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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조종파지도(佛祖宗派之圖)

1. 저자
무학 자초無學{自超(1327~1405) 속성은 박朴. 18세에 소지小止 화상에 의지하여 출가한 이후, 용문산 혜명 국사慧明國師에게 법을 물었다. 고려 공민왕 때 원나라 수도 연경燕京으로 가서 지공指空 화상을 만났고, 다음 해에 역시 원나라에 있던 나옹懶翁 화상을 만났다. 1392년 조선 태조 1년에 태조가 무학을 송경으로 청하여 왕사王師로 삼고 천보산 회암사檜巖寺에 주석하게 했다.
2. 서지 사항
발행지 미상, 1688년(숙종 14) 후쇄後刷. 목판본. 1첩帖 6절折 12면面. 20.0×230cm. 조선 중기에 월저 도안月渚道安(1638~1715)이 중보重補하여 간행한 것으로, 조선의 왕사 무학 자초에 의해 1394년에 중간重刊되었다는 기록은 도안이 남긴 것이다.
3. 구성과 내용
선종의 종파와 법맥을 도표로 그려 놓은 절첩본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과거 7불에서부터 인도ㆍ중국을 거쳐 고려 말, 조선 초의 나옹-무학 및 휴정-유정으로 이어지는 법맥을 도식으로 일일이 나열한 부분, 둘째는 선종 5가의 법맥을 요약한 게송, 셋째는 도안道安의 발문이다.
첫 번째 내용 가운데 선문의 5종을 ‘남악南嶽 아래 4종, 청원靑原 아래 1종’이라 파악한 점이 특기할 만한데, 이는 『조당집祖堂集』ㆍ『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등에서 제기한 ‘남악 아래 2종, 청원 아래 3종’이라는 선종사의 통상적인 견해와는 다른 내용이다. 여기에는 선종사에서 복잡한 문제를 야기한 ‘천황 도오天皇道悟’와 ‘천왕 도오天王道悟’ 가운데 후자가 등장하고 있으며, 본서는 후자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시각은 청허 휴정, 환성 지안, 설두 유형 등에게도 이어지고 있으므로, 조선시대 선종사를 바라보는 특징적인 관점을 본서에서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