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상도해제
전라도 태인 용장사(龍藏寺)에서 1635년 간행한 법화경변상도로 본문은 8행13자의 대자본인데 이러한 판본의 변상도는 대부분 정희왕후(貞熹王后) 발원본 계열의 영산회상도이다. 도상은 2매의 판에 새겨져 있는데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취한 석가모니불 좌우에 8보살과 범천과 제석천, 십대제자, 사천왕과 팔부중 중 6위, 용왕과 용녀 등이 모여 설법을 듣고 있으며, 이들은 다양한 모습의 구름, 광명과 흩날리는 산화(散華)로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 용장사본의 변상도는 기존 판을 번각(飜刻)한 것이 아니라 밑그림을 새로이 그려 판각한 것이다. 사리불(舍利弗)의 질문 장면과 시방불(十方佛)이 날아오는 장면이 생략되었고, 본존불의 대의와 대좌의 문양, 그리고 배경의 구름무늬 등이 간략화 되었다. 권속들의 얼굴과 복식의 표현은 각선을 과감하게 생략하여 간단히 처리하거나, 십대제자들의 가사에 굵은 음각처리를 하고, 구름 표현은 유연하지 않고 상당히 도식화된 양상으로 보여 진다. 섬세하지는 않지만 과감하고 개성 있는 표현으로 각수에 의한 변용의 사례로 볼 수 있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