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

ABC_IT_K0400_T_001
013_0075_b_01L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
013_0075_b_01L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


대당(大唐) 계빈(罽賓)삼장 불타다라(佛陀多羅) 한역
송성수 번역
김두재 개역
013_0075_b_02L大唐罽賓三藏佛陁多羅譯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013_0075_b_03L如是我聞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1)께서 신통대광명장(神通大光明藏)에 드시어 삼매(三昧)를 바르게 누리시니, 일체 여래께서 빛나고 장엄하게 머무시는 자리이고, 중생들의 청정한 깨달음의 자리였으며, 몸과 마음이 적멸하여 평등한 근본 자리였다. 시방에 원만하며 둘이 아닌 것[不二]을 수순하고 둘이 아닌 경지에서 모든 깨끗한 국토를 나타내시니, 대보살마하살(大菩薩摩訶薩) 10만 인과 함께 계셨다.
그 이름은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菩薩)ㆍ보현(普賢)보살ㆍ보안(普眼)보살ㆍ금강장(金剛藏)보살ㆍ미륵(彌勒)보살ㆍ청정혜(淸淨慧)보살ㆍ위덕자재(威德自在)보살ㆍ변음(辯音)보살ㆍ정제업장(淨諸業障)보살ㆍ보각(寶覺)보살ㆍ원각(圓覺)보살ㆍ현선수(賢善首)보살 등이 우두머리가 되어 여러 권속들과 더불어 모두 삼매에 들어가서 똑같이 여래의 평등한 법회에 머물렀다.
013_0075_b_04L一時婆伽婆入於神通大光明藏三昧正受一切如來光嚴住是諸衆生淸淨覺地身心寂滅平等本際圓滿十方不二隨順於不二境現諸淨土與大菩薩摩訶薩十萬人俱其名曰文殊師利菩薩普賢菩普眼菩薩金剛藏菩薩彌勒菩薩淸淨慧菩薩威德自在菩薩辯音菩淨諸業障菩薩普覺菩薩圓覺菩賢善首菩薩等而爲上首與諸眷屬皆入三昧同住如來平等法會
이때에 문수사리 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아래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나서 두 무릎을 세워 꿇어 앉아 합장하고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설법을 듣기 위하여 이 모임에 온 대중들을 위하여 여래께서 본래 일으키셨던 청정한 인지(因地)에서의 법다운 수행을 말씀해 주시옵소서. 그리고 보살들이 대승법(大乘法)에 대하여 청정한 마음을 내어 모든 병(病)을 멀리 여의는 방법도 말씀하시어 장차 다가올 말법 세계에서 대승을 구하는 중생으로 하여금 사견(邪見)에 빠지지 않게 해주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五體投地)2)하며 이와 같이 세 번 되풀이하여 청하였다.
013_0075_b_14L是文殊師利菩薩在大衆中卽從座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願爲此會諸來法說於如來本起淸淨因地法行說菩薩於大乘中發淸淨心遠離諸能使未來末世衆生求大乘者不墮邪見作是語已五體投地如是三請終而復始
013_0075_c_01L그때에 세존께서 문수사리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이제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여래의 인지(因地)3)의 법에 맞는 수행을 물어, 말법 세계의 일체 중생들로서 대승을 구하는 이로 하여금 바른 자리에 머무를 수 있게 하여 삿된 소견에 떨어지지 않게 하니, 그대들은 자세히 들으라. 내가 지금 그대들을 위해 말해 주리라.”
그때 문수사리 보살이 분부를 받들어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듣고 있었다.
013_0075_b_22L爾時世尊告文殊師利菩薩言善哉善哉善男子汝等乃能爲諸菩薩諮詢如來因地法行及爲末世一切衆生求大乘者得正住持不墮邪見今諦聽當爲汝說文殊師利菩薩奉教歡喜及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위없는 법왕[無上法王]의 큰 다라니문(陀羅尼門)이 있으니, 그 이름은 원각(圓覺)이니라. 일체의 청정한 진여ㆍ보리ㆍ열반과 바라밀을 흘려내어서 보살들을 교수(敎授)하시나니, 일체 여래의 본래 일으켰던 인지(因地)는 모두가 청정한 깨달음의 모습을 원만하게 비춤에 의지하여 무명(無明)을 영원히 끊어야 비로소 부처님의 도를 이루느니라.
어떤 것이 무명인가 하면, 선남자야, 일체 중생이 한없이 먼 과거로부터 갖가지로 뒤바뀐 것이 마치 길 잃은 사람이 방위를 잘못 아는 것과 같나니, 4대(大)를 잘못 알아 제 몸이라 하고, 6진(塵)의 그림자를 제 마음이라고 하느니라. 비유하면 눈병이 나면 허공의 꽃[空中花]과 헛것으로 비추는 달[第二月]을 보는 것과 같으니라.
013_0075_c_06L善男子無上法王有大陁羅尼門爲圓覺流出一切淸淨眞如菩提涅槃及波羅蜜教授菩薩一切如來本起因地皆依圓照淸淨覺相永斷無明方成佛道云何無明善男子一切衆生從無始來種種顚倒猶如迷人四方易處妄認四大爲自身相六塵緣影爲自心相譬彼病目見空中花及第二月
선남자야, 실로 허공에는 꽃이 없거늘 눈병 난 이가 망령되이 집착하는 것이니, 망령된 집착으로 말미암아 이 허공의 제 성품을 잘못 알았을 뿐만 아니라, 또 실제로 그 꽃이 나오는 자리까지도 모르느니라. 이런 이유로 망령되이 생사를 바퀴 돌 듯 반복하나니, 그러므로 무명(無明)이라고 하느니라.
선남자야, 이 무명이란 것은 실제로 본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마치 꿈을 꾸는 사람이 꿈을 꿀 때에는 없지 않다가 깨고 나면 마침내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경우와 같다. 또 숱한 허공의 꽃[空花]이 허공에서 사라질 때에 사라진 곳이 일정하게 있다고 할 수 없는 것과도 같으니라. 왜냐하면 본래 생겨난 곳이 없기 때문이니라. 일체 중생들은 나는 것이 없는 가운데에서 허망하게도 나고 없어짐이 있다고 여기나니, 그러므로 생사에 바퀴 돌 듯 한다고 말하느니라.
013_0075_c_15L善男子空實無花病者妄由妄執故非唯惑此虛空自性復迷彼實花生處由此妄有輪轉生故名無明善男子此無明者非實有體如夢中人夢時非無及至於醒了無所得如衆空花滅於虛空不可說言有定滅處何以故無生處故切衆生於無生中妄見生滅是故說名輪轉生死
013_0076_a_01L선남자야, 여래의 인지(因地)에서 원각(圓覺)을 닦는 이가 이러한 모든 것이 본래 허공 꽃과 같은 줄을 알면 헤맴이 즉시 없어져, 그 생사(生死)를 겪는 몸과 마음도 없어질 것이니,인위적으로 없애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성품이 없기 때문이니라. 그 알거나 깨닫는 것도 마치 허공과 같은 것이고, 허공인 줄 아는 것도 곧 허공 꽃의 모양이거니와, 알거나 깨닫는 성품이 없다고도 말할 수 없나니, 있느니 없느니 하는 것을 다 버려야 이를 곧 청정한 깨달음을 수순하는 것이라 하리라.
왜냐하면 허공의 성품이기 때문이며, 항상 요동치지 않기 때문이요, 여래장(如來藏)4) 안에서는 일어나고 소멸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며, 알거나 보는 것이 없기 때문이요, 법계의 성품 똑같이 끝끝내 원만하여 시방에 두루한 것 같기 때문이니라. 이것을 일러 인지(因地)의 법다운 수행이라 하나니, 보살은 이것을 의지하여 대승법의 청정한 마음을 내는 것이며, 말법 세계의 중생들도 이것을 의지하여 닦아 행하면 삿된 소견에 빠지지 않으리라.”
013_0075_c_23L善男子如來因地修圓覺者知是空花卽無輪轉亦無身心受彼生死非作故無本性無故彼知覺者猶如虛空知虛空者卽空花相亦不可說無知覺性無俱遣是則名爲淨覺隨順何以故虛空性故不動故如來藏中無起滅故無知見如法界性究竟圓滿遍十方故則名爲因地法行菩薩因此於大乘中發淸淨心末世衆生依此修行不墮邪見
그때 세존께서 이런 이치를 거듭 펴시기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076_a_10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문수여, 그대는 마땅히 알라.
모든 여래께서 본래 발심했던 인지(因地)로부터
모두 이 지혜의 깨달음으로
무명을 분명히 깨치셨느니라.
013_0076_a_11L文殊汝當知
一切諸如來
從於本因地
皆以智慧覺
了達於無明

저것이 허공 꽃과 같은 줄 알면
생사에 굴러다님 면할 수 있으리니
마치 꿈을 꾸는 사람이
깨고 나면 얻은 것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013_0076_a_13L知彼如空花
卽能免流轉
又如夢中人
醒時不可得

깨달아 안다는 것도 허공 같아서
평등하여 요동함이 전혀 없나니
깨달음이 시방에 두루하므로
곧 불도(佛道) 이루게 되리라.
013_0076_a_14L覺者如虛空
平等不動轉
覺遍十方界
卽得成佛道

온갖 환(幻)이 소멸하는 흔적이 없듯이
부처님 도 이루는 것도 역시 그러하니
본 성품이 본래부터 원만하기 때문이니라.
013_0076_a_16L衆幻滅無處
成道亦無得
本性圓滿故

보살은 이에 의지해서
보리의 마음을 내어야 하며
말법 세계의 모든 중생들도
이 법을 닦으면 삿된 소견 면하리라.
013_0076_a_17L菩薩於此中
能發菩提心
末世諸衆生
修此免邪見
013_0076_b_01L
이때 보현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단정히 몸을 세운 채 꿇어앉아 합장하고[長跪叉手]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大悲)하신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이 모임에 모인 여러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일체 중생으로서 대승을 닦으려는 이들을 위하여 말씀해 주시옵소서. 이 원각(圓覺)의 청정한 경계를 듣고 어떻게 수행해야 합니까?”
세존이시여, 저 중생들이 환(幻)과 같은 것임을 아는 이들이라면 그의 몸과 마음도 환이거니, 어떻게 환으로써 다시 환을 닦으오리까?만일 온갖 환의 성질이 다 없어지는 것이라 하면 곧 몸과 마음마저도 없어지리니 누가 수행하는 것이오며, 어찌하여 또 환과 같은 것을 수행하라고 말씀하시옵니까?
013_0076_a_18L於是普賢菩薩在大衆中卽從座起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願爲此會諸菩薩衆及爲末世一切衆生修大乘者聞此圓覺淸淨境界云何修行世尊若彼衆生知如幻者身心亦幻云何以幻還修於幻若諸幻性一切盡滅則無有心誰爲修行云何復說修行如幻
만일 모든 중생들이 처음부터 수행하지 않는다면 생사 속에서 항상 환화(幻化)에 묻혀 있어서 일찍이 환과 같은 경계임을 분명하게 알지 못하리니, 망상(妄想)의 마음에서 어떻게 벗어나오리까? 바라옵건대 말법 세계의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어떠한 방편과 점차(漸次)를 닦아 익혀야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온갖 환을 영원히 여의도록 하겠나이까?”
이렇게 말하고는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 되풀이하였다.
013_0076_b_03L若諸衆生本不修行於生死中常居幻化曾不了知如幻境界令妄想心云何解脫願爲末世一切衆生作何方便漸次修習令諸衆生永離諸幻作是語已五體投地如是三請終而復始
그때 세존께서 보현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는 이제 모든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을 위하여 보살이 환(幻)과 같은 삼매를 닦아 익히는 방편과 그 점차(漸次)를 물어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온갖 환을 여읠 수 있게 하는구나. 그대들은 자세히 들으라. 내가 지금 그대들을 위해 말해 주리라.”
그때 보현보살은 분부를 받들고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013_0076_b_09L爾時世尊告普賢菩薩言善哉善哉善男子汝等乃能爲諸菩薩及末世衆生修習菩薩如幻三昧方便漸次令諸衆生得離諸幻汝今諦聽當爲汝說普賢菩薩奉教歡喜及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일체 중생들의 갖가지 환화(幻化)가 모두 여래의 원각묘심(圓覺妙心)에서 나온 것이니, 마치 허공의 꽃이 허공에 생긴 것과 같다. 환(幻)인 허공의 꽃은 없어지더라도 허공의 본성은 무너지지 않나니, 중생의 환인 마음도 다시 환에 의하여 없어질 것이나, 모든 환이 다 없어진다 하더라도 본각(本覺)의 마음만은 움직이지 않느니라. 환에 의하여 본각을 말할지라도 그 이름은 환이며, 만일 본각이 있다고 말할지라도 오히려 환을 여의지 못한 것이며, 본각이 없다고 말할지라도 역시 그러하니라. 그러므로 환이 없어져야 동요하지 않는 경지라고 이름할 수 있느니라.
013_0076_b_15L善男子一切衆生種種幻化皆生如來圓覺妙心猶如空花從空而有花雖滅空性不壞衆生幻心還依幻諸幻盡滅覺心不動依幻說覺亦名爲幻若說有覺猶未離幻說無覺者亦復如是是故幻滅名爲不動
013_0076_c_01L선남자야, 일체의 보살과 말법 세계 중생들은 온갖 허깨비인 허망한 경계를 멀리 여의어야 할 것이니, 멀리 여의려는 마음을 굳게 잡아 지니어서 환과 같은 마음도 멀리 여의어야 하며,환을 멀리 여의겠다는 생각은 물론 또한 멀리 여의었다는 그 생각까지도 멀리 여의어서 더 이상 멀리 여읠 것이 없게 되면, 곧 모든 환은 없어지느니라. 비유하건대 마치 나무를 비벼 불을 일으키려 할 적에 두 개의 나무를 서로 비벼 불이 일어나 나무가 다 타서 없어지면 재는 날아가고 연기는 사라지는 것처럼, 환으로써 환을 닦는 것도 그와 같아서 모든 환은 비록 다 없어지더라도 아주 없어지는 것[斷滅]에 들어가지는 않느니라.
013_0076_b_21L男子一切菩薩及末世衆生應當遠離一切幻化虛妄境界由堅執持遠離心故心如幻者亦復遠離遠離爲幻亦復遠離離遠離幻亦復遠離無所離卽除諸幻譬如鑽火兩木相火出木盡灰飛煙滅以幻修幻亦復如是諸幻雖盡不入斷滅
선남자야, 환(幻)인 줄 알면 곧 여의게 되나니, 방편을 쓸 필요가 없으며, 환을 여의면 곧 깨달음이니, 또한 점차(漸次)의 계위(階位)도 없느니라. 일체의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은 이것을 의지하여 수행해야 할 것이니, 이렇게 하여야 비로소 모든 환을 영원히 여읠 수 있느니라.”
013_0076_c_05L善男子知幻卽離不作方便離幻卽覺亦無漸次一切菩薩及末世衆生依此修如是乃能永離諸幻
그때 세존께서 이런 뜻을 거듭 펴시기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076_c_08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보현이여, 그대 마땅히 알라
일체 중생들의
끝없이 오래된 환(幻)의 무명(無明)은
모두가 모든 여래의
원각의 마음에서 생겼나니라.
013_0076_c_09L普賢汝當知
一切諸衆生
無始幻無明
皆從諸如來
圓覺心建立

마치 허공 꽃은 허공에 의지해
그 형상이 생기는 것과 같으니라

만일 허공 꽃이 없어진다 해도
허공은 조금도 변동이 없나니라.
013_0076_c_11L猶如虛空花
依空而有相
空花若復滅
虛空本不動

환은 원각으로부터 생긴 것이기에
환이 없어져도 각(覺)은 본래 그대로이니
본각의 마음은 동요하지 않는 까닭이니라.
013_0076_c_12L幻從諸覺生
幻滅覺圓滿
覺心不動故

만일 그 보살들이나
말법 세계의 모든 중생들은
언제나 환을 멀리 여의어야 하나니
환들을 모조리 다 여의면.
013_0076_c_13L若彼諸菩薩
及末世衆生
常應遠離幻
諸幻悉皆離

