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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_0018_a_01L금강상미다라니경(金剛上味陁羅尼經)
원위(元魏) 천축 삼장 불타선다(佛陁扇多) 한역
주호찬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 소설산(小雪山)의 왼쪽에 있는 장엄(莊嚴) 마을의 금굴(金窟)에서 대비구(大比丘) 1만 2천 명의 대중과 함께 계셨다.
이 때 바가바께서는 걸식해 온 음식을 드시고 나서 금굴에서 결가부좌를 하시고 일체법현기삼매(一切法現起三昧)에 드셨다. 부처님께서 삼매에 드시니 여러 비구 대중들은 세존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자 비구들이 서로에게 말하였다.
“지금 세존께서는 어디에 계시는 것일까? 지금 선서(善逝)께서는 어디에 계시는 것일까?”
그 때 여래께서는 위신력으로 42정거친(淨居天)의 모든 천중(天衆)들로 하여금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오게 하였다. 그 때 석제환인(釋提桓因)과 삼십삼천(三十三天)과 대범천왕(大梵天王)도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염부제(閻浮提)에서 내려와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왔다.
그 때 정거천의 천중들과 석제환인과 삼십삼천과 대범천왕들은 세존께서 보이지 않자 모두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세존께서는 어디에 계시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을 하자 곧바로 세존께서 금굴에서 적멸정(寂滅定)에 계시는 것이 보였다. 정거천의 천중들과 석제환인과 삼십삼천과 대범천왕 등은 여래의 앞에 잠잠히 머물러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삼매로부터 일어나서 신통력을 나투시어 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있는 모든 보살과 처음으로 발심한 자와 그 발심에서 물러서지 않는 자와 다음 생에 성불을 수기 받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모두 여래께서 계시는 장엄 마을에 와서 금굴 안에 모이게 하였다. 그들이 여래가 계시는 곳에 모이자 여래께서는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그들을 땅으로부터 다라수(多羅樹)의 높이만큼 떨어진 허공에 머물게 했다.
이 때 문수사리(文殊師利) 동자가 모든 중생들이 각자 지닌 마음을 알고서 곧 바로 일체 중생들의 모든 마음을 즐겁게 하는 삼매에 들었다. 문수사리동자가 그 삼매에 들어가자 모든 중생들은 일찍이 느끼지 못하였던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이 때 미륵(彌勒)보살이 일체법적멸삼매(一切法寂滅三昧)에 들었다. 삼매에 들어가고 나자 그 모든 대중들의 모든 근(根)이 적정(寂靜)하여졌다.
그 때 보광(賣光)보살이 62억의 보살들에게 둘러싸여서 장엄 마을의 금굴로 가고 있었다. 그곳에 도착하고 나자 스스로 자신의 몸을 드러내어 허공 가운데에 머물렀다. 이 때 관세자재(觀世自在)보살이 9만 2천의 보살들에게 둘러싸여 장엄 마을의 금굴로 가고 있었다. 그곳에 도착하고 나서 땅에 내려오지 못하고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여러 보살들은 연꽃 가운데에 앉았는데 연꽃에 앉고 나자 모든 번뇌의 장애를 없애고 일체 중생을 청정하게 하는 삼매를 얻어서 곧바로 모든 중생의 탐ㆍ진ㆍ치 등의 번뇌가 소멸되었다.
그 때 보협(寶篋)보살이 대장엄삼매(大莊嚴三昧)에 들었다. 보협보살이 삼매에 들자 허공 가운데에서 곧 우발라화(優鉢羅花)ㆍ발두마화(鉢頭摩花)ㆍ구물두화(拘物頭華)ㆍ분다리화(芬陁利華)로 만든 덮개가 생겨나 저절로 덮으니 해와 달의 빛을 빌리지 않고서도 스스로 광명이 있게 되었다.
그 때 세존께서 그보다 위쪽의 허공 가운데에 계시면서 자연스럽게 정념(正念)에 들어 움직이지 않으셨다.
그 때 문수사리동자가 허공 가운데에서 옷을 가지런히 하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을 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인(因)과 어떠한 연(緣)으로 지금 세존께서는 허공 가운데에 계시면서 정념에 들어 움직이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그 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내가 이 허공계 가운데에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금강상미다라니(金剛上味陁羅尼)의 법문을 말하고자 한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세존께서는 모든 보살을 위하여 금강상미다라니의 법문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금강상미다라니에는 보리(菩提)가 없으며 모든 불법도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정각을 이루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보리라는 것이 없고 보리를 깨달은 자라는 분별도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세간을 두려워하고 열반에 들어가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세간과 열반이라는 분별이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선법(善法)을 찾아 구하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선(善)이나 불선(不善)이라는 분별이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피안(彼岸)으로 건너가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차안(此岸)이나 피안이라는 것과 피안에 건너갔다고 하는 분별이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세계를 청정하게 하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세계를 청정하게 한다고 하는 분별이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마군(魔軍)이나 원수를 굴복시키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마군이 없으며 마군이나 원수가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 분별이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음마(陰魔)ㆍ번뇌마(煩惱魔)ㆍ사마(死魔)를 소멸시키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음계(陰界)의 명칭을 갖는 분별이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성문과 연각의 경계를 넘어서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성문이니 연각이니 하는 분별이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중생이나 중생이라는 분별도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탐ㆍ진ㆍ치 등의 번뇌를 제거하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탐ㆍ진ㆍ치 등의 번뇌라는 분별이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어둠을 없애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명(明)이라거나 무암(無暗)이라는 분별이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상상지(上上智)를 배우고자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높은 지혜라거나 높지 않은 지혜라는 분별이 없다. 이 모든 보살들이 번뇌를 제거하려고 하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번뇌의 때[垢]도 없고 깨끗함도 없으며, 조복(調伏)되었다거나 조복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도 없으며,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으며, 자(慈)도 없고 비(悲)도 없고 희(喜)도 없고 사(捨)도 없으며 , 베푸는 것도 없고 아끼는 것도 없으며, 또한 계율을 지키는 것도 없고 계율을 깨뜨리는 것도 없으며, 참는 것도 없고 성내는 것도 없으며, 정진하는 것도 없고 게을리 하는 것도 없으며, 선정도 없고 어지러운 것도 없으며, 지혜로움도 없고 어리석음도 없으며, 범하는 것도 없고, 범하지 않는 것도 없으며, 또한 성문도 없으며, 또한 연각도 없으며, 또한 여래도 없으며, 법도 없고 비법(非法)도 없으며, 얕기도 하고 깊기도 하며, 지혜라거나 지혜가 아니라거나 하는 갖가지 차별도 없으며, 내지 또한 지혜를 증득하였다고 하는 차별도 없으며, 또한 세간도 없고, 또한 열반도 없으며, 내지 또한 보리분법(菩提分法)도 없으며, 제근력(諸根力)도 없으며, 4념처(念處)도 없으며, 4정근(正勤)도 없으며 4여의족(如意足)도 없다.
