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상도해제
화엄경행원품만을 별도로 판각하여 권수에 육경합부의 변상을 붙인 것이다. 총 25매판으로 구성되었다. 이 도상의 초간본은 안심사본(1424)으로 2매로 이루어진 기원설법도로 보살과 제자 등 권속이 수십여명씩 등장하는 규모가 큰 설법도로서 육경합부 변상도 중 가장 빈번하게 번각(飜刻)되어온 도상이다. 본존을 중심으로 권속들은 각 4열을 이루며 본존을 향해 정연히 늘어서 있다. 제2판에서도 위에서부터 성문중과 보살중은 본존의 뒤에 서 있는 것으로 표현하듯이 우향하고 있으나 제3열의 보살과 4열의 성문들은 붓다 앞에서 청문하듯이 붓다를 향하고 있다. 안심사본에서 처럼 제1판 석가모니 불탁 아래의 곽에 ‘紅蝶 金緝’이라 새겨져 있다. 이중 홍접(紅蝶)은 간기에 변상시주자의 한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번각본을 다시 번각한 판본이라서 각선이 거칠고 직선적이다. 존상의 얼굴 모습은 매우 도식화된 양상을 보이며, 산과 구름의 표현 역시 그러하다. 더구나 이 판본의 제2판은 뒤집혀진 채 제책되어 있어 인쇄된 뒷면이 겉으로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이 책에는 현재 간기가 없으나 동일 판본의 다른 소장본에 의하면 순치(順治)17년(1660) 징광사(澄光寺)에서 간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