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
연담 유일蓮潭有一(1720~1799) 자는 무이無二, 속성은 천千, 화순 사람. 18세에 법천사 성철性哲 대사에게 출가하고, 당대의 종장인 호암虎巖ㆍ설파雪坡ㆍ영해影海 등에게 사집을 비롯한 사교 대교 과목을 모두 배웠다. 특히 화엄에 정통하여 강설 중에 기록한 『화엄사기華嚴私記』는 많은 학인들의 수학에 전범이 되었다. 세수 80에 장흥 보림사에서 입적하였다. 저술로 『기신사족起信蛇足』ㆍ『염송착병拈頌着柄』 등이 있다.
2. 서지 사항
전남 해남 달마산 미황사美黃寺, 1799년(정조 23) 후쇄後刷. 목판본. 4권 2책. 29.8×20.0cm. 제자 계신誡身이 해남 미황사에서 목판본으로 간행하고 그 판목을 해남 대흥사大興寺로 옮겨 보관하였는데, 지금까지 판목이 전하고 있다. 목판본 외에 전남대학교에 필사본이 있다.
3. 구성과 내용
권1에는 시 144수, 권2에는 시 161수가 수록되어 있다. 권3에는 소疏 9편, 기記 6편, 서序 8편, 상량문 4편, 제題ㆍ문文 16편, 찬賛 3편이 수록되어 있다. 권4에는 찬贊 13편, 법어法語 6편, 시중示衆 8편, 서書 11편이 수록되어 있다. 부록으로 1797년에 저자가 직접 쓴 〈연담대사자보행업蓮潭大師自譜行業〉을 수록하였다.
특히 권4에 실려 있는 〈상한릉주필수장서上韓綾州必壽長書〉에서는 불서佛書 중의 인과응보설을 의심하고 배척하는 당시 유학자들의 비판에 한 조목 한 조목씩 반박하는 설명을 풀어 쓰고 있는데, 먼저 불법의 광대한 도리를 말한 다음 유학자들의 비판을 유학의 학설과 대비하여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이 책이 다른 문집과 구별되는 특징은 권두와 권말에 각각 저자가 직접 쓴 〈임하록자서林下錄自序〉와 〈연담대사자보행업〉을 수록하였다는 점이다. 이 서문과 행장을 통해 저자의 생애와 문집의 간행에 대해 정확하고 자세하게 알 수 있기도 하지만, 조선시대의 통상적인 문집 간행의 예를 따르지 않고 저자 자신이 생전에 문집의 간행을 준비한 것에서 저자의 정확한 성품을 알 수 있다.
다만 문집의 규모에 비해 서간이 유독 적은 양만 수록되어 있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그러나 저자가 생전에 문집 간행을 감독하고 준비하였던 것으로 본다면 의도적으로 편지글을 빼고 다른 문장을 중심으로 실으려 했다고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