문수사리여, 보살이 만약 이 금강상미다라니를 배우려고 한다면 그 보살은 마땅히 범부의 법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증득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며, 마땅히 지나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일으키지 말며, 닦지도 말고 버리지도 말며, 즐거움을 구하여 보호해 주는 것이 없는 곳에 머물지 말 것이며, 마땅히 범부법에서 염상(染相)을 내지 말 것이며, 시상(施相)을 내지 말 것이며, 부처님의 법을 떠나 다시 모든 범부법을 보고자 하여도 안 된다.
문수사리여, 범부의 법에서는 불법도 있고 불법을 증득함도 있으나 금강상미다라니에는 증득함도 없고 증득하지 못함도 없다. 이 금강상미다라니는 불법 가운데에 있지 않다. 이 금강상미다라니는 범부를 버리지 않으며, 범부법을 보호하지도 않으며, 모든 불세계(佛世界)를 움직이지도 않으며, 모든 원(願)을 일으키지도 아니하고 모든 원을 버리지도 않는다.
어째서 그러한가. 문수사리여, 이 금강상미다라니의 법문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순응하며, 모든 여인에게 순응하고 모든 남자에게 순응하며, 모든 천(天)에 순응하고 모든 용(龍)에 순응하고 모든 야차(夜又)와 나찰(羅訓)에 순응하고 모든 건달바(乾闥婆)에 순응하고 모든 아수라(阿修羅)에 순응하고 모든 가루라(伽樓羅)에 순응하고 모든 긴나라(緊那羅)에 순응하고 모든 마후라가(摩睺羅伽)에 순응하며, 모든 부처님께 순응하고 모든 법에 순응하고 모든 승가(憎伽)에 순응하며, 모든 성문과 연각에 순응하며, 모든 지옥과 아귀와 축생에 순응하며, 수(水)에 순응하고 풍(風)에 순응하고 화(火)에 순응하고 지(地)에 순응하며, 안(眼)에 순응하고 이(耳)에 순응하고 비(鼻)에 순응하고 설(舌)에 순응하고 신(身)에 순응하고 의(意)에 순응하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이 금강상미다라니에는 모든 법이 순응한다. 문수사리여, 동방(東方)에 있는 허공계분(虛空界分)과 남방ㆍ서방ㆍ북방과 상하에 있는 허공계분은 그 모든 것이 허공계에 순응하여 들어간다. 문수사리여, 이 금강상미다라니구(金剛上味陁羅尼句)는 모든 법에 순응한다.”
그 때 문수사리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탐내는 것이 다라니구가 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탐욕이라는 것은 그 탐내는 것이 동쪽으로부터 와서 중생을 물들이는 것이 아니며, 남쪽이나 서쪽이나 북쪽이나 위나 아래로부터 와서 중생을 물들이는 것이 아니며, 안으로부터 생겨서 중생을 물들이는 것이 아니며 밖으로부터 와서 중생을 물들이는 것이 아니다.
문수사리여,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모두가 마음 안에서 분별을 하는 까닭에 생겨나서 물듦과 깨끗함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만약에 물듦과 깨끗함을 없애버린다면 법을 증득함도 증득하지 못함도 없게 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마치 법이 생겨나지 않아서 본래부터 안이나 밖에 있지 않은 것과 같다. 그러므로 내가 ‘탐욕이 다라니구이다’라 말한 것이다.
문수사리여, 성을 내는 것은 마음 안에서 성내는 마음이 생겨나는 것이니, 그 성냄은 과거도 아니며 현재도 아니며 미래도 아닌 것이다. 문수사리여, 만약에 과거의 법으로서 생겨나게 할 수 있다면 다라니구를 깨끗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문수사리여, 어리석은 마음도 또한 다라니구가 아니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이 다라니이며 무엇이 다라니구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어리석음은 무명(無明)이니 무명으로부터 모든 법이 생겨났다. 지계(地界)로부터 말미암은 것이 아니며, 지계를 집착하는 것이 아니며, 수계(水界)를 집착하는 것이 아니며, 화계(火界)를 집착하는 것이 아니며, 풍계(風界)를 집착하는 것이 아니며, 공계(空界)를 집착하는 것이 아니며, 식계(識界)를 집착하는 것이 아니며, 집착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이 모든 법은 물듦도 없고 깨끗함도 없다.
문수사리여, 만약 법에 물듦이 있다면 허공도 또한 마땅히 물듦이 있어야 할 것이다. 왜냐 하면 허공계도 또한 모든 법이 없으나 장애는 만들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이른바 무명이 모든 법을 잡되게 한다고 하는 것은 지나가는 것으로 하여금 그것에게 멸상(滅相)이 없게 하여 공(空)이 장애가 없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또한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으며 색(色)이 아닌 까닭에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속박됨도 없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도 없으며, 물듦도 없고 집착하는 것도 없으면서 한량없는 모든 신통(神通)을 얻는 까닭에 공에는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며, 모든 물질이 없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세간에 살고 있어야 세간의 모든 번뇌가 되는 일을 행하는 것이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명은 멸하는 것도 없으며 멸하지 않는 것도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무명이 곧 명(明)인데 부처님과 여래께서 무명이라 말씀하시는 것이다. 본제(本際) 가운데에는 무명이 없나니 이런 까닭에 무명구(無明句)를 말씀하시는 것이다. 중제(中際) 가운데에도 또한 무명은 없으며, 후제(後際) 가운데에도 또한 무명은 없다.
문수사리여, 만약 모든 법 가운데에 무명이 없다면 어찌하여 보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물들지 않으며 또한 잊지 않는다고 말하겠느냐? 그러하니 모든 법에는 깨끗함과 물듦과 그리고 장애의 모습[障相]을 짓는 것이 있는 것이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있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선서(善逝)시여, 세존이시여, 그 가운데에는 밝음이 없는데 어찌하여 물들게 한다고 말씀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비유하면 나무를 비벼서 불을 일으키는 것과 같다. 부싯돌과 불을 지피는 풀과 사람의 손으로 공력(功力)을 들이는 여러 가지의 연(緣)이 모이는 까닭에 먼저 연기가 피어난 뒤에 불이 생기지만 불은 부싯돌 안에 없으며 비비는 나무 안에 없으며 불을 지피는 풀과 손안에 있는 것이 아니니, 여러 가지의 연이 화합하여 불을 만드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저 어리석음은 없는 것이나 여러 중생들이 아상(我想)에서 탐ㆍ진ㆍ치의 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탐냄 등의 불길은 또한 안에 없으며 또한 밖에도 없으며 중간에도 없다.
그렇다면 문수사리여, 어리석음이라 말해지는 것은 어떤 뜻이 있어서 그것을 이름하여 어리석음이라는 것이겠느냐? 모든 법을 필경에는 해탈해야하는 것인 까닭에 어리석음이라 말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일체의 법이 끝내는 해탈하는 것을 이름하여 금강상미다라니구(金剛上味陁羅尼句)라는 것이다.”
