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iographical Introduction

닫기

금강과의록설기(金剛科儀錄說記)

※ 변상도해제
이 책은 『어제관무량수불경서(御製觀無量壽佛經序)』(洪熙元年 1425)에 이어 권수에 12매의 판목에 새겨진 변상도가 제시된 후 본문이 이어져 있다.
이 변상도는 기존 판본의 번각이 아니라 동일 도상을 간략히 표현한 것으로 19세기 서울과 경기도에서 많은 불화를 제작한 화승 중봉당(中峯堂) 혜호(慧皓)가 밑그림을 새로이 그려 판각하였다.
제1판은 권수설법도로 ‘靈山重會 韋提請法’이라 하였듯이 영취산법회에서 석가모니부처 앞에 위제희부인이 무릎 꿇고 청법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석가불 주위의 권속은 목련존자와 아난존자, 그리고 범천과 사천왕이다. 제2판에서 12판까지는 16관을 각각 반곽에 요체만 간략히 표현하였다. 제2판에는 제1 일관(日觀)과 제2 수관(水觀)이 표현되어 있다. 일관은 경전에서 비유한 것처럼 공중에 매달아 놓은 북과 같은 모습의 해가 서쪽하늘로 지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다. 수관은 물결만이 그려져 있어 서방 전체가 깨끗한 물임을 표현하고 있다. 제3판에는 제3 지관(地觀)과 제4 수관(樹觀)이 표현되어 있다. 금강과 칠보가 받치고 있는 유리로 된 땅과 거기서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수많은 광명으로 표현된 지관(地觀)과 칠보로 된 꽃과 잎을 갖추고 7겹 망으로 덮여있는 높이가 8천유순이나 되고 망 사이에 화려한 궁전이 있는 수관(樹觀)이다. 제4판에는 제5 지관(池觀)과 제6 총관(總觀)이 표현되어 있다. 지관은 바닥에는 금강석모래가 깔려있고 칠보연꽃과 여의보주에서 나오는 빛이 새로 변하여 삼보를 찬탄하는 극락의 연못을 표현하였고, 총관은 누각과 극락세계를 총체적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제5판부터는 누각 안의 광경이다. 보배로 장엄된 제7 좌관(座觀)과 아미타삼존을 관찰하는 제8 상관(像觀), 부처와 관음보살 및 세지보살 각각을 구체적으로 관찰하는 제9 불관(佛觀), 제10 관음관(觀音觀), 제11 세지관(勢至觀)과 스스로 서방의 극락세계에 태어나는 광경을 관찰하는 제12 보관(普觀), 그리고 1장6척 불상의 신통력과 관음 및 세지보살과 함께 중생을 교화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제13 잡관(雜觀)의 장면이 제8판의 전면까지 이어진다. 이후에는 9품인들이 서방극락의 연못을 통해 태어나는 장면을 관찰하는 것이다. 제14 상품상생(上品上生), 상품중생(上品中生)과 상품하생(上品下生), 제15 중품상생(中品上生), 중품중생(中品中生)과 중품하생(中品下生), 그리고 제16 하품상생(下品上生), 하품중생(下品中生)과 하품하생(下品下生)의 장면이 이어진다. 각 장면마다 경전의 요체를 간략하고 짜임새 있게 구성한 밑그림과 깔끔한 판각술이 돋보이는 19세기의 대표적인 경전변상도로 손꼽을 수 있다.
책의 말미에는 오민수(吳旻秀)가 쓴 간기가 첨부되어 있는 데, 주상전하와 왕비전하의 성수만세, 태상왕대비김씨, 대왕대비조씨, 왕대비홍씨의 성수만세를 기원하며 풍은부원군(豐恩府院君) 조만영(趙萬永)과 규장각제학(奎章閣提學) 조병구(趙秉龜)부부의 영가를 위해 조선말기 고승 남호당 영기(南湖堂 永奇)스님이 화주가 되어 함풍3년 내원암에서 간행하였으며(咸豐三年癸丑夏三角山內院庵開刊), 19세기 서울과 경기도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화승 중봉당(中峯堂) 혜호(慧皓)가 밑그림을 그리고 문경순(文敬淳)을 비롯한 13인의 각수가 판각하였다는 내용이다.
문화재청 박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