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전서

선가금설록(禪家金屑錄) / 禪家金屑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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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가금설록禪家金屑錄
지은이 미상
성재헌 (역)
선가금설록禪家金屑錄
총목차總目次 [1]
1. 선교심천분석禪敎深淺分析
2. 게송偈頌
1) 대승금강보권大乘金剛寶卷
2) 과의科儀
3) 우담優曇
4) 원통권圓通卷
발문跋文
간기刊記와 시주질施主秩
1. 선교심천분석禪敎深淺分析
담화曇華 대신사大信士께 머리 조아리오니, 진실로 황망하고 진실로 황공하옵니다. 벽부헌碧芙軒께 머리 숙이오니, 옛 문헌을 간추려 뽑아 모아 주셨습니다.
뒷사람들에게 웃으며 보이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나이 칠십에 어두운 눈 노둔한 글 솜씨이긴 하나 퇴은退隱께서 구술하신 『선가금설록』을 지어 선禪과 교敎의 깊고 얕음을 분석해 보았다.”
조사께서 보이신 선의 뜻(禪旨)이 왜 가장 높고 가장 깊습니까? 모든 부처님께서 보이신 원돈교圓頓敎1)가 왜 가장 얕고 가장 하열합니까?
조사께서 보이신 구절은 알음알이를 세우지 않기 때문에 높은 것이다. 모든 부처님께서 보이신 교는 알음알이의 장애를 세우기 때문에 가장 열등한 것이다.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고, 교는 부처님의 말씀이다. 세 곳에서 마음을 전한 것2)은 활구活句이고, 교라는 것은 원돈교로 사구死句이다. 교라는 것은 말 있음(有語)에서 말 없음(無語)에 이르는 것이고, 선이란 말 없음에서 말 없음에 이르는 것이다. 말 없음에서 말 없음에 이르는 것이므로 이름을 붙일 수 없으니, 뜻으로 의논할 수 있겠는가, 헤아려 비교할 수 있겠는가?

교라는 것은 이치의 길(理路)ㆍ뜻의 길(義路)ㆍ듣고 이해함(聞解)ㆍ헤아려 생각함(思想)이 있으니 알음알이의 장애를 없애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이란 것은 이치의 길도 없고, 뜻의 길도 없고, 마음의 길도 없고, 쥐어 잡을 코도 없고(沒巴鼻), 맛도 없어(沒滋味) 어떤 방법으로도 알 수 없고, 어떤 방법으로도 깨달을 수 없다. 바로 그 더듬을 수 없는 곳에서 칠통柒桶을 두드려 부수는 것이다.
교라는 것은 인과因果의 영역에 눌러 앉아 그 안에서 증득하는 것이니, 모름지기 보고 들음을 경유해(見聞生) 이해와 실천을 일으키고(解行生) 그런 뒤에 증득해 들어가는(證入生) 것이다. 따라서 뜻의 길이라는 정해진 틀(窠臼)을 훤칠히 벗어나지 못하고, 또한 열 가지 병의 근원도 벗어나지 못하니 어찌 교 밖에 달리 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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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_0828_c_02L1)禪家金屑錄 [1]

007_0828_c_03L
007_0828_c_04L
稽首曇華大信士誠隍誠恐頓首碧
007_0828_c_05L芙軒古文簡用抄集後人笑示云云
007_0828_c_06L爾我七十書于目暗鈍2)退隱述
007_0828_c_07L禪家金屑錄禪敎深淺分釋

007_0828_c_08L
問曰祖師所示禪旨如何最高最深也
007_0828_c_09L諸佛所示圓頓敎如何最淺最劣也
007_0828_c_10L曰祖師所示句者而不立知解處故高
007_0828_c_11L諸佛所示敎者而立解碍故最劣也
007_0828_c_12L禪是佛心敎是佛語三處傳心活句也
007_0828_c_13L敎也者圓頓敎死句也敎也者自有
007_0828_c_14L言至無言者也禪者自無言至無言也
007_0828_c_15L自無言至無言則莫得名焉意義得麽
007_0828_c_16L計較得麽敎也者以有理路義路聞解
007_0828_c_17L思想未忘解碍處故也禪也者沒理
007_0828_c_18L路沒義路沒心路沒巴鼻沒滋味百不
007_0828_c_19L知百不會無模底上打破柒桶者也
007_0828_c_20L敎也者坐在因果域內訂之者須經
007_0828_c_21L見聞生解行生然後證入故未透脫義
007_0828_c_22L路之窠臼亦未脫十種之病源豈別傳
007_0828_c_23L{底}崇禎三年儒城慶雲村舍刊行本(國立圖書
007_0828_c_24L館所藏)
「茟」疑「筆」{編}

007_0829_a_01L선의 뜻만 하겠는가?

