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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_0161_b_01L가섭부불반열반경(迦葉赴拂般涅槃經)
동진(東晉) 축담무란(竺曇無蘭) 한역
김진철 번역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마하가섭은 모든 비구 가운데 나이가 제일 많았고 재주가 뛰어났으며 지혜가 밝았다. 그 몸도 또한 금빛 상호(相好)를 지녔으며 부처님께서 설법하실 때 항상 그와 마주 대하고 앉으므로 사람들이 그를 보고 혹 부처님의 스승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이에 가섭은 부처님을 작별하고 이사리(伊篩梨) 산중의 보능(普能)이라는 산에 들어갔는데, 바깥 둘레가 수천 리이며, 사위국(舍衛國)과의 거리가 2만 6천 리였다.
7보가 많이 나고 단 과일은 셀 수 없었으며, 이름난 향ㆍ좋은 약ㆍ전단 세 가지 중에 그 한 가지는 향기가 좋고, 한 가지는 사람들의 온갖 병을 치료하고, 한 가지는 오색을 물들이는 데 쓸 수 있고, 여러 가지 향과 온갖 약은 그 수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었다. 달리고 나는 새ㆍ짐승ㆍ사자ㆍ호랑이ㆍ흰 코끼리ㆍ기린ㆍ붉은 봉황들이 있었고, 혹은 청정한 이단을 배우는 도사도 있었다. 그때 네모나고 평평하고 반듯한 돌이 있었는데, 그 빛이 유리와 같고 가로세로가 1백20리였고, 기이한 나무들이 서늘한 그늘을 드리우고 꽃과 잎은 오색으로 빛났으며, 겨울과 여름에도 무성하게 돌 주위에 죽 늘어서서 자랐다. 가섭은 앞뒤로 둘러싼 2천 제자를 가르쳤으니 모두 청정하고 높은 수행으로 아라한 도를 얻은 이들이었으며, 항상 이 돌 위에 앉아 경을 외우고 도를 닦았다. 또 청정하고 달고 향기로운 샘물이 있었으니, 그 둘레가 40리였다.
그 샘물 속에는 감색ㆍ붉은색ㆍ자색의 우담화(優曇華)가 있었다. 가섭의 제자 일곱 사람은 같은 날 저녁에 꿈을 꾸었는데, 한 비구의 꿈에는 그가 앉은 네모난 돌의 중앙이 쪼개지고 나무가 모두 뿌리째 뽑히는 것이 보였으며, 또 한 비구의 꿈에는 40리나 되는 샘물이 다 마르고 꽃이 다 시들어 떨어지는 것이 보였으며, 또 한 비구의 꿈에는 구라변좌(拘羅邊坐)가 다 기울어지고 허물어지는 것이 보였으며, 또 한 비구의 꿈에는 염부제땅이 다 기울어져 무너지는 것이 보였으며, 또 한 비구의 꿈에는 수미산이 무너지는 것이 보였으며, 또 한 비구의 꿈에는 금륜왕(金輪王)이 돌아가시는 것이 보였으며, 또 한 비구의 꿈에는 해와 달이 땅에 떨어져 천하가 빛을 잃어버리는 것이 보였다. 그들이 모두 새벽같이 일어나서 각각 꿈꾼 것을 가섭에게 말하자, 가섭이 말하였다.
“나도 조금 전에 광명이 비치면서 땅이 크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는데 그대들이 또 이런 꿈을 꾸었으니, 부처님께서 장차 열반에 드실 것이다.”
그리고는 곧 모든 제자들에게 명을 내려 구이나갈국(俱夷那竭國)으로 갔다. 도중에 한 바라문이 문다라화(文陀羅華)를 지니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가섭이 곧 물었다.
“그대는 어디에서 오는 길이며 어느 곳으로 가려고 하며 어떻게 이 하늘꽃을 얻었습니까?”
