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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분류정보
주제분류 교리(敎理)-대승기본(大乘基本)-보살도총설(菩薩道總說)
주제분류 교리(敎理)-대승각론(大乘各論)-화엄(華嚴)
주제분류 수행(修行)-수행법(修行法)-보살수행(菩薩修行)
분류체계 正藏-初雕藏經部-大乘-大乘經-華嚴經
제목정보
대표서명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경명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80권
병음 DAFANGGUANGFOHUAYANJING
약경명 화엄경(華嚴經)
별명 당경화엄경(唐經華嚴經), 당본화엄경(唐本華嚴經), 신역화엄경(新譯華嚴經), 팔십화엄(八十華嚴)
저자정보
역자 실차난다(實叉難陀, Śikṣānanda)
형태정보
권사항 80
확장정보
고려_위치 08-0425
고려_주석 KBC와 通檢은 원목록에 누락된 번역시대를 唐(A.D.695-699)으로 표기.
신수_NR T.0279
신수_위치 10-0001
속장_NR
속장_위치
만속_위치
티벳_NAME [장] Saṅs rgyas phal po che shes bya ba śin tu rgyas pa chen poḥi mdo
티벳_북경_NR 0761
티벳_북경_위치 25-1, Yi1
티벳_DU_NR 0044
티벳_DU_위치 Ka1b1
티벳_DT_NR 0044
티벳_DT_위치 8-1, Ka2
티벳_NOTE
산스_NAME [범] Avataṁsaka Sūtra
산스_NOTE
적사_VOL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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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_VOL 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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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_NOTE

[서지해제]

1. 개요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중인도 마가다국의 보리수 아래서 정각(正覺)을 이루신 지 2ㆍ7일이 되던 때에,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시고 등각(等覺) 보살들을 상수(上首)로 하여 구름처럼 모여 온 대중들을 위하여, 당신의 깨달으신 내용, 곧 자기 마음속에 나타난 경계[自內證]를 그대로 털어 놓으신 근본 경전이다. 그래서 이『화엄경』은 여느 경전이 교화를 받을 만한 대중[對告衆]을 위해서 그들에게 알맞은 법문을 말씀하신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교화를 받을 만한 중생에게 말한 경전을 근기를 따라서 말한 지말법륜(枝末法輪)이라고 한 데 대하여, 이『화엄경』은 법계(法界)의 성품과 어울리는 근본법륜(根本法輪)이라고 한다. 7처에서 9회(會)에 걸쳐 말씀한 것으로 모두 39품 80권으로 되어 있다.
2. 성립과 한역
당나라 중종 임금의 사성(嗣聖) 12년부터 16년까지(서기695년∼699년) 5년 동안에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 것이니, 당(唐)나라 때 번역하였다고 해서 당본『화엄경』이라 하고, 80권으로 되었다고 해서 80『화엄』이라고도 한다. 또 동진(東晋) 시대 안제(安帝)의 의희(義熙) 14년부터 공제(恭帝)의 원희(元熙) 원년까지에 불타발타라(佛馱跋陀羅)가 번역한 경(7처 8회 34품, 36권)을 구역이라 함에 대하여 이 경을 신역『화엄경』이라 한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약칭(略稱)으로 『화엄경』이라 한다. 옛날부터 전하는 말에 따르면『화엄경』에 여러 가지 본(本)이 있다고 하였다. 현수대사(賢首大師)의『탐현기(探玄記)』에서는 여섯 가지를 말하였으니, 항본(恒本)ㆍ대본(大本)ㆍ상본(上本)ㆍ중본(中本)ㆍ하본(下本)ㆍ약본(略本) 등이다. 그 가운데 항본과 대본은 시방 법계에서 항상 말씀하는 것으로 그 수량도 엄청나게 많아서 붓으로는 도저히 기록할 수 없는 것이므로 부처님이나 등각 보살들만이 받아 지닐 수 있는 것이라 하고, 상본ㆍ중본은 인도의 용수보살이 용궁에서 한 번 본 것으로 상본은 열 삼천대천세계의 티끌만큼 많은 수효의 게송, 사천하의 티끌만큼 많은 수효의 품이며, 중본은 49만 8천8백 게송, 1천2백 품이라 하니, 염부제 사람으로는 읽을 수 없는 것이어서 용궁에 그냥 두었고, 하본은 10만 게송, 48품이므로, 그것을 가지고 와서 인도에 펼친 것이라 한다. 그러나 하본『화엄경』도 그 전부가 중국에 들어와서 번역된 것이 아니고, 그 중의 어느 부분만 전해 와서 번역되었으니, 이것을 ‘약본(略本)’이라고 한다. 동진(東晋)에서 번역한 60권 경은 3만 8천 게송, 34품이니 이것을 진본(晋本) 또는 60『화엄』이라 하고, 당나라 중종 때에 번역한 80권 경은 4만 5천 게송, 39품이니 이것을 ‘당본(唐本) 또는 60『화엄』이라 하며, 당나라 덕종 정원(貞元) 11년에 남인도 오다(烏茶)국의 사자왕이 친히 써서 보내 온 범본(梵本)을 그 이듬해부터 정원 14년까지에 반야삼장(般若三藏)이 장안의 숭복사에서 번역한 것이 40『화엄경』이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인도에서 소승불교가 성행하였으므로, 대승불교는 자취를 감추다시피 되어 오랫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못하였던 것인데, 부처님 열반하신 지 5백 년쯤 지나서 대승불교의 사상이 머리를 들기 시작하다가 6백 년쯤에는 마명(馬鳴)보살이 나타나서 대승불교의 사상과 학설을 조리 있게 체계를 세웠고, 7백 년쯤에 용수(龍樹)보살이 나서 대승사상을 적극 선전하면서 대승경전을 활발히 연구하게 되었다.