그 때 문수사리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법문을 성취하는 보살로 하여금 일체순향삼매(一切順向三昧)를 얻게 하는 그런 법문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한 법문이 있다. 보살이 그 법문을 성취한다면 모든 일에 통달할 수 있게 된다. 비유하면 한 글자가 백천(百千)의 글자를 모두 설명할 수 있다고 하여도 그 글자를 다 설명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그 법문으로 모든 법을 설명한다면 이러이러한 모든 법문이 나타나지만, 이와 같이 한량없는 법문을 나타낸다고 하더라도 다할 수 없는 것이다. 걸림이 없는 변재(辯才)만이 변재의 다함이 없는 즐거움을 얻게 한다. 이런 까닭에 다함이 없는 변재로써 하나의 법문 문구(文句)에 모든 법문의 문구를 다 들어가게 하는 것이며, 모든 법문의 문구를 하나의 법문 문구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법은 무슨 색(色)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이 천문(天門)이니 이것이 다라니구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다라니구가 천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적멸정(寂滅定)에 머무나니 이것이 보살이 천상(天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이 용문(龍門)이니 이것이 다라니구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다라니구가 용문입니까?”
“문수사리여, 모든 법이 일자문(一字門)인 까닭이며 글자로부터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무자(無字)도 글자를 말하나니, 이것이 보살이 용상(龍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이 야차문(夜叉門)이니 이것이 다라니구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다라니구가 야차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이 야차상(夜叉相)에 들어가 필경에는 생기지 않는 까닭이다. 이것이 보살이 야차상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이 건달바문(乾闥婆門)이니 이것이 다라니구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다라니구가 건달바문입니까?”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모든 산수(算數)를 넘어서는 것이니 무량무변하여 허공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보살이 건달바상(乾闥婆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아수라문(阿修羅門)이니 이것이 다라니구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다라니구가 아수라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일체문(一切門)을 순응하여 두루하는 것이니 명(名)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색(色)이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성(聲)이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향(香)이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미(味)가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촉(觸)이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법(法)이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부처님께서 도달하실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불법이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승가가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성문이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연각이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범부가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도달할 수 있는 것과 도달할 수 없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니 일어나지[起] 않는 까닭이다. 이것이 보살이 아수라상(阿修羅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가루라문(迦樓羅門)이니 이것이 다라니구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다라니구가 가루라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마침내 행하지 않으며 또한 행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며, 생기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머물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속박됨이 없고 벗어남도 없으며, 머묾도 없고 감도 없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머물지 않되 허공계의 평등함에 머무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이 가루라상(迦樓羅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긴나라문(緊那羅門)이니 이것이 다라니구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다라니구가 긴나라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짓는 것을 여읜 까닭에 짓는 것이 없고 구하는 것이 없으며 구하여 보는 것도 없다. 이것이 보살이 긴나라상(緊那羅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마후라가문(摩睺羅伽門)이니 이것이 다라니구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다라니구가 마후라가문입니까?”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모든 법의 때[垢]를 여의고 영원히 광명을 얻었으니 모든 중생들이 그것을 더럽게 할 수도 없으며 깨끗하게 할 수도 없으니 청정한 다라니문인 까닭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끝내는 적멸(寂減)한 것이라 성품을 낳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보살이 마후라가상(摩睺羅伽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부녀문(婦女門)이니 이것이 다라니구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다라니구가 부녀문입니까?”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다 허망하니 이것이 남문(男門)이며 이것이 여문(女門)이다. 여문을 여읜 까닭에 현상이 아니라 말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이 부녀상(婦女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장부문(丈夫門)이니 이것이 다라니구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다라니구가 장부문입니까?”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전제(前際)ㆍ중제(中際)ㆍ후제(後際)에서 장부를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문수사리여, 삼계를 여의고 삼계에 집착하지 않으니 그곳에는 남자도 없고 여자도 없어서 이름만 가탁하여 붙여 놓은 것이다. 그러나 그 거짓 이름과 그 처소는 적정하며 그 설(說)은 물들어 있고 그 색(色)은 사대(四大)에 의지하였으니 사대에 의지하는 까닭에 생멸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모든 법은 마침내는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이 장부상(丈夫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지옥문(地獄門)이니 이것이 다라니구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다라니구가 지옥문입니까?”
“문수사리여, 지옥은 무엇으로써 상(相)에 순응하느냐?”
“세존이시여, 모든 법은 허공과 같은 상입니다.”
“문수사리여,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그 지옥은 어느 곳으로부터 일어났느냐?”
“세존이시여, 모든 법은 스스로 생각하여 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스스로 망령된 생각을 하므로 모든 범부들이 스스로 얽매이는 것이며 얽매이는 까닭에 그것이 바로 지옥인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받는 자로 하여금 그 고통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문수사리가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자신이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지옥에 떨어지고 나면 백천만 가지의 불로 태워지는 것을 보며 자기의 몸이 붙잡혀서 끓는 물에 던져지는 것을 봅니다. 그 사람은 몸이 크게 고통을 받으며 큰 불 속에서 태워지는 것을 보고는 두려운 마음이 생겨 입 밖으로 내어 소리를 지릅니다.
‘매우 고통스럽다. 매우 고통스럽다.’
그러자 그 사람의 여러 친척들이 와서 그에게 ‘당신은 어디가 아픈가?’라 물으면 그 사람은 ‘나는 지옥의 지극히 큰 고통을 받고 있다. 큰 불이 나를 태우고 내가 끓는 물에 던져지고 있다’고 대답합니다. 그는 이와 같이 말을 하면서 여러 친척들에게 성을 내어 ‘내가 지옥에서 크나큰 고통을 받고 있는데 어찌하여 당신들은 나에게 무슨 고통이 있는가 물어본단 말인가?’라 말합니다. 여러 친척들이 ‘당신은 이제 두려워하지 말라. 당신은 잠을 자고 있다. 당신은 지금 실제로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가지도 않았고 또한 그곳에서 이곳으로 오지도 않았다’고 말합니다. 그 사람은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스스로 생각을 합니다.
‘내가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구나. 이것은 허망한 것이며 진실한 것이 아니다. 헛되고 거짓되기가 마치 허깨비와 같구나.’
이와 같이 알아서 깨닫고 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그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닌데 있는 것이라 말하여 스스로 ‘내가 지옥에 떨어졌다’라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모든 범부들은 전도되고 허망한 생각을 내어 실제로는 얽매이지 않았으면서도 여상(女想)을 내고, 여상을 내고 나면 몸이 함께 행하는 것을 보고 이와 같이 말을 합니다.
‘나는 사내이고 저 사람은 여자이다. 저 사람은 나의 아내이고 나는 저 사람의 남편이다.’
