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
영허 해일暎虛海日(1541~1609) 속성은 김金. 19세에 인언印彦 화상에게 의지하여 출가한 이후 지리산의 부용영관芙蓉靈觀, 금강산의 학징學澄 대사를 찾아 배움을 구하였으며, 묘향산의 서산西山 대사를 찾아 팔만진전八萬眞詮의 의심처를 물었다. 1589년 49세에 능가산에 주석하던 중 『지장경』을 독송하다가 깨달음을 얻었다. 두류산 대암臺巖에서 입적하였다.
2. 서지 사항
발행지 미상, 1635년(인조 13) 간행. 목판본. 4권 1책. 29.0×19.5cm.
3. 구성과 내용
서두에는 천태산인天台山人이 찬한 〈영허대사시집서暎虛大師詩集序〉가 있다. 권1에는 오언절구 5편, 칠언절구 16편, 권2에는 오언절구 29편, 권3에는 칠언율시 14편, 부賦 3편, 권4에는 유산록遊山錄과 〈보응당영허대사행장普應堂暎虛大師行狀〉이 수록되어 있다. 자연 찬미와 함께 중도적中道的 삶을 노래한 것이 많다. 진공의 실상을 모르고 떠들썩한 세속의 대중을 이끌어 주고자 하는 의도를 강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시문 수가 많지 않으나 다양한 시와 산문 형식을 포함하고 있는 것도 이 문집의 특징이다. 〈부설전浮雪傳〉은 부賦 편에 실려 있으나 전례를 찾기 어려운 승전적僧傳的 소설로서 부설의 성불을 이루는 자취를 서사성 높게 형상화하였다.
유산록遊山錄 3편은 영허 자신이 유력했거나 주석했던 지리산, 묘향산, 금강산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곳에서의 인연을 소개하고 있다. 불가佛家의 유산기가 드문 데다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출현한 작품이어서 중요 작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영허는 부용 영관이나 서산 대사 등의 가르침을 계승한 승려답게 유儒ㆍ불佛ㆍ도道를 회통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며 정토신앙에도 관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