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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쟁론(廻諍論)

1. 개요
공설(空說)에 대한 외도의 비판에 대해 일체법이 공이고 무체(無體), 즉 무자성임을 논한 용수의 저술이다.
2. 성립과 한역
동위(東魏)시대에 비목지선(毘目智仙)과 구담 반야유지(瞿曇 般若流支)가 541년에 금화사(金華寺)에서 번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용수(龍樹)의 5부 논서 중 하나이다. 대승 논사로서 가장 이름 높은 용수의 저작으로 꼽히는 5부 논서는 첫째 『근본중론(根本中論)』, 둘째 『육십송여리론(六十頌如理論)』, 셋째 『칠십공론(七十空論)』, 넷째 『회쟁론(廻諍論)』, 다섯째 『광파경론(廣破經論)』 등이다. 이 논서들의 정확한 저술 연대를 알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용수의 초기 작품으로 꼽는 『중론(中論)』보다는 『회쟁론』이 더 후대에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회쟁론』을 한역한 비목지선과 구담 반야류지(般若流支)는 둘 다 인도 출신이었다. 비목지선은 북인도 출신으로서 516년 낙양에 들어와서 541년 경 구담 반야류지와 함께 업도(鄴都)에서 불경의 한역 작업에 힘썼다. 중인도 베나레스 출신이었던 구담류지는 516년 낙양에 도착하여, 538년에서 543년까지 업도에서 활발한 역경 활동을 펼쳤던 인물이다. 『회쟁론』의 본문은 제1 「게초분(게初分)」, 제2 「게상분(게上分)」, 제3 「석초분(釋初分)」, 제4 「석상분(釋上分)」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앞의 2분은 게송으로 되어 있으며, 게송 수는 총 72송이다. 뒤의 2분은 그 게송을 인용하여 앞의 2분을 해석하고 있다.
제1 「게초분」에서는 21송의 게송을 통해서 공설(空說)을 비판하는 외도의 주장을 제시하고 있다.
제2 「게상분」에서는 51송의 게송을 통해서 앞서 제시한 외도의 이론을 논박하고 공설에 입각한 논자 즉 용수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제3 「석초분」에서는 「게초분」의 게송들을 해석하고 있다. 즉 「게초분」 중의 한 게송을 먼저 언급한 뒤에 그에 대해서 해명하는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제4 「석상분」에서는 제2 「게상분」에 담긴 게송 51송을 차례로 인용하면서 해석한다.
이러한 논박을 통해서 공(空) 사상에 대한 외도(外道)의 비난을 반박하고 일체 모든 법이 공이며, 무체(無體:無自性)임을 주장하는 것이 『회쟁론』의 요지이다. 『회쟁론』에 등장하는 외도는 인도 정통 6파 철학 중의 하나인 니야야 학파 즉 정리(正理) 학파이다. 인도 정통철학파 중에서도 정교한 논리학으로 이름 난 정리 학파를 상대로 하여 펼쳐지는 용수 논법의 예리함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논서가 바로 『회쟁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