그 사람은 이것 때문에 탐ㆍ진ㆍ치 등의 여러 번뇌를 일으키므로 스스로 마음에 있는 곳에서 상(想)을 일으키게 되고, 이 인(因) 때문에 싸우고 다투는 등의 여러 법답지 못한 일들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이와 같이 다투고 싸우는 일이 생기고 나면 크게 싫어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냅니다. 그는 이와 같이 전도된 망상 때문에 죽은 뒤에는 지옥에 떨어져서 무량겁 동안 많은 고통을 받게 됩니다. 또 마치 저 사람에게 모든 친척들이 와서 ‘너는 잠을 자고 있을 뿐 가지도 않았으며 오지도 않았다’라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범부가 또한 이와 같아서 4가지 전도된 망견(妄見)을 두어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제로는 그 가운데에 남자도 있지 않으며 또한 여자도 있지 않으며 중생도 있지 않고 목숨을 가진 것 등도 없는 것이니 모든 법은 참되지 않으며 허망하기 때문입니다. 일체의 법이 공(空)한 줄을 깨달으면 본성(本性)은 생겨나지도 아니하고 눈으로 볼 수도 없으며, 분별할 수도 없고 집착할 수도 없는 것이어서 모든 법은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으며 물속의 달과 같은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일체의 법 가운데에는 물들일 만한 것도 없고 더럽힐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은 다 허망한 것이니 허망하게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여래께서 말씀하시기를 ‘모든 법은 아(我)와 아소(我所)를 여의었다’고 하신 것이니 일체의 지옥문(地獄門)을 멀리 여의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동자를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문수사리여, 일체의 지옥을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야 할 것이다. 네가 보는 바와 같으니 그와 같이 분별하여라.
문수사리여, 만약 이와 같이 본다면 지옥은 없는 것이며 지옥문은 없는 것이니 그 사람은 곧바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는다.”
부처님께서 이 지옥의 법문을 말씀하신 때에 9만 2천의 모든 보살들이 다 무생법인을 얻었다. 그들은 이 깨달음을 얻고 나자 동시에 같은 목소리로 이와 같이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이것은 모든 부처님의 경계로서 모든 무아법(無我法)을 깨달아 일체의 불법을 얻은 것이다.”
그 때 문수사리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세존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불이법문(不二法門)에 들어가는 것을 설하여 주십시오. 보살들이 불이법문에 들어가게 되면 그로 인하여 모든 법이 둘이 아님을 알아서 집착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동자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이것은 모든 법이 평등하게 법문에 수순(隨順)하는 것에 들어가는 것이니 보살들이 이 바른 법문에 들어가고 나면 모든 번뇌 가운데에서 모든 불법을 보게 되며 변재를 얻어서 설법을 잘 할 수 있게 된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법문은 무엇으로 상(相)을 삼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잘 생각하여라. 내가 너를 위하여 말하겠다. 이 법문을 일체 번뇌를 여읜다고 이름하니, 그러므로 내가 이 다라니문을 설하는 것이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제가 정대(頂戴)하여 받들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무명(無明)이 보리(菩提)이니 이것이 다라니구 법문[陁羅尼句門]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무명이 보리입니까?”
“문수사리여, 무명이 없는 까닭에 무명을 말하는 것이다. 만약 무명이 없다면 또한 생(生)이 없을 것이고, 만약 생이 없다면 그것은 물듦이 없을 것이다. 문수사리여, 보리는 물듦이 없나니 그 본성이 청정하고 그 본체가 깨끗하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나는 이 현상을 보는 까닭에 무명을 말하는 것이니 이것이 불이설(不二說)인 연고이다. 문수사리여, 나는 무명을 얻지 못하였으니 그런 까닭에 내가 무명을 말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살이 무명상(無明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행(行)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문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문수사리여, 일체의 법은 모든 산수상(算數相)을 여읜 것이며, 무량무변하여 변제를 볼 수 없으며, 착한 것이거나 착하지 않은 것을 따르며,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들어가게 하면서도 이곳으로부터 그곳에 이르는 것이 아니고 그곳으로부터 이곳에 이르는 것이 아니면서도 이곳과 그곳을 낳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일체의 법은 지나가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며, 이르는 곳도 없고 도달하는 곳도 없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살이 행상(行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식(識)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문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문수사리여, 여래가 식을 말하였으나 이것은 허망한 것이며, 허망함이 만든 것은 허망함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이와 같이 일체의 허망한 법 가운데에서 만약 모든 법을 구하여 ‘나는 불법을 증득하여 정각을 이루고 모든 중생을 제도할 수 있다. 나는 세간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다’라 말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은 허망한 법 가운데에서 망령되게 보리를 생각하여 잘난 체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남을 속인 것이다.
문수사리여, 내가 도량(道場)에 앉아 있을 때라도 증득할 만한 어떤 법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성문법이며 이것이 연각법이며 이것이 범부법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살이 식상(識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명색(名色)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문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문수사리여, 명색은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니 소리로써 말을 하나 말하는 것이 없고 색(色)은 무위(無爲)이기 때문이다. 만약 함이 없다면[無爲]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전제도 없는 것이며 중제도 없는 것이며 후제도 없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여래께서는 ‘내가 보리이다’라 말씀하셨으나 그것은 시방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살이 명색상(名色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6입(入)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문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문수사리여, 이 여러 입(入) 등은 모두가 입상(入相)이며 모두가 공상(空相)이다. 이 적정상(寂靜相)은 모든 중생이 눈[眼]으로 색(色)을 보고 나서 ‘내가 보았다’고 말하는 그런 것이 아니며, 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ㆍ의(意)의 경우에 있어서는 또한 이와 같다. 따라서 ‘나는 능히 모든 법을 분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안식(眼識)으로 이경계(耳境界)를 아는 것이 아니며, 이식(耳識)으로 안경계(眼境界)를 아는 것이 아니며, 마찬가지로 의(意)가 모든 법의 경계를 아는 것이 아니니, 모든 법은 의경계(意境界)가 아니며 서로가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일체의 법에는 깨달음이 없고 모든 심상(心相)을 여의고 있어서 서로 섞여 있는 까닭에 일체의 법은 공한 것이다. 만약 일체의 법이 마침내 공한 것이라면 이것이 보리상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살이 6입상(入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촉(觸)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문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문수사리여, 촉이라 말하는 것은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상이다. 문수사리여, 만약 법에 촉이 있다면 그것은 연(緣) 때문에 생겨난 것이며, 만약 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면 그것은 연으로 성립된 것이라 이름할 것이니, 만약 연으로써 성립된 것이라면 그것은 허망한 것이다. 만약 허망한 것이라면 그것은 마침내는 없는 것이니, 만약 마침내 없는 것이라면 그것은 나거나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일체의 법은 생멸상(生滅相)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보리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살이 촉상(觸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수(受)가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문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문수사리여, 수라는 것은 바로 세 가지가 있으니, 고수(苦受)와 낙수(樂受)와 불고불락수(不苦不樂受)를 말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수는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다. 문수사리여, 그 수가 안에 있는 것이 아니며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라면, 그 가운데에 있는 중생들이 괴로움을 받는다는 생각과 즐거움을 받는다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의 범부들은 전도되고 얽매여서 참되지 않은 법 가운데에서 즐거움을 받고 괴로움을 받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은 허깨비와 같은 것이며, 모든 수(受)의 성품은 태어나지도 않으며 없어지지도 않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그런 까닭에 나는 수(受)가 보리라 말한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살이 수상(受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애(愛)가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문이다. 어째서 그러한가? 문수사리여, 애는 번뇌의 인(因)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실제로는 자식을 낳지 못하였으면서 자식을 낳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과 같으니, 그렇다면 그 사람의 자식은 안에서 생긴 것이라 하겠느냐, 밖에서 생긴 것이라 하겠느냐? 그 사람은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사람에게는 본래 자식이 없는데 어떻게 자식이라는 생각을 일으키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나중에 그 사람이 대장부가 되어서 화합(和合)을 한 까닭에 비로소 자식을 남게 되었다.