교라는 것은 비록 인因을 떠나고 과果를 떠난다고는 하지만 인과로부터 인과를 잊은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인이 있는 것(有因)이 시작의 자취이고, 과가 있는 것(有果)이 마침의 자취이다. 선문에서 비밀히 전해 오는 뜻엔 본래 법계法界의 인이 없기 때문에 다시 잊어야 할 인이 없고, 본래 법계의 과가 없기 때문에 다시 잊어야 할 과도 없다. 본래 인이 없기 때문에 온갖 수행의 길이 없고, 본래 과가 없기 때문에 과를 증득하는 문도 없다.
더욱이 배우는 이들이 참구하는 활구活句는 아무 맛도 없어 열 가지 알음알이의 병에 막히지 않는 것이다. 홀연히 크게 떨치고 일어서면 저절로 일심一心의 법계가 훤히 밝고 또 불가사의한 경계가 훤히 밝는 것이다. 이른바 하나를 듣고 천 가지를 깨달아 백천 법문 한량없는 묘한 작용이 원하지 않아도 저절로 얻어지는 경지이다. 왜 그런가? 이전처럼 한쪽으로 치우친 뜻과 이치로 듣고 이해하여 얻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일러 선종의 경절문徑截門, 화두를 참구하며 깨달아 들어가는 비결秘訣이라 한다. 이로써 교의 안과 교의 밖이 아득히 다르고, 시분時分이 더디고 빠름이 또한 같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따라서 배우는 이들이 얻는 알음알이가 있다면 염화미소拈花微笑도 교의 자취요, 배우는 이들이 얻는 알음알이가 없다면 곧 꾀꼬리 울음ㆍ제비의 지저귐도 교 밖에 달리 전한 선의 뜻이다. 이런 까닭에 조사께서 한 구절(一句)을 보여 선과 교로 갈라지고 이리 희롱하고 저리 희롱하며 정해진 법이 없게 된 것이다. 교의 뜻을 버리고 선의 뜻을 참구하여 알음알이의 장애가 없어진 사람에겐 분명하고 분명한 온갖 풀마다 분명하고 분명한 조사의 말뜻이며 나아가 산과 산, 물과 물, 바람소리, 물소리,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이 모두 조사선祖師禪의 뜻이리라.
교에도 비슷한 말이 있긴 하다. 무엇인가. ‘하늘은 하늘 땅은 땅인데 하늘과 땅이 돌고, 물은 물 산은 산인데 물과 산이 공하다.’라고 하고, ‘통하는 곳은 허공이 아니요, 막히는 곳은 장벽이 아니다.’라고 하며, ‘푸른 대나무 모두 진여요, 우거진 노란 꽃 반야 아님이 없구나.

007_0829_a_01L之禪旨耶敎也者雖離因離果自從
007_0829_a_02L因果處歸忘因果處有因者始𫐨也
007_0829_a_03L有果者終𫐨也禪門密傳之旨本無
007_0829_a_04L法界之因故更無忘因本無法界之果
007_0829_a_05L更無忘果本無因故無萬行之路
007_0829_a_06L本無果故無證果之門況學者所
007_0829_a_07L活句沒滋味不滯十種知解之病忽然
007_0829_a_08L噴地一發則自然洞明一心法界亦洞
007_0829_a_09L明不思議境界所謂一聞千悟百千法
007_0829_a_10L無量妙用不求自得也何以然也
007_0829_a_11L以無從前一偏義理聞解所得故是謂
007_0829_a_12L禪宗經截門話頭叅詳證入秘訣也
007_0829_a_13L以敎內敎外逈然不同故時分遲速亦
007_0829_a_14L不同居然可知也是以學人以有所
007_0829_a_15L得知解則拈花微笑爲敎迹學人以無
007_0829_a_16L所得知解則鸎音燕語敎外別傳之禪
007_0829_a_17L故所以祖師示一句禪敎分派
007_0829_a_18L來弄去無有㝎法也放下敎義叅詳
007_0829_a_19L禪旨而無解碍之人明明百草頭
007_0829_a_20L明祖師話底意以至山山水水風聲水
007_0829_a_21L見聞覺知皆祖師禪旨也敎中亦
007_0829_a_22L有相似語何則天天地地天地傳水水
007_0829_a_23L山山水山空通處勿虗空碍處非墻壁
007_0829_a_24L1)靑翠竹盡是眞如欝欝黃花無非般

