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
승장勝莊(생몰년 미상) 신라 출신. 중국 화엄종 제3조 법장法藏(643~712)ㆍ자은 대사慈恩大師 기基(632~682)와 동문이었던 법보法寶 등과 함께 당대의 뛰어난 역경가 의정義淨(635~713)ㆍ보리류지菩提流志(?~727) 등이 주도한 역장에 활발하게 참여한 기록에 의거할 때 생존 연대를 7세기 중반에서 8세기 초반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일찍이 중국에 유학하여 유식唯識을 연구했고, 신라 출신의 법상종 스님 원측圓測에게 사사했다. 다양한 저술을 남겼지만 그 전문이 전해지는 것은 『범망경술기』뿐이고, 여러 저술에 산재하는 단편을 집일輯佚한 『금광명최승왕경소金光明最勝王經疏』의 일부가 전해지고 있다.
2. 서지 사항
『속장경』 제1편 60투 2책에 수록된 것을 저본으로 삼아 교감.
3. 구성과 내용
대승계大乘戒를 설한 대표 경전인 『범망경』에 대한 주석서로 상ㆍ하 두 권으로 이루어졌다. 『범망경』은 상권에서는 보살의 수행 계위를, 하권에서는 10중계重戒와 48경계輕戒의 계상戒相을 설하고 있는데, 본서는 분과分科에 있어서는 상권과 하권을 모두 포괄하지만 본문에 대한 상세한 해석은 하권에 대해서만 행하고 있다.
본서는 크게 다섯 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째 가르침이 일어난 이유와 제목 및 경명經名의 유래를 밝혔고, 둘째 경의 종宗과 체體를 밝혔으며, 셋째 가르침이 포섭되는 범주를 밝혔고, 넷째 가르침의 대상을 밝혔으며, 다섯째 『범망경』의 본문을 나누어 풀이하였다. 다섯 번째 문에서 『범망경』 상ㆍ하권을 서분ㆍ정설분ㆍ유통분 등으로 나누었다. 상권에 해당하는 서분은 별도로 본문을 해석하지 않았고, 하권에 해당하는 정설분과 유통분은 본문을 상세히 풀이했다. 본서는 대승계의 한 축을 담당한 『유가사지론』에 의거한 유가계瑜伽戒를 중심으로 『범망경』에 의거한 범망계를 포섭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에 주된 특색이 있다. 예컨대 범망계는 엄격하고 원리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지만, 유가계는 비교적 방편을 많이 허용하여 계율 자체에 얽매이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승장은 유식학자로서 곳곳에서 유가계를 인용하면서 방편을 적극적으로 허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