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수기守其(생몰년 미상) 등 수기는 이규보李奎報의 처가인 진양晉壤 진씨晉氏와 관련된 인척이다. 유승단兪升旦이 승선僧選을 주관할 때 발탁되었고, 1232년을 전후하여 수좌首座에 올랐다. 13세기 중엽 화엄종의 개태사開泰寺를 중심으로 활약하면서 재조대장경의 교정 및 목록 편찬을 주관하였다. 1255년을 전후하여 오교도승통五敎都僧統이 되었다.

대장도감, 1248년(고종 35) 조조雕造. 목판본. 3권 1책. 33.0×22.5cm. 『한국불교전서』에 수록된 것은 조선 후기 후쇄본後刷本이다.

『대장목록』 3권은 고려 재조대장경의 입장入藏 목록이다. 원래는 고려 초조대장경의 입장 목록이었는데, 수기가 재조대장경을 조조할 때 이 목록을 바탕으로 가감을 하여 완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장목록』의 기재 방식은 천자문 함차函次, 입권수(함에 들어간 권수), 입지첩入紙牒 및 장수, 경전명 및 권수, 찬역자의 순서로 기재되었다. 상권은 천함天函의 『반야바라밀다경般若波羅蜜多經』부터 공함空函의 『십지경론十地經論』까지의 목록, 중권은 곡함谷函의 『미륵보살소문경론彌勒菩薩所問經論』부터 설함設函의 『중경목록衆經目錄』까지의 목록, 하권은 석함席函의 『대당내전록大唐內典錄』부터 동함洞函의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까지의 목록을 수록하였다.
『고려대장경』은 천자문 함차 천天에서 동洞까지 639함에 1,498부의 경전을 입장하였다. 한편 『한국불교전서』에는 『대장목록』과 별도로 『보유판목록』을 수록하였는데, 이는 조선 고종 2년(1865)에 인경할 때 해명 장웅海溟壯雄이 대장경판 이외의 경판을 모아 작성한 보유목록이다. 이 목록에는 『종경록宗鏡錄』 등 15부가 수록되어 있다. 이 보유목록에 수록된 『종경록』을 제외한 문헌들에는 함차 표시도 없고, 조선시대판도 있어 대장경의 보유로 보기 어렵다. 『대장목록』은 고려대장경의 구성과 내용 등 전체 규모를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고려대장경의 입장 내력을 비롯하여 경전의 편찬 및 유통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