007_0829_b_01L개울 소리 모두 광장설상廣長舌相이요, 산색은 법왕의 몸 아님이 없도다.’라고 하니, 이것이 바로 원융문圓融門3)의 실상實相이요, 또 여래의 일미선(如來一味禪)이다. 이 법이 예부터 부처님에게서 부처님에게로 전해 온 변치 않는 법이긴 하지만, 이 또한 시작한 자취와 따를 자취가 있으니, 선문의 자취 없는 법과는 같지 않다.
교에 또 비슷한 말이 있으니, 경에서는 ‘하늘은 하늘이요 땅은 땅, 산은 산이요 물은 물, 남자는 남자요 여자는 여자, 승려는 승려요 속인은 속인, 꽃은 이렇게 노랗고 대나무는 이렇게 푸르며, 소나무는 곧고 가시나무 굽었으며, 고니는 흰색 까마귀는 검은색, 통하는 곳은 허공이요 막히는 곳은 장벽이라 각기 그 위치에 근원하여 모두 움직이지 않는다.’ 하니, 이는 항포문行布門4)의 실상이요, 상법相法이다. 이 또한 교의 자취로 말을 늘어놓은 것이다.
원돈교圓頓敎의 일심법一心法에 이 원융과 항포, 체와 용으로 갈라지는 법이 모두 갖춰져 있긴 하지만 알음알이의 장애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자취가 없는 선문과는 같지 않다.
선문에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고 한 것과 더불어 이 조사선이란 것은 마치 허공에 새가 날아감에 그림자와 자취가 없는 것과 같다.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며 곳곳에서 물물物物에게 마땅할 때에 설하고 때 맞춰 설하니 정해진 법이 없고 끝내 자취가 없다. 이것이 바로 교문과 같지 않은 점이다.
이런 까닭에 지금 교학을 배우는 이들은 선문의 자취 없고 맛없는 담론을 알지 못하고 선의 뜻을 잘못 전승하여 원돈교의 여실지견如實知見과 사구死句의 뜻과 이치로 정맥正脉의 선지禪旨라 하니, 법을 비방한 그 죄를 내가 어찌 말로 다할 수 있으랴. 또 교를 배우는 이들은 선법을 알지 못하고, 배워서 알고 생각해서 얻으려 한다. 모름지기 스스로 수긍한 뒤라야 비로소 얻을 수 있고, 모름지기 끝까지 다해 마음의 길이 끊어진 뒤라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종사宗師라는 이들은 학인이 비밀스러운 뜻을 알지 못하는 것을 보면, 곧장 장황한 설교만 늘어놓으니, 남의 눈을 멀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록 그 설법에 천상의 꽃이 어지럽게 떨어진다 해도 모두 미치광이가

007_0829_b_01L溪聲盡是廣長舌相山色無非法王
007_0829_b_02L此是圓融實相亦是如來一味禪
007_0829_b_03L此法自古佛佛傳授不變易之法
007_0829_b_04L是有始迹2)從迹故與禪門無迹法不相
007_0829_b_05L似也敎中亦有相似語經云天是天地
007_0829_b_06L是地山是山水是水男是男女是女
007_0829_b_07L僧是僧俗是俗花如是黃竹如是翠
007_0829_b_08L松直棘曲鵠白烏黑通處是虗空
007_0829_b_09L處是墻壁各源其位㹅不動着此行
007_0829_b_10L布實相相法也亦是敎迹陳言圓頓一
007_0829_b_11L心法中具是圓融行布體用分派之法
007_0829_b_12L未脫解碍故與無迹之禪門不相似也
007_0829_b_13L與禪門水水山山是祖師禪者如空中
007_0829_b_14L鳥飛無影迹也時時動作處處物物
007_0829_b_15L應當時說時當時說無有㝎法無有
007_0829_b_16L終迹也此是與敎門不相似也是故今
007_0829_b_17L敎家學不知禪門無迹之無味之談
007_0829_b_18L承禪旨以圓頓敎如實知見死句義理
007_0829_b_19L爲正脉禪旨其謗法之罪余何可言哉
007_0829_b_20L又於敎學者不知禪法學而知思而得
007_0829_b_21L須經自肯點頭然後始可得須窮
007_0829_b_22L心路絕然後始可知也又於宗師
007_0829_b_23L見學人不薦密旨便與施泥說敎則瞎
007_0829_b_24L人眼不少雖說法天花亂墜總是癡狂

