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羯恥那衣事 一卷

ABC_IT_K1395_T_001
037_0951_b_01L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갈치나의사(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羯恥那衣事)


의정(義淨) 한역


그 때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室羅筏城)의 서다림(逝多林)에 있는 급고독원(給孤獨園)1)에 계셨다. 이 때에 많은 필추(苾芻)들이 자래성(自來城)에서 석 달 동안의 여름 안거[雨安居]2)를 마친 뒤 각자 옷과 발우를 가지고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갔다. 그들은 도중에 진흙비[泥雨]를 맞았으며 더위에 지치고 들풀에 몸이 베이고 온몸에 땀을 흘리면서 근근히 돌아서[遊行]3) 실라벌성에 도착하였다.
그 때 여러 필추들은 옷과 발우를 잘 놓아두고 발을 씻고 나서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이르러 세존의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의 상법(常法)4)에는 손님으로 온 필추를 보면 서로 위로하여 묻게 되어 있었다.
“너희들은 어느 곳에서 안거를 하고 이곳으로 왔느냐?”
필추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자래성(自來城)에서 석 달 동안 안거하고 나서 이곳으로 왔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너희들은 그곳에서 안거를 하는 석 달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냈느냐? 음식을 구걸하여 구하는데 얻기 어렵지는 않았느냐?”
필추들이 대답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석 달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냈으며 음식을 구걸하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은 그곳으로부터 옷과 발우를 받들어 지니고 길을 오는 도중에 진흙 비를 만나 고생을 하여 지친 몸으로 차츰차츰 이곳으로 왔습니다.”
세존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의 여러 제자들이 여름 안거를 마치고 마을을 두루 다니면서도 옷과 발우를 받들어 지니다가 길에서 진흙 비를 만나 몹시 고생을 하였으니 몸이 매우 피곤하겠구나. 내가 이제 모든 필추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도록 하고 아울러 모든 시주들의 복이 늘어나 더 커지게 하기 위하여 모든 필추들이 갈치나의(羯恥那衣)5)를 입도록 허락하는 것이 좋겠다.
이 옷을 차려 입을 때에 다섯 가지의 수승(殊勝)한 이익이 있으니, 첫째는 10일을 경과하여도 죄를 범하는 것이 아니며, 둘째는 1개월을 경과하여도 죄를 범하는 것이 아니며, 셋째는 하룻밤 동안 옷을 떠나 자도 죄를 범하는 것이 아니며, 넷째는 아래, 위 두 가지 옷만 입고도 마을을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며, 다섯째는 마음대로 여분의 옷을 더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다섯 가지의 이익이 있으니, 첫째는 무리에서 따로 떨어져 먹을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며, 둘째는 자주자주 먹을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며, 셋째는 속가(俗家)에서 공양을 청하지 않아도 가서 음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며, 넷째는 마음대로 많은 옷을 구할 수 있는 것이며, 다섯째는 8월 보름부터 정월 보름까지 5개월을 지내면서 얻은 재물은 모두 갈치나의의 이양[利養]6)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허락하여 모든 제자들이 안락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해야겠다.’
세존께서 곧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을 안락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하고, 아울러 여러 시주들의 복이 늘어나 커지도록 하기 위하여 여름 안거를 한 대중들에게 갈치나의를 입도록 허락한다. 이 옷을 입으면 이로움이 많으니, 앞에서 열거한 열 가지와 같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 갈치나의라는 것을 베풀었으나, 필추들이 어떻게 차려 입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석 달 동안 안거를 하면서 대중들이 얻은 옷과 물건을 가지고 옷을 지어야 한다.
먼저 대중들에게 고하여 알게 할 것이니, ‘대중들은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이번 여름 안거에 필추 대중(大衆)이 이 옷을 얻었습니다. 만약에 대중들이 좋아한다면 이 물건을 가지고 대중을 위하여 갈치나의를 지으려고 합니다.’
이렇게 고하고 다음날이 되면 건치(揵稚)7)를 울려서 승가 대중을 모아 모두에게 말하여 알리고 나서 한 명의 필추로 하여금 아뢰게 하라.
