫厭落吾手         너는 내 손에 떨어짐을 싫어하지 마라
我行欲遍湖南村         나는 호남 마을을 두루 다니리니
雲雷他日化爲龍         구름 껴 벼락 치는 날 용이 되어서22)
一擧尙可呑乾坤         한 번에 건곤을 삼킬 수 있으리라
那更長爲堂中物         어찌 다시 오래도록 방안 물건이 되리오
悠悠南北狂馳奔         유유히 남북으로 미친 듯 다녀야지
칠언고시ㆍ권6
해월루에서 달을 보며(海月樓看月)
西風蕭蕭天氣凉         서풍이 솔솔 천기가 서늘한데
南樓獨坐心悠然         남루에 홀로 앉으니 여유롭구나
忽看海月上雕檻         홀연 바라보니 바다의 달이 난간 위에 떠
四虛晃朗開陰煙         사방이 환하고 안개가 걷히네
初疑坐我銀色界         처음엔 은색 세계인가 하였더니
又恐飛上玉壺天         호리병 하늘에 올라온 것인가23)
泠泠沆瀣淸入骨         차가운 바다기운이 맑게 뼈에 스미듯
一洗百慮塵勞緣         온갖 근심과 세상 인연을 한 번에 씻어내네
此樓得月都幾時         이 누각이 달을 얻은 게 모두 몇 번인가
四時月照何曾偏         사계절 달이 어찌 달리 비추리오마는
皆言月色秋更好         모두들 달빛은 가을이 더욱 좋다고 하네
風磨露洗添淸妍         바람에 갈고 이슬에 씻겨 더욱 고와라
誰知桂魄元不死         계수나무 혼백24)은 죽지 않음을 누가 알랴
照來照去無窮年         비추거나 그렇지 않거나 다하는 때 없네
君看 海月千古唯一色        그대는 보았는가, 바다의 달은 천고에 오직 한 빛이니
淸白本是吾家傳         그 맑고 흼은 불가에서 전하는 것이지
칠언고시ㆍ권6
옥주 서상인에게 줌(寄沃洲誓上人)
山蒼蒼海漫漫          산은 푸르고 바다는 가없는데
樓臺縹緲烟霞攅         누각은 아스라이 안개가 끼었네
中有高人卜嘉遁         그 속에 고인이 은거하였으니
想見雲袍冰雪顏         구름 옷자락과 빙설 얼굴을 보는 듯하네
問渠此閒何所得         그에게 묻노니 여기서 무얼 얻었나
所得祗是居安閑         얻은 것은 다만 한가한 삶이지
朝遊亂入鵷鷺行         아침 산책하다 해오라기 무리에 난입하고
暮坐直到漁樵還         저물녘 앉으면 어부 초동이 돌아오네
朝來暮去隨所適         아침에 왔다 저녁에 가길 뜻하는 대로
一條橡栗一蒲團         상수리 지팡이 하나와 방석 하나뿐
秋深石上掃落葉         가을 깊은 바위 위에 낙엽을 쓸고
煮茗燒栗圖淸歡         차 끓이고 밤 구워 맑은 기쁨 돋우니
歡餘道韻更淸絕         기쁨과 도의 운치가 더욱 청절하고
海天月白松風寒         바다하늘에 달 밝고 솔바람 차구나
平生但貴樂天眞         평생에 귀한 건 천진을 즐김이라
餘外紛紛非我關         나머지 분분한 건 관심사 아니네
功名已謝一墮甑         공명은 사양하니 깨진 시루25)
日月笑遣雙跳丸         일월을 비웃나니 도환26)이라네

006_0882_c_01L報渠莫厭落吾手我行欲遍湖南村

006_0882_c_02L雲雷他日化爲龍一擧尙可呑乾坤

006_0882_c_03L那更長爲堂中物悠悠南北狂馳奔

006_0882_c_04L七言古詩ㆍ卷六

006_0882_c_05L海月樓看月

006_0882_c_06L
西風蕭蕭天氣凉南樓獨坐心悠然

006_0882_c_07L忽看海月上雕檻四虛晃朗開陰煙

006_0882_c_08L初疑坐我銀色界又恐飛上玉壺天

006_0882_c_09L泠泠沆瀣淸入骨一洗百慮塵勞緣

006_0882_c_10L此樓得月都幾時四時月照何曾偏

006_0882_c_11L皆言月色秋更好風磨露洗添淸妍

006_0882_c_12L誰知桂魄元不死照來照去無窮年

006_0882_c_13L君看海月千古唯一色

006_0882_c_14L淸白本是吾家傳七言古詩ㆍ卷六

006_0882_c_15L寄沃洲誓上人

006_0882_c_16L
山蒼蒼海漫漫樓臺縹緲烟霞攅

006_0882_c_17L中有高人卜嘉遁想見雲袍冰雪顏

006_0882_c_18L問渠此閒何所得所得祗是居安閑

006_0882_c_19L朝遊亂入鵷鷺行暮坐直到漁樵還

006_0882_c_20L朝來暮去隨所適一條橡栗一蒲團

006_0882_c_21L秋深石上掃落葉煮茗燒栗圖淸歡

006_0882_c_22L歡餘道韻更淸絕海天月白松風寒

006_0882_c_23L平生但貴樂天眞餘外紛紛非我關

006_0882_c_24L功名已謝一墮甑日月笑遣雙跳丸

006_0883_a_01L何時歸去共棲隱         언제나 돌아가 함께 지낼까
夜夜夢繞湖山閒         밤마다 꿈은 산수 간에 서성대네
칠언고시ㆍ권6
권학사 법화탑에 쓰다(題權學士法華塔)
如來昔在靈鷲山         여래께서 영취산에 계실 때
蓮華妙法三周宣         법화경을 세 번 베푸시자
是時寶塔從地湧         이 때 다보탑이 땅에서 솟아나고
古佛讚歡何殷勤         옛 부처는 얼마나 찬양했던가
何人幻入筆三昧         어떤 이가 환幻으로 붓 삼매에 들어갔나
寫出塔相尤精研         탑의 모습 그려냄이 더욱 정밀하네
金言六萬九千字         금언金言 육만구천 개의 글자
字字蠕蠕如蟻旋         글자마다 굼틀굼틀 활기가 있네
鵝溪一幅高半丈         아계27) 비단은 높이가 반 길이라
想見高出須彌巓         수미산 꼭대기보다 높은 듯하네
問渠何處得此本         묻기를, 어디서 이것을 얻었는지
流落南州今幾年         남쪽에서 떠돈 지는 몇 년인가
答言學士學西宋         답하기를, 학사는 서송西宋에서 배워
三日專精誦七篇         삼일동안 정심으로 7편을 외워서
玉皇前席試聽誦         옥황상제 앞에서 시험 삼아 낭송하니
一瀉流水聲泠然         일사천리로 소리가 낭랑하였네
意將多寶同證聽         그 뜻이 다보탑으로 증명함과 같으니
寵賜此塔嘉其賢         이 탑을 주어 현명함을 가상히 여겼네
一從學士上僊去         학사가 하늘로 올라가 버린 후로는
置在僧舍無人傳         사찰에 두고 전하는 이 없었는데
嗟哉使君偶自致         아, 그대를 우연히 스스로 오게 하니
此事荒怪誰詮詮         이 일이 황탄함을 누구에게 설명하리
樹下探環認羊子         나무 아래 고리 찾아 양호임을 알고28)
甕中覓畫知永禪         항아리 속 그림 찾아 영선임을 아네29)
那知今人是昔人         어찌 알리, 지금 사람이 옛 사람임을
宿願未滿猶在纒         숙원이 원만하지 않아 아직 묶여 있으니
故於此法彌篤信         그래서 이 법을 더욱 독실하게 믿네
願創蓮社功垂圓         원컨대 연사30)를 지어 공덕을 원만케 하려 하니
天龍亦發歡喜心         하늘도 용도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靈貺仍將舊物還         신령스레 옛 물건을 도로 가져다주네
由來外物非我有         원래 바깥 물건은 내 소유가 아니라
自有眞宰專其權         스스로 진재31)가 권한을 전담하나니
得之何樂失何慼         얻은들 뭐 즐겁고 잃은들 뭐 서운하랴
過眼變化如雲煙         눈앞의 변화는 구름 연기와 같은 걸
君看此塔別有屬         그대는 보라, 이 탑은 따로 속한 데 있어
地轉天廻曾不遷         땅과 하늘이 회전해도 옮기지 않음을
칠언고시ㆍ권6
병중에 운주숙대노가 송회도를 보여주기에(病中雲住叔大老見示松檜圖)
病夫平生無所求         병들어 평소에 구하는 것 없으니
過眼外物如雲浮         눈앞의 물건은 뜬 구름 같아라

006_0883_a_01L何時歸去共棲隱夜夜夢繞湖山閒

006_0883_a_02L七言古詩ㆍ卷六

006_0883_a_03L題權學士法華塔

006_0883_a_04L
如來昔在靈鷲山蓮華妙法三周宣

006_0883_a_05L是時寶塔從地湧古佛讃歡何殷勤

006_0883_a_06L何人幻入筆三昧寫出塔相尤精研

006_0883_a_07L金言六萬九千字字字蠕蠕如蟻旋

006_0883_a_08L鵝溪一幅高半文想見高出須彌巓

006_0883_a_09L問渠何處得此本流落南州今幾年

006_0883_a_10L答言學士學西宋三日專精誦七篇

006_0883_a_11L玉皇前席試聽誦一瀉流水聲泠然

006_0883_a_12L意將多寶同證聽寵賜此塔嘉其賢

006_0883_a_13L一從學士上僊去置在僧舍無人傳

006_0883_a_14L嗟哉使君偶自致此事荒恠誰詮詮

006_0883_a_15L樹下探環認羊子甕中覓畫知水禪

006_0883_a_16L那知今人是昔人宿願未滿猶在纒

006_0883_a_17L故於此法彌篤信願創蓮社功垂圓

006_0883_a_18L天龍亦發歡喜心靈貺仍將舊物還

006_0883_a_19L由來外物非我有自有眞宰專其權

006_0883_a_20L得之何樂失何慼過眼變化如雲煙

006_0883_a_21L君看此塔別有屬地轉天廻曾不遷

006_0883_a_22L七言古詩ㆍ卷六

006_0883_a_23L病中雲住叔大老見示松檜圖

006_0883_a_24L
病夫平生無所求過眼外物如雲浮

006_0883_b_01L自居南國地荒僻         남쪽 지방 궁벽한 곳에 스스로 머물며
苦厭荊棘叢林稠         가시밭 같은 총림叢林32)은 괴로이 싫어하네
唯思千嵓萬壑閒         생각건대, 수많은 봉우리 사이
長松老檜粧蒼煙         안개 낀 늘어진 솔 늙은 전나무
殘年巾錫寄其下         남은 생의 건석巾錫33)을 그 밑에 붙여
便欲絕世遺塵緣         세상 티끌 인연을 끊고 싶어라
嗟哉老叔會吾意         아, 노숙이 내 뜻을 알고서
爲吾索得金華牋         나를 위해 금화전34)을 찾아
興來不覺老將至         흥취 일어 늙음이 이른 줄도 모르고
弄筆䆫光呈墨戱         창 빛에 붓을 놀려 먹을 장난하니
須臾雙幹出碕岸         홀연 두 그루가 물가 언덕에 나와
稍頭已有微風起         뾰족한 솔잎 끝에 미풍이 이는구나
廻柯交錯鐵輪囷         굽은 가지 뒤얽혀 철륜鐵輪35)이 휘감긴 듯
冰枯雪老恒無春         빙설이 오래되어 봄은 오지 않네
乃知造物別有意         조물주가 따로 뜻이 있어서
假手于我傳其神         내게 손을 빌어 정신을 전하누나36)
此老胷襟叵涯畛         이 노옹의 흉금은 가늠하기 어려워
萬像森羅如海印         만상이 벌려 있어 해인37) 같네
禪餘妙思軼象外         참선의 여가에 묘한 생각이 물외(象外)에 나타나
寫出此圖爲遠信         이 그림 그려내어 먼 곳 소식 전하네
開緘滿痤動顏色         편지 펼치니 모두들 안색이 변하여
盡噵神奇尤絶品         신기하고 더욱 절묘하다고들 하네
病中對玩固已幸         병중에 완상하니 참으로 다행이요
況是從來戀淸境         하물며 전부터 그립던 청정한 곳이라
朝朝爽氣洒然來         아침마다 상쾌한 기운이 시원하여
洗我百念俱灰冷         나의 온갖 상념을 씻어 재가 되게 하는구나
칠언고시ㆍ권6
운상인이 병중에 지은 시를 차운하여(次韻雲上人病中作)
師翁長已矣           대사께서 영구히 가셨으니
時復淚霑巾           때때로 다시 눈물 적신다오
惡世難行道           악한 세상에 도 행하기 어려워
何方更問津           어디에서 다시 길을 물을까
十年承法乳           십 년 동안 법유38)를 받다가
一旦付家珍           하루아침에 보배39)를 맡았네
遺迹留蟬蛻           남은 자취는 매미 허물이라서
歸期待鴈賓           돌아갈 날 기러기 기다리더니
草庵驚息化           암자에서는 교화를 멈추심에 깜짝 놀라나
蓮界快栖眞           연화세계에서는 참 세계 깃드심을 기뻐하겠지
樹慘空悲鶴           나무가 참담하니 공연히 학을 슬프게 하게
經殘想泣麟           경전이 해지니 생각건대 기린을 울게 하네40)
㝠扶蘄佛祖           저승의 도움은 부처님께 빌고
追奬籍王臣           추장함은 왕과 신하에 맡기네
朝議同推轂           조정에서 추장하기로 의논하니
皇恩命草綸           임금님 명으로 교지 내리사
碑成黃絹妙           비문이 이뤄지니 황견41) 묘하고
詔下紫泥均           조서가 내려지니 자니42) 고르네

006_0883_b_01L自居南國地荒僻苦厭荊棘叢林稠

006_0883_b_02L唯思千嵓萬壑閒長松老檜粧蒼煙

006_0883_b_03L殘年巾錫寄其下便欲絕世遺塵緣

006_0883_b_04L嗟哉老叔會吾意爲吾索得金華牋

006_0883_b_05L興來不覺老將至弄筆䆫光呈墨戱

006_0883_b_06L須臾雙幹出碕岸稍頭已有微風起

006_0883_b_07L廻柯交錯鐵輪囷冰枯雪老恒無春

006_0883_b_08L乃知造物別有意假手于我傳其神

006_0883_b_09L此老胷襟叵涯畛萬像森羅如海印

006_0883_b_10L禪餘妙思軼象外寫出此圖爲遠信

006_0883_b_11L開緘滿1)痤動顏色盡噵神奇尤絶品

006_0883_b_12L病中對玩固已幸況是從來戀淸境

006_0883_b_13L朝朝爽氣洒然來洗我百念俱灰冷

006_0883_b_14L七言古詩ㆍ卷六

006_0883_b_15L次韻雲上人病中作

006_0883_b_16L
師翁長已矣時復淚霑巾

006_0883_b_17L惡世難行道何方更問津

006_0883_b_18L十年承法乳一旦付家珍

006_0883_b_19L遺迹留蟬蛻歸期待鴈賓

006_0883_b_20L草庵驚息化蓮界快栖眞

006_0883_b_21L樹慘空悲鶴經殘想泣麟

006_0883_b_22L㝠扶蘄佛祖追奬籍王臣

006_0883_b_23L朝議同推轂皇恩命草綸

006_0883_b_24L碑成黃絹妙詔下紫泥均

006_0883_c_01L行業垂千古           행업은 천고에 드리우고
功夫在上人           공부는 상인께 있구나
笠殘三夏雨           삿갓은 여름 장마에 해지고
衣涴六街塵           옷은 큰 거리 먼지에 더럽네
觸境能遊刄           부딪는 경계마다 칼을 휘두르고
當機妙斲輪           기회마다 묘하게 바퀴 깎네43)
這廻偏有感           이번에 유독 느낌이 있으니
多劫好同因           여러 겁에 인연을 같이 했네
江國秋先動           강가에 가을이 먼저 오니
金天火已巡           서풍에 화성이 벌써 움직였네44)
幾時還舊隱           어느 때에 옛 처소로 돌아가
底處奉慈親           어느 곳에서 어머님을 모시랴
蘭若居無事           사찰에서 거하여 일이 없고
伽陁唱入神           게송 불러 신의 경지 드네
詩淸非日暮           맑은 시는 ‘일모’뿐이 아니요45)
和寡是陽春           화답할 이 없으니 양춘곡46)이라
艾衲披殘縷           승복은 해져서 누더기요
茶甌進鈌唇           차 사발은 입구가 깨졌네
憐君彌晦朔           안타깝네, 그대가 여러 날
嬰病臥床茵           병에 걸려 누워있다 하니
遠地憑誰問           멀리서 어찌 소식 물으랴
幽懷不自陳           깊은 회포를 풀 길 없구나
狗緣元是妄           개 인연은47) 원래 허망하니
蛇影莫生嗔           뱀 그림자48)에 화내지 마시길
未審沉痾解           그새 병이 나았는지 모르겠고
唯思晤語諄           다만 정답게 만나길 생각하네
海風吹夢遠           바다 바람은 먼 꿈을 불어제기고
山月滿庭頻           산의 달이 자주 뜰에 가득하네
早晚笑相値           조만간에 웃으며 만나서
煙霞老此身           자연 속에 이 몸 늙어가리
오언배율ㆍ권 11
청곡노인이 조승제를 조문한 시에 차운하여(次韻靑谷老吊趙承制)
昨聞高步入靑雲         어제 듣기를, 높이 청운에 올라
已到鴻樞拜納言         홍추49) 납언50)에 제수되었다더니
黃壞一朝成異物         하루아침에 황천의 물건이 되었으니
蒼生何地望霑恩         창생은 어디에서 은혜를 바라리오
帝前譚席收宣室         임금 앞 이야기 자리를 선실51)에 거두고
天上遊車駕喜園         천상의 놀이 수레는 희원52)에서 달리네
等是蘧廬歸宿客         여관에 가서 자는 손님과 같으니
莫憂追覔更無門         따라가 볼 길 없다고 슬퍼 마시길
칠언율시ㆍ권14
배가 남해에 닿자 눈병이 걸려 상적법주에게 부침(舟次南海得眼疾寄常寂法主)

006_0883_c_01L行業垂千古功夫在上人

006_0883_c_02L笠殘三夏雨衣涴六街塵

006_0883_c_03L觸境能遊刄當機妙斲輪

006_0883_c_04L這廻偏有感多劫好同因

006_0883_c_05L江國秋先動金天火已巡

006_0883_c_06L幾時還舊隱底處奉慈親

006_0883_c_07L蘭若居無事伽陁唱入神

006_0883_c_08L詩淸非日暮和寡是陽春

006_0883_c_09L艾衲披殘縷茶甌進鈌 [4]

006_0883_c_10L憐君彌晦朔嬰病臥床茵

006_0883_c_11L遠地憑誰問幽懷不自陳

006_0883_c_12L狗緣元是妄蛇影莫生嗔

006_0883_c_13L未審沉痾解唯思晤語諄

006_0883_c_14L海風吹夢遠山月滿庭頻

006_0883_c_15L早晚笑相値煙霞老此身

006_0883_c_16L五言排律ㆍ卷一一

006_0883_c_17L次韻靑谷老吊趙承制

006_0883_c_18L
昨聞高步入靑雲已到鴻樞拜納言

006_0883_c_19L黃壞一朝成異物蒼生何地望霑恩

006_0883_c_20L帝前譚席收宣室天上遊車駕喜園

006_0883_c_21L等是蘧廬歸宿客莫憂追覔更無門

006_0883_c_22L七言律詩ㆍ卷一四

006_0883_c_23L舟次南海得眼疾寄常寂法主

006_0883_c_24L「瘞」作「座」{甲}

006_0884_a_01L行盡滄洲幾日程         행차한 지 바다에서 며칠 걸렸나
此行還似督郵行         이 행차는 독우53) 행차 같구나
衲衣久被風塵涴         승복이 오래 풍진에 더럽히니
物色潜隨歲月更         물색이 잠겨 세월 따라 바뀌네
已信幻泡非我有         허깨비 거품이 내 것 아님을 알지만
更憐疣贅寄他生         혹처럼 타인에게 의탁함이 가련하네
若爲洗盡空華眼         눈의 공화54)를 모조리 씻어준다면
常寂光中一笑呈         상적광55) 속에서 웃음 한번 드리리
칠언율시ㆍ권14
장구56)로 답서를 대신하여 최학사에게(以長句代書答崔學士)
玉笋春來已出門         옥순57)이 봄에 이미 문을 나서더니
碧幢紅斾又南巡         울긋불긋 깃발이 또 남쪽으로 가네
一謙四益雖常理         겸손함에 네 가지 더함58)은 이치이건만
半歲三遷復幾人         반년에 세 번 오름은 몇 사람이런가
盡道文章爲國手         모두들 문장이 최고라고 하지만
誰知道德蘊天眞         누가 도덕이 천진을 간직함 알건가
秋初我欲尋前約         초가을에 이전 언약대로 찾고 싶어
且待頭流月半輪         두류산에서 반달이 되길 기다리네
칠언율시ㆍ권14
다시 화답함(再和)
千里書廻到石門         천리 밖 답서가 돌문에 이르니
遙知江北久逡巡         멀리 강북에서 오래 머묾 알겠네
唱高白雪應傾國         백설을 높이 노래함은 제일이고
路捷靑雲更絶人         청운에 오름은 다시 절묘하네
任是世閒專寵命         세간에서 총애를 전담하지만
何如林下樂淸眞         수풀에서 청진을 즐김만 같으랴
歸期莫訝光陰促         돌아올 기약 의심 마소. 세월 빠르니
三轉須終妙法輪         묘한 법륜 세 번 굴려야 하리59)
칠언율시ㆍ권14
홍영상인이 시를 보냈기에 차운하여 답함(洪英上人以詩見贈次韻答之)
久聞身世兩都忘         오래 전에 몸과 세상 모두 잊고서
飽得禪門氣味長         선문에서 기취가 장구하다 들었소
東請幾時甘粉骨         동에서 청하여 분골쇄신 감내하더니
南詢此日再遊方         남에서 물으니 오늘 다시 내려가네
皇州應厭風塵擾         서울에서는 요란한 풍진 싫어하고
江國還思橘柚香         강촌에서는 향기로운 귤 생각하네
斥鷃一枝聊適性         메추라기는 나뭇가지를 적합하게 여기고
冥鴻千里好隨陽         큰 기러기는 천리에 볕을 따라 가네
已知榮辱多飜覆         영욕에 번복이 많음은 이미 알아
不用機籌巧度量         일에 교묘한 계산을 쓰지 않노라
萍迹隨波元不住         부평초는 파도 따라 원래 머물지 않고
雲心戀岫更何忙         구름은 산굴을 그리니 다시 왜 조급하랴

006_0884_a_01L
行盡滄洲幾日程此行還似督郵行

006_0884_a_02L衲衣久被風塵涴物色潜隨歲月更

006_0884_a_03L已信幻泡非我有更憐疣贅寄他生

006_0884_a_04L若爲洗盡空華眼常寂光中一笑呈

006_0884_a_05L七言律詩ㆍ卷一四

006_0884_a_06L以長句代書答崔學士

006_0884_a_07L
玉笋春來已出門碧幢紅斾又南巡

006_0884_a_08L一謙四益雖常理半歲三遷復幾人

006_0884_a_09L1)道文章爲國手誰知道德蘊天眞

006_0884_a_10L秋初我欲尋前約且待頭流月半輪

006_0884_a_11L七言律詩ㆍ卷一四

006_0884_a_12L再和

006_0884_a_13L
千里書廻到石門遙知江北久逡巡

006_0884_a_14L唱高白雪應傾國路捷靑雲更絶人

006_0884_a_15L任是世閒專寵命何如林下樂淸眞

006_0884_a_16L歸期莫訝光陰促三轉須終妙法輪

006_0884_a_17L七言律詩ㆍ卷一四

006_0884_a_18L洪英上人以詩見贈次韻答之

006_0884_a_19L
久聞身世兩都忘飽得禪門氣味長

006_0884_a_20L東請幾時甘粉骨南詢此日再遊方

006_0884_a_21L皇州應厭風塵擾江國還思橘柚香

006_0884_a_22L斥鷃一枝聊適性冥鴻千里好隨陽

006_0884_a_23L已知榮辱多飜覆不用機籌巧度量

006_0884_a_24L萍迹隨波元不住雲心戀岫更何忙

006_0884_b_01L珠廻妙唱驚投暗         멋진 노래 어둠속에 던진 야광주 같아60)
冰釋窂愁似灌湯         근심이 끓는 물 부은 얼음처럼 스러지네
萬事空華纔過眼         만사는 공화61)처럼 눈앞을 스쳐가는데
百年歸客又催裝         백년 귀객은 또 행장을 재촉하네
多君獨向煙霞老         대단하다, 그대 홀로 자연 속에 늙어가며
素抱難廻鐵石膓         평소 마음 안돌리니 철석 같구나
靖退空閑猶小節         고요히 물러나 한가로움은 작은 일이니
好從佳處早開場         좋은 곳에서 빨리 도량을 여시길.
칠언배율ㆍ권18
차운하여 환상인에게 답함2수(次韻答晥上人二首)
與子形骸已坐忘         그대와 육신을 이미 좌망坐忘하니
澹然相得意彌長         담연히 서로 의기가 장하도다
眼前豈許客纖翳         눈앞에 티끌을 어이 허용하리
衆外還期蹈大方         물외에 다시 큰 도를 실천하려 하네62)
挹海幾慚懷小器         바닷물 뜸에 작은 그릇이 부끄럽고
近蘭偏感襲淸香         난초 가까이 함에 맑은 향을 느끼네
始驚玉彩生荊璞         처음엔 형박63)의 옥빛이라 놀라고
漸見桐材長嶧陽         점차 역양64)의 오동나무임을 보네
不學自工詩點綴         공부 없이도 훌륭하게 시를 이루고
無師亦妙道商量         스승 없이도 오묘하게 도를 생각하네
交情肯逐風雲變         사귐이 어찌 풍운따라 변하랴
道業唯將歲月忙         도 공부만 세월따라 바쁘도다
不啻和冥成水乳         물과 젖처럼 화합할 뿐 아니라」
要當依倚作金湯         금성탕지65)처럼 의지해야 하리
草庵此日同除糞         암자에서 오늘 같이 똥을 치우다가66)
蓮界他年共俶裝         훗날 극락 갈 때 함께 행장 꾸리리
好把明珠還照世         명주67)로 세상을 잘 비추어주고
普將甘露爲澆膓         감로68)로 뱃속을 널리 씻어주네
此言非是閑文字         이 말은 한가한 문자가 아니나
醜拙從君笑一場         서툴러 그대 따라 한바탕 웃네
自笑筌蹄久未忘         통발69)을 오래 잊지 못함 비웃나니
每憑師訓討論長         스승 가르침만 기대어 토론이 기네
蓮華似欲成三昧         연화의 삼매를 이루고 싶거늘
檀施那能受十方         시방의 보시를 어찌 받을 수 있으랴
不意藏身還露影         몸 감추려다 뜻하지 않게 드러내고
盡敎掩鼻反偸香         코 막게 하였지만 도리어 향기 훔쳤네
九旬冰雪逃靑谷         석 달 동안의 빙설에 청곡사70)로 달아나
數朶湖山對晋陽         몇 나뭇가지 호산에서 진양71)을 대하네
千里稻麻他自萃         천리에 벼와 마는 저절로 모이는데
二時桂玉若爲量         두 때의 계옥72)은 그대가 마련해야 하리
講長豈決狐疑了         장황한 강의가 어찌 의심을 끊으랴
廈大空懷鷰賀忙         큰 건물 속에 제비만 바삐 축하하네73)
人事煩於梅子雨         사람일은 매화 비보다 번거롭고74)
家風淡似橘皮湯         가풍은 담백하기 귤피탕 같네
妙觀會得調禪味         오묘한 관법으로 참선 맛을 아니
寂忍應須辦道裝         적인75)으로 도의 차림 힘써야 하리

006_0884_b_01L珠廻妙唱驚投暗冰釋窂愁似灌湯

006_0884_b_02L萬事空華纔過眼百年歸客又催裝

006_0884_b_03L多君獨向煙霞老素抱難廻鐵石膓

006_0884_b_04L靖退空閑猶小節好從佳處早開場

006_0884_b_05L七言排律ㆍ卷一八

006_0884_b_06L次韻答晥上人二首

006_0884_b_07L
與子形骸已坐忘澹然相得意彌長

006_0884_b_08L眼前豈許客 [5] 纖翳衆外還期蹈大方

006_0884_b_09L挹海幾慚懷小器近蘭偏感襲淸香

006_0884_b_10L始驚玉彩生荊璞漸見桐材長嶧陽

006_0884_b_11L不學自工詩點綴無師亦妙道商量

006_0884_b_12L交情肯逐風雲變道業唯將歲月忙

006_0884_b_13L不啻和冥成水乳要當依倚作金湯

006_0884_b_14L草庵此日同除糞蓮界他年共俶裝

006_0884_b_15L好把明珠還照世普將甘露爲澆膓

006_0884_b_16L此言非是閑文字醜拙從君笑一場

006_0884_b_17L自笑筌蹄久未忘每憑師訓討論長

006_0884_b_18L蓮華似欲成三昧擅施那能受十方

006_0884_b_19L不意藏身還露影盡敎掩鼻反偸香

006_0884_b_20L九旬冰雪逃靑谷數朶湖山對晋陽

006_0884_b_21L千里稻麻他自萃二時桂玉若爲量

006_0884_b_22L講長豈決狐疑了廈大空懷鷰賀忙

006_0884_b_23L人事煩於梅子雨家風淡似橘皮湯

006_0884_b_24L妙觀會得調禪味寂忍應須辦道裝

006_0884_c_01L夢裏紛華眞兎角         꿈속 분분한 일은 진정 토끼의 뿔이요76)
眼前厄險劇羊膓         눈앞의 위험은 양장77)보다 극하네
誰知疇首因緣在         누가 알리, 예전 인연이 있어서
是處重來結道場         이곳에 거듭 와 도량을 결성할지.
칠언배율ㆍ권18
냉천정冷泉亭
鑿破雲根構小亭         바위(雲根) 뚫어 작은 정자 지으니
蒼崖一綫洒泠泠         벼랑에 한 줄기 물이 차갑네
何人解到淸凉界         누가 청량한 세계에 가서는
坐遣人間熱惱惺         앉은 채 인간 번뇌를 깨우치게 하나
칠언절구ㆍ권20
설법대說法臺
南臺四面石纍纍         남대의 사면에 바위가 가득하여
恰是湘公說法時         흡사 상공78)이 설법하던 때 같은데
當日點頭人不見         당시 끄덕이던 사람들79) 뵈지 않네
誰知一性本無虧         누가 알리, 본성은 이지러짐 없음을
칠언절구ㆍ권20
천관산기天冠山記
천하를 통관하는 하나의 기가 흐르면 하천이 되고 모이면 산악이 되니, 영남 바닷가 예전 오아현烏兒縣80) 지역에 천관산이 있다. 산기슭은 벌판으로 이어지고 머리는 대양을 향했다. 솟았다 꺼졌다 하며 웅장하게 여러 고을에 걸쳐 있으니 기운이 크게 쌓인 것이로다. 서로 전하기를, “이 산은 또한 ‘지제산支提山’이라고도 한다.”고 하니, 『화엄경華嚴經』81)에 이르기를, 보살이 머무는 곳을 ‘지제산’이라고 하며 현재 있는 보살을 ‘천관’이라고 한다고 한 것과 같다.
산의 남쪽에 포개진 바위가 여러 길 우뚝 솟아 있는데, 이는 서축 아육왕阿育王82)이 성사聖師의 신력을 빌어 세운 8만 4천 탑 중 하나다. 탑 앞의 깎아지른 벼랑 위에는 한 길 남짓 우뚝 솟은 층대層臺가 있으니 이는 우리 부처님과 가섭이 편히 앉았던 자리이다. 『불정기佛願記』에 보면, “내가 가섭과 편히 앉았던 곳에 아육왕이

006_0884_c_01L夢裏紛華眞兎角眼前厄險劇羊膓

006_0884_c_02L誰知疇首 [6] 因緣在是處重來結道場

006_0884_c_03L七言排律ㆍ卷一八

006_0884_c_04L冷泉亭

006_0884_c_05L
鑿破雲根構小亭蒼崖一綫洒泠泠

006_0884_c_06L何人解到淸凉界坐遣人間熱惱惺

006_0884_c_07L七言絕句ㆍ卷二○

006_0884_c_08L說法臺

006_0884_c_09L
南臺四面石纍纍恰是湘公說法時

006_0884_c_10L當日點頭人不見誰知一性本無虧

006_0884_c_11L七言絕句ㆍ卷二○

006_0884_c_12L天冠山記

006_0884_c_13L
通天下一氣也泄爲川瀆積成山岳
006_0884_c_14L嶺之南濱海之地古烏兒縣之境有天
006_0884_c_15L冠山2)蹯荒陬首漫大洋起伏穹隆
006_0884_c_16L距數州之壤其氣積之大者乎相傳云
006_0884_c_17L此山亦名支提山如華嚴經說有菩薩
006_0884_c_18L住處名支提山現有菩薩名曰天冠是
006_0884_c_19L山之陽有累石屹立數仭者是西竺
006_0884_c_20L阿育王假聖師神力建八萬四千塔
006_0884_c_21L其一也塔前斷崖之上有層臺斗起丈
006_0884_c_22L餘者是吾佛與迦葉宴坐處也按佛願
006_0884_c_23L記云我與迦葉宴坐之所有阿育王
006_0884_c_24L「道」作「噵」{甲}「蹯」疑「踏」{編}

006_0885_a_01L내가 멸도한 후 탑을 세워 공양할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아마도 이곳일 것이다.
신라 효소왕이 재위83) 시절에 부석존자浮石尊者가 그 아래에 거처하였으니 현재 의상암義湘庵이다. 요충지에 자리 잡았고 청수淸秀하기가 천하에 제일이다. 문을 열면 산수가 내려다 보여 온갖 나무들이 책상 자리로 들어오는 듯하니 마음이 고요하고 몸이 이완되어 희이希夷84) 지경에 들어가게 한다. 이로써 우리 부처님과 가섭이 이곳에서 편히 앉으셨다는 것이 진정 헛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뒤에 통령화상通靈和尙이 탑 동쪽에 절을 지었으니 현재 탑산사塔山寺이다. 이 승려가 일찍이 꿈을 꾸었는데, 북쪽 산허리가 땅에서 솟아나고, 집고 있던 석장이 산마루를 넘어 날아가 북쪽 산허리에 이르러 꽂혔다. 그래서 석장이 꽂혔던 자리 부근의 나무넝쿨들을 베어내고 절을 지었으니 현재 천관사가 이것이다.
신라 신무왕이 태자 시절에 임금에게 책망(天遭)을 받아 산 남쪽 완도로 유배 갔다. 화엄홍진華嚴洪震 승려가 평소 태자와 친해서 동궁의 일이 위급하다는 소식을 듣고는 달려와서 이 사찰에 거하며 밤낮으로 정성스레 예를 갖춰 화엄을 읊으니 신들(神衆)이 감동하고 모든 신들이 따라 읊어 응하여 사찰 남쪽 봉우리에 죽 나열하였으니 현재 신중암이 이것이다.
사찰 남쪽에서 바라보면 암석이 더욱 기이하니, 가파르게 우뚝 선 것은 당암幢巖이요 돌연히 매달린 것은 고암鼓巖이요, 구부정하게 수그려 듣는 듯한 것은 측립암側立巖이요 털썩 앉아 사자가 하품하듯 한 것은 사자암獅子巖이다. 겹겹이 음식을 공양하는 것은 상적암上積巖․하적암下積巖이요, 위엄 있게 중간에 홀로 높은 것은 사나암舍那巖85)이요, 높다랗게 나누어지고 틈을 메운 것은 문수암․보현암이다. 진실로 화엄 대덕大德86)이 밟았던 곳이니 의보依報와 정보正報가 서로 드러내며87) 외물과 내가 온전히 참이 되니 그 비슷한 모습으로 지목한 것은 구차하게 그런 것이 아니다.
천관사에서 남으로 가서 5백 보 올라가면 작은 암자가 벼랑 아래 끼어 있는데,

006_0885_a_01L於我滅後起塔供養盖此所也新羅
006_0885_a_02L孝昭王在宥之時有浮石尊者卜居其
006_0885_a_03L今義湘庵也面勢得要淸秀甲天下
006_0885_a_04L開戶而下瞰湖山萬朶併入於几案閒
006_0885_a_05L使人心凝形釋入希夷之境是知
006_0885_a_06L吾佛與迦葉宴坐于此眞不虛也
006_0885_a_07L有通靈和尙創寺于塔之東今塔山寺
006_0885_a_08L是師甞夢北岬從地而湧所持錫
006_0885_a_09L飛過山頂至北岬而植焉於髣髴植
006_0885_a_10L杖處剪榛莾而創迦藍今天冠寺是也
006_0885_a_11L新羅神虎王爲太子時適遭天遭 [7]
006_0885_a_12L山南莞島華嚴洪震師素善太子
006_0885_a_13L東宮事急走依是寺日夜精勤禮唱
006_0885_a_14L華嚴神衆因感諸神衆隨唱而應遍列
006_0885_a_15L寺南峯今神衆嵓是也自寺南而望之
006_0885_a_16L巖石尤奇峭然而挺立者幢巖也
006_0885_a_17L然而孤懸者鼓巖也僂然如鞠躬聽受
006_0885_a_18L側立巖也跪然如獅子嚬伸者
006_0885_a_19L子巖也纍纍乎如供具飣餖者上積下
006_0885_a_20L積巖也巍巍乎中峙而獨尊者舍那巖
006_0885_a_21L峩峩焉分擁而補缺者文殊普賢巖
006_0885_a_22L良以華嚴大德所履踐處依正互現
006_0885_a_23L物我全眞則其所狀類而目之者非苟
006_0885_a_24L然也自天冠寺南行而上五百步有小

006_0885_b_01L아홉 바위들의 정기를 머금어서 구정암九精庵이라고 한다. 암자에 머무는 사람의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반드시 신령이 무섭게 하여 머물지 못하게 한다. 마음이 진실하고 깨끗하면 별과 달이 감응하여 가슴으로 들어오니, 혹 바위 계곡에 종소리가 나는 걸 듣기도 한다. 선정을 닦아서 지혜를 수습하는 이들은 반드시 그 소망을 이룬다. 이런 까닭에 남악南嶽 법량사法亮師가 와서 머물다가 처음엔 종소리를 듣고 다음엔 별빛을 보고 삼칠일이 되어서는 다라니陁羅尼88)를 얻어서, 당시 지혜가 제일이라고 일컬어졌다.
암자에서 벼랑을 따라 1백여 보 올라가면 널찍한 바위가 있으니 ‘환희대歡喜臺’라고 한다. 올라오는 이들이 위험한 곳을 지나며 피곤하다가 여기서 쉬면 환희하기 때문이다. 환희대 앞에 수풀 속에는 옛 오솔길이 있다.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 산초山椒에 이르면 사방이 확 트인다. 구름과 놀은 선명하고 초목은 빛이 나는데 희미한 산과 긴 물이 푸른 소라처럼 벌여있고 흰 비단처럼 늘어져 있어 손바닥 보듯 훤하다.
산꼭대기에서 남쪽으로 30리 쯤 달리면 선암사仙巖寺가 있다. 사찰의 북쪽은 바위들이 총총히 모여 있는데 지상신선이 거처하는 곳이다. 자못 단애옹丹崖翁89)과 황석공黃石公90)에 버금가는 부류일 것이다.
사찰 남쪽의 다른 봉우리에 있는 미타암彌陁庵 북쪽에는 영석靈石이 있다. 높이가 한 길 쯤 되는데 손으로 밀면 움직여서 유정한 듯하니 참으로 놀랍다. 그리고 포암蒲巖이 서쪽에 있으며 그 위에 네모난 우물이 있는데 깊이가 한 자이고 영험하며 맑아서 사계절 마르지 않는다. 푸른 부들 몇 떨기가 돌 틈에서 자라는데 보호해주는 것이 있는 듯하다.
그 외 기이하고 괴상한 것들이 있으니, 우뚝한 것ㆍ굽은 것ㆍ우묵한 것ㆍ입 벌린 것ㆍ높이 선 것ㆍ엎드린 것 등이 무더기로 삐죽빼죽 엉기어 모여 있으니 천태만상이 기이하여 다 기록할 수 없다. 어찌 조물주가 이곳에 정수를 모아 큰 바다로 한계지우고 달아나지 못하게 한 게 아니겠는가?
아, 옛 사람의 성품은 산수를 좋아하여, 납극蠟屐91)을 신고 오르고

006_0885_b_01L介于崖广之下▼((尒/口))九巖之精因號
006_0885_b_02L九精庵若住庵之人心不淨者神必怖
006_0885_b_03L之不得住若其心眞淨必感星月入襟
006_0885_b_04L或聞金鐘響巖谷凡修定習慧者
006_0885_b_05L必果其願是以南嶽法亮師甞來止住
006_0885_b_06L初聞鐘聲次見星光至三七日得陁羅
006_0885_b_07L時稱慧解第一自庵竇緣崖而上百
006_0885_b_08L餘步有石臺盤陁者曰歡喜臺以登
006_0885_b_09L陟者困於危險憇乎此則歡喜也
006_0885_b_10L前林薄之閒有古路成蹊尋蹊而上
006_0885_b_11L至山椒四望豁如也雲霞澄鮮草木
006_0885_b_12L韡曄殘山剩水排靑螺曳白練如指
006_0885_b_13L諸掌自山巓南走一舍許有仙巖寺
006_0885_b_14L寺北巖叢是地仙所居之處殆丹崖翁
006_0885_b_15L黃石公之流亞也寺南別峯頭彌陁庵
006_0885_b_16L之北有靈石高大僅一尋手推則動
006_0885_b_17L如有情吁可駭也又有蒲巖在其西上
006_0885_b_18L有方井可深一尺靈泉泓澄四時不
006_0885_b_19L靑蒲數叢生于石罅如有物護焉
006_0885_b_20L自餘恢詭譎怪有兀者亞者窪者呀者
006_0885_b_21L崛起者隱伏者碨磊犖确胚渾蔟縮
006_0885_b_22L千熊萬狀奇哉異乎不可殫記也
006_0885_b_23L造物者鍾粹於此限以大海而莫之越
006_0885_b_24L逸乎古之人性酷愛山水有蠟屐

006_0885_c_01L거꾸로 나귀 타고 돌아왔다.92) 혹 여러 날 머무르며 돌아가기를 잊고 아주 돌아오지 않은 자들도 있으니 높은 산을 보고 물소리를 듣고서 정서를 상쾌하게 하는 데 힘쓸 뿐만 아니라 산수 간에 뜻을 부쳐 어진 이와 지혜로운 이의 즐거움을 따라 본성을 회복하고 도에 적합하게 한 것이다. 하물며 여러 대사大士들의 보안普眼93) 경계境界에 있어서는, 장엄한 연화장세계가 그곳에 현전해 있고 온갖 곳의 벗들을 가까이서 찾을 수 있은 즉, 조화를 채우거나 줄이고 산해山海를 삼키거나 토해내는 것 모두는 나머지 일일 뿐이니 괴이하다 할 게 없다.
지난 경자년 가을 7월에 나는 이 산을 유람하며 성스런 자취를 탐방하였다. 탑산주공塔山主公 담조曇照가 내게 옛 글(古迹)을 보여주며, “이 초본이 일실되어 산 뒤 민가에 있었는데 우연히 갔다가 얻었소. 세월이 오래되어 문드러지고 문장에 빠진 것이 많습니다. 실마리를 풀어내어 새롭게 해서 후인들이 보게 하면 이 또한 유통의 일단이 됩니다.”라고 하였다. 당시 나는 다른 요청을 따르느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후에 담일湛一이라는 이가 또 이 초본을 나에게 주어 책 상자 안에 놔 둔 지 오래되었다. 이제 한가한 날에 우연히 살펴보고서 대략 경개를 기술하여 뜻에 부합하게 하고 초본과 함께 돌려보낸다.
기ㆍ권68
선사 원묘국사 제문94)(祭先師圓妙國師文)
그윽이 생각건대, 예전 각황覺皇(부처)께서 인토忍土(사바세계)를 넓히시고 환중環中95)에 오묘하게 합치하여 예외 없이 하나로 여기고 약한 이들을 굽어보고 끌어주셨으며, 삼계를 초월하고 오묘한 본성에 일치하여 여실한 지경에 들어가셨습니다. 예리하고 둔한 근기에 따라 반교와 만교로 나누셨는데96) 양과 사슴의 길이 달라 보소寶所97)가 오히려 멀어졌고 각기 임시로 의거한 바는 하나로 꿸 수 없었습니다. 영산靈山에 미쳐서야 비로소 본래 바람을 만족시켜 연화蓮華의 오묘한 뜻을 널리 열어 보여주시니, 구계삼승九界三乘98)이 오직 하나요 둘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큰 사업의 인연이 여기서 오묘하게 극에 달하였으니 우담바라가 때때로 한 번 피는 것과 같았습니다.