007_0829_c_01L바깥으로만 치달리는 꼴이다.
만약 배우는 이들이 이 법을 믿는다면 금생에 확연히 깨닫지 못한다고 해도 목숨을 마칠 때 악업에 이끌리지 않고 곧장 보리의 바른 길로 들어가리라. 내가 누누이 선과 교를 나누어 결정지었으니 여러분은 상세하고 자세히 살피기 바란다. 만약 생사를 벗어나고 싶다면 모름지기 조사라야 한다. 조사선이란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는 화두이다. 1700칙 공안에 이 ‘무자無字’ 공안이 제일이라, 천하의 납승들이 모두 이 무자를 참구하였다.
옛날에 어떤 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고 묻자, 조주 스님께서 ‘없다.’고 대답하셨다. 모든 생명체가 다 불성이 있는데 조주 스님은 무엇 때문에 ‘없다.’고 말했을까? 무슨 뜻일까? 이 ‘없다(無)’는 화두를 찰나찰나 이어가며 가건 머물건 앉건 눕건 눈앞에 마주하고 때때로 이끌어 가야 하니, 때때로 들어 깨달으면 ‘무자無字’ 화두가 마치 가까이 다가가면 얼굴을 델 듯한 하나의 불덩이와 같아질 것이다. 따라서 불법에 대한 알음알이를 둘 곳이 없을 것이다. 심ㆍ의ㆍ식과 듣고 이해하고 헤아리고 생각하는 것이 다다르지 못하는 곳에서 뜻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헤아려 비교할 수 있겠는가? 이치의 길도 없고, 마음의 길도 없고, 말의 길도 없고, 쥐어 잡을 코도 없고, 맛도 없으며, 더듬을 수 없는 여기엔 이름을 붙일 수도 없다. 정식情識이 부서지지 않았다면 마음의 불길이 활활 타오를 것이다. 바로 이럴 때 그저 의심하고 있는 화두만 붙잡고서 천 가지로 의심하고 만 가지로 의심하는 정식을 모두 없애야 하고, 그저 이 화두 한 가지만 의심해야지 왼쪽이라 해도 옳지 않고 오른쪽이라 해도 옳지 않다. 무릇 참구하는 공안은 간절한 마음으로 공부해야 한다. 닭이 알을 품듯, 고양이가 쥐를 잡듯, 굶주림에 밥 생각하듯, 목마름에 물 생각하듯, 어린아이가 어머니 찾듯이 하면 반드시 확연히 깨달을 때가 있을 것이다. 참선하면서 이런 간절한 마음 없이

007_0829_c_01L外邊走若學人信此法則雖今生未得
007_0829_c_02L徹悟臨命終時不被惡業所牽直入
007_0829_c_03L菩提正路余縷縷禪敎分決請君詳悉
007_0829_c_04L若欲脫生死須祖3)祖師禪者狗子
007_0829_c_05L無佛性話也一千七百則公案無字公
007_0829_c_06L4)苐一也天下衲僧盡叅無字也
007_0829_c_07L有僧問趙州狗子還有佛性也無州云
007_0829_c_08L一切含靈皆有佛性趙州因甚道
007_0829_c_09L意作麽生此無字念念相連行住
007_0829_c_10L坐臥相對目前時時提撕時時擧覺
007_0829_c_11L話頭無字如一團火近之則燎郤面門
007_0829_c_12L故無佛法知解措着之處心意識聞解
007_0829_c_13L思想不到處意義得麽計較得麽
007_0829_c_14L理路沒心路沒語路沒巴鼻沒滋味無摸
007_0829_c_15L▼(扌+索)底上莫得而名焉情識未破則心
007_0829_c_16L火焰焰地正當恁麽時但只以所疑底
007_0829_c_17L話頭提撕千疑萬疑識盡去但只是話
007_0829_c_18L頭一疑左來也不是右來也不是
007_0829_c_19L本叅公案上切心做工夫如雞抱卵
007_0829_c_20L5)㹨捕鼠如飢思食如渴思水如兒
007_0829_c_21L憶母必有透徹之期叅禪無此切心能
007_0829_c_22L「靑」下疑脫「靑」{編}「從」疑「終」{編}「師」
007_0829_c_23L下疑脫「禪」{編}
「苐」通用「第」{編}「㹨」疑
007_0829_c_24L「猫」{編}