문수사리여, 애(愛)는 무엇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냐? 전제ㆍ중제ㆍ후제로부터 생기는 것이냐? 안에서 생기는 것이냐, 밖에서 생기는 것이냐? 화합하여 생기는 것이냐?”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애(愛)는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내지 여러 방위의 차별도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누가 이 법을 방위에 의해서 깨달아지는 것이라 말하느냐? 문수사리여, 또한 이 애(愛)는 누가 만들고 누가 짓는 것이냐?”
“세존이시여, 애는 짓는 바를 여의는 지라 짓는 자가 없습니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범부 중생은 4가지 뒤바뀐 견해와 4가지 번뇌로 인하여 그대로 허망함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법이 있는 것이라면 행위가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법이 마침내 없는 것이라면 그 법에 어떻게 물듦이 있으며 깨끗함이 있겠습니까?”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에 방위나 성품이나 모습이 있다고 해도 볼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안에서 말미암는 것도 아니고 밖에서 말미암는 것도 아니며, 더러워지지도 않는 것이고 깨끗해지지도 않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리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살이 애상(愛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취(取)가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항상 ‘모든 법은 얽매임도 없고 얽매임으로부터 벗어남도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모든 범부들이 무엇을 취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중생들은 색(色)ㆍ성(聲)ㆍ향(香)ㆍ미(味)ㆍ촉(觸) 등에 얽매여 집착하고 5욕을 취한다. 문수사리여,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색(色)이 능히 성(聲)을 낼 수 있는가?”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법을 주게 하기도 하고 법을 머물게 하기도 하며 장애를 만들기도 하는 어떤 하나의 법이 있을 수 있는가?”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마침내는 생겨나지 않으며 장애가 없는 것이다. 그 법은 무엇을 만들지 아니하고 서로가 서로를 낳으며, 서로에게 의지하는 바가 되면서도 업(業)은 없으나 그것이 말하는 것은 있으니 그 모든 법이 필경에는 어리석은 것이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이러한 뜻이 있는 까닭에 내가 ‘이 취(取)가 보리(菩提)이다’라는 다라니문을 말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살이 취상(取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유(有)가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본래 모든 유(有)를 소멸시키고자 성문법을 말씀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유법문(有法門) 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역사상(力士相)이니, 이런 까닭에 내가 이 유법문을 말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만약 모든 법이 현상이 아니어서 허공상(虛空相)과 같은 것이라 안다면 다시 일체의 불법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런 까닭에 내가 ‘유(有)가 보리이다’라는 다라니구를 말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살이 유상(有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생(生)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본래 덧없이 지나가는 생(生) 때문에 모든 법을 말씀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생(生)이라 말하는 것은 보살마하살이 이 생법(生法)을 구하였으나 얻지 못한 것이니 그것이 낳는 것도 아니고 바뀌는 것도 아닌 까닭이다.
문수사리여, 이러한 까닭에 내가 ‘생이 보리이다’라는 다라니구를 말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보살이 생상(生相)에 들어가는 다라니구 법문이다.
보리를 말한 것은 모든 보살로 하여금 빨리 변재를 얻게 하려는 것이며, 변재에 민첩하게 변재하려는 것이며, 변재에 장애가 없게 하려는 것이다.”
그 때 문수사리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어떠한 경지에 있는 보살을 위하여 이 법을 설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만약 모든 보살이 보리를 구하지 않으며 보리를 기뻐하지 않으며 보리심을 내지 않으며 불법을 증득하지 않으며 불세계(佛世界)를 청정케 하지 않으며, 탐ㆍ진ㆍ치를 일으키지 않으며 마음에 세간을 지나가려고 하지 않으며 또한 모든 중생을 제도하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며 마군에게 항복하지 않으며 설법을 하려고 하지 아니하여 그 법에서 두 가지 상[二相]을 짓지 않는다면, 문수사리여, 나는 지금 이러한 경지에 머무는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이 법문을 말하는 것이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보살이 있어서 이 금강상미다라니법문(金剛上味陁羅尼法門)을 받아 지녀서 읽거나 외우거나 널리 남을 위하여 말해 준다면, 이와 같은 사람은 얼마만큼의 복을 얻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만약 모든 보살이 이 금강상미다라니법문을 받거나 지니거나 읽거나 외우거나 남을 위하여 말해 준다면, 이와 같은 사람은 모든 부처님과 같나니,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께서는 언제나 평등한 마음을 가지기 때문이다. 모든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 등이 언제나 그를 공양할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 금강상미다라니법문은 한량없는 공덕을 원만구족(圖滿具足)하게 성취한다. 문수사리여, 이 금강상미다라니법문은 다함이 없다.”
부처님께서 이 법문을 설하실 때에 1만의 보살들이 이 금강상미다라니법문을 얻었으며, 3만 2천의 초발심 보살들이 무생법인을 얻었다.