006_0885_c_01L而上倒驢而還或信宿而忘歸長往
006_0885_c_02L而不返者非唯目嵳峩耳潺湲務快其
006_0885_c_03L情而已盖寓意山水之間從仁智之樂
006_0885_c_04L將復其性而適其道也況在諸大士
006_0885_c_05L眼境界華藏莊嚴當處現前百城諸
006_0885_c_06L跬步可尋則雖盈縮造化呑吐山海
006_0885_c_07L皆其餘事也無足恠焉嚮者庚子秋七
006_0885_c_08L予甞遊此山搜訪聖迹塔山主公
006_0885_c_09L曇照示予古迹曰此草1)木遺落在山
006_0885_c_10L後民家偶往而得之歲久破爛文多盖
006_0885_c_11L若紬繹而新之照示於後斯亦流通
006_0885_c_12L之一段也時予方赴他請未遑屬思
006_0885_c_13L有湛一者又以此本遺予委在篋中久
006_0885_c_14L今於暇日偶獲檢閱粗記其梗槩
006_0885_c_15L以副其意并其本而歸之記ㆍ 卷六八

006_0885_c_16L祭先師圓妙國師文

006_0885_c_17L
▼((窩+米))以古先覺皇奄荒忍土妙契環中
006_0885_c_18L一視無外俯提弱喪超度三界稱本
006_0885_c_19L妙性入如實際由機利鈍敎分半滿
006_0885_c_20L羊鹿殊䡄寶所猶遠各權所據莫能
006_0885_c_21L一貫比及靈山始滿本願蓮華妙旨
006_0885_c_22L廣爲開示九界三乘唯一無二大事因
006_0885_c_23L妙極於此如優曇花時一現爾
006_0885_c_24L「木」疑「本」{編}

006_0886_a_01L부처님이 멸도한 후 성자 용수龍樹께서 관문觀門을 처음 열어 인도에서 선창하셨습니다. 지자智者99)가 상계像季100)에서 태어남에 이르러서는, 숙세에 심은 바에 힘입어 하늘이 낸 오묘한 깨달음과 폭포 같은 언변으로 천고에 모범을 드리웠습니다. 구세九世 이후로는 미묘한 말을 들을 데가 없어서, 후인들이 연구하고 우러러 나아가려 해도 문이 없었습니다. 의천義天에 구름이 음산하고 법경法鏡에 먼지가 자욱하였습니다. 태형台衡101)의 정파正派 한 줄기만이 겨우 남았으니, 법도가 잘못되어 상심하나 어찌하겠습니까.
아아, 슬프도다. 도가 끝내 막히지는 않으니 하늘이 작가作家102)를 내셨습니다. 당당한 우리 대사께서는 크고 뛰어나셔서 어린 나이에 삭발하고 우수하게 승선과僧選科에 합격하셨습니다. 젊어서는 도를 사모하여 높은 자취를 자연에 붙여 구름처럼 명산을 떠돌다가, 타나陁那를 정하여 거처하셨습니다. 학자들이 바라보고 사방에서 몰려오니, 산속 처소가 낮고 좁은데 빽빽하게 모여들었습니다. 이에 금원金園103)을 정하고 바닷가에서 현려玄侶(승려)들을 거느리고 불러서 자상하게 잘 인도하셨습니다. 반행반좌半行半坐104)의 옛 법제를 따라서 십승十乘105)으로 행위를 법도 있게 하고 삼관三觀106)으로 정신을 도야하여 삼매에 깊이 들어가 정심하게 날마다 수련하셨습니다. 한 벌 납의로 청산에서 오십 년을 지내니 우뚝 선 모습은 이전에도 비교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아, 슬프도다. 시대가 대사와 맞지 않아서, 떠들어대는 무리들이 물들이고 마모시키려 했지만 물들지 않고 마모되지 않으니 굳세고 결백함이 정제한 금이나 참된 옥 같았습니다. 경박한 세속이 그 풍모를 공경하여 탁주가 다시 청주 되듯 하였으니, 제호醍醐107) 일미一味108)를 끝없이 베푸셨습니다.
돌아보건대 어린 저는 일찍이 고의高誼109)를 우러러 북당北堂(어머니)을 떠나 남쪽 지방(南紀)110)로 찾아갔는데 침과 겨자씨가 서로 투합하여111) 경사스러움이 끝이 없었습니다. 제가 눈앞에 벽이 가린 듯함을 생각하시어 귀를 잡아 말씀하시고 법유法乳로 저를 생성시켜주시니 실로 부모님 은혜를 넘어섭니다. 만에 하나라도 은혜를 갚고자 하나 방법이 없었습니다. 다만 바라건대 백년을 공양하여 음식을 시절에 맞게 하고 약을 잃지 않으며 마음껏 소요逍遙하여 한 방에서 좌망坐忘112) 하며 늙음을 길이 즐기시게 하길 바랐고, 그러면 저의 바람이 다할 것입니다. 어찌 하루아침에 문득 질병이 들 줄 생각했겠습니까? 미리 때가 올 줄 아시고 가을을 기약하고

006_0886_a_01L佛滅後有聖龍樹肇闢觀門先鳴印
006_0886_a_02L洎乎智者挺生像季宿植所資
006_0886_a_03L縱妙悟縱辯懸河垂範千古九世以
006_0886_a_04L微言罕聞後昆鑚仰進取無門
006_0886_a_05L天雲曀法鏡塵昏台衡正派幾一線
006_0886_a_06L法度謷訛傷如之何嗚呼哀哉
006_0886_a_07L不終否天生作家堂堂我師碩大且
006_0886_a_08L齠年落1)優中選科壯而慕道
006_0886_a_09L擧烟霞雲遊名山卜居陁那學者蘄
006_0886_a_10L四遠奔波山捿湫隘萃如稻麻
006_0886_a_11L卜金園于海之濱率籲玄侶善誘循
006_0886_a_12L半行半坐舊制是遵十乘䡄行
006_0886_a_13L觀陶神深入三昧精修日親一衲靑
006_0886_a_14L垂五十春卓爾所立前無與倫
006_0886_a_15L呼哀哉時不我合云云孔群雖涅雖
006_0886_a_16L [8] 不緇不磷堅乎白乎金精玉眞
006_0886_a_17L俗欽風醨而復醇醍醐一味施及無
006_0886_a_18L顧予小子夙嚮高誼辭親北堂
006_0886_a_19L道南紀針芥相投慶幸無已念我牆
006_0886_a_20L言提其耳法乳生成實踰怙恃
006_0886_a_21L酬萬一計無所出但冀百年爲供養
006_0886_a_22L甘旨適時刀圭不失縱性逍遙
006_0886_a_23L忘一室永以娛老志願斯畢豈慮一
006_0886_a_24L居然示疾預知時至秋以爲期

006_0886_b_01L특별히 돌아갈 행장을 갖추어 몸을 정돈하여 태연히 죽음에 임하시어, 저의 남은 의심을 풀어주셨습니다.
어디서 노닐고 계신가요? 서방의 황금 하늘에 있는 화려한 연못가 보배 나무에서 즐기고 계시겠지요. 선사께서 보시기에는 적멸寂滅 무위無爲라서 가고 머묾이 스스로 그러한 것이거늘, 무엇을 염려하며 무엇을 생각하겠습니까마는, 저로서는 삶과 죽음이 달라서 몹시도 비통합니다.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이며 하루 또 하루 지나매 슬피 길게 한숨 쉽니다.
아아, 슬프도다. 바람 부는 나무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풀잎의 이슬은 쉽게 마르는 법입니다. 하늘이 남겨두기를 원하지 않으니 저는 장차 누구를 의지해야 하나요? 바람 속 연기가 참담하고 물색이 흩어집니다. 용과 봉황이 자리를 옮기니 연못이 마르고 수풀이 시듭니다. 삶이여 죽음이여, 알 수 없고, 꿈인 듯 생시인 듯 또한 따를 수 없습니다. 저의 품은 정성을 펼칠 곳이 없어서, 정갈한 빈조蘋藻113)를 빈약하나마 차려놓았습니다. 밝은 믿음은 진실로 독실하오니 영령께서는 반드시 오시겠지요. 바라건대 상가象駕114)를 돌리시어 정성껏 차린 제사를 흠향하소서.
제문ㆍ권109
부도를 세우고 유골을 안치하는 제문(立浮圖安骨文祭)
아아, 아는 자가 반드시 행하는 것은 아니요, 자기를 위하는 자가 반드시 타인을 위하는 것은 아니며 시작을 잘한 자가 반드시 마침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직 종사宗師께서 이 세 가지를 구비하셨으니 그런 연후에 족히 세상에 유명해지고 집안을 일으킬 만한 것입니다.
종사께서 행하실 때에 앎을 눈으로 삼고 행함을 발로 삼았으며 덕으로 단장하고 도道로 수식하셨습니다. 훼방하려 해도 더 덜지 못하고 추켜세우려 해도 더 더하지 못하니, ‘스스로 앎이 분명하고 도를 믿음이 독실하다’고 이를 만합니다.
종사께서 대중을 교화함에 맑은 바람이 일고 달콤한 이슬이 젖어 사특한 이들이 바름으로 돌아오고 위반한 이들도 따르게 되었습니다. 온 나라 사람들이 존경하여 스승으로 삼고 사부대중들이 모두 귀의하여 믿게 되었습니다.
오셨을 때는 근기를 알아서 교화와 제도가 크게 행해지고, 가실 때는 때를 알아 태연히 해탈하셨습니다. 밝디 밝아 해와 달로도 그 밝음을 비유하기 부족하고 높디높아 산악으로도 그 공적을 표현하기 부족하니, 앎과 행동이 서로 의지하고

006_0886_b_01L辦歸裝整頓身儀臨絕從容決釋餘
006_0886_b_02L何方之遊金天西2)▼((阝+(鎐-金))) 華池寶樹
006_0886_b_03L娛以嬉自師觀之寂滅無爲去住自
006_0886_b_04L何慮何思以子觀之生滅相違
006_0886_b_05L慟罙極意不自持日復一日慨然長
006_0886_b_06L嗚呼哀哉樹風不止薤露易晞
006_0886_b_07L不愸遺 [9] 予將疇依風烟慘澹物色仳
006_0886_b_08L龍移鳳擧澤涸林衰生耶死耶
006_0886_b_09L不可知夢耶覺耶亦不可追所抱精
006_0886_b_10L無處可伸潔爾蘋藻菲薄斯陳
006_0886_b_11L信苟篤靈感必臻庶廻象駕享此克
006_0886_b_12L祭文ㆍ卷一○九

006_0886_b_13L立浮圖安骨文祭

006_0886_b_14L
嗚呼有解者未必有行爲己者未必
006_0886_b_15L爲他善始者未必善終惟宗師備三
006_0886_b_16L者然後足以命世而起家焉師之自行
006_0886_b_17L解爲目行爲足德與之容道與之
006_0886_b_18L毁之而不加損譽之而不加益
006_0886_b_19L謂自知明而信道篤也師之化物也
006_0886_b_20L風振而甘露潤邪者返正違者亦順
006_0886_b_21L一國尊爲師四衆咸歸信其來也
006_0886_b_22L機而化度大行其去也知時而解脫從
006_0886_b_23L昭昭乎日月不足以喩其明巍巍乎
006_0886_b_24L山嶽不足以類其功可謂解行相資

006_0886_c_01L자타의 이로움을 겸하고 처음과 마침을 잘하셨다고 할 만합니다.
제자는 생각건대, 지난 날 무슨 인연으로 우리 대종사를 뵙고 일대사一大事115)를 듣고, 법유法乳의 깊은 은혜를 받고 법왕法王의 중대한 끼침을 받았을까요. 경사로 여기는 마음이 더하여 끝이 없습니다. 다만 저는 천성이 본래 소탈하여 혼자서 고요히 있기를 좋아하니 아침저녁으로 석장을 받들고 실컷 모신 적이 없습니다. 중년에는 선근善根을 주간하여 겨울과 여름에 자주 나가서 노닐며 사냥하느라, 강연 자리에서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학업을 청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우리 스승은 늙으셨지만 건장하시니 4,5년은 그리 걱정할 게 없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일찍이 이와 같이 될 줄 알았다면 어찌 하루라도 스승 곁을 떠나 함부로 다녔겠습니까? 세출世出과 세간世間, 법주法住와 법위法位116), 한번 가고 한번 머묾, 여기서 죽고 저기서 남에 모두 본성을 온전히 하여 생기生起하는 것이니 본래 스스로 그러한 것임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저는 모신 날이 적은데 대기大期(수명)가 이미 닥쳐 법은法恩을 저버렸으니 후회한들 어찌 미치겠습니까?
이제 본원本院 서쪽의 작은 봉우리 좌혈左穴에 한 이랑의 땅에다 영령의 유골을 안치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길일을 택하여 공사를 살피니, 돌 가는 기구를 갖추어 다른 산의 돌을 연마하고, 땅을 파서 무덤을 만들고 돌을 쌓아 탑을 만들었습니다. 주춧돌(堦磩)은 있으나 층(層級)은 없으며 안은 둥글고 밖은 모나서 천지의 형상을 취하였습니다. 뾰족한 머리와 넓은 발은 사람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늘리고 줄이고 연장한 길이는 한결같이 옛 제도에 따랐습니다. 봉封하여 공경히 기록하고 예에 맞게 제사지냅니다.
한스러운 바는, 제 힘이 약하고 바깥 인연도 없어서 옛 암자에 임시로 두었다가 시기가 닥쳐 황급히 일에 임하게 되어 변변치 않은 제수를 올리는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자비와 긍휼을 내리시어 정성껏 차린 음식을 흠향하소서.
제문ㆍ권109
비석을 세운 후에 휘단(忌日)에 드리는 제문117)(立碑後諱旦祭文)
큰 가르침이 홀로 오묘함이여, 용수龍樹로부터 선종이라 명하였네.

006_0886_c_01L他兼利而善始令終者也弟子自念
006_0886_c_02L昔何等因緣値我大宗師獲聞一大事
006_0886_c_03L承法乳之深恩荷法王之重寄慶幸之
006_0886_c_04L有加無已但予天性本疎闊樂獨
006_0886_c_05L善寂未得晨夕侍巾錫奉事無斁
006_0886_c_06L年幹善根數出遊獵於冬夏講次又未
006_0886_c_07L服膺請業意謂我師翁雖老矣
006_0886_c_08L徤更四五年未足深憂曾知其如此
006_0886_c_09L豈肯一日去左右而浪遊乎非不知世
006_0886_c_10L出世間法住法位一去一住死此生彼
006_0886_c_11L皆全性而起本來自爾以予奉侍日淺
006_0886_c_12L大期已逼辜負法恩悔將何及今於
006_0886_c_13L本院之西小峯左穴得一頃地可安
006_0886_c_14L靈骨是用擇吉日督工役具礲錯之
006_0886_c_15L鍊他山之石窽土爲窆累石爲塔
006_0886_c_16L有堦磩而無層級內圓外方取天地之
006_0886_c_17L銳首豊足類人物之相增損延袤
006_0886_c_18L一依古制封而識之敬而祭之禮也
006_0886_c_19L恨自力旣薄外緣又闕權庴舊庵
006_0886_c_20L至朞月臨事蒼黃非薄斯呈冀垂慈
006_0886_c_21L享于克誠祭文ㆍ卷一○九

006_0886_c_22L立碑後諱旦祭文

006_0886_c_23L
惟大敎之獨妙兮自龍樹而命宗緜九
006_0886_c_24L「髤」疑「髮」{編}「▼((阝+(鎐-金)))」作「陲」{甲}

006_0887_a_01L9세世를 면면히 흐름이여, 여파가 바다 동쪽으로 이어졌네.
오계五季118)의 쇠퇴함에 미침이여, 홀연 중국은 흐리고 변두리는 청명하네.
6산山에 퍼져 넘실댐이여, 가까스로 우리 도가 크게 행해졌네.
어찌 아름다운 운이 홀연 막혔는가, 운명이 이어짐이 실 같았네.
생각건대 조사祖師들이 이미 멀어졌음이여, 누가 힘써 쇠퇴함을 붙잡으랴?
오직 우리 선사께서 참으로 아름다움이여, 간기間氣119)를 받아 태어나셨도다.
세상이 혼탁하여 몰라줌이여, 슬프게도 홀로 우뚝 서서 외롭구나.
스스로 독실한 믿음으로 지킴이여, 여럿이 밀어도 요동하지 않도다.
인연이 성숙하여 교화가 행함이여, 흡연히 온 세상이 우러르는구나.
내가 어두워 불민함이여, 다행히 문하에서 학업을 받았네.
책임은 무겁고 도는 멂이여, 중도에서 침체되어 방황하였네.
짐을 지고자 하나 힘이 없음이여, 마땅히 물 긷고 땔감이나 주워야 하리.
어찌 알았으랴, 내 바람이 성취되지 않았는데 문득 교화 멈추고 진원으로 돌아갈 줄.
세월은 멈추지 않음이여, 마침 네 번째 칠월을 맞았도다.120)
사원이 적료함을 애통해 함이여, 가업이 날마다 황량해지도다.
지난 번 내가 인부들을 독려함이여, 인부가 내게 공사가 끝남을 고하였네.
두터운 비를 세워 정표함이여, 큰 빛을 무궁한 세월에 드리웠도다.
당시 내가 질병이 들어 시간을 미룸이여, 제수를 차려 고할 겨를이 없었네.
액운이 모임을 생각함이여, 약을 먹어도 낫지 않았네.
어찌 의사ㆍ무당에게 물으려 하지 않았으리오? 소리가 펴져 괴이함이 많을까 걱정했네.
아, 눈서리가 어지러움이여, 슬프게도 버섯과 계수나무가 먼저 시드네.
그저 묵묵히 쓰러져 누워 있음이여, 진정 내 운명이니 어찌할 것인가.
그만둘지어다.
우리 선사께서 나를 불쌍히 여기시지 않음이여, 내 장차 어디에서 도움을 빌리오?
어느덧 기일이 다가옴이여, 완연히 목소리와 모습이 계신 듯하네.
향기로운 풀들을 제수로 올림이여, 다시 좋은 향을 사르도다.
바라건대, 저의 정성이 지극함을, 영령께서 살피시기를.

006_0887_a_01L世以流芳兮餘波及于海之東逮五季
006_0887_a_02L之下衰兮忽中濁而邊淸派六山而汪
006_0887_a_03L洋兮僅吾道之大行何嘉運之忽否兮
006_0887_a_04L命蠡蠡其如絲念諸祖其已遠兮誰勉
006_0887_a_05L力而扶衰唯吾師之洵美兮禀間氣而
006_0887_a_06L挺生世溷濁而莫予知兮哀予獨立而
006_0887_a_07L惸惸羌自守以篤信兮曾不撓乎衆托
006_0887_a_08L及夫緣熟而化行兮翕然擧世而蘄嚮
006_0887_a_09L曰予惛惛其不敏兮幸受業于門庭
006_0887_a_10L任重而道遠兮汨中路而屏營雖欲荷
006_0887_a_11L擔而力不能兮宜乎汲水而採薪何圖
006_0887_a_12L志願之未就兮遽息化以返眞歲月忽
006_0887_a_13L其不淹兮適四廻貞于相痛院字之寂
006_0887_a_14L寥兮家業日以荒凉頃予督夫工役兮
006_0887_a_15L工告予曰訖工樹豊碑以旌表兮垂景
006_0887_a_16L耀于無窮時予嬰疾而彌留兮未遑展
006_0887_a_17L菜以明告諒厄運之所鍾兮雖藥餌其
006_0887_a_18L猶未效豈不欲問於醫祝兮恐肹蠁而
006_0887_a_19L多怪嗟霜雪之貿貿兮裛菌桂而先悴
006_0887_a_20L聊默默以僵臥兮固吾命也如之何
006_0887_a_21L矣哉苟吾師之不吾憐兮吾將何地而
006_0887_a_22L借冥加溘諱日之適届兮宛音容其如
006_0887_a_23L旣薦之以蘭叢兮又燎之以蕙▼((艹/(丨+臣)))
006_0887_a_24L願吾誠之至兮靈乎鑒而不昧祭文ㆍ

006_0887_b_01L
제문ㆍ권109
처음 사원에 들어가 임금 수명을 비는 소(初入院祝聖壽齋疏文)
엎드려 아뢰오니, 홍범구주洪範九疇의 아홉 번째인 오복五福 가운데 수명을 임금님께 받들고자 합니다.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121)은 『묘법연화경』보다 앞섬이 없으니, 이 경전은 제불諸佛께서 비밀리 감춰둔 것이며 중생에게 열어주는 방편의 문이기 때문입니다. 우유 맛과 진한 유즙 맛과 연유 맛은 다르지만 때때로 융화되어 하나의 맛이 되고, 양 수레와 사슴 수레와 소 수레가122) 다르지만 같이 큰 수레에 포함되니, 법과 법들이 원만히 이루어지고 형상과 형상들이 상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8세 용녀龍女가 일념으로 도를 이루어,123) 문수보살의 변화 공덕을 징험하고, 여섯 어금니124) 상왕象王은 7일 동안 현신現身하여 보현보살의 신령한 힘을 드러내었으니 기묘하도다! 일찍이 없던 일입니다. 재를 거행함에 어찌 이 경전에서 말미암지 않겠습니까.
저는 낮은 근기로 높고 오묘한 법에 참여하여 의지할 데가 있어서 다행히 조사祖師 가르침의 남은 것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짊어질 능력이 없어서 산 같이 무거운 법은法恩을 그저 저버렸는데, 어찌 임금께서 법문法門을 독실하게 믿고, 창시한 선사는 이미 늙었으니 친히 계승한 법자法子로 대신하게 하실 줄 생각했겠습니까? 이미 사적으로 균조鈞造125)의 은혜를 입고 하늘처럼 장수하길 감히 축원하느라 무리를 이끌고 사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인하여 하안거로써 법당을 열고 큰 법의 소라를 불고 큰 법의 북을 치고 큰 법의 소리를 펼치니 넘실넘실 귀에 가득합니다. 여래의 방에 들어가고 여래의 옷을 입고 여래의 자리에 앉아서 고요히 마음을 모으고 조그만 훈근熏勤(공양)으로 찰나에 감응합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주상폐하께서는 내호內護126)를 충분히 받으시어 중흥을 이루셨으니, 하늘이 90세를 주어127) 다시 수명을 더하시고 날마다 나라를 1백 리 개척하고 봉토를 더욱 견고하게 하옵소서. 옥촉玉燭128)이 조화로우니 온갖 곡식이 모두 풍년이고 금고金鼓(징과 북)가 누우니 오병五兵129)을 쓸 데가 없습니다. 진령眞泠이 이르는 곳에 여러 무리들이 함께 소생하길 기원합니다.
소ㆍ권111

006_0887_b_01L卷一○九

006_0887_b_02L初入院祝聖壽齋䟽文

006_0887_b_03L
右伏以九五福之壽考欲奉至尊一大
006_0887_b_04L事之因緣莫先妙法盖此經是諸佛秘
006_0887_b_05L要之藏開衆生方便之門乳味酪味酥
006_0887_b_06L味之異時融爲一味羊車鹿車牛車之
006_0887_b_07L䡄同入大車所以法法圓成相相
006_0887_b_08L常住八歲龍女一念成道驗文殊化
006_0887_b_09L變之功六牙象王七日現身見普賢
006_0887_b_10L威神之力妙哉未曾有也行之何莫由
006_0887_b_11L弟子以下劣機叅上妙乘依憑有
006_0887_b_12L幸承祖訓之緖餘荷擔無能徒負
006_0887_b_13L法恩之山重豈圖帝意篤信法門
006_0887_b_14L吾始創之師翁年其老矣謂是親承之
006_0887_b_15L法子命以代之旣蒙鈞造之私敢切
006_0887_b_16L天長之祝故率衆而入院仍結夏以開
006_0887_b_17L吹大法螺擊大法鼓演大法音
006_0887_b_18L乎盈耳入如來室着如來衣坐如來
006_0887_b_19L寂爾凝心么麽熏勤刹那感應
006_0887_b_20L願主上陛下優承內護坐致中興天錫
006_0887_b_21L我九齡更增胡考日闢國百里益固提
006_0887_b_22L玉燭調而百糓咸登金鼓臥而五
006_0887_b_23L兵不試眞泠所洎庶類咸蘇疏ㆍ卷一
006_0887_b_24L一一

006_0887_c_01L
처음 사원에 들어가 영공의 수명을 비는 소(初入院祝令壽齋疏文)
엎드려 아뢰오니, 제일의천第一義天130)은 올라갈 방법이 없지만 불이묘경不二妙境131)은 또한 그 문으로 하여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석가여래께서 학림鶴林132)에서 교화를 그친 이후에 지자智者133)가 용수龍樹를 계승하여 요설변樂說辯을 얻고 선총지旋摠持134)를 펼치니, 처음에는 오시팔교五時八敎135)로 경전을 번역하고 끝에는 삼관십승三觀十乘136)을 밝혀 만행萬行137)을 융화시켰습니다. 그래서 9세世에 등불이 전해지고 불꽃이 이어지니 문채가 빛났습니다. 사사四師138)에 미쳐서는 계파가 나뉘어 아름다움을 전하니 우리의 도가 동으로 전해졌습니다. 의주衣珠139)를 스스로 얻게 하고 가장家藏을 활짝 개방하니 법어法語를 능히 따름이 없겠습니까? 유풍遺風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품성이 노둔하지만 도를 사모함이 깊었는데 다행히 호남에서 신지식을 뵙고 윤하輪下에서 듣고 훈습됨을 얻었습니다. 10년 더할 것을 청하니, 공경히 발진發軫140)하여 스스로 행할 것을 도모한 것입니다. 한 마디 말로 타인을 흥기시키다니, 어찌 감히 선각先覺을 흉내 내겠습니까? 다만 스승께서 늙으셔서 강석이 오래 비고 명공께서 저를 무능하다 하지 않으시니, 이에 균함鈞緘을 임금께 보고하시며 대신하게 할 만하다고 하셨습니다. 유통의 일이 중대하니 인仁에 당면해서는 사양하지 않으려 하지만,141) 떠맡을 힘이 미약하여 법을 이음을 감내하기 어려울까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 생각하고 날마다 살피면서 몇 년을 구름처럼 떠돌았습니다.
그러나 자타自他를 같이 이익 되게 하는 것을 ‘대인大人’이라 하고, 구태여 홀로 선善하려 한다면 다만 작은 것에 구애되는 것일 뿐입니다. 오직 의를 따르고자 길을 바꿔 돌아와 옛 사원에 들어가 법당을 열고 승려들을 모와 하안거를 맺어 낮에는 가르침을 강연하고 밤에는 참선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향화香火(祭禮)를 주관하는 것은 모두 왕신王臣(임금의 신하)께서 밀어주신 것입니다. 하물며 오늘 아침 육시六時142)를 시작으로 좌선과 행선을 하니, 어찌 우리 영공을 위하여 강녕康寧(편안함)과 장수長壽 등 오복을 천거하지 않겠습니까. 진실로 미력하나마 정성을 다해 힘써 정밀하게 닦는 바입니다.
혀 위의 제호醍醐143)는 순연히 영산靈山의 지극한 맛이요, 수풀 속 치자꽃(薝蔔)144)은 장실丈室(師父)의 남은 맑은 향이니,

006_0887_c_01L初入院祝令壽齋䟽文

006_0887_c_02L
右伏以第一義天雖莫堦而升也不二
006_0887_c_03L妙境亦其門而入焉自如來化息於鶴
006_0887_c_04L有智者祖承乎龍樹得樂說辯
006_0887_c_05L旋摠持始也約五時八敎以釋諸經
006_0887_c_06L終焉明三觀十乘而融萬行故九世
006_0887_c_07L傳燈而續熖其文煥乎及四師裂派以
006_0887_c_08L流芳吾道東矣致使衣珠自得家藏
006_0887_c_09L開法語能無從乎遺風猶有存者
006_0887_c_10L賦性也魯慕道惟深幸叅知識於
006_0887_c_11L湖南而獲聞熏於輪下十年請益
006_0887_c_12L圖發軫而自行一句興人豈敢效嚬於
006_0887_c_13L先覺但由師翁至老講席久虛而明
006_0887_c_14L公不以我爲無能迺鈞緘聞于上曰可
006_0887_c_15L代流通事大欲不讓乎當仁荷擔力微
006_0887_c_16L恐難堪於嗣法故三思而日省垂數載
006_0887_c_17L以雲遊然兼利者斯謂之大人苟獨
006_0887_c_18L善則徒拘於小節惟義所在改途而還
006_0887_c_19L入古院以開堂集諸僧而結夏晝而演
006_0887_c_20L夜以安禪如斯香火之主盟皆是
006_0887_c_21L王臣之推轂況當此旦啓六時半坐半
006_0887_c_22L盍爲我公薦五福曰康曰壽寔傾
006_0887_c_23L微懇敢勵精修舌上醍醐純是靈山
006_0887_c_24L之極味林中薝蔔唯餘丈室之淸香

006_0888_a_01L맺어진 뛰어난 인연이 깨달은 살핌(覺鑑)에 부합할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진양공晋陽公 저하145)께서 거할 때는 편안하시고 몸은 건강하시어, 쇠기둥처럼 하늘을 지탱하시고 삼한을 안정시켜 썩지 않고, 옥 잎처럼 세상을 덮어 백대百代에 빛나 향기를 두루 퍼뜨려서, 법우法雨에 젖어 불종佛種146)이 끊이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소ㆍ권111
석혜문釋惠文
보현원普賢院
爐火煙中演梵音         화로 불 연기 속에 범음 펼치니
寂寥生白室沉沉         적요하게 침침한 방안을 비추네
路長門外人南北         문 밖 긴 길에 남북으로 사람들 오가는데
松老巖邊月古今         바위 가 늙은 솔에 고금으로 달이 비추네
空院曉風饒鐸舌         빈 사원 새벽바람에 풍경 소리 울고
小庭秋露敗蕉心         작은 뜰 가을 이슬에 파초가 시드네
我來寄傲高僧榻         내가 와서 고승의 탁자에 기대앉으니147)
一夜淸談直萬金         하룻밤 맑은 대화는 만금에 값하도다.
칠언율시ㆍ권13
석영조釋祖英
철쭉꽃 응교148)(躑躅花應敎)
何年移植玉墀中         어느 해에 대궐에 옮겨 심었나
造物偏鍾剪刻功         조물주가 편애하여 가다듬은 꽃
綺葉未容粧嫩綠         잎은 꾸미지 않아도 어여쁜 녹색이고
錦蕤先已撮生紅         꽃은 이미 생생한 붉은 색이라네
幾番珠綴枝頭雨         몇 차례 구슬 맺혔나 가지 위 빗방울
一陳香飄閣外風         한 줄기 향기 불어오네 건물 밖 바람
想得宮娥攀折處         생각건대 궁녀가 이 가지 꺾을 때
露和朱粉惹春葱         이슬이 분에 섞여 춘총149)에 어리리.
칠언율시ㆍ권14
석식영암釋息影庵
선원사 비로전 단청기(禪源寺毗盧殿丹靑記)
불당 자리에 수식을 화려하게 함은 지나친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공덕을 밝히는 것이다.
대덕大德150) 기사년 가을에 절의 명당明堂과 불묘佛廟에 불이 났다. 몇 년 지나

006_0888_a_01L所締勝緣儻孚覺鑑伏願晋陽公邸下
006_0888_a_02L居則宴晏身其康强金楨柱天鎭三
006_0888_a_03L韓而不朽玉葉盖世耀百代以彌芳
006_0888_a_04L法雨所霑佛種不斷疏ㆍ卷一一一

006_0888_a_05L

006_0888_a_06L釋惠文

006_0888_a_07L普賢院

006_0888_a_08L
爐火煙中演梵音寂寥生白室沉沉

006_0888_a_09L路長門外人南北松老巖邊月古今

006_0888_a_10L空院曉風饒鐸舌小庭秋露敗1)蕉心

006_0888_a_11L我來寄傲高僧榻一夜淸談直萬金

006_0888_a_12L七言律詩ㆍ卷一三

006_0888_a_13L

006_0888_a_14L釋祖英

006_0888_a_15L躑躅花應敎

006_0888_a_16L
何年移植玉墀中造物偏鍾剪刻功

006_0888_a_17L綺葉未容粧嫩綠錦蕤先已撮生紅

006_0888_a_18L幾番珠綴枝頭雨一陳香飄閣外風

006_0888_a_19L想得宮娥攀折處露和朱粉惹春葱

006_0888_a_20L七言律詩ㆍ卷一四

006_0888_a_21L

006_0888_a_22L釋息影庵

006_0888_a_23L禪源寺毗盧殿丹靑記

006_0888_a_24L
佛堂位其文飾貴華靡匪盈也昭佛
006_0888_a_25L德也大德己巳秋寺明堂佛廟災旣閒

006_0888_b_01L복구되었는데 단청은 칠하지 못하여 토목土木의 비루함이 심하였다. 다시 주법승主法僧이 세 번 바뀌어도 장엄교식莊嚴校飾(수식)하지 못하였다. 각암 화상이 사원에 들어가 문인門人 전인全忍에게 재화를 맡겨 송나라에 가서 단확丹雘(붉은 염료)을 구하게 하였다. 전인이 돌아오자 태정泰定 갑자년(1324) 가을에 그리기 시작하여 을축년 봄에 서벽과 동벽에 40신중神衆의 형상이 더욱 기묘하게 되었다.
설봉화상雪峯和尙이 다음에 자리를 이어서 이 전각을 보고는, “전각이 진실로 화려하다. 그러나 건물이 낮고 좁아서 승려를 몇 명 수용하지 못하니 사찰에 어울리지 않는다.”라 하고 그 아래 판자 몇 촌을 함몰시키고 남쪽 기둥을 몇 자 넓혀 대들보에 이어지게 하고 가운데 기둥을 빼어버려 넓게 한 후에야 승려 일백 이삼십 명이 앉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불상이 동편에 거하였는데, 무리들이 의혹되어 감히 옮길 수 없다고 했던 것을, 대사가 또 확실하게 명하여 중간에 자리 잡고 남쪽을 향하게 하니 매우 적합하였다. 이윽고 친구(社友) 진숙공 간화眞淑公幹化에게 임무를 맡겨 정묘년(1327) 겨울에 북쪽 벽에 55선지식151)의 형상을 그리고, 창과 기둥 난간 등에 단청을 입혀 빛나게 하였다. 문채 나는 날짐승ㆍ길짐승들과 진귀한 화초들이 서까래와 들보 사이에 섞여 움직이고 부처님과 신선과 신인神人과 귀신 등이 담장과 창 안에 빽빽이 나열하니, 좋아할 만하고 놀라울 만했다. 광명 천궁天宮이 도리천忉利天152)에서 내려온 듯하였다. 12월 3일에 공사를 마치는 잔치를 베푸니, 사원의 노옹들이 기뻐 한 목소리로, “빛나도다, 전각이여. 전에는 먹을 모아놓은 듯하여 이런 광경이 없었지. 두 화상의 복력福力이 아니면 어찌 이렇게 되겠는가?”하고는 편지를 써서 기記를 구하였다.
반두 노영班頭魯英은 지붕에 그림 그리고 산인 학선山人鶴仙은 동벽과 서벽에 그리고 아무개는 북벽에 그렸다. 전후에 다섯 색깔 물품을 사는 데 베 1천을 썼고, 인부를 모으는 데 은銀 80일鎰이 들었고, 먹은 쌀이 백 석이다. 처음에 전각을 세운 화주化主153)는 진간眞幹이고 목공은 금룡今龍과 용장龍藏이다.
사문沙門 아무개는 기록한다.

006_0888_b_01L歲乃復而金碧未施土木陋甚更主
006_0888_b_02L法三代莫克嚴校▼((囗+(王/玨)))菴和尙入院
006_0888_b_03L貨於門人全忍者適宋貿丹艧忍歸
006_0888_b_04L定甲子秋畫乙丑春西東壁四十神衆
006_0888_b_05L像益奇妙雪峯和尙次繼席覩玆殿曰
006_0888_b_06L殿信華靡然屋小庳且狹容僧少不稱
006_0888_b_07L遂令陷墜其下板數寸擴拆其南▼((木+嬴))
006_0888_b_08L數尺接亘其上樑㧞斥其中樘使
006_0888_b_09L恢廓然後可坐僧百三二十先是佛栖
006_0888_b_10L居東偏衆惑訛言弗敢動師又確命之
006_0888_b_11L中位而南嚮甚適旣而囑任於社友眞
006_0888_b_12L淑公幹化丁卯冬畫北壁五十五知識
006_0888_b_13L又朱丹其牎柱欄檻奐如也文禽彩
006_0888_b_14L獸珍花寶草交動於棟椽節梲之閒
006_0888_b_15L聖天仙神人鬼物森列於墻宇軒䆫之
006_0888_b_16L可愛也可駭也疑若光明天宮
006_0888_b_17L忉利縋下十二月三日設慶落卒事
006_0888_b_18L院中耆耋懽然合辭曰爍乎哉殿也
006_0888_b_19L時如聚墨無此觀也苟非二和尙福力
006_0888_b_20L曷濟登玆遂走書求記班頭魯英畫屋
006_0888_b_21L山人鶴仙畫東西壁某畫北壁前後
006_0888_b_22L賈五彩什物用布一千僦諸工役
006_0888_b_23L銀八十鎰食米百十石始建殿化主
006_0888_b_24L曰眞幹木工曰今龍龍藏沙門某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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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ㆍ권65
공주 동정기公州東亭記
큰 주부州府에는 반드시 봄을 맞는 누정이 있는 법이다. 겨울이 가고 삼양三陽154)이 비로소 열려 만물이 움트는 것을 ‘입춘’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주부州府에는 토우土牛와 쇠 또는 나무로 된 농기구 약간, 채소와 과일과 주찬 등 제사 음식 약간을 갖추도록 명하여, 일을 주관하는 아전이 문서를 들고 감독하여 제대로 갖추게 한 연후에 수령(守與倅)이 여러 장리長吏155)와 장졸將卒을 인솔하여 동쪽 교외로 나가서 각기 관복(弁服)으로 일을 치른다. 그것은 사직을 받들고 농사를 익히게 하기 위함이다. 수확을 계산하고 은혜를 베풀고 잔치 하는 것에 있어서는 한 해의 사무로서 이미 늘어섰을 따름이니 정자가 아니면 적합하지 않다.
큰 주부州府에는 또 반드시 손님을 맞이하는 누정이 있는 법이다. 안부按部156)나 찰방察訪처럼 크고 작은 사신들이 왕래함에 미쳐, 주부州府에서는 여러 장졸將卒과 장리長吏들을 명하여 깃발을 들고 관대冠帶를 갖추어 먼저 멀리서 맞이하게 한다. 수령은 관료들을 인솔하여 역시 복장을 갖추어 알현하는 모습으로 가까운 들에서 기다렸다가 용모를 가다듬어 예의를 펴고 공손하게 삼가 주객主客의 관계를 화목하게 하고 존비尊卑의 지위에 따라 맞이하고 송별한다. 그러한 즉 정자가 필요한 것이다.
지금 공주公州는 예전 절도부節度府157)였다. 계룡산이 손巽(동남)에서 일어나고 웅수熊水(금강)가 곤坤(서남)에서 감싸고 있다. 후토后土(지신地神)가 신령함을 품어 세대가 바뀌면서 옛 모습을 크게 떨쳐 지금 큰 주부州府가 되었다.
읍내에서 동쪽으로 2백 걸음 가면 폐허가 있는데 예전 봄을 맞던 누정이라고 전해진다. 초석과 섬돌은 무너지고 불 땐 흔적이 덮여 있다. 수많은 태수를 거쳤으나 다시 건립하지 못하였다. 여흥驪興 민상백閔祥伯이 이곳을 맡아 1년이 되지 못하여서 직책을 수행하고 정치가 완성되어 여러 정사政事에 여유가 생겼다. 공은 이에

006_0888_c_01L記ㆍ卷六五

006_0888_c_02L公州東亭記

006_0888_c_03L
大州府必有迎春亭歲冬後九五
006_0888_c_04L陽肇啓萬物萌動謂之立春先時州
006_0888_c_05L若府命具土牛洎金木田器若干蔬果
006_0888_c_06L酒饌祀奠物若干主事吏執牘而監之
006_0888_c_07L使莫敢不備然後守與倅率群長吏群
006_0888_c_08L將卒出東郊各以弁服將事所以奉
006_0888_c_09L社稷習稼穡至於歛入會計施惠行慶
006_0888_c_10L一歲之務旣陳乃已則非于亭莫宜也
006_0888_c_11L大州府又必有迎客亭如按部如察訪
006_0888_c_12L比小大使之往來也州若府必命群將
006_0888_c_13L卒群長吏執旂纛具冠帶使先迓于遠
006_0888_c_14L倅與守率僚佐亦以鞾袴奉謁狀相
006_0888_c_15L次候於近坰修容展禮肅恭敦謹
006_0888_c_16L主客之儀叙尊卑之位以迎且送之
006_0888_c_17L則抑惟亭是賴焉今公州古節度府也
006_0888_c_18L龍山巽起熊水坤抱后土孕靈秀
006_0888_c_19L代而大振古之今爲大州府也州治東
006_0888_c_20L二百武有廢地傳云古迎春亭也
006_0888_c_21L砌壞圯薪蒸蓊蔽歷太守千百莫克
006_0888_c_22L構立司設令驪興閔祥伯刺是州
006_0888_c_23L未期職修治成庶政有餘暇公乃分
006_0888_c_24L「蕉」東國輿地勝覽卷一二作「荷」{編}

006_0889_a_01L관료에게 문서를 주어 인부를 모아서 읍내의 관사와 창고와 학교와 사원과 정자 가운데 비루하고 부서진 것들을 다시 세우게 하였다. 공은 말하기를, “생각건대 관원으로서의 지위가 백성을 다스리는 어른의 위치이고 농사를 권하는 직책을 띠므로 백성들에게 씨를 뿌리고 심는 가르침을 보여주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또한 고을이 2도道의 요충지에 있어서 번화가라고 불리며, 빈객을 맞아 접대하는 예가 중요시 된다. 무릇 동정東亭은 두 가지 일을 행할 수 있는 곳이니, 이보다 급한 것이 없다. 건물을 수리하는 일은 이 누정에서 시작하라.”고 하였다.
이에 서리들이 마음을 다하고 인부들이 힘을 다하니, 모이라고 북을 두드려 부를 필요도 없고 열심히 하라고 몽둥이로 독촉할 것도 없었다. 상류에서 재목을 띠워 보내고 동쪽 언덕에서 기와를 구웠다. 공은 아침저녁으로 친히 가서 보고, 전후로 지휘하고 계획하여 넓이와 길이를 덜고 더하게 하였다. 방향이 동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빈루賓樓를 남향으로 짓고 주우主宇(본채)를 높게 했다. 서서西序와 남무南廡는 모두 14칸이다. 옷을 갈아입는 곳과 음식을 차리는 장소를 마련하고 겨울에는 방에서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대청에서 시원하게 하였다. 이윽고 판축版築158)하고 흙손질하고 단청을 칠하니 그 규모가 넓지도 좁지도 않고 꾸밈이 누추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평평한 뜰과 층진 계단, 행랑과 보도는 위로 예를 행할 만하며 아래로 일을 추진할 만했다. 누정이 완성되고 나서 누정 아래를 지나가는 사람이 배회하면서 감상하고 시를 읊조리다가 돌아갔다. 그 가사는 다음과 같다.