007_0830_a_01L확연히 깨닫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릇 배우는 사람은 모름지기 활구活句를 참구하고 사구死句를 참구하지 말라. 활구 아래에서 깨달으면 부처님과 조사의 스승이 되지만, 사구 아래에서 깨달으면 스스로도 구제하기 힘들다. 활구란 경절문經截門이 활구이니, 심왕心王이 살아있는 것이며 심식心識으로는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구는 원돈문圓頓門이 사구이니, 심왕이 죽은 것이며 심식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2. 게송偈頌
1) 대승금강보권大乘金剛寶卷
「대승금강보권」에서 말하였다.

這炷信香如爐心  믿음의 향을 화로 같은 마음에 사르오니
本是和尙度萬人  이것은 본래 화상께서 만인을 제도하신 것
度得萬人歸空去  만인을 제도하고 공으로 돌아가시니
淸風明月玄中尋  맑은 바람 밝은 달만 아득한 가운데서 더듬네

香在乾坤本現前  향香은 하늘과 땅에 본래 드러나 있으나
非法亦束了眞玄  법으로 엮을 수 있는 것 아니라 진실한 이치를 깨달아야만 하네
此香能超三界外  이 향 삼계 밖으로 아득히 벗어나
無有回轉駕鐵舡  돌아올 기약 없는 철선鐵船에 타는구나

說破明心無生話  마음 밝히는 무생無生의 말씀 설파하고
決定無礙是四方  이 사방 어디에도 걸림 없으니
本性彌陁佛國土  본성의 아미타불 불국토에서
永劫不壞般若香  영겁토록 무너지지 않는 반야의 향

一僧一道一如緣  같은 스님 같은 도 같은 인연으로
同入心空及第禪  마음이 공해야 급제하는 선에 함께 들어가니
是水源流濸溟瀇  이 물 근원이 되어 창창히 널리 흐르고
日月星辰共一天  해와 달과 별들이 같은 하늘에 늘어섰네

本來大道原無二  본래 큰 도는 그 근원이 같거늘
柰緣徧執別談玄  두루 집착해 달리 진리를 논하는 것을 어찌하랴
了心更許訶誰論  마음을 깨닫고도 다른 주장 욕할까
三敎原來總一般  삼교三敎는 원래 모두 한가지라네

超邊十方無邊際  시방을 초월해 그 끝이 없고
天上天下獨爲尊  하늘 위 하늘 아래 홀로 존귀하니
豁開透地通天眼  활연히 열려 투탈한 경지의 하늘을 꿰뚫는 눈
絕勝僧袛萬倍功  아승기겁 힘씀보다 훨씬 낫다네
2) 과의科儀
「과의」에서 말하였다.

有疾有危終退墮  질병 있고 위험 있으면 결국 물러나 떨어지나
不生不滅不輪廻  생함도 없고 사라짐도 없으면 윤회하지도 않네
四方淨土常安樂  사방의 정토는 항상 편안하고 즐거우니
無苦無憂歸去來  괴로움 없고 근심 없는 그곳으로 돌아가자
3) 우담優曇
우담이 말하였다.5)

人間四相離逃死  인간의 사상四相6) 죽음을 피하기 어렵고
天上何曾勉五裏  천인들 언제 오쇠五衰7)를 면한 적 있던가

007_0830_a_01L透徹者無有是處大抵學者須叅活
007_0830_a_02L莫叅死句活句下薦得堪與佛祖
007_0830_a_03L爲師死句下薦得自救不了活句者
007_0830_a_04L經截門活句也心王活也識心不到也
007_0830_a_05L死句者圓頓門死句也心王死也
007_0830_a_06L心到也

007_0830_a_07L
大乘金剛寶卷云

007_0830_a_08L這炷信香如爐心本是和尙度萬人

007_0830_a_09L度得萬人歸空去淸風明月玄中尋

007_0830_a_10L香在乾坤本現前非法亦束了眞玄

007_0830_a_11L此香能超三界外無有回轉駕鐵舡

007_0830_a_12L說破明心無生話決定無礙是四方

007_0830_a_13L本性彌陁佛國土永劫不壞般若香

007_0830_a_14L一僧一道一如緣同入心空及1)苐禪

007_0830_a_15L是水源流濸溟瀇日月星辰共一天

007_0830_a_16L本來大道原無二柰緣徧執別談玄

007_0830_a_17L了心更許訶誰論三敎原來總一般

007_0830_a_18L超邊十方無邊際天上天下獨爲尊

007_0830_a_19L豁開透地通天眼絕勝僧袛萬倍功

007_0830_a_20L
科儀云

007_0830_a_21L有疾有危終退墮不生不滅不輪廻

007_0830_a_22L四方淨土常安樂無苦無憂歸去來

007_0830_a_23L
優曇云

007_0830_a_24L人間四相2)離逃死天上何曾3)勉五4)