‘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옷은 이곳에서 여름 안거를 지낸 승가 대중들이 얻은 이양의 물건입니다. 승가에서는 이제 함께 이 옷을 가지고 갈치나의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 옷은 마땅히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 갈치나의를 입게 되면 비록 결계(結界)8) 밖으로 나가더라도 가지고 있던 3의(衣)9)를 떠나 잠을 자는 데서 생기는 허물이 없으니, 하물며 다른 옷이겠습니까?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다면 승가는 마땅히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이제 이 옷을 가지고 아무개 필추를 시켜서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이 옷을 차려 입는다면 비록 결계 밖으로 나간다 하더라도 가지고 있던 3의를 떠나 잠을 자는 데서 생기는 허물이 없으리니, 하물며 다른 옷이겠습니까? 이와 같이 아룁니다.’
갈마(羯磨)10)는 아뢴 것에 준하여 이루어진다.
다음에는 마땅히 갈치나의를 만들 필추를 뽑아야 한다. 반드시 다섯 가지의 덕을 구족한 사람이라야 하니, 잘 헤아려서 뽑아야 할 것이다.
그 다섯 가지의 덕은 욕심ㆍ애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없음과 베풀 것과 베풀지 않아야 할 것을 아는 것을 말한다. 만약 이와 다른 사람이라면 뽑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이와 같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를 뽑아야 할 것이니, 앞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대중들을 모으고 나서 마땅히 먼저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물어야 한다.
‘당신 아무개는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까?’
만약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저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다음으로 한 사람의 필추가 백갈마(白羯磨)11)를 지어 뽑혔음을 말한다.
‘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필추 아무개가 즐거이 갈치나의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 이제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들고자 합니다. 만약에 승가가 때에 이르렀다면, 승가는 마땅히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이제 아무개 필추를 갈치나의를 만들 사람으로 뽑을 것이며, 이 아무개는 마땅히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들 것이므로, 이와 같이 아룁니다.’
‘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필추 아무개가 즐거이 갈치나의를 만드는 사람이 되어 이제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들고자 합니다. 승가는 이제 아무개를 갈치나의를 만드는 사람으로 뽑았으니, 아무개 필추는 마땅히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들 것입니다. 만약에 어느 장로[具壽]든지 아무개를 갈치나의를 만들 사람으로 뽑았다는 말을 듣고서 이 아무개가 마땅히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지어야 한다고 인정하면 잠잠히 계시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말씀을 하십시오.
승가가 이미 이 아무개를 갈치나의를 만들 사람으로 허락하였으니, 이 아무개를 마땅히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들 사람으로 삼는 일을 마칩니다. 승가가 이미 인정하여 잠잠히 있었기 때문에 저는 이제 이와 같이 지니겠습니다.’
그 다음으로 갈치나의를 만들 필추는 마땅히 백갈마(白羯磨)를 하고서 갈치나의를 만들어야 한다.
‘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옷은 마땅히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필추 아무개는 승가가 이미 갈치나의를 만들 사람으로 뽑았습니다. 만약에 승가가 때에 이르렀다면 승가는 마땅히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이제 이 옷으로 갈치나의를 만들도록 아무개 필추에게 맡겼으므로, 이와 같이 아룁니다.’
갈마는 아뢴 것에 준하여 지어야만 한다.
갈치나의를 만드는 필추는 그 행법(行法)12)과 옷 만드는 곳을 제한한다. 마땅히 앞에서 빨아 물들이고 다듬어서 재단하여 꿰매되, 세 땀씩 두 번을 함께 바느질해야 한다.
다시 두 번 세 번 이와 같이 생각해야만 하니, ‘이 옷은 마땅히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드는 것이며, 지금 갈치나의를 만들고 있으며, 이미 갈치나의를 만들었다.’
이 세 가지 생각 중에서 다만 뒤의 두 가지만 하더라도 또한 작법(作法)이 성립된다. 만약 이 작법을 하지 않으면 악작죄(惡作罪)를 얻는다.
