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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대선사문집(松桂大禪師文集)

1. 저자
송계 나식松桂懶湜(1685~1766) 속성은 이李. 조선 왕족의 후손. 속명은 수호壽浩, 다른 호로 회암檜巖이 있다. 16세 때 승방에서 유가 경전을 공부하다가 승려들의 청정 수행을 보고 출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서산 대사의 7세손이고, 태고 화상의 13세손이다.
2. 서지 사항
발행처 미상, 1822년(순조 22) 간행. 목판본. 3권 1책. 30.0×19.5cm.
3. 구성과 내용
권1에는 오언절구와 오언율시, 칠언절구 102제 112수가 수록되어 있고, 권2에는 칠언율시 60제 64수만을 수록하였다. 권3에는 서書 9편과 잡저雜著 6편이 수록되었다. 법손 전홍展鴻이 간행 당시에 쓴 〈송계화상행장松桂和尙行狀〉과 다천茶泉 이상발李祥發이 쓴 간기는 말미에 편집하였다. 행장은 법손이 썼기에 속가의 계통과 출가 법통을 비교적 자세히 기술하였다.
대사는 시인으로 인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범휴柳範休의 서문에 “송계 대사 나식은 근세의 시승이다.”라고 규정하였고, 내석외유內釋外儒, 즉 안으로는 불자이나 밖으로는 유자라 하여 계율에 얽매이지 않고 세속인과 소통을 잘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사의 시에 소재가 다양한 것도 승속 간에 구애됨이 없는 신분적 특혜일 듯도 하다.
당시의 스님들의 시가 수창시가 많으나, 대사의 시제에는 영물적 소재들이 많다. 〈파주문화把酒問花〉에서 “봄바람이 적적한데 어디로 돌아가는가. 매양 꽃 숲을 향하여 한 잔을 잡네.(春光寂寂歸何處, 每向花叢把一盃.)”라고 한 소탈함이나, 〈백로白鷺〉에서 “갈대 가 바위 아래 물고기 엿보려 앉아 진흙 이끼에 눈 옷 적실까 두렵구나.(蘆邊石底窺魚坐, 恐被泥苔染雪衣.)” 하듯이 사물을 여실하게 묘사하는 방법 등이 특징이다.
9편의 편지는 승속을 뛰어넘은 인간적 정리로 다져진 명문이라 할 수 있으니, 이는 대사의 인간적 본성이면서도 한편으론 문인적 기질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