마치 나무를 비벼 불을 일으켜
나무가 다 타고 나면 불도 꺼지는 것처럼
깨달음에 점차가 필요 없고
방편도 또한 그러하니라.
013_0076_c_15L如木中生火
木盡火還滅
覺則無漸次
方便亦如是
013_0077_a_01L
이때 보안(普眼)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무릎을 세워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이 모임에 온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일체 중생들을 위하여 보살이 수행하는 순서와 단계[漸次]를 말씀하여 주옵소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머무르며, 중생들이 깨닫지 못하면 어떤 방편을 써야 두루 깨닫게 하겠나이까?
세존이시여, 만일 저 중생들이 바른 방편과 바른 생각이 없다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런 삼매를 들을 때에 마음이 헛갈리고 답답하여 원각(圓覺)에 대하여 깨달아 들어갈 수 없을 것이옵니다.바라옵건대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을 위하여 방편을 한번 말씀하여 주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013_0076_c_16L於是普眼菩薩在大衆中卽從座起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願爲此會諸菩薩衆及爲末世一切衆生演說菩薩修行漸次云何思惟云何住持衆生未悟作何方便普令開悟世尊若彼衆生無正方便及正思惟聞佛如來說此三昧心生迷悶則於圓覺不能悟入願興慈悲爲我等輩及末世衆生假說方便作是語已五體投地如是三請終而復始
그때 세존께서 보안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모든 보살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을 위하여 여래에게 수행하는 점차(漸次)와 생각하는 법과 마음 머무는 법을 묻고 또 갖가지 방편을 말해 달라고 하는구나. 너희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해 말해 주리라.”
그때에 보안보살은 분부를 받들고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013_0077_a_04L爾時世尊告普眼菩薩言善哉善哉善男子汝等乃能爲諸菩薩及末世衆生問於如來修行漸次思惟住持乃至假說種種方便汝今諦聽當爲汝說普眼菩薩奉教歡喜及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저 새로 배우는 보살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여래의 청정한 원각의 마음을 구하려 하면, 바른 생각으로 모든 환(幻)을 멀리 여의어야 하느니라.
먼저 여래의 사마타(奢摩他)5) 수행을 의지하고 계율을 굳게 지니며, 대중들과 편안하게 지내고 조용한 방에 단정하게 앉아서 항상 이렇게 생각하라.
‘지금 나의 이 몸뚱이는 4대(大)가 화합하여 된 것이니, 이른바 터럭ㆍ치아ㆍ손톱ㆍ발톱ㆍ살가죽ㆍ근육ㆍ뼈ㆍ골수ㆍ더러운 몸뚱이들은 다 흙으로 돌아갈 것이요, 침ㆍ콧물ㆍ고름ㆍ피ㆍ진액ㆍ거품ㆍ가래ㆍ눈물ㆍ정기와 대소변은 다 물로 돌아갈 것이며, 따스한 기운은 불로 돌아갈 것이요, 움직이는 작용은 바람으로 돌아갈 것이다. 4대가 제각기 흩어지면 이제 이 허망한 몸뚱이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013_0077_a_10L善男子彼新學菩薩及末世衆生求如來淨圓覺心應當正念遠離諸先依如來奢摩他行堅持禁戒處徒衆宴坐靜室恒作是念我今此身四大和合所謂髮毛爪齒皮肉髓腦垢色皆歸於地唾涕膿血涎沫痰淚精氣大小便利皆歸於暖氣歸火動轉歸風四大各離者妄身當在何處
013_0077_b_01L곧 이 몸은 끝내 실체가 없는데 화합하여 형상이 이루어진 것이 실은 허깨비와 같은 것임을 알아야 한다. 네 가지 인연이 임시로 화합해서 허망하게도 6근(根)이 있게 된 것이니라. 6근과 4대가 합하여 안팎을 이루었는데, 허망하게도 인연으로 이루어진 기운[緣氣]이 그 안에 쌓이고 모여 인연의 모습이 있는 것처럼 되었으니, 이것을 임의로 이름을 붙여 마음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이 허망한 마음이란 것은 만일 6진(塵)이 없었더라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며, 4대가 나뉘어 흩어지고 나면 6진도 존재할 수 없느니라. 이 가운데 인연과 6진이 제각기 흩어져 없어지면마침내 반연하는 마음도 볼 수 없으리라.
013_0077_a_19L卽知此身畢竟無和合爲相實同幻化四緣假合有六根六根四大中外合成妄有緣於中積聚似有緣相假名爲心男子此虛妄心若無六塵則不能有四大分解無塵可得於中緣塵各歸散滅畢竟無有緣心可見
선남자야, 저 중생들의 환(幻)인 몸뚱이가 멸하기 때문에 환인 마음도 멸하고, 환인 마음이 멸하기 때문에 환인 경계[塵]도 멸하며, 환인 경계가 멸하기 때문에 환의 멸함도 멸하고, 환의 멸함이 멸하기 때문에 환 아닌 것은 멸하지 않느니라. 그것은 비유하면 마치 거울과 같아서 때가 없어지면 광명이 나타나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몸과 마음이 다 환의 때[幻垢]이니, 때의 모습이 영원히 사라지면 시방세계가 청정해진다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비유하면 만약 깨끗한 마니(摩尼) 보배 구슬에 오색(五色)을 비추면 방향에 따라 각각의 빛깔이 달리 나타나게 되는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 보배 구슬을 보고 실제로 오색이 있는 줄로 아는 것과 같으니라.
013_0077_b_02L善男子之衆生幻身滅故幻心亦滅幻心滅故幻塵亦滅幻塵滅故幻滅亦滅滅滅故非幻不滅譬如磨鏡垢盡明善男子當知身心皆爲幻垢垢相永滅十方淸淨善男子譬如淸淨摩尼寶珠映於五色隨方各現諸愚癡者見彼摩尼實有五色
선남자야, 원각(圓覺)의 청정한 성품이 몸과 마음을 나타내어 종류를 따라 제각기 호응하면, 저 미련한 사람들은 청정한 원각에 실제로 그와 같은 몸과 마음의 제 모습이 있다고 여기는 것과 같으니라. 이런 까닭에 환화(幻化)를 멀리 여의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생겨나는 몸과 마음이 모두 환의 때라고 말하며, 환의 때를 여읜 이를 보살이라 이름하거니와, 때가 다하고 상대할[對] 것도 없어지면, 상대와 때도 없고 상대니 때니 하는 이름도 없어지느니라.
013_0077_b_09L善男子圓覺淨性現於身心隨類各應彼愚癡者說淨圓覺實有如是身心自相亦復是由此不能遠於幻化是故我說身心幻垢對離幻垢說名菩薩垢盡對除卽無對垢及說名者
선남자야, 이 보살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모든 환을 증득하여 영상(影像)을 멸하면, 그때에 곧 끝없는 청정함을 얻으리니, 가없는 허공은 원각에서 나타난 것이니라. 깨달음이 뚜렷하고 밝은 까닭에 마음의 청정함이 나타나고, 마음이 청정한 까닭에 보이는 경계가 청정하고, 보이는 경계가 청정한 까닭에 눈이 청정하고, 눈이 청정한 까닭에 보는 의식이 청정하고, 보는 의식이 청정한 까닭에 들리는 경계가 청정하고, 들리는 경계가 청정한 까닭에 귀가 청정하고, 귀가 청정한 까닭에 듣는 의식이 청정하고, 듣는 의식이 청정한 까닭에 감각하는 경계[覺塵]가 청정하나니, 그리하여 코[鼻]ㆍ혀[舌]ㆍ몸[身]ㆍ뜻[意]까지도 다 그와 같으니라.
013_0077_b_14L善男子菩薩及末世衆生證得諸幻滅影像爾時便得無方淸淨無邊虛空覺所顯發覺圓明故顯心淸淨心淸淨故見塵淸淨見淸淨故眼根淸淨淸淨故眼識淸淨識淸淨故聞塵淸聞淸淨故耳根淸淨根淸淨故耳識淸淨識淸淨故覺塵淸淨如是乃至鼻意亦復如是
013_0077_c_01L선남자야, 눈이 청정한 까닭에 빛이 청정하고, 빛이 청정한 까닭에 소리가 청정하니, 냄새와 맛과 촉감과 법[香味觸法]의 경계까지도 다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6진(塵)이 청정한 까닭에 지대(地大)가 청정하고, 지대가 청정한 까닭에 수대(水大)가 청정하니, 화대(火大)ㆍ풍대(風大)까지도 다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4대(大)가 청정한 까닭에 12처(處)와 18계(界)와 25유(有)6)까지도 다 청정하느니라. 이들이 청정하기 때문에 10력(力)과 4무소외(無所畏)와 4무애지(無碍智)7)와 불십팔불공법(佛十八不共法)8)과 37조도품(助道品)9)이 청정하나니, 이와 같이 8만 4천 다라니문까지도 모두 청정하니라.
013_0077_b_22L善男子根淸淨故色塵淸淨色淸淨故聲塵淸淨法亦復如是善男子六塵淸淨故地大淸淨地淸淨故水大淸淨火大風大亦復如是善男子四大淸淨故十二處十八界二十五有淸淨彼淸淨故十力四無所畏四無㝵智佛十八不共法三十七助道品淸淨如是乃至八萬四千陁羅尼門一切淸淨
선남자야, 일체 실상(實相)의 성품이 청정하기 때문에 한 몸이 청정하고, 한 몸이 청정하기 때문에 여러 몸이 청정하며, 여러 몸이 청정하기 때문에 시방 중생의 원각까지도 다 청정하니라.
선남자야, 한 세계가 청정하기 때문에 여러 세계가 청정하고, 여러 세계가 청정하기 때문에 마침내는 허공을 다하고, 3세(世:과거ㆍ현재ㆍ미래)를 두루 감싸기까지 모든 것이 평등하고 청정하여 동요하지 않느니라.
013_0077_c_08L善男子一切實相性淸淨故一身淸淨一身淸淨故多身淸淨多身淸淨故如是乃至十方衆生圓覺淸善男子一世界淸淨故多世界淸多世界淸淨故如是乃至盡於虛空圓裹三世一切平等淸淨不動
선남자야, 허공이 이와 같이 평등하여 동요하지 않기 때문에 본각의 성품도 평등하여 동요하지 않는 것임을 알며, 4대가 동요하지 않기 때문에 본각의 성품도 평등하여 동요하지 않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하여 8만 4천 다라니문까지도 평등하여 동요하지 않으므로 본각의 성품도 평등하여 동요하지 않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본각(本覺)의 성품이 원만하고 청정하며, 동요하지 않아, 원만함이 끝이 없으므로 6근(根)이 법계(法界)에 가득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6근이 두루 차므로 6진이 법계에 두루 참을 알아야 하고, 6진이 두루 차므로 4대가 법계에 두루 차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하여 다라니문까지도 법계에 두루 찬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니라.
013_0077_c_13L善男子虛空如是平等不動當知覺性平等不動四大不動故當知覺性平等不動如是乃至八萬四千陁羅尼門平等不動當知覺性平等不動善男子覺性遍滿淸淨不動圓無際當知六根遍滿法界根遍滿故知六塵遍滿法界塵遍滿故當知四大遍滿法界如是乃至陁羅尼門遍滿法界
013_0078_a_01L선남자야, 저 묘한 본각의 성품이 두루 찬 까닭에 감관[根]의 성품과 경계[塵]의 성품이 무너짐도 없고 뒤섞임도 없으며, 감관과 경계가 무너짐이 없는 까닭에 다라니문까지도 무너짐도 뒤섞임도 없나니,마치 백천 개의 등불을 한 방에 켜면 그 불빛이 두루 가득하여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깨달음을 성취한 까닭에 보살은 법에 얽매이지 않고, 법에서 벗어나기를 구하지도 않으며, 나고 죽음을 싫어하지도 않고, 열반을 좋아하지도 않으며, 계행 지키는 이를 공경하지도 않고, 계를 깨뜨린 이를 미워하지도 않으며, 오래 수행한 이를 소중히 여기지도 않고, 처음 공부를 시작한 이를 깔보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온갖 것이 본각이기 때문이니라. 비유하면 눈을 뜨고 눈앞의 경계를 볼 때에 그 빛이 두루 차서 미워할 것도 좋아할 것도 없이 모두 보이는 것과 같으니, 광명의 본체는 둘이 아니어서 미워할 것도 좋아할 것도 없기 때문이니라.
013_0077_c_22L善男子由彼妙覺性遍滿故根性塵性無壞無雜塵無壞故是乃至陁羅尼門無壞無雜如百千燈光照一室其光遍滿無壞無雜男子覺成就故當知菩薩不與法縛不求法脫不厭生死不愛涅槃不敬持戒不憎毀禁不重久習不輕初學何以故一切覺故譬如眼光曉了前其光圓滿得無憎愛何以故光體無二無憎愛故
선남자야, 이 보살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이 마음을 닦아 익혀 성취하면 거기에는 닦을 것도 없고 성취할 것도 없느니라. 원각이 두루 비추어 적멸(寂滅)이 둘이 없으니, 거기에는 백천만억 아승기 말할 수 없는 항하의 모래 수 같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마치 허공 꽃이 어지럽게 일어났다가 어지러이 사라지는 것과 같아서 가까이 하지도[卽] 않고 여의지도[離] 않으며, 얽매일 것도 없고 벗어날 것도 없으니, 중생이 본래 부처이고 생사와 열반이 지난 밤 꿈과 같은 것임을 비로소 알게 되느니라.
013_0078_a_08L善男子此菩薩及末世衆生修習此心得成就者於此無修亦無成就圓覺普照寂滅無二中百千萬億不可說阿僧祇恒河沙諸佛世界猶如空花亂起亂滅不卽不離無縛無脫始知衆生本來成佛生死涅槃猶如昨夢
선남자야, 지난밤의 꿈과 같으므로 생사와 열반이 일어나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으며,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느니라. 증득한 것을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으며, 취할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느니라. 또 증득하는 이에게도 지을 것[作]도 없고 그칠 것[止]도 없으며, 맡길 것[任]도 없고 멸할 것[滅]도 없느니라. 이와 같은 증득에는 주체[能]도 없고 대상[所]도 없어서 끝내 증득할 것도 없고 증득한 이도 없어서 일체 법의 성품이 평등하여 무너지지 않는 것임을 알 수 있느니라.
선남자야, 저 보살들은 이와 같이 수행할 것이요, 이와 같이 점진(漸進)할 것이며, 이와 같이 생각할 것이요, 이와 같이 머물러 있을 것이며, 이와 같이 방편을 쓰고 이와 같이 깨달아야 하나니, 이와 같은 법을 구하면 헛갈리거나 답답하지 않으리라.”
013_0078_a_14L善男子如昨夢當知生死及與涅槃無起無滅無去其所證者無得無失無取其能證者無任無止無作無滅此證中無能無所畢竟無證亦無證一切法性平等不壞善男子彼諸菩薩如是修行如是漸次如是思惟如是住持如是方便如是開悟求如是法亦不迷悶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078_a_22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013_0078_b_01L
보안(普眼)이여, 그대 마땅히 알라
일체 중생들의
몸과 마음은 모두 환(幻)과 같아서
몸은 4대(大)에 속하고
마음은 6진(塵)에 돌아가니라.
013_0078_a_23L普眼汝當知
一切諸衆生
身心皆如幻
身相屬四大
心性歸六塵

4대의 본체가 제각기 흩어지면
어느 것을 화합했다 하겠는가
이와 같이 차례로 닦아 나가면
온갖 것이 모조리 청정해지니라.
013_0078_b_02L四大體各離
誰爲和合者
如是漸修行
一切悉淸淨

동요치 않고 온 법계에 두루하리니
짓고 멈추고 맡기고 멸할 것도 없고
증득할 이도 없을 것이니라.
013_0078_b_03L不動遍法界
無作止任滅
亦無能證者

일체의 부처님 세상도
마치 허공 꽃과 같아서
3세(世)가 모두 평등하여
끝내 오고 감이 없느니라.
013_0078_b_04L一切佛世界
猶如虛空花
三世悉平等
畢竟無來去

처음으로 발심한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 도에 들고자 하면
이와 같이 닦고 익혀야 할 것이니라.
013_0078_b_06L初發心菩薩
及末世衆生
欲求入佛道
應如是修習