다음으로 8월 15일이 되면 지사(知事)13)13) 유나(維那)ㆍ열중(悅衆)ㆍ영사(營事)ㆍ수사(授事)ㆍ임사(任事)ㆍ지원사(知院事)라고도 쓴다. 승가의 온갖 일들을 도맡아 관장하여 승가의 물건을 보호하고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모든 승가의 바람에 순응하며 계율을 엄격히 지키고 마음이 공정한 현자를 뽑아 책임을 맡긴다.
가 된 사람은 마땅히 대중에게 아뢰어야 하니, 이와 같이 아뢴다.
‘여러 대덕이여, 내일은 제가 마땅히 대중을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들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각자 이제까지 가지고 계시던 헌옷을 내놓고 아무 곳으로 모이십시오.’
갈치나의를 만들 필추는 이 옷 위에 이름난 꽃을 늘어놓고 미묘한 향을 피우고서 건치(揵稚)를 울려 대중을 모은 뒤, 다시 두루 알리고서 옷을 가지고 상좌(上座) 앞에 서서 두 손으로 옷을 높이 받들어 올려 이렇게 아뢴다.
‘대덕 승가는 들으십시오. 이 옷은 승가에서 갈치나의를 만들도록 허락한 것입니다. 저 필추 아무개는 승가가 이제 갈치나의를 만들 사람으로 뽑았습니다. 저 아무개가 바로 갈치나의를 만들 것입니다. 저는 이 옷을 가지고 마땅히 승가를 위하여 갈치나의를 만들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 번을 말한다.
그런 다음 옷을 펼쳐놓고 상좌 앞에 서서 이와 같이 말한다.
‘상좌께서는 생각하여 주십시오. 이 옷은 승가에서 갈치나의를 만들도록 허락한 것입니다. 저 필추 아무개가 바로 갈치나의를 만들 사람입니다. 제가 이제 대중을 위하여 이 옷을 만들겠습니다.’
상좌가 대답한다.
‘착하도다, 옷을 베풂이여. 지극히 착하도다, 옷을 베풂이여. 이 가운데 있는 재물과 이익을 내가 마땅히 얻으리로다.’
이와 같이 세 번을 말하고, 끝에 가서 모두 이렇게 말한다.
‘착하도다, 옷을 베풂이여. 지극히 착하도다, 옷을 베풂이여. 이 가운데 있는 재물과 이익을 내가 마땅히 얻으리로다.’
그 다음으로는 옷을 가진 사람이 지켜야 할 법도를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이 옷을 가지고 대소변을 보는 변소에 가지 않는다. 부엌이나 연기가 나는 곳에 들어가지 않는다. 맨땅에 놓아두지 않는다. 결계(結界) 밖에 옷을 버려두지 않으며, 설령 잠시 나갔더라도 밖에서 잠을 자지 말아야 한다. 옷을 가진 필추가 이 행법(行法)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월법죄(越法罪)14)를 얻는다.
옷을 가진 사람은 정월 15일이 되면 마땅히 대중 가운데에서 이와 같이 아뢰어야 한다.
‘대중들은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내일은 마땅히 갈치나의를 내놓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각자 자신의 옷을 소중하게 지니십시오. 가지고 있는 이로운 물건은 대중들이 나누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우파리(鄔波離)15)가 세존께 청하여 말씀드렸다.
“이 옷을 차려입을 수 없는 사람에는 몇 종류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종류의 사람이 있다. 여름 안거를 지내지 않은 사람, 여름 안거를 깨뜨린 사람, 여름 안거가 끝난 뒤에 온 사람, 적멸을 구하는 사람, 옷을 나누어 줄 때 그 자리에 있지 않은 사람이다.
이 옷을 차려입을 수 없는 사람으로 다시 다섯 종류가 있으니, 두루 다니며 머무는 사람과 두루 다니며 머물기를 마친 사람과 6일 밤 동안 마나타를 행하는 사람과 6일 밤 동안의 마나타를 마친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授學人]을 말한다.”
우파리가 다시 여쭈었다.
