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

이 경은 보리유지(菩提流支)가 한역한 『광대보루각선주비밀다라니경(廣大寶樓閣善住秘密陀羅尼經)』의 이역본이다. 산스크리트경명(梵語經名)은 Mahāmaṇivipulavimānasupratiṣṭhitaguhyaparamarahasyakalparājadhāraṇī이고, 티벳어경명(西藏語經名)은 Ḥphags pa nor bu chen po rgyas paḥi gshal med khaṅ śin tu rab tu gnas pa gsaṅ ba dam paḥi gsaṅ baḥi cho ga shib moḥi ryal po shes bya baḥi gzuṅs이다. 줄여서 『대보광박누각경(大寶廣博樓閣經)』·『보누각경(寶樓閣經)』·『선주비밀다라니경(善住秘密陀羅尼經)』이라 한다.

중국 당(唐)나라 때 금강지(金剛智, Vajrabodhi)와 함께 720년에 낙양(洛陽)에 와서 774년에 입적한 불공(不空, Amoghavajra)이 번역하였다.

주석서는 없으며, 이역본으로 보리유지(菩提流支)역 『광대보누각선주비밀다라니경(廣大寶樓閣善住秘密陀羅尼經)』과 역자 미상의 『모리만다라주경(牟梨曼陀羅呪經)』이 있다.

총 3권으로 구성된 이 경은 대보광박누각선주 다라니와 그 공덕, 성취 수행법, 만다라 건립과 호마법 등을 설한다. 이 경은 밀교 의례 발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특히 제단을 건립하는 작단법(作壇法)과 호마법(護摩法)을 정리하고, 만다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화상법에서 3존(尊) 형식의 시작을 알리고, 다면(多面) 다비상(多臂像)도 여기서 처음 보인다. 또 인계(印契)를 처음으로 설하고, 각각의 인계가 진언과 연결되는 점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3밀 중 신밀(身密)과 구밀(口密)이 여기에서 결합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두 9품으로 내용을 간략히 살피면,「서품」은 대보광박누각선주 다라니의 공덕을 설한다. 부처님이 금강수(金剛手) 보살에게 이 다라니가 큰 위력이 있어 모든 중생을 구제할 수 있으며, 부처님도 이 다라니를 듣고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었다고 한다. 이 다라니는 불도를 담고 있기 때문에 다라니를 잠시 생각하기만 해도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이다. 「근본다라니품」은 부처님이 대보광박누각선주 비밀 근본 다라니를 설하는 내용이다. 이 다라니로는 무상보리를 성취할 수 있고, 수지 독송하는 자가 모든 죄과를 씻을 수 있다. 잠시라도 이 다라니를 외우면, 불도에서 물러나지 않고, 천신의 보호를 받는다. 「심급수심다라니품」은 심(心) 다라니와 수심(隨心) 다라니의 효험을 설한다. 「성취심다라니법품」은 심 다라니의 염송 공덕을 설한다. 심 다라니를 10만 번 외우면 일체 여래를 보고, 20만 번 외우면 제불(諸佛) 찰토(刹土)에 가며, 100만 번 외우면 일체 여래와 함께 머물 수 있다 한다. 「성취수십다라니법품」도 수심 다라니의 염송을 통한 소원 성취법을 설한다. 「제의궤다라니품」은 제단의 구역을 정할 때, 향을 올리거나 목욕을 할 때, 공양할 때 등 여러 의식에서 염송하는 다라니를 열거한다. 「건립만다라품」은 제단을 조성하는 작단법을 설한다. 먼저 장소를 정한 다음 4주(肘) 크기의 제단을 만들고 다시 그 안에 작은 단(壇)을 만든다. 그 작은 단 위에는 7보(寶) 누각에 있는 부처님 형상을 그려서 건다. 그 다음 부처님 좌우에 각각 금강수 보살과 보금강 보살을 안치한다. 이와 같이 제단을 조성한 다음 여러 가지 공양법을 설한다.「화상법품」은 만다라의 화상을 그리는 절차와 방법을 설한다. 여기서 화상이란 제단에 거는 3존 불화로, 부처님을 중심으로 좌우에 금강수 보살과 보금강 보살을 그리는 것이다. 금강수 보살은 열두 개의 팔과 네 개의 얼굴을 한 모습으로 그리며, 보금강 보살은 열여섯 개의 팔과 네 개의 얼굴을 한 모습으로 그린다. 「호마법품」은 호마의 여러 가지 효험과 대보광박누각선주 비밀 다라니 등 10여 가지 진언과 수인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