公治于公公乃盛         공이 공주를 다스리니 공주가 번성하고
公民德公競謠咏         공주 백성들이 공의 덕을 다투어 노래하네
公勸民農遂民性         공이 농사를 권해 백성들 성품 이루게 하고
公迎王使勤王命         공이 사신을 맞아 왕명에 근면하네
見公之亭識公政         공의 누정을 보면 공의 정치 알 만 하니
公之政以亭爲鏡         공의 정치는 누정으로 거울을 삼겠네
기ㆍ권65
월등사 죽루의 대나무 기(月燈寺竹樓竹記)
화산華山 월등사月燈寺 서남쪽 모퉁이에 죽루竹樓가 있고 죽루 서쪽 언덕에 대나무 수 천 그루가 우뚝 서서 사원 뒤를 둘러 숲을 이루었다. 주인옹

006_0889_a_01L牒聯屬聚工徵役將使州治之舘舍庫
006_0889_a_02L廩庠塾寺院亭觀之猥陋弊亡者靡不
006_0889_a_03L革復之公之言曰顧員位居牧人之長
006_0889_a_04L帶勸農之職示民播藝之敎不可忽也
006_0889_a_05L又州治在二道要衝號一方繁會候賓
006_0889_a_06L餞勞之禮抑所重也夫東亭二事之
006_0889_a_07L所由行也此莫急焉亟宇之繇玆亭始
006_0889_a_08L於是胥徒盡心傭夫畢力集不待▼(((名+又)/鼓))鼓
006_0889_a_09L之召勤不煩繩杖之督流材于上游
006_0889_a_10L陶埴于東阜而公曉夕親臨之前指後
006_0889_a_11L損益廣袤以面勢之東偏而建賓樓
006_0889_a_12L南嚮而崇主宇西序南廡其十四閒
006_0889_a_13L更衣之次設食之所冬以燠室夏以
006_0889_a_14L凉廳已乃版築之墁墍之丹艧之其制
006_0889_a_15L之不摦不隘其飭之不陋不盈夷庭層
006_0889_a_16L行廊步道上可以行乎禮下可以
006_0889_a_17L趍乎事亭旣成有道過亭下者因裴
006_0889_a_18L回歎賞謳吟而歸其辭曰公治于公
006_0889_a_19L公乃盛公民德公競謠咏公勸民農遂
006_0889_a_20L民性公迎王使勤王命見公之亭識公
006_0889_a_21L公之政以亭爲鏡記ㆍ卷六五

006_0889_a_22L月燈寺竹樓竹記

006_0889_a_23L
華山月燈寺西南隅有竹樓樓西阿有
006_0889_a_24L竹數千竿挺立環寺後林林如也主老

006_0889_b_01L대선후大禪侯께서 일찍이 몹시 아끼셨다.
하루는 손님들을 누정 위에 모으고 주인옹이 대를 가리켜 손님들에게 말하길, “그대들이 각자 대나무의 아름다움을 표현해보지 않겠소?” 하였다.
혹자는 대답하길, “죽순은 맛 좋은 음식이지요. 그 싹이 처음 나올 때 마디가 좁고 잇따르며 속이 살지고 가득합니다. 이에 도끼로 찍고 칼로 잘라 솥에다 삶고 화로에다 구우면 향기롭고 달고 연한 맛에 입은 기름지고 배불러서 가축 반찬을 가볍게 여기고 비린 산짐승 음식을 멸시하게 됩니다. 아침 내내 먹어도 물리지 않으니 죽순의 맛이 그러합니다.”라고 했다.
혹자는 대답하길, “대는 강하면서 강하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부드럽지 않으니 사람의 쓰임에 적합합니다. 그래서 바로잡아 제작하여 둘레가 높은 상자나 네모난 상자를 만들고, 잘게 엮어서 문에 거는 발을 만들고, 끊어 짜서 방에 까는 자리로 만들고, 쪼개고 다듬어 옷상자(衣𥫙)와 밥 광주리와 술 거르는 체를 만듭니다. 소 먹이는 여물통과 말 먹이는 구유, 대바구니와 광주리 등이 모두 대나무에서 나오니, 대나무의 재질이 그러합니다.”라고 했다.
혹자는 대답하길, “대나무가 어릴 때에는 여럿이 줄지어 서서 뿔이 길거가 짧고 이빨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여 처음에는 뾰족뾰족(𥬕𥬕)하다가 나중에는 길어집니다. 대모玳瑁159) 같은 껍질이 다하고 낭간琅玕160) 같은 줄기가 길어짐에 이르러서는 옥 같은 가루가 없어지고 흰 마디가 분명해집니다. 푸른 안개가 흩어지지 않고 서늘한 바람이 일어나서 수수수(𥰱𥰱) 소리 내며 빽빽하게 그늘을 드리웁니다. 밤 그림자는 달을 희롱하고 차가운 자태는 눈이 덮여 감상하기에 더욱 좋습니다. 봄부터 섣달까지 날마다 읊조리며 번민을 떨쳐버릴 수 있고 흥을 일으키게 하니 대나무의 운치가 그러한 것입니다.”라고 했다.
혹자는 대답하길, “대나무 중에 높이 천 길 되는 것을 ‘심𥳍’이라 하고, 둘레가 여러 상常 되는 것을 ‘불𥫴’이라 하고, 꼭대기에 무늬가 있는 것을 ‘집箿’이라 하고 바탕이 검은 것을 ‘유▼(竹/兪)’라 하고, 가시가 있는 것을 ‘파笆’라 하고 털이 있는 것을 ‘공▼(竹/(耳+贛-章))’이라 합니다. 공주邛州의 공笻, 기주𥷋州의 적笛, 강한江漢의 미篃, 파유巴渝의 도𥰜, 여포荔浦의 포笣, 원상沅湘의 반죽(斑), 그리고 운당篔簹과 막야▼(竹/莫)𥭕

006_0889_b_01L大禪侯甞酷愛之一日會客樓上主老
006_0889_b_02L指竹而謂客曰二三子盍各言竹之美
006_0889_b_03L或對曰竹之筍食物之嘉也方其芽茁
006_0889_b_04L然出節縮而促笨肥而充於是乎斧
006_0889_b_05L斫之刀宰之鉶鼎以烹熬鑪竈以燔炮
006_0889_b_06L香甘脆旨吻膏腹腴薄牢豢體節之膳
006_0889_b_07L蔑狸互膻腥之饗崇朝而▼((口+㫒))之亦不獲
006_0889_b_08L竹之味然也或對曰竹剛不剛
006_0889_b_09L不柔適人之用故箞而製之爲▼((竹/糓))簏
006_0889_b_10L爲笥箱▼((竹/纎))而緯之爲箔▼((竹/(亲+(䧸-古)))于戶䇝而
006_0889_b_11L織之爲笙䇽于堂劈而剡之爲衣𥫙
006_0889_b_12L與食簞與酒籭與飯牛之䈱飮馬之▼(竹/兠)
006_0889_b_13L筐筥笟籬之屬皆竹之出竹之材然也
006_0889_b_14L或對曰竹之䉜也群立伍列角少長齒
006_0889_b_15L後先始而𥬕𥬕焉頃而籊籊焉迨夫
006_0889_b_16L玳瑁之箬旣盡琅玕之▼(竹/勁)旣脩粉銷玉
006_0889_b_17L素節森嚴翠煙不散冷風自產𥰱
006_0889_b_18L𥰱而吟篟篟而蔭夕影弄月寒姿戴
006_0889_b_19L賞之尤也自春徂臘日以哦咏
006_0889_b_20L以排悶可以驅興竹之致然也或對
006_0889_b_21L曰竹之高千丈曰𥳍圍數常曰𥫴文其
006_0889_b_22L頭曰箿黑其質曰▼(竹/兪)有𥰍曰笆有毛
006_0889_b_23L曰▼(竹/(耳+贛-章))邛之笻𥷋之笛江漢之篃巴渝
006_0889_b_24L之𥰜荔浦之笣沅湘之斑篔簹▼(竹/莫)𥭕

006_0889_c_01L따위 명칭과 모양이, 지역에 따라 똑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다가 얼어도 시들지 않고 쇠가 녹아 흘러도 타지 않으며 푸르고 무성하게 사계절 변하지 않는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그래서 성인께서 숭상하고 군자가 모방하니, 토질과 시기 때문에 뜻을 바꾸지 않는 것, 그것은 대나무의 지조가 그러한 것입니다.”라고 했다.
식영암息影庵이 말하길, “맛과 재질과 운치와 지조로써 대나무를 좋아하는 것은 드러난 것만 얻은 것이요 정수는 버려둔 것입니다. 이 대나무가 나면서 수려함을 보고는 먼저 깨달음의 기미가 돌연 진전되어야 함을 알고, 이 대나무가 늙어 더욱 굳셈을 보고는 뒤에 닦음의 힘이 점차 증가해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대나무의 속이 빈 것을 보고 공성空性을 관찰하고, 대나무의 밖이 곧음을 보고 실상實相을 말해야 합니다. 뿌리가 용이 되는 것은 성불成佛의 비유가 되고, 열매(𥳇)가 봉황의 먹이가 되는 것은 타인을 이롭게 하는 도입니다. 공께서 아끼시는 이유는 저것에 있지 않고 아마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고 했다.
주인옹이 말하길, “의미 있도다, 그대의 말이여. 그대는 진실로 대나무의 익우益友로다. 청컨대 판에 기록하여 후에 대나무를 아끼는 이들에게 모범이 되게 하리라.” 하였다.
기ㆍ권65
검설劔說
중구中丘 선생이 도자道者에게 남긴 것은 검이다. 도자는 그것을 매우 귀하게 여겨 낮에는 손으로 만지며 놓지 않았고 밤에는 잠자리에다 두곤 하였다.
밤이 깊을 무렵 어떤 무인 복장을 한 선비가 밖에서 문으로 들어오는데 빨리 걷지 않고, 도자를 보고는 절도 하지 않았다.
도자가 말하길, “선비께서 오신 것은 무엇을 제게 가르치려 함입니까?” 하였다.
선비가 말하길, “저의 이름은 장주莊周입니다. 저는 검에 대해 잘 압니다. 어제 조문왕趙文王을 알현하고 검법을 보였더니 왕께서 나의 검이 천하에 무적이라며 저를 전상殿上으로 이끌어 음식을 하사하시었소. 이제 또 도자께서 칼을 좋아하신다고 들어서 도자께 뵈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도자가 말하길, “선비의 검은 무엇이오?”라고 했다.
“저는 세 가지 검이 있으니, 천자검과 제후검과 서인검입니다.”

006_0889_c_01L之類名與狀隨土而不一焉然其海凍
006_0889_c_02L而不凋金流而不焦蒼然蓊然四時
006_0889_c_03L不變換者同也故聖人尙焉君子倣
006_0889_c_04L不以土以時而易其志竹之操然也
006_0889_c_05L息影庵曰夫以味以材以致以操而愛
006_0889_c_06L之竹玆謂得其粗遺其精者也則見玆
006_0889_c_07L竹生而便秀知先悟之機頓進也見玆
006_0889_c_08L竹老而益勁知後修之力漸增也以竹
006_0889_c_09L之虛其中觀乎空性以竹之貞其外
006_0889_c_10L譚乎實相竻之化龍成佛之喩𥳇之
006_0889_c_11L餧鳳利人之道公之愛之非于彼盖
006_0889_c_12L于此也公曰旨哉若之言若誠竹之益
006_0889_c_13L友也敢請識諸板爲後來愛竹者模範
006_0889_c_14L記ㆍ卷六五

006_0889_c_15L劔說

006_0889_c_16L
中丘先生遺道者劒道者甚寶之
006_0889_c_17L則把玩手不釋至夜輒置于寢處夜將
006_0889_c_18L有一士儒顏武服來自外入門不趨
006_0889_c_19L見道者不拜道者曰士來奚以敎道者
006_0889_c_20L士曰士之氏名莊周周頗善劔昨見趙
006_0889_c_21L文王試敦劔王以周之劔爲無敵天下
006_0889_c_22L遂牽周上殿賜飮食之今又聞道者喜
006_0889_c_23L劔故以劔見道者道者曰士奚劔
006_0889_c_24L周以三劔謂天子劔諸侯劔庶人劔

006_0890_a_01L그 내용이 이러저러했다.161)
도자가 말하길, “그치시오. 선비의 검은 모두 검의 말단입니다. 다른 것이 있소? 다만 이것뿐이오?”라며 세 번이나 물었으나 대답하지 못하였다. 안색이 변하며 잠시 후에, “청컨대, 도자는 무슨 검인지요?”라고 했다.
“도자가 가지고 있는 검은 선비와 같은 수의 검에다 또 하나가 있으니, 모두 검의 근본이오. 아아, 말단을 다하고 근본을 다하지 못하였으니 어찌 검을 잘한다고 하겠소?”
선비는 절을 세 번하고 일어나서 허리를 잔뜩 굽혀 제자로 칭했다. 그리고 아뢰기를, “제자가 가르침을 받들기 원합니다. 네 종류 검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하였다.
“네 종류 검은 여래검이 하나요, 보살검이 하나요, 조사검이 하나요, 도자검이 네 번째라오.”
“여래검은 어떤 것입니까?”
“여래검이란 천백억 비제하毗提訶162)를 칼끝(鋒)으로 하고, 천백억 염부제剡浮提163)를 칼날로 하고, 천백억 울단월欝單越164)을 칼등으로 하고, 천백억 구야니瞿耶尼165)를 손잡이로 하고, 천백억 소미로蘇彌盧166)를 날밑(鐔)으로 하오. 큰 시간으로도 담을 수 없고 큰 공간으로도 감쌀 수 없고 큰 바다로도 에워쌀 수 없고 대철산大鐵山167)으로도 띨 수 없다오. 제어하려면 청정법성토淸淨法性土로 하고, 논란하기는 원만지보토圓滿智報土로 하며, 열기는 차별응화토差別應化土로 한다오. 지니기는 일체一體로 하고 행하기는 십력十力168)으로 하여, 곧장 대지르면 앞이 없고 들면 위가 없고 누르면 아래가 없고 휘두르면 옆이 없소. 이 검을 한 번 사용하면 위로 실제實際를 궁구하고 아래로 환주幻柱를 장엄하게 하니, 법계를 받쳐 움직이지 않게 한다오. 이것이 여래검이오.”
“보살검은 어떤 것입니까?”
“보살검이란 용맹한 마음을 칼끝으로 하고, 예리한 마음을 칼날로 하고 정직한 마음을 칼등으로 하고, 안인安忍한 마음을 손잡이로 하고 견고한 마음을 날밑으로 하오. 담기는 삼무수겁三無數劫169)으로 하고 감싸기는 55위位로 하고, 에워싸기는 큰 삼매해三昧海로 하고 띠기는 큰 공덕산功德山으로 하오. 제어하기는 사지四智170)로 하고 논란하기는 사변四辯171)으로 하고 열기는 육도六度172)로 하오. 지니기는 대원大願으로 하고 행하기는

006_0890_a_01L辭云云道者曰止士之劔皆劔之末
006_0890_a_02L抑有別乎止是乎三問不對愀然
006_0890_a_03L有間曰敢請道者奚劔曰道者有劔
006_0890_a_04L如士之劔之數而又加一焉皆劔之本
006_0890_a_05L嗚呼旣其末未旣其本安所謂善
006_0890_a_06L劔者乎士乃拜三拜起立曲腰磬折稱
006_0890_a_07L弟子啓曰弟子願承敎何名四劔
006_0890_a_08L四劔者如來劔一也菩薩劔一也
006_0890_a_09L師劔一也道者劔四也曰如來劔何如
006_0890_a_10L曰如來劔者以千百億毗提訶爲鋒
006_0890_a_11L百億剡浮提爲鍔千百億欝單越爲▼(金+脊)
006_0890_a_12L千百億瞿耶尼爲鋏千百億蘇彌盧爲
006_0890_a_13L大時分不能包大空量不能裹
006_0890_a_14L鹽海不能遶大鐵山不能帶制之以淸
006_0890_a_15L淨法性土論之以圓滿智報土開之以
006_0890_a_16L差別應化土持之以一體行之以十力
006_0890_a_17L直之無前擧之無上按之無下運之
006_0890_a_18L無旁此劔一用上窮實際下嚴幻柱
006_0890_a_19L柱法界不動矣此如來劔也菩薩劔何
006_0890_a_20L曰菩薩劔者以勇猛心爲鋒銳利心
006_0890_a_21L爲鍔正直心爲▼(金+脊)安忍心爲鋏堅固心
006_0890_a_22L爲鐔包以三無數劫裹以五十五位
006_0890_a_23L遶以大三昧海帶以大功德山制以四
006_0890_a_24L論以四辯開以六度持以大願

006_0890_b_01L대행大行으로 하여 곧장 대지르면 역시 앞이 없고 들면 역시 위가 없고 누르면 역시 아래가 없고 움직이면 역시 옆이 없소. 이 검을 한 번 사용하면 위로 이과二果173)를 얻고 아래로 이우二愚174)를 베니 불지佛地와 거리가 멀지 않소. 이것이 보살검이오.”
“조사검은 어떤 것입니까?”
“조사검이란 칼끝이 없이 나아가고 칼날이 없이 자르며 칼등이 없이 기대며 손잡이 없이 견고하며 날밑 없이 꽂는다오. 감히 담고 감싸고 에워싸고 띨 것이 없으며, 제어하려 해도 제어하지 못하고 지니려 해도 지니지 못하고 논란하려 해도 논란하지 못하며 열려 해도 열지 못하고 행하려 해도 행하지 못하며, 곧장 대지르려 해도 대지를 수 없고 누르려 해도 누를 수 없고 들려 해도 들 수 없고 움직이려 해도 움직일 수 없소. 이 검을 한번 사용하면 여래가 곁눈질하고 보살이 자취를 없애고 우주에 홀로 서서 당해낼 자가 없소. 이것이 조사검이오.”
“도자검이란 어떤 것입니까?”
“도자검이란 악기검握起劔175)이 즉 이것이오. 쇠 칼날에 은 장식, 삼인三寅176)을 새겼고, 이요二曜(해와 달)와 구성九星177)으로 손잡이를 꾸몄고, 이룡二龍178)으로 입구를 꾸미고, 붉은 나무의 칼자루에 푸른 실을 감았소. 길이는 한 자를 넘지 않고 넓이는 한 치가 되지 않소.”
말을 마치기 전에 선비가 급하게 물었다. “내 서인검庶人劔과 무엇이 다릅니까?”
“선비는 과연 용렬한 이로다. 어찌 알리오? 서인검은 말단의 말단이요 도자검은 근본의 근본이라오. 그 나뉨은 천양지차니 일단 들어보시오. 이 검은 때로는 크고 때로는 작고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강하여, 여래가 사용하면 여래검이요 보살이 사용하면 보살검이요 조사가 사용하면 조사검이 된다오. 천자와 제후와 서인에 이르기까지 사용하면 모두 그 검이 되는데, 도를 벗어나지 않은 자가 한 번 사용하면 천하인을 죽이는 것이 제게 달렸고 천하인을 살리는 것 역시 제게 달렸소. 선비는 믿기시오?”
도자가 칼을 한 번 휘두르기도 전에 선비는 두려운 듯 실색하더니 달아나버렸다. 쫓아가보니

006_0890_b_01L以大行直之亦無前擧之亦無上
006_0890_b_02L之亦無下運之亦無旁此劔一用
006_0890_b_03L取二果下斬二愚距佛地不遠矣
006_0890_b_04L菩薩劔也祖師劔何如曰祖師劔者
006_0890_b_05L無鋒而進無鍔而斷無▼(金+脊)而倚無鋏
006_0890_b_06L而固無鐔而植無敢有包者裹者遶者
006_0890_b_07L帶者制莫制持莫持論莫論開莫開
006_0890_b_08L行莫行欲直不可直欲按不可按
006_0890_b_09L擧不可擧欲運不可運此劔一用
006_0890_b_10L來側目菩薩削𨁯隻立寰宇無與當
006_0890_b_11L此祖師劔也道者劔何如曰道者
006_0890_b_12L劔者握起劔云即此是已鐵刄銀裝
006_0890_b_13L三寅所鑄鋟二曜九星以文其鋏鏤
006_0890_b_14L龍以飭其口赤木之把靑絲之緱
006_0890_b_15L不越一尺闊不盈一寸言未卒士躍
006_0890_b_16L然問曰與吾庶人劔何別曰士果庸人
006_0890_b_17L惡乎知乎庶人劔末之末道者劔
006_0890_b_18L本之本其分不趐霄壤姑聽之此劔
006_0890_b_19L時大時小時柔時剛如來用之如來劔
006_0890_b_20L菩薩用之菩薩劔祖師用之祖師劔
006_0890_b_21L子與諸侯與至庶人用之皆其劔也
006_0890_b_22L不離乎道者一用死却天下人由己也
006_0890_b_23L活却天下人亦由己也士信乎未以劔
006_0890_b_24L劃一劃士瞿然自失瞿然返走追之

006_0890_c_01L훨훨 나는 나비였다.
설ㆍ권97
국파설菊坡說
3년 병인丙寅의 국화 피는 계절에 부암復菴 휴공休公과 함께 후원에서 국화를 감상했다.
휴공이 말하길, “내 친구 숙산肅山 전경全卿이 성 안에 살면서 국화를 매우 좋아하여 자기 거처를 ‘국파菊坡(국화 언덕)’라고 하였지. 전경은 어진 군자라네.” 하였다.
내가 말하길, “군자는 사물에 대해 반드시 자기에게 맞음이 있은 후에 취하지. 내가 듣건대, 전경이 좋아하는 것이 국화라고 하니, 전경이 과연 어짊을 알겠군. 무릇 국화의 성품을 보자면, 색깔은 황색이니 전경의 도가 바르고 치우치지 않음을 알겠고, 국화의 향취를 보니 전경의 덕이 널리 퍼져 가리기 어려움을 알겠고, 국화가 봄 여름에 피지 않고 반드시 늦가을에 피니 전경의 출세가 양수陽數에 응한 군자임을 알겠네. 무릇 군자는 독초 곁에서 노닐지 않고 나쁜 나무 밑에서 쉬지 않지. 그런즉 전경의 노닐고 쉬는 바가 국파가 아니라면 어디이겠나?” 하였다.
설ㆍ권97
독암선옹의 모과나무 지팡이 설(䄣庵禪翁木苽木杖說)
독암공䄣庵公이 새로 모과 지팡이를 얻었는데 엄지 크기 굵기에 신장의 반쯤 되는 길이였다. 여기저기 괴상한 무늬가 있고 마디와 눈들이 많아서 구슬이 이어진 듯하였다. 공은 공인工人에게 윗부분을 꾸미게 하여 짚기에 편하게 하고, 끄트머리를 치장하여 디딜 때 견고하게 하였다. 칼로 깎아내고 숫돌로 갈고 붉게 칠하여 완성되자, 공은 지팡이를 짚고서 내게 자랑하길, “택목擇木 대존숙大尊宿이 마음과 눈이 밝아 사물을 잘 고르는데 며칠 전 산에 올라 수풀을 살펴 지팡이 재료를 골라 두 개를 얻어서 하나는 주실籌室179)에 드리고 하나는 내게 주었소. 내가 매우 귀하게 여기는데 이것을 감당할 만한 사람이 아니면서 갖게 되니

006_0890_c_01L栩栩然胡蝶也說ㆍ卷九七

006_0890_c_02L菊坡說

006_0890_c_03L
三年丙寅菊節與復菴休公在後庭看
006_0890_c_04L休曰吾友肅山全卿居城中頗愛菊
006_0890_c_05L因名其居爲菊坡全卿賢君子吾曰
006_0890_c_06L君子之於物必有合於己者而后取之
006_0890_c_07L吾聞全卿之所愛者菊知全卿之果賢
006_0890_c_08L夫菊之爲花其色黃吾知全卿之
006_0890_c_09L中正而不頗也菊之臭馨吾知全
006_0890_c_10L卿之德旁達而難掩也菊之開不于春
006_0890_c_11L必於秋季吾知全卿之出應陽數而
006_0890_c_12L爲君子人也夫君子不遊于毒草之傍
006_0890_c_13L不息乎惡木之下然則全卿之所遊息
006_0890_c_14L非菊坡而何休曰子知言命書之說ㆍ
006_0890_c_15L卷九七

006_0890_c_16L䄣庵禪翁木苽木杖說

006_0890_c_17L
䄣庵公新得木苽杖侔母指之大僅半
006_0890_c_18L身之長往往有怪文節目磥砢如綴璣
006_0890_c_19L公乃命之工飾其首使便於扶携
006_0890_c_20L其末使固於挃椓刀斲之礪礱之朱之
006_0890_c_21L漆之旣成公持以𡘆於余曰擇木大
006_0890_c_22L尊宿朗心目善擇物日者陟山嶽
006_0890_c_23L林木擇杖材得兩條一以獻籌室
006_0890_c_24L以貺䄣庵䄣庵甚寶惜非其人而蓄此

006_0891_a_01L예의에 어떻겠소?” 하였다.
내가 힐끗 보니 단정하게 서있고 잡아보니 날아갈 듯 가볍고 두드려보니 쇠처럼 굳세고 기름지듯 윤택하고 환하게 빛나서 기이하였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듣건대, 갈라지고 기이한 나무라도 먼저 꾸미게 되면 만승천자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하물며 이 나무는 양화陽和180)를 받아 풍사風邪를 물리치고 꽃을 피우고 야윔을 떨쳐 단단히 바르고 길하니 군자의 기물이다. 택목이 주는 것을 따랐고 주실의 바침에 짝하니, 장차 합당한 바가 있음이로다. 옛날에는 귀인이나 천인이나 모두 지팡이를 사용했으나 노나라 사람이 수레에 끼워 바퀴를 돌린 이후로 제도를 정해, 관직이 없으면 지팡이를 짚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는 숙손叔孫181)으로부터 말미암는다. 우리 사문에서도 이 법을 따라 반드시 삼달존三達尊182)에 참여한 후라야 지팡이를 짚을 수 있다. 지팡이 모양은 똑같지 않은데 짧으면서 윗부분을 꾸민 것을 귀하게 여긴다. 승려나 세속이나 그 예가 모두 그러하다.
우리 독암공은 덕으로 보자면 스승의 도가 있어 법주法主가 되고 직책으로 보자면 종문宗門의 으뜸에 거하여 대선사大禪師가 된다. 이 지팡이가 우리 독암공이 아니라면 누구에게 적합하겠는가. 우리 독암공이 이 지팡이가 아니면 어찌 거동하겠는가. 무릇 사물은 귀착될 바가 있으니 덕을 의지할 뿐이다.
아, 나의 상대가 없음이여, 이 지팡이가 상대를 만난 것보다 못하구나.
설ㆍ권97
정시자전丁侍者傳
입동立冬 일 새벽에 식영암息影庵이 암자에서 벽에 기대 조는데 바깥뜰에서 문안하는 소리를 들리길, “새로 온 정시자丁侍者가 인사드립니다.”고 하였다. 이상해서 나가 보니 어떤 사람이 있는데 형체는 가늘고 길며 색깔은 검고 빛이 나는데 붉은 뿔이 높이 솟아 싸우는 소뿔과 같고, 검은 눈동자는 툭 불거져 화를 내는 듯하였다. 자축거리며 들어오더니 우두커니 섰다.
식영암이 처음에는 놀라다가 이윽고 불러 말하였다. “그대는 앞으로 오시오. 일단 그대에게 물어볼 게 있소. 그대는 어찌하여 이름이 ‘정’이요? 어디에서 왔소? 무엇하러 온 것이오? 내가 평소

006_0891_a_01L如禮何余試睨之端然而植握之
006_0891_a_02L翲然而輶搯之鏗然而勁膏然而澤
006_0891_a_03L曄然而光因奇之且曰吾聞雖離奇之
006_0891_a_04L苟先爲之容或當萬乘器矧玆木
006_0891_a_05L禀陽和辟風邪扶榮振枯介然貞吉
006_0891_a_06L君子之器歟從於擇木之貺配於籌室
006_0891_a_07L之獻其將有所合歟古者貴與賤皆杖
006_0891_a_08L自魯人關轂輠輪制曰非有爵勿杖
006_0891_a_09L叔孫始也我沙門亦遵斯範必有一於
006_0891_a_10L三達尊焉然後乃敢杖杖之設不一其
006_0891_a_11L短而飾首者爲貴僧若俗其禮盡然
006_0891_a_12L吾公德則有人師之道爲法主爵則
006_0891_a_13L居宗門之表爲大禪師惟玆杖非吾
006_0891_a_14L公孰宜惟吾公非玆杖曷儀凡物有
006_0891_a_15L所歸惟德是依余生之寡偶不如
006_0891_a_16L玆杖之有遇說ㆍ卷九七

006_0891_a_17L丁侍者傳

006_0891_a_18L
立冬日昧爽息影庵在菴中倚墻睡
006_0891_a_19L外有庭拜問訊聲云新到丁侍者叅
006_0891_a_20L而出眎之有人焉形纎而長色默而
006_0891_a_21L赤角高撑若觝鬪玄睛挺露若𧷒𥅄
006_0891_a_22L彳亍而入孑瓜而立息影菴始而瞿然
006_0891_a_23L頃而呼曰子來前姑有問於子且子何
006_0891_a_24L名爲丁何自而來來何爲乎抑吾素

006_0891_b_01L그대 얼굴을 알지 못하는데 그대가 시자侍子라고 한 것은 무엇 때문이오? 설명해주겠소?”
그러자 정시자는 참새처럼 뛰어서 나아와 천천히 말을 하여 삼가 답변하였다. “옛날에 성인이 계시매 소머리를 한 이를 ‘포희包犧’라고 하니, 제 아버지입니다. 뱀의 몸을 한 이는 ‘여와女媧’라 하는데 제 어머니입니다. 저를 수풀에 낳고 버려서 양육하지 않으니, 이슬과 우박에 노출되어 말라 죽을 듯하다가 비바람이 은혜를 베풀어 꽃피듯 살아났습니다. 추위와 더위를 수 없이 지난 후에 장성하여 인재人材를 이루었고 세대가 이어져 진晋나라 풍속에 이르러서는 범씨范氏의 가신家臣이 되어서 비로소 칠신漆身183)의 방법을 배웠고, 당나라 승려에 이르러서는 조로趙老의 문인門人이 되어서 철자鐵觜184)의 호칭을 더하였습니다. 후에 정도定陶185)에서 노닐다가 정삼랑丁三郞을 길에서 만났는데 이윽히 쳐다보고 말하길, ‘네 모습을 보니 위는 가로요 아래는 세로구나. 우리 성씨로 네 성씨를 삼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사용하고 바꾸지 않았습니다. 무릇 저의 직책은 부축하고 모시는 데 있으니 사람마다 저를 부림에 저는 천하고 수고롭습니다. 그러나 적합한 사람이 아니면 부리지 못하는 고로 제가 부축하고 모신 이는 드뭅니다. 상대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갈 바를 잃어 세상을 떠돌다가 토우土偶의 비웃음186)이 된 지가 지금 오래되었습니다. 어제 하늘이 나의 기박함을 슬피 여겨 명하기를, ‘너를 화산花山의 시자侍者로 명하노니, 가서 직책을 받들어 삼가 스승으로 모셔라.’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명을 듣고 뛸 듯이 기뻐 외발로 왔습니다. 장로께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식영암이 말하길, “덕스럽도다, 정상좌丁上座여. 옛적 성인이 남기신 몸이로다. 뿔이 무너지지 않았으니 씩씩하고, 눈을 피하지 않으니 용맹하도다. 칠신漆身하여 은혜 갚기를 생각하니 미덥고 의롭도다. 철자鐵觜로 민첩하게 문답하니 지혜롭고 능변이로다. 부축하고 모심을 일삼으니 인仁이요 예禮로다. 돌아갈 바를 택하니 바르고 밝도다. 이러한 아름다움들을 모아 장생長生하여 늙어 죽지 않는 것은 성인이 아니면 신이니 어찌 바랄 것인가? 나는 감히 여기에 하나라도 차지하지 못하니 그대의 친구가 될 수 없다. 하물며

006_0891_b_01L不識子面子而稱侍者何以豈有說乎
006_0891_b_02L言未旣丁遂雀躍以進徐其辭而謹
006_0891_b_03L對曰古初有聖人其首牛者曰包犧
006_0891_b_04L考也其身蛇者曰女媧吾妣也生吾
006_0891_b_05L林中葉而不育霜雹暴之則若悴而死
006_0891_b_06L風雨恩之則若榮而生而歷寒暑千
006_0891_b_07L百而后長而成人材緜代迄于晋俗
006_0891_b_08L而爲范氏家臣始學漆身之術降于唐
006_0891_b_09L僧而爲趙老門人又加鐵觜之號于后
006_0891_b_10L遊定陶遇丁三郞於塗熟瞪而謂曰
006_0891_b_11L見子形上橫下竪宜以吾姓累汝姓
006_0891_b_12L固當因而不革焉凡吾職在扶侍人人
006_0891_b_13L使吾吾賤且勞矣然非其人莫敢使
006_0891_b_14L吾所扶侍盖寡惟其不遇失所歸
006_0891_b_15L流寓海宇爲土偶所笑今而久矣
006_0891_b_16L昨天哀吾奇命之曰命汝爲花山侍者
006_0891_b_17L其往奉職師事之惟謹吾聞命欣躍
006_0891_b_18L隻脚以來願長老容受息影菴曰德哉
006_0891_b_19L丁上座古聖之遺體也角不崩壯也
006_0891_b_20L不逃勇也漆身以念恩讎信也義也
006_0891_b_21L鐵觜以捷問對智也辯也職扶侍
006_0891_b_22L也禮也擇歸附正也明也集斯衆美
006_0891_b_23L長生不老死非聖即神烏可企也
006_0891_b_24L不敢有一於此不當子之所友況所

006_0891_c_01L스승이 되겠는가? 화도華都에도 화산이라는 산이 있다. 각암▼((囗+(王/玨)))菴 노화상老和尙이 그 산에 2년 동안 살고 있으니 산의 이름은 같지만 사람의 덕이 같지 않다. 하늘이 그대를 명하여 가라고 한 것은 여기가 아니고 거기인 것 같다. 그리 가시게.” 하고, 노래를 지어 송별하였다.

丁哉趨而之乎▼((囗+(王/玨)))菴之庭      정丁이여 빨리 각암의 뜰로 달려갈지어다.
予匏瓜於此           나는 여기에 매어 있으니
不若汝丁            그대 정丁만 같지 못하도다.
전ㆍ권101
임금께서 환국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드리며 올린 소(聞大駕還國祝上疏)
금륜金輪187)이 홀로 귀하니 시방의 제불諸佛이 추대하여 왕으로 삼았습니다. 옥로玉輅( 임금수레)가 웬일인지 더디 오자 온 나라 사람들이 어머니 그리듯 하였습니다. 마땅히 여래의 위엄과 덕에 의지하여 행재소에 상서로움을 드려야할 것입니다.
무릇 머리털 자르고 공문空門에 들어선 이를 불자佛子라 칭하지만 국토에 살며 먹고 입는 이들은 신하 아님이 없습니다. 하물며 저처럼 미약한 몸으로 거찰巨刹에 주인이 되었으니, 진정으로 임금께 충성하려는 바람이 어찌 일반인에게 뒤지겠습니까? 정성껏 부처님을 섬기는 공덕은 매번 대중보다 솔선하였습니다.
지난 번 진위震位(東宮)가 오래 비게 되매 항상, ‘법문法門에서 효험이 없는가?’ 생각하였는데, 귀에 넘치는 경사스런 소식을 받들고서 부처님(禪梵)께 마음을 다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길한 날을 가려 장수하시기를 축원하고 하루에 두 번 승려들이 제수를 차려 구름 같이 공양하니 향적香積188)의 세계를 연 듯합니다. 밤이 깊어 성호聖號를 칭하는데, 우레 같은 그 소리가 보광당普光堂을 울리니, 임금의 위대한 공적이 나타나 알리는 것 같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포궁蒲宮189)에서 빨리 돌아오시어 초액椒掖190)과 아름다움을 같이 하시고 옥엽玉葉(후손)이 더욱 번성하시옵소서. 항상 옥황상제와 덕을 같이하시고, 금복숭아가 다시 익어 여러 차례 금모金母191)의 헌수獻壽를 보시옵소서.
소ㆍ권111
원자 탄생을 축하드리는 소(誕生元子祝上疏)
천찰千刹192)이 담월潭月(연못의 달)의 광휘를 나누니 만기萬機(임금의 정무)가 교감하고, 양궁兩宮이

006_0891_c_01L師乎華都復有山花其名者▼((囗+(王/玨)))菴老和
006_0891_c_02L住彼山二年山雖同名人不同德
006_0891_c_03L天命子往者非于此蓋于彼也子往
006_0891_c_04L因爲歌而送之曰丁哉趨而之乎▼((囗+(王/玨)))
006_0891_c_05L菴之庭予匏瓜於此不若汝丁傳ㆍ卷
006_0891_c_06L一○一

006_0891_c_07L聞大駕還國祝上䟽

006_0891_c_08L
金輪獨貴十方佛推以爲王玉輅何遅
006_0891_c_09L一國人戀之如母宜杖如來之威德
006_0891_c_10L輸行在之吉祥凡髠髮入空門雖稱佛
006_0891_c_11L苟食毛居率土莫非王臣況如弟
006_0891_c_12L子之微軀謬作主人於巨刹其悃愊忠
006_0891_c_13L王之願安敢後於恒人故精勤事佛之
006_0891_c_14L每率先於大衆頃當震位之久虛也
006_0891_c_15L常謂法門之無驗乎俄承溢耳之慶音
006_0891_c_16L益欲瀝肝於禪梵故玆撰日之吉將以
006_0891_c_17L祝年之遐日二時設僧羞雲供開香積
006_0891_c_18L夜三分稱聖號雷音振普光堂
006_0891_c_19L上玄功現前白報伏願蒲宮遄反
006_0891_c_20L掖同休玉葉罙蘩恒與玉皇而同德
006_0891_c_21L金桃再熟屢看金母之獻齡䟽ㆍ卷一
006_0891_c_22L一一

006_0891_c_23L誕生元子祝上䟽

006_0891_c_24L
千刹分潭月之輝萬機交感兩宮集渚

006_0892_a_01L저홍渚虹193)의 경사를 모으니 일국一國이 함께 기뻐하였습니다.
공손히 생각건대, 주상전하는 백대百代의 용손龍孫으로 만승萬乘(천자)의 부마가 되어194) 천심天心이 도와줌이 있어서, 비로소 곰 꿈을 꾼195) 상서로움에 이르렀고 대대로 허물이 없어 연매燕禖196)의 아룀을 보았습니다. 금지옥엽이 점차 흐르고 목운木運이 길게 이어짐이 마땅합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저는 문명의 시대에 나서 복되고 이롭게 하는 것이 직책이므로 항상 많은 후사 두시길 바라는 마음 품어 정성을 다합니다. 지난 번 천성千聖의 은혜를 입어 밝은 후사를 낳으셨다고 멀리서 길한 소식 받드니 어찌 기쁜 정을 다하겠습니까? 그러므로 이에 좋은 날을 가려 장수하시길 기원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왕후께서 덕을 짝하시고 진위震位(세자)가 아름다움을 이어, 용안龍顏의 화목한 빛이 천추千秋의 밝은 해보다 빛나시고, 종우선선螽羽詵詵197)한 아름다움이 마침내 만세토록 맑은 바람으로 전해지소서.
소ㆍ권111
별 이변을 없애는 소(星變消除疏)
박가범薄迦梵(부처)의 원만한 육덕六德198)을 억지로 이름하여 ‘치성광熾盛光’이라고 하고, 다라니多羅尼는 온갖 재해를 멸하는 고로 ‘길상주吉祥呪’라고 합니다. 법문의 가피(流加)를 얻으면 천도의 재앙을 떨쳐버릴 수 있습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조정 반열에서 절차를 다하고 재상 직위에 참여하시니, 이렇게 한 사람이 곤욕을 만남은 여러 사람의 근심을 더욱 깊게 합니다. 3년 동안 진위震位가 빈 것은199) 무슨 참응讖應(前定)입니까? 하물며 여러 달 천문天文의 변고가 허물을 더하니 불법의 가피가 아니면 어찌 천은을 바랄 수 있겠습니까?
양주楊州에 공문을 날려 멀리 마곡산에 자리를 마련하고, 입으로 금륜金輪을 염송하고 형혹熒惑(火星)이 삼사三舍(90리)로 물러날 것을 생각합니다. 손으로 옥 불자(玉麈)를 흔들며 희화羲和(해)가 일방一方을 돌이켜 비추도록 합니다. 참된 법은 깊고 현묘하니 뛰어난 공적이 밝게 드러날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주상께서는 제천諸天이 항상 보호하시어 온갖 상서로움이 다투어 행위行闈(행궁)로 모이고 별들이 광휘를 조아리고 신하들이 태평성대에 영화로움을 같이할 것입니다.
소ㆍ권111

006_0892_a_01L虹之慶一國擧欣恭惟主上以百代
006_0892_a_02L龍孫爲萬乘駙馬天心有賚肇臻熊
006_0892_a_03L夢之祥世德無愆俄見燕禖之報
006_0892_a_04L金枝之寖衍宜木運之遐延伏念生遇
006_0892_a_05L文明職存福利常抱百男之願傾倒
006_0892_a_06L愚衷頃蒙千聖之恩挺生哲嗣遙承
006_0892_a_07L吉語曷極懽情故玆涓日之良于以
006_0892_a_08L祝年之永伏願坤儀配德震位承休
006_0892_a_09L龍顏穆穆之光並照於千秋白日螽羽
006_0892_a_10L詵詵之美終傳於萬歲淸風䟽ㆍ卷一
006_0892_a_11L一一

006_0892_a_12L星變消除䟽

006_0892_a_13L
薄迦梵圓六德强號爲熾盛光多羅尼
006_0892_a_14L滅千災故題曰吉祥呪如獲法門之流
006_0892_a_15L盡禳天道之降妖伏念盡節朝班
006_0892_a_16L備員相職玆値一人之因辱倍深多士
006_0892_a_17L之憂煎惟三年震位之虛是何讖應
006_0892_a_18L況數月乾文之變重此愆尤除非佛法
006_0892_a_19L之冥加曷可天恩之有望肆飛牒於楊
006_0892_a_20L州路遙設筵於麻谷山口念金輪
006_0892_a_21L熒惑退躔三舍手揮玉塵俾羲和回照
006_0892_a_22L一方眞法幽玄勝功驗白伏願主上
006_0892_a_23L諸天常擁護千祥竸集於行闈列宿頓
006_0892_a_24L輝光百執同榮於盛代䟽ㆍ卷一一一

006_0892_b_01L
선원사를 복원하는 소(復禪源寺疏)
가르침에 세 성인200)이 나뉘는데 뛰어난 종파는 불교보다 나음이 없고, 그 공적이 사민四民에 배가 되어 진정한 교화가 왕도에 보탬이 있습니다. 자비의 밭을 일구어 복을 심고 수명을 북돋으며, 법의 바다에 물을 대어 재앙을 일고 허물을 씻는 것입니다. 그러한 즉 마땅히 인사仁祠(절)를 회복하고 상설像設201)을 장식하여, 널리 미치는 자애로운 덕을 받고 영성盈成202)의 성스러운 기한을 늘여야 할 것입니다.
무릇 절이란 하늘이 열어준 옥그릇이요 땅이 들어 올린 금잔입니다. 넓은 산기슭에 만우萬寓203)가 들어차 있고, 큰 강에 삼문三門204)이 가까이 있습니다. 흐드러진 꽃들의 광경은 불전佛殿이 가운데 솟은 것이요, 하나하나 물웅덩이가 이어진 것은 승방僧房의 바깥 둘레입니다. 크고 작은 방 5백 여 칸에 늙고 젊은 승려 수 백 명 이상이 고왕高王(고종)의 시대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진공晋公205)이 기초한 것이라고 하는데 본조本朝에서 이 화도花都(강화도)를 폐하여 버려진 언덕이 되게 하였습니다만, 선제先帝께서 이 내원柰苑206)을 완비하시고 토지와 밭을 남겨주시어 동방 승려들이 노닐 수 있는 장소가 되게 하시었습니다. 이에 선원禪源이라는 칭호가 대대로 이어져 원황元皇(元宗)의 원찰願刹이 되었으니, 원나라 세조世祖의 제음制音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법주法主 지위는 반드시 미천彌天207)한 인물을 택하고 인왕회仁王會208)는 매번 호국護國을 기약했습니다. 90일 하안거 자리를 설치함에 이르러서는 육시六時209)마다 선법당善法堂에 오르니, 당의 넓이는 거의 5상常210)이요 방의 높이는 세 길의 두 배가 됩니다. 높은 서까래는 해를 가리고 두툼한 대들보는 무지개를 드리운 듯합니다.
아아, 그러나 세운 지가 오래되어서 유지할 수 있는 날이 짧을까 걱정됩니다. 새벽안개와 저녁놀이 모여 주춧돌과 기둥을 녹이고, 삭풍과 장마가 교대로 창과 벽을 불어제칩니다. 썩은 나무는 기와를 지탱하지 못하여 마른 진흙이 항상 자리에 가득하니 누군들 담담히 볼 수 있겠습니까? 모두들 보수할 마음이 있지만 어떻게 용기 있게 힘쓰겠습니까? 무력하기 때문에 지체되더니, 마침 어향사御香使 ○○가, 첨의참리僉議參里 최천장崔天壯과 대도등로관민大都等路管民 다루가치(達魯花赤)211) 최원춘崔元椿 등이 작은 배로 같이 왔을 때, 스러져가는 사원에 향을 흩뿌리고 문에 들어와서 둘러보고는

006_0892_b_01L復禪源寺䟽

006_0892_b_02L
敎分三聖勝宗無出於佛門功倍四民
006_0892_b_03L眞化有裨於王道開悲田植福培壽
006_0892_b_04L法海淘殃汰愆則宜恢復仁祠賁嚴像
006_0892_b_05L賴博洽慈柔之德延盈成聖哲之期
006_0892_b_06L夫寺也天闢玉壺地擎金盞萬寓差
006_0892_b_07L塡於廣麓三門邇控於大江重重花蕚
006_0892_b_08L之觀佛殿中峙一一水渦之比僧房
006_0892_b_09L外周屋小大半千餘間僧老壯數百已
006_0892_b_10L有自高王之代云是晋公所基
006_0892_b_11L朝常廢是花都棄爲丘壠先帝乃完玆
006_0892_b_12L柰苑留與土田爲東方釋士之游塲
006_0892_b_13L斯以禪源稱號歷下代元皇之願刹
006_0892_b_14L於世祖制音法主位必擇於彌天仁王
006_0892_b_15L每期於護國至九夏設安居席
006_0892_b_16L六時登善法堂堂之廣幾五常屋之高
006_0892_b_17L倍三丈傑桷蔽日豊樑垂虹創構
006_0892_b_18L之年深慮支持之日淺晨霧夕霞之集
006_0892_b_19L蒸礎爍楹朔風炎雨之交噀牎吹壁
006_0892_b_20L朽木不能負瓦乾泥常自滿筵孰可恬
006_0892_b_21L擧有心於革復那能勇辦惟無力
006_0892_b_22L故稽延適有御香使云云至僉議叅理
006_0892_b_23L崔天壯與大都等路管民達魯花赤崔元
006_0892_b_24L椿聯衽小航散香殘院旣入門環眎

006_0892_c_01L개탄하였습니다. 같이 법당에 올라가서 도모하여 정성을 다하리라 맹세하고 말하길, “다른 건물도 모두 위태롭지만 이 법당이 가장 급하다. 부속건물들도 차례대로 옛것을 완비하고 혹 칸칸을 새롭게 하기도 하여, 꽃 들보와 마름 동자기둥의 정밀하고 굳셈이 이전보다 낫기를 바라며, 달 치마와 구름 옷(月帔雲衣, 승려)들로 하여금 성대하게 모여서 항상 후천後天(앞날)을 축원하게 하리라.”고 하였습니다.
향로의 향은 조그만 제 정성을 다 사르지 못하고 범패는 상역桑域(동방)에 항상 울립니다. 삼보三寶의 땅에 선을 쌓아 세간에 선풍禪風이 널리 퍼지고 만승 집안에 충忠을 다하여 천하에 성택聖澤(임금 은택)이 두루 흐르게 하소서.
왕후께 경사가 흡족하고 세자께 경사가 쌓이소서. 왕궁의 금지金枝(금지옥엽) 꽃받침이 견고하게 하시고 민가에 목덕木德 그늘을 드리우소서. 이 소원 함께하여 재앙 껍데기 붙지 못하게 하고, 작은 인연 맺어 복의 날개 모두 펼치게 하소서. 원근의 유정有情(중생)을 더하여 유명幽明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롭게 하소서. 이는 작은 보탬이 아니니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혹 겸선兼善의 마음이 없다면 한 터럭이라도 뽑아주기 어렵지만, 서로 돕는 힘에 의지한다면 백족百足212)처럼 쓰러지지 않을 것이니, 각자 남는 재물을 희사하여야 마땅합니다. 장래의 분명한 과보를 믿으니, 장자가 땅을 살 때에 어찌 금을 아꼈겠습니까?213) 하물며 사람이 하늘에 태어남이 단지 기와를 보시한 인연 때문임에랴.
삼가 소를 올립니다.
소ㆍ권111
원자께서 조회하러 가심에 축수214)하는 재를 올리는 소(元子上朝祝壽齋疏)
연꽃 같은 눈215)의 밝음은 일월보다 더하여 중생의 마음을 굽이 살피시니, 무궁화 같은 얼굴이 멀리 풍사風沙216)를 가심에 마땅히 백복百福을 주실 것입니다.
공손히 생각하건대, 원자께서 삼가 공손히 임금을 받들어 영민함이 우러나와(發中) 겨우 공부할 나이에 이미 성인의 덕을 뛰어넘었습니다. 저는 조사 문중에서 버려진 물건으로 승석僧席에서 사향司香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균음鈞音(어명)으로 이 유명한 가람을 맡기셨습니다. 말세에 종파를 유지하는 일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데 칙령으로 원찰을 삼으시어 마침내 전조前朝의 뜻을 계승하시게 되니, 천 개의 손가락을 모아 한 마음으로 기울여 축원합니다.
마침 황제의 돌보심을 입어 용정龍庭(대궐)에 나아가 뵙게 되오니, 정성스레 범공梵功(불공)을 드려 학금鶴禁(태자의 거처)에 상서로움을 천거하고자 합니다. 지극한 충성은 꾸미지 않아도 풍부한

