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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어(언해)(四法語(諺解))

1. 개요
『사법어』는 선사들의 법어 4편, 「환산정응선사시몽산법어(皖山正凝禪師示蒙山法語)」, 「동산숭장주송자행각법어(東山崇藏主送子行脚法語)」, 「몽산화상시중(蒙山和尙示衆)」, 「고담화상법어(古潭和尙法語)」를 수록한 것이다. 1577년 간행된 송광사의 언해본 목판은 기존에 전해지던 판본을 바탕으로 송광사의 상황에 맞게 언해 및 간행한 것이다.
2. 저작자
『사법어』는 선사들의 법어 4편, 「환산정응선사시몽산법어」, 「동산숭장주송자행각법어」, 「몽산화상시중」, 「고담화상법어」를 수록한 것으로, 고려 말 나옹 혜근(懶翁惠勤, 1320~1376)의 문도에 의해 편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의 2편은 몽산이 선승으로부터 받은 법어이고, 뒤의 2편은 몽산이 대중과 고담화상에게 내린 법어로 모두 몽산과 관련이 있다. 『사법어』 언해본은 원간본으로 1467년 간경도감에서 혜각존자(慧覺尊者)에 의해 역결(譯訣)되었고, 이후 1517년 고운사(孤雲寺)와 1577년 송광사에서 새로운 형태로 언해 및 간행되었다.
3. 구성과 내용
「환산정응선사시몽산법어」는 환산정응 선사가 몽산에게 신(信)에 미쳤는지 물으니, 몽산이 미치지 않았으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대답한다. 정응선사는 신(信)에 이르렀어도 계(戒)를 지녀야 영험(靈驗)을 얻으니 몽산에게 계(戒)를 지녔는지를 묻는다. 몽산은 오계(五戒)를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어서 무자(無字)를 보되 헤아리거나 짐작하지 말며, 앎을 짓지 말고 무자(無字)를 들어 깨어 있고, 단속(斷續)함이 없도록 해야함을 설하고 있다.
「동산숭장주송자행각법어」는 행각해야 할 것 같으면 도(道)를 가지고 하며, 생사(生死)를 찾아 분명히 알도록 해야 한다고 설하고 있다. 공부(工夫)할 때에는 나날이 헤아리고 살피면 이를 것인데, 공부가 손에 들어오지 않으면 번뇌를 내지 말고 힘씀이 적음을 알면 환희를 내지 말아야 하며, 주변에 도를 이룬 이가 있으면 공부하기를 청하고, 없으면 조사(祖師)의 말씀을 보아야 한다고 설하고 있다.
「몽산화상시중」은 몽산이 대중들에게 몽산에게 와서 고요함을 즐기고자 하면 세연(世緣), 집착(執著)을 버리고 진실하게 생사의 큰일을 위하여 암자 안에서 규칙을 좇고, 잠자지 말고, 거리에 나가지 말고, 발명(發明)치 못하거든 경(經)을 읽지 말며, 법대로 삼년 동안 공부하여 종지(宗旨)에 통달하지 못하면 산승인 몽산이 대신 지옥에 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고담화상법어」는 참선(叅禪)을 하고자 하면 조주(趙州)의 무자를 생각하고 이것이 이어지게 하도록 힘쓰면 편안할 것이며, 선(善)과 악(惡)의 마(魔)가 오면 두려워하거나 기뻐하지 말고, 뜻을 세우되 산과 바다, 해같이 하면 삼천세계를 비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되면 조사의 공안(公案)을 모두 꿰고, 부처님의 미묘한 이치가 원만하지 않음이 없으며, 인간과 하늘을 제도하여 깨달음에 이를 것이라고 설하고 있다.
4. 편찬과 간행
『사법어』의 원형은 3가지 법어로 구성된 고려 말 1375년 무위암본(無爲菴本)에서 찾을 수 있으며, 1441년 윤필암본(潤筆庵本)에서 4가지의 법어로 내용이 확정 및 안정화되었다. 언해본은 1467년 간경도감에서 『목우자수심결(牧牛子修心訣)』과 함께 합본된 것이 최초이며, 이후 다른 저술과 합본되어 편찬 및 간행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로 언해되었다.
『사법어』의 언해본은 약 9종이 현존하고 있으며, 1517년 고운사본부터는 『몽산화상법어약록(蒙山和尙法語略錄)』과 합본되어 전해지고 있다.
언해본의 형태는 1467년 간경도감본계, 1517년 고운사본계, 1577년 송광사본계로 크게 나눌 수 있다. 1467년 간경도감본은 한문 원문에 소자쌍행 형태의 한글 구결을 달고, 이어서 ‘○’ 표시를 시작으로 소자쌍행의 형태로 국한문 혼용의 언해문을 작성하였다. ‘사법어’라는 단어가 처음 나타나는 고운사본은 원문을 대문으로 나눠서, 각각에 언해문을 다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대문에 소자쌍행의 한글 구결을 달고, 대문 아래에 ‘○’ 표시를 시작으로 소자쌍행의 형태로 국한문병용의 언해문을 작성하였다. 언해문의 경우 줄이 바뀔 때에는 상단에 한글자 빈칸을 두고 내려 작성하였다. 송광사 언해본은 대문을 나누는 것은 고운사본과 동일하다. 그러나 대문에서 한글로 음을 달고 소자쌍행으로 구결을 달았으며, ‘○’ 표시를 시작으로 한 행에 한 글자씩 국한문 병용의 언해문을 작성하였다. 언해 방식이 송광사의 독자층에 맞게 변화된 것이다.
집필자: 김은진(동국대)
※ 목판 사항
언해본 『사법어』의 목판은 1판4면의 형태이며, 총 7판이 완전하게 송광사에 소장되어 있다. 『사법어』는 『초발심자경문』과 합본되어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송광사의 목판을 보면 마지막 판의 뒷면에 『자경문』 85장이 새겨져 있어, 두 저술이 함께 간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목판의 크기는 세로 19.0-19.5cm, 가로 67.8-72.4cm, 두께 2.2-3.4cm이다. 목판의 무게는 2.43-3.18kg으로 평균 2.89kg이다. 마구리는 장부가 노출되지 않게 결구하고 못으로 고정하였다. 목판의 상태는 전체적으로 균열이 있고 일부 판에서 충해와 글자 손상이 나타난다. 마구리는 몇 개의 판을 근래에 보수하였으며, 권수제 판의 경우 좌측이 결손된 상태이다. (김은진(동국대) 정리)
참고문헌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사업단(2015), 『한국불교전서 편람』, 동국대학교출판부.
문화재청‧재단법인 불교문화재연구소(2015), 『한국의 사찰문화재: 2014 전국 사찰 목판 일제조사』 4 전라남도_2, ㈜조계종출판사.
송일기(2021), 『조선 사찰본 서지 연표』, 현재기록유산보존연구원.
정우영(2008), 「『초발심자경문언해』 연구–송광사판과 서봉사판의 판본 비교를 중심으로-」, 『동악어문학』 51, 동악어문학회.
송일기(2015), 「『四法語』의 편찬과 유통」, 『서지학연구』 63(3), 한국서지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