용수보살은 대승불교를 선양하다가 설산에서 어떤 늙은 비구의 인도로 용궁에 들어가서 많은 경전을 보게 되었는데, 그때에 용수는 한없이 많은『화엄경』의 범본(梵本) 가운데서 10만 게(偈) 48품의 하본(下本)『화엄경』을 가지고 와 연구하면서『대부사의론(大不思議論)』10만 게송을 지어 해석하였다고 전한다. 이것이 인도에서 화엄사상이 발달하게 된 시초다.
4. 구성과 내용
이 경은 총 80권 39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엄경』의 내용은 당나라의 현수(賢首) 대사부터 경의 대강령에 대하여, 글을 따라서는 네 가지로 나누고, 뜻을 따라서는 다섯 번의 원인과 결과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1) 글을 따라서 나누는 네 가지
① 과보를 말하여 신심을 내게 하는[擧果勸樂生信分] 것이니, 제1회에서 말씀한 여섯 품(제1권에서 11권까지)이 비로자나불의 원만한 과보를 말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좋아하는 마음과 믿는 마음을 내게 하는 것이다.
② 인행(因行)을 닦아서 과보를 얻음을 말하여 지혜를 내게 하는[修因契果生解分] 것이니, 제2회에서 말씀한 여래명호품으로부터 제7회에서 말씀한 여래출현품까지 31품(제12권에서 52권까지)은 10신과 10주와 10행과 1회향과 10지의 다섯 계단의 인행을 닦아서 부처의 과보를 이루는 일을 말하였는데, 원인과 결과가 서로 계속되며 차례차례 위의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을 말한 것으로, 인을 닦아서 과보를 받는 이치에 의지하여 지혜를 내게 하는 것이다.
③ 수행하는 법에 의탁하여 닦아 나아가면 인행을 성취하는[託法進修成行分] 것이니, 제8회에서 말씀한 이세간품(53권에서 59권까지)은 여러 계단의 수행하는 법에 의탁하여 2천 가지의 인행을 닦아서 성취하는 사실을 분명하게 한 것이다.
④ 사람에 의하여 증득하면 과덕을 이룬다는[依人證入成德分] 것이니, 제9회의 입법계품(60권에서 80권까지)에서 선재동자(善財童子)가 53선지식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52계단의 인행을 닦아서 법계를 증득하고 훌륭한 덕을 성취하는 것이다.
2) 이 경 내용의 뜻을 따라 다섯 번의 원인과 결과[五周因果]로 나눔
① 제1회의 처음에 말한 세주묘엄품은『화엄경』을 말하게 된 인연을 말한 서문이므로 그것은 제외하고, 제2 여래현상품에서 제5 화장세계품까지는 비로자나불의 과상(果上)의 덕을 말하였고, 제6 비로자나품에서는 옛적에 닦던 인행을 말하였으므로 이것을 믿을 인과[所信因果]라 하고,
② 제2회의 여래명호품에서 제7회의 보살주처품까지 26품에서는 50위의 인행이 차별한 것을 말하였고, 다음의 불부사의법품과 여래십신상해품과 여래수호광명공덕품에서는 부처님 과상의 3덕이 차별한 모양을 말하였으므로 이것을 차별한 인과[差別因果]라 한다.
③ 제7회의 보현행품에는 보현의 원만한 인행을 말하고, 여래출현품에서는 비로자나불의 원만한 과상을 말하였는데, 앞에 있는 차별한 인과의 모양을 융통하여, 인은 반드시 과를 포섭하고 과는 반드시 인을 포섭하는 것이어서 인과 과가 서로 융통하여 둘이 아닌 것을 보였으므로 평등한 인과[平等因果]라 한다.
④ 제8회의 이세간품에는 처음에 2천의 수행하는 법을 말하여 인행을 밝히고, 다음에는 여덟 가지 모양으로 성불하는 큰 작용을 말하여 과위(果位)의 모양을 말하였으므로, 수행을 성취하는 인과[成行因果]라 한다.
⑤ 제9회의 입법계품에는 처음 본회(本會)에서는 부처님의 자유자재한 작용을 말하여 증득하는 과상을 보였고, 다음에는 선재동자가 선지식들을 방문하면서 인행을 닦아서 법계의 법문에 들어가는 일을 말하였으므로 증득하는 인과[證入因果]라 한다.
그러하여 이 경의 내용은 통틀어 다섯 번의 인과를 환히 보인 것이니, 이것을 앞에 말한 네 가지에 배대한다면, 네 가지는 신(信)과 해(解)와 행(行)과 증(證)의 4분인데, 믿을 인과는 신이요, 차별한 인과와 평등한 인과는 해요, 수행을 성취하는 인과는 행이요, 증득하는 인과는 증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글과 뜻이 이 네 가지에 일체하는 것이니『화엄경』의 강령은 신ㆍ해ㆍ행ㆍ증의 넷으로 통일되는 것이다.