006_0892_c_01L而興嘆同升殿矢謀而告誠謂雖餘屋
006_0892_c_02L盡危然莫此堂爲急如從次次而完舊
006_0892_c_03L或可閒閒而擧新冀花杗藻梲之精牢
006_0892_c_04L有踰前代俾月帔雲衣而盛集恒祝後
006_0892_c_05L爐香不殄於芥誠鼓唄常騰於桑域
006_0892_c_06L積善三寶之地禪風永播世間輸忠萬
006_0892_c_07L乘之家聖澤旁流天下坤儀浹慶
006_0892_c_08L位儲祥金枝固蔕於王宮木德垂蔭於
006_0892_c_09L民字同斯願災皮不着結小緣福羽皆
006_0892_c_10L沾遠近之有情洎幽明而匀利玆非
006_0892_c_11L小補未可殫言或微兼善之心一毛
006_0892_c_12L難㧞如仗相扶之力百足不僵宜各
006_0892_c_13L捨於羨財信將來之明果當長者之買
006_0892_c_14L何恡側金況夫人之生天只因施
006_0892_c_15L謹䟽 疏ㆍ卷一一一

006_0892_c_16L元子上朝祝壽齋䟽

006_0892_c_17L
蓮目明逾日月曲照群心蕣顏遠渉風
006_0892_c_18L宜輸百福恭惟懃恭承上頴敏發
006_0892_c_19L纔方就傳之齡已邁成人之德
006_0892_c_20L此祖門之棄物玷于僧席之司香鈞音
006_0892_c_21L委是名藍未任持宗於末世令勑稱爲
006_0892_c_22L願刹終當繼志於前朝千指合攅
006_0892_c_23L心傾祝適蒙震眷往修覲於龍庭
006_0892_c_24L締梵功圖薦祥於鶴禁至忠不飾

006_0893_a_01L보답이 비지 않을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혜력慧力이 도우셔서 재앙을 대번에 떨어버리고, 강궐絳闕(대궐)에 하늘의 복을 열어 위로 황지皇枝를 접하고, 물망을 청궁靑宮(동궁)에 돌려 조상의 업을 중흥하소서.
소ㆍ권111
화평원군이 조서를 받들어 원나라 서울에 간다는 소식을 듣고 축원하는 소(聞化平院君承詔上都祝疏)
본사本師(석가)께서 말법末法217)을 대신께 부촉하시니 은공이 막중하고, 원수元帥께서 마음을 삼보三寶에 두니 수복壽福이 마땅히 많을 것입니다. 일이 의심할 바 없으나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을 우려하여 축원합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인인仁人의 덕에 의지하고 열조烈祖의 종宗을 받들어 지니셨습니다. 어제 좋은 소식을 들었으니 신서宸書(임금의 글)가 내려와 부름을 받은 것이요, 마침 좋은 운을 만났으니 궁장穹帳(거처)을 타일러 두고 행차를 한 것입니다. 개인적 기쁨이 몇 배 더할 뿐만 아니라 진실로 우리 종宗으로도 다행함이 있습니다.
그러나 먼 길에 오르고 또 이러한 매서운 겨울철이라 안부가 어떠하실지 알 수 없으니 지극한 축원을 열심히 올리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생각건대 음공陰功이 있으니 어찌 도움이 없겠습니까? 공경히 붉은 마음을 다하니 백보白報(좋은 과보)를 배로 내리실 겁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신도神道가 돕고 성은聖恩이 더욱 풍성하여, 관직은 날로 달로 높아가서 중국의 승상에 이르시고, 춘추는 멀리 뻗어서 하계下界의 신선이 되소서.
소ㆍ권111
석무외釋無畏
고석정기孤石亭記
철원군에서 남쪽으로 1만 여 걸음 걸으면 신선의 구역이 있는데, 전하길 ‘고석정孤石亭’이라고 한다. 그 정자에는 큰 바위가 우뚝 솟아서 거의 3백 척이 되고 둘레는 10여 길이 된다. 바위를 잡고 위로 오르면 굴이 하나 있는데 엎드려 들어가면 방안 같다. 층대層臺에는 열 사람 정도가 앉을 수 있고 옆에는 민석珉石(옥돌)이 서 있다. 신라 진솔왕眞率王이 노닐고 남겨둔 비석이다. 굴을 나와 정상에 오르면 평평하여 둥근 단壇 같은데

006_0893_a_01L報無虛伏願慧力冥扶災皮頓卸
006_0893_a_02L天祺於絳闕上接皇枝歸物望於靑宮
006_0893_a_03L中興祖業疏ㆍ卷一一一

006_0893_a_04L聞化平院君承詔上都祝䟽

006_0893_a_05L
本師囑末法於大臣恩功莫重元帥留
006_0893_a_06L中心於三寶壽福宜多事在不疑
006_0893_a_07L於未兆伏念賴倚仁人之德承持烈祖
006_0893_a_08L之宗昨聽吉音降宸書而見召適逢
006_0893_a_09L嘉運戒穹帳而啓行匪私喜之徒加
006_0893_a_10L良我宗之有幸然登於遠道又屬此隆
006_0893_a_11L未知令候何如盍勤至祝且謂陰
006_0893_a_12L功有在奚阻冥扶虔罄丹悰倍嚴白
006_0893_a_13L伏願神道交騭聖恩益淪官日月
006_0893_a_14L而高遷至作中朝丞相壽春秋之遠邁
006_0893_a_15L期爲下界神仙疏ㆍ卷一一一

006_0893_a_16L

006_0893_a_17L釋無畏

006_0893_a_18L孤石亭記

006_0893_a_19L
自鐵員郡南行萬餘步有一神仙之區
006_0893_a_20L相傳曰孤石亭焉其亭也巨巖斗起
006_0893_a_21L三百尺周十餘文緣巖而上有一穴
006_0893_a_22L蒲伏而入如屋宇層臺可坐十許人
006_0893_a_23L有珉石立焉乃新羅眞率王來遊而所
006_0893_a_24L留碑也却出穴登絕頂盤陁如圓壇

006_0893_b_01L거친 이끼가 끼어 자리처럼 펼쳐져 있고 푸른 솔이 둘러 우산을 편 듯하다. 그리고 큰 하천이 동남쪽에서 와서 벼랑에 부딪히고 돌에 구르니 여러 음악이 함께 울리는 듯하다. 바위 아래에 이르면 물이 괴어 연못이 되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떨려서 무서울 정도요 영물이 살고 있는 듯하다. 그 물이 흘러서 서쪽으로 30리 남짓 달리다가 서남쪽에 부딪혀 남쪽으로 흐른다. 전후에 모두 바위들이 울타리처럼 서있고 단풍나무ㆍ녹나무ㆍ소나무ㆍ상수리나무가 그 위에서 뒤섞여 자란다. 그 신묘하고 시원하고 기이한 형상들은 글을 잘 쓰고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라도 비슷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나는 무자년 가을에 산인山人 만행萬行 등과 찾아가보았다. 처음에 볼 때는 정신이 상쾌했고, 끝까지 오르자 생각이 끊어져 멍하니 앉아 상념을 잊은 채 날이 저무는 줄도 몰랐다. 이에 뒤늦게야 유람 왔다는 탄식을 하고 다시 방문할 기약을 하였다.
그 형상을 기록하였고, 다시 시를 쓴다.
기ㆍ권68
암자에 거처한 날들에 대한 기(庵居日月記)
무인년 봄에 나는 오산현鼇山縣 용혈암龍穴庵에 거처하기 시작하였다. 경진년 여름에 이르러서 상주 경계 쪽으로 옮겼다. 그리고 경인년 봄에 다시 괘탑암掛搭庵에 왔으니 이는 우리 종조부께서 중창重創하신 것이다. 서편 3칸은 무너져 내릴 지경이어서 갑오년 가을에 고쳐지었다. 을미년 4월에 남쪽 봉우리에서 잡목들을 베어내고 높은 대를 지어 ‘능허凌虛’라 하고, 절구 2수를 지었다.

新築高臺得勝觀         새로 지은 높은 대 좋은 경관 얻으니
蓬山華岳陟何難         봉래산과 화산을 왜 어렵게 오르리오
前呑巨浸雲烟洶         앞으로는 큰 물결 삼키니 구름 안개 세차고
後揖巉岩玉雪寒         뒤로는 가파른 바위들 절하니 옥설이 차구나
凌虛臺上獨遊觀         능허대 위에 홀로 노닐며 관람하노라니
詩不能形畫亦難         시로 형용할 수 없고 그림으로도 어렵네
天見道人貧到骨         도인이 뼈 속까지 가난함을 하늘이 보시고
命專山水慰飢寒         산수를 누리게 하여 굶주림과 추위를 위로하네

그리고 정유년 봄에 대나무와 돌들을 치우고 터를 닦아 동쪽 벼랑 시냇가에 작은 정자를 세우고 ‘초은招隱’이라 하고 시 2수를 지었다.
槐栗松篁圍石座         회나무ㆍ밤나무ㆍ소나무ㆍ대나무가 바위를 두르고
田原海岳入茅簷         밭 언덕과 바다 산이 처마로 들어오네

006_0893_b_01L荒蘚衣以鋪茵靑松環而張傘又有大
006_0893_b_02L自巽而來砯崖轉石如衆樂俱作
006_0893_b_03L至巖下瀦爲淵臨視之兢戰可畏如有
006_0893_b_04L神物居焉其水溢奔西走一舍許觸坤
006_0893_b_05L而南流前後皆巖巒壁立楓楠松櫟雜
006_0893_b_06L生其上若夫神妙淸爽奇形異狀雖工
006_0893_b_07L文善畫者殆難得其彷佛矣予越戊子
006_0893_b_08L與山人萬行等尋之始見而神爽
006_0893_b_09L終陟而慮絕㗳焉坐忘不覺日之夕矣
006_0893_b_10L於是發晚遊之嘆有再訪之期旣記其
006_0893_b_11L又以詩志之記ㆍ卷六八

006_0893_b_12L庵居日月記

006_0893_b_13L
越戊寅春予始寓鼇山縣之龍穴庵焉
006_0893_b_14L至庚辰夏遷向尙州之界又於庚寅春
006_0893_b_15L復來掛搭庵乃吾從祖所重創也西偏
006_0893_b_16L三間隳將墜地於甲午秋改構之
006_0893_b_17L未四月於南峯誅榛莾而築崇臺名之
006_0893_b_18L曰凌虛題詩二絕云新築高臺得勝觀
006_0893_b_19L蓬山華岳陟何難前呑巨浸雲烟洶
006_0893_b_20L揖巉岩玉雪寒又凌虛臺上獨遊觀
006_0893_b_21L不能形畫亦難天見道人貧到骨命專
006_0893_b_22L山水慰飢寒又丁酉春剪叢篠累石爲
006_0893_b_23L立小亭於東崖溪側名以招隱
006_0893_b_24L詩二首云槐栗松篁圍石座田原海岳

006_0893_c_01L悠然偃息忘身世         유유히 누워 쉬며 세상을 잊어버리니
此味何人共我甜         이 맛을 누가 나와 함께 즐길 텐가
移得花叢粧後砌         꽃들을 옮겨 심어 뒤 섬돌을 장식하고
折來松杪補西簷         소나무 꺾어와 서쪽 처마 보완하네
手中只慣山居事         손 안에 익숙한 건 다만 산속 일이니
舌下那知世味甜         혀 아래 어찌 알리 세상의 달콤한 맛

건축이 끝나자 다른 곳으로 가고자 했는데 선사善事 때문에 머뭇거리고 가지 못하였다. 때때로 또 능허대와 초은정에서 문인과 선객禪客을 만나면 글을 잇고 도에 대해 대화하며 성정을 즐겁게 하였다. 혹 침울한 회포를 쏟고자 하면 능허대를 올라 눈길 가는 대로 바라보고, 혹 들뜨는 마음을 다스리려면 초은정에 내려가 고요히 명심冥心하면서, 그 마땅함을 누리며 갈지 머물지 온통 잊었다.
하루는 어떤 이가 와서 『노론魯論』(논어)의 산량山梁218) 의미에 대해 묻기에 풀어서 설명하고 2편을 지었다.

時哉肯羨山梁雉         때에 맞으니 어찌 산량의 꿩을 부러워하리
老矣還依石穴龍         늙어서 돌아와 석굴의 용에 의지하네
渴飮玉泉飢白粲         목마르면 옥천 마시고 배고프면 흰 쌀밥이라
廻慙佛祖尙優容         불조佛祖께서 여전히 용서함이 부끄럽네.
出處隨緣無適莫         나가고 머묾에 인연 따르니 고집이 없어
何論騎虎與攀龍         호랑이 타고 용을 잡고 오름을 뭐 논하리
凌虛招隱酣淸樂         능허대와 초은정에서 맑은 즐거움 달콤하니
却幸塵寰不我容         티끌세상이 나를 용납 않음이 도리어 다행이네.

내가 평소 거처에 일찍이 3년을 머문 적이 없었는데, 이 암자에 머문 지 이제 13년이 되었으니, 자못 물과 땅의 인연이 깊도다. 그러나 영원히 머물며 가지 않은 경우는 없으니 그래서 이제 보월산寶月山 백운암白雲庵을 정하고 옮기면서, 해와 달을 추기追記하여 머물러 두고 뒷날 구경거리로 삼는다.
기ㆍ권68
원혜국통 제문219)圓慧國統祭文
아아, 대도가 성하거나 상하는 것은 철인哲人이 있고 없음에 달렸는데, 웅위한 우리 대사께서 여러 세대 만에 티끌 세상에 내려오셨도다.
어린 나이에 영특하여 삼부三部에 두루 통하셨고, 법을 택하는 눈이 밝아 정밀하고 거침을 잘 구별하셨네. 처음엔 백련사를 주장하여 조사祖師의 도를 중흥시키고, 나중엔 국통이 되어 덕과 이름이 함께 빛났네. 원일源日에 돌아감에 미쳐 조용히 해탈하시니,

006_0893_c_01L入茅簷悠然偃息忘身世此味何人共
006_0893_c_02L我甜又移得花叢粧後砌折來松杪補
006_0893_c_03L西簷手中只慣山居事舌下那知世味
006_0893_c_04L修築旣畢即欲他適乃緣善事
006_0893_c_05L循未去時又於凌虛招隱逢詞人禪客
006_0893_c_06L則聯文話道以樂性情或寫沉鬱則上
006_0893_c_07L凌虛而縱目瞻眺或治浮蕩則下招隱
006_0893_c_08L而冥心寂默自適其適而都忘去留矣
006_0893_c_09L一日有一生來問魯論中山梁之意
006_0893_c_10L說之因成二篇云時哉肯羨山梁雉
006_0893_c_11L老矣還依石穴龍渴飮玉泉飢白粲
006_0893_c_12L慙佛祖尙優容又出處隨緣無適莫
006_0893_c_13L論騎虎與攀龍凌虛招隱酣淸樂却幸
006_0893_c_14L塵寰不我容且予平生居止未甞終三
006_0893_c_15L年留也而栖此庵今十三年矣殆水土
006_0893_c_16L之緣深乎然未有長住而不行者故今
006_0893_c_17L卜得寶月山白雲庵而移焉追記年月
006_0893_c_18L因由留爲後觀記ㆍ卷六八

006_0893_c_19L圓慧國統祭文

006_0893_c_20L
噫大道之豊夷兮在哲人之有無惟我
006_0893_c_21L師之雄偉兮乃間世而降塵區妙齡頴
006_0893_c_22L悟兮博通三部擇法眼明兮善別精
006_0893_c_23L初主白蓮兮重興祖道卒爲國統
006_0893_c_24L德與名俱及還源日兮從容解脫

006_0894_a_01L실로 소위 ‘잘 시작하고 훌륭히 마무리한’ 대장부시도다.
이때에 천지는 적막하고 삼광三光이 참담하며, 하천은 마르고 풀들은 고사되네. 아아, 슬프도다.
돌아보건대, 저는 어리석어 보잘 것 없는데 다행이 숙연宿緣으로 일문一門에 참여해서는, 그저 칼과 망치로 단련함을 친숙히 받았습니다. 그 은혜를 어찌 헤아리겠습니까?
이제 백일이 되서 재를 올려 복을 빕니다. 겸하여 소박한 음식이나마 차렸으니 제 어리석음(屋愚)을 불쌍히 여겨 흠향하소서.
제문ㆍ권109
타인을 대신하여 모친을 천도하는 소(代人薦母疏)
하나의 실상은 단비처럼 사심이 없어 풀과 나무들을 똑같이 적셔줍니다. 오온五蘊으로 이루어진 몸엔 삶과 죽음이 있어 바다와 산, 허공과 시장으로도 피할 수 없습니다. 마땅히 원종圓宗220)에 의지하여 명복을 빌어야 합니다.
제자 저는 일찍이 부친 얼굴을 여의고 모친 젖에 의지했습니다. 돌아보건대 아이들을 양육한 은혜가 제게 가장 깊습니다. 평생 맛있는 음식으로 봉양하여 정성을 다하려 하였는데 어찌 부추의 이슬이 쉬 마르듯 한 것입니까? 나무에 바람이 그치지 않음을 탄식합니다. 긴 밤의 어두움이여, 가고 돌아오시지 않는군요. 고당高堂(부모 거처)의 참담함이여, 나는 장차 누구를 의지해야 합니까?
방편을 열어 실상을 보이는221) 웅대한 이치가 있음을 들으니, 이는 허망함을 진리로 귀결시키는 지름길이 됩니다. 어렵게 만난 생각을 일으키고 희유한 마음을 내니, 법뢰法雷가 넘실넘실 귀에 가득하고 불월佛月이 찬란히 머리에 임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는 사갈라娑竭羅 용왕의 딸222)이 남자로 변한 것과 같이 찰나에 정각正覺을 이루시고, 또한 위제희부인韋提希夫人223)이 불기佛記를 받은 것처럼 소요逍遙하며 낙원으로 가시고 남은 혜택을 적시어 어리석은 이들을 씻겨주소서.
소ㆍ권111
앞의 글과 함께 시왕전에 올리는 소(同前十王前疏)
대성大聖(석가모니)께서 끝없는 몸을 나타내시어 티끌 세계에 두루 응하시고, 열왕列王(시왕)께서는 닦은 업을 살피시어 수경水鏡처럼 형체를 고루 나누시니, 어찌 뛰어난 인연을 맺어

006_0894_a_01L實所謂善始令終之大丈夫於斯時也
006_0894_a_02L乾坤寂兮三光慘淡泉澤渴兮百草焚
006_0894_a_03L嗚呼哀哉顧予暗短而無似兮
006_0894_a_04L以宿緣而忝一門徒昵受鉗槌之鍛鍊
006_0894_a_05L其恩賜也豈可量乎今當百日
006_0894_a_06L辦齋奉福兼陳薄祭兮庶愍屋愚
006_0894_a_07L祭文ㆍ卷一○九

006_0894_a_08L代人薦母䟽

006_0894_a_09L
一實相甘澍無私卉木叢林之等潤
006_0894_a_10L蘊身浮生有死海山空市之難逃宜仗
006_0894_a_11L圓宗用資冥祐弟子嚴顏早喪慈乳
006_0894_a_12L是依顧衆兒鞠育之恩最深於我
006_0894_a_13L百年甘旨之養欲盡其誠何薤露之易
006_0894_a_14L嗟樹風之不止長夜幽冥兮往而
006_0894_a_15L不返高堂慘淡兮予將疇依聞有開
006_0894_a_16L權顯實之雄詮是爲達妄歸眞之徑路
006_0894_a_17L起難遭想生希有心法雷洋乎盈耳
006_0894_a_18L佛月朗然臨頭伏願云云遠同娑竭羅
006_0894_a_19L龍女之變男身刹那便成正覺亦若韋
006_0894_a_20L提希夫人之受佛記逍遙自適樂邦
006_0894_a_21L澤所霑迷倫等沐䟽ㆍ卷一一一

006_0894_a_22L同前十王前䟽

006_0894_a_23L
大聖現無邊之身遍應塵沙之刹列王
006_0894_a_24L察所修之業平分水鏡之形盍締勝緣

006_0894_b_01L제자를 잘 인도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하늘이 돕지 않아 모친께서 홀연 돌아가시니 비통하게 길이 그리는 마음에 두 줄기 눈물이 넘쳐흐릅니다. 생전에 받들어 섬기는 예를 다하지 못하여 족히 후회가 되고 돌아가신 후에 재를 올림이 때에 미치지 못하니 유독 한스럽습니다. 이 어찌 효성이 지극하다 하겠습니까? 대성께서 다 아실 것입니다. 백일의 기약을 맞아 이제 팔재八齋224) 공양을 설하니 비록 네 가지 공양225)은 누락되었으나 생각은 어찌 일념으로 감통함에 지체하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은 일성一聖(석가모니)과 시왕十王의 자비를 입어 천생만겁千生萬劫의 죄업을 멸하고 사바화택娑婆火宅226)에서 무리들이 불에 탐을 돌이켜 사양하고(廻謝) 안양금대安養金臺227)에서 친히 제성諸聖의 인접을 받들어, 저승의 괴로움을 받는 자들에게 모두 밝은 햇빛을 받게 하소서.
소ㆍ권111
나재신을 천도하는 소(薦羅宰臣疏)
위대한 『법화경』은 제불諸佛의 본래 회포를 펼치고 믿음과 훼방을 함께 벗어난 것이요, 훌륭한 단가檀家228)는 반평생의 성색盛色을 희사하여 애상哀傷을 이기지 못하니 어찌 홀로 오묘한 종宗에 의지하여 맑은(淸升) 복을 빌지 않겠습니까?
엎드려 생각건대, 저는 계덕戒德229)이 원래 없고 쇠함과 질병이 이어져서 무인년 봄에 다시 연당蓮堂에 자취를 붙였다가 기미 월에 비로소 나재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연이 가장 두텁고 은혜로운 권장이 실로 많았습니다. 이 당시 3만 승재僧齋230)를 원하여 매년 쌀 오십 석을 대었고 다시 불전佛殿을 중창하니 건물의 장엄함이 이에 새롭게 되었습니다. 법문法門을 길이 보호하고 금탕金湯231)도 견고히 하고자 했는데, 어찌 향년享年이 길지 않고 홀연 옷을 벗고 영원히 돌아간 것입니까?
사찰은 처량하여 부모를 잃어 다시 기댈 곳이 없는 듯하고, 조정은 탄식하며 팔다리를 잃어 지탱할 수 없는 듯합니다. 이것이 이른 바 ‘만인을 아프게 한다.’는 것이니, 누가 두 줄기 눈물을 흘리지 않겠습니까? 오직 영령께서는 지난 날 이미 선함이 그와 같았습니다. 생각건대,

006_0894_b_01L以爲良導弟子皇天不祐慈母忽亡
006_0894_b_02L䀌然永慕之懷沱若交垂之淚生前奉
006_0894_b_03L事之未盡禮足爲悔焉沒後追修之不
006_0894_b_04L及時偏所恨也此豈孝誠之不至
006_0894_b_05L如聖心之悉知故延百日之期今設八
006_0894_b_06L齋之供事雖闕於四事供養念奚遲於
006_0894_b_07L一念感通伏願云云蒙一聖十王之慈
006_0894_b_08L滅千生萬劫之罪障娑婆火宅
006_0894_b_09L謝群兒之被燒安養金臺親承諸聖之
006_0894_b_10L接引凡受幽途之苦皆蒙朗日之光
006_0894_b_11L䟽ㆍ卷一一一

006_0894_b_12L薦羅宰臣䟽

006_0894_b_13L
偉蓮經暢諸佛之本懷信謗俱脫大檀
006_0894_b_14L家捨半生之盛色哀傷叵勝盍憑獨妙
006_0894_b_15L之宗用薦淸升之福伏念戒德元缺
006_0894_b_16L衰病相仍越戊寅春而復寄迹於蓮堂
006_0894_b_17L及己未朔而始識面於羅相因緣最厚
006_0894_b_18L恩奬實多是時願三萬僧齋每歲納五
006_0894_b_19L十石粲復重創於佛殿輪奐斯新
006_0894_b_20L永護於法門金湯亦固何享齡之不久
006_0894_b_21L忽脫袴而長歸院宇淒凉如喪考妣
006_0894_b_22L而無復恃怙朝廷嘆息似失股肱
006_0894_b_23L不能保持此所謂傷萬人誰不爲墮雙
006_0894_b_24L惟靈之於昔也旣善有如彼焉

006_0894_c_01L드러난 악惡의 끌림이 되지 않을 것이요 즉시 좋은 곳에 태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숙앙宿殃232)의 쌓임이 남아 혹 저승길을 막기도 하기 때문에 삼칠일의 정근精勤233)을 열고 다시 이육시二六時의 참회(誦懺)를 연마합니다. 한 구절의 공덕을 당할 것이 없으니 삼도三途234)의 업을 소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는 각제覺帝(석가모니)의 사정을 입고 경왕經王235)의 보호를 받아 네 마군236)과 싸움에 반드시 승리하고 정상의 밝은 구슬을 받아 다생多生에 취하여 알지 못함을 깨닫고 옷 속의 큰 보배를 찾아서 마침내 칠보로 장식한 큰 수레를 타고 삼덕비장三德秘藏237)으로 바로 돌아가소서.
소ㆍ권111
법화경을 찬양하는 소(法華經慶讚疏)
감자씨甘蔗氏238)의 진신眞身은 상주하여 가고 옴이 없고 『묘법연화경』의 실상은 매우 깊어 생각하기도 의논하기도 어렵습니다. 한 번이라도 일컬으면 묘한 인연이 가득하고, 게송 반 구절이라도 쓰면 지극한 과보가 원만해집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제자 저는 업식業識239)이 막막하고 신근神根이 어두운데, 다행이 인연이 두터워 불법 이름을 듣고는 우리 부처님께 귀의하여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이 경전을 외우고 다른 글은 외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삼혜三慧240)를 낼 수 없어 사은四恩241)을 헛되이 받은 것이 부끄러우니, 대법을 유통시킨 공덕에 의지하여 중생을 제도할 방편으로 삼고자 합니다. 이에 지금 10부를 인쇄하고 두 겹으로 필사했고, 겸하여 지극히 투박한 음식을 진설하여 대략 낙성식을 준비하였습니다. 물이 흘러 바다로 가듯이 조그만 선도 모두 보리에 이르게 되고, 달이 나타나 허공에 처하듯이 삼신三身242)이 응하심을 잠깐이나마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바라건대 대범大梵243)과 제석帝釋244)과 호세사왕護世四王245)과 용신팔부龍神八部246)와 선한 모든 영령들께서 위광威光을 길이 비추어 나라를 보호하시고, 업보를 굴려 진상眞常을 증득하게 하소서. 다음으로 바라건대 주상폐하 운운云云.
소ㆍ권111
원자를 축원하는 소(祝元子疏)

006_0894_c_01L不爲現惡之牽即生善處然尙餘宿殃
006_0894_c_02L之積或滯幽途故開三七日之精勤
006_0894_c_03L更礪二六時之誦懺一句之功莫敵
006_0894_c_04L途之業可消伏願云云蒙覺帝之私
006_0894_c_05L被經王之護與四魔戰必勝受頂上之
006_0894_c_06L明珠悟多生醉不知得衣中之大寶
006_0894_c_07L終乘七寶大車直歸三德秘藏䟽ㆍ卷
006_0894_c_08L一一一

006_0894_c_09L法華經慶讃䟽

006_0894_c_10L
甘蔗氏之眞身常住無去無來妙蓮經
006_0894_c_11L之實相甚深難思難議稱一口而妙因
006_0894_c_12L斯滿書半偈而極果頓圓伏念弟子業
006_0894_c_13L識茫茫神根闇闇幸因緣之厚聞佛
006_0894_c_14L法之名歸吾佛而不餘虔歸誦此經而
006_0894_c_15L不餘文誦然未能生於三慧自慙虛受
006_0894_c_16L於四恩庶仗流通大法之功夫以爲度
006_0894_c_17L濟群生之方便是用今者印成十部寫
006_0894_c_18L出兩重兼陳至薄之羞粗備落成之式
006_0894_c_19L水流趣海一毫善咸至菩提月現處空
006_0894_c_20L三身應可期俄頃先願大梵帝釋護世
006_0894_c_21L四王龍神八部諸善靈祇等長威光而
006_0894_c_22L護邦國轉業報而證眞常次願主上陛
006_0894_c_23L下云云䟽ㆍ卷一一一

006_0894_c_24L祝元子䟽

006_0895_a_01L
『법화경』은 우리 부처님의 스승이 되니 공경히 받듦이 우리 부처님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이요, 동금銅禁(東宮)은 우리 임금님이 남기신 몸이므로 우러름이 우리 임금님과 어찌 다르겠습니까? 고로 널리 드러냄을 더하고, 축원 올리기를 정성껏 합니다.
제자는 덕이 세상을 돕기에 미약하고 도는 사람을 가르치기에 부족한데, 도리어 노년에 경사스런 인연으로 태평성대 원량元良247)한 왕세자를 만났습니다. 삼한의 왕업을 보호하기 위해 멀리 용정龍庭(대궐)에 나아갔다가, 만승천자의 황은皇恩을 받잡고 곡령鵠嶺(송악산의 일부)으로 돌아오신다고 합니다. 어제 이 소식을 듣고 특별히 범채梵釆를 펼치고 다시 깊은 정성을 다하여 자비로운 보호를 기원합니다. 여래如來께서 오래전에 완성하신 먼 근본을 들자면 수명의 양이 무궁하고, 방편을 널리 열어 준 오묘한 이치를 말하자면 세상의 상(世相)이 상주하게 됩니다. 미진하나마 베풀어 지으니 밝게 비추시어 상세히 살피소서.
엎드려 바라건대, ○○는 빛나는 중리重离248)요 물 맑은 소해小海249)로서, 수명(壽骨)이 거북이․학과 같게 되어 영원히 종지宗支(임금 후손)를 굳게 하고 인풍仁風이 행해져 오랑캐들을 복종하게 하여 크게 조상의 빛남을 받드소서.
소ㆍ권111
축원하여 올리는 소노도부인이 행함(祝上疏老道夫人行)
중생은 모두 부처의 자식인데 오직 『묘법연화경』만이 세상에 나오신 본마음을 펼쳤고, 백성들은 임금의 신하 아님이 없으니 노파라도 어찌 임금님 축원하는 정성이 없겠습니까? 마땅히 현일現一250)한 원승圓乘251)에 기대어 3세를 합한(合三) 넓은 복을 빌어야 합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생산의 유무를 걱정하지 말고 오직 바삐 잘 수양하는 데 힘써야 하리니, 이제 마침 연당蓮堂에서 90일 하제夏制를 맺는 때라 명폐蓂陛(대궐)를 위해 하루 재과齋科를 진설합니다. 흉년이 들어 곤란한 때라 네 가지 공양(檀緣)252)은 누락되었으나 강이 맑고 달이 밝아 시방을 두루 밝게 비춤을 생각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는 의상을 늘어뜨리고 있어도 모든 것이 바르게 되어 향년이 길이 이어지고, 간우干羽253)를 춤추어 오병五兵254)을 쓰지 않고 나라와 함께 모두 아름답게 되소서.
소ㆍ권111

006_0895_a_01L
蓮經爲我佛之所師敬奉宜先於我佛
006_0895_a_02L銅禁乃吾君之遺體仰瞻何異於吾君
006_0895_a_03L故弘闡之有加其薦祝也惟謹弟子德
006_0895_a_04L微祐世道乏訓人顧殘年慶幸之因緣
006_0895_a_05L値盛代元良之儲副爲保三韓之王業
006_0895_a_06L遠赴龍庭篤承萬乘之皇恩言還鵠嶺
006_0895_a_07L昨聞斯語而特張梵釆更竭深誠而用
006_0895_a_08L丐慈庥擧如來久成之遠本則壽量無
006_0895_a_09L談方便廣開之妙理則世相常住
006_0895_a_10L微塵施作明鑑照詳伏願云云光炳
006_0895_a_11L重离波澄小海壽骨便同於龜鶴
006_0895_a_12L固宗支仁風行服於蠻夷丕承祖烈
006_0895_a_13L䟽ㆍ卷一一一

006_0895_a_14L祝上䟽老道夫
人行

006_0895_a_15L
衆生皆是佛子唯妙法乃暢出世之本
006_0895_a_16L率土莫非王臣雖老婆豈無祝君之
006_0895_a_17L微懇宜憑現一之圓乘用薦合三之洪
006_0895_a_18L伏念不虞生產之有亡唯務善修之
006_0895_a_19L忩遽今者適蓮堂結九旬之夏制爲蓂
006_0895_a_20L陛陳一日之齋科歲儉時艱雖四事檀
006_0895_a_21L緣之闕也江澄月朗想十方鑒照之洞
006_0895_a_22L伏願云云垂衣裳而百度惟貞
006_0895_a_23L年有永舞干羽而五兵不試與國咸休
006_0895_a_24L疏ㆍ卷一一一

006_0895_b_01L
도지휘사 최유엄 재신을 축원하는 소(祝都指揮使崔有渰宰臣疏)
십신十身255)은 조어調御256)함에 부재함이 없고, 찰나찰나 사이에 도道와 서로 감응합니다. 일대사 인연257)은 다할 수 없는데 구절구절마다 수행의 길이 끊김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허공에 나무를 심을 수 있고 불 속에 연꽃을 피울 수도 있으니, 정성을 다하여 그저 도움(玄奬)을 입고자 합니다.
제자는 늙음과 병이 함께 찾아오고 덕과 행실은 다 없습니다만, 우리 청하 상공淸河相公께서는 실로 이 백련白蓮의 시주로서, 저 선조께서는 『묘법연화경』을 송독하시어 호법護法의 바람을 펼치셨고, 또 부친은 제구虀臼258)를 써서 창사비創社碑를 찬술하시었습니다. 선조의 인연이 이 법에 두텁기 때문에 자손의 믿음이 타인의 갑절이나 됩니다. 하물며 이제 상국의 행차는 이런 어려운 때를 만나 나가시는 것이니, 한 지역의 뇌우雷雨가 되어 은위恩威가 하늘을 대신하고, 따로 저희 사社의 금탕金湯을 지어 의지할 곳이 있게 하였습니다. 이에 총림叢林259)에서는 모두 기뻐하며 동학洞壑(골짜기)에 빛이 났습니다. 저의 감사드리는 정성에 대해 어찌 언론으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까닭에 따로 3일 동안 제단(熏塲)을 높이 쌓아 작은 정성을 시방에 펼치고자 합니다. 혹 이 진실한 공이 각지覺智에 닿기를 바랍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화망의 싹은 모두 사라지고 복의 넝쿨이 자추紫樞260)에 더욱 무성하소서. 수명은 영원하고 꽃 같은 얼굴은 황각黃閣(중추원)에서 쇠퇴하지 마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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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경 필사의 완성을 경찬하는 소홍시중을 대신하여(寫成法華經慶讚疏代洪侍中)
『묘법연화경』은 궁극의 말씀이요 나머지는(餘二) 참이 아니니, 범부가 잠깐이라도 이 경전을 들으면 성불成佛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서축西竺에서 동쪽으로 흘러온 이후에 중화에 사의四依261)가 넓어짐(弘)이 있습니다. 혹 한 게송이라도 송독하면 지옥이 비고, 혹 반 글자라도 쓰면 천당으로 변합니다. 감응이 그와 같으니 봉행함이 어찌 이로 말미암지 않겠습니까.
제자는 깊이 복을 심은(種福) 것에 의지하여 개권開權262)의 노래를 듣고, 진전眞詮(진리 말씀)을 손수 필사하여 공양하고자 일찍이 마음에 맹세하였습니다.

006_0895_b_01L祝都指揮使崔有渰宰臣䟽

006_0895_b_02L
十身調御無乎不在念念間感應道交
006_0895_b_03L一事因緣莫之能窮句句下思修路絕
006_0895_b_04L然能種樹於空裏可得開蓮於火中
006_0895_b_05L竭丹悰竚資玄奬弟子老將病而偕至
006_0895_b_06L德與行而兩虧惟我淸河相公實此白
006_0895_b_07L蓮施主彼先祖誦蓮經而發護法之願
006_0895_b_08L又厥考用虀臼而撰創社之碑以祖考
006_0895_b_09L之因緣厚於此法故子孫之信嚮
006_0895_b_10L却他人況今相國之行適此艱時而出
006_0895_b_11L奄作一方之雷雨恩威代天別爲小社
006_0895_b_12L之金湯依憑有地於是叢林擧喜
006_0895_b_13L壑生光在予感佩之誠豈可言論而盡
006_0895_b_14L玆故別峙熏塲於三日用輸微懇於十
006_0895_b_15L儻此眞功格于覺智伏願禍胎殄
006_0895_b_16L福蔓益茂於紫樞壽骨靈長顏花
006_0895_b_17L不衰於黃閣疏ㆍ卷一一一

006_0895_b_18L寫成法華經慶讃䟽代洪
侍中

006_0895_b_19L
妙法爲究竟之說餘二則非眞凡夫得
006_0895_b_20L須臾之聞無一不成佛自西竺東流已
006_0895_b_21L有中華四依者弘或誦一偈而地獄
006_0895_b_22L或書半字而天堂化感應旣其如彼
006_0895_b_23L奉行何莫由斯弟子幸憑種福之深
006_0895_b_24L聽開權之唱欲手寫眞詮而供養早誓

006_0895_c_01L그러나 이 몸이 망경妄境(망령된 경계境界)을 따라 뛰어다니느라고 바람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유통의 이익에 있어서는 본래 자타의 구별이 없는 고로 숲속에 사는 도인을 청하여 대신 금으로 불승佛乘을 필사하게 했습니다. 글자마다 법계 아님이 없어 삼천 세계가 함께 떳떳하고, 티끌마다 모두 진여이니 사일四一263)이 모두 묘합니다. 이제 장식을 두루 마치고 낙성식을 베풀어, 청정한 육화六和264)의 인물을 맞아, 매우 깊은 7권의 글을 전하게 하니, 치자꽃(薝蔔)265)의 향이 두루 끼치고 제호醍醐266)의 맛은 배불릴 만합니다. 보시는 비록 한 터럭이나 개미보다 작지만, 감통은 어찌 십력十力267) 대용왕大龍王에게 막히겠습니까?
바라건대, 삼전三殿268)께서는 더욱 하늘의 복을 입어, 사방이 모두 토산품을 공물로 가지고 옴을 보소서. 다음으로 바라건대, 먼저 가신 부모님이 만약 뜨겁고 괴로운 삼도三途269)에 떨어지셨다면 속히 운제雲梯를 오르게 하시고, 청량한 상계上界에서 노닐고 계시면 다시 연품蓮品에 오르게 하소서.
제 아이들과 세군細君(아내)에게 현재 오복을 더하시고 후에 서찰西刹(서방극락)에 태어나게 하시고, 널리 눈먼 이들까지도 함께 큰 수레를 동승하게 하소서.
소ㆍ권111
미타상의 점안을 경찬하는 소(彌陀像點眼慶讚疏)
참이나 참이 아니요 형상이나 형상이 아니니, 부처님 몸은 본래 말과 생각이 단절된 것입니다. 색을 색으로 알고 공을 공으로 아니, 모든 중생은 요컨대 형상에 의지합니다. 참에 의하지 않고 형상을 설치하면 어찌 형상에 나아가 참에 이르겠습니까? 삼세 여래와 시방 보살이 몸이 없이 몸을 나타내어 일체 색상을 현시하고, 형상이 아닌데 형상을 지어 10가지 모습을 짓게 한 이유입니다. 옛것을 수리하거나 새것을 조성하여 인연을 맺고, 범인을 뛰어넘거나 성인을 깨달아 과보를 얻습니다. 또한 한 번 바라보고 한 번 예를 올리면 점차 오통오소五痛五燒270)를 여읩니다.
보월산寶月山 백운암白雲庵에서 나무로 아미타 상을 만들었으니 저 금빛 천상의 청련대靑蓮臺 위에서 흐르는 햇빛이 염부단閻孚檀271)을 비치는 광채와 비슷합니다.