“대덕이시여, 다만 재물의 이익을 얻기만 할 뿐 널리 이롭게 함이 없는 사람에는 몇 종류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여름 안거를 지내지 않은 사람과 여름 안거를 깨뜨린 사람과 여름 안거가 끝난 뒤에 온 사람과 적멸을 구하는 사람과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던 사람이다.
다시 다섯 종류의 사람이 있다. 두루 다니며 머무는 사람과 두루 다니며 머물기를 마친 사람과 6일 밤 동안 마나타를 행하는 사람과 6일 밤 동안의 마나타를 마친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이니, 이것을 일러 이익을 얻기만 하고 널리 이롭게 함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파리가 다시 여쭈었다.
“대덕이시여, 이로움도 이롭게 함도 없는 사람에는 몇 종류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우파리야, 다섯 종류의 사람이 있느니라. 죄를 인정하지 않아 그 죄가 거론된 사람과 중죄(重罪)를 범하여 그 죄가 거론된 사람과 못된 견해를 버리지 아니하여 그 죄가 거론된 사람과 다른 곳에서 여름 안거를 지낸 사람과 화합 승가가 깨지고 난 뒤에 법과 율(律)에 맞지 않게 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당시에 여러 명의 필추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도둑을 만나서 모두 빼앗기고 근근히 실라벌성에 이르렀다.
여러 필추들이 그들을 보고 물었다.
“잘 오셨습니다, 장로[具壽]여. 다니는 동안에 편안하셨습니까?”
장로가 대답했다.
“어찌 편안함이 있었겠습니까? 가지고 있던 옷과 물건을 모두 도둑에게 빼앗겼습니다.”
그들에게 말했다.
“장로여,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에는 옷과 이로운 물건들이 많이 있습니다. 갈치나의가 나오면 장로에게도 함께 나누어 드릴 수가 있습니다.”
이 인연을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가 만약에 도적을 만난 인연이 있다면 마땅히 갈치나의를 내주어야 할 것이니, 이와 같이 내주도록 하여라.
보통의 경우와 같이 앞에서 나온 방편을 행하고 나서 한 사람의 필추에게 백갈마(白羯磨)를 하게 한다.
‘대덕 승가께서는 들으십시오. 우리들이 머물고 있는 이 곳에서 승가가 화합하여 함께 갈치나의를 베풀었습니다. 이제 여러 명의 필추들이 도적에게 모두 빼앗기고 입을 옷도 없이 이곳에 왔습니다. 만약에 승가가 때에 이르렀다면 승가는 마땅히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이제 도둑을 맞은 필추들에게 갈치나의를 내어 주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갈마(羯磨)는 알린 것에 준하여 이루어지고, 마무리짓는다.
작법(作法)을 하고 나면, 있던 이양의 물건들을 옷을 받을 사람에게 모두 공평하게 나누어준다. 그 얻은 옷은 각자 자신의 뜻에 따라 도둑을 맞아서 옷이 없는 필추에게 나누어준다.”
우파리가 세존께 청하여 말씀드렸다.
“대덕이시여, 성글고 얇은 옷과 거친 옷과 매듭이 많은 옷과 모시옷과 가장자리에 테가 둘린 옷과 찢어진 헌옷과 사타(捨墮)16)를 범한 옷과 죽은 사람의 옷 등은 갈치나의를 만들기에 합당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합당치 않다.”
우파리가 다시 여쭈었다.
“대덕이시여, 석년의(石碾衣)와 다른 사람에게 귀속되어 있는 3의(衣)와, 15주(肘)17)가 되지 않았거나, 혹은 재단하지 않았거나, 청정하지 않거나, 옷을 만드는 사람으로 뽑히지 않은 사람이 만든 옷과, 결계(結界) 밖에 있는 옷으로 갈치나의를 만들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합당치 못하다.”
우파리가 다시 여쭈었다.
“여름 안거 석 달 동안에 얻은 옷으로는 갈치나의를 만들어도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괜찮다.”
우파리가 다시 여쭈었다.
“여름 안거 석 달이 끝난 뒤에 얻은 옷으로 갈치나의를 만들어도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괜찮다.”