“나는 구이나갈국에서 오는 길이며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이미 7일이 지난지라, 모든 하늘이 다 와서 하늘꽃과 하늘향을 부처님 몸에 공양하였으니 이 꽃이 바로 그것입니다.”
가섭이 이 말을 듣고 문득 땅에 엎드려 슬피 울며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이제 열반에 드셨으니 온 세상이 빛을 잃었으므로 장차 누구를 믿고 의지할 것인가?”
곧바로 모든 제자들을 거느리고 길을 떠났다. 그러나 미처 수백 리를 못가서 문득 사천왕과 범천과 제석천 모든 하늘이 다 7보 일산ㆍ이름난 향ㆍ좋은 꽃을 가지고 다 부처님께 가서 공양하고 모든 하늘은 12부의 음악을 연주하며 또한 아수라왕과 모든 큰 귀신들이 공중을 가득 메운 것을 보았으며 구이나갈 국왕과 모든 이웃 나라 왕들이 각각 수백만 명의 신하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때 가섭이 모든 제자들을 이끌고 이르는 것을 보고는 귀말라불(貴末羅弗) 왕이 곧 나라의 백성들에게 칙명을 내려 모두 길을 피하게 하여 가섭과 제자들이 나아갈 수 있게 하였다. 아나율이 마중나와 서로 보고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이미 7일이 지났으나 다비의 불이 붙지 아니하여 현자(賢者)가 오시기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난이 가섭을 보고 문득 땅에 엎드려 통곡하며 슬픔을 이기지 못하였다.
그대 파혹(波惑)이라는 한 늙은 비구가 곧 아난을 제지하며 말하였다.
“그쳐라, 그쳐라.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는 항상 금하고 제재하여 우리들이 자유롭지 못했는데 이제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어 우리들은 자유를 얻었으니 울지 말라.”
그때 하늘이 파혹의 말을 듣고 곧 손을 들어 그를 내려치려 하자 가섭이 문득 앞에서 하늘을 상대하여 중지하게 하고 파혹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이제 열반하셔서 모든 이가 의지할 곳을 잃었는데 너만 홀로 어리석게 도리어 기뻐하고 유쾌하게 여긴단 말인가?”
파혹은 이 말을 듣고 뜻을 알아 곧 아라한 도를 얻었다. 가섭이 곧 모든 제자들과 함께 얼굴을 땅에 대고 예배 올리고 관을 세 번 돌고는 슬퍼하며 말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부처님의 머리와 발이 있는 곳을 알지 못하오니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발을 내어보이소서.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이에 마하가섭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삼계에서 수레 되시어
생사의 못을 건네주시고
담박하게 열반에 오르시니
미묘함은 세간을 뛰어넘으셨네.
부처님께서는 한량없는 빛 되시어
어리석은 어둠 비춰 주시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위엄 있고 신령스러운 빛 나타내소서.
부처님 크게 자애(慈愛)하시어
제도한 자 헤아릴 수 없어라.
존귀한 몸 금빛 관에 계시어
청정하고 고요하며 편안하시네.
넉넉하고 온화한 덕으로
몸에 광명을 나타내시어
널리 하늘과 사람들이
무량복을 일으키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열어 나타내신 법
중생들 받아 윤택하고
생사를 맴돌다 멈추었으며
어떤 이는 바른 진리에 들어
이미 여래의 은혜 입고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합니다.
지금 다만 금빛 관을 보니
슬프고 애달픈 마음
부처님 비록 무위(無爲)에 나아가셨으나
거룩하신 깨달음 실답지 않음 없네.
뵈온 후 의심 있으니
금관에서 발을 내어 보이소서.
다시 생과 사로 나뉘지만
부처님께서는 근심 없으시네.