006_0895_c_01L于心奈身隨妄境以趨蹌未成其願
006_0895_c_02L然在流通之益本無自他之殊故請林
006_0895_c_03L棲之道人代以金書於佛乘字字無非
006_0895_c_04L法界三千並常塵塵盡是眞如四一
006_0895_c_05L咸妙今者粧飾旣周落成斯設邀淸
006_0895_c_06L淨六和之士轉甚深七卷之文薝蔔之
006_0895_c_07L香遍熏醍醐之味可飽施作雖尠於一
006_0895_c_08L毫微蟻子感通奚隔於十力大龍王
006_0895_c_09L三殿益擁天休見四方咸執壞奠次願
006_0895_c_10L先亡考妣若墮三途之熱惱速躡雲梯
006_0895_c_11L如遊上界之淸凉更登蓮品洎予小子
006_0895_c_12L與其細君現增五福之祺後生西刹
006_0895_c_13L普及群盲之類同乘大車疏ㆍ卷一一一

006_0895_c_14L彌陀像點眼慶讃䟽

006_0895_c_15L
眞非眞像非像佛體本絶於言思色知
006_0895_c_16L色空知空凡情要憑於形相若不因眞
006_0895_c_17L而設像何能即像而達眞所以三世如
006_0895_c_18L來十方菩薩無身現身而示現一切色
006_0895_c_19L非像作像而敎作十種形儀若修故
006_0895_c_20L若造新以締緣或超凡或證聖而獲報
006_0895_c_21L亦使一瞻一禮漸離五痛五燒惟玆寶
006_0895_c_22L月山之白雲庵中有木造阿彌陀像
006_0895_c_23L彼金天界之靑蓮臺上流日耀閻1)孚檀
006_0895_c_24L「孚」作「浮」{甲}

006_0896_a_01L그런데 전당이 완전하지 않아서 항상 비바람에 맞아서 황금이 모두 무너지고 흑칠만 아직 남아 있습니다. 아아, 먼지에 매몰되어 오랫동안 향화香火를 폐하게 되었습니다.
제자는 일찍이 서쪽으로 감을 구하여 동쪽 혼미함을 깨우치고자 하였는데, 예전에 이 산에 이르렀다가 비로소 남겨진 형상을 슬피 우러르게 되었습니다. 애통해 하며 수선하리라 서원을 하고 두루 도와줄 이들을 구하였습니다. 지성은 속임이 없으니 과연 같이 수도하는 단월檀越(시주)을 얻어 능히 일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시 찼다가 이지러지는 달(望舒)272)처럼 다시 단월 인연을 모아 정성스레 경사스런 자리를 베풉니다.
오안五眼273)을 점찍어 여니, 지혜 빛이 널리 시방을 비추고, 원만히 갖추어진 삼신三身의 덕택이 만세에 멀리 흐르소서. 이러한 작은 공을 지니고 회향廻向274)하여 저 능감菱鑑275)의 자세한 살핌을 기대합니다.
먼저 바라건대, 주상전하께서 옥력玉曆(冊曆)을 영원토록 보존하시고 금륜金輪(태양)의 통어統御를 기다리시어, 불일佛日이 중앙에 있어 기울지 않고 조풍祖風이 바깥이 없어 폄이 없는 듯하소서.
다음 바라건대, 기뻐서 시주하는 이들에게 현세에 액이 침범하는 때가 없게 하시고 각기 수명을 더하며 후세에는 금대와 은대에 올라 높이 달려서 함께 진상眞常을 증득한 연후에 육친六親276)과 구족九族과 사은四恩277)과 삼유三有278)와 법계의 여러 망령들이 큰 원해願海 가운데 유영하여 한 사람도 정토에 태어나지 않음이 없게 하시고, 일곱 겹 나무279) 아래를 지나 성인들과 함께 원만한 문門에 들게 하소서.
소ㆍ권111
축원을 올리는 소(祝上疏)
제불諸佛의 위엄과 신이함은 측량할 수 없으니 재앙을 없애고 앙화를 멸함이 뭐 어렵겠습니까? 대승大乘의 공력은 헤아릴 수 없으니 복을 내리고 수명을 더함이 또한 쉽습니다. 마땅히 돌아가 의지하려는 간절함을 다하여, 끌어주고 장려하는 자비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저열한 근기로 오묘한 대승을 참구하여 외람되이 가르침을 전하는 졸렬한 장인匠人이 되었는데 기쁘게도 진리를 숭상하는 성군을 만났습니다. 지금은 접해鰈海280)의 파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006_0896_a_01L乃因殿堂之不完恒爲風雨之所打
006_0896_a_02L黃金盡壞黑漆猶存嗟乎委沒於塵埃
006_0896_a_03L久矣廢修於香火弟子早求西邁欲悟
006_0896_a_04L東迷昔曾遊至於此山始得傷瞻於遺
006_0896_a_05L痛發改爲之誓旁求助辦之徒
006_0896_a_06L諴不誣果得同修之檀越能事已畢
006_0896_a_07L復滿將虧之望舒更集檀緣虔陳慶席
006_0896_a_08L點開五眼慧光普照於十方圓具三身
006_0896_a_09L德澤遐流於萬世持玆芥功以廻向
006_0896_a_10L彼菱鑑之照詳先願主上殿下保玉曆
006_0896_a_11L之遐長等金輪之統御佛日當中而不
006_0896_a_12L祖風無外而不宣次願隨喜檀那等
006_0896_a_13L現世無年厄月厄之或侵各增壽考
006_0896_a_14L世陟金臺銀臺而高騖共證眞常然後
006_0896_a_15L願六親九族四恩三有法界群亡等
006_0896_a_16L泳大願海中無一人不生淨土經行七
006_0896_a_17L重樹下與諸聖同入圓門疏ㆍ卷一一
006_0896_a_18L

006_0896_a_19L祝上䟽

006_0896_a_20L
諸佛威神之莫測殄災滅禍也何難
006_0896_a_21L乘功力之叵思降福錫齡也亦易宜竭
006_0896_a_22L歸依之懇佇資提奬之慈伏念以下劣
006_0896_a_23L叅上妙乘濫爲傳敎之拙匠喜遇
006_0896_a_24L崇眞之聖君今則爲安鰈海之波瀾

006_0896_b_01L모든 궁궐 사람들이 조근朝覲281)하는데, 앙려鴦廬282)의 노불鑪拂283)을 맡은 이로서 어찌 무리들에게 훈근熏勤(공양)하도록 하지 않겠습니까? 하물며 간절한 윤발綸綍284)을 받드니 감히 강유綱維285)를 느슨히 하여 태만히 하겠습니까? 고로 승여乘輿(御駕)가 움직인 이후부터는 더욱 근면히 재를 올려 기도합니다. 이제 해가 새롭게 시작되는 때를 맞아 평소의 기도한 바를 펼치고 참회를 함에 공을 더하여, 자세히 살피심에 정성을 기울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홀로 만승의 은혜와 영광을 누리시고 편안히 송록松麓(고려)으로 돌아오시어 천년의 즐거움을 편안히 누리시고, 영원히 상허桑墟(동방)를 다스리소서. 곤위坤闈(왕후)께서는 수명의 복을 더하시고, 진저震邸(동궁)께서는 원량元良(세자)의 경축을 옹립하시기를 빕니다.
소ㆍ권111
무량수여래ㆍ관세음보살ㆍ대세지보살을 한 탱화에 안치하고 점안하는 소(無量壽如來觀世音菩薩大勢至菩薩合安一幀點眼疏)
보화報化286)는 진정한 부처님 형체가 아니니 하물며 그림을 족히 거론하겠습니까마는, 자비는 중생의 마음을 두루 살피는데 그것을 감응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러하니 가상假相을 빌지 않으면 어찌 그 진신을 감응하겠습니까?
제자는 덕과 재주가 둘 다 없고 늙음과 병이 함께 이르렀는데 외람되이 주석主席을 차지하고 있으니 승단을 더럽힐까 두렵습니다. 이에 구중九重(임금)의 은혜를 갚고자 세 성인의 상을 그렸습니다. 미타상이 중앙에 서 있어 오봉五峯을 터럭으로 삼고, 사해四海를 눈으로 삼아 홀연 여기에 옮긴 듯합니다. 두 보살이 좌우에서 따르니, 눈썹은 초승달이요 상투는 천 가지 꽃인 듯, 완연히 그것에 동일합니다. 이에 정성어린 한 마음을 다 쏟아서 오안五眼287)의 광명을 점찍어 여니, 자금紫金이 백억 찰토 중에 빛나서 인연 있는 중생들이 모두 제도되고, 감로수는 삼천 세계 밖까지 휘 뿌려져 적시지 않는 물건이 없습니다. 응함이 이와 같으니 무슨 바람인들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께 상서로움이 모여들고 후회할 일은 잦아드옵소서. 행궁行宮은 편안히 상허桑墟(동방)로 돌아오시고, 정침正寢은 항상 송록松麓에서 편안하소서. 바다 위 삼산三山의 세월이 천 년을 지나게 하시고, 세계 사방의 수레와 문서가 섞여 동일하게 되소서. 그러한 연후에 함께

006_0896_b_01L擧宮闈而朝覲凡任鴦廬之鑪拂盍策
006_0896_b_02L徒侶以熏勤況承綸綍之綢繆敢㢮網
006_0896_b_03L維而懶慢故自乘輿之動也益勤香火
006_0896_b_04L以祈焉今丁歲序之惟新復申尋常之
006_0896_b_05L所禱肆加功於誦懺用輸誠於照詳
006_0896_b_06L伏願獨專萬乘之恩榮穩還松麓坐享
006_0896_b_07L千年之康樂永鎭桑墟坤闈增壽考
006_0896_b_08L之祺震邸擁元良之慶疏ㆍ卷一一一

006_0896_b_09L無量壽如來觀世音菩薩大勢至菩
006_0896_b_10L薩合安一幀點眼䟽

006_0896_b_11L
報化非眞佛體況圖畫之足云乎慈悲
006_0896_b_12L遍衆生心其感應則難思矣然不借其
006_0896_b_13L假相何能感彼眞身弟子德與才而兩
006_0896_b_14L老將病而俱至濫居主席恐汙僧
006_0896_b_15L玆者圖報九重之恩畫成三聖之像
006_0896_b_16L一彌陀中央而立毫五峯眼四海忽移
006_0896_b_17L於斯二菩薩左右而隨眉初月髻千花
006_0896_b_18L宛同於彼於是罄倒一心之誠懇點開
006_0896_b_19L五眼之光明紫金輝百億刹中有緣皆
006_0896_b_20L甘露灑三千界外無物不滋應旣
006_0896_b_21L如斯願何不遂伏願云云吉祥荐集
006_0896_b_22L悔吝潜消行宮穩返於桑墟正寢恒安
006_0896_b_23L於松麓海上三山之歲月閱過于千
006_0896_b_24L寰中四域之車書混同爲一然後與同

006_0896_c_01L바라는 단나檀那들과 함께 이생異生으로 윤회하는 무리들까지 제취諸趣(육도 윤회)의 원인을 괴멸시켜 영원히 진흙탕의 고통 영역을 여의고, 자기 마음의 과果를 이루어 금보金寶의 낙원에서 함께 노닐게 하소서.
소ㆍ권111
법화경ㆍ열반경ㆍ금광명경ㆍ무량수경을 전독하는 소(法華經涅槃經金光明經無量壽經轉讀疏)
부처님이 세상에 일어나셔서 법이 사람들에게 끼치나, 예리한 근기와 둔한 근기의 차이로 말미암아 돈교頓敎와 점교漸敎의 다름이 생겼습니다. 근원은 한 맥을 따르나 지맥은 천 갈래나 됩니다. 『법화경』과 『대열반경』은 실상을 갖추어 이야기 하고, 『금광명경』과 『무량수경』은 따로 요긴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형색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보신과 화신은 진신이 아니며, 법은 스스로 넓어지지 않으니 전하고 지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제자는 스스로 마음이 부처임을 알지 못하고 다른 가르침의 글은 봉하였으니 어찌 흙덩이를 놓아두고 사람을 좇았겠습니까?288) 다만 그루터기만 지키며 토끼를 기다렸습니다. 유통이 참다운 공력이 있다고 여겨 간행함으로써 혜명慧命을 이었습니다. 이제 장엄하기를 마치니 실로 깊이 기뻐합니다. 달친達嚫289)을 놔두고 대략 소박한 나물이나마 갖추어 보리를 향해 경사스런 잔치를 베푸오니, 정성어린 이 마음을 밝고 밝게 살피소서.
엎드려 바라건대, ○○께서 각왕覺王, 부처님ㆍ경왕經王290)의 은밀한 도움을 입고, 천제天帝ㆍ황제皇帝의 넉넉한 용납함을 받아, 먼 길 행차에 걱정이 없이 난여鑾輿(임금 수레)는 편안히 송록松麓으로 돌아오시어 취침과 행동에 길함이 있으시고, 옥력玉曆(冊曆)이 상구桑丘(동방)에 멀리 빛나시며, 두루 어리석은 중생들과 함께 정각正覺에 오르소서.
소ㆍ권111
금자로 법화경을 필사한 소(寫成金字法華經疏)
부처님의 자애는 걸림이 없어서 기틀에 머물러 교화를 펼쳐도 어긋남이 없고, 법력은 헤아리기 어려워 복을 수명으로 돌림이 이렇게 신속하시니, 어찌 정성어린 마음을 토로하여 도움을 구하지 않겠습니까?
제자는 본래 선정과 지혜를 닦은 게 없는데 외람되이 사빈師賓의 예를 받았으니, 유달리 후덕한 임금 은혜를 갚고자 매번 어리석은 마음을 다해 경건히 기도합니다. 이에

006_0896_c_01L願檀那之軰及異生輪轉之流壤諸趣
006_0896_c_02L永捨泥沙之苦域成自心果共遊
006_0896_c_03L金寶之樂邦疏ㆍ卷一一一

006_0896_c_04L法華經涅槃經金光明經無量壽經
006_0896_c_05L轉讀䟽

006_0896_c_06L
佛興於世法被于人由利根鈍根之異
006_0896_c_07L有頓敎漸敎之殊也源從一脉
006_0896_c_08L出千支蓮華之與大涅槃俱談實相
006_0896_c_09L金光之與無量壽別開要門然而佛非
006_0896_c_10L色見也報化非眞法不自弘也傳持
006_0896_c_11L不易弟子昧自心佛封他敎文何曾
006_0896_c_12L放塊而逐人祗是守株而待兎以流通
006_0896_c_13L有眞功也故印出續慧命焉今畢莊嚴
006_0896_c_14L實深欣幸捨達嚫而粗陳薄菜向菩提
006_0896_c_15L以略設慶筵欵欵此心明明他鑑
006_0896_c_16L願云云被覺王經王之陰騭蒙天帝皇
006_0896_c_17L帝之優容跋渉無虞鑾輿穩還於松麓
006_0896_c_18L寢興有吉玉曆遐耀於桑丘普與群迷
006_0896_c_19L同登正覺疏ㆍ卷一一一

006_0896_c_20L寫成金字法華經䟽

006_0896_c_21L
佛慈無㝵逗機設化而不差法力難思
006_0896_c_22L轉福爲壽也斯速盍披丹懇仰丐玄扶
006_0896_c_23L弟子本無定慧之修濫受師賓之禮
006_0896_c_24L報上恩之偏厚每殫下愚以虔祈玆者

006_0897_a_01L하사받은 은괴로 금박을 사서 이 가장 존귀한 『법화경』을 필사하였습니다. 그리고 단연檀筵, 시주하는 자리를 베풀어 진전眞詮(진리 말씀)을 전독轉讀291)하니 글자마다 금이 흐르고, 깨달음의 살핌을 돌리어 물결마다 달을 잉태합니다. 이와 같이 베풀어 지으니 심상한 것이 아닙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신속히 일승一乘의 보이지 않는 보탬을 입고 삼신三身의 은밀한 도움을 받아 우로雨露가 항상 궁궐에 이어지고 총명寵命이 새롭게 되소서. 승여乘輿는 속히 삼한으로 돌아오시어 창성의 세월이 영원하시고, 진리의 바람이 불어 마른 것들이 소생하게 하소서.
소ㆍ권111
법화경을 필사한 소(書寫法華經疏)
아, 패엽은 진실한 말이 아님이 없으니 이익 됨이 같지만 오직 『법화경』만이 오묘한 이름을 얻어 공덕이 가장 뛰어나니, 마땅히 널리 알리고 보호함에 힘써서 유통에 조력해야 합니다.
제자는 본성이 우둔하고 암담한데 다행히 어질고 밝은 시대에 태어나 외람되이 사부의 지위에 앉았으니 사람들의 기롱을 받아 부끄럽습니다. 법을 유통시킨 뛰어난 공덕에 기대어 비상하고 중대한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고자 합니다. 먼저 황금을 준비하여 베끼고 다음 먹을 갈아서 썼습니다. 이제 낙성연을 베풀어 공경히 개권開權292)의 웅대한 경전을 전독하니, 일곱 송이 연꽃의 진한 향기가 요사한 기운을 변화시켜 상서로운 구름이 되게 하고, 한 화로의 박달나무 향이 피어올라 오묘한 공덕을 변화시켜 사바세계에 두루 퍼지게 하니, 간절한 마음을 원만하고 밝게 살피시옵소서.
엎드려 바라건대, ○○께 하늘이 긴 수명을 내리시고 날마다 성대한 업을 새롭게 하시고 신속히 난로鑾輅(임금 수레)를 돌이키시며 영원히 목덕木德의 창성함을 받아서 아름다이 초위椒圍(왕후)와 함께 다시 상허桑墟의 편안함을 점하소서.
소ㆍ권111
축원하는 소(祝上疏)
자비는 걸림이 없으니 어찌 발여拔與293)의 사사로움을 더디 하겠습니까? 세월이 흐름에 다시 장수하시라는 축원을 간절히 합니다.
제자는 본래 삼력三力294)이 없고 일심一心에 어두운데, 다행히 숙세의 인연으로 외람되이 사빈師賓이 되었고 거처함에 항상 안으로 살피건대

006_0897_a_01L以所賜之銀窠貿爲金簿寫此最尊之
006_0897_a_02L蓮典仍設檀筵轉眞詮而字字流金
006_0897_a_03L廻覺照而波波孕月如斯施作不是尋
006_0897_a_04L伏願遄蒙一乘之冥資亦賴三身之
006_0897_a_05L密佑雨露恒承於九闥寵命惟新
006_0897_a_06L輿速返於三韓昌期有永眞風所被
006_0897_a_07L枯物還蘇䟽ㆍ卷一一一

006_0897_a_08L書寫法華經䟽

006_0897_a_09L
繄貝葉無非實語饒益雖同唯蓮經獨
006_0897_a_10L得妙名功德最勝宜勤弘護用助流
006_0897_a_11L弟子禀來愚暗之資生幸仁明之代
006_0897_a_12L濫居師位愧被人譏庶憑通法之勝功
006_0897_a_13L小報非常之重惠先備黃金而寫次研
006_0897_a_14L黑墨而書玆設落成之梵筵敬轉開權
006_0897_a_15L之雄典七朶蓮華之芬馥變妖氛而作
006_0897_a_16L瑞雲一爐檀炷之氤氳化妙供而遍塵
006_0897_a_17L此心懇欵他鑑圓明伏願云云
006_0897_a_18L錫遐齡日新盛業速廻鑾輅永膺木
006_0897_a_19L德之興昌嘉與椒圍更卜桑墟之帖泰
006_0897_a_20L䟽ㆍ卷一一一

006_0897_a_21L祝上䟽

006_0897_a_22L
慈悲無㝵奚遅㧞與之私歲序云徂
006_0897_a_23L更切遐長之祝弟子本無三力固昧一
006_0897_a_24L幸作宿緣而濫作師賓居常內省而

006_0897_b_01L돌이켜 부처님과 조사들께 부끄럽습니다. 계옥桂玉295)을 좀먹은 지 족히 3년이니 어찌 사람들의 기롱을 그치게 하겠습니까? 말과 소에 옷을 입힌 듯296) 한 때를 미혹시켰으니 천벌을 받을까 두렵습니다.
이제 승여乘輿가 오래도록 중국에 머물러 시절이 바야흐로 대한大寒이 되니, 따로 하루 훈근熏勤(공양)을 열어 시방에 비추심이 이르기를 바랍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주상전하께 천지의 상서로움이 거듭 이르고 연월年月의 액이 모두 소멸되며 부처님의 힘과 법력과 성현의 힘이 함께 도와서 일신에 번뇌가 없게 하소서. 황제의 은혜와 황후의 은혜와 세자의 은혜가 유독 두텁게 하시어 천 년 가도록 쇠하지 않게 하시고, 아름답게 초위椒圍와 함께 하소서. 속히 돌아오시어 상역桑域의 부흥을 보시옵소서.
소ㆍ권111
법형 원혜국통을 천거하는 소(薦法兄圓慧國統疏)
진신眞身은 걸림이 없으니 두루 중생의 마음에 들어가시고, 묘법妙法은 헤아리기 어려우니 삼승의 교행敎行(가르침과 수행) 밖으로 뛰어넘습니다. 감응함이 모습을 대한 듯하고 형상이 생겨난 듯합니다. 마땅히 제불諸佛의 일대사인연에 의지하여 선사先師의 고향 행장을 인도하소서. 근원으로 돌아가는 국통은 실로 저와 한 세상에 산 문형門兄으로 어려서부터 커서까지 자애로써 훈계하는 데 근면하여 법은法恩이 산악 같이 무거워 보답할 길 없습니다. 이에 재공齋供을 대략 조금이나마 갖추어 천거하고자 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현전한 삼보三寶께서 우리 원혜국통의 영령으로 하여금 육근六根이 청정하게 되고 삼지三智297)가 원만하고 밝게 되어, 장자長者의 가진家珍298)을 수용受用하여 자신과 타인을 모두 이익 되게 하고, 사방 찰해刹海(水陸)에 유영遊泳하여 성현과 함께 흐르게 하소서. 남은 은택으로 적시어 새싹들이 고르게 윤택하게 하소서.
소ㆍ권111
조사 예참299)에 축원하는 소(祖師禮懺祝上疏)
사람이 한 사람에게 전하여 감로수가 중국에 흩뿌려 적셔지고 세대는 9세에 그쳐 남은 물결이 동한에 흐르니, 유풍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참회하는 자리는

006_0897_b_01L廻慚佛祖蝗蠧桂玉者足三載何止人
006_0897_b_02L馬牛襟裾而惑一時恐遭天譴
006_0897_b_03L者乘輿久留於中國時節方當於大寒
006_0897_b_04L別開一日之熏勤庶格十方之照了
006_0897_b_05L願主上殿下乾坤之祥荐至年月之厄
006_0897_b_06L都消佛力法力賢聖力以同扶一身無
006_0897_b_07L皇恩后恩儲副恩之獨厚千載不
006_0897_b_08L嘉與椒圍而速還坐看桑域之復興
006_0897_b_09L疏ㆍ卷一一一

006_0897_b_10L薦法兄圓慧國統䟽

006_0897_b_11L
眞身無礙徧入衆生心想中妙法難思
006_0897_b_12L頓超三乘敎行外感如形對應若像生
006_0897_b_13L宜憑諸佛大事之因緣用導先師故鄕
006_0897_b_14L之行李惟彼還源之國統實吾並世之
006_0897_b_15L門兄自童孩至于長成以慈愛勤于
006_0897_b_16L訓誨法恩重如山岳無以報之齋供
006_0897_b_17L略備涓埃庶幾薦也伏願現前三寶
006_0897_b_18L令我圓慧國統之靈六根淸淨三智圓
006_0897_b_19L受用長者家珍自他兼利遊泳四
006_0897_b_20L刹海賢聖同流餘澤所霑群萌等
006_0897_b_21L䟽ㆍ卷一一一

006_0897_b_22L祖師禮懺祝上䟽

006_0897_b_23L
人傳一人甘露灑霑於中國世止九世
006_0897_b_24L餘波流及於東韓遺風猶有存焉懺席

006_0897_c_01L폐하지 않아야 합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다행히 성대한 때를 만나 함부로 아름다운 봉직을 받았으나 안으로 관조하는 공덕이 부족하면서 밖으로 위의 있는 모습을 드러냄에 진실로 불종佛種300)을 끊는 자가 됩니다. 외람되이 법등法燈을 전하는 사람이 되었는데 이러한 좋은 때를 만나니 대략 훈범熏範(공양)을 베풉니다. 한 번 예를 올리고 한 번 참회함에 업장業障ㆍ보장報障ㆍ번뇌장煩惱障301)이 소멸되고, 세 번 집중하고(止) 세 번 관觀함에 성공性空ㆍ상공相空ㆍ필경공畢竟空302)이 청정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베푸니 걸림 없이 자세히 비추소서.
엎드려 바라건대 조사들의 가피를 넉넉히 받들고 또한 여러 천신의 보호를 받아 움직임에 길하지 않음이 없어 재앙이 미연에 사라지고 영원히 아름다움에 부합하여 수명이 무극에 이르게 하소서.
소ㆍ권111
용화회 소龍華會疏
석가문釋迦文(석가모니)의 취령鷲嶺303) 자리에서 숙세의 선함이 있는 이들은 모두 제도를 받아 해탈하였고, 아변다阿邊多 용화회龍華會304)에서 현인現因을 심은 경우 모두 출생을 얻습니다. 하물며 한 사람의 수명을 천거하고자 하는데 대성大聖께 마음을 다하지 않겠습니까?
제자는 배움이 측관測管305)에도 부끄럽고 우둔함이 수주대토守株待兎보다 심하며 조정에 조그만 공덕도 없고 마을에서는 하찮은 명예도 없는데, 낮은 관직에서부터 지극히 높은 자리에까지 이르러 천지가 크게 만들어주시는 사사로움을 허비하였으니, 자그마한 선으로 그 큰 은혜를 갚고자 하는데 불법의 가피에 의지하면 괜찮을까 합니다. 이런 까닭에 인寅의 해에 제가 이 법회를 관족사灌足寺에서 베풀고자 했는데, 적병을 막는 일 때문에 나라에서 법연을 베풀어 ‘보현장普賢塲’이라 하였습니다. 그 후에 조정과 백성들이 피란을 가고 바다와 육지에서 소요가 일어나서, 준비했던 많은 공양 물품들이 모두 산실되어 남은 게 없습니다만 아직 한 조각 정성만은 굳건합니다. 다시 크게 모임을 꺼리지 말 것이지만, 다만 멀리까지 옮길 수 없어서 다시 제 마음에 염려가 되는데, 비록 범인의 마음엔 오고 감이 있으나 성인의 경지에서는 본래 피차가 없고 하물며 진신眞身은 처하지 않은 곳이 없으니 어찌 포천布川에 국한하겠습니까? 오묘하게 감응에 따라

006_0897_c_01L宜無廢也伏念幸逢盛際叨受懿封
006_0897_c_02L內虧觀照之功外現威儀之相誠爲斷
006_0897_c_03L佛種者濫作傳法燈人玆値良辰
006_0897_c_04L陳熏範一禮一懺業障報障煩惱障之
006_0897_c_05L滅除三止三觀性空相空畢竟空之淸
006_0897_c_06L如斯施作無㝵照詳伏願優承諸
006_0897_c_07L祖之加亦被多天之護動罔不吉
006_0897_c_08L禍殄於未然永孚于休壽祺至於無極
006_0897_c_09L䟽ㆍ卷一一一

006_0897_c_10L龍華會䟽

006_0897_c_11L
釋迦文鷲嶺座中有宿善者咸蒙度脫
006_0897_c_12L阿邊多龍華會上種現因則皆得出生
006_0897_c_13L況欲薦壽於一人敢不盡心於大聖
006_0897_c_14L子學慚測管愚甚守株朝廷乏寸草之
006_0897_c_15L鄕井無一毫之譽自微官至于極位
006_0897_c_16L費乾坤洪造之私以小善酬彼大恩
006_0897_c_17L佛法冥加則可玆故越在寅年而我欲
006_0897_c_18L陳此會於灌足寺因禦賊兵而國斯設
006_0897_c_19L法筵曰普賢塲厥後朝野播遷海陸騷
006_0897_c_20L所備多般之供具皆失散而無餘
006_0897_c_21L堅一片之精誠更大集而勿憚但不能
006_0897_c_22L運輸於遠地而覆自念慮於私心雖凡
006_0897_c_23L情謂有去來於聖境本無彼此矧又眞
006_0897_c_24L身無處不在何曾局於布川妙應隨

006_0898_a_01L통하리니 또한 송사松社에 방해가 있겠습니까? 조계산에 나아가 다시 베푸니 엄연히 도솔천이 옮겨온 듯합니다. 여러 음식과 진수성찬은 제자의 집에 있는 것을 다 털어서 마련한 것이요, 한 벌 법의는 우리 황상皇上께서 매년 행하기 위해 준비한 것입니다. 존호를 칭양하노니 티끌마다 모두 장엄한 누각이요, 성의聖儀를 우러르니 찰나마다 감응한 수월水月입니다. 이와 같이 7일의 공양을 배설하니, 다함 없이 시방을 비추소서.
엎드려 바라건대, ○○은 큰 자비를 받들고 새로운 공덕에 의지하여 성대하게 상수上壽를 받고 오제五帝와 삼황三皇306)을 넘어서 빛이 중흥을 열고 온갖 이민족을 편달하며 사해를 어루만지고, 후액后掖, 왕후은 관관關關307)의 아름다움을 보이시며, 저위儲闈(세자)는 혁혁虩虩308)한 소리를 드날리소서. 물건마다 허물이 없어 풍년이 들고 백성들은 자족하여 생활에 모자람이 없게 하시고 그 연후에 널리 육범六凡309)의 고류苦類들과 함께 삼회三會의 법음法音을 들어서 영원히 유루有漏310)의 형체를 내던지고 돈연 무생無生의 이치를 증득하게 하소서.
소ㆍ권111
석요원釋了圓
환암幻菴
三界癡如作蠒蠶         삼계의 어리석음은 누에가 누에고치를 치고
白駒光景不停驂         흰 망아지가 대낮에 멈추지 않고 달림과 같으니
茫茫天地無人省         넓디넓은 천지에 이를 아는 사람 없고
早悟浮虛只幻菴         일찍 허망함 깨달은 건 환암뿐이네.
칠언절구ㆍ권22
석선탄釋禪坦
고풍古風
有琴掛寒壁           비파 걸린 차가운 벽에
爛盡南山石           남산의 돌은 다 문드러졌고
唐堯與虞舜           요임금과 순임금은
九泉已零落           구천에서 이미 스러졌네311)

006_0898_a_01L感而通亦豈防於松社肆就曹溪山而
006_0898_a_02L重設儼若兜率天之忽移衆味珍羞則
006_0898_a_03L罄弟子家儲而所營一襲法衣則惟我
006_0898_a_04L皇歲行而爲數稱揚尊號塵塵盡樓閣
006_0898_a_05L莊嚴瞻仰聖儀念念是水月感應如斯
006_0898_a_06L七日之施作無盡十方之照詳伏願云
006_0898_a_07L承大慈悲仗新功德茂膺上壽
006_0898_a_08L五帝而跨三皇光啓中興鞭百蠻而撫
006_0898_a_09L四海后掖進關關之美儲闈揚虩虩
006_0898_a_10L物不疵而年豊民自足而日用
006_0898_a_11L後普與六凡之苦類同聞三會之法音
006_0898_a_12L永拋有漏之形頓證無生之理䟽ㆍ卷
006_0898_a_13L一一一

006_0898_a_14L

006_0898_a_15L釋了圓

006_0898_a_16L幻菴

006_0898_a_17L
三界癡如作蠒蠶白駒光景不停▼(馬+叅)

006_0898_a_18L茫茫天地無人省早悟浮虛只幻菴

006_0898_a_19L七言絕句ㆍ卷二二

006_0898_a_20L

006_0898_a_21L釋禪坦

006_0898_a_22L古風

006_0898_a_23L
有琴掛寒壁爛盡南山石

006_0898_a_24L唐堯與虞舜九泉已零落

006_0898_b_01L秋燈一曲謌           가을 등잔에 노래 한 곡
坐待東方白           앉아서 동 트길 기다리네.
오언고시ㆍ권4
여강에서 잔치하려고 모임(驪江讌集)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하였나
昔時醉翁讌西湖         예전 취옹이 서호에서 잔치할 때
銀缸畫燭侵宵罷         은그릇과 화려한 촉으로 밤이 깊어 끝나니
金罍玉斝散不收         금술단지와 옥잔 흩어져도 거두지도 않았지
又不見             또한 보지 못하였나
賀監放浪遊稽山         하감312)이 떠돌다가 계산에서 노닐 때
輕舟短棹追煙渚         쪽배에 짧은 노로 안개 물가를 따르다
斜風細雨尋芳洲         바람과 이슬비 속에 고운 섬을 찾았더니
中原牧伯繼前躅         중원의 목백313)이 앞 자취를 이어
畫舩鼉皷行樂錦江秋       화려한 배와 음악으로 고운 강 가을 즐기네
七澤微茫白鷗外         칠택314)은 흰 기러기 밖으로 아득하고
三山隱映金鼇頭         삼산315)은 금 자라 머리에 은은하네
抽簪夜扣洞仙扉         비녀 빼어 밤에 동선의 문 두드리니
翠眉紅臉圍重樓         푸른 눈썹 붉은 뺨이 누각을 에워쌌네
重樓歌吹落半空         누각의 노래소리 허공으로 떨어지고
月上黃昏天色幽         황혼에 달 뜨니 하늘 색이 그윽하네
星斗闌干火輪飛出五馬怱怱去   별이 난간에 걸리고 화륜이 날아오르자 오마가 바삐 사라지니316)
堪笑昌黎越女一笑三年留     ‘월녀가 한 번 웃음에 3년 머문다’는 창려의 시처럼 우습구나.317)
칠언고시ㆍ권7
백로행白鷺行
白鷺白鷺            백로여 백로여
蹺煙亦飛雨           안개에 발돋움하고 빗속을 나네
心本忙熊自閑          마음은 바쁘거늘 모양은 한가하구나
魚兒話頭無斷閒         물고기 화두는 끊어질 새 없는데
魚兒沉無處尋          물고기 물에 잠기니 찾을 곳 없네
蘋藻滿池春水深         마름 가득한 연못에 봄물이 깊어
蝦蟆水蛭亦不厭         새우와 거머리도 싫어하지 않네
一生口腹何曾贍         평생 입과 배가 언제 넉넉했던가
汝羽與生白           네 날개 나면서부터 하얗지만
汝心終日黑           네 마음 종일토록 까맣구나
堪嗟綠影紅香裏         탄식하노니, 푸른 그늘 붉은 향기 속에
自謂風標貴公子         풍류 귀공자라고 스스로 생각하는구나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하였나
五更待漏霜滿襟         새벽에 시간 기다리느라 서리가 옷에 가득한
王庭振鷺亦何心         궁정의 진로振鷺는318) 또 무슨 마음인지
칠언고시ㆍ권7
보문사 누각 위의 시에 차운함(次普門寺閣上詩韻)
山石平生犖确行         산길을 평생 울퉁불퉁 걷다가
此軒贏得十年情         이 누각에서 십 년 정을 얻었네
雨昏鸚鵡洲邊草         비 내린 저녁 앵무주319)의 풀이요
雲卷芙蓉海上城         구름 걷힌 바다 위 부용성320)이라

006_0898_b_01L秋燈一曲謌坐待東方白

006_0898_b_02L五言古詩ㆍ卷四

006_0898_b_03L驪江讌集

006_0898_b_04L
君不見昔時醉翁讌西湖銀缸畫燭侵
006_0898_b_05L宵罷金罍玉斝散不收又不見賀監
006_0898_b_06L放浪遊稽山輕舟短棹追煙渚斜風細
006_0898_b_07L雨尋芳洲中原牧伯繼前躅畫舩鼉皷
006_0898_b_08L行樂錦江秋七澤微茫白鷗外三山隱
006_0898_b_09L映金鼇頭抽簪夜扣洞仙扉翠眉紅臉
006_0898_b_10L圍重樓重樓歌吹落半空月上黃昏天
006_0898_b_11L色幽星斗闌干火輪飛出五馬怱怱去
006_0898_b_12L堪笑昌黎越女一笑三年留
006_0898_b_13L七言古詩ㆍ卷七

006_0898_b_14L白鷺行

006_0898_b_15L
白鷺白鷺蹺煙亦飛雨心本忙熊自閑
006_0898_b_16L魚兒話頭無斷閒魚兒沉無處尋蘋藻
006_0898_b_17L滿池春水深蝦蟆水蛭亦不厭一生口
006_0898_b_18L腹何曾贍汝羽與生白汝心終日黑
006_0898_b_19L堪嗟綠影紅香裏自謂風標貴公子
006_0898_b_20L不見五更待漏霜滿襟王庭振鷺亦何
006_0898_b_21L七言古詩ㆍ卷七

006_0898_b_22L次普門寺閣上詩韻

006_0898_b_23L
山石平生犖确行此軒贏得十年情

006_0898_b_24L雨昏鸚鵡洲邊草雲卷芙蓉海上城

006_0898_c_01L沙岸漁燈烟外遠         물가 언덕에 고기잡이 등불은 안개 너머 멀고
月樓人語夜深淸         달 뜬 누각에 사람들 소리 밤에 더욱 맑도다
若爲長伴江鷗去         길이 강 갈매기 짝이 되어 간다면
飽聽蒼波落枕聲         푸른 물결 베개에 떨어지는 소리 실컷 듣겠네.
칠언율시ㆍ권15
9월9일에 청연 시에 차운함(九日次淸淵詩韻)
一曲高歌金縷衣         금루의321) 한 곡조 높이 부르노니
黃花無處不扶歸         국화 핀 곳 술 취해 가지 않음 없네
江湖日月琴尊好         강호의 세월에 비파와 술이 좋거늘
溪寺樓臺人馬稀         시냇가 사찰 누대에 인마가 드물구나
萬壑雨驚紅樹遍         온갖 계곡에 소나기 내리자 단풍이 가득하네
四山朝見白雲飛         주위 산들이 조회하니 백운이 날아갔네
倚欄滿目悲秋意         난간에 기대니 눈 가득 슬픈 가을 뜻
木落年年心事違         나뭇잎 지는 때 해마다 심사가 어그러지네
칠언율시ㆍ권15
임실현 벽에 쓰다(題任實縣壁)
衝泥瘦馬過山城         진흙 튀기며 야윈 말로 산성을 지나다
挑盡寒燈聽雨聲         찬 등불 다 돋우고 비 소리 듣고 있네
客路不隨年矢盡         나그네 길은 해를 따라 끝나지 않으니
明年何處見新正         내년에는 어디에서 신정을 맞게 될까
칠언절구ㆍ권21
능가산에서(楞伽山中)
鞍馬紅塵半白頭         머리가 하얗도록 말 타고 홍진을 누비다가
楞伽有病早歸休         병이 있어 능가산에 일찍 돌아와 쉬네
一江煙雨西山暯         강줄기에 안개 비, 서산은 저무는데
長捲踈廉不下樓         성근 발 거둬놓고 누대를 내려오지 않네
칠언절구ㆍ권21
석굉연釋宏演
‘아홉 굽이 시내’를 얻어 친구를 보내며 써서 주다(分題得九曲溪送友)
溪花處處發           시내 꽃은 곳곳마다 피었고
溪水曲曲淸           시내 물은 굽이마다 맑구나
花發惜年華           꽃이 피니 좋은 시절 아깝고
水淸宜濯纓           물이 맑으니 갓끈을 씻어야하리
睠言詩書地           시와 서를 돌아보던 땅에
悠悠櫂歌聲           유유히 들리는 뱃노래 소리

006_0898_c_01L沙岸漁燈烟外遠月樓人語夜深淸

006_0898_c_02L若爲長伴江鷗去飽聽蒼波落枕聲

006_0898_c_03L七言律詩ㆍ卷一五

006_0898_c_04L九日次淸淵詩韻

006_0898_c_05L
一曲高歌金縷衣黃花無處不扶歸

006_0898_c_06L江湖日月琴尊好溪寺樓臺人馬稀

006_0898_c_07L萬壑雨驚紅樹遍四山朝見白雲飛

006_0898_c_08L倚欄滿目悲秋意木落年年心事違

006_0898_c_09L七言律詩ㆍ卷一五

006_0898_c_10L題任實縣壁

006_0898_c_11L
衝泥瘦馬過山城挑盡寒燈聽雨聲

006_0898_c_12L客路不隨年矢盡明年何處見新正

006_0898_c_13L七言絕句ㆍ卷二一

006_0898_c_14L楞伽山中

006_0898_c_15L
鞍馬紅塵半白頭楞伽有病早歸休

006_0898_c_16L一江煙雨西山暯長捲踈1)廉不下樓

006_0898_c_17L七言絶句ㆍ卷二一

006_0898_c_18L

006_0898_c_19L釋宏演

006_0898_c_20L分題得九曲溪送友

006_0898_c_21L
溪花處處發溪水曲曲淸

006_0898_c_22L花發惜年華水淸宜濯纓

006_0898_c_23L睠言詩書地悠悠櫂歌聲

006_0898_c_24L「廉」作「簾」{甲}

006_0899_a_01L千年武夷詩           천 년 전 무이의 시322)인가
懷哉考亭名           그립구나, 고정323)의 이름
高蹈繼前轍           고상한 행위가 선인을 이었으니
寧負平生盟           어찌 평소의 맹세 저버릴까
歲晚此翺翔           세밑에 여기서 서성대노라니
梅竹冰雪明           매화ㆍ대ㆍ얼음ㆍ눈이 밝도다
오언고시ㆍ권5
‘버들 심은 다리’를 얻어 부모님 뵈러 가는 친구를 전송하며 써서 주다(分題得種柳橋送友省親)
送君楊柳橋           그대를 보내는 버들 다리에서
贈君楊柳枝           그대에게 버들가지를 주네
楊柳不足贈           버들은 선물로 충분치 않으나
所念在別離           생각함이 이별에 있네
君歸果何爲           그대는 가서 과연 무얼 하려나
悠悠白雲思           유유히 흰 구름 생각하네
綵衣固自樂           채의324)는 진정 즐겁지만
學道莫遅暮           도를 배움 지체해선 안 되리
采采泮中芹           반촌의 미나리 많이 캐어325)
流年莫虛度           흐르는 시간 그저 보내지 말기를
오언고시ㆍ권5
서우련사의 산수도에 쓴 사겸의 시에 화답하여(奉和思謙題西字鍊師山水圖)
畫山須畫華與嵩         산을 그리려면 화산과 숭산을 그려야 하고
畫水須極滄溟東         물을 그리려면 동쪽 바다를 그려야 하리
仙翁新意奪造化         선옹이 새로운 뜻으로 조화를 빼앗아
筆底颯颯生秋風         붓 끝에 서늘한 가을바람 생겨나니
蘿梯石磴三百尺         담장이 사다리와 돌계단 3백 척이라
槎牙老樹撑蒼空         우뚝한 고목은 창공을 버티네
飛泉娟娟石鑿鑿         나는 폭포 어여쁘고 바위는 첩첩
淸輝粲爛開吟瞳         맑은 광채 찬란하여 시인이 눈 휘둥거리네
老關往矣小李死         늙은 관동326)은 갔고 소리327)도 죽었지만
孰云當代無良工         누가 말했나 당대에 훌륭한 화가 없다고
胷中丘壑自磥砢         가슴엔 언덕과 골짜기 울룩불룩 품었기에
揮洒墨妙精難窮         먹을 뿌린 오묘하고 정밀함 다하기 어렵네
我家有屋松山下         우리 집은 송산 밑에 있거늘
此圖恍墮三韓中         이 그림이 황홀하게 삼한에 떨어졌구나
自緣遊子遠在望         유람객으로 인해 멀리서 바라보노라니
白雲日日生晴峯         흰 구름 날마다 맑은 봉우리에 생기네.
칠언고시ㆍ권8
쌀 찧는 노래(舂米行)
大婦舂東臼           큰 며느리는 동쪽 절구를 찧고
小婦舂西臼           작은 며느리 서쪽 절구를 찧네
小郞舂南臼           작은 서방 남쪽 절구를 찧고
大郞舂北臼           큰 서방은 북쪽 절구를 찧네

006_0899_a_01L千年武夷詩懷哉考亭名

006_0899_a_02L高蹈繼前轍寧負平生盟

006_0899_a_03L歲晚此翺翔梅竹冰雪明

006_0899_a_04L五言古詩ㆍ卷五

006_0899_a_05L分題得種柳橋送友省親

006_0899_a_06L
送君楊柳橋贈君楊柳枝

006_0899_a_07L楊柳不足贈所念在別離

006_0899_a_08L君歸果何爲悠悠白雲思

006_0899_a_09L綵衣固自樂學道莫遅暮

006_0899_a_10L采采泮中芹流年莫虛度

006_0899_a_11L五言古詩ㆍ卷五

006_0899_a_12L奉和思謙題西字鍊師山水圖

006_0899_a_13L
畫山須畫華與嵩畫水須極滄溟東

006_0899_a_14L仙翁新意奪造化筆底颯颯生秋風

006_0899_a_15L蘿梯石磴三百尺槎牙老樹撑蒼空

006_0899_a_16L飛泉娟娟石鑿鑿淸輝粲爛開吟瞳

006_0899_a_17L老關往矣小李死孰云當代無良工

006_0899_a_18L胷中丘壑自磥砢揮洒墨妙精難窮

006_0899_a_19L我家有屋松山下此圖恍墮三韓中

006_0899_a_20L自緣遊子遠在望白雲日日生晴峯

006_0899_a_21L七言古詩ㆍ卷八

006_0899_a_22L舂米行

006_0899_a_23L
大婦舂東臼小婦舂西臼

006_0899_a_24L小郞舂南臼大郞舂北臼

006_0899_b_01L幼女護力攀碓頭         어린 계집 거든다고 방아 잡고
幼兒弄米飜柳斗         어린 녀석 장난치며 버들 구기 엎네
靑裙大婦雲鬟高         푸른 치마 큰 며느리 쪽진 머리 높고
氣猛脚健踏碓牢         튼튼한 다리로 힘차게 방아를 밟으니
大郞小婦驚相問         큰 서방과 작은 며느리 놀라 물으며
謔浪笑傲聲嘈嘈         농담과 웃음소리로 왁자지껄 하네
汗流浹背時蹔息         흐르는 땀이 등 적셔 잠시 쉬며
以手挼看白未白         손으로 집어 흰지 안 흰지 보니
欲白未白還更舂         희게 되려다 아직 희지 않아 다시 찧으니
努力辛勤眞可惜         노력과 고생이 진실로 안타깝구나
天之降材非爾殊         하늘이 재주를 냄이 그렇게 다르지 않거늘
奈何貧富不同途         어이하여 가난과 부자는 길이 다른고
雖然由此勞逸異         비록 이로써 수고와 편안이 달라지나
一治一養還相須         정치와 봉양은 서로를 필요로 하네328)
去年秋熟米價落         작년에 풍년이 되어 쌀값이 떨어지더니
今年麻麥殊兩獲         금년에는 마와 보리가 자못 풍년이네
那堪政又減科徭         더구나 정치에서 세금과 요역을 감하니
婦簸夫篩良不惡         아내 키질과 남편 체질이 나쁘지 않네
或舂或揄或蹂簸         찧거나 날리거나 밟고 까불어
釋之叟叟蒸浮浮         수수수 일고 부글부글 쪄 내네
大雅蒸民歌后稷         대아에서 증민은 후직을 노래하니329)
功奏萬古何時休         공을 연주함이 만고에 언제 쉬겠나
只今閭閻逢歲樂         지금 민가에선 풍년을 만났고
四海淸和塵不起         사해가 청화하여 티끌이 일지 않네
但願年年世太平         다만 바라노니 해마다 태평세월
斗米三錢差可擬         한 말에 3푼이면 조금 근사하리
칠언고시ㆍ권8
청총마가 물 마시는 그림에 쓰다(題騘馬飮水圖)
昔聞韋偃畫無敵         전에 들으니 위언330)은 그림에 적수 없어
解使房星落千尺         방성331)이 천 길이나 떨어지게 했다네
今觀頗似之           지금 보는 것이 그와 자못 비슷해서
坐見落落精權奇         앉아서 보니 우뚝하게 정신이 빼어나네332)
千里歸來汙未乾         천리를 돌아오는데 땀이 마르지도 않았고
碧波吸盡湘雲寒         푸른 물결 마셔버리고 상수의 구름까지
波光雲氣塡滿腹         물 빛과 구름 기운으로 배를 채우고
便欲西走還長安         서쪽으로 달려 장안으로 돌아갈거나
長安此去三千里         장안은 여기서 3천리나 되지만
天閑駿骨差可擬         천한333)의 준골이라 조금 비겨볼 만하네
題詩卷圖還授君         족자에 시를 써서 그대에게 돌려주니
眼見新龍欲飛起         새로운 용이 비등할 것 같음을 보시게.
칠언고시ㆍ권8
물 마시는 말 그림에 쓰다(題飮馬圖)
江南芳草春政肥         강남의 향기로운 풀에 봄이 살지고
奚奴飮馬河水湄         하인이 물가에서 말에게 물 먹이네