문수사리동자와 그 보살들과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인비인 등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며 예배를 드리고서 물러났다. - 012_0018_a_01L金剛上味陁羅尼經元魏天竺三藏佛陁扇多 譯如是我聞。一時,婆伽婆依小雪山左莊嚴聚落金窟中住,與大比丘衆萬二千人俱。爾時,婆伽婆乞食食已,於金窟中,結加趺坐,入一切法,現起三昧,入三昧已,諸比丘衆,不見世尊,迭相謂言:‘今者,世尊爲何所在,今者,善逝爲何所在?’爾時,如來以威神力,令四十二淨居天,來至佛所。爾時,釋提桓因、三十三天、大梵天王,承佛神力,下閻浮提,至世尊所。時,淨居天、釋提桓因、三十三天、大梵天王,不見世尊,皆作是念:今者世尊爲何所在?作是念已,卽見世尊在金窟中,入寂滅定。時,淨居天、釋提桓因、三十三天、梵天王等,在如來前,默然而住。爾時,世尊從三昧起,現神通力,令此三千大千世界所有一切諸菩薩等,乃至最初始發心者,不退轉者,乃至得受一生記者,皆悉來到,莊嚴聚落,集金窟中,至如來所。以佛神力,住虛空中,去地一多羅樹。爾時,文殊師利童子,知諸衆生各心念已,卽時入悅一切衆生諸心三昧,於是,文殊師利童子入三昧時彼諸衆生得未曾有快樂之心。爾時,彌勒菩薩,入一切法寂滅三昧,入三昧已,彼諸大衆,諸根寂靜。爾時,寶光菩薩六十二億菩薩圍遶,向莊嚴聚落,至金窟中,旣到彼已,自見其身,在虛空中。爾時,觀世自在菩薩,九萬二千菩薩圍遶,向莊嚴聚落,至金窟中,旣至彼已,不能下地,唯在虛空,幷諸菩薩坐蓮華中。坐蓮華已,得滅一切諸煩惱障淸淨一切衆生三昧,卽時能滅一切衆生貪、瞋、癡等。爾時,寶篋菩薩入大莊嚴三昧,入三昧已,於虛空中,卽有優鉢羅花、鉢頭摩花、拘物頭華、分陁利華蓋,自然蓋之,不藉日月自有光明。爾時,世尊於是向上,在虛空中,自然而住,正念不動。爾時,文殊師利童子在虛空中,整服右肩,合掌向佛,白言:‘世尊,何因何緣,而今世尊,在虛空中,正念不動?’爾時,世尊告文殊師利童子言:‘文殊師利,我欲於此虛空界中,爲諸菩薩,說金剛上味陁羅尼法門。’文殊師利白佛言:‘世尊,唯願。世尊,爲諸菩薩,說金剛上味陁羅尼法門。’佛言:‘文殊師利,金剛上味陁羅尼中,無菩提,無諸佛法,此諸菩薩欲成正覺,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菩提,無菩提覺者分別;此諸菩薩怖畏世閒,欲入涅槃,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世閒、涅槃分別。此諸菩薩求覓善法,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善不善分別;此諸菩薩欲度彼岸,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此岸彼岸及到彼岸者分別;此諸菩薩欲淨世界,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淨世界分別;此諸菩薩欲降伏魔怨,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魔無魔怨能障分別。此諸菩薩欲滅陰魔、煩惱魔、死魔,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陰界入名字分別;此諸菩薩欲過聲聞、緣覺境界,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聲聞、緣覺分別;此諸菩薩欲度一切衆生,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衆生無衆生分別。此諸菩薩欲除貪、瞋、癡等煩惱,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貪、瞋等煩惱分別;此諸菩薩欲滅除闇,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明無闇分別;此諸菩薩欲學上上智,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上不上智分別。此諸菩薩欲除煩惱,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煩惱垢,亦無有淨,無調不調,無此無彼,無慈無悲,無喜無捨,無施無慳,亦無持戒,亦無破戒,無忍無瞋,無進無怠,無定無亂,無慧無癡,無犯不犯,亦無聲聞,亦無緣覺,亦無如來,無法非法若淺若深,無智非智種種差別,乃至亦無證智差別,亦無世閒,亦無涅槃,乃至亦無菩提分法,無諸根力,無四念處,無四正勤,無四如意足。文殊師利,菩薩若欲學此金剛上味陁羅尼者,彼菩薩不應捨凡夫法,不應證,不應捨,不應過,不念起,不修不捨不求樂而往無護,不應於凡夫法生於染相,不起施相,能離佛法,更無有見諸凡夫法。文殊師利,金剛上味陁羅尼中,於凡夫法,而有佛法及證佛法,而金剛上味陁羅尼中,無證不證。此金剛上味陁羅尼,復不在佛法中,此金剛上味陁羅尼,不捨凡夫,不護凡夫法,不動諸佛世界,不起諸願,復不捨諸願。何以故?文殊師利,此金剛上味陁羅尼法門,順向貪欲、瞋恚、愚癡,順向諸女,順諸丈夫,順向諸天,順向諸龍,順諸夜叉、羅剎,順諸乾闥婆,順諸阿修羅,順諸伽樓羅,順諸緊那羅,順諸摩睺羅伽,順向諸佛,順向諸法,順向諸僧,順諸聲聞、緣覺,順諸地獄、餓鬼、畜生,順水順風,順火順地,順眼順耳,順鼻順舌,順身順意。文殊師利,此金剛上味陁羅尼中,順一切諸法。文殊師利,所有東方虛空界分,南西北方,上下所有虛空界分,彼悉隨順入虛空界。文殊師利,此金剛上味陁羅尼句,順一切法。爾時,文殊師利童子白佛言:‘世尊,云何貪是陁羅尼句?’佛言:‘文殊師利,言貪欲者,彼貪不從東方而來,而染衆生,非南西北上下方來,而染衆生,不從內生,而染衆生,不從外來,而染衆生。文殊師利,貪欲、瞋、癡,皆是內心分別故,生而見有染淨。若有除染淨者,則無有彼證不證法。文殊師利,若法不生,從本以來,不在內外,以是義故,我言貪是陁羅尼句。文殊師利,瞋是內心忿怒而生,而彼忿瞋,非是過去、現在、未來。文殊師利,若過去法,而可生者,不能令淨陁羅尼句。文殊師利,癡心,亦非陁羅尼句。文殊師利白佛言:‘世尊,何者陁羅尼,何者陁羅尼句?’佛言:‘文殊師利,癡是無明,從無明,生一切諸法,不從地界,不著地界,不著水界,不著火界,不著風界,不著空界,不著識界,而非不著,然此諸法,無染無淨。文殊師利,若法有染者,虛空亦應有染。何以故?以虛空界,亦無諸法,而與作障。文殊師利,所謂無明雜諸法者,復令過者彼無滅相,以空與作,無障閡故,復不可見,不可捉持。以非色故,不可睹見,無縛無解,無染無著,以得無量諸神通故,空無所有,無一切物。文殊師利,在於世閒,而行世閒諸煩惱事。’文殊師利白佛言:‘世尊,無明無滅無不滅耶?’