007_0830_b_01L盆可九蓮居下品  구품 연화대의 하품에만 태어나도
不來浮世受胞胎  이 세상에 다시 돌아와 태胎에 드는 일 없으리라

生死循環那箇逃  돌고 도는 삶과 죽음 어찌해야 피할까
此心未了謾徒勞  이 마음 깨닫지 못하고 괜한 고생들 하네
時今不做輪廻夢  지금 윤회의 꿈에 애쓰지 말고
只走人間這一道  인간세계서 저 한길만 달려라
4) 원통권圓通卷
「원통권」에서 말하였다.

歸去來首歸去來  돌아가세 돌아가
永無八離及三灾  팔난八難8)과 삼재三災9) 길이 없는 곳으로
誰知淨土無諸苦  정토엔 온갖 고통 없다는 걸 누가 알까
盡力相施不肯來  상相에 머문 보시만 힘쓸 뿐 수긍하려 들지 않네

有福有盡環有苦  복 있어도 다함 있어 다시 고통 찾아오니
有生有滅有輪廻  생이 있고 멸이 있고 윤회가 있지만
無內福勝永無苦  안으로 복의 수승함 없어도 영원히 고통 없고
永無八離和三灾  팔난과 삼재도 영원히 없다네.
執着虛氣邪迷路  헛된 기운 집착하고 삿됨으로 길을 미혹해
勞神執念不明心  힘들게 생각만 붙잡고 마음 밝히지 못하는구나

萬壑幽深溪水間  온갖 골짜기 깊고 그윽한 개울마다
銀蟾夜半自團團  새하얀 달님 한밤중에 저리도 둥글둥글
藤羅縈絆猿啼處  칡덩굴 뒤엉키고 원숭이 우짖는 곳에
一片淸光歷劫寒  한 조각 맑은 빛이 억겁에 차갑구나

綿密工夫已習來  면밀히 공부를 익히시고선
便從此處立門庭  곧 그 자리에서 문정門庭을 세우니
前心常在夫那伽  앞의 마음 항상한 것 나가정那伽定10)이요
㝎來徃東西話自  선정에서 오가며 이 말 저 말 자유로웠네

永淨無瑕物外珎  영원히 깨끗해 흠이 없는 만물 밖의 보배요
靈苗生長絶緣塵  반연할 경계 끊고서 자라는 신령한 싹이라
大叢林裏曾高價  큰 총림의 더없이 값진 보배를
拈與兒孫種妙因  후손에게 물려주어 오묘한 인을 심으셨네

古今釋儒名殊異  옛날부터 불교와 유교 이름은 달랐지만
仁義慈悲本自同  인의仁義와 자비慈悲는 본래 같고
明德靈珠皆我性  명덕明德과 영주靈珠 모두 나의 성품이며
聖民濟衆一班功  성민聖民과 제중濟衆도 한가지 공일세

선가금설록 끝
발문跋文
이 ‘무자’ 화두는 열 가지를 벗어난 것이다. 들어 제기한 곳에서 긍정해서도 안 되고, 생각으로 헤아리고 이리저리 추측해서도 안 되며, 또 미혹함을 지니고서 깨닫기를 기다려서도 안 되고, 말 속에서 살 궁리를 해서도 안 되며, 문자 가운데서 증거를 끌어들여서도 안 되고, 눈썹을 치켜뜨고 눈을 깜빡이는 곳에서 우물쭈물해서도 안 되고, 모든 것을 내던져 둔 채로 아무 일 없는 경계에 갇혀 있어서도 안 되고, 있다 없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안 되고, 도리로 이해해도 안 되고, 참된 없음이라고 이해해도 안 된다. 따라서 말하였다.

