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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_0498_a_01L본업경소本業經疏본업경소本業經疏 서문석원효 지음(釋元曉 撰)이제二諦와 중도中道에는 도라고 할 만한 나루가 없고, 현묘하고 현묘한 법문에는 더욱 문이라고 할 만한 이치가 없다. 도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므로 마음으로 닦을 수 없고, 문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므로 닦아서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큰 바다에는 나루가 없지만 배를 띄워 건널 수 있고, 허공에는 사다리가 없지만 날개를 펴서 높이 날 수 있다.그러니 알아야 한다. 도 없는 도는 도 아님이 없으며, 문 없는 문은 문 아님이 없다. 문 아님이 없으므로 일마다 현묘함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며, 도 아님이 없으므로 곳곳마다 근원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근원으로 돌아가는 길은 매우 평평하지만 다닐 수 있는 사람이 없고, 현묘함으로 들어가는 문은 넓지만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진실로 세간의 학자들이 ‘있음’에 집착하고 ‘없음’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모양이 있음(有相)’에 집착하는 사람은 기대어 사는 위태로운 육신을 가지고서도 한없는 존재(法)의 모양으로 나아가기를 늘 그만두지 않아서 이름만 좇다가 길이길이 흘러 다닌다. ‘공하여 없음(空無)’에 막히는 사람은 앎이 없는 깜깜한 생각만 믿고는 앎이 생기는 가르침을 등지고 (깜깜한 생각에) 흐려지고 취해서 깨어나지 못하고 머리를 흔들면서 배우지 않는다.그러므로 여래께서 무연대비無緣大悲로 저 (있음에 집착하는 무리와 없음에 막힌 무리의) 두 부류가 불도에 들도록 이 두 권의 영락 법문을 설하셨다. (있음에 집착하여) 길이길이 흘러 다니는 사람은 멈추어 팔불八不1)의 탄탄한 길에 노닐며 칠만七慢2)의 높은 마음을 꺾게 하려는 것이고, (없음에 막혀) 흐려지고 취한 사람은 깨달아 육입六入3)의 밝은 문을 배워 오주五住4)의 어두운 진영을 조복하게 하려는 것이다.이에 복과 지혜의 두 노를 갖추어 불법의 큰 바다를 건널 수 있고, 지止와 관觀의 두 날개를 함께 움직여 법성의 허공을 높이 날 수 있다는 것이 『본업경本業經』의 대의이다.그 가르침은 글과 이치가 모두 정밀하여, -
001_0498_a_01L[本業經疏]
001_0498_a_02L1)本業經疏序 [1]
001_0498_a_03L
001_0498_a_04L釋元曉 [1]
001_0498_a_05L原夫二諦中道。乃無可道之津。重玄法
001_0498_a_06L門。逾無可門之理。無可道故不可以有
001_0498_a_07L心行。無可門故不可以有行入。然以大
001_0498_a_08L海無津。汎舟楫而能渡。虛空無梯。翩
001_0498_a_09L羽翼而高翔。是知無道之道。斯無不道。
001_0498_a_10L無門之門。則無非門。無非門故事事皆
001_0498_a_11L爲入玄之門。無不道故處處咸是歸源
001_0498_a_12L之路。歸源之路甚夷而無人能行。入玄
001_0498_a_13L之門泰然而無人能入。良由世間學者。
001_0498_a_14L着有滯無故也。着有相者。將有待之危
001_0498_a_15L身。趣無限之法相。數數而無已。逐名
001_0498_a_16L而長流。滯空無者。恃莫知之盲意。背
001_0498_a_17L生解之敎門。惛醉而無醒。搖首而不學。
001_0498_a_18L是故如來無緣大悲。爲彼二類。令入佛
001_0498_a_19L道。說此兩卷瓔珞法門。欲使長流者止。
001_0498_a_20L遊八不之坦路。摧六 [2] 慢之高心。惛醉者
001_0498_a_21L悟。學六入之明門。伏五住之闇陣。於
001_0498_a_22L是備架福智兩檝。能渡乎佛法大海。雙