이『화엄경』의 7처 9회 39품과 설법한 이들과 다섯 번 인과와 네 가지 부분을 아래에 표시한다.
3) 각 품의 내용
① 세주묘엄품 : 이 품은 9회의 경문을 통한 서문이니, 처음에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서 바른 깨달음을 이루시고 비로자나인 법신으로서 미묘한 덕을 나타낸 것은 경의 근원을 보인 것이고, 다음에 불ㆍ보살들과 세계와 중생들의 광대하고도 그지없이 장엄한 것을 서술하는데, 열 세계의 티끌 수 같이 많은 보살과 몸 많은 신[身衆神]으로부터 대자재천왕에 이르기까지 39중이 구름처럼 모여와서, 걸림 없이 원만한 공덕으로『화엄경』법문을 들을 만한 자격을 갖추고 부처님의 덕을 제각기 찬탄하였으니, 이것으로써 대법을 연설할 도량과 법을 말씀할 교주와 법문을 들을 대중이 함께 원만하여서『화엄경』의 무량한 법문을 일으킬 준비가 온전히 갖추어진 것이다.
② 여래현상품 : 이제 근본 법륜인 큰 법을 연설하기 위하여 모인 대중이 설법을 청하는 것을 말하고, 여래가 여기에 대답하기 위하여서 먼저 상서를 보이는데, 입으로 광명을 놓아서 그지없는 세계와 한량없는 불ㆍ보살을 나타내고, 양 미간의 광명으로는 설법할 법주(法主)를 비추고, 국토를 진동케 하여서 대중을 긴장하게 하고, 다시 부처님 앞에 연꽃이 나타나서 화엄의 정토를 보였으며, 백호(白毫)의 광명으로는 대교의 근본이 부처님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표시하였다.
③ 보현삼매품 : 여래의 장자이며 이 경을 말씀하는 법주들을 대표하는 보현보살은 부처님의 광명을 비추어서 여러 보살의 마음을 짐작하고 부사의한 미묘 법문을 연설하려고, 비로자나여래장신삼매에 들어가서 안으로는 실제(實際)를 관찰하고 밖으로는 대중의 근기를 살펴보아서, 설법할 용의를 완전하게 갖추고, 삼매에서 일어나는 일을 서술하였다. 그러므로 제2품과 제3품은 법을 연설할 의식(儀式)을 밝힌 것이다.
④ 세계성취품 : 여래의 둘레갚음[依報]을 말하여 모든 부처님의 근원이 됨을 밝혔으니, 보현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모든 세계 바다ㆍ중생 바다 등 열 가지 바다를 관찰하고, 부처님의 부사의한 지혜를 찬탄하고, 세계가 생긴 인연과, 의지하여 머무는 형상 체성 등을 말하였다.
⑤ 화장세계품 : 화장장엄세계해는 비로자나불이 과거에 인행을 닦을 적에 엄청난 큰 서원으로 청정하게 장엄한 것임을 말하였는데, 보현보살은 세계해가 생긴 모양을 말할 적에 맨 밑에는 수없는 바람둘레[風輪]가 있고, 세계해의 주위에는 큰 철위산이 있고, 그 안에 금강으로 된 땅이 있는데, 땅 위에는 수 없는 향수 바다가 있고, 그 사이에 향수 강이 흐르며, 그 수없는 향수 바다 가운데는 말할 수 없는 세계종이 있고, 한 세계종마다 말할 수 없는 세계가 있다고 말하였다.
⑥ 비로자나품 : 위에서 말한 훌륭한 세계는 반드시 그러한 원인이 있다고 말하면서 “지나간 세상 말할 수 없이 오랜 겁 전에 승음(勝音)세계가 있었고, 그 세계에 일체공덕산수미승운부처님께서 계셨는데, 그 나라의 대위광(大威光) 태자가 그 부처님을 섬기면서, 모든 삼매와 다라니와 반야바라밀과 대자ㆍ대비ㆍ대희ㆍ대사ㆍ대원과 큰 변재를 얻었고, 그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다시 세 부처님을 섬기다가 목숨을 마치고, 다시 수미산에 태어나서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삼매의 힘으로 실상 바다에 들어가서 이익을 얻었다”라는 일을 말하였으니, 그 대위광 태자가 곧 비로자나불의 전신이란 뜻이다. 이리하여 제1회의 6품은 모두 믿을 대상으로서의 부처님과 세계의 묘한 공덕과 훌륭한 인행을 보인 것이니, 이것이 곧 믿을 인과며, 과보를 말하여 신심을 내게 하는 ‘거과권락생신분(擧果勸樂生信分)’이다.
⑦ 여래명호품 : 제1의 6품에는 믿을[所信] 대상으로 과위(果位)의 공덕을 보였으므로, 제2회의 6품에서는 믿는[能信] 행을 보였으니 곧 10신(信)이다. 이 품의 처음에는 제2회의 서론(序論)을 말하였고, 다음은 시방세계에 있는 부처님의 명호를 말하였으니, 부처님의 하시는 업은 모든 근기에 맞추어 가지가지 묘한 상호를 보이며 자유롭게 화현함을 나타낸 것이다. 명호는 덕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명호로써 부처님의 몸으로 하시는 업을 보인 것이다.