갈치나의를 만드는데 있어서 법에 맞는 것과 법에 맞지 않는 것이 또한 허다히 많겠지만, 윗글의 뜻에 준하여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갈치나의를 내는 모양[出羯恥那衣相]에는 본래 여덟 가지가 있다.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게송으로 말하겠다.

결거실(決去失)과 부정실(不定失)
결정실(決定失)과 실거실(失去失)
문출실(聞出失)과 출계의실(出界疑失)
망단실(望斷失)과 동심출(同心出)이다.

무엇이 결거실(決去失)인가?
어떤 필추가 한곳에 같이 있으면서 갈치나의를 받았는데, 옷 만들기를 마치고 나서 이 옷에 연연해하는 마음이 없이 마침내 옷과 발우를 가지고 다른 곳으로 가고자 하여 결계(結界) 밖으로 나가서 다시는 돌아올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뜻을 결정하여 나가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결거실이라고 한다.
무엇이 부정실(不定失)인가?
어떤 필추가 한곳에 같이 있으면서 갈치나의를 받았는데, 아직 옷을 만들지 아니하고 마침내 결계 밖으로 나가서 옷을 구하거나 혹은 아직 옷을 만들지 아니하였거나 이미 반을 만들었거나, 이 이양물(利養物)과 주처(住處)에 대하여 연연해하는 마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기대하는 마음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여 다시 돌아와서 옷을 만들까 생각하기도 하고 혹은 의심하는 생각을 내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부정실이라고 한다.
무엇이 결정실(決定失)인가?
어떤 필추가 한곳에 같이 있으면서 갈치나의를 받았는데, 아직 옷을 만들지 아니하고서 마침내 결계 밖으로 나가 옷을 구하면서 생각하기를, ‘다시 돌아와서 옷을 만들어야겠다’고 하고서 다시 생각하기를, ‘내가 이제 밖에 나왔으니 다시 오지 못할 것이고 또한 다시는 지벌라(支伐羅)18)를 만들 수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결정실이라고 한다.
무엇이 실거실(失去失)인가?
어떤 필추가 한곳에 같이 있으면서 갈치나의를 받았는데, 아직 옷을 만들지 아니하고서 결계 밖으로 나가서 지벌라를 만들어 처음에 만들었던 옷을 마침내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실거실이라고 한다.
무엇이 문출실(聞出失)인가?
어떤 필추가 한곳에 같이 있으면서 갈치나의를 받았는데, 아직 옷을 만들지 아니하고 결계 밖으로 나가 옷을 구하면서 생각하기를, ‘다시 돌아가서 내가 마땅히 옷을 만들어야겠다’고 하였는데, 그가 떠난 뒤에 대중들이 마침내 옷을 내놓았고, 그는 갈치나의를 내놓았다는 말을 듣고서 마음속으로 기뻐하면서 생각하기를, ‘옷을 내놓았다니 잘 되었구나’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문출실이라고 한다.
무엇이 출계의실(出界疑失)인가?
어떤 필추가 한곳에 같이 있으면서 갈치나의를 받았는데, 아직 옷을 만들지 아니하고 필추가 스스로 생각하기를, ‘결계 밖으로 나가서 지벌라(支伐羅)를 만들어야겠다’고 하였다가 일을 끝냈거나 끝내지 못하였거나, 다시 되돌아왔거나 되돌아오지 않았거나 이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출계의실이라고 한다.
무엇이 망단실(望斷失)인가?
어떤 필추가 한곳에 같이 있으면서 갈치나의를 받아서 옷을 만들었는데, 옷을 만드는 것을 아직 끝내지 않고 결계 밖으로 나가서 찾아보고 다시 돌아와 옷을 만들려고 생각했다가, 그곳에 가서 옷을 구하였으나 얻지 못하자 기대했던 마음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망단실이라고 한다.
무엇이 동심출(同心出)인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어떤 필추가 한곳에 같이 있으면서 갈치나의를 받아서 옷을 만들고 결계 밖으로 나가 옷을 구한 뒤에 다시 돌아와 머무는 곳에서 대중과 함께 백이법(白二法)을 하고 옷을 내놓는 것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동심출(同心出)이라고 한다.