001_0498_a_23L運止觀二翼。高翔乎法性處空。斯爲本
001_0498_a_24L業之大意也。其爲敎也。文理俱精。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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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_0498_b_01L뜻은 지극히 오묘하면서 말에 숨겨져 있고, 문장은 매우 포괄적이면서 말은 상세하다. 수행은 단계로 오르지만 덕은 온전히 갖추었고, 현상(事)은 넓고 넓으나 원리(理)는 끝까지 파고들었다. 인과因果의 원류를 파고들고 범부와 성인의 처음과 끝을 궁구하였으며, 천 가지 삼라만상을 살피고 일미一味로 모두 통함을 밝혔다.이에 육성六性5)과 육인六忍6)으로 팔회八會(60권 『화엄경』)의 드넓은 요지를 종합하고, 삼관三觀7)과 삼제三諦8)로 육백(600부 『반야경』)의 현묘한 종지를 꿰뚫었으며, 이토二土9)와 이신二身10)으로 시방을 둘러싸서 널리 나타내고, 일도一道와 일과一果로 만덕을 포함하고 모두 융합하였다. 그런 후에 살운薩云11)의 보배 수레를 타고 삼계의 옛집으로 돌아와서 보살의 본행을 열어 6중의 영락12)을 보였으므로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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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_0498_b_01L極妙而辭逸。文甚括而語詳。行階階而
001_0498_b_02L德備。事洋洋而理窮。窮因果之源流。
001_0498_b_03L究凡聖之始終。照千條之森羅。明一味
001_0498_b_04L之洪通。尒乃六性六忍。綜八會之廣要。
001_0498_b_05L三觀三諦。貫六百之玄宗。二土二身。帶
001_0498_b_06L十方而普現。一道一果。含萬德而都融。
001_0498_b_07L然後乘薩云之寶乘。還三界之故宅。開
001_0498_b_08L菩薩之本行。示六重之瓔珞。故言菩薩
001_0498_b_09L瓔珞本業經也。
001_0498_b_10L{底}東文選。第八十三卷所載序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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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팔불八不 : 불생不生·불멸不滅·불상不常·부단不斷·불일不一·불이不異·불래不來 불거不去의 여덟 가지 부정을 가리킨다. 『中論』(T30, 1b)에서는 부처님께서 이 팔불로써 모든 희론을 없앴다고 하였다.
- 2)칠만七慢 : 번뇌의 마음 작용인 ‘만慢’을 일곱 가지로 분류한 것이다. 『阿毘達磨俱舍論』(T29, 101a) 등에 따르면 보통 ① 만慢(자기보다 못한 이에 대하여 우월감을 품고 높은 체하는 것), ② 과만過慢(자격이 같은 이에 대하여 우월감을 품고 높은 체하는 것), ③ 만과만慢過慢(자기보다 나은 이에 대하여 우월감을 품고 높은 체하는 것), ④ 아만我慢(자기의 능력을 믿고 다른 이를 업신여기는 것), ⑤ 증상만增上慢(자신을 가치 이상으로 보는 것), ⑥ 비만卑慢(겸손하면서도 일종의 자만심을 가지는 것), ⑦ 사만邪慢(덕 없는 이가 스스로 덕 있는 줄로 잘못 알고 삼보三寶를 업신여기며 높은 체하는 것) 등의 일곱 가지를 든다.
- 3)육입六入 : 보살이 십주十住·십행十行·십회향十廻向·십지十地·무구지無垢地·묘각지妙覺地의 여섯 계위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菩薩瓔珞本業經』 「大衆受學品」(T24, 1021b~1022b)에서는 보살이 닦아야 할 명관법明觀法이 육입의 차례라고 하면서, 십주에 들어가서 백법관문百法觀門을 수행하고, 십행에서 천법명문千法明門을 수행하고, 십회향에서 만법명문萬法明門을 수행하고, 십지에서 일조지一照智를 관하는 가운데 백만 아승기의 공덕문에 들어가고, 무구지에서 오주지五住地를 수행하여 묘각지에 흘러든다고 하였다.
