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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정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대교왕경(金剛頂一切如來眞實攝大乘現證大敎王經)

1. 개요
불공(不空)이 한역한 이 경은 모든 부처님들께서 중생들을 진실하게 받아들여 대승의 가르침을 깨닫게 하는 최상의 교리를 설한 금강정 계통의 경이다. 줄여서 『금강정경』ㆍ『금강정대교왕경』ㆍ『대교왕경』ㆍ『섭대승현증경』이라 하고, 별칭으로 『금강정유가진실대교왕경』ㆍ『삼권교왕경』이라고도 한다.
2. 성립과 한역
성립 연대는 매우 불분명하지만 대일경보다는 약간 뒤인 670년에서 690년 정도로 추정된다. 당(唐)나라 때 불공(不空, Amoghavajra)이 753년에 번역하였다. 송대(宋代)의 시호(施護)에 의해서 『금강정경』초회가 30권 26분(分)으로 완역되었는데 그 이름이 『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삼매대교왕경』이며 그 앞부분이 이 경에 해당한다. 티베트에도 이 『금강정경』 초회의 번역이 있는데 30권보다 증광된 것이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으로 『금강정유가중략출염송경』ㆍ『불설일체여래진실섭대승현증삼매대교왕경』의 제1 『금강계대만나라광대의궤분』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총 3권으로 구성된 이경은 본래 『금강정경』혹은 금강정부라고 부르는 10만 송에 이르는 방대한 경전의 일부에 속하는 것이다. 본래 금강정부(金剛頂部)에 속하는 경전에는 18부, 또는 18회가 있는데 이 경은 금강정부의 초회, 즉 『진실섭경(眞實攝經)』에 포함되어 있는 경이다. 『진실섭경』은 4개 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경은 그 중의 하나인 「금강계품」, 혹은 「금강계대만다라광대의궤품」에 해당하는 경이다.
경에서는 먼저 이 경을 설했다고 하는 비로자나불의 37지신(智身)의 덕을 찬탄한다. 그 다음 교설을 전수받기 위해서, 보리심을 버리지 않으며,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관정을 받아야 한다. 그 후에 만다라를 건립하기 위해 땅을 선택하고 여러 부처님에게 꽃과 향, 음식 등을 공양한다. 만다라에 들어설 때는 보현을, 걸을 때는 연화를 밟는다고 관상하며, 모든 것을 정화하고 수법에 들어갈 마음가짐에 대해 설한다. 그 다음 5상(相) 성신관(成身觀)이라는 명상을 행하는데, 5상 성신관이란 지혜를 일으켜 차례로 다섯 가지 도를 닦아 산 사람의 몸 그대로 부처가 되는 명상법이다. 이어서 37존(尊)들의 존명과 진언들을 설명한다. 이 37존은 비로자나 부처님과 동쪽의 아촉불, 서쪽의 아미타불, 남쪽의 보상불, 북쪽의 불공 성취불과 16대 보살, 8공양 보살, 네 명의 섭 보살을 말한다. 금강계 대만다라는 이 37존의 화상이 모여 배치된 것이다.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다섯 개의 큰 원 속에 각각 부처와 보살의 모습이 그려지고 그것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네 개의 큰 원 속에 각각 한 부처와 네 보살이 그려지며 큰 원의 밖은 여러 보살과 천신들이 배치된다. 그 다음 만다라를 장식하고 화상을 채색하는 방법 등을 설하고 그 대만다라 앞에서 진행되는 여러 가지 밀교 의식 절차를 설한다. 그 다음 만다라 제단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관정을 하는 방법과 제자들의 소원에 따라 그것을 성취하게 하는 의식 절차와 수인, 만다라 화상에 올리는 공양법과 진언을 열거하고 있다. 불공에 의해서 번역된 이래 이 경은 금강계 만다라가 도식되는 준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