⑧ 사성제품 : 중생의 욕망이 각각 다르므로 부처님의 가르치는 방법도 같지 않음을 보이기 위하여, 시방 법계의 모든 세계에서 4성제를 일컫는 이름이 제각기 다른 것을 들어서 부처님의 입으로 하시는 업이 헤아릴 수 없음을 보였다.
⑨ 광명각품 : 부처님은 발바닥으로 백억의 광명을 놓아서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가지가지 차별한 현상을 비추고, 문수보살은 지혜의 광명으로 평등한 이치를 비추매, 몸의 광명과 지혜의 광명이 합하여 하나가 되어 진리와 현상이 원융한 이치를 깨닫게 하였다. 대개 뜻으로 하는 업은 헤아릴 수 없이 자재한 것이므로 광명으로써 보인 것이다. 이상의 3품은 믿음의 의지가 될 과위의 덕을 밝혔고, 다음의 3품에서는 능히 믿는[能信]행을 보였는데, 믿는 데는 지해(知解)와 수행과 공덕이 있는 것이다.
보살문명품 : 문수보살이 재수ㆍ보수 등 아홉 보살에게 차례차례 연기와 교화와 업과와 설법과 복밭과 바른 가르침과 바른 행과 도를 돕는 일과 한결같은 도의 아홉 가지 깊은 이치를 물었는데, 아홉 보살은 각각 게송으로 대답하였고, 아홉 보살의 물음에 대하여 문수보살도 게송으로 “여래의 깊은 경계는 허공과 같아서 일체 중생이 거기 들어가면서도 실제로는 들어가는 데가 없다”라고 대답하여 믿음의 근거가 되는 지해(知解)를 내게 하였다.
정행품 : 바른 지해에 대한 바른 행을 보이기 위하여 일상생활의 기거동작과, 보고 듣는 대로 서원을 내어 행을 깨끗하게 하는 일을 밝혔는데, 그것을 141수의 게송으로 말하였다.
현수품 : 행을 닦는 데는 반드시 덕이 나타나는 것이므로, 지해와 수행이 원만하여서 보현의 수승한 공덕을 밝힌 것이다. 문수보살의 요청으로 현수보살이 357수의 게송으로 믿는 공덕을 찬탄하고, 다시 한량없는 큰 작용을 들어 열 가지 삼매를 말하며 교묘한 비유로 깊은 뜻을 말하였고, 끝으로 법이 깊고 얕은 것과 믿고 이해하기에 어렵고 쉬운 것을 비교하여 실제로 증득함을 보여서 제2회의 설법을 마쳤다.
승수미산정품 : 여기서부터는 제3회인데 참으로 보살이 수행하는 계단에 들어가는 것으로서 10주(住)의 법문을 말한 것이다. 이 품은 부처님께서 성도하신 보리수를 떠나지 않고 수미산 꼭대기 제석천궁에 올라가서 걸림없이 화신을 나타내는 일을 보이셨는데, 제석천왕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수미정상게찬품 : 시방의 부처님 세계에서 법혜보살 등 열 보살이 티끌 수만큼 많은 보살들과 함께 와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여 제3회의 서론이 되었다.
십주품 : 본론으로서 십주품에서는 법혜보살이 부처님의 가피하심을 받들어 무량방편삼매(無量方便三昧)에 들었고, 부처님께서 여러 가지 지혜를 주심을 받고는 삼매에서 일어나서 10주의 법문을 말하였으니 이른바 초발심주(初發心住)ㆍ치지주(治地住)ㆍ수행주(修行住)ㆍ생귀주(生貴住)ㆍ구족방편주(具足方便住)ㆍ정심주(正心住)ㆍ불퇴주(不退住)ㆍ동진주(童眞住)ㆍ법왕자주(法王子住)ㆍ관정주(灌頂住)이다.
범행품 : 앞에서는 10주의 지위를 위주하여 행을 말하였고, 여기서는 통틀어서 청정한 행을 말하고, 참된 지혜에 의지하여 여래의 열 가지 힘을 닦으므로, 관(觀)과 행(行)이 서로 어울리고 자비와 지혜가 원융하여 처음 발심하는 자리에서 곧 바른 깨달음을 이룬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초발심공덕품 : 위에서 수행하는 지위를 갖추었으므로 훌륭한 공덕이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니, 10주의 공덕은 한 계단보다 다음 한 계단이 더 훌륭함을 말하였다. 그 중에서 특별히 초발심주의 공덕을 찬탄하였는데, 처음 발심한 공덕은 광대하고 끝이 없어 보현보살의 모든 덕을 포섭하였으며, 인행과 과덕을 구족한 것으로 그 공덕이 법계와 동등하다고 말하였다.
명법품 : 전품에서 초발심 공덕을 말한 데 대하여, 이 품에서는 정진혜보살의 물음을 받고 법혜보살이 방일하지 않는 열 가지 행법과 행법으로부터 이루는 열 가지 청정한 법을 말하였으니, 이것은 이 계단의 행을 원만하게 닦아서 다음 계단으로 나아가는 것을 밝힌 것으로서 제3회를 마친 것이다.