- 4)오주五住 : 오주지번뇌五住地煩惱를 말한다. 『菩薩瓔珞本業經』 「大衆修學品」(T24, 1021c~1022a)에서는 ① 생득주지生得住地(중생이기 때문에 애초에 제일의제를 등지고 일으키는 번뇌), ② 욕계주지欲界住地(욕계에서 일으키는 번뇌), ③ 색계주지色界住地(색계에서 일으키는 번뇌), ④ 무색계주지無色界住地(무색계에서 일으키는 마음의 번뇌), ⑤ 무명주지無明住地(시작도 없이 선천적으로 얻는 번뇌) 등 다섯 가지를 든다.
- 5)육성六性 : 『菩薩瓔珞本業經』 「賢聖學觀品」(T24, 1012bc)에서 보살의 수행 계위를 여섯 가지 종성으로 구분한 것이다. ① 습종성習種性 - 공관空觀을 연습하여 견혹見惑과 사혹思惑을 깨뜨리는 십주의 보살, ② 성종성性種性 - 공에 머물지 않고 가성假性을 분별하는 십행의 보살, ③ 도종성道種性 - 중도관中道觀을 닦아 온갖 불법을 통달하는 십회향의 보살, ④ 성종성聖種性 - 중도관에 의하여 무명의 한 부분을 깨뜨리고 성위聖位에 들어가는 십지의 보살, ⑤ 등각성等覺性 - 무구지의 금강혜당金剛慧幢보살, ⑥ 묘각성妙覺性 - 묘각지의 일체지지一切智地.
- 6)육인六忍 : 『菩薩瓔珞本業經』 「賢聖學觀品」(T24, 1012b)에서 보살의 수행 계위를 여섯 가지 법인法忍으로 구분한 것이다. ① 신인信忍 - 십주에서 공관을 닦아 일체법이 공적하다고 믿어 인가함, ② 법인法忍 - 십행에서 가관假觀을 닦아 일체법이 가假라고 인가함, ③ 수인修忍 - 십회향에서 중관中觀을 닦아 일체법의 중도 이치를 인가함, ④ 정인正忍 - 십지에서 무명혹無明惑을 깨뜨리고 중도의 이치를 인가함, ⑤ 무구인無垢忍 - 무구지에서 무명 번뇌의 습기를 끊고 무구한 자성청정심에서 인가함, ⑥ 일체지인一切智忍 - 묘각지에서 일체 번뇌를 끊고 중도실상中道實相의 이치를 인가함.
- 7)삼관三觀 : 『菩薩瓔珞本業經』 「賢聖學觀品」(T24, 1014b)에서는 이제관二諦觀·평등관平等觀·중도제일의제관中道第一義諦觀의 셋을 든다.
- 8)삼제三諦 : 『菩薩瓔珞本業經』 「佛母品」(T24, 1018b)에서는 유제有諦·무제無諦·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의 세 가지를 들고, 이 세 가지가 모든 불보살의 지혜의 어머니라고 설한다.
- 9)이토二土 : 보통 정토淨土와 예토穢土, 보토報土와 화토化土, 또는 보토報土와 응토應土 등으로 나누는데, 『菩薩瓔珞本業經』 「賢聖學觀品」(T24, 1015c~1016a)에서는 정보토正報土와 의보토依報土, 실지토實智土와 변화정예토變化淨穢土의 두 가지를 설한다.
- 10)이신二身 : 부처님의 몸을 두 가지로 구분한 것이다. 『菩薩瓔珞本業經』 「賢聖學觀品」(T24, 1015c)에서는 법성신法性身과 응화법신應化法身으로 나누어 설한다.
- 11)살운薩云 : ⓢ sarvajña. 살운薩雲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일체지一切智라 번역한다. 불과佛果에서 일체법을 증득하는 지혜이다.
- 12)6중의 영락 : 『菩薩瓔珞本業經』 「賢聖學觀品」(T24, 1012c~1013a)에서는 보살의 본업 영락인 십주·십행·십회향·십지·무구지·묘각지를 각각 동보영락銅寶瓔珞·은보영락銀寶瓔珞·금보영락金寶瓔珞·유리보영락琉璃寶瓔珞·마니보영락摩尼寶瓔珞·수정영락水精瓔珞으로 상징하여 표현하였다.
- 1){底}東文選。第八十三卷所載序文。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최원섭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