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상도해제
숭정(崇禎)6년(1633) 전라도 해남 대흥사(大興寺)에서 간행한 법화경 변상도로, 정희왕후 발원본(1470) 계열의 번각본이다. 화면의 중심인 제1판의 끝에는 수미좌(須彌座)에 앉아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취한 석가불과 그를 향해 질문하고 있는 사리불(舍利弗)이 표현되어 있다. 이를 중심으로 6위(位)의 보살, 범천과 제석천, 십대제자, 사천왕과 팔부중 등의 권속들이 좌우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어 영취산에서의 법회 장면을 표현하였다.
석가모니불은 꽃무늬가 새겨진 법의를 편단우견(偏袒右肩) 식으로 걸쳤으며, 등 뒤로 보주(寶珠) 형의 거신광(擧身光)이 불신을 장엄하고 있다. 광배 내부는 꽃무늬, 연화덩굴무늬, 연주무늬, 불꽃무늬 등의 문양으로 화려하게 채워져 있다. 광배 위로 화려한 천개(天蓋)가 붓다를 장엄하고 있으며, 그 좌우 하늘에는 붓다가 놓은 광명이 퍼진 가운데 시방제불(十方諸佛)이 구름을 타고 날아오고 있다. 이외의 공간은 온통 구름으로 채워져 있고 화면 끝에는 큼직한 산화(散華) 십여송이가 흩어져 있다.
변상도 끝 하단에 ‘刊相敬天’’이라 새겨져 있어 경천이 변상도를 판각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각수는 3인인데 이중 경천은 첫 번째 이름이 올려져 있어 3인중 가장 기량이 뛰어난 각수일 것이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