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bliographical Intro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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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高麗國新雕大藏校正別錄)

1. 개요
이 경은 고려에서 새로 조성한 대장경을 교정한 기록으로, 『고려대장경』이 『초조대장경』의 복원을 넘어 당시 성립한 여러 대장경과 목록을 참고해 정교하고 우수한 특성을 보이는 점을 드러낸다. 줄여서 『교정별록(校正別錄)』이라 한다.
2. 성립과 한역
고려(高麗)시대에 수기(守其)가 1251년에 편찬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30권으로 구성된 이 별록은 고려에서 새로 조성한 대장경을 교정한 기록이다. 『고려대장경』은 몽고군의 침입으로 불타버린 고려 『초조대장경』을 복원하려는 염원으로 이루어져 『초조대장경』을 단순히 복각(覆刻)하는 데 머물지 않고 국본(고려 『초조대장경』), 송본(송판 『대장경』(송본), 단본(『거란대장경』) 등 3개 대장경과 중국에서 이루어진 목록을 참조하고 교감해 정본(定本)을 만들었다. 이때 교감자 수기(守其)가 교감 과정과 내용을 따로 기록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이 문헌이다. 교감 내용은 역자, 권수, 주석, 제목, 위경 여부 등을 검토하고 누락된 문장은 다른 경전을 참고하여 보완하였고, 경전이 중복되거나 본문이 있어야 할 위치가 바뀐 것과 문장과 문구, 글자의 착오 등도 바로잡았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열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월등삼매경』, 『동방최승등왕여래경』, 『소실지갈라공양법』, 『법계무차별론』, 『사위국왕십몽경』 등과 같이 단본에 수록된 경전이 옳지만 국본과 송본에 수록된 경전 역시 함께 수록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소실지갈라공양법』의 교감기(校勘記)에는 “단본에 『소실지갈라경』이라 하였는데 경전 이름이 같지 않은 것처럼 문장 또한 크게 다르지만, 번역자는 한 사람이다. 단본과 국본, 송본에는 모두 공양법이란 말이 없다. 이는 후대 사람이 망령되이 붙인 것이므로 양본(兩本)을 다 함께 둔다.” 하면서, 단본이 옳지만 확실한 증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병존해두었다. 둘째, 단본에 의해 국본과 송본의 착란과 누락을 보완한 불전은 『중아함경』제11권과 제15권, 『별역잡아함경』, 『기세경』, 『기세인본경』, 『십송율』제5권, 『근본설일체유부필추니비나야』제20권, 『아비담팔건도론』제8권, 『집이문족론』, 『일자정륜왕경』 등이다. 셋째, 국본과 송본을 버리고 단본만 취한 불전은 『육자신주경』, 『사미증유경』제1권, 『잡아함경』제4권, 『불설빈비사라예불공양경』, 『본사경』제3권, 『미사색오분계본』, 『마하승기비구니계본』, 『사분비구니갈마』제1권 등이다. 넷째, 단본에만 있어 단본을 취한 불전은 『불설미륵하생성불경』, 『석마하연론』, 『대종지현문본론』 등이다. 이 불전들은 『거란대장경』의 일실(逸失)로 전해지지 못할 뻔 했으나 『고려대장경』에 입장돼 지금까지 전한다. 다섯째, 2본(本), 타본(他本), 제본(諸本), 동북(東北) 2본으로 송본을 교감한 예도 있다. 2본으로 교감한 불전은 『결정비니경』, 『대지도론』제4권과 제14권 및 제31권, 『잡아함경』제34권, 『집이문족론』제14권, 『아비달마대비바사론』제14권, 『대비바사론』제199권과 제200권, 『신주삼보감통록』 등이다. 동북 2본으로 교감한 불전은 『반주삼매경』이며 타본으로 교감한 불전은 『보성론』제2권, 『전식론』, 『중본기경』하권 등이고, 제본으로 교감한 불전은 『정법화경』이다. 여섯째, 국본과 단본에 의해 송본을 교감한 불전은 『보요경』제2권, 『마역경』, 『대보적경론』, 『결정장론』, 『목련문계사중오백경중사』, 『비나야』, 『아비담팔건도론』제6권, 『대비바사론』제32권과 제109권, 『변정론』제7권,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파승사』제13권 등이다. 일곱째, 단본이 가장 정교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단본에 없거나 잘못된 경우도 있다. 『수마제경』, 『수진천자경』, 『호정경』, 『보살본연경』, 『잡보장경』제5권 등은 단본이 잘못된 경우에 해당한다. 단본에 없는 경우는 『대집경』제59권과 『불설신일경』 등이다. 여덟째, 국본의 특수성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국본으로 타본을 교감하거나 국본에만 있는 불전은 『대루탄경』의 제1권, 『십팔부론』, 『불명경』 등이다. 이를 통해 고려 『초조대장경』역시 단순한 송본의 복각이 아니며, 국내에 전하는 사본과 송본을 서로 대조해 정본(定本)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또 국본이 잘못돼 취하지 못한 경우는 『발지론』제8권과 『아비담비바사론』제14권이 있다. 아홉째, 세 나라의 본이 모두 결하거나 오류인 경우도 있다. 『섭대승론석』제9권과 『사미니리계문』이 그 경우이다. 열째, 기타의 경우로 『현겁경』, 『대안반수의경』, 『분별공덕론』, 『금칠십론』 등이 해당한다. 이 경전들은 세 나라의 본을 대조 교감한 것이 아니라 함(函)의 차례 이동, 서(序)와 문(文)의 착오 등을 『개원석교록』을 비롯해 『승우록』, 『정원석교록』, 『법상록』, 『장방내전록』, 『속개원석교록』 등 여러 목록류와 대비·분석하여 바로잡았다. 이처럼『고려대장경』의 정교함과 우수성은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이 많은 한역 장경 가운데 『고려대장경』을 저본으로 삼은 것에서도 드러난다. 『고려대장경』은 현재는 일실돼 전하지 않는 송판 대장경과 거란대장경에 대한 정보를 담은 귀중한 자료이면서, 무엇보다 고려의 불교학·서지학·문헌학의 수준을 널리 선양한 문헌으로도 그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