이때 금강장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는 단정히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일체 보살들을 위하시어 여래 원각의 청정한 큰 다라니와 인지(因地)의 법다운 행과 점차와 방편을 널리 말씀하였사오며, 모든 중생들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셨으니, 이 모임에 모여 법을 들은 대중들은 부처님의 인자한 가르침을 받아 환(幻)의 가림이 환하게 열려서 지혜의 눈이 깨끗해졌나이다.
013_0078_b_07L於是金剛藏菩薩在大衆中卽從座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善爲一切諸菩薩衆宣揚如來圓覺淸淨大陁羅尼因地法行漸次方便與諸衆生開發蒙在會法衆承佛慈誨幻翳朗然目淸淨
세존이시여, 만일 중생들이 본래부터 부처였다면 무슨 까닭으로 다시 온갖 무명(無明)이 있습니까? 만일 온갖 무명이 중생들에게 본래부터 있는 것이라면 무슨 까닭으로 여래는 또 본래부터 부처였다고 하옵나이까? 만일 시방의 다른 중생들이 본래 부처의 도를 이루었다가 나중에 무명을 일으켰다 한다면 일체의 여래는 언제 다시 온갖 번뇌를 일으켰겠습니까? 바라옵건대 막음 없는[無遮] 큰 자비를 버리지 마시고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비밀장(秘密藏)을 열어 주시고, 말법 세계의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이와 같은 수다라(修多羅)의 요의(了義) 법문을 듣고 의심과 뉘우침을 영원히 끊게 하여 주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013_0078_b_14L世尊若諸衆生本來成佛故復有一切無明若諸無明衆生本何因緣故如來復說本來成佛方異生本成佛道後起無明一切如何時復生一切煩惱唯願不捨無遮大慈爲諸菩薩開秘密藏及爲末世一切衆生得聞如是修多羅教了義法門永斷疑悔作是語已五體投如是三請終而復始
013_0078_c_01L그때 세존께서 금강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지금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을 위하여여래께 매우 깊고 비밀한 구경(究竟)의 방편을 묻는구나. 이것은 보살들의 가장 높은 가르침인 요의 대승(了義大乘)으로서 시방의 도를 닦는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결정된 믿음을 얻어 영원히 의혹과 뉘우침을 끊게 하는 일이구나.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때 금강장보살은 분부를 받들고는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기다렸다.
013_0078_b_22L爾時世尊告金剛藏菩薩言善哉善男子汝等乃能爲諸菩薩及末世衆生問於如來甚深秘密究竟方便是諸菩薩最上教誨了義大乘使十方修學菩薩及諸末世一切衆得決定信永斷疑悔汝今諦聽爲汝說金剛藏菩薩奉教歡喜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일체 세계의 시작과 마침ㆍ나고 없어짐ㆍ앞과 뒤ㆍ있고 없음ㆍ모이고 흩어짐과 일어나고 멈춤이 잠깐잠깐 사이에도 계속되어, 돌고 돌아 오가는 것이니, 가지가지로 취했다 버렸다 함이 모두가 윤회(輪廻)이니라. 아직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 채 원각을 분별하려고 하는 것은 곧 그 원각의 성품마저 함께 굴러다닐 것이 되니, 설령 윤회를 면하려고 한들 그렇게 될 수가 없으리라. 비유하건대 마치 눈을 깜작이면 잠잠한 물이 흔들리는 듯 하는 것과 같으며, 또 고정되어 있는 눈이 불이 빙빙 도는 것을 따라 빙빙 도는 것과 같으며, 구름이 흘러가매 달이 움직이는 듯이 보이는 것과 같고, 배가 가매 언덕이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모든 빙빙 도는 것이 그치기 전에는 저 물건이 먼저 멈추는 일이 없을 것이거늘, 하물며 생사에 윤회하는 때 묻은 마음이 일찍이 청정해지기 전에 부처님의 원각을 보려고 한다면 어찌 뒤바뀌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그대들이 곧 세 가지의 미혹을 내고 있느니라.
013_0078_c_07L善男子一切世界始終生滅前後有聚散起止念念相續循環往復種取捨皆是輪迴未出輪迴而辦圓彼圓覺性卽同流轉若免輪迴有是處譬如動目能搖湛水又如定眼猶迴轉火雲駃月運舟行岸移亦復如是善男子諸旋未息彼物先住尚不可得何況輪轉生死垢心曾未淸淨觀佛圓覺而不旋復是故汝等便生三惑
013_0079_a_01L선남자야, 비유하건대 눈병의 가림 때문에 망령되게 허공 꽃을 보다가 앓던 눈에 가림이 없어지면, ‘그 가림이 이미 없어졌으니, 언제 다시 일체의 가림이 일어나겠는가’ 하고 말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가림과 허공 꽃 두 가지 법이 서로 기다리지 않기 때문이니라. 또한 허공 꽃이 허공에서 없어졌을 적엔 ‘허공에서 언제 다시 허공 꽃이 생기겠는가’ 하고 말하지 않아야 하는 경우와 같으니라. 왜냐하면 허공에는 본래 꽃이 없어서,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니라. 생사와 열반도 그와 같이 일어났다 없어졌다 하지만, 미묘한 깨달음이 원만하게 비치는 데는 허공 꽃도 눈병의 가림도 여의었느니라.
선남자야, 꼭 알아야 한다.허공은 잠시도 있는 것이 아니요, 잠시도 없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다시 여래의 원각이 수순하여 허공의 평등한 근본 성품이 되어 주는 것이겠는가.
013_0078_c_17L善男子譬如患瞖妄見空花患翳若不可說言此瞖已滅何時更起一切諸翳何以故瞖花二法非相待故亦如空花滅於空時不可說言虛空何時更起空花何以故空本無花非起滅故生死涅槃同於起滅妙覺圓照離於花瞖善男子當知虛空非是暫有亦非暫無況復如來圓覺隨順而爲虛空平等本性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금광을 녹이는 것과 같아서 금은 녹임으로써 생기는 것이 아니며, 이미 순금[金]을 이룩하고 나면 다시는 광석이 되지 않고, 무궁한 시간이 지나도록 금의 본성은 무너지지 않나니, 본래부터 성취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 말지니라. 여래의 원각(圓覺)도 이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일체 여래의 미묘한 원각의 마음은 본래 보리와 열반이 없는 것이며, 또한 부처가 되었느니 부처가 되지 않았느니 하는 것도 없으며, 허망한 윤회함과 윤회하지 않음도 없느니라.
013_0079_a_03L善男子如銷金鑛金非銷有旣已成金不重爲鑛經無窮時金性不壞應說言本非成就如來圓覺亦復如善男子一切如來妙圓覺心本無菩提及與涅槃亦無成佛及不成佛無妄輪迴及非輪迴
선남자야, 다만 성문(聲聞)들이 뚜렷이 여기는 경계(즉 有餘 涅槃을 말함)로 몸과 마음과 말이 모두 끊어져 없어졌더라도 끝내 그들이 직접 증득하여 나타난 열반에는 미치지 못하거늘 하물며 사유(思惟)함이 있는 마음으로 여래 원각의 경계를 헤아릴 수 있겠는가? 비유하면 마치 반딧불로 수미산(須彌山)을 태우려 하여도 마침내는 불조차 붙일 수 없는 것처럼, 윤회하는 마음으로 윤회하는 소견을 내어서 여래의 큰 적멸의 바다에 들려고 하여도 끝내 이르지 못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나는 일체 보살과 말법 세계 중생들은 먼저 끝없는 윤회의 근본을 끊으라고 말하느니라.
013_0079_a_09L善男子但諸聲聞所圓境界身心語言皆悉斷滅終不能至彼之親證所現涅槃何況能以有思惟心測度如來圓覺境界如取螢火燒須彌山不能著以輪迴心生輪迴見入於如來大寂滅海終不能至是故我說一切菩薩及末世衆生先斷無始輪迴根本
선남자야, 작용이 있는 생각은 유위(有爲)의 마음에서 일어난 것이니, 모두가 6진(塵)의 망상을 조건으로 한 기운일지언정 진실한 마음의 본체는 아니니라. 이미 허공 꽃과 같은 것인데 이러한 생각으로써 부처님의 경계를 따지려 하는 것은 마치 허공 꽃이 다시 허공에서 열매를 맺는 것과 같아서 한층 더한 망상일 뿐이니, 그런 이치는 없느니라.
선남자야, 허망하고 들뜬 마음이 교묘한 온갖 소견이 많으나 원각의 방편은 성취할 수 없나니, 이와 같은 분별은 올바른 질문이 아니니라.”
013_0079_a_17L善男子有作思惟從有心起是六塵妄想緣氣非實心體已如空用此思惟辨於佛境猶如空花復結空果展轉妄想無有是處善男子虛妄浮心多諸巧見不能成就圓覺方便如是分別非爲正問
그때 세존께서 이 이치를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079_a_22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금강장이여 그대 마땅히 알라
여래의 적멸한 성품은
애초부터 처음과 시작이 없나니라.
013_0079_a_23L金剛藏當知
如來寂滅性
未曾有終始
013_0079_b_01L
만약 윤회하는 마음으로써
따진다면 곧 뒤바뀌어서
다만 윤회의 테두리에 들 뿐이요
부처님의 바다에는 들 수 없으리.
013_0079_b_01L若以輪迴心
思惟卽旋復
但至輪迴際
不能入佛海

비유하면 금광석[金鑛]을 녹이는데
금은 녹여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요
본래부터 금인 것이니
결국에 녹여서
한 번 순금이 되고 나면
다시는 광석이 되지 않음과 같네.
013_0079_b_03L譬如銷金鑛
金非銷故有
雖復本來金
終以銷成就
一成眞金體
不復重爲鑛

생사(生死)와 열반
범부와 모든 부처님이
똑같은 허공 꽃의 모습이라
생각 자체가 허깨비 같거늘
하물며 허망하다고 따지겠는가.
013_0079_b_05L生死與涅槃
凡夫及諸佛
同爲空花相
思惟猶幻化
何況詰虛妄

만약 이런 마음 바로 안다면
그런 뒤에 원만한 깨달음을 구할 수 있으리.
013_0079_b_06L若能了此心
然後求圓覺

이때 미륵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단정히 무릎을 세워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널리 보살들을 위하여 비밀장(秘密藏)을 열어 여러 대중들로 하여금 윤회의 이치를 깊이 깨달아 정(正)과 사(邪)를 분별하게 하셨고, 말법 세계의 일체 중생들에게 두려움이 없는 도의 눈[道眼]을 보여 주시어 큰 열반에 대해 결정적인 신심(信心)을 내어 다시는 거듭 바퀴 돌 듯 하는 경계를 따라 헤매는 소견을 내지 않게 하셨나이다.
013_0079_b_07L於是彌勒菩薩在大衆中卽從座起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廣爲菩薩開秘密藏令諸大衆深悟輪迴分別邪正能施末世一切衆生無畏道眼於大涅槃生決定信無復重隨輪轉境界起循環見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보살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여래의 큰 적멸의 바다에 노닐고자 하면, 어떻게 해야 윤회의 근본을 끊고, 윤회에는 몇 가지 성품이 있으며, 부처님의 보리를 닦는 데에는 몇 가지 차별이 있으며, 또 번뇌[塵勞]의 세계에 들어가자면 몇 가지의 교화 방편을 베풀어서 중생들을 제도해야 하겠나이까? 바라옵건대, 세상을 구하시려는 큰 자비심을 버리지 마시고, 수행하는 모든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로 하여금 지혜의 눈[慧眼]이 청정해지고 마음의 거울이 밝아져서 여래의 위없는 지견(知見)을 뚜렷이 깨치도록 해주시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013_0079_b_14L世尊若諸菩薩及末世衆生遊如來大寂滅海云何當斷輪迴根於諸輪迴有幾種性修佛菩提幾等差別迴入塵勞當設幾種教化方便度諸衆生唯願不捨救世大悲諸修行一切菩薩及末世衆生慧目肅淸照曜心鏡圓悟如來無上知見作是語已五體投地如是三請終而復始
013_0079_c_01L그때 세존께서 미륵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좋은 말이다. 좋은 말이다, 선남자야. 그대가 지금 보살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을 위하여여래의 심오하고 비밀하고 미묘한 이치를 물어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지혜의 눈이 맑고 깨끗해지게 하고, 말법 세계의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영원히 윤회를 끊고 마음은 실상(實相)을 깨달아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갖추게 하려 하는구나.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때 미륵보살은 분부를 받들고는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기다렸다.
013_0079_b_22L爾時世尊告彌勒菩薩言善哉善哉善男子汝等乃能爲諸菩薩及末世衆生請問如來深奧秘密微妙之義令諸菩薩潔淸慧目及令一切末世衆生永斷輪迴心悟實相具無生忍汝今諦聽當爲汝說彌勒菩薩奉教歡喜及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일체 중생들이 끝없는 옛날부터 가지가지의 은애(恩愛)와 탐욕(貪欲)이 있으므로 말미암아 윤회(輪廻)하게 되었느니라. 만일 모든 세계의 일체 종류인 알로 나거나[卵生] 태로 나거나[胎生] 습기로 나거나[濕生] 화하여 나는 것[化生] 모두가 음욕으로 인하여 제 목숨을 유지하나니, 윤회는 애욕이 근본이 되는 것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온갖 탐욕이 있기 때문에 애욕의 성품이 생기도록 돕는 것이니, 그 때문에 생사가 계속되어 끊이지 않느니라. 애욕은 사랑으로 인하여 생기고, 목숨은 음욕으로 인하여 있게 되는데, 중생들이 목숨을 사랑함에는 다시 애욕의 근본에 의지하나니, 애욕은 원인[因]이 되고, 목숨을 사랑함은 결과[果]가 되느니라.
013_0079_c_06L善男子一切衆生從無始際由有種種恩愛貪欲故有輪迴若諸世界一切種性卵生胎生濕生化生皆因婬欲而正性命當知輪迴愛爲根本有諸欲助發愛性是故能令生死相欲因愛生命因欲有衆生愛命還依欲本愛欲爲因愛命爲果
애욕의 경계를 말미암아 따르거나 거슬리는 마음을 일으키게 되나니, 그 경계가 사랑하는 마음을 거스르면, 그만 미워하고 질투하는 마음을 일으켜 갖가지 업(業)을 짓고, 그런 까닭에 다시 지옥(地獄)이나 아귀(餓鬼)에 태어나는 것이니라. 애욕은 싫어해야 할 것임을 알고, 업을 싫어하는 도(道)를 좋아하여 악을 버리고 선을 좋아하면, 다시 하늘이나 인간으로 태어나며, 또 온갖 애욕은 싫어해야 할 것임을 안 까닭에 애욕을 버리고 평등한 사(捨)를 좋아하나, 도리어 애욕의 근본을 불어나게 하여 다시 유위(有爲)의 가장 높고 선한 과보를 드러내나, 이는 모두가 윤회인 까닭에 거룩한 도를 이루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중생들이 생사를 벗어나서 윤회를 면하고자 하려면, 먼저 애욕을 끊고 갈애(渴愛)를 없애야 하느니라.
013_0079_c_13L由於欲境起諸違順境背愛心而生憎種種業是故復生地獄餓鬼知欲可愛厭業道捨惡樂善復現天知諸愛可厭惡故棄愛樂捨還滋愛便現有爲增上善果皆輪迴故成聖道是故衆生欲脫生死免諸輪先斷貪欲及除愛渴
013_0080_a_01L선남자야, 보살이 변화하여 세간에 나타나는 것은 애욕의 근본 때문이 아니니, 다만 자비한 마음으로 중생들로 하여금 애욕을 버리게 하기 위하여 거짓으로 온갖 탐욕을 부리면서 생사 속에 들어간 것이니라. 만일 말법 세계의 일체 중생들이 탐욕과 미워하고 사랑함을 다 버리고 윤회를 영원히 끊은 이가 여래 원각의 경계를 애써 구한다면,청정한 마음이 곧 깨달음을 얻으리라.
013_0079_c_20L善男子菩薩變化示現世閒非愛爲本但以慈悲令彼捨愛假諸貪欲而入生死若諸末世一切衆生能捨諸欲及除憎愛永斷輪迴勤求如來圓覺境界於淸淨心便得開悟
선남자야, 일체 중생들이 본래의 탐욕 때문에 무명(無明)을 일으켜서 다섯 가지 성질이 차별하여 같지 않은 현상이 드러나고, 두 가지 장애에 의지하여 깊고 얕은 현상이 드러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장애인가? 하나는 이치의 장애[理障]이니 바른 지견을 장애하는 것이요, 둘째는 사물의 장애[事障]이니 모든 생사를 계속하게 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 성품인가? 선남자야, 만일 이 두 가지 장애를 끊어 없애지 못하면, 부처를 이루었다고 하지 못하니, 만일 중생들이 영원히 탐욕을 버리어서 먼저 사물의 장애는 제거하였지만, 아직 이치의 장애를 끊지 못하였으면, 다만 성문이나 연각의 경지는 깨달아 들어갈지언정 보살의 경계에는 나타나 머무르지 못하느니라.
013_0080_a_02L善男子一切衆生由本貪欲發揮無明顯出五性差別不等依二種障現深淺云何二障一者理障㝵正知二者事障續諸生死云何五性男子若此二障未得斷滅名未成佛若諸衆生永捨貪欲先除事障未斷理障但能悟入聲聞緣覺未能顯住菩薩境界
선남자야, 만일 말법 세계의 일체 중생들이 여래의 큰 원각(圓覺) 바다에 노닐고자 하면, 먼저 원을 세워서 부지런히 두 가지 장애를 끊어야 하나니, 두 가지 장애를 이미 굴복시켰으면, 곧 보살의 경계에 깨달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며, 만일 사물의 장애와 이치의 장애를 이미 영원히 끊어버렸으면, 곧 여래의 미묘한 원각에 들어가서 보리(菩提)와 큰 열반을 만족하게 할 것이니라.
선남자야, 일체 중생들이 모두가 원각(圓覺)을 증득할 수 있나니, 선지식을 만나서 그가 했던 인지(因地)의 법다운 수행을 의지하면, 그때 닦아 익히는 데 돈(頓:단번에 깨달음)과 점(漸:점차로 닦음)이 있게 될 것이나 만일 여래의 위없는 보리(菩提)의 바른 수행의 길을 만나면 근기의 대소(大小)를 막론하고 모두가 불과(佛果)를 성취하리라. 만일 중생들이 아무리 훌륭한 벗을 구하였다 하더라도 삿된 소견을 가진 이를 만나면 바른 깨달음을 얻지 못하리니, 이것은 곧 외도의 종성(種性)이라 하나니, 삿된 소견을 지닌 스승의 허물일지언정 중생의 허물은 아니니라. 이것을 중생의 다섯 가지 성품의 차별이라 하느니라.
013_0080_a_10L善男子若諸末世一切衆欲泛如來大圓覺海先當發願勤斷二障二障已伏卽能悟入菩薩境若事理障已永斷滅卽入如來微妙圓覺滿足菩提及大涅槃善男子一切衆生皆證圓覺逢善知識依彼所作因地法行爾時修習便有頓漸若遇如來無上菩提正修行路根無大小皆成佛果若諸衆生雖求善友遇邪見者未得正悟是則名爲外道種性邪師過謬非衆生咎是名衆生五性差別
013_0080_b_01L선남자야, 보살은 오직 대비(大悲)의 방편으로써 세간에 들어가서 깨닫지 못한 이를 깨우쳐 주며, 내지는 가지가지의 형상을 나타내 보여 역경(逆境)과 순경(順境)에서 그와 더불어 같은 일을 하여 교화하며 부처를 이루도록 교화하나니,모두가 시작도 없는 청청한 원력에 의지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니라. 만일 말법 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큰 원각에 대하여 증상(增上)의 마음을 일으키거든 먼저 보살이 깨끗한 큰 서원을 세워야 하나니, 응당 발원하기를 ‘제가 지금 부처님의 원각에 머물러서 선지식을 구하옵는데 외도(外道)나 2승(乘:성문ㆍ연각)은 만나지 않게 해주소서’라고 하고, 서원에 의하여 수행하여 모든 장애를 차츰 끊고, 장애가 다하여 서원이 원만해지면, 곧 해탈의 청정한 법전(法殿)에 올라 큰 원각인 미묘한 장엄의 경지를 증득하리라.”
013_0080_a_21L善男子菩薩唯以大悲方便入諸世閒開發未悟乃至示現種種形相逆順境界與其同事化令成佛皆依無始淸淨願力若諸末世一切衆生於大圓覺起增上心當發菩薩淸淨大應作是言願我今者住佛圓覺善知識莫値外道及與二乘依願修漸斷諸障障盡願滿便登解脫淸淨法殿證大圓覺妙莊嚴域
그때 세존께서 이 이치를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080_b_07L爾時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미륵이여, 그대는 마땅히 알라.
일체 중생들이
큰 해탈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모두가 탐심과 애욕의 탓이니
이로 인해 생사에 끊임없이 떨어지느니라.
013_0080_b_08L彌勒汝當知
一切諸衆生
不得大解脫
皆由貪欲故
墮落於生死

