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
설암 추붕雪巖秋鵬(1651~1706) 성은 김金, 평남 강동 출신. 계행이 고결하고 사람을 대함에 평등하여 귀천을 따지지 않았다. 종안宗眼 장로 문하에서 출가하였고, 벽계 구이碧溪九二 선사를 참학하여 경론에 통달하였다. 이후 월저 도안月渚道眼의 인가를 얻어 의발을 전해 받았다. 선과 교에 능하여 ‘규봉圭峰이 다시 태어났다’라는 칭송을 받았다.
2. 서지 사항
평북 영변 묘향산 보현사普賢寺, 1712년(숙종 38) 간행. 목판본. 2권 1책. 31.4×20.5cm.
3. 구성과 내용
『설암잡저』 뒤에 그대로 삽입되어 있는 것으로 서문과 발문 없이 2권 모두 시만 수록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오직 오언율시와 칠언율시만 수록하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으로 보아 『설암잡저』를 간행하고 난 후 이 문집에 실리지 못한 시들을 다시 여러 곳에서 수습하여 편찬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또한 저자가 주로 시에 이름이 났음을 알려 줌과 동시에 그의 시의 특장이 율시에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 하겠다.
권1에는 오언율시 51수, 권2에는 칠언율시 110수(맨 끝에 오언율시 1수가 있음)가 실려 있다. 이 책에도 『설암잡저』에 실린 시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외로운 심회를 읊거나 아니면 교유하던 스님들에게 주거나 이별한 시, 또는 여러 스님들의 시에 차운한 시가 대부분이다. 비록 스님의 시이고 시의 소재 또한 불교적이기는 하지만 시의 전체적인 내용은 특별히 불교적 이치가 담긴 것은 그리 많지 않아서 일반 사대부들의 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책의 말미에는 책을 간행했던 장소와 때, 책의 간행을 도운 사람들의 이름, 그리고 법을 받은 제자들의 이름을 열거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