006_0899_b_01L幼女護力攀碓頭幼兒弄米飜柳斗

006_0899_b_02L靑裙大婦雲鬟高氣猛脚健踏碓牢

006_0899_b_03L大郞小婦驚相問謔浪笑微聲嘈嘈

006_0899_b_04L汗流浹背時蹔息以手挼看白未白

006_0899_b_05L欲白未白還更舂努力辛勤眞可惜

006_0899_b_06L天之降材非爾殊奈何貧富不同途

006_0899_b_07L雖然由此勞逸異一治一養還相須

006_0899_b_08L去年秋熟米價落今年麻麥殊兩獲

006_0899_b_09L那堪政又減科徭婦簸夫篩良不惡

006_0899_b_10L或舂或揄或蹂簸釋之叟叟蒸浮浮

006_0899_b_11L大雅蒸民歌后稷功奏萬古何時休

006_0899_b_12L只今閭閻逢歲樂四海淸和塵不起

006_0899_b_13L但願年年世太平斗米三錢差可擬

006_0899_b_14L七言古詩ㆍ卷八

006_0899_b_15L題騘馬飮水圖

006_0899_b_16L
昔聞韋偃畫無敵解使房星落千尺

006_0899_b_17L今觀頗似之坐見落落精權奇

006_0899_b_18L千里歸來1)汙未乾碧波吸盡湘雲寒

006_0899_b_19L波光雲氣塡滿腹便欲西走還長安

006_0899_b_20L長安此去三千里天閑駿骨差可擬

006_0899_b_21L題詩卷圖還授君眼見新龍欲飛起

006_0899_b_22L七言古詩ㆍ卷八

006_0899_b_23L題飮馬圖

006_0899_b_24L
江南芳草春政肥奚奴飮馬河水湄

006_0899_c_01L波光照見五花影         물빛이 오화마334) 그림자 비추는데
蘭筋落落精權奇         말의 힘줄 선명하고 정신이 빼어나네
乃知此是大官馬         이제 알겠네 이것은 대관의 말이니
五品以下焉致之         오품 이하가 어찌 얻으리요
前年刷馬幽燕去         작년에 유연335)으로 가고자 말을 징발하니
州縣遞送不敢遅         지방에서 차례로 보내 지체하지 못했네
中途百萬半飢死         중도에 백 만의 절반이 굶어 죽고
但留騣尾丞相知         다만 준마의 꼬리 남음을 승상이 알았네
大街白日馬聲少         대로 한낮에 말 소리 드물어져
蹇驢往往爭先馳         절룩대는 나귀만 왕왕 앞을 다투었지
去年八月天詔下         작년 8월에 천자 조서가 내려와
寛恩亦許常人騎         관대하게 평민의 말 탐을 허락하셨네
人間驊騮不易得         세상에서 준마를 얻기 어려우니
駑駘或受黃金羈         둔한 말도 혹 황금 재갈을 받는다네
豈無鹽車困良驥         어찌 소금 수레 끄느라 피곤한 천리마 없으랴마는
伯樂已矣今何爲         백락이 이미 갔으니 이제 어이하리336)
嗚呼伯樂已矣今何爲       아! 백락이 이미 갔으니 이제 어이하리.
칠언고시ㆍ권8
가을 밤 장산사에서 자며(秋夜宿蔣山寺)
大江之南鍾山寺         큰 강의 남쪽, 종이 울리는 산사
巍巍樓閣開旃檀         높다란 누각에 전단향을 피우네
雲外聽經白鷴下         구름 밖에서 경 듣고 솔개 내려오고
洞中護法蒼龍蟠         골짜기에는 법 지키는 용이 서리네
塔影夜搖崖月淨         탑 그림자는 벼랑 위 달빛에 흔들리고
鍾聲曉襍松濤寒         종소리는 새벽 찬 소나무 물결에 섞이네
舊說天人多集此         옛말에 천인이 이곳에 많이 모인다더니
尙疑環佩來珊珊         고리를 차고 오는 소리 들리는 듯하네.
칠언고시ㆍ권7
유선암에 쓰다(題劉仙巖)
山遶孤村小逕隈         산이 두른 외로운 마을 오솔길 굽이돌고
遠林暑薄訪蓬萊         먼 수풀 더위 약한 봉래산을 찾아왔네
鶴飛雲洞知仙起         학이 구름 골짜기에 나니 신선이 일어남 알겠고
童掃玄關待客來         동자는 현관337)을 쓸어 손님 오길 기다리네
泉至石渠鳴暗玉         샘이 돌다리에 이르러 옥소리 나고
火存丹竈活寒灰         불이 단조338)에 남아 찬 재를 살리네
忽聞鐵笛空中響         문득 들리는 철피리 공중에 울리니
十里松花一夜開         십리의 송화가 한 밤중에 피어나네
避暑看山上石臺         더위 피해 산을 보고 석대에 오르니
紫霞宮殿一時開         신선의 궁전이 일시에 열리는구나
松陰圍座靑凝嶂         솔 그늘 자리를 둘러 푸름이 산에 어리고
槲葉連山翠作堆         떡갈잎이 산에 이어져 비취빛 쌓였네

006_0899_c_01L波光照見五花影蘭筋落落精權奇

006_0899_c_02L乃知此是大官馬五品以下焉致之

006_0899_c_03L前年刷馬幽燕去州縣遞送不敢遅

006_0899_c_04L中途百萬半飢死但留騣尾丞相知

006_0899_c_05L大街白日馬聲少蹇驢往往爭先馳

006_0899_c_06L去年八月天詔下寛恩亦許常人騎

006_0899_c_07L人間驊騮不易得駑駘或受黃金羈

006_0899_c_08L豈無鹽車困良驥伯樂已矣今何爲

006_0899_c_09L嗚呼伯樂已矣今何爲

006_0899_c_10L七言古詩ㆍ卷八

006_0899_c_11L秋夜宿蔣山寺

006_0899_c_12L
大江之南鍾山寺巍巍樓閣開旃檀

006_0899_c_13L雲外聽經白鷴下洞中護法蒼龍蟠

006_0899_c_14L塔影夜搖崖月淨鍾聲曉襍松濤寒

006_0899_c_15L舊說天人多集此尙疑環佩來珊珊

006_0899_c_16L七言古詩ㆍ卷七

006_0899_c_17L題劉仙巖

006_0899_c_18L
山遶孤村小逕隈遠林暑薄訪蓬萊

006_0899_c_19L鶴飛雲洞知仙起童掃玄關待客來

006_0899_c_20L泉至石渠鳴暗玉火存丹竈活寒灰

006_0899_c_21L忽聞鐵笛空中響十里松花一夜開

006_0899_c_22L避暑看山上石臺紫霞宮殿一時開

006_0899_c_23L松陰圍座靑凝嶂槲葉連山翠作堆

006_0899_c_24L「汙」作「汗」{甲}

006_0900_a_01L童子雲中採藥去         동자는 구름 속으로 약 캐러 가고
高人竹外抱琴來         고인은 대숲 밖으로 거문고 안고 오네
汲泉旋煮山中茗         샘물 길어 끓이는 건 산 속 명차
不用蒲萄浸酒杯         포도주에 쩐 잔은 사용하지 않네
칠언율시ㆍ권17
송별하는 강가에서(送人之臨江)
擧目江村楓葉飛         바라보니 강촌에 단풍 잎 날리고
霜華滿地侵人衣         서리 꽃 땅에 가득 옷에 스미네
正憶慈親歲年老         모친 연로하심이 바로 생각나는데
怕聞客子鄕里歸         손님이 돌아가신다 들으니 섭섭하네
湖海魚龍秋水冷         어룡들의 호수 바다 가을 물은 차고
東南耆舊曉星稀         친구들은 동남쪽 새벽별처럼 드무네
碧嶂淸江可行樂         푸른 산과 맑은 강이 즐길 만하지만
如何不採故山薇         어찌 고향 산의 고사리를 캐지 않으리.
칠언율시ㆍ권17
자청궁에서 노닐며(遊紫淸宮)
洪崖先生舊所隱         홍애 선생339)이 은거했던 곳
階下碧桃花飄零         섬돌 아래 벽도화가 떨어지네
夜光出井留丹藥         밤에 빛이 우물에서 나오니 단약이 있고
春露浥松生茯苓         봄 이슬에 솔을 적시니 복령이 나네
天女或携綠玉杖         천녀는 혹 녹옥 지팡이 잡고
仙人自讀黃庭經         선인은 황정경을 읽는구나
隣寺歸來不五里         이웃 절에 가니 5리도 안 되건만
回頭望斷煙冥冥         고개 돌려보니 안개 자욱해 보이지 않네
칠언율시ㆍ권17
석만우釋卍雨
일본 승려 문계를 보내며(送日本僧文溪)
相國古精舍           상국의 옛 사찰에
洒然無位人           산뜻한 무위의 사람340)
火馳應自息           불같이 달리는 마음 응당 쉬고
柴立更誰親           땔감처럼 수척하니 다시 누굴 친하리
楓岳雲生屐           풍악의 구름이 나막신에 피어나고341)
盆城月滿闉           분성342)의 달은 성곽에 가득했네
風帆海天闊           바람 돛에 바다 하늘은 넓거늘
梅柳古鄕春           매화와 버들의 고향 봄 찾아가네
오언율시ㆍ권10
산에서(山中)

006_0900_a_01L童子雲中採藥去高人竹外抱琴來

006_0900_a_02L汲泉旋煮山中茗不用蒲萄浸酒杯

006_0900_a_03L七言律詩ㆍ卷一七

006_0900_a_04L送人之臨江

006_0900_a_05L
擧目江村楓葉飛霜華滿地侵人衣

006_0900_a_06L正憶慈親歲年老怕聞客子鄕里歸

006_0900_a_07L湖海魚龍秋水冷東南耆舊曉星稀

006_0900_a_08L碧嶂淸江可行樂如何不採故山薇

006_0900_a_09L七言律詩ㆍ卷一七

006_0900_a_10L遊紫淸宮

006_0900_a_11L
洪崖先生舊所隱階下碧桃花飄零

006_0900_a_12L夜光出井留丹藥春露浥松生茯苓

006_0900_a_13L天女或携綠玉杖仙人自讀黃庭經

006_0900_a_14L隣寺歸來不五里回頭望斷煙冥冥

006_0900_a_15L七言律詩ㆍ卷一七

006_0900_a_16L

006_0900_a_17L釋卍雨

006_0900_a_18L送日本僧文溪

006_0900_a_19L
相國古精舍洒然無位人

006_0900_a_20L火馳應自息柴立更誰親

006_0900_a_21L楓岳雲生屐盆城月滿闉

006_0900_a_22L風帆海天闊梅柳古鄕春

006_0900_a_23L五言律詩ㆍ卷一○

006_0900_a_24L山中

006_0900_b_01L寒䆫射朝旭           차가운 창에 아침 햇살 비춰
危坐爽煩襟           똑바로 앉으니 흉금이 상쾌하네
振筆摹山水           붓 휘둘러 산수를 그리고
開書閱古今           책 펼쳐 고금 일 열람하네
無心干萬乘           만승에 구하는 마음 없고
有箒享千金           천금으로 여기는 비만 있네343)
自適泉林興           산수의 흥취에 자족하면서
因題方外吟           세상 밖 노래를 쓰노라.
오언율시ㆍ권10
석달전釋達全
연경 호천사 구층탑에 올라(登燕京昊天寺九層大塔)
龍蛇窟深如夜黑         용의 굴 깊어 흑암처럼 어두우니
日光斜穿滴不滴         햇빛이 비껴드나 비치는 듯 마는 듯
躋攀上了天下白         기어 올라가 보니 천하가 하얗고
紅埃腥風一時窮         홍진과 비린 바람 일시에 사라지네
眼中一粟大元國         눈 속에 좁쌀 한 알 원나라 크기요
莾莾茫茫是何色         망망하고 아득하니 무슨 색인가
血肉之身天外飛         피와 살의 몸이 하늘 밖으로 나니
仙耶佛耶何處歸         신선인가 부처인가 어디로 가는가
칠언고시ㆍ권6
이하의 「장진주」에 차운하여(次李賀將進酒韻)
東方日高睡正濃         동방에 해 높도록 잠이 달콤한데
夜光枕頭三丈紅         야광침344) 머리에 세 길이나 붉었네
鳳花半臂掛屏上         봉황과 꽃 그림의 반비345)가 병풍에 걸려 있어
呼兒質酒梨花風         아이 불러 이화풍 술을 사오라 하네
隆隆一搥呼月鼓         둥둥 호월고를 한번 치고
醉擊珊瑚如意舞         술 취해 산호 여의346) 두드리며 춤 추네
燭龍呀呀燒薄暮         촉룡347)은 입 벌려 새벽을 불사르고
闌干啼作眞珠雨         난간에서 울어 진주 비가 되네
錦茵吐了復含巵         비단 자리에 토하고 다시 잔을 머금으니
千鍾一品兩塵土         천종348) 봉록과 일품 관직이 다 진토라네
칠언고시ㆍ권6
제현들의 국화 노래에 차운하여(次韻諸賢賦菊)
桐風西吹屋頭裂         오동 바람 서에서 불어 지붕 찢어지고
一夜虫聲寒欲結         하루 밤 벌레 소리는 추위에 어는 듯
天工放置金剪刀         조화옹이 금가위를 방치하여
紅情綠意掃無轍         붉은 정 푸른 마음 자취가 없네
淵明啾啾臥蒿里         도연명은 슬피 울며 호리349)에 누웠는데
喚起古香香不死         옛 향을 환기하니 향은 죽지 않았네

006_0900_b_01L
寒䆫射朝旭危坐爽煩襟

006_0900_b_02L振筆摹山水開書閱古今

006_0900_b_03L無心干萬乘有箒享千金

006_0900_b_04L自適泉林興因題方外吟

006_0900_b_05L五言律詩ㆍ卷一○

006_0900_b_06L

006_0900_b_07L釋達全

006_0900_b_08L登燕京昊天寺九層大塔

006_0900_b_09L
龍蛇窟深如夜黑日光斜穿滴不滴

006_0900_b_10L躋攀上了天下白紅埃腥風一時窮

006_0900_b_11L眼中一粟大元國莾莾茫茫是何色

006_0900_b_12L血肉之身天外飛仙耶佛耶何處歸

006_0900_b_13L七言古詩ㆍ卷六

006_0900_b_14L次李賀將進酒韻

006_0900_b_15L
東方日高睡正濃夜光枕頭三丈紅

006_0900_b_16L鳳花半臂掛屏上呼兒質酒梨花風

006_0900_b_17L隆隆一搥呼月鼓醉擊珊瑚如意舞

006_0900_b_18L燭龍呀呀燒薄暮闌干啼作眞珠雨

006_0900_b_19L錦茵吐了復▼(尒/口)巵千鍾一品兩塵土

006_0900_b_20L七言古詩ㆍ卷六

006_0900_b_21L次韻諸賢賦菊

006_0900_b_22L
桐風西吹屋頭裂一夜虫聲寒欲結

006_0900_b_23L天工放置金剪刀紅情綠意掃無轍

006_0900_b_24L淵明啾啾臥蒿里喚起古香香不死

006_0900_c_01L黃粉麝囊天爲開         누런 가루 사향 주머니 하늘이 열어주니
金窠四畔秋魂起         금 보금자리 사면에서 가을 혼이 일어나네
瓊液蟻面喜飛下         경액에 개미 얼굴 기쁘게 날아 내리니350)
尊醪徒亞田家瓦         술동이 탁주 그냥 농가 질그릇에 담네
勸君吸盡黃金花         그대에게 권하노니, 황금 꽃 다 마시게
頭上紅輪如走馬         머리 위 붉은 바퀴가 달리는 말 같네
칠언고시ㆍ권6
진영으로 가는 이원수를 송별하며(送李元帥赴鎭)
甲光參差黃金鱗         갑옷에 번쩍거리는 황금 비늘
少年斗膽文章身         젊고 담대하며 멋진 몸이라
馬蹄特特向何處         말발굽 투덕투덕 어디를 향하나
珊瑚鞭指江南去         산호 채찍은 강남 향해 가네
紅旗影拂細柳營         붉은 깃발 그림자 세류영351)을 스치고
千里角聲雲外語         천리에 피리소리 구름 밖에 들리네
手提玉匣三尺水         손에 옥갑 삼척수352)를 들고
欲斬長鯨獻天子         긴 고래 베어 천자께 드리려 하네
칠언고시ㆍ권6
정언 이혼의 화산353) 회고시에 차운하여(次韻李正言混花山懷古)
花山往事有誰知         화산의 지난 날 누가 알리요
今古興亡似弈碁         고금의 흥망은 바둑과 같네
玉輦行街渾作畝         옥연이 가던 거리는 혼연히 이랑 되고
珠簾深巷半成池         주렴이 깊던 길은 절반이 연못 되었네
斬新楊柳幾多屋         새로 버들 꺾어 심은 집은 얼마인가
依舊杏花三兩枝         예전 같은 살구꽃 두세 가지 피었네
細數盈虛春夢裏         차고 빔을 곰곰이 헤아리니 봄꿈 속이라
只堪大笑不堪悲         다만 크게 웃고, 슬퍼하지 않는다네
칠언율시ㆍ권14
선원사 청원루禪源寺淸遠樓
不費登攀自曠然         오르지 않아도 절로 마음 넓어지니
四郊爲圃海爲川         사방 들녘이 밭이요 바다가 개울이라
蒲帆朝過有情吹         부들 돛이 아침에 지나니 유정한 소리
茆棟晚生何處煙         순채 용마루 저물녘에 어느 곳 연기 생기나
野抱山還山抱野         들녘이 산을 안으니 돌이켜 산이 들녘 안고
天呑水亦水呑天         하늘이 물 삼키니 또한 물이 하늘 삼키네
般般形勝誰家具         갖가지 좋은 경치를 누가 갖추었나
榧兀明䆫有毳禪         비자나무 책상 밝은 창에 낡은 옷의 승려 있네
칠언율시ㆍ권14
석익장釋益莊

006_0900_c_01L黃粉麝囊天爲開金窠四畔秋魂起

006_0900_c_02L瓊液蟻面喜飛下尊醪徒亞田家瓦

006_0900_c_03L勸君吸盡黃金花頭上紅輪如走馬

006_0900_c_04L七言古詩ㆍ卷六

006_0900_c_05L送李元帥赴鎭

006_0900_c_06L
甲光參差黃金鱗少年斗膽文章身

006_0900_c_07L馬蹄特特向何處珊瑚鞭指江南去

006_0900_c_08L紅旗影拂細柳營千里角聲雲外語

006_0900_c_09L手提玉匣三尺水欲斬長鯨獻天子

006_0900_c_10L七言古詩ㆍ卷六

006_0900_c_11L次韻李正言混花山懷古

006_0900_c_12L
花山往事有誰知今古興亡似弈碁

006_0900_c_13L玉輦行街渾作畝珠簾深巷半成池

006_0900_c_14L斬新楊柳幾多屋依舊杏花三兩枝

006_0900_c_15L細數盈虛春夢裏只堪大笑不堪悲

006_0900_c_16L七言律詩ㆍ卷一四

006_0900_c_17L禪源寺淸遠樓

006_0900_c_18L
不費登攀自曠然四郊爲圃海爲川

006_0900_c_19L蒲帆朝過有情吹茆棟晚生何處煙

006_0900_c_20L野抱山還山抱野天呑水亦水呑天

006_0900_c_21L般般形勝誰家具榧兀 [10] 明䆫有毳禪

006_0900_c_22L七言律詩ㆍ卷一四

006_0900_c_23L

006_0900_c_24L釋益莊

006_0901_a_01L
낙산사洛山寺
海岸高絶處           바닷가 언덕 높은 곳
中有洛迦峯           가운데 있는 낙가봉
大聖住無住           대성은 머물고 머물지 않으며
普門封不封           보문354)은 닫고 닫지 않네
明珠非我欲           명주355)는 나의 소원 아니요
靑鳥是人逢           파랑새356)는 타인이 만남이라
但願洪波上           다만 원하는 건 너른 파도 위
親瞻滿月容           보름달 얼굴357)을 친견하는 것
오언율시ㆍ권9
석조이釋祖異
조계선사 운감이 ‘무’자를 얻었기에(贈曹溪禪師云鑑得無字)
鑑老禪林傑           운감선사는 선림의 걸출한 분이라
才全德亦俱           재주가 완전하고 덕도 구비하셨네
雲山知快活           구름 산에서 쾌활함을 알아
世路脫崎嶇           세상길의 기구함을 벗어났네
谷密苔生逕           골짜기 은밀하여 이끼가 길에 피고
簾虛月上趺           발은 비어 달은 가부좌 위로 솟네
安心行住臥           마음을 편히 하고 행동하매
日用趙州無           일상생활이 조주의 무358)라네
오언율시ㆍ권10
석시녕釋始寧
앞서 왕문공의 기련에 있는 ‘생生’자를 운으로 삼았는데, 약성359) 제랑이 모두 임습유의 시운을 차운했다는 소문을 들었기에 그 모양대로 다시 바침360)(前用王文公起聯中生字爲韻似聞藥省諸郞皆次林拾遺詩韻依㨾更呈)
一葉秋來起浩然         잎 하나 가을이 되자 호연함이 일어나는데
年經年復幾年年         한 해 지나고 또 한 해 지나 몇 년인가
那知陌巷搖搖柳         어찌 알랴, 거리에 흔들리는 버들이
元是淤泥濯濯蓮         원래 진흙에서 깨끗한 연꽃이었음을
白菊籬邊篁韻碎         흰 국화 울타리 옆에 대 잎 소리 바스락거리고
紫苔庭畔樹陰圓         자줏빛 이끼 뜰 가의 나무 그늘은 원만하네
長沙隻眼雖云在         장사에 한쪽 눈이 남았다 하지만361)
一點靈犀露短篇         영험한 무소뿔362)에 짧은 시편을 드러내네
칠언율시ㆍ권14

006_0901_a_01L洛山寺

006_0901_a_02L
海岸高絶處中有洛迦峯

006_0901_a_03L大聖住無住普門封不封

006_0901_a_04L明珠非我欲靑鳥是人逢

006_0901_a_05L但願洪波上親瞻滿月容

006_0901_a_06L五言律詩ㆍ卷九

006_0901_a_07L

006_0901_a_08L釋祖異

006_0901_a_09L贈曹溪禪師云鑑得無字

006_0901_a_10L
鑑老禪林傑才全德亦俱

006_0901_a_11L雲山知快活世路脫崎嶇

006_0901_a_12L谷密苔生逕簾虛月上趺

006_0901_a_13L安心行住臥日用趙州無

006_0901_a_14L五言律詩ㆍ卷一○

006_0901_a_15L

006_0901_a_16L釋始寧

006_0901_a_17L前用王文公起聯中生字爲韻似聞
006_0901_a_18L藥省諸郞皆次林拾遺詩韻依㨾更
006_0901_a_19L

006_0901_a_20L
一葉秋來起浩然年經年復幾年年

006_0901_a_21L那知陌巷搖搖柳元是淤泥濯濯蓮

006_0901_a_22L白菊籬邊篁韻碎紫苔庭畔樹陰圓

006_0901_a_23L長沙隻眼雖云在一點靈犀露短篇

006_0901_a_24L七言律詩ㆍ卷一四

006_0901_b_01L
석월창釋月䆫
영통사 서루에서 고인의 시를 차운하여(靈通寺西樓次古人韻)
岩泉一派曲通林         바위 샘물 한 줄기 굽어 수풀로 통하고
老樹當軒積翠陰         늙은 나무는 처마 앞에 푸른 그늘 이루네
秋至洞門偏洒落         가을 오니 골짜기 입구 유독 산뜻하고
雲還松嶺轉幽深         구름 돌아가니 솔 고개는 더욱 깊어지네
苔碑勝迹傳從昔         이끼 낀 비석의 뛰어난 자취 전함은 예로부터요
素壁新詩記自今         흰 벽에 새로 시를 적음은 오늘부터네
坐久精神更淸爽         오래 앉았으니 정신이 더욱 맑아지고
磬聲搖月夜沉沉         경쇠 소리 달을 흔들고 밤이 고요하네
칠언율시ㆍ권16
석정근釋丁近
지평363) 동헌에 쓰다(題砥平東軒)
巨嶽撑天似覆盆         큰 산악이 하늘을 받치니 엎은 동이 같고
居民挾岸水平分         민가는 벼랑을 끼고 물을 공평히 나눴네
臨窓赤葉風前舞         창에 다가서니 붉은 입새 바람에 춤추고
出谷踈鍾月下聞         골짜기 나가니 성근 종소리 달 아래 들리네
靜裏有聲憐石澗         고요 속에 소리 나니 석간수 사랑스럽고
閑中多事笑山雲         한가한 중에 일 많으니 산 구름이 우습구나
主人淸節將誰比         주인의 맑은 정절을 누구에게 비할까
却恨鈴齋欠此君         영재에 차군이 빠진 것이 안타깝도다364)
칠언율시ㆍ권17
석종영족암釋宗聆足菴
장난으로 천사에게 줌선사가 일찍이 내도량365)에 갔다가 술 취해 콧물 흘리며 자다가 담당자에게 물리침을 당함(戱贈闡師師嘗赴內道場醉睡涕洟爲有司所斥)
貝葉翻爲竹葉盃         패엽366)이 변하여 죽엽 잔이 되고
天花落盡眼花開         하늘 꽃이 다 떨어져 눈 꽃367)이 피었네
醉鄕廣大人閒窄         취향은 광대하고 인간세계는 좁으니
誰識佯狂老萬回         누가 알랴, 미친 체한 만회368)임을
칠언절구ㆍ권19
석대각釋大覺
염촉사인369)의 사당(厭髑舍人廟)

006_0901_b_01L釋月䆫

006_0901_b_02L靈通寺西樓次古人韻

006_0901_b_03L
岩泉一派曲通林老樹當軒積翠陰

006_0901_b_04L秋至洞門偏洒落雲還松嶺轉幽深

006_0901_b_05L苔碑勝迹傳從昔素壁新詩記自今

006_0901_b_06L坐久精神更淸爽磬聲搖月夜沉沉

006_0901_b_07L七言律詩ㆍ卷一六

006_0901_b_08L

006_0901_b_09L釋丁近

006_0901_b_10L題砥平東軒

006_0901_b_11L
巨嶽撑天似覆盆居民挾岸水平分

006_0901_b_12L臨窓赤葉風前舞出谷踈鍾月下聞

006_0901_b_13L靜裏有聲憐石澗閑中多事笑山雲

006_0901_b_14L主人淸節將誰比却恨鈴齋欠此君

006_0901_b_15L七言律詩ㆍ卷一七

006_0901_b_16L

006_0901_b_17L釋宗聆

006_0901_b_18L戱贈闡師師甞赴內道場醉睡
涕洟爲有司所斥

006_0901_b_19L
貝葉翻爲竹葉盃天花落盡眼花開

006_0901_b_20L醉鄕廣大人閒窄誰識佯狂老萬回

006_0901_b_21L七言絶句ㆍ卷一九

006_0901_b_22L

006_0901_b_23L1)釋大覺

006_0901_b_24L厭髑舍人廟

006_0901_c_01L
千里歸來問舍人         천 리를 와서 사인에게 묻기를
靑山獨立幾經春         청산에 홀로 서서 몇 년을 지내셨나
若逢末世難行法         법을 행하기 어려운 말세를 만난다면
我亦如君不惜身         나 또한 그대처럼 몸을 아끼지 않으리
칠언절구ㆍ권19
석명우釋明友
원감국사 어록 서圓鑑國師語錄序
원감국사圓鑑國師는 걸림 없는 변재辨才370)를 회당화상晦堂和尙께 얻으셨다. 감로산甘露山에서부터 조계曹溪山에 이르기까지 세 번 도량에 앉아 근기에 따라 설법하시고 상대를 만나면 삶을 이롭게 하셨다. 혹 당堂에 오르기도 하고 대중에게 보이기도 하고, 노래하기도 하고 게송을 하기도 하며, 선禪ㆍ교敎와 유儒ㆍ불佛을 자유롭게 취하여 거꾸로 쓰기(倒用)도 하니 어둠은 사라지고 밝음이 온다. 천차만별이라 그 끝을 볼 수 없는데 이치는 동일하다. 비유하면 봄이 온갖 무리에 행하여 하나의 꽃과 풀이라도 모두 봄이 되고 바다가 온갖 강을 두루 받으니 하나의 시내와 물방울도 모두 바다로 모이는 것과 같다. 그러나 하나의 꽃과 풀을 향해서 봄을 알지 못하고 하나의 시내와 물방울을 향해서 바다를 알지 못하면 보는 것에 틈이 있는 것이다.
서ㆍ권84
석신여釋信如
금강경 서金剛經序
한 물건이 여기에 있으니 이름과 모양을 끊어 고금을 관통하고 한 티끌에 처하여 육합을 두르며, 안으로 여러 오묘함을 머금고 밖으로 여러 근기에 응하여, 삼재三才를 주관하고 만법에 왕이 되며, 넓고 넓어 비할 바 없고 높고 높아 짝이 없으니

006_0901_c_01L
千里歸來問舍人靑山獨立幾經春

006_0901_c_02L若逢末世難行法我亦如君不惜身

006_0901_c_03L七言絕句ㆍ卷一九

006_0901_c_04L

006_0901_c_05L釋明友

006_0901_c_06L圓鑑國師語錄序

006_0901_c_07L
圓鑑國師得無碍辨才於晦堂和尙
006_0901_c_08L甘露至曹溪三坐道場隨機說法
006_0901_c_09L物利生或上堂或示衆或歌或2)
006_0901_c_10L也敎也儒焉釋焉橫拈倒用暗去明
006_0901_c_11L千差萬別莫窮其涯涘矣其義則
006_0901_c_12L一也譬如春行萬彙一花一草皆春
006_0901_c_13L海遍千江一涓一滴皆海也
006_0901_c_14L不向一花一草上知春不向一涓一滴
006_0901_c_15L上知海者觀之有暇矣序ㆍ卷八四

006_0901_c_16L

006_0901_c_17L釋信如

006_0901_c_18L金剛經序

006_0901_c_19L
有一物於此絶名相貫古今處一塵圍
006_0901_c_20L六合內含衆妙外應群機主於三才
006_0901_c_21L王於萬法蕩蕩乎其無比巍巍乎其無
006_0901_c_22L大覺恐是釋煦義天之諡號{編}「訟」圓鑑
006_0901_c_23L國師歌頌(本書第六册三七○頁ㆍ同語錄序)作
006_0901_c_24L「頌」{編}

006_0902_a_01L신이하다 하지 않겠는가? 엎드리고 우러르는 사이에 밝디 밝고 보고 듣는 즈음에 은미하고 은미하니 현묘하다 하지 않겠는가? 천지보다 앞서면서 처음이 없고 천지보다 뒤서면서 마침이 없으니 공空인가 유有인가? 나는 그 까닭을 모르겠다.
우리 석가모니(迦文)께서 그 착着자를 얻고, 중생이 동일하게 품부 받고도 미혹한 것을 보시고 탄식하기를 ‘기이하다, 생사의 바다에서 바닥없는 배를 모는구나.’ 하시고 구멍 없는 피리를 부니 오묘한 소리가 땅을 진동시키고, 법의 바다가 하늘에 가득하였다. 이에 어리석은 이들이 모두 깨닫고 마른 것들이 다 윤택해지며 대지의 생명들이 각각 마땅한 곳을 얻었다.
이 『반야경般若經』이라는 것은 오묘한 소리가 흐르는 바요, 법의 바다가 시작된 곳이라. 금강의 견고하고 날카로움으로 나와 남의 빽빽한 산림을 베어내 거듭 어두운 데서 지혜의 해를 비추고 삼공三空에서 미혹의 안개를 열어서, 단상斷常371)의 구덩이에서 나와 진실한 세계로 오르게 하며, 만행萬行의 꽃을 피우고 일승一乘의 열매를 이루게 한다. 말마다 날카로운 칼날이 번뜩이고 구절마다 수쇄水洒하여 집착하지 않으며, 가없는 법문의 바다에서 흘러나와 무한한 인천人天의 스승을 잉태하고 기른다.
감능鑑能ㆍ규봉圭峯ㆍ야부冶父ㆍ천전川傳ㆍ여경與鏡 이 다섯 대사大士들은 모두 인천이 존중하는 분이요 법의 바다가 돌아갈 분이라. 각기 통방정안通方正眼372)을 갖추어 제불諸佛의 밀인密印373)을 전하니, 각자 장광설상廣長舌相을 내어 최상의 종승宗乘374)을 열어 펼친다. 하나하나의 위엄이 강과 산을 흔들고 광휘가 고금에 뛰어나니 당시 맹인으로 하여금 보게 만들고 귀머거리는 듣게 하고 벙어리는 말하게 하고 절름발이는 걷게 하였다. 그리고 장래에 올 사람들을 널리 깨우치기 위해 각자 경전에 의거해 해석을 저술하여 천하 후세에 전하니 어찌 ‘문채를 새기다 덕을 잃는다’ 하리오? ‘금상첨화’라 이를 만하다. 부처님의 해를 거듭 빛나게 함을 왜 그치리오? 또한 조사의 도를 빛나게 드날림이다.
우리들이 천 년 뒤에 태어나 쉽게 만날 수 없는 보배를 만나고, 손수 접하고 눈으로 목도하니 행운이 막대하다. 이로써

006_0902_a_01L不曰神乎昭昭於俯仰之間隱隱
006_0902_a_02L於視聽之際不曰玄乎先天地而無其
006_0902_a_03L後天地而無其終空耶有耶吾未
006_0902_a_04L知其所以我迦文得這一着字普觀衆
006_0902_a_05L生同禀而迷歎曰奇哉向生死海中
006_0902_a_06L駕無底舩吹無孔笛妙音動地法海
006_0902_a_07L漫天於是聾騃盡醒枯槁悉潤大地
006_0902_a_08L▼(尒/口)生各得其所今般若經者妙音之
006_0902_a_09L所流法海之所自者也以金剛之堅利
006_0902_a_10L剗我人之稠林照慧日於重昏開惑霧
006_0902_a_11L於三空使之出斷常坑登眞實際
006_0902_a_12L萬行花成一乘果言言利刄當陽
006_0902_a_13L句水洒不着流出無邊法門海孕育無
006_0902_a_14L限人天師若大鑑能圭峯治父川1)傳與
006_0902_a_15L此五大士者皆人天之所尊法海
006_0902_a_16L之所歸者也各具通方正眼直傳諸佛
006_0902_a_17L密印各出廣長舌相開演最上宗乘
006_0902_a_18L一一威振河嶽輝騰古今遂使當時
006_0902_a_19L盲者得見聾者得聞啞者能言跛者
006_0902_a_20L能行旣而亦爲普覺將來各自依經著
006_0902_a_21L以傳天下後世豈是彫文喪德
006_0902_a_22L謂錦上添華何止重輝佛日亦乃光揚
006_0902_a_23L祖道我曹生于千載之下得遇難遇之
006_0902_a_24L手接目覩幸莫大焉以此可以揚

006_0902_b_01L부처님과 조사의 남은 광휘를 빛나게 드날릴 만하고, 이로써 나라의 큰 복을 더할 만하다. 그러나 이 편집이 누구의 손에서 나왔기에 그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가? 나는 기쁘게 한 분 부처님과 다섯 조사의 마음을 위하여 한 번 굴려 문득 보게 한다. 안타까운 바는, 비록 현을 타는 오묘한 손가락이 있더라도 소리를 감상하는 좋은 귀를 만나지 못하면, 이로써 들음이 잘못되어 ‘높고 높다(峩峩)’를 ‘넓고 넓다(洋洋)’로 아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리고 경전 주소註疏에서 거짓이 진실보다 넘치고, 성곽은 성 밖이 아니라고 하는 경우가 파다하다. 이는 성인에게서 멀어져 다년 간 전해오면서 발생한 것이 아니겠는가? 대저 성인의 말씀이 후세에 전하게 되는 것은 오직 글이지만, 헛된 의논을 펼칠 수 없고 글의 뜻을 전하는 것만은 아니다. 서로 도와야 오묘한 노래를 이룰 수 있고, 천하고금의 귀감이 되고, 세상을 열고 세상을 벗어나는 안목이 된다. 의미에 잘못이 있거나 글에 착오가 있으면 타인의 안목을 열어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해를 그르쳐 바른 지견知見을 장애할 수 있다. 문자에 미혹되지 않고 성인의 뜻을 체득할 수 있는 이는 진실로 얻기 어렵다. 그러나 마음이 맑고 생각이 고요하면 글을 보고 뜻을 연구하며, 뜻에 의해 글을 찾는다면 글과 뜻의 어긋난 것이 조금도 숨지 못하고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세상의 병든 맥이 훌륭한 의사 손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과 같다. 훌륭한 의사 부류가 아니라 하더라도 대략 문장과 뜻을 안다면 진위를 대략 구별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 경전의 주소 가운데 혹 빠졌거나 쓸데없이 들어갔거나 거꾸로 되었거나 잘못된 것들을 가려내어 다른 책들을 살펴보고 선생들에게 질정하여 바로잡았다. 그러나 다른 책에 근거한 것 외에 한 자 한 구절도 함부로 더하거나 뺀 것이 업다. 의심나는 것들 중에 다른 책에 의거한 바가 없는 것은 뜻에 의거하여 결정하여 책 뒤에 붙였을 뿐이다. 나무뿌리가 얽히고 마디가 착종된 곳을 보고서도 재주가 없다고 팔짱을 끼고서 칼로 그것들을 잘라내지 않으면 어찌 통달한 이들이 옳다고 하는 바가 되겠는가?

006_0902_b_01L佛祖之餘輝以此可以延君國之洪祚
006_0902_b_02L然此編集出於何人之手而不現其名
006_0902_b_03L吾喜其爲一佛五祖師之心令一轉
006_0902_b_04L而便見也所嗟雖有彈絃之妙指未遇
006_0902_b_05L賞音之嘉聰由是誤聽峩峩作洋洋者
006_0902_b_06L多矣又於經䟽以僞濫眞 [11] 非城外者
006_0902_b_07L頗多豈非以去聖愈遠歷傳多年而致
006_0902_b_08L然歟夫聖言之所以傳之於後之世也
006_0902_b_09L唯文不能設空議不獨傳文義相資
006_0902_b_10L成妙唱作天下古今之龜鑑開世與出
006_0902_b_11L世之眼目若義有淆訛文有錯誤則非
006_0902_b_12L唯不能開人眼目亦令誤解碍正知見
006_0902_b_13L蓋不爲文字所惑能體聖人之意者
006_0902_b_14L難得也然若心淸慮靜緣文究義
006_0902_b_15L義尋文則文義之舛錯者不隱微毫
006_0902_b_16L了然昭著如世病脉不能逃之於善醫
006_0902_b_17L之手如雖非善醫之儔者粗識文義
006_0902_b_18L略辨眞僞故今之經之䟽之中之或脫
006_0902_b_19L或衍或倒或誤者簡而出之叅之諸本
006_0902_b_20L質之諸師以正之然他本所據外
006_0902_b_21L甞一字一句妄自加損於其間凡有所
006_0902_b_22L他本無所據處據義以決附之卷尾
006_0902_b_23L而已若見盤根錯節之處而抱拙拱手
006_0902_b_24L不游刄於其間則豈爲通人達士之所

006_0902_c_01L이로써 재주 없음을 헤아리지 않고 매듭을 풀고 장애를 통하게 하니, 바르고 바르지 않고, 가지런하고 가지런하지 않은 것들은 영원히 후학들에게 남겨놓는다. 누가 알랴, 왕사성王舍城375)의 달이 만고의 광명으로 길이 멸하지 않음을. 하, 하, 하! 훗날 안목 있는 이들이 보면 큰 웃음을 터트리리라.
서ㆍ권94
석무명釋無名
지리산 암자에서 취한 후 지음(智異山庵醉後有作)
求名求利不如閑         명예 구하고 이익 구함은 한가로움만 못해
屏跡烟霞二五閒         자취를 안개와 노을 두 서너 칸에 숨겼네
好事何人來勸酒         일 좋아하는 누군가 와서 술을 권하여
袈裟半濕愧靑山         가사가 반이나 젖으니 청산에 부끄럽네
칠언절구ㆍ권21
새로 수다사에 머물러 옛 것에 느낌이 있어 지음(新住水多寺感舊有作)
十里松間官道大         십 리 소나무 사이로 관가의 길이 크고
一聲鍾後梵宮幽         한 번 종소리 울린 후 사찰이 조용하네
滿山猿鳥休相怪         온 산의 원숭이와 새야, 괴이하다 하지 마라
少日經過與共遊         며칠만 경과하면 함께 같이 놀리라
칠언절구ㆍ권21

006_0902_c_01L可乎是以不揆不才解其結通其碍
006_0902_c_02L正未正齊未齊永貽來學誰知王舍一
006_0902_c_03L輪月萬古光明長不滅呵呵他日具眼
006_0902_c_04L者見之當發大笑矣序ㆍ卷九四