만일 미움과 사랑을 끊을 수 있고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끊어버리면
차별된 성품에 구애되지 않고
모두 다 부처님의 도[佛道]를 이루리라.
013_0080_b_10L若能斷憎愛
及與貪瞋癡
不因差別性
皆得成佛道

두 가지 장애를 영원히 끊고
스승을 구하여 바른 깨달음 얻어
보살의 서원을 따르면
거룩한 열반에 의지하리라.
013_0080_b_11L二障永銷滅
求師得正悟
隨順菩提願
依止大涅槃

시방의 모든 보살들
모두가 대자비의 원력으로 인해
생사에 드는 모습 보이셨나니라.
013_0080_b_13L十方諸菩薩
皆以大悲願
示現入生死

현재에 수행하는 이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온갖 애견(愛見) 열심히 끊으면
큰 원각에 돌아가리라.
013_0080_b_14L現在修行者
及末世衆生
勤斷諸愛見
便歸大圓覺
013_0080_c_01L
이때 청정혜(清淨慧)보살이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는 단정히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부사의(不思議)한 일을 널리 말씀해 주시니, 이전엔 보지 못했던 일이며, 애초에 듣지 못했던 일이옵니다. 저희들은 지금 부처님의 훌륭하신 가르침을 받고 몸과 마음이 태연(泰然)하여 큰 이익을 얻었사옵니다. 바라옵건대 법을 들으러 온 일체 중생들을 위하여 법왕의 원만하신 깨달음의 성품을 거듭 설명해 주시옵소서. 일체 중생들과 모든 보살들과 여래ㆍ세존께서 증득하신 것에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말법 세계의 중생들로 하여금 이 거룩한 가르침을 듣고 수순하고 깨달아 점차 들어가게 하여 주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013_0080_b_15L於是淸淨慧菩薩在大衆中卽從座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爲我等輩廣說如是不思議事本所不見本所不聞等今者蒙佛善誘身心泰然得大饒願爲一切諸來法衆重宣法王圓滿覺性一切衆生及諸菩薩如來世尊所證所得云何差別令末世衆生聞此聖教隨順開悟漸次能入作是語已五體投地如是三請終而復始
그때 세존께서 청정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한 말이로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지금 여러 보살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을 위하여 여래께 점차(漸次)와 차별을 묻는구나.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때 청정혜보살이 분부를 받들고는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기다렸다.
013_0080_c_02L爾時世尊告淸淨慧菩薩言善哉善男子汝等乃能爲諸菩薩及末世衆生請問如來漸次差別汝今諦當爲汝說淸淨慧菩薩奉教歡及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원각(圓覺)의 자성(自性)은 본래 성품이 있는 것이 아니건만, 모든 성품을 따라 일어날 뿐이니, 취(取)할 것도 없고 증(證)할 것도 없어서, 실상 가운데에는 실제로 보살도 일체 중생도 없느니라. 왜냐하면 보살과 중생은 모두가 허깨비인데, 허깨비는 사라지고 마는 것이므로 취할 이도 증할 이도 없느니라. 비유하건대 마치 눈이 스스로 눈을 못 보는 것과 같아서, 제 성품은 그대로 평등하지만, 평등하게 만드는 이가 있는 것이 아니니라. 중생들이 미혹하고 뒤바뀌어서 일체 허깨비를 없애버리지 못하므로, 멸한 것과 멸하지 못한 것에 대해 허망하게도 애써 공부를 하는 까닭에 문득 차별을 나타내었거니와, 만일 여래의 적멸에 수순할 수 있다면, 실은 적멸도 없고 적멸하게 하는 주체도 없다.
013_0080_c_07L善男子圓覺自性非性性有循諸性無取無證於實相中實無菩薩及諸衆生何以故菩薩衆生皆是幻化幻化滅故無取證者譬如眼根不自見眼性自平等無平等者衆生迷倒未能除滅一切幻化於滅未滅妄功用中便顯差別若得如來寂滅隨順實無寂滅及寂滅者
선남자야, 일체 중생들이 끝없는 옛적부터 허망하게도 나[我]라고 생각하는 마음과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내었기 때문에 잠깐잠깐 사이에 나고 사라지는 줄 스스로 알지 못했나니, 그러므로 미워함과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5욕(欲)을 탐하여 집착하게 되었느니라. 만일 좋은 벗을 만나 가르침을 받아 청정하고 뚜렷한 깨달음의 성품을 깨달아서 생겨나고 사라지는 이유를 밝히면, 곧 이 삶이란 그 성품만 공연히 번거롭고 피로하게 했음을 알리라. 만약 또 어떤 사람이 번거로운 고달픔이 영원히 끊어져서 법계가 청정해질 수 있었으나 그 청정하다는 견해가 장애가 되니, 그런 까닭에 원각에 자재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을 범부가 원각(圓覺)의 성품에 수순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013_0080_c_15L善男子一切衆生從無始來由妄想我及愛我者不自知念念生滅故起憎愛耽著五若遇善友教令開悟淨圓覺性發明起滅卽知此生性自勞慮若復有人勞慮永斷得法界淨卽彼淨解爲自障㝵故於圓覺而不自在此名凡夫隨順覺性
선남자야, 일체 보살은 보고 아는 것이 장애가 되는 것임을 알고서 아는 장애를 비록 끊었으나 아직도 깨달음을 보려는 경지에 머물러서 깨달으려는 장애에 걸려 자재하지 못하나니, 이것은 보살로서 10지(地)에 들지 못한 이가 깨달음의 성품에 수순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013_0080_c_22L善男子一切菩薩見解爲㝵雖斷解㝵猶住見覺覺㝵爲礙而不自在此名菩薩未入地者隨順覺性
013_0081_a_01L선남자야, 비춤[照]이 있고 깨달음[覺]이 있으면 모두가 다 장애이니, 그런 까닭에 보살은 항상 머물지 않아야 함을 깨달아 비출 대상과 비추는 이가 동시에 적멸하게 되느니라.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머리를 끊었다면 머리가 이미 끊어진 까닭에 끊을 것마저 없는 것과 같으니, 장애가 되는 마음으로 모든 장애를 스스로 멸한 뒤에는 다시는 끊을 것이 없느니라. 수다라(修多羅)의 교법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으니, 만일 달을 보았으면 가리키던 손가락은 마침내 달이 아닌 것임을 분명하게 아는 것과 같이, 일체 여래의 갖가지 가르침으로 보살들에게 열어 보이시는 것도 그와 같으니라. 이것을 일러 이미 10지(地)에 든 보살이 깨달음의 성품을 수순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013_0081_a_02L善男子有照有覺俱名障㝵故菩薩常覺不住照與照者同時寂譬如有人自斷其首首已斷故無能斷者則以㝵心自滅諸㝵㝵已斷滅無滅㝵者修多羅教如摽月指復見月了知所摽畢竟非月一切如來種種言說開示菩薩亦復如是名菩薩已入地者隨順覺性
선남자야, 일체의 장애가 곧 구경각(究竟覺)이니, 바른 생각을 얻거나 잃어 버리거나 간에 해탈 아닌 것이 없으며, 이루어진 법과 깨뜨려진 법이 모두 열반이며, 지혜와 어리석음이 통틀어 반야(般若)이며, 보살과 외도가 성취한 법이 똑같이 보리(菩提)이며, 무명(無明)과 진여(眞如)의 경계가 다름이 없으며, 계(戒)ㆍ정(定)ㆍ혜(慧)와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다 청정한 행이며, 중생과 국토가 동일한 법의 성품이며, 지옥과 천당이 모두 정토(淨土)이며, 성품 있는 것과 성품 없는 것이 한가지로 불도(佛道)를 이루는 것이며, 일체의 번뇌가 결국에는 해탈이니라. 법계 바다의 지혜로 모든 현상을 비추는 것이 마치 허공과 같나니, 이것을 여래가 깨달음의 성품을 수순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1_a_09L善男子一切障㝵卽究竟覺得念念無非解脫成法破法皆名涅槃愚癡通爲般若菩薩外道所成就法同是菩提無明眞如無異境界慧及婬癡俱是梵行衆生土同一法性地獄天宮皆爲淨土無性齊成佛道一切煩惱畢竟解法界海慧照了諸相猶如虛空名如來隨順覺性
013_0081_b_01L선남자야, 다만 모든 보살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이 일체 시각을 지내면서 허망한 생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며, 모든 허망한 마음을 쉬어 없애려 하지도 말며, 망상의 경계에 머물러 있으면서 분명히 알려고 하지도 말며, 분명히 알지 못하는 것을 진실이라고 여기지도 말아야 할 것이니라. 저 중생들이 이 법문을 듣고서 믿고 이해하고 받아 지녀서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으면, 이것이 깨달음의 성품을 수순하는 것이니라.선남자야,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중생들은 이미 백천만억 항하(恒河)의 모래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과 큰 보살들에게 공양하여온갖 공덕의 씨앗을 심었나니, 나는 이런 사람을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성취한 사람이라고 말하느니라.”
013_0081_a_18L善男子但諸菩薩及末世衆生居一切時不起妄念諸妄心亦不息滅住妄想境不加了於無了知不辨眞實彼諸衆生聞是法門信解受持不生驚畏是則名爲隨順覺性善男子汝等當知如是衆生已曾供養百千萬億恒河沙諸佛及大菩薩植衆德本佛說是人名爲成就一切種智
그때 세존께서 이 이치를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081_b_03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청정혜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원만한 보리(菩提)의 성품은
취할 것도 없고 증득할 것도 없으며
보살도 중생도 없느니라.
013_0081_b_04L淸淨慧當知
圓滿菩提性
無取亦無證
無菩薩衆生

깨달을 때와 아직 깨닫지 못할 때를 인해
점차와 차별이 있나니
중생은 아는 것의 장애를 받고
보살은 깨달음의 소견을 여의지 못하였다.
013_0081_b_06L覺與未覺時
漸次有差別
衆生爲解㝵
菩薩未離覺

십지에 들어가 영원히 적멸하여
일체의 형상에 머물지 않고
대각(大覺)만이 원만해지면
두루 수순한다 하느니라.
013_0081_b_07L入地永寂滅
不住一切相
大覺悉圓滿
名爲遍隨順

말법 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마음에 허망한 생각 내지 않으면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이런 사람은
현세의 보살이라 하나니라.
013_0081_b_08L末世諸衆生
心不生虛妄
佛說如是人
現世卽菩薩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께 공양하여
공덕이 이미 원만해졌다 하나니
비록 방편이 많긴 하지만
모두가 수순하는 지혜라 하느니라.
013_0081_b_10L供養恒沙佛
功德已圓滿
雖有多方便
皆名隨順智