趙州露刄劔  조주 스님 칼날을 드러내니
寒霜光燄燄  찬 서리 같은 광명이 번쩍번쩍
擬議問如何  생각으로 헤아려 무엇이냐고 물으면

007_0830_b_01L5)盆可九蓮居下品不來浮世受胞胎

007_0830_b_02L生死循環那箇逃此心未了謾徒勞

007_0830_b_03L時今不做輪廻夢只走人間這一道

007_0830_b_04L
圓通卷云

007_0830_b_05L歸去來6)首歸去來永無八*離及三灾

007_0830_b_06L誰知淨土無諸苦盡力相施不肯來

007_0830_b_07L有福有盡環有苦有生有滅有輪廻

007_0830_b_08L無內福勝永無苦永無八*離和三灾

007_0830_b_09L執着虛氣邪迷路勞神執念不明心

007_0830_b_10L萬壑幽深溪水間銀蟾夜半自團團

007_0830_b_11L藤羅縈絆猿啼處一片淸光歷劫寒

007_0830_b_12L綿密工夫已習來便從此處立門庭

007_0830_b_13L前心常在夫那伽㝎來徃東西話自

007_0830_b_14L永淨無瑕物外珎靈苗生長絶緣塵

007_0830_b_15L大叢林裏曾高價拈與兒孫種妙因

007_0830_b_16L古今釋儒名殊異仁義慈悲本自同

007_0830_b_17L明德靈珠皆我性聖民濟衆一班功

007_0830_b_18L
禪家金屑錄終

007_0830_b_19L
007_0830_b_20L
此無字離十種不得向擧起處承當
007_0830_b_21L得作思量卜度又不得將迷待悟不得語
007_0830_b_22L路上作活計不得文字中引證不得揚眉
007_0830_b_23L瞬目處7)▼(木+孕)桹不得颺在無事匣裏不得
007_0830_b_24L作有無會不得作道理會不得作眞無之
007_0830_b_25L會故云趙州露刄劔寒霜光燄燄擬議問

007_0830_c_01L分身作兩段  몸을 잘라 두 동강 내리라

참선한다는 사람이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의논하며 헤아려 비교하고 안배한다면 이것은 식정識情이다. 이것이 병인 줄을 모르면, 그저 이 속에서 들락날락할 뿐이다.
만력萬曆 기묘년(1579) 모춘暮春에 담화曇華 대신사大信士 벽부헌碧芙軒께서 절하고 쓰신 구결을 작성하고, 이를 삼가 발문으로 삼는다.
간기刊記와 시주질施主秩
담화의 제자 청운靑雲 거사가 가르침을 받들어 간행한다.
숭정崇禎 3년 경오세(1630) 청淸 화상이 완공산浣公山 유성현儒城縣 경운촌사慶雲村舍에서 간행하다.
보시대시주布施大施主 : 박정금朴貞金.
공양시주供養施主 : 부기富己 김고공金古公, 금절今節 박춘산朴春山, 신대信代 서정徐貞, 박막금朴莫金, 백광혜白光惠.

