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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

1. 저자
의천義天(1055~1101) 속성은 왕. 고려 문종文宗의 넷째 아들. 모친은 인예왕후仁睿王后 이씨李氏. 국사의 원래 이름은 후煦. 11세에 영통사靈通寺의 난원爛圓에게 출가하여 23세부터 화엄학 강의를 맡았다. 31세 때인 1085년 송에 가서 고승들을 만나 교학을 자문하고 불전과 경서 3천여 권을 수집하여 왔다. 귀국 뒤 흥왕사興王寺의 주지가 되어 화엄 종단을 영도하면서 교장도감을 설치하고 장소의 간행을 추진하였다. 한편 송나라 자변 종간慈辨從諫으로부터 전수해 온 천태종의 개창에 착수하여, 1097년 국청사를 준공하고 천태종을 개창하였다.
2. 서지 사항
일본에 3종의 고본古本이 전해지고 있는데, 필사본인 1176년의 안겐(安元) 초본鈔本 권자본 2축과 1645년의 쇼호(正保) 초본鈔本 방책본方冊本 2책은 고잔지(高山寺) 소장. 목판본인 1693년의 겐로구(元祿) 간본刊本 1책은 오타니(大谷)대학 소장. 1936년 오야 도쿠조(大屋德城)는 안겐 초본을 원본의 크기로, 쇼호 초본을 축소하여 영인하고, 겐로구 간본을 일부 축소 영인하여 수록하고, 3종의 고본에 대한 해설을 붙여 간행(京都, 便利堂)함으로써 국내에도 알려지게 되었다. 『신수대장경』 55책과 『대일본불교전서』 1책의 수록본은 겐로구 간본을 저본으로 하여 안겐 초본을 대조한 것이며, 『한국불교전서』 수록본은 오야 도쿠조의 영인본을 저본으로 하여 안겐 초본과 겐로구 간본을 대조한 것이다.
3. 구성과 내용
경ㆍ율ㆍ논 삼장에 대한 동아시아 불교계의 주석서인 장소章疏들을 수집하여 엮은 목록집인데, 일명 ‘의천록義天錄’이라고도 하며, 내제에 ‘해동유본현행록海東有本見行錄’이라고 한 바와 같이 단순한 불전의 목록이 아니라 의천이 직접 수집한 책들의 목록집이다. 의천은 1073년(문종 27) 세자를 대신하여 교장을 집성하겠다는 발원소를 짓고, 17년간 국내는 물론 송ㆍ요ㆍ일본 등에서 유행하던 장소들을 널리 수집하여 1090년(선종 7) 목록을 작성한 것이다.
이 책은 상ㆍ중ㆍ하 세 권으로 구성되었으며, 권상 경부에 561부 2,719권, 권중 율부에 142부 467권, 권하 논부에 307부 1,692권, 합계 1,010부 4,878권의 장소를 수록하였다. 대부분이 번역서인 경ㆍ율ㆍ논 삼장에 대한 목록인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과 달리 그 삼장에 대한 동아시아 불교계의 연구서인 장소만을 대상으로 한 목록이라는 점에서 불교사적 의의가 크다.
장소만을 모은 목록으로서는 동아시아 불교사에서 효시가 되며, 수록된 장소 가운데는 중국인의 저술 외에 신라인과 거란인의 저술이 다수 들어 있어 한자문화권인 동아시아 불교계의 연구 업적을 집대성한 성과로서 의미를 갖는 것이며, 의천에 의한 불전 간행은 이 목록에 의거한 것으로 보인다.