이때 위덕자재(威德自在)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단정히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널리 저희들을 위하여 이와 같이 깨달음의 성품을 수순하는 법을 분별하시어,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마음의 광명을 깨닫게 하시고 부처님의 원음(圓音)을 받들어 듣게 하시어, 닦고 익힘에 의지하지 않고도 좋은 이익을 얻었나이다.
013_0081_b_11L於是威德自在菩薩在大衆中卽從座起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廣爲我等分別如是隨順覺性令諸菩薩覺心光明承佛圓音不因修習而得善利
세존이시여, 비유하건대 큰 성(城)에 출입하는 네 개의 문이 있어서 사방에 길이 열려 있어, 오는 이가 하나의 길에만 그치지 않는 것처럼, 일체의 보살도 부처님 국토를 장엄하거나 보리를 성취하는 것도 한 가지 방편만이 아닐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널리 저희들을 위하여 일체 방편과 점차와 아울러 수행하는 사람에게는 통틀어 몇 가지나 있는지 자세히 말씀해 주시어 이 모임에 모인 보살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로서 대승을 구하는 이로 하여금 빨리 깨달아 여래의 큰 적멸 바다에 유희하게 하시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013_0081_b_16L世尊譬如大城外有四門隨方來者非止一路一切菩薩莊嚴佛國及成菩提非一方便唯願世尊廣爲我等宣說一切方便漸次幷修行人摠有幾種令此會菩薩及末世衆生求大乘者速得開悟遊戲如來大寂滅海作是語已五體投地如是三請終而復始
013_0081_c_01L그때에 세존께서 위덕자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한 말이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을 위하여 여래에게 이와 같은 방편을 묻는구나.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때 위덕자재보살이 분부를 받들고는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기다렸다.
013_0081_b_23L爾時世尊告威德自在菩薩言善哉善哉善男子汝等乃能爲諸菩薩及末世衆生問於如來如是方便汝今諦聽當爲汝說威德自在菩薩奉教歡喜及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위없는 미묘한 깨달음[妙覺]이 시방에 두루하여 여래를 내나니, 일체의 법과 더불어 한 몸과 같이 평등한 것이어서 모든 수행에 있어서는 실제로 둘이 없느니라. 그러나 방편으로 수순하는 데는 그 수가 한량없이 많고, 그 돌아갈 바를 두루 거두려면 그 성품의 차별에 따라 세 가지가 있느니라.
013_0081_c_05L善男子無上妙覺遍諸十方出生如來與一切法同體平等於諸修行實無有二方便隨順其數無量圓攝所歸循性差別當有三種
선남자야, 만일 보살들이 청정한 원각(圓覺)을 깨닫고 나서 청정한 원각의 마음으로써 고요함을 취하는 것을 수행으로 삼으면, 모든 생각이 맑아지는 까닭에 식심(識心)이 번거롭게 요동했음을 깨닫고 고요한 지혜가 발생하나니, 몸과 마음의 번뇌[客塵]가 이로부터 영원히 소멸하여 안으로 적정(寂靜)하여 가볍고 편안함을 일으키느니라. 적정으로 말미암아 시방세계에 계신 모든 여래의 마음이 그 속에 들어나 나타남이 마치 거울 속에 훤히 나타나는 형상과 같나니, 이런 방편은 그 이름을 사마타(奢摩他)라 하느니라.
013_0081_c_09L善男子若諸菩薩悟淨圓覺以淨覺心取靜爲行由澄諸覺識煩動靜慧發生身心客塵從此永滅便能內發寂靜輕安由寂靜十方世界諸如來心於中顯現鏡中像此方便者名奢摩他
선남자야, 만일 모든 보살들이 청정한 원각을 깨닫고서 청정한 원각의 마음으로써 마음의 성품[心性]과 6근(根)ㆍ6진(塵)이 모두가 허깨비로 인한 것임을 깨달아 알고는, 곧 온갖 환(幻)을 일으켜 환이 되는 것을 없앨 때 모든 환을 변화시켜 환 같은 무리를 깨우쳐 준다. 그러니 환을 일으키는 까닭에 마음속으로 큰 자비의 경안(輕安)함을 일으킨다. 일체 보살이 이로부터 수행을 시작하여 차츰차츰 더해 가나니, 환이 되는 것을 관찰함은 환과 같지 않기 때문이며, 환과 같지 않다고 관하는 것도 모두가 환이기 때문에 환의 모습을 영원히 여의느니라. 이것은 모든 보살들이 원만하게 하는 미묘한 행으로서 흙이 싹을 자라게 하는 것과 같으니, 이 방편의 이름은 삼마발제(三摩鉢提)10)라 하느니라.
013_0081_c_14L善男子若諸菩薩悟淨圓覺以淨覺心知覺心性及與根塵皆因幻化起諸幻以除幻者變化諸幻而開幻由起幻故便能內發大悲輕安切菩薩從此起行漸次增進彼觀幻者非同幻故非同幻觀皆是幻故相永離是諸菩薩所圓妙行如土長此方便者名三摩鉢提
013_0082_a_01L선남자야, 만일 모든 보살들이 청정한 원각을 깨닫고서 청정한 원각의 마음으로써 허깨비와 같은 모든 고요한 모습들을 취하지 아니하면,몸과 마음이 모두 걸림이 되나 지각(知覺)이 없는 깨달음의 밝음은 모든 걸림에 의지하지 아니하는 것인 줄 분명하게 알아, 걸림과 걸림이 없는 경계를 영원히 초월할 것이다. 그러니 세계와 몸과 마음을 수용(受用)하되 모습은 티끌세상[震域]에 있는 것이 마치 종이나 북소리가 밖으로 울려나오는 것과 같아서, 번뇌와 열반이 서로 구애되지 않고, 미묘한 깨달음이 적멸의 경계를 수순함에 있어서는 자타(自他) 분별의 몸과 마음으로 미칠 수 없는 것이요, 중생의 수명도 모두 들뜬 생각이 되는 것이니, 이런 방편의 이름을 선나(禪那)11)라 하느니라.
013_0081_c_22L善男子若諸菩薩悟淨圓覺以淨覺心不取幻化及諸淨相了知身心皆爲罣㝵無知覺明不依諸㝵永得超過㝵無㝵境受用世界及與身心在塵域如器中鍠聲出於外煩惱涅槃不相留㝵便能內發寂滅輕安覺隨順寂滅境界自他身心所不能衆生壽命皆爲浮想此方便者名爲禪那
선남자야, 이 세 가지 법문(法門)은 모두 원각을 친근히 하고 수순하는 길이니, 시방의 여래께서 이것으로 인하여 부처님을 이루셨으며, 시방의 보살들이 일체가 같거나 다를지라도 모두 이와 같은 세 가지 업에 의지하나니, 만일 이를 원만하게 깨달으면 곧 원각을 이루리라.
선남자야, 가령 어떤 사람이 거룩한 도를 닦고서 백천 만억 아라한과 벽지불을 교화하여 깨달음의 경지[果位]를 성취하게 하더라도, 다른 어떤 사람이 이 원각의 걸림 없는 법문을 듣고 한 찰나(刹那) 사이에 수순하여 닦아 익힌 것보다는 못하느니라.”
013_0082_a_08L善男子此三法門皆是圓覺親近隨順十方如來因此成佛十方菩薩種種方便一切同異皆依如是三種事若得圓證卽成圓覺善男子假使有人修於聖道教化成就百千萬億阿羅漢辟支佛果不如有人聞此圓覺無㝵法門一剎那頃隨順修習
그때 세존께서 이 이치를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082_a_15L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위덕이여, 그대는 꼭 알아야 한다
위없고 큰 깨달음의 마음은
본제(本際)는 두 모양이 없건만
온갖 방편을 수순함에는
그 수가 한량없이 많으니라.
013_0082_a_16L威德汝當知
無上大覺心
本際無二相
隨順諸方便
其數卽無量

여래께서 총괄해서 보이심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으니
번뇌 없고 편안한 저 사마타는
거울에 모든 형상이 비침과 같고
환과 같은 삼마제(三摩提)는
새싹이 차츰차츰 자라남 같으며
적멸한 경계인 선나는
그릇 속의 종소리와 같도다.
013_0082_a_18L如來摠開示
便有三種類
寂靜奢摩他
如鏡照諸像
如幻三摩提
如苗漸增長
禪那唯寂滅
如彼器中鍠

위의 세 가지 미묘한 법문은
모두가 원각에 수순하나니
시방에 계신 모든 여래와
시방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이로 인해 부처님의 도를 이루셨나니라.
013_0082_a_21L三種妙法門
皆是覺隨順
十方諸如來
及諸大菩薩
因此得成道

세 가지 일 원만하게 증득한 까닭에
구경의 열반이라 이름하느니라.
013_0082_a_22L三事圓證故
名究竟涅槃
013_0082_b_01L
이때 변음(辯音)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단정히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이러한 법문은 매우 희유(希有)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방편은 일체 보살이 원각의 문에 대하여 몇 가지로 닦아 익혀야만 합니까? 바라옵건대 대중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을 위하여 방편을 열어 보이시어 실상(實相)을 깨닫게 하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013_0082_a_23L於是辯音菩薩在大衆中卽從座起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如是法門甚爲希有世尊此諸方便一切菩薩於圓覺門有幾修習願爲大衆及末世衆生便開示令悟實相作是語已五體投如是三請終而復始
그때 세존께서 변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지금 보살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을 위하여 이와 같이 여래에게 닦아 익히는 법을 묻는구나.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때 변음보살이 분부를 받들고는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기다렸다.
013_0082_b_07L爾時世尊告辯音菩薩言善哉善哉善男子汝等乃能爲諸大衆及末世衆生問於如來如是修習汝今諦聽當爲汝說辯音菩薩奉教歡喜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일체 여래의 원각은 청정하여 본래 닦아 익힐 대상도 없고 닦아 익힐 주체도 없건만, 일체 보살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이 깨치지 못한 까닭에 환(幻)의 힘에 의지하여 닦아 익히므로, 스물다섯 가지의 청정한 선정의 바퀴[清淨定輪]가 있게 되느니라.
013_0082_b_12L善男子一切如來圓覺淸淨本無修習及修習者一切菩薩及末世衆生依於未覺幻力修習爾時便有二十五種淸淨定輪
만일 모든 보살들이 오직 지극한 적정[極靜]만을 취하여 적정의 힘[靜力]으로 말미암아 영원히 번뇌를 끊고, 마침내 성취하여 그 성취한 경지에서 동요하지 않고 그대로 열반에 들면, 이런 보살은 사마타 하나만을 닦는다 하느니라.
013_0082_b_16L若諸菩薩唯取極靜由靜力故永斷煩惱究竟成就不起于座便入涅槃此菩薩者名單修奢摩他
만일 모든 보살들이 오직 환과 같음만 관하고 (외도가 아닌) 부처님의 힘만을 의지하기 때문에 세계의 갖가지 작용을 변화시켜 보살의 청정하고 미묘한 행을 갖추어 닦고는 다라니(陀羅尼)에서 고요한 생각과 고요한 지혜를 잃지 않으면, 이런 보살은 삼마발제(三摩鉢提) 하나만을 닦는다 하느니라.
013_0082_b_19L若諸菩薩唯觀如幻以佛力故變化世界種種作用備行菩薩淸淨妙行於陁羅尼不失寂念及諸靜慧此菩薩者名單修三摩鉢提
013_0082_c_01L만일 모든 보살들이 모든 환(幻)을 멸하여 작용을 취하지 않고, 오직 번뇌만을 끊어번뇌가 다 끊어지면 그대로 실상을 증득하나니, 이런 보살은 선나(禪那) 하나만을 닦는다 하느니라.
013_0082_b_23L若諸菩薩唯滅諸幻不取作用獨斷煩惱煩惱斷盡便證實相此菩薩者名單修禪那
만일 모든 보살들이 먼저 지극히 고요함[至靜]을 취하고, 고요한 지혜[靜慧]의 마음으로 온갖 환(幻)을 비추어서 살피다가 문득 그 가운데에서 보살행을 일으키면, 이런 보살은 먼저 사마타를 닦고 나중에 삼마발제를 닦는 이라 하느니라.
013_0082_c_03L若諸菩薩先取至靜以靜慧心照諸幻者便於是中起菩薩行此菩薩者名先修奢摩他後修三摩鉢提
만일 모든 보살들이 고요한 지혜를 써서 지극히 고요한 성품[靜性]을 증득하고는 번뇌를 끊고 영원히 생사를 벗어나면, 이런 보살은 먼저 사마타를 닦고 나중에 선나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2_c_06L若諸菩薩以靜慧故證至靜性便斷煩惱永出生死此菩薩者名先修奢摩他後修禪那
만일 모든 보살들이 적정한 지혜로써 다시 환의 힘[幻力]을 나타내고 갖가지로 변화하여 중생들을 제도하다가 나중에 번뇌를 끊고 적멸에 들면, 이런 보살은 먼저 사마타를 닦고 중간에 삼마발제를 닦고 마지막에 선나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2_c_09L若諸菩薩以寂靜慧復現幻力種種變化度諸衆生後斷煩惱而入寂滅此菩薩者名先修奢摩他中修三摩鉢提後修禪那
만일 모든 보살들이 지극히 고요한 힘[至靜力]으로써 번뇌를 끊고 뒤에 보살의 청정하고 미묘한 행을 일으키어 중생들을 제도하면, 이런 보살은 먼저 사마타를 닦고 중간에 선나를 닦고 마지막에 삼마발제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2_c_13L若諸菩薩以至靜力斷煩惱已後起菩薩淸淨妙行度諸衆生此菩薩者名先修奢摩他中修禪那後修三摩鉢提
만일 모든 보살들이 지극히 고요한 힘으로써 마음에 번뇌를 끊고 뒤에 중생을 제도하여 세계를 건립하면, 이런 보살은 먼저 사마타를 닦고 가지런히 삼마발제와 선나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2_c_17L若諸菩薩以至靜力心斷煩惱後度衆生建立世界此菩薩者名先修奢摩他齊修三摩鉢提及修禪那
만일 모든 보살들이 지극히 고요한 힘으로써 온갖 변화가 일어나도록 돕고 뒤에 번뇌를 끊으면, 이런 보살은 사마타와 삼마발제를 가지런히 닦고 마지막에 선나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2_c_20L若諸菩薩以至靜力資發變化後斷煩惱此菩薩者名齊修奢摩他三摩鉢提後修禪那
013_0083_a_01L만일 모든 보살들이 지극히 고요한 힘으로써 적멸을 돕고나중에 작용을 일으키어 경계를 변화하면, 이런 보살은 가지런히 사마타와 선나를 닦고 마지막에 삼마발제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2_c_23L若諸菩薩以至靜力用資寂滅後起作用變化境界此菩薩者名齊修奢摩他禪那後修三摩鉢提
만일 모든 보살들이 변화의 힘[變化力]으로써 가지가지로 수순하되 지극히 고요함을 취하면, 이런 보살은 먼저 삼마발제를 닦고 나중에 사마타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a_03L若諸菩薩以變化力種種隨順而取至靜此菩薩者名先修三摩鉢提修奢摩他
만일 모든 보살들이 변화의 힘으로써 갖가지의 경계에서 적멸을 취하면, 이런 보살은 먼저 삼마발제를 닦고 나중에 선나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a_06L若諸菩薩以變化力種種境界而取寂滅此菩薩者名先修三摩鉢提修禪那
만일 모든 보살들이 변화의 힘으로써 부처님의 일을 하고 적정에 편안히 머물러서 번뇌를 끊으면, 이런 보살은 먼저 삼마발제를 닦고 중간에 사마타를 닦고 나중에 선나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a_09L若諸菩薩以變化力而作佛事安在寂靜而斷煩惱此菩薩者名先修三摩鉢提中修奢摩他後修禪那
만일 모든 보살들이 변화의 힘으로써 걸림 없는 작용으로 번뇌를 끊은 까닭에 지극히 고요함에 편안히 머무르면, 이런 보살은 먼저 삼마발제를 닦고 중간에 선나를 닦고 마지막에 사마타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a_12L若諸菩薩以變化力無㝵作用斷煩惱故安住至靜此菩薩者名先修三摩鉢提中修禪那後修奢摩他
만일 모든 보살들이 변화의 힘으로써 방편을 써서 지극히 고요함과 적멸의 두 가지를 함께 수순하면, 이런 보살은 먼저 삼마발제를 닦고 가지런히 사마타와 선나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a_15L若諸菩薩以變化力方便作用至靜寂滅二俱隨順此菩薩者名先修三摩鉢提齊修奢摩他禪那
만일 모든 보살들이 변화의 힘으로써 갖가지로 작용을 일으키어 지극히 고요함을 돕다가 나중에 번뇌를 끊으면, 이런 보살은 가지런히 삼마발제와 사마타를 닦고 나중에 선나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a_18L若諸菩薩以變化力種種起用資於至靜後斷煩惱此菩薩者名齊修三摩鉢提奢摩他後修禪那
만일 모든 보살들이 변화의 힘으로써 적멸을 돕다가 나중에 청정하게 지음 없는 선정[靜慮]에 머무르면, 이런 보살은 가지런히 삼마발제와 선나를 닦고 나중에 사마타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a_21L若諸菩薩以變化力資於寂滅後住淸淨無作靜慮此菩薩者名齊修三摩鉢提禪那後修奢摩他
013_0083_b_01L만일 모든 보살들이 적멸의 힘[寂滅力]으로써 지극히 고요함을 일으키어 청정한 경지에 머무르면, 이런 보살은 먼저 선나를 닦고 뒤에 사마타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b_01L若諸菩薩以寂滅力而起至靜住於淸淨此菩薩者名先修禪那後修奢摩他
만일 모든 보살들이 적멸의 힘으로써 작용을 일으키어 일체 경계에서 고요함[寂]과 작용[用]을 수순하면, 이런 보살은 먼저 선나를 닦고 뒤에 삼마발제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b_04L若諸菩薩以寂滅力而起作用於一切境寂用隨順此菩薩者名先修禪後修三摩鉢提
만일 모든 보살들이 적멸의 힘인 갖가지 제 성품으로써 선정에 안주(安住)하고 변화를 일으키면, 이런 보살은 먼저 선나를 닦고 중간에 사마타를 닦고 마지막에 삼마발제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b_07L若諸菩薩以寂滅力種種自性安於靜慮而起變化此菩薩者名先修禪中修奢摩他後修三摩鉢提
만일 모든 보살들이 적멸의 힘인 지음 없는 제 성품으로써 작용을 일으키고 청정한 경계에서 선정에 들어가면, 이런 보살은 먼저 선나를 닦고 중간에 삼마발제를 닦고 뒤에 사마타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b_10L若諸菩薩以寂滅力無作自性起於作淸淨境界歸於靜慮此菩薩者先修禪那中修三摩鉢提後修奢摩他
만일 모든 보살들이 적멸의 힘인 갖가지가 청정함으로써 선정에 머물러서 변화를 일으키면, 이런 보살은 먼저 선나를 닦고 가지런히 사마타와 삼마발제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b_13L若諸菩薩以寂滅力種種淸淨而住靜慮起於變化此菩薩者名先修禪齊修奢摩他三摩鉢提
만일 모든 보살들이 적멸의 힘으로써 지극히 고요함을 도와 변화를 일으키면, 이런 보살은 가지런히 선나와 사마타를 닦고 뒤에 삼마발제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b_16L若諸菩薩以寂滅力資於至靜而起變化此菩薩者名齊修禪那奢摩他後修三摩鉢提
만일 모든 보살들이 적멸의 힘으로써 변화를 돕고, 지극히 고요하고 깨끗하고 밝은 경지의 지혜를 일으키면, 이런 보살은 가지런히 선나와 삼마발제를 닦고 뒤에 사마타를 닦는 이라고 하느니라.
013_0083_b_19L若諸菩薩以寂滅力資於變化而起至靜淸明境慧此菩薩者名齊修禪三摩鉢提後修奢摩他
013_0083_c_01L만일 모든 보살들이 원각의 지혜로써 일체에 원만하게 합하고, 모든 성품[性]과 형상[相]에서 깨달음의 성품을 여읨이 없으면,이런 보살은 세 가지를 원융하게 닦아서 제 성품의 청정함을 수순한다고 하느니라.
013_0083_b_22L若諸菩薩以圓覺慧圓合一切於諸性相無離覺性此菩薩者名爲圓修三種自性淸淨隨順
선남자야,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의 스물다섯 가지 관문[輪]이라 하나니, 일체 보살의 수행이 이와 같으니라.
만일 모든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이 관문을 의지하려는 이는 맑은 행을 지니고 적정하게 생각을 하며, 간절하게 참회 구하기를 삼칠일(三七日:21日)을 지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에 스물다섯 가지 관문을 각각 표기해 두고 지극한 마음으로 가엾이 여겨 주실 것을 구한 다음 손에 집히는 대로 표지를 집어 그 표지에 보여주는 것에 따라 돈(頓)과 점(漸)을 알게 되리니, 한 생각이라도 의심하거나 후회하면 곧 성취하지 못하리라.”
013_0083_c_02L善男子是名菩薩二十五輪一切菩薩修行如是若諸菩薩及末世衆生依此輪者當持梵寂靜思惟求哀懺悔經三七日二十五輪各安摽記至心求哀隨手結取依結開示便知頓漸一念疑悔卽不成就
그때 세존께서 이 이치를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083_c_08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변음(辯音)이여 그대는 마땅히 알라
일체 모든 보살들의
걸림 없는 청정한 지혜는
모두가 선정에서 생기나니라.
013_0083_c_09L辯音汝當知
一切諸菩薩
無㝵淸淨慧
皆依禪定生

