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방등대운경청우품제육십사(大方等大雲經請雨品第六十四)』은 6세기 중엽 인도 출신의 학승인 사나야사(闍那耶舍)가 한역한 것이다. 순천 송광사 관음전 목조관음보살좌상에서 27장이 낱장의 복장물로 수습되었다. 1243년(고종 30) 고려 재조대장경판의 간기를 가리고 15세기에 인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2. 저작자
사문 사나야사는 주나라 말로는 장칭(藏稱)이라 부르고, 또한 승명(勝名)이라고도 하며 중인도 마가타국(摩伽陁國) 사람이다. 오로지 좌선만을 수행하면서 선정의 업을 묘하게 궁구하였다. 두 제자 야사굴다(耶舍崛多), 사나굴다(闍那崛多)와 함께 무제(武帝) 보정(保定) 4년 갑신(甲申, 564)으로부터 건덕(建德) 원년 임진(壬辰, 572)에 이르기까지 대총재(大冢宰) 진탕공(晋蕩公) 우문호(宇文護)를 위하여 장안(長安)의 옛 성의 사천왕사(四天王寺)에서 『대승동성경』 등 6부를 번역하였다. 계국평고공(桂國平高公) 후복수(候伏壽)가 총감(總監)이 되어 검수하고 교정(校正)하였다.
3. 구성과 내용
『대방등대운경청우품제육십사』은 부처가 대운륜전이라는 용궁의 한 누각에서 수많은 보살, 비구, 용왕들과 함께 있을 때 한 용왕이 어떻게 하여야 온갖 고통을 없애고 안락을 얻으며 이 세상에 알맞게 단비를 내려 곡식과 산림을 무성하게 할 수 있는지의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되어 있다. 부처는 용들이 반드시 자비심을 가져야 하며 그렇게 되면 일체의 고뇌가 없어지고 그 어떤 원수도 그들을 해칠 수 없으며, 늘 기쁜 마음으로 쾌락을 누리며 죽어서는 하늘 세상에 태어난다고 하였다. 그 다음으로 화를 막고 복을 주는 주문이나 부처들의 이름을 외울 때 많은 이익이 차례로 온다는 것을 설교하였다. 또한 부처는 용왕들이 사람들에게 안락을 주는 주문과 부처의 이름을 외우면 자신의 고통을 없애고 안락을 얻는 것은 물론 이 땅 위에 비를 알맞게 내리게 하여 오곡백과와 산림을 무성하게 하고 사람들에게 안락을 줄 수 있다고 하였다. 여러 기도를 비는 사람이 비구라고 한다면 당연히 계율을 지키고 스스로 범했던 죄를 참회하여야 하며 집에서 불교를 믿는 사람이 기도를 한다면 비를 청하는 기도를 하기 전 7일간은 밤낮 할 것 없이 비구와 동일하게 계율을 지켜야 한다고 하였다. 즉 산 목숨을 죽이지 말고, 남의 것을 훔치지 말며, 술을 마시지 말고, 음란한 짓을 하지 말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 등의 이른바 8가지 계율을 지켜야 한다.
이 경은 역자에 따라서 각각의 이름이 붙는데, 사나야사가 번역한 『대방등대운경청우품제육십사』(1권)와 『대운경청우품제육십사』(1권) 나련제야사가 번역한 『대운륜청우경』(2권), 불공이 번역한 『대운륜청우경』(2권)이 있다. 『대운경청우품제육십사』와 그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으며, 2권본의 내용이 1권으로 집약되어 있다.
4. 편찬과 간행
순천 송광사 관음전 목조관음보살좌상에서 복장물로 수습되었다. 권말에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의 간기는 없지만 판식에서 고려 재조대장경 판본임을 알 수 있다. 1243년(고종 30) 고려시대 간기를 가리고 15세기에 인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집필자: 남권희(경북대)
참고문헌
김형식 등 3인(1992), 『팔만대장경해제』, 사회과학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