006_0902_c_05L

006_0902_c_06L釋無名

006_0902_c_07L智異山庵醉後有作

006_0902_c_08L
求名求利不如閑屏跡2)烟霞二五閒

006_0902_c_09L好事何人來勸酒袈裟半濕愧靑山

006_0902_c_10L七言絕句ㆍ卷二一

006_0902_c_11L新住水多寺感舊有作

006_0902_c_12L
十里松間官道大一聲鍾後梵宮幽

006_0902_c_13L滿山猿鳥休相恠少日經過與共遊

006_0902_c_14L七言絕句ㆍ卷二一

006_0902_c_15L「傳}當作「傳」{編}「烟」作「煙」{甲}
  1. 1)천성절天成節 : 국왕 생일.
  2. 2)노낭露囊 : 승로낭承露囊. 당 현종의 생일 때 백관들이 승로낭을 바쳤던 것에서 유래하여 임금의 생일을 경축하는 의미로 사용함. 당나라 봉인封演의 『封氏聞見記』「降誕」참고.
  3. 3)형체 잊음(忘形) : 법을 위해서 몸을 돌보지 않음.
  4. 4)지옥에서 배가 고프다고 하면 끓는 구리를 입에 넣어 혀에서부터 배속까지 모두 문드러진다고 한다. 『長阿含經』권19.
  5. 5)석가모니께서 고행한 지 6년에 수척해서 목숨이 다하려 할 때에 소 치던 여자 난타바라難陀婆羅가 준 우유죽을 먹고 기력을 회복하셨다. 『釋迦如來行蹟頌』.
  6. 6)『莊子』「在宥」에 “물건을 지니고 있으면서 물건에 구애되지 않으므로 물건들이 제대로 존재한다.(物而不物, 故能物物.)”라는 구절이 참고 된다.
  7. 7)저 분 : 문수사이므로 문수보살을 가리키는 듯함.
  8. 8)자고반鷓鴣斑 : 향 이름. 갈색으로 흰 무늬가 있어서 자고새 가슴의 털과 비슷하다. 송宋 범성대范成大의 『桂海虞衡志』「志香」.
  9. 9)연하煙霞 : 안개와 노을. 고요한 산수 경치.
  10. 10)치원암致遠庵 : 최치원崔致遠과 관련한 이름이다. 시문으로 보아 경북 봉화 청량산에 있었음.
  11. 11)최문창후崔文昌侯 : 최치원崔致遠. 고려 현종 때 내사령內史令에 추증되었으며, 문묘文廟에 배향, 문창후文昌侯에 추봉되었음.
  12. 12)김생金生 : 신라 때 명필.
  13. 13)영랑永郞 : 신라 시대 화랑.
  14. 14)양곡暘谷 : 해가 처음 돋는 곳.
  15. 15)초부록蕉覆鹿 : 사슴을 잡은 나무꾼이 남이 볼까 봐 얼른 구덩이 속에 숨기고 파초 잎으로 살짝 덮어 놓고서 혼자 기뻐하다가, 나중에는 그 장소를 잊어버리고는 꿈을 꾸었던 것이 아닌가 여기고 말았는데, 그 말을 들은 다른 사람이 그의 이야기를 근거로 해서 사슴을 찾아내자, 나중에 둘이 소송을 벌이면서 꿈 얘기를 주제로 다투었다는 이야기가 『列子』「周穆王」에 나온다.
  16. 16)귀장龜藏 : 네 발과 머리, 꼬리를 숨기는 거북이처럼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의 6식識을 단속하는 불교의 수행자를 뜻함. 『雜阿合經』권8.
  17. 17)석가모니께서 영취산靈鷲山에서 『법화경』을 설說하여, 모든 나한羅漢들에게 장래에 성불成佛하기를 부촉咐囑하셨다.
  18. 18)자신의 그릇이 작음을 부끄러워 한다는 뜻. 『莊子』「逍遙遊」에 “뱁새가 숲에 깃들어도 나무 한 가지에 불과하고, 두더지가 황하를 마셔도 배를 채우는 데 불과하다.(鷦鷯巢於深林, 不過一枝; 偃鼠飮河, 不過滿腹.)”고 하였다.
  19. 19)주장柱杖 : 승려가 외출할 때 사용하는 지팡이.
  20. 20)지제산支提山 : 전남 장흥군에 있는 천관산天官山의 다른 이름. 높이는 723m.
  21. 21)행각行脚 : 여기저기 다니며 도를 닦음.
  22. 22)지팡이가 용으로 변한 이야기는 『列仙傳』 등에 나옴.
  23. 23)동한東漢 때 비장방費長房이라는 사람이 도사를 따라 호리병 속으로 들어갔더니 별천지가 펼쳐졌다는 이야기가 『後漢書』「方術列傳」 등에 보임.
  24. 24)계수나무 혼백 : 달 속에 계수나무가 있다는 전설에서 나온 말.
  25. 25)깨진 시루(墮甑) : 한나라 때 맹민孟敏이 시루를 짊어지고 가다가 떨어뜨렸는데 그냥 가버리자 임종林宗이 그 뜻을 묻자 대답하기를, “시루가 깨졌는데 봐서 무엇 한답니까?”라고 하였다. 이후 ‘깨진 시루(墮甑)’는 이미 지나가서 돌이킬 수 없는 일을 가리키게 되었다. 『後漢書』「孟敏傳」.
  26. 26)도환跳丸 : 공놀이. 여러 개 공을 공중으로 던졌다가 받는 놀이.
  27. 27)아계鵝溪 : 중국 사천성四川省 염정현鹽亭縣의 지명. 비단 생산지로 유명함. 『新唐書』「地理志」6.
  28. 28)진晉나라 양호羊祜가 다섯 살 때 유모에게, 자기가 가지고 놀던 금반지를 가져오게 하였다. 유모는 원래 반지가 없다고 하자, 양호는 이웃집 동쪽 담 뽕나무에 가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웃주인이 놀래서, 이것은 죽은 우리 아이가 잃어버린 것인데 왜 가져 가냐고 했다. 유모가 사정을 말하자 이씨가 슬퍼하고, 당시 사람들이 기이하게 여기며 이씨 아들이 양호의 전신이라고들 했다. 『晉書』「羊祜傳」.
  29. 29)당나라 때 도사 형화박邢和璞이 방관房琯과 폐허가 된 사찰의 고송古松 아래에 가서 사람을 시켜 땅을 파서는 항아리를 꺼내 그 속에서 누사덕婁師德이 영선사永禪師에게 준 서화書畫를 찾아 방관에게 이것을 기억하냐고 물었다. 방관은 문득 자신이 전생에 영선사였음을 깨달았다. 『佛祖統紀』권40.
  30. 30)연사蓮社 : 『묘법연화경』을 공부하는 모임을 가리킴.
  31. 31)진재眞宰 : 우주 만물의 주재자.
  32. 32)총림叢林 : 승려들의 참선수행 전문도량인 선원禪院과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講院, 계율 전문교육기관인 율원律院 등을 모두 갖춘 사찰.
  33. 33)건석巾錫 : 승려가 소유할 수 있는 수건과 지팡이.
  34. 34)금화전金華牋 : 금니金泥를 박은 가장 좋은 종이.
  35. 35)철륜鐵輪 : 전륜왕이 가지고 있는 사륜四輪의 하나. 사륜은 금․은․동․철륜.
  36. 36)전신傳神 : 그림 특히 초상화에서 그려진 대상의 마음을 읽히게 하는 것. 여기서는 송회도를 통해 조물주의 마음을 전한다는 뜻.
  37. 37)해인海印 : 바다에 풍랑이 쉬면, 삼라만상이 모두 바닷물에 비치는 것같이, 번뇌가 끊어진 부처님의 정심定心 가운데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법이 명랑하게 나타나는 것.
  38. 38)법유法乳 : 바른 법으로 제자를 가르침이 모유로 어린이를 기르는 것과 같다는 표현.
  39. 39)보배(家珍) : 자기 집의 보배.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불성佛性을 가리킴.
  40. 40)『春秋』 애공哀公 14년 조條의 “서쪽으로 사냥을 나가 기린을 잡았다.(西狩獲麟)”라는 대목에서 공자가 ‘우리 도가 다했다.(吾道窮)’고 슬퍼하며 절필絶筆하였다. 성왕聖王의 시대에나 출현하는 기린이 난세에 나와 잡혔기 때문이다.
  41. 41)황견黃絹 : ‘절絶’의 파자. 동한東漢의 채옹蔡邕이 유명한 조아비曹娥碑에 ‘황견유부외손제구黃絹幼婦外孫虀臼’라고 써 두었는데, 삼국 시대 조조曹操의 주부主簿 양수楊脩가 이를 보고 파자破字하여 “황견은 ‘색이 있는 실(色絲)’이므로 절絶 자가 되고 유부는 소녀少女이므로 묘妙 자가 되고 외손은 ‘딸의 아들(女子)’이므로 호好 자가 되고 절구(虀臼)는 ‘매운 것을 받아들이는(受辛)’ 것이므로 사辭가 된다. 따라서 ‘절묘호사絶妙好辭’ 즉 절묘한 좋은 글이란 뜻이 된다.”고 풀이하였다. 『世說新語』「捷悟」.
  42. 42)자니紫泥 : 임금의 조서를 봉할 때 쓰던 자색 진흙.
  43. 43)환공桓公이 당堂 위에서 독서하는데 윤편輪扁이 당 아래에서 바퀴를 깎다가 환공에게 말하기를, 바퀴를 깎는 절묘한 방식은 도저히 말로 전할 수 없는 것이요 마찬가지로 고인의 절묘한 깨달음은 전할 수 없는 것이니 책이라는 것은 찌꺼기일 뿐이라고 하였다. 『莊子』「天道」.
  44. 44)『詩經ㆍ豳風』「七月」에 “칠월유화七月流火”라고 함. 집전集傳에, ‘화火는 대화성大火星과 심성心星이니, 유월六月 저녁에 땅의 남방에 더해졌는데, 칠월七月 저녁에 이르면 내려와서 서쪽으로 내려간다.’고 하였다.
  45. 45)일모日暮 : 남조 양南朝梁의 시인 강엄江淹이 지은 시 ≺惠休上人怨別≻에 “해가 지면 푸른 구름도 서로 만나는데, 가인은 왜 이렇게 오지 않는지.(日暮碧雲合, 佳人殊未來.)”라는 구절이 유명하다.
  46. 46)양춘곡陽春曲 : 「白雪曲」과 함께 따라 부르기 어렵기로 유명한 초나라의 가곡 이름. 『文選』「宋玉對楚王問」.
  47. 47)개 인연 : 진晋 나라 주건평朱建平이 상술相術에 능통한데 응거應璩를 보고, 63세에 액운이 있고 그보다 1년 전에 흰 개(白狗)가 보일 테지만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응거가 62세에 과연 문득 흰 개를 보았는데, 옆의 사람은 보지 못하였다. 응거는 놀고 즐기다가 일 년 뒤에 죽었다. 『三國志』「方技傳」.
  48. 48)뱀 그림자 : 후한後漢 때 두선杜宣이 술잔 속에 비친 활 그림자를 뱀으로 착각하고 술을 마신 뒤에 기분이 언짢은 나머지 복통을 일으켰다가 진상을 알고서 쾌유했다는 ‘배궁사영杯弓蛇影’의 고사가 전한다. 『風俗通義』「怪神」.
  49. 49)홍추鴻樞 : 높고 긴요한 직위. 대개 추밀원樞密院을 가리킴.
  50. 50)납언納言 : 임금의 뜻을 백성에게 선포하고 백성의 뜻을 임금에게 전하던 벼슬.
  51. 51)선실宣室 : 한 문제漢文帝가 거하던 미앙궁未央宮의 궁실. 한 문제가 가의賈誼를 이곳에 불러 귀신에 대해 물음. 『漢書』권48「賈誼傳」.
  52. 52)희원喜園 : 도리천忉利天에 있는 제석帝釋 사원四園의 하나. 이곳에서 노닐면 희락이 무궁하다고 함. 『大毘婆沙論)』권134.
  53. 53)독우督郵 : 지방 감찰관.
  54. 54)공화空華 : 허공의 꽃. 눈병에 걸린 사람이 눈앞에 아무것도 없는데 꽃과 같은 것이 보이는 현상을 말함. 본래 실체가 없는데 망령된 견해로 착각을 일으켜 실제로 있다고 여기는 현상을 비유함.
  55. 55)상적광常寂光 : 여래如來의 법신法身이 거주하는 정토淨土, 또는 그곳의 지혜의 빛.
  56. 56)장구長句 : 오언시에 대하여 칠언시를 가리킴.
  57. 57)옥순玉笋 : 당나라 이종민李宗閔이 과거시험을 주관하여 이름난 명사들을 뽑아서 사람들이 ‘옥순玉笋’이라 칭하였다. 이후 뛰어난 영재들이나 급제한 문하생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는데, 여기서는 최학사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新唐書』「李宗閔傳」.
  58. 58)겸손함에 네 가지 더함(一謙四益) : 『周易』 謙卦에 “천도는 가득함을 줄이고 겸손함을 채우며, 지도는 가득함을 바꾸고 겸손함으로 흐르며, 귀신은 가득함을 해치고 겸손함을 복주며 인도는 가득함을 미워하고 겸손함을 좋아한다.(天道虧盈而益謙, 地道變盈而流謙, 鬼神害盈而福謙, 人道惡盈而好謙.)”고 하였다.
  59. 59)삼전법륜三轉法輪. 시전示轉, 권전勸轉, 증전證轉으로 석존께서 세 번 4제諦의 가르침을 말씀하신 것이다. 시전은 사제를 지시하신 것, 권전은 사제를 알아야 한다고 권하신 것, 증전은 사제를 이미 증득했으니 다시 할 게 없다는 것을 뜻한다.
  60. 60)밤중에 명월주明月珠를 갑자기 행인에게 던져 주면 고맙게 생각하는 대신 칼을 먼저 뽑아 들려고 한다는 ‘명주암투明珠暗投’의 고사가 있다. 『史記』권83 「鄒陽列傳」.
  61. 61)공화空華 : 본래 꽃이 없는데 눈병 있는 사람들이 눈병 때문에 보게 되는 것. 본래 실재하지 않는 것을 실재한 것이라고 잘못 아는 것을 비유한 말.
  62. 62)‘큰 도를 실천하다(蹈大方)’는 『莊子』「山木」에 나옴.
  63. 63)형박荊璞 : 형산의 박옥. 박옥은 돌 속에 들어 있는 옥. 초楚나라 변화卞和가 형산荊山에서 박옥을 얻어 여왕厲王과 무왕武王에게 차례로 바쳤으나 돌이라 하여 두 발을 자르는 형벌을 당하였는데, 그 후 문왕文王이 즉위하고서야 비로소 옥공玉工에게 다듬게 하여 천하의 보옥寶玉이 되었다. 『韓非子』「和氏」.
  64. 64)역양嶧陽 : 오동나무가 유명한 산. 『書經』「禹貢」에 나옴. 이곳 오동으로 만든 거문고가 유명함.
  65. 65)금성탕지金城湯池 : 쇠로 만든 성과 그 성을 둘러싸고 있는 끓는 연못이라는 뜻으로, 방어시설이 아주 튼튼한 성을 말한다.
  66. 66)똥을 치우다가(除糞) : 똥은 삼계三界의 견혹見惑과 사혹思惑을 비유함. 『法華經』권2.
  67. 67)명주明珠 : ‘옷 속의 명주’는 중생이 본래 구유한 불성을 가리킴.
  68. 68)감로甘露 : 불타의 가르침을 ‘감로의 법’이라고 함.
  69. 69)통발(筌蹄) : “통발은 고기를 잡는 것이나 고기를 얻고는 통발을 잊어야 하고, 제蹄는 토끼를 잡는 것이나 토끼를 얻고는 발굽을 잊어야 하며, 말은 뜻을 나타내는 것이나 뜻을 얻고는 말을 잊어야 한다.(筌者所以在魚, 得魚而忘筌; 蹄者所以在兎, 得兎而忘蹄; 言者所以在意, 得意而忘言.)”고 하였다 『莊子』「外物」.
  70. 70)청곡사靑谷寺 : 경남 진주에 있는 사찰.
  71. 71)진양晋陽 : 경남 진주의 이칭으로 진양공晋陽公 최우崔瑀(?~1249)를 가리킴. 나중에 이怡로 개명하였다. 1219년 추밀원부사로 아버지 최충헌의 뒤를 이어 집권하여, 1243년 국자감을 수축했으며 사재를 동원해 대장경판 재조를 완성케 했다.
  72. 72)계옥桂玉 : 음식과 땔감이 귀함을 말함. 『戰國策』「楚策」3에서 소진蘇秦)이 초나라 왕에게 “초楚 나라의 음식은 옥玉보다도 귀하고, 땔감은 계수나무보다도 귀하다.”고 함.
  73. 73)“큰 건물이 이루어지매 제비와 참새가 축하한다.(大厦成, 而燕雀相賀.)”는 말이 『淮南子』「說林訓」에 있음.
  74. 74)매화 비(梅子雨) : 매실이 익어가는 음력 4월에 내리는 여름 비.
  75. 75)적인寂忍 : 적정무위寂靜無爲와 감인수욕堪忍受辱.
  76. 76)토끼의 뿔(兎角) : 명칭은 있지만 실체는 없는 것을 비유함.
  77. 77)양장羊腸 : 양의 창자 같이 꼬불꼬불하고 험한 길을 비유함.
  78. 78)상공湘公 : 화엄조사 상공. 의상義湘(625~702)을 말함.
  79. 79)끄덕이던 사람들(點頭人) : 바위가 사람들처럼 보인다는 말인데, 동진東晉 때 승려 축도생竺道生이 호구산虎丘山에서 돌을 모아 『涅槃經』을 강론하고 ‘악인도 성불할 수 있다.(闡提成佛)’는 글을 찬술하자 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佛祖統紀』권26.
  80. 80)오아현烏兒縣 : 전라도 장흥. 신라가 이 지역을 차지했을 때 ‘오아’라고 하였음.
  81. 81)「諸菩薩住處品」32에 나옴.
  82. 82)아육왕阿育王 : Ashoka. 인도 마우리아왕조의 제3대 왕.
  83. 83)원문 ‘유宥’는 ‘유밀宥密’을 가리킴. 『詩經․周頌』「昊天有成命」에, “밤낮으로 천명을 받음이 유밀하다.(夙夜基命宥密)” 라 하였고, 그 주석에 유宥는 넓고 깊다는 뜻이고, 밀密은 정밀하다는 뜻이라고 하였음.
  84. 84)희이希夷 : 『老子』14장에, “보려 해도 보이지 않는 것을 이라 하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는 것을 희라 한다.(視之不見, 名曰夷, 聽之不聞, 名曰希)”고 함. 무성무색無聲無色의 도道의 본체를 말함.
  85. 85)사나舍那 : 비로자나毘盧遮那(vairocana)의 약칭. 부처님의 진신眞身을 나타내는 칭호.
  86. 86)대덕大德 : 덕망이 높은 승려.
  87. 87)과보果報의 주체 즉 유정有情의 심신을 정보正報라 하고, 유정이 의지하는 국토와 집기 등을 의보依報라고 함.
  88. 88)다라니陁羅尼 : dhāranī. 무량무변한 뜻을 지니고 있어, 모든 악한 법을 버리고 한량없이 좋은 법을 가지는 것. 지혜 혹은 삼매를 말하기도 하지만 대개 진언眞言을 가리킴.
  89. 89)단애옹丹崖翁 : 미상. 『全唐詩』에 원결元結의 ≺宿丹崖翁宅≻이 있다. 시 내용을 보면, 단애옹은 단애丹崖가 좋아서 벼슬을 버리고 그 아래에 산다고 하였다.
  90. 90)황석공黃石公 : 진秦나라 말기의 선인仙人. 장량張良이 일찍이 이교圯橋에서 어떤 노인을 만났는데, 그 노인이 신발을 다리 아래로 떨어뜨리고는 장량에게 주워 오게 하였다. 장량이 신발을 주워 노인이 시키는 대로 신겨 주자 며칠 뒤 노인이 그에게 병서兵書 하나를 주면서 말하기를, 이것을 읽으면 왕의 스승이 될 것이고, 13년 후에 제북濟北에서 다시 만날 것인데, 곡성산穀城山 아래 누런 돌(黃石)이 바로 자신이라고 하였다. 『史記』권55「留侯世家」.
  91. 91)납극蠟屐 : 밀을 녹여 겉에다 칠해서 말라 터지지 않도록 미리 방비한 나막신. 『星湖僿說』제6권. 남송南宋 때의 시인 사영운謝靈運이 산을 유람하기를 즐겨하였는데, 산을 오를 때에는 나막신의 앞굽을 빼고 오르고 내려올 때에는 뒷굽을 빼고 내려왔다고 한다. 『南史』권19「謝靈運傳」.
  92. 92)송대宋代의 시인 반랑潘閬이 화산華山을 바라보며 읊은 ≺望華山≻ 시에 “하늘에 꽂힌 삼봉 사랑스럽기도 해라. 나귀 거꾸로 타고 머리 쳐들어 읊으며 바라보네. 옆 사람은 깔깔 웃지만 그야 웃거나 말거나, 나는 끝내 집 옮겨서 저 위에 올라가 살련다.(高愛三峯揷太虛, 昻頭吟望倒騎驢. 傍人大笑從他笑, 終擬移家向上居.)”라고 하였다.
  93. 93)보안普眼 : 번뇌를 제거한 평등한 눈.
  94. 94)원문은 4자씩 맞춰져 있다.
  95. 95)환중環中 : 시비 따위 상대적 가치를 넘어선 상태를 가리킴. 『莊子』「齊物論」에 나오는 말인데, 『肇論疏』권상에서 환중環中은 경계이고, 묘계妙契는 지혜라 하고 주석에서 “장자가 말하길, 시비가 반복되어 서로 따라서 무궁하기 때문에 ‘환중’이라고 한다. 환중은 공허하다. 이제 시비를 환으로 삼아 그 중中을 얻은 자는 시비가 없는 자이다.”라고 했다.
  96. 96)신라 원효元曉는 경전의 가르침을 다음과 같은 사교四敎로 판석判釋하였다. ①삼승별교三乘別敎는 사제四諦와 연기경緣起經 등으로서 성문聲聞․연각緣覺․보살菩薩 삼승이 공통으로 공부해야 할 내용이다. 그중에 2승은 인공人空의 이치를 알게 되지만 법공法空은 깨닫지 못하여 보살과 구별되므로 삼승별교라 칭한다. ②삼승통교三乘通敎는 반야경般若經․심밀경深密經 등으로서 삼승이 공통으로 공부해야 할 내용이다. 삼승이 모두 인공과 법공의 이치를 알게 되므로 삼승통교라고 한다. ③일승분교一乘分敎는 영락경瓔珞經․범망경梵網經 등으로서 보살 일승만을 위한 것이다. 원융한 법을 현현하지 못하므로 분교라고 칭한다. ④일승만교一乘滿敎는 화엄경華嚴經 등으로서, 역시 일승만을 위한 것인데 원융한 법계의 이치를 밝혔으므로 만교라고 칭한다.
  97. 97)보소寶所 : ‘화성化城’의 대칭으로서 진귀한 보배가 있는 곳을 뜻하며 궁극의 열반을 비유하는 말. 화성은 소승의 열반을 비유하여 가깝지만 실제가 아님을 말하고, 보소는 대승의 열반을 비유하여 진정 깨닫고 안주하는 장소를 가리킴. 『法華經』「化城喩品」.
  98. 98)구계삼승九界三乘 : 구계는 십법계十法界에서 불계佛界를 뺀, 지옥․아귀․축생․아수나․인간․천상․성문․연각․보살을 말하고, 삼승은 성문․연각․보살을 가리킴.
  99. 99)지자智者 : 천태지의天台智顗 대사의 덕호德號. 수나라 개황開皇 11년(591)에 진왕晉王(양광楊廣, 뒤에 隋煬帝가 됨)이 지의를 따라 보살계를 받고서 덕호 ‘지자’를 하사하였다. 『止觀輔行傳弘決』권1. 『법화경』을 이론(敎相)과 실천(觀心)이 통합된 구경의 경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했다.
  100. 100)상계像季 : 상법像法 시대의 말기. 교법의 운행 상황이 정법 시대와 유사하기 때문에 상법이라고 함. 가르침이 있어서 법을 행하지만 증득하는 과보가 없는 시대를 말한다.
  101. 101)태형台衡 : 태台는 천태산天台山의 지의智顗, 형衡은 남악 형산南嶽衡山의 혜사慧思를 가리킴. 혜사가 스승, 지의는 제자인데, 후인들이 부르기 편한 대로 태형이라고 함. 『四敎儀集解』권하.
  102. 102)작가作家 : 선禪에서 시문詩文으로 선지禪旨를 펼치는데, 이치를 체득하여 좋은 시문으로 중생을 제도하는 승려를 ‘작가’로 칭한다.
  103. 103)금원金園 : 사찰. 원園은 여러 생물들이 복혜福慧를 심는다는 뜻을 나타냄.
  104. 104)반행반좌半行半坐 : 『摩訶止觀』권2를 근거로 천태종에서 말하는 네 가지 삼매三昧 가운데 하나. 네 가지 삼매는 상좌常坐․상행常行․반행반좌半行半坐․비행비좌非行非坐.
  105. 105)십승十乘 : 천태종에서 열 가지 대경對境을 관찰하는 관법. 관불사의경觀不思議境ㆍ발진정보리심發眞正菩提心ㆍ선교안심지관善巧安心止觀ㆍ파법변破法遍ㆍ식통색識通塞ㆍ도품조적道品調適ㆍ대치조개對治助開ㆍ지차위知次位ㆍ능안인能安忍ㆍ무법애無法愛. 대개 승乘은 거승車乘(수레)의 뜻으로서, 공空ㆍ가假ㆍ중中 3제諦의 원융무애圓融無碍를 관하는 관법은, 우리를 열반의 이상경理想境에 이르게 하는 수레이므로 승이라 함.
  106. 106)삼관三觀 : 관법觀法의 내용을 3종으로 나누는 것. 천태종에서는 공관空觀ㆍ가관假觀ㆍ중관中觀으로 구분함.
  107. 107)제호醍醐 : 우유를 정제하여 만든 음식. 불성을 비유함.
  108. 108)일미一味 : 부처님은 다양한 가르침을 말씀하셨지만 그 뜻은 하나의 맛이라는 의미.
  109. 109)고의高誼 : 높은 덕위德威.
  110. 110)남쪽 지방(南紀) : 남국南國의 강기綱紀라는 뜻으로 그 지방의 형승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남쪽 지방을 가리킴. 『詩經』「四月」에, “넘실넘실한 강한은 남국의 벼리이다.(滔滔江漢南國之紀)”에서 나온 말임.
  111. 111)땅에 침 하나를 세우고 하늘에서 겨자씨 하나를 던져서 맞추려고 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것으로 부처님이 세상에 나온 때를 만나기 어려움을 비유하곤 하는데 여기서는 스승과 제자의 만남을 비유하였다.
  112. 112)좌망坐忘 : 심ㆍ법心法이 상응하고 물아物我를 잊는 경계를 말함.
  113. 113)빈조蘋藻 : 제사 음식. 『詩經』「采蘋」에 “남간의 물가에서 빈을 캐고, 저 행료에서 조를 캐 오네.(于以采蘋, 南澗之濱. 于以采藻, 于彼行潦.)”라 하였고, 주석에 「채빈」은 대부大夫의 처가 법도를 따름을 말한 것이요, 법도를 따를 수 있으면 선조를 이어 제사를 받들 수 있다고 하였다.
  114. 114)상가象駕 : 덕망 있고 존귀한 사람이 타는 것. 코끼리가 경전을 싣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왔다고 하는 데서 유래함.
  115. 115)일대사一大事 :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한 큰 목적, 그것은 인생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것을 일대사라 한다.
  116. 116)법주法住와 법위法位 : 진여의 오묘한 이치는 반드시 일체 제법諸法에 머무는 법이니 법주라고 하고, 진여는 제법이 안주하는 자리이니 법위라고 한다.
  117. 117)원문은 대체로 6자씩 한 구절이 짝을 이루는데 앞 구절 끝에는 ‘兮’자가 붙어 있어 운율을 형성한다.
  118. 118)오계五季 : 다섯 왕조가 자주 갈린 말세라는 뜻으로, 중국 후오대後五代 즉 후당後唐ㆍ후주後周ㆍ후진後晋ㆍ후한後漢을 이르는 말.
  119. 119)간기間氣 : 세상에 드문 뛰어난 기품.
  120. 120)원문 ‘貞于相’과 관련하여 『法華經玄籤備撿』에 “『爾雅』에 6월을 차且, 7월을 상相, 8월을 모牡라고 하였다. 정貞은 바름(正)이니, 바로 7월을 맞았다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121. 121)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 : 주 115 참조.
  122. 122)『법화경』「譬喩品)」에 나오는 비유. 양이 끄는 수레는 성문인聲聞人을 비유하니, 양이 달아나면서 무리를 돌아보지 않는 것처럼 성문인은 자기 제도만 바라고 타인을 돌보지 않는다. 사슴이 끄는 수레는 연각인緣覺人을 비유하니, 사슴이 달아나면서 무리를 돌아보는 것처럼 연각인은 타인을 위한 마음이 조금 있다. 소가 끄는 수레는 보살인菩薩人을 비유하니, 소가 짐을 지고 모두 참으며 운반하는 것처럼 타인을 제도하길 바랄 뿐 자기 제도는 바라지 않는다. 따로 큰 흰 소가 끄는 수레를 설정하여 일불승一佛乘을 비유한다.
  123. 123)『법화경』권4 「提婆達多品」에 나오는 사갈라娑竭羅 용왕의 딸. 8세인데 지혜가 뛰어나 제불諸佛이 설한 말씀을 모두 받아 지니고 찰나에 보리심을 내어 불퇴전不退轉을 얻음.
  124. 124)여섯 어금니 : 육바라밀을 상징함.
  125. 125)균조鈞造 : ‘병균조화秉鈞造化’의 줄임말. 균鈞은 저울을 뜻하여 국사國事의 경중을 재는 것을 뜻함.
  126. 126)내호內護 : 신ㆍ구ㆍ의身口意 삼업三業의 잘못을 막기 위해 제정된 계율戒律. 이에 비해, 법회法會를 할 때 드는 일체의 비용과 의복ㆍ음식 등 물질적인 문제를 담당 주선하는 일을 외호外護라고 함.
  127. 127)『禮記』「文王世子」에 무왕이, 천제天帝가 구령九齡을 주는 꿈을 꾸었다고 함.
  128. 128)옥촉玉燭 : 사철의 기후가 고르고 해와 달이 훤히 비치는 모습.
  129. 129)오병五兵 : 다섯 가지 병기. 『公羊傳』에서는 모矛, 극戟, 검劍, 순盾, 궁고弓鼓. 『穀梁傳』에서는 모矛, 극戟, 월鉞, 순盾, 궁시弓矢. 『漢書』에서는 모矛, 극戟, 궁弓, 검劍, 과戈. 『國語』에서는 도刀, 검劍, 모矛, 극戟, 시矢. 『周書』에서는 궁弓, 극戟, 모矛, 검劍, 순盾. 일반적으로는 『周禮․하관夏官․사우司右』의 정현鄭玄 주注에 따라서 과戈, 수殳, 극戟, 추모酋矛, 이모夷矛를 수레의 다섯 병기라 하고, 보졸步卒의 다섯 병기는 『司馬法』에 따라 夷矛 대신 궁시弓矢를 넣는다.
  130. 130)제일의천第一義天 : 부처님과 부처님이 증득하신 열반을 이르는 말. 『北本涅槃經』.
  131. 131)불이묘경不二妙境 : 상대 차별이 없는 오묘한 경계.
  132. 132)학림鶴林 : 사라수娑羅樹의 이칭. 중인도 구시나라拘尸那羅(Kusinārā) 성 바깥의 사라수 수풀 아래에서 석존께서 열반하심.
  133. 133)지자智者 : 주 99 참조.
  134. 134)선총지旋摠持 : 선다라니旋陀羅尼. 범부로 하여금 차별의 가상假相을 돌이켜 평등한 공空으로 들어가게 함. 『법화경』「勸發品」. 천태종의 공空․가假․중中에 해당함. 총지摠持는 범어 dhāraṇī의 음역. 불법을 모두 기억(總攝憶持)하여 잊지 않는 힘(念慧力)을 말함.
  135. 135)오시팔교五時八敎 : 지의智顗가 주장한 천태종의 교판敎判. 석가세존의 설법 순서에 따라 화엄華嚴․녹원鹿苑․방등方等․반야般若․법화法華와 열반涅槃 등 오시五時로 나누고, 중생을 가르치는 형식과 방법에 따라 돈頓․점漸․비밀祕密․부정不定 등 네 종류의 화의사교化儀四敎와 중생의 근기에 따라서 가르치는 내용에 따라 장藏․통通․별別․원圓 등 네 종류의 화법사교化法四敎로 나눔.
  136. 136)삼관십승三觀十乘 : 삼관三觀은 공空․가假․중中 삼제三諦를 말함. 십승十乘은 십승관법十乘觀法으로, 대상을 바로 관찰하는 열 가지 관법. 관불사의경觀不思議境, 발진정보리심發眞正菩提心, 선교안심지관善巧安心止觀, 파법편破法遍, 식통색識通塞, 도품조적道品調適, 대치조개對治助開, 지차위知次位, 능안인能安忍, 무법애無法愛.
  137. 137)만행萬行 : 수행자들이 지켜야할 온갖 행동.
  138. 138)사사四師 : 화엄종에서 종풍을 선양한 이통현李通玄․자선子璿정원淨源․의화義和를 일컫는 말. 이통현은 당나라 때 『新華嚴經論』을 저술하였고, 송나라 때 장수자선長水子璿은 화엄경과 능엄경을 가르치고 『首楞嚴義疏注經』을 저술하였고, 자선의 제자 진수정원晉水淨源은 『華嚴經疏註』를 저술하고 고려 의천義天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의화義和는 남송 때 『華嚴念佛三昧無盡燈』을 저술하였다.
  139. 139)의주衣珠 : 옷 안에 보주寶珠가 매달려 있는데 알지 못함. 중생이 스스로 불성을 지니고도 알지 못함을 비유함. 법화칠유法華七喩의 하나. 『법화경』권4「五百弟子授記品」.
  140. 140)발진發軫 : 수레를 움직임. 공부함을 가리키는 듯함.
  141. 141)『論語』「衛靈公篇」에 “인에 당하여서는 스승에게라도 사양하지 않을 것이다.(當仁, 不讓於師.)”라는 구절을 인용함.
  142. 142)육시六時 : 하루를 6시로 나눔. 낮은 아침(晨朝)․정오(日中)․오후(日沒), 밤은 초야初夜․중야中夜․후야後夜로 나눔.
  143. 143)제호醍醐 : 우유를 정제하여 만든 음식. 불성을 비유함.
  144. 144)치자꽃(薝蔔) : 치자꽃 즉 담복薝蔔은 첨복瞻蔔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첨복은 금바라화金婆羅華를 말한다. 『佛祖統紀』권5에, 석존께서 영산회상에서 범왕梵王이 바친 금바라화를 집으려고 하실 때 오직 가섭만이 미소를 지으며 석존의 뜻을 깨달았다고 한다.
  145. 145)진양공晋陽公 저하 : 주 71 참조.
  146. 146)불종佛種 : 부처님 종족, 부처님 계통. 성불成佛의 종자種子 즉 불성佛性을 가리키기도 하니, 불과를 얻는(得佛果) 인因이 되기 때문임.
  147. 147)기대앉으니 : ‘기오寄傲’는 거리낌 없이 기댄다는 뜻이다. 「歸去來辭」 ‘남쪽 창에 기대어 거리낌 없이 있노라니.(倚南窗以寄傲)’에 나옴.
  148. 148)응교應敎 : 시를 지으라는 분부에 따름.
  149. 149)춘총春葱 : 봄의 여린 부들. 여자의 섬세한 손가락을 비유함.
  150. 150)대덕大德 : 대덕은 원나라 성종의 연호(1297∼1307)인데 기사년은 없다. 착오가 있는 듯함.
  151. 151)55선지식善知識 : 『華嚴經』「入法界品」에서, 선재동자善財童子가 법문法門의 이치를 구하고자 두루 다니는데 처음에 문수文殊를 뵙고 다시 남방을 다니며 차례로 선지식들을 방문함.
  152. 152)도리천忉利天 : Trāyastriṃśa. 삼십삼천三十三天. 욕계欲界 6천天의 제2천. 제석천帝釋天이 거하는 천계에 관련되며 수미산에 있음. 수미산 사방에 각각 8개의 천성天城이 있고 중앙에 제석천이 거주하는 선견성善見城(또는 희견성喜見城)이 있으므로 삼십삼천이라고도 함.
  153. 153)화주化主 : 공양주供養主. 거리에 나가서 여러 사람에게 시물施物을 얻으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법연法緣을 맺게 하는 동시에 그 절에서 쓰는 비용을 구해 오는 선승禪僧.
  154. 154)삼양三陽 : 음력 11월에 하나의 양효陽爻가 처음으로 생겨나고, 1월이 되면 세 개의 양효가 하괘下卦에 자리하고 세 개의 음효가 상괘에 자리하는 태괘泰卦를 이룸.
  155. 155)장리長吏 : 수령의 보좌관.
  156. 156)안부按部 : 관할 지역을 다스림. 안렴사按察使의 이칭.
  157. 157)절도부節度府 : 절도사가 있는 관아.
  158. 158)판축版築 : 판자板子와 판자 사이에 흙을 넣고, 공이로 다짐.
  159. 159)대모玳瑁 : 거북의 일종. 등딱지를 공예품에 사용함.
  160. 160)낭간琅玕 : 경옥硬玉의 일종. 어두운 녹색 또는 청백색靑白色이 나는 반투명의 옥.
  161. 161)‘무인 복장’부터 여기까지는 『莊子』「說劍」의 표현이 많이 인용되었다. ‘그 내용이 이러저러하다’는 것은 세 가지 검에 대한 대화를 다룬 「說劍」의 내용을 말한다.
  162. 162)비제하毘提訶 : Videha. 수미須彌 사대부주四大部洲의 하나. 『長阿含經』권1 「閻浮提州品」에 따르면, 수미산 동쪽에 천하가 있는데 지역이 둥글고 넓이가 9천 유순由旬인데 사람의 얼굴도 둥글다고 함.
  163. 163)염부제剡浮提 : Jambu-dvīpa. 수미須彌 사대부주四大部洲의 하나. 남섬부주南贍部洲. 『大唐西域記』권1에 따르면, 섬부贍部(梵 jambu)는 원래 포도수蒲桃樹의 음역音譯이며 지형은 거상車箱(수레의 사람이 타거나 물건 싣는 곳) 같고, 사람 얼굴도 그렇다고 함.
  164. 164)울단월鬱單越 : Uttara-kuru, 수미須彌 사대부주四大部洲의 하나. 『起世經』권1에 따르면, 수미산 북쪽에 있는데 지역 넓이가 1만 유순由旬이고 사방이 네모난데 그곳 사람 얼굴도 네모나다고 함.
  165. 165)구야니瞿耶尼 : Apara-godānīya. 수미須彌 사대부주四大部洲의 하나. 서우화주西牛貨洲라고도 함. 『大唐西域記』권1에 따르면, 소를 이용하여 무역을 하며, 지형이 둥근 달 같고, 사람 얼굴도 그렇다고 함.
  166. 166)소미로蘇彌盧 : 수미산須彌山. Sumeru. 인도 신화에 나오는 산인데, 불교에서 사용함. 일소세계一小世界 중앙의 산. 이 산을 중심으로 주위에 팔산八山․팔해八海가 두르고 있음.
  167. 167)대철산大鐵山 : 대철위산大鐵圍山.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두르고 있음. 『彰所知論』권상 「器世界品」에 따르면, 염부제閻浮提 등 사대주四大洲를 소세계小世界라 하고 소세계 1천을 모아 그 바깥을 철산으로 두르니 그것을 소철위산이라 하며, 소천세계 1천을 모으면 중천세계가 되는데 그 바깥을 또한 철산이 두르니 중철위산이라 하고 중천세계 1천을 모으면 대천세계가 되는데 그 바깥을 또 철산이 두르니 대철위산이라 한다고 함.
  168. 168)십력十力 : 부처님께만 있는 열 가지 심력心力. 처비처지력處非處智力, 업이숙지력業異熟智力, 정려해탈등지등지지력靜慮解脫等持等至智力, 근상하지력根上下智力, 종종승해지력種種勝解智力, 종종계지력種種界智力, 변취행지력遍趣行智力, 숙주수념지력宿住隨念智力, 사생지력死生智力, 누진지력漏盡智力. 『俱舍論』권27.
  169. 169)삼무수겁三無數劫 : 무수겁은 아승기겁阿僧祇劫의 번역. 삼무수겁은 보살이 불위佛位에 이르기까지 수행하는 햇수(年數). 삼기三祇라고도 함. 10주ㆍ10행ㆍ10회향의 3위位를 수행하여 마치는데 1아승기겁을 지내며, 그 동안에 7만5천 부처님께 공양함. 10지 중의 초지로부터 제7지에 이르기까지 수행을 마치는데 제2아승기겁을 지내며, 7만6천 부처님께 공양함. 제8지에서 제10지까지 수행을 마치는데 제3아승기겁을 지내며, 7만7천 부처님께 공양한다 함.
  170. 170)사지四智 : 사제四諦의 도리를 체득한 지혜. 곧 고지苦智, 집지集智, 멸지滅智, 도지道智. 또는 유식학파唯識學派에서 말하는 여래如來의 네 가지 지혜. 곧 대원경지大圓鏡智, 평등성지平等性智, 묘관찰지妙觀察智, 성소작지成所作智.
  171. 171)사변四辯 : 사무애변四無礙辯. ①법무애法無礙는 온갖 교법에 통달한 것. ②의무애義無礙는 온갖 교법의 요의要義)를 아는 것. ③사무애辭無礙는 여러 가지 말을 알아 통달치 못함이 없는 것. ④요설무애樂說無礙는 온갖 교법을 알아 근기에 따라 듣기 좋아하는 것을 말하는 데 자재한 것을 말함.
  172. 172)육도六度 : 육바라밀六波羅蜜. 보살 수행의 여섯 덕목德目.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智慧.
  173. 173)이과二果 : sakṛdagāmin. 성문聲聞 사과四果 가운데 두 번째인 일래과一來果(斯陀含)을 가리킴. 초과初果인 예류과預流果의 성자가 욕계 1품品에서 5품까지의 수혹修惑을 끊으면 사다함향斯陀含向(一來果向)이라 칭한다. 욕계 6품의 수혹을 끊더라도 아직 천상에서 인간세계로 한번 생生을 받아야 반열반般涅槃을 할 수 있다. 이후로는 다시 생을 받지 않으니 사다함과斯陀含果(一來果)라 칭함.
  174. 174)이우二愚 : 십지十地보살에게 남아 있는 두 가지 미혹. ①아법我法에 집착하는 미혹, ②악취惡趣와 잡염雜染에 집착하는 미혹.
  175. 175)악기검握起劔 : ‘검을 잡고 일어섬’으로 해석될 수도 있음. 선종禪宗의 공안인 ‘남천참묘南泉斬貓’를 가리키는 듯함. 『雨山和尚語錄』권16「남천이 고양이를 벰(南泉斬貓)」에 “나라에 법이 있어 사람들이 스스로 지키는데 집안에 백택이 없어 귀신이 들썩이네. 남천이 청봉검을 잡고 일어나 인간의 두 불평 없앰을 알리네.(國有憲章人自律, 家無白澤鬼成精, 南泉握起靑鋒劍, 報盡人間兩不平.)”라는 구절에서 ‘악기握起’ 표현이 있음.
  176. 176)삼인三寅 : 칼을 만들 때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에 맞추어 제작한 것을 ‘사인참사검四寅斬邪劍’이라 하며 하나가 빠진 것을 삼인검이라고 함. 악귀를 쫓는 용도로 사용함.
  177. 177)구성九星 : 음양가陰陽家에서 말하는 일백一白ㆍ이흑二黑ㆍ삼벽三碧ㆍ사록四綠ㆍ오황五黃ㆍ육백六白ㆍ칠적七赤ㆍ팔백八白ㆍ구자九紫 등 9개의 별.
  178. 178)이룡二龍 : 석가세존이 탄생할 때 난타難陀와 발난타跋難陀 두 용왕이 씻겨 주었다고 함.
  179. 179)주실籌室 : 설법하는 곳. 스승의 거처를 말함. 『翻譯名義』에 “우파국다優波毱多 나라의 성 동쪽 5,6리 되는 곳에 석실石室이 있는데 4촌寸의 작은 산가지(籌)를 안에 쌓아두고 존자尊者가 설법하고 화도化道 부부가 함께 아라한과를 증거하면 이에 산가지 하나를 놓는다.”고 하였다.
  180. 180)양화陽和 : 온난하고 화창한 기운.
  181. 181)숙손叔孫 : 숙손무숙叔孫武叔. 이 사건은 『예기』「雜記下」에 나옴.
  182. 182)삼달존三達尊 : 조정에서는 작위爵位를, 향리에서는 나이를, 세상에서는 덕을 존귀하게 여김. 『맹자』「公孫丑」하.
  183. 183)칠신漆身 : 몸에 옻칠을 함. 전국시대 진晉나라 예양豫讓이 지백智伯을 위해 복수하려고 자기 몸에 옻칠을 하고 눈썹을 밀어 형체를 변화시킴. 『戰國策』「趙策」1.
  184. 184)철자鐵觜 : 각철자覺鐵觜. 『佛祖歷代通載』권18에 조주趙州의 시자侍者로 나옴. 「祖庭事苑」권2에는 ‘각철자覺鐵觜’가 소년으로서 머리가 희어서 이름을 얻은 경우에 나열되어 있음.
  185. 185)정도定陶 : 산동성山東省 서남부에 있음. 『史記』에 춘추시대 말기 범려范蠡가 월越을 도와 오吳를 멸하고 정도에 이르러, 정도를 천하의 중심으로 삼겠다고 하고 머물러 상업을 경영하여 큰 부를 이루고 죽어서 그곳에 묻힘.
  186. 186)토우土偶의 비웃음 : 진秦이 맹상군孟嘗君을 부르자 맹상군이 진나라에 들어가고자 했는데 빈객들은 맹상군이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아 간언했지만 듣지 않았다. 이에 소대蘇代가 비유를 들어 말하길, “오늘 아침 바깥에서 오다가 목우인木禺人과 토우인土禺人이 대화하는 것을 들었는데, 목우인이 말하길, ‘비가 오면 그대는 무너지겠소.’ 하였더니 토우인이 말하길, ‘나는 흙에서 났으니 무너지면 흙으로 돌아갑니다. 비가 오면 그대는 떠내려가 어디서 멈출지 모르겠지요.’ 하였습니다. 지금 진나라는 호랑이 나라라서 군이 가시면 돌아오지 못할 것 같으니 그대는 토우인의 비웃음을 사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였더니 맹상군이 가지 않았다. 『史記』권75「孟嘗君傳」.
  187. 187)금륜金輪 : 금륜보金輪寶를 지닌 전륜성왕. 금륜보는 전륜성왕이 금강으로 만든 수레바퀴 모양의 무기. 이것을 움직일 때마다 향하는 곳이 모두 복종한다고 함.
  188. 188)향적香積 : 부처 이름. 향香은 더러움을 여의었다는 뜻. 즉 즉 무상無上 계정혜戒定慧의 향기를 가리킴. 적積은 공덕을 모았다는 뜻. 『維摩詰所說經』권하「香積佛品」에 상방세계에서 42항하사불토恆河沙佛土를 지나면 중향국衆香國이 있고 그곳 부처 이름이 ‘향적’인데 그 나라의 향기는 시방제불의 세계의 향기 가운데 제일이라고 함.
  189. 189)포궁蒲宮 : 초나라의 이궁離宮(별궁).
  190. 190)초액椒掖 : 옛날 후비의 궁전에 자손의 번성을 기원하는 뜻으로 산초山椒 열매를 섞어서 벽에 발랐던 데서, 전하여 후비의 궁전을 가리킴.
  191. 191)금모金母 : 서왕모西王母를 가리킴. 서쪽 옥산玉山에 있다는 전설의 인물인데 서쪽은 오행의 금金에 속하므로 ‘금모’라고 함. 서왕모의 궁전에 있는 복숭아나무는 3천 년마다 복숭아가 열리는데 이것을 먹으면 장생불사한다고 함.
  192. 192)천찰千刹 : 많은 찰토刹土(국토).
  193. 193)저홍渚虹 : 화저홍류華渚虹流의 줄임말. 제왕이 태어날 징조를 가리킴. 『宋書』「符瑞志」상에 “소호씨少昊氏 모친이 별이 무지개처럼 화저에 이어져 흐르는 것을 보고는 소호를 낳고, 소호가 제위帝位에 올랐으니 봉황鳳皇의 상서로움이 있다.”고 하였다.
  194. 194)충선왕이 원나라 진왕晉王 감마라甘麻刺의 딸 계국대장공주薊國大長公主와 결혼한 것을 가리키는 듯함.
  195. 195)곰의 꿈을 꾸면 아들을 낳을 징조라고 함. 『詩經․小雅』「斯干」 “維熊維羆, 男子之祥.”