법신(法身)의 지혜 항상 계시니
길이 열반이라 부르지 말라. - 030_0161_b_01L迦葉赴佛般涅槃經東晉西域沙門竺曇無蘭譯昔,佛在世時,摩訶迦葉於諸比丘中,最長年,高才明智慧。其身亦有金色相好。佛每說法,常與其對坐,人民見之,或呼爲佛師。於是迦葉乃辭佛到伊篩梨山中,一山名普能,周旋數千里,去舍衛國二萬六千里,多出七寶,甘果不訾,名香好藥,栴檀三種,其一種芳香,一種治人百病,一種可用染五色,衆香雜藥,不可稱數。亦有走翔鳥獸、師子、虎、狼、白象、騏驎、朱雀、鳳凰,或有淸淨異學道士。時,有方石平正,其色如琉璃,縱廣百二十里。奇樹蔭涼,華葉五色,冬夏茂盛,列生石上。迦葉前後教授二千弟子,皆淸淨高行,得羅漢者,常坐此石上,誦經行道。又有淸淨甘香泉水,周旋四十里。其水中則有優曇華,紺色華、紅色華、紫色華。迦葉弟子七人同夕得夢,其一比丘夢見其所坐方石中央分破,樹皆根拔。復一比丘夢見四十里泉水,皆乾竭,華悉零落。一比丘夢見拘羅邊坐皆傾毀。一比丘夢見閻浮利地皆傾陷。一比丘夢見須彌山崩。一比丘夢見金輪王薨。一比丘夢見日月墮地,天下失明。晨起,各以所夢,啓迦葉,迦葉告言:“我曹前見光明,地時大動。卿等復得是夢,佛將般泥洹。”卽勅諸弟子,往赴俱夷那竭國,道見一婆羅門持文陁羅華。迦葉卽問言:“卿從何來,欲何所至,那得是天華?”答言:“我從俱夷那竭國來,時佛般泥洹,已經七日,諸天往赴,悉持天華、天香,供養佛身,此華卽是。”迦葉聞是語,便自投於地,啼泣而言:“佛今般泥洹,三界失明,將復何依恃?”便帥將諸弟子進道,未到數百里,便見四天王及梵、釋諸天,皆持七寶蓋,名香好華,悉往供養佛,諸天作十二部音樂。亦有阿須輪王、諸大鬼神側塞空中。又見俱夷那竭國王及諸鄰國王,各從其群僚數百萬人,見迦葉將諸弟子到,是時,國貴末羅弗王則勅國人民,皆令避道,使迦葉及諸弟子得進,阿那律出迎,相見言:“佛般泥洹已七日,耶維火不然,但待賢者到耳。”阿難見迦葉,便自投地,啼哭不自勝。有一老比丘,名波或,卽止阿難言:“止,止。佛在時,常禁制我等不得自由,佛今般泥洹,吾等得自在,莫復啼哭?”時,有天聞波或語,卽擧手搏之。迦葉便前接持天止之,謂波或言:“佛今般泥洹,一切失所恃。汝獨愚癡,而反喜快。”波或聞是語,意解,卽得阿羅漢道。迦葉便與諸弟子,頭面著地作禮繞棺三帀,悲哀而言:“我等今日不知佛頭足所在,佛威神則爲出足,諸天人民莫不感傷。”於是摩訶迦葉乃說偈讚佛言:佛爲三界乘,度於生死淵,澹怕昇泥洹,微妙越世閒。 佛爲無量明,照於愚癡冥,願爲一切人,顯耀現威靈。 佛爲大慈哀,所度無央數,尊體處金棺,淸淨寂然安。願用優和德,見身色相光,普令天及人,興起無量福。 佛爲開現法,衆生受潤澤,得止生死輪,或者入正諦。 已蒙如來恩,頭面禮佛足,今但睹金棺,心爲悲感傷。佛雖就無爲,聖達靡不實,見後有疑諦,出足於金棺。 起分是生死,佛以不復愁,法身慧常存,莫呼永泥洹。迦葉赴佛般涅槃經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 축담무란(竺曇無蘭, Dharmarakṣa)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