승야마천궁품 : 여기서부터는 제4회의 설법으로 4품이 있으니 10행(行)의 법을 말한 것이다. 첫 품은 부처님께서 일체의 보리수 아래와 일체의 수미산 꼭대기를 떠나지 않고서, 야마천궁의 보장엄전(寶莊嚴殿)으로 향하시는데, 야마천왕은 궁전 안에 보련화장 사자좌를 변화로 만들어 놓고 게송을 말하여 부처님을 영접하였다.
야마궁중게찬품 : 이 품에서 부처님의 신통력으로써 시방세계에서 공덕림보살과 혜림보살 등의 열 보살이 한량없는 보살들과 함께 모여 와서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십행품 : 이 품은 제4회의 본론으로서 보살의 열 가지 행을 말한 것이니, 공덕보살이 선사유(善思惟)삼매에 들어서 여러 부처님께서 가피하시는 지혜를 받들고, 삼매에서 일어나서 보살의 열 가지 행을 말하였다.
㉠ 환희행은 모든 소유물을 보시하는데 아끼지도 않고 갚음을 바라지도 않고, 다만 일체 중생을 구호함으로써 그들을 환희케 함이다.
㉡ 요익(饒益)행은 계행을 잘 지니면서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닿음에 집착하지 않으며, 중생에게 이것을 말하여서 재물을 구하지도 말고 몸매를 구하지도 말고, 그리하여 마군의 장애를 받지도 않고 다른 이를 시끄럽게 하지도 않으며, 내지 중생으로 하여금 보리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 무위역(無違逆)행은 항상 참고 공경하여 저와 남을 해롭게도 하지 않고, 저와 남을 집착하지도 않으며, 훼방하고 해롭게 함을 참고, 자기가 불법 가운데 있으면서 다른 이로 하여금 법을 얻게 함이다.
㉣ 무굴요(無屈撓)행은 꾸준히 노력하여 모든 번뇌와 습기[習]를 없애고, 내지 이런 행으로 모든 중생을 남음이 없는 열반[無餘涅槃]에 이르게 함이다.
㉤ 무치란(無癡亂)행은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마음이 산란치 않고 견고하여 동요하지 않으며, 청정하고 미혹하지 않아서, 내지 바른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여 필경에 남음이 없는 열반을 얻게 하려고 염원하는 것이다.
㉥ 선현(善現)행은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이 청정하여 얻는 바가 없는 데 머물며, 허망도 없고 속박도 없으며, 드러내어 보이는 것은 성품도 없고 의지도 없으며, 내지 진실한 법에 들어가고 출세간법에 들어가며, 끝끝내 중생들을 성취하고 조복하는 것이다.
㉦ 무착(無着)행은 집착이 없는 마음으로 아승기 세계에 들어가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지음이 없는 법을 끝까지 얻으려는 것이며, 보살의 수기를 얻고 중생의 자비와 선근을 증장케 하는 것이다.
㉧ 난득(難得)행은 얻기 어렵고 굴복하기 어려운 선근을 성취하고 광대한 변재를 얻으며, 큰 서원이 쉬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여 부처님의 도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 선법(善法)행은 모든 천상 사람 인간 사람과 사문과 범천들을 위하여 서늘한 법의 못을 만들고 바른 법을 유지하여 부처님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게 하며,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면서도 벗어나는 중생을 보지 않으며, 또 열 가지 몸을 성취하여 여러 중생의 의지할 데가 되는 것이다.
㉩ 진실행은 가장 진실한 말을 성취하고 말한 대로 행하며, 행하는 것 같이 말하여, 삼세 부처님들의 진실한 말을 배우고 선근이 동등하여 여래를 따라 배우고 지혜를 성취함이다. 이러할 적에 시방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무수한 보살들이 와서 공덕림보살을 찬탄하였으며, 공덕림보살은 게송으로 10행의 뜻을 말하였다.
십무진장품 : 끝으로 이 품에서 공덕림보살이 이 계단에서 더 훌륭하게 나아가는 덕을 보이는데 열 가지 무진한 행상을 말하고 제4회의 법문을 마쳤다.
승도솔천궁품 : 부처님께서 보리수 아래와 내지 야마천궁을 떠나지 않고 도솔타천으로 올라가셔서 보배로 장엄한 궁전으로 나아가시는데, 도솔타천왕은 궁전에 마니장 사자좌를 베풀고 세존을 영접하였다.
도솔궁중게찬품 : 이 품에서는 시방에서 각각 큰 보살이 티끌 수 보살들과 함께 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금강당을 우두머리로 하여 열 보살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여 제5회의 서론이 되었다.
십회향품 : 금강당보살이 지광(智光)삼매에 들어서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를 얻었고, 그 삼매에서 일어나 열 가지 회향을 말하였는데, 각각 세 곳으로 회향하였으니, 대비심을 중생에게 베풀어 교화하기 위하여서는 아래로 중생에게 회향하고, 위로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서는 보리에 회향하고, 회향하는 사람이나 이치가 모두 고요함으로는 진여의 실제에 회향하여서 그지없는 수행의 바다로 보현 법계의 공덕을 성취하는 일을 말하였다.
이 회에 더 훌륭하게 나아가는 행을 말하지 않은 것은, 이 회향은 앞에 말한 10주와 10행을 포함하여 위로 10지에 올라가는 방편이므로 10회향의 전체가 위로 나아가는 덕인 연고다.
