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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

1. 개요
『금강반야바라밀경(剛般若波羅蜜經)』은 반야계 경전으로 줄여서 『금강경』 또는 『금강반야경』이라고 한다. 다이아몬드〔金剛石〕와 같은 견고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경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6종의 번역본 중 위진남북조 시대의 서역 출신 승려인 구마라집이 402~412년간에 장안(長安)의 소요원(逍遙園)에서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조선 초기에 널리 독송되던 육경합부(六經合部) 중 하나로 1618년(광해 10) 송광사에서 중간(重刊)한 것이다.
2. 저작자
구마라집(鳩摩羅什, Kumarajva, 344~413)은 산스크리트 불교경전을 한문으로 번역한 역경에 능한 4대 스님 가운데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는 시대를 대표한 최고의 번역가이다. 쿠차 왕국 출신으로 382년에 쿠차 왕국이 멸망한 이후 중국에 잡혀 있는 동안 많은 불교 경전들을 한문으로 번역하였다.
『금강반야바라밀경』 외에도 대표적 경전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인왕반야바밀경(仁王般若波羅蜜經)』,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 『아미타경(阿彌陁經)』 등 60여 종의 경전을 한역 했다.
3. 구성과 내용
『금강반야바라밀경(剛般若波羅蜜經)』은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 또는 『금강경(金剛經)』이라고도 한다. 대략 2세기 이전에 인도에서 결집(結集)된 대승경전으로 중국에 전래된 이후 6종의 번역본(飜譯本)있다.
① 402~412년간 요진 구마라집의 한역은 『진금강반야바라밀경(秦金剛般若波羅蜜經)』이라 하며 총 5,200여 자로 되어 있다. ② 509년 북위 보리류지(菩提流支)의 한역은 『위금강반야바라밀경(魏金剛般若波羅蜜經)』이라 하며 총 5,800여 자로 되어 있다. ③ 562년 진 진제(眞諦)의 한역은 『진금강반야바라밀경(陳金剛般若波羅蜜經)』이라 하며 총 6,600여 자로 되어 있다. ④ 605~616년간 수(隋) 달마급다((達摩岌多)의 한역은 『금강능단반야파나밀경(金剛能斷般若波羅蜜經)』이라 한다. ⑤ 648년 당(唐) 현장(玄奘)의 한역은 『능단금강반야파나밀다경(能斷金剛般若波羅蜜多經)』이라 한다. ⑥ 703년 당(唐) 의정(義淨)의 한역은 불설능단금강반야파나밀(佛說能斷金剛般若波羅蜜)』이라 한다. 내용면에서는 이역본들 간에 별 차이가 없으며, 모두 원본에 충실한 번역이라고 평가받지만 그 중 구마라집 한역본이 가장 널리 유행하였다.
내용은 반야계 경전으로 부처님이 기원정사에서 수보리 등을 위해 반야의 심오한 이치인 ‘공(空)’을 설하고 있으나 ‘공’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육조대사 이후 선종(禪宗)의 소의경전(所依經典)으로 유통되었다. 구성은 양(梁)의 소명태자(昭明太子)가 구분한 「법회인유분(法會因由分)」부터 「응화비진분(應化非眞分)」까지 32개의 분류가 일반적이다.
4. 편찬과 간행
조선 초기에 당시 널리 독송 되던 6종 혹은 3종의 모아 엮은 합부(合部)가 유통되었다. 이를 『육경합부(六經合部)』 혹은 『삼경합부(三經合部)』라 하기도 하였다. 6종의 경전은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을 비롯하여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入不思議解脫境界普賢行願品)」,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 『대불정수능엄신주(大佛頂首楞嚴神呪)』, 『관세음보살예문(觀世音菩薩禮文)』,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 이다.
앞부분에는 불교경전의 독경 의식과 관련한 진언(眞言)과 불보살님을 부르는 청문(請文)인 「금강경계청(金剛經啓請)」,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청팔금강(請八金剛)」, 「청사보살(請四菩薩)」, 「발원문(發願文)」, 「운하범(云何梵)」이 수록되어 있고, 이어 32분(分)의 본문, 끝에는 의식과 관련한 진언(眞言)인 「반야무진장진언(般若無盡藏眞言)」, 「금강심진언(金剛心眞言)」, 「보궐진언(補闕眞言)」이 있다.
진언이 끝나면 ‘만력사십육년무오춘조계산송광사중간(萬曆四十六年戊午春曹溪山松廣寺重刊)’의 간행기록이 있어 1618년(광해 10)에 송광사에서 중간(重刊)한 목판본임이 확인된다. 간기 다음에는 판각에 관련한 인명이 판각되어 있다. 각수인 ‘도(刀)’ 홍언(弘彦), 사익(思益), 학순(學淳)과 ‘권(勸)’의 역할을 수행한 ‘담현(湛玄)’이며, 난외에 박한개(朴漢介), 풍매(風每)의 인명도 확인된다.
1618년 송광사에서는 『금강반야바라밀경』 뿐만 아니라 『불설수생경(佛說壽生經)』, 『아미타경(阿彌陀經)』,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預修十王生七經)』, 『선가귀감(禪家龜鑑)』이 간행되었는데 이때 ‘홍언’이 『선가귀감』 판각에도 각수로 참여하였다. 이외 ‘담현’과 ‘사익’은 1607~9년 사이 송광사에 간행한 다수 판본에서 간행에 참여한 것이 확인된다.
현존 인출본은 계명대, 개인소장(김자현), 송광사에 소장되어 있다.
집필자: 최애리(숭의여대)
참고문헌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사업단(2015), 『한국불교전서 편람』, 동국대학교출판부.
문화재청‧재단법인 불교문화재연구소(2015), 『한국의 사찰문화재: 2014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 4 전라남도_2, ㈜조계종출판사.
송일기(2021), 『조선 사찰본 서지 연표』, 현재기록유산보존연구원.
김유리(2013), 「六經合部의 板本 硏究」, 중앙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송일기(1994), 「順天 松廣寺 刊行 佛書考 : 朝鮮朝 有刊記佛書를 중심으로」 , 『서지학연구 究』 10, 서지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