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차

崇德 4년(1639) 경상도 곤양(昆陽) 서봉사(栖鳳寺)에서 간행한 법화경 변상도이다. 1매의 판에 위태천(韋䭾天)과 삼존도를 반곽씩 새겼다. 위태천은 갑옷을 입고 깃털투구를 쓴 무장형이며 합장한 팔 위로 보검을 얹은 전형적인 도상이다. 그러나 광배는 화염무늬가 없는 단순한 원형 두광인 점이 다르다. 경전제목 아래에 ‘印浩畫刊’이라 표기하여 변상도를 인호가 판각하였음을 알려준다. 간기의 각수질에 인호는 첫번째로 열거되어 있어 변상도는 역시 수각수가 담당한다는 사실을 확인할수 있다. 삼존도는 본존과 협시보살이 앉아있는 단순한 도상이다. 삼존은 모두 원형의 두광과 신광을 뒤로 하고 각기 수미좌에 앉아 있는데 본존은 결부좌한 다리 위에 양손을 포개놓은 선정인(禪定印)을 취하고 있고 좌협시보살은 오른손으로 버들가지를 들고 있고 우협시보살은 오른손을 들어 설법인을 짓고 있다. 조선시대 경전판화와 불화에서 본존이 선정인을 취한 사례는 거의 없어 특이하다.

이러한 삼존도는 이미 1531년 영천 공산본사(公山本寺)에서 간행한 법화경 도상의 일부를 활용한 도상이다. 그런데 이 삼존도는 중국 명대의 변상도의 도상을 참고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미 늦어도 16세기부터 간행되어온 법화경변상도 도상을 일부 발췌하여 봉황새를 생략하고 밑그림을 간략히 새로 그려 판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도상은 이미 영광 수연사(隨緣寺)에서 1628년 간행한 법화경의 변상도와 동일한 도상이며, 제목 아래 같은 위치에 ‘性梅畫刊’이라 새겨져 있고 뒷표지에 ‘康熙拾參年甲寅五月日慶尙道山陰地智異山國泰寺法華冊~~~’ 이라 묵서되어 있어 1674년 후쇄한 책이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