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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경소 권하 병서(本業經疏 卷下 幷序)

1. 저자
원효元曉(617~686) 시호는 화쟁 국사和諍國師, 속성은 설薛. 15세 전후에 출가하였다.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을 시도하였으나 ‘마음 밖에 법이 없다(三界唯心 萬法唯識)’라는 것을 깨닫고 마음을 바꾸었다. 그 후 수많은 다양한 저술을 남겼는데, 저술의 특징으로 ‘종요宗要’와 ‘대의大義’라는 형식과 체재를 들 수 있으며, 일심에 바탕을 둔 화회和會, 화쟁和諍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분황사芬皇寺에서 『화엄경』「십회향품」을 주석한 후 절필하고는 무애행으로 민중 교화에 헌신하였다.
2. 서지 사항
『본업경소』 권하는 『속장경』 제1편 61투 3책 수록본이며 「본업경소서本業經疏序」는 『동문선東文選』 권83(1478년 간행) 수록본이다.
3. 구성과 내용
『본업경소』는 요진姚秦의 축불념竺佛念에 의해 역출된 『보살영락본업경菩薩瓔珞本業經』의 주석서이다. 「본업경소서」에서는 ‘모양이 있음’에 집착하는 자와 ‘공하여 없음’에 막힌 자가 불도佛道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두 권의 영락법문瓔珞法門을 설하였다고 하면서, 이를 통해 복덕과 지혜의 두 노를 갖추어 불법佛法의 대해를 건너고 지止와 관觀의 두 날개를 함께 움직여 법성法性의 허공에 나는 일이 보살의 본업의 대의라고 하였다.
『본업경소』 권하는 상권인 「현성학관품賢聖學觀品」의 후반부, 즉 십지심十地心의 십관심소관법十觀心所觀法 중 아홉 번째인 입법제지入法際智에서부터 시작된다. 십지심의 입법제지와 무애지관無碍智觀에 대해 설한 후, 41심인 무구지와 42심인 묘각지에 대해 풀이하고서 문답을 통해 분별하고 있다.
「현성학관품」 다음에는 하권의 5품에 대해 풀이하고 있는데, 6위六位, 즉 42현성의 수행법문인 육입六入에 관한 것이다. 「석의품釋義品」에서는 십신十信과 42현성의 명호에 대한 뜻과 관행觀行하는 법에 대해 설하고 있다. 「불모품佛母品」에서는 현성의 수행을 통해 얻게 되는 진속眞俗의 이제二諦와 중도제일의제中道第一義諦가 일체 제불보살의 지모智母임을 밝히고있다. 「인과품因果品」에서는 현성정법賢聖正法의 인과이상因果二相에 대해 자세히 밝히고 있다. 「대중수학품大衆受學品」에서는 모든 대중이 보살위菩薩位에 들어가는 차례인 육입법문六入法門에 대해 설하고 있다. 유통분에 해당되는 「집산품集散品」에서는 육입법문의 공덕이 무량하며, 법문을 들은 대중이 모두 다 보리심을 일으키고, 각각 본토에 돌아가서 이 법문을 선설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 경전은 보살의 계위설階位說을 성립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는데도 주석서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은데, 비록 낙질본이기는 하지만 저자가 알려진 주석서로는 원효의 것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