037_0951_b_01L根本說一切有部毘柰耶羯恥那衣事 一卷大唐三藏義淨奉 制譯爾時佛在室羅筏城逝多林給孤獨有衆多苾芻在自來城三月坐雨安居已各持衣鉢詣世尊所路逢泥雨困於暑熱野草割身遍皆流汗漸次遊行至室羅筏城時諸苾芻安置衣鉢洗足已至世尊處頂禮雙足一面坐世尊常法見客苾芻來共相慰問汝於何處安居而來至此白言世尊我等於自來城三月安居已來至此問言汝等在彼安居於三月得安樂住不乞求飮食不難得不荅言世尊我等三月安樂而住飮食不難我等從彼擎持衣鉢所經道路泥雨艱辛身形疲頓漸來至此世尊聞已作如是念我諸弟子雨安居竟人閒遊行擎持衣鉢路逢泥雨極遭辛苦形體疲頓我今宜可令諸苾芻得安樂住幷諸施主福增長故聽諸苾芻張羯恥那衣張此衣時有五勝一無過十日犯二無過一月犯無過經宿離衣犯四唯著上下二衣得人間遊行五得隨意多畜長衣復有五種饒益一得別衆食二得數數食三俗家不請得往受食四得隨意多求衣始從八月半至正月半時經五箇月得財物皆是羯恥那衣利養如是開時令諸弟子得安樂住卽告諸苾芻欲令汝等得安樂住幷諸施主福增長故安居衆張羯恥那衣獲多利益如前十種如世尊說張羯恥那衣者諸苾芻不知云何張衣佛言三月安居衆獲衣物應將作衣先以言白告衆令知大衆應知今夏坐苾芻衆得此衣若大衆樂者令將此物爲衆作羯恥那至明日已鳴揵椎集僧伽言白已令一苾芻作白曰大德僧伽聽此衣是此處雨安居僧伽所獲利物僧伽今共將此衣作羯恥那此衣當爲僧伽張作羯恥那若張衣已雖出界外所有三衣尚無離過何況餘衣若僧伽時至聽者僧伽應僧伽今將此衣令某甲苾芻當爲僧伽作羯恥那若張衣已雖出界外有三衣尚無離過何況餘衣白如是磨准白成次當差張羯恥那衣苾芻具五德者應可量差所謂無欲知張與不張若異此者卽不應差如是應差爲前方便衆現集已應先問能不能云汝某甲能爲僧伽作張衣人不言能者荅言我能次一苾芻作白羯磨差云大德僧伽聽此苾芻某甲樂作張羯恥那衣人今爲僧伽張羯恥那若僧伽時至聽者僧伽應許僧伽今差某甲苾芻作張羯恥那人此某甲當爲僧伽張羯恥那衣白如是大德僧伽聽此苾芻某甲樂作張羯恥那人爲僧伽張羯恥那衣僧伽今差某甲作張羯恥那人某甲苾芻當爲僧伽張羯恥那若諸具壽聽差某甲作張羯恥那人此某甲當爲僧伽張羯恥那者默然若不許者說僧伽已聽此某甲作張羯恥那人此某甲當爲僧伽作張羯恥那衣人竟僧伽已聽許由其默然故我今如是持其次張衣苾芻應作白羯磨當作羯恥那衣大德僧伽聽此衣當爲僧伽作羯恥那衣此苾芻某甲僧伽已差作張衣若僧伽時至聽者僧伽應許僧伽今以此衣作羯恥那付某甲苾芻如是羯磨准白應作作羯恥那衣苾芻制其行法作衣之當須在前洗浣染治割截縫刺至刺三兩鍼共作復須再三作如是此衣當爲僧伽張作羯恥那衣張作羯恥那衣已張作羯恥那衣此三心但爲後二亦成作法若不作得惡作罪次至八月白半十五日其知事人應告大衆作如是白諸大明日我當爲衆張羯恥那衣仁等各各捨舊持衣來集某甲處其張衣苾芻於此衣上布列名花妙香熏馥揵椎集衆言白復周可將此衣至上坐前立兩手擎衣作如是白大德僧伽聽此衣僧伽許張作羯恥那我苾芻某甲僧伽今差作張羯恥那衣人我某甲是張羯恥那衣我以此衣當爲僧伽張作羯恥那衣如是三說舒張此衣上座前立作如是語座存念此衣僧伽許作羯恥那衣苾芻某甲是張衣人我今爲大衆此衣上座荅曰善哉張衣極善張衣此中所有財利饒益我當獲之如是三說乃至行末皆作是說善哉張衣極善張衣此中所有財利饒益我當獲之次復應知持衣人法不持此衣至