이른바 사마타이며
삼마발제와 선나라
세 가지 법을 돈(頓)ㆍ점(漸)으로 닦는 데에는
스물다섯 가지가 있나니라.
013_0083_c_11L所謂奢摩他
三摩提禪那
三法頓漸修
有二十五種

시방세계 모든 여래들과
3세(世)에 수행하는 이들이
이 법을 따르지 않고서는
보리를 성취하지 못하리라
그러나 단번에 깨달은 사람과
법에 수순치 않는 이는 제외 되나니라.
013_0083_c_12L十方諸如來
三世修行者
無不因此法
而得成菩提
唯除頓覺人
幷法不隨順

일체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온갖 중생들은
항상 이 관문을 지니어
수순하고 부지런히 닦아 익혀야
부처님의 자비스런 힘에 의하여
오래지 않아 열반을 증득하리라.
013_0083_c_14L一切諸菩薩
及末世衆生
常當持此輪
隨順勤修習
依佛大悲力
不久證涅槃
013_0084_a_01L
이때 정제업장(淨諸業障)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단정히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大悲)하신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이와 같이 부사의(不思議)한 일인 일체 여래의 인지(因地)에서 행하시던 현상을 널리 말씀하시어, 모든 대중들로 하여금 일찍이 듣지 못한 가르침을 얻게 하시어, 조어(調御:부처)께서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겁을 지나도록 애쓰셨던 경계에서 온갖 공용(功用)을 두루 닦되 마치 한 생각처럼 하신 것을 보게 하시니, 저희 보살들은 깊이 스스로 경하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 원각(圓覺)의 마음이 본래 성품이 청정하다 하오면, 무슨 까닭에 더럽혀져서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어리둥절하여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까?바라옵건대 여래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법의 성품을 자세히 일깨워 주시어, 이 모임의 대중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로 하여금 장래의 밝은 안목을 갖게 하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013_0083_c_16L於是淨諸業障菩薩在大衆中卽從座起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爲我等輩廣說如是不思議事一切如來因地行相令諸大衆得未曾有睹見調御歷恒沙劫勤苦境界一切功用猶如一念等菩薩深自慶慰世尊若此覺心本性淸淨因何染污使諸衆生迷悶不唯願如來廣爲我等開悟法性此大衆及末世衆生作將來眼說是語已五體投地如是三請終而復始
그때 세존께서 정제업장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지금의 대중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을 위하여 여래에게 이와 같은 방편을 묻는구나.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때 정제업장보살이 분부를 받들고는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기다렸다.
013_0084_a_04L爾時世尊告淨諸業障菩薩言善哉善哉善男子汝等乃能爲諸大衆及末世衆生諮問如來如是方便汝今諦聽當爲汝說淨諸業障菩薩奉教歡喜及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일체 중생들이 끝없는 옛날부터 망상(妄想) 때문에 나[我]와 남[人]과 중생과 수명이 있다고 집착하여, 네 가지 뒤바뀜을 잘못 알아 실제로 나의 본체가 있다고 여겼느니라. 이런 까닭에 곧 미움과 사랑의 두 경계가 생기고, 허망한 그 몸에 거듭 허망하게 집착하였나니, 두 개의 허망함이 서로 의지하여 허망한 업도(業道)가 생긴 것이니라. 허망한 업도가 있는 까닭에 허망하게 굴러다님을 당하고, 굴러다님을 싫어하는 이는 허망하게도 열반이 있다고 여기느니라.
013_0084_a_09L善男子一切衆生從無始來妄想執有我衆生及與壽命認四顚倒爲實我體由此便生憎愛二境於虛妄體重執虛妄二妄相依生妄業道有妄業故妄見流轉厭流轉者妄見涅槃
이런 까닭에 청정한 깨달음에 들지 못하나니, 들어가는 이들을 깨달음이 막는 것이 아니며, 들어간다 할지라도 깨달음이 들어가게 하는 것이 아니니라. 다만 생각을 움직이거나 생각을 그치는 것이 모두 어리둥절할 뿐이어서, 끝없는 옛날부터 일으켰던 무명으로 자기의 주재(主宰)로 삼았기 때문이니, 일체 중생이 태어나면서부터 지혜로운 눈이 없어서 몸과 마음 등의 성품 모두에 밝음이 없기 때문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사람이 스스로 제 목숨을 끊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나를 사랑하는 이에게는 나도 수순하고, 나에게 수순하지 않는 이에게는 곧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품어,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이 무명을 자라게 하는 까닭에, 서로 이어지면서 도를 구하여도 성취하지 못하는 것이니라.
013_0084_a_14L由此不能入淸淨覺非覺違拒諸能入者有諸能入非覺入故是故動念及與息念皆歸迷悶何以故由有無始本起無明爲己主宰一切衆生生無慧身心等性皆是無明譬如有人不自斷命是故當知有愛我者我與隨非隨順者便生憎怨爲憎愛心養無明故相續求道皆不成就
013_0084_b_01L선남자야, 어떤 것이 아상(我相)인가? 이른바 중생들이 (망령된) 마음으로 일으킨 것이니라.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이 온몸[百骸]이 조화롭고 건강할 때는 내 몸을 잊고 있다가,사지(四支)에 문제가 생겨 아프거나 몸조리를 잘못하여 병이 났을 때에 침을 놓거나 뜸[艾]을 뜨면, 비로소 내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과 같나니, 그러므로 망령된 마음을 일으켜 취착(取着)하여서 내 몸이 있다고 잘못 여기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그 망령된 마음으로부터 여래에 이르기까지 뚜렷이 안[了知] 청정한 열반까지를 증득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모두 아상(我相)일 뿐이니라.
013_0084_a_22L善男子云何我相謂諸衆生心所證善男子譬如有人百骸調適忽忘我身四支絃緩攝養乖方微加鍼艾則知有我是故證取方現我體善男其心乃至證於如來畢竟了知淸淨涅槃皆是我相
선남자야, 어떤 것이 인상(人相)인가? 이른바 중생들이 (망령된) 마음으로 일으킨 것을 깨닫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나[我]가 있다고 깨달은 이는 다시는 나를 인정하여 집착하지 않거니와, 나가 아니라고 깨달았을 때의 깨달음도 그와 같으니라. 깨달음이 일체 증득한 것을 초월했다 하더라도 모두가 인상일 뿐이니라. 선남자야, 그 마음이 내지 열반을 원만하게 깨쳤다 하더라도 그것은 다 아상(我相)이요, 조금이라도 깨달았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남아있으면, 진리를 증득했다는 생각을 모두 없앴다 하더라도 인상(人相)이라 하느니라.
013_0084_b_05L善男子云何人相謂諸衆生心悟證善男子悟有我者不復認我所悟非我悟亦如是悟已超過一切證者悉爲人相善男子其心乃至圓悟涅槃俱是我者心存少悟備殫證理名人相
선남자야, 어떤 것이 중생상(衆生相)인가? 이른바 중생들의 마음에 스스로 증득하거나 깨달음으로 미치지 못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중생이다’라고 한다면 곧 그 사람이 중생이라 말한 것은 나[我]도 아니요, 남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나니, 어째서 나가 아니냐 하면 ‘나는 중생이다’라고 했기 때문에 곧 나가 아니요, 어째서 남이 아닌가 하면, ‘나는 중생이다’라고 했기 때문에 남의 대상인 나가 아니니라. 선남자야, 다만 중생들의 증득함과 깨달음은 모두 아상(我相)이요 인상(人相)이니, 아상과 인상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조금이라도 알았다는 생각이 있으면 중생상(衆生相)이니라.
013_0084_b_11L善男子云何衆生相謂諸衆生心自證悟所不及者善男子譬如有人作如是言我是衆生則知彼人說衆生者非我非彼云何非我我是衆生非是我云何非彼我是衆生非彼我善男子但諸衆生了證了悟皆爲而我人相所不及者存有所了名衆生相
선남자야, 어떤 것이 수명상(壽命相)인가? 이른바 중생들 마음의 비춤이 청정해졌을 때 각(覺)으로써 알게 된 것이니, 일체 업의 지혜[業知]로는 볼 수 없는 것이 마치 목숨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만일 마음으로 일체 깨달음을 비추어 보는 것은 모두가 번뇌[塵垢]일 뿐이니, 깨달은 이와 깨달은 것이 번뇌를 여의지 못하였기 때문이니라. 마치 끓는 물로 얼음을 녹였을 적에 얼음이 다 녹은 줄로 알 만한 얼음이 따로 있지 않은 것과 같나니, 나를 남겨 두고서 나를 깨닫는 것도 그와 같으니라.
013_0084_b_19L善男子云何壽命相謂諸衆生心照淸淨覺所了者一切業智所不自見猶如命根善男子若心照見一切覺者皆爲塵垢所覺者不離塵故如湯銷冰無別有冰知冰銷存我覺我亦復如是
013_0084_c_01L선남자야, 저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이 네 가지 상(相)을 분명히 알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겁을 지내도록 애써 도를 닦는다 하더라도 다만 유위라고 불릴 뿐이며, 끝내 일체 성인의 과(果)를 이루지 못하리니, 그러므로 정법의 말법 세계[正法末世]라고 이름하느니라.
왜냐하면 일체의 나[我]를 잘못 알고서 열반이라 여기기 때문이며, 증득함이 있고 깨달음이 있다는 마음으로써 성취하였다고 이름하기 때문이니, 마치 어떤 사람이 도둑을 잘못 알아 아들로 여기면 그 집 재산과 보물은 마침내 온전하게 보전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왜냐하면 나에 대한 애착이 있는 이는 또한 열반도 사랑하여, 나에 대한 애착이 근원을 굴복시키고는 열반의 모습[相]으로 여기고, 나에 대해 미워함이 있는 이는 생사도 미워하거니와, 사랑하는 것이 참된 생사인 줄 모르는 까닭에 따로 생사를 미워하나니, 법다운 해탈이 아니니라.
013_0084_c_01L善男子末世衆生不了四相雖經多劫勤苦修道但名有爲終不能成一切聖果是故名爲正法末世何以故認一切我爲涅槃故有證有悟名成就故譬如有人以賊爲子其家財寶終不成就何以故有我愛者亦愛涅伏我愛根爲涅槃相有憎我者亦憎生死不知愛者眞生死故別憎生名不解脫
어찌하여 그것이 법다운 해탈이 아님을 알겠는가? 선남자야, 그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보리를 익히다가 자기의 조그마한 증득으로써 스스로 청정이라 여기나니, 아상의 근본을 없애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 그의 법을 칭찬하면 곧 크게 기뻐하는 생각을 내어 제도하려고 하며, 만일 다시 그가 얻은 법을 비방하면 곧 성을 내고 원한을 품나니, 이상의 것으로써 아상을 굳게 집착함으로 장식(藏識:제8식을 말함)에 깊이 숨었다가 6근(根)에 넘나들기를 잠깐도 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느니라.
선남자야, 도를 닦는 사람들이 아상을 없애지 못하기 때문에 청정한 깨달음에 들어가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야, 만일 나[我]가 공(空)한 줄 알면 나를 헐뜯을 이도 없을 것이니, 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법을 설하는 이는 나라는 것이 아직 끊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중생상과 수명상도 그와 같으니라.
013_0084_c_10L云何當知法不解脫男子彼末世衆生習菩提者以己微證爲自淸淨猶未能盡我相根本復有人讚歎彼法卽生歡喜便欲濟若復誹謗彼所得者便生瞋恨知我相堅固執持潛伏藏識遊戲諸根曾不閒斷善男子彼修道者不除我相是故不能入淸淨覺善男子知我空無毀我者有我說法我未斷衆生壽命亦復如是
013_0085_a_01L선남자야, 말법 세계 중생들이 병(病)을 법(法)이라 말하리니, 그러므로 참으로 불쌍한 이라 하겠다. 아무리 애써서 정진할지라도 온갖 병만 한층 더할 뿐이요, 청정한 깨달음[淸淨覺]에는 들어갈 수 없느니라. 선남자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네 가지 상(相)을 분명히 알지 못하므로 여래에 대한 견해(見解)와 그가 행한 자취로써 자기의 수행인양 여기나니, 끝내 성취하지 못하리라. 혹 어떤 중생은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 하고,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하였다 하며,나보다 뛰어난 이를 보면 질투심을 내나니, 그 중생은 아직 나[我]라는 애착을 끊지 못하였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청정한 깨달음에 들어가지 못하느니라.
013_0084_c_19L善男子末世衆生說病爲法是故名爲可憐愍者雖勤精進增益諸病是故不能入淸淨覺善男子末世衆生不了四相如來解及所行處爲自修行終不成或有衆生未得謂得未證謂證勝進者心生嫉妒由彼衆生未斷我是故不能入淸淨覺
선남자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도(道) 성취하기를 희망하되 깨치기를 구하지는 않고, 오직 듣는 것만 더하여 나라는 소견만 더욱 자라나게 하느니라. 다만 부지런히 정진하여 번뇌(煩惱)를 조복(調伏)시키고, 큰 용맹을 일으켜서 얻지 못한 것을 얻고자 하고, 끊지 못한 것을 끊고자 하면, 탐냄과 성냄, 은애(恩愛)와 아만과, 아첨하는 마음과 질투하는 마음 따위가 경계를 대하여도 생기지 않게 되며, 피아(彼我)간 은애(恩愛)가 고요히 소멸되리니, 부처님은 이 사람을 일러 점차로 성취한다고 하노라. 선지식을 구하면 삿된 소견에 떨어지지 않겠지만, 만일 구하는 바에 대해 따로 미움과 사랑을 일으키면 청정한 깨달음의 바다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013_0085_a_03L善男子末世衆生悕望成道無令求悟唯益多聞增長我見但當精勤降伏煩惱起大勇猛未得令得未斷令斷諂曲嫉妒對境不生彼我恩愛一切寂滅佛說是人漸次成就求善知識不墮邪見若於所求別生憎愛則不能入淸淨覺海
그때 세존께서 이 이치를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085_a_10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정업(淨業)이여 그대는 마땅히 알라.
일체 중생들 모두가
나[我]를 사랑해 집착하므로
끝없는 옛날부터 허망하게 윤회하였나니
네 가지 상을 제거하지 못하고
보리을 이루지 못하리라.
013_0085_a_11L淨業汝當知
一切諸衆生
皆由執我愛
無始妄流轉
未除四種相
不得成菩提

사랑함과 미움은 마음에서 생기고
아첨과 삿되게 왜곡함[邪曲]이 마음속에 있으면
헛갈리고 답답한 일이 많아져서
깨달음의 성안에 들어가지 못하느니라.
013_0085_a_13L愛憎生於心
諂曲存諸念
是故多迷悶
不能入覺城