  196. 196)연매燕禖 : 제왕이 제비가 오는 봄날에 매신禖神에게 제사하여 사손嗣孫을 구함. 옛날 고신씨高辛氏의 비妃 간적簡狄이 자식 낳기를 교매郊禖에 빌었는데, 이때에 제비가 알을 주자 간적이 그 알을 삼키고 설契을 낳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함. 『史記』「殷本紀」.
  197. 197)종우선선螽羽詵詵 : 베짱이들이 화목하게 모여듦. 『詩經ㆍ周南』「螽斯」 “螽斯羽, 詵詵兮.”
  198. 198)육덕六德 : 범어 바가범(bhagavat)의 6의義. 자재自在ㆍ치성熾盛ㆍ단엄端嚴ㆍ명칭名稱ㆍ길상吉祥ㆍ존귀尊貴.
  199. 199)충숙왕의 형 감鑑이 세자로 책봉되었다가 반역죄로 몰려 1310년 죽음을 당하였고 1313년 충숙왕이 왕위에 오름. 3년은 그 공백을 말하는 듯함. 『高麗史』권34에 충숙왕이 선원사에 백금白金 10근을 주고 세자 감의 명복을 빌었다는 기사가 있음.
  200. 200)세 성인 : 석가모니, 공자, 노자.
  201. 201)상설像設 : 부처님 상. 『楚辭』「招魂」에 “天地四方,多賊奸些,像設君室,靜閑安些.” 구절에 대해 주희집주朱熹集注에 “초나라 풍속에 사람이 죽으면 방에 그 형체를 배설하여 제사지낸다.”고 하였다. 후에 사당에서 제사지내는 형상이나 부처님 상을 칭하게 됨.
  202. 202)영성盈成 : 지영수성持盈守成. 가득 찬 것을 유지하고 이룬 것을 지킴. 이미 이룩한 성대한 업을 보존함을 말함.
  203. 203)만우萬寓 : 사찰의 모든 건물을 가리킴.
  204. 204)삼문三門 : 사찰의 누문樓門.
  205. 205)진공晋公 : 1234년(고종 21) 강화 천도의 공으로 진양후晋陽候에 봉해진 최우崔瑀. 주 71 참조.
  206. 206)내원柰苑 : 녹야원鹿野園. Mṛgadāva. 선인론처仙人論處 등의 이칭이 있음. 석존께서 성도한 지 삼칠일三七日 뒤에 처음으로 법륜法輪을 굴려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등 다섯 비구를 제도한 곳. 사과나무가 있어서 내원이라고 함. 여기서는 사찰을 말함.
  207. 207)미천彌天 : 뜻이 고원高遠한 인물. 진晉 나라 때 준변고재俊辯高才의 고승高僧 도안道安이 당시 고재박학高才博學으로 이름이 높던 습착치習鑿齒와 처음 만나서 인사를 나눌 적에 “나는 미천석彌天釋 도안道安이오.” 하자, 습착치가 “나는 사해四海 습착치입니다.”라고 하니 당시 사람들이 훌륭한 응대로 여겼다. 『晉書』권82 「習鑿齒傳」.
  208. 208)인왕회仁王會 : 조정에서 나라를 진호鎭護하기 위하여 『仁王經』을 강찬講讚하는 법회.
  209. 209)육시六時 : 주 142 참조.
  210. 210)상常 : 16척. 8척이 1심尋, 2심이 1상.
  211. 211)다루가치(達魯花赤) : 몽고와 원나라의 관직 이름. 최고 실권자. 진수자鎮守者라는 뜻이며 ‘선차宣差’라 하기도 함. 몽고가 다른 지역을 정복한 후 이 관직을 설치하여 감독함.
  212. 212)백족百足 : 발이 많은 벌레. 지네. 지네는 죽어도 넘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음. 위魏 조경曹冏의 「六代論」 “百足之蟲, 至死不僵, 以扶之者眾也.”
  213. 213)장자는 수달다須達多(Sudatta)를 가리킴. 석존과 같은 때 사위성에 살던 부호富豪. 사원을 짓기 위해 땅의 소유주인 기타태자祇陀太子에게 그 땅을 덮을 만큼의 금을 지불하고 땅을 매입하여 기원정사祇洹精舍(Jetavana)를 지어 부처님께 드림.
  214. 214)축수祝壽 : 오래 살기를 축원함.
  215. 215)연꽃 같은 눈 : 부처 32상相의 하나.
  216. 216)풍사風沙 : 모래바람. 황사.
  217. 217)말법末法 : 교법敎法이 후세에 전하여 사람들이 비록 가르침을 잡아도 수행과 증과證果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법末法이라 함.
  218. 218)『논어』「鄕黨」에 공자가 “산 교량(山梁)의 꿩이여 때에 맞도다.”라고 하자, 제자 자로子路가 꿩을 요리하여 드렸더니 세 번 냄새 맡고 일어나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219. 219)원문은 대체로 두 구절 씩 짝을 이루는데 앞 구절 끝에는 ‘兮’자가 붙어 있어 운율을 형성한다.
  220. 220)원종圓宗 : 원돈종圓頓宗의 준말. 대승大乘 원만圓滿한 교의敎義의 종파라는 뜻.
  221. 221)방편을 열어 실상을 보이는(開權顯實) : 권교權敎인 방편을 치우고, 진실한 교리를 나타내 보이는 것. 부처님 일대一代 50년 중 『법화경』을 설할 때까지의 40여 년 동안은 방편교를 진실한 듯이 말하고, 방편을 방편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나, 『법화경』을 설하면서 3승교는 방편이고 1승교는 진실이라 하여, 방편을 치우고 진실을 나타내는 것.
  222. 222)사갈라娑竭羅 용왕의 딸 : 사갈라 용왕은 비를 내리는 용신이며 관음28부중部衆에 속함. 그 딸은 8세에 지혜가 뛰어나 『법화경』을 지닌 공덕으로 성불하여 남자로 현신하고 보살행을 갖춤. 『長阿含經』권19「龍鳥品」.
  223. 223)위제희부인韋提希夫人 : Vaidehī. 중인도 마갈타국摩揭陀國 빈파사라왕頻婆娑羅王의 부인이며 아사세왕阿闍世王의 생모. 『觀無量壽經』에 의하면, 아사세가 부왕 빈파사라를 일곱 겹 방안에 유폐시켜 굶겨 죽이려 하자 부인이 왕을 찾으러 갔다가 아사세의 노여움을 사서 같이 구금되었다. 두 사람은 그 속에서 염불하였고 부처님이 신통을 나타내 『관무량수경』을 설하셨다고 한다.
  224. 224)팔재八齋 : 팔관재계八關齋戒. 재가자가 하루 동안 받아 지키는 계율. 중생을 죽이지 말라, 훔치지 말라, 음행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 술 먹지 말라, 꽃다발 쓰거나 향 바르고 노래하고 풍류를 즐기지 말며 가서 구경하지 말라, 높고 넓고 큰 잘 꾸민 평상에 앉지 말라, 때 아닌 때에 먹지 말라. 이 가운데 제8은 재, 나머지 일곱은 계. 또는 6번째 항목을 ‘꽃다발로 꾸미거나 장식물로 꾸미지 말라’와 ‘노래하고 춤추며 풍류를 즐기지 말라’의 둘로 나누어서 8계와 1재를 말한다고도 함.
  225. 225)네 가지 공양 : 의복ㆍ음식ㆍ탕약湯藥ㆍ와구臥具. 와구 대신 방사房舍를 넣기도 함.
  226. 226)사바화택娑婆火宅 : 사바沙婆(Sabh)는 인계忍界 즉 우리가 사는 이 세계. 화택火宅(Ādīptāgāra)은 3계가 탐욕 등의 번뇌로 어지러운 것을 불타는 집에 비유한 것으로 곧 고뇌가 가득한 이 세계.
  227. 227)안양금대安養金臺 : 안양安養(Suhāmatī)은 극락세계로서 이 사바세계에서 서쪽으로 10만억 불토佛土를 지나간 곳에 있다는 아미타불의 정토.
  228. 228)단가檀家 : 단檀은 단나檀那(dāna)의 준말로 보시布施의 뜻. 보시하는 가족이나 사람.
  229. 229)계덕戒德 : 계를 지킴으로써 얻는 공덕.
  230. 230)승재僧齋 : 소대상小大祥과 기고忌故(忌祭) 때에 승려를 집으로 불러 제사 지내기 전에 드리는 공양.
  231. 231)금탕金湯 : 금성탕지金城湯池. 굳건한 요새.
  232. 232)숙앙宿殃 : 전생에 맺은 재앙.
  233. 233)정근精勤 : 쉬지 않고 부지런히 힘쓴다는 뜻인데 보통 기도할 때에 부처님이나 보살님의 명호를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부르는 것을 말함.
  234. 234)삼도三途 : 삼도三塗. 화도火塗ㆍ도도刀途ㆍ혈도血途니, 지옥ㆍ아귀ㆍ축생을 말함.
  235. 235)경왕經王 : 불경佛經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는 뜻으로, 『법화경』이나 『대반야경』을 일컫는 말.
  236. 236)네 마군魔軍 : 번뇌마煩惱魔, 음마陰魔, 사마死魔, 천자마天子魔. 음마는 오음五陰(五蘊) 즉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이 여러 가지 고통을 내므로 마라 하고, 천자마는 욕계의 제6천 타화자재천왕他化自在天王이 좋은 일을 방해하므로 마라 함.
  237. 237)삼덕비장三德秘藏 : 열반에 이르는 세 가지 덕 즉 법신法身, 반야般若, 해탈解脫. 이 세 가지는 일반인이 알기 어려우므로 ‘비장’이라고 함. 『법화경』권14「安樂行品」.
  238. 238)감자씨甘蔗氏 : 석가모니의 성씨. 정반왕의 6대조왕代祖王이 출가 걸식하면서 산속에 머물고 있을 때 그를 백조로 오인한 사냥꾼에게 사살되고 만다. 그때 흘린 핏덩이에서 두 줄기 감자甘蔗가 나고, 그 감자가 볕에 쪼이어 성장하더니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되었다 한다. 그래서 감자씨甘蔗氏라 하고 볕에 쪼이었으므로 일종씨日種氏라 불리게 되었음.
  239. 239)업식業識 : 근본무명의 혹惑에 의해 처음 본심을 움직이는 것, 즉 유정有情이 유전流轉하게 되는 근본식根本識.
  240. 240)삼혜三慧 : 경전을 보고 들어서 얻는 문혜聞慧와 진리를 생각하여 깨닫는 사혜思慧, 선정禪定을 닦아서 마치고 입정入定한 뒤에 얻는 수혜修慧를 말함.
  241. 241)사은四恩 : 중생이 이 세상에서 받는 네 가지 은혜. 『心地觀經』에 의하면 부모, 국왕, 중생, 삼보三寶의 은혜를 말함.
  242. 242)삼신三身 : 부처가 변신하여 세상에 현신現身하였다는 세 가지 모양. 곧 법신法身ㆍ응신應身ㆍ보신報身.
  243. 243)대범大梵 : Brahma. 대범천왕大梵天王. 색계 초선천의 주인으로서 색계 대범천의 높은 누각에 거주하며, 제석과 함께 정법을 옹호하는 신神이라 함.
  244. 244)제석帝釋 : Śakra Devānāmindra. 제帝는 인드라의 번역. 석釋은 석가釋迦의 음역. 수미산 꼭대기 도리천의 임금. 선견성善見城에 살면서 4천왕과 32천을 통솔하면서 불법과 불법에 귀의하는 사람을 보호하며 아수라의 군대를 정벌한다고 함.
  245. 245)호세사왕護世四王 : 욕계 6천天의 제1인 사왕천四王天의 주인으로, 수미須彌의 4주洲를 수호하는 신神. 호세천護世天이라 하며, 수미산 중턱 4층급層級을 주처住處로 함. ①지국천왕持國天王은 건달바ㆍ부단나 2신神을 지배하여 동주東洲를 수호하며, 다른 주洲도 겸함. ②증장천왕增長天王은 구반다ㆍ폐려다 2신을 지배하여 남주를 수호하며, 다른 주도 겸함. ③광목천왕廣目天王은 용ㆍ비사사 2신을 지배하여 서주를 수호하며, 다른 주도 겸함. ④다문천왕多聞天王은 야차ㆍ나찰 2신을 지배하여 북주를 수호하며, 다른 주도 겸함. 모두 도리천忉利天의 주인인 제석천帝釋天의 명을 받아 4천하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의 동작을 살펴 이를 보고함.
  246. 246)용신팔부龍神八部 : 불법을 수호하는 신장神將들. 천ㆍ용ㆍ야차ㆍ아수라ㆍ가루라ㆍ건달바ㆍ긴나라ㆍ마후라가의 8신. 이 가운데서 천과 용이 으뜸이므로 특히 ‘천룡팔부天龍八部’라 함.
  247. 247)원량元良 : 황태자皇太子 또는 왕세자王世子. 아주 선량한 사람이나 큰 선덕善德을 말하기도 함.
  248. 248)중리重离 : 광명이 계속 이어짐. 세자를 가리키는 말. 리离는 불을 뜻함.
  249. 249)소해小海 : 세자를 가리킴. 『山海經』에 “원고元臯 위에서 남으로 유해幼海를 바라본다.”는 말이 있으니, 유해는 소해小海이다. 천자天子는 대해大海에 비하고, 세자는 소해에 비한 것이다.
  250. 250)현일現一 : 개삼현일開三顯一. 성문聖聞ㆍ독각獨覺ㆍ보살菩薩 삼승은 부처 즉 일승을 드러내는 방편이라는 것.
  251. 251)원승圓乘 : 중생을 싣고 불과佛果에 이르게 하는 원만한 교법. 일승ㆍ불승과 같음.
  252. 252)네 가지 공양 : 의복ㆍ음식ㆍ탕약湯藥ㆍ와구臥具. 와구 대신 방사房舍를 넣기도 함.
  253. 253)간우干羽 : 무무武舞를 추는 사람이 손에 드는 방패와 문무文舞를 추는 사람이 손에 드는 새의 깃.
  254. 254)오병五兵 : 다섯 가지의 무기. 창, 갈라진 창, 큰 도끼, 방패, 활과 살. 또는 창, 갈라진 창, 활, 검, 칼날 창을 이른다.
  255. 255)십신十身 : 불ㆍ보살의 몸을 그 공덕에 의하여 10종으로 나눈 것. 보리신菩提身ㆍ원신願身ㆍ화신化身ㆍ역지신力持身ㆍ상호장엄신相好莊嚴身ㆍ위세신威勢身ㆍ의생신意生身ㆍ복덕신福德身ㆍ법신法身ㆍ지신智身. 또는 정각불ㆍ원불ㆍ업보불ㆍ주지불ㆍ화불ㆍ법계불ㆍ심불ㆍ삼매불ㆍ성불ㆍ여의불. 화엄종에서 행경行境의 10불이라 함. 이외 다른 견해도 있음.
  256. 256)조어調御 : 조복調伏하고 제어함. 부처님을 조어장부調御丈夫라고도 함.
  257. 257)일대사 인연 : 주 115 참조.
  258. 258)제구虀臼 : 글을 뜻함. 주 41 참조.
  259. 259)총림叢林 : 주 32 참조.
  260. 260)자추紫樞 : 자금추요紫禁樞要의 준말. 자금은 왕궁, 추요는 중추적 요직으로, 곧 나라의 요직을 가리킴.
  261. 261)사의 四依 : (1) 행行의 4의依는 출가한 이가 닦아야 할 네 가지 법. ①분소의糞掃衣를 입는 것. ②항상 밥을 빌어먹는 것. ③나무 아래에 정좌靜坐하는 것. ④부란약腐爛藥을 쓰는 것. (2) 법法의 4의는 불도를 이룰 수 있는 정법에만 의지하고, 그렇지 않은 것에는 의지하지 않는 것. ①법에 의지하고,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는 것. ②요의경了義經에 의지하고, 불요의경不了義經에 의지하지 않는 것. ③의義에 의지하고, 어語에 의지하지 않는 것. ④지혜에 의지하고, 식識에 의지하지 않는 것. (3) 사람의 4의는 도를 구하는 이가 몸을 의탁할 수 있는 사람의 네 분. ①출세한 범부. ②수다원ㆍ사다함. ③아나함. ④아라한.
  262. 262)개권開權 : 개권현실 開權顯實. 권교權敎인 방편을 치우고, 진실한 교리를 나타내 보이는 것. 부처님 일대一代 50년 중 『법화경』을 설할 때까지의 40여 년 동안은 방편교를 진실한 듯이 말하고, 방편을 방편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나, 『법화경』을 설하면서 3승교는 방편이고 1승교는 진실이라 하여, 방편을 치우고 진실을 나타내는 것.
  263. 263)사일四一 : 부처님이 여러 방편의 가르침을 설해 오셨으나 『법화경』의 처지에서 볼 때 네 가지 점에서 기실 하나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는 것. ①이일理一.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은 부처님의 지견을 깨닫게 하고자 하는 데 있었다는 것. 곧 모든 가르침이 도리에 있어 하나라는 것. ②행일行一. 모든 수행이 성불이라는 하나의 행行으로 돌아가는 것. ③인일人一. 방편으로 삼승을 설하셨으나 부처님의 본의에 있어서는 오직 보살을 교화 하실 뿐이라는 것. 곧 지금껏 성문과 연각으로 인식되어온 사람들도 『법화경』의 처지에서는 다 보살인 것이 된다는 것. ④교일敎一. 2승이나 3승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일불승만이 있다는 것. 곧 성문승, 연각승, 보살승이 기실 다일불승이라는 것. 결국 일승의 도리, 일승의 수행, 일승의 사람, 일승의 가르침뿐이라는 것을 말함.
  264. 264)육화六和 : 육화경六和敬. 보살이 중생과 화경和敬하여 중생과 같이하는 데 6종이 있음. ①동계화경同戒和敬. 같이 계품戒品을 가지고 화동애경和同愛敬하는 것. ②동견화경同見和敬. 같은 견해에 머물러 화동애경하는 것. ③동행화경同行和敬. 같이 갖가지의 행을 닦아 화동애경하는 것. ④신자화경身慈和敬. ⑤ 구자화경口慈和敬. ⑥ 의자화경意慈和敬. 이상의 3화경은 신身ㆍ구口ㆍ의意의 3업業으로 대자大慈의 행을 하여 화동애경하는 것.
  265. 265)치자꽃(薝蔔) : 주 144 참조.
  266. 266)제호醍醐 : 우유를 정제하여 만든 음식. 불성을 비유함.
  267. 267)십력十力 : 석가만이 지니고 있다는 열 가지 지혜의 힘.
  268. 268)삼전三殿 : 경우에 따라 다른데 대개 왕대비, 왕, 왕비를 가리킴.
  269. 269)삼도三途 : 주 234 참조.
  270. 270)오통오소五痛五燒 : 오악五惡 때문에 받는 과보. 혜원慧遠의 『無量壽經義疏』에 따르면, 오악은 살생․도둑질․간음․망령된 말․음주. 오악을 지어서 현세에 법률로 다스려져 액난을 만나는 것을 오통이라 하고, 미래세 삼도三途에서 과보를 받음을 오소라고 한다. 경흥憬興의 『無量壽經連義述文贊』에 따르면 통痛은 고통을 받음이요, 소燒는 고통의 도구이니, 모두 지옥의 과보라 한다.
  271. 271)염부단閻孚檀 : jambūnada. 염부나무 사이로 흐르는 하천. 인도 신화에서 염부하閻浮河는 항하恆河의 일곱 지류 가운데 하나. 이곳에서 나는 황금이 유명함.
  272. 272)다시 찼다가 이지러지는 달(望舒) : 망서는 달을 몬다는 여신. 굴원屈原의 「離騷」에 “前望舒使先驱兮”가 있고 이에 대한 왕일王逸의 주석에 “望舒,月御也”라고 함.
  273. 273)오안五眼 : 모든 법의 사事ㆍ이理를 관조하는 5종의 눈. 곧 육안肉眼ㆍ천안天眼ㆍ혜안慧眼ㆍ법안法眼ㆍ불안佛眼.
  274. 274)회향廻向 : 회전 취향廻轉趣向. 자기가 닦은 선근 공덕을 다른 중생이나 또는 불과佛果에 돌려 향함.
  275. 275)능감菱鑑 : 뒤에 마름꽃이 새겨진 구리거울. 여기서는 부처님의 밝은 감식안을 말함.
  276. 276)육친六親 : 부父, 모母, 형兄, 제弟, 처妻, 자子.
  277. 277)사은四恩 : 사람이 세상에 나서 받는 네 가지의 은혜. 삼보三寶ㆍ국왕ㆍ부모ㆍ중생의 은혜 또는 부모ㆍ스승ㆍ국왕ㆍ시주의 은혜이다.
  278. 278)삼유三有 : 삼계三界에서 제각기 생존하는 모습. 욕계의 생존인 욕유欲有, 색계의 생존인 색유色有, 무색계의 생존인 무색유無色有이다. 생유生有, 중유中有, 사유死有를 이르기도 함.
  279. 279)『阿彌陀經』에 따르면 극락에 일곱 겹의 난간(欄楯)․일곱 겹의 그물(羅網)․일곱 겹의 가로수(行樹)가 있는데 , 皆是四寶周匝圍繞. 此外, 顯密各宗之經․論․儀軌等, 多以羅網表示莊嚴物或供養物.
  280. 280)접해鰈海 : 가자미가 많은 동해.
  281. 281)조근朝覲 : 조정에 나아가 알현함.
  282. 282)앙려鴦廬 : 원앙鴛鴦은 반드시 쌍雙으로 다니므로, 앙려는 곧 가옥 본채의 양쪽에 있는 익랑翼廊을 가리킴.
  283. 283)노불鑪拂 :『불조통기』에 “在道不在鑪拂也, 夫鑪拂祖師之信, 器傳之久, 不能無弊, 或以情得, 或以力取, 於道何預焉.”이라는 구절이 있음.
  284. 284)윤발綸綍 : 임금이 백성들에게 내리는 글.
  285. 285)강유綱維 : 절 안을 통찰하고 불사佛事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자로, 사주寺主ㆍ상좌上座ㆍ도유나都維那의 3인이 있어 그것을 삼강三綱이라고도 함.
  286. 286)보화報化 : 보신報身과 화신化身. 화신은 응신應身이라고도 함. 불신을 그 성질상으로 보아 셋으로 나눔. 법신法身ㆍ보신報身ㆍ응신應身. 법은 영겁토록 변하지 않는 만유의 본체, 신은 적취積聚의 뜻으로, 본체에 인격적 의의意義를 붙여 법신이라 하니, 빛깔도 형상도 없는 이불理佛. 보신은 인因에 따라서 나타난 불신. 아미타불과 같음. 곧 보살위菩薩位의 수행을 견디고, 정진 노력한 결과로 얻은 영구성이 있는 유형有形의 불신. 응신은 보신불을 보지 못하는 이를 제도하기 위하여 나타나는 불신. 역사적 존재를 인정하는 석가모니와 같음. 자성신自性身ㆍ수용신受用身ㆍ변화신變化身으로 표현하기도 함.
  287. 287)오안五眼 : 수행에 따라 도를 이루어 가는 순서를 보인 다섯 가지 안력眼力. 가시적인 물질인 색色만을 보는 육안肉眼, 인연과 인과의 원리에 따라 이루어진 현상적인 차별만을 볼 뿐 실체를 보지 못하는 천안天眼, 공空의 원리는 보지만 중생을 이롭게 하는 도리는 보지 못하는 혜안慧眼, 다른 이를 깨달음에 이르게 하지만 가행도加行道를 알지 못하는 법안法眼, 그리고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다 아는 불안佛眼을 이름.
  288. 288)“심려가 쉬지 않으면 언어가 어찌 끊어지겠는가, 마치 바보 개가 땅을 쫓는 것과 같으니, 그저 자신만 피로할 뿐 흙은 끝내 끊어지지 않는다. 만약 깨달아서 마음의 물은 맑아지고 언사言思가 모두 끊어질 것이니, 영리한 사자가 흙을 놓고 사람을 쫓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妙法蓮華經玄義』권2 등에 나옴.
  289. 289)달친達嚫 : dakṣiṇā. 보시布施. 보시에는 두 가지가 있다. 재시財施는 재물을 남에게 베푸는 일. 법시法施는 남에게 교법을 말하여 들려주는 일.
  290. 290)경왕經王 : 불경佛經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는 뜻으로, 『법화경』이나 『대반야경』을 일컫는 말.
  291. 291)전독轉讀 : 경문의 글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것이 아니고, 권마다 처음과 가운데와 끝에서 몇 줄씩만을 읽고, 나머지는 책장만을 넘겨서 읽는 시늉을 함.
  292. 292)개권開權 : 주 262 참조.
  293. 293)발여拔與 : 괴로움을 뽑아내고 즐거움을 줌.
  294. 294)삼력三力 : 위신력威神力ㆍ삼매력三昧力ㆍ본공덕력本功德力. 수행하는 이가 삼매에 들어 부처님을 보는 것은 이 3력에 의한 것이라 함.
  295. 295)계옥桂玉 : 음식과 땔감이 귀함을 말함. 『戰國策』「楚策」3에소 소진蘇秦이 초나라 왕에게 “초楚 나라의 음식은 옥玉보다도 귀하고, 땔감은 계수나무보다도 귀하다.”고 함.
  296. 296)겉모습은 사람이지만 사람 노릇을 못하는 경우를 말함. 당나라 한유韓愈의 시 ≺符讀書城南≻에 “웅덩이에 큰 비 내리면 근원이 없어서, 아침에 가득했다가 저녁엔 없어지네. 사람이 고금에 통하지 못하면, 말이나 소에 옷을 입힌 격이라. 처신함에 불의에 떨어지니, 하물며 명예를 구하랴.(潢潦無根源, 朝滿夕已除. 人不通古今, 馬牛而襟裾. 行身陷不義, 況望多名譽.)”에서 나온 말.
  297. 297)삼지三智 : 진여眞如의 본체를 깨달아 열반涅槃 적정寂靜의 경지에 이르러 나타나는 진지眞智와 안으로 번뇌를 대상으로 하여 이를 끊고 해탈경解脫境에 도달하는 내지內智와 고금古今에 통하고 세상일에 밝은 외지外智.
  298. 298)가진家珍 : 불성佛性을 가리킴.
  299. 299)예참禮懺 : 부처와 보살에게 예배하고 죄를 참회함.
  300. 300)불종佛種 : 부처님 종족, 부처님 계통. 성불成佛의 종자種子 즉 불성佛性을 가리키기도 하니, 불과佛果를 얻는 인因이 되기 때문임.
  301. 301)업장業障은 악업의 장애. 언어ㆍ동작 또는 마음으로 악업을 지어 정도正道를 방해하는 장애. 보장報障은 악업으로 받은 지옥ㆍ아귀ㆍ축생 따위의 과보 때문에 불법을 들을 수 없는 장해. 번뇌장煩惱障은 탐ㆍ진ㆍ치 등의 번뇌가 자주 자주 일어나서 불도 수행에 장애됨을 말함.
  302. 302)성공性空은 우주간의 물物ㆍ심心 제법은 인연 화합에 의하여 임시로 존재한 것이므로 그 실성은 공무空無하다는 것. 상공相空은 만유의 모든 현상은 공空한 것으로, 결국 우리 마음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필경공畢竟空은 유有를 인정치 않는 공空을 단공但空이라 함에 대하여, 그 공도 역시 공空하다는 절대 부정否定의 공을 말함.
  303. 303)취령鷲嶺 : 기사굴산耆闍崛山의 번역. 중인도 마갈타국 왕사성 부근에 있는 산. 부처님이 설법하시던 곳. 이 산에는 신선들이 살았고, 또 독수리가 많이 있으므로 영취산靈鷲山, 또는 취두鷲頭 ㆍ 취봉鷲峰 ㆍ 취대鷲臺라고도 함.
  304. 304)용화회龍華會 : 용화삼회龍華三會. 불타佛陀께서 입멸한 후 56억 7천만 년에 미륵보살이 도솔천에서 인간세상으로 내려와서 출가하여 도를 공부해서 시두성翅頭城 화림원華林園의 용화수 아래에서 정등각正等覺을 이루고 세 차례 설법을 함.
  305. 305)측관測管 : 대롱으로 하늘을 잼. 이관규천以管窺天. 좁은 식견을 말함.
  306. 306)오제五帝와 삼황三皇 : 중국 전설의 인물. 일정하지 않은데 대개 삼황은 복희씨伏羲氏ㆍ신농씨神農氏ㆍ여와씨女媧氏, 오제는 황제헌원黃帝軒轅ㆍ전욱고양顓頊高陽ㆍ제곡고신帝嚳高辛ㆍ제요방훈帝堯放勳:陶唐氏ㆍ제순중화帝舜重華:有虞氏를 가리킴.
  307. 307)관관關關 : 새 울음소리. 후비의 덕을 노래한 『시경』「關雎」의 구절.
  308. 308)혁혁虩虩 : 우레 소리.
  309. 309)육범六凡 : 10계界 중에서 지옥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ㆍ아수라ㆍ인간ㆍ천상을 말함.
  310. 310)유루有漏 : sāsrava. 우리들의 6문門으로 누설하는 것. 곧 번뇌. 이 번뇌를 따라 늘어나는 뜻을 가진 법, 곧 고제苦諦ㆍ집제集諦를 유루라 함.
  311. 311)『史記』「魯仲連ㆍ鄒陽列傳」 영척寧戚이 제환공齊桓公을 만난 부분에 한나라 응소應劭의 말을 인용한 주석이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영척이 소 뿔을 두드리며 상가商歌를 불렀는데 그 가사에 “남산의 돌, 흰 돌이 문드러졌거늘, 살아서 요임금과 순임금의 선위를 보지 못하도다.(南山矸,白石爛,生不遭堯與舜禪.)”라고 하였다. 대개 재주를 지니고도 대우를 받지 못함을 뜻함.
  312. 312)하감賀監 : 당나라 하지장賀知章. 비서감秘書監을 맡아서 만년에 자호를 비서외감秘書外監이라 하였음.
  313. 313)중원의 목백 : 중원은 충주. 목백은 수령을 말함.
  314. 314)칠택七澤 : 초楚 나라의 일곱 연못을 말하는데, 보통 악양岳陽의 삼강三江과 운몽택雲夢澤을 가리킴.
  315. 315)삼산三山 : 삼신산. 봉래산蓬萊山ㆍ방장산方丈山ㆍ영주산瀛洲山의 세 산이다. 『열자』에 의하면, 발해渤海의 동쪽 수억만 리 저쪽에 오신산五神山이 있는데, 그 높이는 각각 3만 리, 금과 옥으로 지은 누각樓閣이 늘어서 있고, 주옥珠玉으로 된 나무가 우거져 있다. 오신산은 본래 큰 거북의 등에 업혀 있었는데, 뒤에 두 산은 흘러가 버리고 삼신산만 남았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중국의 삼신산을 본떠 금강산을 봉래산, 지리산을 방장산, 한라산을 영주산으로 불러 이 산들을 한국의 삼신산으로 일컬었음.
  316. 316)화륜은 해를, 오마五馬는 수령을 가리킴.
  317. 317)창려는 창려백昌黎伯에 봉해진 한유韓愈를 가리키고, 월녀越女는 월나라의 미인을 가리킨 것으로, 한유의 고시古詩에, “월녀가 한 번 웃음에 삼 년 머물렀다가, 남으로 횡령을 넘어 염주에 들어왔도다.(越女一笑三年留 南逾橫嶺入炎州.)”라고 하였다.
  318. 318)진로振鷺 : 『시경』「振鷺」에 “떼 지어 백로가 날아가니, 저 서쪽 못이로다.(振鷺于飛, 于彼西雝.)”라는 구절이 있는데, 그것은 주나라 종묘 제사에 하夏나라의 후손과 상商의 후손이 와서 참예한 것을 읊은 것이라고 함. 조정 관료를 뜻하는 말로 사용됨.
  319. 319)앵무주鸚鵡洲 : 중국 호북성湖北省 한양현漢陽縣의 서남쪽 장강長江 가운데에 있는 모래섬. 경치 좋으며, 당나라 최호崔灝의 ≺黃鶴樓≻ 시구에 “아름다운 풀 무성한 앵무주로다.(芳草萋萋鸚鵡洲)”가 유명함.
  320. 320)부용성芙蓉城 : 신선 거주지. 소식蘇軾의 「부용성」 시의 서序에 “세상에 전하는 말에 의하면 왕형 자고王逈子高가 선인仙人 주요영周瑤英과 함께 부용성을 유람했다고 하는데, 원풍元豊 원년(1078)에 내가 비로소 자고를 알게 되어 그 사실을 물어보니 참으로 그런 일이 있었으므로 이 시를 짓는 바이다.”라고 하였다.
  321. 321)금루의金縷衣 : 청춘과 애정을 강조한 당나라 노래. 당나라 두추랑杜秋娘이 진해절도사鎮海節度使 이기李錡의 첩이 되어 이 노래를 잘 불렀다고 함. 젊은 시절을 아끼라는 권계의 의미로 단장취의하기도 함.
  322. 322)무이의 시 : 중국 복건성 북부에 자리한 무이산武夷山의 아홉 굽이에 대해 주희가 읊은 「武夷九曲歌」.
  323. 323)고정考亭 : 중국 복건성 건양현에 있는 지명. 남송南宋때 주희朱熹가 말년에 이곳에 창주정사滄洲精舍를 세워 강학講學을 함.
  324. 324)채의綵衣 : 노래자老萊子가 나이 칠십에 부모를 효성으로 봉양하면서 부모를 즐겁게 하기 위하여 어린애처럼 채색옷을 입고 재롱을 부렸다.
  325. 325)태학관에서 공부함을 뜻함. 『詩經ㆍ魯頌』「泮水」 “즐겁도다 반수여 잠깐 미나리를 뜯네.(思樂泮水, 薄采其芹.)”라는 구절이 있음.
  326. 326)관동關同 : 오대五代 때의 화가. 화북華北 장안 출생. 형호荊浩에게 사사하여 화법을 배웠으며 큰 구도의 산수화가 장기이다.
  327. 327)소리小李 : 북종화의 시조인 당나라 화가 이사훈李師訓의 아들 이소도李昭道를 말함. 이사훈은 당 현종 때 우무위대장군右武衛大將軍에 임명되어 대리장군大李將軍이라 불리고, 아들 이소도는 소리장군小李將軍으로 불림.
  328. 328)『孟子』「滕文公」 상에 “혹은 마음을 쓰고 혹은 힘을 쓰나니, 마음을 쓰는 자는 사람을 다스리고 힘을 쓰는 자는 다스림을 받는다. 다스림을 받는 자는 봉양하고, 다스리는 자는 봉양을 받는다. 이것이 천하의 공통된 의리다.(或勞心, 或勞力, 勞心者治人, 勞力者治於人, 治於人者食人, 治人者食於人, 天下之通義也.)”라고 함.
  329. 329)『詩經ㆍ大雅』의 「烝民」은 주周의 시조始祖 후직后稷의 공덕을 칭송한 노래. 후직은 농사를 발달시켰으므로 후세에 곡식의 신으로 받듦.
  330. 330)위언韋偃 : 당나라 화가. 「雙騎圖」가 남아있음.
  331. 331)방성房星 : 이십팔수의 넷째 별자리에 있는 별들. 말의 수호신.
  332. 332)정신이 빼어나네(精權奇) : 보통과 달리 뛰어남, 비상함, 훌륭한 말이 잘 달림을 형용한 말이다. 『漢書』「禮樂志」 ‘교사가郊祀歌’ ‘천마天馬’에, “뜻이 호방하고 정신이 빼어나다.(志俶儻精權奇).”라고 함.
  333. 333)천한天閑 : 궁궐 마굿간. 『周禮』 하관夏官 교인校人.
  334. 334)오화마五花馬 : 털이 여러 빛깔인 명마.
  335. 335)유연幽燕 : 전국시대 연燕나라는 당唐 나라 이전의 유주幽州로, 중국의 요동遼東 및 하북河北 지방을 가리킴.
  336. 336)주나라 때 백락伯樂 손양孫陽이 일찍 우판虞板을 지나다가 보니, 천리마가 소금 수레에 엎드려 있다가 백락을 보고 길이 울었다.
  337. 337)현관玄關 : 사찰의 문. 현묘한 이치에 들어가는 문.
  338. 338)단조丹竈 : 신선의 단약을 만드는 부엌.
  339. 339)홍애 선생洪崖先生 : 청성진인靑城眞人. 『眞誥』에는 황제 헌원씨의 악관인데 수도하여 신선이 되었다고 함. 『列仙全傳』에는 “요임금 때 이미 3천 세를 지났고, 한나라 때도 존재해서 신선 위숙경衛叔卿과 같이 종남산終南山 꼭대기 아래에서 바둑을 두며 소흥했다고 함.
  340. 340)무위의 사람 : 무위진인無位眞人. 본래면목을 꿰뚫어 본 사람으로서 분별을 뛰어 넘어 매임이 없음.
  341. 341)진晉나라 사영운謝靈運이 등산을 좋아하였는데, 나막신을 신고 산에 오를 때에는 나막신의 앞니를 꺾어 버리고, 내려올 때에는 뒷니를 꺾어 오르내리기 좋게 했다고 함.
  342. 342)분성盆城 : 경상도 김해.
  343. 343)“집에 떨어진 비가 있는데 천금의 가치로 여기네.(家有敝帚,享之千金)”라는 말이 있는데, 겸손의 말로 쓰임. 한나라 반고班固의 『東觀漢記』「光武帝紀」.
  344. 344)야광침夜光枕 : 당나라 정처회鄭處誨의 『明皇雜錄』에 “태평공주太平公主의 옥엽관玉葉冠과 괵국부인虢國夫人의 야광침夜光枕,양국충楊國忠의 쇄자장鎖子帳은 모두 희대의 보물이라서 가치를 계산할 수 없다.”고 함.
  345. 345)반비半臂 : 깃과 소매가 없거나 소매가 아주 짧은 겉옷.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조선 시대에는 배자褙子, 더그레, 답호, 쾌자快子 따위로 발전하였다
  346. 346)여의如意 : 법회나 설법 때, 법사가 손에 드는 물건. 대, 나무, 뿔, 쇠 따위로 ‘심心’ 자를 나타내는 고사리 모양의 머리가 있고, 한 자쯤의 자루가 달려 있다. 본래는 등 따위를 긁는 도구였으나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법구法具의 하나로서 썼다.
  347. 347)촉룡燭龍 : 사람 얼굴에 용의 몸을 하고 입에 촛불을 머금고 있는 신화적 존재. 서북쪽 해가 없는 곳에서 어둠을 비춘다고 한다. 『山海經』「大荒經」. 여기서는 촛불을 가리킴.
  348. 348)천종千鍾 : 양이 많음을 말함. 6곡斛 4두斗가 1종. 혹은 8곡이나 10곡이 1종이라 하기도 함.
  349. 349)호리蒿里 : 호리는 산 이름이면서 만장挽章의 이름이기도 함. 한나라 이연년李延年이 ≺薤露≻는 왕공과 귀인을 보낼 때, ≺호리≻는 사대부와 서인을 보낼 때 부른다고 함. 서세륭徐世隆이 찬한 「重修東嶽蒿里山神祠記碑」 참고.
  350. 350)경액瓊液은 술, 개미는 술 위에 뜨는 쌀알을 가리킴.
  351. 351)세류영細柳營 : 한나라 명장 주아부周亞夫가 흉노를 방어하기 위하여 세류細柳에 진을 침.
  352. 352)옥갑 삼척수玉匣三尺水 : 검劍을 가리킴. 당나라 이하李賀의 ≺春坊正字劍子歌≻에 “선배의 칼집 속 삼척수는, 일찍이 오 연못에 들어가서 용을 베었다네.(先輩匣中三尺水, 曾入吳潭斬龍子.)”라는 구절이 있음.
  353. 353)화산花山 : 고려 시대 몽고 침입 때문에 고종高宗이 옮겨 도읍했던 강화도의 남산.
  354. 354)보문普門 : 총덕總德과 전지全智를 포함한 법문法門.
  355. 355)명주明珠 :『동국여지승람』권44 양양襄陽 불우佛宇에 있는 익장益莊의 「洛山寺記」에 구슬에 관한 부분이 있다. “옛적 신라 의상법사義相法師가 친히 불성佛聖의 모습을 보고자 하여 돌 위에서 전좌 배례展坐拜禮하였다. 27일이나 정성스럽게 하였으나 그래도 볼 수 없었으므로, 바다에 몸을 던졌더니, 동해 용왕이 돌 위로 붙들고 나왔다. 대성大聖이 곧바로 속에서 팔을 내밀어, 수정염주水精念珠를 주면서, ‘내 몸은 직접 볼 수 없다. 다만 굴 위에서 두 대나무가 솟아난 곳에 가면, 그곳이 나의 머리꼭지 위다. 거기에다 불전佛殿을 짓고 상설像設을 안배하라.’ 하였으며 용龍 또한 여의주와 옥을 바치는 것이었다.”
  356. 356)파랑새(靑鳥) :『동국여지승람』권44 양양襄陽 불우佛宇에 “세상에 전해 오기로는, ‘사람이 굴 앞에 와서 지성으로 배례하면 청조靑鳥가 나타난다.’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다.
  357. 357)보름달 얼굴 : 부처님의 80종호種好 가운데 하나.
  358. 358)조주의 무(趙州無) : 어떤 스님이 조주 종심 선사趙州宗諗禪師에게 묻기를 “개도 불성佛性이 있습니까?”하니, 조주가 대답하기를 “무無”라 하였다. 이에 스님은 “위로는 모든 부처님과 아래로는 개미 벌레까지도 모두 불성이 있다고 하였는데, 개는 어째서 없습니까?” 조주가 대답하기를 “그는 업식성業識性이 있기 때문이다.” 하였다. 또 다른 스님이 묻기를 “개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니, 조주가 “유有”라고 하였다. 그 스님이 “기왕 불성이 있을진대 어찌하여 저 가죽 부대 속에 들어갔습니까?” 하니, 조주가 “그가 알고도 짐짓 범하는 까닭이다.” 하였다. 『五燈會元』.
  359. 359)약성藥省 : 중서문하성의 별칭.
  360. 360)『동문선』 14권에 있는 임계일林桂一의 시 ≺병인丙寅년 중추仲秋 1일에 평장平章 경원공慶源公을 뵈러 가서, 말이 송宋나라 학사學士 문공文公 왕우칭王禹儞의 서호西湖 연사시蓮社詩에 미쳤는데, 그 첫째 연聯이 ‘夢幻吾身是偶然, 勞生四十又三年’이었습니다. 그 때 내 나이 마침 선사先師 불혹不惑의 해를 지나 몇 살을 더하였으므로 측연測然히 느낌이 있어 한편을 화운和韻하여 멀리 대존숙大尊宿 장하丈下에 붙여 나의 회포를 전달하고, 또 후일에 내가 가서 도道를 묻거든 푸른 칡덩굴 밑 달 아래 나를 낯선 손(客)으로 여기지 말기를 바랍니다.(丙寅秋仲一日, 謁平章慶源公, 因語及宋學士王文公禹儞西湖蓮社詩, 其起聯云, ‘夢幻吾身是偶然, 勞生四十又三年’. 時予適已過先師不惑之年, 而加數歲, 惻然有感, 因和成一篇, 遙寄呈大尊宿丈下, 以達鄙懷, 且約他時問道, 冀綠蘿煙月, 無以予爲生客耳.)≻가 관련됨.
  361. 361)『禪宗頌古聯珠通集』권16 “黃鶴樓前題一篇, 無限措大失平仄, 長沙一隻眼長長, 今古何曾有蹤跡, 心聞賁.”
  362. 362)영험한 무소뿔 : 뿔 가운데 구멍이 있어서 양쪽이 통함. 둘의 마음이 통함을 비유함.
  363. 363)지평砥平 : 현재 경기도 양평.
  364. 364)영재鈴齋는 관아, 차군此君은 대나무를 가리킴.
  365. 365)내도량內道場 : 왕실에서 부처를 공양하며 불도佛道를 닦던 집.
  366. 366)패엽貝葉 : Pattra. 패다라貝多羅. 나무 잎이라는 뜻. 인도에서 종이 대신으로 글자를 쓰는 데 사용한 나무 잎. 옛적부터 인도에서는 일반적으로 다라多羅 나뭇잎에 글자를 새겼으며, 3장藏의 경전을 이 잎에 썼다. 일설에는 패貝는 잎이라는 뜻, 다라 나무의 잎을 패다라라 한다고도 함.
  367. 367)눈 꽃(眼花) : 공화空華. 실제 존재하지 않는데 눈에 보이는 꽃. 본래 실재하지 않는 것을 실재한 것이라고 잘못 아는 것을 비유한 말.
  368. 368)만회萬回 : 당나라의 승려. 어려서 3천리 떨어진 형에게 아침에 가서 편지를 전하고 저녁에 돌아왔다고 하여 ‘만회’라고 부름. 『歷代編年釋氏通鑑』권8. 소동파가 운거불인원선사雲居佛印元禪師에게 준 시에 “이 띠는 사람을 거친 게 집 같아서, 흘러 내게 옴이 또한 유장하네. 비단 도포와 뒤섞여 더욱 어울리니, 미친 체하는 만회에게 주시게.(此帶閱人如傳舍, 流傳到我亦悠哉. 錦袍錯落尤相稱, 乞與佯狂老萬回.)”라는 구절이 있음. 『禪林僧寶傳』권29.
  369. 369)염촉사인厭髑舍人 : 신라 법흥왕法興王 때에 불법佛法을 위해 몸을 바친 이차돈異次頓. 염촉은 그의 자字, 사인舍人은 벼슬.
  370. 370)변재辨才 : 이치를 분명하게 판단하여 분별하는 재능.
  371. 371)단상斷常 : 만유는 무상無常하여 실재하지 않는 것과 같이, 사람도 죽으면 몸과 마음이 모두 없어져버린다고 주장하는 단견斷見(ucchedadṛṣṭi)과, 모든 것이 영원히 변치 않는 것과 같이 이 몸도 죽었다가는 다시 태어나서 끝없이 지금의 상태를 계속한다고 주장하는 상견常見(śāśvatadṛṣṭi)을 말함.
  372. 372)통방정안通方正眼 : 모든 것에 통하는 바른 눈.
  373. 373)밀인密印 : 부처님과 보살에게는 각기 본원本願이 있고, 그 본원을 표치하기 위하여 두 손의 열 손가락으로써 여러 가지 모양을 짓는다. 이것이 본원의 인상印象이며 인계印契이므로 인印이라 하고, 그 이치는 비밀하고 아주 깊은 것이므로 밀密이라 한다.
  374. 374)종승宗乘 : 선종에서 자신의 종파의 가르침을 종승이라 하고 그 밖의 교종에서 전하는 가르침을 여승餘乘이라 함. 즉 선종의 가르침. 나중에는 불교 각 종파마다 자신의 종파의 가르침을 종승이라 하고 다른 종의 교의를 여승餘乘이라 하게 되었음.
  375. 375)왕사성王舍城 : Rāja-gṛha. 중인도 마갈타국 고대의 수도. 영취산이 여기에 있음.
  1. 1){底}成化紀元之十四年。蒼龍戊戌二月序記本(東國大學校所藏) {甲}太學社影印本ㆍ題名補入{編}ㆍ東文選一三○卷(朝鮮宣祖代徐居正等奉命撰)多有麗代僧侶詩文。其中釋冲止(詩二一篇祭文三篇。表五篇。疏四篇) 釋眞靜(詩九篇)及釋懶翁(詩四篇) 已入「圓鑑歌頌」「湖山錄」及「懶翁歌頌」 餘他詩文。依著者別時代順錄在此處。年代未詳者在其後。
  2. 2)「寥」東國輿地勝覽卷三作「廖」{編}。
  3. 3)「鏬」東國輿地勝覽卷三作「罅」{編}。
  4. 1)「瘞」作「座」{甲}。
  5. 1)「道」作「噵」{甲}。
  6. 2)「蹯」疑「踏」{編}。
  7. 1)「木」疑「本」{編}。
  8. 1)「髤」疑「髮」{編}。
  9. 2)「▼((阝+(鎐-金)))」作「陲」{甲}。
  10. 1)「蕉」東國輿地勝覽卷一二作「荷」{編}。
  11. 1)「孚」作「浮」{甲}。
  12. 1)「廉」作「簾」{甲}。
  13. 1)「汙」作「汗」{甲}。
  14. 1)大覺恐是釋煦義天之諡號{編}。
  15. 2)「訟」圓鑑國師歌頌(本書第六册三七○頁ㆍ同語錄序)作「頌」{編}。
  16. 1)「傳}當作「傳」{編}。
  17. 2)「烟」作「煙」{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