십지품 : 제5회의 설법을 마친 부처님은 타화자재(他化自在)천궁의 마니보장전에서 다른 세계에서 온 여러 보살들과 함께 계셨는데, 그 보살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모든 보살의 지혜로 머물러 있는 경지에 머물렀으며 내지 모든 수행을 원만하게 이룬 이들이었다. 그 중의 금강장보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대지혜광명삼매에 들어가서 시방의 부처님들로부터 일체 여래의 가장 미묘한 몸과 입과 뜻으로 구족한 장엄을 받고, 삼매에서 일어나 10지의 행상을 말하였으니, 곧 환희지(歡喜地)ㆍ이구지(離垢地)ㆍ발광지(發光地)ㆍ염혜지(焰慧地)ㆍ난승지(難勝地)ㆍ현전지(現前地)ㆍ원행지(遠行地)ㆍ부동지(不動地)ㆍ선혜지(善慧地)ㆍ법운지(法雲地)이다. 이 10지의 수행하는 법은 보살 수행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앞에 말한 3회의 수행은 3현(賢)이라 하니 그 관하는 행이 비등한 관찰이거니와, 이 10지에 들어가면 비로소 친히 증득하여 과(果)를 이루는 것이며, 열 가지 바라밀에 배대하여 10지의 수행하는 모양을 밝혔다. 본래 한 지위가 모든 지위를 포함하였고 한 가지 행에 온갖 행이 갖추어진 보현의 원만융통한 수행이므로, 열 가지 바라밀의 차례에 배대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였지마는, 실제로는 지(地)마다 열 가지 바라밀행이 구족하여 있어 서로서로 원융한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십정품 : 제7회의 처음 설법으로서, 이 회에서 말한 11품에 대한 서론과, 지혜의 근본인 열 가지 선정을 말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마가다국의 아란야법보리도량에 있는 보광명전에서 찰나짬[刹那際]삼매에 들어 여래의 모습을 나타내고, 형상이 없는 데 머물렀다.
그때 금강혜보살과 여러 보살들이 모여 왔는데, 보안보살이 보살들의 부사의하고 광대한 삼매를 부처님께 물었고, 부처님은 보현보살에게 설명하기를 청하고, 또 보살에게는 넓은 광명ㆍ묘한 광명 등의 열 가지 삼매가 있는데, 이 삼매를 닦아 이루면 여래가 된다고 하셨다.
보현보살은 부처님의 명을 받아 열 가지 삼매를 말하였으니, 넓은 광명 삼매ㆍ묘한 광명 삼매ㆍ여러 부처님 국토에 차례로 가는 삼매ㆍ청정하고 깊은 마음의 행 삼매ㆍ과거에 장엄한 갈무리를 아는 삼매ㆍ지혜 광명의 갈무리 삼매ㆍ모든 세계 부처님의 장엄을 아는 삼매ㆍ일체 중생의 차별한 몸 삼매ㆍ법계에 자재한 삼매ㆍ걸림없는 바퀴 삼매들이다.
십통품 : 선정을 의지하여 일어나는 보살의 신통을 말한 것이니, 다른 이의 마음을 아는 신통ㆍ걸림없는 하늘 눈 신통ㆍ전생 일을 아는 신통ㆍ내생 일을 아는 신통ㆍ걸림없이 청정한 하늘 귀 신통ㆍ성품도 없고 동작도 없이 모든 세계에 가는 신통ㆍ모든 말을 잘 분별하는 신통ㆍ수없이 형상 몸을 나누는 신통ㆍ모든 법을 아는 신통ㆍ모든 법이 다 없어지는 삼매에 들어가는 신통이다.
십인품 : 열 가지 신통의 의지가 되는 지혜인 인(忍)을 말한 것이니, 음성인ㆍ순인ㆍ무생인ㆍ눈어리 같은 인ㆍ아지랑이 같은 인ㆍ꿈같은 인ㆍ메아리 같은 인ㆍ그림자 같은 인ㆍ변화와 같은 인ㆍ허공과 같은 인들이다.
아승기품 : 심왕보살의 물음에 대하여 부처님께서 친히 말씀하신 것이니, 1백 낙차가 한 구지요, 구지씩 구지가 한 아유다요, 이렇게 하여서 105째가 한 아승기요, 124째가 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음 곱이라고 말씀하셨다.
여래수량품 : 모든 부처님 세계의 수명을 심왕보살이 말한 것이니, 이 사바세계인 석가모니부처님 세계의 한 겁은 극락세계 아미타불 세계의 하루 낮 하룻밤이 되고, 극락세계의 한 겁은 가사당 세계 금강견부처님 세계의 하루 낮 하룻밤이 되며, 이렇게 차례차례로 아승기 세계를 지나가서 마지막 세계의 한 겁은 승련화 세계의 하루 낮 하룻밤이 되는데, 보현보살과 함께 수행하는 큰 보살들이 모두 그 가운데 가득하였다고 말하였다.
보살주처품 : 보살들의 머무는 것은 끝닿은 데가 없다고 심왕보살이 말한 것이니, 동방의 선인산에는 옛적부터 여러 보살이 있었는데, 지금은 금강승보살이 있으면서 그 권속들에게 법을 말하며, 남방ㆍ서방ㆍ북방으로, 내지 건타라국에도 옛적부터 보살들이 있는 데라고 말하였다.
