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
설암 추붕雪巖秋鵬(1651~1706) 성은 김金, 평남 강동 출신. 계행이 고결하고 사람을 대함에 평등하여 귀천을 따지지 않았다. 종안宗眼 장로 문하에서 출가하였고, 벽계 구이碧溪九二 선사를 참학하여 경론에 통달하였다. 이후 월저 도안月渚道眼의 인가를 얻어 의발을 전해 받았다. 선과 교에 능하여 ‘규봉圭峰이 다시 태어났다’라는 칭송을 받았다.
2. 서지 사항
평북 영변 묘향산 보현사普賢寺, 1740년(영조 16) 발행. 2권 1책. 22.5×17.1cm.
3. 구성과 내용
당나라 규봉 종밀圭峰宗密의 『선원제전집도서禪源諸詮集都序』를 분과分科하고, 각각에 과문科文을 붙여 평한 책. 『도서』에 과목科目을 붙이고 주석한 책으로는, 추붕의 이 책 이외에도 정원淨源이 지은 『선원제전집도서분과禪源諸詮集都序分科』가 있고, 정혜定慧의 『선원집도서과기禪源集都序科記』, 유일有一의 『도서과목병입사기都序科目竝入私記』 등이 있다. 네 권 모두 『도서』에 과목을 붙인 것이지만 과목의 분류 방법과 과문은 각각 다르다.
추붕의 과목은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과평科評’이라는 특징이 있다. 정원도 물론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 주석을 붙였지만 특별한 주문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추붕은 해설에 ‘평왈評曰’이라는 논평 제목을 달고 있다. 이 점이 전자와 다른 부분으로서 해석자의 주관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제목을 과평이라 한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추붕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돈점頓漸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이다. 돈오頓悟도 일심일대사一心一大事이고, 점수漸修도 일심일대사로서 돈점이 상자相資한다는 것이다. 이는 철저하게 규봉 종밀의 선교일치禪敎一致 사상에 합하는 평가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