大小便室不入廚舍煙火之處安置露地不棄衣向界外設暫出不應經宿持衣苾芻若不依行者得越法罪其持衣人旣至正月十五日應在衆作如是白大衆應知明日當出羯恥那衣仁等各各守持自衣其有利大衆應分鄔波離請世尊曰有幾種人不成張衣佛言有五種人謂無夏人破夏人後夏人求寂人張衣之時不現前者復有五種不成張衣謂行遍住人行遍住竟人行六夜人行六夜竟人授學人大德有幾種人但得財而無饒益佛言有五種人謂無夏破夏後夏求寂不現前人復有五種行遍住人遍住竟人六夜人六夜竟人授學人此謂得利無饒益大德有幾種人利益俱無佛言鄔波離五種人謂不見罪被擧人重犯被擧不捨惡見被擧人餘處坐夏人破已後非法律人有衆多苾芻人閒遊行遭賊劫奪漸至室羅筏城諸苾芻見問言善來具壽行李安樂不答言何有安樂是衣物皆被賊奪將報言具壽今我此處多有衣利若出羯恥那衣得與具壽共相分給以緣白佛佛言苾芻若有賊緣當可爲出羯恥那衣應如是如常作前方便已令一苾芻作白羯磨大德僧伽聽於此住處和合僧伽共張羯恥那衣今有衆多苾芻賊所劫無衣至此若僧伽時至聽者僧伽應許僧伽今爲此被賊苾芻出羯恥那衣白如是羯磨准白成乃至結旣作法已所有利物受衣之人皆共平分其所得衣各隨自意分遺被賊無衣苾芻鄔波離請世尊曰大德疏薄衣惡衣多結衣紵麻衣繚緣衣破故衣犯捨衣死人衣此等諸衣作羯恥那不佛言不合大德石碾衣及屬別人三衣及不滿三五肘或不割截或不淸淨或不差張衣人或在界外得張衣不佛言不合夏三月中所得衣成張衣不佛言若夏三月了所得之衣得作羯恥那衣不佛言若更有衆多法非法衣准上文意應知出羯恥那衣相本有八種云何爲八攝頌曰初決去不定 決定失去衣 聞出出界疑望斷同心出云何決去失如有苾芻同在一處羯恥那衣作衣已竟於此無戀心遂持衣鉢欲往餘方出界外更不擬來意出者是名決去失云何不定失有苾芻同在一處受羯恥那衣未作遂出界外求衣或未作衣或已作於此利物及以住處或有戀或無或有望或無望更擬還作衣或起疑念是名不定失云何決定失如有苾芻同在一處受羯恥那衣未作衣遂出界外求衣作如是念還來作衣復作是念我今出去更不復來亦復不能造支伐羅是名決定失云何失去失如有苾芻同在一處羯恥那衣未作衣出界外造支伐羅起首作衣遂失其衣是名失去失云何聞出失如有苾芻同在一處羯恥那衣未作衣出界外求衣念言迴還我當作衣去後大衆遂便出衣彼聞出羯恥那衣心生隨喜善哉是名聞出失云何出界疑失如有苾同在一處受羯恥那衣未作衣芻自念出界作支伐羅若了若不了還不還生如是心出界便失云何望斷失如有苾芻同在一處受羯恥那作衣作衣未竟出界求覓擬還作旣至彼方求衣不得望心斷絕名望斷失云何同心出如有苾芻同在一處羯恥那衣作衣出界外求衣後還來住處共衆作白二法出衣是名同心出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羯恥那衣事 一卷丙午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원래의 이름은 기수급고독원(祗樹給孤獨園)이며, 기수원(祗樹園),기원(祗園)이라고도 한다. 이곳은 원래 바사닉왕의 태자 기타(祗陀)가 소유한 원림(園林)이었으나, 급고독(給孤獨) 장자(長者)가 그 땅을 사서 석존께 바치고 태자는 또 그 수풀을 부처님께 바쳤으므로, 두 사람의 이름을 합하여 이렇게 불렀다.
