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

태현太賢(생몰년 미상) 태현의 이름에 대해 『삼국유사』를 포함한 한국과 중국의 문헌들에서는 대현大賢이라 칭하는 경우가 많고, 일본의 주석서에서는 태현太賢이라 표기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원측의 고족인 도증道證의 제자이다. 그가 경주 남산南山의 용장사茸長寺에 머물 때 1장 6척의 미륵보살 석상 주위를 돌면 석상도 태현을 따라 얼굴을 돌렸다는 기록과 경덕왕景德王 천보天寶 12년(753) 여름 큰 가뭄이 들었을 때, 태현이 『금광명경金光明經』을 강의하면서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자 대궐의 우물물이 높이 솟구쳤다는 기록이 전한다.

『속장경』 제1편 71투 4책.

『대승기신론』의 내용을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 주석서이다. 두 가지 부분이란, 첫 번째로 논의 대의를 서술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 논에 담겨 있는 여러 의미들을 탐구하는 것이다.
우선 논의 대의 부분은 아주 간략히 서술되어 있다. 다음으로 논에 담긴 여러 의미들을 탐구하기 위해 태현은 세 가지 문을 설정하는데, 첫째는 이 『대승기신론』이 삼장三藏 등에서 어디에 속하는지를 밝히는 것이고, 둘째는 『대승기신론』의 제목을 해석하는 것이며, 셋째는 『대승기신론』의 종지를 8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다. 8개의 항목이란, ① 귀경삼보歸敬三寶, ② 화합식和合識, ③ 사상四相, ④ 본각本覺, ⑤ 무명無明(缺), ⑥ 오의五意, ⑦ 육염六染, ⑧ 불신佛身이다. 여기서는 『대승기신론』의 진여문과 생멸문의 구도 가운데 주로 생멸문의 내용이 많이 다루어진다.
이 문헌은 ‘기신론고적기起信論古迹記’라는 이명異名처럼, 『대승기신론』에 대한 기존의 대표적인 주석가 두 사람의 글을 근거로 삼고 있는데, 그것은 법장法藏(643~712)의 『대승기신론의기大乘起信論義記』와 원효元曉의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ㆍ『대승기신론별기大乘起信論別記』이다. 이외에도 종지를 설명하는 8개 항목 중 마지막 불신佛身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법장의 『화엄일승교의분제장華嚴一乘敎義分齊章』의 내용을 많이 인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