만일 깨달음의 세계에 돌아가려면
맨 먼저 탐(貪)ㆍ진(瞋)ㆍ치(癡)를 버려야 하나니
법의 사랑까지도 마음에 남지 않으면
차츰차츰 성취할 수 있게 되리라.
013_0085_a_15L若能歸悟剎
先去貪瞋癡
法愛不存心
漸次可成就

내 몸도 본래에 있는 것 아닌데
미움과 사랑이 어디서 생기랴
이 사람 선지식을 구하면
끝까지 사견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013_0085_a_16L我身本不有
憎愛何由生
此人求善友
終不墮邪見

구하는 바에 별다른 생각을 내면
끝내 성취하지 못하리라.
013_0085_a_17L所求別生心
究竟非成就
013_0085_b_01L
이때 보각(普覺)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단정히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쾌히 선(禪)의 폐단을 말씀해 주시어 여러 대중들로 하여금 일찍이 맞보지 못했던 기쁨을 얻게 하시고, 마음이 확 트여 큰 안온(安隱)을 얻게 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말법 세계 중생들은 부처님과 거리가 점차로 멀어지매, 성현은 숨고 삿된 법은 더욱 왕성해질 것이오니,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어떤 사람을 따르고 어떤 법에 의지하며,어떤 행(行)을 행하고 어떤 병(病)을 제거하며, 어떻게 발심(發心)하게 하여야, 저 눈먼 자들로 하여금 삿된 소견에 떨어지지 않게 하겠나이까?”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013_0085_a_18L於是普覺菩薩在大衆中卽從座起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快說禪病令諸大衆得未曾有心意蕩然獲大安隱世尊末世衆生去佛漸遠賢聖隱伏邪法增熾使諸衆生求何等人依何等法行何等行除去何病云何發心令彼群盲不墮邪見作是語已五體投地如是三請終而復始
그때 세존께서 보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들이 이제 여래에게 이와 같은 수행을 물어서 말법 세계의 모든 중생들에게 두려움 없는 도안(道眼)을 베풀어 주고, 그 중생들로 하여금 거룩한 도를 이룰 수 있게 하려고 하는구나.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때 보각보살이 분부를 받들고는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기다렸다.
013_0085_b_04L爾時世尊告普覺菩薩言善哉善哉善男子汝等乃能諮問如來如是修能施末世一切衆生無畏道眼彼衆生得成聖道汝今諦聽當爲汝普覺菩薩奉教歡喜及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말법 세계 중생들로서 장차 큰마음을 일으켜 선지식을 구하여 수행하려고 하는 이는 일체 바른 지견(知見)을 가진 사람을 구해야 할 것이니, 마음이 상(相)에 머물지 않으며, 성문이나 연각의 경계에 집착하지 않으며, 비록 진로(塵勞)의 모습을 나타내긴 하지만 마음은 항상 청정하며, 온갖 허물이 있는 듯이 보이나 맑은 행을 찬탄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그른 계율에 들지 않게 하는 자여야 하느니라.
이와 같은 사람을 따르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성취할 수 있으리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이와 같은 사람을 보면 응당 공양하되, 몸과 목숨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니, 그 선지식은 4위의(威儀) 가운데 언제나 청정한 행을 나타내거나, 내지는 갖가지 허물을 드러내더라도 교만한 마음이 없어야 할 것이거늘, 하물며 재물을 모았거나 처자와 권속을 지님이겠는가? 만일 선남자야, 그 훌륭한 벗[善友]에 대하여 나쁜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면 곧 마침내 정각(正覺)을 성취하여 마음 꽃[心花]이 밝게 피어 시방세계를 비출 것이니라.
013_0085_b_10L善男子末世衆生將發大心求善知識欲修行者當求一切正知見人不住相不著聲聞緣覺境界雖現塵勞心恒淸淨示有諸過讚歎梵行令衆生入不律儀求如是人卽得成就阿耨多羅三藐三菩提末世衆生見如是人應當供養不惜身命彼善知識四威儀中常現淸淨乃至示現種種過患心無憍慢況復搏財妻子眷屬若善男子於彼善友不起惡念卽能究竟成就正覺心花發明照十方剎
013_0085_c_01L선남자야, 그 선지식이 증득한 미묘한 법은 네 가지 병(病)을 여의어야 할 것이니,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병인가?
첫째는 조작하는 병[作病]이니, 만일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나는 본심(本心)에 갖가지 행을 지어서 원각(圓覺)을 구하리라’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지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병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둘째는 맡기는 병[任病]이니, 만일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지금 생사를 끊지도 않고 열반을 구하지도 않는다. 열반과 생사는 일어나거나 멸한다는 생각이 없나니, 저 온갖 것에 맡기고, 모든 법의 성품을 따름으로써 원각을 구하고자 한다’고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을 맡겨 둠으로써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병이라고 이름하느니라.
013_0085_b_22L善男子彼善知識所證妙法應離四云何四病一者作病若復有人作如是言我於本心作種種行欲求圓彼圓覺性非作得故說名爲病者任病若復有人作如是言我等今者不斷生死不求涅槃涅槃生死無起滅念任彼一切隨諸法性欲求圓彼圓覺性非任有故說名爲病
셋째는 그치는 병[止病]이니, 만일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내 마음의 모든 망념(妄念)을 영원히 쉬어서 일체 법성(法性)이 적연(寂然)하고 평등해지게 됨으로써 원각을 구하고자 한다’고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그침으로써 부합되는 것이 아니므로 병이라고 하느니라.
넷째는 멸하는 병[滅病]이니, 만일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일체의 번뇌를 영원히 끊어 몸과 마음이 마침내 공(空)하여 아무 것도 없거늘 하물며 근(根)과 진(塵)의 허망한 경계이겠는가. 모두 영원히 고요해지는 것으로써 원각을 구하고자 한다’고 하면, 그 원각의 성품은 고요한 모습이 아니므로 병이라고 하느니라.
이 네 가지 병을 떠난 이라야 곧 청정함을 알 것이니, 이런 관을 짓는 것을 일러 바른 관[正觀]이라 하고, 만일 이것 이외에 다른 관을 짓는다면 삿된 관[邪觀]이라 하느니라.
013_0085_c_07L者止病若復有人作如是言我今自心永息諸念得一切性寂然平等欲求圓覺彼圓覺性非止合故說名爲四者滅病若復有人作如是言今永斷一切煩惱身心畢竟空無所何況根塵虛妄境界一切永寂欲求圓覺彼圓覺性非寂相故說名爲離四病者則知淸淨作是觀者名爲正觀若他觀者名爲邪觀
013_0086_a_01L선남자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수행을 하고자 하거든 목숨을 다하여 훌륭한 벗에게 공양하고 선지식(善知識)을 잘 섬겨야 할 것이니라. 그 선지식이 와서 친근히 하려고 하거든 교만한 마음을 끊고, 만일 멀리 하더라도 성을 내거나 원한을 품지 않아야 하느니라. 자신의 경계에 순행하거나 역행함이 나타나더라도 마치 허공과 같이 여기고 몸과 마음이 마침내 평등하여 중생들과 동체(同體)여서 조금도 차이가 없는 줄로 분명히 알아야 되나니, 이와 같이 수행하여야 비로소 원각에 들어가리라.
선남자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도를 이루지 못하는 까닭은 비롯함이 없는 옛날부터 자기와 남을 미워하거나 사랑하던 일체의 종자 때문이니, 그런 까닭에 해탈하지 못하는 것이니라. 그러나 만일 어떤 사람이 원수를 대하되 자신의 부모와 같이 하여 두 가지 마음이 없으면 곧 모든 병이 없어지리니, 모든 법 가운데에서 자신과 남을 미워하거나 사랑함도 그와 같으니라.
013_0085_c_16L善男子末世衆生欲修行者應當盡命供養善友事善知識彼善知識欲來親近應斷憍慢若復遠離應斷瞋現逆順境猶如虛空了知身心畢竟平等與諸衆生同體無異如是修行方入圓覺善男子末世衆生不得成道由有無始自他憎愛一切種子故未解脫若復有人觀彼怨家如己父母心無有二卽除諸病於諸法中自他憎愛亦復如是
선남자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원각을 구하고자 하면 먼저 발심하고서 맹서하여 말하기를 ‘허공이 다하기까지 일체의 중생들을 내가 모두 구경(究竟)의 원각(圓覺)에 들게 하되 원각에서는 깨달음을 취할 이도 없고 저 나니 너니 하는 따위의 모든 상(相)을 없애리라’고 말해야 한다. 이와 같이 발심하면 사견(邪見)에 빠지지 않으리라.”
013_0086_a_03L善男子末世衆生欲求圓覺應當發心作如是言於虛空一切衆生我皆令入究竟圓於圓覺中無取覺者除彼人一切諸相如是發心不墮邪見
그때 세존께서 이 이치를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086_a_07L爾時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보각(普覺)이여 그대는 마땅히 알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이
선지식을 구하려 하면
바른 깨달음을 가진 이로서
이승의 생각을 여읜 이를 구하라.
013_0086_a_08L普覺汝當知
末世諸衆生
欲求善知識
應當求正覺
心遠二乘者

짓고ㆍ그치고ㆍ맡기고ㆍ멸하는
이 같은 네 가지 병이 없어야 하리니
내게 가까이 하여도 교만치 말고
나를 멀리하여도 성내지 말라.
013_0086_a_10L法中除四病
謂作止任滅
親近無憍慢
遠離無瞋恨

갖가지 경계를 나타내 보일지라도
마땅히 희유(希有)한 마음을 내어
부처님을 만난 듯이 공경하라.
013_0086_a_11L見種種境界
心當生希有
還如佛出世

그릇된 계율을 범하지 않으면
계율의 근본이 영원히 맑아지리니
일체의 중생들을 제도하여
마침내 원각에 들게 하라.
013_0086_a_12L不犯非律儀
戒根永淸淨
度一切衆生
究竟入圓覺

나다 너다 하는 상(相)이 없이
언제나 바른 지혜를 의지하면
곧 삿된 소견을 초월하여
원각을 증득하고 열반에 들리라.
013_0086_a_14L無彼我人相
常依止智慧
便得超邪見
證覺般涅槃
013_0086_b_01L
이때 원각(圓覺)보살이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단정히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저희 무리들을 위하시어 청정한 원각의 갖가지 방편을 자세하게 말씀하시어 말법 세계 중생들로 하여금 큰 이익이 있게 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이미 깨달음을 얻었거니와, 만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말법 세계 중생들 가운데 깨달음을 얻지 못한 이는 어떻게 안거(安居)하여 이 원각의 청정한 경계를 닦으며, 이 원각 안의 세 가지 청정한 관법(觀法)은 어떤 것으로 첫머리를 삼아야 되나이까? 바라옵건대 큰 자비로 대중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을 위하여 큰 이익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013_0086_a_15L於是圓覺菩薩在大衆中卽從座起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爲我等輩廣說淨覺種種方便令末世衆生有大增益我等今者已得開悟若佛滅後末世衆生未得悟者云何安居修此圓覺淸淨境界此圓覺中三種淨觀以何爲首唯願大悲爲諸大衆及末世衆生施大饒益作是語已五體投地如是三請終而復始
그때에 세존께서 원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지금 여래에게 이와 같은 방편을 물어 큰 이로움으로써 중생들에게 베푸는구나.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때 원각보살이 분부를 받들고는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기다렸다.
013_0086_b_02L爾時世尊告圓覺菩薩言善哉善哉善男子汝等乃能問於如來如是方便以大饒益施諸衆生汝今諦聽爲汝說圓覺菩薩奉教歡喜及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일체 중생들이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나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에나 말법 시대에 중생들로서 대승의 성품을 갖춘 이가 부처님의 비밀한 큰 원각의 마음을 믿고 수행하고자 하여 만일 가람(伽藍:寺刹)에 있게 되면 대중들 가운데에서 조용히 앉아야 하며, 마지못한 일이 있으면 분수에 따라 생각하고 살피되, 내가 이미 말한 것처럼 해야 하느니라. 만일 특별한 일이나 사연이 없거든 곧 도량(道場)을 꾸미고 기한을 정할지니, 만일 기간이 길면 120일, 중간 기간이면 100일, 기간이 짧으면 80일로 정하고, 조촐한 거처를 꾸미도록 하라.
만약 부처님이 살아 계시거든 바르게 생각할 것이요, 부처님이 돌아가신 뒤면 형상을 모셔 놓고 마음을 기울이고 눈으로 상상하되 여래가 살아 계시던 때처럼 해야 하며, 온갖 번기(幡旗)와 꽃을 달고 삼칠일 동안 시방 부처님의 명호 앞에 머리 조아려 애절하게 참회(懺悔)하면, 좋은 경계를 만나 마음이 가볍고 편안해지리니, 삼칠일을 지난 뒤에도 한결같이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니라.
013_0086_b_07L善男子一切衆生若佛住世若佛滅若法末時有諸衆生具大乘性佛秘密大圓覺心欲修行者若在伽藍安處徒衆有緣事故隨分思察我已說若復無有他事因緣卽建道場當立期限若立長期百二十日期百日下期八十日安置淨居若佛現在當正思惟若佛滅後施設形像心存目想生正憶念還同如來常住之日懸諸幡花經三七日稽首十方諸佛名字求哀懺悔遇善境界得心輕安過三七日一向攝念
013_0086_c_01L만일 초여름을 당하여 석 달 동안 안거를 하려거든 마땅히 청정한 보살이 머무는 법칙을 따라야 하나니, 마음이 성문(聲聞)을 여의기만 하면 무리에 의지할 필요가 없느니라. 안거하는 날에 곧 부처님 앞에서 서원하기를, ‘저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인 아무개는 보살승에 의지하여 적멸의 행을 닦아 청정한 실상(實相)에 함께 들어가며, 큰 원각으로써 저의 가람을 삼아 몸과 마음이 평등성지(平等性智)에 편안히 머무르려 하오니, 열반(涅槃)의 자성(自性)은 얽매임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저는 성문(聲聞)에 의지하지 않고, 시방의 여래와 큰 보살들과 함께 석 달 동안 안거하기를 공경히 청하옵나니, 보살의 위없는 미묘한 깨달음을 닦으려는 큰 인연 때문에 대중들에 얽매이지 않으려 하나이다’라고 하라.
선남자야, 이것이 보살이 안거를 나타내서 보이는 것이라 하나니, 세 가지의 기약한 날짜를 지나서는 어디로 가든지 걸림 없이 하라.
선남자야, 만일 말법 세계에 수행하는 중생들로서 보살의 도를 구하기 위하여 세 가지 기한에 들어간 이는 이미 들은 일체의 경계가 아니거든 마침내 취하지 말지니라.
013_0086_b_19L若經夏首三月安居當爲淸淨菩薩止住心離聲聞不假徒衆至安居日卽於佛前作如是言我比丘比丘尼優婆塞婆夷某甲踞菩薩乘修寂滅行同入淸淨實相住持以大圓覺爲我伽藍身心安居平等性智涅槃自性無繫屬故今我敬請不依聲聞當與十方如來及大菩薩三月安居爲修菩薩無上妙覺大因緣故不繫徒衆善男此名菩薩示現安居過三期日隨往無礙善男子若彼末世修行衆生求菩薩道入三期者非彼所聞一切境界終不可取
선남자야, 만일 중생들이 사마타(奢摩他)를 닦으려거든 먼저 지극히 고요함을 취하여 다른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면 고요함이 극진하여 곧 깨달을 것이니라. 이와 같이 처음의 고요함이 한 몸으로부터 한 세계에 이르나니, 깨달음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야, 만일 깨달음이 한 세계에 두루 한다면 한 세계 안에 있는 한 중생이 한 생각 일으키는 것까지를 다 알 수 있는 것이며, 백천의 세계도 그와 같으리니, 이미 들은 일체 경계가 아니거든 마침내 취하지 말지니라.
013_0086_c_09L善男子若諸衆生修奢摩他先取至靜不起思念靜極便覺如是初靜於一身至一世界覺亦如是善男子若覺遍滿一世界者一世界中有一衆生起一念者皆悉能知百千世界亦復如是非彼所聞一切境界終不可取
선남자야, 만일 중생들이 삼마발제(三摩鉢提)를 닦으려 하거든 먼저 시방 여래와 시방세계의 일체 보살을 기억해 생각하고서, 갖가지 법문에 의지하여 점차로 수행하여 부지런히 삼매를 익히며, 널리 큰 원을 세워 스스로 훈습(薰習)하여 종자를 이룰 것이니, 그들은 일체의 경계가 아니거든 끝내 취하지 말지니라.
013_0086_c_16L善男子若諸衆生修三摩鉢提先當憶想十方如來十方世界一切菩薩依種種門漸次修行勤苦三昧廣發大願自熏成種非彼所聞一切境界終不可取
013_0087_a_01L선남자야, 만일 중생들이 선나(禪那)를 닦으려면 먼저 수문(數門:數息觀의 방편문)에 의지하여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머무르고 없어지는 그 한정과 머릿수를 환히 알며, 이렇게 두루하여 4위의(威儀)의 안에서 분별하는 생각의 수효를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점차로 더 나아가서는 백천 세계의 작은 물방울까지도 알되 마치 눈앞에서 훤히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니, 이미 들은 경계가 아니거든 끝내 취하지 말지니라.
이것이 세 가지 관법(觀法)의 첫째가는 방편이니, 만일 중생들이 이 세 가지를 두루 닦아서 부지런히 정진한다면 곧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고 할 것이니라. 만일 후에 말법 세계의 근기가 둔한 어떤 중생들이 마음으로 도를 구하려고 하나 성취하지 못한다면, 이는 옛날의 업장(業障) 때문이니, 부지런히 참회(懺悔)하여 항상 희망을 일으킬 것이며, 먼저 미움ㆍ사랑ㆍ질투ㆍ아첨을 끊고서 훌륭하고 으뜸가는 마음을 일으켜, 세 가지 청정한 관법(觀法)에서 어느 한 가지 일을 따라 배우되, 이 관법으로 얻지 못하거든 다시 저 관법을 익혀 잠깐이라도 마음을 놓아버리지 않으면 차츰차츰 증득하게 되리라.”
013_0086_c_21L善男子若諸衆生修於禪那先取數心中了知生住滅念分齊頭數是周遍四威儀中分別念數無不了漸次增進乃至得知百千世界一滴之雨猶如目睹所受用物非彼所聞一切境界終不可取是名三觀初首方便若諸衆生遍修三種勤行精卽名如來出現于世若後末世鈍根衆生心欲求道不得成就由昔業當勤懺悔常起悕望先斷憎諂曲求勝上心三種淨觀隨學一此觀不得復習彼觀心不放捨漸次求證
그때 세존께서 이 이치를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013_0087_a_11L爾時世尊欲重宣此義而說偈言

