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자
벽송 지엄碧松智嚴(1464~1534) 속성은 송宋, 호는 야로埜老. 제자인 청허 휴정淸虛休靜의 『삼로행적三老行蹟』에일대기가 전한다. 지리산 수국암壽國庵에서 『법화경』을 강설하다 입적하였다. 경남 함양 지리산 벽송사碧松寺에 영정이 전한다.
2. 서지 사항
사자암獅子庵, 1512년(중종 7) 필사. 필사본. 1책. 32.8×19.3cm. 필사본에 보이는 약자나 반자半字 등을 1684년(숙종 10)에 간행한 『선문염송설화禪門拈頌說話』에서 해당 구절을 대교하여 정자로 바꾼 다음 『한국불교전서』에 수록하였다.
3. 구성과 내용
『염송설화』의 주요 부분을 모아 정리할 목적으로 쓴 책. 엄밀하게 말하면 『선문염송설화』 30권의 각 칙則에 붙어 있는 설화說話 전체 가운데 본칙本則에 대한 설화의 요지만 간추릴 의도로 쓴 책이다. 진각 혜심眞覺慧諶이 편집한 『선문염송』에 해설을 붙인, 각운覺雲의 『염송설화』에서 본칙의 설화만 대상으로 그 요지를 모은 것이다. 본래 설화는 『선문염송』의 본칙뿐만 아니라 송頌과 염拈 그리고 상당上堂ㆍ거擧 등의 각 구절에 붙인 해설을 말한다. 본서는 이들 설화 중에서 오로지 본칙에 대한 설화만 절록節錄한 것이다.
제명 자체로 보면 핵심을 추려내었으리라 추정하지만 대부분은 본칙 설화를 그대로 수록하고 문장에서 일부를 생략하는 정도에 그친다. 부분적으로는 막연하게 중간에서 마무리한 곳도 발견된다. 원문 일부를 그대로 필사하여 편집상의 묘미도 없고 기록해 두어야 할 특별한 이유도 알 수 없다. 서발에 해당하는 글도 없기 때문에 필사한 의도를 알기 어렵다. 말미에 “때는 정덕 임신년(1521) 중추 아무개 날에 벽송이 사자암에서 쓰다.(時正德壬申, 仲秋日, 碧松書於獅子庵.)”라 한 서기書記로 필사가 마무리된 시점과 필사자가 벽송이라는 사실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절록이라는 제명으로 보면 『선문염송설화』의 핵심을 짚어낼 수 있는 기록을 남기겠다는 의도가 엿보이지만, 주어진 원 자료 자체로는 가치를 평가하기에 무리가 있다. 또 벽송이 벽송 지엄인지도 분명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