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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477_a_01L영해대사 시집초影海大師詩集抄영해집 서影海集序천하 만물이 모두 하나의 그림자를 가지고 있으니, 물건의 형체가 그것의 그림자이다. 무릇 바다란 온갖 그림자의 창고이다. 산과 나무의 그림자가 바다에 비치고 구름과 달의 그림자가 바다에 비치니, 만물의 그림자를 받아들이는 것치고 바다만 한 것은 없다. 그러나 내 가슴의 바다는 사해의 바다보다 크다.동산 안쪽 숲의 우거진 온갖 품류들은 그 그림자가 모두 네모진 못의 붉은 물에 잠기는데, 이는 하나인 하늘에서 생긴 물의 덕에 비할 것이 아니다. 시험 삼아 영대靈臺1)에 올라 굽어보라. 그러면 하늘은 솥을 엎어놓은 것 같고, 대지는 평평한 쟁반 같으며, 산은 구름 같고 배는 달 같고 모래밭은 눈 같고 섬은 별 같고 부상扶桑2)은 냉이 같고 큰 붕새는 작은 날벌레 같으니, 이는 모든 천지의 그림자 바깥에 있는 것의 그림자인 것이다. 결국 옛날 우주의 큰 영웅으로서 사해를 다스리고 만물을 도야했던 자들은 모두 그림자 가운데서 형상의 진실한 이치를 찾았던 자들이다.이제 영해의 시에서 “공과 색의 그림자 겹겹이다”고 하였다. 아, 만 길 수미산과 천 이랑 겁의 바다에서 색色과 색, 공空과 공이 하나의 그림자로 둥글둥글하니, 저 색도 아니고 공도 아닌 진실한 이치가 모두 하나의 그림자 가운데서 나왔다는 것을 누가 알리오. 두렵긴 하지만 내가 바다와 같이 그림자에게 “왜 하늘은 남쪽 끝에서 들어가 북쪽 끝으로 나오는가, 왜 땅은 동해는 깊고 북해는 얕은가, 왜 사람이 어제는 움직였다 오늘은 조용한가”라고 물었을 때, 그대가 그림자가 되어 응대할 수 있다면 바다 같은 이에게 비웃음을 사지 않을 것이다.그대의 시는 곧 그림자 밖의 한 물건이니, 어찌 공교로움과 졸렬함을 논하겠는가. 귀하게 여기는 것은 가슴의 바다에서는 색상과 공적 또한 하나라는 것이니, 우리 문중의 진실한 하나의 이치인 -
009_0477_a_01L[影海大師詩集抄]
009_0477_a_02L1)影海集序
009_0477_a_03L
009_0477_a_04L天下萬物。咸有一影子。物有形斯有
009_0477_a_05L影。夫海者。萬影之府庫也。山木之影。
009_0477_a_06L影于海。雲月之影。影于海。㴠受物
009_0477_a_07L影者。莫海若也。然吾人胸海。大於
009_0477_a_08L四瀛。方圜內林。葱萬品之影。咸蘸
009_0477_a_09L于方塘赤水。此非天一所生之坎德比
009_0477_a_10L也。試登靈臺俯瞰。則天若覆釜焉。地
009_0477_a_11L若平盤焉。山如雲焉。舟如月焉。沙
009_0477_a_12L如雪焉。島如星焉。扶桑若薺焉。大
009_0477_a_13L鵬若蠛焉。此皆天地影外之影也。終
009_0477_a_14L古宇宙間大英雄。 經綸四海。陶鑄萬
009_0477_a_15L物者。皆從影中求形之實理也。今影
009_0477_a_16L海詩曰。空色影重重。噫。萬仞須彌。
009_0477_a_17L千頃刼海。色色空空。一影▼(囗*昆)圇。孰
009_0477_a_18L知夫非色非空之眞實理。都從一影中
009_0477_a_19L來耶。吾懼夫海若問于影曰。何天之
009_0477_a_20L南極入。北極出耶。何地之東海深。北
009_0477_a_21L海淺耶。何人之昨日動。今日靜耶。則
009_0477_a_22L爾能爲影之對。不見笑於海若耶。爾之
009_0477_a_23L詩。卽影外一物。何論工拙所貴者。胸
009_0477_a_24L海中色相空寂亦一。吾門眞箇實理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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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_0477_b_01L그림자를 말한 것일 뿐이다.대통大統 이후3) 세 번째 신유년(1801, 순조 1) 모춘暮春4) 하간下澣5)에 용성의 무극수無極叟 양주익梁周翊이 능성綾城 관아에서 쓰다. -
009_0477_b_01L影子云爾。
009_0477_b_02L大統餘閏三回辛酉暮春下澣。龍城
009_0477_b_03L無極叟梁周翊。題于綾城衙中。
009_0477_b_04L{底}喜慶六年臥月敎萍跋文本。(順天松廣寺所
009_0477_b_05L藏)。
- 1)영대靈臺 : 주周 나라 문왕文王이 천문을 관측하기 만든 대臺이다. 누각 따위를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 2)부상扶桑 : 동해 해가 돋는 곳에 있다는 신목神木이다.
- 3)대통大統 : 대통大統은 명 태조明太祖 홍무洪武 17년에 누각박사漏刻博士 원통元統이 만든 역법曆法이다. 즉 명나라의 역법을 말한다. 대통 이후는 명의 연호가 끊어진 이후를 말하는 것으로 이미 명이 망하고 청淸이 맹주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의 연호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4)모춘暮春 : 음력 3월을 말한다.
- 5)하간下澣 : 매월 21일부터 30일까지를 말한다. 당나라 때 관리들에게 10일에 한 번씩 목욕하고 세탁하는 휴일을 주었던 것에서 생긴 이름이다.
- 1){底}喜慶六年臥月敎萍跋文本。(順天松廣寺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