불부사의품 : 닦아서 생기는 과덕의 부사의함을 말한 것이니, 그때 보살들 생각에 ‘부처님의 국토ㆍ서원ㆍ종성ㆍ부처님 몸ㆍ음성ㆍ지혜들에는 어떠한 부사의가 있는가’라고 함을 부처님께서 아시고, 청련화장보살에게 가지(加持)하여, 다함이 없는 지혜의 문을 알게 하고, 여러 보살에게 말하게 하였다.
청련화장보살은 “세존은 한량없이 머무시는 곳이 있고, 또 그지없는 청정한 몸과 걸림이 없는 눈들의 열 가지 법이 있어 한량없고 그지없는 법계에 두루하였고, 또 열 가지 지혜ㆍ열 가지 때를 놓치지 않음ㆍ견줄 데 없는 부사의한 경계ㆍ끝까지 청정함ㆍ그지없는 지혜 바다ㆍ부사의한 부처님 삼매ㆍ걸림없는 해탈 등 32문이 있다”라고 말하였다.
여래십신상해품 : 여래에게 있는 여러 가지 복덕의 모습을 말하였으니 “여래의 정수리에는 보배로 장엄한 서른두 가지 거룩한 모습이 있으며, 그 가운데서는 한량없는 광명 그물이 있어 여러 가지 광명을 놓고, 여래의 눈ㆍ코ㆍ혀ㆍ입ㆍ이ㆍ어깨ㆍ가슴ㆍ손ㆍ발ㆍ발가락에까지 아흔일곱의 거룩한 모습을 비롯하여, 세계의 티끌 수 거룩한 모습이 있다”라고 보현보살이 말하였다.
여래수호광명공덕품 : 여래에게 갖추어져 있는 잘생긴 모습의 공덕을 말한 것이니, 세존께서 보수보살에게 말씀하시기를 “여래에게는 원만왕이라는 잘생긴 모습이 있고, 그 가운데 치성이라는 큰 광명이 있는데, 7백만 아승기 광명으로 권속을 삼았느니라. 내가 보살로 있을 적에 도솔천궁에서 큰 광명을 놓았으니 이름이 빛난 당기왕이며, 티끌 수 세계의 지옥 중생들이 고통이 쉬어져 환희하면서 목숨을 마치고는 도솔천에 났고, 그리고 여래의 발바닥에서 두루 비추는 왕이라는 광명을 놓으니, 아비지옥 중생들이 이 광명에 비치어서 천상에 났느니라. 그때 하늘 북에서 소리를 내어 이 천자들에게 미묘한 법을 말하니, 천자들이 그 법문을 듣고는 기뻐하면서 비로자나여래께 공양하였느니라”라고 하였다.
이 경이 39품인데 거의가 보살이 말하였고, 부처님께서 친히 말씀하신 것은 아승기품과 이 수호광명공덕품뿐이다.
보현행품 : 제2회의 여래명호품으로부터 앞의 여래수호광명공덕품까지는 차별한 인과를 말하였고, 이 품과 아래의 여래출현품은 평등한 인과를 말하였는데, 이 품은 보현보살의 평등한 인행을 말하였다.
“여래는 교화를 받을 중생을 위하여 세상에 나시거니와, 만일 보살이 다른 보살에 대하여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보살을 보지 못하는 장난ㆍ바른 법을 듣지 못하는 장난ㆍ부정한 세계에 태어나는 장난ㆍ나쁜 길에 태어나는 장난 따위의 백만 장난을 이루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보살이 보살의 행을 빨리 만족하려면, 모든 중생을 버리지 않고, 여러 보살을 여래와 같이 생각하고, 부처님 법을 비방하지 말고, 보살의 행을 매우 좋아하는 열 가지 법을 닦아야 하고, 열 가지 청정함을 구족하고, 열 가지 광대한 법을 갖추고, 열 가지 두루 들어가는 데 들어가고, 열 가지씩 묘한 마음에 머물러서, 열 가지 부처님 법의 교묘한 지혜를 얻으면, 위가 없는 바른 깨달음을 얻어서 삼세 부처님들과 평등하게 된다”라고 보현보살이 말하였다.
여래출현품 : 앞의 품이 평등한 인을 말한 데 대하여, 여기서는 평등한 과를 말하였다.
보현보살은 묘덕보살 등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래는 한 가지 인연이나 한 가지 사실로써 나시는 것이 아니고, 열 가지의 한량없는 아승기 인연으로 나시나니, 모든 중생들을 구호할 수 있는 대자대비를 이루기 위하여, 서로 계속하는 행과 원을 이루기 위하여, 내지 법과 이치를 통달하기 위하는 등이니, 마치 삼천대천세계가 한량없는 인연과 한량없는 사실로써 이루어지는 것과 같으니라.”
이세간품 : 제8회의 서론과 본론이니, 위의 여러 회에서 보살의 수행할 계단을 말한데 대하여, 여기서는 모든 지위를 포섭하여 실제로 수행함을 말하였다. 세존께서 마가다국의 고요한 법 보리도량에 있는 보광명전에 계셨는데, 보현보살이 불화장엄삼매에 들었다가 일어나니, 보혜보살이 물었다.
“어떤 것이 보살의 의지며 기특한 생각이며 행이며 선지식이며 부지런한 정진이며 마음이 편안함을 얻음이며 중생을 성취함이며 계율이며 스스로 수기 받을 줄을 알음이며 보살에 들어감이며 여래에 들어감이며 중생의 마음에 들어감이며, 내지 여래의 반열반을 보이심이냐?”라고 2백 가지를 물었고, 보현보살은 한 가지 물음에 열 가지씩 대답하여 모두 2천 대답을 하였다.