007_0830_c_01L如何分身作兩段叅禪人心思口義
007_0830_c_02L較安排底是識情不知是病只管在裡
007_0830_c_03L許頭出頭沒

007_0830_c_04L
時萬曆己卯暮春書于曇華大信士碧
007_0830_c_05L芙軒拜手口訣因爲謹䟦

007_0830_c_06L
007_0830_c_07L
曇華弟子靑雲居土奉敎刊行

007_0830_c_08L維時崇禎三年歲含庚午淸和上浣公山儒

007_0830_c_09L城縣以慶雲村舍刊行

007_0830_c_10L布施大施主朴貞金

007_0830_c_11L供養施主富己金古公今節朴春山
007_0830_c_12L徐貞朴莫金白光惠

007_0830_c_13L「苐」通用「第」{編}「離」疑「難」{編}次同
007_0830_c_14L「勉」疑「免」{編}
「裏」疑「衰」{編}「盆」疑「盍」
007_0830_c_15L{編}
「首」疑「兮」{編}「▼(木+孕)桹」當作「垜根」{編}
  1. 1)원돈교圓頓敎 : 원돈은 ‘원만돈족圓滿頓足’ 즉 모든 법을 빠짐없이 원만히 갖추어 단박에 깨달음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천태교학의 교상판석敎相判釋에서 『華嚴經』을 화의化儀 4교 중 돈교頓敎, 화법化法 4교 중 원교圓敎로 분류하였다. 이후 『華嚴經』을 근간으로 한 교법을 흔히 원돈교圓頓敎 또는 원돈문圓頓門이라 지칭했다.
  2. 2)삼처전심三處傳心 : 세존께서 가섭에게 세 곳에서 이심전심으로 비밀히 법을 전수했다는 선종의 주장. 영산회상에서 꽃을 들어 보이신 것, 다자탑 앞에서 자리를 나누어 나란히 앉으신 것, 열반 후 가섭이 도착하자 두 발을 관 밖으로 내미신 것의 세 가지이다.
  3. 3)원융문圓融門 : 원융상섭문圓融相攝門의 준말로서 만유는 그 본성에 있어 평등하고 원융함을 밝힌 화엄종의 교의이다. 화엄교학에서는 보살이 불과에 이르기까지 거치는 52계위에 양면이 있음을 원융문과 항포문으로 설명한다. 각각의 계위가 모든 계위를 아울러 포함하고 있으므로 낮은 계위에서도 이미 궁극의 깨달음을 완성하고 있다는 것이 원융문이다.
  4. 4)항포문行布門 : 항포차제문行布次第門의 준말로서 현상에 있어선 차별이 분명함을 밝힌 화엄종의 교의이다. 불과에 이르는 과정을 52계위로 구분하고는 각각의 계위를 밟아 순차적으로 궁극의 불과에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한다.
  5. 5)이는 『蓮邦詩選』 「勸念佛」(X62, p.799c1)에 우담 대사의 게송으로 “人間四相難逃死, 天上何曾免五衰. 寧可九蓮居下品, 不來浮世受胞胎.”와 같이 실려 있고, 이하 게송은 『般若心經註解』 권하(X26, p.983b14)에 “生死循還那箇迯, 此心未了慢途勞. 時今不做輪迴夢, 只走人間這一遭.”로 실려 있다.
  6. 6)사상四相 : 무상한 유위법의 변화를 생生ㆍ주住ㆍ이異ㆍ멸滅 4가지 모양으로 분류한 것이다. 이를 인간의 생애를 분류하는 기준으로 삼을 때 흔히 일기一期의 사상이라 한다. 일기사상은 생生ㆍ주住ㆍ노老ㆍ사死라 하기도 하고 생生ㆍ노老ㆍ병病ㆍ사死라 하기도 한다.
  7. 7)오쇠五衰 : 천상 사람들이 복이 다해 죽을 때가 되면 나타난다는 다섯 가지 쇠퇴하는 현상이다. 『涅槃經』 권19에서는 옷이 때가 타고 더러워지는 현상, 머리 위 꽃이 시드는 현상, 몸에서 더러운 냄새가 나는 현상, 겨드랑이에 땀이 배는 현상, 제자리가 싫어지는 현상이라 했다. 경론에 따라 차이가 있다.
  8. 8)팔난八難 :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고 불법을 듣지 못하게 하는 여덟 가지 장애를 말한다. 지옥에 태어나는 것, 아귀로 태어나는 것, 축생으로 태어나는 것, 장수천長壽天에 태어나는 것, 변방에 태어나는 것, 맹인이나 농아나 벙어리로 태어나는 것, 세속적인 지혜가 너무 발달한 것, 부처님이 계시기 전이나 후에 태어나는 것의 여덟 가지이다.
  9. 9)삼재三災 : 주겁住劫에 일어나는 도병재刀兵災ㆍ질역재疾疫災ㆍ기근재饑饉災를 소삼재小三災라 하고, 괴겁壞劫에 일어나는 대환란인 화재火災ㆍ수재水災ㆍ풍재風災를 대삼재大三災라 한다.
  10. 10)나가정那伽定 : 선정을 깊은 물속에 고요히 잠긴 용에 비유한 말이다. 불도를 이루기 전 최후의 선정인 금강유정金剛喩定을 말하기도 하고, 부처님의 선정을 말하기도 한다.
  1. 1){底}崇禎三年儒城慶雲村舍刊行本(國立圖書館所藏)。
  2. 2)「茟」疑「筆」{編}。
  3. 1)「靑」下疑脫「靑」{編}。
  4. 2)「從」疑「終」{編}。
  5. 3)「師」下疑脫「禪」{編}。
  6. 4)「苐」通用「第。」{編}。
  7. 5)「㹨」疑「猫」{編}。
  8. 1)「苐」通用「第」{編}。
  9. 2)「離」疑「難」{編}次同。
  10. 3)「勉」疑「免」{編}。
  11. 4)「裏」疑「衰」{編}。
  12. 5)「盆」疑「盍」{編}。
  13. 6)「首」疑「兮」{編}。
  14. 7)「▼(木+孕)桹」當作「垜根」{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