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
청허 휴정淸虛休靜(1520~1604) 속성은 최崔, 속명은 여신汝信, 아명은 운학雲鶴, 자는 현응玄應. 부용 영관芙蓉靈觀을 전법사傳法師로 하여 계를 받았다. 남원 땅을 지나다가 닭이 홰를 치며 길게 우짖는 소리를 듣고서 대오하였고, 만행에 힘써 관동 지방을 유람하고 서울로 올라와 승과에 응시하여 중선으로부터 시작하여 마침내 선교양종판사에 이르렀다. 이후 묘향산, 지리산, 금강산을 편력하였다. 팔도십육종도총섭을 맡아 의승군을 지휘하여 국난 극복에 크게 기여하였다. 선을 중심으로 하면서 염불과 정토와 주력 등 제반 수행을 긍정하였으며, 70여 명의 사법 제자를 배출하여 조계선맥의 근간을 형성하였다.
2. 서지 사항
전북 완주 대둔산 안심사安心寺, 1664년(현종 5) 발행. 목판본. 27.2×17.7cm.
3. 구성과 내용
청허 휴정이 서술하고, 소요 태능逍遙太能이 기록한 것으로, 서두에 백곡 처능百谷處能의 간략한 서문이 있다. 서문에는 깨침에 들어가는 경전과 같은 까닭에 ‘심법요초’라 불렀다고 하여 그 성격을 드러냈다.
본문은 모두 20가지 주제로 나뉘어 있는데, 앞의 세 가지 주제는 각각 교학자가 저지르는 잘 못, 선학자가 저지르는 잘못, 삼승 학인이 저지르는 잘못 등에 대하여 진단한다. 이하 17가지 주제는 다음과 같다. ‘참선문’에서는 참선의 요체로서 조사선의 활구법문을 참구해야 할 것을 서술하고, ‘염불문’에서는 염불의 의미와 공능에 대하여 설명한다. ‘선송禪頌’에서는 참선이 제일이고, 일상생활에서 의단을 일으키며 공안을 참구할 것을, ‘염송念頌’에서는 참선과 염불이 같다는 입장을 게송의 형식으로 설명한다. ‘교가오십오위敎家五十五位’에서는 반드시 오십오위의 수행을 통과해야만 대각에 이를 수 있다는 설명을 비판한다. ‘교외별전곡敎外別傳曲’에서는 교외별전의 도리에 대한 다양한 예를 들고, 삼처전심은 삼종의 근기를 위한 방편임을 설명한다.
‘초발심보살수행初發心菩薩修行’에서는 초발심의 자세로서 일상에서 선악의 분별심을 내지 말 것을, ‘대승인수행大乘人修行’에서는 선악시비의 분별심을 내지 말 것을 설명한다. ‘선가지해이자최위병禪家知解二字最爲病’에서는 하택 신회의 지해知解야말로 불법의 가장 큰 잘못임을 설명한다. ‘상근대지자오처上根大智自悟處’에서는 자신의 마음이 중요함을, ‘인인본대평人人本大平’에서는 분별을 벗어난 수단의 중요성에 대하여, ‘당인자긍오처當人自肯悟處’에서는 자기 마음속에서 깨침을 추구할 것을 설명한다.
‘불설삼구佛說三句’에서는 삼처전심三處傳心과 화엄의 삼전방편三轉方便과 일대소설一代所說의 3구를 통하여 자기 속에서 부처를 찾을 것을, ‘본법본무견本法本無見’에서는 자기의 본래면목을 반조하여 조사선의 활구를 참구할 것을 설명한다. ‘사자무전수처師資無傳授處’에서는 깨침의 진리는 스승과 제자에게 본래부터 구비되어 있음을, ‘무혜편견無慧偏見’에서는 옛 일화를 들어서 경전에 매몰되지 말고 자기 속에서 스스로 깨치는 것이야말로 지혜임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