佛言:‘文殊師利,無明是明,而佛如來說爲無明,於本際中,無有無明。以是故言無明句也,於中際中,亦無無明,於後際中,亦無無明。文殊師利,若諸法中,無無明者,云何言見?不著不染,亦復不忘,然一切法,而有淨染,復作障相。’文殊師利白佛言:‘無有。如是世尊,無有。如是善逝,世尊云何彼中無明而說令染?’佛言:‘文殊師利,譬如鑽火有燧鑽草,人手功力,衆緣具故,先有煙出,然後火生,而火不在燧中鑽中,非草手中,衆緣和合,而生於火。文殊師利,無彼愚癡,而諸衆生,生於我想貪瞋癡火,然貪等火,亦不在內,亦不在外,不在中閒。然文殊師利,所說癡者,以何義故,名之爲癡?一切諸法,畢竟解脫,故說爲癡。文殊師利,若一切法畢竟解脫,是則名爲金剛上味陁羅尼句。’爾時,文殊師利童子白佛言:‘世尊,頗有法門,而此法門,成就菩薩,令得一切順向三昧。’佛言:‘文殊師利,有一法門,菩薩成就彼法門故,則能通達一切諸事。喩如一字詮百千字,而於彼字不可盡也。隨彼法門,而說諸法如是,如是現諸法門,雖現如是無量法門,而不能盡無閡辯才,以得無盡樂說辯才,是故能現無盡辯才,於一法門句中,令入一切諸法門句,一切法門句中,令入一法門句。’文殊師利白佛言:‘世尊,此法何色?’佛言:‘文殊師利,一切法是天門,此是陁羅尼句。’文殊師利言:‘世尊,云何此陁羅尼句,是天門?’佛言:‘文殊師利,一切法住寂滅定,此是菩薩,入天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一切法是龍門,此是陁羅尼句。’文殊師利言:‘世尊,云何此陁羅尼句,是龍門?’佛言:‘文殊師利,一切法以一字門故,從字所聞故,無字而說於字。此是菩薩入龍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一切法是夜叉門,此是陁羅尼句。’文殊師利言:‘世尊,云何此陁羅尼句,是夜叉門?’佛言:‘文殊師利,一切法入夜叉相,畢竟不生故,此是菩薩入夜叉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一切法是乾闥婆門,此是陁羅尼句。’文殊師利言:‘世尊,云何此陁羅尼句,是乾闥婆門?’佛言:‘文殊師利,一切法過諸筭數,以無量無邊過於虛空,此是菩薩入乾闥婆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一切法是阿修羅門,此是陁羅尼句。’文殊師利言:‘世尊,云何此陁羅尼句,是阿修羅門?’佛言:‘文殊師利,一切法順遍一切門,不以名可到,非色可到,非聲可到,非香可到,非味可到,非觸可到,非法可到,非佛可到,非法可到,非僧可到,非聲聞可到,非緣覺可到,非凡夫可到。文殊師利,一切法過諸到不到,以不起故,此是菩薩入阿修羅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一切法是迦樓羅門,此是陁羅尼句。’文殊師利言:‘世尊,云何此陁羅尼句,是迦樓羅門?’佛言:‘文殊師利,一切法畢竟不行,亦非不行,不去不來,不生不滅,不住不著,無縛無解,無住無往。文殊師利,一切法不住,住虛空界平等故,此是菩薩入迦樓羅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一切法是緊那羅門,此是陁羅尼句。’文殊師利言:‘世尊,云何此陁羅尼句,是緊那羅門?’佛言:‘文殊師利,一切法離作者故,無作者,無求者,無求而見者,此是菩薩入緊那羅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一切法是摩睺羅伽門,此是陁羅尼句。’文殊師利言:‘世尊,云何此陁羅尼句,是摩睺羅伽門?’佛言:‘文殊師利,一切法離一切法垢,永得光明,一切衆生不能染不能淨,以淨陁羅尼門故,何以故?文殊師利,一切法畢竟寂滅性不生故,此是菩薩入摩睺羅伽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一切法是婦女門,此是陁羅尼句。’文殊師利言:‘世尊,云何此陁羅尼句,是婦女門?’佛言:‘文殊師利,一切法皆虛妄,是男門,是女門,以離女門故,謂非事故,此是菩薩入婦女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一切法是丈夫門,此是陁羅尼句。’文殊師利言:‘世尊,云何此陁羅尼句,是丈夫門?’佛言:‘文殊師利,一切法若於前際、中際、後際,不見丈夫。文殊師利,離於三界,不著三界,然於彼處,無女無男,假立名字,然彼假名彼處寂靜,而彼說染,然彼色依四大,依四大故,不見生滅,一切諸法畢竟永滅。此是菩薩入丈夫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一切法是地獄門,此是陁羅尼句。’文殊師利言:‘世尊,云何此陁羅尼句,是地獄門?’佛言:‘文殊師利,地獄以何順相?’文殊師利言:‘世尊,一切法虛空等相。’佛言:‘文殊師利,於意云何?彼地獄從何所起?’文殊師利言:‘世尊,一切法是自念起相,自妄念故,一切凡夫而自繫縛;以繫縛故,則是地獄,雖非是有,而令受者,受彼苦故。’文殊師利言:‘世尊,譬如有人於睡夢中,而見自身墮於地獄;墮地獄已,而見百千萬火所燒,見捉其身,擲鑊湯中,彼人見身大受苦惱,見有大火之所燒逼,而生怖怕,而口出言極苦極苦彼人諸親來問其言:汝何所痛?彼人答言:我受地獄極大苦惱,大火燒我,復擲我身,著鑊湯中。彼如是語,瞋諸親言:我受地獄,受大苦惱,云何諸人,而問我言有何苦耶?諸親語言:汝今勿怖,汝以睡眠,汝今實不從此至彼,亦不從彼而至於此。彼人聞已,方自生念:我是睡夢,此是虛妄,非是眞實,虛假如幻,如是知見,身心得安。世尊,如彼非有,而說言有,而自說言:我墮地獄。世尊,如是一切諸凡夫人,顚倒虛妄,實不繫縛,而生女想,生女想已,見身共行,作如是言:我是丈夫,彼是婦女,彼是我婦,我是彼夫。彼人以起貪、瞋、癡等諸煩惱故,自心生於有所作想,以此因故,有鬪諍等諸非法事,彼人如是起鬪諍已,生大嫌恨,彼以如是顚倒想故,命終之後,墮地獄中,於無量劫,受諸苦惱。世尊,又如彼人,諸親來言:是汝睡眠,不去不來。世尊,一切凡夫,亦復如是,有四顚倒妄見而說,而實於中,無有丈夫,亦無女人,無有衆生及無命等,一切諸法皆是不實虛妄故,見一切法空,本性不生,而不可見,不可分別,亦不可著,一切諸法,如夢如幻,如水中月。世尊,一切法中,無有可染,無不可染。世尊,一切諸法皆是虛妄,虛妄生故,是故如來說一切法離我我所,遠離一切地獄門故。’爾時,世尊讚文殊師利童子言:‘善哉,善哉!文殊師利,一切地獄應如是見,如汝所見,如是分別。文殊師利,若如是見,無有地獄,無地獄門,彼人則得無生法忍,說此地獄法門之時九萬二千諸菩薩等一切,皆得無生法忍,得是忍已,一時同聲作如是言:善哉,善哉!此是諸佛如來境界,而於一切無我法中,忽然而得一切佛法。’爾時,文殊師利童子白佛言:‘世尊,唯願。世尊,說諸菩薩入不二法門。菩薩得入不二法門故,則得一切諸法不二,而不執著。’爾時,佛告文殊師利童子言:‘文殊師利,是入一切諸法平等隨順法門。