  2. 2)인도는 기후의 특성상 우기에는 3개월 이상 비가 계속 내리기 때문에, 이 때 돌아다니게 되면 폭풍우를 만나 위험에 빠질 수도 있고 초목과 벌레들을 살상하여 계를 어기게 되므로 외출을 금하고 한곳에 머물러 수행하게 하였다.
  3. 3)그대로 풀이하면 ‘놀러 다니다’의 뜻이나, 여기서는 마을을 돌며 걸식도 하고 쉬기도 하면서 왔다는 의미다.
  4. 4)일정한 법.
  5. 5)공덕의(功德衣)ㆍ견의(堅衣)라고도 한다. 안거가 끝난 뒤 일정한 기간 동안 입을 수 있는 일종의 평상복이다. 혹은 안거 중에 더러워진 옷을 빨래하는 동안에만 입는 옷으로 하루 낮과 하루 밤 동안에 지은 것이라고 한다.
  6. 6)이로움을 얻을 수 있는 실마리.
  7. 7)번역하여 경(磬)ㆍ종(鐘)ㆍ타목(打木)ㆍ성명(聲鳴)이라 하니, 나무로 만든 시간을 알리는 기구이다.
  8. 8)‘제한된 경계’라는 뜻으로, 불도를 수행하는데 장애를 없애기 위하여 비구의 의식주를 제한하고 일정한 장소에 거처하도록 한 곳이다.
  9. 9)1.승가리(僧伽梨): 마을이나 궁중에 들어갈 때 입음. 2.울다라승(鬱多羅僧): 예불ㆍ독경ㆍ청강ㆍ포살 등을 할 때 입음. 3.안타회(安陀會): 절 안에서 작업할 때, 또는 침상에 누울 때 입음.
  10. 10)수계(受戒) 또는 참회(懺悔)할 때 의식을 차리는 법[作法].
  11. 11)수계나 참회 등과 같은 의식을 행하는 가운데 가장 가벼운 일이나 일상적인 일에 대하여 엄격하게 바로잡아 삼가 대중들에게 고하면 그 일이 곧바로 성립되는 것이니, 계를 설하거나 탁발을 하거나 머리를 깎는 등에 관한 39가지가 있다.
  12. 12)수행하는 방법.
  13. 14)정법(正法)을 어긴 죄로, 비교적 가벼운 죄에 속한다.
  14. 15)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한 명. 인도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 사람으로 궁정의 이발사였는데,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지 6년 뒤 왕자 발제(跋提)ㆍ아나율(阿那律)ㆍ아난(阿難) 등 일곱 사람이 출가할 때 따라 출가했다. 이는 수다라(首陀羅) 종족도 출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 실례로 부처님께서 널리 문호를 개방하시어 4성을 모두 평등하게 품어 교화하셨음을 의미한다.
  15. 16)스님들이 지니는 계율의 하나로, 재물을 내놓고 대중에 들어가 타죄(墮罪)를 참회하여야 하는 계. 사타라 함은 재물과 탐심과 죄업을 버리지 않으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니살기바일제’를 번역한 말이다.
  16. 17)1주는 2척(尺)이라고도 하고, 혹은 1척 5촌(寸)이라고도 한다. 4주가 1궁(弓)이 된다.
  17. 18)부처님께서 제정하신 법규에 따라 만든 비구의 3가지 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