원각이여 그대는 마땅히 알라
모든 중생들이
위없는 도를 구하려 하면
맨 먼저 마땅히 세 기한(期限)을 정하여
비롯함 없는 옛 악업을 참회하라.
013_0087_a_12L圓覺汝當知
一切諸衆生
欲行無上道
先當結三期
懺悔無始業

삼칠일 동안 지나고 나서
그런 후에 바르게 생각하되
부처님께 들은 경계 아니거든
결코 취하지 말라.
013_0087_a_14L經於三七日
然後正思惟
非彼所聞境
畢竟不可取

사마타는 지극히 고요하고
삼마발제는 바르게 기억하며
선나는 수문(數門)을 밝히니
이것이 세 가지 청정한 관법이니라.
013_0087_a_15L奢摩他至靜
三摩正憶持
禪那明數門
是名三淨觀

만일 부지런히 닦아 익히면
이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셨다 하느니라.
若能勤修習
是名佛出世

근기가 둔하여 성취하지 못하거든
항상 부지런한 마음으로
끝없는 옛날의 죄를 참회하라
모든 업장이 소멸하면
부처의 경계가 곧 앞에 나타나리라.
013_0087_a_17L鈍根未成者
常當勤心懺
無始一切罪
諸障若銷滅
佛境便現前
013_0087_b_01L
이때 현선수(賢善首)보살이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단정히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널리 저희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을 위하여 이와 같은 부사의(不思議)한 일을 깨우쳐 주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대승교의 이름은 무어라 부르오며,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중생들이 닦아 익히면어떤 공덕을 얻으며, 이 경을 지니는 사람을 저희들은 어떻게 보호하리까? 그리고 이 가르침을 퍼뜨리면 어떤 경지에 이르나이까?”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013_0087_a_19L於是賢善首菩薩在大衆中卽從座頂禮佛足右遶三帀長跪叉手而白佛言大悲世尊廣爲我等及末世衆生開悟如是不思議事世尊此大乘教名字何等云何奉持衆生修習得何功德云何使我護持經人流布此教至於何地作是語已五體投地如是三請終而復始
이때 부처님께서 현선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들이 이제 보살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을 위하여 여래에게 이 경(經)에 나타난 가르침의 공덕과 그 이름을 묻는구나.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때 현선수보살이 분부를 받들고는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기다렸다.
013_0087_b_04L爾時世尊告賢善首菩薩言善哉善男子汝等乃能爲諸菩薩及末世衆生問於如來如是經教功德名汝今諦聽當爲汝說賢善首菩薩奉教歡喜及諸大衆默然而聽
“선남자야, 이 경은 백천만억 항하의 모래와 같은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며, 3세(世)의 여래께서 수호하시는 것이며, 시방의 보살이 귀의하는 것이며, 12부(部) 경의 청정한 안목이니라.
이 경의 이름은 ‘대방광원각다라니경(大方廣圓覺陀羅尼經)’이라 하며, 또한 ‘수다라요의경(修多羅了義經)’이라 하며, 또한 ‘비밀왕삼매경(秘密王三昧經)’이라 하며, 또한 ‘여래결정경계경(如來決定境界經)’이라 하며, 또한 ‘여래장자성차별경(如來藏自性差別經)’이라 하나니, 그대들은 잘 받들어 지닐지니라.
선남자야, 이 경은 여래의 경계를 드러낸 것이니, 오직 부처님과 여래만이 다 널리 말씀하실 수 있느니라. 만일 보살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이 이것을 의지하여 수행하면 점점 더 나아가서 부처님의 지위에 이르리라.
013_0087_b_09L善男子是經百千萬億恒河沙諸佛所說三世如來之所守護十方菩薩之所歸依十二部經淸淨眼目是經名大方廣圓覺陁羅尼亦名修多羅了義亦名秘密王三昧亦名如來決定境界亦名如來藏自性差別汝當奉持善男子是經唯顯如來境界佛如來能盡宣說若諸菩薩及末世衆生依此修行漸次增進至於佛地
선남자야, 이 경은 돈교대승(頓敎大乘)이라 이름하나니, 단번에 깨닫는 근기[頓機]를 지닌 중생이 이를 따라 깨달음을 얻을 것이며, 점차로 닦는 일체 중생들도 포섭하리니, 비유하면 마치 큰 바다는 조그마한 개울도 거절하지 않는데 모기와 등에와 아수라들이 그 물을 마시기만 하면 죄다 배부르게 되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가령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온통 7보(寶)를 가득 쌓아 두고 보시하더라도, 다른 어떤 사람이 이 경의 이름이나 한 구절의 이치를 들은 것만 못하리라.
013_0087_b_18L善男子是經名爲頓教大乘頓機衆生從此開悟亦攝漸修一切群品如大海不讓小流乃至蚊蝱及阿修羅飮其水者皆得充滿善男子假使有人純以七寶積滿三千大千世界以用布施不如有人聞此經名及一句義
013_0087_c_01L선남자야, 가령 어떤 사람이 백 개나 되는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중생들을 가르쳐 아라한의 과위(果位)를 얻게 하였다 하더라도, 다른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설명하여 반 구절을 분별한 것만 못하리라.
선남자야, 만일 또 어떤 사람이 이 경의 이름을 듣고도 마음속으로 믿어서, 의혹을 일으키지 않으면, 이 사람은 한 부처님이나 두 부처님에게 온갖 복과 지혜를 심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내지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께 온갖 선근(善根)을 심으면서 이 경의 법을 들은 줄을 알아야 하리라.
그대 선남자야, 말법 세계에 이 수행하는 이를 보호하여, 악마와 모든 외도(外道)들에게 그의 몸과 마음을 홀려 물러나는 일이 없도록 하라.”
013_0087_c_02L善男子假使有人教百千恒河沙衆生得阿羅漢果不如有人宣說此經分別半偈善男子若復有人聞此經名信心不惑當知是人非於一佛二佛種諸福慧如是乃至盡恒河沙一切佛所種諸善根聞此經教汝善男子當護末世是修行者無令惡魔及諸外道惱其身心令生退屈
그때 이 모임 안에 화수금강(火首金剛)ㆍ최쇄(摧碎)금강ㆍ니람바(尼藍婆)금강 등 8만 금강, 그리고 그 권속들이 다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 뒤의 말법 세계 중생들로서 이 결정적인 대승경전(大乘經典)을 지닌 이가 있으면, 저희들은 응당 눈을 보호하듯이 보호할 것이오며, 수행하는 장소인 도량까지도 저희 금강들이 직접 무리를 거느리고 아침저녁으로 수호하여 물러나지 않게 할 것이오며, 내지 그 집안에는 재앙과 장애를 영원히 제거하게 하고 질병을 소멸하게 할 것이오며, 재물과 보배가 풍족하여 항상 모자람이 없게 하겠나이다.”
013_0087_c_09L爾時會中有火首金剛摧碎金剛尼藍婆金剛等八萬金剛幷其眷屬卽從座頂禮佛足而白佛言世尊若後末一切衆生有能持此決定大乘當守護如護眼目乃至道場所修行我等金剛自領徒衆晨夕守護不退轉其家乃至永無災障疫病銷財寶豐足常不乏少
그때 대범천왕ㆍ28천왕ㆍ수미산왕(須彌山王)과 호국천왕(護國天王)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수리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이 경을 지니는 사람들을 수호(守護)하여 언제나 안온하게 하고 물러설 마음이 생기지 않게 하겠나이다.”
013_0087_c_17L爾時大梵天王二十八天王幷須彌山王護國天王等卽從座起頂禮佛右遶三帀而白佛言世尊我亦守護是持經者常令安隱心不退轉
013_0088_a_01L그때 길반다(吉槃茶)라고 하는 대단히 강한 힘을 지닌 귀왕(鬼王)이 그 모임에 있다가 10만 귀왕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수리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이 경 지니는 사람을 수호하되아침저녁으로 옆에서 지켜주어 물러서지 않게 하겠사오며, 그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서 1유순(由旬) 이내에 어떤 귀신이 그 경계를 침범하면 저희들은 당연히 그를 먼지처럼 부수어 버릴 것이옵니다.”
013_0087_c_21L爾時有大力鬼王名吉槃茶與十萬鬼王卽從座起頂禮佛足右遶三帀而白佛言世尊我亦守護是持經人朝夕侍衛令不退屈其人所居一由旬內若有鬼神侵其境界我當使其碎如微塵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말씀하여 마치시니 일체 보살들과 하늘ㆍ용왕ㆍ귀신 등과 8부(部)의 권속들 그리고 모든 천왕ㆍ범왕 등 일체 대중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믿고 받들어 실천하였다.
013_0088_a_04L佛說此經已一切菩薩鬼神八部眷屬及諸天王梵王等一切大衆聞佛所說皆大歡喜信受奉行
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
辛丑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
  1. 1)박가범(薄伽梵)이라고도 쓰며, 세존(世尊)ㆍ중우(衆祐)ㆍ파정지(破淨地)라 번역. 『대지도론』 3권에는 네 가지 뜻을 들어 설명하였다. ①바가(婆伽)는 덕을 말하고, 바(婆)는 유(有)를 말한 것으로, 덕이 있다는 뜻. ②바가는 분별, 바는 교(巧)라 이름하니, 이는 공교하게 모든 법의 총상(總相)과 별상(別相)을 잘 분별한다는 뜻. ③바가는 명성(名聲), 바는 유(有)를 말한 것으로, 명성을 얻은 것이 부처님과 같은 이가 없다는 뜻. ④바가는 파(破), 바는 능(能)이란 말로 능히 음(婬)ㆍ노(怒)ㆍ치(癡)를 없애버렸다는 뜻. 보통 바가범의 6의(義)라고 하니, 『불지론』 1권에 있다. ①자재(自在), ②치성(熾盛), ③단엄(端嚴), ④명칭(名稱), ⑤길상(吉祥), ⑥존귀(尊貴)를 말한다.
  2. 2)먼저 두 무릎을 땅에 꿇고, 두 팔을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하는 법을 말한다.
  3. 3)수행(修行)이 아직 부처를 이루기 전의 지위(地位)를 말한다.
  4. 4)본래부터 중생의 마음속에 감추어져 있는 부처가 될 가능성. 중생의 마음속에 저절로 갈무리되어 있는 부처님의 청정한 씨앗. 중생이 모두 갖추고 있으나 번뇌에 가려져 있는 부처님의 성품을 말한다.
  5. 5)비바사나 수행법 이전부터 있었던 인도의 정신집중 수행법. 사마타(奢摩他)는 의역하여 지(止)ㆍ지식(止息)ㆍ적정(寂靜)ㆍ능멸(能滅)이라 번역한다. 산란한 마음을 멈추고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하는 수행법이다. 그래서 비바사나가 관(觀) 수행법(修行法)이라면 사마타는 지(止) 수행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합쳐 지관(止觀)이라 하며 불교 천태종(天台宗)의 근본교리이기도 하다. 사마타와 비바사나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선후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사마타에 의해 자아몰입에 들어간 후 지혜를 끌어내어 대상을 보는 비바사나 수행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집중과 관찰은 불도수행에 있어서 동전의 양면과 같다. 여기서 사마타는 정(定)에 해당되고, 비바사나는 혜(慧)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지관불이(止觀不二)라고 해야 할 것이다.
  6. 6)유(有)는 존재(存在)란 뜻. 중생이 나서 변경하고, 죽어 변경하는 미(迷)의 존재를 25종으로 나눈 것. ①4악취(惡趣:지옥ㆍ아귀ㆍ축생ㆍ아수라). ②4주(州:동불바제ㆍ남염부주ㆍ서구야니ㆍ복울단월). ③6욕천(欲天:사왕천ㆍ도리천ㆍ야마천ㆍ도솔천ㆍ화락천ㆍ타화자재천). ④색계(色界:초선천ㆍ범왕천ㆍ제2선천ㆍ제3선천ㆍ제4선천ㆍ무상천ㆍ5나함천). ⑤무색계(無色界:공무변처천ㆍ식무변처천ㆍ무소유처천ㆍ비상비비상처천). 이를 줄여서 3계(界)와 6도(道)라 한다.
  7. 7)4무애변(無礙辯), 4무애해(無礙解)라고도 함. 마음의 방면으로는 지(智) 또는 해(解)라 하고, 입의 방면으로는 변(辯)이라 함. ①법무애(法無礙)는 온갖 교법에 통달한 것. ②의무애(義無礙)는 온갖 교법의 요의(要義)를 아는 것. ③사무애(辭無礙)는 여러 가지 말을 알아 통달치 못함이 없는 것. ④요설무애(樂說無礙)는 온갖 교법을 알아기류(機類)가 듣기 좋아하는 것을 말하는 데 자재한 것 등을 말한다.
  8. 8)18불공불법(不共佛法)이라고도 한다. 부처님께만 있는 공덕으로서 2승이나 보살들에게는 공동(共同)하지 않는 열여덟 가지. 신무실(身無失)ㆍ구무실(口無失)ㆍ의무실(意無失)ㆍ무이상(無異想)ㆍ무부정심(無不定心)ㆍ무부지이사(無不知已捨)ㆍ욕무감(欲無減)ㆍ정진무감(精進無減)ㆍ염무감(念無減)ㆍ혜무감(慧無減)ㆍ해탈무감(解脫無減)ㆍ해탈지견무감(解脫知見無減)ㆍ일체신업수지혜행(一切身業隨智慧行)ㆍ일체구업수지혜행(一切口業隨智慧行)ㆍ일체의업수지혜행(一切意業隨智慧行)ㆍ지혜지견과거세무애무장(智慧知見過去世無礙無障)ㆍ지혜지견미래세무애무장(智慧知見未來世無礙無障)ㆍ지혜지견현재세무애무장(智慧知見現在世無礙無障)을 말한다.
  9. 9)37도품(道品)이라 하기도 한다. 열반의 이상경(理想境)에 나아가기 위하여 닦는 도행(道行)의 종류. 4념처(念處)ㆍ4정근(正勤)ㆍ4여의족(如意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분(覺分)ㆍ8정도분(正道分)을 말한다.
  10. 10)삼마발저(三摩鉢底)라고도 하며, 등지(等至)라 번역한다. 등(等)은 정력(定力)에 의하여 혼침(惛沈)ㆍ도거(掉擧)의 번뇌를 여의고, 마음이 평등 평정(平靜)함을 말하고, 정력이 이런 상태에 이르게 하므로 지(至)라 한다.
  11. 11)선(禪)은 범어 dhyana. 음을 따 선나(禪那)라고 하며 줄여서 선이라 한다. 뜻으로는 정려(靜慮)ㆍ사유수(思惟修)ㆍ기악(棄惡)ㆍ공덕림(功德林)ㆍ정(定)이라 번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