처음 2백 대답은 10신의 행을 말한 것이요, 둘째 2백 대답은 10주의 행을 말한 것이요, 셋째 3백 대답은 10행의 행을 말한 것이요, 넷째 290대답은 10회향의 행을 말한 것이요, 다섯째 5백 대답은 10지의 행을 말한 것이요, 여섯째 5백 열 대답은 인이 원만하고 과가 만족함을 말한 것이니, 곧 등각의 지위이다.
입법계품 : 제9회의 서론과 본론이니, 위의 이세간품까지의 8회에서 말한 것을 선재동자라는 한 사람의 수행자가 실천하는 것을 말하였다.
40 『화엄경』은 이 입법계품을 독립된 한 경으로 만든 것이다.
세존께서 사위국에 있는 기수급고독 장자의 동산에서 보현ㆍ문수를 우두머리로 한 5백 보살과 5백 성문과 함께 계실 적에 사자의 기운 뻗는 삼매에 드셨다. 그때 시방에서 각각 티끌 수만큼 많은 보살들이 모여 와서 부처님을 찬탄하였고, 보현보살은 열 가지 법으로 사자의 기운 뻗는 삼매의 뜻을 말하였다. 세존은 모든 보살들을 이 삼매에 머물게 하기 위하여 미간의 흰 털로 큰 광명을 놓아 시방세계에 두루 비추니, 모든 보살은 온갖 세계의 장엄을 보고, 여래의 공덕 바다에 깊이 들어갔으니, 이것을 기타숲의 근본 법회라 한다.
문수사리보살이 기타숲에서 떠나 사리불ㆍ목건련 등 여러 사람을 데리고 남쪽으로 가다가, 복성의 동쪽에 이르러 장엄한 당기의 사라숲 속에 있는 탑에 머무르니, 우바새ㆍ우바이ㆍ동자ㆍ동녀들이 무수히 모여 왔다.
문수보살은 그 중에서 바른 법을 받아 지닐 만한 선재동자를 발견하고 “그대는 이미 보리심을 내었으니, 온갖 지혜를 성취하려거든 선지식을 찾아서 그들의 가르침을 순종해야 하느니라. 여기서부터 남방으로 가면서 여러 선지식을 방문하고 행을 닦으라”라고 하였다.
선재동자는 문수보살이 가르친 대로 남방으로 110성을 지나가면서 53선지식을 찾아서 각각 묘한 법문을 얻었으니, 이것을 가지 법회라 한다. 처음 문수보살을 만난 것은 10신을 얻은 것이고, 남방으로 매우 즐거운 나라에서 덕운 비구를 찾아서는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생각하는 지혜의 광명으로 두루 보는 법문을 얻고, 덕운 비구의 지시로 해문국에 가서 해운 비구를 찾았다. 이렇게 선주 비구ㆍ미가 장자ㆍ해탈 장자ㆍ해당 비구ㆍ휴사 우바이ㆍ비목선인ㆍ승녈 바라문ㆍ자행 동녀를 찾아서, 각각 한 법문을 얻었으니, 이것은 10주의 법이라 한다.
또 남으로 가면서 자재주 동자ㆍ구족 우바이ㆍ명지 거사ㆍ법보계 장자ㆍ보안 장자ㆍ싫은 줄 모르는 왕ㆍ부동 우바이ㆍ변행 외도에게서 얻은 것은 10행의 법이라 한다.
또 향팔이 장자ㆍ바시라 뱃사공ㆍ무상승 장자ㆍ사자빈신 비구니ㆍ바수밀다 여인ㆍ비슬지라 거사ㆍ관자재보살ㆍ정취보살ㆍ대천신ㆍ잘 머무는 땅 맡은 신에게서 얻은 것은 10회향의 법이라 한다.
바산바연지 밤 맡은 신ㆍ보덕정광신ㆍ기쁜 눈으로 중생 보는 신ㆍ중생을 널리 구호하는 신ㆍ고요한 음성 바다 신ㆍ모든 성 수호하는 신ㆍ나무 꽃 피우는 신ㆍ정진하는 행으로 중생을 구호하는 신ㆍ룸비니숲 신ㆍ석가녀 구피(求彼)에게서 얻은 것은 10지의 법이라 한다.
마야부인ㆍ하늘님 광명 아씨ㆍ모든 이의 벗 꼬마 선생ㆍ모든 예술 잘 아는 동자ㆍ현승 우바이ㆍ견고한 해탈 장자ㆍ묘한 달 장자ㆍ이길 이 없는 군대 장자ㆍ고요한 바라문ㆍ덕 나는 동자ㆍ미륵보살을 찾고, 문수보살을 다시 만나서 각각 법문을 얻은 것은 등각의 행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보현보살에게서 열 가지 깨뜨릴 수 없는 지혜 법문을 얻고, 보현보살의 털구멍에 들어가 수없는 세계를 지나가면서 모든 경계가 부처님과 평등하게 된 것은 묘각의 법이라 한다.
그때 시방의 세계들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부처님은 보현보살을 찬탄하고 보현보살은 게송을 말하여 화엄법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