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 개요
『고려국보조선사수심결(高麗國普照禪師修心訣)』은 고려시대 지눌(知訥, 1158~1210)이 초심자들을 위해 마음의 본질과 그러한 마음을 발현하는 수행 비결을 가르친 글이다. 고려시대에 간행된 책은 현존하지 않는다. 조선시대에는 1400년 지리산(智異山) 덕기암(德奇庵) 간행본, 1467년 간경도감(刊經都監) 언해본, 1799년 송광사(松廣寺) 개간본 등이 있다.
2. 저작자
불일보조국사(佛日普照國師) 지눌이 저술하였다. 지눌은 고려 중후기의 선승(禪僧)으로서 당시 혼탁한 불교계 상황을 타개하고자 1190년 33세에 새로운 선 수행 운동인 정혜결사(定慧結社)를 일으키고 1205년 48세에 국가로부터 수선사(修禪社)라는 제액(題額)을 하사받아 대규모 수행운동으로 발전시킨 인물이다.
3. 구성과 내용
크게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자신의 마음을 떠나 마음 밖에서 부처를 구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고 천명하였다.
다음, 총 9가지 문답을 통해 마음의 본질과 그러한 마음을 발현시키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① 묻는다. 지금 이 몸 안에 불성(佛性)이 있다고 하는데 왜 나는 불성을 보지 못하는가? 답한다. 그대의 몸 안에 있지만 스스로 보지 않을 뿐이다. 그대가 말하고 움직이는 모든 행위가 이미 그대의 불성이다. 이것을 먼저 신해(信解)해야 한다.
② 묻는다. 그런데 지금 마음 닦는 이들 중 그 누구도 신통변화를 발휘하는 사람이 없지 않은가? 답한다. 신통변화는 돈오(頓悟)한 이후 점수(漸修)하면서 점차 나타나는 것이지 돈오할 때 곧바로 발휘되는 것이 아니다.
③ 묻는다. 돈오와 점수를 설명해달라. 답한다. 돈오란 범부가 자신의 본성이 본래 부처와 다르지 않음을 한 순간에 돌이켜 보는 것이다. 점수란 그동안 쌓인 범부로서의 습기를 자신의 본성에 의지해 점차 제거해 나아가는 것이다.
④ 묻는다. 어떤 방편을 써야 돈오할 수 있는가? 답한다. 이미 자신의 본성일 뿐인데 무슨 방편이 필요하겠는가.
⑤ 묻는다. 그래도 방편을 설해 달라. 답한다. 그대의 마음은 공적(空寂)하면서도 영지(靈知)하고 있음을 깨달으면 된다.
⑥ 묻는다. 공적(空寂)하면서도 영지(靈知)하고 있는 마음이란 무엇인가? 답한다. 지금 그대가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는 모든 행위는 그대의 몸이 아니라 마음이 하는 것이다. 그 마음은 제법에 대한 분별을 떠나 공(空)하고 고요하면서도 또한 신령스럽게 헤아리고 있어 어둡지 않다. 이것이 제불의 청정하고 밝은 마음이며 또한 중생의 본래 마음이다. 이것을 신해하여 깨달으면 된다.
⑦ 묻는다. 그렇다면 왜 점수하는가? 답한다. 습기는 단박에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깨달은 본성에 의지해 망념이 일어날 때마다 수습하고 정혜(定慧)를 고르게 유지해야 한다.
⑧ 묻는다. 정혜(定慧)를 고르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답한다. 정혜(定慧)란, 육조(六祖) 혜능(慧能, 638~713)의 자성정(自性定)과 자성혜(自性慧)이다. 자성정(自性定)이란 마음에 본래 어지러움이 없어 고요함이고, 자성혜(自性慧)란 마음에 본래 어리석음이 없어 지혜로움이다. 이 두 가지를 함께 닦아야 한다. 그렇지만 습기가 무거운 사람의 경우에는 자성(自性)이 아닌 상(相)을 따라 정혜(定慧)를 닦을 수도 있다.
⑨ 묻는다. 자성정혜(自性定慧)와 수상정혜(隨相定慧)의 차이를 설명해 달라. 답한다. 근기 때문이다. 근기가 뛰어난 사람이 돈오한 경우에는 자성정혜(自性定慧)를 따라 자연히 습기를 수습하지만, 근기가 하열한 사람이 돈오한 경우에는 정문(定門)으로써 어지러운 마음의 상(相)을 다스리고 혜문(慧門)으로써 흐리멍텅한 마음의 상(相)을 다스려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눌은 지금 말법시대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깊이 신해하고 닦아야 장차 부처될 씨앗을 심게 되는 것이라 당부하였다.
4. 편찬과 간행
지눌이 언제 저술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본문에서 『대혜보각선사어록(大慧普覺禪師語錄)』이 인용되고 있기 때문에 지눌이 지리산(智異山) 상무주암(上無住庵)에서 이 책을 읽고 큰 깨달음을 얻었던 1198년 41세 이후에 저술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시대 간행본은 현존하지 않고, 조선시대 간행본이 다량 현존한다. 1400년 지리산 덕기암(德奇庵)에서 간행한 책이 가장 오래된 판본인데, 제목이 『목우자수심결(牧牛子修心訣)』이다. 또한 1467년 간경도감(刊經都監)에서 국역하여 책을 간행하기도 하였다.
1799년 송광사 개간본은 『고려국보조선사수심결』이라는 제목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중국의 가흥장(嘉興藏) 모사본을 저본으로 간행하였기 때문이다.
이 송광사본에는 여러 책이 합본되어 있다. 『고려국보조선사수심결』을 비롯하여 『진심직설(眞心直說)』, 『환산정응선사시몽산법어(皖山正凝禪師示蒙山法語)』, 『동산숭장주송자행각법어(東山崇藏主送子行脚法語)』, 『몽산화상시중어(蒙山和尙示衆語)』, 『절의록(節義錄)』이다.
집필자: 정희경(순천대)
※ 목판 사항
『고려국보조선사수심결』의 목판은 1판2면의 형태로 26판이 전해지고 있다. (41, ×), (42, ×), (45, ×), (46, ×) 4개의 판은 앞면만 판각하였다. 발문이 새겨진 판의 뒷면은 『절의록』 권3의 6장이 판각되어 있어 같은 시기에 두 문헌이 판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목판의 크기는 세로 20.6-21.7cm, 가로 37.8-41.5cm, 두께 1.8-3.8cm이다. 목판 무게는 1.89kg에서 2.95kg에 이르며, 평균 2.31kg 정도이다. 목판은 (1, 2)판에서 뒤틀림이 나타나고, (47, 절의록 권3-6)판에서 글자 손상이 있으나, 심각한 균열이나 충해가 없고, 마구리 결손 없이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김은진(동국대) 정리)
참고문헌
「조계산수선사불일보조국사비명(曺溪山修禪社佛日普[炤>照]國師碑銘)」
문화재청‧재단법인 불교문화재연구소(2015), 『한국의 사찰문화재: 2014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 4 전라남도_2, ㈜조계종출판사.
손성필(2018), 「『眞心直說』의 판본 계통과 普照知訥 찬술설의 출현 배경」, 『한국사상사학』 38, 한국사상사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