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
회암 정혜晦庵定慧(1685~1741) 속성은 김金, 창원 출신. 9세에 범어사 자수自守 선사 문하로 출가한 후, 모운慕雲 대사의 상좌上佐인 보광葆光 화상을 참배하고 구족계를 받았다. 설암 추붕雪巖秋鵬, 환성 지안喚惺志安 선사들을 두루 찾아 배웠다. 불영산 청암사靑巖寺에서 입적하였다. 저서에는 『제경론소구절諸經論疏句絶』, 『화엄경소은과華嚴經疏隱科』 등이 있다.
2. 서지 사항
함경도 길주 성불산 길상암吉祥庵, 1747년(영조 23) 발행. 목판본. 2권 1책. 20.0×14.1cm.
3. 구성과 내용
함경도 길주 성불산 길상암吉祥庵, 1747년(영조 23) 발행. 목판본. 2권 1책. 20.0×14.1cm.『선원제전집禪源諸詮集』 체재에 따라 상ㆍ하 두권으로 구성하였다. 먼저 도표를 그리고, 그 도표(科圖)에 따라 과목科目을 나누고, 이를 중심으로 원문을 해석하는 형식이다.<개행>정원淨源의 『선원제전집도서분과禪源諸詮集都序分科』나 추붕秋鵬의 『선원제전집도서과평禪源諸詮集都序科評』에서는 몇 군데 주석을 붙이긴 했지만 주로 원문에 과목만을 붙여 넣었다. 그러나 정혜의 이 책은 과목과 함께 원문을 해석하는 주해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앞의 책보다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하겠다. 특히 규봉 종밀의 ‘성상화회性相和會’를 『도서』의 핵심 내용으로 파악하여 주해한 점이 돋보인다.<개행>연담 유일蓮潭有一은 이러한 『도서』의 이해 방식에 대해 “정혜의 과기科記는 『도서』를 이지理智로 판단함으로써 본의를 잃었다.”라고 비판하고, 『도서과목병입사기都序科目竝入私記』를 찬술하여 이와 다른 시각에서 『도서』를 해석하였다. 그러나 정혜의 과기는 당시 『법집별행록절요사기해法集別行錄節要私記解』와 더불어 학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당시의 종장인 함월 해원涵月海源도 서문에서 “미묘함은 고금을 뛰어넘었고 지혜는 무리에서 벗어나 후학의 지남이 되었다.”라고 극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