菩薩得此正法門已,而於一切諸煩惱中,見諸佛法及得辯才,善能說法。’文殊師利白佛言:‘世尊,彼法門以何相?’佛言:‘文殊師利,善思念之,我爲汝說。是法門,名離一切煩惱。故我說此陁羅尼門。’文殊師利言:‘善哉!世尊,願爲我說,我頂戴受。’佛言:‘文殊師利,無明是菩提,此是陁羅尼句門。’文殊師利言:‘世尊,云何無明是菩提?’佛言:‘文殊師利,以無無明故,說無明。若無無明,則亦無生,若無生者,彼則無染。文殊師利,菩提無染,以性淸淨,體鮮潔故。文殊師利,我見此事故,說無明,是以不二說故。文殊師利,我不得無明,是故我說無明。文殊師利,此是菩薩入無明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行是菩提,此是陁羅尼門。何以故?文殊師利,以一切法,離一切筭數相,無量無邊,不見邊際,順善不善,令入地獄、餓鬼、畜生,而不從此而至於彼,亦不從彼而至於此,而生彼此。文殊師利,一切法不過不來,無所至無所到。文殊師利,此是菩薩入行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識是菩提,此是陁羅尼門。何以故?文殊師利,如來說識而是虛妄,虛妄所作,虛妄現故。文殊師利,如是一切虛妄法中,若求諸法,說言:我證佛法,得成正覺,度諸衆生,我於世閒最上勝者。彼人乃於虛妄法中,妄念菩提,而起慢心,欺陵於他。文殊師利,我坐道場時,無有法可證,此是聲聞法,此是緣覺法,此是凡夫法。文殊師利,此是菩薩入識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名色是菩提,此是陁羅尼門。何以故?文殊師利,名色非事故,而以聲說,而無所說。色無作者故。若無作者,是卽無前無中無後。文殊師利,如來說我是菩提,而彼於十方不可見故。文殊師利,此是菩薩入名色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六入是菩提,此是陁羅尼門。何以故?文殊師利,此諸入等,皆是入相,皆是空相,是寂靜相,非諸衆生眼見色已,而言我見。如是耳、鼻、舌、身、意等,亦復如是。不作是念:我能分別一切諸法,非以眼識知耳境界,非以耳識知眼境界,如是意知諸法境界,一切諸法非意境界,迭相違故。文殊師利,一切法無覺離諸心相,迭互相故,一切法空。若一切法畢竟空者,是菩提相。文殊師利,此是菩薩入六入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觸是菩提,此是陁羅尼門。何以故?文殊師利,所言觸者,是色、聲、香、味、觸、法相。文殊師利,若法有觸,彼緣故生。若以緣故生,若以緣成者,彼名緣成。若以緣成者,彼是虛妄。若虛妄者,彼畢竟無,若畢竟無彼,則不生不滅,文殊師利,一切法無生滅相,是菩提。文殊師利,此是菩薩入觸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受是菩提,此是陁羅尼門。何以故?文殊師利,受者是三受,謂苦受、樂受、不苦不樂受。文殊師利,受不在內,亦不在外,不在中閒。文殊師利,彼受若不在內,若不在外,不在中閒者彼中有衆生生苦受樂受想文殊師利言:‘世尊,一切凡夫顚倒繫縛,而於不實法中,生樂受苦受。世尊,一切法如幻,一切受性,不生不滅。’佛言:‘文殊師利,是故我說受是菩提。文殊師利,此是菩薩入受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愛是菩提,此是陁羅尼門。何以故?文殊師利,愛是能生煩惱因故。文殊師利,於意云何?譬如有人實未得子,作生子想,然彼人子,爲內生耶,爲外生耶,彼人有不?’文殊師利言:‘世尊,彼人本無子,云何起子想?’佛言:‘文殊師利,於後彼人成大丈夫,而和合故,方生於子。文殊師利,愛從何生,爲從前際、中際、後際,爲內生耶,爲外生耶,和合生耶?’文殊師利言:‘世尊,愛不在內,亦不在外,乃至無有諸方差別。’佛言:‘文殊師利,此法誰說爲方所覺?文殊師利,又復是愛誰造誰作?’文殊師利言:‘世尊,愛離所作,而無作者。’文殊師利言:‘世尊,以四顚倒繫縛,一切凡夫衆生,卽起虛妄。’佛言:‘文殊師利,於意云何?若法有者,爲有爲無?’文殊師利言:‘世尊,若是諸法畢竟無者,彼法云何有染有淨?’文殊師利言:‘不也,世尊。’佛言:‘文殊師利,諸法若有,諸方性相而不可見,亦不從內,亦不從外,不染不淨。文殊師利,此是菩提。文殊師利,此是菩薩入愛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取是菩提,此是陁羅尼門。’文殊師利言:‘世尊,常說一切諸法無縛無解,是諸凡夫何所取耶?’佛言:‘文殊師利,一切衆生繫著色、聲、香、味、觸等及取五欲。文殊師利,於汝意云何?色能生聲不?’文殊師利言:‘不也,世尊。’佛言:‘文殊師利,於意云何?頗有一法,能令與法,能令法住,能作障耶?’文殊師利言:‘不也,世尊。’佛言:‘文殊師利,一切諸法,畢竟不生,無有障閡。彼法不作,迭互相生,迭互相語,而無有業,而有彼說,以彼諸法,畢竟癡故。文殊師利,以是義故,我說此取是菩提相陁羅尼門。文殊師利,此是菩薩入取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有是菩提,此是陁羅尼門。’文殊師利言:‘世尊,如來本爲滅諸有故,說聲聞法。’佛言:‘文殊師利,有是有法,我所說者,是力士相。是故我說是有法門。文殊師利,若見一切諸法非事如虛空相,則不復念一切佛法。文殊師利,是故我說有是菩提陁羅尼句。文殊師利,此是菩薩入有相法門陁羅尼句。文殊師利,生是菩提,此是陁羅尼門。’文殊師利言:‘世尊,如來本以爲過生故,而說諸法。’佛言:‘文殊師利,所言生者,菩薩摩訶薩求此生法,而不可得,以其不生,亦不轉故。文殊師利,是故我說生是菩提陁羅尼句。文殊師利,此是菩薩入生相法門陁羅尼句。說菩提故,令諸菩薩,速得辯才,利疾辯才,無障辯才。’爾時,文殊師利童子白佛言:‘世尊,世尊爲住何地,菩薩而說此法?’佛言:‘文殊師利,若諸菩薩,不求菩提,不喜菩提,不發菩提心,不證佛法,不淸淨佛世界,不動貪瞋癡,若心不欲過於世閒,亦不起心度諸衆生,不降伏魔,不欲說法,而於彼法,不作二相者。文殊師利,我今唯爲住如是地諸菩薩等,說此法門。’文殊師利白佛言:‘世尊,若有菩薩,能受持此金剛上味陁羅尼法門,若讀若誦,廣爲他說,如是之人,得幾許福?’佛言:‘文殊師利,若諸菩薩於此金剛,上味陁羅尼法門,若受若持,若讀若誦,爲他說者,如是之人,如一切佛,以一切佛,常以捨故,一切天、龍、夜叉、乾闥婆等,常以供養而供養之。文殊師利,此金剛上味陁羅尼法門,具足成就無量功德。文殊師利,此金剛上味陁羅尼法門不可窮盡。’說此法門時,十千菩薩,得此金剛上味陁羅尼法門,三萬二千初發心菩薩得無生法忍。文殊師利童子及彼菩薩、天、龍、夜叉、乾闥婆、人、非人等,聞佛所說,皆大歡喜,作禮而去。金剛上味陁羅尼經庚子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